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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반년 수사 마무리…신문들 “기대 못미쳐” “논란 남겨” 한목소리

[아침신문 솎아보기] 숙소 5분 거리, 104일만에 시신 찾은 경찰…비판 쏟아낸 신문들

경향·한국, 데이터센터·반도체강국 이면 조명 …전장연 시위 중단에 사설은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08.25 07:39

  • 수정 2026.08.25 07:55

▲권창영 특별검사가 2026년 8월24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의 시신이 지난 24일 발견됐다.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지 101일 만이다. 25일 아침신문은 1면을 비롯한 주요 지면에서 구조 골든타임을 허비한 경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들여다본 종합특검(권창영 특검)이 반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신문들은 사설에서 종합특검이 장기간 수사에도 주요 의혹을 규명하지 못하고 무리한 기소 사례를 남기는 등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신문들은 1면에 전세계에서 주목 받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이면을 짚는 기획기사를 내놨다. 한국일보 ‘반도체강국의 명암’ 기획에서 대만 사례를 조명했고 경향신문은 미국 사례로 AI 데이터센터가 불러온 ‘역풍’을 짚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 이동권과 공공 일자리 복원을 위한 조례 제정을 약속하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동안 73차례 시위를 이어왔다.

경찰이 허위종결한 제주 실종 사건 1면에

실종된 장미란씨 시신은 장씨가 투숙하던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서 발견됐다.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9곳은 이날 1면에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 : 숙소 5분 거리 있었는데 104일 만에 시신 찾은 경찰

국민일보 : 104일 만에 장미란씨 시신 찾아서울경찰, 실종 9만건 전수점검

동아일보 : ‘허위 종결’ 실종여성도 104일만에 주검으로

서울신문 : 걸어서 5분 거리…104일 ‘방치된 죽음’

세계일보 : 장미란씨 주검으로 …李 “철저히 진상 규명하라”

조선일보 : 경찰이 뭉갠 실종자, 숙소 코앞에 있었다

중앙일보 : 비극으로 끝난 ‘장미란 실종’

한겨레 : 장미란씨 추정 주검 발견…경찰 ‘허위종결’ 101일만에

한국일보 : 숙소 5분 거리였는데…‘허위 종결’ 탓 석달간 못 찾았다

▲25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제주경찰청은 24일 오전 제주 한림읍 일대에서 합동수색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타살이 아니란 점에 무게를 두면서 범죄 피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장씨는 지난 5월12일 오후 10시15분쯤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끊겼다. 남자친구가 사흘 뒤인 15일 실종 신고를 했지만, 이를 접수한 A경장은 약 2시간30분 뒤 사건을 종결하고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 허위 종결로 한림항 일대 수색도 중단됐다.

그러다 장씨 가족이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재신고하면서 다시 수사가 시작됐다. 국민일보는 “지난 19일 가족은 장씨 사진이 담긴 전단을 제작해 소셜미디어에 배포했다.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경찰은 지난 20일 집중수색을 시작했다”고 했다.

▲25일 경향신문 1면

A경장은 다른 실종 사건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7월2일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과 관련해서도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말한 뒤 사건을 임의 종결했다. 이 남성도 지난 22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제주지법은 긴급체포된 A경장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열어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석방을 결정했다. 한국일보는 “구속 여부는 이르면 25일 결정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앞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과 장 씨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부 경장이 신고를 ‘셀프 종결’한 뒤 가족이나 연인의 재신고에도 곧바로 재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60대 남성의 가족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에도 제주서부서 실종팀을 다시 찾았지만, 실종팀은 부 경장의 설명만 듣고 재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장 씨 관련 보도가 나온 뒤인 21일에야 경찰은 가족의 재신고를 받아들여 수색에 나섰다”고 했다.

부 경장이 1년 5개월간 처리한 실종 사건은 298건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는 “경찰은 이 중 '부 경장이 장씨 사건과 동일한 사유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신고를 ‘셀프 종결’한 것으로 의심받는 경우를 약 10건으로 추렸다. 이 가운데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사례가 4건이었고, 이 중 1건은 지난 22일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부실 수사 의혹이 커지면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각 시·도 경찰청에 종결·미종결 실종 사건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며 오는 11월까지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경찰을 질타했다고 했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부 경장이 허위로 종결한 사건이 2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개인의 일탈인가, 아니면 시스템의 일탈인가”라며 “경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찰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됐을 때 국민들이 가장 우려한 점이 사건 암장”이라고 했다.

종합특검 반년 수사 마무리…사설들 ‘기대 못미쳐’ 한목소리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들여다본 종합특검이 반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종합특검은 24일 “152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고 58명을 기소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역대 최장 수사기간과 200명이 넘는 참여 인력 규모에 비하면 수사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종합특검 출범의 핵심 명분으로 꼽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이나 ‘노상원 수첩’ 실체를 규명하는 부분에서는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25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종합특검이) 내란 명령을 거부하거나 의혹을 폭로한 이들을 되레 범죄자로 모는가 하면, 무리하게 수사 범위를 확장하다 기소 인원의 세 배 가까운 관련자의 혐의를 확인도 못하고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150명의 기소 여부를 매조지 못하고 이첩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은 권 특검의 성과로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수사를 꼽았다. 윤석열씨의 대통령 취임 이후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김건희씨와 친분 있는 업체 ‘21그램’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한국일보는 “12·3 계엄 선포 후 윤 전 대통령과 안보라인이 외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파하려 했던 의혹도 확인했다”고 했다.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종합특검이 내란 특검 당시 수사에 협조했던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한 것도 논란이라고 짚었다.

중앙일보는 권창영 특검이 “내란 세력과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며 ‘발본색원’과 상설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했다면서 “막대한 인원과 6개월이란 시간을 투입하고도 이렇다 할 추가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특검이 수사 종료 시점에 할 말은 아닌 것으로 들린다”고 했다.

한겨레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이른바 ‘노상원 수첩’ 등 주요 수사 대상의 진상 규명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면서도 “(권창영 특검은) 내란죄는 워낙 많은 국가기관과 가담자가 연루돼 있어서 국가수사본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간 체계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상설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결론을 내기 바란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종합특검이 공소유지 업무 담당 특별수사관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인 것을 두고 “‘공소유지 전담 변호사’들이 기록만 보고 수십명의 유죄를 입증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 특검팀 가운데 핵심 인력은 잔류해 공소유지 업무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경향·한국, 데이터센터 역풍·대만 반도체 이면 1면 기획

경향신문과 한국일보가 1면에 각각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명암을 짚는 해외 사례를 조명했다. 한국일보는 ‘반도체강국의 명암’ 기획을, 경향신문은 ‘AI 데이터센터의 역풍’ 기획을 연재한다.

▲25일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대만의 작동을 멈춘 마안산 원전이 있는 핑둥현 헝춘반도 난완 해변을 찾았다. “퇴역 원전은 최근 갑작스럽게 화제의 중심이 됐다. 강경한 탈(脫) 원전파인 대만의 민주진보당 정부가 지난해 이 원전의 재가동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였기 때문”이라며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던 대만 정부가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반도체'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반도체 전력 수요가 늘고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자 대만 입법원은 지난해 5월 원전 수명 연장법을 통과시켰다. 같은 해 8월 원전 재가동을 놓고 진행된 국민투표에선 가결 요건인 유권자의 25% 이상 찬성에 미치지 않아 부결됐지만, 투표자의 74%가 찬성표를 던져 여론 변화가 확인됐다고 한다. 한국일보는 “이후 대만전력공사(TPC)가 올해 3월 마안산 원전의 운영 허가 갱신 신청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면서, 대만 정부의 '탈(脫) 탈원전' 기조 전환은 명백해졌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원전 가동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하지만, 대만 내 반도체 산업의 상징성과 ‘정부가 하는 일이니까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에 묻혀 선명하진 않다”고 했다. “대만은 연료봉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기술이 없어 발전소 안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같은 원전 사고를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외부에 적극 개진하진 못한다”는 주민 의견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기피 대상 된 데이터센터…미 정당들, 선거 앞두고 태세 전환>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판도를 바꿀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반발로 지지 정당을 바꾸는 유권자까지 생기는 등 좌·우를 떠나 초당적 연합이 형성될 가능성도 나타났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아마존이 펜실베이니아에 20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대형 데이터센터 두 곳을 짓기로 한 것을 두고 “우리는AI데이터센터 개발업자들에게 협박당하지도, 거대 기술 기업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들에게 짓밟히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존 환영 입장을 바꿨다고 했다.

중간선거에서 샤피로 주지사 경쟁자인 공화당의 스테이시 개리티 후보는 “샤피로는 (데이터센터의 편에 서서) 우리를 배신했다”는 광고를 내보내며 공격하지만, 지난해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사다.

경향신문은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공약을 내건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주민 반발도 확산하자, 이제는 양당의 주류 정치인들까지 앞다퉈 규제와 개발 제한을 주장하는 등 분위기가 빠르게 뒤집히고 있다”며 관련 사례들을 소개했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 중단 “오세훈이 답할 차례” “이동권은 당연한 권리”

전장연과 서울시의회 민주당, 민주당 서울시당은 24일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1호 조례안으로 ‘이동편의 증진’을 ‘이동권 보장’으로 변경하고, 서울시 저상버스 비율을 현행 79.4%에서 100%로 높이로 했다. 운행률 낮은 장애인콜택시(장콜)의 운행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2호 조례안에선 2024년 폐지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되살리기로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멈추는 지하철 시위...장애인 이동권·노동권은 당연한 권리’에서 “전장연 시위를 멈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교통약자 이동권이 부각된 것은 2001년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고로 장애인이 사망한 이후”라고 지적했다. “그간 전장연 활동가들은 다치거나 경찰에 연행되고 소송을 당하면서 시위를 계속했고, 시민들은 지하철 연착으로 불편을 겪었다”며 “비장애인들은 잠깐의 지체도 힘들어하지만 장애인들은 이동을 위해 기다리는 것이 일상임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예산·정책 권한을 가진 정부, 지자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며 “전장연을 손가락질하기보다, 그들이 왜 그렇게 과격한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것이 동료시민의 자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회는 조례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서울시와 정부는 예산·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25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전장연 지하철 시위 중단, 오세훈 시장이 답할 차례다’에서 오세훈 시장의 전향적 태도를 주문했다. 한겨레는 “많은 시민이 73번의 지하철 탑승 시위만을 기억하고 있겠지만, 전장연은 일반적인 피켓시위 등을 포함해 총 1135번의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벌였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무관용’ 기조로 일관하며 민형사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로 대응했다”고 했다. 2024년부터는 직무 절반이 ‘캠페인 참여’라며 장애인 400명이 참여하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예산을 없애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했지적다.

한겨레는 “이번 대타협은 서울시의회 118석 중 3분의 2 이상인 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물꼬를 텄다”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개정될 조례에 근거해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앙 정부도 장콜 운영비 국비 지원을 늘리고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법제화하며, 국회도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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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7공군 항의행동 구속 대학생 석방하라"

석방대책위, 백린 유출 항의 오산 미군기지 항의방문에 극심한 인권침해 당해 

  • 기자명 서영빈 기자 
  •  
  •  입력 2026.08.24 23:27
  •  
  •  댓글 0
 
‘미 7공군 항의행동 구속 대학생 석방 대책위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미 7공군 항의행동 구속 대학생 석방 대책위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미 7공군 항의행동 구속 대학생 석방 대책위 기자회견'이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2시에 열였다. 

