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9월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장 인근에서 북한 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면서, 이 지뢰는 유실이 아니라 매설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고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주요 신문에선 먼저 사건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의 살상 의도를 입증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렸다.
DMZ 지뢰 폭발 사고 국방위 질의 이어져
합동참모본부는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29일 오전 DMZ 지뢰 폭발 현장에서 3차 합동 현장조사를 벌인 뒤 사고 지점과 근접한 곳에 매설돼 있던 북한의 수지반보병지뢰 한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새로 발견된 지뢰에 대해 “(유실이 아니라) 매설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뢰 매설 시점에 대해선 “2025년 9월에 (북한군이) 지뢰를 설치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먼저 매설한 것”이라며 “적어도 1년은 훨씬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필요한 방책을 갖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가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는 합참과 유엔사의 최종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 30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대응 조치로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를 통한 비판, 북한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등을 꼽았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유엔 회부, 북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대응카드’ 효과 의문>에서 이같이 밝힌 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의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30일 동아일보 4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뢰 폭발 사고가 정쟁 소재로 확대되는 데 관련해서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겨레 “객관적 증거 기반한 결론 내놓지 못하면 남남갈등만 키울 것”
경향신문은 정부의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남북이 날카롭게 대치하는 DMZ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북한이 부인할 수 없도록 낱낱이 조사해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MDL 이남으로 내려와 지뢰를 매설했다면 그 자체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중대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요구를 포함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유실 지뢰라 하더라도 장병 3명이 중경상을 당한 만큼 북한에 책임을 묻는 것이 맞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을 두고 “남북관계 개선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중대 사태”라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이번 일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는 점에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후퇴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한 부상 장병의 치료, 지원,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30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북한이 이번 사건 관련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북의 의도를 판별해야 하는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 남남갈등만 키우면서 정부가 애써 준비해온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 뒤 “이번 사태의 반대쪽 당사자인 북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꼭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명백한 위험을 이대로 또 방치하면 다음엔 남북 모두를 더 깊은 고통에 빠뜨리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을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요청해야 하고, 북은 이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했다.
▲ 30일 중앙일보 사설.
반면 중앙일보의 경우에는 더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북한 지뢰가 방어 목적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며 “이미 북한군 지뢰가 발견됐고 국방장관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한 사안을 두고, 북한의 살상 의도를 입증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근거 없는 음모론을 우려한 지점에 대해서도 “국민이 묻는 것은 음모론이 아니라 무엇이 벌어졌고, 왜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사실과 책임”이라면서 “현장 조사가 이미 지체된 상황에서 ‘신속한’ 조사를 지시한 것도 한참 뒤늦은 것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북한은 2024년부터 MDL 일대에서 도로·진지 건설과 지뢰를 매설해 왔다. 왜 우리 군과 안보 당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저지하지 않았는지, 북한의 최근 군사활동과 지뢰 매설에 대한 대응이 과연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응이 미흡했다면 지휘·경계체계의 문제를 밝히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북한의 지뢰 매설을 저지하지 않고 묵인 내지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결과가 결국 이번 사건으로 이어지는 원인(遠因)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30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 날 주요 당직자를 대거 이끌고 백령도 군부대를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최근 백령도 인근에서 북한 추정 항공기가 포착돼 어선들이 긴급 피항한 상황과 관련해 최전방 대비 태세를 점검하겠다는 목적의 방문이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들이 백령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 때문에 국방위 현안 질의가 오후 3시로 밀렸다고 한다”며 “굳이 2명의 국방위원에 국방위 수석전문위원까지 백령도 행사에 동원했어야 했는지 의문이고, 당 대표가 부른다고 본업을 제쳐두고 따라간 당사자들도 한심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여론과 민심에 어긋난 장 대표의 행보가 처음은 아니다. 김승원 검증 국면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기한 ‘오빠 로비 의혹’은 본질이 아니라고 어깃장을 놓더니 올림픽 공원에 가서 봉쇄 시위 100일을 자축하는 북을 쳤다”며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라’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대여 투쟁보다 코어 지지층 만들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령도행도 같은 목적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장동혁은 민주당 전략 자산’이라는 시중의 평가를 뒷받침해 줬을 뿐”이라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국감 증인 채택에 중앙일보 “갈등만 더 키울 것”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가 “명백한 위법이 없는데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재판과 권한 행사를 문제 삼아 2년 연속 대법원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운 것”이라며 “사법부 수장을 국감장에 불러 망신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증언대에 세우려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정작 국감에 나와야 할 여권 인사들에 대해선 방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작년 국감 때에는 관례를 깨면서 당시 김현지 총무비서관을 증인 명단에서 제외했고 청와대도 국감 직전에 그녀를 국회 출석 의무가 없는 부속실장으로 발령 냈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올해마저 김현지 실장의 국회 출석을 막으려 무리수를 둔다면 시중의 각종 의혹은 꺼지기는 커녕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 30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증인 채택을 두고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삼권분립의 또 다른 한 축인 사법부를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힘겨루기 양상은 빨리 해소돼야 할 상황임에 틀림없다.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에 ‘구체적 사유와 근거 불명’을 들어 불응한 조 대법원장의 명확한 입장에 대해 듣고 싶은 대목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법원장을 국감 증언대에 불러 세우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다. 청와대와 사법부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풀어야 할 집권여당이 되레 갈등만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역대 대법원장들이 국감장에서 인사말만 하고 퇴장한 것은, 국회가 개별 재판의 심리와 판단을 추궁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재판과 관련이 없다”며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직접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 앞에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은 지난 3월3일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8월18일 대통령과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28일 재제청을 요청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모두 대법원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미군 철수를 강조해 왔는데 한발 더 나아가 아라비아해 밖으로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라 주목된다.
모즈타바는 성명을 통해 과거 이란에는 “민중의 적들이 앞잡이들을 풀어 현대판 식민주의를 강요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슬람과 성전(미국-이란전쟁)의 기치 덕분에 (이란은) 영광의 시대로 탈바꿈했다”, “이제 패권적 침략자들이 이슬람 전사의 공격을 피해 피신처를 찾고 전쟁 종식을 애원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라고 현 시기를 규정했다.
계속해 “적들(미국 등 적대세력)이 우리를 다시 끌고 가려는 과거의 시대는 낙후와 굴욕, 타락, 예속 그리고 이슬람 세계 내에서 위축된 이란의 위상으로 점철된 시기”였으며 “한때는 적대세력이 이란 남부 해역을 활보하던 시절도 있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에는 용맹한 전사와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들이 가하는 강력한 타격 덕분에 적들은 더 이상 아라비아해 너머로 감히 나오지 못한다”라면서 “머잖아 아라비아해에서도 적들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즈타바는 “오늘날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국민은 책임감 있고 활기찬 모습으로 전국 각지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는 이슬람 전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동시에 적에게는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라면서 “나아가 3천만 명이 넘는 이란인들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또 “나는 사랑하는 이란 국민의 일원으로서 단호히 말한다. 우리의 적들이 우리를 다시 되돌려 보내려 하는 그 과거의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며, 결코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 “이란 국민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포함한) 모든 저항세력의 지지자들은 오직 승리와 영광만을 누리고, 반면 그들의 적들은 패배와 치욕만을 겪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장관은 지난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7일째 되는 날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적대 행위 중단 ▲이란 동결 자산 일부 해제 ▲이란 해상 봉쇄 해제, 석유 제재 철회 등이며 아라그치 장관은 “이건 새로운 조건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NBC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과의 협상에 관한 “상의와 지시가 그곳(모즈타바 측)에서 나온다”라고 밝혔으며 모즈타바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관해선 미국의 암살 위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지도자는 (현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우리는 최고지도자의 발언과 명령, 의견을 전달받고 있으며 의사 결정에서 국가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영화 '암살자(들)' 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공식적인 사건 결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역사왜곡'이라 규정하며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너무도 그들다운 해결 방식이라 해야 할까.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지키는 가장 지혜롭고 올바른 방법은 불편한 질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에 납득할 만한 해답을 내놓는 것이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가 못마땅하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짚어 비판하면 그만이다. 역사학자는 사료로 반박하고, 언론은 철저히 팩트를 검증하면 된다. 그리고 최종적인 평가는 영화를 마주한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면 충분하다.
그런데도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영 자체를 막아세우려 한다면, 그것은 진실을 수호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나와 다른 해석을 용납하지 못한 채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는 구시대적 검열의 낙후된 사고방식에 가깝다.
미국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 역시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에 날카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고 당시 미국 역사학계나 정치권이 상영 금지 가처분을 요구하며 소동을 벌였던가. 그들은 사료와 기록을 꺼내 들고 영화의 오류를 치밀하게 검증했으며, 틀린 부분은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영화를 원천 차단하려 한 것이 아니라, 논리와 기록이라는 정공법으로 맞선 것이다.
우리 영화계에서도 '그때 그 사람들'이나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민감한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작품들이 있었다. 당시 법원 역시 단순히 논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영화는 딱딱한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 작품이 던진 질문에 오류가 있다면 역사학이 검증하면 될 일이다. 틀렸다면 당당히 반박하고, 사실에 기반했다면 그 기록을 더욱 견고히 다지면 된다. 그것이 성숙한 문화가 작동하는 방식이자, 민주사회가 역사를 대하는 품격 있는 태도다.
상영금지는 진실을 밝히는 길이 아니라, 단지 불편한 질문 자체를 지우는 회피일 뿐이다.
역사를 지탱하는 진짜 힘은 검열의 빗장이 아니라 치열한 반론과 토론에서 나온다. 정말 역사를 지킬 자격과 자신이 있다면, 영화 한 편이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 정도가 뭐가 두렵겠는가. 정작 역사를 두려워하는 것은 스크린 속 영화가 아니라, 질문을 막아야 안심하는 검열인지 모른다.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비판을 '건전한 비평'으로 본다는 응답이 58.0%로 나왔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9월 25~26일 조사한 결과다. 9월 28일 여러 매체가 이 수치를 "국민 10명 중 6명"으로 보도했다. 결과표를 열어보면 이렇게 답한 사람의 53.4%가 국민의힘 지지층이다. 반면 유시민 작가가 내세운 '진보 색깔 강화' 노선에는 민주당 지지층 37.0%가 손을 들었다. 무엇을 묻느냐에 따라 유시민 작가 편에 선 사람들이 달랐다.
질문마다 달라진 유시민 작가에 대한 호응
각 집단 안에서 그렇게 답한 사람의 비율(%). 첫 줄 94.0%는 조국혁신당 지지자 100명 중 94명이 그렇게 답했다는 뜻이다. 지지층마다 따로 센 비율이라 가로로 더하지 않는다.
