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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필독... 형법 139조의 73년 생존분투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10/02 09:07
  • 수정일
    2026/10/02 09: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청사 앞 도로표지판을 교체하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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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이 처음 제정된 1953년 이후 지금까지 73년 동안 단 한 사건에만 적용된 조항이 있다. 단 한 번의 기소, 단 한 번의 유죄 확정 판결. 주인공은 바로 형법 139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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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조 (인권옹호직무방해)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그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그동안 이 조항은 검사와 경찰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검경 모두 인권보다는 수사에 조직에 명운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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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검찰은 사라졌다. 수사권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인권 옹호'라는 검사의 역할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공소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 옹호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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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소청 검사는 알아야 한다. 1953년 처음 형법이 제정될 때 검사의 인권옹호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139조가 담긴 이유를 그리고 73년 동안 이 조항이 같은 자리에서 그대로 살아남은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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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가 결코 사라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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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의 내용은 외국의 입법례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경찰이 검사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직무유기죄로 처벌할 수 있으므로 형법 139조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인권 옹호를 위한 검사의 명령이 준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 조항은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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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 법무부 형사법 개정 특별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형법 139조 삭제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하지만 인권 옹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조항을 그대로 두자는 주장에 힘이 실렸고, 형법 139조는 다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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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법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형법 139조가 실제 사건에 적용된 것은 2005년 12월 경찰의 검사 지휘 거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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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김아무개 경감은 상습사기 피의자 A씨를 긴급체포한 후 검사에게 긴급체포 승인 건의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사는 수사 과정이 적법했는지, 구속사유 존부를 심사하기 위해 A씨를 대전지방검찰청 614호 검사실로 데려오라고 2차례 명령했지만, 김 경감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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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경수사권 갈등 상황 속에서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거부한 탓에 큰 파장이 일었는데, 검찰은 김 경감을 형법 139조 위반(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 혐의와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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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 과정에서 김 경감은 재판부에 형법 139조는 처벌법규로서의 명확성을 갖추지 못해 헌법에 위반되고 과잉금지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는데,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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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2006년 7월 기각 결정문에 형법 139조에 대한 견해를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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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법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나 이를 보조하는 자에 의한 인권침해 범죄를 둔 외에 다시 본죄와 같은 규정까지 마련한 것은 인권 옹호에 대한 우리 형법의 집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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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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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출범을 사흘 앞둔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작업자들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마크를 지우고 있다. 2026.9.2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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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 경감은 헌법재판소에 직접 형법 139조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2007년 3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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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형법 139조는) 검사의 인권 옹호에 관한 직무 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수사 절차에서 인권 옹호의 급박성과 인권 침해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인정하여 인권 침해의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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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는 재차 살아남았고, 이후 김 경감 사건 재판이 이어졌다.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형법 139조 위반(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고, 2008년 12월 대법원은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자격정지형의 선고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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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은 보완수사권을 비롯한 일체의 수사권을 잃었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업무 부담이나 책임감이 줄어들어 이 같은 변화를 반가워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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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이상 수사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공소청 검사들의 업무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이제는 제대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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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형사소송법 195조에는 '검사는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하여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관한 영장의 청구, 보완수사요구, 재수사요구 등 이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를 수행한다'는 조항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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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수장 역할을 맡은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3일 첫 출근길에 "공소청이 인권 옹호 기관, 인권 보호 기관으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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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인권 옹호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형법 139조의 무게감을 공소청 검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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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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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투성이 암살범' 문세광 수사 번개처럼 끝낸 김기춘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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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명 미흡한데 국가는 왜 그렇게 서둘렀나

총격 사건 127일, 형 확정 사흘 만에 사형

중앙정보부장의 법률보좌관 김기춘이 수사

"'자칼의 날'로 문의 입 열었다" 김의 회고 유명

수사기록 보면 문은 그 전부터 여러 차례 진술

김기춘이 2009년에 낸 회고록 지난달에 공개

"일본의 공동수사 받으려는 신직수 내가 만류"

김 이듬해부터 승승장구, 박근혜 비서실장으로

국가가 연루된 사건일수록 제대로 수사했어야

1974년 8월 15일 오전 10시 23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광복절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다. 박정희(1917~1979) 대통령이 경축사를 읽던 순간 객석에서 총성이 울렸다. 쏜 사람은 재일동포 문세광(1951~1974)이었다. 그는 첫발을 잘못 쏴 자기 허벅지를 맞혔고, 연단으로 달려가며 여러 발을 더 쐈다. 박 대통령은 연설대 뒤로 몸을 피했지만 총탄 한 발이 육영수(1925~1974) 여사의 머리에 맞았다. 육 여사는 수술을 받았으나 그날 저녁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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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원이던 여고생 장봉화(17)도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 학생은 문세광의 총탄이 아니라 그를 향해 응사한 경호실 쪽 총탄에 맞은 것으로 후속자료에서 확인된다. 당시 검찰 기소내용과 뒤의 조사·보도가 엇갈리는 대목이다. 저격은 몇 분 만에 끝났다. 진짜 놀라운 속도는 그다음부터였다.

 

문세광(나무위키)

말문을 연 사람, 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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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문세광은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신직수(1927~2001) 중앙정보부장의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된 서른다섯 살 검사 김기춘(1939~ )이 직접 신문했다. 특별수사본부장은 김일두였다. 김기춘은 중정부장의 지시를 받아 문세광을 조사한 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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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은 문세광에게 프레더릭 포사이스(Frederick Forsyth, 1938~2025)의 소설 『자칼의 날』을 읽었느냐고 물었고, 영웅심을 자극해 진술을 끌어냈다고 회고했다.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1890~1970) 프랑스 대통령을 노린 가상의 암살자를 다룬 소설이다. 그러나 당시 수사본부의 초기 발표에도 이미 문세광의 진술이 있어, 이 대화가 모든 진술의 출발점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확인되는 사실은 김기춘이 직접 신문했고 그렇게 회고했다는 데까지다.

 

1975년 11월 22일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사건'에 대해 언론에 직접 브리핑을 하는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공안수사국장. 이 사건으로 간첩으로 몰렸던 유학생들은 40여년 만에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는다. 유신시대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이다. ⓒ 뉴스타파

127일 만에 끝난 재판, 형 확정 사흘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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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특별수사본부는 문세광이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일본경찰은 권총절도 등은 확인했지만 조총련과의 연계를 입증할 증거는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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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숨 돌릴 틈이 없었다. 9월 12일 기소, 10월 7일 첫 공판, 10월 19일 1심 사형 선고, 11월 20일 항소기각, 12월 17일 대법원 상고기각, 12월 20일 사형집행. 사건부터 사형 집행까지 127일이었고, 형이 확정된 지 사흘 만이었다. 민원서류 한 장에 몇 달씩 걸리던 시대에 한 청년을 교수대로 보내는 행정만은 번개 같았다.

 

1972년 4월 23일 도쿄 시부야 야마테교회에서 열린 한청 주최 4ㆍ19 혁명 1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문세광(나무위키)

일본이 손을 내밀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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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김기춘의 미공개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이 보도됐다. 2009년에 쓰였지만 정식 출판 없이 일부 지인에게만 배포됐다고 한다. 여기에 일본의 공동수사 제안이 나온다. 문세광이 권총을 훔친 오사카 파출소에서 여러 사람의 흔적이 발견돼 공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본이 검사와 수사관을 한국에 보내 함께 수사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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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은 반대했다. 이유는 둘이었다. 하나는 한국이 재판권을 가진 사건에 외국수사관이 참여하는 것은 수사주권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미 받은 자백이 일본수사관의 직접신문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의 회고에 따르면 신직수는 처음엔 제안을 받아들이려다 그의 의견을 따랐고, 김기춘은 주일대사에게 전화해 거절하게 했다. 진술이 사실이라면 어느 기관이 물어도 같은 답이 나와야 한다. 왜 다른 기관의 확인을 막아야 했을까.

 

1974년 7월 요시이 유키오(吉井行雄)의 명의로 발급한 문세광 여권 사진(나무위키)

자백은 하나인데 결론은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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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결론은 북한과 조총련 배후설이었다. 일본은 문세광의 일본 내 행적을 조사하고도 조총련 연계의 증거를 찾지 못해 단독범행 쪽에 무게를 두었다. 일본의 결론이 곧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당시 한국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사실로 확정할 수도 없다. 분명한 것은 두 나라의 결론이 달랐다는 점, 그 차이를 좁힐 수 있었을지 모를 공동수사가 제안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을 막은 사람이 훗날 스스로 회고했다.

 

제압 직전 단상을 저격하는 문세광(나무위키)

첩보에는 느렸고 사형에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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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 발표에 따르면 문세광은 일본인 지인 명의로 여권을 만들고, 훔친 권총을 트랜지스터 라디오 케이스에 숨겨 8월 6일 김포공항으로 들어왔다. 사건 당일까지 열흘 가까이 서울에 머물렀다. 사전에 저격첩보가 있었다는 의혹도 2005년 공개된 외교문서 등을 통해 다시 제기됐다. 막는 데는 시간이 걸렸고, 처벌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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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그해 12월 20일 교수대에서 생을 마쳤다. 다른 한 사람은 이듬해 9월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 됐다. 김기춘은 이후 유신체제의 주요 공안수사를 이끌었고,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지냈다.