김우석 대학생진보연대 소속 회원은 "주권을 유린하는 미7공군에 정당한 항의의 목소리를 냈던 세 동지의 석방을 외치고자 이 자리에 섰다"라고 밝혔다.

미 7공군 항의행동 구속대학생 석방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8월 4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8명이 미 7공군이 주둔한 오산 미군기지를 찾아 백린 유출과 호남 반도체 산단에 대한 항의행동을 전개했다. 대학생들은 오산 기지의 정문을 통과해 도로에서 3분 가량 구호를 외치다 전원 연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과잉진압과 불법 감금, 협박, 무차별적 폭력 등이 자행되었다.

현재 항의방문을 이유로 연행된 8명의 학생 중 3명이 구속되어 평택구치소에 수감중이다.

김우석 학생은 미7공군의 백린 유출과 관련해 진상 조사가 전무한 상황에 대한 항의의 차원으로 오산 미군기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7공군은 최근 한국 영토에서 백린을 유출하고도 조사 한 번 받지 않고 백린 유출은 없었다며 발뺌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이미 수차례 탄저균과 온갖 유독물질을 유출하고도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해 왔던 가해자들이 아닌가"라고 힘줘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호남 반도체 산단에 대해서는 미7공군이 군사적 이해관계로 해당 부지 사용에 자신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체 군공항 부지 중 겨우 10%만의 땅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심지어 2033년까지 이미 부지를 비우기로 합의했던 이들에게 고작 파견 군대 주제에 감히 우리에게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를 할 권리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우석 대학생진보연대 소속 회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우석 대학생진보연대 소속 회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특히 미7공군을 향한 대학생 8명의 항의행동에 따른 연행 과정에서 자행된 인권침해가 크게 문제되었다. 그는 "플래그(상징 깃발) 하나와 뜨거운 신념만으로 진입했던 대학생들에게 미군은 잔혹한 인권 유린과 폭력으로 일관했다"라며 "총을 쏘겠다, 얼굴을 때리겠다며 겁박하는 것도 모자라 플래그를 들고 있는 대학생을 강제로 넘어뜨려 몸을 누르고 목을 졸랐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구호와 발언을 이어가자 한 동지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욕설과 협박으로 윽박지르기도 했다"라고 하면서 "이들은 경찰 호송차에 이미 탄 동지를 다시 끌어내린 후 강제로 몸 위에 올라 타 바지 속까지 뒤지는 치욕스러운 몸수색을 저지르기도 했다"라고 했다.

미7공군의 연행 과정에서 강압적인 몸수색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었다는 증언이다.

평택구치소에 수감된 윤겨레 학생의 친언니 윤민씨는 현재 구속된 학생들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구치소 환경은 좁은 방에 10명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운동도 15분간 실내에서 하다 보니 바깥 공기를 마실 일이 없다"라며 "밥도 잘 못 먹어서 핼쓱해진 얼굴을 보면서 참 속상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평택구치소에 수감된 대학생 3명은 24일 점심 무렵 변호사를 통해 구속적부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윤겨레 학생의 어머니 황선씨는 "구속적부심은 99% 기각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며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다는 생각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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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범죄' 5분 넘게 공표한 한동훈…이젠 2차 가해?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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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8.24 06:40

  • 수정 2026.08.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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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때 국회서 '체포동의안' 이유 설명

'범죄 사실' 위주로 5분 20초간 상세히 공개해

역대 법무부 장관 초유의 '피의사실공표' 충격

"돈봉투 부스럭" "생생하게 녹음" "확실한 증거"

선정적 표현, 주관적 의견으로 뇌물 수수 단정

노웅래 항변엔 "거짓 여론전 펼친다" 비방까지

강제수사 3년 9개월 만에야 항소심까지 무죄

1심과 달리 사업가 휴대전화 증거능력 인정도

재판부 "여전히 검찰 공소사실 입증엔 부족해"

한동훈은 되려 역공…"억울? 녹음 다 같이 듣자"

한동훈 의원(왼쪽)이 지난 2022년 12월 28일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 의원이 이에 맞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신상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JTBC 중계 화면 갈무리

한동훈 의원이 지난 2022년 12월 28일 '윤석열 검찰정권'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범죄 사실' 위주로 무려 5분 20초에 걸쳐 특유의 스타카토 화법으로 또박또박 읽어나갈 때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의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역대 법무부 장관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의 '피의사실공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법무장관들은 체포 동의 요청 '취지 설명'을 하더라도 대략적인 개요를 1분 정도로 짧고 포괄적으로 언급했지, 한 의원처럼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을 본 적이 없다"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등 선정적 표현과 주관적·단정적 의견까지 동원해 혐의 내용을 그토록 상세하게 공개한 적은 없었다. 현직 법무장관이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에 관한 조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든 셈이었다. 이는 피의사실공표죄 위반을 우습게 아는 정치검사식 행태로 인식됐다.

"노웅래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는 녹음파일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20여 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를 직접 담당했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되어 있는 사건을 저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밖에도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고 돈을 줘서 고맙다고 하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거를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라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가 녹음된 전화 통화 녹음파일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웅래 의원의 자필 메모와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수첩도 있으며 청탁을 이행하기 위해서 공공기관의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서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습니다.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 노웅래 의원은 브로커로부터 6000만 원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받았고, 단순히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브로커의 청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국회 보좌 조직까지 이용했습니다. 자기 목소리가 나오는 돈 받는 현장 녹음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의원은 현직 법무장관으로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본회의장에 쏠려 생중계되는 가운데 노 의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검찰의 일방적 조사 사실을 낱낱이 열거함은 물론, 노 의원이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방까지 가했다. 당사자가 혐의를 일관되게 완강히 부인하는데도 법무장관이 검증되지 않은 검찰 측 주장을 기정사실화해 전 국민을 상대로 선동하듯 쏟아내자 노 의원은 즉각 신상발언에 나서 격앙된 목소리로 항변했다.

"한동훈 장관, 증거가 차고도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까. 돈을 줬다, 녹취가 있다, 그거 우리 행정비서가 퀵서비스를 통해서 (전달자가 몰래 의원회관에 두고 간 돈을 다시 돌려)보냈다는 건데, 증인도 있고, 돈 줬다는 사람도 자기가 돌려받았다고 하는 건데 그걸 녹취했다고 지금 새로운 내용으로 부풀려서 언론플레이를 해서 사실 조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입니다. 뇌물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 해서 재판도 받기 전에 저를 범법자로 만들었고 저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검찰은 이틀이 멀다 하고 불법 피의사실공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환 조사에서 그 같은 문자 내용도, 녹취록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한 번 조사조차 안 해놓고는 갑자기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녹취록이 있다고 합니다. 의례적인 인사로 고맙다고 한 게, 그게 돈을 받은 겁니까? 제 말을 고의적으로, 악질적으로 왜곡시켰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수사가 아닙니다. 사람 잡는 수사입니다!"

 

2025년 11월 12일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기일이 26일로 연기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2025.11.12. 연합뉴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 없이 '자유투표'를 결정한 가운데 여야 의원 상당수가 노 의원의 호소에 공감해 결국 체포동의안은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검찰은 2023년 3월 29일 노 의원을 뇌물수수·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나 2025년 11월 26일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했고, 이어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김용중·김지선·소병진 부장판사)도 지난 21일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2022년 11월 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가 노 의원의 자택과 국회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선 지 장장 3년 9개월 만에 항소심까지 연속 무죄가 나온 것이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노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사업가 박모 씨의 배우자 조모 씨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사건의 단서가 '위법수집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특히 1심과 달리 박 씨 본인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전자정보 일부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봐서 이 부분까지 배제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했지만, "증거 배제 결정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공소사실 입증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즉, '형식적 이유'로 배제하지 않고 적법하게 수집했다고 인정한 증거까지 살펴봐도 노 의원이 박 씨로부터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 사업 및 태양광 발전 사업 편의 제공 등 명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증명되지 않는다고 결론 낸 것이다.

간난신고 끝에 누명을 벗긴 했지만 4선 중진이던 노 의원은 그사이 22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가 돼 '전(前) 의원'으로 전락했으며, '심장을 칼날로 후비는 고통'이라고 본인이 표현한 대로 그간의 육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 의원이 정중한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일말의 반성 기색도 없어 노 전 의원과 민주당 측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노 전 의원은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성명서를 내고 "단순한 잡음을 '돈봉투 부스럭 소리'라고 증거 조작한 한동훈은 이제 확실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부르짖었지만, 한 의원은 2심 판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곡해하는지 "법원이 위법수집증거라고 증거에서 배제한 '형식적 이유'로 무죄가 나왔을지언정 돈봉투를 받은 실체가 없어지진 않는다"고 반격에만 전념하는 모습이다.

이에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노웅래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은 윤석열 정치검찰의 불법 수사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사건이다. 국민은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정치검찰 출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웅래 의원을 상대로 한 파렴치한 만행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은 반성도, 염치도 없이 노웅래 전 의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현영 대변인도 "노웅래 의원이 겪었던, 정치검찰이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만들어낸 치욕스러운 경험과 정치생명 박탈의 억울함은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국가권력을 악용해 만들어낸 한동훈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조작 수사를 바로잡는 데 무려 3년 9개월이나 걸렸다"면서 "이제 한동훈 의원은 정치공작의 책임을 지고 노웅래 의원님께, 그리고 국민들께 지난 과오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개별 의원들의 성토 또한 페이스북에 잇따랐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노웅래 무죄! 한동훈 구속!"이라고 적고 "못된 검사, 처벌 필요"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의원은 "한동훈 의원, '검찰의 위법수집증거로 인한 무죄'가 '검찰의 잘못된 수사와 기소였다'는 말과 다른가?"라면서 "잘못해도 인정하지 않는 한 의원의 태도, 그동안 검찰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이연희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재판도 시작되기 전에 국민 앞에서 유죄를 확신했다면, 그 확신이 법정에서 무너졌을 때는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져야 한다"며 "당시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설명하고 사과하라. 그조차 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정치"라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언주 의원은 "아니, 갖은 고초 끝에 사건이 무죄로 끝났으면 노웅래 전 의원에게 위로를 하거나 사과하는 게 도리 아닌가?"라며 "한동훈 의원은 그만 오기 부리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8.19. 연합뉴스

진보 성향의 야당들도 한 의원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노 전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음에도 검찰의 '위법수집증거' 탓에 무죄를 받았을 뿐이라는 한 의원 주장에 주안점을 두고 신랄하게 논박했다. 조 원장은 "반헌법적 궤변이다. 한동훈은 여전히 검찰주의자임을 알려준다"면서 "검찰은 '위법수집'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법이다. '위법수집'을 했다면 그 뒤는 따지고 말 것도 없다는 게 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의원이 "억울하고 잘못이 없는 것처럼 계속 우길 거면 국회에서 (노 전 의원 혐의 관련) 녹음파일을 다 같이 한번 들어보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조 원장은 "포렌식 절차를 위배하고 취득한 전자정보는 증거능력이 없어 재판에서 쓰지 못한다"며 "그런데 전자정보 자체는 존재하는 것이니 공개할 수 있을까? 이 역시 명백한 불법이다. 법대 또는 로스쿨용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중 기본"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2020년 한동훈은 압수수색 대상이 된 자신의 휴대전화에 약 20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했고, 검찰은 기술력이 없어 포렌식을 못 했다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휴대전화를 한동훈에게 돌려줬다. 한동훈도 검찰도 희한한 일을 했다"며 "반면 검찰이 수사력을 비하하던 경찰의 경우 2023년 충북경찰청은 마약 총책의 아이폰 비밀번호 22자리를 풀었다. 당시 검찰이 비밀번호를 해제했더라면 한동훈은 기소되고 유죄 판결이 났으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 종결됐지만 자신의 휴대전화 내용을 국회에서 다 같이 보자고 하면 응할 것인가?"라며 "한동훈, 자신이 마치 법의 수호자인냥 말하지만 실상은 '법미꾸라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위법한 증거 수집을 일삼았던 정치검찰의 행태는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정치검찰의 정중앙에 섰던 자가, 그렇게 윤석열 내란 정권의 황태자로 등극했던 자가 바로 한동훈 의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정작 체포동의안에는 있지도 않은 '돈봉투 부스럭' 발언은 명백한 피의사실공표이며, 취지 설명을 넘어 '이렇게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을 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사적 판단까지 노골적으로 언급했다"고 짚었다.

