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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역풍 속 정청래 고립…당권 키 쥔 '양정철'

'5월 정부안' 진실 공방, 한정애 취재로 정청래 측 주장 뒤집혀

김민석 '5월 정부안' 발언 사실로…정청래 측 "기억 없다" 뒤집혀

유시민 역풍에 친노·친문도 정청래와 거리두기

뉴탐사 "팀 김어준 실세는 문재인 아닌 양정철"

2026-06-30 07:59:39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전 대표 진영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개혁 처리 시점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서 정청래 측 주장이 뒤집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정부 입장을 당에 전달하고 정청래 전 대표에게 보고까지 했다는 사실을, 정청래 측 핵심 인사인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조승래 전 사무총장이 직접 확인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의 '다스뵈이다' 발언 역풍까지 겹쳤다. 호남과 중도 성향 의원들이 정청래 지지를 입에 올리기 어려워진 형국이다.

 

김민석 "5월에 전달" 정청래 "기억 없다", 누가 맞나

 

발단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2차 검찰개혁안의 처리 시점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 정부를 겨냥했다.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닌지"라며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부안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국회로 왔으면 가장 좋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을 국회로 떠넘겼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제헌절 전에 끝내자"고 못 박았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수치를 들고나왔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뒤 고위 공직자 53명이 아홉 달 동안 17억3000여만원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도 형소법 개정 정부안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 의원은 김민석 총리가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받은 적 없는 2차 검찰개혁안 처리를 5월에 당에 제안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며 김 총리가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고 직격했다.

 

쟁점은 둘로 갈린다. 정부가 별도 법안을 국회에 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김 총리는 지난 25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정리하면서 입법은 국회에 맡긴다고 밝혔다. 다툼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정부가 5월에 입장을 정리해 당에 전달하고 대표에게 보고까지 했는지다.

 

조승래·한정애가 확인해준 '5월 정부안'

 

뉴탐사는 이 쟁점을 두 사람의 입으로 직접 확인했다. 먼저 조승래 전 사무총장이다. 정청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취재진이 국회에서 만나 묻자 그는 "공청회까지 다 했다"고 답했다. 5월 당시 조작 특검 등 현안이 쌓여 처리할 환경이 안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안이 늦게 왔다는 식으로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고도 했다. 정부가 안을 전달했고 공청회까지 거쳤다는 사실을 정청래 측 핵심 인사가 인정했다.

 

검찰개혁 현안을 가장 잘 아는 한정애 정책위의장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한 의장에 따르면 국회는 3월부터 4월 말까지 조작 기소 국정조사를 진행했고, 당은 세 차례에 걸친 공천을 정리하느라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법안 처리 대신 토론회로 입장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달 6일 당과 정부,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이 함께한 토론회에서 정부 입장이 정리됐다. 보완수사권은 주지 않되 보완수사 요구권을 두는 방향이었다.

 

한 의장은 이 내용을 정청래 전 대표에게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대표께 보고를 드렸고 최고위원회에서도 토론회 요청이 왔다는 점을 보고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최고위원들이 공천 문제에만 매달려 있던 상황이라 조용히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대표와 최고위원 모두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는 진술이다.

 

문서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6일자 기사에는 김민석 총리가 검찰개혁추진단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보완수사 요구권 부여를 논의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여러 매체에 실려 있다. 한 곳이 아니다. 정부가 4월 말부터 2차 검찰개혁안을 신속히 처리하자고 제시했고, 국회가 선거 일정을 이유로 이를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흐름이 맞아떨어진다. 정부가 5월에 입장을 정리해 당에 전달하고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은 정청래 측 인사의 입으로 확인됐다.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은 같은 진영 안에서 무너졌다. 처리가 늦어진 책임도 정부가 아니라 선거 일정을 앞세운 당에 있었다.

 

유시민 역풍, 친노·친문이 등을 돌리다

 

검찰개혁 공방이 불붙은 배경에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있다. 유 작가는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때렸다. 본류와 지류를 나누며 이 대통령을 지류에 빗댔다는 전언도 나왔다.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안에서 유 작가가 너무 나갔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여권 인사들의 반응은 갈렸다. 강성 검찰개혁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정부가 별도 법안을 내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국회가 바로 입법하면 된다는 쪽이었다. 김 의원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과 함께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 책임론을 앞세운 정청래 측과는 결이 다르다. 폐지만 외칠 뿐 자체 입법에는 속도를 내지 않는 흐름을 겨냥한 발언이다.

