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김해국제공항에서 만나 회담한 뒤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5.10.30. 로이터 연합뉴스
“적이 실수할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마라.”
1805년 12월 2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군이 러시아-오스트리아 연합군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대파했다. 나폴레옹 생애 최고의 승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이 아우스터리츠 회전에서 프랑스군이 적진의 중앙을 돌파하는 과감한 작전에 연합군이 고지를 내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하자 나폴레옹이 했다는 얘기가 바로 위의 경구다. 그 전투 결과 제3차 프랑스 대항동맹이 붕괴되고 나폴레옹의 유럽대륙 패권은 확고해졌다.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의 외교관, 정책 고문, 학자, 전문가, 그리고 현직 및 전직 관리들과 진행했다는 인터뷰 결과를 정리한 지난 1일 기사에서 이 경구를 인용했다. 인터뷰한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미국-이란 전쟁을 미국이 저지른 심각한 실수(grave American error)로 봤고, 나폴레옹의 경구를 이해하고 있었을 그들은 미국의 실수를 즐기면서 그것이 중국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무너진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꿈
애초에 미국 트럼프 정권이 이란을 침공할 때 의도한 것은 그와 정반대였다. 미국은 자국의 압도적 무력 행사가 이란의 정권을 단기간에 약화시키고 핵개발 야심을 좌절시킴으로써 중동의 지정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낙관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 전쟁이 급부상하는 중국을 굴복시켜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를 압도적 무력으로 사실상 ‘접수’한 데 이어 매장량 3위인 중동의 강국 이란마저 친미국가로 돌려세울 경우 그들 나라에서 막대한 원유를 수입해 온 중국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지정학이 바뀔 것이다. 그것이 그렇게 해서 세계 에너지 통제권을 손에 쥐게 될 미국의 궁극적 전쟁 목적이라는 분석들이 있었다. 미국에 직접 대적하기 어려운 중국의 애매한 대응은 중국이 그 우호국 내지 동지국들 보호에 소극적이거나 무능력한 모습을 부각시켜, 도전세력 없는 팍스 아메리카나 패권의 영속성에 대한 신화를 다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유는 약해지고 있다는 자각
맞서 싸운 상대가 중국이 아니라 이란이었지만,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한 중국의 유력자들은 이번 전쟁에서 전략 부재 속에 ‘호르무즈 봉쇄의 늪’에 빨려들어가는 트럼프와 미국의 실수를 지켜보며 환호했을 법도 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많은 중국인들은 이번 전쟁이 이미 진행 중인 미국의 쇠퇴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들은 미국의 공격적인 행보를 시진핑 주석이 경제성장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는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면서, 전쟁이 끝나면 중국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베이징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가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9세기의 영국처럼,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 과시는 목적의식이나 자제력 부족 내지 전략 부재 속에서 감행됐고, 실패는 예고된 것이었다. 이란이 혼란에 빠지거나 공격에도 정권이 유지된다면 미국은 중동에서 수년간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은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뒤에서 미소짓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중국에 패권 안길 ‘21세기 아우스터리츠 회전’?
이 모든 것은 미국을 동아시아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며, 만약 상황이 중국이 뜻한 바대로 돌아간다면 21세기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이번 전쟁의 실패는 미국에 의존해 온 국가들에게도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다. 동맹국 미국의 신뢰도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성급한 미국의 일방적 결정 때문에 에너지와 원자재 구입난에 시달리고 급등한 비용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심지어 미국은 자신이 저절러 놓은 호르무즈 봉쇄 해제라는 난제 해결 책임을 그 피해자인 동맹국과 걸프 산유국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결국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눈치를 보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더욱 경계하게 되지 않을까. 이미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미국의 아시아재균형전략(Pivot to Asia)은 무너지고, 이란이 대신 치른 21세기판 아우스터리츠 전투로 아시아 대륙의 패권을 중국이 쥐게 되지 않을까. 이미 미국은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있던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동지역 관할 중부사령부 쪽으로 옮겼고, 한국에 배치했던 사드 포대와 일본 주둔 미 해병대 일부 역시 한일과 상의도 없이 중동지역으로 빼돌렸다.
변덕스런 미국보다 중국에 더 많은 기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은 이번 전쟁이 시진핑 주석이 기술과 원자재 자립을 강조해 온 정책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여긴다. 비록 시 주석의 그런 정책이 경제성장을 희생시켰지만, 그는 중국의 주요 물류 통로가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 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13억 배럴의 전략 원유 비축량을 확보했고, 석탄 채굴을 계속하면서도 원자력, 태양광, 풍력으로 발전 인프라를 다원화했다. 거기에다 호르무즈 봉쇄에도 이란과의 거래를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하는 실용적인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한 억지력으로 자체적인 물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했다. 미국의 관세전쟁에 희토류 공급 제한 카드를 꺼내들었고, 필수 의약품 원료, 일부 반도체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미 압박 지점들을 모색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과 로봇공학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주도권도 노리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재건 시기로 들어가면 중국에겐 또 다른 기회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돈 많은 걸프 산유국들의 수익성 높은 재건 건설계약들을 따낼 수 있을 것이고, 호르무즈 봉쇄 트라우마를 지니게 된 많은 국가들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제조업 등 중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친환경 기술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이 분야는 모두 그러잖아도 중국이 지금 과잉생산 능력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 나라는 말 많은 트럼프가 유감없이 보여 준 변덕스러운 미국보다 차라리 자국 이익 추구에 충실한 냉소적인 중국이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중국은 이란 침공으로 상처 입고 허약해진 미국을 이용할 수 있다고 여길 것이다. 협상은 그 전보다 더 수월해질 것이다. 5월 중순으로 재조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중국정부는 미국의 관세와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 할 것이다.
‘대만 문제’도 헨리 키신저 외교가 설정해 놓은 모호한 표현에서 벗어나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는 약속을 더 명확한 형태로 트럼프한테서 받아내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매사가 중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듯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뷰에 응한 중국인들의 낙관론과 기대는 불안감으로 다소 짓눌려 있었다.
예컨대 전문가들은 압도적 무력의 미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전을 조율하는 방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는 2027년까지로 시한을 정했다고 알려진 시진핑 주석의 대만 무력병합 주장을 일축할 만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많은 나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겠지만 성장의 3분의 1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수출이 입게 될 피해는 더 클 수 있다.
중국은 서방 가치관에 불만을 토로하지만, 미국이 유지해 온 질서 아래서 번영을 누려 왔다. 2001년 빌 클린턴 정부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끌어들인 것이 중국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신의 한 수’였다. 불안정한 세계는 중국에게 불편하다. 혼란과 혼돈의 세계는 수출 주도형 성장을 방해할 것이며, 이는 번영과 철권통치, 그리고 중국 예외주의에 정당성을 두고 있는 중국공산당에겐 큰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런 ‘나쁜 시나리오’가 미국의 쇠퇴와 함께 찾아올 수도 있다. 동반 쇠퇴라고 해야 할까. 그럴 경우 중국이 더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미국은 기술적, 정치적 변화에 직면하면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놀라운 능력을 건국 이래 여러 차례 보여 주었다. 하지만 중국은 그러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워하고 고령화돼 있으며, 공산당의 이념에 얽매여 있다. 중국의 낙관적 미래 전망은 미국이 자초한 혼란 속에서 쇠퇴할 것이라는 가정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여러 차례 그래 왔듯이 격변을 수용하는 반면 중국이 오히려 고립되는 미래가 도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는 인터뷰한 중국인들이 기대한 것과 달라지거나 정반대로 될 수도 있다.
