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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은 왜 비쌀까... 소비자가 모르는 실상

[그 약이 알고 싶다] 경쟁하지 않기로 한 기업들, 경쟁시키지 않는 정부

26.08.21 07:32최종 업데이트 26.08.21 07:33

미국의 의약품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자료사진.플리커

미국 최대 제네릭 제약기업 중 하나인 산도즈가 제네릭 의약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조작하는 가격담합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지난 3일 4억 7850만 달러(약 6760억 원)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43개 주 및 준주를 대표하는 컨소시엄 등과 합의하였다.

그에 앞서 제약사 글렌마크도 49개 주·준주 정부 법무부 장관과 2960만 달러(약 420억 원) 규모의 합의금을 피해 소비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그 외에도 주요 제네릭 제약기업의 가격담합에 따른 소송과 합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100개 이상의 의약품과 30여 개 기업이 연루된 이 대규모 가격담합은 왜 발생한 것일까?

제약산업의 이윤은 주로 독점에서 나온다. 지식재산권 체제 하에서 새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은 과학적 성과의 대가로 20년간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이 제도는 오래전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성과의 질적 수준을 따지지 않고 어떤 특허이든 독점 기간이 20년으로 동일하다는 점, 생명과 건강이 걸린 질병 앞에서 기업의 독점 이윤을 우선 보장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신 독점 기간이 끝나면 여러 기업이 동일한 약을 생산할 수 있다. 기업들이 가격 경쟁을 벌이는 사이, 환자와 시민은 이미 검증된 과학적 성과를 훨씬 낮은 가격에 누리게 된다. 기존 신약과 성분 및 함량이 같음을 검증받아 허가된 이 제품이 '제네릭 의약품'이다(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라고 부른다.).

제네릭의 역할은 명확하다. 같은 품질의 약을 경쟁을 통해 더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즉, 제네릭 시장에서 경쟁이 사라지면 제네릭은 존재할 이유를 잃는다.

미국은 높은 약값으로 고통받는 대표적인 나라다. 공적 보험이든 민간 보험이던 환자의 본인 부담금이 크다. 미국 랜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처방되는 의약품의 90%가 제네릭이다. 비교 대상 국가들의 평균인 4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만큼 미국 국민들은 살인적인 약값 문제로 인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경쟁하지 않기로 한 기업들

미국에서 오래된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이 2010년대 초반부터 갑자기 폭등하는 일이 벌어졌다. 예컨대 항생제인 독시사이클린 가격은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무려 18배가 뛰었고, 다른 오래된 약물들도 1년 만에 평균 30%가량 올랐다. 시장 독점이나 원료 파동 같은 외부 요인이 전혀 없었음에도 말이다.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주정부와 의회에서 국정조사 및 청문회가 열렸다. 2016년 코네티컷주 법무부 장관이 헤리티지 파마슈티컬스 등 18개 기업을 제소하면서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2019년 44개 주가 20개 제약기업과 임원들을 추가로 제소했을 당시, 윌리엄 통 코네티컷주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카르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소송은 주 법무부 장관 연합의 민사소송, 미국 법무부의 형사 수사, 도매상·약국·보험자·소비자가 제기한 집단 소송 등으로 확대되었다.

수사당국이 확보한 수천만 건의 문서에는 담합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쟁사 임원들은 업계 만찬과 골프 모임에서 만나 은어를 주고받으며 가격 인상 시점을 협의했다. 서로의 점유율을 침범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한 회사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가 따라 올렸으며, 입찰에서는 미리 정한 순서대로 양보했다. 흔히 사용하는 항생제, 피임약, 소염진통제, 당뇨약은 물론 항우울제, 뇌전증약,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광범위한 의약품이 포함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미국의 제네릭 시장은 완전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 특정 성분을 생산하는 기업은 서너 곳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참여자가 적고 서로를 빤히 아는 좁은 업계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기보다, '아무도 경쟁하지 않기'로 담합하면 모두가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적발되더라도 부과되는 벌금이 담합으로 번 돈보다 적다고 판단했기에, 이들에게 담합은 합리적인 사업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가격담합 문제로 산도즈가 4억 7850만 달러(약 6760억 원), 타로 파마슈티컬즈가 4억 1900만 달러(5920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그 외에 글렌마크, 래닛, 바우쉬, 아포텍스, 헤리티지 등도 9650만 달러(1360억 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노바티스는 소송 진행 과정이던 2023년 제네릭 사업부인 산도즈를 분사했는데, 이를 두고 담합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챙기고 법적 책임만 떼어내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카르텔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많은 제약기업이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분명한 것은, 약값 절감을 위해 도입된 제네릭 의약품 제도가 본연의 목적을 잃었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들과 환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가격 인하가 벌칙이 되는 시장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 1일부터 제네릭 의약품 약가 개편안이 담긴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한국의 제네릭 의약품 가격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약가 산정 비율(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대폭 낮춘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약값을 낮추려는 합리적인 개편처럼 보이지만, 제도의 이면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제네릭 시장은 가격 경쟁을 통해 약값을 낮추는 유인이 전혀 없는 기형적인 구조다. 단지 정부가 기준 상한가격을 정하면 기업은 그 최고가에 맞춰 약을 파는 데 급급하다. 예를 들어 기존 신약이 1000원이었다면,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등재되는 순간 상한가는 450원(가산 대상 제외 시)으로 고정된다. 그리고 이 상한가는 곧 시장의 실제 판매가격으로 굳어진다.

한국은 성분명이 아닌 상품명으로 처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사의 선택권이 절대적인데, 의사가 처방 약을 고를 때 '저렴한 약값'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값을 인하해 봐야 처방 증대를 기대할 수 없으니,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 없이 정부가 정해준 상한가를 판매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탓에 정부는 약가 인하를 '시장 경쟁 촉진' 수단이 아닌 '행정 처벌'용도로 활용한다. 제약기업이 판매촉진을 위해 의료기관에 금품을 제공하다 적발되면, 복지부는 해당 기업의 약값을 강제로 깎는 방식으로 처벌을 갈음한다. 자발적인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대단히 이례적이다.

가격을 정부가 일일이 통제하는 한국의 제네릭 시장에서 제약사가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오로지 '마케팅'뿐이다. 한국 제약기업들이 연례행사처럼 불법 리베이트 범죄로 도마 위에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격 담합일까, 제약산업 육성정책일까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가산 제도'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준혁신형 제약기업, 수급 안정 기여 기업 등에 약가를 얹어주는 특혜다. 정부는 십여 년 전부터 제약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열심히 하는 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하고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런데 이 '혁신'은 소수 정예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된 곳은 47개 사로 국내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이번 개정안에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이라는 항목까지 신설되었다. 아쉽게 혁신형에 들지 못한 기업들까지 품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불법 리베이트 처벌로 혁신형 지위를 박탈당했던 기업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기존에는 '행정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자격을 박탈하던 것을 '위반 행위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로 완화했다. 적발된 기업이 행정소송으로 처분을 미루며 시간을 끌어 5년만 버티면, 혁신형 제약기업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면죄부를 주는 셈이다.

가산되는 금액의 규모도 막대하다.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에는 10~50% 수준의 약가 가산이 붙는다. 예를 들어 연간 투약 비용이 약 80만 원가량인 항응고제가 특허 만료된다고 가정해 보자. 제네릭이 등재될 때 가산 없이 일반적인 45% 산정률을 적용하면 약값은 36만 원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혁신형 제약기업이 만든 약은 성분과 함량이 동일함에도 가산을 받아 55만 원이 된다. 이 19만 원의 차액은 고스란히 환자의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이 막대한 추가 약제비는 환자의 건강 증진이나 건보 재정의 원활한 운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로지 제약기업의 돈벌이를 돕기 위한 국책 사업의 재원으로 쓰일 뿐이다. 백번 양보해 기업이 그 수익으로 훌륭한 신약을 개발한다 쳐도, 이는 개별 기업의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될 뿐 환자를 직접적으로 이롭게 하거나 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 길이 결코 아니다.

미국의 제네릭 가격담합 사건은 소수 거대 제네릭 제약기업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은밀하게 제네릭 가격을 높여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킨 범죄였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기나긴 소송을 통해 제약사들은 그 불법행위의 대가를 뒤늦게 치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와 기업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맞춰 합법의 탈을 쓴 채 짬짜미로 약값을 높여주는 행위를 대놓고 벌이고 있다. 왜 애꿎은 환자들이 왜 자신과 무관한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지갑을 더 열어야 할까?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조성된 공적 재정이다. 특정 제약기업의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동원되는 제도가 아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한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그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들의 사적인 가격 담합은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기에 적발이 어렵다. 하지만 국가 제도로 둔갑한 담합은 버젓이 문서에 다 적혀있다. 우리가 그것을 읽어낼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일 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에도 실립니다.

#제네릭의약품 #제약회사 #가격담합 #혁신형제약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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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을 또 공격 대상으로 만들어”…조희대 ‘서면제청 논란’에 판사들도 부글부글

수정 2026.08.21 07:22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의견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관 후보를 서면으로 제청한 것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관들은 “제청권을 지키겠다며 법원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조 대법원장의 리더십이 더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현직 법관들 “조희대, 이재명 사건 파기환송 사태부터 ‘설명없는 독선’ 반복”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법관들 사이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 이상 청와대와 의견차를 좁힐 수 없다’고 판단해 최종 합의가 되지 않은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이 이미 반년 이상 지연됐고, 약 3주 뒤 이흥구 대법관까지 퇴임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협의가 되기만 기다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정한 뒤 대면으로 임명 제청하는 게 관례였는데,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이를 깨고 서면으로 후보 2명을 통보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협의 중’이라는 이유로 장기간 대법관 공석을 방치했던 조 대법원장이 끝내 청와대와의 불협화음을 드러내 사법부 전체가 곤경에 처했다는 불만도 크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조금이라도 양보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협의가 정말 불가능했겠느냐”며 “원하는 후보가 달랐더라도 (청와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서면 제청’ 형태로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신호를 드러낼 필요도 없었다”며 “아무리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중요하다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다시 법원 전체가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후폭풍도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과의 관계 악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아온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 논란’으로 재차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본인 소신대로 제청할 생각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미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5월 대선 직전에 나온)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 때부터 주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단 내지른 다음에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이미 신망을 많이 잃었고,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지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상한 과학의 나라 ACE

“독단적 제청권 삭제해야” “정부와 ‘밀실 협의’ 관행 자체가 문제” 주장도

대법원장이 대법관 최종 후보를 제청할 권리를 독점하고,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밀실 협의’를 진행하는 인선 체계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수도권 법원의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에게 동료를 선택할 구성권을 주는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대법원장의 독단적인 임명 제청권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비공개로 협의하는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일상을 좌지우지할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이 사람, 저 사람 주고받는 것을 관행이라 할 수 있느냐”고 썼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법관 자리가 대법원장의 낙점으로만 채워진다고 인식되는 순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추락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4명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군을 다시 추려도 될지 물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최고법원의 구성을 소수의 고위 법관이 밀실에서 좌우하는 것이야말로 사법의 독립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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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中 왕이 만나 "한반도 문제 긴밀한 소통 이어가야"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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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8/21 09:26
  • 수정일
    2026/08/21 09: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왕이 "미국의 대북 적대적 정책 포기가 긴장 해소 방법"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6.08.21. 07:28:01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전략적 소통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왕이 부장을 접견해 "작년과 올해 연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양국 정부가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수평적,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당부하고 시 주석과의 회동을 예정하며 "양국 국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풍성한 성과를 함께 만들어 가고 한중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의 상호 국빈방문을 통해 도출된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한중관계가 안정적인 발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내년 수교 35주년을 뜻깊게 맞이할 수 있도록 양국 정상이 합의한 분야별 후속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날 왕 부장은 위 실장과도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2021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이 약 5년 만에 복원된 것이라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위 실장은 왕 부장에게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을 소개했다. 종전협상을 위한 다자 대화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위 실장은 북한의 핵개발 중단에서 시작하는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비핵화 접근 구상을 설명하며 중국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한반도 정세에 관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이 대통령 및 위 실장과의 회동 내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소개한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위 실장에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하며 "한반도 긴장 해소의 근본적인 방법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포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왕 부장은 이 대통령 접견에선 "중국을 포용하는 것은 미래를 포용하는 것이고, 중국과 동행하는 것은 기회와 동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기자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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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김여정 부장, 한국에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 담화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8/2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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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이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축소 조치 등 국제 현안 전반에 입장을 낸 다음 날인 20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담화 전문을 보도했다.