홍 대변인은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기도 전에 여기저기에 피의사실을 마구 뿌려대 사회적으로 범죄자 낙인부터 찍어대는 행태야말로 정치검찰의 대표적인 불법 행태"라며 "말이 나왔으니, 검찰개혁이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가 되게 했던 장본인, 뼛속까지 '정치검사 DNA'로 가득 찬 한동훈 의원에게 과연 민의를 대표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주문했다.

보수 진영에서 '한동훈 천적' 역할을 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빠지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판결이 잘못되었으니 이미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된 증거인 녹취록을 까보자고 주장하는 건 형사절차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인민재판에서나 할 수 있는 무식하고 무지한 주장"이라고 한 의원을 정조준했다. 앞서 올린 다른 글에서는 "이런 사람이 법무장관을 했으니 얼마나 억울한 사람들이 많았겠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반면 한 의원은 1·2심 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왔든 노 전 의원에 대한 유죄 심증에는 변함이 없음을 여전히 강변하며 자신의 법무장관 시절 발언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술 더 떠 여권에 대한 역공으로 일관하고 있는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노 전 의원에게 사과한 이재명 대통령을 거명해 "노웅래 의원이 돈 받은 것,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며 "그럼에도 이제 와서 22년 전 드라마처럼 '미안하다, 사랑한다' 운운하는 것은 어떻게든 본인 사건을 공소취소 해보겠다는 빌드업일 뿐"이라고 했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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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 입은 최민희, 파란 옷 입은 이진숙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최근 사석에서 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로부터 참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다. 해당 인사가 다른 자리에서 국민의힘 모 인사를 만나 "최민희 좀 데려가라"라고 했더니, 그 국민의힘 소속 인물은 "이진숙과 바꾸자"라고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웃고 말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나도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 웃음 뒤에 쓴맛이 너무도 진하게 남았다.

농담은 서로 공유하고 동의하는 전제가 있어야 성립한다. 민주당 인사도, 국민의힘 인사도 상대방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 닮아도 '너무' 닮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좋은 쪽으로 서로를 닮아 가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도 그 방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의 과거는 화려하다. 젊은 시절의 최민희는 투사였다. 1984년, 전두환 독재 시절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서 활동했고, 1985년 창간된 월간 <말>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민언협 사무국장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젊은 시절의 이진숙은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라는 수식어로 상징된다. 1987년 MBC에 입사해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을 취재했다. 한국기자상과 최병우국제보도상, 최은희여기자상 등을 받았다. 전쟁터에 남아 현장을 전했던 기자였다.

세월이 흘렀고, 두 사람은 이제 감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시받는 사람이 됐다. 그러나 누군가를 향했던 비판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꽂히는 건 견딜 수 없었나 보다. 공교롭게도 2026년 여름,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사과'를 요구받는 처지가 됐고, 절대 사과하지 않고 있다.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두 사람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민희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취재 과정에서 불거진 오마이TV 취재 방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지난 8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최 의원실 보좌진은 오마이TV 카메라가 무엇을 촬영하는지 휴대전화로 찍었고, 다른 보좌진은 종이로 카메라를 가렸다. 다음 날에는 최 의원 본인도 오마이TV 취재진 옆에서 촬영 상황을 지켜봤다.

최 의원은 보좌진을 찍으려 해 이를 막았을 뿐이며, 오마이TV가 특정 후보들에게 편향된 취재를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이를 "최소한의 자기방어"라고 규정했고, 오히려 "오마이TV는 민주당 전대에서 손 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다른 기자의 과거 근무 경력을 끄집어내 "조선일보 쪽 출신 오마이뉴스 기자"라고 공개적으로 좌표를 찍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취재를 사전에 감시하고, 차단하고, 낙인을 찍어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며 최 의원에게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역시 최 의원이 "사과하는 대신 오마이TV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바로 그 언론운동 진영에서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최 의원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수석'최고위원이 된 현재까지 말이다.

지난 13일, 이진숙 의원이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포럼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라고 부르는 주장이 나왔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책임을 부정하거나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새역사국민운동은 이미 자신들의 강령을 통해 5·18 당시 국가폭력에 의한 학살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고 전두환씨의 공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단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토론회 개최 전 이 의원에게 취소까지 요청했지만 이 의원은 강행했다.

‘5.18정신 모욕 이진숙 의원 제명 촉구 기자회견’이 20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앞에서 전국시국회의,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 5.18서울기념사업회,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이 의원은 자신이 토론자들의 발언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주최자의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5·18기념재단과 유족회·공로자회 등은 이 의원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5·18서울기념사업회는 의원직 사퇴와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공개질의서까지 의원실에 전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공개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진숙 의원 역시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5·18을 성역으로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별법으로 보호되는 사건은 토론해서는 안 되느냐고 되물었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나 회의장 이석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회의가 파행했다.

기자들을 꾸짖고 가르치려 드는 두 사람

두 사람은 기자들에게 언성을 높인다는 공통점도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3일 한민수·이성윤 의원과 함께 김민석 당시 당대표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들의 추가 질문은 없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겠다던 최 의원은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 그리고 "여러분 지금 뭐 하시는 거냐"라며 "젊은 기자"들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언론이 '진실'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 들어간 때와 <말> 창간을 언급했고, "애국보다 진실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받고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입을 다물고 있던 '젊은' 기자들은 기자가 무엇인지 가르치는 그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 의원은 본인과 관련된 진실조차 선택적으로 편집하고 침묵하면서 '진실'을 부르짖었다. 권력자가 언론의 취재 방향을 못마땅해 하고 기자를 꾸짖는 모습을 1980년대의 최민희 기자는 어떻게 봤을까? 그때의 최민희 기자가 2026년의 최민희 의원을 만난다면 누구 편을 들까?

이진숙 의원 역시 젊은 기자들에게 기자가 무엇인지 가르치려 들었다. 토론회 당일 한 MBC 기자가 국회에서 이런 토론회를 여는 게 적절하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이 의원은 "MBC는 질문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기자로서 자격이 없다"라고 꾸짖었다. 다른 질문에는 "기자로서 그런 질문을 하면 안 된다. 중립을 지키라"라고 날을 세웠다.

다음 날 긴급 기자회견 뒤에도 기자들이 전두환씨의 내란목적살인죄 확정 판결 등을 거론하며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 의원은 상당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침묵하며 자리를 떠났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질문하던 기자가, 이제 후배 기자를 향해 "그런 질문을 하면 안 된다"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이 쏟아내는 수많은 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에게 발언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정치인은 말이 많다. 상당수의 정치 행위는 '말'을 통해 이뤄진다. 최민희 의원도, 이진숙 의원도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행동이 왜 정당했는지 설명하는 데는 수많은 말을 쏟아낸다. 상대방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자세히 풀어낸다.

최 의원은 전당대회 현장에서 언론사 카메라를 감시하고 촬영을 방해한 '카틀막'이 '취재 방해'가 아니라 '최소한의 자기 방어'라고 강변한다. 본인은 무대에서 연설하느라 현장에 없었다며, 이에 대해 제대로 전하지 않는 데 대해 '조용히'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이미 날짜와 같은 경미한 사실관계가 오류를 빌미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다른 언론사를 제소했다.

최 의원의 논리대로면, '윤석열의 입틀막'도 사실관계 왜곡이다. 당시 윤석열은 무대에서 축사 중이었다. 직접 입을 막은 것도 윤석열이 아니라 경호원이 한 것이다. 본인이 TV조선 패널로 출연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조선일보'를 운운하는 것은 덤이다. 취재를 거부할 권리는 일반인에게만 있 다고 했던 과거의 자신과도 싸우고 있다.

이진숙 의원은 문제의 행사가 어디까지나 '학술토론'이었다고 강변한다. 토론회에서 나온 개별 발언이 곧 자신의 견해인 것도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학술토론'이라는 간판을 단다고 모든 주장이 갑자기 같은 학술적 무게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이미 어떤 역사관을 가진 단체인지 공개적으로 알려진 곳과 공동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누구에게 발제와 토론의 마이크를 건넬지 결정하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취소 요청에도 국회라는 공간에서 끝내 판을 벌인 사람은 이 의원 자신이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는 공적 권한을 활용해, 어떤 말을 공론장에 올릴지 선택한 사람이다. 자유롭게 토론할 권리가 있다면, 그 토론을 기획하고 주최한 데 따른 정치적 책임 역시 자유롭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파란 옷 입은 이진숙, 빨간 옷 입은 최민희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이동하자 기자들이 따라붙어 질문 공세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무엇보다 그렇게 수없이 쏟아지는 자기 변호들 가운데 '사과'라는 딱 두 글자만이 끝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인의 사과는 자신을 향한 모든 비판에 동의한다는 항복 선언이 아니다. 적어도 자신의 행동 때문에 상처 입거나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는 뜻이다. 국가의 녹을 받으며 활동하는 국민의 대표로서, 보다 높게 요구되는 공적 책임과 도덕적 잣대를 지키겠다는 선언이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평생 언론 자유를 이야기했고, 평생 기자였다는 사실을 트로피 삼았던 이들이 벌이고 있는 작태가 고작 이 수준이다.

1980년대의 최민희가 지금 국회에 나타난다면, 취재 카메라를 가린 쪽과 카메라를 든 쪽 가운데 어디에 서 있을까. 1991년 바그다드의 이진숙이 지금 국회 소통관에 나타난다면, 질문을 하지 말라는 국회의원과 끝까지 질문하는 젊은 기자 가운데 누구에게 더 마음이 갈까?

여의도에서 최민희 의원은 "파란 옷 입은 이진숙"이라는 농담이 있다. 반대로 이진숙 의원은 "빨간 옷 입은 최민희"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사사건건 대립했다.

지금 와서 보니 역사에 남을 아이러니 아닌가.

#최민희#이진숙#카틀막#광주민주화운동#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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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당시, 정화 않고 임시 개방…지금껏 사용 중

정부 “주택 부지 흙 퍼낸 후 정화” 전문가 “공원 전체를”

19일 서울 용산구 장교숙소 5단지 내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용산공원 일대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2026.08.23. 정효진 기자

정부가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환경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개발 찬반 갈등이 부각되며 부지의 토양오염 실태와 정화 계획이 논의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지 활용 전 면밀한 조사와 충분한 오염 정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용산공원, 주거지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

23일 취재를 종합하면 과거 미군기지였던 용산공원은 부지 반환 과정에서 토양과 지하수 등의 오염이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모든 부지에 대한 조사와 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위해 검토 중인 후보지는 어린이정원(30만㎡)과 장교숙소 5단지(4만9000㎡), 옛 방위사업청(7만3000㎡), 군인아파트(4만4000㎡) 등이다. 경향신문 분석 결과 가장 면적이 큰 어린이정원 부지에만 최대 1만5600가구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정원은 과거 미군기지 내 학교와 체육시설 등이 있던 사우스포스트 일대에 위치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곳에 어린이정원을 조성해 2023년 5월 임시 개방했다.