무방비한 안보, “주한미군 통제권 없어”
정혜경, “맹목적 추종 끝내고 자주외교”
“위험 초래하는 동맹? 동맹 아닌 위험”
3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진보당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이두희 국방부 차관에게 “동맹이 자국민을 위험하게 한다면 그건 동맹이 아니라, 위험”이라며 정부에 ‘낡은 한미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주문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됐다. 정혜경 의원은 “한미동맹이라는 오래된 관성, 그 맹목적인 믿음이 더 이상 국민 생명도 벼랑 끝 민생도 지켜주지 못한다”며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자주적 외교 다변화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두희 국방부 차관에게 지난 2월 서해에서 미중 전투기가 충돌할 뻔한 상황에 대해 따져 물으며 “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사전 통제권이나, 개입 권한을 행사했냐” 물었다.
이 차관은 “주한미군 전력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통제권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현실을 드러냈다. 미국이 결정하면 한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제든 주변국을 공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자국의 피해 가능성이 있음이 드러난 거다.
정 의원은 “우리 국민은 이번 같은 사례를 보며 주한미군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과연 우리나라의 안위 때문에 있는 것인지, 또,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여전히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전략이냐, 다른 지역 분쟁까지 수행하는 전략이냐” 물었다.
이 차관은 “대한민국은 엄연한 주권국가”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조하고 소통하면서 작전이나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이번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침략 전쟁에 대한 정부 대응을 꼬집으며 “국민께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불법 침략 전쟁에 끌려가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며 ▲정부가 이 전쟁에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란 입장을 낸 적 없다는 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규탄성명에 동참한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등 나라가 이란 침략 전쟁에 지원을 거부했다”며 “불법 전쟁 앞에 침묵하는 외교는 중립이 아닌 동조라고 생각이 드는데, 전쟁에 반대하는 공식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현재로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불법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국제법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저희는 모든 것을 다 검토해나가면서 신중하게 입장을 정해나가고 있다”고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 의원은 “한미동맹이라는 오래된 관성 그 맹목적 믿음이 더 이상 우리 국민 생명도 벼랑 끝 민생도 지켜주지 못한다는 뼈아픈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며 “낡은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맹목적 추종을 멈춰, 우리 국민의 생존과 국익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와 교류하는 ‘외교 다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저는 중동 전쟁이 야기한 경제 및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자 정책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자력 및 해상 풍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여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한국은 프랑스가 주도한 ‘36개국 합참의장 화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파비앙 망동 프랑스 합참의장은 “이번 계획은 해당 지역에서 진행 중인 군사작전과는 별개로 순전히 방어적 성격을 띈다”며 “이 협약의 목적은 적대 행위가 종료된 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 재개를 조직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3일 이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대한민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남북 간 대화 협력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 드렸다”고 알렸다.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두 정상. [사진 갈무리-KTV]
마크롱 대통령은 “저희가 얼마나 많이 국제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상당히 많은 의견 통일을 봤고,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다”면서 “중동 위기, 분쟁 완화를 위한 프로세스의 조건을 확실하게 정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재개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법 틀 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정의롭게 지속가능한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이 안정과 평화를 한반도에서 기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저희는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이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 지역에서 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서도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상당히 불안정하다. 따라서 다자주의적인 그리고 효율적인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독립국의 동맹을 통해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방위 분야를 포함해서”라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전략적인 공유하고, 정보 공유하고, 양국 간 상호 운용성을 통해서 이 방위 관계를 강화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외 정책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한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찰을 감수하면서 국제문제나 지역 현안 접근법에서 독자적 행보를 계속해왔다.
이날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들은 「문화기술협력협정 개정의정서」에 서명했다. 신흥 문화 콘텐츠 분야까지 문화 협력 범위 확장하고, 양국 내 문화기관 설립 및 운영을 촉진하는 등 내용을 보완했다.
아울러 양측 관련 부처와 기관장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및 양자 기술 분야 협력 의향서, △핵심광물 및 금속 분야 협력 의향서, △한국수력원자력과 오라노 간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거나 서명했다.
오는 6월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이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했다. 그는 또한 9월 국제영화·영상산업 정상회의를 공동 주최하자고 한국에 제안했다.
한편, 올해는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국빈방한 중이다. 프랑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의 공식 방한이다.
2일 오후 방한 직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프랑스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한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 상춘재로 이동해 이 대통령 부부와 친교만찬을 함께 했다. 3일에는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 방명록 서명 및 기념촬영, 소인수·확대 정상회담, 조약 및 양해각서 서명식, 공동언론 발표, 국빈오찬으로 이어지는 공식 일정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교량 폭파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최대의 다리가 무너져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라면서 대형 교량이 공격을 받아 붕괴하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고 AP·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더 많은 일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란이 너무 늦기 전에,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전에 합의를 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AFP는 해당 교량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35㎞ 정도 떨어진 카라즈 지역의 B1 교량이라고 전했다. 이 교량은 테헤란과 카라즈 지역을 잇는 것으로 아직 건설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교각 높이가 136m나 돼 중동지역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미군이 이 다리를 공격한 시점은 정확하지 않지만 전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진행한 약 19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협상에 합의할 것을 이란에 요구하면서도 “2~3주 안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해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말했다.