 

김여정 부장은 “한국 땅에서 벌어지는 미한의 대규모 침략전쟁 시연인 ‘을지 프리덤 실드’가 시작되자마자 된서리를 맞았다”라면서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 하던 ‘전쟁놀이’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처지가 가엾고 불쌍하다는 뜻)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어서 이번처럼 사전 논의도 없이 시작되자마자 창졸간에 몸통이 잘린 반쪽짜리 연습, 노른자위가 빠진 빈 껍데기 연습으로 되기는 사상 처음 있는 ‘변고’일 것”이라며 “미 통수권자의 일방적인 지령에 따라 쌍방 간 조율도 없이 미군이 꼬리를 사려도 항변 한마디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의 숙명”이라고 지적했다.

 

김여정 부장은 한국 정부를 향해 “차라리 이 기회에 철두철미 예속적인 자기의 처지나 제대로 학습하고 생존의 답을 찾는 것이 어떻겠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올 데 갈 데 없는 ‘괴뢰’의 숙명적 처지를 이제는 스스로 알 때도 되었다”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을지 자유의 방패 축소 조치를 밝히자 19일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한 바 있다.

 

아래는 담화 전문이다.

※ 원문의 일부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편향적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전문 출처는 미국의 엔케이뉴스(NKnews.org)입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담화 발표

(평양 8월 20일발 조선중앙통신)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20일 《그리도 즐겨하던 전쟁놀이를 못하게 된 서울의 가긍한 처지》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한국 땅에서 벌어지는 미한의 대규모 침략전쟁 시연인 《을지 프리덤 실드》가 시작되자마자 된서리를 맞았다.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 하던 《전쟁놀이》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한국에 있어서 이번처럼 사전 논의도 없이 시작되자마자 창졸간에 몸통이 잘린 반쪽짜리 연습, 노른자위가 빠진 빈 껍데기 연습으로 되기는 사상 처음 있는 《변고》일 것이다.

미 통수권자의 일방적인 지령에 따라 쌍방 간 조율도 없이 미군이 꼬리를 사려도 항변 한마디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의 숙명이고 단 한 번의 합동군사연습 축소에 국가 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나라가 바로 국방과 안보를 외세에 내맡기고도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차고 넘친다.》고 자평하는 한국이라는 실체이다.

제일 하고 싶던 《전쟁놀이》를 못 하게 되어 시르죽은 꼴이 된 한국의 처지는 그들이 자랑하던 《미한 혈맹》의 주종 관계 구도를 선명히 그려주고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번 돌발 사태는 상전에 대한 맹신에 빠져 핵보유국이 관제하는 지역의 역학 구도를 바꿔보겠다고 쉼 없이 설레발을 치던 한국 당국의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망상과 안보관이 초래한 응당한 참사이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인과응보라고 하는 것이다.

서울 위정자들이 상전의 무시를 당한 저들의 민망스러운 처지를 가려 보려고 그 무슨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 계기》니, 《관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단초》니 하며 딴전을 피우고 있지만 누가 보아도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는 트럼프의 《연습 축소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느니, 《고심이 담긴 큰 결정》이라느니 하는 낯간지러운 소리로 아첨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자주국방》과 《독자적인 군사력 확보》를 운운한 이재명의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은 한국의 불안 초조한 모순 심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안보 지원이 더 이상 공짜가 아니라는 것은 세계가 목격하고 있는 눈앞의 현실이다.

무정한 상전의 환심을 사자면 아마 땅덩어리를 다 섬겨 바쳐도 모자랄 것이다.

차라리 이 기회에 철두철미 예속적인 자기의 처지나 제대로 학습하고 생존의 답을 찾는 것이 어떻겠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올 데 갈 데 없는 《괴뢰》의 숙명적 처지를 이제는 스스로 알 때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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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축소·북핵 인정 트럼프…조선일보 “李정부, 항의는커녕 손뼉만”

[아침신문 솎아보기] 트럼프 “북핵 57개” 인정에 한반도 비핵화 침묵 파장

북미, 한국 패싱 우려에 중앙일보 “구경꾼으로 전락해선 안돼”

핵무장 카드 꺼낸 국힘… 한국일보 칼럼 “독자 핵무장 카드 꺼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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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8.21 07:42

  • 수정 2026.08.21 07:5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 개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는 북한의 핵무기 수량을 거론하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허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결정하고, 그간 금기시해온 핵무기 숫자를 인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이재명 정부가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면서 “국민을 속일 작정인가”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경향신문 등도 정부가 북미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북핵 인정? 조선일보 “한반도에 재앙”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재진에 연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완전한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 대북원칙을 허무는 듯한 발언이다.

이에 주요 일간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그의 진의를 분석했다. 아래는 21일 주요 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이다.

▲8월21일 주요 일간지 1면. 사진 클릭 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트럼프 “북핵 57개” ‘비핵화’도 뒤집나>

국민일보 <비핵화 허무는 트럼프 “北 핵무기 57개”>

동아일보 <비핵화 지우는 트럼프 “北에 강력 핵무기 57개”>

서울신문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흔드는 트럼프>

세계일보 <트럼프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원칙 위기>

조선일보 <트럼프 “北, 핵 57개” 비핵화엔 입 닫았다>

중앙일보 <핵 수량까지 거론, 굳어지는 북핵 용인론>

한겨레 <트럼프 “북한 핵무기 57개 보유” 비핵화 빼고 김정은과 만나나>

한국일보 <57기는 어쩔 수 없다? 트럼프, 북핵 타협 시사>

중앙일보는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1면 보도에서 “그간 북한은 핵역량을 고도화해 왔지만, 국제 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해 구체적인 수량은 기밀이자 금기였다. 하지만 이날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북핵 숫자가 공개되면서 북한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단계이 이른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는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북한은 줄곧 대화 재개 조건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내걸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의 구체적인 핵무기 숫자를 언급한 것은, 북한 핵보유를 인정하면서 핵 프로그램 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거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한미가 30년 넘게 유지해온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가 무너지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외교로 국내 여론을 바꾸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대 이란 전쟁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에 쏠린 유권자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싶은 것은 자연스럽다. 당분간 일부러라도 대북 외교의 비중을 키울 공산이 크다”며 “회담 성사의 관건은 양측 다 성과로 주장 가능한 비핵화 관련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트럼프가 북한 핵무기 수치를 거론한 것은 기존 핵무기 폐기가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는 게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크로닌 의장 생각”이라고 밝혔다.

▲8월21일 조선일보 사설.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에 방관자로 남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특히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가 북미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사설 <자주·주권 외치던 정권, 美 일방 훈련 축소엔 “경의 표한다”>에서 “(한국 정부는) 동맹의 핵심인 연합 훈련이 사전 통보도 없이 흐지부지됐는데도 항의는커녕 손뼉만 친다”며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100개가 넘는 군사·안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환 검증이 어려운데도 청와대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방장관도 ‘상관없다’고 했다. 시험도 안 치르고 합격점을 받았다고 국민을 속일 작정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김정은이 원하는 거짓 평화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최악의 여건이다. 한반도에 재앙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했다.

▲8월21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비핵화 없는 북·미 대화, 최악의 시나리오 될 수 있다> 사설에서 “엄중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대응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당장의 핵 능력 증강을 막는 것은 시급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현실론과 인정의 경계가 흐려져 북한의 핵 보유가 굳어지고 비핵화가 목표에서 사라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급박한 변화 속에서 정작 우리 정부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미국의 결정에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북한마저 이를 조롱하는 모습은 트럼프 1기 당시 불거졌던 ‘코리아 패싱’ 논란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며 “북미 거래의 구경꾼으로 전락해 국가 안보를 저당잡히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8월21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비핵화’ 얼버무린 트럼프, ‘고작 훈련 축소냐’는 김정은> 사설을 내고 “정작 곤경에 빠진 것은 한국이다. 동맹 간 군사훈련이 반 토막 나고 협상에서 소외될 우려가 크지만 진작 핵 동결로 대화의 문턱을 낮춘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응원해야 하는 처지”라며 “한반도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각각 페이스메이커와 중재자로서 역할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했다.

▲8월21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사설 <핵무기는 생존 위협, 트럼프는 북미회담 목적 분명히 해야>에서 “동맹의 균열이 심각한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띄워줄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의 마이웨이에 북한은 기세가 등등해 한국은 갈수록 외면당하는 처지다. 우리의 사활이 걸린 비핵화는 미국도 북한도 관심 밖이다. 이 대통령이 자처한 페이스메이커가 경기에 끼지 못하는 방관자로 남아서야 되겠나”라고 밝혔다.

▲8월21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북핵 숫자 언급한 트럼프, 미국의 ‘한반도 해법’ 변화에 대비해야> 사설에서 “한국은 북미 대화 추진을 섣부르게 낙관하거나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방관자처럼 지켜볼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유감스럽지만, 한·미관계가 원활하지 못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이 소외되거나 국익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핵무장 카드 꺼낸 국민의힘… 한국일보 고문도 “독자 핵무장 카드 꺼내야”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등에선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으로, 북핵 문제를 ‘비핵화’가 아닌 핵무장으로 덮겠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5면 <안규백 “전술핵 받아들이면 안 돼”… 국힘 “제한적 핵무장 필요”> 보도에서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한국도 ‘핵 균형’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무장론은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8월21일 중앙일보 3면 보도.

중앙일보도 3면 <점점 멀어지는 ‘북 비핵화’… 동북아 핵무장론 거세진다> 보도에서 “(미국이 북핵을 인정할 경우) 한국의 대북 방어 체계의 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북핵 위협은 여전한데, 미국의 핵 방위 공약은 약해진다면 한국 내에서 핵무장 여론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핵은 핵으로만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등 주변 국가 역시 핵무장을 고려하는 동북아 ‘핵 도미노’로 이어지고, 역내 군사적 긴장이 크게 올라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8월21일 한국일보 칼럼.

이런 가운데 이준희 한국일보 고문은 칼럼 <전작권, 평화협정 운운할 때가 아니다>에서 “핵 카드를 포함한 국가생존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고문은 “북핵 능력이 목전의 위협으로 다가든 반면, 미국의 핵억제 능력과 의지가 불분명해진 현 상황은 국가생존전략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한다”며 “우리는 그동안 유보했던 독자핵무장 카드까지 빼들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NPT 제10조 ‘위협받는 비상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탈퇴할 수 있다’도 명분”이라고 했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델리민주 갈무리

김민석 “조희대씨, 물러나야”… 한국일보 “감정적이며 경박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대법관 후보 조율 없이 대법관 후보 2명을 서면 제청해 논란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석 신임 민주당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씨’로 부르면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다.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6면 <대법원장 제청 거부된 적 없었는데… 딜레마 빠진 청와대> 보도에서 “민주당이 20일 청와대가 원치 않는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 공세를 이어간 반면, 청와대는 침묵 속에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전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임명을 거부할 경우 이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독립적인 제청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전례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5면 <민주당, 조희대 탄핵 카드는 신중 전국에 ‘물러가라’ 현수막 내건다> 보도를 통해 “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협의 없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 임명을 제청한 것을 두고 자진 사퇴 요구를 이어갔다. 탄핵소추 시 역풍이 불 수 있고, 인용될 가능성도 낮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8월2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여당이 대법원장 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與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을 위반해 가며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식이다. 실상은 정반대에 가깝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헌법이 정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지금 왜 처음부터 대법원장이 대통령이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를 제청하지 않았냐고 화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헌법에 따라 양심에 따라 대법원장이 내린 결정에 대해 여권 전체가 맹비난하고 있다”며 “대법원장은 대통령 뜻을 받드는 허수아비 노릇을 하라는 뜻이다. 여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8월21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조희대씨”라는 여당 대표의 가벼운 처신> 사설에서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 조율을 위한 협의 자체를 거부한 책임도 있는 만큼 집권 여당 대표의 표현은 감정적이면서 경박하다”며 “여당이, 입법부가 사법부 위에 있다는 인상을 주는 언행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했어야 한다. 다수당의 완력 과시가 여전하다고 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대면 협의 관례를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인사와 다르다고 해서 대법원장이 협의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청와대 책임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8월21일 한국경제 사설.

한국경제는 사설 <선 넘는 與의 사법부 공격… 삼권분립 원칙 지켜야>를 내고 “여당도 관례를 깬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있지만 대법원장의 인격을 모욕하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즉각적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지금 여당에서 나오는 언어는 진화가 아니라 심각한 퇴행을 보여주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이 대통령의 선거법 재판 파기환송 후 자리잡은 양측의 깊은 불신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제는 “여권은 과도한 공세를 자제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대법관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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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청년 임대주택 갈등에 조선 “청년 주거, 이재명 정권이 망쳐”

▲8월21일 경향신문 사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에 청년 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을 놓고 지난 20일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용산공원 일부 주택부지 활용, 서울시 전향적으로 협의해야> 사설에서 “현재 서울의 주택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급등하는 집값·전셋값에 청년과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극심하다.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유감스럽다”며 “여의도보다 넓은 용산공원 중 일부 구역에 제한적으로 주택을 짓고 나머지를 녹지로 보전하는 방안조차 반대하는 서울시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8월21일 조선일보 사설.

