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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원한 전쟁' 돌입했다…미·이란 공습 악순환 우려

트럼프 "더 큰 공격 대기…이란 거의 안 남을 것"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6.09.02. 20:59:00

미국과 이란이 이틀 만에 공습을 재개했다. 이란이 미 공습이 결혼식을 강타해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힌 데다 양쪽 모두 보복 강도를 높여 무력 충돌 악순환 우려가 대두됐다. 미국이 "영원한 전쟁"에 돌입했다는 전문가들의 회의론도 커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 동부시간 1일(이하 현지시간) 정오부터 이란 내 혁명수비대(IRGC) 방공기지, 레이더 체계, 해상 자산 및 시설, 기뢰 부설 능력, 통신 기지 등을 겨냥해 공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 공격이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에 더해 역내 배치된 미군에 대한 공격에도 대응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틀 전 미군이 한 달만에 이란 공습을 단행하자 이란은 곧바로 요르단 미군기지를 겨냥해 보복했는데, 이에 대한 재보복성 공격임을 시사한 것이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이란 발사대 공격 땐 이란 기뢰 부설 시도를 차단하는 "제한적" 목적임을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공습은 대규모에 강력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하려던 이란의 실패한 시도에 대한 보복"이고 "실패한 국가인 이란이 이 매우 정당한 공격에 대해 보복한다면 훨씬 더 강력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대기 중인 가장 큰 공격이 아니며 그 공격이 끝나면 이란은 거의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 "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의 완전히 장악하고 있고 이란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고 있는 지금 입장이 훨씬 마음에 든다.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이란인들은 언제쯤 일어나 싸울 것인가?"라고도 했다.

미 '눈에는 눈, 유조선엔 유조선'?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압박 수위도 강화됐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1일 공습에 이란 정부 유조선 두 척에 대한 공격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조선들은 미 해군 봉쇄선 북쪽 이란 연안에 정박해 있었고 미군은 무인기(드론)와 미사일로 이들 선박의 기관실을 타격했다고 한다.

미 당국자는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눈에는 눈' 식의 새 정책, "유조선엔 유조선" 작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에 대한 보복 작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이란이 한 달 만에 공습을 주고 받은 직후인 지난달 3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한국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 '세네갈 프로스페리티', 사우디아라비아 소유 유조선 '시드르'가 피격됐다고 해양 안보 분석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유사한 내용을 보도했다.

미군은 지금까지 이란의 해협 봉쇄를 뚫기 위해 오만 쪽 남부 항로로 유조선을 은밀히 유도해 왔다. 해상봉쇄 일환으로 이란 쪽으로 향하는 상선들을 막아 왔지만 대체로 회항시켰고 공격까지 이른 경우는 드물었다. 중부사령부는 1일까지 이러한 상선 84척을 회항시키고 3척을 항해 불능으로 만들었으며 2척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약 100개 목표물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해협 내 상선 공격 수위가 "최소 한 달간"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미 결혼식 공습으로 4명 사망"…역내 무더기 보복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규탄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연안 호르모즈간주 시리크 지역 쿠헤스타크의 민가가 미군 공습 피해를 입어 결혼식 축하를 위해 모인 가족 5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이런 야만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해당 결혼식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4명이 죽고 5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호르모즈간주에 대한 추가 공격으로 1명이 더 숨졌고 남부 후제스탄주 아흐바즈, 아가자리 인근에서도 미군 공습으로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를 보면 관련해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매체의 해당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와는 달리 미군은 절대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란은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미군기지를 겨냥해 역내 전반에 걸쳐 보복 공격을 벌였다. 이틀 전 요르단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비해 규모가 훨씬 커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관영 <IRNA> 통신을 보면 2일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프린스 하산 공군기지 미군 무인기 격납고를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아카바만에 위치한 미 해병대 기지 캠프 티틴 또한 공습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의 미군 사령관 숙소와 지휘소, 이라크 에르빌에 위치한 미군기지의 감시 비행체 제어체계 및 정비소, 기술장비 창고 또한 공격했다고 했다. 이란군은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및 알민하드 기지의 레이더 체계와 미군 집결지, 바레인의 셰이크 이사 공군기지의 레이더 설비와 집결지 또한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보면 이날 이라크 쿠르드 대테러기구는 에르빌 상공에서 폭발물 탑재 무인기 10대를 격추했고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당국은 무인기와 미사일 여러 대를 요격했고 주거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했다. 이날 수차례 대피 경보를 발령한 바레인은 이란 공격을 비난하며 발사체 여러 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요르단은 영공에 진입한 미사일 13발 중 10발은 요격했지만 3발은 인구 밀집지에서 먼 외진 곳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날 보복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요르단 프린스 하산 기지 공격으로 조종사와 승무원이 숨졌고 캠프 티틴 공격으로도 미군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라크 에르빌 기지 공격에선 연료 저장고에 불이 붙어 미 인력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다만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이라크 등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및 무인기 대부분이 요격됐다며 이란 보복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트럼프, 문제 해결 포기하고 영원한 전쟁·당분간 보복 국면 지속"

미국과 이란의 발언과 공격 수위가 동시에 높아지며 무력 충돌 복귀 우려가 고조됐다. 전문가들의 종전 관련 회의적 시각도 커졌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마이클 프로먼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상당 기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군의 주기적 폭력, 선박 피격,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각종 봉쇄 조치가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며 "완전한 종전이나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과 같은 흑백이 명확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미 퀸시연구소 부소 트리타 파르시는 알자지라에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문제 해결을 포기하고 영원한 전쟁을 통해 문제를 관리하려는 걸로 보인다"며 "미국이 초반에 전쟁이 나흘 안에 끝날 걸로 예상한 걸 감안하면 완전한 패배"라고 분석했다.

다만 <타스님>을 보면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로 복귀한다면 이란 또한 상응할 것"이라며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미 재무 "호르무즈, 2년 안에 가치 없어져"

한편 이란에 대한 경제적 고립 작전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일 미 폭스비즈니스 진행자 래리 커들로와의 대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2년 안에 가치 없는 수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육상 수송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해와 페르시아만 모두에 접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 중이지만 페르시아만 연안 다수 국가들은 육상 수송을 위해선 타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가 대부분 아시아로 향한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해협이 미국에겐 "병목 지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일(현지시간)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밝힌 이란 공습 직전 영상서 갈무리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간주 시리크 지역에서 결혼식이 진행되던 민가에 미군 공습이 떨어졌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 적신월사가 공개한 공습 이후 해당 주택 영상을 갈무리한 이미지. ⓒAFP=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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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일본에 공장 지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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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9/03 07:54
  • 수정일
    2026/09/03 07: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반도체 특별과외] 우리 기업의 힘으로 일본 반도체의 부활 이끌게 될 수도

26.09.03 07:30최종 업데이트 26.09.03 07:30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8월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연합뉴스

"SK하이닉스, AI 붐 대응 위해 일본 메모리 공장 투자 저울질"

지난 8월 31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SK그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일본 내 메모리 팹 설립을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는 내용입니다.

SK하이닉스의 일본 내 메모리 팹 설립 관련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 21일 일본 <닛케이 신문>은 SK하이닉스가 일본에 메모리 팹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고, 8월 21일에도 <한겨레>가 SK하이닉스가 일본에 메모리 팹을 건설한다고 단독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SK하이닉스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이야기를 꺼낸 것입니다(SK하이닉스 측은 최 회장이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 회장이 일본 팹 건설을 구상하는 배경에는 '한일 경제 공동체'라는 오랜 지론이 깔려 있습니다. 한국의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과 일본의 강력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인프라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산업 블록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로 있는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오시아와의 시너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역시 키오시아 공장과 인접해 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일본 메모리 팹 건설은 기업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득보다 실이 큰 패착이 될 우려가 큽니다. 과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궤적과 메모리 산업의 본질을 짚어보면 그 이유는 명확해집니다.

일본 팹 건설은 원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최우선 생존 조건은 원가경쟁력입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등장으로 시장이 다변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규격화된 제품을 얼마나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2006년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2012년 삼성전자가 시안에 팹을 건설한 것도 핵심 기술 유출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인프라·세제 혜택을 취해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었습니다.

반면 고비용 구조를 가진 국가는 메모리 생산 기지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이 당초 메모리 라인으로 가동되다 높은 운영비의 한계에 부딪혀 파운드리(다품종소량생산)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재 막대한 예산을 들여 텍사스 테일러에 짓고 있는 신규 팹 역시 파운드리 전용입니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이 미국에는 보조금을 받아 가며 신규 팹을 지으면서도, 싱가포르에 별도의 메모리 팹을 동시에 짓는 것 역시 원가 경쟁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HBM을 필두로 한 AI 반도체 붐과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은 일종의 착시 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례없이 높은 이익률 덕분에, 원가 구조가 비싸고 운영비가 많이 드는 일본에 팹을 지어도 당장은 그 부담이 체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이 뚜렷하고 잔혹합니다. 슈퍼 사이클이 끝나고 치열한 단가 경쟁이 재개되는 다운턴이 도래하면, 일본 팹의 고비용 구조는 기업의 수익성을 심각하게 갉아먹는 거대한 짐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반도체 팹 더해지면 일본 반도체의 부활 가속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연합뉴스

국가 차원의 전략적 손실은 더욱 치명적입니다. 20년 전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지은 메모리 팹이, D램의 CXMT, 낸드플래시의 YMTC 등 중국 반도체 굴기의 마중물이 되어 강력한 경쟁사를 키워낸 뼈아픈 결과를 상기해야 합니다.

일본은 현재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왕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소부장 역량에 한국의 첨단 팹이 더해진다면, 이는 곧 완벽한 일본 내 반도체 생태계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강력한 경쟁국의 반도체 부활을 우리 손으로 돕는 것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과 국운을 훼손하는 자충수입니다.

나아가 반도체 팹은 오늘날 가장 강력한 국가 안보 자산입니다.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굳건한 지정학적 위상을 유지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의 심장인 TSMC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시 강대국들의 거센 압박 속에서 당당하게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배경이 바로 국내에 위치한 첨단 메모리 팹이라는 방패입니다. 이 핵심 안보 자산을 일본의 앞마당에 지어주겠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더불어 기업이 짊어진 사회적 부채도 잊어선 안 됩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 등 수많은 국가 인프라의 집중적인 투입을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숱한 위기를 넘겨온 SK하이닉스의 역사는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세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해외 정부의 보조금이나 최태원 회장의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현 상황에서 메모리 생산 기지는 한국에 두는 것이 가장 타당합니다. 1984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축적된 우수한 인재 풀, 촘촘한 소부장 생태계, 압도적인 수율 관리 노하우를 갖춘 한국이야말로 메모리 생산에 있어 세계 최고의 종합 원가 경쟁력을 지닌 곳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 막 정부가 발표한 광주 반도체 산단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본 생산 기지를 이야기 하기 전에 광주 반도체 산단의 일정과 로드맵을 내놓는 게 먼저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단순한 기업의 총수를 넘어,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습니다. 단기적인 셈법과 개인의 지론이 반도체 산업의 본질을 거스르고 국가적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패착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반도체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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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거듭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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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9.02 16:40
  •  
  •  수정 2026.09.0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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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인천광역시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 참석해 격려말씀을 전하는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2일 오후 인천광역시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 참석해 격려말씀을 전하는 이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날 오후 인천광역시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 참석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그 변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생긴 만큼 북미 간에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야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들 만의 일이 아니다. 가까이는 동북아의 안정 그리고 멀리는 세계평화의 핵심 과제”라며 “이 막중한 과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결시킨 대목이 눈에 띈다.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간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환수) 최종 목표연도’를 제시하게 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 1만 개가 세계 곳곳에 나가 있고, 한 해에 5천만 명이 우리나라를 오간다고 한다. 그런데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은 여전히 그리고 완전히 끊겨 있다”며 “참으로 불행한 일이고, 반드시 바꿔야 할 참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을 거론하면서 “남북 대화의 시계는 7년째 멈춰있다. 벽은 더 높아졌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앞서 걸으면 그곳이 바로 길이 된다”고 설파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가 분단된 지 매우 많은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고, 또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의 큰 눈으로 다시 돌아보면 참으로 짧은 찰나의 순간 동안만 우리가 헤어져 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노력으로 또 여러분의 노력으로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통일되고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2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제22기 민주평통 두 번째 해외 지역회의로,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어제(1일)부터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열린다”고 소개했다.