질문
조국혁신당
지지층 중
민주당
지지층 중
전체
응답자 중
유시민 비판은 '건전한 비평'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94.0%
28.7%
58.0%
대통령을 가장 위하는 사람으로 유시민 선택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42.1%
9.4%
14.9%
유시민 쪽 노선 지지(진보 색깔 강화)에이스리서치 8월 10~11일
71.1%
37.0%
35.1%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돌아섰다미디어토마토 9월 7~8일
76.6%
15.7%
28.4%
9월 18일 기자회견 만족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24.1%
77.1%
35.7%
조국혁신당 지지층 응답자는 조사마다 수십 명이라 오차가 크다. 에이스리서치 조사는 8월, 나머지는 9월 조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58% 가운데 절반 넘게 국민의힘 지지층
질문은 유시민 작가의 잇단 대통령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였다. 답은 '근거 없는 이재명 대통령 흔들기'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평' 가운데 고르게 했다. 조사기관은 먼저 들은 쪽으로 답이 쏠리지 않게 두 선택지를 읽는 순서를 바꿔가며 물었다. 다만 순서를 바꿔도 문구의 무게는 그대로다. 한쪽에는 '근거 없는'과 '흔들기'라는 부정적 표현이 두 개 들어갔다. 다른 쪽에는 '건전한'이라는 긍정적 표현 하나뿐이다.
'건전한 비평'이라고 답한 사람을 지지 정당별로 나눠봤다. 국민의힘 53.4%, 민주당 18.2%, 조국혁신당 11.5%였다. 이들 가운데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본 사람은 13.0%다. '흔들기'라고 답한 사람은 82.2%가 대통령이 잘한다고 봤다. 대통령을 나쁘게 보는 사람은 주로 '건전한 비평'을, 좋게 보는 사람은 '흔들기'를 골랐다. 왜 그 답을 골랐는지는 결과표에 나오지 않는다.
결과표와 다르게 보도된 수치도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건전한 비평'이 63.6%라고 적었다. 결과표상 민주당 지지층은 '흔들기' 63.6%, '건전한 비평' 28.7%다. 두 수치의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건전한 비평' 고른 두 지지층, 원하는 건 정반대
'건전한 비평'이라는 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층 94.0%, 국민의힘 지지층 81.1%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28.7%에 그쳤다. 그런데 두 지지층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방향은 달랐다. 이 조사는 앞으로 국정을 더 개혁적으로 끌고 가야 하느냐도 물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80.8%가 그렇다고 답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13.9%였다. 두 질문의 결과를 나란히 놓았을 뿐, 개개인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는 알 수 없다.
조국혁신당 42.1%, 민주당 9.4%
이 조사에는 "누가 가장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도 있었다. 전체 1위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로 34.4%였다. 유시민 작가 14.9%, 정청래 의원 13.1%가 뒤를 이었다. 김어준씨는 4.8%,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7%였다. 지지 정당별로 나눠 보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유시민 작가를 고른 비율은 42.1%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9.4%,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14.9%다.
김민석 대표를 고른 비율은 반대로 나왔다. 전체 34.4%였지만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9.8%에 그쳤다. 조국 원장은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8.6%였다. 이 질문은 누구를 믿느냐가 아니라 누가 대통령을 가장 위하느냐를 물었다. 대통령과 다른 당을 이끌어 온 인물은 이런 질문에서 낮게 나올 수 있다. 응답자가 77명뿐이어서 유시민 작가와 정청래 의원(27.9%)의 순위는 가리기 어렵다.
유시민 노선엔 민주당 지지층도 37%
에이스리서치는 스픽스 의뢰로 8월 10~11일 2010명에게 노선을 물었다. 대통령은 중도·보수층으로 지지를 넓히자는 쪽이다. 유시민 작가는 진보 색깔을 더 분명히 하자는 쪽이다. 두 방향 가운데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전체는 대통령 쪽 38.8%, 유시민 작가 쪽 35.1%로 팽팽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71.1%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은 대통령 쪽 55.2%, 유시민 작가 쪽 37.0%로 나왔다. 9월 미디어토마토 조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난다. 그 조사에서 유시민 작가를 '가장 위하는 사람'으로 꼽은 민주당 지지층은 9.4%였다. 사람을 묻느냐, 방향을 묻느냐에 따라 호응이 4배 가까이 달랐다.
대통령이 싫어서 유시민 작가 쪽을 골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두 선택지에는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의 이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이 조사는 노선 질문에 앞서 대통령이 일을 잘하는지를 먼저 물었다.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고 답한 사람을 보면 46.5%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대통령 쪽은 12.5%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35.7%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답한 사람들만 따로 봤다. 이들은 대통령이 싫어서 반대편을 고를 까닭이 적다. 이들 가운데서도 20.7%가 유시민 작가 쪽을 택했다. 대통령 쪽은 72.1%였다. 대통령을 좋게 보는 사람 5명 중 1명이 유시민 작가의 방향에 손을 든 셈이다.
전체 국민 가운데 이 논쟁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갤럽은 9월 15~17일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고 본 이유를 물었다. 부동산 정책이 20%로 1위, 인사가 16%로 2위였다. 갤럽이 정리한 이유 목록에 '검찰개혁 미흡'은 따로 없다. '공약 실천 미흡'은 1%였고, 어떤 공약인지는 나뉘지 않았다.
"지지했다가 돌아섰다" 조국혁신당 76.6%
유시민 작가는 9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인터뷰에 나왔다. 그는 "90% 지지해 왔던"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이 "떠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토마토가 9월 7~8일 조사한 결과에는 이 말과 들어맞는 응답이 있다. 지금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의 92.0%가 한때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76.6%는 지지했다가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두 숫자 모두 지금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 전체 가운데 비율이다.
지지했다가 돌아섰다는 응답은 전체로는 28.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28.9%, 민주당 지지층 15.7%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유독 높은 건 애초에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 많아서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때 지지했다는 응답이 29.6%에 그쳤다.
지금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보는지는 조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랐다. 여론조사꽃 9월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는 기계음 자동응답(ARS)으로 27.6%였다. 상담원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 방식으로는 44.3%가 나왔다. 리얼미터 9월 자동응답 조사 4번을 합쳐 계산하면 21.5%다. 리얼미터가 정당 지지도 표에 함께 실은 대통령 평가 응답으로 계산한 값이다. 리얼미터가 직접 발표한 수치는 아니다.
이 조사들로 확인하지 못한 것도 있다. 한 사람에게 시차를 두고 다시 물은 조사는 없다.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국혁신당을 떠났다면 남은 지지층만 보고 이탈을 말하기는 어렵다. '한때 지지했다'는 답도 지금의 기억에 기대 답한 것이다.
9월 25~26일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9월 18일 대통령 기자회견 평가도 물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 35.7%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77.1%,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24.1%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불만족은 64.4%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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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났다.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조 대법원장은 미소를 보이며 "여러분 이렇게 매일 힘들게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앞으로 공보관을 통해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청와대로부터) 요청 자체가 '재제청하라'고만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내용들을 앞으로 이제 국정감사나 통해서 이야기하고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 통해서 여러분한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맞다. 궁금한 게 많다. 그래서 기자들이 아침마다 조 대법원장의 출근길에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답을 들어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대법원 국정감사는 10월 6일이다. 그래서 물을 수밖에 없다.
'대체 왜 국정감사까지 기다려야 하나.'
209일 동안 무엇을 했나
시간을 되돌려보자. 지난 1월 21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박순영·윤성식·손봉기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것은 대법원장의 몫이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바로 제청하지 않았다. 3월 3일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했다. 그 때도 제청은 없었다. 4월, 5월, 6월, 7월이 지나갔다. 대법관 한 자리는 계속 비어 있었다. 그러다 8월 18일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후보추천위가 후보 4명을 추천한 지 정확히 '209일 만'이었다.
문제는 단순히 오래 걸렸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동안 청와대와 대법원은 노태악 대법관 후임을 놓고 협의했지만 최종 후보에 합의하지 못했다.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고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그래서 통상 양측이 후보를 조율한 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하는 방식이 이어져 왔다. 조 대법원장도 윤석열씨에게는 그렇게 했다.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씨 재임 당시 세 차례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다. 후보추천위 추천부터 제청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일이었다. 세 차례 모두 윤석열씨를 직접 만나 제청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209일이 걸렸다. 최종 후보에 대한 청와대와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고 서면으로 손봉기 후보자를 제청했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왜 209일을 기다린 것인가.'
청와대와 합의하지 않아도 대법원장이 자신의 권한으로 제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왜 더 일찍 제청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3월 3일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한 뒤에도 제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합의하지 못한 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서면으로 제청했다. 윤석열씨 때는 평균 11일, 이번에는 209일이었다. 세 차례 대면 제청과 이번 서면 제청.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보다 먼저 설명해야 할 것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는 열흘 뒤인 8월 28일 손봉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 대법원장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25일이 지난 9월 22일 입장을 냈다. 청와대 공문에 재제청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날인 23일에 추가 입장도 냈다. 청와대가 밝힌 '제청 과정의 절차적 흠결' 역시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헌법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어디까지 진행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논쟁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 논쟁과 별개로 '209일'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청와대와 합의가 필요 없었다면 왜 209일을 기다렸나. 반대로 대통령의 임명권을 고려해 협의가 필요하다고 봤다면, 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으로 제청했나. 조 대법원장이 자신의 제청권을 강조할수록 그 권한을 왜 209일 동안 행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조 대법원장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날 출근길에 조 대법원장은 그 설명을 국정감사에서 하겠다고 한다. 10월 6일이다.
법원은 결론만 내리지 않는다. 어떤 사실을 인정했고 어떤 근거로 그런 결론에 이르렀는지 이유를 밝힌다. 대법원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21일부터 8월 18일까지 청와대와 어떤 협의를 했는가. 왜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하는데도 제청하지 않았는가. 윤석열씨 때는 평균 11일 만에 제청하고 세 차례 모두 직접 만났는데, 이번에는 왜 209일이 걸렸는가. 그리고 왜 209일 동안 협의하다가 결국 합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했는가.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면서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 기준을 그대로 돌려 묻고 싶다.
'209일 동안 제청하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오늘(28일), 질문이 하나 더 생겼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그 이유를 왜 지금 설명하지 않고 10월 6일 국정감사까지 기다리라 하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우리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이가 적을수록, 그리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제까지 살아 온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행복하거나 보람 있었다고 느끼는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대체로 가족이나 본인(‘나 자신’)과 관련된 일 중에서 그것을 찾아냈는데, 60세 이상은 가족에서 찾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비해 59세 이하는 상대적으로 ‘나 자신’에서 찾는 비율이 높았다. 가장 고통스러웠거나 힘들었던 일에 대한 응답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조력사에 대한 한국 리서치 조사 도표.
