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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고 반갑다. 어쨌든, 무조건 반갑다. 내고향여자축구단

내고향 2:1 역전승으로 결승진출, 23일 日 도쿄 베르디벨레자와 결승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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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2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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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수원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AWCL) Final 2026' 준결승 경기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수원FC위민'을 2:1로 이겨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멜버른시티 FC(호주)를 3:1로 꺾은 도쿄 베르디벨레자(일본). 준결승 경기에서 승리한 '내고향'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일 저녁 수원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AWCL) Final 2026' 준결승 경기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수원FC위민'을 2:1로 이겨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멜버른시티 FC(호주)를 3:1로 꺾은 도쿄 베르디벨레자(일본). 준결승 경기에서 승리한 '내고향'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여자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AWCL) Final 2026' 준결승이 열리는 20일 저녁 수원종합경기장.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도무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쉴새없이 하루 종일 내리더니 경기가 시작되는 저녁 7시무렵엔 아예 한여름 폭우를 방불케한다.

악천후속에 경기장에 입장한 5천 700여 명의 관중은 우비속으로 스며드는 빗물과 한기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기대와 설렘 가득한 표정들이다.

내고향 센터 서클 배너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내고향 센터 서클 배너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경기 시작 전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원형 천(센터 서클 배너)의 끝을 잡고 입장한 뒤 운동장 가운데서 대회 공식 로고와 '내고향여자축구단', '수원FC위민'의 엠블럼을 펼치는 퍼포먼스가 시작되고, 곧이어 흰색 유니폼을 입은 내고향선수단과 청홍색 유니폼의 수원FC위민팀 선수들이 입장하자 서서히 응원단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기는 '내고향'이 잡았으나 전반전 경기흐름은 수원이 끌고 갔다. 전반 5분 김경영의 슛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됐다.

'수원'은 전반 내내 윤수정과 하루히 스즈키, 밀레니냐, 지소연이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거나 내고향 골기퍼 박주경의 선방에 막혔다.

수원 서포터즈의 응원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원 서포터즈의 응원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원 골문 뒤편 응원석에 자리잡고 응원깃발과 응원가를 부르는 수원 서포터즈는 홈팀답게 일사분란한 응원실력을 뽐냈고, 본부석 맞은 편 중앙 응원석에 두루 자리한 '공동응원단'은 '내고향'과 '수원', '우리가 응원한다'를 번갈아 연호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차분하게 느껴졌다. 

대회 주최측에서 단일기(한반도기) 등 반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사전 공지가 있어서인지 '내고향' 엠블럼이 그려진 손깃발과 소형 현수막이 보이는 정도였다.

전반전이 끝난 뒤 만난 이조영 박사는 "오늘 경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2018년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후원사 직원으로 참가한 일이 계기가 되어 남북 스포츠교류와 평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 박사는 은행 프로축구단에서 퇴직한 뒤 북한학을 전공한 전문가답게 경기 분석도 날카롭다.

"그라운드가 비에 젖어서 공도 제대로 안나가고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많은데다가, '내고향'은 수중전이 조금 낯선 것 같다. 수중전에서는 공이 바운드도 잘 안되고 속도도 많이 떨어지는데 그 속도감을 제대로 못 찾아서 전반전에 게임이 잘 안풀린 것 같다. 적응하면 후반전에는 좀 많이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엔 5,700여 명의 응원단이 모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경기장엔 5,700여 명의 응원단이 모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탓에 더 이상 경기 관람을 하지 못하고 귀가하는 노약자도 생겼다.

국가보안법 피해자인 김호 님의 부친인 김권옥 선생은 "오늘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두팀이 저렇게 열심히 뛰는 걸 보니 참 뿌듯하고 앞으로 이런 기회를 더 만들어서 남북이 서로 으르렁대지 않고 왕래하며 통일하는 길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 어린 선수들이 희망의 등불이 돼서 남과 북, 북과 남이 힘찬 목소리로 통일을 외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왼쪽부터 김영식, 양희철, 안학섭, 김영승  등 장기수 선생들이 경기관람과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김영식, 양희철, 안학섭, 김영승  등 장기수 선생들이 경기관람과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97살의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경기장을 떠나면서 "8년만에 왔다죠. 참 반갑습니다. 그런데 미제 점령하에서 우리가 이런 경기를 하지 말고 통일된 조건하에서 자유롭게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라는 비감을 남겼다.

후반전 휘슬이 울리고 4분 뒤 전반전의 기세를 이어 '수원'의 하루히 스즈키가 튀어 오른 공을 '내고향'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1:0으로 뒤진 '내고향'은 곧 바로 반격에 나섰다. 6분뒤 세트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최금옥이 동점골을 뽑고, 후반 22분 수원의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김경영이 높이 뜬 공을 헤더로 처리해 역전골을 만들었다.

수원은 후반 33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으나 지소연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 추격의 기회를 놓쳤고, 결국 경기는 '내고향'의 2:1 승리로 끝났다.

경기가 끝난 뒤 '내고향'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며 코칭스태프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패배가 아쉬운 수원 선수들은 망연자실하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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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한 남북체육교류협회 관계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한 남북체육교류협회 관계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골이 터질 때마다 공동응원단에서 '내고향'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깃발은 더 힘차게 휘날렸다. 수원 응원단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서로에게 뜨거운 이곳에 '관제응원' 따위는 없다. 적대의식을 감춘, 시대착오적인 낡은 '관제적 상상력'이 이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할까.   

운동장에서 공을 굴리며 싸웠으니 오늘 누군가는 웃고 또 누군가는 울 수 있다. 우리를 대신한 일이라는 생각이 미치면 가슴 아플 뿐. 젊은 그들은 다시 털고 일어나 내일을 위해 연습하고 실력을 높이면 될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내고향'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
경기가 끝난 뒤 '내고향'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

지난 2003년부터 남북체육교류, 특히 남북 유소년축구와 여자축구에 애정을 다해 온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이날 경기를 본 뒤 SNS에 "쏟아지는 빗속에서 치열하게 맞붙은 양 팀 선수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는 소감을 적었다. 

"승리를 거둔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저력에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비록 승패는 갈렸지만 끝까지 비를 뚫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명승부를 만들어낸 우리 수원FC 위민 선수들의 투혼에도 가슴 벅찬 응원을 보낸다"고 모두를 응원했다.

남북체육교류협회 후원회장인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는 "수원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경기에 북측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와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원산에서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이제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대를 표명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수원에 온 것도 남북 정치상황과 상관없이 국제대회의 규칙에 맞춰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리스포츠컵도 북과 남이 공유하는 국제대회인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는 것.

최 전지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데 끝날 때는, 선수들은 금방 가까워지더라. 특히 우리가 했던 유소년들은 더 빨리 가까워지고 금방 정이 들더라"라고 하면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스포츠, 문화 등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계속 교류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준결승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멜버른시티 FC(호주)를3:1로 꺾은 도쿄 베르디벨레자(일본)와 최종 결승 경기를 갖는다.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공동응원단으로 참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경기장 바깥 어린이야구장 앞 대기장소에서 입장권을 수령하기 위해 빗속에 길게 줄을 서 기다리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다. [사진-통일뉴스]
시민단체 공동응원단으로 참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경기장 바깥 어린이야구장 앞 대기장소에서 입장권을 수령하기 위해 빗속에 길게 줄을 서 기다리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다. [사진-통일뉴스]
남북연합 응원깃발을 준비해 온 응원단 [사진-통일뉴스]
남북연합 응원깃발을 준비해 온 응원단 [사진-통일뉴스]
평안남도중앙도민회가 준비한 여성독립투사 현수막 [사진-통일뉴스]
평안남도중앙도민회가 준비한 여성독립투사 현수막 [사진-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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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노동자 상담 '과부하', 정규직화 '실종'…서울 노동행정 현 주소

['약자 동행' 서울의 그늘] ③ 노동정책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6.05.21. 09:05:04

한때 서울시는 '노동 존중' 행정의 앞줄에 서 있었다. 2014년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지역 노동권익센터를 설립해 민관 협력을 통한 취약노동자 상담·지원 모델을 만들었다. 2018년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교육청 중 네 번째로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조례를 만들었고, 꾸준히 관련 예산이 편성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문재인 정부 집권 전인 2012년 서울시가 먼저 시작했다.

공공부문이 취약 노동자 상담·지원체계 마련, 예비 노동자에 대한 노동교육,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모범 사용자 역할 수행 등을 꾀한 대표적 지역이 서울이었다.

지난 6년 세 정책이 모두 흔들렸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효율화를 명분으로 폐지된 권역별 노동권익센터의 업무까지 맡으며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은 서울시의회에서 한 차례 전액 삭감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멈춰섰다. 이를 정리했다.

줄어든 청소년노동교육·노동권익센터 예산…멈춰선 정규직화

노동권익센터,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 삭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희 의석 다수를 차지한 2023년 예산 심사 시기에 집중됐다.

그해 본예산안 심사에서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직전 해 36억 8200만 원에서 28억 2755만 원으로 8억 원가량 삭감됐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임금이 6개월가량 체불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다음 해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52억 9547만 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이는 감정노동종사자권리보호센터와 4개 권역 노동권익센터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업무를 서울노동권익센터로 몰아넣는 과정에서 일어난 예산 증액이었다.

노동센터 전체 예산과 비교하면 이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2021년 서울노동권익센터, 감정노동센터, 권역별 노동센터 등 6개 센터의 예산 총액은 86억 7325만 원이었다. 나머지 5개 센터가 모두 폐지된 가운데, 올해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54억 9830만 원으로 책정됐다.

▲2021~2026년 서울노동권익센터와 해당 센터에 통폐합된 센터 운영 예산 그래프. 백만 단위 이하는 반올림. ⓒ프레시안(최용락)

2023년 본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올린 청소년노동인권 예산 3억 2600만 원도 전액 삭감됐다. 2차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절반 가까이 줄인 1억 7276만 원 예산 편성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전액 삭감됐다. 당시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편향된 교육'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예비 노동자에 대한 노동인권교육은 꼭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입어 다음 해인 2024년 서울시교육청의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은 2억 6625만 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1억 5220만 원, 1억 7184만 원으로 예산이 줄었다.

▲ 서울시교육청 '2026학년도 학교 노동인권교육 활성화 기본계획' 중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신청학급 대비 시행학급.

▲2021~2026년서울시교육청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 백만 단위 이하는 반올림. ⓒ프레시안(최용락)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아예 멈춰 섰다. 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2020년 12월 정규직화 대상에 포함된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교통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콜센터 민간위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6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는데 사업 축소…정규직화? 오히려 구조조정 중

현장에서는 세 사업의 확대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박지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울노동권익센터분회장은 "권역별 노동센터와 감정노동센터를 서울노동권익센터에 통합한 뒤 전체적으로 볼 때 예산과 인원은 줄었지만, 최대한 사업 수는 유지하고 있다"며 취약 노동자 지원·상담 체계의 과부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감정노동센터에서 13명이 하던 일을 지금은 3명인 팀 하나가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름쯤 예산이 소진돼 하반기에는 심리상담을 할 수가 없었다"며 "법률상담도 중요 업무인데, 인건비가 부족해 노무사가 한 명뿐이다. 위촉 노무사를 두고 있지만, 상담 데이터를 쌓고 추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의 '2026학년도 학교 노동인권교육 활성화 기본계획'을 보면,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인권 및 진로탐색 교실'을 신청한 학급은 2021년 271학급에서 2025년 1358학급으로 5배가량 늘었지만, 시행 학급은 130학급에서 270학급으로 2배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신청 대비 시행률은 19.9%다.

