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임플란트 빠져 음식 못 먹네"...사실 말했다고 벌금형

['진실유포죄'를 고발합니다] 피해 사실 알렸다고 벌금 50만 원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병원 앞에서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시위를 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 업무를 방해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

 

기자는 피고인 이OO 씨(56년생)를 직접 만나러 지난 11월 20일 울산행 비행기를 탔다.

 

이 씨는 남편, 딸과 함께 울산 동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산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입 안부터 보여줬다.

 

"기자님, 제 이 좀 보세요."


 

부작용의 흔적은 그의 입 곳곳에 자리했다. 왼쪽 아래 어금니 세 개가 몽땅 없었다. 치아를 대체하는 보철물이 빠진 탓이다. 잇몸에는 임플란트 기둥만 남은 부분도 있다. 위, 아래 치열도 부정교합으로 제대로 맞닿지 않았다.

 

그는 안방에서 진료내역과 치아 X-레이 사진을 꺼내왔다. 수기로 작성한 진료내역지는 전문 의료 용어로 뒤덮여 있어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기자는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준비해온 이 씨의 1심 판결문을 꺼내들었다.

 

"어머니, 제가 비실명 1심 판결문을 살펴보았는데요. 항소는 왜 안 하셨...?"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이 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처분(약식기소 의미)에 '항소'(항소가 아닌, 정식재판 청구 의미)해서 벌금 15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줄었잖아요! 그리고 나는 판결문을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제 판결문을 갖고 있으세요?"

 

그는 기자에게 본인의 1심 판결문을 받아갔다. 그러곤 판결문을 정독하다 말고 소리쳤다.

 

"나는 정말 억울해요. 내가 임플란트 치료받다가 피해 입은 걸 정당하게 1인 시위로 알렸는데, 왜 벌금을 내야하는 거예요? 그나마 벌금 50만 원에서 끝나서 다행이지 참.."


 

그가 겪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 빠져버린 이OO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와 임플란트 기둥. ⓒ셜록

이 씨가 임플란트 치료를 고민하던 2016년 3월경.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울산 동구에 위치한 A 치과를 찾아갔다. 이 씨의 집에서 A 치과까지는 차로 약 15분.


 

A치과 B 원장은 총 12개의 임플란트 시술을 이 씨에게 추천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인공치아를 심는 치료법이다. 치아 뿌리는 나사로 대체하고, 그 위에 보철물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발치부터 진행했다. 양쪽 윗어금니를 시작으로 아래 앞니-어금니를 순차적으로 뽑았다. 뽑은 이만 총 11개다. 이 씨는 한동안 임시 틀니로 생활했다.


 

발치 이후 첫 임플란트 기둥을 잇몸에 박았을 때였다. 오른쪽 윗어금니 시술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이 씨는 치통을 앓았다. 마치 사랑니를 뽑은 사람처럼 얼굴과 잇몸이 심하게 부었다.


 

밤잠을 못 이룬 이 씨는 늦은 오후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원인은 임플란트 기둥을 심은 잇몸에 생긴 염증 탓이었다.

 

"내가 잇몸 염증이 심해져서 응급실을 두 번이나 갔어요. 응급실에서 '치과 의사가 환자를 너무 방치하는 거 아니냐'고 저보다 더 화를 냈다니까요. 우리 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치과라고 하면, '알아서 다 잘해주겠거니' 생각한 거죠."


 

발치까지 한 상황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엎을 수 없었다. 이 씨는 A치과 원장을 믿었다. 그는 2017년 5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애초 계획보다 하나 적은 총 11개의 임플란트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를 마치고 확인한 치아 상태는 심각했다. 위, 아래 치아가 정교하게 맞물리지 않았다. 임플란트 치료 후, 오히려 부정교합이 생겼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 중에는 치열이 이상하다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치료가 끝나면 당연히 위아랫니가 맞물릴 거라고 생각했죠. (치료가) 다 끝나고 보니까 부정교합이 된 거예요. 치과 의사는 되레 저보고 '환자 턱이 원래 돌아갔었다'고 말했다니까요!"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의 치아 상태. 이 씨의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는 현재 빠진 상황이다. 이 씨의 잇몸에는 임플란트 기둥만 남아있다. ⓒ셜록

화가 난 이 씨는 임플란트 11개 비용 총 2000만 원 중 1800만 원만 지불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잇몸 염증부터 시작해 부정교합까지 생기자, 더 이상 치료비를 납부할 마음이 사라졌다.


 

납부한 치료비 중 수백 만 원도 지인과 자녀에게 겨우 빌려 지불한 돈이었다.


 

부작용은 상당했다. 이 씨는 평소 즐겨 먹던 오징어, 고기 등은 아예 입도 대지 못했다. 부정교합으로 면발도 끊을 수 없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급체나 소화불량에 걸리기 일쑤였다. 잦은 구토와 응급실 방문은 거의 일상이 됐다.

 

직업 종교인 생활을 하는 이 씨에게 한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언니, 말할 때마다 입에서 왜 이렇게 '딱딱' 소리가 나는 거야? 입에서 '바람 새는 소리'도 들려."

부작용으로 속앓이를 하던 이 씨는 충격을 받았다.


 

"어차피 수천 만 원 주고 임플란트한 거니까 고통 정도는 견뎌보자 다짐했죠. 그런데 주변에서 한마디씩 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무너졌어요. 저는 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확히 말해야 하거든요. 말할 때마다 발음도 새고, 치아가 부딪혀서 '딱딱' 소리가 나니.... 불편함을 넘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이 씨는 2019년 1월경 A치과를 찾아갔다. 임플란트 치료가 끝난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 그동안 이 씨는 "임플란트 괜찮냐"는 A치과의 연락 한 번 받지 못했다.


 

그는 사과와 임플란트 치료비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A치과는 사과 대신 미납 진료비 200만 원 결제를 요구했다. 임플란트 부작용으로 2년 가까이 고생한 상황에서 이 씨는 진료비를 지불하고 싶지 않았다.

 

"제가 치료비 1,800만 원도 이미 냈는데, 고작 200만 원을 왜 안주겠어요. 임플란트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줄 수가 없는 거죠. 부작용에 대해 사과 한마디도 없고, 치료 이후 안부 연락도 안 하고, 이 의사는 환자를 버린거나 다름없어요."


 

이후에는 밥을 먹다가 임플란트 '브릿지'(치아 대체 보철물)도 빠져버렸다.


 

치료차 다른 치과를 찾아갔지만, 소용없었다. 의사들은 에둘러 진료를 거부했다. 의료분쟁에 휘말리는 걸 꺼려하는 눈치였다. 이 씨는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 씨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정당한 방법을 통해 권리를 되찾고자 했다. 그는 A치과 건물 1층 앞 출입구에서 이런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잘못된 임플란트 시술 보상하라. 이젠 임플란트가 빠져서 음식도 못 먹고 다른 병원으로도 못 가네."

 

▲ 임플란트 부작용 피해자 이OO 씨가 울산 동구에 위치한 A치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셜록

시위 시간은 평일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씩. 이 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한겨울 내내 1인 시위를 했다.

 

A치과는 이 씨가 치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 거의 매번 경찰에 신고했다. 나중에는 자체 입장문을 만들어 병원 출입구 앞에 내걸었다.


 

"사건 경위. (환자 이 씨는) 치료 완료 후 200만 원의 미납액을 지불하지 않음. 불편사항 조정해드린다는 의견 전달했지만, 환자 측에서 진료거부.(중략)"


 

동시에 명예훼손, 업무방해, 사기, 협박 혐의로 이 씨를 고소했다. 울산지방검찰청은 지난 4월 28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이 씨를 벌금 15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사기, 협박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공판 대신 서면심리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7월 16일 피고인 이 씨에게 검찰 청구대로 벌금 150만 원에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 씨는 억울했다. 사실을 말했는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았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경험도 괴로웠다. 이 씨는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진실을 알린 1인 시위에 벌금 150만 원은 과하다고 생각했다.