문제는 해당 부지에서 심각한 수준의 토양오염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2021년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미군이 공동으로 실시한 ‘환경조사 및 위해성평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비소, 크실렌, 아연, 납, 수은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용산어린이정원에 조성된 어린이환경생태교육관. 반기웅 기자

특히 어린이정원이 들어선 학교·숙소 부지에서 비소가 1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의 39.9배, 다이옥신이 34.8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성 복합물질인 TPH는 23.4배, 크실렌은 7.3배, 벤조피렌은 6.3배까지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지 용도에 따라 오염 우려기준을 1~3지역으로 나눠 정한다. 1지역은 주거지역과 학교, 공원, 어린이 놀이시설 등에 적용되는 토양오염 우려기준이다.

위해성 평가에서도 주거지로서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토양의 다이옥신과 비소, 벤조피렌은 암 발생 위험을 평가하는 발암 위해도 기준치를 넘어섰다. 암 이외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는 비발암 위해도 역시 허용 기준을 초과했다. 어린이와 성인 거주자 모두 토양의 다이옥신으로 인한 비발암 위해도가 기준치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부지는 오염물질이 법령상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에 정화작업을 거치지 않고서는 공원이나 주거지로 조성할 수 없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오염 토양 위에 15㎝ 이상 흙을 덮는 등 정화 조치를 취했고, ‘임시 개방’이기 때문에 관련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개방을 강행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토양오염을 이유로 개방에 반대하고 개방을 막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기도 했다.

“아파트 활용하려면 철저한 정화작업 필요”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은 공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토양 접촉은 물론 지하수와 토양가스, 비산먼지 등 다양한 노출 경로를 고려한 정밀 조사와 충분한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윤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은 “어린이의 경우 아주 작은 노출과 변화로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원보다 주거지로 사용할 때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 조사와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해당 부지의 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다만 주택 건설 과정에서 굴착을 통해 오염토를 반출하는 방식으로 정화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지난 19일 TV조선 인터뷰에서 “만약 여기 일부를 주택으로 쓴다고 하면 땅을 파야 하지 않나. 그러면 그 땅을 파서 흙을 딴 데로 반출해 정화 작업을 할 수 있다”며 굴착과 정화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땅 파서 부지 정화?…“오염토 일부 반출로 정화 불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택 건설을 위한 굴착과 토양 정화는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땅을 파는 것만으로는 오염 범위를 모두 제거할 수 없고, 오염물질의 분포와 지하수 오염 여부를 고려한 정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승우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오염토 일부를 반출하는 것과 부지 전체를 정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주택 부지만 굴착한다고 해도 주변에 남아 있는 오염토와 지하수 오염이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용산공원 대상지 전체에 대한 조사와 정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윤석열 정부 당시 토양오염을 이유로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반대했다가 주택 공급으로 입장을 바꾼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박은정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정부가 바뀌었다고 토양오염의 위해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택 공급에 앞서 용산기지 전체의 오염 실태를 확인하고 정화 계획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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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150명 사상' 우크라 쇼핑몰 폭격 후 "판도라 상자 열렸다"

우크라, 총선 앞둔 러시아 물류·에너지시설 공격…젤렌스키 "전쟁 여파 체감케 하겠다"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6.08.23. 20:05:04

우크라이나 쇼핑몰 공습으로 150명 가량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가 최근 러 경제 관련 공격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경고했다.

영국 <로이터>와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 정권은 우리 경제를 훼손하려 했다. 그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라며 "이제 그 보복으로 그들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해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이리흐의 한 쇼핑센터가 러시아 공습을 받아 최소 16명이 죽고 어린이 23명을 포함해 130명 이상이 다쳤다. 크리비이리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의 고향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깊숙한 곳에 위치한 물류 및 에너지 시설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를 연이어 타격한 데 또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오존 물류창고도 표적이 됐다.

<로이터>는 지난 21일 러 남서부 사마라주 차파옙스크에 위치한 오존 물류센터에 이어 22일 남서부 오렌부르크주의 오존 물류창고도 우크라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가 전선에서 1000킬로미터(km) 떨어진 러 남서부 노부쿠이비셰프스크 정유시설 또한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공격을 이어가는 이유로 러시아의 전쟁을 지탱하는 경제 기반 시설 파괴를 들고 있다. 러시아가 다음 달 총선을 앞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침략국이 전쟁의 여파를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공 미사일 소진으로 러시아의 보복 공습을 막지 못하며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최소 437명이 사망하고 2610명이 다쳤다. 5월과 6월엔 민간인 사망자가 각 274명, 298명으로 집계된 데 비해 크게 늘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가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거의 격추하지 못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일 방공 미사일 지원을 호소하는 가운데 2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의 크리비이리흐 쇼핑센터 공격 계기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요격 미사일 제공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 뒤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크리비이리흐의 한 쇼핑몰이 불타며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전날 러시아 공습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크리비이리흐의 한 쇼핑센터에서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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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은 유독 한국에만 여지를 주지 않는가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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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8/24 07:40
  • 수정일
    2026/08/24 07: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조준268] 왜 북한은 유독 한국에만 여지를 주지 않는가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8/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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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는 여지를 주는 북한
■ 한국은 대체 뭘 해야 하는가
■ 한국은 할 수 없다
■ 미국이 먼저 나서면 사정은 다르다
■ 이재명 정부는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 자주세력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이 20일 담화를 발표해 이재명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했습니다. 전날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축소를 비롯한 국제 정세 전반에 관한 입장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날은 이재명 정부만 콕 집어서 “이 기회에 철두철미 예속적인 자기의 처지나 제대로 학습하고 생존의 답을 찾는 것이 어떻겠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올 데 갈 데 없는 ‘괴뢰’의 숙명적 처지를 이제는 스스로 알 때도 되었다”라고 뼈를 때리는 지적을 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계기로 남북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보려던 이재명 정부에 정말 일말의 틈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여지를 주는 북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틈이 있습니다. 

 

일단 김여정 부장은 19일 발표한 입장에서 “미한합동군사연습 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훈련 중인 20일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10여 발이나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여정 부장은 “우리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 밝힌 바 있다.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은 변하지 않아 왔고 미국과 그 추종 무리들은 오늘 현재 이 순간도 적대적인 대조선 군사 활동을 맹렬히 벌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조미[북미]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훌륭한 관계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취해 나가는 주권적 행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적중하며 필수적인 것으로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김여정 부장의 입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문제며 이것을 폐기하면 북미정상회담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틈을 안 주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여지를 줍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건 정확히 어떤 것일까요? 일단 한미연합훈련 축소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분명합니다. 

 

지난 2월 열린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요구를 두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는 것입니다. 대북 적대 정책에는 한미연합훈련 등 북한을 겨냥한 군사행동도 있고, 대북 제재와 같은 경제적 압박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북한 헌법에 명기된 국가 지위를 존중하라는 것인데 이는 비핵화 요구를 중단하고 ‘전략국가’로서 북한의 영향력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19일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대북 적대 정책 철회가 모든 변화의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미국도 북한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했습니다. 또 북한에 핵무기가 57개나 있다고 인정하고, ‘여전히 북한 비핵화가 목표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여 ‘비핵화’라는 단어를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전에는 핵을 가진 나라와는 잘 지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북한의 요구에 접근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북미정상회담을 성사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러 언론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1월에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그 전에 회담을 성사하려고 서두를 것입니다. 

 

한국은 대체 뭘 해야 하는가

 

북한은 미국과 달리 한국을 향해서는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처지에서는 이게 서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민족이고,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데 말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왜 한국을 향해서는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을까요? 이 대통령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이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런 두 가지 선언을 했다면 어떨까요?

 

첫째, 북한 비핵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려면 북한 헌법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체제를 존중하려면 북한의 핵보유도 인정해야 합니다. 

 

이미 국내외에서도 북한 비핵화는 철 지난 주장이다, 어차피 실현할 수도 없다, 괜히 되지도 않는 비핵화 주장을 하는 바람에 다른 모든 정책이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북한에 57개의 핵무기가 있다면서 비핵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북한 비핵화 정책 수정은커녕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핵 보유량을) 보통 80~120개 정도로 본다”라고 정정하면서도 “(북한 핵보유는)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는 모순된 발언을 했습니다. 본인도 모순임을 알았는지 “우리의 마음 자세, 전략적 자세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핵보유국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 마음속 북한은 비핵보유국이라는 말인가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로는 남북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만약 이 대통령이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앞으로는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다면 북한에서는 한국을 지금과는 다르게 바라볼 것입니다. 

 

둘째,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국방력 강화를 위해 훈련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북한은 군사훈련을 독자적으로 하며 연합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러시아, 중국과 군사동맹 관계인데도 말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북한이 이들 나라와 한국을 적대하는 내용의 연합훈련을 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국방력 강화를 위해 훈련은 계속하되 북한을 적대하는 내용의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연합훈련은 중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면서 단순히 기간만 단축한 게 아니라 일부 야외 기동훈련을 한미가 따로 실시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미국 측이 따로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어떤 훈련을 따로 할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연합훈련은 하지 말고 국군 따로 훈련하겠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대통령이 ‘앞으로 한미연합훈련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도 국군 따로 훈련한다’라고 했다면 북한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할 수 없다

 

만약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위와 같은 선언을 했다면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한국이 새로운 길, 새로운 정책 전환, 새로운 결단을 했다고 평가할까요? 

 

아닙니다. 미친 것 아니냐고 막말하며 난리를 칠 것입니다. 관세 폭탄을 던지고,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고, 주식을 매도하는 등 각종 제재를 가할 것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작정하고 공격하면 한국에는 치명타가 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폭락합니다. 주가만 폭락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 등에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매출이 급감해 기업 자체가 흔들립니다. 만약 두 기업이 망하면 한국도 망합니다. 한국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두 기업의 주가 폭락은 주식시장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국 자본이 썰물 빠지듯 나가면 환율도 급상승합니다. 지금 1달러당 1,500원대에서 가까스로 1,300원대로 내려왔는데 아예 2천 원, 3천 원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입 물가가 치솟습니다. 휘발윳값도 급등해 리터당 2천 원에서 3천~4천 원으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도시가스도 올라 겨울이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아파트 관리비도 기록적으로 오를 것입니다. 식당들은 원가가 폭등하고 손님이 줄어 폐업이 줄을 이을 것입니다. 

 

국힘당은 기회가 왔다면서 난리를 칠 것입니다. 이게 모두 이 대통령 탓이라면서 탄핵을 꺼내 들 것입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당장 새로운 대북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당장 민생이 파괴되는데 대책 없이 원칙만 앞세워서 무리한 대북 정책을 폈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입니다. 만약 그래도 정부가 대북 정책을 밀어붙이면 대통령을 끌어 내리기 위한 봉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박정희처럼 정부나 군부에서 먼저 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뻔히 예측되니 이 대통령은 절대 저런 파격적이고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없습니다.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있든, 없든 결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게 자립경제가 아닌 대외 의존 경제로 성장해 온 한국의 현실입니다. 