의사 조력사(존엄사)에 압도적 다수가 ‘찬성’
삶의 말기에 회복 가능성이 없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을 경우 본인의 의사 확인과 엄격한 절차와 요건 아래 의사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 조력사(존엄사) 제도 도입에 대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연령층은 91%, 59세 이하도 85%가 ‘찬성’했다.
산소호흡기 등을 활용한 ‘연명 의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도 각각 94%, 88%가 찬성했다.
고연령층이 기후위기를 더 ‘심각한 위협’으로 느껴
기후위기에 대해 대다수가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였으나, 연령대별 응답비율은 59세 이하의 78%가 그렇게 대답한 데 비해 60세 이상은 89%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기후위기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후위기 대응 실천활동도 60세 이상 연령층이 59세 이하보다 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응답자의 62%는 기후위기 대응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해 60세 이상은 59%, 59세 이하는 76%가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것이 자신의 삶에 끼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응답보다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서울 시 탄소배출의 70%를 차지하는 건물부문에 대한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60+기후행동의 '녹색도시 전환 시민네트워크'
‘60+기후행동’ 의뢰로 '한국 리서치'가 조사
이는 한국 최대의 마케팅·여론조사 회사 ‘한국 리서치’가 60세 이상의 노년층이 결성한 시민단체 ‘60+기후행동’의 의뢰로 9월 18-21일에 전국 싱인(18세 이상) 남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한국 리서치의 ‘마스트 샘플’(2026년 8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을 표집틀로 해서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을 발송하는 ‘웹 조사’ 방식으로 확보한 1161(60세 이상 500명+59세 이하661명)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다.(조사 요청 8만 2명, 조사 참여 1853명, 조사 완료 116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2.9%p)
이제까지의 삶의 방식과 의식을 바꿔 임박한 기후위기와 생태환경 파괴를 막고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을 통해 새로운 문명 전환을 모색한다는 것을 목표로 2022년에 결성한 ‘60+기후행동’은 연례행사인 제3차 ‘신노년의 날’(10월 1일 오후 2시,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에 맞춰 그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운동의 새로운 동력을 얻기 위해,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나 자신의 삶’의 지난 날과 현재, 미래, 그리고 우리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생각,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 AI(인공지능)에 대한 생각 등 4개 파트로 나눈 총 24개 항목의 질문에 대한 1161명의 응답과 분석을 60세 이상 연령층의 그것을 중심으로 순서대로 정리한다.
AI 도움으로 작성한 그래프. 이현영
노년층 ‘가장 행복하고 힘들었던 일’ 나보다 가족 관련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행복하거나 보람 있었다고 느끼는 일은 다음 중 어느 영역과 관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만60세 이상 연령층은 ‘가족’(배우자와의 삶, 자녀의 출생과 성장·성취. 부모 형제 자매 등)’에서 답을 찾은 비율이 64%, ‘나 자신(학업 직업 사업, 경제석 성취, 꿈의 실현, 자기계발 등)에서 찾은 비율은 14%로, 주위 사람들이나 사회공동체 등에서 찾은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18-59세 연령층도 ’가족‘(35%), ’나 자신‘(34%)에서 찾은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60세 이상의 경우보다 ’나 자신‘에서 찾은 비율이 월등히 많았다.
59세 이하와 60세 이상 연령대를 비교하면 ’가족‘에서 찾은 비율이 60세 이상 쪽은 59세 이하보다 25%p 더 많았으나, ’나 자신‘에서 찾은 비율은 59세 이하 쪽이 16%p 더 많았다.
’가장 힘들거나 고통스러웠던 일‘에 대해서도 60세 이상은 ’가족‘(36%), ’나 자신‘(33%)에서 찾은 비율이 많았으며, 18-59세도 가족(35%), ’나 자신‘(34%)의 비율이 비슷했다. 그리고 두 연령층간의 비율도 비슷했다.
’지금까지 대체로 잘 살아 왔다‘ 47%
‘지금까지 살아 온 삶 전체를 돌아볼 때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매우 잘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5%, ‘대체로 잘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42%로 ‘잘 살아 왔다’는 응답이 47%였다. 그리고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비슷하다’가 29%, ‘아쉬움이 남는다’는 25%였다. 남녀 성별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59세 이하는 이에 대해 ‘잘 살아 왔다’ 37%,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비슷하다’ 37%, ‘아쉬움이 남는다’ 29%였다. 60세 이상 연령층이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59세 이하보다 더 관대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한국사회 ‘좋아졌다’ 59%, 60세 이상이 더 긍정적
‘살아 오는 동안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변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매우 좋아졌다’ 20%, ‘대체로 좋아졌다’ 39%로, ‘좋아졌다’가 59%인데 비해 ‘대체로 나빠졌다’ 11%, ‘매우 나빠졌다’ 1%로 ‘나빠졌다’ 14%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60세 이상과 59세 이하 연령층별 비교에서 ‘좋아졌다’는 60세 이상 쪽이 19%p 더 많았으며, ‘대체로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59세 이하 쪽이 60세 이상보다 7%p 더 많았고 ‘나빠졌다’도 59세 이하 쪽이 9%p 더 많았다. ‘좋아진 점과 나빠진 점이 비슷하다’는 응답비율도 59세 이하 쪽이 10p 더 많아 전체적으로 60세 이상 쪽보다는 59세 이하 연령층의 평가가 싱대적으로 낮았다.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60세 이상은 ‘매우 만족한다’ 4%, ‘대체로 만족한다’ 45%로 ‘만족한다’가 49%였으며, ‘만족하지 않는다’는 18%였다.
이 질문에 대한 59세 이하 연령층의 답변은 ‘만족한다’ 38%, ‘만족하지 않는다’ 23%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60세 이상 연령층이 59세 이하보다 12%p 더 많았다.
60세 이상 건강상태 ‘좋다’ 39%, ‘좋지 않다’ 21%
‘현재의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 60세 이상은 ‘매우 좋다’ 3%, ‘대체로 좋다’ 36%로, ‘좋다’는 응답이 39%였으며, ‘보통이다’가 39%였다. ‘별로 좋지 않다’는 19%, ‘매우 좋지 않다’는 2%로, ‘좋지 않다’가 21%였다. 연령대를 세분해서 보면 60대 연령층의 42%, 70대의 38%가 ‘좋다’고 대답했으나 80세 이상은 21%만 ‘좋다’고 대답했다. ‘좋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18%, 25%, 44%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건강상태는 나빠졌다.
가장 절실한 것 ‘안정적인 소득과 경제적 여유’ 33%
‘현재 가장 부족하거나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60세 이상은 ‘안정적인 소득과 경제적 여유’(33%)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은 ‘건강’(26%), ‘삶의 의미나 정서적 안정’(10%), ‘취미 여가생활’(7%), ‘가족과의 관계’(6%), ‘사회활동이나 참여기회’(6%), ‘일자리 ’(4%), ‘안정적인 주거’(4%), ‘친구 이웃 등 사람들과의 관계’(2^), ‘돌봄 의료 복지서비스’(2%)순이었다. 59세 이하 연령층도 ‘안정적인 소득과 경제적 여유’가 42%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건강’은 10%, 취미여가생활은 10%였다.
여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 ‘건강한 생활’ 42%
‘남은 삶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4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여행 취미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20%)을 그 다음으로 꼽았고, ‘계속 일하거나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13%로 그 다음이었으며, ‘종교생활이나 정신적 삶을 충실히하는 것’은 8%, ‘특별한 계획 없이 편안하게 지내는 것’은 7%였다. 남녀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이 질문에 대한 59세 이하의 답변은 ‘여행 취미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27%로 가장 많았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은 24%로 그 다음이었다.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에 대한 바람이 60세 이상이 59세 이하보다 18%p 더 많았다.
노후 준비 ‘하고 있다’ 37%에 그쳐
‘자신이 원하는 노후생활을 위해 경제와 건강, 주거, 돌봄 등과 관련한 것을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60세 이상은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 3%,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다’34%로 ‘준비하고 있다’가 37% 정도에 그쳤다. ‘별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 24%,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 4%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가 24%였고, ‘보통이다’가 39%였다.
59세 이하도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 2%,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다’ 25%로 ‘준비하고 있다’가 27%, ‘준비하고 있지 않다’가 40%로 노후 준비에 대한 절박감이 60세 이상보다 훨썬 덜했다.
이현영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여생 보내고 싶다’ 50%
‘앞으로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면 가장 원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60세 이상 연령층은 ‘현재 사는 집에서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이용한다’가 34%, ‘노인복지주택 실버타운 등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한다’ 17%, ‘현재 사는 집에서 가족의 도움과 돌봄을 받는다’ 16%, ‘요양원 등 전문 요양시절에서 생활한다’ 9%,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23%로,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응답이 50%를 차지했다.
남녀 차이가 적지 않아 여성은 ‘지금 사는 집에서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이용한다’가 45%인데 비해 남성은 22%였으며, ‘요양원 등 전문 요양시설에서 생활한다’의 경우 여성이 14%로 남성의 6%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대별로도 80세 이상은 58%가 ‘지금 사는 집에서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대답했으나 70대는 41%, 60대는 28%로 고령층일수록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지금 사는 집에서 가족의 도움과 돌봄을 받는다’도 80세 이상이 20%, 70대는 19%, 60대는 14%로 고령일수록 살고 있는 집을 선호했다.
임종기 의료방식 ‘연명치료 원치 않는다’ 94%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임종기에 이르렀을 때 어떤 의료방식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연명치료보다는 통증을 줄이고 편안하게 임종하기 원한다’가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필요한 치료는 받되 지나친 연명치료는 원하지 않는다’가 36%였다. ‘가능한 치료를 최대한 받으면 생명을 연장하고 싶다’는 1%에 지나지 않았고 ‘아직 판단가히 어렵다’도 4%로, 연명치료를 원치 않는다가 94%를 차지했다.
이는 남녀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직업별, 주관적 계층의식별 차이도 크지 않았으며, 주관적 이념성향별로도 ‘진보층’이라 답한 사람이 ‘연명치료를 원치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97%로, 중도층의 93%, 보수층의 94%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군인의 경우 예외적으로 100%가 ‘필요한 치료는 받되 지나친 연병치료는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의사 조력사(존엄사) ‘찬성한다’ 91%, 반대 5%
‘회복 가능성이 없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성인이 반복해서 명확한 의사를 밝힌 경우 엄격한 절차와 요건 아래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른바 ‘의사 조력사’ ‘존엄사’에 대해 60세 이상은 ‘매우 찬성한다’ 47%, ‘대체로 찬성한다’ 44%로 91%가 ‘찬성한다’고 대답했으며, ‘대체로 반대한다’(3%)와 ‘매우 반대한다’(2%)는 합쳐서 5%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남녀별, 소득별, 의식별, 이념성향별러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군인은 10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59세 이하 연령층도 ‘매우 찬성한다’ 46%, ‘대체로 찬성한다’39%로 ‘찬성한다’가 85%를 차지했다.