박내현 서울청소년노동인권교육넷 활동가는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이 삭감된 뒤 매년 교육을 나가던 학교에서 '신청했는데 예산을 못 받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며 "무상으로 교육을 하기도 하고,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교통비 정도를 받고 가기도 하는데 모든 강사가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서울시 콜센터 민간위탁 비정규직이 속한 희망연대노조의 박경수 조직국장은 "(오 시장이) 후보 시절에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한다고 했는데, 당선된 뒤 단 한 명의 정규직 전환도 없었다"며 "오히려 위수탁 재계약 때마다 인원을 줄이며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노동민간위탁분회가2023년 6월 서울노동권익센터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시의회에 추경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필리버스터 문화제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취약 노동자 지원·공공부문 정규직화…지방정부 따라 흔들리면 안 돼

일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취약 노동자에 대한 상담·지원, 예비 노동자에 대한 노동교육, 비정규직에 대한 모범 사용자 역할은 취약 노동자 처우 개선을 꾀한다면, 공공부문이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지방정부가 바뀌는 데 따라 노동정책이 흔들리는 일을 막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박지수 분회장은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일하는 시민에게 서울시를 대표해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 정책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며 "서울시가 이를 직접 내재화해 수행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하기 어려운 필수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면, 재단이나 시 출자·출연기관으로 만들어 독립성과 자율성, 안정성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내현 활동가는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이 교과서에 들어가고 교사들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노동교육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교육 체제를 바꾸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법제화하되, 전문성을 쌓은 외부 강사와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범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를 대표해 시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남겨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미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선정된 만큼 서울시 콜센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완료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설관리, 출자·출연기관 등 상시지속업무를 함에도 비정규직 고용이 이뤄지는 영역이 여전히 많을 것"이라며 "사각지대 해소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1년 7월 1일 'SH공사 콜센터, 정규직 전환 노사전협의회 구성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한편 서울시는 노동권익센터 축소에 대해 "예산 감소는 서울노동권익센터 중심의 기능 재편 과정에서 중복 관리 인력을 조정하고, 자치구에 대한 시비 보조금 지원을 단계적으로 낮춘 데 따른 것"이라며 "센터 통합 이후에도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위촉노무사 운영을 확대하는 등 상담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예산 감소에 대해서는 "서울교육청과 시의회 소관이라 서울시가 답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전체적으로 긴축재정에 들어가며 예산이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예산 편성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서울시는 "각 기관의 독립적인 인사권과 조직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기관별로 노사 간 합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며 "시는 2020년 12월 '투자출연기관 민간위탁 콜센터 노동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각 기관이 '노사전협의회'를 구성하여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협의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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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SNS는 칼...수술 도구로만 쓰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5/21 09:33
  • 수정일
    2026/05/21 09: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1%를 위한 제1보] 바벨탑이 사라지니 빛나는 정상들의 'X 사용법'

26.05.21 06:52최종 업데이트 26.05.21 06:52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기 위해 김명수 합참의장과의 전화 통화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기 생각과 의견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혹자는 그만큼 전문가의 필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검수를 거치다가, SNS 특유의 생동감이 떨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짚는다면, 이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된 SNS 메시지를 '국익의 문법으로 만드는 것, 더 돋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 정상들이 메시지 전달을 위해 선호하는 SNS는 엑스(X, 구 트위터)다. 현재 X는 자동 번역 기능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지원하고 있다. 어떤 언어로 게시물을 올리든 그 게시물이 각각의 나라에서 그 나라 언어로 자동으로 번역된다. 외국인들도 함께 주목하는 훨씬 커다란 무대가 어느 날 생겨났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이 무대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공직자, 특히 대통령의 메시지는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SNS 문구는 외교부 브리핑보다 먼저 번역되고, 대통령실 공식 성명보다 먼저 퍼지는 '외교 메시지'다. 해외 여론을 움직이는 '실시간 외교 도구'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오래가는 말', '책임지는 말'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표명했다.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와 글로벌 노스(주로 북반구에 위치한 선진국)를 잇는 다리 역할,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 공급망 갈등 중재 등을 한국 외교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국제 사회는 한국이 실제로 행하는지 보고 있다. 전통적인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 러시아 등 역내 다른 강대국과는 얼마나 유연하게 관계 맺는지, 글로벌 사우스에는 어떤 협력 모델을 제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SNS에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정상도 자신을 브랜딩해야 한다. 오늘은 한국 대통령이 참고할 만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 조롱하지 않고 초청하다

작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자국의 이공계 대학과 연구 기관에 '예산을 삭감하라며' 압박하고 있었다. 북미 연구자들이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에 전 세계 연구자들을 향해 '유럽을 대신 선택하라'(Choose Europe for Science)는 메시지를 냈다. "프랑스에서는 연구가 우선순위이고, 혁신은 문화이며, 과학은 무한한 지평"이라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북미의 연구자들에게 보낸 초대장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을 조롱하지 않았다. '미국은 희망이 없으니 와라'가 아니라 '프랑스와 유럽은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국의 혼란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자기 나라의 기회를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그가 장담한 대로 실천했다. 메시지를 내고 16일 뒤인 2025년 5월 5일 그는 소르본에서 'Choose Europe for Science'를 공식 출범시켰다. 엘리제궁은 이 프로그램의 목표가 '전 세계 연구자와 공공, 민간 혁신가들이 유럽과 프랑스를 연구지로 삼는 것'이라 전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과 프랑스는 해외 연구자 유치를 위한 약 5억 유로(8750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차원에서 1억 유로(1750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체코, 작은 나라가 연합의 틀을 만들다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외교의 틀을 빠르게 제시하기 위해 SNS를 사용한 정상이 있다. 2025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유럽의 공동 대응 체제 구성을 촉구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다. 파벨 대통령은 2025년 3월 X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의 광범위한)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고려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유럽에 큰 영향을 주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 제안에 호응해 연합을 결성했다. 2025년 3월 15일 EU,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언급했고, 우크라이나는 지원하고 러시아를 압박하도록 분명히 다짐했다. 2025년 11월, 프랑스, 영국, 독일이 공동 주재한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미국 국무장관, 35개국 대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참여했고, 우크라이나 주권, 유엔헌장 원칙, 장기 안보 보장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작은 나라의 정상도 SNS 한 문장으로 외교적 프레임을 선점할 수 있다. 파벨 대통령은 막연한 바람만 제시하지 않고 'Coalition of the Willing'이라는 분명한 방향을 정했다.

멕시코, 미국의 압박에 차분히 대응하다

북미에서 참고할 만한 최근 사례도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한 일이다. 2025년 2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압박했을 때, 셰인바움 대통령은 감정적으로 맞받아치지 않았다. 대신 클라우디아 대통령은 X를 통해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미국의 펜타닐 차단 요구에 대해서, 멕시코는 마약, 특히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북부 국경에 방위군 1만 명을 즉시 배치하고, 미국은 멕시코로 들어오는 고성능 무기 밀매를 막기 위해 노력하며, 대신 관세는 한 달 유예된다는 내용이었다.

셰인바움의 메시지는 다음 세 가지를 담았다. 첫째, 멕시코는 주권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의 통제가 아닌, 멕시코 스스로 관세 조건을 통제했다. 둘째, 미국에는 요구 사항을 받아들였다는, '국경 통제'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달함으로 미국의 체면을 세워줬다. 셋째, 자국 시장에 이 상황이 잘 통제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 로이터 통신은 셰인바움이 신중하고 절제된 톤으로 X에 메시지를 남긴 걸 칭찬했다. 이어서 셰인바움이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에 대한 멕시코의 차분한 대응(Cool Head)을 잘 보여줬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인도, 메시지 반복으로 브랜드 만들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2025년 7월, 가나, 트리니다드토바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나미비아 5개국 순방을 했다. 인도 외교부는 이 순방을 아프리카·중남미·카리브해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정으로 설명했다.

모디 총리의 SNS 메시지에는 일종의 형식이 있다. 방문 전에는 방문을 기대하도록 말하고, 도착 후에는 역사적 유대와 파트너십을 말하고, 회담 뒤에는 구체 협력 분야를 강조한다. '글로벌 사우스, 공동 성장, 개발 파트너십' 같은 중요한 표현은 반복해서 말한다.

이 반복이 중요한데, 반복을 통해 의미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보는 사람들도 인도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확고한 의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지향하는 이 대통령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브라질, 기후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다

2025년 7월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알보라다 궁전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남십자성 국가 훈장을 수여받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25년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를 앞두고 X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COP30을 '진실의 순간'으로 표현하며, 아마존 브라질에서 열리는 벨렝 정상회의를 세계 기후 정치의 '핵'으로 포장했다. 특히 주목받은 메시지는 영구 열대림 기금(Tropical Forests Forever Fund, TFFF) 조성이다. 룰라 대통령은 X에서 이 기금이 브라질 주도의 프로젝트이며, 열대림을 보호,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기금은 "기부가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단어 선택'이다. 기후 외교에서 글로벌 사우스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선진국의 시혜"다. 기후 보전을 위해 모두를 위한 기금임에도, 마치 '불쌍한 나라에 주는 돈'이라 생각하는 것이 싫어서다. 그걸 파악한 룰라 대통령이 기금을 "숲을 지키는 국가에 대한 투자"로 다시 정의한 것이다.

AP통신은 TFFF 조성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가 지금까지 사람들이 생각했던 '국제적 기부'에 만족하지 않고 (전 지구를 위해) 숲을 보전하는 국가에 (마땅한) 보상을 하는 모델, 그걸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이런 세심한 언어 사용은 많은 호응을 끌어냈고, 콜롬비아, 가나,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TFFF 참여를 선언했다.

대통령의 SNS, 줄이지 말고 전략적으로

어떤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비꼰다. 그러나 위험이 있다고 지금 같은 기회를 포기할 수 없다. 자동 번역 시대, 한국 대통령이 한국어로 쓴 게시물을 전 세계가 읽는 건 한국 외교에 드문 기회다. 한국어도, 한국 대통령의 문장도, 이제 세계 정치의 타임라인에 올라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제 사회는 한국이 국제적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 공동 성장, 국제 공급망 안정, 기후·에너지 전환, 인공지능(AI) 수용, 다국적 해양 안보, 초국가 범죄 공동 대응, 한반도 평화 등이다. 위에서 언급한 각 나라가 처한 상황들과 정상들이 X를 활용한 내용은 좋은 참고서다.

대통령의 SNS는 칼이다. 각국 정상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쓰러트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칼을 수술 도구로 쓰자. 날카롭지만 정확하게, 빠르지만 손 떨림 없는 의사처럼 말이다. SNS 게시물 자동 번역 시대, 한국 대통령의 SNS는 국익 수호의 가장 날카로운 시작이자 끝이다.