 

1974년 8월 24일 구속 송치되는 문세광(나무위키)

빨리 닫은 사건은 늦게까지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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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광이 총을 쏜 것도, 육영수가 그 총격으로 숨진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 공범이 있었는가, 북한이나 조총련의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가, 권총을 든 사람이 어떻게 김포공항을 통과했는가, 저격첩보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가, 한국과 일본의 수사결과는 왜 달랐는가. 이 질문들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답을 얻지 못했다. 새로 나온 회고록은 그중 하나에 자료를 보탰지만, 회고록은 법정기록이 아니라 한 사람의 기억과 해석이다. 그래서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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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연루된 사건일수록 수사는 빨리 끝내기보다 제대로 끝내야 한다. 반대증언을 기록하고, 불편한 질문을 남겨두고, 외국 수사기관의 확인도 받아야 한다. 문세광의 총성은 그날 끝났다. 국가가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를 묻는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1974년 11월 13일 2심 재판 중 문세광(나무위키)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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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거악 척결’ 상징 검찰, 李 정부에서 거악 몰려 폐지”

[아침신문 솎아보기] 트럼프 ‘알래스카 투자’ 일방발표

신문들, 논조 막론 “떠밀리지 말아야”

오늘 간판 내리는 검찰…공소청·중수청 개문발차

李 ‘SNS정치 강화’ 선언, 한겨레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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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10.02 07:40

▲ 오는 2일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면서 형사사법체계가 바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확정적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2일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로 결국 투자에 떠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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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일(한국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정부는 우리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엄청난 규모의 발전소와 8기의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오랫동안 기다려온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이 포함된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에 “500억달러가 조금 넘는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액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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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대미투자 휘젓는 ‘트럼프 일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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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와 남부를 1300km 길이 가스관으로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엔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 및 관련 국내법적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만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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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1면 <대미투자 휘젓는 ‘트럼프 일방주의’>에서 “한·미 간 추후 협상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가장 민감한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발표는 한국 정부 안팎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가 알래스카 LNG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돼야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2일 경향신문 1면

신문들은 알래스카 LNG는 오랫동안 경제성 논란이 있었던 프로젝트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알래스카 북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로 옮긴 뒤 액화해 수출하는 구상”이라며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에 참여했다가 2016년 철수했고, 중국도 2017년 공동개발에 합의했지만 2년 뒤 무산된 바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1면 <알래스카 LNG 韓' 투자에 못 박은 트럼프>에서 “얼어붙은 동토층에서 난공사와 인력 확보,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엑슨모빌, BP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손을 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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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일정한 선을 그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과 합의한 것은 공동 팩트시트에 있는 세 문장뿐”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을 판단하고 합리성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며 “(러트닉 장관은) 한국 우려를 이해한다는 반응과 함께 프로젝트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대미 투자의 상업적 합리성을 심사하는 국회는 이 문제를 해당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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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들은 미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일방으로 띄우는 배경엔 사업 외적 정치 이해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선거 급한 트럼프 “알래스카 500억달러”… 합의문엔 ‘상업성 전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을 11월 중간선거 3선에 나선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의 치적으로 부각시켰다고 했다. “설리번 의원은 민주당 후보인 메리 펠톨라 전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이미 투자를 확정한 텍사스 발전소보다 아직 검토 단계인 알래스카 LNG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이라고 했다.

▲2일 동아일보 3면

경향신문도 “중간선거용 표심 공략 차원”이라며 “미·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와 생활비 탓에 그만큼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미 원전 사업을 두고도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의 투자금으로 건설되는 대형 원전 8기가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켄터키주에 들어설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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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들은 한국이 쫓기듯 투자를 떠안아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떠밀리듯 떠안아선 절대 안 된다”며 “정부는 시간에 쫓기지 말고 투자 규모와 손실 부담, 수익 배분, 사업 철회 조건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투자 당사국이자 동맹국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발표라 유감스럽다”며 “절차에 따라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면서 미국 측에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최대한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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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우리가 피 같은 외환보유액과 세금을 미국 선거판에 판돈으로 대줄 이유는 없다”며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미 행정부와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겠다는 이유로 위험이 큰 부실 사업에 막대한 국민 혈세와 기업 자금을 무리하게 밀어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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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검찰청 폐지…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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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지용 중수청장 내정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내는 임명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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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현재 수장이 공석인 중수청과 공소청이 개청한다. 검찰이라는 용어는 폐기되고, 수사 기능은 없이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바뀐다. 중수청은 검찰이 맡아온 수사 가운데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며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는, 더 심하게는 정적 제거 탄압을 위한 정치검찰 행세를 하던 잘못된 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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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1면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이 내려지고, 대검 현판이 공소청 현판으로 바뀐 사진을 배치했다. 한국일보는 같은 면 <78년 만에 검찰 간판 내렸다>에서 “당장 넘어야 할 시험대는 산적하다”고 했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서 파생될 사건 처리 지연이나 핑퐁을 막을 수 있을지,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이 1차 수사기관의 부실 또는 과잉 수사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가 당장 꼽을 과제다. 금융·증권, 공정거래, 기술유출, 부패범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대 범죄 영역에서의 수사 역량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2일 한국일보 1면

동아일보는 “1일까지도 주무 부처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관계 법률 61개와 이와 맞물린 시행령 154개 등을 정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한겨레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이끌 법무부, 공소청, 중수청, 경찰청의 수장이 전부 공석이고, 중수청은 정원 미달과 직제 미확정, 인프라 부족 등 제반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졸속 출범하게 됐다”며 “인사와 조직, 인프라 전반이 미완성된 위태로운 상황에서 80년 가까이 이어진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개혁이 첫발을 떼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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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4면에 <‘거악 척결’ 상징이던 검찰, 李정부서 ‘거악’으로 몰려 간판 내려>에서 검찰이 부패 척결과 인권 보호의 상징이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전두환 정권 말기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거치며 검찰이 “인권 보호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부패 혐의로 조사받은 후 2009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현 여권 진영의 공격을 받게 됐다. ‘조국 사태’ 때 현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오르며 위상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이재명 정권에서 검찰청은 간판을 내리게 됐다”고 썼다.

▲2일 조선일보 4면

청와대는 이날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 후보자가 친윤석열계 검사’라는 여권 일부 문제 제기에 추가 검증을 한 지 3주 만이다. 이 대통령은 1일 X(옛 트위터)에 “친윤 검사라는 반대 주장을 검증한 결과 사실이 아니거나 터무니 없는 허위 주장으로 판명됐다”며 “수사 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로 쓰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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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들은 청와대가 임명 절차를 재개한 배경으로 “중수청 수장 공백을 장기화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작용”(경향신문)했다고 풀이했다. 동아일보는 “범여권 강경파에 더 이상 휘둘릴 수 없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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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SNS정치 강화’ 선언에 한겨레 “부작용 우려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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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며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직접 소통 의지를 밝힌 것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고 우려 논조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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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저녁 X에 “저와 국민들을 연결시켜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준 것도,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것도 SNS”라며 “어려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

▲2일 한겨레 4면

한겨레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며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대통령이 최전선에서 맞서 싸우는 듯한 부분은 갈등을 더 조장할 수 있고, 대통령에게도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터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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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발언량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실수가 잦아지고, 시비의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종훈 정치평론가, “한정된 지지층을 향해 보내는 듯한 메시지는 전략적으로 현명한 것이 아니다”라는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평가를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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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80년 5월 서울대 농성 해산 때 "목숨 부지하십시오"

경제학과 74학번 선배 이선근 전 본부장 증언 처음 공개

5월 12일 농성 결의 몇 시간 만에 해산…"군대 온다" 말에 흩어진 학생들

진술서 끝 날짜 6월 12일…유시민 "7월 중순 이후 작성" 설명과 어긋나

조국 방어 이유, 본인 입으로 "진영 결속·6개월 뒤 총선"

2026-10-01 10:43:13

1980년 5월 12일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농성 결의가 몇 시간 만에 뒤집혔다. 학과 선배는 해산을 막으려 했다. 유시민 당시 총대의원회 의장은 그 선배에게 "목숨 부지하십시오"라고 말하고 떠났다. 이 장면을 직접 겪은 사람은 이선근 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이다. 유시민 작가의 서울대 경제학과 74학번 선배이자 1981년 학림사건 피해자다. 이 전 본부장은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군대 온다는 말에 울며 흩어진 학생회관

 

이 전 본부장에 따르면 그날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생 전원이 학생회관에서 농성하기로 결의했다. 전두환에 반대하는 농성이었다. 그런데 결의 몇 시간 뒤 해산이 결정됐다. 당시 총학생회장은 심재철, 총대의원회 의장은 유시민이었다.

 

이 전 본부장은 바깥 약속에 나갔다가 농성에 합류하려고 학교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학생들이 울면서 밖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붙잡고 물으니 군대가 들어올 것 같아 해산하기로 결의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생회관에 가 보니 유시민 의장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이 전 본부장은 그 표정을 "아주 자랑스러운 얼굴, 보람 있는 얼굴"로 기억했다.

 

그는 지금 해산하면 안 된다며 둘이라도 남아 농성하자고 했다.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다는 말도 했다. 유 의장의 대답은 짧았다. "목숨 부지하십시오." 그러고는 그대로 떠났다고 한다. 유 의장은 해산 결의의 이유를 그때도, 그 뒤로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 전 본부장은 당시 전두환이 이미 두 번 쿠데타를 했다고 봤다. 집권을 막을 길은 학생들의 장기 농성뿐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 학교에 돌아와 보니 군인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 전 본부장은 보안사가 흘린 역정보에 지레짐작으로 놀라 도망간 것이라고 했다.

 

다음 날 아침 학생들 사이에서는 총학생회장단이 물러나라는 요구가 터졌다. 이 전 본부장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나서서 총학생회를 감쌌다고 기억했다. 퇴진 요구가 가라앉자 학생들은 다시 서울역으로 나갔다. 사흘 뒤인 5월 15일, 서울역에 모인 학생들은 해산을 결정한다.

 

유 작가는 서울역 회군 당시 자신은 반대했다고 설명해 왔다. 이 전 본부장은 이 대목을 두고 "그게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는 "5월 12일도 그랬고 5월 15일도 그랬다"며 지도부에 투쟁 의지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서울대 학생운동 지도부에는 "내 목숨이 먼저라는 사고"가 있었다는 말도 했다. 학생들이 끝까지 맞섰다면 "광주에서 그렇게 처참한 건 일어나지 않았겠지요"라고 그는 말했다.

 

유 작가는 닷새 뒤인 5월 17일 밤 학생회관에서 연행돼 두 달 가까이 영장 없이 갇혔다. 취재진은 유 작가에게 카카오톡으로 이 전 본부장을 기억하는지, 목숨 부지 발언이 사실인지 물었다. 유 작가는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그때 결정이 지금도 옳다고 보는지 묻는 추가 질문도 나중에 읽었지만 답이 없었다.

 

진술서 끝에 적힌 1980년 6월 12일

 

김어준씨는 지난 6월 다스뵈이다에서 유 작가를 "40년 만에 탄생한" 사람으로 소개했다. 20대의 유시민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말도 곁들였다. 유 작가의 설명은 이와 다르다. 그는 2019년 5월 알릴레오에서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고 했다. 잡혀가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드러낼지 미리 다 얘기가 돼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합동수사본부에서 쓴 진술서를 두고 심재철 전 의원은 2019년 유 작가가 77명을 적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공개된 진술서 전문의 이름을 하나하나 셌다. 학생·복학생이 40명 안팎, 교수·관료·정치인이 10명 안팎이었다. 이 진술 때문에 누가 수배되거나 처벌받았다는 기록도 공개된 적이 없다. "77명 밀고"는 지금 공개된 자료로는 입증되지 않는다. 진술서에 비밀조직 이름이 없다는 점도 유 작가의 설명과 맞는다.