아름다운 재단과 60+기후행동이 함께하는 '사회적 상속기금' 출범식
재산의 가족 외 사회적 상속에 절반 이상이 부정적
‘물려줄 재산이 있을 때 그 일부를 가족에게 물려주는 대신 사회나 공익단체에 기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매우 있다’ 4%, ‘어느 정도 있다’ 35%로, ‘있다’가 38%를 차지했으나, ‘별로 없다’ 44%, ‘전혀 없다’ 11%로, ‘없다’가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역시 남녀별 소득별, 계층, 의식성향별 차이는 크지 않았으며, 군인은 100%가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59세 이하 쪽도 ‘매우 있다’ 6%, ‘어느 정도 있다’ 29%로, ‘있다’가 35%인데 비해 ‘별로 없다’ 31%, ‘전혀 없다’ 22%로, ‘없다’가 53%로 절반을 넘었다. 남녀별, 주관적 의식, 소득별로 눈에 띄는 차이가 없었다.
한국사회 ‘공정했다’ 11%, ‘공정하지 않았다’ 52%
‘지금까지 살아 온 한국사회는 전반적으로 얼마나 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매우 공정했다‘ 1%, ’대체로 공정했다‘ 10%로 ’공정했다‘는 응답은 11%에 지나지 않았다. ’별로 공정하지 않았다‘ 44%, ’전혀 공정하지 않았다‘ 8%로 ’공정하지 않았다‘가 52%로 절반이 넘었으며, ’보통이다‘고 한 응답이 37%였다. ’공정했다‘는 응답비율에서 80세 이상이 22%, 70대가 11%, 60대도 11%로 고령자가 더 높았다.
주관적 의식성향별로는 진보층이 ’공정했다‘에 16%가 응답한데 비해 중도층과 보수층은 각각 10%로 그보다 적었다.
59세 이하 연령층도 ’공정했다‘가 11%, ’공정하지 않았다‘가 57%로 60세 이상보다 더 불공정했다고 응답했으며, 59세 이하의 주관적 의식상태별 응답비율은 ’공정했다‘에 응답한 진보층은 10%인데 비해 중도층은 8%, 보수층은 18%였고, ’공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진보층이 62%, 중도층이 55%, 보수층이 52%로, 큰 차이는 없으나 진보층이 좀 더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계층인식별로는 중상층의 17%가 ’공정했다‘고 응답했으나 하층은 7%에 지나지 않았다.
더 공정해지기 위해선 ’법과 원칙 공정하게‘ 48%
’사회를 더 공정하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누구에게나 법과 원칙을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4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은 ‘정치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20%)을 꼽았다. 그리고 ‘소득 재산 격차를 줄이는 것’ 9%, ‘공정한 조세 복지제도를 만드는 것’ 7%, ‘사회적 약자를 더욱 보호하는 것’ 5%, ‘지역간 격차를 줄이는 것’ 4%, ‘세대간 부담과 혜택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 3%, ‘공정한 취업 승진기회를 보장하는 것’ 2%, ‘공정한 교육기회를 보장하는 것’ 2% 순이었다.
59세 이하도 ‘누구에게나 법과 원칙을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3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정치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 18%, ‘소득 재산 격차를 줄이는 것’ 14%, ‘공정한 조세 복지제도를 만드는 것’ 8% 순이었다.
주관적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이 ‘누구에게나 법과 원칙을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40%)을 꼽았으며, 중도층은 29%, 보수층은 35%였다.
기후위기 ‘심각하다’ 60세 이상 90%, 59세 이하 78%
‘기후변화가 우리사회에 어느 정도로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39%가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답했고, 51%는 ‘대체로 심각한 위협이다’고 답해 ‘심각한 위협이다’가 90%를 차지했다. ‘심각한 위협이 아니다’는 2%, ‘잘 모르겠다’는 1%에 지나지 않았다. 주관적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의 48%가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며 중도층도 41%가 같은 대답을 했으나 보수층은 29%로 가장 낮았다.
59세 이하도 ‘매우 심각한 위협’에 33%, ‘대체로 심각한 위협’에 45%가 응답해 ‘심각한 위협’이라고 한 응답이 78%를 차지했으나, 60세 이상 연령층보다 오히려 낮았다.
59세 이하의 주관적 이념성향별 응답은 진보층이 ‘심각한 위협이다’에 89%가 응답했으나 중도층은 75%, 보수층은 70%로 보수층의 위협 인식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25년 12월 16일,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 출범식 및 창와대 앞 행진 행사에 참여한 60+기후행동 회원들.
기후위기 대응 실천활동 고령층이 더 활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어떤 것을 실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은 81%가 ‘재활용 분리 배출하기’를 꼽았고, 70%는‘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64%는 ‘음식물 낭비 줄이기’, 59%는 ‘전기 냉난방 등 에너지 사용 줄이기’, 54%는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거나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49%가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걷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11%가 ‘기후 환경 시민운동이나 캠페인에 참여하기’, 그리고 2%는 “특별히 실천하는 것 없다”고 답했다.(복수 응답)
59세 이하는 같은 답변 항목에 각각 70%, 50%, 50%, 45%, 48%, 34%, 10%, 6%가 응답했다.(복수 응답)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연령층이 59세 이하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각 응답항목별로 60세 이상 연령층이 59세 이하 연령층보다 각각 115p, 14%p, 20%p, 14%p, 11%p, 20%p, 1%p 더 많고, ‘실천하는 것 없다’고 한 응답은 59세 이하 연령층 4%p나 더 많았다.
‘개인적으로 해 봤자 효과 없을 것이라 생각’ 32%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을 실천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60세 이상의 연령층 32%가 ‘개인이 노력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를 꼽았고, 14%는 ‘정부나 기업이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11%는 ‘실천하기 불편하거나 번거로워서’, 10%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8%는 ‘건강이나 나이 때문에 실천하기 어려워서’, 5%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2%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를 꼽았고,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다‘고 한 응답도 18%나 됐다.
59세 이하의 해당 응답항목 응답비율은 각각 34%, 18%, 11%, 8%, 8%, 6%, 2%, 13%로, 60세 이상 연령층이 59세 이하보다 각각 11%p, 14%p, 20%p, 14%p, 11%p,20%p, 1%p씩 많았고, ’특별히 실처하는 것이 없다‘는 59세 이하가 4%p 더 많았다.
기후위기 대응 시민단체 ‘참여하겠다’ 62%
‘60세 이상 노년층이 중심이 돼 지구 온난화와 생태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가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 연령층은 62%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16%는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22%는 ‘잘 모르겠다’ 답했다.
남녀별로는 ‘참여할 의향이 있다’에 남성은 69%가 답했으나 여성 응답은 55%였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남성은 17%, 여성은 26%였다.
59세 이하는 ‘챰여할 의향이 있다’ 38%, ‘참여할 의향이 없다’ 31%, ‘잘 모르겠다’ 31%로 참여 의향이 낮게 나왔으나, 이는 질문 자체가 ‘60세 이상 중심의 시민단체’에 대한 참여의향을 물은 것이어서 59세 이하 응답자의 참여응답 비율이 낮아진 결과로 추정된다.
AI ‘이용하고 있다’ 59%, ‘내 삶에 좋은 영향’ 46%
‘AI(인공지능)을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60세 이상 연령층의 15%는 ‘현재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44%는 ‘가끔 이용하고 있다’고 답해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59%를 차지했다. 또 17%는 ‘사용해 본 적은 있지만 현재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고, 20%는 ‘사용해 본 적 없지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4%는 ‘사용해 본 적도 없고 인공지능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고 답해 24%가 ‘사용해 본 적 없다’고 대답했다. 남녀나 주관적 계층인식, 주관적 이념성향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었다.
59세 이하 연령층은 위의 동일한 응답 앙목에 각각 38%, 38%, 76%, 14%, 8%, 2%, 9%가 응답해, AI 사용 정도에서 60세 이상 연령층의 ‘현재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답변이 59세 이하 연령층보다 23%p 적었으며, ‘이용하고 있다’는 합계 항목에서도 59세 이하 연령층보다 17%p 적었고, ‘이용해 본 적 없다’는 15%p 더 많았다.
‘앞으로 AI 발전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60세 이상 연령층은 8%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고, 38%는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해, 46%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 응답은 4%,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 답은 1%여서 ‘부정적 영향’이라 답한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았다.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4%였고 ‘잘 모르겠다’는 4%였다.
끝으로 ‘현재 누구와 함께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60세 이상은 72%가 ‘배우자’라고 답했고, 24%는 ‘부모 자녀 등 직계가족’, 15%는 ‘혼자’, 1%는 ‘친척 지인 등 직계가족 외의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검찰이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김건희 씨를 '쥴리'로 만났다고 증언한 사람이다. 구형 이유는 한 문장이 전부였다. 왜 유죄인지, 어떤 증거가 그것을 뒷받침하는지 설명하는 논고는 없었다. 4년 넘게 끌어온 재판을 검찰은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결심공판은 어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열린공감TV를 운영하는 정천수 씨와 안 전 회장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김태희 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9일 오전 10시에 판결을 선고한다.
증거도 법리도 없이 형량만 부른 검사
검사가 법정에서 밝힌 구형 사유는 짧았다. 검사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다고 전했다. 그다음은 곧바로 형량이었다.
논고는 검사가 유죄의 근거를 정리해 밝히는 절차다. 어떤 증거로 무슨 죄가 입증됐는지 짚는다. 형량이 왜 그만큼이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형사재판에서 논고와 구형은 한 묶음으로 진행된다. 어제 법정에서는 논고가 통째로 빠졌다.
서면도 없었다. 재판장은 직전 기일에 검찰과 변호인 양쪽에 주장을 정리한 의견서를 내라고 했다. 변호인은 의견서를 냈다. 검찰은 결심공판 당일까지 내지 않았다. 추후 제출하겠다는 언급조차 없었다.
형사재판에서 공표 사실이 허위라는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피고인이 진실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곧 허위가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이 일관되게 유지해 온 법리다. 검찰은 이 책임을 채울 주장을 끝내 법정에 내놓지 않았다.