반면 조선일보는 <용산 개발 핑계 내세운 “청년 주거 현실”, 李 정권이 망친 것 아닌가> 사설에서 “환경 보존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던 민주당 정권이 공원을 허물고 거기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현실을 망쳐 놓은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 정권이다. 보수 정권 때는 안정돼 있던 집값을 천정 부지로 올려 놓아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자신들의 말을 뒤집을 정도로 다급해진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우리 정부가 정화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는 방침이라도 세웠는지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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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개 보유” 숫자 첫 공개···“연내 만나겠다”며 대화 목표엔 답변 회피

수정 2026.08.20 08:44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57개를 갖고 있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처음 공개하면서, 대화 재개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북한이 정상회담 조건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대화 재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편지를 교환했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 내가 그와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선 안 됐지만, 그는 이미 갖고 있고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수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6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을 아주 잘 아는데,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만 자신이 김 위원장과 친하고 ‘똑똑한 대통령’이기 때문에 북핵 위협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재개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간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 온 만큼 굳이 ‘비핵화’를 거론함으로써 대화 재개 동력을 약화하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북한을 겨냥해 ‘대규모 전쟁 훈련’을 벌인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솔직히 말해, 적어도 내 임기 동안에는 매우 잘 행동해 온 누군가에게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누군가는 김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이든 한국이든 다른 나라들도 내가 대통령일 때 다른 누군가가 대통령일 때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서 “나는 그와 사이가 좋고,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적어도 앞으로 2년 반 동안은 어떤 일도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지 않은 한국에 재차 불만을 표했다. 그는 “한국은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의 60%를 들여오는 데도, 내가 ‘도움을 주겠느냐’고 물으니 ‘사양하겠다’고 했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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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사태가 더 부끄러워진 日 고시엔 '패자의 돌풍'

[이종성의 스포츠 읽기] 스포츠의 사회적 가치를 일깨운 아리아케의 '뜨거운 여름'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6.08.20. 06:28:10

한국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의 화려한 모습이다. 미디어와 프로야구 관계자들도 이들의 초고교급 퍼포먼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지만 여름철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고교야구 대회의 지향은 선수들의 뛰어난 실력을 가리는 데에만 있지 않다. 야구의 사회적·교육적 가치를 어떻게 확산시키느냐 역시 이 대회의 중요한 목표다.

아리아케의 뜨거운 여름

지난 5일 개막한 제108회 여름철 고시엔에서 재확인된 고교야구의 사회적 가치가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구마모토 현(縣) 대표로 이 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아리아케(有明) 고교가 주인공이었다. 구마모토 현은 7월 28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39명이 사망하고 9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생겨난 곳이다.

아리아케는 고시엔 대회에서 3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아리아케의 승리 소식에 대피소에 있던 구마모토 주민들은 "지진 피해를 잠시 잊고 응원했다. 아리아케 덕분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리아케 고교를 응원하기 위해 구마모토에서는 원정 응원단도 꾸려졌다. 응원단은 숙박비를 절약하기 편도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밤샘 버스로 왕복했다. 일본 언론은 아리아케 응원단에 '열정적인 탄환 응원단'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이들은 '자강불식(스스로 힘써 쉬지 아니함)'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인상적인 응원을 펼쳤다. 아리아케 선풍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자 100여 명에 불과했던 원정 응원단은 18일 8강전에 1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원정 응원단에 합류할 수 있는 아리아케 고교 취주악부 단원은 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기에 시민악단 멤버 20여 명이 결합했다. 이들은 계속되는 여진 속에도 합동 연습을 실시해 야구 응원에 힘을 보탰다.

▲ 구마모토현 대표로 2026년 여름철 고시엔에 출전한 아리아케 고교 응원단 ⓒSankei Shimbun

"플레이 플레이 구마모토", 상대팀도 외친 응원 함성

아리아케 고교에 대한 응원은 구마모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고시엔 구장을 찾은 팬들 역시 재난의 상처를 딛고 역전승 드라마를 써낸 아리아케 고교의 분투에 갈채를 보냈다.

흥미로운 대목은 상대 팀도 아리아케 고교의 분전에 진심어린 연대감을 표했다. 2차전에서 아리아케와 격돌한 나가사키 니치다이(長崎日大) 고교 응원단은 "힘내라 구마모토"를 연호했다.

3차전에서 아리아케에 패한 히가시닛폰다이 쇼헤이(東日大昌平) 고교의 투수는 "아리아케 선풍이 계속돼 아리아케가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후쿠시마 현을 대표해 고시엔에 출전한 히가시닛폰 쇼헤이의 응원단도 재난의 아픔을 공유하는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후쿠시마도 2011년에 피해를 입었습니다. 경기에는 졌지만 지금은 모두 구마모토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리아케에 당한 패배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18일에 펼쳐진 아리아케 고교와 겐다이 다카사키(建大高崎) 고교와의 8강전에서도 아름다운 응원전이 이어졌다. 겐다이 다카사키 고교 응원단이 "플레이~ 플레이~ 아리아케, 플레이~ 플레이~ 구마모토"를 목청껏 외쳤다. 경기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록 10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0대 1로 패했지만, 아리아케 고교는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함성이 우리 팀을 여기까지 이끌어줬다"며 승패를 초월한 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아리아케 고교 주장 사네다 사토시의 아버지는 18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구마모토 지진으로 집이 전부 파손됐지만 아들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10년 전 악몽이 떠올랐지만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줬다. 가슴을 펴고 구마모토에 돌아와 줬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상대팀인 아리아케 고교에 응원의 함성을 보낸 겐다이 다카사키 고교 응원단 ⓒHochi Shimbun

승부의 세계를 넘어 좌절과 패배의 휴먼 드라마를 담은 미디어

고시엔 소식을 전하는 일본 미디어들은 패배한 팀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이는 아리아케 고교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흔한 일이다. 방송사들은 패한 팀이 분루를 삼키며 고시엔 구장의 흙을 담는 장면을 승리 팀이 도열해 힘차게 교가를 부르는 장면 이상으로 강조한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3746개 고교 야구부가 있다. 이 가운데 49개 팀만이 지역 예선을 거쳐 여름철 고시엔에 출전한다. 물론 승자는 오직 한 팀이다. 나머지 48개 팀은 결국 패자다.

이렇게 시각을 달리하면 고시엔 대회는 '패자들의 향연'이다. 미디어들은 승자의 환희를 일군 고된 과정에 뿌려진 패자의 눈물과 그 의미를 놓지지 않는다.

일본 미디어가 패한 팀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또 있다. 3학년 선수 대부분에게 여름철 고시엔 대회는 야구선수로서의 은퇴 경기에 다름아니다.

많은 선수들은 졸업과 함께 야구선수의 길이 아닌, 진학이나 일반 취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비록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해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야구에 바친 패자들의 값진 청춘 역시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격려와 애정을 렌즈에 담아 낸다.

▲ 8강전에서 패배한 아리아케 고교 ⓒNikkan Sports

재난 극복 희망을 던진 야구, 역사적 상처에 소금 뿌린 야구

일본은 자연재해가 많은 국가다. 그래서인지 일본 야구는 재난 극복의 원동력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1995년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오릭스 블루웨이브가 대표적이다. 당시 오릭스는 '힘내자 고베'라는 구호를 내걸고 유니폼 오른팔 소매에 그 구호를 문구로 새겨넣었다.

1995년은 한신 아와지 대지진이 발생한 해다. 6000명이 사망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많은 고베 주민들이 연고지 프로야구팀 오릭스의 활약과 그들이 보여준 연대 의식에 큰 힘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2011년에는 일본 동북부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미야기 현의 현청 소재지 센다이도 큰 피해를 입었다. 대지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2년 뒤 센다이를 연고지로 하는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라쿠텐이 일본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센다이 시민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라쿠텐을 이끈 호시노 센이치(1947~2018) 감독은 "대지진으로 고난을 당한 여러분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지난 3년 간 싸워왔다"는 소감으로 우승 이상의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사회적 연대를 잊지 않는 이같은 스포츠 정신이 아리아케 고교를 올해 고시엔 대회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린 동력이자, 구마모토는 물론 일본 전역에 반향을 일으킨 저력이다.

다시금 지난 6월 한국 고교야구 대회에서 벌어진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구호 사태를 되돌아 본다. 어린 선수들을 향해 철없다고 손가락질 하기 전에, 이를 정치 이슈로 끌어올린 목소리 큰 이들의 셈법에 휘말리기 전에, 한국 스포츠에 존중과 배려, 사회적 의식이 아직 남아있는지를 살펴볼 때다.

아리아케 야구부를 향해 상대팀과 일본 전역에서 울려퍼진 승부의 세계를 초월한 응원 함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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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프레시안> 스포츠 전문기자 시절, 스포츠와 사회·문화·역사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에 주목했던 언론인 출신 학자다. 이후 축구의 본고장 영국으로 건너가 드몽포트대학교에서 '남북한 축구사'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야구의 나라>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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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양평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여현정 정치생명 끊겠다' 녹취

정청래 대표 체제 1년 조직 관리가 남긴 후유증…김민석 신임 대표는 부산서 계파정치 경고

당에 쓴소리한 군의원 겨냥한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발언 녹취 확인

탄핵 반대 서명 주도 인사 도의원 공천 강행에 당원 반발 묵살

남원 당원권 정지·광주 대리투표 기각 등 같은 구조 전국 반복

2026-08-20 08:15:21

 

김민석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곳은 부산이었다. 그 자리에서 계파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6·3 지방선거를 치른 지역 곳곳에서 같은 종류의 민원이 중앙당으로 올라온 뒤였다. 공천에서 밀려난 쪽과 살아남은 쪽을 가른 기준이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이다.

경기 여주양평은 그 물음이 가장 선명하게 남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 현직 군의원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말한 녹취가 확인됐다. 대상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전국에 알린 여현정 전 양평군의원이다. 여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은 20일 오후 4시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선고는 10월쯤으로 예상된다. 결과에 따라 피선거권을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재판이 막바지로 가는 동안 그가 소속 정당에서 받아 든 문서는 소명서 제출 요구였다.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공문을 받고서야 알았다.

"여현정이 정치생명 끊을 수도 있어" 녹취

여주양평 지역위원회는 최재관 전 위원장이 공공기관으로 옮긴 뒤 최성원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여 전 의원은 사무국장 임명을 비롯한 지역위 운영 방식에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직무대행이 제3자에게 한 발언은 녹취로 남았다.

같은 녹취에는 이런 대목도 담겼다. "여주에 있는 애들은 나한테 다 머리 조아리고 있는데 양평 촌에서 군의원 하나가 나한테 대들면." 당원 수를 두고는 "천명밖에 더 있냐고"라고 했다.

여 전 의원이 군의회에서 파고든 대상은 양평군의 개발 인허가였다. 산지 복구 공사를 내세워 택지를 개발한 사건은 감사원 감사로 이어져 공무원 25명에 대한 징계 요구가 내려왔다.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의 7000평 규모 주택 건은 진입로 폭과 도시계획 심의를 건너뛴 채 여러 건으로 쪼개 허가가 났고, 경기도 감사에서 견책 요구로 정리됐다. 지역에서 이런 문제를 계속 들춘 군의원이 정작 자기 당에서는 징계 대상이 된 것이다. 여 전 의원은 사법과 검찰에 언론까지 합세해 자신의 정치 생명을 끊으려 한다고 봤다.

징계 청구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취재진이 최 직무대행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당규상 당원 징계 건이 올라오면 시도당은 지역위원장에게 의견을 묻는다.

탄핵 반대 서명 주도 인사에게 도의원 공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주양평에서는 김동현씨가 도의원 후보로 공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서명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당원들이 이력을 뒤늦게 알고 반발했지만 공천은 그대로 갔다. 지역위원장 직무대행과 공천을 받은 시·군의원 후보들은 중앙당사 앞까지 몰려가 공천 유지를 요구했다.

여 전 의원 쪽은 경기도당에 청원을 내고 중앙당에는 재심을 요구했다. 어느 쪽에도 목소리가 닿지 않았다. 항의가 이어지자 지역위는 당원 단체대화방을 폐쇄했다. 여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제를 제기하자 최 직무대행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분열을 선동한다며 경기도당에 관련자 징계를 요청했다.

결과는 참패였다. 양평군수 자리는 국민의힘 전진선 군수가 2800표 차로 지켰다. 양평군의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권수현·임정숙 의원 두 명뿐이다. 여 전 의원은 "결과는 처참합니다"라고 했다.

지역위원장 자리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직무대행 체제로 남았다. 조주연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함께 신청해 단수 후보가 아니었는데도 당원 투표는 없었다. 당연히 투표로 갈 줄 알았는데 단수 임명 통보를 받았다는 게 여 전 의원의 설명이다. 여주양평을 계속 사고 지역위원회로 묶어 두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당원이 많다고도 했다.