 

어긋나는 것은 작성 시점이다. 유 작가는 같은 방송에서 공개된 진술서를 "최소한 7월 중순 이후에 쓴 걸로 보인다"고 했다. 심재철 전 의원이 6월 30일 붙잡힌 뒤 다시 쓴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진술서 끝에는 "1980. 6. 12"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심 전 의원이 연행되기 18일 전이다.

 

진술서에는 이해찬 당시 복학생 대표에 관한 대목도 있다.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이 진술서는 영장 없는 구금 속에서 쓴 문서다.

 

조국 앞에서 접힌 잣대

 

2019년 7월 유 작가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높이 평가했다. 청와대 참모까지 예외 없이 법을 집행할 사람이라고 했다. 두 달 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수사하자 말이 바뀌었다. 그는 이를 "위헌적 쿠데타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유 작가는 지난 6월 다스뵈이다에서 그때 왜 나섰는지 직접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 여부를 묻자 진영이 무너진다며 임명을 권했다는 것이다. "진영을 결속해야 6개월 후에 총선을 치를 수가 있습니다"라는 말도 했다. 이 통화 내용은 유 작가 본인의 설명이며 문 전 대통령 쪽 확인은 없다.

 

구속영장 잣대도 달랐다. 2017년 3월 유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풀려나면 말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영장 발부해야 맞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2019년 9월에는 정경심 교수 영장 발부 확률이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0%"라고 했다. 한 달 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의 원래 최대치를 설명했다. 법무부 안에서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나누는 안이었다. 나흘 뒤 유 작가는 미디어오늘에 나와 "그런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거예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노무현재단 특집 대담의 사회자는 유 작가였다. 그 자리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무부 안에 있든 어디에 있든" 두 기관을 나누는 게 맞다는 말이었다. 유 작가는 이 답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그 대담에서 이 대통령이 "최대치"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다. 대선 공약은 수사·기소 분리였다. 실제 통과된 정부조직법으로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겼다.

 

김대중에게 "하야", 서거 뒤 이희호 여사에 사과

 

현직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12월 유 작가는 동아일보에 칼럼을 썼다.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기대를 이제 온전히 접었습니다"라고 했다. 2002년 5월 경향신문 칼럼에서는 아들들 비리의 "근본적인 책임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다. 그해 여름 오마이TV 인터뷰에서는 "제가 대통령이면 하야해요"라고 말했다. 대통령 자리에 있지만 실제로는 비서들이 통치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5년 뒤 그의 기억은 달라져 있었다. 2007년 8월 유 작가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 YTN 대담에서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전망한 적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사과는 김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뒤에야 나왔다. 2010년 5월 24일 유 작가는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 그는 시사평론 시절 몇 차례 비판한 일이 "늘 마음에 걸렸다"며 "사과말씀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당시 유 작가는 9일 뒤 선거를 앞둔 경기지사 후보였다.

 

말을 거둬들인 시점마다 선거가 있었다. 유 작가는 2020년 4월 17일 알릴레오에서 4년 전 총선 때 방송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했다. 민주당의 부탁을 받고 새누리당이 180석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였다고 했다. 그날 그는 정치비평 중단을 선언했다.

 

그 고백은 누가 캐내기 전에 유 작가 스스로 한 것이다. 지난달 대통령 배후 의심을 꺼낼 때도 그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죠"라고 덧붙였다. "국민을 속였다"는 말에는 그런 단서가 없었다. 비평을 그만두겠다던 그는 지난 6월 다시 비평에 나선 이유로 "1년 10개월 후에 총선"을 들었다. 46년 전 학생회관 계단에서 선배에게 남긴 말에 대해서는 아직 답하지 않았다.

 

유 작가의 40년 발언 403건은 유시민 발언 검증 자료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발언마다 날짜와 출처를 붙였고, 영상이 남은 발언은 말한 시각부터 재생된다. 1985년 항소이유서 원본과 2006년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 회의록도 함께 실었다. 자료실 주소는 https://newtamsa.org/p/yoo-archiv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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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당·시민사회, "어떠한 파병도 안된다"

美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 긴급행동...국회 파병반대결의안 채택 촉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입력 2026.10.01 12:19
  • 수정 2026.10.01 15:02
  • 댓글 0
 
10월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제정당·시민사회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해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를 한마음으로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0월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제정당·시민사회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해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를 한마음으로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군의날'인 10월 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제정당·시민사회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해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를 한마음으로 외쳤다.

참가자들은 한경희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 시민연대 활동가,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허진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가,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이란전쟁과 관련해 분명한 사실은 이 전쟁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 침략전쟁이라는 것"이라며, "만약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응해 이란전쟁에 파병 또는 '청해부대 활동 범위 확대'나 '비전투' 명분 하의 군사자산 투입 등의 방식으로 대한민국의 자산을 지원한다면 이는 이는 국제평화유지 의무에 위배되며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것으로 명백한 헌법위반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등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정한 헌법 제60조 제2항은 헌법의 평화주의 조항을 지켜내는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며 "국회는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헌법정신과 주권자들의 요구에 따라 파병반대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①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②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이들은 지난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하면서도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의 역할 강화 방안 검토'를 언급한 뒤 이튿날 청와대가 호르무즈 파병 요청 거절은 아니라는 취지로 입장을 밝힌 점, 최근 여권 관계자가 '청해부대 활동 확대와 비전투 자산 투입 등은 여전이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우회 파병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는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발표했던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신뢰한다"며 "한국 교회는 평화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하고 늘 함께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과거 미국의 강한 압력에 끌려들어갔던 베트남, 이라크 파병에 대한 기억이 있는 우리로서는 여전히 '우회파병, 변칙파병'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서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며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그 입장을 끝까지 지켜가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끝나지 않는 한국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들어야 할 대한민국이 불법적 이란 침략전쟁에 군사적으로 연계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국군 통수권자로서 스스로 밝힌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그 어떤 모호성도 없이 투명하게 끝까지 지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청해부대 활동이 상선의 안전확보를 명분으로 군사적 호송, 무장, 작전, 정보 감시, 정찰 지원, 다국적 공동 작전이나 지휘 체계 편입 등으로 확대된다면, 이란은 그것을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 군사적 관여와 지원으로 해석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가 선제적으로 파병반대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2024년 12월 3일 밤 이곳을 지켰던 많은 평화시민들과 함께 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하면서 "정부가 말하는 우회적인 군사 파견은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를 대표해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정당에서도 파병반대에 대한 국회의 역할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은 흔들림없이 지켜질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와 임무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그 성격이 전쟁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나 개입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와 같은 전쟁 상황에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과 임무가 실질적으로 변경된다면 국회가 그 목적과 범위, 우리 장병의 안전 전쟁 개입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야 하며, 국민적 동의와 국회의 충분한 논의 없이 우리 군의 임무가 확대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겸 호르무르 파병반대 및 종전촉구 특별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겸 호르무르 파병반대 및 종전촉구 특별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겸 호르무르 파병반대 및 종전촉구 특별위원장은 "전쟁 관련 파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공식석상에서 발표한 것은 최초의 일이지만, 우회파병의 여지를 남긴 것은 안타깝다"고 하면서 "더 안타까운 것은 대통령의 언급 이후 청와대와 외교부가 나서 파병거부는 아니라고 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끝까지 정신차리고 어떤 형태의 파병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호르무즈나 홍해 교전 지역에 진입하는 순간 우리 장병들은 미사일과 드론이 빗발치는 전장에 놓이게 될 것이며, 우리 장병과 함정이 공격받거나 장병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에 나선다면 상선 보호 임무는 국가 간 무력 충돌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청해부대의 임무를 우리 상선의 비전투적 방어와 보호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국가간 정규군이 충돌하는 분쟁 구역에 진입하지 않도록 명시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수석최고위원은 "국회는 명시적인 파병 뿐만 아니라 파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해부대 임무 확대에 대해서도 책임있게 살펴야 한다"고, 배준호 사회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는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들을 대표해 과감하게 파병거부결의안을 채택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경희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 시민연대 활동가,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허진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가,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오른쪽부터)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경희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 시민연대 활동가,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허진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가,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오른쪽부터)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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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수장도 법령도 없이 검찰 간판만 내려”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 검찰 28일부터 청사에서 ‘검찰’ 지우는 작업 돌입…중앙 “‘李 공소취소’ 폭탄 떠안은 공소청”

영화 ‘암살자(들)’ 공세 심해지자 허진호 감독 한겨레 인터뷰 나서 “박정희 배후로 전제하지 않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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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6.10.01 07:52

▲ 오는 2일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면서 형사사법체계가 바뀐다. ⓒ연합뉴스

오는 2일 72년간 유지된 검사의 수사권이 없어지고 검찰청이 폐지된다.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으로 범죄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나눠 맡고,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만 전담하게 된다. 출범을 하루 앞두고 중수청과 공소청의 리더 인선이 이뤄지지 않는 등 혼란이 예상되면서 자칫 피해자들만 억울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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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진과 출연 배우, 영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놓은 유명인에 대한 비판와 법적대응까지 이어지면서 사태가 커지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전두환의 내란죄를 부정하는 등 극단적인 주장도 나온다. 급기야 이 영화를 만든 허진호 감독이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로 전제하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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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사라지는 ‘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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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6면 톱기사 <경내 맨홀까지 ‘검찰’ 삭제에 “씁쓸”…공사 중 중수청은 어수선>에서 검찰이 지난 28일부터 청사에서 ‘검찰’을 지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풍경을 스케치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정문을 나서던 검찰 직원들이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고 적힌 현판 앞에서 30일 점심시간에 사진을 찍는 모습 등을 전했다. 대검은 지난 28일 전국 지검과 지청에 특사경 수사지휘 사건 처리 절차 안내 업무지침을 내려보내는 등 실무적인 준비에도 돌입했다.

▲ 1일자 경향신문 기사

경향신문을 보면 개청을 이틀 앞두고 중수청이 들어설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은 여전히 공사중이라 오는 2일에 맞춰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아직도 김지용 중수청장 내정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았는데 국회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인사청문회가 10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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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1면과 4~5면에 걸쳐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여러 한계를 지적했다. 1면 <수장도 법령도 없이 검찰 간판만 내렸다>에서 “공소청과 중수청이 모두 조직의 수장이 없는 ㅅ아태에서 ‘개문발차’한다”며 “반쪽 출범이 현실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소청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하루뿐이지만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만 개정됐을 뿐 하위 법령과 규칙 등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고도 했다.

