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여의도앨리스] 모두가 제후, 맹주는 없다…‘결정’ 멈춘 국민의힘

[여의도 앨리스] “정치부 기자들이 전하는 당최 모를 이상한 국회와 정치권 이야기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월13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회의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이후 제후는 많지만 맹주는 없는 춘추전국시대식 힘의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 중 누구도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당 안팎에 난립한 상태여서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 비당권파 A의원은 20일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힘의 평형 상태”라며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비당권파) 의원들은 많은데 시기나 방법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보니 계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당권파도 당내 상황이 교착 상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장 대표의 리더십이 공고하다고 주장했다. 당권파 인사 B씨는 이날 통화에서 “일종의 교착·소강 상태지만 장 대표가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이 장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중구 릴레이 순회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보수는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오 시장과 한 의원이라는 유력 대선 주자를 확보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모두 장 대표와 선거 전후 대립 구도를 보였지만, 3명 중 어느 쪽도 당내 세력을 뚜렷하게 장악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부진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국민의힘 관계자 C씨는 이날 통화에서 “장 대표는 강성 당원을 확보했지만 의원들이 따르지 않고, 오 시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있지만 측근 의원과 당원 지지가 부족하다”며 “한 의원은 따르는 의원들 그룹이 있지만 확장성이 부족하고, 이 대표는 차세대에서 강력한 주자지만 현재는 힘이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

B씨는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은 총선에 힘을 쓸 수 없는 데다 재판 리스크가 있다. 한 의원은 당에 들어올 수 없고, 이 대표는 합당을 원하겠지만 당내 일각의 비토가 심하다”며 “이들은 당내 구심점이 없어서 공성전을 통해 당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워서 화력도 분산된다”고 말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 5월28일 부산 동구 부산 MBC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그 결과 국민의힘은 당내 리더십 문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등 주요 의제를 어떻게 풀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강경 지지층의 지방선거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또 장 대표 퇴진을 바라는 의원들은 사퇴를 끌어낼 뚜렷한 명분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

A의원은 “장 대표가 연임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번 더 공천받아 당선되는 게 목표인 의원들은 누구와도 척지기 싫어한다”며 “소수 의원은 강성 당원들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으니 부정선거론 같은 현안에서 적극 나서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적당히 타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 같은 교착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두고도 당내 관측이 엇갈린다. 옛 친윤석열계인 D의원은 기자와 만나 “오 시장이 유죄가 확정돼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른 후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장 대표 사퇴론이 강해지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그런 변수가 아니라면 당분간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장 대표가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공화당과 합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당내 균형추가 깨질 수 있어서 비당권파가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E씨는 이날 통화에서 “교착 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 시장이나 한 의원이나 이 대표는 여러 의미로 모두 당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면 전당대회가 끝나도 당내 상황이 정리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