 

재판의 쟁점은 '임플란트가 빠졌는지'였다. 검찰은 임플란트가 아닌, 그 위에 씌우는 크라운(치아 대체 보철물)이 빠졌기에 이 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했다.


 

덧붙여, 검찰은 치아 교합 조정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도 이 씨가 1인 시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검찰의 기소가 이해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임플란트 기둥과 크라운을 어떻게 구분합니까. 당연히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는데, 보철물이 빠졌으니 임플란트라고 지칭한 거죠. 전문 용어를 몰랐다고 (검찰이) 허위 사실로 기소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재판을 통해 다툰 끝에, 울산지법은 이 씨가 크라운을 임플란트라고 지칭한 행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는 유죄로 보고 피고인 이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올해 9월 23일에 선고했다. 이 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이 씨와 인터뷰를 끝낸 같은 날 오후, 기자는 A치과로 직접 찾았다. 기자는 간호사를 통해 인터뷰 의사를 전달했다. 고소인 B 원장은 "이 씨 사건에 대해 할 말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B 원장의 소식을 들은 이 씨는 "사과와 반성하지 않는 그의 태도가 가장 화가 난다"면서 병원 앞 1인 시위를 예고했다.

 

임플란트 부작용에 더불어 별금형까지 받은 이 씨 입장에선,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헌 결정이 절실하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 현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주용성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2011년에 권고했다.

 

실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다. 아프리카, 가나, 스리랑카, 뉴질랜드 등 다수의 국가들은 2013년 이전에 이미 명예훼손죄를 폐지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에서 민사 손해배상으로 명예훼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 명예훼손을 형사처벌하지만,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개인의 명예훼손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공론장에서의 토론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전 세계의 이런 흐름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근간과 고스란히 겹친다. 한국 역시 위헌 결정을 통해 세계 흐름에 발맞춰갈 수 있다.


 

이 씨는 요즘 선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 씹어 먹어야 하는 음식은 이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크라운이 깨져 군데군데 구멍도 생겼다. 이 씨는 치간 칫솔로 구멍난 크라운 안쪽 부분을 일일이 양치질하고 있다. 그의 수고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지금도 그를 괴롭게 하는 건 사법부의 유죄 판결이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281004552703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진천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국가보안법 폐지] 진천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2/28 [11:28]
  •  
  •  
  •  
  •  
  •  
  •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의 공동 주최로 지난 12월 9일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 ‘현재 진행형 국가보안법, 이대로 좋은가’가 열렸다.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두 번째 토론 ‘국가보안법 굴레 묶인 언론과 온라인’이란 주제로 발언했다. 

 

진 대표는 국가보안법 때문에 북에 대한 사실 보도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다며 국가보안법은 당연히 폐지되어야 할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남북의 국호를 정확하게 부르는 운동을 제안했다.

 

진 대표는 "국가보안법을 전 세계 200여 개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규정했다. 

 

진 대표는 <통일TV>를 3년째 준비하고 있는데, 정부가 <통일TV>를 허가하지 않는 이유를 말하며 국가보안법의 심각성을 짚었다. 

 

진 대표는 “<통일TV>가 국가보안법 7조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 남남갈등이 심히 우려된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고 있다”라며 “언론은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 그런데 북의 ‘려명거리 살림집이 멋있다’, ‘대동강맥주가 맛있다’고 하는 것이 국가보안법 7조에 걸린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 수 없고,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에서 무슨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표현의 자유를 논할 수 있는가”라고 격앙되게 말했다.

 

진 대표는 “북한, 남한 용어부터 명확하게 정리하자”라며 “1991년 남북은 유엔에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가입했다. 그리고 1995년 8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세 단체가 합의 발표한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 제작 준칙’ 총장 제1장에서 국호 등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사용을 못 하는가”라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공수처장 최종 후보 김진욱·이건리 선정 “정치적 중립성 고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2/29 07:15
  • 수정일
    2020/12/29 07: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민의힘 “효력 집행정지 구할 것”...민주당 “1월 중 반드시 공수처 출범”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12-28 19:43:35
수정 2020-12-28 19:59:4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조재연 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제6차 회의를 마친 뒤 공수처장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2020.12.2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조재연 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제6차 회의를 마친 뒤 공수처장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2020.12.2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후보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28일 최종 압축됐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6차 회의를 열고 약 2시간가량의 논의 끝에 이같이 의결했다. 지난 10월 30일 추천위가 공식 활동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끌어낸 결과다. 두 후보 모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서 의결권을 가진 대한변호사협회 측이 추천했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리더십과 공수처를 이끌 책임감 등이 골고루 고려됐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 출신은 안 된다’는 획일적 논의보다는 공수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가 더 고려돼 검찰·비검찰 모두가 최종 추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후보는 판사를 지낸 비검찰 출신, 이건리 후보는 검사장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김진욱 후보는 사법연수원 21기로 1995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서울지방법원 본원과 북부지원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이후 1998년 3월부터 2010년 1월까지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99년엔 우리나라 최초 특별검사 도입 사건인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의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헌재에서 헌법연구관을 거쳐 선임연구관으로 장기간 근무 중이다.

 

이건리 후보는 사법연수원 16기로 199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2013년 12월까지 각급 검찰청의 검사,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 등으로 근무했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거쳐 2014년 2월 변호사로 개업한 이 후보는 2017년엔 국방부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4월부터 현재까지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석훈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와 이헌 변호사(왼쪽)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6차 회의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2020.12.28
한석훈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와 이헌 변호사(왼쪽)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6차 회의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2020.12.2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측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회의에 참석했지만 표결을 앞두고 퇴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으로 활동한 임정혁 변호사의 후임으로 임명된 한 교수가 자신에게도 새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할 기회와 기존 후보자에 대한 자료 요구 권한을 행사하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미 지난 회의에서 위원 전원 동의로 후보자 추가 추천은 23일 오후 6시까지 허용하며 제출된 자료에 근거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 변호사는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다른 추천위원들이 의결을 강행하겠다고 해서 야당은 참여하지 않기로 하고 퇴장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이 퇴장했지만 개정 공수처법상 의결 정족수는 무리 없이 채워졌다. 추천위원 7명 중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1차 투표에서는 김진욱 후보자가 5표, 2차 투표에서는 이건리 후보자가 5표를 받아 재적 위원 전원의 찬성을 얻었다.

추천위는 이제 남은 절차에 따라 국회의장 보고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서면 추천서 송부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문 대통령이 추천위 선정 후보 2명 중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이 마침내 임명된다. 공수처장 임명 뒤에는 공수처 차장 제청, 수사검사처 임명, 인사위원회 구성 등 후속 작업을 거쳐 공수처가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결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2.28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결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2.2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민주당 “1월 중 반드시 공수처 출범”
국민의힘, 효력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 엄포

추천위의 후보자 선정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지난해 12월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1년이 지난 오늘에야 후보자 추천이 완료됐다. 국민의힘의 끊임없는 방해와 지연전술로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이 167일이나 지난 오늘에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이 이루어졌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공수처는 조속히 출범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인사청문 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대로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인사청문회가 차질 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수처를 1월 중 반드시 출범 시켜 권력기관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위촉된 한석훈 위원의 (위원) 추천권과 후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권한들이 박탈된 채 민주당 추천위원과 이에 동조하는 단체들의 결정으로 (절차가) 이뤄졌다”며 “국민의힘은 (추천 결과를) 전혀 인정할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헌·한석훈 추천위원의 추천권 침해로 인한 이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를 구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독립적, 중립적이지 않은 공수처장 임명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김도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새로운 길, 2021년 1월에 제시된다

[개벽예감 425] 새로운 길, 2021년 1월에 제시된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12/28 [08:49]
  •  
  •  
  •  
  •  
  •  
  •  
 

<차례>

1. 직설적인 질문과 솔직한 답변

2. 선평화, 후통일론의 실체

3. 선통일, 선평화론의 실체

4. 평화협정 체결하기까지 두 단계 거쳐야

5. 새로운 길, 2021년 1월에 제시된다

 

 

1. 직설적인 질문과 솔직한 답변

 

“통일을 해야 합니까? (Do you have to reunify?)"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질문이다. 2017년 11월 7일 서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담화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와 같은 엉뚱한 질문을 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우리나라의 통일문제에 대해 그처럼 직설적인 질문을 제기한 대통령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좀 특이한 사람이다. 그는 기존 관례와 격식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동을 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듣기에 민망한 왜곡발언이나 허위발언도 꺼내놓지만, 그런 역겨운 언행 뒤에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면도 있다. 