대국민 연설 직후 대형 교량을 타격하면서 경고 내용을 실행에 옮긴 것은 예고한 대로 공격 강도를 높이면서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군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란 미사일·드론 부대를 위한 보급로를 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란 반관영 통신사는 해당 교량이 개통되지 않았으며 군수품 보급로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NYT는 산악지대에 있는 이 다리가 일반인에게 개방된 다리였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군이 사용하거나 군사작전에 동원되는 국가적 기반시설은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세월호 생존자 가족의 절절한 호소가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시선을 붙들며 온라인상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세월호 참사 당시 침몰하는 선박 안에서 소방호스를 몸에 감고 학생 20여 명을 구조해 이른바 ‘파란바지 의인’으로 알려진 김동수 씨의 아내 김형숙 씨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 참석해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족의 고통을 호소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씨는 “저희 집에 대통령앓이를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 때문에 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편은)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이 많은 사람을 구조했지만 그날의 기억에 갇힌 채 지금까지도 극심한 트라우마로 자해와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 씨의 고통은 두 딸에게도 이어졌다. 아버지가 구조 활동을 벌이던 모습을 보고 응급구조사가 된 큰 딸은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고, 소방관이 된 작은 딸 역시 갑상선암 진단 이후 태중의 아이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달 30일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세월호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 씨의 부인 김형숙 씨. <이미지 출처=KTV 유튜브 영상 캡처>
김 씨는 “두 딸들은 자신의 고통보다 아버지를 더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남편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돼 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참사 당일 해경 구조인력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지만 남편은 인대가 끊어질 정도로 몸을 받쳐 사람들을 구조하고도 끝내 구하지 못한 생명에 대한 죄책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무 수행 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하고, 두 차례 신청 끝에 의상자 5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의상자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남편은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 이전에는 평범했던 저희 가족이 오히려 사람을 구조한 이후 헤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딸바보 아빠 동수 씨는 자신 때문에 딸들이 아프다고 자책하고, 아빠바보 딸들은 아버지를 걱정하느라 치료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국가가 (남편의) 고통을 이해하고 최소한 ‘김동수 당신은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디 남편이 좌절하지 않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기관에서 제도를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 남자를 지켜내기 위해 저희 세 식구가 고군분투하며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달려주고 계신다”며 “대통령님께서 그 마지막 주자가 되어 결승 테이프를 끊어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KTV 유튜브 영상 캡처>
아울러 “언젠가 대통령님께서 제 남편 김동수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제 남편에게 ‘장하다, 고생 많았다’는 한마디면 위로가 될 것 같다”며 “의인의 삶이 불행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도록, 그래서 더 많은 의인들이 한국사회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실에서 ‘윤석열 탄핵 1년’을 앞둔 소회와 당시 상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난해 4월4일 오전 11시22분. 문형배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단호한 선고에 많은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겨울을 마침내 끝낼 수 있었다. 지난 1년 사이 새 정부가 들어섰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탄핵 1년을 맞아 지난달 25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문형배 전 대행은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해 “비상계엄에서 국민이 이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 결정문에서 강조한 ‘관용과 자제’의 실천은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최근 시행되고 있는 재판소원법이 ‘4심제’가 되지 않으려면 헌재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탄핵 선고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이맘때쯤(3월 말)엔 잠 못 드는 분들이 많았다.
“저는 어땠겠나.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잠들었다가도 금방 깼다. 작년 이맘때는 표결이 안 됐었다. 중요 사건은 표결을 두번 할 수 없는데, 당시엔 아직 표결할 때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재판관들이) 질문을 계속했다. 계속 티에프(TF)에 자료 요청을 했고 토론이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표결을 할 수 없었다.”
―선고가 늦어지면서 5 대 3 또는 4 대 4 기각설 등이 돌았다. 실체가 있는 얘기였“우선 그 이야기들의 전제는 ‘탄핵 선고가 박근혜 때와 비교했을 때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헌재가) 박근혜 탄핵 사건을 91일 만에 선고한 이유는 당시 이정미 재판관이 사흘 뒤에 퇴임을 했기 때문이지 91일이 충분해서가 아니다. 우리(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일은 4월18일이었다. 우리는 퇴임일 가깝게 선고하면 된다고 봤다. 또 쟁점이 훨씬 더 많았고 사회적 압력도 훨씬 심했다. 그러므로 저는 8 대 0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토론하고 충분히 생각한 뒤에 표결해야 했다.”
―‘이제 됐구나’라고 느낀 계기는?
“일단은 쟁점 토론이 끝났다. 더 이상 문제 제기가 없었다. 4월1일에 표결하고 곧바로 선고 일정(4일)을 공지했다. ‘이제 퇴임할 수 있겠다’고 안도했다.
―선고를 못하고 퇴임할 가능성도 생각했나?나?
“모든 일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저는 시나리오를 여러 개를 갖고 있었고, 선고 못 할 경우도 당연히 생각을 했다.”
―막판까지 합의가 쉽지 않았던 쟁점이 있었나?
“결정문에 제시된 보충의견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에 출석한 증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조서를 탄핵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즉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 적용을 두고 4명의 재판관이 보충의견을 냈다.)
―윤석열 탄핵 사건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임무 수행으로 비상계엄이 조기에 해제됐다. 만약에 시민들이 국회에 달려가서 장갑차 아래 드러눕지 않았더라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본회의장에 모일 수 있었겠나. 특전사가 적극적으로 임무 수행을 하면 어떻게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남을 수 있었겠나.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한 것은 그 두 힘 덕분이었다. 앞서 1979년·1980년에 비상계엄이 있었다. 그때는 국민이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이 이겼다. 그게 특이점이다. 그걸 받아서 국회가 탄핵 소추를 했고, 헌재가 헌법적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이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일이다. 두번째로는 12·3 비상계엄은 온 국민이 피해자다.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결정문을 쉽게 써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세번째로는 피청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본질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했다. 답을 해줘야 했다.”
―무슨 의미인가?
“피청구인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했다. 고유 권한이라는 말은 사법부가 심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게 민주주의인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피청구인은 또 특검, 공무원 탄핵 소추, 예산 삭감 때문에 도저히 통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답이 비상계엄이라는 건데 그것은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그 답을 헌법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헌법에 있는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행사했다.
헌법에는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한계를 그어줘야 했다. 또 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권력 기관이다. 국회도 또 다른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 그 두개의 권한이 충돌했다. 헌법적으로 어느 권한이 우선인가를 헌재가 판단해야 했다. 이번에는 비상계엄 요건이 너무 없었기에 망정이지, 예를 들어 휴전선에서 국지전이 벌어졌다면 비상계엄은 정당한 건가. 이 경우 비상계엄이 합헌인가 위헌인가. 그건 쉽지 않다.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사건이다.”
―이번에 비상계엄에 국회 승인을 얻는 내용의 개헌안을 국회의장이 제안했다.
“헌법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실에서 ‘윤석열 탄핵 1년’을 앞둔 소회와 당시 상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윤석열 내란사건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자체는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결정과는 다른 내용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사법 제도라는 게 항상 기대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선고는 유죄이고 무기징역이었다. 또한 윤석열 구속 취소할 때의 논리가 본안 판결에서 상당 정도 시정이 된 게 눈에 띄었다. (지귀연 재판부는)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직권남용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을 품었는데, 이번 판결에서는 그럴 권한이 있다고 봤다.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그건 2심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사법 제도라는 건 그런 심급 제도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2심 윤석열 재판에서는 어떤게 주요 쟁점이 될까.
“언론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이 다 논의 대상이 될 거라고 본다. 다만 저는 (비상계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옳다고 본다. 비상 계엄을 왜 사법적으로 심사를 못하나. 대통령은 그냥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모두 헌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헌재 결정의 핵심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논란 끝에 정치권과 사법부가 접점을 찾았다.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은 공론장의 힘을 확인한 결과다. 공론의 장이 열렸고 많은 의견이 제기됐다. 그리고 입법 과정에서 반영이 됐다. 최종안이 마련됐고 지금 부작용없이 정착되고 있다. 전담재판부과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요구와 재판 독립을 강조한 사법부의 요구가 합헌적으로 조율됐다. 그게 공론장의 힘이라고 본다.
“우리는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요청했는데, 그것이 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론의 장이 서길 바랐고 그걸 토대로 국회 내에서 관용과 자제가 실현되길 원했는데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저출생, 사회통합 등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주체 간의 협력이 되었을 때 해결할 수 있다. 협력은 관용과 자제 없이는 안 된다. 관용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권한 행사에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어느 기관에 특히 적용돼야 한다고 보나?