신천지 옹호 매체가 때리는 동안 지역위는 성명서 거부

선거 국면에서 지역 인터넷 매체 양평신문고는 여 전 의원을 겨냥한 기사를 잇달아 실었다. 이 매체는 신천지 광고를 다수 게재하고 이만희 총회장을 옹호하는 글을 실어 왔다. 이만희 총회장 구속 이후에는 종교 탄압과 고령자 인권 문제라는 논리의 글이 계속 올라왔다. 8월 17일자로도 같은 맥락의 글이 게시됐다. 발행인은 복지재단 이사장을 겸하면서 재단 활동에 신천지 자원봉사자를 데려온다.

여 전 의원은 지역위 차원의 성명서 발표를 안건으로 올렸다. 최 직무대행은 거부했다. 뉴탐사가 확보한 녹취에서 그는 기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성명서를 한번 내면 이게 지금 3개월 동안 계속 그런 기사가 올라올 텐데"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유는 중립이었다. "저희는 중립이잖아요. 중립." 끌려다닌다는 말의 대상을 묻자 그는 상대 후보자를 꼽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해당 사항이 없다고 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조사도 하지 않은 단계였다.

여 전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신청했으나 성립되지 않아 고소 절차를 밟고 있다. 19일 경찰과 통화해 고소장을 추가 접수했다.

"인지 못 했다"는 정청래, 남원과 부산에서 반복된 구조

취재진은 전당대회 출마 선언 직후 국회에서 정청래 당시 후보에게 여주양평 상황을 물었다. 지역위원장 단수 임명과 탄핵 반대 서명 주도 인사의 공천 강행을 알고 있었는지, 알았다면 왜 그대로 갔는지가 질문이었다. 답은 짧았다. "지금 말씀하신 부분은 제가 인지를 잘 못 하고 있고요." 지역위원장 문제는 조직팀 소관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넘어온 인사는 무조건 공천하라는 중앙당 지침이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없어요"라고 잘라 말했다.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당 관계자들의 제지가 들어왔다.

같은 구조는 여주양평에만 있지 않다. 전북 남원에서는 지역 토착 세력과 얽힌 비리를 질의한 이숙자 의원이 과도한 자료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품위 유지 위반에 걸려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고 사실상 컷오프됐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19일 광주에서 대리투표 장면이 동영상으로 남은 정달성 전 시의원의 제명 제소를 기각했다. 윤리심판원 구성은 정청래 전 대표 시절 이뤄졌다. 뉴탐사는 19일 부산 취재에서도 공천 관련 제보를 다수 확보해 보강 취재를 진행 중이다.

여 전 의원은 6월 말 군의원 임기를 마쳤다. 지금은 지역위 활동을 하지 않고 민주당 당원으로 지지자들과 지내고 있다고 했다.

20일 결심 공판에는 김건희 씨 명품 디올백 사건을 촬영한 최재영 목사도 함께 법정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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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한미 UFS 대폭축소.."전혀 흥미없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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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8.20 00:12
  •  
  •  수정 2026.08.20 00:14
  •  
  •  댓글 0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실드’(UFS) 대폭 축소 지시에 대해 북한이 '평할 가치도 없으며 전혀 흥미없다'는 싸늘한 반응을 내놓았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문 발표한 '주요 국제문제들과 관련한 입장'에서 "며칠전 미국대통령이 돌연 발표한 미한합동군사연습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것이 아니"라는 것, 또 "이번에 축소되였다는 연습과정이 이미전에 진행된 련합훈련들에 의해 충분히 대체되고도 남는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우리는 개별적훈련의 축소나 단축이 아니라 현재까지 미한사이의 합동군사연습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여오고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것이 명백한 대조선 적대감의 숨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투시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북 적대적 본심이 바뀌지 않는 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 수준의 결정에는 일일이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관계가 좋다는데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미국과 한일 등이 '적대적인 대조선군사활동'을 맹렬히 벌이고 있다고 하면서, "조미 두 나라 지도자들사이의 훌륭한 관계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취해나가는 주권적행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적중하며 필수적인 것"이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켰다.

핵심적 국가이익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더욱 강한 억제력을 가질 때 지역의 안보구도가 보다 균형화, 안정화되게 되여있음을 립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전 지구적인 안보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는 주요 국제문제들'을 주제로 한 입장에서 세계 정세의 현황에 대해 "중동과 유럽으로부터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이르기까지 패권세력의 강권과 힘의 람용으로 긴장의 악순환이 항구고착"되었으며, "정의와 공평을 추구하고 국가의 안전과 리익수호를 도모함에 있어서 각국으로 하여금 자기의 원칙적 립장을 보다 명백히 할 것을 요구하고있다"고 밝혔다.

중동지역에서는 대결의 악순환이 지속되어 지역 국가들 사이의 불신과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전례없는 국제적 규모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유럽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강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대리전쟁의 수행자로 앞세워 '무장분쟁의 장기화국면이 보다 엄중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짚었다.

'조선(한)반도 지역은 '세계 최대의 열점지역'으로 칭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지정학적팽창시도와 과욕적인 무력증강행위로 말미암아 지역의 안전환경은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있다"고 평가했다.

북은 미국과 서방이 냉전 종식 이후 러시아를 겨냥해 체계적으로 안보위협을 증대시켜 현재의 우크라이나 위기를 초래한 것이 기본인자라는 견해와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하면서 "우리는 분쟁의 근원을 제거하는 길만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식시키고 지역의 지속가능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근본해결책으로 된다고 간주하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리익, 령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로씨야정부와 인민의 정의로운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성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러 사이의 협력은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부합되는 조약에 따른 것이며 주권적 권리행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퍼뜨리는 '북 추가파병설'은 '전혀 사실무근한 키예브의 자작극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힘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위험요소인 일본의 무분별한 군사적 팽창시도를 잠재적이며 전망적인 위협으로 심각하게 주시하고있다"고 지적했다.

북이 일본의 재군사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일본을 '군사적 목표'로 파악하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미 우리 군사지도부는 심각한 안보도전으로 변화하고있는 일본의 위협을 억제하고 제압 또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놓는 것을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하기 시작하였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일본이 잘못된 선택을 기도하려 한다면 이제는 즉시적이며 생존불가한 섬멸적 맹격을 직접 받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진화는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 것과 같은 자멸적 행위"라고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김 부장은 결론적으로 "우리는 국가의 안전리익과 지역안전환경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 미국으로부터 오고있다는 변함없는 현실에 립각하여 강력한 힘의 립장에서 위험을 제거하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식을 항시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주요국제문제들에 대한 립장 발표 (전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전지구적인 안보위기를 가증시키고있는 주요국제문제들과 관련하여 19일 다음과 같은 립장을 표명하였다.

최근 예측불가능성과 복잡다단함을 더욱 뚜렷이 하고있는 국제정세흐름은 세계각곳에서 지정학적위기를 증폭시키고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있다.

세계의 충돌과 혼란상을 대변하는 축도라고 볼수 있는 중동지역에서는 대결의 악순환이 지속됨에 따라 지역나라들사이의 불신과 불화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류혈사태가 끊기지 않고있으며 국제적판도에서 전례없는 정치경제적불안정을 고조시키고있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대리전쟁의 수행자로 삼아 로씨야에 전략적패배를 강요하려는 서방집단의 무모한 대결적기도로 하여 무장분쟁의 장기화국면이 보다 엄중한 단계에 들어서고있다.

세기를 이어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으로 되여온 조선반도지역에서도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지정학적팽창시도와 과욕적인 무력증강행위로 말미암아 지역의 안전환경은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있다.

중동과 유럽으로부터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이르기까지 패권세력의 강권과 힘의 람용으로 긴장의 악순환이 항구고착된 지구촌의 현황은 정의와 공평을 추구하고 국가의 안전과 리익수호를 도모함에 있어서 각국으로 하여금 자기의 원칙적립장을 보다 명백히 할것을 요구하고있다.

랭전종식이후 로씨야를 겨냥하여 체계적으로 증대되여온 미국과 서방의 안보위협이 현 우크라이나위기를 초래한 기본인자로 된다는 우리의 견해와 립장에는 변함이 없다.

유럽의 보다 나은 미래는 로씨야련방의 핵심리익과 의지와 무관하게 형성될수 없다.

우리는 분쟁의 근원을 제거하는 길만이 우크라이나위기를 종식시키고 지역의 지속가능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할수 있는 근본해결책으로 된다고 간주하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리익,령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로씨야정부와 인민의 정의로운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성원한다.

이 기회에 젤렌스끼패당이 고안하여 퍼뜨린 우리 군대의 《추가파병》설은 전혀 사실무근한 끼예브의 자작극이라는것과 우크라이나사태의 발단과 장기화의 책임은 전적으로 그 전제를 마련하고 조건을 키우고있는 미국과 서방에 있다는것을 명백히 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제반 협력은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부합되는 쌍방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철저히 준하고있으며 주권적권리행사의 합법적령역이다.

조로국가간조약의 동맹적성격에 부합되게 동맹체약국으로서의 의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항시 집중력을 잃지 않고있으며 무한히 책임적이다.

우리는 조선반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힘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위험요소인 일본의 무분별한 군사적팽창시도를 잠재적이며 전망적인 위협으로 심각하게 주시하고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일본의 재군사화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것은 그만큼 일본에 대한 관심 즉 그것들을 군사적목표로 간주하는 인식이 강해졌다는것으로 리해하여야 하며 따라서 일본의 안보가 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였다는것을 말해준다.

이미 우리 군사지도부는 심각한 안보도전으로 변화하고있는 일본의 위협을 억제하고 제압 또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놓는것을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하기 시작하였다.

다시말하여 일본이 잘못된 선택을 기도하려 한다면 이제는 즉시적이며 생존불가한 섬멸적맹격을 직접 받게 될것이라는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군사적진화는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것과 같은 자멸적행위로 된다.

우리는 국가의 안전리익과 지역안전환경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 미국으로부터 오고있다는 변함없는 현실에 립각하여 강력한 힘의 립장에서 위험을 제거하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식을 항시 유지할것이다.

며칠전 미국대통령이 돌연 발표한 미한합동군사연습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공격적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것이 아니다.

올해에만도 미국과 한국은 2월 련합공중훈련 《쌍매》,3월 련합소부대훈련과 대규모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쉴드》,4월 미한해군의 련합구조전훈련과 련합기뢰전훈련,련합대규모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5월 련합공군전술훈련 《허큘레스 가디언즈》,7월 련합군수지원훈련과 련합공중훈련 《쌍매》를 비롯하여 시공간적공백이 없이 각이한 공역과 령역에서 각종 명목의 합동군사연습을 지속적으로 벌려왔다.

이는 이번에 축소되였다는 연습과정이 이미전에 진행된 련합훈련들에 의해 충분히 대체되고도 남는다는것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번 전쟁연습이 그 누구의 공격을 가상한 방어적성격의 군사훈련이라고 강변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강화와 핵잠수함도입의 가속화를 운운함으로써 자기의 적대적정체성을 려과없이 로출시켰다.

우리는 개별적훈련의 축소나 단축이 아니라 현재까지 미한사이의 합동군사연습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여오고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있으며 이것이 명백한 대조선적대감의 숨길수 없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투시하고있다.

미국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것이다.

최근 조미량국지도자들사이에 소통이 있었다는 워싱톤발소식에 대해 말한다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며 아마도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하여 내가 알지 못하고있는 유일한 사안일것이다.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있다는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 밝힌바 있다.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

이는 세상이 다 알고있으며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은 변하지 않아왔고 미국과 그 추종무리들은 오늘 현재 이 순간도 적대적인 대조선군사활동을 맹렬히 벌리고있다.

마찬가지로 조미 두 나라 지도자들사이의 훌륭한 관계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취해나가는 주권적행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적중하며 필수적인것으로 된다는것을 상기시킨다.

력사와 현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더욱 강한 억제력을 가질 때 지역의 안보구도가 보다 균형화,안정화되게 되여있음을 립증해주고있다.(끝)

 

(출처 : [조선중앙통신] 2026.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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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나가라” 김민석에 조선일보 “여당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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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0 09:09
  • 수정일
    2026/08/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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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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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신문 “조희대 오만하기 짝이 없어” 한겨레 “조희대 사과하라”

용산공원 청년주택 계획… 한국경제·한겨레, 한목소리로 “충분한 숙의 필요”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6.08.20 07:42

  • 수정 2026.08.20 07:49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홍구 대법관 후임으로 각각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 임명 제청했다. 통상 대법관 제청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남의 자리를 갖고 대면으로 이뤄지는 관례가 있었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서면 제청하면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19일 부산 동구 부산광역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서면 임명 제청과 관련해 “사고치고 유리창 깬 다음에 퇴학시켜달라고 지금 공부 안 하겠다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며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발언했다.