“이틀째인 오늘 평화공존 정책대화는 ‘평화의 다짐, 실천의 약속’을 슬로건으로 진행됐다”면서 “현장에는 북미·중미·남미 24개국에서 750여 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으로도 600여 명의 자문위원이 함께 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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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대신 단두대에 선 엘프리데 숄츠, 연좌제란 야만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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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이상 없다』 E. M. 레마르크의 여동생

나치, 정권 잡자마자 책 불태우고 시민권 박탈

작가는 스위스로 망명한 뒤라 여동생에 "사형"

"오빠는 우리의 손 벗어났지만 당신은 못할 것"

나치, 처형 비용을 다른 여동생에게 청구하기도

권력에 밉보인 자 처벌하지 못하면 대신 가족을

법치의 언어 빌려 사적 원한을 처리하려는 유혹

재봉틀 앞에 앉은 조용한 여자

1943년 12월 16일, 베를린 플뢰첸제 형무소에서 마흔 살 여성이 목이 도끼에 잘려나간 참수를 당했다. 이름은 엘프리데 마리아 레마르크 숄츠(Elfriede Maria Remark Scholz, 1903~1943). 직업은 양장점 주인이자 재봉사. 정치범도 아니고 지하조직원도 아니었다. 그녀가 저지른 죄라고는 손님과 집주인 앞에서 몇 마디 흘린 게 전부였다. '이 전쟁은 이미 진 것 같아', '병사들은 그냥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 신세야", 딱 이 정도였다.

처녀 때 성이 문제였다. 레마르크, 그렇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쓴 그 유명한 반전소설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 1898~1970)의 여동생이었다. 나치는 정권을 잡자마자 오빠의 책을 불태우고 시민권까지 박탈했다. 오빠는 이미 1932년에 스위스로, 다시 미국으로 망명한 뒤였다. 나치 입장에서는 화가 나 죽겠는데 손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신 잡은 게 독일에 남아 조용히 바느질을 하던 여동생이었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쓴 그 유명한 반전소설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와 그를 대신해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여동생 엘프리데 마리아 레마르크 숄츠(Osnabrücker Rundschau)

"당신 오빠는 놓쳤지만, 당신은 놓치지 않겠다"

재판을 맡은 자는 나치 인민재판소(Volksgerichtshof) 소장 롤란트 프라이슬러(Roland Freisler, 1893~1945). 사형 선고를 내리며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신 오빠는 우리 손을 벗어났지만, 당신은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재판기록에 그녀의 실제 범죄가 아니라 오빠의 문학적 죄가 버젓이 언급되었다. 법정이라는 곳이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복수극 무대가 된 사례도 드물다.

처형 비용 청구서가 살아남은 다른 여동생 에르나에게 날아갔다고 한다. 사람을 죽이고 그 값을 유가족에게 청구하는 나라. 잔혹함이 이렇게까지 사무적인 얼굴을 하고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차라리 섬뜩하다. 정작 오빠 레마르크는 스위스에 있다가 종전 뒤에야 여동생의 죽음을 알게 됐다. 그는 훗날 강제수용소를 다룬 소설 『생명의 불꽃』을 여동생의 영전에 바쳤다. 정작 독일어판에는 그의 헌사가 빠졌다. 전후에도 한동안 독일에서는 그를 조국을 버린 배신자 취급했기 때문이다.

 

엘프리데, 에르나, 에리히 레마르크의 어린시절( Elfriede Scholz, Erich Maria Remarque’s sister | Executed Today)

연좌제, 근대국가의 옷을 입고

한국인에게 이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조선시대 역모 사건 때 삼족을 멸하던 그 논리가, 20세기 한복판 '문명국' 독일에서 재판 절차라는 근대적 형식을 빌려 되살아난 셈이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다. 권력에 밉보인 자를 처벌하지 못하면 대신 가족을 벌한다. 죄형법정주의니 개인 책임의 원칙이니 하는 것들은 권력이 화가 풀릴 때까지만 유효한 장식품이다.

한국 현대사도 이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않다. 월북자나 사상범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과 결혼, 심지어 해외여행까지 막혔던 연좌제의 기억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법으로는 1980년대 폐지되었다지만, 특정 인물을 향한 분노가 그 주변 사람에게로 번지는 습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익신고자의 가족이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정치인을 비판한 언론인의 가족사가 별안간 탈탈 털리는 일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롤란트 프라이슬러(위키피디아)

지금 한국이 곱씹어야 할 대목

2024년 12월 3일 밤 갑작스레 선포되었던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권력이 궁지에 몰리면 법과 절차를 얼마나 손쉽게 복수의 도구로 바꿔치기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었다. 프라이슬러가 법정에서 뱉은 말과, 권력에 대한 비판을 '반국가 세력' 취급하며 명단을 작성했다는 정황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법치의 언어를 빌려 사적 원한을 처리하려는 유혹은 시대와 체제를 가리지 않는다.

엘프리데 숄츠의 이야기가 남기는 교훈은 단순하다. 어떤 사회든 '진짜 표적'을 잡지 못했을 때 그 화풀이가 누구에게로 향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 권력자의 분노가 향하는 방향이 곧 그 사회의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재판정에 앉은 판사가 피고인의 죄가 아니라 그 부모형제의 이름을 들먹이기 시작하는 순간, 그 나라의 법치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엘프리데 마리아 레마르크 숄츠(Frauen im Widerstand: Biograf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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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시사타파 채팅창 "이재명 처단" 31건 방치

전당대회 전후 방송 17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겨냥 제거·처벌 글 169건 확인

이종원 "이재명 욕만 해도 차단" 발언…해당 글 지금도 삭제 안 돼

8월 15~17일 사흘에 계정 82개 집중…호남·수도권 경선일과 겹쳐

조국·신장식·김어준 총구는 김민석…"임기 후 유죄" 발언까지

2026-09-02 01:00:59

 

시사타파TV 실시간 채팅창에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제거·처벌 표현이 169건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8월 한 달간 주요 정치 일정이 있던 시사타파TV 방송 17회분이 대상이다. 실시간 채팅글을 전부 저장해 유형별로 집계했다. 글을 올린 계정만 100개에 가깝다. 이 가운데 "처단"이 31건, "탄핵"이 47건이었다. 시사타파TV 진행자 이종원씨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욕설은 모두 차단한다고 방송에서 말해 왔다. 그러나 문제의 글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8월 16일 시사타파 실시간 채팅글에 "이재명 처단해야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가 있다.

집계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이 직접 들어간 글만 넣었다. '뉴이재명' 같은 파생 표현은 뺐다. 유형별로 보면 구속·감옥이 26건에 계정 24개, 심판이 28건에 계정 22개였다. "끌어내린다"가 18건에 계정 17개, 응징 3건, 척결 2건, 단죄 1건, "갈아엎는다"가 1건이었다. 저장 대상을 17회로 한정한 집계다. 8월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건수는 더 늘어난다.

"이재명 처단" 도배, 김민석 연설 때 몰렸다

글이 올라온 날은 사흘에 몰렸다. 169건 가운데 82개 계정의 글이 8월 15일부터 17일 사이 사흘에 집중됐다. 15일 25개, 16일 28개, 17일 29개다. 15일은 호남 경선, 16일은 서울·경기 경선, 17일은 전당대회 본행사가 열린 날이다.

16일 채팅창에는 한 이용자가 "수원 용인 평택 반도체를 위험에 빠뜨린 이재명 처단하자"는 문장을 반복해 올렸다. 이 글이 언제 나왔는지 분초 단위로 정리해 보면 흐름이 뚜렷하다. 서미화 의원 연설 때 한 번, 이성윤 의원 때 한 번, 한민수 의원 때 두 번 올라왔다. 김민석 당시 당대표 후보 연설에서는 두 번 나온 뒤 후반부에 수십초 간격으로 쏟아졌다. 박선원 후보 연설 때는 한 건도 없었다. 정청래 후보가 등장한 구간에도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9월 1일 다시 확인했을 때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캡처와 시각 기록은 경찰 제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보관 중이다.

"욕만 해도 차단한다"던 말

이종원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채팅창 관리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리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 욕만 해도 다 차단하는 거 알고 있죠?"라고 시청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관리자를 따로 두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아 있는 글들은 그 설명과 어긋난다. 8월 4일에는 이재명 탄핵이라도 외쳐야 하겠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1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감옥에 가기 싫어서 보수와 손잡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에는 위장취업 대통령을 심판하자는 글이 붙었다. 15일과 16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내자, 끌어내리자, 법의 심판을 받게 하자는 문장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이어졌다.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200석을 몰아주고 이재명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글까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를 함께 겨냥한 글도 많았다. 김민석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구속시키고도 남을 인물이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검찰 개혁 반대파인 김민석을 밀어줘야 이재명을 감옥에 보낼 수 있다는 글도 그대로 노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을 쓰레기로 지칭한 글도 여럿 남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표현 수위는 올라갔다.

짧은 구호만 있는 게 아니다. 문장을 갖춘 긴 글도 상당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을 이용한 뻐꾸기라는 글, 이재명 패거리들을 쫓아내야 한다는 글이 8월 11일과 15일 사이에 올라왔다.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지지율이 떨어져도 전부 대표 탓을 하며 끌어내리려 할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공정과 상식을 짓밟은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하겠다는 글은 전당대회 당일에 붙었다. 탈당했다가 복당하려면 당비를 1000원으로 내리고 버티라는 글까지 채팅창에 그대로 노출됐다.

신천지를 끌어들인 음모론도 섞여 있다. 신천지가 이재명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려면 검찰개혁 반대파인 김민석을 밀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다. 김민석 대표를 배신자로 부르는 표현은 채팅창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대법원이 곧 구속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내가 죽인다" 조작글, 뉴탐사 지지자로 지목

발단은 채팅글 조작 논란이다.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장면이었다. 시사타파TV 채팅창에 "이재명 너는 내가 죽인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캡처가 SNS에 퍼졌다. 실제로는 다른 이용자의 글을 손댄 조작이었다. 유튜브 실시간 채팅글은 삭제만 가능하고 수정은 되지 않는다.

이종원씨는 다음 날인 18일 방송에서 조작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 조작한 인간들이 누구냐? 돈탐사 지지자예요"라고 말했다. 돈탐사는 이종원씨가 뉴탐사를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근거는 대지 않았다. 이 방송 내용은 하루 뒤인 19일 기사로도 나갔다.

시점을 따져 보면 순서가 뒤집힌다. "이재명 처단" 글이 채팅창을 도배한 건 조작글이 유포되기 하루 전인 16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눈 극단적 표현이 이미 걸러지지 않고 노출되던 채팅창이었다는 뜻이다. 조작글을 만든 쪽이 그 분위기에서 착안했을 수 있다. 일방적 피해자를 자처하기에 앞서 채팅창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이 남는다.

누가 이 글들을 올렸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정청래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일 수도 있고, 민주당 분열을 노린 외부 세력일 수도 있다. 다만 사흘에 82개 계정이 집중된 양상은 조직적 개입 여부를 따져볼 만한 규모다.

취재 문자엔 답이 없었다

이종원씨에게 두 가지를 물었다.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등판이 김어준씨, 정청래 전 대표와 함께한 정치 공작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어떤 맥락에서 했느냐가 하나다. 전당대회 하루 전 채팅창에 올라온 "이재명 처단" 글을 알고 있었는지, 차단하지 않은 책임을 느끼는지가 다른 하나다.

문자는 읽히지 않았다. 통화도 되지 않았다. 취재진 번호는 차단돼 전화를 걸면 받을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다른 번호로 문자를 다시 보내자 읽기는 했다. 답은 오지 않았다. 이종원씨는 그동안 취재 문자에 한 줄도 빼놓지 않고 반박해 온 인물이다.

방송에서는 다른 곳을 겨눴다. 이종원씨는 8월 31일 예정에 없던 방송을 켜고 김민석 대표와 용혜인 의원을 비판했다. 김민석 대표를 상대로 정당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를 다 갖고 있고 변호인단도 꾸렸다고 밝혔다. 채팅글 조작을 보도한 이상호 기자와 '돈탐사'(뉴탐사를 지칭)도 정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내전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작 전날 보도된 추미애 전 장관 등판 관련 발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정청래 전 대표와 김어준씨 이름도 꺼내지 않았다.

조국·신장식·김어준의 총구는 김민석

야권 인사들이 내놓은 말도 결이 같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번 개각을 동지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대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표적은 대통령이 아니라 당대표다.