덧붙이는 글 위 기사의 전문은 피렌체의식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firenzedt.com/news/articleView.html?idxno=32965

필자 김정호는 미국에서 사회윤리와 국제정치를, 인도네시아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현재 한국에서 인문교양 온라인교육 회사인 '알투스인'을 운영한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 관련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를 운영한다. 미중 G2 대립이 격화되는 시대에 대한민국의 활로를 동남아에서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대통령 #이재명 #SNS #X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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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이재명 면전에서 이스라엘 총칼 대변...누구의 안보실장인가

  • 기자명 박재산 기자
  •  
  •  승인 2026.05.21 07:31
  •  
  •  댓글 0
 
   
 

우리 국민이 외국 군대에 체포·구금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가안보실장은 국민을 지키는 국가의 언어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군사 통제 논리를 먼저 대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던진 질문은 명확했다.

“거기가 이스라엘 영해냐.”

“제3국 선박을 나포해도 되느냐.”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는 정세 분석이 아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어떤 원칙으로 대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사안의 본질은 단순하다. 우리 국민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무장 세력도, 교전 참여자도 아니다. 정부의 첫 번째 원칙은 자국민 보호와 신병 확보, 그리고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항의여야 했다.

그러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답변은 이스라엘의 해명과 닮아 있었다.

 

“이스라엘이 교전중이라 군사 통제를 하고 있다”

“가자 사태는 하마스의 공격에서 촉발됐다”

상대국의 군사 논리를 그대로 읊은 셈이다. 외교안보 책임자가 먼저 흘린 말은 “여행금지구역에 왜 갔느냐”는 국민 탓이었다.

위기에 처한 국민 앞에서 국가가 가장 먼저 “왜 거길 갔느냐”부터 묻는다면, 그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여행금지구역 위반 여부는 국민을 구출한 뒤 국내법에 따라 따지면 될 일이다. 국민 보호라는 기본 책무가 흔들리는 순간 국가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 논리는 맹목적으로 수용하면서, 정작 우리 국민의 안녕은 부차적으로 여기는 외교안보라인의 사대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다.

“교전 중이라 통제한다”는 안보실장의 강변은 이스라엘의 공해상 나포와 불법 체포를 사실상 용인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가자지구 봉쇄는 국제사회에서도 지속적으로 국제법 위반 지적을 받는 범죄적 군사 행동이다.

대한민국 안보실장이 우리 국민보다 이스라엘의 총칼을 먼저 변호하는 현실 앞에서 대중은 묻는다. 위성락은 과연 누구를 위한 안보실장인가.

"우리 국민을 잡아갔으니 하는 말!" 분노한 이재명 대통령에 진땀 흘리는 위성락 안보실장 "네타냐후는 전쟁범죄자!" 직격 ㅣ 출처 : 안동M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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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미국의 은혜를 한시라도 잊으면 안 되는 국가인가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6.05.20 07:44
  •  
  •  댓글 0
 

1931년 9월 18일, 일본 관동군은 남만주철도 선로 폭파 사건을 빌미로 중국군을 공격해 만주를 점령한다. 일본이 조작한 사건이었다. 당시 만주작전은 현지 관동군이 먼저 일을 벌이고 도쿄 정부가 뒤따라 승인하는 식이었다. 1932년 3월 1일 창춘(長春)을 수도로 만주국이 출범한다. 겉으로는 ‘독립국’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본의 괴뢰국가였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가 처음에는 집정, 1934년부터는 황제로 세워졌지만 명색뿐이었다. 1945년 8월 소련군의 만주 침공으로 일본은 패했고 만주국도 순식간에 무너진다.

만주국은 자기 존재의 이유를 “일본 제국의 은혜와 보호”에 두었다. 겉으로는 오족협화(五族協和)와 왕도낙토(王道樂土)를 내세웠지만, 일본의 대륙 침략을 포장하는 이데올로기였을 뿐이다. 만주국의 친일 엘리트에게 일본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자기 국가의 창조자였다. 그들은 일본 덕분에 국가가 태어났으니 그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되뇌었다. 친일 엘리트 지배층은 건국신묘(建國神廟)와 건국충령묘(建國忠靈廟)와 각 도시의 충령탑, 전적기념비, 일본군 전몰자 기념물을 건축해 일본의 희생을 기렸다.
 

건국신묘는 만주국을 세운 신으로 일본 황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셨다. 건국신묘와 나란히 놓여 있는 건국충령묘는 만주국판 야스쿠니 신사다. 만주국 수립과 일본의 만주 정복 과정에서 죽은 일본군을 ‘건국의 영령’으로 모신 곳이다. 각 도시의 기념물 역시 일본의 희생을 추모한다. 이런 시설들이 만주국 주민에게 준 메시지는 일본군이 피를 흘려 이 땅에 새 질서를 세웠으니 경배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느닷없이 식민의 굴레에 사로잡힌 대다수 주민들의 내적 저항과는 별도로 숭일 체제는 만주국 존립 기간 내내 견고했다.

일제 말기 조선에서 벌어진 황국신민화도 친일 엘리트들에게는 출세의 길이요 보은의 길이었다. 일반 민중들이 식민의 멍에를 벗으려 발버둥치고 있을 때 숭일 세력들은 조선의 독립적 존재보다 일본 제국의 일부가 되는 것을 근대화의 길로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자기 정체성이란 바로 일본이었고 그것만이 살 길이었다. 그들은 일본을 구원과 문명화와 존립의 기반으로 생각했고 그에 대한 감사를 자기 의무로 내면화했다.

1945년 한국의 해방은 일제의 식민을 미제의 식민으로 전환한 것에 불과했다. 반민족적 이승만과 미국의 야합으로 탄생한 대한민국은 미국의 간섭을 항상 흔쾌히 여기는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한국전쟁 과정에서의 군사 작전통제권 이양과 한미 동맹조약 체결은 대한민국을 더 이상 개선할 여지가 없는 견고한 숭미체제로 업그레이드했다. 지금 전국에는 미군과 유엔군을 기리는 파주 임진각의 미국군 참전 기념비와 부산 유엔 기념공원과 같은 기념물들이 수백 개가 널려 있다. 우리의 생존과 존재의 기원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려는 인공물들이다.

대한민국의 성격 규정, 한국전쟁의 기원과 책임론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국가관에 대해서는 좌우의 논쟁이 있고 당장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 예컨대 “애초에 분단체제와 미군정의 산물인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가였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미군과 유엔군의 참전은 ‘구원’이 아니라 ‘민족 분열 영구화’의 비극이다. 그들이 지금 ‘선진 조국’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으니 그들도 이를 가능케 한 미국과 유엔에 감사와 은혜의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논리가 안 맞는 억지다. 특정한 역사관의 강요다.

 

유엔군 참전은 “무조건적 선행”이 아니라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국제정치 행위였다. 이해관계가 있는 행위에 대해 고마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반드시 감격하고 복종해야 할 이유는 없다. 또 유엔군 참전은 남한의 붕괴는 막았지만, 전쟁은 장기화되었고 한반도는 초토화되었으며 분단은 더 굳어졌다. 어떤 역사적 개입이 장기적 비극을 낳았다면 그 개입에 대한 평가는 단순한 감사로 끝날 수 없다. 그리고 감사는 개인의 윤리이지 국가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다. “국민이라면 반드시 유엔과 미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충성 요구는 숭미의 가치관이다.

후대에게 세습 채무를 부과하려는 것도 불합리하다. 1950년에 어떤 외국 군대가 남한을 도왔다는 사실이 2026년의 한국 시민에게 “미국에 계속 고마워하라”는 정치적 빚으로 자동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기억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외교적 종속이나 비판 금지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유엔군 참전이 남한을 도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오늘의 우리가 그것을 반드시 감사의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는 숭미세력들이 미국과 합세해 대한민국을 한미동맹의 ‘굴레’에 묶으려 별의별 일을 다 벌인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오세훈이 조성해 5월 12일 공개한 광화문 광장의 ‘감사의 정원’은 “받들어 총” 모양 조형물로 한국과 22개 참전국을 기리고 있다. 외국 군대에 대한 충성과 감사의 자세를 조형물로 세운 셈이다. 한국 외무부 건물 바로 앞이면서 미 대사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조형물은 대한민국의 기원을 유엔군과 미국이 주도한 자유진영의 구원 서사로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 참전국을 기억하자”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은 자유진영의 희생으로 보존되었으니 우리는 그 은혜를 광화문 한복판에서 영구히 기억해야 한다고 강압하고 있는 셈이다.

이 조형물이 미국만을 바라보고 가지 않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자주적 외교 행보에 대해 국힘과 극우세력이 극렬히 저항하고 있는 시점에 공개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미국의 이해를 앞장서 대변했던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기 직전에 승인된 계획이다. 광화문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감사의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감사의 정원’은 대한민국의 탄생과 생존을 내부의 민중적이고 민주적인 역량보다 미국 주도 질서의 공헌임을 강조한다. 숭미적 국가기원론이다. 만주국과 일제 식민지 하의 숭일세력이 가졌던 자기의식의 본질이다.

6·25 참전국을 기억하는 사업은 이미 차고 넘친다. 우리 해방이후 역사와 전쟁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 작업은 턱없이 부족한 마당에 과거 숭미정권들이 앞 다투어 벌여온 감사와 보은의 행정을 언제까지 용인할 생각인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장소에서까지 외국 군대에 충성하는 몸짓을 보이려는 세력을 얼마나 더 인내할 생각인가.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란 결국 미국 주도 유엔군의 구원이라고 무의식에라도 인정할 것인가. 나라를 주권독립국으로 우뚝 서지 못하게 할 불순한 저의로 조성된 광화문 ‘숭미의 정원’은 당장 폐기할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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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탄'에 죽어가는 도시…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탈(脫) 석탄의 딜레마] ① 폐쇄되는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허환주 기자 | 기사입력 2026.05.20. 08:52:44

태안 시내에서 25km 떨어진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왕복 2차선으로 된 좁은 길을 40분 정도 차로 달리면 하늘 높이 우뚝 솟은 커다란 굴뚝들, 그리고 그 끄트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를 볼 수 있다. 말이 수증기지 석탄을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먼지 등이 섞여 있다.

한국서부발전에서 운영하는 태안 석탄화력발전소에는 10기의 발전 호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인근에는 인적도, 이렇다 할 가게도 없다. 그나마 발전소 정문에서 상당 거리에 식당과 편의점 하나가 있을 뿐이다. 발전소 변압기에서 나오는 '웅웅'거리는 저주파 소음과 전자파가 뿜어져 나오는 송전탑은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다.

▲ 태안 화력발전소 앞에 서 있는 송전탑. ⓒ프레시안(허환주)

2037년까지 총 10호기 중 1~8호기가 폐쇄

태안 화력발전소를 찾은 이유는 한 통의 전화였다. 충청도에서 노동자를 위해 활동하는 노무사였다. 태안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가 2025년 12월 1호기, 2026년 2호기를 시작으로 2037년까지 총 10호기 중 1~8호기가 순차적으로 폐쇄된다고 했다.

문제는 그렇게 폐쇄될 경우,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폐쇄된 1호기는 LNG 발전소로 대체되나, 태안이 아닌 구미에 지어진다. 올해 폐쇄되는 2호기의 대체 발전소도 공주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2028년 폐쇄되는 태안 3호기(여수), 2029년 폐쇄 예정인 태안 4호기(아산), 2032년 폐쇄되는 태안 5호기(용인), 6호기(용인)도 마찬가지다. 2037년에 폐쇄되는 7호기와 8호기만 대체 발전소가 어디에 지어질지 미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다른 지역에 지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석탄발전소가 LNG 발전소로 대체된다 해도 태안에서는 일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결국 우리는 죽거나 다쳐서 사라지거나, 잘려서 사라져요. 그래도 아무런 말도 못해요."