 

미국이 먼저 나서면 사정은 다르다

 

만약 미국이 먼저 북한 비핵화 요구를 포기하고, 한미연합훈련도 완전히 중단하고, 대북 적대 정책도 폐기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북한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으므로 북미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북미수교도 가능하고, 교류와 왕래도 시작되며, 미국이 북한에 투자도 할 것입니다. 

 

그러면 위에서 얘기한 두 가지 선언이 자동으로 이행된 셈이 됩니다. 한미연합훈련은 미국이 중단했으니 따로 건드릴 건 없고, 비핵화 요구도 미국이 먼저 폐기했으니 우리도 단독으로 고집할 수 없다며 못 이기는 척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이 북한에 개성공단을 재개하자고 제안하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관광객을 보내고, 희토류 개발 사업을 제안하면 어떨까요? 북한이 호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힘당은 반대할 것입니다. 국민은 어떨까요? 아마 지지하는 국민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반대하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관세 폭탄을 비롯해 온갖 경제 압박을 하면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 것입니다. 

 

그런데 변화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은 하면서 한국만 못 하게 하는 게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은 분노가 폭발해 날강도 미국을 규탄하면서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눈치만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설 수 있습니다. 군부도 압도적 여론에 밀려 쿠데타에 나서지 못할 것입니다. 

 

이처럼 미국이 하면 한국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했을 때 조현 외교부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하니까 남북대화의 다리를 놔 달라’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왕 부장은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습니다. 그러고는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중국이 봐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있는 한 한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해야 남북관계가 한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습니다. 씁쓸하고 서운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런 나라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이재명 정부 초기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도 대남 방송을 중단하는 등 나름대로 반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정도로는 턱도 없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견딜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몇 가지 있기는 합니다. 

 

첫째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고치는 것입니다. 

 

지금 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북한도 헌법상 우리 영토입니다. 현실과 모순일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온갖 대북 정책이 엉망이 됩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헌법에 떡하니 흡수통일을 명시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했으면 이런 북한을 무시하는 조항을 없애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4년 중임제 개헌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이건 우리 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고 호소하면서 영토조항 개정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국가보안법을 손보는 것입니다. 

 

당장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어렵다면 악명 높은 제7조(찬양·고무 등)만이라고 폐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당장 폐지하기 어렵다면 일단 발표부터 하고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의지를 보여준 다음 북한에 만나자고 제안하면 아무래도 북한이 긍정성이 있는 평가나 입장을 내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국힘당과 조중동이 난리를 칠 것입니다. 국민 여론은 어떨까요? 아마 당장은 반대가 더 많을 것입니다. 사실 이 대통령이 매우 잘해야 찬성 대 반대가 4:6 정도로 나올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아닐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시끄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 아예 손을 대지 않습니다. 아마 찬성 여론이 70% 이상 높아야 나설 것입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0%입니다. 이 대통령은 할 수 없습니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실체입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선거에서 표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철저히 외면합니다. 오히려 끝까지 목소리를 내는 의원을 강경파로 몰아서 고립시킬 것입니다. 

 

지난 광복절 때 촛불행동은 호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광주 군공항 앞에서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을 했습니다. 호남 반도체 사업에 시비를 거는 미 7공군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당시는 당대표 후보)가 11일 엑스에 촛불대행진 행사 포스터를 공유하며 “호남 반도체 성공은 누구든 일체의 정치적 접근을 절제해야 합니다. 호남의 간절함은 무거운 것입니다. 시민의 눈으로 보기를 권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민단체의 집회를 ‘정치적 접근’으로 몰면서 반대한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반미 논쟁을 일으키려는 일부 시민단체의 집회 계획에 (김 대표가) 강력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김민석 X 캡처


또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민주당의 임문영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이 영상 축사를 보내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사과문’이라는 걸 올려서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미국과 갈등을 일으키는 시민운동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영상 축사를 취소”한다고 했습니다. 

 

이게 민주당의 수준이며 이재명 정부의 수준입니다. 촛불국민이 미국을 규탄한다고 하니까 벌벌 떨면서 반대합니다. 혹시라도 자기들이 ‘반미’로 보일까 봐 두려워합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핵심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미국의 방해를 물리치지 않고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장관은 호남 반도체 사업 소식을 듣고는 대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미 7공군은 광주 군공항은 자기들이 중요하게 이용하는 시설이라며 자기와 협의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18일 자 중앙일보 보도 「[단독]美 “대미투자 1호, 메모리 달라”…호남 투자 발표 뒤 압박」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비공개 통상 회의에서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투자 요구가 핵심 논점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정부는 그간 에너지 분야를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검토해 왔는데 갑자기 미국이 반도체 투자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곤란한 상황이 됐다는 겁니다.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호남권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상황이라 미국에도 추가로 투자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현재 이 문제로 미국과의 물밑 협상이 치열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한두 차례 항의하고 끝난 게 아니라 압박은 현재 진행형”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호남 반도체 사업을 분명히 반대하고 또 방해하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미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며 쉬쉬 하고 있습니다. 

 

자주세력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런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서 벗어나 자주국가로 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냉엄한 현실입니다. 그러니 북한이 미국에만 여지를 주고 한국은 철저히 무시해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서운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슬프지만 이게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우리는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수교를 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완전히 바꿔놓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가 되면 틈을 찾아 비집고 들어가는 게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일입니다. 

 

물론 그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쳐다만 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북미수교를 한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게 아닙니다. 

 

1917년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고 이후 1922년 소련이 탄생하자 미국은 외교 관계를 거부했지만 결국 1933년 수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대소련 적대 행위를 계속했고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공작도 진행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미수교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대북 적대 행위를 포기하거나 체제 전복을 위한 공작을 중단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 국힘당이 집권하거나 적폐세력이 기세등등한 상황이 계속되면 이런 행태가 더욱 심할 것입니다. 민주당이 집권한 상황에서도 민주당 정권이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모든 것을 미국의 ‘승인’을 받아 움직이려고 한다면 행동 범위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결국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는 자주세력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자주세력이 힘을 키워 사회 변화를 주도하면서 한국 사회를 자주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자주세력이 깨어 있으면서 한국 사회가 자주화의 지향을 갖도록 노력할 때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 통일로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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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부채의 덫'…빚 연간 이자만 1조달러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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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8.22 15:40

  • 수정 2026.08.23 08:09

  • 댓글 0

이란 전쟁·관세 환급으로 급증…국방비 맞먹어

빚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

연방 부채 40조 달러 돌파 …달러화 신뢰 위기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일본 931억 달러어치 매각

미 재무부가 엔 매입 시장 개입에 나선 이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의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8.21.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총 부채가 지난 19일에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약 5경 5520조 원)를 넘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재정제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정부의 무분별한 차입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 질서를 회복하고 미국 부채를 줄이겠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이란 전쟁’, 감세, 1600억 달러가 넘는 관세 환급 등으로 부채가 오히려 더 늘어나면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기 트럼프 정권 출범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6%가 넘는 재정 적자를 2028년까지 3%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스콧 베선트 지무장관은 최근 재정적자가 올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변화의 연도별 추이. 2020년대 이후 120%를 오르내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8월 19일

정부 부채 이자지불액만 연간 1조 달러

2026 회계연도의 지금까지 재정적자는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외신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팬데믹 대책으로 크게 늘어나 2022년 1월 말에 30조 달러를 넘었던 미국 정부부채는 약 4년 반만에 다시 30% 이상 늘었다면서, 전반적인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증가와 정부 부채에 대한 연간 1조 달러(약 1388조 원)에 달하는 이자지불 비용 급증도 부채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1조 91억 달러에 이른 2026 회계년도 국방비에 버금가는 규모로, 정부 부채 이자지불액이 국방비 규모를 넘어서면 안보 공백이 생기는 등 '제국(패권)'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 있으나, 달러라는 기축통화국 지위를 지닌 미국이 당장 재정 붕괴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

미국정부는 올해도 이란 전쟁 비용과 공화당이 지난해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안에 따른 결손을 포함한 국가 부채 상환을 위해 2조 달러(약 2776조 원) 이상을 차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이 치솟으면서 올해 새로 늘어날 전체 부채의 절반을 차지해 미국을 더욱 심각한 재정난에 빠뜨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부채의 악순환

재정 적자 감축을 지지하고 있는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윈 선임 정책국장은 “가장 심각한 것은 부채의 악순환(debt spiral)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의 악순환이란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또 부채를 지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이지만 늘어나는 부채 부담은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거나 국가 신용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자)은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의료 프로그램과 경기 부양책, 재난 구호 및 일상적인 정부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 왔다. 미국 국채 이자율이 높이지면(국채 가격의 하락) 미국정부의 재정 부담이 더 커진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이자율 변동 연도별 추이.. 2020년대 들어 급상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8월 19일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일본 931억 달러어치 매각

미 재무부가 엔 매입 시장개입에 나선 이유

최근 일본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가 일본은행과 함께 엔 매입 시장개입에 나섰던 것도,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엔 약세를 막기 위한 엔 매입 시장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경우 초래될 미국 국채 가격 하락(이자율 상승)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일본경제신문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실제로 지난 5~6월 연속으로 미국 국채를 매각했다. 닛케이는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지난 5월 667억 달러(약 92조 6000억 원) 보유 미국 국채를 매도한데 이어 6월에도 264억 달러(약 36조 6000억 원)어치를 파는 등 2개월 연속으로 총 931억 달러(약 130조 원)어치의 미국 국채를 팔았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주요국의 미국 국채 보유자통계(TIC)에 따르면,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잔고는 장단기 합쳐서 지난 6월 말 기준 1조 1166억 달러(약 1550조 원)로 5월 말 대비 264억 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에 중국의 보유고는 259억 달러(약 36조 원), 케이먼 군도는 181억 달러(약 25조 원), 홍콩은 161억 달러(약 22조 원)씩 각각 줄었다. 일본의 경우 보유 미국 국채 감소액 중에서 단기채 보유액이 231억 달러(약 32조 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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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파 채팅 4일치 13만건, 이재명 언급 87%가 비난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8/23 08:08
  • 수정일
    2026/08/23 08: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재명 대통령 욕만 해도 차단" 발언과 어긋난 채팅창 실태

이재명 대통령 언급 3533건 중 3000건이 비난·조롱…옹호글은 51건

2건 이상 쓴 550명이 전체 비방글의 75.6% 생산

조작 채팅 유포자로 지목된 리박스쿨 제보자, 시간 기록은 정반대

2026-08-23 02:11:44

 

8·17 전당대회가 끝난 뒤 민주당 지지층의 분노가 한곳으로 모이고 있다. 그 용광로 역할을 하는 채널이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사타파TV 유튜브 생방송의 실시간 채팅창을 통째로 내려받았다.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다섯 차례 방송에서 나온 채팅글 13만2063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한 글 3533건 가운데 87%가 비난과 조롱이었다. 옹호하는 글은 51건이었다.

유튜브 실시간 채팅은 방송이 끝나면 검색이 되지 않는다. 지우면 그만이다. 그래서 진행자 이종원 씨의 발언 1만6820건까지 함께 보전했다. 압수수색으로 치면 하드디스크 이미징에 해당하는 작업이다. 채팅글은 진행자의 그림자다. 진행자가 어떤 말을 반복해왔는지가 채팅창에 그대로 비친다.

