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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5
    2009/02/05(7)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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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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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9/01/23
    (7)
    손을 내밀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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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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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8/12/30
    사실상 첫 눈(9)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8/12/26
    그냥(4)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8/12/12
    22 + 24 = 46(4)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8/12/11
    이름(6)
    손을 내밀어 우리

사실상 첫 눈

 

어젯밤 늦게부터 이따금 성긴 눈발이 날리더니

한 시간쯤 전에 지부 사무실로 오는데 눈이 펑펑 내려

머리 끝부터 어깨까지 소복하게 눈에 덮여서 들어왔다.

 

올 겨울 들어 이처럼 펄펄 내리는 눈은 처음이라서

사무실 창가

열매만 남은 나뭇 가지 사이로 사진 하나 찍어 두었다.

 

블로그 세상이 지금 그렇듯이

세상이 온통 까맣게 멍들고 있는데

저 눈이 얼마나 내리면 하얗게 뒤덮을 수 있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하면서...

 

그러고 보니 12월 30일....

 

한해가 오고 갈 때 뿐만 아니라

날마다 해가 뜰때마다 옷깃을 여미고 소원을 되새기고

그 소원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은 늘 하건만,

또 이렇게 무력하게 한해를 보내고 마는구나.

 

여기 오는 동지들, 나보다 잘 살기를!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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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24 = 46

오늘 저녁 7시부터 24시 30분까지

우리집에 모여서

떠들고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먹고 하다가 간 사람이 도합 46명이다.

어른 22, 아이들 24.

 

그래도 반갑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치우고 자야 하니까 일단 흔적이라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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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당신은 몇 명의 이름을 부르며 살고 있습니까? '팀장님!', '저기요~', '엄마야?'에서 '야!'에 이르기까지 이름을 대체할 만한 수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기억하는 건, 행인1과 그를 구별하는 첫 번째 신호탄인 셈입니다. 누군가에게 붙은 고유한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 인물의 기운이 담겨있기 마련이지요."

 

아침에 무심하게 신문을 보다가 덜컥 눈에 밟히는 구절이 이것이었다. '당신은 몇 명의 이름을 부르며 살고 있습니까?' 살아오면서 참 많은 이름들을 부르며 살았다. 대학시절까지 친구들의 일상적인 별명조차 무시하고 이름만 부르곤 했는데, 피씨통신으로 사람들과 사귀면서 아이디가 슬그머니 이름을 자처하고 나서기 시작했고, 한 때의 직책이 이름을 대신하기도 했다. 산오리, 바두기, 날세동 같은 이름들이 앞의 것이라면, 권부, 연부, 꽉부 같은 이름은 뒤의 예가 되겠다.

 

내가 만난 사람들, 무수히 많고, 삼사십년 전의 이름일지라도 기억에서 지워진 사람은 거의 없다. "나의 연인은 하나지만 남몰래 그리던 님들은 열손가락이 모자라고, 또한 나의 벗들은, 동무들은 셀 수가 없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옛날에, 논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사의 글에 나는 감히 이렇게 썼었다. 그 때 셀 수 없이 많았던 그 이름들은 지금은 전지구적으로 흩어져 살고 있지만, 내 머리 속에 내 가슴에 뜨겁게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때 무수했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살아왔으니 어떨 땐 내 머리와 내 심장이 터지지나 않을까 하는 실없는 소리를 스스로 하곤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들이고 그만큼 그 이름들이 소중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언젠가 내가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나치고 스치는 한 사람 한 사람 또한 얼마나 귀한 존재들인가.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이름을 알고 모르는 것의 차이인듯 싶다.

 

여지없이 취해서 들어온 다음날 아침, 신문 기사 한조각에서도 내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취가 느껴져서 한마디 썼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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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화

어젯밤,

나는 아직 초저녁인 자정 직전에

전화가 걸려왔다.

 

2-3년에 한번쯤 술 마시고

개인적으로는 일년에 두어번 전화로 얘기하는 사이,

연구소의 오래된 벗님께서(음, 그는 부서장이다^^)

 

술 많이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꼽아보며

전화를 걸었더니

다른 두 사람은 자다가 깨서 받더라면서......

 

보고 싶어서 그랬단다.

당장 보자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네 엘리베이터를 탈 거라고 했다.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다시 보자고 했다.

둘 다 유쾌하게 웃으면서 전화는 끝났다.

 

휴대폰이 있었으면

필시 그 전화를 받았어야 할 또 다른 벗이여,

이같은 일은 시샘하거나 약올라 해도 뭐라 하지 않으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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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하루

1.