▲ 1일자 중앙일보 1면 톱기사

4면 <이태원 참사 같은 고난도 수사…중수청·공수처 사각지대>를 보면 여러 기관이 수사를 나눠 맡게 된 것에 대해 “불필요한 중복 수사와 함께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사건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며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사이버 등 6대 범죄와 법왜곡죄를 수사하는데 이 사건들은 경찰 역시 수사할 수 있다. 벌써부터 중수청과 경찰 간 수사 중복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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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할까 말까…폭탄 떠안은 공소청>에서는 “전문가들은 공소청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취소 여부 판단이, 중수청은 여권 핵심 인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처분이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며 “여기에 중수청은 기존 검찰이 하던 정치인, 기업인 등 고난도 사건도 해결할 수 있다는 실력 역시 증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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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형사사법체계 출발을 앞두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큰 가운데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겨레는 1일자 사설에서 “검찰이 해왔던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맡게 된 중수청은 정원의 30%를 채우지 못한 상태로 개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인 7대 범죄의 보완수사까지 해야하는데 수사 인력이 900여명이나 부족하다면 사회적 약자가 제대로 보호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 뒤 “정부는 경찰, 변호사 등을 상대로 일반 채용을 신속하게 진행해 수사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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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제도가 확 바뀌는 만큼 경찰의 공소청 송치,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 재송치가 반복되는 ‘수사 핑퐁’ 현상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고 형사사건 처리 기간이 더 길어지면 새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커질 것”이라며 “수사 지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새 제도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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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전방위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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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은 리뷰 영상을 비공개했다. 그 외에도 박찬욱 감독, 김고은 배우 등 이 영화 시사회에 참석해 긍정적인 평가를 남긴 영화인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는 비난 글이 번지고 있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영화에 출연한 유해진 배우가 광고하는 버거킹 공식 유튜브 계정에 악플이 쏟아져 모든 광고 영상에서 댓글 사용을 중지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JTBC ‘잘으만 여의도’에 출연해 전두환 내란에 대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 평가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역사 부정에 나서기도 했다.

▲ 1일자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는 1일자 2면 <日·北서 나온 음모론…운동권·TV프로가 키웠다>에서 1974년 8월15일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박정희 대통령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은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고 북한 선전 영화에서 다뤘으며 이후 2005년 2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누가 육영수 여사를 쏘았는가, 2005년 3월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육영수와 문세광 1·2부, 2021년 4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초대받지 않은 손님 : 8.15 저격 사건 등의 방송이 해당 음모론을 다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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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자 한겨레 허진호 감독 인터뷰

영화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자 허진호 감독은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한겨레 2면 톱기사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로 전제하고 만든 영화 아니다”>에서 허 감독은 “비판은 얼마든지 받을수 있지만 어떤 작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 작품이 존재해선 안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자신(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전제를 두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고, 영화 역시 그렇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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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한겨레에 “SBS 그알 등 여러 방송과 자료를 통해 제기돼온 의문에서 출발해 ‘그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따라가본 작품”이라며 “질문을 던지는 것과 하나의 답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지금 그 둘이 같은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영화를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고 단정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하면 어느 쪽으로 보일까, 이 장면을 넣으면 어떤 정치적 공격을 받을까를 먼저 생각하기 시작하면 창작자는 결국 안전한 이야기만 하게 된다”며 “서로 다른 영화가 나오고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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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의 농지전수조사와 '농민 약탈' 공포 프레임…누가 농촌을 흔드나

정치권·언론의 왜곡과 농림부 무대책이 낳은 파열음…'농정 기틀' 관점 필요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10.01. 04: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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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탈, 강제 처분, 농민 범죄자화, 땅값 폭락, 거래 절벽, 노후 붕괴, 자산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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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 기초 조사 결과가 나온 이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시작으로 언론 보도와 유튜브 콘텐츠를 장식했던 문구들이다. 농지전수조사가 농지 가격 폭락을 촉발했고, 고령화 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지 소유자마저 투기꾼으로 몰았고, 이들의 농지가 다 강제 처분될 것이라는 우려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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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조사는 1949년 농지개혁 이후 78년 간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농민단체들은 제대로 된 농정을 위해선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십수년 간 요구해 왔다. 농지전수조사를 둘러싼 지금의 파열음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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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강마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문영규 곡성 농민(항꾸네협동조합 대표),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를 전화 인터뷰해 평가를 들었다.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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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조사에 대한 공포감, 정치권과 언론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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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조사는 지난 5월 농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예정됐던 정부 과제였다. 농지전수조사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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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지금 한국의 경작지 면적이 정확히 몇 헥타르인지, 농민은 총 몇 명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가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용되는지, 실제 경작은 되고 있는지, 임대농은 몇 명인지 등의 실태도 정확히 모른다. 국가가 78년 간 농지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인용되는 '임대농이 50%를 넘는다' 등의 통계는 일부 표본 조사에 기반한 추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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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조사는 제대로 된 농업 정책을 세우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국책과제다. 농민단체도 수십년 간 요구해 왔다. 바꿔 말하면 국가는 이렇게 중요한 과제를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 이걸 이번에야 시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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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갑자기 9월부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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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농정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없이 무책임하게 말과 글을 쏟아내고 있다.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농촌의 구조적 현실을, 농지 조사라는 단편적인 렌즈로만 왜곡해 상황을 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먼저 묻고 싶다. 언제부터 농업에 관심이 많았나? 농민 지원과 농업 진흥을 위해 한 번이라도 진정성 있게 고민해 봤나? 지금 보도를 쏟아내는 언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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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조사 법적 근거를 마련한 농지법 개정안은 지난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 논란이 되는 '처분 명령 의무화', '신고포상금 도입' 조항 등의 각종 절차도 정했다. 재석 의원 166명 중 163명이 찬성했다. 이 중 37명이 국민의힘 의원이다. 장 대표도 찬성했다. 진짜 문제라면 그때 제기했어야지, 왜 찬성했나? 왜 그때 비판 보도는 없었나? 지금 농지 조사 논란은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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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현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니 보도가 되고, 이를 파악한 의원들도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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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 : 일부 고령 농민이 불안해하는 건 사실이다. 평생 농사만 한 고령농이 가진 건 농지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못 짓는데 농지는 잘 안 팔리고, 상속해도 자식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다. 농지 가격은 2021년경부터 계속 하락해 왔다. 그런데 농지 가격이 농지 조사로 폭락한다거나, '농지 소유자가 농사 안 짓는 땅은 다 뺏긴다'는 식의 왜곡과 과장을 정치권과 언론이 부추겼다. 과장된 말이 과장된 공포심을 농촌에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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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불안함은 오래된 문제고, 농촌을 방치한 국가의 부실한 농정에서 비롯됐다. 가령 고령농의 농지와 노후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농지연금(한국농어촌공사에 농지를 위탁한 후 받는 연금)을 내실화하고, 정부가 최저가가 아니라 적정 가격으로 농지를 매입하는 방식 등이다. 농민단체가 오랫동안 요구했다. 현실은 다르다. 농지연금을 신청해도 10년 기다려야 한다.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예산이 없다고 방치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지 가격 하락의 원인을 농지 조사로 몰았고, 공포심이 쉽게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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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지 소유자가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을 기계적으로 처분대상으로 몬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령, 상속, 이농 등의 이유로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있는데, 억울한 피해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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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 : 지나치게 과장됐다. 현행법상 예외사유가 있는데도, 정치권이 호도한다. 고령·상속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족에게 상속한 농지는 상속 이후 바로 임대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못 지어도, 그 농지에서 5년 이상 농사를 지었으면 합법적으로 임대할 수 있다. 휴경도 질병, 부상, 고령, 영농준비 등 여러 사유가 인정된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휴경, 임대가 가능하다'고 알리는 게 아니라 '당신 이렇게 하면 벌금 받는다'고만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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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지조사 때문에 농지 소유주가 임대농을 다 쫓아내는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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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농지전수조사 때문이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이 부추긴 공포심 때문이라고 본다. 우선 문제가 파악됐다고 곧바로 벌금을 물리고, 강제 처분을 명령하는 게 아니다. 농지전수조사는 농지 소유·이용·경작 실태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음성화된 관행을 양성화하는 의미도 있다. 임대농이 그 경우인데, 법으로 정한 절차를 지킨 임대가 아니라, 구두상의 관습적 임대가 여전히 이뤄진다. 이는 임대농 권리 보호에 불리하다. 모든 농업 보조금도 농지에 지원된다. 직불금이나, 각종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이 실경작자 아니라 농지 소유주에게 간다. 그래서 법으로 농지 임대 절차도 정해 놓은 것인데, 여전히 과거 관습이 남아 있다. 농지 조사는 이를 양성화하는 과도기라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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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기초 조사에서 불법 소유가 적발되면 농지는 다 처분대상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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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아니다. 강제 처분 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은 정말 짧으면 6개월, 길게는 3년 이상 걸린다. 먼저 소유자의 소명을 듣고, '1년 내 농지를 처분하라'고 통지한 뒤, 이 1년 내에도 농지를 팔거나 농사를 짓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농지를 매각하라'고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직접 농사 짓겠다"고 답하면 3년 동안 처분을 유예해 준다. 그래도 처분하지 않으면 그때에야 지자체가 감정평가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심사, 통보 기간까지 합하면 통상 수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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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처분 명령과 이행강제금은 1994년 농지법 제정 때부터 있었다. 32년 동안 있었고, 계속 집행도 됐다. 실무적으로도, 행정기관은 행정소송 리스크를 매우 신경 쓰기에 정치인들 주장처럼 함부로 처리하지 못한다. 사실 이 이유로 제대로 감시 역할을 해오지 않은 공무원들의 문제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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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지 이용 실태 감시 업무가 평소에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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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언론에 보도되는 농지 투기 사례가 다 예다. 농지를 소유하려면 토지 매매 계약만 해선 안 되고, 지자체 심사를 거친다. '농사를 이렇게 짓겠다'는 농업경영계획서를 낸 후 읍면동 사무소에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신청해 심사를 받는다. 자격증명이 나오면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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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떠들썩했던 부패 사건인 LH 임직원 농지 투기 사례만 해도, 심사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줬다. 예로 들어 100평 부지를 1평씩 100명이 나눠 가졌는데, 농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나? 이를 지자체가 다 허가해 줬다. 이런 투기는 일반 농촌이 아니라, 농지가 산업단지나 아파트 단지 등으로 전용되는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농지 투기도 심각한 문제다. 바로 잡아야 한다. 이 또한 농지전수조사를 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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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왜 이렇게 논란이 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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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 정부 책임이 있다. 농지전수조사의 목표와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농지전수조사를 제대로 하려면 농림부 장관이 상황실장으로 나서 진두지휘하며 범정부 차원으로 추진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체계를 만들지 않았다. 읍면동 사무소 공무원들에게 역할을 다 미뤘고, 사무소에 계약직 조사원이 추가 채용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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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농지전수조사의 기본 목표부터 불분명했다. 메시지를 내지 않던 장관은 논란이 되니 부랴부랴 뒤늦게 대책 마련 등의 메시지를 냈다. 농지 조사와 관련한 여러 우려가 이전부터 나왔는데도 말이다. 부처 차원에서 기본 목표가 분명했다면 제대로 된 농업 정책을 세우기 위해선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거나, '음성화된 임대농을 양성화하려 한다'는 식의 명확한 정책 메시지가 미리 나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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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가격, 가장 큰 문제는 시세 차익 노리고 산 사람들"