김어준씨는 용혜인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 섰다. 최민희 의원도 같은 취지로 용 의원을 옹호했다.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의 판단은 달랐다. 박 최고위원은 1일 YTN 인터뷰에서 다음 순번이 있는 경우라면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종원씨는 1일 방송을 김민석의 폭주를 청와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제목으로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누던 화살이 당대표 쪽으로 옮겨갔다. 김민석 대표로 총구가 모이는 흐름은 이날 하루에만 세 갈래로 나타났다.

구속과 탄핵, 심판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은 시사타파TV 채팅창에서 8월 내내 반복됐다. 조국 전 대표가 1일 꺼낸 말도 결이 다르지 않다. 김민석 대표는 1일 상임고문단과 오찬에서 정청래 전 대표 측과 잘 화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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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TV 첫 방송 날 겸공 출연한 노종면.. ‘할 말 했다’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9.01 12:58

  • 댓글 0

민주당TV·겸공 경쟁 구도 경계…“지지층 내 의심·적대 부추겨선 안 돼”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TV 첫 방송일인 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것을 둘러싼 일각의 비판에 대해 “민주당에 ‘뉴스공장 출연 금지’ 따위의 지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해 보여줬다는 데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TV 첫 방송하는 날에 왜 뉴스공장에 출연하냐는 비난이 있다”며 “문자를 보내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전화도 걸려 온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31일) 뉴스공장 섭외를 받고, 늘 그렇듯 주제(언론개혁과 조작기소특검)부터 확인한 뒤 출연을 결정했다”며 “만약 민티07 첫 방송 시간대와 출연 시간이 겹쳤다면 뉴스공장뿐 아니라 어떤 매체라도 출연을 안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TV는 성공해야 한다”며 “오늘 동시접속자 데이터는 ‘엄청난 성공’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TV와 뉴스공장을 경쟁 관계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노 의원은 “민주당TV의 아침 7시 편성 전술이 뉴스공장 대응 편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힌다면 그건 실패의 지름길”이라며 “민주당TV는 ‘내용의 권위와 신뢰’를 기본 전략으로 두고 ‘최대 시장 정면 승부’라는 도전적인 전술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전술의 유효성을 극대화하려면 ‘명분 공감대 확산’이라는 연계 전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TV 출범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들의 타 방송 출연을 제한하거나 위축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노 의원은 “민주당TV 출범에 맞춰 민주당 의원들의 뉴스공장 출연을 금지시키거나 위축시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진영 전체로는 자해 행위”라며 “뉴스공장을 경쟁 또는 대결 대상으로 보더라도 그럴수록 일부러라도 ‘품격 있는’ 기준과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 영상 캡처>

그는 “오늘 뉴스공장에 가서 만난 뉴스공장 관계자들께도 ‘뉴스공장을 시청하는 분들 중에서도 민티를 의심하고 적대하는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걸 부추기면 공멸한다.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총선 승리와 재집권을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성과 효능감이 제1 전략이어야 한다”며 “동시에 지지층 갈등 완화를 위한 전술 역량의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 그때 비로소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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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상황이라면?"…신당역 살인사건 4년, 남은 이들의 두려운 질문

[신당역 살인사건 4주기 연속기고] ① 여성노동자는 왜 여전히 불안한가

박민주(가명)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역무본부 조합원 | 기사입력 2026.09.02. 04:57:29

서울교통공사에서 일하던 여성이 입사 동기였던 남성 직원에 의해 숨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4주기가 되어간다. 비극의 반복을 막고, 젠더폭력과 괴롭힘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담아 공공운수노조가 보내온 글을 싣는다.

신당역 살인사건 발생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근무 중이던 여성 역무원이 일터 내에서 살해된 이 사건의 중대성과 사회적 충격에 비해, 나와 동료들의 일상은 이상스러울 만큼 빠르게 예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젠더폭력으로 여성이 죽는 일이 끊이지 않는 사회여서일까, OECD 산재 사망률 1위라는 씁쓸한 현실 때문일까? 국가도 사회도 회사도 나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불신과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무력감 속에, 거듭되는 참사에 대한 감각마저 무뎌지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워지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역사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순찰을 돌면서 문득 기억이 떠오를 때면 누구에게 표현을 하진 않지만 분노와 슬픔, 두려움과 미안함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4년이 지난 지금 내가 그때의 고인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신뢰받지 못하는 사내 고충처리 시스템

고인은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가해자의 불법촬영과 스토킹, 협박에 맞서 고소를 진행하며 정당한 처벌을 요구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비상벨을 눌러 본인이 처한 위험을 알렸고 가해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러나 제도의 틀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정작 회사에는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사건 이전부터 공사에는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매뉴얼이 갖춰져 있었고 고충을 신고할 수 있는 창구도 다양하게 존재했다. 매뉴얼과 제도 정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매뉴얼의 존재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신뢰다. 철저한 비밀 보장과 조직 내 2차 가해로부터의 차단,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 등이 담보돼야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기능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

직장갑질119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해 실시한 '직장 내 젠더폭력 경험 및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젠더폭력 피해 이후 대응 방식으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4년 연속 1위였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대응을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와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가 압도적이었다. 회사와 법제도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낮은 신뢰를 보여주는 응답이다.

이러한 인식은 매년 공사에서 시행하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성희롱 발생 시 대응체계에 대한 구성원 신뢰도' 항목에서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와 비밀 보장에 대한 점수가 가장 낮았으며, 특히 '여성', '30대', '일반직원(임원 및 관리자 외)'의 신뢰도 점수가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신당역 사건 이후 위 항목에 대한 신뢰도 점수가 더욱 하락한 점('22년 3.35⟶'23년 3.30)은 회사의 방지책이 현장에 확신을 주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왜곡된 젠더의식과 조직 문화

앞선 질문으로 돌아가 4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사회와 회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처벌법이 강화되고 스토킹방지법이 제정되었지만 여전히 일터와 일상에서 스토킹 피해자가 살해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공사 내에서도 사회복무요원의 여성휴게실 불법카메라 설치 사건, 남성 직원의 여직원 침실 불법 촬영 사건, 취업준비생 대상 성비위 사건 등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

공사 내에서 반복되는 성희롱, 성폭력 사건은 여성 노동자를 동등한 동료로 인식하지 못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조직 전반의 젠더의식 수준을 반영한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여성 노동자를 반쪽짜리 인력으로 취급하거나 보호와 배려의 대상으로 보아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등 왜곡된 인식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신체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작업환경, 남성 위주의 작업공간과 작업방식,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여성 직원 기피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역무원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각종 안전사고와 외부 폭력을 수반한 민원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어 있다면 위험을 함께 나누고 대응할 수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은 현장의 불안감과 압박을 극대화하고 이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불만으로 왜곡되어 나타난다. 야간 교대근무 시 여성 침실이 없어 인근 역으로 이동해야 할 때 발생하는 인력 공백, 2인 1조 출동이 불가능해 홀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등 인력 부족은 그 자체로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지만 조직 내 젠더 갈등을 유발하고 강화하기도 한다.

인력 부족이 위협하는 안전, '2인 1조'는 생존의 최소 조건

2022년 신당역에서 여성노동자가 홀로 순찰 근무를 하던 중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내외부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지적되었다. 순찰 근무를 혼자 하지 않았다면 가해자가 공격을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공격당했다 하더라도 동료와 같이 대응했다면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노동조합에서는 그전부터 노동자 안전을 위하여 2인 1조 근무가 가능한 인원 편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었으나 공사와 서울시는 외면해왔다.

공사는 2024년 3월, 역무 안전인력 232명을 채용해 '근무조당 최소 3인 편성, 2인 1조 순찰'이 가능하다고 공표하였다. 그러나 2026년 7월 현재, 여전히 2인으로만 구성된 근무조가 214개 조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2인 1조 출동이 불가능한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인 1조 근무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며,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4년 전과 같은 비극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부족한 인력과 성차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안전하지 못하다.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보호 체계, 2인 1조 근무가 철저히 보장되는 인력 충원, 그리고 서로를 동등한 동료로 존중하는 성평등한 일터로의 대전환만이 제2의 신당역 사건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 지난해 9월 11일 오후 7시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열린 신당역 여성노동자 직장내 젠더폭력 사망사건 3주기 추모문화제.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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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 시대 개막…중수청은 ‘연착륙’ 할 수 있을까

중대범죄수사청 본청과 서울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 연합뉴스

오는 10월2일 검찰이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도 같은 날 시행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부터 존재했던 검찰 수사권은 새 형사소송법에서 삭제됐다. 이제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기소는 검찰청을 개편한 공소청이 담당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제한적인 수사·기소권을 가졌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서 문제점이나 미비점을 발견할 경우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2021년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찰개혁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는 출범 직후부터 부족한 수사 역량을 노출하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수사권 조정 이후에는 수사기관 간의 충돌, 사건 처리 지연 문제 등이 불거졌다. 5년 전 검찰개혁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새 형사사법 체계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만 수사관 1000명, 거대 특수부의 탄생

중수청은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대체하는 수사기관이다. 7대 범죄(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가 수사 범위이지만, 검찰의 ‘특별수사부(특수부)’가 담당하던 권력형 부패범죄와 대형 경제범죄 수사가 핵심 역할로 꼽힌다.

‘중수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에 따르면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광주·부산 등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된다. 본청은 수사 정책을 수립하고 지방청 수사를 지휘·감독한다. 중수청 정원 2874명 중 일반 직원을 제외한 수사관이 2567명(89.3%)에 달할 만큼 수사관 중심 조직이다.

특히 최대 규모 청인 서울청에는 수사관만 1000명 이상이 배치되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 공공수사1~3부, 공정거래조사부 등 특수·공안부 인력이 200여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중수청은 ‘거대 특수부’라고 할 만하다. 다만 서울청은 서울뿐 아니라 경기 북부와 인천, 강원 지역까지 관할하는 광역 수사기관이다. 1차장 산하 경제범죄수사국과 금융범죄수사국, 2차장 산하 반독점수사국과 반부패수사국, 3차장 산하 마약수사국과 첨단수사국으로 구성된다.

중수청이 안착하려면 부패·경제범죄 수사 전문성을 갖춘 ‘특수통’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검찰에서 옮기는 검사·검찰수사관에게는 별도 시험을 면제하는 ‘특례임용’을 내세워 구애에 나섰다. 총 2376명이 지원했으나 검사 지원자는 100여명에 그쳤고, 특히 수사 실무자인 10년차 이하 검사는 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전날까지 615명이 지원을 철회했다. 중수청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수청 특례임용에 지원한 A검사는 “많은 검사들은 중수청이 공수처처럼 유명무실화되진 않을까 우려해 당장 지원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중수청장을 비롯한 지휘부에 누구나 인정하는 수사 전문가를 발탁해야 그만큼 유능한 인재가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청의 ‘개문발차(차량 문이 열린 상태로 출발)’식 출범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수청은 독자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마련하지 못해 한동안 경찰 KICS를 빌려 사용한다. 전산·통신·방호 등 핵심 장비는 12월에야 납품이 완료될 전망이다.

6개 지방청 건물 입주 계약도 한동안 난항을 겪다 출범을 불과 한 달 앞둔 지난달 말에야 마무리됐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관계자는 “청마다 일선 수사관의 필수 사무공간을 우선적으로 마련해 수사 업무에는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전체 공사는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범죄 수사관이 민생범죄 보완수사?

중수청이 검찰과 달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도 성패의 기준이다. 특히 중수청 출범 직후에는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형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중수청에 외압을 행사할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수청법 6조는 ‘행안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검찰청법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 장관은 경찰의 사건 수사에는 경찰법상 관여할 수 없다. 경찰청장도 개별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할 수 없고,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을 경우에만 국가수사본부장을 통해서만 지휘한다. 경찰과 중수청 모두 사법경찰 조직인데도 정치권으로부터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중수청에는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엄격한 신분 보장을 받는 검사와 달리 중수청 수사관은 정치적 영향력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청 출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삭제하지 않으면 중수청이 특정 정권에 예속될 것”이라며 “변호사 자격이 없는 대부분의 중수청 수사관들은 직장을 잃을 걱정 때문에 부당한 지시를 받아도 거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전날 31일 MBC 라디오에서 외압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생각한다”며 “(중수청의 수사권 남용에 대한) 문민 통제 수단으로 장관의 지휘권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수청에는 7대 사회적 약자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가 마련된다. 본청에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팀, 서울청에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과, 다른 지방청에는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팀을 뒀다. 보완수사요구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 일단 별도 수사국 형태가 아닌 반부패수사국 산하 팀·과 형태로 설치한다. 보완수사 부서는 인지수사 부서에 비해 수사관들의 선호도가 낮아 보완수사의 질적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 B변호사는 “중대범죄 수사가 존재 이유인 중수청 수사관이 주목도가 낮은 민생범죄 보완수사를 본연의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중수청을 지망한 사람들은 자신의 수사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과 공명심이 있을 텐데 경찰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한수빈 기자

무용론 시달리는 공수처 개혁은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설립한 수사기관이지만 출범 5년이 지나도록 무용론에 시달리고 있다. 5년간 기소한 사건은 7건에 불과하다.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 사건 3건 중 2건은 무죄, 1건은 선고유예에 그쳤다. ‘1호 인지 사건’이었던 경찰 경무관의 뇌물수수 사건은 최근 항소심에서 위법한 증거 수집 문제로 형량이 크게 줄면서 수사력 부족 논란이 재점화됐다.