▲MBC 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대법관 후보를 두고 6개월 넘게 이견이 있었다고 한다. 그 끝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대법관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 임명 제청을 한 것이다,

20일 아침신문들은 1면에 일제히 이 소식을 보도했는데, 논조가 각각 달랐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반응이 도를 넘었다고 평가했고, 동아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책임을 물었다. 한국일보는 대법원장, 청와대, 민주당 모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발언 두고 조선일보 “부적절한 발언” 중앙일보 “사퇴 공개 압박”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만나 대면으로 이뤄진 뒤 국회 청문 절차를 통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6개월 넘게 청와대와 후보 관련해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서면 통보’해 논란이 크다.

이를 두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 사태를 보면서 한덕수 전 총리가 생각났다. 한덕수 전 총리가 대통령에 나가고 싶어서 사고를 치고 탄핵해달라고 구걸했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희들이 한덕수 전 총리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한덕수 전 총리는 스스로 그만뒀다”라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지금 조희대 대법원장이 하고 있는 행태는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법률적, 정무적 또는 국민적 잘못을 덮기 위해 또 하나의 법률적 잘못을 범하고 나서 사고치고 유리창 깬 다음에 퇴학시켜달라고 지금 공부 안 하겠다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을 이야기했다. 김민석 대표는 “아시다시피 조희대 대법원장은 내란 사태 때 사법부의 권위를 지키지 못했고 심지어 야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현재까지 해소하지 못하고 있고, 대통령 선거에는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신속함을 보이면서 그 또한 공정하지 못했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해명이 안 돼 있는 상태”라면서 “대법관 임명에 있어서 다시 선택적 지연을 몇 개월 동안 끌고 오는 위법 행동을 해 온 것이다. 그것이 여러 가지 국란 극복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야 되는 국가적 사정 때문에 단지 심판되지 않았을 뿐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탄핵됐어야 마땅한 사안”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대표는 “퇴학을 구걸하는 불량 학생 같다고 제가 이야기한 것이 전혀 험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분노는 어제오늘 저는 하늘을 찔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명예퇴역의 기회를 주기 위해 국민들이 참아왔는데 스스로가 한덕수씨처럼 불명예 퇴역의 길을 자초했다고 생각한다”며 “최악의 법 기술자의 농간을 부린 것 아닌가? 국민이 바보인 줄 아나, 조희대씨?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 법기술원장”이라고 비판했다.

▲20일자 중앙일보 1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김민석 대표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했고, 조선일보는 청와대 책임론을, 중앙일보는 민주당이 과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1면 <김민석 “조희대씨 당장 나가라”… 대법원장 압박 2라운드> 기사에서 “민주당은 작년 대선 직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부터 줄곧 조 대법원장을 공격해왔다”라고 보도했다.

이어진 3면 <“대법원장, 李면담 요청했지만 불발… 靑민정실과 협의해 서면 제청”> 기사에서 “대법원과 청와대는 올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을 추린 뒤부터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제청을 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내부에선 김 고법판사의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관인 점을 조 대법원장이 감안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김 고법판사가 대법관이 될 경우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심사하는 재판소원 사건마다 제척·회피·기피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조 대법원장이 우려했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보도했다.

▲20일자 조선일보 사설.

▲20일자 중앙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대법관 서면 제청 파문, 청와대 책임이 크다> 사설에서 “청와대와 사법부가 그동안 지켜온 관례를 깬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당장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집권당 대표가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이지만 다수 여당이 이렇게 반발하면 국회 표결은 물론 인사청문회도 이뤄지기 어렵다. 대법관 공백과 재판 지연이 장기화될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이다. 그 피해는 국민이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인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를 지지한 것을 두고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인 청와대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중앙일보도 <대법관 인선 갈등에 대법원장 탄핵 압박까지 꺼낸 여당> 사설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이어져 온 대면 조율 절차 없이 ‘서면 통보’ 방식을 택한 것은 원만한 협의의 여지를 스스로 없애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보이는 반응은 도를 넘었다. 김민석 대표가 조 대법원장을 향해 ‘퇴학을 구걸하는 불량 학생’이라는 거친 언사를 써가며 사퇴를 공개 압박했다. 관례의 불일치가 곧바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음에도 정치적으로 자진 사퇴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조희대 오만하기 짝이 없어” 한겨레 “조희대 사과하라”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행위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춰 비판했다.

▲20일자 한겨레 4면.

경향신문은 <청와대에 대법관 후보 일방 통보한 조희대, ‘정치 도발’하나> 사설에서 “조 대법원장이 신임 대법관 후보를 이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자신은 제청했으니 임명하든 말든 이 대통령 알아서 하라는 건가”라고 비판한 뒤 “조 대법원장은 얼마 전 김건희씨 국정농단 사건, 한덕수·이상민씨 내란 중요임무종사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그러고는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후임 대법관 후보들을 임명 제청했다. 신임 대법관 인선 절차가 늦어질수록 이들 사건 심리 또한 지연된다. 심리 지연을 감수할지, 제청한 후보들을 임명할지 택일하라는 식의 ‘벼랑 끝 전술’로 볼 수밖에 없다. 이게 정치사법이요, 정치적 도발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법원장이 해선 안 될 무책임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20일자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도 <‘서면 제청’ 한 대법원장, ‘후보 사퇴 종용’은 또 무슨 말인가> 사설에서 “우리 헌법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까지 존중하면서 제청권을 행사하라는 취지”라며 “사법부 독립은 대법원장이 헌법과 법률 위에 설 수 있다는 특권이 아니다. 조 대법원장은 기존 후보 추천을 백지화하는 방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됐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 또한 헌법 정신을 훼손한 대법관 후보 제청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용산공원 청년주택 계획… 한국경제·한겨레, 한목소리로 “충분한 숙의 필요”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19일 오전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서울 용산공원 청년주택 공급과 관련해 “이 큰 땅을 다 공원으로 한다는 건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다. 많은 치안 문제나 이런 게 있어서, 또 사회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분도 있어서 이걸 어떻게 쓰는 게 좋은 것이냐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공원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많이 이용했을 때 의미가 있다. 용산어린이 정원 가보면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이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센트럴파크 같은 것을 만들고 싶어도 오염 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오염 물질 제거에 적게는 수천억에서 조 단위로 들어간다. 거기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면 엄청난 돈이 드는데 어느 정부도 조 단위 돈을 거기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국경제와 한겨레는 20년 가까이 공원으로 유지해온 용산공원을 숙의 없이 주택 부지로 개발하는 것을 두고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0일자 한국경제 사설.

한국경제는 <서울 용산공원 주택 개발, 급하다고 밀어붙여선 안돼> 사설에서 “서울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용산공원까지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는 사정은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용산공원 개발은 환경·인프라 문제 등 복합적 과제를 풀어야 하는 사안으로 숙의 없이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부지 중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주택난 해결이 급하다고 20년 가까이 유지한 원칙을 사회적 논의 없이 깨뜨려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20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용산공원 청년주택, 종합 대안 내놓고 공론화 거쳐야> 사설에서 “정부가 용산공원에 청년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 부족과 높은 집값에 짓눌린 청년들에게 부담 가능한 주택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군 병영으로 쓰이다 해방 뒤 주한미군 기지가 된 이 땅을 100여년 만에 환수하면서, 국가공원으로 시민에게 돌려주자며 특별법까지 만든 바 있다. 비록 공원 전체가 아니라 훼손된 일부 부지라 해도,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 “역사성·생태 보존과 도시 공간의 효율적 활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급하다 해도 단편적인 구상을 흘리는 방식이 아니라, 종합적인 대안을 내놓고 논의를 시작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역사적 유물과 생태 축의 보존이 주택 입지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 이미 발표한 공급계획의 이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지, 다른 유휴부지나 준공업지역을 활용할 여지는 없는지에 대한 검토 결과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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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과잉생산·수출' 임계점…경제 위기 막으려면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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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8.18 18:20

  • 수정 2026.08.19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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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먼 미국외교협회장 ‘포린 어페어즈’ 기고

세계시장 장악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미국·독일 산업 감당 못할 쇠퇴로 이어져

독일 차산업 붕괴 독일판 ’힐빌리 엘레지‘ 우려

EU와 주요국, 중국 과잉수출에 대한 규제 강화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비슷한 문제 봉착

21세기 해결책도 플라자 합의식으로 될까

출구는 중국경제 내수 위주로 전환 '재균형화'

미국 쌍둥이 적자·제조업 붕괴 중국 전가 시각도

85년'일본 때리기' 이어 '중국 때리기' 재발하나

비야디(BYD), 체리, SAIC 등 중국의 수출용 차량들이 8월 7일 상하이 항에 선적을 기다리며 정렬해 있는 모습. 2026.8.7. AFP 연합뉴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역사상 최대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025년의 중국 무역흑자는 1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 증가 속도는 전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의 3배나 된다. 그 세월 동안 세계는 정부 보조금 등으로 무장한 중국의 값싼 제조업 제품들을 대량 수입해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공급망 안전과 소비자 복지 혜택을 누리는 대신, 중국은 과당 경쟁(네이좐內卷)과 내수 부재로 인한 위기를 과잉수출로 피해가면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종의 ‘윈-윈’이 가능했던 그 시절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세계는 중국의 과잉생산(overcapacity) 과잉수출(export push)의 물량공세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대응조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지금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세계의 대중국 상품 규제조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그 결과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상호상승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중국의 ‘쌍순환(dual circulation)’ 성장전략이 타격을 받아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새로운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국가안보 보좌관 대리(국제경제 담당)를 지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주도했던 마이클 프로먼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이 ‘포린 어페어즈’ 9-10월호(지난 8월 13일 발행)에 기고한 글 ’중국이 다음 세계경제 위기 진원지가 될 수 있다‘(The Next Global Economist Crisis Could Be Made in China)에서 펼친 주장의 핵심내용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비슷한 문제와 해결책

지난 6월 29일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오는 10월까지 3개월 시한으로 양자간 무역 불균형 및 중국의 과잉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EU 무역·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저가의 중국산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패널 등이 쏟아져 들어가면서 연간 3600억 유로(약 634조 원)에 달하는 무역적자와 이로 인한 자체 제조업 및 고용 붕괴 위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유럽이 이제까지의 보복관세 차원과는 다른 대응에 쫓기고 있다.

프로먼도 기고문에서 썼지만,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의제도 바로 중국 과잉수출에 따른 중국발 세계경제위기 대응책에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미국 자체가 한 해 1조 달러 안팎의 엄청난 무역적자를 내고 있고, 누적된 정부 부채(재정 적자)가 36조 달러가 넘고 한 해 이자만 1조 달러가 넘는다.

프로먼은, 그리고 아마도 미국 리더들은 이런 문제의 핵심원인을 중국의 과잉생산과 과잉수출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도 일단 중국의 과앵생산 과잉수출을 막는 쪽에 집중돼 있다. 대상국이 일본이었던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제시된 문제와 해결책이 매우 닯았다. 프로먼의 현재 세계경제 사태 분석과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그의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을 토대로 살펴본다.

 

2026년 8월 13일, 중국 북부 닝샤 후이족 자치구 인촨시 링우시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 패널의 모습. 2026.8.13.AFP 연합뉴스

세계시장 장악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프로먼에 따르면, 2026년 첫 2개월간 중국의 무역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세계의 수요가 훨씬 더 빨리 증가하는 중국의 수출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 한마디로 지금 세계무역구조와 그 바탕 위에 선 세계경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과잉생산과 과잉수출에 기댄 중국 제조업은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의 대형 부동산개발회사들 도산에서 보듯 이미 붕괴된 부동산 시장처럼 (내수)소화불능 상태에 빠지고 중국의 무역흑자도 결국 유지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공장들은 연간 약 1200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왔는데,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규모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태양광 패널의 구성요소인 태양전지의 중국 수출량은 2025년 상방기에 전년 동기 대비 73%나 급증했다. 하지만 평균단가는 약 25% 떨어졌다. 이런 무시무시한 가성비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 대량 공급을 자국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나라들은 좋아할 수 있겠지만, 친환경 제품 생산분야에 진출하려는 국가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초저가 중국산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2025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1%나 증가한 1420억 달러(약 212조 원)에 달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액도 770억 달러(약 109조 원)나 됐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연간 약 2500만 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생산설비를 갖춘 중국의 과잉생산 기반 확충이었다. 경제학자 브래드 세처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내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 등) 수요는 연간 약 12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고, 올해 세계의 전기차 수요는 2300만 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총 55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 약 9000만 대의 60%에 해당한다. 이런 생산과잉 상황에서도 중국은 지금 전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을 뛰어넘는 속도로 신규 자동차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조만간 중국산 차가 세계 전체 수요를 능가할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수요가 과잉생산을 따라잡지 못하면 시장은 고갈될 것이고 산업 순환구조 자체가 무너질 것이며, 그 붕괴에 따른 비용을 중국만이 아닌 세계 전체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프로먼은 경고한다.