노무사 이야기를 들으며 15년 전 대량 해고 바람이 불던 조선소를 취재할 때, 그곳 하청 노동자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자신들을 찍소리도 못하고 사라지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이는 조선소든 발전소든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는 2018년 김용균, 2025년 김충현, 두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다. 둘 다 하청 노동자들이었다.

▲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프레시안(허환주)

대형마트도, 기차도, 고속도로도 없는 태안

취재를 위해 찾은 태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태안 시내로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흔한 콜택시도 없었다. 발전소 정문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으나, 하루 6번 운행되는 이 버스는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근처 편의점 주인에게 물어보니 1시간 20분 후에나 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터벅터벅 인도도 없는 왕복 2차선 길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발전소에서 시내로 향하던 SUV 차 한 대가 기자 앞에 섰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40대 여성이었다. 버스도 택시도 없는 길 한쪽을 걸어가는 게 안쓰러워 보였나 보다. 태안 시내까지 태워주겠다고 했다.

여성분은 이곳 발전소에서 일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고 했다. 이전에는 서인천에 있는 발전소에서 근무했다. 태안 발전소는 서로 가지 않으려 하는 곳이기에 의무 순환직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이번이 자기 차례였다.

'뭐가 없는 곳.' 태안 화력발전소가 주는 이미지라고 했다. 그래도 없으면 뭐가 얼마나 없겠냐며 이사를 왔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태안에는 대형마트도, 기차도 고속도로도 없다. 충청남도에서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군이다. 그나마 관광지로 안면도가 유명하기에 거기만 사람들이 붐빈다.

1989년 서산군에서 분리될 당시 8만4000여명이던 태안군 인구는 올해 처음으로 6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태안군이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태안 화력발전소 폐지로 2040년까지 발전소 직원·가족 등 4500여명이 태안을 떠난다. 동시에 지역 경제에는 12조7644억8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사실상 죽어가는 도시인 셈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떤 일을 해왔을까.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발전소에서 일하게 됐을까. 폐쇄를 앞두고 세운 계획은 무엇일까. 40대 여성이 태워준 SUV 차량에서 내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이 이어졌다. 태안 화력발전소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허환주 기자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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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 국토부와 12번 현장 회의하고도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보고 안 했다

수정 2026.05.20 07:59

1~4월 넉달간 국토부와 현장점검서도 보고 안해

서울시 ‘철근 누락 인지’ 지난해 11월, 은폐 의혹

서울 강남구 GTX-A 노선 구간인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삼성역 구간 공사에서 국토교통부와 10번 넘게 현장 회의를 했으면서도 현대건설의 철근 누락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면접촉까지 수차례 하면서도 국토부에 철근 누락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이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이 19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25년 11월10일 이후 서울시, 국가철도공단, 국토부 현장 방문 기록’ 문서를 보면, 삼성역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와 공사 위탁자인 국가철도공단은 국토부와 함께 지난 1월29일부터 4월25일까지 삼성역 공사현장에서 열두 차례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기록을 보면, 서울시는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이후 국토부 관계자, 외부 전문가와 함께 지난 1월29일 ‘균열점검’을 했다. 이때에도 국토부에선 실무 책임자인 광역급행철도건설과장 등이, 서울시에서는 영동대로복합개발사업총괄과장 등이 참석했지만 철근 누락 사실은 보고되지 않았다.

특히 3월31일에는 서울시와 국토부의 ‘합동점검’이 진행됐다. 철도국장, 광역급행철도과장 등 국토부 실무 책임자들과 서울시 영동대로복합개발추진단장, 영동대로복합개발사업총괄과장 등 서울시 실무 책임자들을 모두 포함해 10여명이 모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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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참석한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시로부터 철근 누락 사실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측도 “그동안 서울시, 국토부와 현장 점검을 했지만 (서울시는) 중대 결함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월25일에는 ‘열차 투입 전 최종 점검’을 했지만 서울시는 이때도 철근 누락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지난해 10월23일 처음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현대건설은 그해 11월10일 서울시에 철근 누락 사실을 이메일로 보고했고, 서울시는 6개월이 지난 지난달 29일 국토부에 철근누락 사실을 보고했다.

서울시는 현대건설에서 보강 공사계획을 보고받은 뒤 국토부에 알리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건설로부터 보강 대책을 보고받은 다음 국토부에 통보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 것일 뿐, 사고에 대한 대책도 안 세우고 통보하는 건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보 시기의 문제일 뿐 이걸 숨기고 은폐하려던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시점을 두고 서울시 관계자의 발언도 엇갈리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삼성역 공사의 실무를 총괄하는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철근 누락 사실을 처음 인지하게 된 시점을 “제 기억으로는 3월 언저리”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입수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현장방문 계획’ 문건에 따르면, 임 본부장은 지난 1월16월 현장 관계자 격려차 삼성역 공사현장에 방문해 현장점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의원은 “삼성역 공사의 총괄 책임자인 본부장이 철근 누락 같은 중대한 공사 결함을 보고받고도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문제”라며 “오세훈 후보의 입지를 위해 시민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사건을 은폐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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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33년 전 죽은 동생, 한국 '5·18 테이프'에 살아 있다니

[내 이름은 원덕기: 누나 록산, 미네소타 인터뷰①] 죽기 전 그날의 '목소리' 찾던 팀 원버그..."동생에게 광주는 공동체"

26.05.20 06:48최종 업데이트 26.05.20 07:11

5·18민주화운동 46주년 및 위르겐 힌츠페터 1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를 제작하기 위한 펀딩을 진행합니다. 엔딩 크레디트에 펀딩 참여자의 이름을 기재합니다. 대한민국, 그리고 광주를 사랑한 팀 원버그(한국 이름 원덕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펀딩 바로가기 https://omn.kr/2i36q[편집자말]

미국 평화봉사단원 자격으로 광주에 머물다 5·18민주화운동을 목격한 팀 원버그의 누나 록산 원버그 윌슨이 지난 3월 1일 미네소타에서의 인터뷰 도중 고 위르겐 힌츠페터가 촬영한 미공개 테이프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이희훈

33년 전 지병으로 죽은 동생이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다. 노트북 화면 속 동생은 떨리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2분 30초 동안 머나먼 나라의 학살을 증언하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광주" 한복판에서 동생은 못 보던 선글라스를 쓰고 "군인들이 잔혹하게 때려 사람들의 머리가 찢어지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고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위르겐 힌츠페터(2016년 작고)가 촬영·편집한 총 30여 분의 이 영상은 동생의 모습 외에도 그의 말을 증명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사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동생은 죽기 전까지 그날의 광주를 이야기했다.

다만 동생이 목격한 참상을 두 눈으로 본 건 처음이었다. 50년 넘게 간호사로 일했고 인간의 신체에 익숙했지만, 잔혹한 폭력의 잔상은 누나의 뇌리를 뒤흔들었다. 왜 그토록 동생이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고 했는지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다.

고 위르겐 힌츠페터가 5·18민주화운동 중인 1980년 5월 24일 촬영한 인터뷰 영상의 화면을 갈무리한 것. 영상 속 인물은 미국 평화봉사단원 자격으로 광주에 머물던 팀 원버그(Tim Warnberg, 한국 이름 원덕기)다. 5·18기념재단이 보관하고 있던 이 영상은 그 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항쟁 한복판에 있던 인물의 현장 인터뷰는 5·18 관련 기록물 중 이 영상이 유일하다.위르겐 힌츠페터, 5·18기념재단 제공

그의 미소 닮은 누나

미국 평화봉사단 자격으로 1978년부터 광주에 머물다 5·18민주화운동을 한복판에서 경험한 고 팀 원버그(Tim Warnberg, 5·18 당시 25세). <오마이뉴스>는 5·18기념재단이 보관한 힌츠페터의 미공개 테이프에서 46년 전 팀의 인터뷰를 발견했고 그의 누나 록산 원버그 윌슨(Roxanne Warnberg Wilson, 72)을 만나러 지난 겨울 끝자락에 미국 미네소타로 향했다. 5·18 당시 촬영된 누군가의 인터뷰 영상은 그동안 볼 수 없는 기록물이었다.

열흘 간의 항쟁을 목격한 팀은 시민들을 구타하는 계엄군을 말리다 곤봉에 얻어맞기도 하고, 총칼을 찬 군인들 사이로 부상자들을 병원에 이송하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오라는 주한 미대사관의 지시를 거부하고, 유창한 한국어로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도왔으며, "5월 18일에 광주에 있었다"며 힌츠페터가 제안한 인터뷰에도 기꺼이 응한 그였다. 1987년 외국인 최초로 5·18을 폭도의 소행이 아닌 시민의 항쟁으로 정의한 논문을 발표한 팀은 6년 뒤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말 처음 힌츠페터 테이프에서 팀의 인터뷰 영상을 발견했을 때, 취재진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 싶었다. 팀과 함께 5·18을 목격한 다른 평화봉사단원 데이비드 돌린저, 폴 코트라이트에게 그의 누나 록산이 미네소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락처를 받았다.

영상통화로 만난 록산은 팀과 같은 갈색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장난스러운 미소도 비슷했다. 의사를 꿈꾸며 광주에서 의료 봉사를 했던 팀처럼, 록산도 5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5·18민주화운동을 취재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촬영 테이프에 담긴 영상 갈무리.위르겐 힌츠페터, 5·18기념재단 제공

매년 동생의 기일이면 록산은 소셜미디어에 그가 46년 전 광주에서 들것을 든 모습을 올린다고 했다. 팀을 더 알고 싶다는 취재진의 목표는 그때부터 바뀌었다. 스물다섯 청년 팀의 육성을 팀을 꼭 닮은 그의 가족에게 뒤늦게라도 직접 들려주고 싶었다.

지난 2월 28일, 12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미네소타는 영하 15도에 육박했다. 도로 곳곳에는 직전 내린 눈이 얼음으로 단단히 굳어 있었고, 지난 1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를 동원한 국가폭력과 이에 대응한 대규모 저항의 여파도 남아 있었다.

우리는 3월 1일과 4일 두 차례 록산을 인터뷰했다. 두 번째 만남은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 사이 달라진 점은, 록산이 힌츠페터 영상 속 동생의 모습과 광주의 참상을 눈으로 봤다는 것뿐이었다.

첫날 인터뷰 중 영상을 본 록산은 "정말 끔찍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그날 밤 취재진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이 영상을 "선물이자 무거운 과제"라고 했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잔혹한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니, 정말 충격적입니다. 피해자들, 목격자들, 심지어 군인들에게도 참혹한 마음이 듭니다. 영상을 직접 보니, 동생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용감하게 나섰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마치 선물이자 무거운 과제(a gift and a burden to carry)입니다.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우리가 맞서야 할 일들이 있고, 함께 지켜야 할 가치들도 있으니까요."

