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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님의 [예비군에게 보호받고 싶지않다.] 에 관련된 글.
시위란 게 무엇인가? 왜 굳이 스크럼 짜고 전경과 대치하나?
왜 경찰의 확성기 경고 소리에도 어떤 사람들은 꿈쩍 않고 자리를 지키나?
전경들에게 이기려고? 국가권력을 물리적 힘으로 이길 수 있나?
결국은 물리적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기 위해 사람들은 길바닥에 주저앉는 거다.
왜? “시위”라는 말 그대로 권력에게 “보여주기” 위해.
우린 너희들이 아무리 그래도 복종하지 않는다,
늬들이 결국 우리를 잡아가도 순순히 가주진 않겠다.
그러면서 권력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언론이든 주변에 서서 보고 있는 사람들이든 제 3자에게 호소하고 선동하는 거다.
얘들이 폭력으로 우리를 진압하고 끌고 간다,
이것은 부당하는 것을 말 그대로 몸으로 示威하는 것. 이게 시위 아닌가?
이런 시위에 남녀노소가 따로 있나? 온갖 시위의 현장에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본다.
물론 남자들로만 구성된 사수대가 앞에 나서서 각목을 휘두르며 살벌하게 대치하는 것도
많이 보았지만, 여성, 장애인, 노인들이 비폭력으로 전경에 대치하는 것도 무수히 봤다.
힘 좋은 이들보다 강하게 스크럼을 짜지 못할지언정,
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비폭력 불복종을 통해
국가의 폭력을 드러냈다.
따라서 시위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물리적으로 강하게 대응하느냐가 아니라,
각자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대응할 수 있는 선택과 다양성이 있느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개인의 생각, 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 다르다.
당장 연행된다 해도 끝까지 버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당장 내일 회사 가는데 연행되면 X된다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연행되는 것이 무서운 이도 있을 거다.
분명 별의 별 생각이 대치의 순간 사람들의 머리속을 지나갈 것이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군의 경우는 그 선택이 완전히 배제되어 버렸다는 거다.
여자라도 스크럼을 짤 수 있다.
국가권력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튼튼한 스크럼도 다 뜯어낼 수 있다.
그 스크럼 속에 달군과 같이 여자가 꼈다고 해서 도대체 뭐가 달라진다는 건가?
전경에게 깨졌을 거라고? 스크럼이 금방 뜯길 거라고?
스크럼은 결국은 뜯길 것이요, 설령 연행되고 방패에 찍힌다고 해도
그녀가 선택했다는 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스크럼 짜고 길바닥에 눕고 체인 감고 연좌하고… 다 할 수 있다.
실제 시위의 현장이 그래왔다. 경찰한테 죽 둘러싸인 속에서,
확성기로 해산하지 않으면 연행하겠다고 위협하는 속에서,
자리를 떠나는 이도 있고, 끝까지 남아서 옆사람과 스크럼짜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런 남녀들이 약 100명 남짓 스크럼짜고 바닥에 누워 노래부르다고 구호외치다가
한 사람씩 경찰에 의해 찢어져서 밖으로 연행되거나 운 좋으면 마지막에 빠져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무슨 남녀가 있는가? (하긴 여자들은 여자경찰관들이 연행해가더라만…)
국가권력의 반민주적 의사결정에 대한 항의로 길거리고 나오지 않았는가?
그런데 정작 시민들의 시위에 왜 배제되는 ‘여동생들’이 이리도 많은가?
민주적인 시위의 장을 만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폭력경찰이 진압해 들어오는 상황에서 무슨 민주냐고? 무슨 선택이냐고?
분명 선택권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달군도 이야기 하듯,
각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시위의 장을 구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반세계화시위에는 시위의 방식에 따라 몇가지 블록이 있다.
물리적힘을 쓰면서 강하게 시위하고 싶은 이들의 블록,
끝까지 촛불 등을 들고 조용하게 시위하고 이들의 블록,
노래부르고 춤추고 시위하는 블록 등등
너무나 다양한 블록들이 있어, 원하는 블록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좀더 다원화된 시위문화가 생겼으면 한다.
