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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의 기사 '조직' 대신 '시민' 만든 일본 시민사회
H로 부터 수없이 들어왔던 일본 시민운동의 개념들...
자꾸자꾸 또 듣고 다시 봐도 가슴이 짠해진다.
(H가 보고프다. 건강하게 잘 계시련가...)
단순히 일본 시민운동의 주체와 주직화가 아니라,
반전행동때, 이주노동자 운동때, 강철민때, 평택 투쟁때
느꼈던 그 에로스 이펙트!
뿌리로부터의 민주주의, 시민 개념을 함 정리해보자.
-무당무파일 것
-정치적 야심을 갖지 않을 것
-24시간 활동가가 아니라 직업을 가진 생활인으로서 '파트타이머'적인 참가자일 것
-넷째, 조직의 지령이나 이념에 따른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가할 것
-필요 경비는 자신이 부담할 것.
-개개인의 자율적 판단이 기초
-이슈 중심으로 뭉쳤다 흩어짐
-개인이 기본이되, '다른 사람과 단절되어 자신의 생활에 매몰되는 존재'가 아닌 연대를 추구
-이데올로기나 정치주의적인 관점이 아니라, 개인에 내면화된 윤리나 생활의 관점에서 발언하고 행동
-논의의 과정 중시
하지만, 다음 구절은 좀 아니지 싶다.
"1960년에 등장한 일본의 '시민운동' 담론은 서구와 같은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일본에서 형해화된
근대 민주주의의 실질을 이루기 위한 '근대성'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서구 근대화의 껍질만 뒤집어쓴 민주주의에서 그 내실을 다지는 계기였다고 하지만,
이런 해석은 일본 시민사회운동이라는 구체적인 실천을 자꾸 "근대화"의 개념에 억지로 짜맞추려는 강박이 엿보인다. 근대화=민주주의적 형식 은 얼추 맞는 것 같지만, 근대화 = 민주주의의 실질은 아니라고 본다.
민주주의의 실질은 근대화되지 않은 세계에도 늘 가능하지 않았나? "민주주의"라는 형식의 틀을 빌리지 않고도 말이다.
요즘은 돌잔치도 업체를 불러서 쇼를 한다.
어제는 회사 체육대회날이었다.
5년전 입사할때만 해도 30명 정도 하는 직원들이 어느새 200명으로 불었다.
체육대회도 동네 운동회같던 단촐함에서 벗어나 호화 버라이어티쇼가 되어버렸다.
무슨무슨 대기업 농구팀 소속의 치어리더들이 와서 현란한 몸짓을 선보이는가 하면
각 경기종목에 달린 상품도 어마어마.
40인치 HD TV, 캠코도, 니텐도, PMP, 전자사전, 자전거...
2인삼각에서 괴력을 발휘한 나는 5명의 최종 선수로 선발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지만,
최종경기가 깜찍하게도 풍선을 골라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4등...
1등 DMB, 2등 캠코더, 3등 니텐도, 4등 2킬로 짜리 쌀이었다 ㅜㅜ
마침 쌀이 떨어졌던 참에 잘됬다며 자위...
체육대회 끝나고 소박하게 고기집 가라오께 앞에 모여 얼큰히 취해 노래 부르며 춤추던 장기자랑 시간도
1등 150만원의 상금이 걸린 어마어마한 매가톤급 버라이어티 경쟁대회가 되어버렸다.
팀원들이 3일동안 미친듯이 현진형의 '흐린기억속의 그대'를 부르며
'아래로 찌르기' 춤을 어깨가 빠지도록 연습했지만 안타깝게도 탈락...
팀원들과 3일동안 춤을 추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지만,
즐기자고 하는 체육대회와 장기자랑에 거금이 퍼부어지니,
씁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돈으로 즐거움을 살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
돈으로 직원들의 기운을 북돋을 수 있다는 생각,
돈을 뿌려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전거, 전자사전, PMP 등이 걸려있다는 보물 찾기 시간에
눈이 빠져라 보물을 찾으면서도 어떤 자괴감가 수치심이 밀려드는 건,
그런 비스무리한 생각때문이 아니었을까...
다음날 조카의 돌잔치를 끝내고 친구들과 한강 라이딩을 갔다.
라이딩의 기쁨 최고!