 

통일을 해야 하느냐는 엉뚱하고 직설적인 질문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답변했을까? 자세한 답변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워싱턴포스트>의 정치분석가 조쉬 로긴(Josh Rogin)이 2017년 11월 15일 그 신문에 실은, ‘트럼프는 남한 대통령에게 ’통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략적인 사연을 찾아볼 수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을 방문 중이던 조쉬 로긴과 대담하면서 그녀가 한미정상회담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문재인-트럼프 상춘재 담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쉬 로긴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그날 상춘재 담화 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질문에 답변할 때, “김정은 정권 아래서 비인간적인 대우(inhumane treatment)를 받으며 고통을 겪는 북조선 인민들에게 자신이 큰 책임감(great sense of responsibility)을 느낀다”고 하면서, “민주주의의 빛(light of democracy)을 북조선 인민들에게 비춰주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마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상춘재 담화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므로, 위에 서술한 답변은 문재인 대통령의 속마음이 드러난 솔직한 발언이었다. 답변에서 드러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정권의 어둠 속에 있는 북측 인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의 빛을 비춰주는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여 북을 자유민주주의체제로 흡수해야 한다’는 극우반북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극우반북적인 견해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그가 ‘독재자’로 생각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한 직후 이런 말을 남겼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수시로 논의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극우반북적인 견해를 은폐한 외교적인 발언이었다. 

 

위선적인 발언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을 방문하는 중에 5.1경기장에 모인 평양시민 15만 명 앞에서, 그가 독재정권의 암흑 속에서 고통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북측 인민들에게 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이것도 역시 자신의 극우반북적인 견해를 은폐한 외교적인 발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발언 뒤에 극우반북적인 견해가 은폐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그가 남북정상회담에서 쏟아낸 외교적인 발언에 찬사를 보내며, 그의 방북에 큰 기대를 걸었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발언 뒤에 극우반북적인 견해가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헤쳐보면,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왜 전혀 이행되지 않았는지도 알 수 있고, 2020년 6월 16일 북이 왜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8천만 민족의 통일열망이 뜨거워졌던 2018년 9월 26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뉴스(Fox News)>가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대담진행자가 “대통령님 생애 안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통일은 정말 예상할 수 없습니다. 통일은 계획대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평화가 완전해지면 어느 순간 정말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기가 제 생애 안에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날이 언제인지 예언할 수는 없지만, 통일의지를 가는 대통령이라면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방안과 경로를 담은 통일정책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위의 대담에서 나온 답변을 들어보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통일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문 대통령이 평화가 먼저 실현되고 통일이 나중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선평화, 후통일론을 믿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2017년 11월 7일 서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이다. 그날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청와대상춘재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차담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통일을 해야 합니까?"라는 직설적이고 엉뚱한질문을 했다. 그런 질문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속마음을 드러내면서 솔직하게답변했다.  


 

2. 선평화, 후통일론의 실체

 

문재인 대통령이 믿고 있는 선평화, 후통일론은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30년 정도 서로 왕래하고 협력하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통일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선평화, 후통일론은 통일국가건설을 사실상 반대하는 반통일론의 변종이 아닐 수 없다. 통일학의 견지에서 이 문제를 분석,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1) 선평화, 후통일론은 7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조국통일이 앞으로 30여 년이 더 지나 100년 뒤에야 실현될 것처럼 상상하면서, 조국통일위업을 다음 세대에게 미루려는 허황된 주장이다. 75년 동안이나 지속되는 민족의 분렬을 어떻게 해서든지 하루빨리 극복하고 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중대하고 절실한 조국통일위업을 기약 없는 먼 훗날로 미루는 것은 통일국가건설을 무한정 지연시키고 회피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평화, 후통일론은 1960년대 박정희의 선건설 후통일론, 그리고 1970년대 김대중의 선민주, 후통일론을 모방한 통일무한연기론이며 통일위업회피론이다. 지난 시기 선건설, 후통일론이나 선민주, 후통일론이 그러했던 것처럼, 현 시기 선평화, 후통일론도 통일국가건설을 무한정 연기하고 조국통일위업을 회피한다는 점에서 반통일론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 

 

2) 선평화, 후통일론은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30년 정도 서로 왕래하고 협력하면, 어느 날 동부도이췰란드가 갑자기 무너지고 서부도이췰란드에 흡수되었던 것처럼 북의 사회주의체제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고 남의 자본주의체제에 흡수될 것이라는 전형적인 흡수통일론이다. 이런 내막을 알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남북평화공존과 남북상호협력은 남측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시장경제가 30년 동안 북측에 점차적으로 침투, 확대되어 점진적인 개혁과 개방을 불러일으키고 북측의 자주적 사회주의와 사회주의계획경제가 변질, 소멸되는 점진적 붕괴과정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남북평화공존과 남북상호협력은 흡수통일론의 정체를 은폐한 현란한 수식어에 불과한 것이다. 명백하게도, 선평화, 후통일론은 점진적인 흡수통일론의 변종이다. 

 

3) 선평화, 후통일론은 남과 북이 평화공존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평화를 실현하는 데서 가장 중요하고 선결적인 평화협정문제는 외면한다. 어느 날 누구의 머리 위에 포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태로운 정전체제를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려면 반드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평화공존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강조해야 할 평화협정체결문제는 한 마디도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평화가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선평화, 후통일론은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평화협정을 외면하는 비과학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평화협정을 외면하는 까닭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당연히 점령군이 철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국군철수를 반대한다. 반대할 뿐 아니라, 철군이라는 말만 나와도 조건반사적인 거부반응을 보인다. 만일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 한미동맹이 해체될 것이므로, 한미동맹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는 문재인 대통령은 철군문제에 직결되는 평화협정체결문제를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이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정전체제 아래서 점령군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대북전쟁연습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런 참담한 현실 속에서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다. 불행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이 믿는 선평화, 후통일론은 그런 궤변과 결부되어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고서도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비과학적인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대안이 종전선언을 채택, 발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 북, 미 3자가 종전선언을 채택, 발표하면, 전쟁이 끝나는 것이므로, 평화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처럼, 종전선언이 발표되더라도 정전상태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종전선언을 발표하더라도 정전체제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고, 따라서 미국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은 여전히 북침전쟁연습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침전쟁연습은 종전선언문을 한낱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종전선언을 발표하려는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전략적 추진방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매우 다르지만, 지난 시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발표하려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하려고 했던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종전선언과 다른 것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은 종전선언⟶잠정협정⟶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점진적 과정이고, 그것은 곧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중단⟶남과 북의 단계적 군비감축⟶주한미국군의 단계적 철수로 이어지는 단계적, 점진적 과정이다. 다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하려고 했던 종전선언은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중단⟶주한미국군감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부합되는 것이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한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군사분계선 남쪽에 설치된 철책과 철조망을 촬영한 사진이다. 반만년 동안 이어져온 민족의 혈맥이 저 철책과 철조망으로 끊긴 것을 생각하면, 너무도 원통하고 분하다.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에서는 한국군과 미국군이 합동으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그 북측 지역에는 조선인민군이 단독으로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만일 조선인민군과 미국군이 우리 영토 안에서 무력충돌을 벌이면, 그것은 남과 북의 내전이 아니라, 미국의 무력침공으로된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군이 장악하고 있으므로, 우리 영토에서전쟁이 재발하면 한국군은 미국군의 작전통제를 받으며 미국군의 대북무력침공에 참가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을 분렬시키고 전쟁위험을 불러오는 군사분계선을철폐하고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려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해야 한다.  