"욕만 해도 차단한다"고 말한 그날, 채팅창은

이종원 씨는 8월 18일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 욕만 해도 다 차단하는 거 알고 있죠?" 이 대목만 떼어 보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튜버로 보인다.

하루 전인 8월 17일 전당대회 생중계 채팅창은 그 말과 겹치지 않는다. 이재명 아웃, 이재명 꼴보기 싫다, 이재명 국힘으로 꺼져라, 이재명 감옥 가라, 김용과 손잡고 감방 가자는 글이 이어졌다. 이재명은 푸틴이고 김민석은 메드베데프라는 비유도 반복됐다. 이재명이 윤석열 됐다, 내란당과 똑같은 더불어이재명당 같은 글도 있었다. 관세 맞고 주식 도박장화, 부동산 폭등, 물가 폭등, 고환율을 나열하는 글은 국민의힘 논평과 겹친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글도 살아남았다. 채팅글 전체에서 '탄핵'이 든 글 179건을 뽑아 대상별로 갈랐더니,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탄핵 요구는 8건이었다. 이재명 지칭 3533건의 0.23%다. 적은 숫자이므로 부풀리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8건은 전부 8월 17일 전당대회 생중계 한 편에서 나왔고, 이후 네 편에서는 한 건도 없다.

여덟 건의 내용은 이렇다. 방송 시작 55분 59초와 56분 7초에 "이재명 탄핵"이라는 두 단어짜리 글이 8초 간격으로 연달아 올라왔다. 1시간 2분에는 "이재명은 2년남았다 탄핵될거닉가", 1시간 10분에는 다시 "이재명 탄핵"이 붙었다. 4시간 28분에 "죄명이 탄핵", 5시간 49초에 "이재명 탄핵길가더라도 지금같은소리 하나보자"가 이어졌다. 5시간 24분에는 "꼭 탄핵되라 18 재명아", 5시간 34분에는 "부정선거 무효 다응선거에서 공정과상식을 짖밟은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해야 된다"가 올라왔다. 맞춤법은 원문 그대로다. 대통령 욕은 차단한다고 말한 채널에서 탄핵 요구는 지워지지 않았다.

이종원 씨가 차단한다고 말한 뒤 욕설은 줄었다. 그러나 감방 보내고 싶다는 식의 글은 남았다. 욕만 아니면 통과라는 얘기다.

시사타파TV 실시간 채팅 13만2063건 분석 · 2026년 8월 17~20일 방송 5편

이재명 대통령 언급 3533건의 구성

대통령을 언급한 글 열에 아홉이 비난이었다

비난·조롱·적대 · 87%

3000건

옹호 · 1.4%

51건

이재명 대통령 언급 3533건은 전체 채팅 13만2063건의 2.7%다. 비방글을 쓴 1248명 가운데 2건 이상 쓴 550명이 전체 비방글의 75.6%를 생산했다.

자료 · 유튜브 실시간 채팅 리플레이 트랙 전수 수집 · 시민언론 뉴탐사 분석 · 원본 13만2063건 전량 공개 newtamsa.org/p/sisatapa

비방글 절반 이상은 550명이 반복 생산

이재명 대통령 언급 3533건은 전체 채팅의 2.7%다. 비중만 보면 크지 않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마지막에 넣는 조미료다. 그 2.7% 안에서 87%가 한 방향으로 쏠려 있으면 채팅창 전체의 공기가 그쪽으로 기운다.

작성자를 세어보면 성격이 더 뚜렷해진다. 비방글을 쓴 사람은 모두 1248명이었다. 이 가운데 698명, 55.9%는 딱 한 건만 썼다. 지나가다 한마디 남긴 쪽이다. 나머지 550명은 다르다. 하루에 여러 건을 쓴 사람이 31.7%, 며칠에 걸쳐 반복해 쓴 사람이 12.4%인 155명이었다. 이 550명이 생산한 글이 전체 비방글의 75.6%를 차지한다.

여러 날에 걸쳐 같은 대상을 반복 공격하는 155명이 순수한 개인인지, 조직된 세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논평과 구분되지 않는 문장이 반복된다는 점은 기록해둔다.

용광로에 들어간 연료는 김민석 흔들기

전당대회에서 진 쪽의 감정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그 감정을 풀 마당을 열어주는 곳이 시사타파TV라는 것이 이번 분석의 출발점이었다. 채팅창에 실제로 무엇이 연료로 들어가는지는 탄핵 179건의 나머지에서 드러난다.

179건 중 152건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글이다. 전체의 85%다. 대법원장 탄핵 요구 자체는 사법개혁 요구로 읽힌다. 그런데 152건을 열어 보면 창끝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머물지 않는다. 36건에 김민석 대표를 지목하는 표현이 함께 들어 있다. 실명 대신 민새, 김몽땅, 뉴김민새 같은 멸칭이나 다른 이름으로 바꿔 부른 글이 대부분이다. 김민석은 절대 탄핵 안 한다, 말로만 탄핵하자고 떠든다, 조희대랑 편 먹으면 편 먹었지 탄핵은 안 할 것 같다는 식이다. 신임 당대표가 무능하거나 비겁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14건에는 정청래 전 대표가 함께 등장한다. 정청래는 진작 조희대 탄핵을 외쳤는데 김민석과 그 주변이 반대했다는 구도다. 조희대 탄핵이라는 의제를 지렛대 삼아 전당대회 승자를 흔드는 문법이다.

이 글들은 흩어져 있지 않고 뭉쳐 있다. 8월 19일치에서는 방송 시작 1시간 31분부터 1시간 50분 사이 19분 동안 75건이 쏟아졌다. 8월 20일치에서는 방송 시작 16분부터 20분 사이 4분 동안 39건이 올라왔다. 진행자가 그 사안을 다루는 구간과 겹친다. 채팅창은 스스로 끓지 않는다.

지지층 전체를 '뉴 이재명'으로 묶는 방식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에서 49%를 얻고 당선됐다. 지지율이 70% 가까이 오른 것은 대선 때까지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이 국정 운영 방식을 보고 넘어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새로 얻은 자산이다.

시사타파TV 방송과 채팅창에서는 이 구분이 사라진다.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뉴 이재명'으로 불린다. 굴러 들어온 돌 취급이다. 탄핵 관련 채팅글에서도 확인된다. 8월 19일치 채팅창에는 "뉴이재명 150명이 정청래대표님 조희대 탄핵 강력하게 외칠때 다 반대했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의원 다수를 통째로 외부 세력으로 밀어내는 언어다.

이종원씨는 취재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까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취재진이 이재명 대통령을 요즘 계속 까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작 자기 방송에서는 대통령 욕도 못 하는 방송이라고 말해왔다. 정청래 전 대표 캠프에서 사실상 SNS 대변인 역할을 한 고일석 기자 역시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겨냥한 혐오성 게시글을 올린 전력이 있다. 김어준씨를 포함해 이들에게는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적대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선 돌리기, 그리고 좌표찍기

전당대회 당일 시사타파TV 채팅창에 "이재명 대통령은 내가 꼭 죽인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이미지가 퍼졌다. 이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자리의 원래 채팅글은 "이재명 아웃"이었다. 누군가 그 여섯 글자를 살해 예고로 바꿔 캡처를 만들었다. 이종원 씨는 방송에서 조작 유포의 책임을 X 이용자 '시몬'에게 돌렸다. "그 조작한 인간들이 누구냐. 뉴탐사 지지자예요"라고도 했다. 근거는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시몬을 알려줬다는 것이었다.

시간 기록은 그 주장과 맞지 않는다. 조작된 이미지가 처음 올라온 곳은 디시인사이드의 더불어민주당 마이너 갤러리로, 시각은 8월 17일 오후 2시 13~14분쯤이다. 시몬이 X에 글을 올린 시각은 오후 2시 18분이다. 그보다 앞선 오후 2시 17분에 같은 이미지를 캡처해 공유한 다른 사람도 있었다. 시몬은 남이 보내준 파일을 받아 올렸다. 원본 게시물에 접속했다가 삭제된 것을 확인한 크롬 브라우저 방문 기록도 취재진에게 제출했다. 조작자도, 최초 유포자도 아니라는 얘기다.

시몬은 조작글인 것을 알고 난 뒤 이종원 방송에 20만원 슈퍼챗을 보내며 사과했다. 앞으로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겠다고도 적었다. 그런데도 취재 연락은 오지 않았다. 시몬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저한테 취재 연락 한번 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지목에 대해서도 "이거는 거짓말인게 저는 진짜 연락한 적이 없어요"라고 했다. 취재진이 이상호 기자에게 확인한 결과, 그는 시몬을 최초 유포자로 지목한 적이 없고 시몬에게 제보를 받은 사실도 없었다. 인터넷에 시몬의 글이 많이 돌아다닌다고 알려준 것이 전부였다.

뒤늦게 시간 순서를 확인한 이종원은 방송에서 "시몬이 저 거짓말을 하는 거네"라고 말했다. 자기 방송의 지목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자리에서 사과 대신 새 시나리오를 꺼냈다.

리박스쿨 제보자에게 붙은 '윤어게인' 딱지

이종원이 시몬에게 붙인 규정은 '윤어게인 세력'이었다. 민주당 안에 침투한 세력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시몬이 정민철 최고위원 후보와 소통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시몬 계정을 팔로우한다는 점까지 함께 거론됐다.

시몬이 취재진에게 밝힌 행적은 그 규정과 정반대다. 시몬은 극우 진영 내부에 들어가 활동 내용을 확인한 뒤 외부에 알려온 사람이다. 리박스쿨과 최정미 관련 정보를 뉴스타파에 제보했고, 서부지법 사태 관련 자료는 뉴탐사에도 제보했다. 자유대학 측의 단체 설립 시도를 공론화해 무산시킨 일도 있다. 지난 2월 18일에는 서부지법 습격 세력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모의하고 있다는 정황을 알렸고, 진보당 박태훈씨가 공론화를 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몬을 팔로우한 것도 그날이다.

정민철 후보가 시몬에게 "레전드"라고 한 배경도 확인됐다. 시몬이 올림픽공원에 모인 세력의 내부를 확인해 황교안TV와 자유와혁신 관계자가 관련돼 있다는 자료를 정리해 공개한 뒤 나온 반응이었다. 그 앞뒤 맥락을 잘라내고 "레전드"라는 다섯 글자만 떼어 극우 옹호로 몰아가는 글이 지금 온라인에 돌고 있다. 시몬의 얼굴과 과거 이력을 캐는 신상털기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시사타파TV 채팅글 13만2063건과 진행자 이종원 발언 1만6820건은 뉴탐사 홈페이지(newtamsa.org/p/sisatapa)에 전량 공개됐다. 유리한 부분만 골라 보여준다는 시비를 없애기 위해 원본 그대로 올렸고, 누구나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시사타파TV는 8월 20일 방송에서 뉴탐사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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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내내 일하다 숨진 우리 아들, 잊지 말아주세요" HL만도 유가족의 호소

끼임사 30일, 억울함에 장례도 못 치러…유족 측, 청와대에 면담 요청서 전달

박상혁 기자 | 기사입력 2026.08.22. 17:13:41

"소리 내 울고 싶지만 승모한테 미안해서, 원통해서 속으로 삭힙니다. 부모로서 못해줬던 지난 날들이 생각날 때에는 너무나도 괴롭고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승모가 하루빨리 쉬었으면 합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아들 죽음이 헛되지 않게 기억되는 것입니다 (…) 용기를 내겠습니다. 함께 용기를 더해 주십시오 잊지 말아주십시오. 우리 아들 이름 석 자를…."