안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런 큰 사건에서 논고 없는 구형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변호인은 검사들이 위에서 시킨 구형일 뿐 책임은 자신들에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이날 검사들은 피고인인 안 전 회장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 재판을 거쳐 간 검사는 모두 16명이다. 처음 3명이 맡았다. 윤석열 정부 시기인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 1월 사이에는 7명이 투입됐다. 탄핵 뒤에도 4명이 들어왔고 어제는 2명이 나왔다.
공소사실 가장 적은 피고인에게 최고 구형
정천수 씨의 공소사실은 다섯 가지다. 김건희 씨가 유흥 접대부 '쥴리'였다는 취지의 보도가 첫째다. 양재택 전 검사 동거설과 불임 관련 게시물이 이어진다. 건진법사와의 관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구고검 시절 향응 제보 게시물도 포함됐다.
안 전 회장 측 변호인에 따르면 세 피고인 가운데 공소사실이 가장 적은 사람이 안 전 회장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다섯 가지 혐의를 받는 정씨와 같은 징역 2년을 요구했다. 검찰이 안 전 회장을 사실상 주범으로 놓았다는 뜻이다.
안 전 회장은 구형량을 법정에서 듣지 못했다. 재판이 끝난 뒤 변호사에게 물어 알았다. 그는 죄지은 것이 없으니 2년이든 3년이든 담담했다고 말했다. 검사가 그만큼 작은 목소리로 흘리듯 구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천수는 선처 호소, 안해욱 등은 무죄만 요구
두 변호인단의 최후변론은 본질적으로 차이를 보였다. 정씨 측은 공직선거법 적용부터 문제 삼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6월 27일 공직선거법 251조 일부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정씨 측은 윤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 전 보도에는 250조 2항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출마 선언은 지난 2021년 6월 29일이었다.
그러나 정씨 측은 마지막에 양형 의견을 덧붙였다. "설령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 유죄로 판단하시더라도" 사정을 참작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5년 가까운 재판으로 생업과 건강이 무너졌다는 점도 들었다. 최대한 선처해 달라는 말로 변론을 맺었다.
안 전 회장과 김태희 씨의 변호인은 양형 의견을 내지 않았다. 변호인은 김건희 씨가 쥴리라는 이름을 썼다는 인척 이지수 씨의 과거 발언을 짚었다. 변호인은 검사가 허위성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무죄 선고만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의 대구 향응 의혹도 쟁점이었다. 정씨 측 변호인은 대구 현장에 다른 기자들이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대구 현장 취재에는 정씨도 동행했다. 취재비 100만원도 현금으로 들고 갔다. 열린공감TV 당시 직원들도 아는 사실이다.
도면·녹취·증언으로 무너진 검찰 주장
검찰이 내세운 주장은 여럿이었다.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6층에 연회장이 없었다고 했다. 나이트클럽이 있던 지하 1층에서 6층으로 곧장 가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고 했다. 안 전 회장과 조남욱 회장이 만난 적 없다고도 했다. 조 회장과 김건희 씨가 안 전 회장을 알지 못한다는 주장도 폈다.
변호인이 제출한 변론요지서에는 반박 근거가 조목조목 담겼다. 호텔 도면에는 6층에 미팅룸 공간이 있었다. 김건희 씨 본인도 6층 조 회장 사무실에 간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조 회장이 자신을 '김 교수'라고 불렀다는 점도 인정했다.
쥴리라는 이름은 이지수 씨의 녹취에서 나왔다. 이씨는 김건희 씨의 첫 결혼식에서 피아노를 친 인척이다. 쥴리 의혹이 불거지기 전 정대택 씨와 통화한 녹음이 법정에서 재생됐다. 당시 호텔 직원이었던 김복주 씨는 전시회와 관련해 '김 교수 쥴리'라는 호칭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건희 씨는 지난 5월 20일 증인으로 나와 의혹을 부인했다. 자신은 쥴리가 아니라 '제니'로 불렸다고 했다. 사건 기록을 보면 그 뒤 엄벌 탄원서가 잇따라 접수됐다. 5월 말까지 370건, 6월 178건, 7월 286건이었다. 8월 46건으로 줄었다가 9월 들어 다시 300여 건이 들어왔다. 모두 1211건이다.
"기억을 처벌하겠다니"
안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지난 5년을 되짚었다. 70대 후반에 수사를 받기 시작해 여든이 된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여러 번 차를 갈아타고 상경해 호텔에서 묵었다. 수사기관과 법정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재판 중에도 경찰 수사를 7번 더 받았고 구속영장도 두 번 청구됐다. 그사이 병상에 있던 96세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안 전 회장은 "불효자가 되어 깊은 한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1999년 3월 28일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쥴리의 첫 결혼식에 갔다고 했다. 50만원을 부조했다고도 밝혔다. 김건희 씨가 자신을 공격한 이유도 짚었다. 대선 후보 배우자 시절 "대국민 거짓말"을 숨기려면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야 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지난 정권에서 200여 건의 고소·고발을 당했다고 했다. "모든 재산을 잃었고 집도 명예도 건강도 잃었습니다." 김태희 씨의 최후진술은 세 문장이었다. 김씨는 "지난 과거의 기억들을 처벌하겠다니 참 안타깝습니다"라고 했다.
방청석은 김건희 씨 지지자들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재판 도중에도 여러 차례 소란이 일었다. 재판장이 폐정을 알리자 한 방청객이 피고인들을 향해 "니들은 3대가 멸살당해"라고 소리쳤다. 사건 기록에 쌓인 엄벌 탄원서는 1211건이다. 검찰이 법정에 내놓은 논고는 한 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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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뒤 경찰 안보수사 인력 56% 증가
2024년 이후 시민단체·언론·SNS 게시물까지 국가보안법 수사 이어져
“수사기관 종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 과잉수사 부추길 가능성”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사랑채앞에서 진행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기자회견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경찰이 이미 2년 전에 활동을 끝낸 소규모 독서·토론 모임 참가자들의 주거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면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은 뒤 대폭 확대된 경찰 안보수사 조직이 국가보안법 사건을 통해 조직의 존재 이유와 수사 실적을 입증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7일 통일시대연구원 관계자 등 8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 가운데 5명의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연구원 측은 해당 모임이 통일 문제 등에 관한 자료와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하던 소규모 독서모임이며, 이미 약 2년 전 활동을 종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단체들은 “공개된 자료를 읽고 토론한 행위를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만드는 것은 사상과 학문의 자유를 겨냥한 과잉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일시대연구원 등은 이번 수사를 “독서토론에 대한 국가보안법 탄압”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완전히 넘어간 이후 안보수사 조직과 인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1일 대공수사권 이관을 앞두고 경찰의 전국 안보수사 인력은 2023년 724명에서 2024년 1,127명으로 403명, 약 55.7% 증가했다. 순수 대공수사 인력도 약 400명에서 약 700명으로 늘어 약 75% 증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확대된 조직을 배경으로 최근 수년 동안 국가보안법이라는 미명 아래 수사가 시민사회와 언론, 온라인 공간까지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8월 민중민주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권말선·한성 씨, 10월 한국진보연대·통일시대연구원·통일의길과 한충목 대표의 주거지와 차량,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랐다. 이후 인터넷 매체 자주시보 관계자들이 온라인 기사와 기고문, 북측 언론 인용 등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송치되는 등 표현물과 온라인 활동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이어졌다.
지난 6월 민중민주당 대표와 사무총장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이적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당시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폭 확대된 안보수사 조직이 시민사회의 민주적인 독서 모임과 토론회, SNS 게시물, 기사와 기고문 등 사상·표현의 영역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 가는 현상 자체가 문제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대상이 된 독서토론 모임의 경우 활동이 끝난 지 약 2년이 지나서야 다수 참가자에게 동시에 강제수사가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이를 두고 “80년대식 공안수사가 SNS와 휴대전화 압수수색이라는 방식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시민의 온라인 대화와 독서·토론까지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동조’ 문제로 확대한다면 사실상 사상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국가보안법의 상금·보로금 제도로도 번지고 있다.
현행 국가보안법 제21조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통보하거나 체포한 사람뿐 아니라, 범인을 인지해 체포한 수사기관·정보기관 종사자에게도 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2조는 일정한 경우 압수물과 관련한 보로금 지급 근거도 두고 있다.
지난 9월23일 KBS가 1981~1992년 국가보안유공자 심사위원회 결정문 1,702건을 분석한 결과, 포상금이 지급된 간첩 사건 175건 가운데 82건, 46.8%가 이후 재심 무죄나 국가기관의 불법수사 인정 등을 통해 ‘조작 간첩 사건’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제도가 수사기관 종사자가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토대로 금전적 보상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둔 구조라며 이해충돌과 과잉수사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개별 압수수색 한 건의 문제가 아니라, 대공수사권 이관 이후 몸집을 키운 경찰 안보수사 조직과 국가보안법이 결합해 시민사회 영역을 지속적으로 수사대상으로 확대하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이들은 독서토론 모임 수사 중단과 압수수색 과정의 인권침해 조사·사과, 국가보안법 제21조 상금제도 재검토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재생에너지 확장은 파괴를 동반해 왔다. 농지가 에너지 단지로 바뀌면서 농지와 농민의 수가 꾸준히 줄었다. 개발에 반대하는 농민은 삶터를 빼앗겼다. '농사보다 돈이 된다'는 말에 에너지 기업에 땅을 빌려준 이는 약속만큼 돈을 벌지 못했다. 기업과 정부가 던져 놓은 '에너지 수익금'은 주민 간 찬반 갈등을 촉발했고, 오랜 공동체는 파괴됐다. 태양광·풍력 단지가 조성된 농어촌에서 수십 년 간 반복돼 온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가로 떠안았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더 빠르고 일방적인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이 몰고 올 갈등을 비롯해, 물과 전력, 토지 등 자원의 편중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작물값이 똥값'이라며 매년 밭을 갈아엎고 광화문 앞에 양파를 쏟아붓고 와도, 농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농업 진흥 정책은 부재하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가장 큰 희생자로 농민과 농촌이 지목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엄청나(47)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 내 농민의 입지를 "바닥" 한 단어로 일축했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전농 사무실에서 엄 정책위원장을 만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재생에너지는 농어촌 희생을 밟고 확대된다
- 재생에너지 필요성에 그 뒤의 희생은 가려져 온 것 같다. 농촌은 무엇을 목격하고 있나?
"재생에너지 확장에 따른 무분별한 농지 파괴, 주민 수용성 무시를 정말 오래 지켜봤다. 대표 입지가 간척지다. 국내 농지의 24%가 간척지인데, 여기에 태양광 단지를 무리하게 세우려다 보니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다. '가짜 염해 판정'이 한 예다. 간척지의 염분이 높아 농사에 부적합하다고 억지로 증명해 단지를 세운다.