 

3. 선통일, 선평화론의 실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 앞에 나선 가장 중대하고 절박한 과업”이라고 지적하고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우리는 전체 조선민족의 한결같은 지향과 요구에 맞게 하루빨리 분렬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중략) 나라와 민족들이 저마다 자기 리익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발전을 지향해나가고 있는 때에 우리 민족이 북과 남으로 갈라져 아직까지도 서로 반목하며 대결하는 것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스스로 가로막고 외세에 어부지리를 주는 자멸행위입니다. 민족의 분렬을 더 이상 지속시켜서는 안 되며 우리 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하여야 합니다.” 8천만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위업을 이른 시일 안에, 반드시 실현하려는 강렬한 통일의지를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방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선통일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통일론은 자주적 평화통일론으로 집약된다. 자주적 평화통일론은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주장이다. 역사적 견지에서 보면, 자주적 평화통일론은 1948년 4월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전조선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와 전조선 제정당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의에서 이루어진 전민족적 합의를 계승발전시킨 조국통일론이다. 연석회의와 지도자협의회는 미국의 조선분할점령정책을 추종한 친미우익세력을 제외한 남과 북의 좌우익세력이 모두 참가한 그야말로 전민족적 회의였다.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해야 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자주적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평화협정체결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남북평화공존론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말하는 자주적 평화통일의 전제조건이며,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시키는 조치로 된다.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시키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전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선평화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일우선주의와 평화우선주의를 통합한 선통일, 선평화론을 제시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처럼 중대하고 절박한 평화협정은 어떻게 체결될 수 있을까?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려면 협정체결당사자들이 평화회담을 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까지만 해도, 북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평화회담을 조미양자회담 또는 남북미 3자회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북은 1990년 5월 31일 발표한 ‘조선반도에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국통일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마련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조선반도에서 완전하고도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현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전환시켜야 한다.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주되는 당사자인 것만큼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조미회담이나 3자회담에 반드시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조미양자회담, 4자회담, 6자회담이 진행되었으나 평화협정체결문제는 미국이 거부하는 바람에 의제에 오르지 못했다. 더욱이 그런 회담들에 참석한 외교관들에게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중대사안을 다룰 권한이 없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중대사안을 다룰 권한은 조선의 최고령도자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    하지만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조미정상회담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조미고위급회담에도 소극적이었던 그들에게 조미정상회담은 언제나 관심 밖에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조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자신의 전략구상을 실현해야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여 조선의 핵무력을 완성하면, 미국은 조선의 핵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그 동안 외면해온 조미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런 예상은 적중했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2018년 1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정상회담을 제의했고, 마침내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던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1999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자회담에 참가한 남,북, 미, 중 회담대표들이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평화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4자회담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제네바에서 네 차례 개최되었으나,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평화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6자회담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10차례나진행된 6자회담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4자회담과 6자회담의실패경험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중대사안이 오직 조미정상회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주었다. 그로써 평화협정체결문제를 조미정상회담에서 해결하려는 조선의 견해와 입장이 정당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4. 평화협정 체결하기까지 두 단계 거쳐야

 

사상 처음 성사된 것으로 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8천만 민족에게 커다란 기대와 희망을 안겨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 제2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선차적인 방도는,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구상하고 있었던 종전선언을 채택, 발표하는 것이었다. 2018년 6월 1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말과 영어로 각각 작성된 종전선언문 초안을 가지고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 참석했다고 한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채택, 발표하려던 계획은 그가 주한미국군을 감군하려던 계획과 맞물린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유지하는데 너무 많은 국가재정을 지출하지 않으려고 감군정책을 추진했고, 종전선언을 발표하려는 계획을 감군정책과 연동시키려고 했다. 다시 말해서,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종전선언을 채택, 발표한 뒤에, 주한미국군을 부분적으로 철수하는 감군조치를 실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준비해간 종전선언문 초안을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꺼내놓지 않았다. 그는 왜 꺼내놓지 않았을까? 2020년 9월 15일 미국에서 출판된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의 책 ‘격노(Rage)’에서 공개되지 않은 사연을 엿볼 수 있다. 그 책에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고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중에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데서 정말로 힘들어했고, 주춤거렸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중에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고 주춤거린 까닭은, 조선이 “강도적인 비핵화요구”라고 비난할 만큼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비핵화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2018년 6월 19일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국무장관은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비핵화를 실행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전협정을 확실하게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전협정을 확실하게 교체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었지만,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비핵화를 제의한 것은 합의를 가로막은 걸림돌로 되었다.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우선 종전선언을 발표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평화실현과정에 부합되는 쌍무적이고 점진적인 비핵화를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비핵화를 제의했던 것이다. 

 

만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의한 쌍무적이고 점진적인 비핵화를 받아들이면서 종전선언문 초안을 꺼내놓았다면, 회담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전협정을 대신할 잠정협정(modus vivendi)을 체결하는 문제를 제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잠정협정이란 적대관계에 있는 쌍방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까지 적대관계를 평화적으로 해소하는 정치적 합의를 말한다. 1996년 2월 22일 조선은 미국에게 다음과 같이 제의했었다. 

 

“정전협정의 거의 모든 조항들이 파괴되고 남아있는 조항들마저 현실을 반영할 수 없는 조건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현 정전협정을 대신할 수 있는 잠정협정을 체결하고 그를 리행하기 위한 잠정기구를 내올 데 대한 제안을 내놓고 그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할 것을 미국측에 또다시 제의하였다. 이 제안은 미국이 평화협정의 체결을 반대하고 있는 조건에서 조선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무력충돌을 방지하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의 과도적인 기간에 필요한 잠정적인 조치로서 쌍방에 다같이 접수될 수 있는 현실적인 제안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잠정협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방안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8년 조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의하면 그것을 받아들여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이 되는 2018년 7월 27일 종전선언을 발표하고, 그에 기초하여 잠정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차기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2018년 7월 7일 조선 외무성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가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은 2018년 7월 6일과 7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미고위급회담에서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몇 가지 방도를 제기했는데, 그 가운데는 “조선반도에서의 평화체제구축을 위하여 우선 조선정전협정체결 65돐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할 데 대한 문제”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조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따르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조미고위급회담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요구만 들고 나왔”으며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립장을 취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8년 7월 6일과 7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미고위급회담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음을 알 수 있다. 만일 그 회담에서 쌍방이 2018년 7월 27일 종전선언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면,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은 결렬되지 않았을 것이며, 조미협상은 계속 진척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사리 성사된 조미정상회담을 조선의 핵무장을 일방적으로 해제하려는 기회로만 생각하는 전략적 오판에 빠지는 바람에 자기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렸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중에서 공동성명 서명식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공동성명문에 서명했고,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마익 팜페오 국무장관은 공동성명문을 교환했다. 공동성명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노력할 것이다"라는 조항이 들어있다. 두 정상은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으로 종전선언을 발표하려고 하였지만, 2018년 7월 6일 평양에서 진행된조미고위급회담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은 여러 가지 조건과 구실을 꺼내놓으면서종전선언을 발표하는 문제를 무한정 지연시키고,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비핵화를주장했다. 그로써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미정치협상은 더 이상 진척될 수없었다.  

 

 

5. 새로운 길, 2021년 1월에 제시된다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이 대통령에 취임해도, 그는 조미정상회담을 외면하면서 조선의 핵무장을 일방적으로 해제할 생각만 할 것이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예상하는 까닭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주둔미국군을 유지하는 비용을 너무 많이 지출하지 않기 위해 동맹관계를 약간 훼손하더라도 감군정책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동맹관계를 우선시하는 바이든에게서는 그런 감군정책마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대선유세 중에 감군문제를 언급했었지만, 바이든은 대선유세 중에 감군문제에 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9월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가 평양을 방문하면 제3차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의사를 담은 마지막 친서를 보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고 평양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묻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마도 아니다. 우리는 그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런 답변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7통의 친서를 교환했던 친서외교는 중단되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2019년 11월 18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담화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고, 2019년 12월 12일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에 열거한 상황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온다. 협상의 문은 모두 닫혔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비관적인 전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2019년 9월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지막 친서를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초청거부의사를 접하고 친서외교를 중단한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10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였다”고 한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백두산 등정이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동행한 일군들 모두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 백두령봉에서 보내신 위대한 사색의 순간들을 목격하며 또 다시 세상이 놀라고 우리 혁명이 한 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받아안으며 끓어오르는 감격과 환희를 누르지 못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눈 내리는 백두산에서 모색한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에 발표한 신년사에서 언급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사라져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없게 되었지만,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는 새로운 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색한 새로운 길은 장기간 협상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기존 방도가 아니라, 협상을 배제하고 급진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방도이다.  

