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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소설에서 사춘기 때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의 길고 긴 방황에 대해서 썼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는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아침에 펼친,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작가의 말 중에서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내가 딸들에게 종종 하는 얘기들이기도 하다. 나는 그렇게 살았나 하고 자문해보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긴, 가끔 생각하지만, 내 사유의 폭과 깊이는 아직 사춘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10대의 어느 시기에, 나는 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자기암시를 준 것이 약발을 발휘한 것일까. 후후.
점심 먹고 무심히 신문을 펼쳤다가 강용주 인터뷰 기사가 나와 있길래
신문지 두 면에 가득찬 활자들을 모두 읽었다.
그 중에 강용주의 한마디.
"...잠수함을 탈 때 토끼를 데려가거나 탄광에 카나리아를 갖고 가잖아요. 제 상황이 뒤집어진 상태의 카나리아라고 봐요. 나같이 국가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 비전향수, 보안관찰 처분자의 자유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보장될 때 다른 사람의 자유도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아니라 카나리아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지만 카나리아가 죽은 탄광에서 광부가 얼마나 살 수 있겠어요?"
그 옆에, 데스크가 박스쳐서 쓴 것 중에서 "양심의 정의"라는 말도 눈에 띈다.
헌법 제1장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 헌법재판소는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인격적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양심을 정의했습니다. 가끔은 현실의 가치와 부딪히더라도, 양심의 자유가 실현되는 사회에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하, 독백...
나한테 양심의 소리는 무엇이지? 그렇게 행동하거나 말하면 내가 불편해지고 힘들어지는 어떤 것?^^ 근데, 내가 그 소리를 (어쩌다가 and/or 애써) 따라가는데, 왜 나 아닌 사람(들)이 못견뎌하고 힘들어할까? 그리고 그 사람(들)의 존재로 말미암아 나는 또 왕창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거냐? 음, 하고 싶은대로 맘대로 사는 것과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쫓아가는 건 다르겠구나. 암튼...그렇다구. (불현듯, 당신 맘대로 살더라도 그것이 옆에 함께 사는 사람의 삶에까지 영향을 주니깐 당신한테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는 거라고 하던, 아내의 말이 생각남...양심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아님)
8월 7일, 그러니까 출근투쟁을 멈추자마자 그 날로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다. 81년에 한번, 99년쯤에 한번 더 허리 통증을 겪었고, 그 후로는 독감이나 심한 몸살보다 허리 통증이 더 걱정될 정도로 심하게 무리한 듯하면 고통을 겪어야 했다. 최근 5년 동안에 세번째 겪는 통증인가 보다. 허리 근육이 뒤틀려서 반듯하게 일어설 수도 없고, 누어도 아프고 엎드려도 아프고, 허리를 굽힐 수도 펼수도 없고, 이건 당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끙끙 앓으며 잠도 깊이 자지 못한다. 이번 통증이 특히 그랬다. 이전에는 이만큼은 아니었다.
8월 8일에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는데 현기증과 갈증이 밀려오고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한의사가 건네 준 약같은 물 한모금 마시니까 곧 진정이 된다. 이전에 허리 아프면 침놔주고 나선 술이나 한잔 하자고 나서기도 했던 한의사는 이번엔, 자기는 맨날 데모하면서 허리 근육들이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데모하는 목소리에 귀 좀 기울이고 살아라고 도움말을 준다. 자기가 낫게 할 수는 없어도 자기한테 침맞을 때 그나마 좀 쉬는 걸테니까 맨날 오라고 했는데, 이틀 가고는 말았다. 몇 번의 경험으로 그야말로 두문불출하고 이삼일 쉬는 게 약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술 마실 일들은 꾸물꾸물 이어졌다. 8월 6일 저녁에 서울로 술마시러 오라는 것은 마다하고 오랜 만에 대전에 온 동지와 다른 동지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고, 한 동지는 우리 집에 재웠다.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에서 그 동지와 나는 술을 한잔 즐겁게 마셨다. 그 다음 주에도 그랬다. 12일이었구나, 연맹의 동지들이 산청에서 모인다고 해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운전까지 해서는 갔다. 새벽 4시까지 술 마시고 남들 잠자리에 들고 난 다음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두번의 주말이 지나갔는데 한주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내가 아파서 드러누운 것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그래서 적응도 잘 되지 않는) 식구들과 함께 먹자고 밥과 반찬을 해야만 했고, 지난 주말 3일 연휴 중에 이틀은 스페인에서 온 남동생 식구들과 필리핀에서 온 여동생들을 포함해서 17명의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푸짐하게 상을 차려야만 했다. 기꺼이 했다. 좀 낫는 듯하다가 허리는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서 속보를 편집하다가 일어서면 허리가 곧바로 펴지지 않고 한참이나 끙끙 앓아야 했다. 엎드려서 쓰다가 앉아서 쓰다가 하면서도 부실한 속보는 날마다 나가기는 했다. 그래도 한 동지가 고정 코너를 하나 맡아주어서 고마웠고, 날마다 배포하느라 고생한 사무실의 동지들도 너무 감사하다.