5·18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 5월 19일, 들것에 실린 환자를 옮기는 미국 평화봉사단원 팀 원버그(체크무늬 셔츠)와 광주 시민들. 전일빌딩에 있던 나경택 당시 <전남매일> 사진기자가 건너편 당시 광주관광호텔(현 무등빌딩)을 지나는 이들을 촬영했다.나경택 제공

따뜻함에서 나온 팀의 용기

록산은 "사람들이 동생의 용감함과 담대함에 주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더 중요한 건 그의 따뜻함"이라고 했다. 광주에서 보여준 팀의 용기가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던 그의 성정"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뜻하다(kind)고 할지,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한다(compassionate)고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팀은 타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뒤에서 묵묵히 챙기던 사람이었어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팀의 친구를 몇 년 후 만났을 때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도 나에게 다정하지 않았을 때, 팀은 우리 집에 놀러 와 나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팀은 내가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걱정했죠. 그때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팀이 정말 좋은 친구가 돼줬어요'."

록산은 팀의 이런 면모를 두고 "부모님의 좋은 점을 고루 물려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는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조용히 알아차리고 챙겼다"며 "어디에 있든 사람들과 자연스레 연결되는 능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우리 지역 치안의 총책임자(한국의 지방경찰서장과 비슷한 개념인데 차이점은 선출직 - 기자 주)였는데 다양한 계층과 친구가 되는 능력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평화봉사단원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다가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팀 원버그의 어린 시절 모습. 뒷줄 가장 키가 큰 두 사람이 팀과 그의 누나 록산 원버그 윌슨이다.록산 원버그 윌슨 제공

이러한 맥락에서 록산은, 팀의 용기가 5·18 전 2년 간 광주에 살며 광주를 "자신의 마을"이자 "공동체"로 여겼기 때문에 발휘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광주는 팀에게 자신의 마을이자 스스로 속해 있다고 느끼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는 '한국은 내가 아끼는 나라고, 광주 시민들은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다. 침묵할 수 없다.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팀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항쟁에 나서기도 했고 다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미국인인 자신이 현장에 몸을 던져서 '멈추라'고 외치고, 외신기자들에게 이 상황을 알린다면 뭔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아끼는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록산을 통해 제공받은 대학원생 팀의 글에도 한국을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사실 나는 한국을 선택한 게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평화봉사단원(1960년대 미국 정부가 만든 청년 봉사단체로 주로 개발도상국에 파견 - 기자 주)으로 한국에 파견됐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 내가 만난 한국인들의 친절함과 너그러움, 그리고 인내심에 매료됐다. 몇 달이 지나자 나는 한국에서 꽤 편안함을 느끼게 됐고, 미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은 나의 집이 됐다(Korea was to be my home)."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팀 원버그가 미국 평화봉사단원 자격으로 광주에 머물던 중 한국인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 오른쪽은 함께 5·18을 목격한 데이비드 돌린저.데이비드 돌린저 제공

동생의 삶 뒤흔든 광주

특히 록산은 "광주가 동생의 삶을 뒤흔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팀은 한국 정부, 그리고 미국 정부까지 5·18에 연루됐다고 생각했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잔혹함과 폭력이 용인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팀에게 충격이었죠. 다른 면에서는 그 경험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얼마나 용감해질 수 있을지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도와 식사를 준비하는 것과 실제로 누군가를 위해 총 앞에 서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니까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죠."

정말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애초 의대 진학을 위해 평화봉사단원이 됐던 팀은 의대에 가지 않았다. 5·18 이후 5년을 더 한국에 머무른 뒤, 1986년 미국 하와이대학 한국학 석·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대학원 첫 학기 수업에서, 그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5·18에 관한 논문을 쓰기로 결심하고, 1년 뒤 이를 발표했다. < The Kwangju Uprising: An Inside View(광주항쟁: 목격자의 견해) >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록산은 그 논문이 실린 하와이대학 한국학 학술지를 지금도 갖고 있었다.

"당시 팀은 저에게 그 논문이 담긴 책을 보여줬어요. 제 기억으로 팀은 자신이 5·18에 관한 글을 쓴 최초의 외국인이라고도 했어요. 팀은 광주에서의 일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실제로 그렇게 했고요."

팀 원버그의 누나 록산 원버그 윌슨이 지난 3월 1일 미네소타서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쓴 5·18민주화운동 관련 논문의 원본을 내보이고 있다.이희훈

록산은 팀이 박사과정 중 집필한 여러 글 또한 내보였다. 팀은 5·18 논문을 쓴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의 정치상황, 특히 직접 겪은 5·18이 학생운동과 한국의 민주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었다. 팀이 1991년 쓴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운동의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 for the student movement)>라는 제목의 글엔 이런 내용이 담겼다.

"광주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군 내부 세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의 시민을 학살하는 일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전두환과 그의 측근들은 이후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지만, (...) 그에 대한 국민적 수용은 기껏해야 냉담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국민은 민주화를 원하고 있었고, 광주의 참상 또한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았다. (...) 특히 1987년, 한국이 이른바 '프라하의 봄'과 같은 시기를 맞으며, (...) 정부가 자국민에게 무력을 행사할 리 없다고 믿고 싶어 했던 사람들조차 참혹한 학살을 담은 수많은 비디오 테이프·사진·TV 프로그램·생생한 증언을 접했고 결국 현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록산은 팀이 죽음을 앞두고도, "광주가 잊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팀은 테리 앤더슨(Terry Anderson, 5·18 중 팀을 인터뷰한 AP통신 소속 미국 기자)에게 연락해 당시 자신이 한 인터뷰의 녹음 테이프가 있는지 물었다"며 "또한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광주항쟁' 논문의 존재를 알렸다. 필요할 때 우리가 그 논문을 찾을 수 있도록 굉장히 신경 썼다"라고 설명했다.

록산은 팀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병이 점점 자신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테리 앤더슨 기자에게 편지를 보낸 것을 회상하며 "팀은 자신만이 간직했던 광주의 기억을 기록하고 싶어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것이 광주를 계속 드러내고 널리 기억되게끔 하려는 팀의 노력이었다"며 "테리가 그 테이프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팀은 결국 광주를 증언하던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는 듣지 못하고 떠났다"라고 설명했다.

아래 팀이 테리 앤더슨 기자에게 쓴 편지를 요약했다.

팀 원버그가 숨지기 1년 전인 1992년 3월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신을 취재한 테리 앤더슨(당시 AP통신 기자)에게 쓴 편지. "제 삶에서 저를 깊이 변화시킨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저는 그 혼란스러웠던 광주의 날들을 떠올리게 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록산 원버그 윌슨 제공

친애하는 테리에게

제 이름은 팀 원버그입니다. 12년 전, 제가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 광주에 있고, 당신이 그 도시의 학살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을 때, 우리는 그곳에서 만났습니다. 당신은 저를 인터뷰했으며, 녹음도 했습니다.

상태가 다소 호전되기는 했지만, 병은 서서히 저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제 삶에서 저를 깊이 뒤흔든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저는 혼란스럽고 참혹했던 광주의 날들(chaotic days in Kwangju)을 떠올리게 됩니다. 학살의 참상에 충격을 받았고 인간이 서로에게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 경악했습니다.

지금 가족과 함께 보내고 계신 소중한 시간을 더 방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 상황이 저를 조금은 대담하게 만듭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저를 인터뷰하며 녹음하셨던 테이프가 아직 남아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사본을 받아 당시 제가 직접 겪은 학살에 대한 제 증언(my first-hand account of the massacre)을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진심을 담아, 팀 원버그 드림

1992년 3월 20일

이 편지를 설명하며 록산은 취재진을 통해 본 팀의 인터뷰 영상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팀이 인터뷰 영상의 존재를 알았다면 그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이라며 "그가 테리에게 편지를 보낸 이유도 바로 그 당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자 한 것" 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렵지만, 이 영상을 봤다면 기쁨(joy)도 느꼈을 것 같아요. 끔찍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팀은 자신의 말이 여전히 남아 있고, 자신이 본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 모습에 안도했을 거예요."

<내 이름은 원덕기> 제작을 위한 펀딩

당신의 이름을 보태주세요. 오마이뉴스는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를 제작하기 위한 펀딩을 진행합니다. 엔딩 크레디트에 펀딩 참여자의 이름을 기재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 그리고 광주를 사랑한 팀 원버그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바로가기 https://omn.kr/2i36q

기획 소중한 취재 소중한·전선정·김화빈·이진민·유지영

촬영 강상우·이희훈 편집 콘텐츠팜 호미

CG 김수연 타이틀 김소설 음향 DMC 사운드 비전 내래이션 이승준

펀딩 기획 장유정·이기종·봉주영

영상 제공 5·18기념재단·루먼 형제(Ben&Sam Luhmann)

영상 번역 자문 로버트 그라찬

사진·자료 제공 고진석·나경택·서나래·유경남·변재원·안영주·록산 원버그 윌슨·데이비드 돌린저·폴 코트라이트·캐롤린 투르비필·케빈 페어뱅크스·로버트 그라찬·5·18기념재단·5·18민주화운동기록관·외교사료관·박지원 의원실

촬영 협조 5·18기념재단·5·18민주화운동기록관·전남대병원·전일빌딩245·국가보훈부·별밭·필로스팅하우스

제작 지원 광주광역시·광주광역시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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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에너지·공급망엔 '의기투합'…북·중 대응엔 '온도차'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5/20 08:28
  • 수정일
    2026/05/20 08: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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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국방

  • 입력 2026.05.20 07:25

  • 수정 2026.05.20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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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에서 마주 앉았다. 올해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 나라현에서 만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양국의 셔틀 정상외교가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두 정상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을 합해 총 105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직후 양국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했고, 만찬 행사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를 보고 있다. 2026.5.19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다카이치 셔틀 외교 4개월 만 재개

한일 두 정상의 고향 나라현과 안동 오가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먼저 소인수 회담에선 중동 정세와 공급망·에너지 안보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확대회담에선 한반도 정세와 함께 한일 간 실질 협력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소인수 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한일 양국의 대응과 협력 진전 방안도 논의했다.

또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유사한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최근의 국제정세를 봤을 때 핵심 광물을 포함한 일한 간 공급망 협력은 중요하다"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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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착수 '환영'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원유와 LNG 등 핵심 에너지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양국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유와 석유 제품의 스와프 및 상호공급과 관련된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 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공유와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다카이치는 "원유·석유 제품과 LNG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에너지 안보 강화 협력을 시작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또한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맞아 지난 14일 미·중 정상회담 평가와 미국과의 소통 내용을 포함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일,・한미일 협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또한 경제협력의 새 동력을 창출하고, AI 등 미래 분야에서 신뢰 기반의 협력을 강화해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우주·바이오·지방 활성화·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 DNA 감정과 관련해 양국 외교당국 간 실무협의가 마무리되고 감정 절차에 착수하게 된 것을 환영했다. 앞으로 우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일본 경찰이 DNA 감정을 실시하고, 양국이 협력해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양국의 유관 당국은 관련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다카이치 '중국 저지' vs 이재명 '중국 동행'

"한·미·일 협력도, 한·중·일 협력도 중요해"

그러나, 중국과 북한을 놓고는 두 정상의 발언에 '온도 차'가 드러났다.