- '농지 가격이 반 토막났다. 폭락했다'는 보도도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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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 언론이 한국의 농지가 정말 광범위하다는 걸 간과하는 것 같다. 일부 지역, 특히 농지 가격이 많이 오른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은 가격 등락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외 대다수 농촌 지역은 크게 상관이 없다. 일반 농촌은 농지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고, 거래도 많지 않아 기준 가격을 논하기도 어렵다. 가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하기보다 농지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입맛대로 취재해 보도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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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 : 거래 절벽, 폭락 같은 자극적 단어를 쏟아내는데, 농지가격, 거래량은 2021년 LH 임직원 농지 투기 사태 직후 '급락'했고, 지금까지 계속 하락했다. 농지 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후속 대책으로 농지 소유에 대한 심의, 규제가 강화됐다. LH 사태 이후 농지 가격 하락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빠지니 가격이 계속 떨어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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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의 농지 가격은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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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한국 농지가 세계적으로 비싼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토 대비 농지 면적을 고려하면 세계 최상위권이다. 일본, 유럽 국가, 미국 등에 비해 3~10배 정도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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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전남 함평에 오지 같은 농지가 평당 10만 원이다. 좀 더 나가면 30만 원도 한다. 논농사 기준, 수익은 지금 '평당 1000원'으로 본다. 300평이면 지가가 3000만 원, 9000만 원이다. 수익은 이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 임대료도 높은 편인데 누가 농사하려고 농지를 사거나 임대농이 되겠나? 낮은 농산물 가격과 높은 농지 가격은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였고,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데 방치한 농정 과제다. 농지가 비싸면 농업은 축소되고 값은 소비자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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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 때문에 농지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투기와 실경작 목적을 구분하는 게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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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 :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시세차익을 노리고 농지를 산 사람들이다. 전수 조사를 하면 다 드러나니까, 이들 반발이 심해 논란이 커진 면이 있다고 본다. 고령, 상속, 휴경 등의 예외 사유를 인정해 주는 법 조항은 앞서 말했고, 농지는 3년만 경작하면 임대농에게 합법으로 임차할 수 있다. 농사짓겠다고 농지를 사 놓고 3년 간 농사를 안 지으면 불법 소유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농지 살 때 이 부분을 다 알고 산다. 이를 지키지 못할 거면 농지 취득을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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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식으로든 농지 구매가 줄고 처분이 늘어나면 구조적으로 농지 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이건 농지 소유자에게 불이익인 건 맞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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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규 : 농지 소유를 개인 재산권으로만 보면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보는 순간 농지는 일반 부동산과 같아지고, 정말 답이 없어진다. 식량은 인간 사회의 근간이고, 농지는 이를 위한 한정된 공공자원이다. 농지는 농업 목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헌법과 법으로 보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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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70여 년 전의 지주-소작농 관계에서 나온 경자유전의 원칙을 '농지농용' 원칙으로 개선할 필요는 있다. 농민 고령화, 지역 인구 감소 등의 현실적인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농사 지을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경자유전 관점에서, '누가 소유하든 농지는 농작물 생산 목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농지농용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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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는 가격이 떨어져서 문제라기보다 농사와 관련한 본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농민에겐 더 큰 문제다. 농업의 전망이 밝으면 후계농, 임대농, 청년 진입이 늘고 농지 거래도 된다. 그런데 지금은 농지도 비싸고, 임대료도 비싸고, 농산물값은 낮다. 체계적인 후계농, 임대농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2일 오후 충남 홍성 문당환경 정보화 마을을 찾아 농지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농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약직 조사원 뽑아 일 시키고 장관은 뒷짐…'체계 없는 조사'가 불러온 혼란

- 농지전수조사는 제대로 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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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야 : 정말 답답한 게 이 지점이다.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거란 우려다. 농지전수조사를 지금 읍면동 사무소에 농지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하고 있는데, 다 자기 본래 업무를 하면서 조사를 병행한다. 여기에 계약직 조사원을 1~2명씩 뽑아서 인력을 충원했다. 조사 대상 농지는 광활하고 할 일도 많다.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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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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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 애초부터 농지전수조사의 체계를 제대로 설계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다시 체계를 갖춰 농림부 장관이 상황실장으로 나서 지역별로 상황대책반도 만들고 진두지휘해야 한다. 읍면동 사무소 공무원에게 미루고, 계약직 조사원에게 맡길 게 아니다. 농지전수조사가 왜 필요한지 정확히 설명하고, 전체 농정 개선의 틀 안에서 농지전수조사의 목표도 명확히 세우고, 정부 부처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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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곡, 과장이 섞인 주장도 있겠지만, 부수적 피해나 부작용, 억울한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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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 : 당연히 보완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도 있다. 가령 농민단체는 임차농 권리를 보호하는 법을 계속 요구해 왔다. 이런 법이 제정됐거나 함께 준비됐다면 농지전수조사에서 임대차 관계가 일방적으로 중단되는 부작용을 막거나, 공포심 확산을 제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농어촌공사가 처분되는 농지를 제대로 사지 않는 문제도, 농민단체는 예산 확충을 줄기차게 얘기했지만 정부는 준비하지 않았다. 예산을 확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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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농지는 농업 목적으로 이용돼야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농지전수조사는 전체 농정의 틀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이고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의 체계를 제대로 세우지 않고, 예상되는 피해나 부작용 등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 건 정부의 실책이고, 이는 후속 대책을 통해 바로 잡혀야 한다. 언론이 농업에 관심이 많다면 농정에 대한 예산 문제를 적극 다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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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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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밀리는 아이들 밥값…왜 추경으로 반영되나

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 관악뉴스(지역언론사) 조태희의 관악을 담소 칼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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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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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추경 지연, 당장 학교급식 중단되진 않아

11월까지 배정된 예산, 남은 12월치는 추경으로

재정이 어려울 때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말일 즈음 학교에서 보내오는 다음 달 식단표에는 한 달의 시간이 들어 있다. 지난 밤 아이는 식단표의 메뉴를 읽어 보이며, 좋아하는 메뉴를 기대하고, 이건 내가 쫌 안좋아하는데, 이건 지난 번에 매웠었는데 하며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있다. 월요일의 국과 화요일의 반찬, 금요일의 과일이 작은 칸마다 적혀 있다. 아이는 좋아하는 메뉴가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부모는 그 종이를 보며 아이가 낮에 먹을 한 끼를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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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칸을 예산으로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이 나온다는 것. 학교에 다니는 동안 적어도 그 한 끼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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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시절의 점심은 도시락이었다. 매일 아침 어머니는 도시락을 싸며 반찬 걱정을 하셨다. 어머니가 편찮으신 날이면 도시락 반찬은 누가 봐도 달랐다. 새 학기를 앞두고 새 도시락을 사러 갔던 기억, 등굣길 문방구 앞에서 기웃거리다 도시락을 두고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친구들의 반찬을 곁눈질하며 투덜거렸던,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초라했던 기억까지 스쳐 지나간다.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그날 집안의 사정이 그대로 드러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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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은 그 차이를 식판 위에서 지웠다. 경기도의 무상급식은 2010년에 시작됐다. 오늘 내가 보는 아이 학교의 식단표는 메뉴를 알려주면서, 학교가 아이와 부모에게 건네는 약속이기도 하다.

 

지난 달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의 식단표 (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아이들 학교의 운영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학운위는 학교급식을 심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교급식 예산이 부족하다는 소식은 단순히 다른 지역의 재정 기사로만 읽히지 않는다. 예산서의 숫자와 식판 위의 밥은 결코 떨어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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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밥은 당장 끊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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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학교급식 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도가 기존 사업 5465억원을 깎아 추경안을 짜자, 도의회는 산후조리비와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줄거나 빠진 민생예산을 되살리자고 했다. 도는 빚과 이자 부담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본회의 상정은 무산됐다. 추경안에는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 지원 584억원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는 세수 부족 등 재정난으로 올해 본예산에 필요한 예산 일부를 담지 못했고, 추경에서 이를 확보하려 했다.

 

지난달 18일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본회의. 제2회 추경안은 끝내 상정되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물론 당장 10월부터 아이들이 학교에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9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교육행정은 3월을 기준으로 분기를 나눈다. 그래서 도내 학생 156만명의 9월부터 11월까지 급식 예산은 이미 25개 교육지원청에 배정돼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당장 급식이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12월 급식 예산은 추경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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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분은 중요하다. 아이들이 곧 굶게 된다는 말로 사태를 부풀려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앞세우면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이 뒤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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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11월까지 밥이 나온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그러나 12월에도 아이들은 학교에 간다. 물어야 할 것은 급식이 멈추느냐가 아니라, 12월의 밥값이 왜 처음부터 비어 있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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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으로 나중에 채우는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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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억원은 갑자기 생긴 돈이 아니다. 올해 경기도 본예산은 재정난을 이유로 무상급식 지원비를 1년이 아닌 9개월치만 담았다. 남은 석 달, 10월부터 12월까지의 몫이 584억 원이다. 연말에 학기가 이어진다는 것을 예산을 짤 때 몰랐을 리 없다. 결코 줄이면 안될 필수 예산과목 중 하나인데도 해마다 필요한 밥값의 일부를 나중에 마련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 방식은 얼마나 안전한지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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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처음 예상했던 세입이 달라질 수 있고, 미처 헤아리지 못한 지출도 생긴다. 한 해의 살림을 중간에 고치는 일은 필요하다. 다만 처음부터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던 비용을 추경으로 넘겼다면, 그 사이를 건널 계획도 있어야 한다. 재원을 언제 확보할 것인지, 예정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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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식이 늘 안전한 것도 아니다. 같은 방식으로 9개월치만 담겼던 산후조리비는 이번 추경안에서 끝내 채워지지 못했다. 10월부터 지원이 끊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반발이 일었고, 복원하는 방안은 지금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 나중에 마련하겠다던 돈이 나중에도 마련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올해 본예산은 지방선거 전에 짜였고, 그 빈칸은 새 도정의 추경으로 넘어왔다. 뒤로 미룬 비용은 결국 다음 사람이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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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는 교육청만의 돈도 아니다. 연 1조 8천억원 규모의 경기도 무상급식에서 도가 부담하는 몫은 2400억원가량이다. 도의 살림이 흔들리면 교육청이 짜 놓은 급식 계획도 함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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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살림의 우선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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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살림이 어렵다는 사정도 함께 봐야 한다. 세수는 줄었고, 빚에는 하루 4억원 가까운 이자가 붙는다. 돈이 부족한데 모든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빚을 내는 일에도 책임이 따른다. 그렇다고 이미 누군가의 생활을 받치고 있는 사업을 줄이는 일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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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의 교착에는 이상한 대목이 있다. 584억원은 쟁점이 아니다. 도가 추경안에 넣었고, 도의회도 깎자고 하지 않는다. 다툼은 다른 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추경안은 한 묶음이어서, 한쪽에서 합의가 안 되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예산까지 함께 멈춘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가장 먼저 확정돼야 할 돈이, 지금은 가장 늦게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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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점심은 갑자기 생긴 사업이 아니다. 올해만 특별히 제공하는 혜택도 아니다. 학교가 문을 여는 날마다 필요한 비용이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이런 지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장하는지가 예산의 우선순위를 보여준다. '무엇을 깎을 것인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먼저 확보해 두었어야 했는지, 부족해질 것을 알면서 뒤로 미룬 비용은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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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교현장, 식단표 뒤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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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식재료를 주문하고, 납품받고, 조리하는 시간이 있다. 의회의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다음 주의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 쌀을 사고 채소를 씻고 국을 끓이는 일에는 다음 회기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하기 어렵다.