공수처를 보완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와 언론의 지적은 5년 내내 계속됐지만 공수처 설립을 주도한 민주당조차 사실상 외면해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수사 인력 정원은 처장·차장을 포함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에 불과하다.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도지사 등의 특정 범죄만을 수사할 수 있고,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만 직접 기소할 수 있다.

공수처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검사 60~80명, 수사관 150~200명으로 정원을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수사 대상을 4급 이상 중수청 수사관과 총경 이상 경찰관 등으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중수청·경찰 등 행안부로 집중된 수사 권한을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측에선 수사 범위를 특정 고위공직자의 모든 범죄로 확장하고, 수사한 사건은 전부 직접 기소하도록 공수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규모 면에서 공수처를 압도하는 경찰·중수청을 견제하기 위해선 공수처의 권한도 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권력자의 범죄는 행정·사법·입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기관인 공수처만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청와대 비서관을 행정부 소속인 경찰·중수청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검찰 일개 지청 수준의 인력·조직에 반쪽짜리 권한으로 공수처를 만들어놓고선 성과가 없다고 비판하니 억울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수사권 다툼 어떻게 막나

경찰은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 하지만 7대 범죄는 중수청이, 고위공직자의 특정 범죄는 공수처가 우선적인 수사권을 가졌다. 중수청법과 공수처법 모두 수사 대상 범죄를 개별 죄목으로 열거하면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성’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수사 관할이 중첩될 수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중요 사건에 대해선 경찰·중수청·공수처가 너도나도 수사하려고 나서면서 수사권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중수청은 경찰의 중대범죄 수사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해 넘겨받을 권한이 있다. 중수청법 43조는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하고, 중수청이 사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따라야 한다’고 규정했다. ‘정당한 사유’의 해석을 놓고 경찰과 중수청의 대립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공수처와 검찰이 사건 이첩을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권이 충돌할 경우 협의를 위해 수사기관 간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둘 수 있다. 협의회의 구성과 기능을 정하는 대통령령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 방식은 미정이다. 협의회는 2027년 2월5일부터 시행하도록 규정돼 10월 중수청 출범 이후에도 약 4개월 동안은 수사권을 조정할 방법이 없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 때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등’ 한 글자로 검찰 수사권을 확장 해석했듯이 미세한 조문 하나가 수사기관 간의 소모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국회가 검찰 폐지와 중수청 출범이란 결론을 정해놓고선 허겁지겁 땜질식으로 법을 고쳤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주도로 국회 통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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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청소년 중독'설계 그대로…미국 외 보호조치 '제로'

김영욱 시민기자

yungwook.kim@gmail.com

이화여대 교수. 저서 "위험 불통 사회"(2021), "주목 불복종"(2025)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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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9.01 08:55

  • 수정 2026.09.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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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사상 최대 24조원 합의에도 한계 '뚜렷'

플랫폼 기업에 설계와 보호 책임을 부과했지만

내부 판단 과정과 책임 구조 규명할 기회 사라져

알고리즘 추천·무한 스크롤은 계속 쓸 수 있게돼

조기 합의가 책임 묻기 제한하는 장치 될 수 있어

프랑스 15세 미만 소셜미디어 이용 원칙적 금지

캘리포니아 중독적 기능 제공하지 못하게 입법

스스로 통제· 비판적 이해· 함께 문화 만들어가기

젊은 세대 삶 위해 플랫폼 다시 설계할 수 있어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메타가 미국의 거의 모든 주와 최대 180억 달러(약 24조 6000억 원)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독시키도록 설계되었고, 그 과정에 정신건강을 해치고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수집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과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금액으로만 보면 빅테크 역사상 가장 큰 합의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진정한 의미는 거액의 배상금보다 플랫폼의 설계 자체가 사회적 위해의 원인으로 법정에 섰다는 데 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미국의 여러 주가 공동 또는 개별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출발했다. 이 가운데 29개 주의 청구를 다루는 재판이 2026년 8월 시작됐는데 증언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대규모 합의로 종결됐다. 주 정부들은 메타가 어린 이용자의 취약성을 알면서도 무한 스크롤, 지속적인 알림, 개인화 추천, ‘좋아요’ 같은 기능을 통해 이용 시간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13세 미만 어린이의 데이터를 적절한 부모 동의 없이 수집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합의에 따라 메타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최대 180억 달러를 지급하고 미국의 미성년 이용자에게 새로운 보호 장치를 적용한다. 하루 이용시간을 원칙적으로 두 시간으로 제한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접속을 차단하며, 수업시간에는 알림을 제한한다. ‘좋아요’ 수와 외모를 변형하는 필터는 기본적으로 숨겨지고, 개인정보 보호와 콘텐츠 안전 설정도 강화된다. 연령 확인에는 자체 기술뿐 아니라 외부 기관의 검증 도구가 사용되며 정기적인 감사도 실시된다. 이번 합의는 소셜미디어 이용을 개인과 부모의 절제 문제로 돌려왔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에 설계와 보호의 책임을 부과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전환이다.

그러나 이 합의를 문제의 해결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메타는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회사가 그 위험을 언제부터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위험을 알면서도 왜 문제의 기능을 유지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규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판이 조기에 종료되면서 플랫폼 내부의 판단 과정과 책임 구조가 공개될 기회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는 플랫폼의 핵심적인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 알고리즘 추천 피드와 무한 스크롤은 제한적인 중단 장치와 함께 계속 사용될 수 있다. 부모가 일부 제한을 해제할 수도 있다. 보호 조치도 일단 미국 이용자에게만 적용된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나라의 어린이는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자동으로 받지 못한다. 어린이의 안전이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라 소송이 제기된 지역에서만 제공되는 선택적 서비스처럼 취급되는 셈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문제는 낯설지 않다. 2019년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보호 약속과 기존 규제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합의하고 미국 정부에 50억 달러의 제재금을 납부했다. 당시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라는 평가가 나왔고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약속됐다. 2022년에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비롯한 제삼자가 이용자 개인정보에 부당하게 접근하도록 허용했다는 집단소송을 7억 2500만 달러에 합의했고, 2024년에는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생체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했다는 텍사스주의 소송을 14억 달러에 합의했다.

이 사건들은 공통된 패턴을 보여준다. 피해가 발생하고, 내부 문건이나 조사로 문제가 드러나며, 소송과 제재가 뒤따른다. 기업은 거액을 지급하고 새로운 보호 조치를 약속하지만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후 사건은 과거의 문제로 정리되고 수익을 만들어내는 기본 구조는 유지된다. 막대한 합의금도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에는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비용으로 흡수될 수 있다. 합의가 책임의 종착점이 아니라 책임을 제한하는 장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소셜미디어 로고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럼에도 이번 합의는 세계적인 정책 변화를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 국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더 이상 가정의 책임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2026년 7월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8월 14일 이 조항이 플랫폼의 기능과 위험도, 어린이 개인의 차이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표현과 정보 접근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무효화했다. 이는 어린이 보호의 필요성을 부정한 결정이 아니다. 보호를 이유로 모든 디지털 참여를 일률적으로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16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적 피드와 자동재생 등 이른바 ‘중독적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법도 원칙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중독성 알고리즘 피드를 제공하려면 부모의 확인 가능한 동의를 받도록 요구한다. 브라질은 더욱 구조적인 접근을 택했다. 2026년 시행된 ‘디지털 아동·청소년법’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보호자 계정과 연계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설정을 기본값으로 제공하도록 한다. 미성년자의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와 강박적 이용을 유도하는 조작적 설계도 제한한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소셜미디어 금지 경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터넷을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어떤 연령에 어떤 기능을 허용할 것인지, 어떤 설계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도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 연령 확인 과정에 새로운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전체 사회가 디지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연결되어 있다.

한국의 정책 당국도 이 경계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14세 미만에게는 개인화 추천 피드와 행동 기반 광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14세에서 18세까지는 자동재생, 무한 스크롤, 야간 알림과 외모 변형 필터를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연령 확인 책임은 이용자나 부모가 아니라 플랫폼에 부과하되, 신분증과 얼굴정보가 또 다른 감시 데이터로 축적되지 않도록 독립적인 연령 확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규제의 초점을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가’만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는가’에도 함께 맞춰야 한다.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레르는 "디지털에 먹히지 않으려면 페이스북부터 끊으라"고 생전에 촉구하곤 했다. 2020년 세상을 떠난 그는 젊은 시절 굶주림을 해결하려고 은행강도를 저질렀다가 5년 동안 수감된 적이 있는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물론 그람시처럼 옥중에서 겪은 고민들을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게티 이미지

프랑스 사례가 보여주듯 전면 금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셜미디어는 위험한 공간인 동시에 청소년이 정보를 얻고 관계를 형성하며 문화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발언하는 공적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디지털 세상에서 추방하는 정책이 아니라, 착취적 설계를 디지털 사회에서 추방하는 정책이다. 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레르는 디지털 미디어가 인간의 주목과 기억, 욕망을 조직하는 기술이라고 보았다. 기술은 인간을 파괴하기만 하는 독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약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기술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설계하고 통제하는가이다. 기업이 어린이의 주의를 붙잡아 광고와 데이터로 전환할 때, 젊은 세대는 스스로 욕망하고 판단하는 주체가 아니라 예측되고 조정되는 소비자로 만들어진다. 스티글레르가 우려한 것은 바로 이러한 주체적인 주목의 파괴와 욕망의 획일화였다.

지금의 디지털 시스템은 주목과 감시를 성장의 원료로 삼는다. 사람의 정체성은 클릭, 체류시간, 구매 가능성으로 환원되고, 사회 전체는 효율과 연결을 절대적인 가치로 받아들이는 디지털 기능주의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구조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기 전에 가장 오래 확보할 수 있는 미래의 이용자로 취급된다. 따라서 젊은 영혼을 보호한다는 것은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접속시간을 줄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목을 스스로 통제하고,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의미 있는 문화를 만들어갈 능력을 되돌려주는 일이어야 한다. 학교의 디지털 교육도 기기 활용 능력을 가르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알고리즘과 플랫폼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이용 규범을 만들어가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메타의 180억 달러 합의는 하나의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사회적 경고다. 기업이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피해를 만들어내지 않는 기술을 처음부터 설계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디지털 사회의 발전은 더 많은 연결이나 더 긴 체류시간으로 측정될 수 없다. 인간이 기술에 얼마나 오래 붙잡혀 있는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얼마나 더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관계 맺으며 살아갈 수 있는가가 발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메타의 합의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플랫폼의 성장 전략에 젊은 세대를 적응시킬 것인가, 아니면 젊은 세대의 삶을 위해 플랫폼을 다시 설계할 것인가라는 중대한 결정의 기로에 서 있다.

김영욱 시민기자 yungwoo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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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포기 못한다는 용혜인… 중앙 “특권 내려놔라”

[아침신문 솎아보기] 용혜인 “원외정당 되는 어려움”, 의원직 사퇴 거부

경향 “시비 자초하는 꼴” 서울신문 “과도한 욕심으로 비칠 뿐”

소강된 조희대 대법관 제청 논란… “대통령, 사법리스크 잊어라”

한학자 통일교 총재 징역 2년… 세계일보는 “특검 별건수사, 아쉬워”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9.01 07:38

  • 수정 2026.09.01 07:49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용혜인 후보자 페이스북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고 해도 기본소득당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요 일간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의 관례를 깨고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보조금 등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정당 사정이 문제라면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경향신문), “과도한 욕심이다”(한국일보) 등 비판이 이어진다.