다카이치는 공동언론 발표 곳곳에서 중국을 겨냥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란 표현을 썼다. 특히 "현재 국제 상황을 감안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일미동맹, 한미동맹 그리고 그 전략적 연대를 통한 억지력, 대처 능력의 유지·강화를 포함해 일한 양국이 능동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며, 대통령님과 저는 이러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달랐다. '인도·태평양'이란 표현을 전혀 쓰지 않고 중국과의 협력 중요성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고 한 뒤 "아울러 저는 동북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강 수석대변인은 특히 한·중·일 협력 활성화를 위해 민간 중심의 3국 간 협력을 우선 추진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전군 사·여단 지휘관 회합을 소집하고 연합부대장들과 함께 당중앙 뜨락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2026.5.18 연합뉴스

다카이치 "북한 핵·문제 대응 한·미·일 공조"

이재명 "싸울 필요 없는 평화의 한반도 구축"

북한 관련 기조도 사뭇 달랐다. 다카이치는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논의했으며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서 대응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한·미·일 북핵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종합해보면, 이번 안동 정상회담은 에너지와 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과 경제분야 협력, 한미일 전략적 협력 강화 등에는 의기투합했지만, 한·미·일의 군사동맹화를 통해 중국을 저지하려는 다카이치와, 한·미·일 결속을 강화하되 동시에 한·중·일 틀도 활성화해 중국과도 함께 하려는 이 대통령 간의 전략적 시각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 자리였다.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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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기 “국힘당 장동혁 광주 방문 규탄” 거리 연설

 

구본기 “국힘당 장동혁 광주 방문 규탄” 거리 연설

 

김신영 통신원 | 기사입력 2026/05/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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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기 광주 광산구을 국회의원 후보(무소속)가 5.18광주민중항쟁 46주년인 18일 장동혁 국힘당 대표의 5.18기념식 참석을 강력히 비판하며, 5.18민주광장 인근에서 ‘국힘당 해산 촉구’ 1인 시위와 육성 연설을 진행했다.

 

▲ 구본기 후보가 5.18민주광장 인근에서 육성 연설을 하고 있다  © 김신영 통신원

 

 

구 후보는 “국힘당이 시대적·국민적 요구인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무산시킨 것은 광주 학살을 옹호하고 내란을 지지한다는 선언”이라며 “전두환 독재정권의 후예이자 내란의 장본인인 내란 정당 국힘당은 해산이 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내란범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며 선거에 출마하는 이 사태 자체가 비상 사건이자 내란”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힘당을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괴멸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장동혁 대표는 광주 시민들과 유가족들로부터 “자격 없는 사람이 여길 왜 오느냐”라는 거센 항의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구본기 후보의 발언 전문이다.

 

「윤 어게인 내란 정당 국힘당 장동혁의 광주 방문을 규탄한다」

 

학살자 전두환의 후예, 내란 수괴 윤석열의 당, 국힘당 대표 장동혁의 광주 방문을 규탄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온갖 참배 쇼로 국민을 기만하고 광주를 모욕해왔던 국힘당의 대표 장동혁이 5.18기념식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광주 학살범의 후예 윤석열을 배출하고, 윤석열의 내란을 옹호한 자들이 어떻게 광주에 온다는 것입니까?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히고도 정작 개헌안을 무산시킨 자들이 어떻게 광주 땅을 밟는다는 것입니까?

 

1. 내란 정당 국힘당은 해산이 답이다.

 

내란 수괴 윤석열의 불법 계엄, 내란을 완성하기 위해 계엄 해제를 방해하고 탄핵을 반대했던 국힘당, 윤석열 체포를 막기 위해 인간 방패를 자처한 국힘당, 끊임없이 윤석열의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 재판을 방해한 국힘당, 정부와 국회의 내란청산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국힘당. 국힘당은 전두환 독재정권의 후예들이자 내란의 장본인, 내란 정당일 뿐입니다. 내란 정당은 국민이 아니라 독재를 대변하고 영원한 독재를 추구하는 범죄집단일 뿐입니다. 내란 정당 국힘당은 강제 해산시켜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을 학살하려 했던 국힘당을 해산시켜야 합니다. 이자들이 국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파괴입니다. 국힘당을 해산시키고 민주주의를 지킵시다. 

 

2.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무산시킨 국힘당은 해산하라.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적 요구입니다. 광주항쟁 정신을 전국가적, 전국민적으로 계승하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국힘당은 이것을 무산시켰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광주 학살의 후예들이기 때문입니다. 전두환을 찬양하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전두환의 후예 윤석열의 내란을 옹호하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이자들은 여차하면 또 내란을 일으켜 대국민 학살을 시도할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해왔고 무슨 짓이든 할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국힘당이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거부한 것은 광주 학살을 옹호하고 내란을 지지한다는 선언에 다름 아닙니다. 광주 학살 전두환을 찬양하고 광주 학살을 범죄로 기록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선언에 다름 아닙니다.  

 

3. 장동혁의 광주 방문은 광주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다

 

윤 어게인 집단, 국힘당 장동혁의 광주 방문은 광주 시민들에 대한 모욕입니다. 

내란 집단, 범죄 집단, 패륜 집단, 반민주·반헌법 집단에게 광주정신이 공격받는 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광주 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국힘당은 정당의 탈을 쓴 내란 집단일 뿐입니다. 이자들을 완전히 해산시켜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내란을 영원히 방지하는 길은 국힘당을 해산시키는 것입니다. 내란에 철저한 법적, 역사적,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다시는 정계에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합니다. 

내란범들 주제에 다시 고개를 쳐들고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고 선거에 출마하는 이 사태가 비상 사건이자 내란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힘당을 완전히, 철저히 괴멸시켜야 합니다. 총칼로 국민을 학살한 전두환에 맞서 목숨을 걸고 항쟁했던 광주 5월영령들의 정신과 염원을 받들어 국힘당을 우리 손으로, 우리 시대에 완전히 해산시킵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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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긴급조정권 왜 언급?…경제 타격·지선 변수 고려한 듯

서영지,박다해기자

  • 수정 2026-05-19 00:49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헌법상의 기본권 제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업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증시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 파업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소년공 출신임을 강조하며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이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파업 자제를 당부하는 글을 엑스(X)에 쓴 것은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23%,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6%를 차지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청와대에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했다. 총파업이 18일간 진행되고,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파업 뒤 복구될 때까지 3주가량이 소요된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다.

이런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 460만명과 협력업체 1700여개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은 물론, 정부가 공들여온 주식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6·3 지방선거가 10여일 남은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정부·여당에 악재다.

청와대는 특히 기업 영업이익은 세금과 각종 공적 부담이 반영되기 전 단계의 수익이라 노조의 배분 요구가 국민 전체의 몫보다 특정 집단의 이해를 우선한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다. 이런 요구가 관철될 경우 결과적으로 기업 부담을 높여 기업 투자와 외국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영업이익 배분은 시장 원칙에 따라 투자 위험을 감수한 주주들의 권리도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이 대통령이 “노동자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주주는 위험 부담에 따른 이윤의 몫을 가진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노사 합의를 촉구하는 데 있다고 했다.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노사 모두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현행 긴급조정권이 제한 요건을 넓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늘 신중하게 발동해왔다”며 “긴급조정권을 발동한다면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 정책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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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 위반과 폐기물업의 기묘한 결합... 기가 막히는 현실

폐기물 소각 목적으로 농지 취득한 사례 적지 않아... 환경청이 사업 허가 단계서 부적절 사례 걸러내야

26.05.18 19:30최종 업데이트 26.05.18 19:30

▲정부,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 추진…수도권 투기 위험군 중점정부가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2일 수도권 내 한 농지 너머로 아파트 단지 등 재개발 구역이 들어서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이 문제로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다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농지 전수조사의 핵심이 '농사지을 의사 없이' 농지를 취득한 사례들부터 적발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농민이 고령이 되면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농지, 농민이 돌아가시면서 자녀들이 상속받은 농지, 임대차를 하고 있는데도 임대차 계약서를 쓰지 않고 있는 관행 등을 해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농사와는 무관한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것이 농지법을 가장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이다.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서 투기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다든지 하는 행태는 여러 번 문제되어 왔다. 그런 사례들을 적발해야 한다.

의료폐기물 소각업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실정

또한 산업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의료폐기물을 소각할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그런 경우는 명백하게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다. 정부가 이런 사례를 찾아내서 처분명령을 내리고 고발조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기회에 산업·의료 폐기물 처리업을 하려고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하는 사례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필요하다.

아래에서 언급하는 상황은 모두 실제 사례들이다.

예를 들면 의료폐기물 소각업을 하려는 A업체의 대표가 농지를 취득한 사례가 있다. 해당 업체 대표는 농지를 취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환경청에 '의료폐기물소각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니, 그 의도가 명백하다. 농사를 지을 목적이 아니라 의료폐기물 소각업을 할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농지를 취득할 때에는 '농업경영'을 하겠다고 허위로 서류를 꾸며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은 것이다. 농지법 제6조 제1항에서는 명백하게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의료폐기물소각업을 하려는 업체 대표가 농지 7필지를 취득한 사례하승수

농지법 위반, 사실상 방관하는 환경청

기가 막힌 것은 환경청이 이런 사례에 대해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목이 농지로 되어 있는 땅이 포함되어 있으면, 취득 경위에 대해 확인을 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환경청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농지 문제는 환경청 소관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농지법은 농림축산식품부 관할), 환경청은 대한민국에 소속된 기관이 아닌가?

농지법 위반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음에도,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환경청이 해당 사례들에 대해 적합 통보를 내주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는 농지법을 위반해서 농지를 취득한 이후에 '농업경영'과 무관한 영리 목적 사업을 하려는 업체들의 위법을 환경부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이로 인해 업체들과 지방자치단체 간에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많다. 의료폐기물은 유해성이 강한 지정폐기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인·허가권이 지방환경청에 있지만, 도시계획과 관련된 권한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영리업체들이 운영하는 산업·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좋을 리 없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거부하면, 업체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현재 그런 곳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환경청 단계에서 농지법을 위반한 사례가 걸러진다면, 이런 소송전이 벌어질 이유도 없다. 게다가 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 과정에서 '환경청으로부터 적합 통보를 받았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으니, 환경청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농지법을 위반한 폐기물업체들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는 또 다른 지역의 B업체도 업체 관련자들이 매립장 부지 내의 농지를 대거 취득한 사례가 있다. 이것 역시 농사지을 목적이 아니라 폐기물 매립업을 하려고 농지를 취득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곳이 한둘이 아니다.

만약 농지가 폐기물처리업 부지로 바뀌면 그 자체로 엄청난 지가 상승이 일어난다. 인·허가만 받으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제대로 할 마음이 있다면, 이런 사례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 한다. 정부가 조금만 의지를 가지면 전수조사가 어렵지 않다.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해서 영리 목적의 산업·의료 폐기물 처리업을 하겠다는 것은 농지법도 어지럽히는 것이고, 국토계획법도 어지럽히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농협개혁추진단 위원입니다.

#의료폐기물 #산업폐기물 #농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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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가구 대단지 전세 1개···전세는 없고 월세는 튀고 ‘위·아래’ 할 것 없이 오를 일만 남았나

수도권 전세 품귀현상

월세가격지수 109로 최고치 경신

전월세 상승→매매가도 올려

전세대출 규제·광범위한 토허제

“정부관리 소홀, 단기간 경직” 지적

30대 A씨는 2022년 말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단지에 전세로 신혼집을 구했다. 한차례 갱신한 전세 계약은 오는 12월 만료를 앞둔 가운데 최근 들어 마음이 조급해졌다. 약 700세대 단지에 전세 매물이 단 하나도 없었다. 첫 계약 당시 3억5000만원 안팎이었던 전세가는 6억원대로 치솟았다.