꽃이 핀다

 

                            문태준

 

뜰이 고요하다

꽃이 피는 동안은

 

하루가 볕바른 마루 같다

 

맨살의 하늘이

해종일

꽃 속으로 들어간다

꽃의 입시울이 젖는다

 

하늘이

향기 나는 알을

꽃 속에 슬어놓는다

 

그리운 이 만나는 일 저처럼이면 좋다.

 

2.

올해 들어 제일 춥다는 날

대전역 집회(11:30)에 갔다가

여의도 집회(14:00)에 갔다가(끝나고 도착)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비정규권리선언자대회(16:00)에 갔다가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돌아왔다.

 

아내는 이렇게 추운 날 서울까지 집회를 가야 하느냐고 했고

누구는, 복잡한 서울에서의 일은 서울사람들한테 맡기자고 하며 웃었는데,

몹시 추운 날이라서

이렇게 추운 날엔 나 하나라도 더 가서

다같이 추위 좀 녹여보자는 심정으로 기어이 갔다.

 

춥더라.

추워도 다들 열심이더라.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채울 만큼

촛불집회 한창일 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연설이나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플랭카드를 펼쳐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선언을 다함께 읽어갈 때

뭉클한 그 무엇이 내 혈관을 타고 흐르더라.

 

열심히 팔뚝질을 했다.

 

3.

너무 춥다고

우리 노조 동지들 여럿이 몸 좀 녹이자고 도중에 자리를 비웠는데

끝나기 직전에 경찰들이 덥쳐서

행사장이 엉망이 되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욕해봤자 내 입만 더러워지니 끙끙 참자.

 

<사진: 참세상>

 

4.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갔다.

4권의 시집을 샀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하나하나 읽었다.

그 중의 한 편이 위에 소개한 것이고.

 

오늘 이벤트 중에

비정규직 철폐의 염원을 담아

꽃을 하나씩 꽂아 글씨를 꾸미는 것이 있었는데

나도 한 송이 들고 가서 정성껏 꽂았는데

경찰이 여지없이 군화발로 짓밟았다.

 

<참세상 사진 일부 편집한 것>

 

짓밟힌 꽃들, 짓밟힌 꿈들, 짓밟힌 권리들, 짓밟힌 사람들,

그래도 다시 피는 꽃들, 일어서는 사람들,

생각하며 시를 다시 읽는다.

 

우리에게 '볕바른 마루'같은 날은 언제나 올까?

 

5.

그래봤자 비정규직 투쟁에서 나는 아직 아무 것도 아니다.

내 주변의 비정규직 동지들의 절실한 요구들도 알아채지 못하고

온몸 던져 같이 싸우지도 않고

무엇 하나 제대로 쟁취하지도 못하고

빙글빙글 제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진들 어찌 용서가 되리...

 

6.

비정규직노동자 권리선언

○ 하나, 분할당하고 차별당하지 않을 권리
○ 하나, 비정규악법을 폐기하고, 비정규직이 일반화되는 사회를 거부할 권리
○ 하나, 비정규악법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해고되지 않을 권리
○ 하나, 불안정 노동 철폐와 비정규악법 폐기를 위해 ‘스스로’ 나서서 투쟁하고 연대할 권리
○ 하나, 죽지 않고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
○ 하나, 초과노동 없이 생활 가능한 임금을 받을 권리
○ 하나, 실질적인 사용자가 노동법상 책임을!
○ 하나, 노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근로기준법, 사회보험 적용!
○ 하나,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권리
○ 하나, 정치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할 권리
○ 하나, 노동하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생계를 보장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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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서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지만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어쩌다 한 번씩 겪을 때마다

내 마음 속에서는

어쩌자고 매번 태풍이 일고 격랑이 몰아치고

밤낮으로 혼자서 끙끙 앓게 되는지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그 까닭을 모르겠다.

 

내가 아직 철들지 않았다는 증거라면

그저 싫어하거나 피하기만 할 일은 아니겠지만

때론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내가 낯설고

차라리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들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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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 쓴다.

 

술 실컷 마시고 나서도

술을 더 마시고 싶은 날이 있는데

 

술을 실컷 마신 것도 아니고

얘기를 시원스럽게 듣거나 얘기를 한 것도 아닌 날에는

술을 더 마셔야 하나, 얘기를 더 들어야 하나.

 

가로등 아래

남은 네 사내가 함께 걸었고

나머지술을 (나머지공부처럼) 쬐금 마셨고 아쉽지만 헤어졌다.

 

집에 돌아오면서

서울에서 술마시는 동무들과 전화통화를 했고

집에 오자마자 대전에서 술 마신 동지에게서 전화를 받았고

내일 아침 도시락 반찬을 하나 만들었고

30분의 반신욕에 몸을 묻었고

음, 부자가 된다는 책을 30페이지쯤 읽었다.