 

학생들로부터 카네이션 선물받는 부산의 한 급식실 노동자들 (연합뉴스)

아무 일 없이 점심시간을 맞았다면, 그날도 누군가는 식재료를 확인하고 수량을 맞추고 조리 시간을 지켰을 것이다. 밥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그 과정의 어려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그 수고에 기대어 위기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달에도 같은 걱정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예산 처리가 늦어질 때 그 불확실성을 누가 먼저 감당하는지까지가 행정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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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표의 마지막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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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학부모로서 바라는 건 거창하지 않다. 급식 예산을 두고 아무도 논쟁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식재료의 질과 단가, 예산 분담과 집행 방식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밥이니 더 잘 따져야 한다. 다만 그 논의가 아이에게 한 끼를 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불안으로까지 내려와서는 안 된다. 부모가 식단표를 펼쳤을 때 예산 협상의 진행 상황까지 함께 걱정해야 하는 일은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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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학교급식은 당장 멈추지 않는다. 그 사실을 정확히 전하는 것과, 남은 급식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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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경은 어떻게든 처리될 것이다. 진짜 시험은 그다음이다. 11월이면 2027년 본예산안이 도의회에 올라온다. 내년 예산서에 급식비가 열두 달치로 담기는지, 아니면 또 아홉 달치에 '추경 예정'이 붙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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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분과를 맡아 자문의견을 쓰며, 나 역시 무엇을 더 담을지를 먼저 고민해 왔다. 새로운 제안에 귀를 기울이는 일만큼, 이미 약속한 일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눈에 띄는 새 사업이 없어도 한 해 동안 필요한 급식비가 제때 마련됐다면, 그것은 충분히 설명할 만한 행정의 성과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의 9월 30일 점심 급식 메뉴 (학교 홈페이지)

다음 달 식단표가 오면 부모들은 다시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찾을 것이다. 아이는 급식실로 가고, 조리실에서는 점심 준비가 시작될 것이다. 12월 식단표의 마지막 주에도 메뉴가 적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예산의 결론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야 한다. 그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데 필요한 돈을 제때 마련하는 것, 어려운 살림을 책임 있게 꾸린다는 건 그런 일이다. 그리고 식단표를 읽는 우리 아이의 걱정은 매운 반찬 하나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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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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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역 주철근 누락, 서울시 관계자들 보고 받고도 점검 때 '침묵'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공사현장에 안전제일 안내판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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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로부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선(GTX-A) 삼성역 주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서울시 관계자들이 국가철도공단과 진행한 세 차례 점검에 참여하고도 시공오류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로부터 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서울시 관계자들이 특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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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은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중순에 (시공사로부터) 파악한 철근누락을 올해 4월 말에야 (철도공단에) 공유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건설사고가 아니라 시공오류이므로 통보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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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9~10월 GTX-A 삼성역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설계도면상 2열로 배치해야 할 주철근이 1열로 시공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기둥 218개 중 80개에서 주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이 문제로 개통이 지연되면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구상권 청구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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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실을 통해 철도공단·현대건설·서울시가 생산한 관련 자료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주철근 누락 늑장 보고 경위와 관계기관의 대응 과정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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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락 인지 뒤 철도공단 주관 3차례 점검서 미공유… "골든타임 놓쳐" vs. "협의 자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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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실이 강남구 GTX-A 삼성역 지하 5층 승강장 구간(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3공구) 시공사인 현대건설로부터 받은 자료이다. 해당 구간에서 주철근이 누락되는 시공오류가 발생했는데, 시공사로부터 시공오류를 보고받은 서울시 관계자가 확인된 자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 장경태 의원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영동대로추진단의 권아무개 단장과 조아무개 계장(주철근 누락 발생한 3공구 담당)은 2025년 11월 10일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으로부터 시공오류 현안과 기둥 보강방안 등을 보고 받았다. 2025년 12월 4일에는 권아무개 단장과 김아무개 계장(3공구 담당)이 추가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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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서울시 관계자들은 철도공단과 진행한 중간·합동·사전 점검에서 주철근 누락 문제를 공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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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에 따르면, 권 단장과 김 계장은 ▲ 2025년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중간점검에 참여했다. 주철근 누락을 현장에서 보고받은 날로부터 약 15일 뒤 이뤄진 점검이었다. 김 계장은 ▲ 2026년 1월 12일~15일 합동점검 ▲ 2026년 3월 3일~10일 사전점검에도 참여했다. 중간·합동·사전 점검은 철도건설사업 시행지침에 따라 이뤄지며, 각 점검 결과는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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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은 장경태 의원실을 통해 "개통 및 인수인계 업무가 서울시와 공단이 맺은 위수탁 계약의 핵심 정신인데도, 서울시는 중간·합동·사전 점검에서 주철근 문제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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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점검 과정에서라도 주철근 누락 얘기를 했다면 철근이 누락된 기둥 위로 구조물이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에 따른 시설물 안전평가와 보강방안에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올해 4월에야 주철근 문제 현안을 공유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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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은 올해 4월 29일 서울시로부터 주철근 누락 등을 보고받고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3공구 긴급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같은 해 5월 6일부터 8일까지는 주철근 누락이 발생한 3공구뿐 아니라 1공구부터 4공구까지 긴급 안점점검을 실시했다. 국토부는 5월 18일 특별점검단을 꾸려 점검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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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공단이 서울시를 관리·감독하는 관계가 아니며, 서울시가 국토부에 대해 부담하는 의무도 건설사고가 발생할 때 이를 통보하는 정도(건설기술진흥법 제67조)"라며 "주철근 누락은 인명이나 재산피해가 발생한 건설사고가 아닌 시공오류이므로 통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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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제 삼는) 중간·합동·사전점검 또한 공단이 '무정차 통과 기술적 점검'을 위해 통상적으로 주관한 점검이므로 시공오류를 협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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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울시는 주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직후부터 6차례 걸쳐 주철근 누락과 기둥보강 계획 등이 포함된 월간 건설사업관리보고서를 공단에 통보했다"며 "(보고서)에 포함된 업무일지는 51건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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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차례 자체 안전점검도 주철근 누락 미기재... "문제 덮어" vs. "점검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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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국힘 해산 심판” 질의에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 “즉답은 적절치 않아”장경태 의원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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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자체 안전점검에서도 주철근 누락을 결과 보고 문건에 기재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도시기반시설본부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을 매월 1회 외부전문가와 함께 점검한다. 서울시는 4월 말 주철근 누락을 국토부와 공단에 공식적으로 보고하기 전까지 문제가 된 3공구를 총 여섯 차례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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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3공구 대상으로 ▲ 2025년 11월 12일 ▲ 2025년 12월 17일 ▲ 2026년 1월 16일 ▲ 2026년 2월 3일 ▲ 2026년 3월 18일 ▲ 2026년 4월 2일에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각 날짜의 안전점검 결과 보고 문건에는 주철근 누락 관련 내용이 일체 기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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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실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서울시가 주관한 3공구 여섯 차례 안전점검에는 시공사로부터 직접 주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시 관계자도 일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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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서울시가 주철근 누락 사실을 알고도 여섯 차례 안전점검에서 단 한 번도 이 문제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점검이 아니라 문제를 덮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즉시 보강대책을 마련했다면 공사 지연과 추가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며 "서울시 늑장 대응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따져 정부는 손실보전금에 대한 구상권을 반드시 청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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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시는 "안전점검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해진 항목에 따라 시행되며 주로 가시설과 굴착 안전, 추락·낙하 등 재해 위험요소, 장비와 화재 관리 등을 점검한다"며 "결과보고서는 그날 점검에서 새로 발견된 지적사항과 조치 결과를 기록하는 문서이지 철근 누락 점검처럼 특정 목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철근 누락 문제는 해당 사안을 관리하는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에 보고된 사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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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경태#삼성역#철근누락#국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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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2.2% "통일 필요하지 않다"... 통일 필요하다는 응답 20년간 하락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26 통일의식조사 결과발표회' 열어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입력 2026.10.01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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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0년간 하락세에 있는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007년에는 63.8%였지만, 올해에는 39%로 하락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007년 15.1%에서 올해 32.2%로 상승했다.