이참에 차라리 사는 게 낫겠다며 점찍어뒀던 강서구 아파트를 뒤져봤다. 지난해만 해도 8억원대였던 아파트는 13억원대 신고가를 기록했다. A씨는 18일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이라도 서울이 아닌 경기에서 집을 찾아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겠다”고 말했다.

최근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단 1개일 정도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세가가 뛰는 사이 월세가는 날아올랐다. 서울에서 경기로 확대된 전월세난에 수요자들이 갈 곳을 잃고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부메랑처럼 다시 매매가가 상승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시장 부담을 고려한 정책 속도 조절과 아파트 수요를 대신 소화할 비아파트 등의 조기 공급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전세 매물 감소는 여러 공식적인 통계로도 확인이 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전세수급지수는 5월11일 기준 113.7로, 2021년 3월8일 116.8 이후 약 5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가 100보다 크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날 네이버 부동산을 기준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살펴본 결과, 강북·노원·중랑·금천·강서구 등에서 전세 매물은 단지당 1~4개꼴이었다. 가령 강북구는 9개 단지의 총 매물이 19개뿐이었고, 소위 ‘대장주’인 3830가구 단지 SK북한산시티의 매물은 2개에 그쳤다. 경기 의정부·구리·하남·광명·부천시 등 인접 도시에서도 단지당 1~2개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는 단지당 60~70개로 사정이 훨씬 나았다. 다만 개포주공 6·7단지 등 재건축단지의 주변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전세가는 튀어오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공인중개사 B씨는 근처 약 1000가구 대단지를 두고 “원래는 전세 물건이 한 10개 정도 나와야 정상인데 하나도 없다”며 “2~3년 전 8억원에도 거래가 안 됐는데 최근 전세 계약 건이 11억9000만원”이라고 말했다.

전세는 점점 월세로 대체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에서 월세 비중은 올해 처음 과반(50.8%)을 넘어섰다.

문제는 월세가 오르는 속도다. 국토연구원이 부동산원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전월세가격지수를 산출한 결과, 월세가격지수는 2022~2023년 103.1로 정점을 찍고 하락했다가 도로 상승해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며 최근 109.0에 이르렀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이지만 2022~2023년 당시 정점을 넘어서진 못했다. 전세가격이 뛰는 사이 월세가는 날아오른 셈이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전세가 부족하고, 전월세 가격 상승은 다시 매매가 상승 고리를 형성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전셋값이 오른 이후 3~9개월까지 매매가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엔 전세에서 아예 매매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 남편과 함께 사는 30대 C씨는 “전세 재계약 하려면 5000만원 정도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집값이 아무래도 내릴 것 같지는 않아 지금이라도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상승세는 수도권과 서울 외곽에서 중심부로 점차 파고드는 형국이다. 지난 1월 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로 일시적으로 가라앉았던 시장은 3월부터 경기 구리·하남, 서울 노원·성북·강서 등에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줄줄이 하락했던 서울 성동·강동·용산·송파·서초·강남구도 하나둘씩 상승으로 돌아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말대로 ‘아랫목(강남권)’부터 식었지만, ‘윗목’의 열기가 다시 ‘아랫목’으로 유입되며 도로 달궈지는 중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무주택자들이 매수하면서 가격을 높이고, 무주택자에게 집을 판 1주택자들이 더 비싼 주택으로 옮겨가다 보면 한강벨트 등의 수요도 자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 가격 상승폭이 매매 가격을 뛰어넘으며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8일 전세 매물이 적어진 서울 종로구 무악현대아파트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6.05.18 한수빈 기자

전세 감소를 부른 ‘전세의 월세화’는 10여년 전 진행된 오래된 흐름이지만, 정부가 그 속도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주택 소유자 전세대출 금지,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등 전세 유동성 억제책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다주택자 매물 출회 압박 등이 이어지면서 전세시장을 단기간에 경직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 매물 회전율이 떨어지고 대출은 어려운데 신축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보니 월세화를 가속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공급 문제를 풀 단기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4만7000가구에서 올해 2만7000가구, 내년 1만7000가구로 줄어든다.

아파트 수요를 받아줄 비아파트는 거의 ‘절벽’ 수준이다.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1700실로, 2021년 2만1100실에서 90% 이상 뚝 떨어졌다. 원자재 상승 등으로 착공·인허가 실적이 저조해 중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장은 “금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답을 찾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큰 어려움에 부딪칠 수 있다”며 “다세대·다가구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공급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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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무투표 당선 513명 중 188명, 전과·체납자



무투표 당선 513명·307곳... 전과·체납 신고 188명, 광역의원은 절반 넘어

무투표 의원 513명 중 188명, 전과 또는 체납 신고

 

가장 많은 죄목은 도로교통법 88명, 사기·횡령·배임·뇌물도 10명

 

광역의원은 절반 넘게 전과·체납자, 4년 세금 1000억원이 본투표 없이 흘러가

2026-05-18 23:48:29

 

 

【250518】[박대용의 2시에 데이터] 무투표 당선 512명 중 사기 횡령 배임 뇌물 전과는 누구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본투표 없이 당선이 결정된 후보가 513명이다. 그 가운데 188명이 전과 또는 최근 5년 체납 이력을 선관위에 신고한 채 의원이 된다. 전과 정보가 시민에게 처음 공개되는 그 시점에 당선도 함께 확정됐다. 검증 시간이 사실상 0초로 압축됐다.

 

선관위 후보자 공개정보와 선거구별 의원정수 자료를 17일 기준으로 대조해 산출한 수치다. 무투표 당선은 의원정수와 등록 후보 수가 같거나 등록 후보가 더 적은 경우 발생한다.

 

무투표 의원 513명, 8년 사이 6배 늘었다

 

직책별로 보면 지역구 기초의원이 305명으로 가장 많다. 광역의원 108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97명, 기초단체장 3명이 뒤를 잇는다. 광역단체장은 무투표 당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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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7·8회 지방선거 당선자 데이터 / 제9회는 2026.5.17 후보등록 결과 데이터

 

추이로는 2018년 89명, 2022년 490명, 2026년 513명이다. 8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었다.

 

무투표가 발생할 수 있는 선거 유형 후보는 7669명이다. 그 가운데 513명이 본투표 없이 의원이 된다. 약 6.7%, 15명 중 1명꼴이다.

 

전과 신고 138명, 도로교통법이 88명으로 최다

 

선관위에 전과를 1건 이상 신고한 무투표 당선 후보는 138명이다. 죄목별 후보 수로 보면 도로교통법이 88명으로 가장 많다. 사기·횡령·배임·뇌물을 합친 10명의 8.8배다. 음주운전·무면허·교통사고가 포함된다.

 

다음은 폭행·상해 19명, 공직선거법 12명, 사기·횡령·배임·뇌물 10명, 국가보안법·집회시위 시국 관련 4명, 근로기준법 3명 순이다.

 

공직선거법 신고 12명이 두드러진다. 선거 관련 범죄로 벌금형 등을 받은 사람이 본투표 없이 다시 의원이 되는 구조다. 정치자금법으로 신고한 후보는 없었다.

 

사기·횡령·배임·뇌물 전과 10명, 5명은 단독 출마

 

후보 두 명이 두 분류에 동시에 들어가 있다. 도희재 국민의힘 경상북도 성주군 도의원 단독 후보는 사기·뇌물 두 분류에 모두 들어간다. 2002년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사기로 벌금 200만원, 2011년 뇌물공여로 벌금 300만원, 2016년 사기로 벌금 150만원을 신고했다.

 

서재원 국민의힘 경상북도 포항시 제6 도의원 단독 후보는 횡령·배임 두 분류에 들어간다. 2022년 같은 지역 도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4년 뒤 단독 등록으로 의원이 된다.

 

10명 가운데 5명이 단독 출마다. 도희재·서재원에 더해 이우청 국민의힘 경북 김천 제2 도의원, 임승식 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 제1 도의원, 이정운 더불어민주당 전남 무안 제2 도의원이 단독 등록했다.

 

임승식 후보는 2022년 같은 선거구에서 이미 무투표로 당선됐다. 2026년에도 같은 선거구에 단독으로 등록했다. 이대로라면 같은 사람이 8년 동안 본투표 한 번 없이 도의원직을 이어가게 된다. 임 후보는 2004년 사기로 벌금 150만원, 최근 5년 체납 약 895만원도 함께 신고했다. 사기·횡령·배임·뇌물 분류와 체납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묶인 유일한 후보다.

 

체납 정점 3억2573만원, 등록 시점에도 그대로

 

최근 5년 체납 이력이 있는 무투표 당선 후보는 74명이다. 무투표 당선 513명의 14.4%다. 현재 체납이 있는 후보 3명과 비교하면 약 25배 차이가 난다.

 

체납 정점은 조용수 더불어민주당 전북 남원시의회 가선거구 후보다. 최근 5년 체납액이 3억2573만원이다. 그런데 현재 체납액도 3억2573만원이다. 두 칸이 천원 단위까지 일치한다. 등록 시점에도 같은 금액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광역의원 절반 넘게 전과·체납 신고

 

직책별 격차가 크다. 광역의원 108명 중 56명(51.9%)이 전과 또는 체납을 신고했다. 절반을 넘는다. 지역구 기초의원은 35.4%,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24.7%다. 기초단체장 3명은 전과·체납 신고가 없었다.

직책별 무투표 당선 후보 중 전과·체납 신고 비율

바깥 막대: 전체 후보 수 · 색칠 막대: 전과 또는 최근 5년 체납 신고자 수

광역의원 (108명 중 56명)

0%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정보(2026년 5월 17일) · 막대 길이는 지역구 기초의원 305명을 기준(100%)으로 정규화

 

광역의원 자리는 시·도의회를 구성하는 자리다. 의정비 평균이 다른 직책보다 높고, 영향력도 크다. 그런 자리에 본투표 없이 들어가는 후보 절반 이상이 전과 또는 체납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97명은 정당 명부로만 결정되는 자리다. 시민이 인물을 직접 평가할 절차가 가장 약하다. 그 명부 안에 전과·체납 신고 후보 24명이 들어 있다.

 

무투표 당선... 민주당 314명 vs 국민의힘 198명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무투표 당선 후보를 가장 많이 냈다. 314명이다. 국민의힘이 198명, 진보당이 1명이다.

 

정당 전체 공천 후보 중 무투표 당선 비율, 즉 무투표 의존도는 민주당이 9.8%, 국민의힘이 7.2%다. 민주당이 공천한 후보 100명 중 약 10명이 본투표 없이 의원이 된다.

 

반대로 무투표 당선 후보 안에서 전과 또는 체납 신고 비율은 국민의힘이 더 높다. 국민의힘은 198명 중 81명(40.9%)이 전과·체납을 신고했다. 민주당은 314명 중 106명(33.8%)이다. 국민의힘이 7.1%포인트 높다. 양 정당이 서로 다른 측면에서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도 갈렸다. 국민의힘의 전과·체납 81명 중 31명이 경상북도다. 단일 시도 최다다. 민주당의 전과·체납 106명 중 호남에는 45명이 몰렸다. 전남 23명, 전북 17명, 광주 5명이다. 영남과 호남이라는 지역 구도가 정당별 양상으로 갈렸다.

 

수도권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경기·인천에 양당 합쳐 71명이 있다. 민주당 43명, 국민의힘 28명이다. 무투표 당선이 농어촌·소도시 현상으로만 보기 어려운 규모다.