(나는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더라!)

 

그냥 얘기를 하거나

그냥 얘기를 듣고 싶다.

 

오늘 내가 받은 문자메시지에 담긴 처절한 투쟁과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차라리 취하지 않음으로 하여 차곡차곡 저장해야 하는

하루치의 기억과 하루 이상의 망각에 대하여

(망각 속에는 남고자 하는, 기억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나는 말하고도 싶다.

 

누구라도 전화를 걸어온다면

누구라도 내게 술이나 말이나 공감을 청한다면

오늘 하루쯤은

그냥 다 될 것 같다.

 

이렇듯 내가 나 아닌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내가 나를 나처럼 인식할 때가 있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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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날씨가 추우면 살맛이 난다.

30대 초반까지는 이렇게 말하면서 살았다.

 

이게 철없는 말이라는 걸 30대 후반에 와서야 알았다.

추위가 공포의 대상이며

그러므로 곧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드는

무수한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한

영하의 맑은 날씨에 바람 속을 거닐면서

아, 날씨 좋다, 하고 말하는 것은

지독한 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오늘 아침,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걸었다. 그러나...

 

플라타너스의 울긋불긋한 잎새를 밟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어쩌다 빨간 단풍잎이 발에 채이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마음이 설레고 뜨거워지는 것은

나이, 시대, 경제 따위와 관계는 없다.

사춘기 이후 30년 넘게 이어온

이 호사스러운 마음의 사치에 대해서는

애써 변명하지 않으련다.

아, 날씨 좋다,

아, 걸을만하다,

이렇게 말하지 않고 그냥 내 안에다가 담으면 될 거 아닌가?

 

그러니, 벗이여, 좀 봐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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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로 출근하다

우리 노조 새 집행부(보궐선거라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의

첫번째 중앙위원회가 어제 열렸고

나는 정책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공식적으로 일이 맡겨지면

본부 사무실로 출근하겠다고 진작 말했으므로

오늘 아침 곧바로 본부 사무실로 출근했다.

 

작년 3월 27일에 통합노조로 출범한 후

1년 반쯤 온갖 사건과 곡절을 겪은 터라

조직의 상황이 꽤 어수선했는데

어렵사리 집행부가 출범하고 나니 하나씩 가닥이 잡히는 것 같다.

 

어제 중앙위원회,

낮 2시에 시작해서 저녁 7시 반쯤에

준비된 안건을 모두 처리하고 끝났는데,

도중에 성원 부족으로 산회되지 않은 게 얼마만이냐고

많이들 감격해 하더라.

 

암튼, 투쟁이다 뭐다 해서

지부 사무실에 정을 꽤 많이 붙여놨는데

본부를 주 사무실로 해서

지부 사무실에는 일 있을 때 들어가야 하는 처지가 되니

여러모로 아쉽다.

 

조합원들과 얼굴 자주 보고

지부 상근자들과 같이 밥 먹고 조용히 일하고

그렇게 그냥 지부에 있으면서 본부 일 한다고 그러면

한소리 듣겠지? -.~ㅋㅋ

 

이렇게 얘기하면서도

오늘 점심시간엔

어떤 생협의 윤리적 소비운동에 관한 홍보시식행사가 있어서

지부에 잠시 들어가야 하고

오후에는 고공단식농성 20일차에 들어선

콜트-콜텍, 하이텍 공동투쟁 농성장에 갈 예정이라

출근 첫날부터 외근으로 시작하게 되었네. 허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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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간다

삽시도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대천항에 들러 꽃게랑 새우랑 사와서는

게장이랑 새우장이랑 담그려고 보니

이미 밤이 깊었다.

 

눈 좀 붙이고 하자고 소파에 누웠다가 일어났더니

새벽 3시 30분,

그 후로 출근시간이 될 때까지

간장게장1, 간장게장2, 간장새우장 만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게장1과 게장2는 간장의 조성을 달리 한 것임)

 

오늘 일정은 오후 1시 40분부터 3시 40분까지

한 지부의 교육을 해야 하고,

돌아와서 8시부터 지역연대모임 회의가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본부에서 전화를 걸어서는

10시에 출발하자고 한다.

허겁지겁 교안을 챙겨들고는 지금 본부로 왔다.

 

어젯밤에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안면도로 간다.

새우장 사진 찍은 거며,

주말에 잘 놀다 온 얘기는 안면도까지 다녀와서

시간 나면 올리도록 하고....

 

잠깐 시간나서 남의 피씨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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