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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해지는 바다, 해녀는 살갗으로 안다

최연하 시민기자

altcurator@naver.com

최연하: 에코아카이브&아트센터 총감독,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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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사진작가 유용예 '두 번째 살갗, 303.8ha'

가파도 해녀들 초상 보고 증언 듣는 소중한 전시

사라지는 건 어장이 아닌, 바다 생명체 생태그물

'몸으로 앎'과 '좌표로 앎'을 의도적으로 나란히

측정 불가능한 재난 감각 가능한 사건으로 번역

잠김과 참여로서의 앎이 참된 생태적 지각 방식

데이터 풍부한데 세계를 점점 덜 느끼는 곤란함

숫자 이전의 바다, 바다의 증인들, 해녀작가의 방

 

2019년의 나진옥 해녀(1935.5.1) ©유용예

해녀는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잠수복을 입는다. 몸에 밀착되어 차가운 물과 살 사이로 얇게 끼어드는 이 검은 피부는, 인간이 바다라는 다른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 덧입는 두 번째 살갗이다. 제주 가파도에서 십수 년을 물질해 온 유용예 작가에게 두 번째 피부는 한 벌의 장비에 그치지 않는다. 거듭된 잠수 속에서 그의 몸 전체가 바다와 맞닿는 하나의 감각막(膜)이 되었다. 물의 온도와 염도, 조류의 방향과 수압, 그리고 해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바다의 기척을 살갗으로 읽어 내는 몸. 그 몸이야말로 이 전시가 주목하는 두 번째 피부다.

 

유용예 작가의 방, 작가가 기록한 '해녀여지도'

유용예 작가의 방, 작가가 기록한 '해녀여지도'

303.8헥타르(㏊)는 가파도 하동마을 공동어장의 면적이다. 행정과 측량의 언어로 쓰인 이 숫자는 위성사진 위 하나의 폐곡선으로, 지적도 위 하나의 단위로 바다를 환원한다. 전시의 제목은 이 두 개의 척도를 의도적으로 나란히 세운다. ‘살갗’으로 바다를 아는 몸과 바다의 면적을 측량한 숫자이다. 전자는 피부의 앎이고 후자는 좌표의 앎이다. '두 번째 살갗, 303.8ha'는 이 두 앎이 같은 바다를 가리키면서도 끝내 닿을 수 없는 자리에서 출발한다.

 

하늘에서 본 가파도 사진의 오른쪽, 알록달록한 지붕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 가파도 어촌계와 마을회관이 있는 하동마을이다. 사진의 왼쪽 위는 가파도 선착장이 있는 상동마을, 상동마을에서 하동마을까지 가로질러 걸으면 25분, 섬 둘레길은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정도 걸린다.

생태학적으로 볼 때, 피부는 안과 밖을 가르는 벽이 아니라 둘이 끊임없이 넘나드는 막이다. 바다는 해녀의 두 번째 피부를 통과해 몸 안으로 흘러든다. 차가움과 짠기, 압력, 그리고 근래에는 마땅히 차가워야 할 물의 미지근함까지.

기후위기는 흔히 지구 평균기온이나 해수면 같은 거대한 수치로, 너무 광대하고 너무 느려 한 사람의 감각으로는 결코 붙잡을 수 없는 규모로 이야기된다. 그러나 유용예 작가의 작업에서 그 거대한 변화는 가장 작고 친밀한 자리, 곧 피부에서 먼저 감지된다. 수온계가 가리키기 전에 살갗이 미지근함을 알고, 통계가 잡아내기 전에 작년에 있던 것이 올해 사라졌음을 몸이 안다. ‘두 번째 살갗’은 측정 불가능한 재난을 감각 가능한 사건으로 번역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정직한 생태적 기관이다.

이 전시의 생태학적 가치는 여기에 있다. 추상으로 떠돌던 기후위기를 다시 몸으로, 살갗의 사건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다.

 

물질 중인 유용예 작가(오른쪽, 작가 제공)

이 몸의 앎은 바깥에서 풍경을 관조하는 근대적 시선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해녀는 해안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는 물속으로 내려가 전복과 해조류와 물고기 사이의 한 몸으로, 바다라는 세계의 내부에 참여한다. 303.8헥타르라는 숫자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관리의 시선, 바다를 대상화하고 소유하는 측량의 시선을 대표한다면, 두 번째 피부는 그 안에 잠겨 함께 호흡하는 참여의 감각을 대표한다. 이 전시가 제안하는 것은 바다를 더 정확히 ‘보는’ 법이 아니라 바다 안에 ‘있는’ 법이다. 인간과 비인간이 같은 물에 잠겨 서로를 감각하는, 관계로서의 생태. 거리를 둔 관찰이 아니라 잠김과 참여로서의 앎이야말로, 이 전시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생태적 지각 방식이다.

 

2918년의 강나미 해녀(1964.5.30) ©유용예 가파도 강나미 해녀는 이렇게 증언한다. “바다는 점점 달라지고 있어. 처음에는 모자반이 안 나더니, 그다음에는 미역이 사라지고, 또 톳이 없어졌어. 벌써 칠팔 년은 된 것 같아. 먼바다도 마찬가지야. 재작년 여름이 지나고 바다에 나가 보니 처음 보는 시커먼 풀들이 자라고 있었어. 그런데 감태는 다 없어졌더라. 해녀들이 농담처럼 말해. 감태 한 개만 볼 수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 그만큼 바다가 텅 비었어. 배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며 아직 소라와 전복은 잡지만, 해초가 없어지면 우리도 함께 살아가기 어려워. 어제도 할망당에 가서 한참 앉아 빌었어. 미역도 다시 나게 해 주십시오. 톳도 다시 나게 해 주십시오. 감태도 다시 나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바다를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가가 흔들리는 감각을 다시 붙들기 위해 데이터로 돌아섰을 때 마주한 역설은 단지 한 개인의 곤경이 아니다. 수온 그래프와 어획량 통계, 해양 조사 보고서를 들여다볼수록 바다는 손에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더 멀어졌다. 정밀해질수록 도달은 더 어려워졌다. 이는 데이터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데도 세계를 점점 덜 느끼게 된 우리 시대 전체의 곤경이다. 두 번째 피부는 그 어떤 데이터도 대신할 수 없는, 우리가 잃어버린 생태적 지각 기관의 이름이며, 이 전시는 그 잃어버린 감각을 회복하려는 시도다. 작가 노트의 타이틀이 ‘도달하지 못한 바다’를 가리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살갗, 303.8ha] 전시 장면(최연하 촬영)

[두 번째 살갗, 303.8ha] 전시 장면(최연하 촬영)

[두 번째 살갗, 303.8ha] 전시 장면(최연하 촬영)

이 전시는 바다를 재현하려 하지 않는다. 사진과 영상, 지도와 오브제, 아카이브는 바다 그 자체가 아니라, 바다에 도달하려다 끝내 닿지 못한 자리에 남겨진 흔적들이다. 전시는 숫자 이전의 바다에서 출발한다(The Sea Before Numbers). 면적으로 환원되기 이전, 몸의 감각으로 읽히던 세계가 첫 장면에 놓인다.

유용예 작가는 전시작 '해녀여지도'(海女輿地圖)에서 303.8㏊에 깃든 바당밭의 기억을 펼쳐 보인다. 객관적 측량이 아니라 몸으로 축적된 경험과 기억으로 구축된 해녀들의 심상 지형은, 행정의 지도와 나란히 놓이는 또 하나의 지도학이자 몸이 그린 생태 지도다. 또한 ‘바다의 증인들’인 가파도 해녀들의 초상과 증언을 통해 바다 생태계 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해녀의 몸은, 그 자체로 생태 붕괴를 증언하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사라진 풍경’과 ‘기억의 좌표’에서는 고수온 속에 자취를 감춘 바다와 한때 그곳에 있던 기억이 나란히 놓이고, 해녀 공동체의 경험적 지식과 현대 사회의 데이터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난다. 마지막 ‘작가의 방’은 변화하는 바다를 온전히 기록하려 했으나, 끝내 완결될 수 없는 기록의 과정을 증언한다. 매끈한 결과물 대신 관찰과 반복, 실패와 축적의 흔적이 그대로 제시되고, 그 한가운데 놓인 잠수 장비-바로 그 ‘두 번째 피부'- 와 채집된 표본들이 도달에 실패한 시도들의 정직한 목록을 이룬다.