비례의원직 못 놓겠다는 용혜인에 일간지 “하나만 선택하라”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의원직 유지가)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여러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내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에 있다”고 했다.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21대 국회와 이번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고, 제명 방식으로 기본소득당 의원이 됐다.

▲9월1일자 한겨레 3면 보도

이와 관련 주요 일간지는 1일 보도를 통해 용 후보자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3면 <장관·의원 겸직하겠다는 용혜인… 정의당 “위성정당 정치 면죄부”> 보도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사퇴하고 후순위 후보가 의원직을 승계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며 “원외 정당이 되면 의정활동 경비와 인력, 정당보조금 등의 지원을 온전히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 취약자들이 눈물로 호소했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장서 주장해온 인사가 어떻게 약자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냐”,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와 정의당 비판을 전했다.

국민일보는 1면 <진보·여성계도 비판… ‘의원 겸직’ 용혜인 논란> 보도를 통해 “정부와 거리 두기를 시작한 2030 여성층에 소구하는 인사로 해석되지만 오히려 청년층이 민감한 젠더 갈등과 공정성 문제를 건드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가장 큰 논란은 국회의원 겸직 문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가능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하면 후순위 후보가 승계할 수 있어 입각 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관례”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기본소득당의 원내 지위와 국고보조금을 지키기 위해 관례를 깨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밝혔다.

▲9월1일자 경향신문 사설

사설을 통한 비판도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비례대표 유지한 채 입각하겠다는 용혜인, 문제 아닌가> 사설에서 “용 내정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에 합류해 비례대표로만 재선 의원을 했다”며 “이것만으로도 특혜·특권 비판을 받았는데 장관과 의원을 겸직하겠다고 하니 시비를 자초하는 꼴”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장관을 하면 의원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다고 봐야 한다. 이는 직능·세대·지역에서 다양한 인물을 발굴해 대의민주주의를 강화하려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당 사정이 문제라면 청와대의 장관 제안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 예외를 요청할 게 아니라 의원직과 장관직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9월1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위성정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위성정당 태생적 문제 드러낸 용혜인 후보자의 의원 겸직>에서 “당초 소속정당이 아닌 위성정당에 이름을 올려 당선된 태생적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장관 자리와 금배지를 모두 놓지 않겠다는 건 과도한 욕심”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용 의원은 당의 생존을 위해 사퇴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도리어 위성정당을 통한 당선이 꼼수라고 자인하는 격”이라며 “비례대표 의석은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9월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위성정당 편법 덕 본 용혜인, 장관·의원 중 하나만 해야>를 통해 “원외 정당이 되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소수 정당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용 의원은 꼼수 위성정당이라는 기형적 정치 구조에 편승해 두 차례나 의원직을 얻었다”며 “비례대표 자리는 의원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해당 정당을 찍어준 유권자의 표심에 배분된 공적 자리”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어떻게 의원직을 얻게 됐는지 돌아보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장관으로서 일할 것인지, 아니면 입법부에 남을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9월1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 역시 <용혜인 장관 후보자, 비례대표 의원직 내려놓는 게 正道다> 사설을 내고 “당의 진로가 그렇게 걱정됐다면 애초에 장관직 제안을 거절했어야 한다. 장관도 하고, 의원도 하겠다는 태도는 과도한 욕심으로 비칠 뿐”이라며 “진보정당이 그간 비판해 온 기성 정당의 기득권 챙기기와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일시 소강된 대법관 인선 파문… 조선 “이재명, 명백한 월권”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인선 파문이 일시 소강됐지만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대통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거부하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라고 요구했으며,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는 재제청 방식까지 거론하고 있다. 현재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민주당이 공세를 일시 중단했지만,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월1일자 동아일보 6면

동아일보는 6면 <靑비서실장, 조희대 부친상 빈소 찾아> 보도에서 “당초 조 대법원장은 이번 주에 대법관 후보 재제청과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부친상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여권도 부친상 기간 중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사실상 중단했지만, 이후 조 대법원장의 결정에 따라 다시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9월1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결정이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정권이 대법관 후보 추천에 간여하겠다는 위헌적 월권>을 통해 “대법관 후보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이고 후보 추천 방식은 법원조직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청와대와 민주당이 재제청 방식에 대해서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명백한 월권”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실상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추천하게 만들려고 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위협하는 위헌적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9월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대법관 인선 파문…새 후보추천위로 푸는 게 정석이다> 사설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정면 충돌한 것은 국민적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라며 “관행을 깨고 서면 제청과 반려로 불거진 헌법적 논란을 또 다른 무리수로 수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헌법에 명시된 대법관 제청권 무력화는 안된다>에서 “후보군을 지정해 재제청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제청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이 대통령은 평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며 개헌을 강조한 바 있다. 만약 대법관을 대통령 뜻대로 앉히려 한다면, 그 소신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9월1일자 한국일보 칼럼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칼럼 <늪이 된 사법리스크>에서 “이 대통령이 대법관 제청을 물리친 진짜 이유가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말한 ‘절차적 완결성’ 때문이겠는가. 이 대통령이 원하는 ‘김민기 대법관 만들기’, 나아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털기 위한 대법원 구성이 진짜 이유라는 것을 부정할 수 있나”라며 “이 대통령에게 사법리스크는 발버둥칠수록 빠져드는 늪과 같다. 이를 잊어야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 총재 징역 2년… 세계일보는 “특검 무리한 수사” 주장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정교유착’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2022년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건네며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인정했다.

주요 일간지는 정치권과 통일교가 이번 1심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지만, 세계일보는 특검 수사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세계일보는 통일교 재단이 소유한 일간지다.

▲9월1일자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사설 <특검의 ‘별건 수사’에 경종 울린 1심>에서 “한 총재와 가정연합에 대한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음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며 “가정연합(통일교) 내부의 감시체계 오작동은 잘못된 일이나, 그 책임까지 한 총재에게 묻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길 없다. 오류가 있다면 향후 항소심 재판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세계일보는 “단지 신도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종교들과 비교해 차별을 받는다면 이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 1항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9월1일자 한국일보 사설

하지만 한국일보는 사설 <한학자 징역 2년, 종교계도 정치권도 무겁게 받아들여야>에서 “오히려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정치 권력과 손을 잡는 건 ‘종교와 정치는 분리한다’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정교분리에는 종교 지도자도, 여야 정치인도 누구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엄격히 지켜질 때 유착의 유혹을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9월1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정교유착’ 한학자 총재 징역 2년, 솜방망이 판결 아닌가> 사설을 통해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한 중대 범죄에 대한 처벌이라고 하기엔 형량이 너무 미약해 솜방망이 판결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일교 교세의 확장은 곧 한 총재 영향력의 확장으로 볼 수 있는데, 개인 이득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형량을 깎아줘도 되는가”라고 했다. 한겨레는 항소심에서 더 엄정한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9월1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사설 <통일교-신천지 32명 기소, 한학자 1심 유죄… 정교유착 끝내야>에서 “이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종교단체들이 숙원사업 청탁을 위해 정치권에 접근하고, 일부 정치인들은 이들의 조직력을 활용하려 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뒷거래를 뿌리 뽑지 않으면 국가 권력이 특정 종교의 사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다”며 “신도들의 집단 입당 역시 경선 결과를 왜곡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했다.

네팔 현지로 간 일간지 기자들… “기후변화 최전선의 현실”

네팔에서 사망자 800명이 넘는 대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주요 일간지는 기자를 보내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지에서 실종된 한국인도 9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국민일보는 1면 <“왜 우리가 당해야 하나” 네팔 ‘기후 불평등’ 성토> 보도에서 “네팔이 배출하는 탄소는 세계적으로 아주 적은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온 부유한 국가가 아니라 네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현지 주민 프렘 사닥씨의 인터뷰를 전했다.

▲9월1일자 국민일보 보도

국민일보는 “사닥씨는 재난 이후의 구호보다 재난을 키우는 원인을 줄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실제 네팔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삶의 터전과 가족을 한순간에 잃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참사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놓인 네팔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9월1일자 중앙일보 1면 보도

중앙일보는 1면 <“203구 묻었는데… 60구 더” 시신 찾으려 병원 뺑뺑이도> 보도에서 “시신들을 보관하거나 처리할 공간이 없어 네팔 당국은 바랏푸르 엑스포센터에 임시 안치공간을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혹시 모를 전염병 감염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지급했고, 센터 앞에는 가족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관련기사

실종된 한국인 9명에 대한 수색 작업도 진행됐다. 경향신문은 6면 <헬기 막히자 육로로… 정부 신속대응팀, 실종 한국인 9명 수색> 보도에서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해 투입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사고 현장 인근까지 이동해 육로 수색작업을 벌였다”며 “두산에너빌리티도 임차한 헬기 1대를 띄워 실종자 수색을 재개했다”고 했다.

▲9월1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지구온난화로 인한 ‘네팔 참사’, 국제사회 함께 대응해야>를 내고 “대홍수의 ‘본질적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데 대해 대다수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가장 책임이 없는 네팔이 홀로 뒤집어쓰는 모순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중국 등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있는 주요국들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실의에 빠진 네팔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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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약으로 시작, 필로폰까지 갔다···그날 이후, 엄마는 자꾸 딸을 잃어버린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9/01 09:38
  • 수정일
    2026/09/01 09: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6.09.01 06:15

엄마와 딸. 김상민 기자

‘끊는 사람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기자가 오랜 기간 지켜봐 온 마약 중독 당사자들이 약물과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연재입니다.

지금까지 마약 중독 이야기를 많이 봐 오셨을 겁니다. 마약 중독자 수가 이미 상당히 급증했고, 투약 연령대가 10대 청소년까지 내려왔으며, 약물에 취한 사람이 얼마나 기상천외한 짓을 할 수 있는지까지 우리 사회는 이미 충분히 이야기를 소비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는 사람들’ 이야기를 싣기로 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독 당사자들의 회복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무사히 약물 중독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란 너무도 어렵습니다. 당사자가 모든 사회적·경제적 자원을 다 끌어다 쓰고, 삶이 바닥을 다 드러내게 되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셀 수 없습니다.

실패하는 결말이 필연이어서는 안 됩니다. ‘100만 중독자’ 시대라고 합니다. 처음 약물 중독 문제 취재를 시작한 이후 여러 중독 당사자들을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이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정성스럽게 일구고 있었습니다. 삶에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느껴지는 감동이 있습니다. 정말 많은 중독 당사자들에게서 그런 강한 의지를 느꼈습니다. 그 삶들을 통해서 중독 문제가 없는 나는 얼마나 내 생활을 진심으로 아꼈던가 오히려 돌아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죄를 외면하는 이도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살면서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로부터, 불행히 빠져버린 덫에서 다시 나오고 싶어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길게는 3년 가까이 지켜보는 중입니다.

어떤 도움을 받느냐에 따라 다시 나오게 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을 봐 왔습니다. 중독 당사자들이 공적 도움을 받으려면 여론이 있어야 합니다. ‘왜 약쟁이들에게 세금을 써야 하느냐’는 힐난이 아니라, 이들을 돕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거라는 현실 인식이 필요합니다. ‘끊는 사람들’은 연재를 보시는 분들을 감히 설득하고자 합니다.

‘끊는 사람들’ 연재에서는 중독자 대신 중독 당사자라는 용어를 쓰려 합니다. 중독자라는 말은 직관적이지만 한 사람을 중독이라는 특성으로만 규정합니다. 중독 당사자라는 말은 중독을 당사자가 겪는 문제 혹은 경험으로 분리하고, 사람을 중독과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기자가 오랫동안 만나온 이들을 중독자로만 보지 않고, 더 입체적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중독 당사자 이야기를 통해 다른 문제도 드러내려 합니다. 처방약에 의한 중독 문제, 교정시설의 열악한 현실, 중독 문제의 사회적 요인, 여성 중독자들이 겪는 막막함을 다룰 계획입니다. 나아가 ‘회복판’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중독 당사자들을 돕는 현재 시스템은 냉정하게 말해 오합지졸입니다. 어쩌다 ‘약쟁이들’과 가까워진 기자가 개인적 감정과 친분에 빠져 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게 애쓰겠습니다. 이 연재의 마지막쯤엔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의 생각이 기자와 비슷해지기를 기대합니다.

“기자님, 미나가 없어졌어요. 끊을게요!”