디디님의 [라이딩일기 070521] 에 관련된 글.
프레시안 기사를 보고 알았다.
한참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때 자동차를 버려야 평화라는 그분의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던가.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70517184459&s_menu=문화
소설 하나를 잡고 한달 이상을 버티고 있다.
지하철에서 왔다갔다 할때만 읽어서 진도가 영 안나간다.
그리고 글이 너무 어렵다. 어려운 울트라 포스트모던 영어...
그래도 잡고 있는건, 번역된 책이 없고 상당히 재미있어서다.
서구권에서는 SF, 페미니스트 작가로 우명한 마가렛 에트우드 여사의 오릭스와 크레이크.
이야기는 상당히 있을법한 미래를 다룬 SF인데, 보통 비현실적이고 그걸 강점으로 갖는 기존의 SF와는 사뭇 다르다. 현실감 장난 아니다. 바로 코앞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다.
이미 고도화될 대로 고되화된 테크놀로지와 대기업의 세상,
사람과 똑같은 싸이보그나 자동차가 나는 허황된 상상이아니라,
지금 세상이 요모양 요꼴로 계속 가면 요롷코롬 되겠구나 할 정도로 예상이 가능한 세계다.
유전자조작으로 피군(Pigoon)이라는 돼지 몸 속에
사람 심장도 기르고, 간도 기르고, 콩팥 등등 다 기른다.
사회는 기업이 운영하는 상류 Compound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Pleebland 두 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양극화가 극에 달한 나머지 Compound사람들은 Pleebland 에서의 삶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에트우드 여사가 만든 신조어들도 재밌다.
Rakunk 미국너구리인 라쿤과 스컹크의 합성어, 유전자 조작으로 스컹크의 냄새를 제거한 애완동물
Wolvog 늑대와 개의 합성, 상당히 싸납다.
다른 재밌는 말들도 많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신조어들 하며, 에트우드가 쓰는 단어들이 너무 어렵지만(사전을 찾아도 안 나온다 - -;)
읽는 재미 쏠쏠.
이거이 얼마만에 쓰는 블로그인고...
붑사마가 방글라데시로 떠난 이후, 집에가면 허전, 쓸쓸 모드...
물론 붑사마가 있다고 해도 내 하는 일이 달라지는 건 없다.
사실 잘때는 누가 옆에 없는 게 더 편하다.
코고는 소리에 깨지도 않고,
코골까봐 잠들기 전에 미리 걱정하며 뒤척이지 않아도 되고
눈을 역삼각으로 뜨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이 있던 사람이 없다는 것은 때론 편리하고 평화롭고 고요하다.
근데, 그 평화롭고 고요하고 편리함이 돌연 외로움과 권태가 된다.
집에 들어가면 누가 있다는 거, 누군가가 올거라는 거,
그런 게, 같이 있을때는 모르는데, 은근한 기대를 만들었던 것.
사람이 외로우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아픈 짐승처럼 섬세하고, 예민하고, 세세한 결들을 뭉게지 못한다.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상상을 많이 한다. 심심하니까 뭔가 혼자 놀 꺼리를 열심히 찾는다.
단점: 더 심한 관계단절과 우울의 늪 빠져든다. 자아비대증에 걸린다. 관계망상에 빠진다.
외롭지 않으면,
장점: 내면을 지지해주는 무언가로 인해 자기에 대해 집착하게 되지 않고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된다. 애정형성이 잘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엄마에게서 멀리 떨어져 놀 수 있다고 한다.
단점: 그냥 단순하고 평범해진다. 보이는 게 다라고 현실을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다. 상상하지 않는다. 점점 혼자 노는 기술이 둔탁해진다. 가령 TV를 보며 노다거린다. 글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동안 난 너무 외롭지 않았다.
단순하고 평범한게 그냥 편했던 거다.
대추리에서도 너무 편하게 싸워서 주위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나는 이정도, 하며 선을 그으면 되었다.
투쟁 삘이 안 땡기는 그 편안한 상태 말이다.
그래서 쥐어짰다. 피자매활동도, 대안무역도,
대추리도 회사출근하듯, 일요일 아침에 교회가듯 상당 '의무감' 같은 걸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 두번 하는 식으로 횟수를 세가며...
내가 왜그랬을까...
