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경상남도 거제시에 누적 강우량 927㎜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18일 오후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산사태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03동 6~7호 라인 글자가 적힌 적힌 1층 입구는 여전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 김보성
뒷산에서 밀려온 나무와 흙더미가 집 내부에 발 디딜 틈 없이 들이닥쳤다. 돌무더기로 앞 유리가 깨진 차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뒤엉켰다. 주변 상가는 뻘밭이,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은 자갈밭이 됐다. 최악의 수마가 휩쓸고 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모습은 이처럼 참혹했다.
[아파트] "토사가 거실까지... 몸만 겨우 빠져나와"
18일 찾은 경남 거제시 옥포동 A아파트는 진입로부터 심상치 않았다. 아파트 입구로 향하는 길목엔 인근 야산에서 굴러온 돌과 나무, 쓰레기, 폐타이어 등이 가득했다. 배수 환경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주변 도로 위엔 폭포수처럼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A아파트에 들어서자 긁는 듯한 굉음이 귀를 때렸다. 거제시청이 지원한 포크레인 한 대가 뒷산에서 쏟아진 토사를 한쪽으로 옮기던 중 삽 부분이 아스팔트를 반복적으로 긁으면서였다. 관리소장 한만덕(남·69)씨와 동대표 황명숙(여·61)씨는 삽과 빗자루를 들고 그 옆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한씨는 "20여 년간 여기서 일했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건 처음이다. 1992년 준공된 아파트이긴 하지만 옹벽 보강을 꾸준히 해왔는데..."라며 쏟아진 토사를 바라봤다. 이어 "주민들은 무사하지만, (관리소) 근로자 한 명이 산사태 직전 쏟아지는 비에 아파트 주변을 점검하다 다리를 다쳤다"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수해 피해 전날 새벽에도 비가 왔는데, 일대 물이 잘 안 빠지길래 배수구 주변에 쌓인 낙엽 찌꺼기를 치웠다"며 "이튿날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사이 옹벽이 무너졌더라. 옹벽 밑에 주차된 차들은 찌그러지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비가 그쳐, 주민들이 넘어지지 않게 토사를 치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근 B아파트는 좀 더 피해가 직접적이었다. 이 아파트 일부 동은 집 안으로까지 토사가 들이닥치며 주민 한 명이 매몰돼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창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그 내부가 훤히 보였고, 가전제품과 철제 구조물이 1층까지 튕겨져나온 상태였다. 주변엔 폴리스라인(경찰통제선)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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