“국회와 정부 사이에도, 국회와 사법부 사이에도 필요하다. 여야 간에도 필요하다. 관용과 자제는 헌법 원리다. 정치는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의민주주의로서 모든 국민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끼리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국민의 의사가 입법에 반영되고, 민주주의가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다수결을 강조하는데, 한국에서 다수결은 근소한 차이로 다수가 된 사람들의 뜻이다. 그것으론 사회통합을 이루기에 부족하다.”
―국회의 사법개혁 3법 논의 과정을 지적하는 것인가?
“사법개혁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됐고 입법부의 권한이니 존중한다. 다만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는다. 여기에도 관용과 자제는 계속 적용된다. 재판소원이 시행되는데,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가 정립이 돼야 한다. 저는 헌재가 관용과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판소원 사유 중에 1호 사유(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는 재판소원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2호(법원의 재판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와 3호(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대해선 엄격하게 적용됐으면 한다. 대법원의 법률 해석과 헌재의 법률 해석이 다를 때 그 조항이 작동하게 된다. 헌재는 대법원의 법률 해석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4심제가 되지 않는다.”
―사법개혁 3법 가운데 재판소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인가?
“그렇다. 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은 권력자와 사법기관 간의 관계 성격이 크다. 하지만 재판소원은 다르다. 4심제가 될 경우 국민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헌재가 ‘자제’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헌재는 권한을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게 필요하다. 만일 헌재가 대법원과 다른 법률 해석으로 재판소원을 인용하면 4심제가 된다. 헌재가 기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어떤 제약이 있을까?
“저는 연간 1만2천여건이 헌재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재판 불복률 평균값이 30%인데, 1년에 대법원이 처리하는 4만건에 적용한 계산이다. 헌재가 이제껏 해왔던 기본 기능, 즉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 탄핵소추의 심판 기능, 권한쟁의 심판 기능 등과 같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헌재는 연간 2500~3천건을 처리하는데 이것도 시간이 2~3년 소요된다. 재판소원으로 오는 사건을 추가로 처리하려면 상당수를 각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헌재가 과부하가 걸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달 기한 안에 각하로 걸러낼 것인가, 이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재판소원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인가?
“그 이야기는 현재 국면에 맞지 않다. 지금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판소원을 하면 법원 기록을 헌재로 가져가야 되는데, 기록 이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실무적으로 문제가 된다. 전자기록 네트워크 문제, 보안 문제 등이 있다. 또 헌재는 사건 각하를 어떻게 할건가. (각하의) 잣대를 만드는게 어렵다. 헌재 연구관 인력 충원도 논의해야 한다. 지금은 재판소원이 옳다 그르다를 논의할 국면이 아니다.”
―법왜곡죄로 소신 재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법왜곡죄는 큰 문제는 안 될 거라고 본다. 우리는 이미 직권남용죄가 있다. 판결에 대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첫번째로 꺼내는 게 직권남용 고발이다. 지금도 직권남용죄로 많은 판사들이 고발되고 있다. 저도 탄핵 사건을 포함해 10번 이상 고발됐다. 이제는 법왜곡죄로 할 거다. 무슨 차이가 있겠나.”
―사법개혁 논의 과정에서 ‘휴먼 에러와 시스템 에러를 혼동해선 안 된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휴먼 에러의 대표로 꼽히는 게 조희대 대법원장인데 여당의 사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1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크로스 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백악관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안에 이란을 강하게 공격해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종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전쟁 성과에 대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3일 아침신문들은 모두 1면 머리기사와 사설에 이 소식을 배치하고 논평했다.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계획과 관련한 발언을 뒤집고,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 9곳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이란을 석기시대로”…종전은 없었다>
국민일보 <기대한 종전은 없었다 “2~3주간 더 강한 타격”>
동아일보 <출구 못찾고 또 때린다는 트럼프>
서울신문 <“2~3주 이란에 극강 타격” 종전 기대감 부순 트럼프>
세계일보 <“2~3주 걸쳐 이란 강력 타격” 종전 기대 꺾어버린 트럼프>
조선일보 <“이란을 석기시대로” 또 뒤집은 트럼프>
중앙일보 <종전선언은 없었다>
한겨레 <트럼프 “2~3주 이란 강력타격”>
한국일보 <종전 기대감 ‘찬물’ 트럼프 회견 ‘맹탕’>
▲3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약 19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의 핵심적인 전략 목표들이 완수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주 동안 매우 강력한 추가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예상과 달리 명확한 종전 경로나 출구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일을 아주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이 자연스럽게 다시 열리고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간에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를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철수 전략이나 철군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호르무즈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이제라도 용기를 내 관리에 나서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한겨레는 1면에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이란의 반응을 함께 전했다. 이란군 통합사령부는 “영원한 후회와 항복”이 있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적을 상대로 “더 참담하고 광범위하며 더 파괴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쟁-협상-휴전, 그리고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이 악순환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이란 국민에게 강요된 부당한 전쟁이다.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거명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에서 “우리가 험지에, 핵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3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신문들 트럼프 모순된 발언 비판 “말 뒤집기, 불확실성 키워”
대다수 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면 <“합의 없어도 떠나” 다음날 “합의 안하면 맹폭”…오락가락 트럼프>에서 “쟁점인 지상군 투입 여부나 종전 시점 등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오히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발언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마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그대로 읽어내려가는 듯했다”(CNN)는 비판이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이란에서 곧 떠날 것”이라며 2~3주를 군사 작전종료 시점으로 내놨는데, 이날 연설에선 “2~3주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확전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3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외교 접근과 군사 공격의 구분도 점점 모호해진다고 했다. 전날엔 “합의가 있든 없든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음날엔 “합의가 없다면 우리는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하게 동시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초기엔 “이란과 협상은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미 “호르무즈 알아서 해결하라”…‘통행료’ 떠안은 동맹국 비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책임을 또다시 다른 국가들에 떠넘기면서, 미국이 시작한 전쟁의 대가를 유럽·아시아·걸프 국가들이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영국과 한국 등 35개국 협의체는 2일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개방을 위한 “모든 실행 가능한 외교적 및 정치적 조치를 평가할 것”(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4면에 <한국 항공유 수입하면서…“넘쳐나는 美> 석유 사라” 우쭐댄 트럼프>를 배치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상황 책임을 사실상 동맹국들에 떠넘기며 “우리는 석유가 넘쳐나니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고 말했지만. 항공유에서부터 나프타까지,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붕괴는 석유 순수입국인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했다.