 

지난 11일 전시회 개막식에서 양영부 가파도 해녀 회장과 함께 한 유용예 작가(오른쪽, 최연하 촬영)

이 전시가 애도하는 것은 한 어장의 쇠퇴나 어획 자원의 감소가 아니다. 사라지는 것은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오랜 시간 서로에게 기대어 엮어 온 하나의 세계, 전복과 해조류와 물고기와 해녀가 함께 이루어 온 친족의 그물이다. 건져 올린 표본들은 전리품이 아니라 그 세계에서 먼저 떠난 존재들이며, 작가의 기록은 그들을 향한 더딘 애도다. 그리고 두 번째 피부조차 바다에 온전히 닿지는 못한다. 가장 깊이 잠긴 몸에도 끝내 도달되지 않는 잔여가 남는다. 그러나 어쩌면 바로 그 도달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자리에서 생태적 윤리가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세계를 남김없이 측량하고 소유하려는 욕망(303.8㏊) 대신, 끝내 다 알 수 없는 타자로서의 바다 앞에 머무는 겸손. 유용예의 작업이 위기를 소리 높여 고발하는 대신 끝내 도달하지 못했음을 조용히 고백하는 쪽을 택할 때, 그 정직한 실패는 사라져 가는 세계를 향해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성실한 기록이 된다. 바다는 지금도 미지근해지고 있다. 우리가 이 전시장에 서 있는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두 번째 피부 위로.

 

전시 공식 포스터

유용예는 제주 가파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 예술가이다. 해녀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몸을 통해 축적된 감각과 경험을 작업의 방법론으로 삼는다. 참여자이자 기록자의 위치에서 사진, 영상, 설치, 아카이브를 매개로 인간과 바다, 공동체와 생태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며, 해녀의 체화된 지식과 과학적 데이터 사이의 간극, 그리고 기후변화가 감각과 기억에 남기는 흔적을 작업으로 풀어낸다. 주요 전시로《물벗》(제주, 2019), 《섬섬》(가파도, 제주, 2018),《할망바다》(갤러리 브레송, 서울, 2018),《할망바다》(가파도, 제주, 2017),《할망바다》(제8회 전주국제사진전, 2015)이 있다. 『검은새』( i Libri del Merlo, 이탈리아, 2024),『노랑굴 검은굴 이야기』(제주전통옹기마을 기록 도감, 2020),『노랑굴 검은굴』(제주전통옹기 기록집, 2019),『할망바다』(사진집, 눈빛출판사, 2017)가 있다.

유용예 작가의 개인전, [두 번째 살갗, 303.8ha] 는 공·간·풀'숲'에서 지난 11일 막을 올려 오는 31일(금)까지 열린다. 공·간·풀'숲'은 서울 종로구 경희궁3가길 8-4에 위치해 있으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하며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오는 25일(토) 오후 4시에 유용예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최연하 시민기자 altcura

t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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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벌려다 피눈물" 레버리지ETF '역복리'의 진실! 부동산 양도세를 취득세라 우기는 이유는?

[월간 프레시안]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6.07.23. 10:28:30

"1만원 짜리 주식이 10% 오르면 1만1000원이 되는데, 여기서 10% 떨어지면 9900원이 됩니다. 100원 손해를 보는 거죠. 그런데 2배 레버리지 상품은 등락 폭이 두 배로 반영돼 200원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주가가 오르기만 하는 시장은 없습니다.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시장에서는 복리의 마법이 거꾸로 작동해, 손실은 두 배 이상 커지지만 이익은 오히려 원주식보다 작아질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역복리'의 구조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배팅에 성공하면 두 배로 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최근 출시돼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21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2배 레버리지 상품이 많이 팔리면 그만큼 실제 본 주식을 사야 하고, 마이너스 레버리지 상품이 많이 팔리면 반대로 본 주식을 팔아야 한다"며 "거래량이 커지면 이 파생상품 때문에 오히려 원주식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현상이 반복된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보완책으로 내놓은 기본 예탁금 3000만 원 상향 조치에 대해서는 "너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장 폐지는 현실적으론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3000만 원이면 일반인들 중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금액이라서 오히려 더 큰 금액을 레버리지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최소한 예탁금을 1억 원 이상으로 대폭 올려 사실상 전문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양도소득세는 거래세가 아니라 소득세"

이 연구위원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인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와 관련해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자는 것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부동산 세제 정상화의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수준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보유세를 주택 가격의 1% 수준으로 높게 유지하는 이유는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시장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믿음이 한정된 재원을 부동산에 묶어두게 만드는데, 보유세를 높이면 이런 '버티기'가 어려워져 자원 배분이 효율화된다는 논리다.

그는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취득세 등 거래세는 낮추는 국민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면서도, 상당수 언론이 양도소득세를 거래세로 오인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양도할 때 내는 세금은 없다. 양도차익, 즉 소득이 발생했을 때 그 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라며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는 양도세가 아니라 취득세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부담에 대해서도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12억 원 이하 양도차익에는 세금이 전혀 없고, 이를 다소 초과하더라도 세액이 크지 않다"면서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법적 형식이나 경제적 실질 모두 거래세가 아니라 소득세인 만큼, 소득이 발생한 곳에 과세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부펀드보다 기금이 맞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논의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재정경제부의 국부펀드 방식보다 기획예산처의 기금 조성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채 발행 금리가 연 4.2%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 돈을 펀드에 넣어 그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면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어 오히려 손해를 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금은 국가재정 내부에 존재해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고 초과 세수만큼 장부상 숫자를 옮겨두었다가, 필요할 때 미래 투자에 사용하면 된다"는 점에서 훨씬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금의 구체적 용처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에너지 인프라 투자. 그는 "AI 전환(AX)과 탄소중립 전환(GX)을 관통하는 인프라가 에너지"라며 "이는 투자 원금 이상의 절감 효과가 확실한 사업으로 '실패할 수 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둘째, 기초생활보장제도, 채용장려지원금, 돌봄 등 기존 복지제도의 확충. 그는 "올해는 고용이 줄어드는 '초성장'이 예상되는 심각한 소득 불균형의 원년이 예상된다"며 이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치인들은 생색나지 않는 기존 제도 강화보다 새 제도 신설을 선호하지만, 새 제도는 필연적으로 중복과 배제를 낳는다"고 지적하며 기존 제도를 두텁게 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국민들에게 10만원씩 예산 배분권 부여 후 국민 투표하자"

"국민배분 투표란 14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자기가 원하는 국가 재정 사업에 10만원씩을 배분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14세 이상 인구가 약 4700만명이니 총 4조7000억원 규모다. 차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 이후 국회 심의 전까지, 각자 배정받은 10만원을 원하는 사업에 증액하는 투표를 한다. 한 사업에 10만원을 ‘몰빵’할 수도 있고, 아니면 10개 사업에 1만원씩 배분할 수도 있다." (<경향신문> 7월 15일, 이상민, "예산 분배 투표를 제안한다")

이 연구원이 최근 칼럼에서 14세 이상 국민에게 10만 원씩 예산 배분권을 부여해 총 4조7천억 원의 쓰임새를 국민이 직접 정하도록 하자는 '국민배분투표'를 제안했다. 그는 "청와대에서도 연락이 왔고 정당 관계자와도 만나기로 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은 높은 반면, 일반 국민의 관심은 아직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가 이 제도를 제안한 이유는 "세수 증대분을 국민적 합의를 통해 쓰자는 원칙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합의를 만드는 방법론이 부재했다"는 문제의식이다. 부수적인 효과로 "정책 시장의 장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정치 뉴스는 계파 다툼이나 말 실수 같은 비생산적 논쟁에 매몰돼 있다"며 "어느 당을 지지했는지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건 어렵지만 예산 문제는 어디에 투표했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어렵지 않다. 서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정치인, 언론, 유튜버, 연예인까지 가세하는 생산적 정책 논쟁의 장이 열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포퓰리즘 우려에 대해서는 "세부 사업이 아니라 장애인복지, 소방관 복지처럼 사업을 묶은 '항' 단위, 이른바 탑다운 예산제 방식으로 투표가 이뤄지도록 하면 된다"며 "국민은 큰 방향에만 투표하고, 구체적 세부 사업은 전문 관료와 국회가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포퓰리즘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연령을 18세가 아닌 14세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형사 미성년자 기준이 만 14세인 만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나이라면 국가 예산에 대한 의견을 낼 권리와 의무도 함께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오르면 2배? 천만에요" 삼성·SK 레버리지, '역복리'의 진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대토론회로 안정화 가능할까? 보유세 올리고 취득세 낮춰야~ ① l 이상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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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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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첫 조사서 진술 거부... 특검이 밝혀야 할 다섯 가지

6월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 유성호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22일 김건희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월 25일 특검이 출범한 지 147일 만의 첫 대면조사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특검의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특검이 김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다.

