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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그리고 강유원

요즘에 김규항의 글을 읽었다. 그이의 블로그(http://gyuhang.net/)에서 본 글들이 묶어져 나왔다.

"나는 왜 불온한가".

 

김규항. 글 잘 쓰고 나름대로 성찰하는 지식인이다.

 

그이의 글 '진리는 쉽다'라는 글에서는 추기(追記)로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하방(下放)을 기억한다. 하방은 중국에서 1942년 모택동의 연안문예강화 이후 바로 지식인들의 그런 희한한 행태를 뜯어고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상산하향(上山下鄕), 말하자면 산간벽지와 북방의 광활한 황무지에 보내 노동하게 한 일이다. 오늘 한국에서, 우리는 하방을 기억한다.(22쪽)"

 

갑자기 아오지가 생각난다. 그리고 일제때의 민족주의자이자 국제주의자인 '박영'이 떠오른다. 박영의 형제(근만, 근수)들도 항일 혁명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박근수는 '하이루펑(소비에트' 전투에도 참가할 만큼 열성적인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1960년대 말 문화혁명때 '하방'을 당하고 결국 투옥돼 사망한다.

 

(자세한 것은 http://www.hani.com/kisa/section-002001000/2005/08/002001000200508081913546.html

 

김규항의 뜻은 무언지 알지만, 하방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논하기 이전에 왜 하방을 이야기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논해야 할 것이다. 인세수입으로 일정한 생활이 가능한 진보적 지식인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다름아닌 그런 방안이다. 하방이 원래 가졌던 의미를 담은 새로운 운동. 이것을 내놓아야 한다. 무작정 하방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글쓰기의 똥폼잡기가 아닌가 싶다. 이런 문장이 마음에 걸려 김규항을 멀리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사실 오바지만.

 

여튼 나는 이런 하방의 논리가 만약 자본주의가 더욱 강고하게 자리잡게 될 때, 아니면 옛날 우리들이 처했던 독재시절(이상호기자 말대로라면 지금은 삼성독재지뭐~)같은 시기로 돌아가게 될 때, 적들이 나를 하방보낼 것이 무섭다. 너무나 짜증나고 무섭다. 내가 아무리 공병대 출신이라고 해도.

 

(사실 하방이 나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것이라고 본다. 1980년대 다시 하방이 도입된 것을 보면 1960년대의 하방도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리라고 본다. 결국 정신개조는 스스로 하는 것이지 국가 동원논리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그건 세뇌다. 좀 엇나가는 이야기지만 세뇌는 영어로 brainwashing이다. 뇌를 씻으면 이미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이런 불편한 심정이 강유원의 사이트에서 조금 풀렸다. 강유원의 홈페이지(http://armarius.net/)에서 다음과 같은 토막글을 읽었다.

 

"앞으로 300년은 더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절망할 게 무어란 말인가?"

 

나는 '하방'보내기 보다는 300년 싸우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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