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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있기는 있는갑다.
요즘 술에 절어 집에 들어오면 들어올 때까지 아무 생각이 안난다.
그런데 집에는 들어와서 말끔하게 옷을 벗고 단정한 자세로 자고 있다.
천사가 나를 집에까지 데려다 준 것일까.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끔씩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집에 들어와서 자고 난 다음날 보면
천사가 해준 여러 흔적들이 남아있다.
라면을 끓여주었다던가, 삼각김밥 따위를 사준 흔적들 말이다.
전혀 기억은 없는데 말이다.
이즈음에서 천사가 있다는 확신이 강해진다.
가끔식 생각이 안난다는 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굳이 생각해도 별반 지금 상황에 도움이 안될 수 있다. 그냥 매사에 진실하고,
조심스럽게 술자리에 임하면 기억할 문제는 별로 없을 것 같다.
생각나는 이야기.
한대수의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어느 남자가 자신의 부인을 보고 "내 마누라는 천사야"라고 자랑을 하니깐
그 말을 들은 그 남자의 친구가 몹시 부러워하면서 표정이 침울해졌다.
"왜 자네는 침울하게 있어?"
그 남자의 친구가 하는 말.
"내 마누라는 아직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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