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과의 관계 악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아온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 논란’으로 재차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본인 소신대로 제청할 생각이었다면 왜 지금까지 미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5월 대선 직전에 나온)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 때부터 주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단 내지른 다음에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이미 신망을 많이 잃었고,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지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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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제청권 삭제해야” “정부와 ‘밀실 협의’ 관행 자체가 문제” 주장도
대법원장이 대법관 최종 후보를 제청할 권리를 독점하고,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밀실 협의’를 진행하는 인선 체계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수도권 법원의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에게 동료를 선택할 구성권을 주는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대법원장의 독단적인 임명 제청권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비공개로 협의하는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일상을 좌지우지할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이 사람, 저 사람 주고받는 것을 관행이라 할 수 있느냐”고 썼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법관 자리가 대법원장의 낙점으로만 채워진다고 인식되는 순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추락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4명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군을 다시 추려도 될지 물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최고법원의 구성을 소수의 고위 법관이 밀실에서 좌우하는 것이야말로 사법의 독립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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