 

2020년 8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를 2021년 1월에 소집할 것을 결정하였다. 2021년 1월에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열리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예견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양심수의 어머니 故 임기란 어머니

  • 기자명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  승인 2020.12.27 09:09
  •  
  •  댓글 0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이 수고해 주셨다.

연말, 다시 한 번 그분들의 삶을 돌아보고자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 중인 임기란 어미니 [사진 : 민중의 소리]

▲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 중인 임기란 어미니 [사진 : 민중의 소리]

임기란 어머니는 지난 6월 30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숙환으로 별세하였다. 7월1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양심수의 어머니 故 임기란 여사 추모의 밤>이 거행되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하면 양심수의 어머니 임기란 상임의장을 떠 올린다.
그 분이 별세하셨다.

가족에게는 자애로운 어머니였지만, 
고난 받는 사람, 약자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조국통일에 살아온 길이 너무도 아름답고 빛났던 어머니이시다.

민중은 정의를 지향해서 힘을 모은다.
그리고 역사는 정의로운 앞길을 가로 막는 일체를 용납하지 않는다.

바로 그 정의로운 앞길을 가는 단체 중 하나가 민가협이고 그 길을 향도(嚮導)한 분이 임기란 어머니이시다.
어머니가 향도한 길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도 양심수석방과 국가보안법철폐의 <목요 집회>와 <비전향장기수 송환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목요 집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탑골공원에서 1993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 거의 빠지지 않고 유신독재시절부터 각종 고문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통일운동가,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학생 양심수들을 석방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 양심수 전원 석방! 등을 외치며 집회를 열어왔다.

<목요집회>는 민가협의 창립 이념이자 주된 투쟁 사업이다.
통칭 <어머니>로 불리는 회원들은 평범한 가정의 주부에서 거리의 민주·통일투사로 우뚝 서며 지금도 각종 집회나 기자회견장에 보랏빛 수건을 두르고 열정적으로 현장을 누비며 <민족해방>과 <민중해방>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 2017년 11월 20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23회 불교인권상’을 받고 민족민주운동 단체들에게 축하 받는 임기란 어머니 [사진 : 필자 제공]
▲ 2017년 11월 20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23회 불교인권상’을 받고 민족민주운동 단체들에게 축하 받는 임기란 어머니 [사진 : 필자 제공]

<비전향장기수 송환운동>은 1989년 사회안전법이 폐기되면서 풀려난 인민군 종군기자 이인모 선생의 송환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1992년 양심수후원회 제4차 총회에서 "인민군 종군기자 이인모 노인 송환운동"을 특별사업으로 채택하고 기독교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천주교, 불교 등 인권·종교 단체들과 <이인모 노인 송환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1993년 3월 17일 송환을 이루어냈다.

이후 25여 인권·종교·사회단체로 구성된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하여 1999년 2월25일과 12월31일 마지막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21명을 포함한 63명의 비전향장기수를 6‧15공동선언 제3항에 의거 마침내 2000년 9월 2일 북녘 고향으로 송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운동>은 6‧15공동선언 합의사항이면서 판문점선언에서의 ‘인도주의 문제 해결’ 합의이기도하다. 
또한 헌법과 세계인권선언·국제인권협약이 규정한 ‘거주이전의 자유’ ‘자국으로 돌아갈 권리’ 등 인간의 기본인권 보장문제인 것이다.

▲ 임기란 어머니 영정 [사진 : 필자 제공]
▲ 임기란 어머니 영정 [사진 : 필자 제공]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해고자로 죽을 수 없다"는 김진숙의 당연한 정의

[기고] 온갖 부정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당연한 단 하루와 해고철회

70년대 민주노조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싸웠던 20살 즈음의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은 이제 백발의 어르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해고된 지 40년. 어르신들의 소망은 '동일방직에 복직해 단 하루만이라도 일하고 떳떳하게 사표를 내고 떠나는 것'입니다.

 

김진숙님도 마찬가지 응답을 하셨습니다. "해고자로 죽을 순 없으니까요." 35년 전, 회사는 일터에서 자꾸만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회사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의 부주의로 그리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쓰레기 같은 식사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안전장비와 작업도구. 이 지독하게 위험한 노동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였습니다.


 

▲ 김진숙 지도위원. ⓒ노동과세계

김진숙님은 이 당연한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습니다. 해고는 노동자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을 빼앗기는 것이자, 관계망을 박탈당하는 일이며, 사회적 위치를 삭제당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신념을 부정당하는 것입니다. 평생을 '제3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김진숙님에게 해고자라는 말은 이러한 모든 부정의의 응집체입니다.


 

30년전, 40년 전이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부당한 해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12월 31일자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싸우고 있습니다. 용역회사가 바뀌었으니 다른 노동자를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고통보를 받은 여성노동자들은 길게는 10년동안 LG트윈타워를 번쩍번쩍하도록 광을 내 왔습니다.


 

실상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나치게 낮은 임금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입니다. 회사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하루 7.5시간의 노동시간을 책정했습니다. 시간을 줄인다고 업무량이 줄지 않습니다. 넘치는 업무량은 주말 노동으로 처리하도록 했지만 무급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 80여명의 1년치 임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겨우 20억 원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회사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무려 60억 원이었습니다.

 

똥을 먹고 살 수없는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외침, 매일 동료가 죽어나가는 노동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김진숙님의 절규, 일한만큼의 댓가를 달라는 LG트윈타워 여성노동자들의 요구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사람으로서 살기 위한 기본을 갖춰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연하고 단순한 요구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들이 이 땅엔 너무나 많습니다. 해고노동자들의 소망은 단 하나입니다. 복직. 복직하여 다시 일터를 찾아 일하고 싶은 것입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다시 일하기 어려워진대도 그 부당한 해고만은 철회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입니다. 사람다운 삶을 요구할 수 있고 그것이 당연한 정의임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단 하루. 복직해서 일터로 돌아가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김진숙님의 정년시한인 12월 31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해고날짜인 12월 31일까지 고작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부디 그 시간 안에 이 온갖 부정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당연한 단 하루와 해고철회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함께하는 우리의 힘으로 말입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271041040572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식농성 17일차’ 고 김용균의 어머니 “여당 단독으로라도 중대재해법 처리해야”

“사람 생명 살리는 법이야말로 어떤 법보다 우선하는 것 아닌가”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2-27 15:31:25
수정 2020-12-27 15:31:2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이 단식농성 17일째인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이 단식농성 17일째인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영상 캡처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성탄절 연휴에도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이어나갔다.

중대재해법에 대한 국회 심사는 성탄절 연휴 직전인 24일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에서 가까스로 첫발을 뗐지만 여전히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심사 조건으로 단일안 마련을 난데없이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결국 민주당은 이날도 심사를 마치지 못한 채 오는 28일 오전까지 부처 협의안을 제출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회의를 끝냈다. 자칫하면 올해 안에 중대재해법을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김미숙 이사장과 이용관 이사장은 27일 '중대재해법 제정 운동본부'와 함께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연내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은 두 사람이 단식농성을 한 지 17일째 되는 날이다. 두 사람은 성탄절 연휴에도 국회 앞을 떠나지 않았다.