▲3일 한국일보 4면
경향 사설 “‘장대한 분노’, 자국 향해”
한겨레 “패권국 스스로 팽개친 미국”
대다수 신문이 사설에서 트럼프의 무책임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국 정부에는 ‘비상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겨레는 미국에 ‘덜 의존하는’ 국제질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2~3주 전쟁 계속” 트럼프,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건가>에서 “명분 없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트럼프는 도대체 세계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인가”라며 “애당초 전쟁의 분명한 목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굳히게 한다”고 했다. “전쟁을 멋대로 벌여 국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혀놓고도 ‘나 몰라라’ 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기가 찰 정도”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권위는 심각한 도덕적 손상을 입었다”며 “미국은 대이란 작전명인 ‘장대한 분노’가 자국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양측이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서두르도록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3일 경향신문 사설
한국일보는 “종전 기대감을 단숨에 묵살해 버린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세계 경제를 더 깊은 혼돈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세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벌어진 최악의 에너지 위기와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연설은 삭풍을 더한 격”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나날이 끌어올리는 통상과 안보 관련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쟁 뒤 내빼겠다는 미국, 이제 홀로 설 수밖에 없다>에서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결정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음에도 “우린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직접 가서 확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을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패권국 지위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며 “‘약탈적 강대국’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난세에 우리 국익을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근본적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며 “중견국들과 연대해가며 ‘미국에 덜 의존하는’ 새 국제 질서를 모색해가야 한다”고 했다. “이 전쟁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어, 한-미 동맹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3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앞으로 2, 3주는 조기 종전보다는 더 큰 확전과 장기전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미국이 돌연 ‘나 홀로 종전’을 선언하며 발을 뺄 수도 있다”며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혼란과 불안은 오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이재명 대통령의 2일 국회 연설대로 이번 위기는 잠깐의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를 폭풍우”라며 “바짝 긴장하고 비상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 “지금 위기는 폭풍우, 힘 모아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동전쟁 영향을 두고 “지금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며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껍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면서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서겠다.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엔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 원)와 민생 안정(2조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 원), 국채 상환(1조 원) 등의 예산이 담겼다.
여러 신문이 사설에서 추경안 신속 처리를 주문했다. 특히 야당의 협조를 주문하는 사설이 이어졌다. 국민일보는 <‘절박한 심정’ 강조한 이 대통령… 추경 신속히 처리해야>에서 “‘보이콧’을 검토했던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거쳐 시정연설에 참여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며 “국민의힘은 오는 7·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와 부별 심사를 거쳐 10일 본회의 처리를 합의한 만큼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3일 국민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국회 운영 책임이 큰 여당은 절제와 사려로 야당을 대할 필요가 있다. 22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독식’ 같은 주장으로 야당을 자극해선 안 된다”며 “야당도 ‘선거용 추경’ 같은 상투적 논리를 앞세워 추경을 정쟁 대상으로 삼을 때가 아니다. 야당이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와 경제, 민생 대응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검사. 2025.10.24. 연합뉴스 자료사진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맡은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수사하며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던 서민석 변호사에게 "솔루션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박 검사와 서 변호사가 2023년 5월 25일 나눈 전화 통화의 후반부 음성파일 2개를 확보했다며 2일 공개했다. 이날 통화의 전반부는 "(박 검사) 약속드린 건 거의 그대로 될 겁니다", "(서 변호사) 아니 이래도 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박 검사) 대북송금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고, 그 내용에 대해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재명 지사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김성태가 대북 관계 등에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그렇게 한 그 조서는 저희가 자필 진술서랑 조서는 받았어요" 등은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 그날 통화의 후반부에 이재명 당시 대표를 사실상 수사의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을 실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검찰이 유죄 입증에 필요한 증언을 얻기 위해 대북송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던 별건 수사까지 거론하며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2023년 5월 25일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전화 통화 후반부
● 서민석 : 지금 아마 이분(이화영) 걱정은 자기가 심경 변화를 했을 때, 자기가 완전히 그냥 자폭하고 '나는 죽는다'라는 그걸로 가지 않고 갔을 때 민주당에서 자기가 이제 배신자로 찍히는 게 아마 제일 괴로울 거예요.
◎ 박상용 : 그럴 수 있죠. (생략) 아마 부지사는 그 생각은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차라리 검찰에서 이런 국정원 문건이 나와서 그 부분을 자백 안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마 저기 사모님한테는 그런 취지로 얘기를 했나 모양이더라고요. 이해찬 대표 지키려면 이거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 저기 이해찬 대표 그 부분이 뭐냐 하면 동평(동북아평화경제협회)이라고 저기 있고 그다음에 OO파라곤(국회 앞의 빌딩 이름) 있지 않습니까? 거기 이해찬 대표 사무실 비용을 한 달에 한 2천 얼마씩 김성태가 대줬다는 거거든요.
● 서민석 : 김성태가 대줬대요? 장영태가 아니고. 그거는 그냥 후원금 낸 것 아닌가요? 그 얘기는 내가…
◎ 박상용 :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그거는 순수히 이해찬씨, 대표 퇴임하시고 나서 돈을 줬다는 거거든요. 근데 이제 그 부분이 어떤 부분이 있냐 하면 그 돈이 실제로 다 이해찬한테 간 게 아니라 약간 사무실을 썼는데 그 사무실이 이재명 선거 캠프 비슷하게 약간 유사 기관 비슷하게 운영된 것 같아요. 그 선거 때. 거기서 임명장 받았다는 사람도 너무 많고. 그리고 실제로 동평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보면 완전히 이재명 선거 내용이 너무 많고.
● 서민석 : 그럼 그게 정치자금법(위반)이냐.
◎ 박상용 : 정치자금법 위반 충분히 될 수 있고 이게 나오면 지금 돈 봉투도 문제인데 이것까지 나오면 당연히 엉망진창이 되겠죠. 근데 그거 부분에 대해서 아직 그렇게 수사가 많이 진행된 부분이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이 있어서 저는 그걸 우려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에는 이해찬도 이해찬이지만 또 결국에는 이재명으로 가게 되고 그게 결국에는 민주당으로 가게 되고 이런 여러 가지 복합 관계가 있는데.
● 서민석 : 알겠습니다. 나는 민주당 쪽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일부러 연락을 안 합니다.
◎ 박상용 : 설주완 변호사가 민주당 사람이지요. 내일(26일) 일단 오긴 하는데 그거는 부장님(서민석 변호사)께서 보시든 안 보시든 하면 됩니다.
● 서민석 : 본인과 가족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박상용 : 사실 부지사가 믿는 사람 부장님밖에 없어서요. 부장님께서 (검찰 조사 때) 와주셔서 솔루션을 제시해 주신다면, 사실 저희(검찰)도 힘들고 지금 부지사도 힘들고 이걸 중재해 줄 사람이 없는 거거든요.
● 서민석 : 나는 국정원 문건 나오기 전까지는 800만 달러는 다 무죄라고 생각했어요.
◎ 박상용 : 저도 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단 국정원 문건하고 (쌍방울 작성) 회의록 보면 또 생각 많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건 제3자 뇌물까지 거의 메이드 시켜버리거든요.
● 서민석 : 알겠습니다. 저희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내일 결정하라는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 박상용 : 내일 결정하라는 말씀 전혀 아니고요. (수원지검에) 오셔가지고 그냥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말씀만 나눠주십시오. 뭐 결정하라는, 제가 그럴 처지도 아니고, 제가 어떻게 부장님께 그런 말씀을 드려요. 그냥 지금도 그냥 어떻게든 읍소하는, 지금 입장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건이 해결이 안 되니까 부장님(이) 오셔서 좀 해결해 주십시오 하는 상황입니다.
● 서민석 : 알겠습니다.
◎ 박상용 : 부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내일 10시에 저희가 다 세팅해 놓겠습니다.
2023년 5월의 대북송금 수사 타임라인을 돌아보자.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에서 연어회술파티를 열어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하고 이틀 뒤인 19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자필진술서를 작성하고 조사를 받고 신문 조서에 날인까지 했다. 설주완 변호사는 자필 서명을 했다. 그리고 박 검사가 "약속드린건 거의 그대로"라고 회유했고, 이해찬 전 총리, 이재명 당시 대표 이름까지 꺼내며 사실상 이재명을 옭아매기로 했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냈다.
