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을 퍼트린 목적은?
단지 트럼프의 돌출 행동일까?
제국주의 수명 연장을 위한 ‘부정선거론’
대한민국에 뻗은 트럼프 마가의 마수
미셸 박, 부정선거론에 기름
‘표현의 자유’ 선언한 트럼프의 음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밤 9시 황금시간대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부정선거론’을 설파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의 기밀문서까지 제시하며 전자 투표기 취약성과 중국의 선거 개입, 대규모 유권자 등록 사기를 주장했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기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이례적인 연설의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직면한 마가(MAGA) 세력의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트럼프는 선거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흔들어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 나아가 향후 선거 결과에 불복할 명분을 미리 쌓아두겠다는 속셈이다.

아울러 미국 마가(MAGA) 세력과 결탁한 세계 도처의 극우 세력에 던지는 메시지 성격도 있다. 마가를 상징하는 트럼프가 직접 부정선거를 언급함으로써 극우 세력의 선거 무효 주장에 힘을 싣는 한편, 친미 정권 수립의 명분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이 사태를 단지 트럼프의 돌출 행동으로 볼 것인가?

미국 내부의 해묵은 정쟁이나 한 정치인의 개인적 기행으로 본다면 본질을 빗겨가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주기적인 투표를 통해 노동자 서민에게 주권을 쥐여주는 척 기만하면서 독점자본의 지배를 합법화하는 대의민주제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자본주의 내부의 경제적 모순이 임계점에 달하고, 합법적인 선거만으로 더는 기득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지배 계급은 자신들이 찬양하던 대의민주제를 스스로 부수기 시작했다. 오늘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부정선거 프레임의 본질은 자본주의 지배체제의 누수와 파시즘화에 있다.

제국주의 수명 연장을 위한 ‘부정선거론’

자본주의의 최고 형태는 제국주의다. 미국은 이미 노후한 제국주의 국가다. 미 제국주의가 수명 연장을 위해 창안한 신종 수법이 바로 ‘부정선거론’이다. 부정선거가 있는 것처럼 퍼트려 선거제도 자체를 무력화하고, 급기야 정권 찬탈의 명분으로 이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친미 정권을 유지한다는 계산이다.

과거 미 제국주의는 막대한 자금력과 독점 언론을 이용한 여론 조작으로 식민지·예속국의 선거를 주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 민중의 자주 의식이 성장하면서 친미 대리 정권의 합법적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미국은 주권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부정선거론을 발명했다. 합법적인 선거로 이길 수 없으니 선거 자체를 마비시켜 정권을 가로채겠다는 흉악한 공작이다.

대한민국에 뻗은 트럼프 마가의 마수

 

이러한 미 제국주의의 지배 전략은 대한민국 친미극우 세력에게 고스란히 이식되어 수직 하청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친미극우는 해방 직후 청산하지 못한 친일부역 세력에 뿌리를 두고 반공주의와 식민지 근대화론을 명줄로 삼아온 자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마가(MAGA) 세력이 음모론 서사를 개발하면 이를 그대로 수입해 유포한다. 왜곡된 국내 이슈를 미국 극우 매체에 전달해 인용 보도하게 만든 뒤, 이를 다시 국내로 들여와 '국제사회의 시각'으로 둔갑시키는 여론 조작 순환 체계까지 가동 중이다.

미국 마가와 친미극우 세력이 결탁해 지난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로 둔갑시켰다. 당시 투표용지가 바닥난 행정 부실에 대해 친미극우 세력은 고의적인 개표 조작이라며 선거무효를 주장한다. 개표소를 봉쇄한 이들의 불법행위는 트럼프 진영의 선거 불복 운동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그대로 베꼈다.

미셸 박, 부정선거론에 기름

특히 과거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극우 마가 진영의 부정선거론을 주창 해온 미셸 박 스틸이 신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한다. 미국 선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 공식 외교 직책을 맡아 부임하는 현실은 국내 선거 불복 세력에게 강력한 명분을 제공한다. 주한미대사라는 지위가 헌정 질서 교란 세력의 든든한 뒷배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대표적인 친미 극우 단체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후원해온 ‘자유와 희망’은 벌써부터 미셸 박 대사의 초청 강연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사 부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부정선거 몰이를 예고한 것이다. 부정선거론자들이 50일이 넘도록 올림픽경기장 개표소 봉쇄를 풀지 않는 이유도 미셸 박을 초청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표현의 자유’ 선언한 트럼프의 음모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 선언을 추진할 예정이다. 선언문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허위 정보 또는 혐오 발언이 직접 폭력을 선동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정선거론을 퍼트려 헌정질서를 어지럽혀도 정부가 이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부정선거론이 미국의 새로운 지배전략으로 등장한 시점에 이를 극대화하려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부정선거론을 퍼트려 주권국가의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마가 세력을 대사로 임명해 국정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 지배체제를 유지하려 한다. 우리 사회가 부정선거론과 미셸 박 부임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