김미숙 이사장은 "사람이 매일 6명 이상 죽어가고 있다. 매일 여섯 가족 이상이 지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저처럼 아파할 그 사람들을 생각하니 조바심이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밥을 굶은 지 오늘로 17일째가 됐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법 통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는 거 같다"며 "주말과 성탄절에 한가로운 국회를 보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처럼 절박한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힘은 점점 빠져가는데 법이 제정될 때까지 제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어 더 조바심이 난다"며 "국회의원들이 우리보고 단식을 풀어달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들 몸 상할 걱정보다는 본인들 입장이 난처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회가 먼저 나서서 사람들 죽음을 막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늉만 하지 뚜렷하게 진척되는 게 없기 때문"이라며 "법사위, 본회의까지 갈 길이 구만리인데, 법사위 소위 논의 한 번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논의에 들어오지 않아 처리가 어렵다고 하는데, 야당이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여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사람 생명 살리는 법이야말로 어떤 법보다 우선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논의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민주당이 단일안을 내면 들어오겠다고 말한다"며 "논의는 하지 않다가 나중에 들어와서 법안을 희석시킬 생각이라면, 국민들이 참지 않을 것이다. 당장 성실하게 논의에 나서고,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그는 "재계는 반대만 하지 말고, 사람 살리는 법에 함께 해달라. 지금부터라도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달라"며 "국민 여러분들도 일하러 나갔던 사람이 죽어서 돌아오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그는 "저도 남은 힘을 다해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하며 14일차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2020.12.24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하며 14일차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2020.12.24ⓒ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이용관 이사장 역시 "중대재해법을 통과시킬 때까지 이곳에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이사장은 "여야 의원님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저는 그렇게 행복하지 못하다. 당신들은 가족과 함께 편안한 연휴를 보내고 있을 때, 자식을 잃은 저희는 국회의사당 앞 노숙 농성장에서 배고픔과 추위를 참고 사력을 다해 버티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며칠이면 해가 넘어가는데, 여야 정치인 모두 서로 떠넘기기로 허송세월만하고 있으니 애간장이 탄다"며 "그런데 '이제 그만 단식을 풀고 돌아가시라'고요? 그렇게 못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기 전에 저는 죽을 수가 없다"며 "제 목숨이라도 내놓을 테니 제발 중대재해법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 이사장은 "2015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님께서는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셨다"며 "정치적 편향이라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고 하셨다.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 생명과 기업의 이윤 사이에 중립은 없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헌데 어찌 여야 정치 지도자들은 재계의 눈치만 보고 어제도 오늘도 계속되는 죽음의 행렬을 방치하고만 있는가"라며 "대통령과 국회의원 여러분, 헌법과 국민 앞에 선서했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잊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기운이 없고 가물거리는 정신이지만 간절하게 호소한다. 연휴 잘 보내시고 와서 신속하게 논의하여 연내에 처리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중대재해법 제정 운동본부'도 "국회는 탁사공론의 법리 논쟁이 아니라 산재사망·재난참사의 비극을 끝내기 위한 절체절명의 무한한 책임으로 즉각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어제도 오늘도 동료가 죽어 나간 일터에서 아무런 책임도 처벌도 개선대책도 없이 노동자를 밀어 넣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한다. 청천벽력 같은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고도 그 동료들의 죽음의 행진을 막기 위해 피해자 유족이 나서야만 하는 이 참극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중대재해법 연내 입법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최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가보안법, 우리 사회에 실존하는 악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2/28 02:56
  • 수정일
    2020/12/28 02: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가보안법 폐지] 김진향 “국가보안법, 우리 사회에 실존하는 악마”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2/27 [18:00]
  •  
  •  
  •  
  •  
  •  
  •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의 공동 주최로 지난 12월 9일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 ‘현재 진행형 국가보안법, 이대로 좋은가’가 열렸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첫 번째 토론 ‘국가보안법과 남북화해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언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이 분단체제를 지탱하는 법이라며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이 빨리 폐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보안법과 남북화해 비전은 철저히 상반된다. 완벽히 배치된다. 마땅히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이 분단체제의 새로운 상징”이라며 “분단의 본질, 기원, 폐해를 찾아가다 보면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분단이 국민 불행의 구조적 근원이며 물질적 토대이다.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분단을 유지하겠다는 것, 국민 불행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에게 국가보안법은 실존하는 악마”라고 규정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거짓, 국가적 폭력의 일상화가 있었다”라면서 “분단체제가 독재를 만들었고, 독재는 분단체제를 악용했다. 분단체제와 독재체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맞물렸다. 그래서 반민족, 반국민, 반민주, 반자주, 불의와 부정의 역사가 분단체제인데, 분단체제를 지탱했던 핵심적 기재가 국가보안법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분단체제를 지탱하는 법적인 기재로 국가보안법과 함께 휴전협정을 꼽았다.  

 

김 이사장은 “휴전상황이기 때문에 종전상황을 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북은 군사적인 적으로 상징화되었다. 그것에 근거해 국가보안법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분단체제를 유지, 심화하는 기재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휴전협정, 국가보안법의 연장선에서 ‘북한 주적론’이 온 국민의 뇌리, 가슴에 박혀 있다고 짚었다. 김 이사장은 분단체제 심화의 이데올로기로 ‘북한 주적론’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공론화하는 노력이 더욱 광범위하게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코로나 확진되면 징계한다고요?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입력 : 2020.12.27 08:27


원문보기:

pixabay

pixabay

 

“우리 회사는 확진되면 징계라….”

하루에 1000여명씩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누적 확진자만 5만여명(12월 27일 기준)에 달한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와 무증상 감염자가 만만찮다. 직장인들은 ‘조직 내 1호 확진자가 돼선 안 된다’며 몸을 사린다. 조직과 지역사회에서의 낙인, 감염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서다. 지금의 확산세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확산 초기 언론에서 드문드문 보이던 확진자들의 불이익 사례가 곧 내 일이 될 수 있게 생겼다. 코로나19 확진을 둘러싼 징계는 어디까지 가능한 건지 알아봤다.

징계란 복무규율이나 기업질서를 위반한 근로자에게 내리는 불이익 조치다. 회사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징계사유를 정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저지른 직원을 징계하는 건 회사 재량이다. 다만 징계를 하려면 사유가 합당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확진 자체는 정당한 징계사유 아냐 

누구나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확진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다.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는 정당한 징계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 2020년 초 일부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징계하겠다’는 취지로 공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확진 후 완치돼 전파 가능성이 없고, 업무에 복귀해 일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단지 확진되었다는 것만으로 징계하는 것은 오히려 감염병에 대한 편견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방역당국의 안내에 따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게 된다. 증상 유무에 따라 최소 10일 뒤부터 격리해제 기준이 충족되면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최근 코로나19 전파력 관련 역학 및 바이러스 배양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병 10일 후 전파력은 낮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터로 복귀한 완치자에게 동료들의 불안을 이유로 사직을 권고하거나 해고하는 사례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확진 이후 직장가입 상실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진료비 승인을 받은 사람은 총 2만3584명이다. 이들 중 직장보험 가입자에 해당하는 6635명의 19.7%인 130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유 중 하나로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2차 피해를 추측해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 자체만을 이유로 해고를 당하거나 징계를 받는다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 그 정당성을 다퉈볼 수 있다. 다만 사측의 권유를 받고 사직서를 낸다면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에 해당해 구제신청을 할 수 없다.
 

사내 방역지침을 어겼다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가 대면 회의, 회식 등을 금지한다는 수칙을 제시했는데도 이를 위반했다면? 징계가 가능하다. 고용노동부의 표준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회사의 규율과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어겨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 등의 징계사유가 근거가 될 수 있다.