특검은 김씨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과 가까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수주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의류와 장신구 등 고가 물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측은 혐의를 부인한다. 김씨 변호인들은 이날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관저 공사 수주에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특검은 관련자 진술과 통화기록, 메시지, 계약·예산 문서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김씨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대통령실과 정부기관이 누구의 요구에 따라 움직였는지를 밝혀야 한다.

① 21그램, 누가 관저 공사 업체로 선택했나

첫 번째로 특검이 확인해야 할 것은 21그램의 선정 과정이다. 21그램은 김씨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했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설계와 시공도 맡은 업체다. 21그램 대표의 배우자와 김씨가 가까운 관계였다는 점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관저는 1급 보안시설이다. 그런데 당시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었다. 이런 업체가 별도의 경쟁입찰 없이 대통령 관저 이전과 증축 공사를 맡았다. 업체 선정 과정이 정상적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검은 21그램을 처음 관저 공사 업체로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김씨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21그램을 직접 소개했는지, 또는 제3자를 통해 업체를 추천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었던 김오진 전 비서관이 업체 선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중요하다. 김 전 비서관이 자체적으로 21그램을 선택했는지, 대통령실 상급자의 지시를 받았는지, 김씨의 요구나 의중을 전달받았는지를 가려야 한다. 무엇보다 다른 업체와의 경쟁이나 비교·검토 없이 처음부터 21그램에 공사를 맡기는 것을 전제로 절차를 진행했는지가 핵심이다.

② 1000만 원 상당 금품, 공사 수주·공사비 지급 대가인가

2024년 10월 8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성동구 뚝섬역 부근 ‘21그램’ 사무실. ⓒ 권우성

두 번째는 김씨가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1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관저 공사 사이의 관계다.

특검은 김씨가 21그램 측으로부터 디올 의류 등 688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른바 '디올 명품 3종'으로 불린 의류와 장신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21그램 대표의 배우자가 차액 324만원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보고 금품 수수액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금액을 합하면 특검이 특정한 수수 금액은 약 1000만 원이다.

종합특검은 김씨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조사했다. 유 전 행정관이 물품의 보관과 전달, 가방 교환 과정에 관여했는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다만 김씨가 물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알선수재 혐의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금품 제공과 관저 공사 수주 또는 공사비 지급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특검은 특히 물품이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2022년 5월 중순 관저 이전 공사가 예산 부족 문제로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된 정황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에 배정된 예산은 14억 원대였지만, 21그램 측이 요구한 공사비는 약 41억 원에 달했다. 특검은 21그램 측이 김씨에게 물품을 제공한 직후 부족한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한 예산 전용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품이 단순히 공사 수주에 대한 사례였는지, 아니면 이미 공사를 맡은 21그램이 증액된 공사비를 신속히 지급받기 위해 김씨에게 청탁하면서 건넨 것인지도 확인돼야 한다.

③ 14억 원 공사, 왜 41억 원으로 늘었나

세 번째는 관저 공사비 증가와 예산 전용 과정이다. 당초 관저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14억 4000만 원이었다. 그러나 21그램이 제시한 견적은 약 41억 원이었다. 애초 편성된 예산의 세 배에 가까운 차이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21그램이 요구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대통령비서실이 부족한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수십억원 규모의 행정안전부 예산을 관저 공사에 사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이미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구속 기소했고,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이들이 정부청사관리본부와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반대에도 예산 전용을 밀어붙였다고 보고 있다. 관련 기관이 스스로 예산을 전용한 것처럼 외형을 만들고, 예산 전용에 반대한 담당 공무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김씨가 공사비 증가와 공사 중단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다. 특검은 김씨가 관저 내부 설계와 공사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그 과정에서 공사비가 당초 예산을 크게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김씨가 공사비 지급 상황을 보고받았거나 예산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면, 업체 선정뿐 아니라 예산 전용 과정에도 직접 관여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④ 감사원 감사는 왜 축소됐나

▲유병호 감사위원 영장실질심사 출석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위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네 번째로 확인해야 할 것은 감사원 감사 축소 의혹에 김씨와 대통령실이 관여했는지다.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한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 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감사원은 21그램의 공사 수주와 관련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결과를 발표했다.

종합특검은 이 감사가 축소되거나 왜곡됐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대통령실의 요청을 받아 21그램에 대한 조사를 축소한 것으로 의심한다. 지난 20일 밤 유 위원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통해 21그램 대표를 대면조사하지 말고 서면조사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과정에서 21그램 대표의 진술이 실제와 다르게 보고서에 반영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1그램 측은 하도급 업체에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공사 현장에서 이미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는 감사 과정에서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취지로 기록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김씨가 감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씨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21그램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했거나, 감사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을 요청했는지도 수사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감사원에 조사 방식 변경을 요청했다면 누가 처음 지시했는지도 규명돼야 한다. 관리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스스로 움직였는지, 대통령 또는 배우자의 요구를 전달한 것인지가 핵심이다.

⑤ 윤석열은 무엇을 알고 있었나

마지막으로 특검은 윤석열씨의 역할도 확인해야 한다. 관저 이전은 대통령실의 주요 국정 업무였다. 예산과 보안, 계약 문제가 얽힌 주요 현안인 만큼 윤씨에게 어느 수준까지 보고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씨가 업체를 추천하거나 공사 내용에 관여했다면 윤씨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공사 예산이 부족해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됐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비서실과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기관이 움직였다면 대통령에게 아무런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김씨가 21그램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윤씨가 알았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윤씨가 물품 수수 사실이나 가방 교환 비용 대납을 인지했는지, 이후 반환이나 비용 지급을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감사원 감사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면 그 과정에서 윤씨가 이를 승인하거나 묵인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날 특검은 김씨 조사를 위해 A4 용지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씨 변호인단은 김씨가 저혈압 증세로 장시간 조사가 어렵다는 점도 특검에 전달한 상황이다.

결국 김씨가 첫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만큼 특검 수사의 성패는 21그램 선정과 금품 전달, 공사비 증액과 예산 전용, 감사 축소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는지를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느냐에 달렸다.

#김건희#종합특검#윤석열#유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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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대납’ 오세훈, 시장직 상실형…法 “죄질 안 좋아”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7.22 16:40

  • 댓글 0

박주민 “더 이상 지연 안 돼…신속 재판으로 거짓 시장 끝내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 원,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로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명의 여론조사를 실현하려는 목적과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며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역임해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잘 알면서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이뤄졌고, 이후 오 시장이 명 씨와 직접적인 관계를 이어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벌금 1천만 원은 죄의 무게에 비해 가볍다”며 “항소심은 더 엄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소심 재판부를 향해 “1심은 이미 법정 기한을 넘겼다”며 “특검법이 정한 재판 기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의 지연은 용납될 수 없다. 신속한 재판으로 거짓 시장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오세훈 시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그는 “열 개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가운데 재판부가 다섯 개를 유죄로 인정했다”며 “전부 무죄가 나오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하의 거짓말쟁이인 명태균 씨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을 통해 명 씨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는 전제 아래 선고가 이뤄졌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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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합수본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중앙선관위 압수수색

김지은기자

  • 수정 2026-07-23 09:48

송파·강남·서초 선거관리위 등 강제수사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지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송파·강남·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합수본은 이날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상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앞서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숫자를 잘못 입력한 실수를 감추기 위해 전산상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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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닉스 된다고 떠들 때 안 사서 다행”···‘포모’에서 ‘조모’로 돌아선 개미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만스피’를 바라보던 코스피 지수가 한 달 만에 ‘6000대’까지 급격히 떨어지자 투자자 사이에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대신 ‘조모’(JOMO·Joy of Missing Out)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때 ‘나만 못 샀다’는 조바심이 팽배했다가 이제는 ‘안 사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살릴지,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를 키우며 증시 변동성을 더욱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21일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포모 대신 조모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300만닉스 된다고 사라고 떠들 때 안 샀는데 천만다행이다’ ‘안 산 사람이 승자’ ‘조모를 즐겨라’는 등의 안도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모는 혼자만 뒤처지고 기회를 놓칠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뜻한다면 조모는 혼자만 빠진 것이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의미한다. 코스피 급등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을 사지 못해 불안해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1.68포인트(3.56%) 오른 6747.95에 마감했지만 한달 사이 25% 하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세계 주요 지수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미국 S&P500 지수는 지난 한달간 0.3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고점 대비 31%, SK하이닉스도 38% 떨어진 수준이다.

1000선을 웃돌았던 코스닥도 이날 0.49% 오른 753.34에 그쳤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해 6월4일 종가(750.21)에 머무는 수준이다.