최근 들은 해남 사례가 정말 황당한데,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간척지가 근래 염해 농지로 판정됐다. 그럼 개발업자는 '여기 농지 가치가 없으니 태양광 설치하겠다'고 전용 신청을 할 수 있다. 100년이 지난, 이미 오래 농사를 잘 지어온 농지가 갑자기 쓸모없는 땅이 됐다. 이게 맞냐는 거다."
- 가짜 염해 판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
"간척지 벼는 20cm(센티미터) 정도까지 뿌리가 자란다. 그런데 그보다 더 깊은 심토(30~60cm)로 염도를 측정하고, '소금기가 많아 농사가 안 된다'고 결론짓는다. 가짜 염해 판정은 오래전부터 하도 문제가 많아,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연구 뒤 '표토가 문제지, 심토는 제외해야 한다'는 개선 방향까지 결과로 냈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낸 정부가 관련 규정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보고만 있다. 해남, 진도, 영암, 당진, 서천 등 간척지 있는 지역에 태양광 분쟁이 없는 곳이 없다."
- 그래도 재생에너지 단지가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진 않나?
"농가에 임대농이 많다. 농지를 에너지 기업에 임대하면 임대농은 밀려난다. 약속된 소득도 제대로 얻지 못한다. 요새는 보통 쌀농사로 '평당 1000원 번다'고 한다. 임대업자들은 '평당 6000~9000원 임대료 준다'며 밀고 들어온다. 그렇게 땅을 임대하고 갈아엎는데, 그만큼 이익이 들어오지 않는다.
최근 진도 농민에게 들은 이야기다. 처음엔 업자가 월 30여만 원씩 주민에게 준다고 했는데, 10년이 지났는데 받은 돈이 총 100만 원도 안 된다. 대부분 초기 업체가 파산하고 제3자에게 사업을 넘기면서 애초 약속이 파기되는 일이 발생한다. 업체가 파산해도, 이미 그 땅은 태양광 단지가 됐으니 다른 걸 할 수가 없다. 임대료 등을 제대로 받았다는 농민을 거의 본 적 없다."
▲2026년 9월 21일 프레시안과 인터뷰하고 있는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 정책위원장ⓒ프레시안(손가영)
- 풍력단지는 어떤가?
"오늘 출근길에 강원도 양양 송이 경매가 시작됐다는 기사를 봤다. 앞으로 이곳 송이를 볼 수 있을지, 거기 동식물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됐다. 양양 산림은 환경보호구역인데, 이제 어마어마한 송전탑이 우후죽순 깔릴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 육상풍력이 들어선다.
풍력단지 인근 농민의 고충은 전농에 자주 보고된다. 바다 위 흔들리는 배에서 우리는 안정적으로 잘 살 수 있나? 이런 문제다. 프로펠러가 돌면서 땅이 흔들리고, 저주파와 소음이 발생한다. 이 영향을 동식물들이 받는다. 꿀벌이 사라지고, 염소·송아지 등 축사 동물 폐사, 뱀·야생동물 민가 출몰 등의 고충을 계속 듣고 있다."
- 풍력 진동이나 저주파에 의한 동식물 영향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풍력단지 환경영향평가서에 '일정 반경 내 가구는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권고가 아니라 이주해야 한다고 정한다. 평가서에 동물 사육, 생활 환경에 미치는 위험 요소도 다 적시돼 있다. 전농엔 풍력발전기 소음, 진동, 그림자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꿀벌과 가축 폐사 사례도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다. 농지나 면에 건설한 도로, 4호 이하 가구 밀집 지역은 이격거리(발전소와 떨어진 거리) 규제 대상도 아니다. 겨울 동안 풍력 날개에 쌓인 눈, 얼음이 이후 바람이 불면 다시 돌아가면서 주변 농지, 농가에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후위기 시대의 과제인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하나?
"핵심은 정부 정책에 '어떻게 하면 재생에너지를 많이 설치할까'만 있다는 것이다. 농촌, 지역, 농민의 희생에 대한 고민이 없다. 그 안에 매몰돼서, 농민의 삶과 안전, 그리고 경자유전의 헌법 원칙조차 무시된다. 농촌은 희생해도 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고 본다. 송전탑을 세우는 방식이 이를 잘 보여 주지 않나."
희생 필연인데…'전력 증대'만 말해도 되나
- 송전탑을 세우는 방식이 뭘 보여 주나?
"'도시, 반도체가 중요하지. 농촌은 괜찮아. 희생해도 돼.' 이 인식이다. 그 큰 탑이 지역 사회에 들어서는데, 주민과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없다. 그냥 어느 날 설명회 열고 '여기 송전선로 들어옵니다' 하고 밀어붙인다. 매우 폭력적이다. 지역을 깔보고, 농민을 깔보고, 농촌을 깔보는 인식이다.
지난 15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만 봐도 보인다. 주민 수용성 고려한다며 신설 송전탑을 최대 40% 줄이고, 주민 밀집 지역에선 전선을 땅속에 묻어 지중화한다고 밝혔다. 지중화는 인구가 많은 도시 얘기지, 농촌은 대상이 아니다. 대체 이만한 전기가 꼭 필요한지, 이 전기를 이런 방식으로만 생산·송전해야 하는지 논의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국가 계획으로 희생되는 것이 농민의 처지다."
- '이만한 전력이 꼭 필요한가'란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기후위기에도 여전히 전력 생산을 늘리려고만 하는 시대다.
"폭우, 가뭄, 병충해 등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농민이 더 잘 안다. 벼멸구는 농민에게 재앙과 같은데, 원래 그리 자주 나오지 않았던 벼멸구가 이젠 매년 발생한다.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기후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정 정도 우리도 함께 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고 감내해 왔다. 그런데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이 모든 걸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농민들이 아무리 재생에너지 늘리는 데 동참한들, 정부가 이렇게 전력 수요를 급격하게 늘려 버리면 농민은 그저 반도체 산업의 일부가 될 뿐이지,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다. 이 어마어마한 전력 수요와 개발은 탄소 중립 역행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농민 희생도 무가치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조달)은 다 허구의 문구다."
-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용수 공급도 논란이다. 정부의 물 관리 계획을 어떻게 보나?
"농민은 물에 엄청 민감하다.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로의) 물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내려줄까, 이게 최고의 관심사다. 그리고 농업용수는 항상 부족했다. 올해는 더 했다. 지금 경남이 가뭄이다. 농업용수 저수지가 말라비틀어져, 포클레인으로 땅까지 팠다. 판 땅에 고인 물을 썼다. 전부 삽까지 들고 갈 판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어떤가?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3대 메가 프로젝트 용수 공급을 위해 발의한 '물 관리 3법' 개정안 핵심은 첨단전략산업의 물 공급이 가장 우선된다는 내용이다. 대만에는 이미 선례가 있다. 2021년, 2025~2026년 가뭄 때 농업용수를 끊고 반도체기업 TSMC에 물을 공급했다. 정부는 아예 나주댐 농업용수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전용하겠다고도 했다. 나주댐은 농업용으로도 부족하다. 여기에 농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 종합하면 농지와 농민이 줄고, 농업에 필요한 자원의 분배도 뒷전으로 밀린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과 식량의 보호는 정말 중요한데, 한국만 아무것도 안 한다. 발 등에 떨어진 불 앞에 국가가 태만하다. 지금 한국 곡물자급률은 21%다. 세계 평균은 100%가 넘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대부분이 70%를 넘는다. 식량의 중요성은 이미 코로나19 당시 인도가 밀 수출을 중단했을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 눈으로 확인했다. 미국은 이 중요성 때문에 최근 농업법을 '농업·식량 및 국가안보법'으로 개명도 했다.
'반도체를 씹어 먹고 살 건가?' 농민들이 하는 얘기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돈만 있으면 식량을 다 사 올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는지 모르겠다. 반도체가 대기업의 이익 문제라면, 식량은 서민의 생존 문제다. 부자들은 식량이 부족해도, 비싸져도 다 잘 산다. 식량은 부족하면 큰 일이 나지만, 남으면 누굴 줘도 되고, 다른 용도로 써도 된다. 농지와 농업의 문제는 이렇게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전농 강원도연맹이 2026년 8월 5일 강원도청 앞에서 '농산물 가격폭락 영농자재비 폭등으로 농민이 죽어간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농 강원도연맹
'농사 수익 안 나니 농사 접고 태양광 하세요'
- 전농 차원에선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결국 농업의 모든 자원을 수탈해 반도체와 AI 같은 산업 발전에 쓰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이 프로젝트를 지역 균형 개발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지역에서 시작된 요구가 아니었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AI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것이지, 지역 고유의 산업과 삶을 고려하면서 어떻게 하면 균형성장을 이룰 것인지란 고민에서 나온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수도권의 확장일 뿐, 지역 균형 발전이 아니라고 본다."
-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주장엔 무엇이 빠져 있나?
"지역이 지속가능해지려면, 그 지역을 지탱해 온 근간산업인 농업이 튼튼해야 한다. 농업 없는 지역 균형 발전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K-컬처, K-푸드 등 한국 문화와 사회의 근간도 사실 농업이 기반이다. 농업과 연관 산업을 어떻게 연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육성할지 등 농업 자체의 필요에서 균형발전의 내용이 메워져야 한다. 이를테면, 단순히 거대 공장 유치가 아니라,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하고, 이를 또 지역 내에서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그 과정에서 부산물, 폐기물 등을 업사이클링(새활용)하는 자원 순환형 모델 등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농가를 대하는 태도는 '농사지어봐야 수익이 안 나니까, 태양광 해라' 이런 식이다. 재생에너지와 농업의 결합 또한 농업 자체의 필요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순서가 바뀌면, 태양광 확대의 설계도 달라진다."
- 기후위기 시대의 농업의 중요성은?
"지금 벼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고온이 너무 심하니, 알이 차기도 전에 겉이 익어 쌀알이 차질 않는다. 철원, 경기, 예산, 전남 등 곳곳에서 보고된다. 수확량이 10% 정도는 줄지 않을까. 기후 재난에 식량 문제는 심화하고, 이는 다시 기후 재난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농사는 기반이 한 번 파괴되면, 다시 복구하는 게 어렵다. 농지 상황, 설비, 종자 등의 조건이 다 확보돼야 한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만 만들면 되는 게 아니라, 꿀벌이 죽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생태계와 환경을 산업적 관점으로만 보는 국가의 인식이 문제를 방조해 왔다. '우리는 자연에 기반하고 살아간다'는 생태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심각히 고민하고 해내야 할 때다. 이를 무시한 인간의 오만함이 지금의 기후 재앙을 만들었다. 농업은 탄소 중립과 지속가능성에 가장 걸맞은 대안이 될 산업이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최근 국내에 송환된 사실이 볼로디미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통해 공개되고,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안보 관련 문제에 대한 언론사별 관점 차가 나타난다. 28일자 신문에선 “안보 사안에는 과도한 정쟁화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과 “대통령의 대응이 국민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수동적”이라는 관점이 나왔다.