그런 기운들이 이미 여기저기 산재하고 있지 않은가?
여자는 뒤로 빠져, 이건, 오빠들이 너희를 보호해줄게, 이건,
꼭 이런 식의 시위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흑 이 시덥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2시간이나 오버타임을 하다니... 헐
어쨌든 달군의 글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어쨌든 여동생 지켜주는 오빠 컨셉은 정말 싫다)
댓글 목록
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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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 이글 좋아. 난 왜 그냥 막 써가지고.-_-; 덧글 판이 개판이야. 논점도 점점 흐려지고..쓰읍.부가 정보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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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고 해서 집회대오를 지켜내는 행위에서 제외되는것은 저도 반대하지만 종국에 무력이나 물리력으로 국가를 이길수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때까지의 모든 혁명은 조작된것이겠지요.부가 정보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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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태일평전을 지으신 고 조영태 변호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위란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적에게 던지는 선전포고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거기에 동의하구요부가 정보
무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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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이런 생각들도 하는구나..부가 정보
야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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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 부터는 여학생들 교복입고..여대생들 책 끼고..
아줌마들 유모차 끌고..
다들 나오셔서 스크럼 짜셔요..
나 도망좀 가게 좀 막아주세요..
나 머리터져서 피나오면 쪼꿈 아푸니깐..
남동생 지켜주는 멋진 누나가 되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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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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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난 너무 난 척하는 글 같아서 다시 보면서도 얹짢은데...메인에 뜰줄이야. 어쨌건 욕봤다.전복/물리력으로 이겼던 혁명이 있었나요? 그리고 있다 해도 그런 혁명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유효했는지... 갑자기 전복죽이 먹고 싶네요...
야비군/ 지키긴 누굴 지킨답니까 혼자 열심히 스스로를 지키세요. 머리깨지지 않으시길 기원할게요. 지지맙시다! 2MB 포멧하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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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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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든 혁명은 다 물리력이 동원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요 아닌 예가 있으시면 적어주셨으면 좋겠네요 물론 6월 항쟁과 같은 혁명의 이름을 단 개혁 말구요.부가 정보
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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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무력'과 '물리력'이란 정의에 있어 서로 다른 의미를 쓰고 있는 것 같네요. 저는 물리력을 군대와 경찰처럼 조직화된 무력을 염두해두고 썼습니다. 전복님은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힘도 물리력의 범주 안에 두었는데, 저는 국가의 무력과 민중들의 힘은 아주 성격이 다른 힘이라고 봅니다. 무력이 의미하는 양적 힘과는 다른 질적인 힘이고, 저항의 정신력, 지지않으려는 투지, 스스로의 동기에 의한 자발성, 평등에 입각한 연대성 등등을 모두 아우르는 힘이라고 봅니다. 그런의미에서 무력으로 국가를 이길 수는 없지만, 민중의 그 독특한 힘으로는 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지지않는다'와 '이긴다'를 다른 의미로 썼는데요. 지지않는것은 이긴긴다의 일회성과는 다른 지속성과 끊질김, 역동성을 함축합니다. 무력으로 일회적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아니 그것도 불가능하니까 끝까지 죽일테면 죽여라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는 류의 힘이지요. 저는 이것이 비폭력 저항의 힘이라고 봅니다. 혁명은 한번 무력으로 쓸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역사의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고 봅니다. 프랑스 혁명이건 러시아과 중국의 공산혁명이건 물리력을 조직해서 동원해서 이긴 그 사건은 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의 일회적 사건(물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지만)이지 혁명의 뿌리와 그 앞뒤맥락 모두를 설명해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혁명이 물리적 힘의 동원에 의해 성취되었다면 그 일회적 사건이라는 의미에서는 맞지만, 영원히 이긴 혁명이란 존재하지 않잖아요. 물론 그 사건이 역사에 큰 빛을 비추었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동반하였지요. 이긴 혁명의 모순 아닐까요?그리고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적에게 던지는 것이 옳다고 보진 않습니다. 에컨대 목적이 민주주의라면 수단도 평등과 민주주의 합당한 것이라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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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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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전태일 평전을 쓴 사람은 조영래 변호사 임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