국내 증시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여러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은 34조5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51조8113억원)와 비교해 33% 급감한 것이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도 금융투자협회 전날 기준 112조5290억원으로 130조원에 육박했던 지난달에 비해 줄어들었다. 지난 10일에는 105조5758억원으로 지난 2월20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장’을 떠나 ‘미장’ 등 해외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24억4378만달러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다. 6월 한달 동안 6억3296만달러를 순매수한 것과 비교해 4배 가량 순매수량이 증가한 것이다.

코스피의 단기 급등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가능성에 따른 반도체 업황 우려가 증시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피 전망치도 높지 않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피크아웃 및 중국발 AI 모델 관련 우려,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감 등이 중첩적으로 나타난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하단이 6000포인트”라고 말했다.

증시 변곡점은 오는 22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을 시작으로 이달 말 이어지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0일에는 아마존과 애플이 실적을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29일, 삼성전자가 30일 각각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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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과 미국의 신종 지배 전략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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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7.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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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론을 퍼트린 목적은?
단지 트럼프의 돌출 행동일까?
제국주의 수명 연장을 위한 ‘부정선거론’
대한민국에 뻗은 트럼프 마가의 마수
미셸 박, 부정선거론에 기름
‘표현의 자유’ 선언한 트럼프의 음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밤 9시 황금시간대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부정선거론’을 설파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의 기밀문서까지 제시하며 전자 투표기 취약성과 중국의 선거 개입, 대규모 유권자 등록 사기를 주장했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기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이례적인 연설의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직면한 마가(MAGA) 세력의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트럼프는 선거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흔들어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 나아가 향후 선거 결과에 불복할 명분을 미리 쌓아두겠다는 속셈이다.

아울러 미국 마가(MAGA) 세력과 결탁한 세계 도처의 극우 세력에 던지는 메시지 성격도 있다. 마가를 상징하는 트럼프가 직접 부정선거를 언급함으로써 극우 세력의 선거 무효 주장에 힘을 싣는 한편, 친미 정권 수립의 명분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이 사태를 단지 트럼프의 돌출 행동으로 볼 것인가?

미국 내부의 해묵은 정쟁이나 한 정치인의 개인적 기행으로 본다면 본질을 빗겨가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주기적인 투표를 통해 노동자 서민에게 주권을 쥐여주는 척 기만하면서 독점자본의 지배를 합법화하는 대의민주제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자본주의 내부의 경제적 모순이 임계점에 달하고, 합법적인 선거만으로 더는 기득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지배 계급은 자신들이 찬양하던 대의민주제를 스스로 부수기 시작했다. 오늘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부정선거 프레임의 본질은 자본주의 지배체제의 누수와 파시즘화에 있다.

제국주의 수명 연장을 위한 ‘부정선거론’

자본주의의 최고 형태는 제국주의다. 미국은 이미 노후한 제국주의 국가다. 미 제국주의가 수명 연장을 위해 창안한 신종 수법이 바로 ‘부정선거론’이다. 부정선거가 있는 것처럼 퍼트려 선거제도 자체를 무력화하고, 급기야 정권 찬탈의 명분으로 이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친미 정권을 유지한다는 계산이다.

과거 미 제국주의는 막대한 자금력과 독점 언론을 이용한 여론 조작으로 식민지·예속국의 선거를 주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 민중의 자주 의식이 성장하면서 친미 대리 정권의 합법적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미국은 주권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부정선거론을 발명했다. 합법적인 선거로 이길 수 없으니 선거 자체를 마비시켜 정권을 가로채겠다는 흉악한 공작이다.

대한민국에 뻗은 트럼프 마가의 마수

 

이러한 미 제국주의의 지배 전략은 대한민국 친미극우 세력에게 고스란히 이식되어 수직 하청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친미극우는 해방 직후 청산하지 못한 친일부역 세력에 뿌리를 두고 반공주의와 식민지 근대화론을 명줄로 삼아온 자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마가(MAGA) 세력이 음모론 서사를 개발하면 이를 그대로 수입해 유포한다. 왜곡된 국내 이슈를 미국 극우 매체에 전달해 인용 보도하게 만든 뒤, 이를 다시 국내로 들여와 '국제사회의 시각'으로 둔갑시키는 여론 조작 순환 체계까지 가동 중이다.

미국 마가와 친미극우 세력이 결탁해 지난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로 둔갑시켰다. 당시 투표용지가 바닥난 행정 부실에 대해 친미극우 세력은 고의적인 개표 조작이라며 선거무효를 주장한다. 개표소를 봉쇄한 이들의 불법행위는 트럼프 진영의 선거 불복 운동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그대로 베꼈다.

미셸 박, 부정선거론에 기름

특히 과거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극우 마가 진영의 부정선거론을 주창 해온 미셸 박 스틸이 신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한다. 미국 선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 공식 외교 직책을 맡아 부임하는 현실은 국내 선거 불복 세력에게 강력한 명분을 제공한다. 주한미대사라는 지위가 헌정 질서 교란 세력의 든든한 뒷배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대표적인 친미 극우 단체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후원해온 ‘자유와 희망’은 벌써부터 미셸 박 대사의 초청 강연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사 부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부정선거 몰이를 예고한 것이다. 부정선거론자들이 50일이 넘도록 올림픽경기장 개표소 봉쇄를 풀지 않는 이유도 미셸 박을 초청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표현의 자유’ 선언한 트럼프의 음모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 선언을 추진할 예정이다. 선언문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허위 정보 또는 혐오 발언이 직접 폭력을 선동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정선거론을 퍼트려 헌정질서를 어지럽혀도 정부가 이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부정선거론이 미국의 새로운 지배전략으로 등장한 시점에 이를 극대화하려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부정선거론을 퍼트려 주권국가의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마가 세력을 대사로 임명해 국정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 지배체제를 유지하려 한다. 우리 사회가 부정선거론과 미셸 박 부임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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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직 걸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1심 선고, 오늘 오후2시

오연서기자

  • 수정 2026-07-22 07:48

구형은 징역 1년6개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6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한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선고가 22일 나온다. 확정되면 시장직을 박탈당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선고될지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오후 2시부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을 연다. 오 시장 대신 여론조사비 대납한 혐의를 받는 후원자 김한정씨, 오 시장의 지시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직접 받은 혐의를 받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선고도 이날 같이 나온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차례(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씨가 명씨에게 전달한 돈을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을 위해 대신 내준 여론조사 비용으로 보고, 이들 세명의 행위를 정치자금법 45조 1항에서 금지한 불법 기부·수수 행위로 판단해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다.

쟁점은 김씨가 명씨에게 준 돈을 여론조사 비용으로 볼 수 있는지다. 그동안 법원은 정치인이 여론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받아놓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이를 ‘위법한 정치자금 수수 행위’라고 봤다. 특검팀은 명씨가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기로 서로 합의했고, 오 시장은 이 비용을 김씨에게 대납시켜 결국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아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오 시장 등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고, 결과를 직접 받아본 적도 없으며 김씨가 명씨에게 준 돈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강 전 부시장도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김씨는 명씨에게 준 돈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명씨에게 오 시장을 잘 보이게 하려던 것’이지 여론조사 비용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오 시장이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명씨의 주장과 배치된다. 명씨는 또한 오 시장이 자신에게 “(강)철원이하고 의논해서 여론조사 알아서 진행해주시고, 그 비용은 김한정 회장이 계속 지원하도록 말해놓겠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양쪽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특검팀은 명씨와 오 시장을 동시에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으며 명씨는 오 시장 재판에서 특검팀 쪽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오 시장이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기로 명씨와 약속했는지, 오 시장이 김씨에게 이 비용 전달을 시켰는지에 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선 재판부별로 판단이 갈린 상태다. 김건희 여사의 1·2심 재판부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받기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명씨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여론조사 결과를 위법하게 받은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제공에 대한 ‘묵시적 합의’만 있었어도 여론조사 무상 수수는 정치자금 불법 수수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3천300만원 추징을,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는 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형 확정 이후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고, 현직자의 경우 직을 박탈한다고 규정한다. 오 시장은 이번 사건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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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동 건 李 대통령… 조선일보 “옳은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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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7/22 08:00
  • 수정일
    2026/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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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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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영업이익 일부 성과급? 기업 성장동력 훼손”

대기업 주요 주주사인 한국경제 “입법으로 못 박아야”

외교관 1만 명 정보 해킹에 경향 “정부가 민간기업 질책할 자격 있나”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매매 논란… 세계 “어물쩍 넘길 일 아니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7.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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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6월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노동조합이 요구하고 있는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단체교섭 의제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이 “올바른 방향”을 지시했다면서 “(노동조합 요구는) 기업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한국경제도 “입법으로 못을 박아야 한다”며 대통령 발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양대노총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동 건 대통령… 조선 “올바른 방향”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에서 논의된 ‘영업이익 N% 성과급’에 대해 “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했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역시 유사한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를 쟁의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숙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를 ‘단체교섭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필요하면 시행규칙에 해당하는 지침이나 고시를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22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에 조선·중앙·동아 등 주요 보수성향 일간지는 22일 사설에서 대통령이 제시한 방향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사설 <李 “이익 배분은 쟁의 대상 아냐” 옳은 말, 후속 조치 서둘러야>에서 “두 달 전 삼성전자의 N% 성과급 파업 논란 때만 해도 이 대통령은 ‘과도한 요구’라면서도 제동을 걸지 않았고, 노동부는 중재까지 하면서 노사 협상을 지원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이라며 “주주 승인 없이 노사 합의만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했다.