북한군 송환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에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 포로의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를두고 국민의힘은 “북한 눈치 보기용 은폐 시도”라고 비판했다.
▲28일 조선일보 1면.
28일자 신문 1면을 보면 동아일보는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한국행 공개에 李 “비공개 합의 어겨”>, 조선일보는 <北포로 송환, 성과 내고도 숨기려 한 정부> 제목으로 사안을 다뤘다. 조선일보 기사는 2면 <‘北 의식했나’ 논란…與내부에서도 “왜 뒤로 숨느냐”>로 이어졌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외교가에선 ‘미북 대화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협의 과정에서 우리 측이 비공개를 요청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를 인권 침해와 북한군의 국제적 안보 위협 차원에서 언급했는데,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는 현 정부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고 해설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추정 사고 조사도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국민일보 1면 <지뢰 폭발 엿새만에 현장조사 軍“안전 우선”>, 동아일보 1면 <軍-유엔사, DMZ 폭발 6일 만에 합동 현장조사>, 서울신문 <‘DMZ 폭발’ 현장도 못봤다>, 세계일보 <DMZ 지뢰사고 현장조사, 폭발 지점엔 도달 못해>, 조선일보 1면 <폭발 현장 장병들 “北 목함 지뢰 봤다”>, 중앙일보 1면<목함지뢰 땐 이틀, 지금은 엿새 뒤 조사>, 한국일보 1면 <DMZ 지뢰 사고 현장 조사 폭발 지역 앞 일몰로 철수> 등 주요 신문의 1면을 채웠다.
▲28일 중앙일보 1면.
경향신문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조선일보 “누가 위험해진다는 건가”
신문별 사설에서는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 잇따라 벌어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정쟁화보다 차근차근한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대응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상반된다. 다음은 관련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지뢰 폭발·북한군 포로 송환,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세계일보 <北 포로 데려온 건 잘한 일, 정쟁화 자초는 유감>
조선일보 <석 달 전 예고, 이미 입국, 공개하면 왜 위험해지나>
중앙일보 <북한군 포로 입국, 파병 실상 밝히고 신변 보호 철저히>
한겨레 <한국 온 북한군 포로들, 인도·인권적 원칙 지켜져야>
한국일보 <북한군 귀순도, 지뢰사고 조사도 수동 대응…국민은 답답하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북한 주민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한 헌법에 비춰보건,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보건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가족 등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고 송환 사실을 국내외 선전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인도적 처사일 것이다. 과거 보수 정부들도 상당수 북한이탈주민 사례를 장기간 공개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주 군사분계선(MDL) 인접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로 25사단 수색대대장 등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은 것을 두고 의혹이 나오는 것까지 포함해 “여야 모두 국가 안전과 국민 생명이 걸린 안보 관련 사안에서만큼은 과도한 정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8일자 경향신문 사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전쟁의 참화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자 인도주의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외교 당국은 송환 과정의 보안 문제로 관련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커지지 않도록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이 이 사안을 여야의 진영 논리에 따라 정쟁화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국민의힘의 태도에 대해 “인권과 안보는 안중에도 없이 모든 사안을 정쟁화하려는 태도”라며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공공연히 홍보해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우리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전했다. 이어 “대북 관계나 대러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소극적이 돼서도 안 되고, 두 사람의 증언 등을 통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공격 소재를 얻어내려는 접근도 안 된다. 오직 두 사람의 인권과 안전을 중심에 놓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송환 자체는 잘한 일이라 평가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북한 포로들의 국내 입국은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은 물론 국제법과 국내법에 부합하는 조치다. 이들은 그동안 북송될 경우 죽음이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호소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의 결단은 평가할 만”이라면서도 “다만 우리 국민이 정부 발표가 아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또 “포로들이 이미 무사히 입국했는데도 안전을 내세워 비공개 원칙을 강조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민감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비판일수록 정부는 날 선 언어로 맞받아치기보다 사실과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자기 이익 위해 생명과 국익 해치는 사람,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 발언 두고 갈리는 해석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이들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만큼 우리가 데려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젤렌스키가 송환 사실을 밝혔을 때 포로들은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었다. 포로 가족의 안전은 송환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개하면 누가 위험해진다는 건가”라고 전했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 대통령이 “자기 이익을 위해 생명과 국익을 해치는 사람을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관점이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러시아 매체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배신자(매국노)라고 불렀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젤렌스키가 송환을 먼저 공개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살인자·매국노라고까지 하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 언론보도 등을 살펴보면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한 야권을 겨냥해 ‘자기 이익을 위해 생명과 국익, 안보를 해치는 사람을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고 강하게 반박했다”고 설명하고 있는 매체도 있다.
같은날 조선일보 2면 기사에서도 “러시아 관영 매체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반역자·배신자(한국어 ‘매국노’의 번역)라고 불렀다‘고 보도하고 나섰다”며 “한국 야권을 겨냥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해 선전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전했다. 2면 보도에서는 러시아 매체가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지적했으면서, 사설에서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살인자, 매국노라고 하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라고 쓴 것이다.
▲28일자 조선일보 2면.
한편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부의 대응을 다소 강하게 비판한 사설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결과만 놓고 보면 2명 모두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알린 과정엔 점수를 주기 힘들다”며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주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정부는 뒤늦게 시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있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앞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 조사를 닷새나 지나서야, 그것도 원성에 떠밀려 시작한 것도 수동적이기 짝이 없는 대응이란 지적이 많다”며 “북한군 귀순도, 지뢰사고 조사도 외교 리스크를 자초하고 국민 자존심을 훼손할 만큼 우리가 고개를 숙여야 할 사안들은 아니었다. 더 이상 국민을 답답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난 20여 년간 겪어보지 못한 큰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어느새 미국 국채 10년물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기 금리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마지노선처럼 보였던 5%를 잠시 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5.2%까지 올랐고, 30년 만기 국채는 5.5%를 넘나들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속도와 파급력은 전 세계 시장을 거세게 흔들었고, 주요 선진국의 장기 금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일본의 30년물 금리는 4.2%를 넘어, 30여 년 전 버블 붕괴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미국 재무장관은 장기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개입 정책을 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을 뿐 시장의 거센 압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오히려 금리를 안정시켜야 할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의 고금리를 인정하듯 앞다퉈 정책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벌써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미국 연준도 논란 끝에 연방기금금리 목표 상한을 4%까지 올렸다.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금리 인상 압력이 거세다.
최근의 장기 금리 폭등은 단순한 경기 순환의 일시적 파동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을 지배했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혀 다른 경제적 인과관계가 작동하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라는 새로운 체제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거대한 구조적 신호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이로써 일본은 기준금리는 1995년 이래 최고 수준이 됐다. 사진은 18일 명동의 한 환전소의 모습. 2026.9.18 연합뉴스
장기 금리 상승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플레이션 아닌 '실질 금리'의 역습
많은 사람들이 금리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떠올린다.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렸으니,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도 예전처럼 0%대 혹은 1%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장기 금리 상승의 진짜 원인을 들여다보면, 이런 기대는 일종의 환상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지만, 해외 학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장기 금리 급등의 핵심 원인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아니라 '실질 금리(Real Interest Rate)'의 구조적 상승으로 진단한다.
채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명목 금리는 크게 '예상 인플레이션'과 실질 자본 비용인 '실질 금리'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2010년대 저금리 시절에는 전 세계적인 저축 과잉과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 실질 금리가 0% 내외, 심지어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는 아시아 국가들의 저축 공급 감소, 탈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각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 발행 폭증, AI 혁명에 따른 실물 자본 수요 변화 등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진짜 값인 '실질 금리' 자체가 2%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에 완벽히 안착시킨다 해도, 실질 금리가 2% 이상 유지되는 한 명목 장기 금리는 4~5% 아래로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잡기 위해 물가를 잡을 것이라 공언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넘어선 지 5년이나 되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금융시장 부양을 우선하는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는 한, 물가를 쉽게 잡기는 어렵다. 연준 자체 진단으로도 목표 금리에 안착하기까지 2~3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전쟁의 여파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기 때문에 물가를 안정시키기 쉽지 않다. 결국 물가가 2% 이상에서 유지되고 실질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장기 금리는 떨어지기 어렵다. 불황이나 전 세계적인 대형 금융위기가 터져 인위적으로 돈을 풀지 않는 한, 우리는 최소 4~5%대의 장기 금리가 한동안 유지되는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이번 장기 금리 상승의 배경이 실질 금리 상승이라는 진단이 널리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이번 금리 상승을 물가 상승 탓으로 보는 잘못된 진단이 지배적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대응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물가 상승이 문제라면 장기 금리는 곧 안정되겠지만, 실질 금리 상승이 원인이라면 경제에 대한 충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연준 청사, 로이터=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가 몰고 올 3대 충격파
실질 금리 상승이 원인인 고금리 장기화 체제는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그리고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실물경제에 순차적이고 치명적인 균열을 만들어낼 것이다.
첫째,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 – '5% 무위험 이자'라는 거대한 벽
미국 국채는 지금까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취급되어 왔다.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로 많이 지니고 있으며,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려 불확실성이 심화되면 오히려 각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모순적 상황까지 발생한다. 이런 미국 국채의 장기 금리가 5% 수준에 안착했다는 것은, 아무런 위험 없이 10년 동안 매년 안정적으로 5%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메가톤급이다.