가족 생계에 보탬이 되겠다고 제대하자마자 현장에 뛰어든 아들이었다. 쉴 틈 없이 일하다 가끔 친구들과 낚시하러 바다에 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을 정도로 성실하고 순한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서른도 채우지 못하고 일하던 공장 기계에 끼여 숨졌다. 2인 1조 작업에 혼자, 안전장치도 없는 기계에 들어갔다 사망했다. 사고 당일 아들이 누워 있는 병원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말단 직원 한 명만 왔을 뿐이었다.

HL만도 평탱공장 끼임사고 사망자 김승모(28) 씨와 그의 어머니 이야기다. 어머니는 슬프고 참담해서, 이대로 고개 숙이면 아들이 편히 쉬지 못할 것 같아서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거리에 나왔다. 아들 이름만 나오면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달라고 힘을 다해 외쳤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HL만도 경기 평택공장에서 기계 끼임으로 사망한 청년 노동자 고 김승모 씨의 어머니가 21일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만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고 김승모 추모제'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는 김 씨 사망 30일을 맞아 작은 추모제가 열렸다. 김 씨 유족과 만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고 김슴모 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 이태원 참사·아리셀 참사 유가족, 정의당과 노동당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김 씨에게 헌화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 씨 어머니는 추모제에서 아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리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거동이 많이 불편한 그였지만,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다. 휠체어를 타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읍소하러 아들의 빈소가 있는 경기 평택에서 청와대까지 왔다.

"우리 아들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사고가 날 곳이었다고 합니다. 9년 동안 끼임 사고가 32건 있었다고 합니다. 조그만 회사도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해놓습니다. 이런 큰 사고가 날 수 없는데 만도라는 큰 회사에서 났습니다. (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더욱 우리 아들을 죽음에 몰아넣은 만도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금속노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김 씨가 숨진 HL만도 평택공장 기계장비에는 기본적인 안전장비인 '인터록(정비 등을 위해 장비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장치)'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노조는 △작업 전반을 감독할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 △기계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을 때 출입구에 설치해야 하는 안전띠를 사고 당시 설치하지 않은 점 △원청인 HL만도 측이 애초 예정됐던 MCT 정비 작업 완료 시점을 이틀 정도 앞당긴 점 등 사측의 안전관리가 부실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씨 어머니는 정몽원 HL그룹 회장을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로 보고 책임을 물었다. 그는 "권한도 없는 대표들 뒤에 숨지 말고 지금이라도 나와 사죄하고 책임을 다 하라. 한 청년 노동자가 죽어 나갈 때까지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정부도 질타했다. 어머니는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했느냐, 국회와 이 나라 대통령은 일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느냐"며 "여러가지 꼼수로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회사를 향해 더 강력한 처벌과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이게 묵살된다면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싶다"라고 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만이 아니다. 어머니는 두 번 다시 아들처럼 일하다 사망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아들은 안타깝게도 28세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다시는, 이 나라가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하며 불합리한 사회에서 도움을 받고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저들이 끝내 우리 앞에 무릎 꿇도록 할 것이며, 합당한 처벌을 받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회사를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다시는 억울하게 싼 값에 하청업체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취하는 공장이 가동되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겠습니다.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추모식을 마친 뒤 유가족들은 현장을 찾은 청와대 관계자에 면담 요청서를 제출했다. 김 씨 어머니는 앞서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건을 살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부쳤으나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HL만도 경기 평택공장에서 기계 끼임으로 사망한 청년 노동자 고 김승모 씨의 어머니가 21일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만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고 김승모 추모제'에서 발언하고 있다.ⓒ프레시안(박상혁)

박상혁 기자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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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사퇴? 국회가 탄핵해야 한다!”…205차 촛불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8/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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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205차 촛불대행진’이 22일 오후 6시 대법원 인근에서 열렸다. 

 

  © 이영석 기자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빗속을 뚫고 연인원 1,8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이 트럼프의 한마디로 축소 중단되고 한반도 정세가 정신없이 몰아치고 있는데 국회와 집권 여당이 조희대 한 명을 정리 못 하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라며 “이렇게 더 늦추다가는 조희대 임기 끝난다. 김건희 풀어주고 내란 무죄 주면 그때야 국회가 탄핵안을 상정할 건가?”라고 묻고 구호를 외쳤다. 

 

“국회는 조희대를 즉각 탄핵하라!”

“전쟁을 부르는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하라!”

“미국은 지금 당장 전작권을 내놓아라!

 

기조발언에 나선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국회 법사위를 통해 여당인 민주당이 조희대의 직무 유기 등을 이유로 들어 탄핵할 움직임을 보이자, 조희대가 부랴부랴 절차를 무시하고 임명 제청을 시도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라며 “법원행정처장이 1월에 추천된 후보들에게 전원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연락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아니 그건 불법이고 범죄나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월 말에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직후 호남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미 투자 1순위를 에너지에서 반도체 투자로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자기들 마음대로, 한국의 반도체 투자도 하라 마라, 이런 한미관계가 정상인가? 동맹이 맞나?”라고 물었다. 

 

임그린 마포은평서대문촛불행동 회원은 “조희대 탄핵안 발의에 서명하지 않은 국회의원실 75곳을 직접 찾아갔다. 촛불시민의 절박하고 뜨거운 뜻을 손편지에 담아 전달하고 왔다”라며 “편지를 쓰며 우리가 담은 마음은 하나였다. ‘더 이상 재지 말고, 당장 조희대를 탄핵하라!’”라고 했다. 

 

또 “지난 20일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라’는 현수막을 전국에 걸라는 지시를 했다. 한 발 나아간 조치라 환영한다. 하지만 현수막 몇 장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탄핵을 즉각 ‘당론’으로 채택하고, 탄핵안을 당장 발의하라!”라고 외쳤다.

 

▲ 김은진 공동대표(왼쪽)와 임그린 회원.  © 이영석 기자


이득우 촛불행동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8월 19일에 언론을 가장한 반민족 반민주 전쟁 선동 범죄 집단 방가 조선일보는 「“미군 철수로 호남 반도체” 집회, 그 반도체 미국에 팔아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라며 “이들은 결국 미국에 팔 물건인데 반미를 하면 미국에 반도체를 팔 수 있겠느냐며 헐뜯는다. 개소리다. 그들이 안 산다고? 그럼 안 팔고 다른 나라에 팔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또 “얼마 전 국회에서 빵진숙(이진숙)이 5.18을 헐뜯는 행사를 열었다. 방가 조선일보는 시치미를 뚝 떼고 있지만 8월 8일에 그 행사를 대문짝만하게 광고해 뒷돈을 챙겼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민족도, 나라도 팔아먹는 집단이 방가 조선일보”라고 주장했다. 

 

곽성준 국민주권당 온라인국장은 “지난 17일 트럼프가 SNS에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며 “명백해졌다. 방어훈련을 축소할 이유가 있나? 트럼프도 훈련이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이 공격훈련이라는 것을 자인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또 “헌법 제60조에 따르면,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려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승만은 전작권을 넘기면서 국회 비준을 받지도 않았으며 정전이 된 후에도 환수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작권 이양은 불법이며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국민주권당이 헌법소원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득우 위원장(왼쪽)과 곽성준 국장.  © 이영석 기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강남역으로 행진했다. 

 

정리집회에서 윤민 대진연 회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두고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질러도 국회가 방치하고 있으니까 더해도 되는 줄 알고 발악하고 있다. 대법원장이라는 자가 내란세력, 국정농단세력들의 뒤를 봐주고 사법부를 자신의 개인 권력집단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편법, 위법, 초법적 범죄행위를 벌이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조희대가 스스로 사퇴하고 내려가게 해서는 안 된다. 물러가라 외칠 일이 아니다. 조희대 탄핵의 기회가 온 것은 국민이 일 년이 넘도록 조희대와 싸웠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또 흘려보낸다면 국회와 민주당이 그 결과를 모두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윤민 회원.  © 이영석 기자

 

▲ 부천촛불행동 회원 김은국 씨가 개사곡 「어서 탄핵해」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노래패 우리나라가 「법비에게 철퇴를」, 「떠나라」, 「새로운 길」, 「촛불로 몰아쳐」를 불렀다.  © 이호 작가

 

▲ “트럼프가 돌연 평화, 북미대화를 주장하면서 훈련 축소를 했는데 훈련이 축소된다고 해서 한미연합훈련의 위험성, 적대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 중단, 영구 중단이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 이영석 기자

 

▲ “조희대 겟 아웃(Get Out)!”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어머니.  © 이영석 기자

 

▲ “조희대를 탄핵해야 하는가? 사퇴시켜야 하는가? 지금도 증거가 없다고 탄핵을 못 시키면 그게 국회인가?” -이호 작가.  © 이영석 기자

 

▲ “조희대는 헌법을 무시하는 자다. 조희대에게 삼권분립이란 자기를 보호할 때만 가져다 쓰는 미사여구 정도에 불과하다.” -변은혜 노원중랑촛불행동 대표.  © 이영석 기자

 

▲ “윤석열이 임명한 대법원장 아니랄까 봐 절차도 무시하고, 법도 무시하고, 국민마저 우습게 보는 것이 윤석열과 똑같다. 뒤에서는 전부 지시해 놓고 앞에서는 모르는 척하는, 비겁하고 찌질찌질한 모습마저 윤석열 판박이다. 사법부의 수장이라는 자가 이렇게나 한심해서야 되겠나?” -조하경 청년촛불행동 회원.  © 이영석 기자

 

▲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면 한미연합훈련을 영구히 중단해야 하지 않겠나?” -백륭 대진연 회원.  © 이영석 기자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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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프로젝트' 지키기 위해 '남북 평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박세열 칼럼] 이제 '평화 프레임'을 다시 설계해야 할 때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8.22. 03:01:34

전쟁의 표적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전쟁에서 가장 먼저 폭격해야 할 곳은 활주로와 레이더 기지, 탄약고, 지휘소, 발전소 같은 곳이었다. 지금 그 목록에 새로운 시설들이 추가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과 초대형 데이터센터, AI 컴퓨팅 클러스터다.

미국·이란 전쟁은 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6일, 테헤란의 샤리프 공과대학교가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았다. 미국은 민간시설인 교육기관이 공격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마수드 타지리시 샤리프 공대 총장이 힌트를 줬다. 이 대학은 지난 2년간 페르시아어로 인공지능 모델 학습을 진행해 왔고 수백 개의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 했다.

이란은 미국이 '프로젝트 메이븐'이라는 AI 시스템을 이용해 공격에 나서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 에미리트(UAE)에 있는 AWS 데이터 센터를 공격했다. 관련해 미국의 인공지능(AI) 의존 시스템의 위험성과 함께, 군이 상업용 클라우드 인프라에 의존하는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이버 공격대가 모바일 앱과 데이터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을 때, 이란 역시 미국의 데이터 센터 타격 계획을 세웠다. 이제 데이터센터의 민군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클라우드와 AI 연산능력이 군사 작전에 이용되는 순간,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시설은 상대국의 눈에 전략시설이 된다.

한국에도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세 축은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다. 정부 스스로 이것을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산업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전략으로 규정했다.