통일의 필요성과 관련한 의식조사 [자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 필요성과 관련한 의식조사 [자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26 통일의식조사 결과발표회'를 29일 오후 1시 30분 서울대 국제대학원 4층 국제회의실에서 열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은 통일의 필요성을 높이려면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남북 화해, 협력이 원만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속해서 열렸던 2018년에는 예외적으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9.7%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일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는 이유로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이념갈등, 범죄문제, 지역갈등,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 악화 △경제적 부담 증가 △자신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등을 꼽았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특별히 남북관계가 개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대북 피로감이 증가한 상황이 올해 조사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올해 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대북 인식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정책에 따라 북한에 대한 불신,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 위협, 통일 회의론이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 가능성에 대한 안보 학습 효과, 이재명 정부의 평화 공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과도한 불안에서 벗어나서 지금의 대립 국면을 관리하기 위한 실용적 상호 협력의 필요성도 강화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통일 폐기 정책이 상수화된 상황에서 △북미 관계의 변화 △이재명 정부 2년차 평화공존 정책이 어떤 변화의 계기를 추동할지를 앞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별한 변화가 우리 쪽이나 이재명 정부 쪽에서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라며 "그렇다면 현 추세대로 가면서 대북 인식 간의, 여러 변수 간의 둔화는 계속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신혜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센터 센터장은 '북한이탈주민인식', 윤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북정책인식', 이유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변국인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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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사고에 한겨레 “북은 진상규명 협조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DMZ 지뢰 폭발 사고 국방위 질의 이어져

한겨레 “객관적 증거 기반 결론 내놓지 못하면 남남갈등만 키울 것”

중앙 “북한 살상 의도 입증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식 접근 경계해야”

조선 “‘北 지뢰’ 현안 질의 날 국회의원 몰고 백령도 간 장동혁…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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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6.09.30 07:46

▲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9월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장 인근에서 북한 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면서, 이 지뢰는 유실이 아니라 매설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고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주요 신문에선 먼저 사건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의 살상 의도를 입증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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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사고 국방위 질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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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29일 오전 DMZ 지뢰 폭발 현장에서 3차 합동 현장조사를 벌인 뒤 사고 지점과 근접한 곳에 매설돼 있던 북한의 수지반보병지뢰 한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새로 발견된 지뢰에 대해 “(유실이 아니라) 매설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뢰 매설 시점에 대해선 “2025년 9월에 (북한군이) 지뢰를 설치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먼저 매설한 것”이라며 “적어도 1년은 훨씬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필요한 방책을 갖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가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는 합참과 유엔사의 최종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 30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대응 조치로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를 통한 비판, 북한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등을 꼽았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유엔 회부, 북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대응카드’ 효과 의문>에서 이같이 밝힌 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의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30일 동아일보 4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뢰 폭발 사고가 정쟁 소재로 확대되는 데 관련해서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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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객관적 증거 기반한 결론 내놓지 못하면 남남갈등만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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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정부의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남북이 날카롭게 대치하는 DMZ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북한이 부인할 수 없도록 낱낱이 조사해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MDL 이남으로 내려와 지뢰를 매설했다면 그 자체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중대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요구를 포함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유실 지뢰라 하더라도 장병 3명이 중경상을 당한 만큼 북한에 책임을 묻는 것이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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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을 두고 “남북관계 개선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중대 사태”라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이번 일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는 점에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후퇴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한 부상 장병의 치료, 지원,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30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북한이 이번 사건 관련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북의 의도를 판별해야 하는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 남남갈등만 키우면서 정부가 애써 준비해온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 뒤 “이번 사태의 반대쪽 당사자인 북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꼭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명백한 위험을 이대로 또 방치하면 다음엔 남북 모두를 더 깊은 고통에 빠뜨리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을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요청해야 하고, 북은 이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했다.

▲ 30일 중앙일보 사설.

반면 중앙일보의 경우에는 더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북한 지뢰가 방어 목적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며 “이미 북한군 지뢰가 발견됐고 국방장관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한 사안을 두고, 북한의 살상 의도를 입증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근거 없는 음모론을 우려한 지점에 대해서도 “국민이 묻는 것은 음모론이 아니라 무엇이 벌어졌고, 왜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사실과 책임”이라면서 “현장 조사가 이미 지체된 상황에서 ‘신속한’ 조사를 지시한 것도 한참 뒤늦은 것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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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북한은 2024년부터 MDL 일대에서 도로·진지 건설과 지뢰를 매설해 왔다. 왜 우리 군과 안보 당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저지하지 않았는지, 북한의 최근 군사활동과 지뢰 매설에 대한 대응이 과연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응이 미흡했다면 지휘·경계체계의 문제를 밝히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북한의 지뢰 매설을 저지하지 않고 묵인 내지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결과가 결국 이번 사건으로 이어지는 원인(遠因)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30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 날 주요 당직자를 대거 이끌고 백령도 군부대를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최근 백령도 인근에서 북한 추정 항공기가 포착돼 어선들이 긴급 피항한 상황과 관련해 최전방 대비 태세를 점검하겠다는 목적의 방문이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들이 백령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 때문에 국방위 현안 질의가 오후 3시로 밀렸다고 한다”며 “굳이 2명의 국방위원에 국방위 수석전문위원까지 백령도 행사에 동원했어야 했는지 의문이고, 당 대표가 부른다고 본업을 제쳐두고 따라간 당사자들도 한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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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여론과 민심에 어긋난 장 대표의 행보가 처음은 아니다. 김승원 검증 국면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기한 ‘오빠 로비 의혹’은 본질이 아니라고 어깃장을 놓더니 올림픽 공원에 가서 봉쇄 시위 100일을 자축하는 북을 쳤다”며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라’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대여 투쟁보다 코어 지지층 만들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령도행도 같은 목적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장동혁은 민주당 전략 자산’이라는 시중의 평가를 뒷받침해 줬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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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국감 증인 채택에 중앙일보 “갈등만 더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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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가 “명백한 위법이 없는데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재판과 권한 행사를 문제 삼아 2년 연속 대법원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운 것”이라며 “사법부 수장을 국감장에 불러 망신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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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증언대에 세우려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정작 국감에 나와야 할 여권 인사들에 대해선 방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작년 국감 때에는 관례를 깨면서 당시 김현지 총무비서관을 증인 명단에서 제외했고 청와대도 국감 직전에 그녀를 국회 출석 의무가 없는 부속실장으로 발령 냈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올해마저 김현지 실장의 국회 출석을 막으려 무리수를 둔다면 시중의 각종 의혹은 꺼지기는 커녕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 30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증인 채택을 두고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삼권분립의 또 다른 한 축인 사법부를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힘겨루기 양상은 빨리 해소돼야 할 상황임에 틀림없다.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에 ‘구체적 사유와 근거 불명’을 들어 불응한 조 대법원장의 명확한 입장에 대해 듣고 싶은 대목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법원장을 국감 증언대에 불러 세우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다. 청와대와 사법부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풀어야 할 집권여당이 되레 갈등만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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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한겨레 사설.

반면 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역대 대법원장들이 국감장에서 인사말만 하고 퇴장한 것은, 국회가 개별 재판의 심리와 판단을 추궁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재판과 관련이 없다”며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직접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 앞에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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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조 대법원장은 지난 3월3일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8월18일 대통령과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28일 재제청을 요청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모두 대법원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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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해에서 미국 몰아내야…이란 최고지도자 성명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9/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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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8일(현지 시각) 미국 등 적대세력의 종속을 끊어내야 한다면서 미국을 호르무즈 해협 너머 아라비아해 밖으로 몰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즈타바는 ‘성스러운 방어 주간(이란-이라크 전쟁 기념 주간)’, 레바논 유력 정당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순교 2주기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이처럼 밝혔다.

 

모즈타바가 언급한 아라비아해는 이란을 비롯해 예멘, 오만,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과 맞닿아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출구에 해당하는 인도양의 일부다.

 

▲ 아라비아해 주변 지도.  © Shutterstock

 

그동안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미군 철수를 강조해 왔는데 한발 더 나아가 아라비아해 밖으로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라 주목된다.

 

모즈타바는 성명을 통해 과거 이란에는 “민중의 적들이 앞잡이들을 풀어 현대판 식민주의를 강요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슬람과 성전(미국-이란전쟁)의 기치 덕분에 (이란은) 영광의 시대로 탈바꿈했다”, “이제 패권적 침략자들이 이슬람 전사의 공격을 피해 피신처를 찾고 전쟁 종식을 애원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라고 현 시기를 규정했다.

 

계속해 “적들(미국 등 적대세력)이 우리를 다시 끌고 가려는 과거의 시대는 낙후와 굴욕, 타락, 예속 그리고 이슬람 세계 내에서 위축된 이란의 위상으로 점철된 시기”였으며 “한때는 적대세력이 이란 남부 해역을 활보하던 시절도 있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에는 용맹한 전사와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들이 가하는 강력한 타격 덕분에 적들은 더 이상 아라비아해 너머로 감히 나오지 못한다”라면서 “머잖아 아라비아해에서도 적들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즈타바는 “오늘날 (미국의 이란 침공 이후)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국민은 책임감 있고 활기찬 모습으로 전국 각지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는 이슬람 전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동시에 적에게는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라면서 “나아가 3천만 명이 넘는 이란인들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또 “나는 사랑하는 이란 국민의 일원으로서 단호히 말한다. 우리의 적들이 우리를 다시 되돌려 보내려 하는 그 과거의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며, 결코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 “이란 국민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포함한) 모든 저항세력의 지지자들은 오직 승리와 영광만을 누리고, 반면 그들의 적들은 패배와 치욕만을 겪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장관은 지난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7일째 되는 날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적대 행위 중단 ▲이란 동결 자산 일부 해제 ▲이란 해상 봉쇄 해제, 석유 제재 철회 등이며 아라그치 장관은 “이건 새로운 조건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NBC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과의 협상에 관한 “상의와 지시가 그곳(모즈타바 측)에서 나온다”라고 밝혔으며 모즈타바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관해선 미국의 암살 위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지도자는 (현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우리는 최고지도자의 발언과 명령, 의견을 전달받고 있으며 의사 결정에서 국가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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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상영중단 압박은 시대착오적 검열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동그라미시사만평

캐리커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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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상영금지는 진실을 밝히는 길이 아니라, 단지 불편한 질문 자체를 지우는 회피일 뿐이다.