전과·체납 신고 188명, 시도·정당별 분포

단위: 명 / 무투표 당선 후보 중 전과 또는 최근 5년 체납 신고자 합계 기준 내림차순

시도

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합계

경상북도

-

31

-

31

경기도

19

12

-

31

서울특별시

17

11

-

28

전라남도

23

-

-

23

전북특별자치도

17

-

-

17

부산광역시

6

8

-

14

인천광역시

7

5

-

12

광주광역시

5

-

1

6

경상남도

2

4

-

6

대전광역시

2

3

-

5

제주특별자치도

4

-

-

4

충청북도

2

2

-

4

충청남도

1

2

-

3

강원특별자치도

1

1

-

2

대구광역시

-

2

-

2

합계

106

81

1

188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정보(2026년 5월 17일) / 무투표 당선 후보 513명 중 전과 또는 최근 5년 체납 신고자 188명 / 강조 표시(주황): 단일 정당-시도 조합 20명 이상

 

전과 공개와 당선 확정이 같은 날, 검증 시간 0초

 

정상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 마감 시점에 전과·체납·재산 같은 공개정보가 시민에게 처음 공개된다. 시민은 약 3주 동안 그 정보를 검토한다. 그리고 투표일에 표를 던진다. 보고, 따져, 거를 사람을 거를 수 있는 절차다.

 

무투표 당선 구조에서는 이 순서가 무너진다. 5월 16일 후보 등록 마감 시점에 공개정보가 발표됨과 동시에, 후보 수가 의원정수 이하인 선거구는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다. 시민이 후보의 전과·체납을 처음 알게 된 그 순간, 그 후보가 이미 의원이 됐다는 사실도 같이 알게 된다.

 

본투표가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 시민이 직접 후보를 판단할 기회가 작동을 멈춘다.

 

세금 1000억원이 본투표 없이 흘러간다

 

행정안전부 공시 평균으로 단순 추산하면 광역의원 108명의 4년 임기 의정비는 약 281억원이다. 기초의원 402명은 약 724억원, 기초단체장 3명은 약 12억원이다. 합치면 약 1000억원에 이른다.

 

지역별 편차는 크다. 서울·경기 광역의원은 연 7400만원 수준이고, 군 단위 기초의원은 연 3500만원 수준이라 폭이 넓다. 그래도 어떤 기준으로 잡아도 무투표 당선 513명의 4년 임기 보수 총액이 천억 단위라는 점은 같다.

 

시민이 본투표 한 번 한 적 없이, 약 1000억원의 세금이 이 513명에게 4년 동안 흘러간다. 그 안에 188명, 전과 또는 체납을 신고한 후보가 함께 들어 있다.

 

무투표 당선을 막거나 완화하기 위한 입법은 4년째 멈춰 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직후 찬반투표 도입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26년 9회를 앞두고 같은 취지의 법안이 재발의됐다.

 

후보의 전과·체납이 처음 시민에게 공개되는 그 순간에, 그 후보의 당선과 4년 임기 세금 흐름이 함께 확정됐다. 검증의 마지막 관문이 유권자 앞이 아니라 정당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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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용 biguse@newtamsa.org

뉴탐사 기자

前 더탐사 보도본부장

現 재단법인 시민방송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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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뉴스타파 기자

前 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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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이 먼저 쏘지 않았다"는 아이들 말에, 학교에 518m 길을 냈다

학생자치회 아이들과 함께 교정에 '오월길'을 냈다. 당일 등교하는 전교생이 518m를 함께 걸은 뒤 교실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 서부원

"무장한 시민들의 집단 저항으로 복수의 군인들이 사망한 뒤 계엄군의 시위대 진압이 폭력적으로 돌변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이쯤 되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은 끝이 없다고 해야 할 성싶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 같은 게 돼버렸다. 이른바 '북한군 개입설'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젠 계엄군을 향한 무장한 시민들의 저항을 '선제공격'인 양 진실을 비틀고 있다. SNS에 떠도는 믿거나 말거나 식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인식 공략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짚고 넘어가자. 5·18 당시 사망한 계엄군은 대부분 진압 부대 간 오인 사격으로 인한 희생이었다. 군용 차량 조작 미숙으로 숨진 군인도 있고, 시민군과의 직접적 교전 중에 사망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분명한 건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과 집단 발포 이후 시민들이 자위를 위해 무장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역사 인식 파고드는 '가짜뉴스'

'형해화(形骸化).'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는 뜻으로, 5·18 계기 교육을 준비할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단어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교육하고 있지만 늘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다. 애면글면하며 목이 터질 듯 가르쳐 봐야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에 전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 교육적 효과로 치면, 요즘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은 SNS의 적수가 못 된다.

과거엔 5월 18일 당일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종이학을 접어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참배했고, 몇 해 전부턴 아침 등굣길 주먹밥 나눔 행사를 해오고 있다. 해마다 학교 현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다채로운 추모 행사를 연다. 5·18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오월길은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민주광장을 거치도록 동선을 꾸몄다. 이곳에서 20일에 5.18 작은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 서부원

우리 학교가 5·18을 유독 각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5·18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는 윤상원 열사의 모교라서다. 또한 계엄군 간의 오인 사격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뒤 대검에 무참히 찔려 사망한 김평용(당시 고2) 희생자의 모교이기도 하다.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의 유해가 암매장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었다.

'5.18을 위해서 태어난 사람' 윤상원 열사의 흉상이 교정에 서 있다. 오월길의 '중심'이자 '반환점'에 해당하는 위치다. 당일 흉상 앞에는 하얀 국화꽃이 놓이게 될 것이다. ⓒ 서부원

10여 년 전 교정 뒤뜰에 윤상원 열사의 흉상을 세웠고, 학교 도서관 내엔 김평용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동판을 설치했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즐겨 찾는 홈베이스에도 그들을 추모하는 기억의 벽을 조성해 두고 선배들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학교는 그 자체로 역사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그러나 이토록 오랜 노력에도 아이들의 5·18에 대한 기억은 시나브로 흐릿해져만 간다. 그 틈을 비집고 SNS를 통한 온갖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현실이다. 아예 5·18에 대해 무지하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치면 될 일이지만, 그들의 관심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게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교묘하게 왜곡하고 폄훼한 역사를 진실로 믿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손 놓고 있다가는 윤상원 열사와 김평용 희생자조차 대한민국 군인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가해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있다. 아무리 극악한 계엄군이라 해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했을 리 없지 않냐는 '전두환의 발언'을 그대로 내뱉는 아이가 있다. 계엄군의 총칼에 학살당한 시민들은 '무고하지 않았다'는, 곧 '계엄군의 폭력 진압을 자극했다'는 뜻이다.

46주년 맞아 시작한 오월길 프로젝트

46주년을 맞는 올해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행사를 기획했다. 이름하여 '오월길 조성 프로젝트'다. 광주 시내 곳곳에 조성된 오월길이라는 이름을 빌려와 학교의 교정에 5·18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 새길을 낸다는 취지다. 5월 18일 아침 등굣길에 전교생이 그 길을 따라 걸은 뒤 교실로 들어가도록 하는 행사다.

도서관 입구 벽에 설치한 김평용 희생자 추모 동판. 도서관을 오가며 아이들이 늘 접할 수 있도록 했다. ⓒ 서부원

교문을 기점으로 윤상원 열사의 흉상과 김평용 희생자의 추모 동판이 설치된 도서관, 야외 학습장으로 쓰이는 민주 광장을 둘러보도록 오월길 동선을 꾸몄다.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총 길이도 518m로 한정했다. 교정이 워낙 넓은 까닭에 지름길을 찾아야 하는 나름의 고충도 있었다. 여느 학교에선 상상하지 못할 '행복한 고민'이다.

오월길을 곳곳엔 5·18의 전개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알 수 있도록 카드 뉴스 형태의 학습 자료를 게시할 예정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선 간단한 역사 퀴즈를 풀게 한 뒤 기념품을 제공할 것이다. 각자 손에 쥔 스마트폰을 활용해 QR코드를 찍게 하는 방식이다. 길의 안내는 학생자치회 임원들의 몫이다.

길을 따라 군데군데 표식을 부착했다. 검은색과 빨간색의 두 리본을 포개 매달았다. 바람에 나부끼는 두꺼운 비닐 리본은 제주 올레길의 주황색과 파란색 리본 표식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리본 위에는 '살레시오 오월길'이라는 이름과 '역사는 망각에 맞선 기억의 투쟁'이라는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의 문장을 적었다. 5·18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여겨서다.

오월길 곳곳에 리본 표식을 매달아놓았다. 리본을 보며 함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서부원

리본의 색깔을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정한 데에도 이유가 있다. 전통적으로 검은색은 추모의 의미를 담고 있고, 빨간색은 희생과 열정을 상징하는 색깔이어서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췄다. 표식의 용도로 사용되는 만큼 멀리서도 눈에 띄어야 하는 점도 고려했다. 신록의 계절이니만큼 초록색의 보색으로서 빨간색은 여러모로 효과 만점이었다.

더욱이 두 색깔의 조합은 1980년대 광주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팀인 해태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연상시킨다. 지금은 모기업도 바뀌고 당시의 유니폼도 사라졌지만, 광주 시민들에게는 그 시절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당시 프로야구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해태 타이거즈는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소외당하고 차별받았던 호남 사람들의 한풀이 대상이었다.

해태 타이거즈가 우승할 때마다 관중들이 감격해하며 얼싸안고 떼창으로 불렀던 노래는 '목포의 눈물'이었다. 일제강점기 목포 출신의 명가수 이난영의 노래였지만, 정작 해태 타이거즈의 공식 응원가로 자리매김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노랫말 속의 눈물은 5·18 당시 희생된 이웃들에 대한 슬픔의 눈물이자, 살아남은 자로서 흘리는 미안함의 눈물이었다.

가짜뉴스 시대, 결국 기억은 발로 걷는 것

요즘엔 아이들조차 광주와 전남 시민들의 특정 정당에 대한 몰표 행태를 두고 '공산당 같다'고 비아냥댄다. 이곳 광주의 아이들도 투표 결과를 문제 삼아 민주주의가 미성숙한 건 영호남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는다. 독재정권의 악의적인 호남 차별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라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간과한 강퍅한 인식에 아이들마저 물든 모양새다.

온 정성을 쏟은 프로젝트지만, 일부에선 그런다고 아이들의 '세뇌된 머리'가 달라질 것 같으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들 말마따나 역사 왜곡과 폄훼를 일삼는 SNS의 공세 앞에서 며칠짜리 오프라인 추모 행사가 '언 발에 오줌 누기'일지도 모른다. SNS를 통해 진실을 알리는 반격이 더 실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눈에는 눈'이라는 식이다.

그러나 SNS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SNS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단언컨대, SNS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존 그레셤의 법칙이 완벽하게 적용되는 공간이다. AI가 머지않아 인간의 뇌까지 지배하게 될 거라는 세상에 '아날로그적 감성'이야말로 인간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을 읽힌다는 심정으로, 등교하는 아이들과 손잡고 교정의 518m 오월길을 함께 걷겠다. 5·18 46주년을 되뇌며 리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면역력이 생기리라 믿는다. 걸을 때 교정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잔잔하게 울려 퍼질 것이다.

#518민주화운동46주년#오월길#윤상원열사#김평용희생자#살레시오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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