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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현상과 사물에 대해 체제 내의 문제로 환원할 것인가, 아니면 체제와 대항하는 문제로 대할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자신이 가진 이념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폐렴에 걸린 환자에게 성금을 모아 그의 병을 고쳐주는 행위와 폐렴의 발병원인이 결국은 빈곤층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폐렴치료에는 치료비를 받지 말고 국가가 공짜로 치료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이에는 굉장한 간극이 있다.
결국 폐렴이라는 문제는 사람의 문제인데 폐렴과 사람을 떼어놓고 사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체제 내적 운동이 변질이나 변용의 문제를 수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판은 입장 그 자체로만 둘 때에는 타당할 수 있으나, 운동을 위한 운동의 목적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해결방법 그 자체에 있다. 해결방법이 단기적 처방과 장기적 치료에 있다면 양자는 보완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통하질 않는다.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특히 법학에서는 더욱 체제 내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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