영상통화 화면이 툭 끊긴다. 화면 너머엔 중독 당사자 딸 미나(22·가명)를 둔 여진(54·가명)이 있었다. 까매진 화면을 보며 생각한다. 이번엔 며칠 뒤에야 소식이 들려올까? 이 가출의 끝은 어디일까? 미나가 심하게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런 경우 여진에게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미나가 사라지기 4개월 전, 2025년 12월의 어느 추운 겨울밤. 그날도 여진은 돌아오지 않는 딸 미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필로폰에 손을 대기 시작한 미나는 가을부터 상태가 나빠지더니 12월 들어서는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곤 했다. 엄동설한에 변변한 옷가지도 없이 나간 딸이 일주일 넘게 들어오지 않는다. 겨울밤은 나쁜 상상을 달래기에는 너무 어둡고 길다. 중독자 딸을 둔 다른 엄마가 언젠가 여진에게 말한 적이 있다. 자녀 중독 문제를 겪는 엄마들은 대부분 불안을 달래는 약을 처방해 먹는다고. 여진은 날마다 그 말의 뜻을 새로 알게 된다.

미나는 안정적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예쁘고 영특한 외동딸이다. 학업 성적이 좋았고 미술, 음악, 글쓰기에도 두루 재능을 보였다. 창작하는 일로 먹고 산다면 어디서든 돋보일 것이다. 여진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타고난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을 한결같이 챙기는 성품을 지녔다. 스스로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데도 탁월하다. 어디를 가도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그런 여진이 하나밖에 없는 딸 미나에게 어떤 사랑을 주었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진은 미나를 정성으로 기르고 돌봤다. 어떻게 봐도 미나와 마약은 잘 달라붙지 않는 것 같다.

좀처럼 웃음을 잃지 않는 여진도 미나가 며칠씩 집을 비우자 눈물로 보내는 밤이 잦아졌다. 여진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본다. 미나가 집을 비운 이후 여진은 반려견 후추의 산책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후추는 일주일 넘게 산책을 나가지 못해 우울해져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가출은 예감이 좋지 않다.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돌아오면? 미나가 다시 외출하는 그 순간부터 같은 생지옥이 또 되풀이될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온 신경이 대문에 가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밤을 넘겨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그때부터는 날을 새로 세게 될 것이다.

여진은 이제 뭐가 더 나은 건지 모르겠다. 미나가 집에 있어도, 집에 없어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눈물이 다 마른 여진은 기도를 하면서 미나가 없는 열흘째 밤을 이겨내기로 한다. 미나가 큰 일을 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공부든 사고든, 한 번 하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딸이었다. 그리고 4개월 뒤, 미나는 사건 기사에 등장하게 된다.

“엄마, 난 뭐라도 해야 돼”

12월 31일 밤, 새해를 얼마 안 남겨두고 미나가 집에 돌아왔다. 가만 살펴보니 미나의 다리가 염증으로 퉁퉁 부어 있다.

한 달 전 가출에서 미나는 팔 이곳저곳에 주사를 찌른 탓에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주사바늘이 낸 상처가 심한 염증이 됐기 때문이다. 여진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미나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분명히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엔 다리다. 팔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았으니 다리에 주사바늘을 찔러넣었을 것이다. 미나는 함께 약을 한 ‘친구’의 집에서 고열로 며칠씩 사경을 헤맸다고 말했다.

여진은 잘못 찌른 주사바늘 때문에 혈관이며 간에 감염이 생겨 죽을 뻔했다던 한 중독 당사자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렇게 죽을 뻔했는데도 약을 끊지 못했다는 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생각을 멈추게 된다. 미나는 정말로 위험했다. 패혈증이 왔을 수도 있었다. 이번 가출 때 ‘미나가 정말 죽는 것은 아닐까’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들었던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집에 오자마자 해본 소변 시약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제대로 찌르지를 못해서 나온 음성인 셈이다.

22년 된 미나의 작고 가녀린 몸은 이곳저곳이 상해 있다. 필로폰은 사람을 먹지도 자지도 않게 각성시킨다. 팔·다리 염증은 물론이고,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해 체중이 크게 줄고 위장이 상했다. 이렇게 긴 가출 후에는 ‘병원 투어’를 하곤 한다.

겨우 몸을 추스르면 미나는 어차피 다시 집을 나갈 것이다. 지난 가을 미나는 다이어트약, 불안장애약을 무서울 정도로 먹어댔다. 약을 하도 먹어서 심장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약물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 심박수와 혈압이 치솟아 가슴 압박과 흉통을 느낄 수 있다. “엄마, 난 약을 끊을 생각이 없어. 난 무슨 약이든 해야만 하는 몸이 되어버렸어. 난 뭐라도, 필로폰이라도 주워서 해야 돼.” 미나의 말을 들은 여진의 마음이 무너진다.

이 말을 지키기라도 하듯,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미나는 또 가출했다. 올해 2월, 미나는 서울 강서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하다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여진을 맞았다. 같이 약을 하던 20대 남성 투약자와 방에서 싸움이 났다고 했다. 싸움이 크게 번지자 소리를 들은 누군가 경찰에 신고했다. 잠도 밥도 부족한데 싸우면서 얼굴엔 얻어맞아 생긴 멍자국이 있었다. 여진의 마음이 다시 한번 무너졌다.

다시 두 달 뒤, 2026년 4월. 미나는 사건 기사의 주인공이 된다. ‘실종신고로 딸 찾았더니 호텔서 필로폰 투약…20대 여성 구속’.

2월 강서구 사건 이후 한동안은 마음을 잡은 듯했던 미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4월 9일 밤 또 집을 나섰다. 영상통화 중이던 여진이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던 이유다. “기자님, 미나가 없어졌어요. 끊을게요!” 다음 날, 여진은 결국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미나는 구속됐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몸이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어요. 더 망가지기 전에 잡혀야 해서 신고했어요. 살아는 있어야 내일을 도모하니까요.”

4월 가출을 끝으로 미나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1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DHD 진단과 약 처방…그 후 모든 것이 시작됐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을 말할 때면 여진은 2022년의 어느 날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3학년으로 대입 준비에 한창이던 미나는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진단을 받았다. ADHD약을 처방받은 곳은 서울 시내의 한 병원이었다.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페니드정.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학업 스트레스를 받던 미나는 이 약에 급속도로 빠져들었다. 같은 술을 마셔도 누구는 취하고 누구는 멀쩡하듯 약도 가끔 주인을 만난다. 이 약은 미나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었다. 미나는 자꾸 약을 더 달라고 여진을 조르기 시작했다. 끝도 없는 실랑이가 이어졌다.

대체 이 약이 무엇이길래 이럴까, 궁금해진 여진이 약을 먹어봤다. ADHD가 없는 여진에게 이 약은 불쾌한 두통을 안길 뿐이었다. 소가 앞에서 머리를 잡아끄는 것 같기도 했다. 미나의 머릿속에서는 달랐다. 시끄러웠던 머리가 조용해지고, 너무 많은 생각들 사이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미나는 약을 얻기 위해서는 뭐라도 할 수 있게 됐다. 친구들에게 부탁해 약을 받기도 했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처방약 중독 때문에 입원한 중독치료 전문 병원은 갓 약맛을 들인 미나에게는 정보의 보고 같은 곳이었다. 처방약 중독 입원자와 마약류 중독 입원자가 같은 병실에서 생활하는 환경에서, 흘러가지 않았어야 할 정보가 미나에게 갔다. 미나가 느끼던 강렬한 이끌림과 왕성한 호기심은 필로폰 투약을 필연적으로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2025년 10월, 미나는 결국 필로폰을 만났다. 미나는 여진에게 “나는 내가 필로폰을 하게 되고야 말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출이 시작됐다. 사나흘이던 가출이 일주일이 되고, 보름이 됐다. 첫 가출로부터 반년 뒤 미나의 질주는 여진의 신고로 겨우 멈추게 됐다.

“중독성이 있는 약이라는 걸 전혀 몰랐어요. 의사는 ‘의존이 생길 수는 있지만 중독성은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거든요.” ADHD약을 처방해주던 전문의의 말은 믿음직했다. 여진은 그날로 돌아가서 약 처방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2023년, 우수한 성적으로 원하던 대학에 입학한 미나는 중독 문제로 학업을 더 지속하지 못하고 자퇴했다. 2025년에는 다른 유수의 대학에 한 번에 편입했다. 이 학업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쉬고 있다. 미나뿐이 아니다. 의사를 믿고 처방받은 약을 의심 없이 삼켰다가 중독의 굴레에 빠진 청년들은 어느 회복 기관에 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약을 처방한 의사들은 문제 없이 잘 살아간다. 미나에게 ADHD약 30일치를 턱 처방해 준 의사도 그렇다. 책을 내고, 방송도 여러 편에 출연한 유명 인사다. 미나처럼 처방약으로 중독 문제를 겪게 된 아들을 둔 아버지는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②편에서 계속)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이노베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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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정청래에 확인 요청…두 사람 모두 무응답

2026-09-01 08:50:30
 

시사타파TV 대표 이종원씨가 2021년 11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전국 임원진 회의에서 "추미애 출마는 나와 정청래, 김어준이 짠 고도의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개국본 전 회원이 뉴탐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같은 취지의 발언은 호남 개국본 회원들이 만든 '행동일지'라는 기록물에도 남아 있다. 이 회원은 회의 참석자가 20여명이었고, 발언을 직접 들은 사람이 자신 말고도 여러 명이라고 말했다.

 

증언자는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이종원씨 지지자들의 좌표 찍기와 온라인 공격을 우려해서다. 인터뷰는 AI 음성변조를 거쳐 방송에 나갔다. 변조 전 원본 음성은 뉴탐사가 보관하고 있다.

 

행동일지는 호남 지역 개국본 회원들이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년 동안의 활동을 날짜별로 정리한 문서다. 개국본은 서울에 본부를 뒀지만 실제 동원력은 호남에서 나왔다. 이 문서는 2022년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와 정숙 시민기자가 한 차례 기사로 다룬 적이 있다. 그때는 주목받지 못했다. 최근 정숙 기자가 뉴탐사에 다시 제보하면서 재조명됐다.

 

개국본의 전신은 '개싸움 국민운동본부'다. 2019년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회계 논란이 불거지자 이씨는 이 조직을 해산하고 2021년 3월 사단법인 형태의 개혁국민운동본부를 새로 세웠다. 20대 대선 경선이 시작되던 시기와 겹친다. 두 조직 모두 대표는 이씨였다.

 

"이재명 이름은 거명하지 못하게 했다"

 

행동일지에는 2021년 7월 4일 청주 CJB컨벤션센터 추미애 후보 응원전 기록이 있다. 이씨 바로 아래 총괄본부장이었던 '백두'라는 닉네임의 인물이 "추미애 후보님만 응원토록 했고 이재명 후보의 이름은 절대로 거명하지 못하게 했다"고 적혀 있다. 그 아래에는 "표를 분산시키기 위한 고도의 정치공작의 일환으로 의심된다"는 회원들의 판단이 붙어 있다. 이씨와 총괄본부장이 "개국본이 추미애 후보의 캠프"라고 말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당시 추미애 후보는 당내에서 고립돼 있었다. 그를 돕는 현역 의원이 사실상 없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한 것을 두고 당내 여론이 나빴던 탓이다. 그 빈자리를 개국본이 메웠다.

 

회원들의 속내는 달랐다고 증언자는 말했다. "본부에서 추미애를 응원하라고 하니 하는데 우리의 마음은 이재명이다. 이재명이가 월등히 지지도 높고 이재명은 응원 안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본부에서 돌아온 답은 이랬다고 한다. "이재명을 응원 못 하게 하면 우리 해체해 버리란다."

 

추미애 비서실장에게 쏟아진 욕설

 

행동일지에 따르면 2021년 10월 2일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흐름이 뒤집혔다. 개국본 회원들이 추미애와 이재명을 함께 외치자 추미애 후보 측 총괄 비서실장 천O배씨가 추미애만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이씨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천씨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고 문서에 적혀 있다. 이 장면을 본 회원 대다수가 크게 당혹스러워했다는 기록도 함께 남아 있다. 추미애만 응원하라고 회원들을 단속하던 총괄본부장 백두까지 이씨의 욕설 대상이 됐다.

 

인천 행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씨는 그날 저녁 방송에서 천씨를 다시 비난했다. 10월 3일 수원 합동연설회부터 개국본은 두 쪽으로 갈라졌다. 행동일지에는 "개국본 대표 이종원 때문에 두 패로 갈라진 응원자"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추미애를 진짜로 응원하겠다는 회원들은 '찐추'라는 이름으로 따로 천막을 차렸다.

