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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행들의 일정에 따라 예정보다 하루 빨리 베트남을 떠나기로 한다. 메콩델타를 돌아보는 투어는 메콩델타를 지나 캄보디아 국경을 넘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1박 2일짜리 투어를 신청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육로로 흔히 넘는 목바이 국경이 아니라 쩌우독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이 국경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비자 발급이 안된단다. 1달러를 수수료로 내고 캄보디아 비자를 대행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대사관에 갔다오는 비용이나 수수료나 거기서 거기긴 하지만 배낭여행자 의식(?)이 발동 잠시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가볍게 뭐 어때 그럴 수도 있지.. 생각을 바꾼다. 점점 게을러지는 것이 이젠 어디가 1달러라도 싸나 하면서 다니는 발품도 팔기가 싫어지는 게 다 더운 날씨 탓이지 싶다.
일행이 있어서인지 베트남 남부 지방부터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막상 호치민을 떠나려니 뭔가 두고 온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가면 안 될 것도 같은 게 묘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도 짐을 싸고 투어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는 두어시간을 달려 메콩강가에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거기서 다시 보트를 갈아타고 코코넛 캔디를 만드는 곳이며, 라이스 페이퍼를 만드는 곳이며 -죄 가내수공업 수준의 제작 공정이다- 몇 군데를 보여주더니 다시 보트에 태워 메콩강을 흘러간다. 메콩강은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흐르는 거대한 강인데 이것이 베트남으로 와서 바다에 이르기 전 거대한 삼각주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메콩델타라 부른다고 한다. 메콩강이라면 이전 라오스에서 스피드보트-말이 스피드보트지 나룻배에 모터를 장착한 매우 작고 시끄러운 배다- 7시간이나 탄 경험이 있어 그런지 강가의 풍경들도 그만그만하다. 배는 육지에 닿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 서너시간을 달리니 국경도시 쩌우덕이다.
배에서 본 메콩델타1
배에서 본 메콩델타2
쩌우덕 가는 길은 이때까지 본 베트남들의 모습들과는 사뭇 다르다. 군데군데 강이 펼쳐져 있어서 그런지 수상 가옥들도 종종 눈에 띄고, 벼가 자라는 마을이며, 동네 어귀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며,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이 그저 70년대쯤의 우리네 시골로 시간을 돌려놓은 것 같다.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드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도 그저 맑기만 하다. 쿠의 비웃음이 눈에 선하지만 별 쓸 말이 없는 고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고향이 쩌우독인 한 시인의 시를 인용하기로 한다. 물론 가이드북에는 해석도 되어 있지만 여러분들의 영어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행위가 될까봐 해석은 생략하오니 알아서 해석하시도록..
Thinh's story
when I think of Vietnam
I don't think of naplam
I don't think of a war
when I think of Vietnam
I just think of Chau Doc
where I grew up
길에서 만난 아이들
쩌우독에서 하루밤을 묵고 다시 보트를 탄다. 투어의 일정이 아직 안 끝났는지 이번엔 작은 나룻배를 타고 액젓 만드는 곳과 쌀로 만드는 강정 따위를 만드는 공정을 보여준다. 나룻배는 주로 두명씩 태우고 여자들이 뒤에서 배를 저어 가는데 이미 땀꼭에서 경험한 바 팁을 요구할 것 같은 불길하나 예감이 든다. 그러나 베트남동은 이미 죄다 담배로 바꿔버려 한 푼도 없는데다 담배를 팁으로 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일행에게 돈을 좀 빌려야 하나 하고 있는데 먼저 내린 배에서 배젓는 아낙네 하나가 이만동 짜리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흔들고 있다. 또 어떤 정신 나간 서양애가 팁을 저렇게 많이 줘서 사람 난처하게 하나 투덜거리면서도 일단 돈이 없으니 그냥 내린다. 어차피 그 보트가 몇군데 들리니 팁을 주더라도 마지막에 줘야 할 것 같은 생각도 있다. 그런데 다음 목적지로 가니 다른 아낙네가 똑같은 짓을 한다. 아.. 작전이었구나 싶다. 결국 마지막에 일행에게 빌려서라도 팁을 좀 주려던 마음을 바꿔먹고 그냥 내린다. 참 가지가지 하는 나라다.
나룻배, 사람이 직접 젓는다.
이제 국경을 넘을 시간이다. 다시 큰 보트로 갈아타고 잠시 내려 국경을 넘는다. 대략 짐작은 했지만 새까맣게 몰려있는 구걸하는 애들과 환전상들을 헤치고 강가에 있는 소박한 국경사무소에서 간단히 국경을 통과하고 이번에는 캄보디아 보트로 갈아탄다. 보트에 적혀 있는 코카콜라 2000에 뭔 물가가 이리 싸나 잠시 당황하다 아.. 단위가 동이 아니라 리엘이구나 생각하니 국경을 넘은 실감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보트는 하염없이 메콩강을 달려 어느 선착장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이번에는 다시 버스로 갈아타란다. 버스의 상태는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나 거기서 거긴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사뭇 다르다. 게다가 도로의 상태도 말이 아니어서 포장도로이긴 하나 군데군데 패인 곳이 많아 덜그럭거리는 짐들과 억, 억 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날이 다 저물어서야 최종 목적지인 프놈펜에 들어선다.