또 조선일보는 3면 <李 대통령 “쟁의 대상 너무 광범위해져” 노동부에 기준 마련 주문> 보도에서 “실제로 영업이익 중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는 반도체에서 시작해 현재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 유통 등 사실상 전 산업군으로 번진 상태”라면서 “하지만 이 대통령 지시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사업 경영상 결정이든 근로자의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노조가 ‘쟁의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회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면 노동위로 갈 수밖에 없고, 양측이 노동위 중재에도 승복하지 못하면 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22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사설 <李 “영업익 배분, 쟁의 대상 아냐”… 무차별 확장엔 제동 걸어야>에서 “무리한 성과급 제도화 요구와 파업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명확하게 제동을 건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성과급 산정이나 신규 투자, 사업 재편 등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전략적 의사결정은 온전히 기업 경영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리한 쟁의에 따른 소모적 갈등을 줄이고, 기업들도 안심하고 경쟁력 강화와 투자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2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우려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산업 생태계 망치는 ‘N% 성과급’…주총 승인 의무화해야> 사설을 내고 “한경협이 최근 확산하고 있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우려를 표명하고 대책 논의에 나섰다”며 “무분별한 이익 분배 요구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막대한 투자가 필수인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결국 그 이익의 기반이 된 초격차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나눠먹기 요구에 산업 생태계가 망가지기 전에 서둘러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며 “노란봉투법이 과도한 성과급 요구까지 보호하는 문제도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22일자 한국경제 사설

한국경제 역시 <대통령도 ‘N% 성과급’ 쟁의 대상 아니라는데…입법으로 못 박아야> 사설을 통해 “N% 성과급 갈등으로 여러 기업에서 파업이 벌어지고 현대자동차는 이미 수천억 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사실상 손 놓고 있는 사이에 ‘우리도 영업이익의 일부를 달라’는 노조 요구가 빗발치고 HD현대중공업, 한국GM, 카카오 등 거의 전 산업계가 몸살을 앓는 중”이라고 했다. 한국경제는 “성과급 역시 얼마를, 어떻게 지급할지는 경영상 판단이지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한국경제 최대주주다.

▲22일자 한겨레 5면 보도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보도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전하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우려도 함께 전했다. 한겨레는 5면 <이 대통령 “‘호남반도체 쟁의대상’ 주장 지나쳐… 기준 정리해야”> 보도에서 “이 대통령 발언에 양대 노총은 일제히 반발했다”며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약하려는 매우 우려스러운 시각’이라고 논평했다”고 밝혔다.

▲22일자 한국일보 3면 보도

한국일보는 3면 <李 “영업이익 배분, 쟁의 대상 아냐”… 노동계 “노봉법 정면 부정”> 보도를 통해 “한국노총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새롭게 제한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에 따라 노동기본권이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법률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외교관 정보 해킹 논란… “정부가 기업 질책할 자격 있나”

SK텔레콤·KT·쿠팡 등 민간기업뿐 아니라 정부기관마저 대규모 해킹 대상이 됐다. 국립외교원 온라인교육시스템 해킹으로 현직 외교관 등 1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으며, 외교부는 이 사실을 10개월간 몰랐던 것이다.

▲22일자 동아일보 8면 보도

동아일보는 8면 <정보기관 요원 수백명 포함 1만명 정보 털린 외교부, 알고도 5개월 숨겨> 보도에서 “정부는 북한 소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번 해킹으로 해외 파견 정보기관 요원을 포함해 현직 외교관 전원과 정부 부처 주재관 등 최대 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탈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외교부가 2월 초 해킹 사실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통보받고도 5개월여 동안 피해를 숨긴 점도 논란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전현직 외교관과 주재관 등은 외교부가 20일 보도자료를 내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고 밝혔다.

▲22일자 중앙일보 16면 보도

중앙일보는 16면 <외교관 전체 등 최대 1만명 정보 털렸다… 북 소행 가능성> 보도에서 “문제는 외교부가 지난 2월 관계 기관의 통보를 받기 전까지 10개월 가까이 해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외교·안보 인력 정보가 집중된 기관이 보안 문제를 외부에 의존한 셈이어서 보안 역량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22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외교관 전원 신상정보 해킹… 적성국에 넘어갔다면 어쩔 건가>에서 “귀중한 정보를 적성국 등 외국 정부가 획득하는 경우 테러나 로비 등 각종 공작에 악용될 수 있고, 한국의 외교 활동이 고스란히 분석당할 우려가 높다. 얼마나 소홀히 관리했으면 해킹을 당하고도 10개월간 피해 사실을 몰랐을 정도”라며 “해외 외교·정보 라인의 인적 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초대형 보안사고’인 셈”이라고 했다.

▲22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 <이번엔 외교원 해킹, 피해 규모조차 모른다니>를 내고 “이번 유출 사고는 미상의 공격자가 시스템 보안 설정 미비점을 악용해 지난해 4월과 5월에 걸쳐 서버를 장악하면서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외교부는 지난 2월 관계기관으로부터 해킹 정황을 통보받고서야 조사를 시작했고 아직도 해킹의 주체는 물론이고 정확한 유출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쯤 되면 정부가 민간기업의 정보 유출을 질책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7일 서울 성동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거듭되는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 논란… 중앙 “또 한 수 배운다” 지적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 아파트 매각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 주택 매각 과정에서 매수인이 은행이 아닌 이 대통령 부부 앞으로 17억7000만 원에 가까운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매수인이 사적 인연이 없다면서 “매수인 사정을 배려해 등기 이전을 했으며 근저당 설정은 거래 당사자들의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22일자 조선일보 2면 보도

하지만 언론은 이 대통령 부동산 매각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일보는 2면 <대통령은 대출 규제 우회… 공정성 논란> 보도에서 “일반 국민이 겪는 대출 규제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며 “여론을 관통한 키워드는 ‘불공정’이다. 일반적인 1주택자라면 집을 처분한 후 거주할 집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을 매수자에게 빌려줘가며 아파트를 파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4면 <일반인이면 가능했겠나…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 매매 ‘뒷말’> 보도에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아파트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이 사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며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을 일반인이 썼을 땐 구청의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자금 출처가 명확히 소명되어야 부동산 거래가 허가된다”고 했다.

▲22일자 한국일보 칼럼

한국일보는 이영태 논설위원의 칼럼 <대통령의 ‘매도인 금융’>에서 “본인이 만든 규제를 스스로 우회한 편법이라는 비판을 비껴가긴 쉽지 않다”며 “1억~2억 원이라도 집값을 낮췄으면 이런 불투명한 방식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일반인이라면 매수인이 언제 돈을 갚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뜻 거액을 빌려주기 쉽지 않다”고 했다.

▲22일자 중앙일보 칼럼

중앙일보는 안혜리 논설위원 칼럼 <대통령 부동산 거래의 기술>에서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나 재산공개 때 드러나는 재산 목록과 자산 증식 방식 자체가 매우 훌륭한 재테크 교과서라더니, 이렇게 또 한 수 배운다”며 “분명한 건 무주택 실수요자조차 대출 규제 탓에 분양받은 집 입주도 못 할 판인데, 집값 잡겠다며 규제 만든 당사자인 대통령이 평소 그렇게 비판하던 ‘투기성 갈아타기’일 수도 있는 매수자의 조합원 지위까지 확보해 주려고 무리수를 둔 것처럼 보이니 형평성 논란으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2일자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사설 <李 대통령도 아파트 거래 편법 논란, 규제 정상화 계기 삼아야>에서 “청와대는 ‘매수자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했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거래는 금융·재건축 규제의 허점과 편법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세계일보는 “불법은 아니라지만 고강도 대출·재건축 규제를 피해 사금융이라는 편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며 “이번 사태는 대통령조차 편법을 동원해 거래해야 할 정도로 현행 대출·재건축 규제가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연합뉴스

윤석열이 두목?… “감사원, 尹 호위무사 전락”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관저 이전 비리 ‘봐주기 감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지난 20일 구속됐다. 특검에 따르면 유 위원이 윤석열씨를 ‘두목’으로 지칭하며 “반대파를 청소하려면 권한이 필요하다”고 적은 메모가 발견됐다.