박 검사는 민주당과 연이 있는 설주완 변호사 대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냈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14년이나 차이가 나는 서민석 변호사에게 이해찬 전 총리,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에게 구체적으로 보고했다'고 허위 자백해 결정적인 '키'를 건네도록 설득해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본인 입으로 "읍소하는 입장"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굉장히 이채롭다.
이 전 부지사는 5월 26일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허위 자백을 할 듯한 태도를 번복했고, 곡절 끝에 6월 19일 전화 통화가 이뤄지게 된다.
앞서 MBC는 박 검사가 6월 19일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라고 발언해 형량거래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 전화 통화 가운데 공개되지 않은 대목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 검사는 "지금 저기 정진상·김용 이런 사람들도 다 공범화돼 있지, 어디에 종범화돼 있는 게 있습니까? 저희가 그거랑 맞춰야 되는데 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이 기소해 당시에 각각 재판을 받고 있었다. 수원지검 소속 검사가 중앙지검이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들을 언급하며 "맞춰야 된다"고 말한 것이다.
박 검사는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를 '묶는다'는 발언도 했다. "이화영 씨를 방조범으로 할 수는 없죠. 그걸 어떻게 방조범으로 할 수 있겠어요? 결국에는 그렇게 하면 둘이를 묶어가지고, 이재명과 이화영을 묶어서 이거는 김성태 말이 맞고…"
이 대통령을 수사의 종착지로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하고 서울중앙지검이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들을 끌어와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거나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통화가 있은 지 석 달 뒤에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사건을 중앙지검에 보냈고, 중앙지검은 백현동 개발 비리와 대북송금, 위증교사 의혹을 하나로 묶어 당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대북송금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되돌려보냈다.
5월 25일과 6월 19일 두 차례 전화 통화 가운데 뒤늦게 공개된 내용이 정진상, 김용, 이해찬, 이재명 등의 실명과 민주당을 언급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검찰 조직 전체가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 죽이기'에 동원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용 "MBC 보도로 짜깁기 조작 반증" 엉뚱한 해석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직접 출연해 전날 MBC가 추가 폭로한 6월 19일 통화 내용이 서 변호사가 주도한 짜깁기 조작임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의 취지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다.
박 검사는 또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을 것임을 확신한다며 이 당시 지사가 실질적인 혜택을 볼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어느 정도로 공모했는지 당연히 조사했어야 했다고 강변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듣기 전에 그런 확신을 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나오긴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다소 엉뚱한 얘기를 계속했다.
박 검사는 앞서 MBC와의 통화에서 "이 부지사를 빼달라는 변호사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다른 사건을 판례처럼 언급하며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는데 '장르만 여의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건을 언급한 건 맞지만, 사건들을 '엮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5월 25일 통화 내용이 처음 공개됐을 때에도 소셜미디어에 아래와 같은 설명을 올려 반박했다.
1. [이화영] 결정적 물적 증거 앞에서 선처받기 위해 진실을 말하겠다는 피의자
2. [서민석] 공범의 대통령 당선시 사면(정치적 로또)을 바라며 진실을 막는 변호사
3. [이화영] 그런 변호사로 인해 자백하지 못하고 변호사의 승인을 기다리는 피의자
4. [박상용] "정치적 로또"를 이유로 피의자의 자백을 막는 것은 피의자에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반문하는 검사
민주당은 3일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박 검사를 불러 경위를 따져 물을 예정인데 지금까지의 태도로 보아 박 검사도 출석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D.C. 대법원 방문을 앞두고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국 시민.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의 합헌성을 판단하기 위해 트럼프 대 바버라 사건에 대한 구두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2026.4.1.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대 최저치 지지율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큰 영향을 끼치는 오는 11월의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도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59%가 전쟁 반대, 공화당 지지자도 24%가 반대
이코노미스트는 1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2024년 대선 토론 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겪었던 지지율 하락세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 침공과 관련해 성인의 약 59%가 전쟁에 반대했고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24%가 반대해, 전쟁에 따른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했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며, 그가 자신의 당, 즉 공화당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들의 지지율 변화 추이. 빨간선은 2기 정권의 트럼프(2026년 3월 29일까지), 분홍색은 1기 집권 때의 트럼프, 파란선은 조 바이든, 회색선은 버락 오바마(연한 회색은 오바마 1기, 진한 회색은 오바마 2기). 숫자는 순 지지율 포인트. 오바마만 집권 말기에 지지율이 부지지율보다 더 높았다.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이번 주 트럼프 순 지지율 마이너스 23%p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빨간 모자를 쓰는 친트럼프 충성파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세력을 빼고는 원래부터 높지 않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1, 2기 임기 동안 지지율이 반대율보다 높았던 주가 8주에 지나지 않았다. 원래 그랬다지만, 이란 침공 이후의 최근 수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모두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정도로 더 좋지 않다.
이번 주 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 지지율(그에 대한 찬성 비율에서 반대 비율을 뺀 수치)은 마이너스 23%(-23%)포인트,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마이너스 19%(-1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그가 2017년 1기 집권 때 기록했던 최저치인 –21%포인트보다 더 나쁜 수치로, 많은 미국인들이 바이든이 대통령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만들었던 2024년 대선 후보 토론회 직후 바이든이 기록했던 지지율 최저치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 토론 뒤 결국 바이든은 후보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그를 대체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표본 오차 때문에 일시적인 변동이 초래될 수 있고, 여론조사원들의 전화 응답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으며, 그것이 나라 전체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몇 달째 지속되는 패턴을 갖고 있으며, 평균치가 –20%포인트로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별 지지율 변화 추이. 맨 왼쪽 그룹은 MAGA 공화당원들, 두 번째 그룹은 공화당원들, 세 번째는 무당파 독립층, 맨 오른쪽은 민주당원들, 빨간색은 적극 지지, 분홍색은 어느정도 지지. MAGA와 공화당원들의 지지율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이란 침공 뒤 지지율 더 떨어져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분쟁 개입(전쟁)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예컨대 아버지와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 모두 중동전쟁(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에 두 자리 수의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사실을 들었다. 심지어 트럼프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도전하고 싶었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란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투의 얘기를 여러차례 했다. 그만큼 트럼프는 전쟁이 권력자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이란 침공은 그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반대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3월 28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노 킹스’ 시위로도 알 수 있다.