정말이지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던 이틀(8/9-10)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뭔가를 하노라고 움직였던 것 같다. 그래서 완전히 낫기까지는 좀 오래 걸리는 듯하다. 이번에는 특히 그렇다. 그래도 어쩌냐. 일도 있고, 술도 있고, 회의도 있고, 오늘처럼 서울까지 와서 해야 되는 일도 있다. 노동자역사 "한내"의 감사랍시고, 오늘 한나절은 회계서류만 뒤적이고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휴가간다. 조용한 곳에 가서 세상과 담을 쌓으면 다 나으려나. 이번에 나으면 허리근육의 데모하는 목소리를 일상적으로 귀담아 들어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다짐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글쎄다. 암튼, 하필이면 허리가 한창 아프던 날에 대전에 오기로 했다가 아직까지 만남을 미루고 있는 서울의 한 동지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업무상의 메일에 대해 급하게 답하려고 피씨방에 들렀다가 잠시 주절주절 쓰고 간다. 앞뒤가 안맞는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고쳐야지. 일단 나간다. 나가서 할일이 많다. 참, 허리가 아프다는 얘기를 의자에 앉기가 힘들어서 여기다가 못썼는데 이 정도라도 쓰는 걸 보니 좀 덜 아프긴 한 모양이네..ㅎㅎ
연일 비가 온다
마른 장마가 달구었던 대지는 촉촉하고 쿨하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우두커니 창 밖을 내다보다가
혼자서 다시 뜨거워진다.
노동조합은 어제(8/5) 생공투 정례회의를 갖고 KAIST 앞 출근투쟁을 8월말까지 잠정 유보하는 등 8월 투쟁계획을 심의, 결정하였습니다.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공투 결정사항
1. 노동조합은 KAIST 서남표 총장에게 공문을 보내어, 통합을 배제하는 두 기관의 발전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을 주문하고, 이러한 입장을 우리 노동조합과의 면담이나 공문을 통해서 8월 27일까지 밝혀줄 것을 요구하기로 한다.
2. 서남표 총장이 8월 27일까지 아무런 회신이 없거나 통합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9월 1일부터 출근투쟁을 재개한다.
3. 교과부는 강제통합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서 밝히고 있는데, 생명연-KAIST 통합에 대한 방침이 있는지 공문과 면담 요구를 통해서 확인하도록 한다. 교과부의 전향적인 입장이 확인될 때까지는 교과부 앞 1인 시위는 지속한다.
4. 그 밖에 연구원측이 요청하고 있는 연구원 내외부에 설치된 유인물 등 통합반대 운동의 잠정 중단의 건은 노동조합이 이미 요청한 보충교섭을 통해서 연구원측과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 판단하도록 한다.
5. 생공투 속보는 계속 발행한다. 다만, 그동안 조합원들이 식당 출입구에서 대대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을 8월에는 한시적으로 변경하여, 노동조합 전임자들을 중심으로 식당 안에서 조용하게 진행하도록 한다.
이번 결정의 배경과 의미
노동조합의 이러한 결정은 외형적으로는 8월 5일자로 접수된 연구원측의 협조요청 공문에 대한 토론의 결과로 나온 것이지만, 기실은 통합논란이 소강국면을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게 될 9월 이후를 대비하여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지금으로서는 투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은 섣부르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판단입니다. 노동조합은 8월 하순까지 그동안의 투쟁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한편, 새 원장 취임과 출연(연)에 대한 구조조정 등 앞으로 변화하는 내외부 정세에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력을 유지하고 보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어제 날짜 생공투 속보 66호에서 일부 퍼옴)
자전거를 타고 KAIST 정문으로 오는 길에 소담스럽게 핀 나팔꽃무리를 만났습니다. 코스모스가 봄에도 피는 하 수상한 세상인데, 제 철에 피는 꽃을 만나니 절로 기분이 상큼하고 가벼워집니다.