미국과 독일 제조업 쇠퇴, 중국 탓일까 자업자득일까

이런 구조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은 오랫동안 중국과의 무역을 적극 활용하며 그 혜택을 누려 온 독일의 사례가 선명하게 보여 준다.

미국의 정책 및 경제 연구·시장조사 기관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2025년 독일의 대중국 상품수출은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4년 대비 9.3%, 정점에 이르렀던 2022년 대비 23%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에 중국의 대독일 수출은 급증했다. 2025년 2분기 독일의 중국산 수입은 화학제품과 자동차를 포함한 2241개 품목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런 품목들은 독일의 전체 중국산 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두드러졌는데, 중국의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급증하고 있으나 독일산 자동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급감하고 있다. 2022년에서 2025년까지 독일의 대중국 자동차 수출은 66%가 줄어든 반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세계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그 결과 독일 자동차 업계는 2008-2009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나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데믹 당시보다 더 많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고, 독일과 유럽 경제단체들은 전례없이 엄격한 현지부품 사용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금속산업협회는 지난해 12월 독일 최대산업인 금속 및 전기공업 분야에서 매달 거의 1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전체 인력의 거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 명의 감원을 검토하고 있고, 독일 내 4개 공장의 생산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분석가들은 독일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모두 중국발 쇼크(충격)의 결과다. 그 때문에 독일 총리실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예컨대 미국의 보복적인 무역제재 조치인 무역법 301조와 유사한 보복조치를 EU 전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EU가 중국의 과잉수출을 겨냥해 고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자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유도하고 있다는 위안화 저평가(약세)를 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파급효과를 부를 것이며, 중국은 이미 강력한 맞대응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독일 배터리 저장 시설. 에너지 회사인 뮌헨 에너지(Muench Energie)가 운영하는 배터리 저장 시설이 2026년 8월 13일 독일 메르제부르크에서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2026.8.13. EPA 연합뉴스

독일 자동차산업 붕괴, 독일판 ’힐빌리 엘레지‘

프로먼은 중국 전문가인 대니얼 로젠의 말을 인용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이 마치 “독일적 특색을 지닌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 with German characteristics) 와 같다고 했다. ‘힐빌리 엘레지’는 지금 미국 부통령인 J.D. 밴스가 2016년에 출고한 회고록 제목으로, 켄터키 주 출신인 그의 가족의 애팔래치아 지역적 가치와 어렸을 적 부모와 함께 이주한 오하이오 주 미들타운의 가난했던 삶과 그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쓴 베스트셀러다.

프로먼이 힐빌리 엘레지 얘기를 한 것은, 빌 클린턴 정권이 2001년에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끌어들인 뒤 그 방대한 시장과 저임금 혜택을 누린 미국이 바로 그 때문에 자국 제조업이 망가지고 대량의 실업사태가 발생했으며, 그 때문에 분노한 ‘러스트 벨트’의 백인 중산층 실직자들의 반동이 우익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미국의 ‘구슬픈 노래’(엘레지)가 독일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독일에서도 올라프 숄츠의 사민당 정권이 실패한 데 이어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지금 기민련 정권마저 실패한다면 최근 득세하고 있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현실적인 대안 집권세력으로 부상할지도 모른다.

이것을 중국 탓이라고 해야 할까,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할까.

EU와 주요국, 중국의 과잉수출에 대한 규제 강화

유럽연합(EU)은 오랫동안 미국보다 더 강하게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선호하며 통합의 핵심요소로 삼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려 애써 왔으나, 이제 그 한계에 봉착해 결국 미국처럼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프로먼은 썼다. EU 집행위원회는 2024년 10월 전기차 공급망 전반에 걸친 중국의 보조금 지급 의혹을 조사한 뒤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ies)를 부과했다.

지난 3월에는 핵심산업 분야 거래에 대해 ‘메이드 인 EU(EU산)’ 현지부품 사용 의무화 및 기술이전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산업 가속화법안(IAA)을 발의했다. 또 EU 전체에 적용되는 더 광범위한 공급망 규제, 특히 핵심산업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이 적어도 3곳 이상의 수입처를 확보하도록 하는 법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두 중국의 과잉수출 공세를 막고 중국산 수입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들이다.

미국과 유럽만 그런 것이 아니다. 중국이 2025년에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가공 및 자석과 같은 관련제품 생산분야에 대한 압도적인 지배력을 무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을 때 전 세계적인 공조와 대응이 시작됐다. 트럼프 정부가 소집한 ‘지전략적(geostrategic) 자원 협력포럼’은 중국 없는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공공 및 민간투자를 신속하게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도 가담하고 있는 여기에 수십 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시장 규제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베이징의 독주를 막으려는 이 연합체는 통신과 전기차, 드론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는 이미 작동을 시작해 중국 거대 통신장비 및 휴대기기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장비 사용에 대한 금지 및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요 중국산 수입국들은 관세, 국산부품 의무화,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자국산의 대중국 자원 수출금지 등의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광범위한 해외시장 접근을 차단해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실패로 몰아갈 수 있다고 프로먼은 얘기한다. 그것은 결국 세계경제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21세기 초 미국과 서방은 광대한 중국시장과 저임 등의 가성비 혜택을 누리는 대신 마진율이 낮은 자국 제조업을 중국에 넘겨주는 것을 기꺼이 감수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저마진 제조업의 급속한 성장을 기반으로 점차 고부가가치 제조업까지 발전시키면서 서방 부국들의 탈산업화(탈제조업) 경제전략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에 이르자 보호무역주의 물결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계치 넘은 중국의 성장전략, 해법은 ‘재균형화’

중국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성장전략은 중국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시절에는 통했다. 그때는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의 2~3배나 되는 속도의 중국산 수출 증가율을 소화할 만큼의 세계시장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중국경제는 너무 커졌고, 기존 전략을 지속하다가는 세계의 소비자들을 잃게 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의 기존 경제성장 모델은 이제 그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프로먼은 주장한다.

그러면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답은 이미 분명하다. 중국경제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화(preemptive and gradual rebalancing)다. 승자독식 방식의 일방적인 중국 과잉생산 과잉수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지속 불가능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중국경제의 재균형화가 쉬울 리 없다.

2024년의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산업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그것이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세계대전 뒤의 일정기간 미국경제가 그런 지위를 누렸던 것 외에 전례없는 일이다. 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중국의 제조업 생산 흑자규모 비중은 1980년대에 잘 나가던 일본과 독일의 흑자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중국 제조업 점유율 증가분의 60%는 정부 보조금

이는 중국공산당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적 선택의 결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제조업시장 점유율 증가분의 60%는 정부 보조금에 의한 것이다. 이는 중국의 국가주도 금융시스템을 통해 제공된다. 그 덕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타국의 다른 경쟁업체들처럼 이윤과 수익에 대한 부담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원가 이하로 가격을 낮추고, 극도로 낮은 마진 심지어 마이너스 마진까지 감수하면서 더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장 건설에 매진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중국 제조업체의 거의 30%가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20%보다 10%p나 더 늘어난 것이다. 시진핑 정권의 ‘중국 제조 2025’ 구상에서 우선시되는 분야로 중국이 자립을 서두르는, 가장 투자 증가율이 빠른 분야에서는 적자기업 비율이 34%에 달한다.

중국경제의 기둥인 지방정부들은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을 퇴출시키지 않고 오히려 보조금 등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만든다. 국영은행도 이들 부실기업들의 부채 상환을 연장해 준다. 이렇게 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좀비 기업이 된다. 이런 좀비 기업들과 지속적인 위안화 저평가가 중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 수 있게 해 준다. 지방정부들이 좀비 기업들을 살려두려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런 기업들이 완전히 무너져 퇴출당하면 수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사회는 불안정해지며, 지방경제 성장 성적표가 관료들의 중앙진출과 출세의 보증서가 되는 구조 속에서 지방정부 수장들은 좀비 기업들을 퇴출시킬 수 없다. 그로 인한 막대한 손실과 비용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매운다.

지속 불가능한 구조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이 지속 불가능한 구조를 잠시 끌고 갈 수 있는 단기간에 보조금과 저가로 무장한 탁월한 가성비의 중국 제조업체들이 해외 경쟁업체들을 도태시키고 살아남아 세계경제의 최종승자가 되는 세계를 그리며 도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경쟁업체들이 이를 지켜보기만 하며 감수할 리가 없다.

‘쌍순환’ 성장전략에 집착하는 시진핑 체제

중국의 과잉생산과 과잉수출, 이를 위한 과잉경쟁(네이좐)은 해외 경쟁업체들뿐만 아니라 중국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네이좐은 수익성을 떨어뜨려 많은 중국기업들은 마진이 낮아지고, 마이너스 마진율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기업들은 계속 가동된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될 순 없다.

네이좐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중국공산당은 2025년에 반네이좐 캠페인을 시작했다. 2026~2030년의 제15차 5개년계획은 특히 농촌지역의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가계의 저축 유인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조치도 취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부는 가장 중요한 변화, 곧 국가 성장전략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프로먼은 지적했다. 중국정부는 전략부문과 저부가가치 부문 모두의 산업생산량을 극대화해 수출로 매진하기 위해 중국 내부소비를 사실상 억제하는 쌍순환 전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AI, 전기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미국 및 서방과 경쟁하는 한편, 섬유와 의류, 생활용품 제조 분야에서는 아프리카 최빈국들과 경쟁한다. 이 쌍순환 전략은 역사적 선례도 없고 비교 우위라는 기본적인 경제논리에도 어긋난다. 예컨대 한국과 대만의 경우 중상주의적인 개발전략을 추구했던 정권들조차 국내 임금이 상승하면서 저부가가치 제조업을 포기했다고 프로먼은 지적했다.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그리하여 일본에서 한국 등 아시아의 작은 호랑이들로, 다시 중국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수출주도 성장모델을 경제전략이자 정치적 프로젝트로 삼고 있는 중국은 그런 이전을 거부하면서 규모의 경제, 에너지, 인프라, 노동력, 인제니어링 전문성 등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쌍순환 모델에 계속 집착한다. 2020년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디지털 경제 건설을 가속화해야 하지만, 실물경제는 기반(토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조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등 상황변화 못 따라가는 중국 성장전략

하지만 중국이 과잉생산 과잉수출, 과잉경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무역흑자도 성장도 지속 불가능하며, 그 결과 도래할 중국의 위기는 곧 세계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프로먼의 주장이다. 그것을 막으려면 모든 지방정부들이 의존하고 있는 좀비 기업 기반의 재정 모델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들은 대규모 수익 창출을 위한 다른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 중심의 악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비 기업들을 도태시키고 그로 인한 대량 해고와 지방정부 수입 감소를 견뎌내야 한다. 그런 과도기를 거치면서 지난 20여 년간 추구해 온 성장전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인센티브 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중국 국내 소비 중심 경제모델로의 재균형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중국은 부동산경제 붕괴 뒤의 지금처럼 수요(내수) 붕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08-2009년 세계급융위기와 그 직후의 경기 회복기에 마이클 페티스와 니컬러스 라디 같은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가 오랫동안 약속해 온 가계 소비 증진 노력을 가속하라고 촉구했다. 분배 구조 개선 및 내수 중심의 근본적인 경제 체질 전환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대신에 약 5860억 달러(약 827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는데, 이는 2008년 중국 GDP의 약 12%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중국정부는 그 막대한 자금 대부분을 고속철 등 인프라와 대형 토목건설 부문에 투입했다. 이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당시의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로부터 세계경제를 구해낸 것은 중국이었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중국과 세계가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국 안팎 상황이 이미 모두 크게 변했다.

당시에는 중국이 여전히 전체 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고,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도시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호재들은 그 이후 사라졌거나 역전됐다. 도시로의 대규모 내부 이주가 둔화됐고, 생산가능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으며 전체 인구도 2022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 집중으로 전략 수정

2021년에 중국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동산 부문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중국정부는 전략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모듈,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바꿨다. 세처의 분석에 따르면, 그 결과 2024년에는 중국의 수출 물량이 세계 무역 성장률보다 10%p 이상 더 빠르게 증가했고, 2025년에는 순수출이 GDP 성장률의 약 3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더는 지속하기 어렵다. 여전히 바닥상태인 부동산 경기는 앞으로도 한 세대 가까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인프라 부문은 더는 3선 도시들(third-tier cities, 지역 중소도시들. 경제력과 인구규모, 소비 수준 등에 따라 나누는 중국 도시들의 경제적 등급에서 1선[first-tier] 도시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이 들어가며, 항저우와 우한, 충칭, 난징 등이 신1선 도시로 분류되기도 한다. 2선[second-tier] 도시에는 칭다오와 샤먼, 닝보, 쿤밍, 다롄, 지난 등이 포함된다)에까지 불필요한 고속철을 놓을 여력이 없다.