 

기자회견은 호남이 하고, 차는 이종원이 탔다

 

2021년 10월 10일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던 의원들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선대위는 겉돌았다. 11월 19일 호남 개국본 회원들이 광주 서구 치평동 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명의 핵심은 이랬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구성한 지금의 나눠먹기식 선대위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므로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다시 짜라는 요구였다. 며칠 뒤 송영길 대표는 당의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넘겼다.

 

증언자는 이 기자회견에 이씨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 이종원이는 이 기자회견에 개입을 했냐. 안 했어요. 전혀. 그 사람은 이재명 후보가 이렇게 올라가는 걸 싫어하는 놈이야"라고 그는 말했다. 피켓 하나에 7000원씩 드는 비용도 호남 회원들이 각자 부담했다고 했다. 행동일지에 실린 기자회견 사진에도 이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021년 11월 20일 시사타파TV 라이브 영상 캡쳐

이재명 후보는 11월 20일 자신의 카니발 차량에 이씨를 태웠다. 차가 움직이는 동안 두 사람은 차 안에서 라이브 방송을 함께 했다. 이 방송은 이재명TV와 시사타파TV로 동시에 나갔다. 증언자는 이씨가 그 뒤 방송에서 자기 공으로 돌렸다고 했다. "자기가 회원들한테 국회의원들한테 전화하라고 시켜 갖고 전화하니까 이렇게 했다고 거짓말을 치더라고. 그래 놓고는 우리한테는 수고했다고 말 한마디 안 한 놈이야."

 

이씨는 지금도 이 카니발 동승을 앞세운다. 전주대 강연 행사장에서 뉴탐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유를 묻자 이씨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내가 이낙연을 지지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나를 카니발에 태웠겠냐"고 맞받았다.

 

행동일지에는 또 다른 대목이 있다. "대표 이종원은 회원들을 생각해서 말하는 듯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다"는 기록이다. 문서에는 이를 두고 "격려를 하는 듯 포장했지만 지역 임원들 힘빼기 발언이었다"고 적혀 있다.

 

증언자는 이런 말을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라고 했다. "투표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사람 새끼 같으면 지지를 한다면 여러분 우리가 힘들지만 며칠 안 남았으니까 열심히 합시다. 이렇게 해야 맞잖아요. 그런데 열심히 하지 말래요. 어디 같은 데 오지도 말래."

 

임원 20여명 앞에서 정청래·김어준을 거론했다

 

증언자는 이재명 후보 확정 뒤 열린 전국 임원진 회의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가 며칠 전부터 방송에서 중요한 회의라고 예고해 지방 회원들이 새벽밥을 먹고 올라왔다고 한다. 회의 중 부산 회원들이 왜 이재명을 응원하지 못하게 했느냐고 따지자 이씨가 열을 냈다는 것이다.

 

"추미애는 저하고 정청래하고 어준이 형하고 고도의 정치공작을 했다. 공작을 해 가지고 추미애를 내세우고 이런 것은 공작이었다."

▲호남개국본 행동일지에 기록된 이종원의 발언내용(좌), 문제의 발언 당시 사진(우)

 

행동일지에는 정청래·김어준 두 사람의 이름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이재명을 살리기 위해서 추미애를 등판시켰다. 원래 작전이었다"는 이씨 발언이 기록돼 있다. "막판에 추미애가 결선을 갔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하니까 내가 그건 안 된다 싶어서 고도의 정치공작을 한 거다"라는 대목도 붙어 있다. 증언자는 이씨가 이 말을 마친 뒤 좌중을 향해 한마디를 덧붙였다고 했다. "설마 이거 녹음하신 분들은 없겠죠." 발언이 나온 회의 현장 사진도 행동일지에 실려 있다. 왼쪽 끝에서 모자를 쓰고 마이크를 잡은 인물이 이씨다.

 

텔레그램도 문자도 읽지 않았다

 

뉴탐사는 8월 31일 오후 6시 41분 김어준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질문을 보냈다. 2분 뒤인 오후 6시 43분에는 정청래 의원에게 같은 내용을 문자로 보냈다. "이종원이 2021년 11월 개국본 임원들 앞에서 추미애 출마는 본인과 정청래, 김어준의 정치공작이라고 했는데 혹시 이런 얘기 들은 적 있나요"라는 내용이다. 두 사람 모두 방송이 끝날 때까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 관련 질의를 보낸 8월 24일 이후 모든 문자에 응하지 않고 있다.

 

뉴탐사는 추미애 전 장관 캠프에서 일했던 관계자와도 통화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공작 차원에서 추미애를 등판시켰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놀랐다고 한다. 다만 이씨 쪽에서 사후에 그렇게 평가했을 가능성은 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8월 31일 시사타파TV 정규 방송을 하지 않다가 뉴탐사 방송이 진행되는 도중 방송을 시작했다.

 

이번 보도는 개국본 관련 취재의 1단계다. 뉴탐사는 이씨의 해명 내용을 확인한 뒤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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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보복’ 미-이란 전쟁 재개되나?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8.31 13:40
  •  
  •  수정 2026.08.31 13:51
  •  
  •  댓글 0
 
 
 

30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섬을 공습하고 이란은 보복에 나섰다. 

이날 미군은 라라크섬에 있는 로켓발사대 두 곳을 공격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투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란은 요르단에 있는 미국 공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을 가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기간이 끝난 셈이다.  

[CNN]은 “이번 충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는 기뢰가 없다고 선언한지 며칠 만에 발생했다”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보다는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워싱턴의 최근 초점 전환과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30일 IRGC의 보복 공격. [사진 갈무리-프레스TV]
30일 IRGC의 보복 공격. [사진 갈무리-프레스TV]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침략자에 대한 응징” 작전을 실시했다. 미사일과 드론으로 요르단 내 미군이 주둔 중인 킹 후세인 기지와 알 아즈라크 기지 내 전투기 전개 지역과 기술 및 수리 기반시설을 타격하여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  

IRGC는 미군의 라라크섬 공격으로 다수의 이란 전투원과 동포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며 필요하고 합법적인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침략과 범죄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슬람공화국의 통제력을 약화시키려는 적들의 절박함을 해결할 수 없으며 모든 공격에는 더 파괴적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는 SNS 메시지를 통해 미군의 행위가 “침략”이라는 IRGC의 성명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임박한 위협인 IRGC의 기뢰부설부대에 제한적인 정밀 타격을 가했다”며 “본질적으로 위협은 이란이 만들었고 미군은 민간 선박, 상선과 글로벌 교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기 위해 그 위협을 제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3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끊지 않는 나라는 2차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예고했다. 

같은 날 키르기즈공화국 수도 비슈케크에서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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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실장 유임에 조선 “이게 국정 쇄신인가”… 한겨레, 개각 긍정 평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정부 2기, 6개 부처 개각

한겨레 “외연뿐 아니라 범여권 통합도 중시하겠다는 신호”

네팔 대홍수 르포, 조선 “최소 3800명이 숨지거나 실종”

한겨레가 제시한 조기 레임덕 피하기 위한 세 가지 결단

Google 검색에서 미디어오늘 기사를 우선적으로 보여줍니다.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6.08.3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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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026년 2월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국빈방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6개 부처 장관 후보자가 교체된 이재명 정부 개각에 대해 언론 평가가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공소 취소 모임’을 주도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것을 놓고 “‘셀프 사면’을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민주당 내 강경파(김승원), 친문재인계(김경수), 소수 야당(이해민·용혜인)이 골고루 기용돼 “범여권의 통합·결속을 도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법무부·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국방부·중소벤처기업부·성평등가족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각 인선 발표에서 “이번 인사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전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인사”라며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고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장관 주목한 조선, 재경부 주목한 중앙

 

조선일보는 31일자 1면에 <새 법무장관에 ‘공소취소 모임’ 대표> 기사를 냈다. 6개 부처 개각 중 ‘법무부’에 주목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판사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이 대통령 재판의 공소 취소를 주장하는 의원모임에서 공동대표였다. 최근 이 대통령 사건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조작기소 특검법’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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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중앙일보는 경제 부처 개각에 주목했다. 정부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경부 1차관, 국토부 장관 후보자엔 ‘경기 라인’으로 분류되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발탁했다. 1면 <부동산·세제, 그대로 간다>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핵심 경제 부처 장관에 현직 차관을 승진시킨 건 ‘장관 교체’의 모양새를 갖춰 개별 정책에 대한 불만은 해소하면서도, 현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라고 했다.

 

이러한 분석은 경향신문 1면 <‘경제·부동산 난맥’에 장관 교체> 기사와 엇갈린다. 경향신문은 “집권 2년차 민생 정책 ‘쇄신’ 뜻”> 부제목을 달았다. 한겨레 1면 제목은 <부동산·경제 사령탑 바꾸고, 진영 연대 강화>이다. 한겨레는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고 민주·진보 진영 내 연대를 강화하는 등 다목적 인사”라고 했다.

 

조선 “어떻게 국정 쇄신이라 할 수 있겠나”

 

조선일보는 사설도 김승원 의원에 주목해서 냈다. <“李 공소 취소” 외친 사람을 법무장관 지명한 대통령>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이 이런 인물을 법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자기 사건의 공소 취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 지휘를 할 수 있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공소 취소 사유가 없는데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공소를 취소하게 하면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김 후보자는 올 초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이 대통령 사건은 지금 당장 공소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조작된 기소는 폐기 대상’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앞장서 온 인물을 법무장관으로 앉히는 데 어떤 뜻이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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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개각과 관련해 하나의 사설을 더 냈다. <청와대 진짜 책임자는 놔두고, 이게 국정 쇄신인가>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징벌적 과세와 주택 공급 혼선, 급변동을 초래한 증시 정책은 모두 청와대가 주도했고, 핵심 인물은 김용범 정책실장”이라며 “김 실장은 자리를 보전했고 재경부와 국토부 장관들만 물러났다. 후임으로 지명된 이들은 모두 기존 장관 밑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했던 차관들이다. 실패한 정책을 주도한 청와대 실세는 유임시킨 채 함께 손발을 맞추던 차관들로 간판만 교체한 것인데 어떻게 국정 쇄신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다른 보수 성향 신문의 논조는 조선일보 대비 차분했다. 동아일보는 <6개 부처 개각… 국정 방향 점검하고 ‘디테일’은 내각에 맡겨라> 사설에서 “국정 지지도 회복을 위해선 인사 쇄신을 통한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개각의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했고 중앙일보는 <6개 부처 개각, 대통령부터 변화 보여야 한다> 사설에서 이번 개각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 국면을 서둘러 전환하겠다는 절박감이 엿보이는 인사”라며 “이번 개각에 여론의 불만이 반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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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번 개각이 범여권 통합을 꾀한 인사라고 봤다. 경향신문은 중도적 목소리를 내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중기부 장관)과 친문재인계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정무특보), 소수 야당인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성평등부 장관)을 거론한 뒤 “민주당 내 강경파에서부터 친문재인(친문)계, ‘왼쪽’을 자임하는 소수야당에 이르기까지 고루 기용했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지지율 하락속 중폭 개각, 국정 심기일전 계기 되길> 사설에서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만 치중하지 않고 범여권 통합도 중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중도 확장 노선은 지지층의 단단한 결속이라는 바탕이 있을 때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인선”이라고 했다.

 

신문 1면 장식한 네팔 대홍수 현장 르포

 

네팔 대홍수 현장에 간 기자들의 르포 기사가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100㎞ 떠내려갔다, 강 하류를 채운 통곡> 기사에서 “이번 홍수로 최소 38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며 “치트완 엑스포센터에는 실종자 가족 수십 명이 벽에 걸린 모니터를 살피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수습된 시신 사진이 10초마다 한 장씩 넘어갔다. 얼굴조차 알아보기 어려운 시신이 많았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수십년간 본 적 없는 홍수… 경고 있었지만 주민들 대피 안 해”> 기사에서 한국에서 네팔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만난 네팔인 유학생 수야시 반다리(29)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반다리씨는 “홍수 피해를 입은 고향에 어머니와 할머니, 여동생이 살고 있는데, 아직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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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중앙일보는 <“내 동생 아직 발전소에…” 전단지 든 누나의 절규> 기사에서 동생을 찾는 전단지를 들고 있던 프리야 카렐(36·여)이 취재진에게 “Korean?(한국인)”이라고 묻더니 이내 “내 동생이 두산이 짓는 발전소에 다니다 홍수에 실종됐다”고 울먹였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내 동생이 아직 그곳에 있다고 한국에 꼭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조선일보 기고에서 “이번에 홍수 피해가 난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을 지난 6월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셰르파가 ‘빙하 고인 물 터지면 큰일 난다’고 했던 말이 불과 두 달 만에 현실이 되다니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한겨레 “위기의 이 대통령, 조기 레임덕 피하려면”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가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선 세 가지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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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자 한겨레 23면 기사.