베트남측 국경 모습
캄보디아에서 갈아탄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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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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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내가 이번 추석에 그리 가고 싶어했떤 메콩강!!! 나룻배 젓는 사람은 힘들겠지만 보기엔 넘 낭만적이야...언니 그럼 이제 캄보디아로 가는거야? 어디서나 건강하게 알았지^^ 보고싶어~부가 정보
한판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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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는 동네가 나왔다.그치만 그 동네에서 난 한군데만 콕 박혀있었기 때문에 아는 척 할 것이 거의 없을듯. 아쉽다.
근데 2000리엘이 얼마쯤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네.
이 기억력 하고는... 헐~
아, 근데 중국에서 폭탄투하한 엽서는 난 안보냈나보지?
삐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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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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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예술이오. <거리의 아이들>은 무신 작가가 찍은 사진인 줄 알겄소. 그 까닭을 알겠소. 바로 삶이 예술이기 때문이오.나는 오늘도 한 예술 하고 있소.
"제이리,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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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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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메콩강. 난방장치 고장난 사무실에 앉아서 이러고 있으니, 그 7시간짜리 스피드보트마저도 그리워지네요.잘 지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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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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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델타 투어를 다녀온 사람들은 다 칭찬이 자자하던데 언니는 라오스를 다녀와선지 좀 싱겁네 그래^^ 죽인다 꽃무늬 바지... 참 나도 엽서는 못받았음. 그리고 받았다는 사람도 못봤음^^부가 정보
phil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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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국을 거쳐 베트남을 지나 캄보디아라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이번 주부터는 촬영할 때 벌써 손이 시렵더만 사진을 보니 너무 따뜻해보이요...부가 정보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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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갔다 온 사진들 보면 대부분 풍경사진들이어서 별로 사진보는 재미가 없어서 그런거지.....그리고 내가 당신 좋아하는거 몰랐어?!..어디 내가 안 좋아한 여자가 있었나...^^::..부가 정보
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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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턴가 여기는 꽤 추워졌는디.. 벌써 여름이 쪼금 기다려지오..가끔 싸비스로 셀카 같은 것 좀 하지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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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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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을 땐 메콩강에서 펠리컨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우. 물론 펠리컨 보다는 다른 것이 더 보고 싶겠지만^^부가 정보
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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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메콩강 생각보다 무지 길다우.. 인도차이나 아무 나라나 가도 볼 수 잇을 껄, 태국만 빼고서리. 지금 캄보디아 있는데 며칠잇다가 태국으로 갈 것 같다. 글구 나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 것 같다, 고맙다ㅠㅠ<한판붙자> 담동네가 씨엡리업이요. 맘껏 라는 척 하시오, 글구 200리엘은 0.5달러 우리돈으로 500원 가량이오. 중국에서 보낸 엽서 당신 것도 보냈소만 아무래도 우체국 직원이 먹어버린 모양아오.
<원당걸> 하하 차앞에 붙어있는 기도하는 소녀가 갑자기 떠오르오. 고맙소. 풍경보다야 사람들을 짝고 싶은데 선뜻 카메라 들이밀기가 쉽지 않소. 무리해서 그러고 싶지도 않은 것도 있고.. 그렇소. 우리네 삶이 예술 아니겠소.. 흐흐 이런 이야기를.. 민망하구랴.
<바이러스> 난방장치라니 새삼스럽네.. 시간이 지나면 다 그러워지는 법이네 그랴.. 혹시 아나 난방장치 고장닌 사무실으르 그리워하게 되런지도.. 이건 아닌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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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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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주민>배만 죽도록 탔음. 글구 저 꽃무늬 바지 아래위 한쌍인데 베트남의 배젓는 젊은 처자들을 무늬와 색깔만 다른 저 옷을 죄다 압고 있더이다. 엽서는 우체국 직원이 먹었다니.. 두고 가랄때 알아봤어야 되는데ㅠㅠ<필리> 따뜻한 게 아니라 덥소. 아주 더워죽겠소. 당신의 시려운 손도 부러울 지경이라오^^
<투덜> 하긴 당신 여자뿐 아니라 안좋아한 남자도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됨^^ 그래도 뭐 보고 싶어해주니 가끔 사진올리리다. 뭐 큰 기대는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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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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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셀카가 말이오. 시도를 안 해본게 아닌데 카메라가 커서 그런지 술탓인지 마구 흔들리는데다가 얼굴의 일부만 이따시만하게 나오는 것이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사진이 찍히더이다.<조터> 펠리컨은 커녕 그냥 새떼도 못 봤소이다.글구 한때 라오스라고 잠시 착각했으나.. 캄보디아로 정정하겠소. 드디어 회상과 아는 척의 시간이 왔소이다. 뭐 그리 오래 머물지는 않을 예정이니 빼지 말고 맘껏 하시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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