수도권의 행정명령 이전부터 회식과 직원들의 개별 모임을 금지하고, 꼭 필요하다면 3인까지만 허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동료 4명이 송년 모임을 하다 감염됐을 때 징계가 가능할까. 노무법인 ‘시선’의 김승현 노무사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있다”면서도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징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됐다는 결론이 문제가 아니라 과정을 봐야 한다. 요즘 (확진자가 나올 시 파급력이 큰 기관인) 병원에서 의료진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모임이 감염경로가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지나치게 사생활에 개입하는 등 복무규율이 과도할 경우 그 자체가 효력이 없지만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 업무 특성상 확진됐을 때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좀 더 조심을 했어야 하는 환경 등의 이유로 3인 이하 제한이 합당하다고 볼 수 있으면 위반에 따른 징계는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은 아닌 경우라면 어떨까. 예컨대 주점, PC방 등 방문을 자제하라는 사내 지침이 내려온 상황에서 직원 B씨가 PC방에 갔다. 그가 방문한 시간 확진자가 다녀가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면? 법무법인 ‘우공’의 박상진 변호사는 “어떤 상황이든 비난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팬데믹 상황이 아니라면 퇴근 이후에 누가 어디서 무얼 하든 회사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 팬데믹 상황이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격리되든 확진되든 업무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주의해야 한다. 비난 가능성이 회삿돈을 빼돌린 정도로 아주 강하진 않지만 징계사유는 될 수 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코로나19 지침을 위반한 행위가 징계사유라 해도 어떤 징계를 내릴지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월 국립발레단의 자체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해외여행을 간 발레리노 해고 사건을 두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라고 봤다. 발레리노를 징계할 사유는 있지만 해고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불복한 국립발레단이 행정소송을 내면서 공방이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근로기준법이 아닌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을 적용받는 공무원의 징계 역시 큰 틀에서 기준이 같다. 지난 11월 말 정부가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에 특별지침을 내리고 이를 위반하면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히면서 종사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별지침은 업무 내외를 불문하고 모든 불요불급한 모임은 취소하거나 연기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야 하는 건 맞지만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포 분위기가 비난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방역당국에 순순히 협조하기보다 숨어들게 만든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전북 순창군에서 보건의료원 간부가 첫 확진 판정을 받고 직위해제(일시적으로 직위를 부여하지 않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 조치) 돼 논란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간부는 가족 간 감염으로 추정된다. 순창군은 “확진 이틀 전부터 증상이 있었고, 함께 시간을 보낸 딸이 맛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있는 걸 알면서도 출근했다”며 방역 책임 공무원으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한데다 업무공백이 생긴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적은 사람 아닌 바이러스 

“코로나19도 무섭지만 확진돼 물어뜯길까봐 겁난다.” 수도권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의 말이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10월 말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해보니 응답자의 67.8%가 코로나19 낙인·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4개월 전 조사(58.1%) 때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였다.

낙인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낙인은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에 집중하는 대신,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 더 큰 두려움 또는 분노를 일으킴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또한 낙인으로 인해 사람들이 증상이나 질병을 숨기고 즉시 검진을 받지 않고 개인이 건강한 행동을 실천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낙인이 발병 확산의 통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안내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비방이 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11월 집권 자민당은 코로나19 감염자와 그 가족, 의료 종사자에 대한 차별 해소를 위한 법안을 마련했다. NHK 등에 따르면 법안은 감염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완치자 또는 의료진 가족의 출근을 막거나, 의료진 자녀의 보육시설 이용을 거부하는 등의 사례를 들며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벌칙 조항이 없는 것이 한계다.

이미 일본 지자체들은 차별이나 편견을 막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STOP 코로나 차별’ 캠페인을 벌이며 “우리가 싸워야 할 진짜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바이러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270827001&code=940100#csidx640dde42c507990ad6712871cc790d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의 검찰, 임은정의 ‘고위간부 인사거래 시도’ 감찰 요청엔 뭐라고 응답할까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20-12-26 17:17:16
수정 2020-12-26 17:17:16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임은정 검사
임은정 검사ⓒ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에 복귀해 지휘하고 있는 대검찰청이 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부터 접수된 검찰 고위간부들의 인사거래 시도 의혹 관련 진정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년 9월 인사거래를 제안한 김후곤 검사장 건을) 몇 달 전 1차 인사거래 제안자인 윤대진 검사장 건과 같이 감찰 요청을 했는데, (윤 검사장 관련) 사건 발생일이 2018년 2월 21일이라 징계시효가 두 달 밖에 남지 않아 조만간 회신을 받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지난 9월경 윤 검사장과 김 검사장(현 서울북부지검장)이 자신을 상대로 조건부 인사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감찰 요청을 했다. 해당 사안은 진정 사건으로 접수돼 관례에 따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대검으로 곧바로 이관됐다.

두 검사장이 연루된 인사거래 시도 의혹 사건은 올해 1월 임 부장검사가 한 언론사 칼럼에서 폭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칼럼에 따르면 윤 검사장은 2018년 2월 임 부장검사를 불러 인사동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반기 인사에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을 시켜줄 테니 승진 걱정 말고 해외연수를 나가라’는 취지로 인사거래를 시도했다.

 

김 검사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있던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던 즈음 임 검사장에게 ‘SNS 중단’, ‘정동칼럼(경향신문) 연재 중단’, 전직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간부들을 직무유기 등으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경찰청에 낸 고발 취하 등 세 가지 조건을 걸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인사 발령할 수 있다는 안을 전달하자고 법무부 내부에 제안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임 부장검사를 감찰담당관실에 발령하고자 하는 의중을 드러냈으나, 법무부 내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김 검사장이 중재안으로 임 부장검사 발령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은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던 이용구 차관을 통해 임 부장검사에게 전해졌고, 임 부장검사는 당연히 이를 거절했다.

이 차관은 당시 김 검사장의 개입 의혹을 최초 보도한 모 매체와의 통화에서 “조 장관은 임 검사를 쓰고 싶었는데 검사들이 난리를 쳤다. (반대를) 고집할 수 없으니 김 검사장이 조건을 내건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에서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한 보수매체 보도를 통해 재점화됐다.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제안’을 전달한 것에 불과한 이 차관이 마치 부당거래를 시도한 핵심 인물인 것처럼 묘사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새로 발탁된 이 차관을 흠집내는 효과를 낳았다. 정작 이 보도에서는 핵심 인물인 김후곤 검사장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의혹들과 관련해 임 부장검사가 제기한 진정이 적절하게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대검 감찰부에 이관된 진정 사건의 경우 통상 감찰 1~3과장의 실무 책임 하에서 감찰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데, 1~3과장 모두 현직 검사들이다. 검사 출신이 아닌 한동수 감찰부장이 직무상 상급자이긴 하나, ‘감찰’ 업무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과장급 선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진정 대상인 윤대진 검사장은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이며, 김후곤 검사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 정지를 시킨 것이 위법하다며 강하게 저항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임 부장검사는 “현재 수감 중인 진동균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알고도 덮어버린 2015년 감찰 관련자들에 대한 제 감찰 요청이 묵살됐던 것처럼 늘 받았던 문구인 ‘비위 인정되지 아니함. 공람종결’이라는 매우 간단하고 불친절한 회신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던 차, 일부 언론의 뒤늦은 관심과 문제의식에 좀 더 친절한 회신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국대사관, “보도 내용 사실과 극히 맞지 않다”

[조선] 보도 韓선박, 北 아니라 中에 ‘정제유 밀수출’ 혐의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0.12.26 11:08
  •  
  •  수정 2020.12.26 11:24
  •  
  •  댓글 0
 
주한 중국대사관이 24일자  보도에 대해 이례적인 대변인 응답 자료를 25일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주한 중국대사관이 24일자 보도에 대해 이례적인 대변인 응답 자료를 25일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를 유의했고 보도 내용은 사실과 극히 맞지 않다.”

주한 중국대사관 왕웨이(王炜) 대변인은 25일 이례적인 ‘개별 한국 언론사의 왜곡보도에 관한 질의응답’ 형식으로 국내 언론의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4일 “한국 선박이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하다 중국 당국에 억류·승선 검색을 당했다”며 “중국 측은 해당 선박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선박을 점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선박은 중국 남중국해 하이난 인근 해변에서 지난 12일 중국 해경에 억류됐다가 지난 20일 풀려났고 현재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웨이 대변인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은 중국 광둥(廣東)성 장문(江門) 상촨(上川)도 남동쪽 해역에서 중국에 대한 정제유 밀수출 혐의가 있었다”며 “그때 당시에 해당 선박은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고 자동식별시스템에 따라 중국 국적으로 나왔다. 이로 인해 중국 해양경찰은 해당 선박에 대한 승선 검색을 진행했다”고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한 혐의가 아니라 ‘중국에 정제유 밀수출’ 혐의로 중국 해양경찰이 검색을 진행했다는 것. 더구나 이 선박은 ‘국기 게양’을 하지 않았고 ‘중국 국적’으로 파악됐다는 것.