우리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면서 입지 문제, 에너지 수급 문제, 환경 문제 등을 주로 언급하는데, 하나가 빠져 있다. 안보 문제다. 한국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수백조 원을 들여 구축할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는 '국가의 미래 먹거리'인 동시에, 전쟁 위협이 고조될 경우 '안보 불안 요소'에 극도로 취약해 질 수 있다. 고대로부터 평화는 '먹거리'를 안전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AI 전략에는 방공망과 사이버보안, 시설 분산과 비상전력 체계뿐 아니라 한 가지가 더 포함돼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 자체가 발생할 확률을 낮추는 전략이다. 평화정책과 산업정책을 별개의 문제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다. 평화는 이제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반도체 생산라인과 AI 데이터센터를 지키는 문제인데다, 나아가 수천조 원의 장기투자가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좌초하지 않도록 만드는 경제 안보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걸 남북 문제에서 활요해보자. 이젠 한반도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AI에 투자하려면 평화에도 투자해야 한다'

마침 한반도에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훈련이 절반 가량 취소됐다. 이례적인 정도가 아니라, 생전 겪어 보지 못한 초유의 일이다. 지구 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사실상 중도 취소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런데 그 일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 결정을 설명하며 김정은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고, 심지어 한미연합훈련이 김정은에게 "모욕적"일 것이라는 표현까지 했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월 중국 APEC을 계기로 한 만남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북한의 반응도 이례적이다. 지난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한 빈도, 수위 등에 비춰보면, 이미 예고된 올해 을지프리덤실드(UFS)에 대한 비난 수준은 확연히 줄어든 게 느껴진다. 이런 모든 정황을 놓고 보면 북미 사이에서 '무엇'인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외교를 재개할 공간을 만들고 있으며 북한 역시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런데 정치적 맥락을 거세하고 관성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트럼프의 조치에 대해 "한미동맹의 파탄"이라고 규정했다. 누가 보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획책한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인 줄 알 것 같다. '윤어게인'을 외치던 손현보 목사가 트럼프와 만났을 때 환호하던 사람들이 지금 다시 인지부조화에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은 관성적인 '한미동맹 파탄'이나 '위장 평화쇼' 같은 낡은 프레임이다.

그러나 '낡은 프레임'일지라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문제들 중에 유일하게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 '한국 패싱'에 대한 우려인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 '국민적 지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프레임을 내놓고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화를 '진보의 가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산을 지키는 정책'으로 설명하면 어떨까.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 직후 한 여론조사에서는 회담 결과에 대한 긍정 평가가 88.7%에 달했다. 외교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국내 정치적 지지가 강한 정부는 외교협상에서도 움직일 공간이 커진다. 반대로 국내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담론이 극단적으로 양분돼 있다면 미국 역시 한국 정부가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중요한 작업은 평화의 언어를 확대하는 일이다. 긍정적 프레임을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과거처럼 평화를 '우리민족끼리'와 같은 관성적 언어로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키기 위해 평화가 필요하다', '호남과 영남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를 지키기 위해 평화가 필요하다', '수천조 원의 기업투자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평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적극 펼치면 좋을 것 같다.

전쟁위험이 높아지면 방위비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보험료가 오르고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 판단이 달라진다. 실제 이란의 데이터센터 공격 이후 중동의 AI 투자에 대해서도 보험료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상승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평화는 필요하다는 논리를 통해 국민을 설득한다면, 오로지 북한과 '적대적 대결'로만 정치적 생명을 운위하려는 사람의 프레임을 꺾을 수 있지 않을까?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패싱'당할 일 없도록,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기 위해 국민을 설득할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먹고살 산업을 지키는 것이 평화이고, 안보라는 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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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왕이는 어떤 메시지를 전했나?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8.21 12:29
  •  
  •  수정 2026.08.21 13:04
  •  
  •  댓글 0
중국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이자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인 왕이 외교부장이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을 방문해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과 11월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이어서, 방한 기간 그가 한국 측에 어떤 메시지를 전했는지 주목된다. 

한중관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19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만찬에서 “중한은 영원한 우호적 이웃이자 지속적인 협력 동반자”라며 “전략적 안목을 발휘해 양국의 장기적 발전과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 주목하고 양자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하게 발전시켜 양국 인민에 더 많은 복지를 가져다주고 지역 평화발전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이 자신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하여 독립자주적으로 양립가능한 대외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라는 뜻이다.  

그는 “며칠 후 중국과 한국은 수교 34주년을 맞이한다”며 “중국은 한국과 손잡고 초심을 잃지 않고 시대와 함께 나아가 중한 전략협력동반자관계가 새 단계로 도약하고 새 전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내년 한중수교 35주년 기념행사도 잘 개최하여 “중한관계에 새로운 내포를 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왕 부장은 “중한 경제무역 기반은 매우 좋고 이미 깊이 융합된 이익공동체가 되었다”고 짚었다 

“중국의 초거대 시장은 한국에 ‘물가 누각이 달빛을 먼저 받는’ 큰 기회를 제공한다”며 “양측이 ‘협력 파이’를 키우고, 전통적 생산능력 협력을 고부가가치 협력으로 격상시키며, 인공지능, 녹색전환, 디지털경제, 첨단설비, 실버경제 등 새로운 협력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중한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더 신속히 추진하여 상호호혜와 상생의 구도를 심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 미디어, 체육, 싱크탱크, 지방 등 분야 교류를 계속 잘 추진하여 양국 국민의 기반 여론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를 강화하여 지역 평화와 안정 유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할 것”을 희망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올해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각측과 손잡고 아태공동체를 건설하고 국제사회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 아태와 세계 평화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20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전략 대화’를 통해 “중국의 대한 정책은 일관되고 안정적이며 항상 한국을 주변외교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이웃국가이자 국제적으로 중요한 평화 역량으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참전하지 않고 항상 국제·지역 분쟁에서 평화적 해결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 역할을 일관되게 수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이재명정부가 중한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감사한다”며 “양측은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신뢰를 증진하며 불필요한 의심을 줄이고 정치, 경제, 안전 등 분야에서 전략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것이 양국 국민들에게 이익일뿐 아니라 지역 평화와 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진정한 전략 자주를 실현하며 진영 대결과 편가르기를 하지 않고 중국, 미국 등과의 대국관계를 함께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청와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청와대]

20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한 왕이 부장은 “중국을 품는 것은 곧 미래를 품는 것이고 중국과 함께 가는 것은 곧 기회와 함께 가는 것”이라며 “한국이 대중 우호정책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내년 중한수교 35주년 계기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층 진전시켜 양국의 발전과 지역 평화번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반도 포함 지역 문제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19일 왕이 외교부장은 조현 외교장관과의 회담 계기에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조선반도 정세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중국의 일관된 원칙과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 외교정책에서 일관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항상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적 발전에 건설적 역할에 힘써 한국과 조선 두 국가가 점차 평화공존으로 나아가 끝내 조선반도의 항구적 평화 안정을 이룩하는 걸 환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여, 남북 관계를 ‘한조 두 국가 관계’라 부르는 한편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이재명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청사진’에 대한 평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20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왕이 주임은 “조선반도 긴장 국면을 해결하는 근본 경로는 문제를 생산한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포기하도록 추동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당사국이 대화 재개와 상호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여 조선반도가 한국-조선 두 국가의 평화공존으로 나아가 끝내는 반도 정전체제가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되길 낙관해본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이날 ‘지역 문제에 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하면서 “역사 흐름에 역행하는 일본 우익세력의 언행을 경계하고 일본 군국주의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걸 결코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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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2심 무죄 노웅래에 “선배님, 죄송합니다”···“정치검찰 패악질 편승해 읍참마속했다” 사죄

수정 2026.08.21 22:39

총선 공천 배제 언급 “뒤늦은 사죄”

“당에 의해 정치생명도 박탈당해”

김민석도 “생사람 잡은 케이스”

“조작기소 검찰 석고대죄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2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왼쪽으로 당시 의원이던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노웅래 전 의원, 홍영표 전 의원 등이 보인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당대표로서 전체 선거를 위해 정치검찰의 패악질에 편승해 읍참마속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아픔과 회한 속에 그나마 무고함을 증명받고 영어의 위험을 벗어난 노 선배님께 축하 말씀과 함께 뒤늦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다시는 국가권력의 악용으로 무고한 국민이 희생당하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 전 의원님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대학 선배님이시자 몇 안 되는 정치적 조력자였으며, 민주당으로서는 서울 마포갑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당을 공격하는 정치검찰은 검찰 수사를 받으며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가 된 어떤 피의자의 믿기 어려운 진술 외에 제대로 된 증거라고는 뇌물받는 ‘부스럭 소리’밖에 없었음에도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다행히 구속영장 표결은 부결돼 노 선배님은 구속은 면했지만 집요한 정치검찰의 먹이가 돼 결국 부정부패사범으로 몰려 기소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검찰을 등에 업은 윤석열 정권이 집권한 후 2024년에 치러진 총선은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린 중차대한 선거였고, 민주당은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였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휘하던 저는 눈물을 머금고 노 전 의원님을 공천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검찰에 의해 기소되고 당에 의해 정치 생명까지 박탈당한 노 선배님께서 얼마나 억울했을지 당사자가 아닌 한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천 배제 후 마포갑 선거에서는 신인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고, 노 선배님은 자신이 정치 생명을 박탈당한 그 선거를 돕겠다고 지원 유세까지 하셨지만 결국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 선배님은 천신만고 끝에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검찰은 굳이 항소했다”며 “항소심 판결로 다시 무죄가 선고됐지만 노 선배님과 민주당 그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웅래 선배님, 죄송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노 전 의원 항소심 무죄 판결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검찰이 조작과 프레임으로 생사람을 잡은 케이스”라며 “조작기소를 당해본 사람들은 안다. 송영길, 노웅래…”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조작기소됐지만 끝까지 재판 받아봐라? 야만이다”라며 “이쯤되면 결자해지, 석고대죄해야 양심검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대를 이어 마포의 자부심이었던 노 전 의원께 사필귀정의 회복이 있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김용중 김지선 소병진 부장판사)는 이날 사업가에게 수천만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 전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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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타파] 친일과 숭미의 덫, '노땡스' 말 못하는 나라

2026년 08월 20일 17시 00분

 
해방 81년을 맞는 이번 광복절을 전후해 두 가지 사건이 우리 여론을 달궜습니다. 하나는 한 유명인과 관련된 친일 후손 논란이었고, 다른 하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이례적으로 축소된 일이었습니다.
별개의 두 사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친일과 숭미라는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이 담겨 있습니다. 친일 청산의 과제는 망각의 문제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최근 안상호의 친일 행적과 그의 후손들의 재산 문제가 불거지자 전문가들은 친일 후손이라는 그 자체가 아니라 역사의식과 성찰의 실종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의 외교 관행을 벗어나 능동적인 한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구는 '가짜 안보'에 발목 잡혀 있습니다. 양국 정상이 국익을 놓고 첨예한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야당과 보수언론은 '한미 동맹 강화'라는 관성적인 주장에 기대 정치적 공격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9시 라이브로 진행되는 주간 뉴스타파는 두 현안 속에 숨어있는 친일·숭미의 코드를 읽습니다. 독립운동가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인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 다큐멘터리 '숭미의 기원' 연출자이자 도서 '친일과 망각' 공저자인 김용진 기자가 출연합니다.
👉 뉴스타파 라이브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live/GFVYMBFOUG0
 
진행    연다혜
출연    이준식 김용진
제작    오대양 홍종윤 최욱현
작가    고아라
편집    곽근희
디자인 정동우 이도현
출판    임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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