어제 아침에 TV에서 들었던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 불현 듯 떠오릅니다. 무슨 법칙이냐구요?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6단계만 거치면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회자되던 이 법칙이 최근에 메신저에서도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06년 6월 인터넷 메신저 사용자 1억 8,000만명이 한달간 대화한 기록 300억건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무작위로 추출한 한 쌍의 사람들이 평균 6.6명을 거치면 서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미국처럼 넓은 땅덩어리에서 그러하다면 이 좁은 한반도에서는 6.6명까지 갈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사돈의 팔촌만 거치면 다 아는 공동체 사회가 우리 옛 모습이었습니다. “너는 아비도 없냐?”고 묻자 “없다!”하고 칼을 휘두르는 무정한 도시의 뒷골목 풍경을 떠올리면 참 비감한 생각까지 듭니다.
구태여 도시의 뒷골목을 들먹일 것도 없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료들이나 KAIST의 서남표 총장, 장순흥 부총장이나 우리 연구소 직원들이나, 몇 명만 거치면 아는 관계로 맺어질텐데 투쟁 100일이 넘도록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을 보십시오.
얼마 전에 속보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출연(연)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이며, 폐쇄적이라고 여기는 연구원들이 90%나 되는데, 정부는 왜 아무런 느낌도 없고 응답도 없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도 나팔꽃을 만난 듯이 환하게 웃을 수 있고 말하지 않더라도 교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현우, 김지훈, 이종우, 한영칠, 김석원, 조인묵, 김미선, 고애숙, 이정희, 정선경, 박용권, 김은아, 김건래, 정원중, 배종옥, 이강현, 김대겸, 이성우, 김병혁, 박미진, 이재상, 이문수, 김형열, 흐엉(Vietnam), 김두영, 민성란, 황규섭(KAIST노조), 정상철(〃), 오늘 아침을 함께 한, 멋진 동지들입니다. 짝짝 짝짝짝....
1인시위 후기: 민원(民願)과 민원(民怨)이 엇갈리는 곳(생공투 속보 61호 기고)
매주 화요일은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1인 시위가 있는 날. 어제, 시설과 김창진 조합원과 함께 정부청사로 갔다. 당초 1인 시위를 맡았던 동지가 사정이 생겨서 급하게 대신할 사람을 찾았는데, 김창진 조합원은 바쁜 일이 있는데도 기꺼이 응해주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과 급한 일을 마다않고 자청하는 김창진 조합원이 늘 고맙다.
정부중앙청사에서는 차는 정문을 이용하고 사람들은 후문으로 드나든다. 후문 출입구 옆에는 민원실이 있다. 민원실 앞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집회가 열린다. 어제 우리가 택시에서 내리자 처음 만난 것도 민원실 앞 인도를 가득 매운 집회였다.
중고등학교 보건교사들이 집회를 하고 있었다. 2010년부터 중학교, 2012년부터 고등학교에 보건과목을 신설하고,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5·6학년의 체육수업에서 연간 34시간씩 할애하여 보건교육을 실시하도록 교과부가 교육과정을 개정하려고 하는데, 그대로 하라는 것이 집회 참가자들의 요구였다.
그러나 사정은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 보건과목과 경합을 벌일 수밖에 없는 가정·체육교사들이 반대하고, 한국체육단체총연합회 등 체육단체들이 체육활동을 줄이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제 정부청사 후문에서는 이런 입장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었다.
보건과목 설치를 요구하는 집회가 벌어지는 다른 한 쪽에서는 한국체육단체총연합회가 보건과목 신설을 반대하는 1인 시위와 선전전을 하고 있었고, 길 건너편에서는 체육교사이거나 체육전공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같은 내용의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부청사 후문 출입구 쪽에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담은 유인물들이 경쟁적으로 배포되고 있었다.
어제 내 역할은 선전물을 배포하는 것이었는데 조건이 여의치가 않았다. 보건과목 설치를 둘러싸고 찬성하고 반대하는 유인물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니 그 틈바구니에서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았던 것이다. 어제 따라 전경들이 시비조로 사람들 통행을 막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밀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망설이거나 주저할 수야 없지. 차분하게 한 장씩 준비한 선전물을 배포한다. 아무에게나 내밀면 외면받기 일쑤이다. 몰려나오는 사람들 중에서 나와 눈빛이 마주치는 사람에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그 다음 순간 선전물을 건네주면서 ‘고맙습니다’ 하고 밝게 말한다. 무작위로 하는 것보다는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아는 사람들이 보인다. KIST 연구원, KINS에서 파견된 연구원, 연합뉴스 기자 등 여러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연합뉴스 기자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아니, 아직 안끝났어요?” 상황을 설명했더니 끄덕끄덕-
선전전이 과열되기도 했고, 공무원들도 휴가철인 탓인지, 평소에 40분 이내로 끝날 것이 1시간 이상 걸렸다. 선전물 없이 피켓팅만 했던 의료민영화 반대 시위 27일차,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 반대 시위, 공무원노조의 강제퇴출제 반대 시위 등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해온 1인 시위들인데, 선전전에 밀려 한쪽에 다소곳이 서 있기만 했다. 공무원노조가 경찰과 언쟁과 몸싸움을 벌이면서까지 한가운데를 차지한 것을 빼고는. 물론, 우리의 김창진 조합원은 1인 시위와 선전물 배포를 같이 하면서도 경험을 살려 가장 좋은 자리에 내내 버티고 있었다.
