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북한군 송환·DMZ 폭발 사고 대처에 한국일보 “국민 답답하게 만들지 말라”

gle 검색에서 미디어오늘 기사를 우선적으로 보여줍니다.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9.28 07:47

[아침신문 솎아보기] 북한군 포로 2명 송환 사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통해 알려져

경향신문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조선일보 “누가 위험해진다는 건가”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기자구독후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최근 국내에 송환된 사실이 볼로디미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통해 공개되고,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안보 관련 문제에 대한 언론사별 관점 차가 나타난다. 28일자 신문에선 “안보 사안에는 과도한 정쟁화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과 “대통령의 대응이 국민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수동적”이라는 관점이 나왔다.

​

북한군 송환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에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 포로의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를두고 국민의힘은 “북한 눈치 보기용 은폐 시도”라고 비판했다.

▲28일 조선일보 1면.

28일자 신문 1면을 보면 동아일보는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한국행 공개에 李 “비공개 합의 어겨”>, 조선일보는 <北포로 송환, 성과 내고도 숨기려 한 정부> 제목으로 사안을 다뤘다. 조선일보 기사는 2면 <‘北 의식했나’ 논란…與내부에서도 “왜 뒤로 숨느냐”>로 이어졌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외교가에선 ‘미북 대화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협의 과정에서 우리 측이 비공개를 요청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를 인권 침해와 북한군의 국제적 안보 위협 차원에서 언급했는데,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는 현 정부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고 해설했다.

​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추정 사고 조사도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국민일보 1면 <지뢰 폭발 엿새만에 현장조사 軍“안전 우선”>, 동아일보 1면 <軍-유엔사, DMZ 폭발 6일 만에 합동 현장조사>, 서울신문 <‘DMZ 폭발’ 현장도 못봤다>, 세계일보 <DMZ 지뢰사고 현장조사, 폭발 지점엔 도달 못해>, 조선일보 1면 <폭발 현장 장병들 “北 목함 지뢰 봤다”>, 중앙일보 1면<목함지뢰 땐 이틀, 지금은 엿새 뒤 조사>, 한국일보 1면 <DMZ 지뢰 사고 현장 조사 폭발 지역 앞 일몰로 철수> 등 주요 신문의 1면을 채웠다.

▲28일 중앙일보 1면.

경향신문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조선일보 “누가 위험해진다는 건가”

​

신문별 사설에서는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 잇따라 벌어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정쟁화보다 차근차근한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대응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상반된다. 다음은 관련 사설 제목이다.

​

경향신문 <지뢰 폭발·북한군 포로 송환, 안보 사안 과도한 정쟁화 없어야>

세계일보 <北 포로 데려온 건 잘한 일, 정쟁화 자초는 유감>

조선일보 <석 달 전 예고, 이미 입국, 공개하면 왜 위험해지나>

중앙일보 <북한군 포로 입국, 파병 실상 밝히고 신변 보호 철저히>

한겨레 <한국 온 북한군 포로들, 인도·인권적 원칙 지켜져야>

한국일보 <북한군 귀순도, 지뢰사고 조사도 수동 대응…국민은 답답하다>

​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북한 주민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한 헌법에 비춰보건,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보건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가족 등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고 송환 사실을 국내외 선전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인도적 처사일 것이다. 과거 보수 정부들도 상당수 북한이탈주민 사례를 장기간 공개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주 군사분계선(MDL) 인접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로 25사단 수색대대장 등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은 것을 두고 의혹이 나오는 것까지 포함해 “여야 모두 국가 안전과 국민 생명이 걸린 안보 관련 사안에서만큼은 과도한 정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8일자 경향신문 사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전쟁의 참화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자 인도주의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외교 당국은 송환 과정의 보안 문제로 관련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커지지 않도록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이 이 사안을 여야의 진영 논리에 따라 정쟁화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국민의힘의 태도에 대해 “인권과 안보는 안중에도 없이 모든 사안을 정쟁화하려는 태도”라며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공공연히 홍보해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우리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전했다. 이어 “대북 관계나 대러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소극적이 돼서도 안 되고, 두 사람의 증언 등을 통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공격 소재를 얻어내려는 접근도 안 된다. 오직 두 사람의 인권과 안전을 중심에 놓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

세계일보는 송환 자체는 잘한 일이라 평가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북한 포로들의 국내 입국은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은 물론 국제법과 국내법에 부합하는 조치다. 이들은 그동안 북송될 경우 죽음이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호소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의 결단은 평가할 만”이라면서도 “다만 우리 국민이 정부 발표가 아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또 “포로들이 이미 무사히 입국했는데도 안전을 내세워 비공개 원칙을 강조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민감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비판일수록 정부는 날 선 언어로 맞받아치기보다 사실과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

대통령 “자기 이익 위해 생명과 국익 해치는 사람,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 발언 두고 갈리는 해석

​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이들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만큼 우리가 데려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젤렌스키가 송환 사실을 밝혔을 때 포로들은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었다. 포로 가족의 안전은 송환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개하면 누가 위험해진다는 건가”라고 전했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 대통령이 “자기 이익을 위해 생명과 국익을 해치는 사람을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관점이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러시아 매체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배신자(매국노)라고 불렀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젤렌스키가 송환을 먼저 공개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살인자·매국노라고까지 하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 언론보도 등을 살펴보면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한 야권을 겨냥해 ‘자기 이익을 위해 생명과 국익, 안보를 해치는 사람을 살인자나 매국노라 부른다’고 강하게 반박했다”고 설명하고 있는 매체도 있다.

​

관련기사

같은날 조선일보 2면 기사에서도 “러시아 관영 매체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반역자·배신자(한국어 ‘매국노’의 번역)라고 불렀다‘고 보도하고 나섰다”며 “한국 야권을 겨냥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해 선전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전했다. 2면 보도에서는 러시아 매체가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지적했으면서, 사설에서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살인자, 매국노라고 하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라고 쓴 것이다.

▲28일자 조선일보 2면.

한편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부의 대응을 다소 강하게 비판한 사설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결과만 놓고 보면 2명 모두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알린 과정엔 점수를 주기 힘들다”며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주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다. 정부는 뒤늦게 시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있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앞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 조사를 닷새나 지나서야, 그것도 원성에 떠밀려 시작한 것도 수동적이기 짝이 없는 대응이란 지적이 많다”며 “북한군 귀순도, 지뢰사고 조사도 외교 리스크를 자초하고 국민 자존심을 훼손할 만큼 우리가 고개를 숙여야 할 사안들은 아니었다. 더 이상 국민을 답답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