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자살

자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자살을 찬성하는 친구의 요지는 거두절미하고 "자기결정권"이었다. 한 마디로 자신의 "선택"하에서 이뤄진 것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한 마디로 개소리다.

 

 

태어난 것도 자신의 선택이 아닌 한 죽음도 스스로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죽음 뿐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우리의 선택과 무관하게 전개되거나 강요되고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고 우리의 삶이나 생각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그건 그저 "가정"일 뿐이다. "내가 그것을 할 수만 있다면"같은 이야기란 말이다. 

 

세상에 선택할 것이 그리 많은데도 하필이면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거니와 선택할 것이 없어 오직 죽음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열사의 죽음이라는 것도 사실 열사를 둘러싼, 이타적 죽음을 선택한 자의 가족을 생각할 때, 그 죽음이 한 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그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죽음으로 항변하고, 죽음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외눈박이 집단인 사회도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기형적 사회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의 죽음으로가  아니라 집단적 저항으로 가능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에 대해 개인이 초개같이 산화하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수만개 실핏줄로 엮어 낳은, 자신과도 다를 바 없는 저 자식을 갖다버리는 일도 선택가능한 문제가 될 수 있는지의 논쟁도 "선택"과 "자기결정권"으로 설명은 가능하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면 뭐하는가. 나는 이런 자체가 상상력을 떠나서 불편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