 

고민정 의원은 유 작가를 직격했다. 친문 진영이 수박으로 몰려 공천에서 배제될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취지였다. 노무현 재단을 둘러싼 앙금도 다시 불거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유 작가가 재단을 자기 홍보 수단으로 쓴다는 데 불편함을 드러내 왔다. 곽 의원은 권양숙 여사의 뜻을 대변하는 인물로 통한다. 여기에 2011년 인터뷰가 다시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회장은 당시 "노 대통령도 유시민을 친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리 편이 아니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인정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만 쓸 수 있는 카드, 4755조 투자 보고회

 

유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깎아내리던 무렵, 이 대통령은 다른 무대에 섰다.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가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총 2655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는 광주, 로봇은 구미, 배터리는 울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2100조원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두 그룹을 합치면 4755조원에 이른다.

 

규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 총수를 양옆에 세우고 보고회를 직접 주재했다. 세 사람이 손을 맞잡은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다. 사상 최대 투자를 끌어낸 주체가 누구인지 국민에게 각인시킨 자리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을 두고 증축하라고 했더니 재건축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재계 총수를 양옆에 세우고 사상 최대 투자를 발표하는 현직 대통령 앞에서 그 비유는 힘을 잃는다.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누구도 이 대통령의 성과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워졌다.

 

문재인 빠진 자리, 실세는 양정철

 

세간에서는 정청래 진영을 '문조털래유'로 부른다. 문재인, 조국, 정청래, 유시민의 머리글자에 김어준을 낮춰 부르는 '털'을 끼운 조어다. 뉴탐사는 이 그림이 실제와 다르다고 본다. 맨 앞의 문재인이 빠지고, 전략 사령탑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라는 분석이다. 정청래 진영도 이 판단을 크게 부인하지 않는다.

 

근거는 정황 곳곳에 있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의 서울 국제도서전 참석에 "책과 관련된 일정 외에 다른 일정은 전혀 계획되어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정청래 전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는 보도를 정면으로 받아쳤다. 친노·친문이 정청래를 띄울 생각이었다면 굳이 일정을 부인할 이유가 없다. 그날 정 전 대표가 행사장을 찾아갔지만, 사전에 조율된 자리가 아니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문재인과 양정철의 거리는 오래된 일이다. 뉴탐사는 2023년 두 사람의 불화를 보도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의 출판사가 2017년 갑자기 교체된 과정에 양 전 원장이 관여했고, 출판사 방문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했다는 취재 결과다. 2017년 대선 포스터를 둘러싼 충돌도 있었다. 인쇄 직전 손혜원 전 의원의 안에서 다른 안으로 교체될 뻔했고, 송영길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뒤에야 원안으로 돌아갔다. 송 전 의원은 이 과정을 취재진에게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양 전 원장은 정청래 연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체포동의안 정국 이후 돌아오기 어려운 관계가 됐다.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가 밀리면 본인의 다음 행보도 기약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문 전 대통령으로서는 양 전 원장이 적극적으로 미는 후보를 탐탁지 않게 볼 여지가 있다.

 

김어준의 선택, 그리고 7월 1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움직임도 변수다. 김씨는 이날 뉴스공장 진행을 정준희 교수에게 넘기고 프랑스로 떠났다. 식당 개업이 명분이지만 일주일 자리를 비운다. 유 작가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고 정청래 출마 선언이 임박한 시점이다. 지방선거 직후에도 같은 패턴이 있었다. 파리에서 양 전 원장을 만난다는 관측에 대해 정청래 측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정청래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시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출마 선언은 이번 주가 아니라 다음 주 월요일로 잡혀 있다. 김씨의 귀국 일정과 맞물렸을 가능성이 있다. 유 작가가 먼저 공세를 편 뒤 여론이 역풍으로 흐르자, 팀 김어준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해석이다.

 

분수령은 7월 1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보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시선이 쏠린다. 문 전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직접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립을 지키거나, 현직 대통령이 미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기를 바라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청래 연임은 친문의 지원 없이 쉽지 않다. 회동 이후 친노·친문과 '팀 김어준'의 분화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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