▲22일자 경향신문 8면 보도

경향신문은 8면 <윤석열에 “두목” “반대파 청소”… 유병호가 ‘감사원 실세’ 된 방법> 보도에서 “유병호 감사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목’이라 부르며 감사원 사무총장 승진을 청탁한 정황이 나타났다”며 “특검은 유 위원 등 7명으로 구성된 (감사원 내 사조직)타이거파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 등 문재인 정부 실책을 파헤치는 감사를 주도한 것으로 판단한다. 타이거파의 존재가 수사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22일자 한국일보 사설

이와 관련 한국일보는 사설 <구속 유병호 “尹은 두목”... 호위무사 전락한 감사원 실상>에서 “유 감사위원은 제기된 혐의를 전부 부인했으나, 그와 윤석열 정권의 밀착은 감사원 안팎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유 감사위원의 책임이 크지만, 감사원이 그를 방치한 것은 조직 분위기가 상당히 망가졌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했다.

▲22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구속된 유병호 통해 ‘감사원 돌격대’ 만든 윗선 밝혀야> 사설에서 “유병호 위원을 통해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대통령의 ‘친위 돌격대’로 전락시킨 윗선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자신에게 충성하기만 하면 아무리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논란을 일으켜도 밀어주고 챙겨주는 ‘윤석열 스타일’ 아닌가. 21일 국회 의결로 활동 기한이 연장된 종합특검이 남은 기간 총력을 다해 감사원을 망가뜨린 배후를 밝혀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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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국가폭력 자료 전부를 공개하라"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등, '국정원 국가폭력 사건 자료 전부 공개' 요구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  입력 2026.07.22 00:31
  •  
  •  수정 2026.07.22 00:33
  •  
  •  댓글 0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를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11시 빗속에서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 앞 '국정원 국가폭력 자료 전부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를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11시 빗속에서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 앞 '국정원 국가폭력 자료 전부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국정원은 국가폭력 진상규명 조사에 협조하라!"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를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 앞에서 '국정원 국가폭력 자료 전부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국가정보원의 '2024년 촛불집회 참가 시민·대학생 상대 미행·감시·도둑 촬영 사건' 등 과거의 반민주·반인권적 기록들을 모두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민단체는 국가정보원이 국가폭력 기록을 공개해야 올 2월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원회(3기 진화위)가 국가폭력 진상규명 조사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종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최종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최종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지회장은 여는말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스스로 국가폭력의 과오를 인정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은 그들이 벌인 국가폭력 진상을 규명하자는 의문사위원회, 진실화해위원회, 세월호 참사 조사위 등 어떤 조사기구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정원이 스스로 과거 국가폭력 과오를 인정하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열사특위 위원장은 국가정보원이 과거 중앙정보부, 안기부 시절 군사독재정권 보위를 위해 많은 의문사 사건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 박태순 열사 등 여러 의문사 사건이 국정원의 소행이라는 구체적인 정황과 증언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정원은 핵심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스스로 조사 범위를 제한하며 진상규명을 가로막았다"라며 더는 국정원을 비롯한 공안기관의 자료 은폐와 비협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직권으로 과거사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하도록 명령하고, 진상규명에 필요한 모든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성철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노성철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노성철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상임대표는 그동안 국가정보원은 조직이 부여받은 임무와 달리 '음지에서 일하고 음지를 지향해왔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가정보원이 과거 "국민을 감시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탄압하면서 진실을 음지 속에 가두어 왔다"는 것.

그는 "완전한 정보공개를 통해 과거 정부와 국정원의 권력남용과 국가가 자행한 불법 폭력의 역사를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창욱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상임대표, 이은정 서울대민주동문회 사무총장, 김호정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양창욱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상임대표, 이은정 서울대민주동문회 사무총장, 김호정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국가정보원의 국가폭력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빈 포스터에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국가정보원의 국가폭력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빈 포스터에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백경진 전국시국회의 공동대표는 3기 진화위 조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어느 정도로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인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익렬 연대장이 작성한 4.3의 진상을 기록한 회고록이 제주 4.3 진상조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바가 있다"고 예를 들며,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사찰자료, 반인권자료들을 공개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관련 자료의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국가폭력 사건의 종결을 위해서 "가해자의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이 끝난 이후에는 국가정보원의 국가폭력 관련 사건을 빈 포스터에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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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국민의 삶을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가

이수영 시민기자

tndudfl1566@nate.com

국제법 및 과학기술혁신(STI), 공공정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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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1 07:15

  • 수정 2026.07.21 07:18

  • 댓글 0

[AI 대전환 복지의 미래 ②] 거버넌스 설계 이유

복지 데이터,가장 취약한 삶의 모습 포착

유출 땐 경제 손실보다 더 큰 사회적 폐해

EU,데이터 최소화·목적 제한을 원칙으로

데이터 결합이 새로운 위험 만들어 낼 수도

네덜란드 SyRI는 사생활 권리 침해로 폐지

거버넌스는 제도적·윤리적 운영체계 뜻해

"국민이 국가에 맡긴 신뢰의 자산" 인식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관련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7.16 연합뉴스

복지는 사람을 이해하는 제도다. 누군가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면 적절한 복지정책도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복지는 언제나 데이터를 필요로 했다. 과거에는 공무원의 현장조사와 신청서, 상담기록이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행정정보와 공공데이터, 그리고 AI 기반 분석기술이 그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AI 대전환 시대는 복지정책의 질문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누가 도움이 필요한가?"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야 가장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질문이 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국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기술의 한계를 묻는 것이 아니다. 국가 권한의 경계를 묻는 질문이다. AI 시대, 데이터는 새로운 복지 인프라가 되었다. 오늘날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AI는 위험을 발견하지 못하고, 데이터가 왜곡되면 잘못된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복지 AI의 성능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 품질에 더 크게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e음'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은 소득, 재산, 복지급여, 공공요금, 사회보장 정보를 연계하여 복지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위기가구 발굴에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는 분명 필요한 변화다. 복지는 신청을 기다리는 행정에서 벗어나 먼저 찾아가는 행정으로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할수록 국가는 더 큰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복지 데이터는 일반 데이터와 다르다. 복지 데이터는 단순한 행정정보가 아니다. 장애 여부, 질병 이력, 소득과 재산, 가족관계, 돌봄 상황,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와 같은 정보는 개인의 가장 취약한 삶을 담고 있는 민감한 정보다. 이러한 정보는 유출되는 순간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사회적 피해를 남길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AI 시대에는 개별 정보보다 데이터의 결합이 새로운 위험을 만든다는 점이다.

건강정보 하나만으로는 많은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건강정보와 금융정보, 위치정보, 가족관계 정보가 결합되면 한 사람의 생활패턴과 경제상황, 심지어 미래의 위험까지 상당 부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AI 시대 개인정보의 위험은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쉽게 연결할 수 있는가에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다.

 

인공지능(AI)을 활요한 상담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필자는 앞으로 복지 AI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가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Welfare Data Governance)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거버넌스란 단순히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다. 누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지,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규범과 운영체계를 의미한다. AI 시대에는 알고리즘보다 데이터 거버넌스가 더 중요하다. 잘못된 알고리즘은 수정할 수 있지만, 국민이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복지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는 왜 데이터 최소화를 선택했는가?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은 데이터 최소화(Data Minimisation)와 목적 제한(Purpose Limitation)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다. 필요한 만큼만 수집하고, 수집한 목적 외에는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낮추기 위한 규제가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다. 이런 원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I 원칙에서도 이어진다. OECD는 AI가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인권과 민주적 가치, 투명성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네덜란드의 SyRI(System Risk Indication) 사건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복지 부정수급을 예방하기 위해 세금, 소득, 고용, 복지급여 등 여러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운영했다. 정책의 목적은 타당했다. 그러나 2020년 헤이그 지방법원은 SyRI 운영을 중단시켰다.

시민들은 자신이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위험군으로 분류되었는지, 왜 감시 대상이 되었는지, 알고리즘이 어떤 기준으로 작동했는지 알 수 없었다. 특히 이주민과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알고리즘이 운영되면서 특정 계층을 과도하게 감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위험군으로 분류된 시민은 최대 2년 동안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정보를 확인하거나 판단 기준을 설명받기는 어려웠다.