정부중앙청사가 ‘반대’,‘투쟁’,‘규탄’과 같은 국민의 원망과 원성(民怨)으로 넘치지 않고, 국민의 아이디어와 요구(民願)를 잘 반영하여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는 날은 과연 언제쯤 올까?
매주 화요일은
11시 30분에서 1시까지
정부중앙청사(세종로) 후문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날.
오늘 1인 시위를 맡기로 했던 모 동지가
일이 너무너무너무 바빠서 급히 다른 동지로 대체했고
그 파트너를 구하길래 마침 서울 일정이 있는 내가 자청했지.
투쟁속보와 1인 시위 선전물을 아침 9시 반까지 만들어야 했는데
사건과 사건이 이어지면서 술 몇 잔 마신데다가
주말 지난 월요일밤이 내가 가장 피곤한 시간이라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잠들고 말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해야지 하고 맘먹었지만
알람을 무시하고 지나치고 나니까 눈을 뜬 시간이 6시 40분,
허겁지겁 밥 안치고 된장찌개 끌여 가문비랑 밥 먹고 나서
출근투쟁 나가기 직전까지 계획했던 내용은 다음으로 미루고
지난 주에 있었던 것 대충 짜깁기해서 우선 선전물부터 만들었다.
다음은 속보가 문제.
자전거를 타고 출근투쟁에 나갔다가
10분만에 사무실로 도망쳐서는
1시간 안으로 속보 만들기에 도전했는데
있던 자료 베끼고 아침에 찍은 사진과 어제 확보한 고공사진 얼기설기 엮어서
9시 30분 현재 1페이지는 끝, 2페이지는 1/3을 비워놓고
동지들에게 넘겼다. 알아서 메꾸어 달라고...ㅎㅎㅎ
그리고는 KTX 타고 서울로 달아났지.
11시 28분에 정부청사에 도착하니
보건교과 부활하라는 보건포럼/보건교사들의 집회와
4-5팀의 1인 시위팀들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오늘 따라 선전물을 배포하는 팀이 우리 포함해서 3팀인데
다른 2팀은 각각 2-3명씩 와서 선전전을 하느라 바쁘고
나는 그 틈새에서 한부 한부 느릿느릿 나누어주었다.
공무원들도 휴가를 많이 간 것인지
오늘은 점심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다.
보통 30-40분이면 끝날 일을
오늘은 1시간이 지나도 20부 정도 남았다.
1인 시위 하는 동지에게 남은 선전물 배포를 부탁하고
택시타고 고려대 이공대로 달렸다.
1회 대안과학 아카데미라고,
서울대, 고려대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25명쯤 모였다.
(많이 모인 거다.
5년 전에 고대 축제 때 과학기술특강해달라고 해서
왔었는데 주최측 빼고 5명 모였었다.
끝나고 막걸리만 열심히 마셨지...ㅎㅎㅎ)
1시부터 시작하여 1시간 30분 강의하기로 했는데,
오랜 만에 열강에 질의응답까지 끝내고 보니 3시가 지났다.
모처럼 목청이 허스키하게 바뀌었네.
암튼, 점심도 못 먹고
11시 30분부터 3시까지, 택시 타고 이동한 20분을 빼고는
내내 제 자리에 서서 몸을 움직였더니
슬슬 다리가 아프다.
피씨방에 들러서 나머지 업무 몇 개 처리하면서
아픈 다리를 잠시 쉬어 간다.
아, 1인 시위 참가기를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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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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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할말이 없슴다^^^ 괜찮으시지요?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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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 밀린 일 덕분에 하루를 무사히 넘기긴 했는데, 정작 5시 산별토론회 가서는 맨 앞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는...아, 남들의 훌륭한 발제와 토론이 내게는 수면제.^^부가 정보
제르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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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잘 갔다왔습니다. 즐거운 휴가였습니다. 근데 돌아와서 산별토론회 등등 얘기를 들으니 다시 머리가 아프네요..ㅎㅎ암튼 건강하삼^^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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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직업병 앓지 말고 건강합시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