이란 침공만이 그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든 인구통계학적 집단에서 ‘지지한다’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으며, 모든 주요 쟁점들에 대한 지지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3월 3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왼쪽)의 연설을 경청하며 손짓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은 연방 정부가 미국 우정청을 통해 각 주에 유권자 자격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26.3.31.EPA 연합뉴스
중간선거서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 우세 예측
이런 추세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를 정확하게 가늠하긴 어렵겠지만, 공화당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 돼 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집권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거의 항상 의석을 잃고, 그것이 어느 정도일지는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대다수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의석 전체를 개선하는 하원 의석 다수(과반수)를 민주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의 1 의석을 개선하는 상원에서도 이란 침공 이후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만일 지금 공화당이 근소한 의석 차로 다수당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 다수로 역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들어 갈 것이라는 예측 또한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당, 즉 공화당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2018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건배를 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구시장을 지낸 홍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겨냥한 듯한 비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간 차기 대구시장으로 김 전 총리가 적합하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혀 온 홍준표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 이라서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해양수산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면서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역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언론에서 말하는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은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기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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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전 시장은 최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김부겸을 지지하고자 한다’라는 글에 “지방선거에는 관여치 않는다”라면서도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답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총리를 언급하면서 “지금 나온 후보자들중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청년의꿈 회원들이 묻기에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1일 MBC ‘뉴스외전’에서 홍 전 시장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전임 시장으로서 그분이 하려고 했던 것 또 부족했던 것 그리고 막힌 것 이런 것들을 저도 경험을 들어야 되니까 하여튼 조만간 제가 한번 면담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이슬람공화국 통신)와 국영 방송(IRIB) 웹사이트가 폭격으로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이에 텔레그램 채널(@irna_1313)을 통해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 @irna_1313에 올라온 주요 소식을 번역해 전한다. 기사는 한국시간 4월 1일 0시 이후 보도다. [편집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면서 전황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설은 미 동부시간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전쟁 장기화 부담 속에 일방적 승리를 선언하고 개입을 축소하는 이른바 ‘셀프 종전’ 구상을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예멘, 레바논, 이라크의 ‘저항 세력’이 동시다발 공격에 나서며 중동 전선이 다층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란·저항 세력 동시 공세…“120건 공격 수행”
이란 측은 ‘진실의 약속 4’ 작전 88차 공세 2단계에서 텔아비브, 베에르셰바, 갈릴리, 네게브 등 주요 지역과 미군 관련 시설을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마나마 공항 인근의 미 해군 제5함대 대드론 방어 시스템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 조기경보 레이더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방공부대는 MQ-9 드론과 루카스 드론을 각각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이라크 무장세력도 미군과 이스라엘 관련 목표물을 공격했으며, 총 120건의 작전이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동시 작전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도권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헤즈볼라에 “저항 지속” 메시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부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메시지에서 저항 지도자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인내와 저항은 이슬람 공동체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저항의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지도자들의 희생이 그 정당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헤즈볼라 지도부를 향해 “민감한 시기에 저항을 이끌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쟁을 주문했다.
폴란드, 패트리엇 제공 거부…미국 주도 연합 균열
미국이 중동 방어 강화를 위해 동맹국 지원을 요청했지만 일부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폴란드 국방장관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는 자국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중동에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시스템은 폴란드 영공과 나토 동부 방어를 위한 것”이라며 “재배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폴란드가 보유한 패트리엇 부대 일부를 중동으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으나, 다수 국가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주도의 군사 연합 형성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 “중재국에 입장 전달”…“미국 외교는 기만”
이란 외교부는 전쟁과 관련한 입장을 중재국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은 현재 방어 상태에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며 “군과 국민은 국가 주권과 영토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가 초래한 결과로,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이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공격이 이뤄진 것은 전쟁이 충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외교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중재국을 통해 전달받았다”면서도 “지난 1년간의 경험은 미국이 외교에 진지하지 않으며, 기만과 심리전을 반복해왔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 군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며, 침략 행위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 “전쟁 종식해야”…국제사회 중재 압박
레오 14세 교황은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과 관련해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폭력을 줄이고 분쟁을 끝낼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10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가 열리고 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북한 외무성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중상모독에 가담한 나라들의 악의적인 행태는 반드시 계산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2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 5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 외무성은 중통으로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반공화국 ‘인권결의’ 채택놀음을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낙인하며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배격한다”라고 밝혔다. 이 담화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다만 이 담화는 미국이나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하는 방식을 취하진 않았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유엔 인권이사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61차 이사회를 열어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컨센서스)로 채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전신인 인권위원회 때부터 24년 연속 채택됐다. 북한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 때마다 이번처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의 방식으로 반발해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편견적이며 악의적인 시각에 체질화된 적대세력들”에 의한 “개별적 나라들을 겨냥한 선택적인 인권논의 제도는 주권평등과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명기한 유엔헌장의 정신에 배치되는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날 유엔인권이사회 앞에 나서는 초미의 과제는 패권주의세력의 국가테러행위, 주권침해행위로 말미암아 초래되는 특대형 반인륜범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추구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그러곤 “중동전역에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특별보호대상으로 돼야 할 어린이들이 정밀유도무기의 표적이 되어 백수십명이나 숨지는 비극적인 참사가 일상다반사”라고 덧붙였다.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의 초등학교에서 학생·교사 등 적어도 175명이 숨진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패권세력의 침략야욕”을 거론하며 “국권수호는 곧 인권수호”라고 강조하고는, 북한에선 “참다운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전신인 인권위원회 때부터 24년 연속 채택됐다. 한국은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부터는 불참했다가 2022년 복귀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공동제안국으로 동참했다.
지난 3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서 만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뒤 진화위에 진살규명 신청을 낼 예정이라며, 그간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가 나왔을 때 변호사한테 항소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때 이혼도 했고 밖에서 그냥 돌아다니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있었으니까, 손 없는 날 조용히 들어가서 1년 6개월 징역 살다 나오겠다고 할 정도로 아주 지쳤어요. 변호사가 말려서 항소심으로 가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들어갔다 나오는게 훨씬 나았어요.그래야 사건이 더 확실하게 정리가 잘됐을 것 같애요."
그런 모습은 티끌만치도 없을 것 같던, 누구보다 대범한 한 사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회한을 털어놓는다. 말을 마치고 잠시 침묵하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미안하다.
지난해 12월 4일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2024년 5월 5일 1심 재판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혐의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 자격정지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025년 1월 16일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난 뒤 12월 4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작년 초 항소심에서 국가보안법 무죄 판결을 받았을 때만해도 자신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2018년 이후 긴 공백기에 빠진 남북스포츠교류를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로 다시 이어가겠다는 열망이 더 컸었다.
'감옥도 안 갔으니 다 잘된 것 아니냐', '국가보안법 위반은 무죄라지만 1천만원 벌금은 또 뭐냐'라는 세간의 이목은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것 같다.
1천만원 벌금은 2015년 평양대회 당시 사전 승인받은 '축구공 100%'를 북측 요청에 따라 '축구공 50%+축구화 50%'로 변경해 보낸 것을 '횡령'으로 둔갑시켜 죄를 뒤집어 씌운 것인데, 국가보안법에만 집중한 항소심 법원도 주의하지 못했고 법리 해석에 집중하는 대법원 판결에서는 다툴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달 30일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서 [통일뉴스]와 만난 그는 "내가 17년에 걸친 국가보안법 사찰과 수사, 기소와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숱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수십번이나 여권을 신청하면서도 남북스포츠교류를 계속 해 온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남북체육교류의 독보적 성과와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재판에 이르게 된 김 이사장의 20여 년 여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운남성 쿤밍 홍타스포츠센터를 운영하던 김 이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북한 4.25체육단의 전지훈련을 지원하여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2006년 '남북체육교류계약서' 체결과 22차례의 '아리스포츠컵' 성사로 이어졌다.