영화 '암살자(들)' 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공식적인 사건 결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역사왜곡'이라 규정하며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너무도 그들다운 해결 방식이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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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지키는 가장 지혜롭고 올바른 방법은 불편한 질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에 납득할 만한 해답을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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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가 못마땅하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짚어 비판하면 그만이다. 역사학자는 사료로 반박하고, 언론은 철저히 팩트를 검증하면 된다. 그리고 최종적인 평가는 영화를 마주한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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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영 자체를 막아세우려 한다면, 그것은 진실을 수호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나와 다른 해석을 용납하지 못한 채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는 구시대적 검열의 낙후된 사고방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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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 역시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에 날카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고 당시 미국 역사학계나 정치권이 상영 금지 가처분을 요구하며 소동을 벌였던가. 그들은 사료와 기록을 꺼내 들고 영화의 오류를 치밀하게 검증했으며, 틀린 부분은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영화를 원천 차단하려 한 것이 아니라, 논리와 기록이라는 정공법으로 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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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화계에서도 '그때 그 사람들'이나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민감한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작품들이 있었다. 당시 법원 역시 단순히 논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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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딱딱한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 작품이 던진 질문에 오류가 있다면 역사학이 검증하면 될 일이다. 틀렸다면 당당히 반박하고, 사실에 기반했다면 그 기록을 더욱 견고히 다지면 된다. 그것이 성숙한 문화가 작동하는 방식이자, 민주사회가 역사를 대하는 품격 있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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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금지는 진실을 밝히는 길이 아니라, 단지 불편한 질문 자체를 지우는 회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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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지탱하는 진짜 힘은 검열의 빗장이 아니라 치열한 반론과 토론에서 나온다. 정말 역사를 지킬 자격과 자신이 있다면, 영화 한 편이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 정도가 뭐가 두렵겠는가. 정작 역사를 두려워하는 것은 스크린 속 영화가 아니라, 질문을 막아야 안심하는 검열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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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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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北 김여정 "DMZ 폭발 사고는 南 자작극…'도발' 시 가차없는 보복"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9.30. 07: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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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원인은 북한 지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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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한국 군이 이번 사태를 빌미로 국경선에서 실사격을 할 경우 가차 없이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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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장이 29일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담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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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에서 김 부장은 "이번 사건은 도발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년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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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8월 4일 DMZ 철책 통로에서 한국군 간부 2명이 지뢰 폭발로 인해 부상을 당한 사건을 일컫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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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직후 국방부 조사 결과 청와대는 북한 목함지뢰로 인한 폭발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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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응 조치로 다음날인 10일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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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이에 관해 "이번에도 한국무장깡패들이 근거없는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시행'을 공공연히 운운하며 우리에 대한 정치군사적도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어내고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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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그러면서 "알지도 못할 곳에서 출처도 모를 지뢰를 밟아 터뜨리고는 무작정 누구를 의심하면서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고 지껄이는 너절한 추태를 앉아서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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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이번 사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금 재개해야 한다는 야권 주장을 두고는 "사건의 책임을 남에게 먼저 씌우고 그를 증명하기 위한 '물적증거'를 꾸며대려는 한국 족속들의 행태야말로 황당함과 언어도단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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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한편 북한이 국경선 일대에서 벌이는 요새화 작업은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 무관한 철저한 주권행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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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우리 군인들은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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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총탄 한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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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김 부장은 이미 "그에 대한 대응행동 지침은 국경선 방어구분대들에 하달된 상태"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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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울의 자작광대극의 극적절정은 결코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모든 후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을 기획한 당사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김 부장은 주장했다.

▲ 김여정 당 부부장. ⓒ뉴스1=로동신문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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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비판 '건전한 비평' 58%, 절반 넘게 국민의힘 지지층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9/30 07:57
  • 수정일
    2026/09/30 07: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시민 노선 지지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37%

'건전한 비평' 응답자 53.4%가 국민의힘 지지층

'대통령 가장 위하는 사람' 유시민 선택, 조국혁신당 42.1%·민주당 9.4%

유시민 노선 지지, 민주당 지지층 37.0%·대통령 잘한다는 층 20.7%

2026-09-30 01:01:07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비판을 '건전한 비평'으로 본다는 응답이 58.0%로 나왔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9월 25~26일 조사한 결과다. 9월 28일 여러 매체가 이 수치를 "국민 10명 중 6명"으로 보도했다. 결과표를 열어보면 이렇게 답한 사람의 53.4%가 국민의힘 지지층이다. 반면 유시민 작가가 내세운 '진보 색깔 강화' 노선에는 민주당 지지층 37.0%가 손을 들었다. 무엇을 묻느냐에 따라 유시민 작가 편에 선 사람들이 달랐다.

질문마다 달라진 유시민 작가에 대한 호응
각 집단 안에서 그렇게 답한 사람의 비율(%). 첫 줄 94.0%는 조국혁신당 지지자 100명 중 94명이 그렇게 답했다는 뜻이다. 지지층마다 따로 센 비율이라 가로로 더하지 않는다.
질문 조국혁신당
지지층 중
민주당
지지층 중
전체
응답자 중
유시민 비판은 '건전한 비평'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94.0% 28.7% 58.0%
대통령을 가장 위하는 사람으로 유시민 선택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42.1% 9.4% 14.9%
유시민 쪽 노선 지지(진보 색깔 강화)에이스리서치 8월 10~11일 71.1% 37.0% 35.1%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돌아섰다미디어토마토 9월 7~8일 76.6% 15.7% 28.4%
9월 18일 기자회견 만족미디어토마토 9월 25~26일 24.1% 77.1% 35.7%
조국혁신당 지지층 응답자는 조사마다 수십 명이라 오차가 크다. 에이스리서치 조사는 8월, 나머지는 9월 조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58% 가운데 절반 넘게 국민의힘 지지층

 

질문은 유시민 작가의 잇단 대통령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였다. 답은 '근거 없는 이재명 대통령 흔들기'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평' 가운데 고르게 했다. 조사기관은 먼저 들은 쪽으로 답이 쏠리지 않게 두 선택지를 읽는 순서를 바꿔가며 물었다. 다만 순서를 바꿔도 문구의 무게는 그대로다. 한쪽에는 '근거 없는'과 '흔들기'라는 부정적 표현이 두 개 들어갔다. 다른 쪽에는 '건전한'이라는 긍정적 표현 하나뿐이다.

 

'건전한 비평'이라고 답한 사람을 지지 정당별로 나눠봤다. 국민의힘 53.4%, 민주당 18.2%, 조국혁신당 11.5%였다. 이들 가운데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본 사람은 13.0%다. '흔들기'라고 답한 사람은 82.2%가 대통령이 잘한다고 봤다. 대통령을 나쁘게 보는 사람은 주로 '건전한 비평'을, 좋게 보는 사람은 '흔들기'를 골랐다. 왜 그 답을 골랐는지는 결과표에 나오지 않는다.

 

결과표와 다르게 보도된 수치도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건전한 비평'이 63.6%라고 적었다. 결과표상 민주당 지지층은 '흔들기' 63.6%, '건전한 비평' 28.7%다. 두 수치의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건전한 비평' 고른 두 지지층, 원하는 건 정반대

 

'건전한 비평'이라는 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층 94.0%, 국민의힘 지지층 81.1%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28.7%에 그쳤다. 그런데 두 지지층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방향은 달랐다. 이 조사는 앞으로 국정을 더 개혁적으로 끌고 가야 하느냐도 물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80.8%가 그렇다고 답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13.9%였다. 두 질문의 결과를 나란히 놓았을 뿐, 개개인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는 알 수 없다.

 

조국혁신당 42.1%, 민주당 9.4%

 

이 조사에는 "누가 가장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도 있었다. 전체 1위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로 34.4%였다. 유시민 작가 14.9%, 정청래 의원 13.1%가 뒤를 이었다. 김어준씨는 4.8%,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7%였다. 지지 정당별로 나눠 보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유시민 작가를 고른 비율은 42.1%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9.4%,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14.9%다.

 

김민석 대표를 고른 비율은 반대로 나왔다. 전체 34.4%였지만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9.8%에 그쳤다. 조국 원장은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8.6%였다. 이 질문은 누구를 믿느냐가 아니라 누가 대통령을 가장 위하느냐를 물었다. 대통령과 다른 당을 이끌어 온 인물은 이런 질문에서 낮게 나올 수 있다. 응답자가 77명뿐이어서 유시민 작가와 정청래 의원(27.9%)의 순위는 가리기 어렵다.

 

유시민 노선엔 민주당 지지층도 37%

 

에이스리서치는 스픽스 의뢰로 8월 10~11일 2010명에게 노선을 물었다. 대통령은 중도·보수층으로 지지를 넓히자는 쪽이다. 유시민 작가는 진보 색깔을 더 분명히 하자는 쪽이다. 두 방향 가운데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전체는 대통령 쪽 38.8%, 유시민 작가 쪽 35.1%로 팽팽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71.1%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은 대통령 쪽 55.2%, 유시민 작가 쪽 37.0%로 나왔다. 9월 미디어토마토 조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난다. 그 조사에서 유시민 작가를 '가장 위하는 사람'으로 꼽은 민주당 지지층은 9.4%였다. 사람을 묻느냐, 방향을 묻느냐에 따라 호응이 4배 가까이 달랐다.

 

대통령이 싫어서 유시민 작가 쪽을 골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두 선택지에는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의 이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이 조사는 노선 질문에 앞서 대통령이 일을 잘하는지를 먼저 물었다.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고 답한 사람을 보면 46.5%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대통령 쪽은 12.5%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35.7%가 유시민 작가 쪽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답한 사람들만 따로 봤다. 이들은 대통령이 싫어서 반대편을 고를 까닭이 적다. 이들 가운데서도 20.7%가 유시민 작가 쪽을 택했다. 대통령 쪽은 72.1%였다. 대통령을 좋게 보는 사람 5명 중 1명이 유시민 작가의 방향에 손을 든 셈이다.

 

전체 국민 가운데 이 논쟁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갤럽은 9월 15~17일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고 본 이유를 물었다. 부동산 정책이 20%로 1위, 인사가 16%로 2위였다. 갤럽이 정리한 이유 목록에 '검찰개혁 미흡'은 따로 없다. '공약 실천 미흡'은 1%였고, 어떤 공약인지는 나뉘지 않았다.

 

"지지했다가 돌아섰다" 조국혁신당 76.6%

 

유시민 작가는 9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인터뷰에 나왔다. 그는 "90% 지지해 왔던"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이 "떠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토마토가 9월 7~8일 조사한 결과에는 이 말과 들어맞는 응답이 있다. 지금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의 92.0%가 한때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76.6%는 지지했다가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두 숫자 모두 지금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 전체 가운데 비율이다.

 

지지했다가 돌아섰다는 응답은 전체로는 28.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28.9%, 민주당 지지층 15.7%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 유독 높은 건 애초에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 많아서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때 지지했다는 응답이 29.6%에 그쳤다.

 

지금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보는지는 조사 방식에 따라 크게 달랐다. 여론조사꽃 9월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는 기계음 자동응답(ARS)으로 27.6%였다. 상담원이 직접 묻는 전화면접 방식으로는 44.3%가 나왔다. 리얼미터 9월 자동응답 조사 4번을 합쳐 계산하면 21.5%다. 리얼미터가 정당 지지도 표에 함께 실은 대통령 평가 응답으로 계산한 값이다. 리얼미터가 직접 발표한 수치는 아니다.

 

이 조사들로 확인하지 못한 것도 있다. 한 사람에게 시차를 두고 다시 물은 조사는 없다.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국혁신당을 떠났다면 남은 지지층만 보고 이탈을 말하기는 어렵다. '한때 지지했다'는 답도 지금의 기억에 기대 답한 것이다.

 

9월 25~26일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9월 18일 대통령 기자회견 평가도 물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 35.7%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77.1%,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24.1%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불만족은 64.4%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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