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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7
    외로운 것과 외롭지 않은 것
    무나

외로운 것과 외롭지 않은 것

  • 등록일
    2007/05/17 18:06
  • 수정일
    2007/05/17 18:06

이거이 얼마만에 쓰는 블로그인고...

붑사마가 방글라데시로 떠난 이후, 집에가면 허전, 쓸쓸 모드...

물론 붑사마가 있다고 해도 내 하는 일이 달라지는 건 없다.

사실 잘때는 누가 옆에 없는 게 더 편하다.

코고는 소리에 깨지도 않고,

코골까봐 잠들기 전에 미리 걱정하며 뒤척이지 않아도 되고

눈을 역삼각으로 뜨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이 있던 사람이 없다는 것은 때론 편리하고 평화롭고 고요하다.

근데, 그 평화롭고 고요하고 편리함이 돌연 외로움과 권태가 된다.

집에 들어가면 누가 있다는 거, 누군가가 올거라는 거,

그런 게, 같이 있을때는 모르는데, 은근한 기대를 만들었던 것.

 

사람이 외로우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아픈 짐승처럼 섬세하고, 예민하고, 세세한 결들을 뭉게지 못한다.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상상을 많이 한다. 심심하니까 뭔가 혼자 놀 꺼리를 열심히 찾는다.

단점: 더 심한 관계단절과 우울의 늪 빠져든다. 자아비대증에 걸린다. 관계망상에 빠진다.

 

외롭지 않으면,

장점: 내면을 지지해주는 무언가로 인해 자기에 대해 집착하게 되지 않고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된다. 애정형성이 잘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엄마에게서 멀리 떨어져 놀 수 있다고 한다.

단점: 그냥 단순하고 평범해진다. 보이는 게 다라고 현실을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다. 상상하지 않는다. 점점 혼자 노는 기술이 둔탁해진다. 가령 TV를 보며 노다거린다. 글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동안 난 너무 외롭지 않았다.

단순하고 평범한게 그냥 편했던 거다.

대추리에서도 너무 편하게 싸워서 주위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나는 이정도, 하며 선을 그으면 되었다.

투쟁 삘이 안 땡기는 그 편안한 상태 말이다.

그래서 쥐어짰다. 피자매활동도, 대안무역도,

대추리도 회사출근하듯, 일요일 아침에 교회가듯 상당 '의무감' 같은 걸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 두번 하는 식으로 횟수를 세가며...

내가 왜그랬을까...

 

(윽... 난 왜 글을 쓰면 이렇게 고백투가 되어버릴까...

나도 누구처럼 짧게 또각또각 끊어지는 상큼 발랄한 글쟁이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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