서비스 부문 역시 가계소비 비중이 너무 낮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용 항공기나 AI 하드웨어 분야는 서방과의 격차를 메우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아 기대할 바가 못된다.

이처럼 내외 환경이 크게 바뀐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은 생산량 감소와 부채 증가, 정당성 훼손에 직면해 있다. 경제 균형 재조정 없이 강행하는 경기 부양책은 위축된 중국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1991년 거품 붕괴 당시의 일본은 구매력 기준 1인당 GDP가 미국과 맞먹는 수준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디만, 지금 중국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가난하다. 중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은 미국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고, 인구구조 전망이나 제도적 기반도 더 나쁘다.

중국의 수요가 급속히 줄면 중국을 최대 교역파트너로 삼고 있는 많은 신흥국과 개도국들(글로벌 사우스)도 연쇄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둔화되면서 구리 가격은 40% 이상, 석유는 60% 이상, 철광석은 70% 이상 떨어졌다. 이는 자원집약적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GDP 상장률을 급락(2013-2016년 5.3%에서 1.3%로)시켰다.

호주와 브라질, 칠레는 각각 전체 수출의 25~40%를 중국에 보내고 있고,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 몽골, 콩고공화국은 수출의 45~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이들 나라에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주고 있는 나라다. 중국이 국내 위기에 빠지면 파키스탄, 에콰도르, 잠비아 등에서 연쇄적으로 국가 부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선진국들 재정상태도 좋지 않다. 선진국들은 2008년 초에 평균 공공부채가 GDP의 약 7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10%나 된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공공부채 상환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시기에 거시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쓸 수 있는 대응자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가 부도사태라도 일어나면 2008년이나 2020년보다 지금이 더 대처하기 어렵다.

이제까지 국제경제 위기 대응의 중심 역할을 했던 미국도 믿을 바가 못된다. 지난 2월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실시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2~57%가 미국은 “위기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나라가 못된다”는 데에 동의했다.

출구는 중국경제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

출구는 중국 자체의 “선제적이고 점진적인 재균형”밖에 없다. 이를 위해 미국 등 주요 경제국들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처럼 협력해야 한다. 그때 미국과 일본, 독일(서독), 프랑스, 영국 재무장관들이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미국의 팽대한 재정 및 무역 적자(쌍둥이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 엔과 독일 마르크화를 평가절상하고 미국 달러를 평가절하하기로 합의했다.

그때처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저평가된 위안화를 평가절상하고,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시키며, 중국 내의 사회경제적 이동성을 확대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호적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그러면서 중국의 무역 파트너들은 중국의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조정해 간다.

 

1985년 9월 22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여 일본 엔화의 대폭 평가절상에 합의한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서독) 재무장관들. 중앙이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 맨 오른쪽이 다케시타 노보루 일본 대장상. 아무위키

프로먼이 제시하는 ‘플라자 합의’식 해결방식

이것이 프로먼이 생각하는 중국의 과잉생산 과잉수출 문제 해결책이며, 나아가 중국과 세계경제의 위기를 막는 길이다. 따지고 보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문제도 해결책도 비슷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더는 감당할 수 없는 미국의 팽대한 재정적자(36조 달러[약 5경 835조 원]가 넘고, 한 해 이자만 1조 달러[약 1412조 원]가 넘는다)와 무역적자(연간 1조 달러 안팎을 오르내린다)가 문제이며, 1985년 당시의 일본 엔화처럼 미국 달러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위안화를 무기로 한 과잉수출과 방대한 무역흑자가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정부의 보조금 축소를 압박하고 호적제도 개선 등 중국 내수를 촉진시키기 위한 제도개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주요국들이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해 ‘국제공조’의 이름으로 사실상 강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프로먼은 갖고 있다.

그는 그것이 중국을 위해서나 세계경제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라고 본다.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어차피 급변한 내외 환경 때문에 중국의 기존 쌍순환 성장전략은 한계에 부닥칠 것이고 그럴 경우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리고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공들여 구축해 온 중저소득 국가들(글로벌 사우스)과의 관계도 손상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세계경제 전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프로먼이 플라자 합의 방식의 중국 과잉생산 과잉수출 문제 해결을 정당화하는 명분이다.

문제 해결의 외부 전가···재발 예비한 미국식 미봉책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의 지도부는 오는 12월, 미국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주최하는 G20 마이애미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핵심의제로 삼을 테세다. 프로먼도 그때가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기회라고 했다.

어쩌면 기존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닥친 중국도 일정 부분 거기에 동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은가. 문제의 근원은 미국의 팽대한 쌍둥이 적자와 제조업 붕괴, 과잉소비 등 미국 내부에 있는데, 해결책을 ‘중국 개혁’이라는 외부에서 찾는 것이.

1985년 플라자 합의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문제를 '일본 개혁'으로 외부화했다. 문제의 근원인 미국 내부모순은 건드리지 않고 그것을 외부로 전가해 거기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근본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985년 플라자 합의 40여 년 만에 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것 자체가 미국 내부개혁 없는 문제의 외부 전가, 그리고 거기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바꿔 말하면 여전히 압도적으로 힘이 센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1985년 당시의 ‘일본 때리기’처럼 지금도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근본해결책이 아니라, 장차 사태의 또 다른 재발을 얘비한 미봉책일 가능성이 높다.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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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6.08.19 07:23

▲2026년 8월 17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를 향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을 언급하며 “집권 세력의 변화를 이끌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당내 강경파에 끌려가는 당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팀 정청래’를 내걸고 최고위원에 당선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도 ‘계파의 대리인’이 아닌 책임 있는 지도부의 일원으로 당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중앙 “이념적 정당성만 내세우는 행태, 민주당이 걷어내야 할 문제”

19일자 신문에서 격렬했던 민주당 전당대회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5면 <“벽 없는 원팀” “원팀 개념 바꿔야”… 전대 끝나도 명청갈등> 기사에서 “김민석 신임 대표가 취임 첫날 ‘벽이 없는 원팀’을 강조했지만, 친청계 최민희 신임 수석최고위원은 같은 날 ‘원팀의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며 “전대가 끝나자마자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새 지도부가 당 운영과 정책 노선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패배 직후 유튜브 라이브에서 “당대표 1년간 할 말 못 하고 참고, 제가 스님도 아닌데 사리가 나올 정도였다”라며 “(김민석 대표가)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졌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6면 <김민석, 친명-호남 업고 당내 기반 구축… 구심점 잃은 친청 분화 가능성> 기사를 내고 “친청계 의원 10여 명은 정청래 의원의 낙선으로 구심점을 잃은 상황. 다만 이른바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심한 계파 갈등 속에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등에서 분화돼 친청계를 지원해 온 강성 지지층들을 등에 업고 세력 유지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5면 기사.

▲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김민석 체제 출범, 강경파에 끌려가는 당 체질부터 바로잡길> 제목의 사설에서 “김 대표가 집권 세력의 변화를 이끌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당내 강경파에 끌려가는 당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며 “검찰 개혁 과정에서 강경파가 주도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현장에서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이 “이재명표 민생 개혁안으로 손색이 없다”며 정부안을 원안 그대로 신속히 통과시키자고 주장한 것을 놓고 “시장에 미칠 악영향과 중산층의 비명을 외면한 채 이념적 정당성만 내세우는 이런 행태야말로 민주당이 걷어내야 할 문제점이다. 이런 기류에 제동을 걸고 독소조항을 걸러내기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것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김용 당선 시키려는 정권의 무리수, 민심 철퇴에 무산> 사설에서 “김 후보 혐의가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받은 것인 만큼 두 사람은 대장동 사건에서 한 몸처럼 엮여 있다”며 “‘사법 리스크’를 정치적 힘으로 덮으려는 시도에 대한 국민적 거부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증명됐다. 대통령 측근을 어떻게든 여당 지도부에 밀어 넣으려는 무리수도 민심의 철퇴를 맞고 무산됐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단합’을 주문했다. <새 출범 민주당, “단합하겠다” 약속 모두 지켜야> 사설에서 한겨레는 김민석 대표가 사무총장에 한정애 의원, 정책위의장에 권칠승 의원을 임명한 것에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당정 경험이 풍부한 중진들을 배치했다는 평가”라며 “민생을 안정시키고 차질 없이 제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김 대표 쪽은 물론 고배를 마신 정청래 전 대표 쪽에서도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다시 원팀이 될 것’이라고 했던 전당대회 당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혹시라도 차기 총선을 의식해 권력투쟁에 몰두하며 당내 갈등을 부추긴다면, 여권 전체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정 전 대표는 명심해야 한다”며 “‘팀 정청래’를 내걸고 최고위원에 당선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도 ‘계파의 대리인’이 아닌 책임 있는 지도부의 일원으로 당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연합훈련 뒤흔드는 트럼프의 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19일자 아침신문 1면 한미 연합훈련 관련 기사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절반 축소’, 동아일보는 ‘조기 종료’, 조선일보는 ‘대부분 취소’, 중앙일보는 ‘따로 훈련’이라는 표현을 썼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한미 정례 연합 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일정은 절반으로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까지로 예정된 1부 방어 작전 훈련만 진행하고 2부 대북 반격 작전은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 14건 대부분을 취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18일 예정됐던 훈련도 한국군에 통보하고 불참했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 19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에 “북한의 김정은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미국이 오래전에 한국과 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미 국방장관에게 한미 훈련을 상당히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한군 앞에서 전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에 ‘이봐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We cool)?’라는 문구가 담긴 합성 사진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한국이 소극적으로 나선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가 이란 문제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손을 좀 보태달라”고 제안했으나 이 대통령이 “아니오.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란전 비협조·투자 지연 불만… 미, 한국 압박하며 북에 손짓> 기사에서 “한국이 미국의 이란전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은 만큼 미국도 한국 방어에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가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 투자 이행 지연에 대한 불만도 훈련 축소의 배경으로 꼽힌다”고 했다.

한겨레 “대법원장이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새 대법관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을 직접 만나 신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는 기존 관례를 깨고 청와대에 ‘서면 통보’했다. 그간 청와대와 사법부 간 이견 속에 대법관 인선 지연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진 바 있다. 다수 언론이 이 소식을 19일자 신문 1면에 다뤘다.

한겨레는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 서면으로 ‘통보’한 대법원장> 사설을 내고 “조 대법원장은 앞서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을 6개월 가까이 미루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제청하면서 대통령에게 종이 한장으로 통보하다시피 한 것”이라며 “두 후보자 모두 현직 고위 법관이고, 50~60대 남성이다. 손 부장판사가 대구 지역 법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이 눈에 띄지만, 대법원에 재야 법조인과 노동·인권·환경 분야의 전문가 등 다양한 경험을 수혈해야 한다는 ‘사법개혁’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했다.

관련기사

▲ 19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은 사유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대법관 제청을 미루더니, 이번에는 국회와 대통령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제청권을 행사했다. 사법부가 반대했던 ‘사법 3법’을 여당이 밀어붙인 것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대법원장이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가”라고 했다.

한겨레는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제청권을 갖고 대법관 임명에 간여하는 경우는 선진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사법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 개입을 막고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처럼 설명한다. 그러나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준 것은 박정희 정권의 1972년 유신헌법이었다. 대법원장을 통해 법관을 통제하려는 의도였다. 1987년 민주항쟁의 성과인 개헌을 통해 ‘국회 동의권’이 추가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 앞에 겸손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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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전작권 임기 내 환수, 차질 없이 추진해야”

기자명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8.18 11:31
  •  
  •  수정 2026.08.18 13:59
  •  
  •  댓글 1
18일 오전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18일 오전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18일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임기 내 환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세계 군사력 5위, △국방예산 북한 GDP의 1.4배 등 “국방력을 좀 더 굳건하게 만들려면 작전 능력의 전방위적인 고도화, 또 이를 함께 이루어낼 인재 육성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서 전시 작전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겠다”고 지시했다.

오는 10월경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간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환수 목표연도’가 보고될 예정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한 한국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실드’(UFS) 대폭 축소 지시를 내리는 등 동맹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견고한 한미동맹, 또 자주적인 국방 역량 강화는 서로 필요충분조건”이고 “즉, 동맹이 굳건해야 안보의 근간이 더 튼튼해질 것이고, 또 우리 자신의 힘을 키워야 동맹으로서의 가치와 필요성도 더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다 건설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미래를 상징할 핵 잠수함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전장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미래전에 대비하려면 통합적인 작전 능력을 갖춘 간부도 길러내야 한다”면서 “국군 사관학교 창설 준비 또한 흔들림 없이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17일부터 예정대로 UFS가 시작됐다. 다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사연습 대폭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그동안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구체사항에 대해 공조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18일 을지 NSC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18일 을지 NSC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한편, 이 대통령은 18일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전시상황을 대비하여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과 기관별 전시 전환 절차, 조치사항 등을 점검했다.