북측은 김 이사장에게 평양 토지 10만 평 사용권을 부여하고 평양 '김경성 체육인 초대소'를 건설하는 등 특별 대우를 제공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은 김 이사장에 대한 북의 신뢰를 '교류'가 아닌 '공작'의 도구로 사용할 목적으로 북측 인사의 '탈북 유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으나 김 이사장이 이를 거절하자 '보복적 기획 수사'에 착수했다.
2007년 정보기관의 북한정보 수집요구를 거절하면서부터 시작된 그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수사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탈북자 ㅇ씨를 이용한 사무실 침입과 자료 조작 △2013년부터 30여 개에 달하는 통신망 감청 △2015년 10년치 은행 계좌 내역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감시와 압박으로 이어졌다.
또 2016년에는 30여 명의 수사관들이 그의 자택과 사무실을 14시간 동안 압수수색하고, 총 8번에 걸쳐 20시간씩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으며, 군 복무중인 아들을 기무사로 데려가 조사하기도 했다.
△2010년 메모지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조화에 대해 '찬양·고무죄'를 적용하고 △2015년 남북축구대회 시상품 변경을 '횡령죄'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통일부 승인하에 진행된 축구화 전달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평양 대회 자금 미신고는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몰아갔다.
무죄 확정판결 석달이 지난 3월 11일 김 이사장은 국제엠네스티 동아시아 지부 조사관과 인터뷰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17년(2008~2025)간 △불법사찰 △증거조작 △여직원포섭 △안가수사 등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엠네스티는 "김경성 이사장의 사례는 민간의 순수한 평화노력을 공작의 도구로 삼으려다 실패하자,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개인의 삶을 파괴한 국가폭력"이며, "국가보안법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활동가를 어떻게 '사회적 타살'로 몰아넣는지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자의적 해석을 통한 인권 유린 방지를 위해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폐지 및 개정 △보고서 조작 및 불법 사찰 관계자 처벌과 피해자 명예 회복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아리스포츠컵'과 같은 평화의 마중물 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보호망 마련 등을 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뉴스]와 만난 김 이사장은 지난 17년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남북체육교류협회를 파괴하기 위한 프락치 공작과 증거조작 등 국가범죄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출범한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진화위에 제출할 진실규명 신청서에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주요 위법 사실로 △반인륜적 '프락치' 포섭 및 내부 파괴 (헌법 제10조, 제19조 위반) △7년간의 저인망식 불법 사찰 (헌법 제17조, 제18조 위반) '안가'를 통한 위법 수사 및 기본권 침해 △검찰의 증거 조작 묵인 및 기소 독점권 남용 등을 적시했다.
남북체육교류협회 여직원을 회유해 김 이사장을 감시하는 프락치 역할을 강요했으며, 탈북자 ㅇ씨 등을 포섭해 쿤밍, 심양 등에서 자신을 24시간 밀착 감시해 허위 정보를 생산하도록 조종했다는 것.
또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휴대폰, 이메일 등 30여 개 수단에 대해 실시간 감청을 실시했으며, 구체적 범죄 혐의도 없이 1미터 높이 분량의 방대한 사찰한 기록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에 의한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을 공식 취조실이 아닌 비공개 안가(安家)로 연행하여 회당 20시간 이상의 고강도 조사를 8차례 이상 반복하는 심리적·육체적 가혹행위를 자행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수년간 '단발성 여권' 발급을 강제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과 해외 교류를 원천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공항 입출국시 별도 가방 열람과 소지품 검사를 시행해 상시적으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국정원의 기획 첩보가 검찰의 기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모 및 유착 관계 전면 조사 △민간인 사찰 및 프락치 포섭을 위해 투입된 수십억 원 규모의 특수활동비 승인 및 집행 과정 공개 △국정원과 검찰이 보유한 7년간의 도·감청 기록, 미행 보고서, 내부 공작 기획안에 대한 긴급 증거 보전 요청 △증거 조작과 가혹 행위에 가담한 당시 수사 라인(국정원 요원 및 담당 검사)에 대한 형사 고발과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를 권고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주 4.3 의생자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서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그리고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트럼프 미국의 불법침공으로 야기돼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소득하위 70%의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에너지 부담완화에도 5조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하며, 지방재정 보강에도 10조원 가량 쓸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추경이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물가자극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등의 호황에 힘입어 올해 세수 목표치를 25조원 넘게 상향했다.
3580만명에 최대 60만원 지원금 지급예정
정부는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올해 출범한 기획예산처가 내놓은 첫 추경안이자, 작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두번째 추경안이다.
정부는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총지출은 753조 1000억원으로, 본예산(727조 9000억원) 대비 25조 2000억원 늘어났다. 이와 별도로, 국채상환에 1조원이 쓰인다.
정부는 ▲ 고유가 대응 ▲ 민생 안정 ▲ 산업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6년 추경예산안 주요 내용, 자료 : 기획예산처
박홍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은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에 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며 “어렵게 되살린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번 추경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 경제에는 중동 지역 긴장 심화에 따른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급증이라는 거대한 위기의 파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 파도가 우리 국민과 경제에 미치기 전에 지체 없이 추경예산안이라는 견고한 제방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여야는 시정연설(4월2일) 및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부별심사를 거쳐 4월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 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하위 70% 국민,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을 지급한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접 지원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의 3.9%에서 추경안 3.8%로 낮아진다. 여전히 작년 본예산(2.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을 넘어 2024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 32조원, 영업익 19조원을 넘어 연간과 분기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까지 58%로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사진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1.28. 연합뉴스
추경이 성장 견인할 듯,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자극 염려도
이번 추경은 직접 현금 지원을 통한 '경기 보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추경 총액의 약 18%인 4조 8000억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전 국민 민생 회복 소비쿠폰 규모(12조 1000억원)의 약 40% 수준의 현금이 풀린다는 의미다.
박홍근 장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추경을 통해 0.2%p의 성장 효과 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 사업의 성질별로 정부 지출 승수를 재정경제부와 함께 별도 계산한 결과다.
기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중동전쟁의 불확실성 앞에서 큰 충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동산 원유 비중 자체가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p) 끌어내린 상태다.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9%로 유지했지만, 한국과 유로존(1.2→0.8%)의 성장세를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주이란한국대사관 인근에서 폭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3.10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정부는 현재 한국 경제가 공급 능력에 비해 수요가 떨어지는 국내총생산(GDP) 갭률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추경으로 수요를 보강하더라도 물가 자극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GDP 갭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는 점, 취약계층을 타킷 지원하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물가 자극 우려는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응 시점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뜩이나 물가·환율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상당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말하는 0.2%포인트 성장률 상승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지금은 돈을 풀면 안 될 시점인데, 선거를 앞두고 하는 '벚꽃 추경'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재정투입은 환율·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중동전쟁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회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이니까 더 나쁜 것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31일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대응에 초점을 맞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확정했다.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10만∼60만원의 지역화폐형 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전체 추경 26조2천억원 중 10조1천억원을 이른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할당한다.작년에 지급한 민생 회복 소비쿠폰처럼 신용카드·체크카드·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하게 해 저축이 아닌 소비로 이어지도록 한다.이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상점에 서울페이와 온누리상품권 등 QR코드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6.3.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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