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 대통령, 긴급조정권 왜 언급?…경제 타격·지선 변수 고려한 듯

서영지,박다해기자

  • 수정 2026-05-19 00:49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헌법상의 기본권 제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업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증시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 파업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소년공 출신임을 강조하며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이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파업 자제를 당부하는 글을 엑스(X)에 쓴 것은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23%,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6%를 차지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청와대에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했다. 총파업이 18일간 진행되고,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파업 뒤 복구될 때까지 3주가량이 소요된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다.

​

이런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 460만명과 협력업체 1700여개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은 물론, 정부가 공들여온 주식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6·3 지방선거가 10여일 남은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정부·여당에 악재다.

​

청와대는 특히 기업 영업이익은 세금과 각종 공적 부담이 반영되기 전 단계의 수익이라 노조의 배분 요구가 국민 전체의 몫보다 특정 집단의 이해를 우선한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다. 이런 요구가 관철될 경우 결과적으로 기업 부담을 높여 기업 투자와 외국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영업이익 배분은 시장 원칙에 따라 투자 위험을 감수한 주주들의 권리도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이 대통령이 “노동자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주주는 위험 부담에 따른 이윤의 몫을 가진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

다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노사 합의를 촉구하는 데 있다고 했다.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노사 모두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현행 긴급조정권이 제한 요건을 넓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늘 신중하게 발동해왔다”며 “긴급조정권을 발동한다면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 정책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