<‘집권 2년차’ 위기의 이 대통령, 조기 레임덕 피하려면> 기사에서 성 기자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위험 수위에 다가서고 있다”며 4개월 동안 △6·3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수도권 아파트값 오르기 시작 △코스피 지수 급락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김민석 민주당 대표 등의 요인이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성 기자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모든 일을 하면 시스템이 필요 없다”며 “레드팀의 부재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측근이 누구일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성 기자는 △청와대 참모 대대적으로 개편 △공소취소 특검 포기 △개헌 추진을 조기 레임덕을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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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사진 짓밟는 이진숙과 국힘의 5·18 왜곡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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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5월 18일부터 23일 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 보수의 상당 부분을 잠식한 극우층,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어떤 의미였는지 대부분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몇 안 되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YS 사진을 걸어놓고 있으면서도 당내 인사들과 그 지지층은 5·18을 극도로 폄훼하고 모욕하는 행태를 부지기수로 벌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YS의 존재와 업적을 짓밟는 짓이라고 할 수 있다.

"충격적 학살 소식에 심화(心火)가 솟아올라 견딜 수 없어"

"전두환 일당 참극, 민족의 가슴에 영원한 멍울이 될 한(恨)"

YS에게 5·18은 중요하다는 정도를 넘어 '심화(心火)가 솟아올라 견딜 수 없는' 사건이었고, '한순간 한순간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으며, '이 민족의 가슴에 영원한 멍울이 될 수밖에 없는 한(恨)'이었다. YS는 5·18 이틀 뒤인 1980년 5월 20일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전두환 신군부의 5·17 쿠데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도중 무장 군인들에 의해 1차 가택연금을 당하던 상황을 <김영삼 회고록>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 참고 기사 <5·18, 헌법 전문에 왜 넣어야 하나>

"그날 밤부터 '광주사태'가 단편적으로 전해졌다. 권력에 눈먼 정치군인들의 야만적인 학살극이 시작된 것이었다. 1980년 5월 20일 아침 8시경 M16 소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착검까지 한 무장 헌병 중대병력이 내 집 주변을 에워쌌다. 그중 20여 명은 대문을 밀고 들어와 10여 평 남짓한 비좁은 마당이 꽉 차게 늘어섰다. 내가 서둘러 회견문을 읽으려던 차에, 군 책임자의 지시가 떨어졌다. 그 순간부터 무장한 군인들은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몰아내고 내 집 안팎을 완전히 봉쇄했다.

연금이 시작될 즈음, 나는 광주에서 걸려 온 당원들의 떨리는 전화 목소리를 통해서 충격적인 학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는 심화(心火)가 솟아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계엄군의 검열로 누더기가 된 신문이나 TV를 통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광주사태'의 진상을 알 도리가 없었지만, 광주의 소식을 이미 전해 들은 나로서는 '광주'가 보도되는 한순간 한순간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으로 다가왔다. 정권욕에 사로잡힌 전두환 일당은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돌림으로써 역사에 남아서는 안 될 참극을 연출하고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3년 5월 18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가며 낸 성명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

성명을 내도 국내 언론엔 한 줄도 보도 안 되자 '비장한 결단'

전두환 정권, 병원에 강제 이송…음식 냄새 피우고 망명 권유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사태'로 불리던 시절, YS는 군인들이 상도동 자택 부근 길목을 100여 미터 앞에서부터 막는 삼엄한 가택연금 속에서도 비상계엄 해제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몰래 밖으로 전해 외신에 보도되도록 하고, 집으로 찾아온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전두환의 만행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국내 언론에는 한 글자도 보도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1983년 5·18 3주년을 앞두고 뭔가 비장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 무렵 마하트마 간디의 저서를 읽으며 비폭력 무저항 단식투쟁에 천착하게 된 YS는 정확히 5월 18일을 기해 '단식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기한 곡기를 끊는 투쟁에 돌입했다.

"국민 여러분! 나의 단식은 5·17 군사쿠데타에 의하여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파괴·부정당함은 물론, 민주화를 요구하던 수백 수천 명의 민주시민이 광주에서 무참히 살상당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한 자책과 참회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며, 비극적인 광주사태로 목숨을 잃은 영혼과 거기서 희생된 민주시민들과 그 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에 동참하는 기회이며, 동시에 반민주적인 독재 권력의 강화와 인권 유린 및 정치적인 탄압에 대한 항의와 규탄의 표시입니다. 또한 나의 단식은 앞으로 우리가 전개해야 할 민주화 투쟁은 생명을 건 투쟁이어야 하며, 생명을 건 투쟁만이 민주화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알리면서 나의 투쟁 결의를 굳건히 다지기 위한 것입니다."

YS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이 성명서 내용을 전화로 외국 언론기관에 직접 낭독해줬고 유수의 통신사인 AP, UPI, 로이터, AFP, 교토통신 등이 이 사실을 일제히 세계에 타전했다. 단식 8일차인 5월 25일이 되자 전두환 정권의 당국자와 경찰 간부 등이 찾아와 단식 중지 및 병원 치료를 권했다. YS가 이를 물리치자 경찰 수십 명이 들이닥쳐 YS를 완력으로 구급차에 태워 서울대병원 12층 병동에 강제 이송하고 다른 환자들은 전부 퇴거시켰다. 당시 병원에서 측정한 YS의 체중은 61kg으로 평상시 70kg보다 벌써 9kg가량이 줄어있었지만 YS는 일체의 음식과 의료행위를 거부한 채 단식을 지속했다. 민정당 권익현 사무총장이 병실로 찾아와 전두환의 제안이라며 연금 해제와 해외 망명을 권하기도 했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제12일(5월 29일). 원래 단식을 하려면 식사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가는 과정은 물론이고, 관장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과정 없이 곧바로 단식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통이 심해졌다. 이날은 참을 수 없을 만큼 복통이 엄습해 왔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온몸을 구르며 비명을 참으려 해도 되지 않았다. 머리까지 깨지는 듯 아파오고 온몸에 진땀이 나며 기력이 빠졌다. (…) 전두환 정권은 내가 단식을 중단하도록 온갖 수단을 다 썼다. 불고기, 생선 등 맛있는 음식상을 차려와 내 병상 앞에 갖다 놓고 냄새를 풍기도록 했다. 나는 '그따위 비열한 짓 하지 말고 당장 가져가라!'고 고함을 쳤다."

 

1983년 6월 4일 미국 워싱턴 시내 주미한국대사관 근처인 듀폰써클에서 김대중(오른쪽)과 문동환 목사가 김영삼의 단식투쟁을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

DJ "최후의 수단, 감동…재야 민주세력 결집시키는 전기"

동교동계-상도동계 손잡아…민추협 결성, 신민당 돌풍으로

당시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이 소식을 접하고 크게 감동하며 재야 민주세력을 결집시킬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는 일절 보도되지 않자 <김영삼의 단식 투쟁(Kim's Hunger Strike)>이라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하기까지 했다. 독자 투고가 아닌 칼럼니스트 자격의 기고였다. DJ는 또 YS를 지지하기 위해 워싱턴과 뉴욕 등에서 재미 교포들과 팻말을 들거나 피켓을 목에 걸고 행진했다. 한국 대사관과 국무부, 백악관 앞에서도 가두시위를 벌였다.

"단식은 극한 투쟁이며 최후의 수단이었다. 나는 감동했고, 동지적 연대감을 느꼈다. 김영삼 씨의 단식에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전두환 정권 하에서 야당 정치인의 첫 항거였다. 단식투쟁은 재야 민주세력을 결집시키는 전기가 될 수 있었다. (…) 그 후로 김영삼 씨와는 현안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했다. 그해 광복절에는 서울과 워싱턴에서 김영삼 씨와 공동 명의로 '민주화 투쟁은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투쟁이다'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 <김대중 자서전>

DJ가 주시한 대로 YS의 몸을 던진 절박한 투쟁은 제도권과 재야를 망라하고 민주 진영의 광범위한 결속을 불러일으켰다. 함석헌, 문익환, 홍남순, 이문영, 예춘호 등 재야 지도자들이 동조 단식에 들어갔고, 특히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박정희 사망 이후 처음으로 손을 잡아 '범국민 연합전선' 구축에 나섰다. 이는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결성 및 신한민주당(신민당) 창당 돌풍으로 이어지게 된다. YS는 급기야 체중이 14kg이나 빠지고 혈압이 급강하하면서 의사들도 "극히 위험한 단계"라고 진단하자 단식 23일째인 6월 9일에야 중단을 선언했다.

"국민 여러분! 나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결심했던 몸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으로 민주화투쟁의 과정에서 그 고통과 고난의 맨 앞에 설 것이며, 그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것입니다. 나는 광주사태에서 희생된 영령과 조국의 제단에 자신을 던진 현충(顯忠)의 넋,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청년·학생들의 투쟁과 고난을 생각하면서, 그 고난의 맨 앞의 일부를 나 자신이 떠맡기 위하여 민주 투쟁의 최일선에 설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서약하는 바입니다."

 

1983년 5월 18일부터 23일 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습. 부인 손명순 여사가 간병을 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

단식 투쟁 꼭 10년 뒤 특별 담화 발표…YS의 '국정과제 1호'

국힘은 망언 되풀이 퇴행만…"당 대표실에서 YS 사진 내려라"

그로부터 꼭 10년 뒤인 1993년 5월 13일, 대통령에 취임한 지 이제 두 달여밖에 안 됐음에도 YS는 청와대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특별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문민 민주화를 향해 우리가 걸어온 고난에 찬 역정에서 볼 때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뚝한 한 봉우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1983년 23일간의 단식투쟁을 회상한 뒤 "분명히 말하거니와 오늘의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민주정부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정당하게 평가되고 올바르게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그 명예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온 국민이 그 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기념일 제정 ▲망월동 묘역을 민주 성지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묘역의 확장 등 지원 ▲5·18 당시 계엄군과 교전을 벌인 장소인 전남도청 위치에 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공원 조성 및 기념탑 설립 등을 약속했다. 피해자들 위로에 필요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고도 공언했다. YS에게는 5·18 문제 해결이 '국정과제 1호'였던 셈이다.

이어 1995년 12월에는 YS가 민자당 강삼재 사무총장에게 내린 지시에 따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 '헌정질서 파괴 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고, 5·18특별법에 의해 전두환·노태우는 반란수괴 및 내란수괴, 내란목적살인 등 죄목으로 역사적 심판을 받았다. 1997년 4월에는 5·18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으며, 같은 해 5월 18일에는 정부가 주관하는 첫 5·18기념식이 거행됐다. '광주사태'라는 명칭은 공식적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5·18에 대한 역사적·법적 규정을 정립하는 데 YS가 남긴 족적은 거대하고도 뚜렷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 주최로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8.24. 연합뉴스

그럼에도 YS를 계승했다는 국민의힘과 그 전신 보수정당에서는 5·18 왜곡 사태가 끊이질 않는다.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지만원 씨 등 극우 인사들이 발표자로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해 "광주 폭동" "북한군 개입"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 "전두환은 영웅" 등 온갖 참혹한 망언을 쏟아낸 바 있다. 최근 이진숙 의원이 주최해 큰 파문을 일으킨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 포럼'은 그 판박이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5월엔 5·18 정신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 등이 포함된 개헌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불참해 39년 만의 개헌을 끝내 무산시키기도 했다.

김호경 시민언론 민들레 에디터‧편집이사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29일 부산시당위원장인 박홍배 의원의 지역사무소(부산 사상구) 개소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정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 맞다면 이진숙을 내쫓고, 그게 아니면 김 전 대통령 사진을 (당 대표실에서) 내리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진숙 의원을 내쫓기는커녕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조경태·한지아·김예지·우재준 의원을 거꾸로 징계할 태세다. 이 의원은 이 와중에도 5·18을 "소요 사태" "거의 폭동"으로 매도하는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등 점입가경이다. YS가 살아있다면 본인 입으로 "당장 장동혁 대표실에서 내 사진 내리라"고 불호령을 내릴 게 분명하지만, 국민의힘은 실상 YS를 부정하는 듯 전두환·노태우 시절로 퇴행하고만 있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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