그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최악의 상황도 대비가 필요한 만큼, 비상사태에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안전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연습이 되도록 을지연습을 진행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을지연습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으로, 우리는 이를 통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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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훈련, 이미 시작했는데 축소하는 사상 초유 상황 현실화? 한미 군 당국, 관련 논의한 듯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국방부 방문…미 전쟁부도 "최고사령관 지시 적극 이행 위해 노력" 입장 바꿔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8.19. 04:15:17 최종수정 2026.08.19. 07:54: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한미 연합 군사 연습 축소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에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된 사항을 협의하러 왔다고 밝히는 등 이행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오후 브런슨 사령관은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에 방문했다. 그는 국방부를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보지 않았느냐"며 "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답했다고 JTBC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국방부에 도착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약 20분 면담을 가진 뒤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 본인 계정에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에 기반했을 때, 나는 미국이 한국과 연합 군사 연습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취소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연합 군사 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를 이행하기 위해 국방부를 찾은 것이라면 17일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실제로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 전쟁부 관계자 역시 17일 UFS 및 한미 양자 훈련에 대한 최신 성명에서 "전쟁부는 최고사령관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변경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양국 군 당국이 훈련 일정 자체를 2주에서 1주로 줄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KBS와 MBC는 양측이 2주차에 실시하는 북한 공격에 대한 반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번 훈련 기간에 계획된 14건의 야외기동훈련(FTX)의 횟수가 줄어들거나 한국군과 미군이 훈련을 각각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이 이미 시작된 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언급이 현실화되면서 북한과 접촉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응답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내용을 공유받은 적 있냐는 질문에 "한미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하게 밝혀 왔다. 대화 재개 노력을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발언에 한국이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포함돼 있어, 북한보다는 한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 대규모 훈련을 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한국을 돕고 싶지만, (내가 미국을) '도와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이 대통령이) '괜찮습니다'라고 거절한 상황" 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그 나라를 보호해 주고 있고,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까지 지켜주기 위해 우리 돈 수십억 달러를 직접 지불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번째 집권 당시 한국이 미국에 자신들을 보호하는 비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도록 했지만 바이든 정부가 이를 철회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하지만 우리가 모든 나라를 보호할 수는 없다. 특히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내가 원하는 건 공정함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신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18일 발간한 자료에서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김정은과 대화를 시도해 왔으며, 이미 NSS(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한 비핵화가 사라진 시점에서 좀 더 실질적인 정책 변화는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라며 "불만족스러운 이란과의 전쟁 결과를 한국을 비롯한 동맹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분석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며 설득력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통일연구원이 지난 4월 조사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26’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반대한 응답이 77.2%(다소 반대 43.8%, 매우 반대 33.4%)로 압도적이었다"며 "또한 일본과 유럽의 동맹국 중 어느 나라도 이란과의 분쟁에 직접적으로 참가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국내법의 제약을 무릅쓰고 이란에 파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짚었다.

그는 "이런 점은 미국 정부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파병과 북한 문제를 연계시킬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응"이라며 "북한은 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대화의 의제로 비핵화가 오르는 것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트럼프의 훈련축소 지시가 새로운 북미 대화의 계기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대화의 의제를 발굴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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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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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차도, 일터도 묻혔다... "거제시만으론 감당 못 해"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한 아파트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아파트 주민. ⓒ 김보성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03동 6~7호 라인 글자가 적힌 적힌 1층 입구는 여전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 김보성

뒷산에서 밀려온 나무와 흙더미가 집 내부에 발 디딜 틈 없이 들이닥쳤다. 돌무더기로 앞 유리가 깨진 차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뒤엉켰다. 주변 상가는 뻘밭이,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은 자갈밭이 됐다. 최악의 수마가 휩쓸고 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모습은 이처럼 참혹했다.

[아파트] "토사가 거실까지... 몸만 겨우 빠져나와"

18일 찾은 경남 거제시 옥포동 A아파트는 진입로부터 심상치 않았다. 아파트 입구로 향하는 길목엔 인근 야산에서 굴러온 돌과 나무, 쓰레기, 폐타이어 등이 가득했다. 배수 환경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주변 도로 위엔 폭포수처럼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A아파트에 들어서자 긁는 듯한 굉음이 귀를 때렸다. 거제시청이 지원한 포크레인 한 대가 뒷산에서 쏟아진 토사를 한쪽으로 옮기던 중 삽 부분이 아스팔트를 반복적으로 긁으면서였다. 관리소장 한만덕(남·69)씨와 동대표 황명숙(여·61)씨는 삽과 빗자루를 들고 그 옆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한씨는 "20여 년간 여기서 일했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건 처음이다. 1992년 준공된 아파트이긴 하지만 옹벽 보강을 꾸준히 해왔는데..."라며 쏟아진 토사를 바라봤다. 이어 "주민들은 무사하지만, (관리소) 근로자 한 명이 산사태 직전 쏟아지는 비에 아파트 주변을 점검하다 다리를 다쳤다"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수해 피해 전날 새벽에도 비가 왔는데, 일대 물이 잘 안 빠지길래 배수구 주변에 쌓인 낙엽 찌꺼기를 치웠다"며 "이튿날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사이 옹벽이 무너졌더라. 옹벽 밑에 주차된 차들은 찌그러지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비가 그쳐, 주민들이 넘어지지 않게 토사를 치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근 B아파트는 좀 더 피해가 직접적이었다. 이 아파트 일부 동은 집 안으로까지 토사가 들이닥치며 주민 한 명이 매몰돼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창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그 내부가 훤히 보였고, 가전제품과 철제 구조물이 1층까지 튕겨져나온 상태였다. 주변엔 폴리스라인(경찰통제선)이 설치됐다.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층, 2층 모두 집 안으로 토사가 가득차 있다. ⓒ 김보성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토사가 덮치면서 원래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한 차량의 모습. ⓒ 김보성

한 60대 부부는 흙이 가득 찬 찌그러진 차량 앞에서 삽으로 흙을 퍼내고 있었다. 이 부부 남편 C씨는 "어제까진 (차가) 묻혀 있었다. 이제야 포크레인으로 차를 끄집어낸 것"이라며 "(안에 있는 물건 중) 뭐라도 꺼낼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 삽질 중이다.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아내 D씨는 집에서 탈출하던 순간 역시 "몸만 겨우 빠져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우르르 쾅쾅'하는 소리에 놀라 아저씨(남편)를 급하게 깨웠다. 비몽사몽이던 중 아파트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땐 이미 토사가 1층을 뒤덮어 겨우겨우 옆동 옥상으로 올라가 탈출했다"고 했다.

피해 동에 사는 김정수씨(남·67) 부부는 아내 김씨가 평소 챙기던 약을 집안에 두고 대피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다시 집을 찾았다. 아내 김씨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계단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 당일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났다"며 "무서워서 이불을 머리에 둘렀다"고 회상했다.

남편 김씨는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당시 천둥번개 소리인가 싶어 창문을 열어봤는데 뒷산의 나무들이 쭉 쓰러져 있었다"며 "집 밖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가 보니 3층부터 흙이 보였고, 1층은 흙이 쏟아져 나왔다. 주민 대부분은 그 새벽에 주차장에 모여 아파트를 쳐다봐야 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같은 동에 사는 남성분이 돌아가셨다더라. 평소 얼굴은 잘 못 봤지만, 이후 그의 가족들이 와서 우는 모습을 봤다.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당시 건물에 갇힌 아기도 있었다. 주민들이 모여 손으로 흙을 파냈고, 아이를 구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피해 동 2층에 거주하는 주민자치회장 박종기(76)씨는 "당시 천둥소리 같은 게 들려 방문을 열어보니 거실이 전부 다 흙으로 가득 찼다. 이후 (변광용) 거제시장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곳을 찾았을 때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라고 설명했다.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상가 일대 곳곳이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 ⓒ 김보성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상가 일대 곳곳이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 ⓒ 김보성

[상가] "가족·친지 다 불러 빗물 다 퍼내도 장사 못하는데..."

B아파트에서 도보 약 15분 거리(800m)에 있는 옥포동 상가 일대에선 상인들이 가게 바닥에 고인 빗물과 진흙을 퍼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맥줏집을 운영하는 정혜정(여·54)씨의 가게 앞엔 젖은 식탁과 의자, 냉장고 등이 나와 있었다. 아예 인근 주차장 정산소와 차량이 가게 앞 전봇대까지 떠밀려오기도 했다.

정씨가 입은 반팔 티셔츠엔 진흙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연신 역류하는 배수구 빗물을 퍼내던 정씨는 "어제(17일)부터 거제시청과 인근 주민센터에 지원 요청을 했지만 오지 않았다"며 "오늘도 오전 9시쯤 주민센터에서 사람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시간 맞춰 나왔는데 아직(18일 오후 4시 30분) 만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주변에서 사거리에서 카페를 하는 정보혜(여·30)씨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의 카페 앞 도로는 금방이라도 싱크홀이 뚫릴 것 같이 내려앉아 있었고, 카페 내부엔 쓸 수 있는 기계가 남아 있지 않았다. 정씨는 "이쪽 지대가 낮고, 물길이 모이는 구조이다 보니 수압이 집중돼 유리창과 문이 박살 난 것 같다"고 했다.

그 역시 "아직 시청이나 주민센터 관계자는 우리 업장엔 오지 않았다"며 "조금 전 재난 피해 신청 접수를 위해 관계자를 만났는데, 피해 보상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본인들도 '매뉴얼(지침)이 내려온 게 없다'고 하더라. 저희는 청소를 마쳐도 당장 영업을 못 하는데..."라고 걱정했다.

정씨를 돕던 어머니 E씨는 "여기 상인들은 모두 공무원의 지원이 없어 가족과 지인들이 가게 복구를 도와주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 가게 사람들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겨우 짜장면 한 그릇을 먹기 시작할 정도로 복구에 여념이 없다. 공무원들이 지금 바쁜 건 이해하지만..."이라며 하소연했다.

상가 일대에서 만난 시민 조복술(남·73)씨는 "이곳(옥포동)에 44년째 살고 있는데 이런 비는 처음"이라며 "옛날에 여기가 도랑이었는데 위를 덮으면서 우수관이 연결되더니 빗물이 불어 넘친 것 같다. 최근 보니까 한 1~2m 높이로 솟구치더라"라고 말했다.

최아무개(남·61)씨도 "지금 전기가 안 들어온다"며 "(시 차원에서) 잘 대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면 좋겠다. 하루빨리 복구해서 다시 생활이 가능하게 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옥포초등학교에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돼 있다. 이곳으로 대피한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는 현장 관계자들. ⓒ 김보성

▲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옥포초등학교에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돼 있다. ⓒ 김보성

[대피소] 봉사자 "같은 시민으로서 빠른 복구·회복 바라"

옥포동엔 현재 옥포초등학교, 옥포종합사회복지관 두 곳에 대피소가 마련됐다. 거제시청은 이날 오전 기준 모두 73세대(159명)의 주민들이 이 곳에 대피했다고 알렸다. 대피소 앞엔 여러 단체가 제공한 물과 음료, 커피, 여벌 옷, 상비약 등 긴급구호 물품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빨간 조끼를 입은 구세군 자원봉사자들은 저녁 급식으로 제육볶음과 감자 된장찌개 200인분을 마련했고, 노란 조끼를 입은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은 피해 주민들의 안내를 도왔다. 옥포1동 대한적십자사 소속 박애경(60)씨는 "같은 거제 시민으로서 빠른 피해 복구와 피해 주민들의 회복을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거제시(시장 변광용)는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에 조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했다. 변 시장은 성명에서 "이번 재난은 지방정부의 행정력과 재정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피해 범위와 규모가 너무 크다"며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 이번 수해 피해는 거제 전역에 걸쳐 발생했다. 거제시 사등면에서 둔덕면으로 오는 도로 등이 훼손돼 통행이 제한된 상태이며, 한화오션 조선소 사내 식당 등에도 토사와 빗물이 들이닥쳐 식탁, 의자, 주방, 냉장고, 각종 식기 등이 파묻혔다. 거제시 둔덕면 회진마을 등에서도 주택 침수가 이어졌다.

ⓒ 김보성

거제시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927.6㎜가 넘는 비가 내렸고, 지난 17일 새벽엔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거제 전역에선 산사태 4건과 사면 유실 41건, 도로 침수 14건이 발생했다. 2700여 세대가 정전, 4000여 세대가 수도 중단을 겪었으며, 270세대 500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시민 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도 있었다. 거제시는 "현재도 거제 전역에서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우려했다.

거제시는 "재난복구 통합지원본부(☏055-639-6070)를 구성해 접수창구를 일원화하고, 복구와 지원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위험지역 점검과 예찰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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