결국 2020년 2월 헤이그 지방법원은 SyRI가 유럽인권협약(ECHR) 제8조가 보장하는 사생활 및 가정생활을 존중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SyRI 사건이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AI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AI를 통제할 거버넌스가 실패한 것이다. 이제는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 필자는 앞으로 AI 복지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AI의 정확도가 아니었다. 복지 부정수급 방지라는 공익적 목적 자체는 인정했지만, 그 과정에 개인정보 보호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적 균형과 비례성이 무너졌다고 보았다. 특히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했고, 국민이 자신의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을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개인정보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AI의 실패가 아니라 거버넌스의 실패였던 것이다.

 

지난해 10월 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컨퍼런스 '디지털 복지 국가에서의 AI 정책 암시'를 알린 포스터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란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누가 수집할 수 있는지, 어떤 목적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결합할 수 있는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그리고 누가 최종 책임을 질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윤리적 운영체계를 의미한다.

이런 방향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AI 규범과도 맞닿아 있다.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은 '데이터 최소화'와 '목적 제한'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며, OECD AI 원칙 역시 AI가 혁신과 함께 인권, 민주주의, 투명성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좋은 AI는 데이터를 가장 많이 수집하는 AI가 아니라, 국민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AI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역시 AI 기반 복지행정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럴수록 복지 데이터는 행정의 자산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에 맡긴 신뢰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복지를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지 못한다면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AI 대전환 시대의 복지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자신의 정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제도와 원칙, 그리고 책임체계를 구축하는 경쟁이 되어야 한다. 복지 데이터는 국가의 자산이 아니다. 국민이 자신의 가장 어려운 순간을 국가에 맡기며 형성된 사회적 신뢰의 자산이다.

국가는 데이터를 통해 국민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해 국민을 감시해서는 안 된다. AI 시대 복지국가의 경쟁력은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국가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민이 자신의 정보를 가장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국가에서 나온다. 그것이 AI 대전환 시대, 우리가 새롭게 설계해야 할 복지 데이터 거버넌스의 출발점이며, AI 시대에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될 새로운 복지의 원칙이다.

이수영 시민기자 tndudfl156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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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앨리스] 모두가 제후, 맹주는 없다…‘결정’ 멈춘 국민의힘

[여의도 앨리스] “정치부 기자들이 전하는 당최 모를 이상한 국회와 정치권 이야기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월13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회의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이후 제후는 많지만 맹주는 없는 춘추전국시대식 힘의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 중 누구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당 안팎에 난립한 상태여서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당권파 A의원은 20일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힘의 평형 상태”라며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비당권파) 의원들은 많은데 시기나 방법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보니 계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권파도 당내 상황이 교착 상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장 대표의 리더십이 공고하다고 주장했다. 당권파 인사 B씨는 이날 통화에서 “일종의 교착·소강 상태지만 장 대표가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이 장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중구 릴레이 순회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보수는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오 시장과 한 의원이라는 유력 대선 주자를 확보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모두 장 대표와 선거 전후 대립 구도를 보였지만, 3명 중 어느 쪽도 당내 세력을 뚜렷하게 장악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부진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 C씨는 이날 통화에서 “장 대표는 강성 당원을 확보했지만 의원들이 따르지 않고, 오 시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있지만 측근 의원과 당원 지지가 부족하다”며 “한 의원은 따르는 의원들 그룹이 있지만 확장성이 부족하고, 이 대표는 차세대에서 강력한 주자지만 현재는 힘이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B씨는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은 총선에 힘을 쓸 수 없는 데다 재판 리스크가 있다. 한 의원은 당에 들어올 수 없고, 이 대표는 합당을 원하겠지만 당내 일각의 비토가 심하다”며 “이들은 당내 구심점이 없어서 공성전을 통해 당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워서 화력도 분산된다”고 말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 5월28일 부산 동구 부산 MBC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그 결과 국민의힘은 당내 리더십 문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등 주요 의제를 어떻게 풀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강경 지지층의 지방선거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또 장 대표 퇴진을 바라는 의원들은 사퇴를 끌어낼 뚜렷한 명분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A의원은 “장 대표가 연임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번 더 공천받아 당선되는 게 목표인 의원들은 누구와도 척지기 싫어한다”며 “소수 의원은 강성 당원들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으니 부정선거론 같은 현안에서 적극 나서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적당히 타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착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두고도 당내 관측이 엇갈린다. 옛 친윤석열계인 D의원은 기자와 만나 “오 시장이 유죄가 확정돼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른 후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장 대표 사퇴론이 강해지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그런 변수가 아니라면 당분간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장 대표가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공화당과 합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당내 균형추가 깨질 수 있어서 비당권파가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E씨는 이날 통화에서 “교착 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 시장이나 한 의원이나 이 대표는 여러 의미로 모두 당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면 전당대회가 끝나도 당내 상황이 정리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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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정청래 대충돌…金 "반명분열주의" vs 鄭 "난 탈당 안 해"

송영길 "이재명 정치인생은 송영길 인생"…고민정 "족보싸움·멸칭 퇴출하자"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6.07.21. 06:29:00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공개 충돌했다. 김 전 총리가 정 전 대표를 겨냥 "반명분열주의를 심판해야 한다"고 직격하자, 정 전 대표도 "저는 민주당을 입당한 이래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다"고 김 전 총리를 우회 공격했다.

김 전 총리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8.17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본인 연설로 "앞으로 2년을 지난 1년처럼 또 다시 명청대전(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기 원하시는가"라며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 자기정치와 사당화로 당정갈등을 일으키는 당대표는 안 된다"고 말해 정 전 대표에게 맹공을 폈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반명분열주의는 심판해야 한다"며 "말로만 친명이면 뭐하나. 대통령 공격을 비호하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조중동에 밑반찬을 주는 게 반명이고 분열주의 아니면 뭔가"라고 정 전 대표를 맹비난했다. "선거승리도 못하고 연임하려는 무책임이 용납돼야 하나"라는 등 정 전 대표의 연임 출마 자체도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고 규정, 최근 강성 친명(親이재명)계 일각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제기한 '신천지 연루 의혹'을 우회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 3자연합의 핵심들이 온갖 궤변과 왜곡으로 당과 정부와 대통령을 흔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가 최근 전대 구도를 두고 본인이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온갖 기득권으로 힘을 쓰던 당대표가 왜 갑자기 약자 행보를 하며 집단폭행 운운하나"라며 "대표 한 번 더 하자고 멀쩡한 다을 깡패소굴에 비유하는 자기정치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가 개혁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선당후사를 해도 모자란 판에 5월에 끝낼 검찰개혁을 굳이 전대 시기로 넘기는 선사후당으로 제대로된 개혁이 가능하겠나"라고 꼬집으며 "이미 제가 정리한 정부 입장대로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해주실 것을 당지도부에 다시 요청한다"고 어필했다.

김 전 총리는 이외에도 "선거에도 전국의 주요지역을 커버하지 못한 당지도부", "사상 최대의 특보단을 임명한 당대표의 사당화", "자기과시 폭탄선언으로 합당논의를 수렁에 빠뜨린 자기정치"라는 등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선거 책임론, 합당불발 책임론 등을 거듭 제기해 비판했다.

정 전 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우선 "정청래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가 있다. 저는 2대 1, 3대 1로 때리면 맞겠다"며 "그러나 그 상처를 당원들께서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개혁당대표 정청래의 손을 잡아 달라. 도와 달라"고 말해 이른바 '언더독' 전략을 유지했다.

정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저는 민주주의, 민주당주의, 개혁주의자다. 일편단심 민주당 바라기다. 민주당에 입당한 이래 한번도 민주당을 떠난 적이 없다"고 김 전 총리를 우회 겨냥했다.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약점인 2002년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사태를 시사하며 본인의 강점을 상대적으로 강조한 것.

정 전 대표는 "2016년엔 억울한 컷오프로 공천에 탈락했지만 탈당하지 않고 총선승리의 제물이 되겠다며 백의종군했다"며 "'더컸 유세단'을 만들어 지원유세까지 다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후단협 사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아닌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당을 탈당했었고, 정 전 대표는 이를 '자기정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개혁", "뿌리를 자르고 꽃을 피울 순 없다"는 등 당의 '정통성' 또한 재차 내세웠다. 특히 그는 최근 친명계를 중심으로 신중론이 일고 있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 "검찰개혁의 마지막 과제인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당원과 함께 제 손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역시 친명계와 갈등 소재였던 본인의 간판 정책 1인1표제에 대해서도 "1인1표제는 일점 일획도 손댈 수 없다"며 "1인1표제를 추진한 사람은 누구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한 1인1표제를 흔드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말해 친명계 측에 날을 세웠다.