(윽... 난 왜 글을 쓰면 이렇게 고백투가 되어버릴까...
나도 누구처럼 짧게 또각또각 끊어지는 상큼 발랄한 글쟁이가 되고파)
경찰과 용역이 들어온다는 13일 새벽
인권지킴이집 옥상 평화전망대에서
눈에 불을 켜고 불침번을 서는 친구들
경찰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인권지킴이네 집을 지키러 다섯명의 활동가들이 전망대로 올라왔다. 나와 범생이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바리케이트 준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된 바리케이트 거울... 이것도 방해물이 될까나 - -;
경찰들이 몰려옴. 예상대로 인권지킴이집을 에워싸고 출입통제.
사진찍고 있던 나는 기자증이 없다는 이유로 범생이와 함께 쫓겨남.
이후 고추밭에서 사진찍다가 또 쫓겨남.
경찰에 의해 끌여내려지는 이들, 절절한 비명과 외침...
한편, 인권지킴이네 집 철거가 진행되는 중, 근처 집에 들어가려던 주민들을 막고 서 있는 파렴치한 경찰들.
"바로 여기가 내 집이야."
"막어, 막어."
"여기가 내 집이래두, 이놈덜아."
"..."
"이 할머니 집에 가서 약 드셔야 한대요."
"..."
너희들의 철갑과 방패나마 이분들의 울분을 받아안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날아올 지팡이가 무서워 잔뜩 긴장하고 있는 어린 전경들
그 와중에도 불법채증.
결국 무너지는 인권지킴이네집
알XX이 그린 정신질환장애인 인권의 방을 자기 방으로 쓰던 범생이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범생이의 눈물 사진은 요청에 의해 싣지 않음.)
한편, 내가 인권지킴이 집 쪽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4반에서는 대대적인 철거가 이미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미 쑥대밭이 된 잔해들... 할 말을 잃음...
하지만 지붕 위에 올라가 저항하고 있는 지킴이들도 많았다.
여기에도,
또 여기,
평통사집 위 문정현 신부님과 지킴이들
또 한편, 1반에서는 3채가 사수되고 있었는데...
그리고 1반의 다른 두 채를 지키는 사람들...
3시쯤 용역과 경찰이 거의 빠지고, 마지막으로 경찰이 두 인권 활동가가 지키고 있는 대추리 입구의 집을 부수고 활동가들을 연행하려고 해서 마을안 공소에서 열리기로 했던 미사를 철거하려는 집 앞으로 장소를옮겼다. 지붕 위에는 두 활동가가 싸우고 아래에는 주민들이 미사를 보고 그 주위를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는 모습. 고등학교 이후에 한번도 그어보지 못한 성호를 가슴위로 그어보다.
주민분들과의 실갱이 끝에 경찰이 물러가고 1반의 집 3채를 덤으로 구하다.
문정현 신부님과 둘의 해우...
긴 하루
절말 기인 긴.
휴...
지지않았다.
끝까지 잡아가겠다던 경찰들과 용역들이 물러가고,
인권활동가 두명이 마지막으로 지붕위에서 내려왔을때,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표정을 보고 난 알았다.
내려오면 잡아가지 않겠다며 ,
처진 눈의 무궁화 네개짜리 짭새가 능청스레 회유할때,
"몇 년 동안 싸우며 내 늬들의 구라를 잘 알고 있다"며,
땡비처럼 바락바락 대드는 지킴이와,
지붕에서 절대 내려오지 않던 활동가 친구를 보고,
난 알겠더라.
정부가, 국방부가, 언론이 60채가 넘는 가옥이 부수어졌다며,
주민들에게 패배를 선고할때에도,
우리가 지지 않았다는 것을.
몸을 지붕에 묶어 14채나 구했다고,
중여한 건 파괴된 60여채가 아니라, 살려낸 14채라고,
주민분들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며,
그렇구나, 점점더 능숙해지는 우리들의 '지지않는 법'
점점더 말랑말랑해지는 대추리의 평화
5월 4일 보다 더 평화로운 오늘,
오늘보다 더 평화로울 그날,
오늘이 있어 그날이 온다.
꼭 온다.
moving people님의 [[긴급 성명서] 한국정부는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에 대한 단속위협,참가불허 중단하라] 에 관련된 글.
아노아르 위원장을 ILO에 참가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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