장기 금리가 5% 수준에 머무르면, 투자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할 때 최소한의 기대수익률이 5%를 넘어야 한다.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사모펀드 같은 위험 자산에 돈을 넣으려면 최소한 이 5%라는 '무위험 기준선'에 손실 가능성까지 더해 훨씬 높은 수익률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과열되었던 자산 시장에서 5%를 훌쩍 웃도는 수익률을 내는 자산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위험자산의 매력이 줄어들었고,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자금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특히 지난 저금리 시절 스토리와 기대감만으로 밸류에이션이 치솟았던 버블성 자산들 — 막대한 자본 투자 대비 당장의 현금흐름이 불확실한 일부 AI 관련 기술주나, 과도한 레버리지로 떠받쳐진 부동산 자산 등 — 은 극심한 재평가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고금리가 장기화될수록 시장의 '약한 고리'부터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한 거품은 시간문제일 뿐 결국 꺼질 수밖에 없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둘째, 금융기관의 장부상 착시와 사모신용(Private Credit)의 균열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저금리 시절 1~2%대 이자율로 발행된 막대한 규모의 장기 채권을 장부에 대량으로 안고 있는 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 금융기관들은 막대한 '평가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시가평가를 피하며 "만기까지 보유하면 된다"는 논리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려고 펀드 환매를 요구하거나 예금을 인출하는 순간, 금융기관들은 손실을 확정 지으며 채권을 매각해야 하고, 이는 순식간에 시장 전체의 유동성 경색으로 번지게 된다. 금리 인하기에는 금융회사들이 가만히 앉아서도 수익을 얻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되어 온 비은행 금융권과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높은 변동금리로 사모펀드 등에서 자금을 빌린 한계 기업들은 이미 높은 이자 비용에 허덕이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이들 기업의 연쇄 부실은 피할 수 없고, 이는 신용 시장 전반을 흔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셋째, 월가를 넘어 메인스트리트로 – 가계·기업 부채와 한국 경제의 시련
고금리의 충격은 월스트리트의 모니터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물경제의 가계와 기업이 짊어진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곧바로 밀려든다.
특히 한국 경제는 이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정부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비율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자영업자와 영세 기업, 영끌로 집을 마련한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4000조 원에 달하는 부동산 익스포저로 부풀려진 부동산 거품은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결국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며 내수 위축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호황이 유지되는 것과는 무관하게 경제의 근간은 흔들리게 된다.
한편 다른 주요국들도 급증한 국가부채로 이자 지급 비용이 폭증하면서, 경제 충격을 방어할 재정정책 여력을 사실상 잃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위기를 막아주던 '정부 구원자'의 시대도 끝난 셈이다.
30년 전의 데자뷔 : '펀더멘탈'이라는 환상과 위기 불감증 사회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의 저서 폴트라인(Fault Line)에서 구조적 소득 불평등, 정치가 만든 손쉬운 신용 완화, 글로벌 거시경제의 균열을 대형 지진의 원인이 되는 지각 변동에 비유한 바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직시하여 해결하는 대신 '부채를 통한 소비'로 때우려 했던 정치적 시도가 결국 2008년의 붕괴를 불렀다는 진단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면, 라잔의 경고와 30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의 데자뷔가 겹쳐 보인다. 한국 사회는 고금리 장기화 시대가 왔다는 엄혹한 현실을 지나치게 비전문적이고 정치적인 프레임으로 대하고 있다. 민생과 직결된 고금리의 구조적 위험, 부동산 관련 부채의 위험성, 전 세계적인 금융 경색시 발생할 자본 도피와 이에 따른 금융위기의 가능성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은 깊이 있는 논의를 피한 채 단기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30년 전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의 폭풍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도,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다"는 말만 주문처럼 반복했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적인 실질 금리 상승과 부채 폭탄이라는 경고음이 사방에서 울리고 있음에도 정책 당국은 여전히 똑같은 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홍종학 전 국회의원 · 중소벤처부 장관
'공짜 돈'이 범람하던 시대는 끝났다. 장기 금리의 상승은 단순히 숫자가 바뀐 것이 아니라, 자본의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지금이라도 부채에 의존했던 삶과 경영 방식을 철저히 점검하고, 5%의 고금리가 영구화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자산과 리스크를 재배치하지 않는다면, 다가올 고금리의 파도 속에서 견뎌낼 수 있는 경제 주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추석 연휴엔 어딜 가나 '이재명'과 '지역 차별'이 화두였다. 오랜만에 지인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자리에서도 대화마다 가시가 돋쳐 있었다. 비판의 대상과 이유는 각기 달랐지만, 대부분 이재명 정부를 향한 성토로 수렴됐다. 그들은 지난 대선 때 모두 이재명을 선택한, 나름 열성적인 지지자들이다.
당장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기업의 편에 섰다며 노골적으로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인공지능(AI)에 꽂혀 다른 정책들은 찬밥 신세가 됐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일잘러'로 알려진 이재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이라며 은근히 두둔하는 이도 있었다. 아직 지지를 포기하긴 이르다는 거다.
이재명 뽑은 전남광주 민심,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정부의 정책마다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느낌이라며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고도 했다. 한 지인은 '목욕물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리는' 형국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그 말인즉슨, '윤석열'을 지우려다 '문재인'과 '노무현'까지 지워내고 있다는 뜻이다.
섣불리 일반화시킬 순 없겠지만, 지인들 모두 광주와 전남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이어서 지금의 '호남 민심'이라고 해도 그다지 틀리지 않을 성싶다. 그들은 호남 지역에 대한 특혜를 바라고 이재명을 선택한 건 아니라고 이구동성 말했다. 다만, 경제적 양극화와 해묵은 지역 차별 문제를 누구보다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겼다.
"호남은 '꿀단지'이고, 수도권은 '빨대'인가요?"
가장 먼저 대화의 도마 위에 오른 건 송전탑 건설 문제였다. 호남의 대규모 태양광과 해상 풍력 발전 단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소재 대기업에서 사용하도록 수백 킬로미터의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정책에 완강히 반대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이익을 위해 지역민이 피해를 감수하라는 건 정의롭지 못하다는 거다.
그들은 과거 '밀양 할매들의 송전탑 반대 투쟁'을 다시 떠올렸다. 정부는 경상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탑 건설을 강행했고, 촌로들은 스스로 쇠사슬을 몸에 결박하며 맞섰다. 당시의 반대 논리 또한 지역 차별을 멈추라는 것이었다.
수년간의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난 뒤 정부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을 밝혔고, 전력 생산과 송전탑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산지소'란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는 그곳에서 소비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이는 환경 파괴에 따른 피해를 특정 지역에 전가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반도체 산업의 전 세계적 호황과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산지소'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순식간에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관련 산업 단지 조성이 촌각을 다투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이유로 다시 지역민의 희생이 강요됐고, 얄궂게도 과거의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이 재현되고 있다.
굳이 달라진 게 있다면, 과거엔 영남 지역이 투쟁의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호남과 충청 지역으로 옮겨졌다는 것뿐이다. '지산지소' 원칙에 충실히 따른다면,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 생산 기지를 세우거나, 반도체 산업 단지나 데이터 센터를 지역에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중재하거나 설득할 시간이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의 '표심'에 기대어 또다시 지역 차별에 공공연히 나선 셈이다. 지인들은 어차피 영호남의 지역 갈등이 상수인 상황에서 수도권에 대항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정책적 판단이 내려졌을 거라고 의심했다. 그들이 이재명 정부가 '잔꾀'를 부리고 있다고 여기는 대목도 이 지점이었다.
"청와대와 국회만 세종시로 옮기면, 지방 균형 발전이 끝난 줄 아나 보죠? 원자력 발전소를 서울의 한강 변에 세우거나, 대기업 본사와 명문대를 지방으로 모두 옮기겠다는 혁신적인 정책 정도는 나와야 지방 분권 시대를 말할 수 있죠."
또다른 키워드 '지역 내 갈등', 하루아침에 불구대천 원수로
▲목포대 학생들이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불공정 심사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30일 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심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불공정 심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26. 9. 14 ⓒ 국립목포대학교
그들은 이재명 정부도 어쩔 수 없는 '수도권 정부'로 규정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지역민의 피해를 돈으로 무마하려는 모습에 절망한다고도 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그 후손들 역시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절실함에도 지원금 챙겨 지역을 떠나라는 식으로 부추기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실 인구 규모로 볼 때, 수도권은 주택, 교통, 환경, 범죄 등 '집적 불이익'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주택을 더 짓고, 도로를 더 넓히고, 오수 처리 시설을 더 세우고, 경찰력을 더 늘리는 걸로 대응해선 안 된다. 그럴수록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동시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건 허황한 욕심이다.
지인들과의 추석 대화는 수도권을 넘어 지역 내 갈등 문제로 이어졌다. 전남권 국립 의대를 어디에 세우느냐를 두고 벌어진 순천대와 목포대의 볼썽사나운 대립을 도마 위에 올렸다. 이는 발에 치이는 게 병원인 수도권의 주민들에겐 어린아이들의 치기 어린 싸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의료적으로 낙후된 두 지역민에겐 오랫동안 숙원 사업이었다.
전남은 전국 17개 광역 단체 중에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선거철마다 여야 후보자들은 의대 설립을 공약했지만, 그때마다 공염불에 그쳤다. 의료적 소외는 지역의 인구 유출을 부추겼고, 전남의 인구 감소율은 해마다 전국 1~2위를 다투고 있다. 정부의 국립 의대 설립 추진 방침이 전남 지역민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유다.
지역민의 관심이 컸던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도 뜨거웠다. 전남 동·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순천대와 목포대는 각 지역의 유치 필요성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다. 여수, 광양 등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 산재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순천대와 도서 벽지가 많아 의료 접근성이 가장 취약하다는 목포대의 명분은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처음엔 두 대학을 통합한 뒤 통합 의대를 설립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가 의대 캠퍼스를 어느 곳에 두느냐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중앙 정부는 지방 정부에 중재를 위한 공을 넘겼고, 지방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 외부 기관에 의뢰해 공모 심사를 맡겼다. 이는 갈등이 첨예했던 만큼 누가 이기든, 상대가 승복하기 힘든 '악수'였다.
순천대가 가까스로 이겼고, 예상대로 목포대는 결정에 불복했다. 대학 간의 갈등은 정치인과 지역민의 싸움으로 번졌다. 지역 정치인들은 삭발과 단식 투쟁을 감행했고, 목포대는 지역 여론을 등에 업고 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오매불망 염원하던 지역 의대 설립을 두고 순천과 목포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불구대천의 원수가 됐다.
지인들은 순천과 목포, 두 곳 어디도 편들지 않았다. 다른 시설도 아닌, 국립 의대의 유치 경쟁이라면 극단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난의 화살은 이재명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향했다. 두 대학과 지역의 갈등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거고, 예상하고도 중재를 포기한 건 무책임한 거라며, 지역 통합의 명분조차 사라졌다고 통탄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도 제기됐다. 정치인들의 삭발과 단식은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다음 선거를 위한 '퍼포먼스' 아니겠느냐며, 직능별 비례대표제였다면 훨씬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됐을 거라고 말했다. 결국 정치인들의 중재 역할이 또다시 사법부 판단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또한 본질적으로는 지역 차별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요?"
지인들과의 추석 대화는 이렇게 매조지었다. 오랫동안 의료적으로 소외당하며 살아왔다는 설움이 켜켜이 쌓이다 보니 지역민들이 의대 유치에 사생결단식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거다. 의료 서비스가 거주지와 상관없는 온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면 애초 벌어지지 않았을 사달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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