그는 김 전 총리 등 당권 경쟁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선 "민주·진보 세력의 통합과 연대를 성사시키겠다"며 "우린 연대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했다. 그게 6.3 지선의 교훈"이라고 방어하기도 했다. 앞서 그가 경기 평택을 선거에 대해 '무공천을 했어야 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 발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왼쪽부터)·고민정·정청래·김보미·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친명계 주자인 송영길 전 대표는 타 후보에 대한 비판보다는 "저 송영길은 감옥에 갇혔다. 모든 동지들이 외면했고 민주당도 애써 못 본 척 했다", "마침내 무죄를 받고 돌아와선 다시 계양구로 가지 못하고 인천에서 가장 어려운 연수갑에 출마 명령을 받고 싸워 이겼다"는 등 본인의 헌신을 호소하는 데 집중했다.

송 전 대표는 특히 "이재명과 함께 해 왔다"며 "무슨 인연이었는지 정말 목숨 걸고 세월을 함께 걸어왔다. 이 대통령은 말이 필요 없다. 이재명의 최근 정치 인생은 송영길의 인생과 결합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당 기조로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외연확장 기조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개혁을 입으로 하지만, (그러면) 실제 개혁이 아니라 동기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장기·단계적 탈원전 △종합부동산세 기준 상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자신의 정책 '우클릭'을 어필했다.

친문(親문재인)계 주자인 고민정 의원은 "족보 논쟁을 하지 말자", "멸칭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등 당내 갈등 완화에 주력했다. 고 의원은 "수십 년의 정치이력을 갖고 계신 분들조차 구시대의 유물인 족보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나뉘고 갈라져서 손가락질 하는 분열의 정치로는 미래를 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의 모습은 정작 우리 안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조차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치 사상검증이라도 하듯 끊임없이 어느 편인지를 묻고 또 물으며 우리들의 진지를 스스로 좁혀나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를 향한 비난이 친명계를 중심으로 일었던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일한 청년 후보인 김보미 후보는 최고위에서 부결된 청년최고위원 선출제와 선관위의 기탁금 상향 결정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그간 민주당 최고위는 무엇을 했나"라며 "이재명 대표 시절 당직선거공영제를 도입하려 했다. (이 대표가) 기탁금이라도 줄여놓았더니 (이번엔) 오히려 더 올려놓았다"고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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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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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의 ‘李대통령 당무개입’ 주장, 번지수 틀린 이유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7.20 12:17

  • 댓글 0

민주 “‘밀실 공천 개입’과 ‘광장 의견 개진’을 같은 저울에?…언어도단”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전대 기탁금’ 관련 언급을 두고 국민의힘이 ‘당무 개입’ 운운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밀실의 공천 개입’과 ‘광장의 의견 개진’을 같은 저울에 올리지 말라”고 맞받았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과거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단죄된 것은 국가권력을 동원해 ‘공직선거 공천’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과 같이 공직자의 공직선거 관여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당원의 당직선거 의견 개진은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고 강조한 뒤 “이 명백한 차이를 고의로 외면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면, 정치적 비판이 아니라 공당으로서의 자질 부족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청년 후보의 기탁금은 몇 배로 늘어나 청년 후보들이 힘들어한다니 아쉽다”,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한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청년 정치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당원으로서의 선의의 조언을 어떻게 국민의힘은 ‘가이드라인 하달’로 둔갑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미지 출처=이재명 대통령 'X' 글 캡처>

또 “‘이중잣대’라는 비난은 번지수가 틀렸다”며 “과거 민주당이 비판한 것은 행정부 권력으로 여당 대표를 찍어내고 공천을 설계하려던 권력 남용이다. ‘밀실의 은밀한 공천 개입’과 ‘광장의 투명한 의견 개진’을 같은 저울에 올리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판과 견제는 야당에 부여된 정당한 권리”라면서도 “상식과 법리를 갖추지 못한 논평은 상대를 베지 못하고 자신의 손만 벨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당의 역할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정쟁의 불씨를 지피는 것이 아니라, 민생을 돌보고 국정을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대통령의 진심마저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는 무모함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의힘을 향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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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유죄 판결의 법리, 오세훈에게도 적용될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7/21 07:33
  • 수정일
    2026/07/21 07: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6-17 ⓒ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쟁점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약 3300만 원의 조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했는지 여부다. 오 시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다.

이번 선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오 시장 사건 자체보다 며칠 전 나온 윤석열씨의 유죄 판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으로 기소된 윤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1396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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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윤씨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건희씨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는 다른 결론이었다.

특검도 바로 움직였다. 특검은 최근 오 시장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2부에 윤씨 사건 판결 내용을 분석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진관 재판부가 인정한 법리가 오 시장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특검은 오 시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명씨에게 요청한 실질적 의뢰자이며, 두 사람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심은 오 시장의 '인식'과 '승인' 여부

두 사건 모두 명태균씨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둘러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핵심 쟁점은 다르다.

윤씨 사건에서는 명씨가 무상으로 제공한 여론조사가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명시적인 계약서나 대가 지급 약속이 없더라도 반복적으로 제공된 맞춤형 여론조사가 후보자의 선거 전략에 활용됐다면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진관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여론조사 자체보다 비용이 누구의 의사로 지급됐는지가 중요하다. 특검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김한정씨가 비용을 대신 부담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오 시장 측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제3자가 지급하도록 했는지가 쟁점이다.

오 시장은 재판 과정에서 명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명씨가 선거 전략을 맡길 정도의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지 않았다며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한정씨 역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했을 뿐 오 시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명씨 진술과 김영선 전 의원의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요청했고, 비용은 특정 후원자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본다.

명씨는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최근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요청한 의뢰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결국 명씨 진술의 신빙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를 재판부가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이진관 판결에 주목한 이유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물론 특검이 윤씨 사건 판결문을 오 시장 1심 재판부에 제출한 것은 단순히 두 사건이 모두 명씨의 여론조사와 관련돼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진관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명시적인 계약이나 지시가 없었더라도 여론조사의 반복적인 제공과 수령, 실제 활용 과정 등을 종합하면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가 반드시 특정 후보에게만 독점적으로 제공돼야 정치자금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봤다. 다른 인사들에게 조사 결과가 함께 전달됐더라도 후보자가 이를 선거 전략 등에 활용할 수 있었다면 경제적 가치는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윤씨 사건은 '명태균 여론조사'와 관련해 정치자금성을 인정한 첫 1심 유죄 판결이다. 특검이 판결 내용을 별도로 분석해 제출한 것도 같은 법리를 오 시장 사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오 시장 사건 역시 같은 법리 구조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명씨가 단순히 일반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조사 결과를 만들고 전달했다면, 이는 해당 후보를 위한 정치적 용역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이를 의뢰하고 비용 지급까지 제3자에게 맡겼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성립한다는 논리다.

조형우 재판부가 마주할 세 갈래 판단

두 사건의 가장 큰 차이는 공모 구조다. 윤씨 사건은 무상으로 제공된 여론조사의 경제적 가치와 정치자금성이 중심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김한정씨의 비용 지급이 오 시장의 인식이나 승인 아래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재판부가 김씨의 비용 지급을 독자적인 행동으로 판단하면 오 시장에 대한 공소사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오 시장이 비용 지급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이를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판단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오 시장 측은 김씨가 개인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한다. 특검은 김씨의 개인적인 조사였다면 명씨가 오 시장에게 유리하도록 조사 방식이나 결과를 조정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판부의 판단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무죄다. 재판부가 명씨 진술만으로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김한정씨의 비용 지급을 오 시장과 무관한 독자적 행위로 본다면 오 시장의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범죄사실이 증명돼야 한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진술 외에 통화 내역, 메시지, 여론조사 전달 과정 등 객관적 자료가 공모관계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유죄를 인정하되 오 시장의 가담 정도를 제한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다. 재판부가 오 시장이 비용 대납 사실을 인식하거나 승인했다고 보면서도, 직접 비용 지급을 지시하거나 전체 과정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죄 판단 자체는 유지되더라도 오 시장의 역할과 책임 정도가 양형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특검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경우다. 재판부가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진술, 여론조사 진행 경위와 비용 지급 과정 등을 종합해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대납까지 사전에 협의하거나 승인했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이 경우 오 시장이 정치자금 제공의 수혜자일 뿐 아니라 범행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이는 가능한 판단 구조를 나눈 것이다. 실제 결론은 재판부가 각각의 진술과 증거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특검은 오 시장 1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시장직 상실 가능성이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에 고려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돼 시장직을 잃는다. 다만 22일 선고는 1심으로,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항소심에서 다시 다퉈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22일 선고의 핵심은 조형우 재판부가 이진관 재판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느냐가 아니다. 명씨 진술의 신빙성과 김한정씨의 비용 지급, 오 시장의 인식과 관여를 재판부가 어떻게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나아가 이번 판단은 엇갈리고 있는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의 법리가 어느 방향으로 정리될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오세훈#명태균#윤석열#조형우#이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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