왕 대변인은 “이 건이 발생한 후에 중한 양측은 해양경찰과 외교채널을 통하여 제때에 소통을 유지해왔다”며 “한국 해양경찰이 중국 측에 해당 선박의 한국 국적 증명자료를 제출한 후에 양측의 협상으로 또한 국제 관행을 참조하여 한국 측이 조사와 처리를 진행하도록 중국 해양경찰은 한국 해양경찰에게 관할권을 넘겨줬다”고 밝혔다.

문제의 선박은 현재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대변인은 “이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은 법에 따라 해당 선박의 선원들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며 “중국 측은 이 건의 처리 결과를 면밀히 지키보면서 한국 해당 부서와 소통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 당일인 24일 오후,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자료사진 - 통일뉴스]
보도 당일인 24일 오후,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서 중국 측에서 대북제재 혐의를 제기한 바는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앞서,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2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국적 선박이 중국 인근 해역에서 중국 당국에 의해 승선 검색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건과 관련해서 중국 측에서 대북제재 혐의를 제기한 바는 없다”고 확인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서 동 사건을 인지한 직후부터 영사 조력을 즉시 제공하는 한편, 중국 측과 신속하게 필요한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 제재위 등 국제사회와 협력하에 안보리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국제사회가 우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도 24일 오후 “대북제재 위반 혐의는 없다”며 “추가적인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하고 “해당 선박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24일 해당 선박회사 관계자와 통화를 통해 “이 선박은 중국 영토에서 37마일 떨어진 공해상을 항해 중이라고 했다. 중국 해경은 이후 왜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는지도 지적했는데 당시 며칠간 태풍에 준하는 바람이 불었는데 국기가 커서 찢어질 우려가 있어 감아놨었다고 했다”고 전하고 중국 해경이 “자신들이 국제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 문제가 될까봐 ‘재산손실 입힌 것이 없다’며 급하게 헬기까지 띄워 도망치듯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우리 회사에 확인취재 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무관심 속 1.5억 넘긴 의원 연봉, 주지 말자는 거 아니지만

'이중지급·특혜면세·규정미비' 국회의원수당, 2021년에.도 여전히...

20.12.26 19:51l최종 업데이트 20.12.26 19:51l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 퇴장하는 국민의힘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예고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예고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2021년에 국회의원들은 올해에 비해 0.6% 증액된 1억5280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됩니다. 진즉에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새삼 분노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국회의원의 임금(연봉) 수준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텐데요. 적정 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보다 시급하고, 분명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상한 국회의원수당법, 무관심한 의원님들

참여연대는 국회사무처에 21대 국회의원들이 2020년에 받았고, 2021년에 받게 될 수당 목록을 정보공개청구하고 해당 법률을 논의하는 국회운영위원회 회의록을 샅샅히 뒤져 봤습니다. 그 결과, 논의는 전혀 되지 않았더라고요.

매년 이맘때면 국회의원 수당이 논란이 됐는데, 이제 막 개원한 21대 국회의원들은 혹시나 다를까 싶었지만 역시나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에는 모르쇠 하는 의원님들만 있었습니다. 2021년에도 '이중지급·특혜면세·규정미비' 논란 덩어리인 국회의원 수당은 그대로 지급됩니다.
 

 
상위법률 아닌 하위규정에 근거해 지급하는 의원수당, 이대로 괜찮나?

국회의원이 매월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받는 보수에는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국회의원 수당'입니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아래 국회의원수당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제2조(수당의 지급기준) 국회의원에게 별표 1의 수당을 매월 지급한다. 다만, 수당을 조정하고자 할 때에는 이 법이 개정될 때까지 공무원보수의 조정비율에 따라 국회규칙으로 정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18. 6. 12.]


이 법은 국회의원에게 일반수당으로 매월 101만4000원을 지급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약 백만원이라니!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데 그래도 되는 걸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회의원은 법률과 규칙이 아니라 그 하위 법령인 '국회의원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급되거든요. '열린국회정보'에 등록된 '국회의원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보면 2020년도에는 일반수당 675만1300원을 매월 지급하라고 돼 있습니다. 이마저도 올해 2월 17일부터 오픈한 '열린국회정보'에서 시민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된 것이지 이전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만 알 수 있었습니다. 시민이 알기 어렵게 위임에 위임을 거듭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이래도 되는 걸까요?

'이중지급·특혜면세·규정미비' 국회의원수당법 방치하는 국회

국회의원들에게 법안 만든다고 지급하는 '입법활동비', 그리고 상임위원회 회의나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받는 '특별활동비'를 경비성 수당으로 별도 지급하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을 한다고 추가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는 경비성 수당으로 지급되다 보니 과세되지 않아 특혜성 면세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의원 업무의 기본 중의 기본, 입법활동과 회의 출석으로 받는 수당은 사회 통념상 기본 직무에 해당한다고 봐야 타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월급처럼 일반 수당이라고 간주하고 과세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에서 수당을 지급하는 예외 조항은 상해와 사망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여전히 허술합니다. 구속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업무 공백은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는데도, 직무이행이 불가능한 구속 국회의원에게 수당 지급을 중단하자는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은 발의 후 상정만 됐을 뿐 정작 국회 운영위 회의에선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21대 국회 첫 정기회가 끝났습니다.

모르는 걸까, 관심이 없는 걸까?
 

 여의도 국회의사당.
▲  여의도 국회의사당.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우리 세금은 늘 비슷하지만, 월급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급여명세서를 확인합니다. 국회의원도 우리처럼 월급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보수지급명세서'를 살펴볼까요? 아니면 바빠서 챙길 틈도 없을까요? 2019년, 금태섭 전 의원은 <한겨레> 칼럼을 통해 국회의원의 보수지급명세서를 직접 공개한 바 있습니다.

보수지급명세서만 슬쩍 들여봐도, 직접 보수를 수령하는 국회의원들이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가 봉급(일반 수당)과 별도로 들어오는 것을 모르진 않을 겁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이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번 양보해서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참여연대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난 10월 29일과 11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국회 운영위 소속 28명의 위원에게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답니다. 국회의원 수당 지급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하나 열거하고, 문제 의식에 동의하는지, 그렇다면 개정할 의지가 있는지를 물어봤죠.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이용빈 의원 및 정의당 강은미 의원만이 동의한다고 답했고, 나머지 25명 위원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이 무관심하다고 우리도 무관심하다면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은, 불투명·불공정한 수당 지급 체계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국회의원 스스로가 자초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회의원 수당법에 대한 우리의 주장이 '일 안 하는 국회의원 월급 주지 말자'거나 '최저임금만큼 주고 부려 먹자'고 한다면 그 손해는 도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국회의원답게' 제대로 일하도록 감시해 볼까요.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한 국회의원 보수 체계를 마련해서 지급할 수 있도록요. 

감시는 시민의 몫이지만,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과 공정한 보수 체계 마련은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21대 국회의원님들, 매달 '이중지급' '특혜면세' '규정미비' 국회의원 수당을 직접 수령하면서도 언제까지 모르는 척하고 있을 건가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겠다, 국회를 개혁해서 국민 신뢰 회복하겠다는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진] 사법부의 쿠데타, 이제 횃불을 들어야 할 때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2/25 [17:56]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 text-size-adjust: none;"></a>
  •  
  •  
  •  
  •  
 

 

▲ 25일 오후 2시부터 시민들은 자기가 준비해 온 선전물을 들고 검찰청과 법원 주위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시민들이 울분을 터뜨리며 서초동 검찰청과 법원을 에워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2부(재판장 홍순욱)는 24일 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다시 복귀한 것이다. 

 

24일 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광화문촛불연대, 21세기 의열단, 촛불개혁완성시민연대 등은 긴급하게 25일 오후 2시 검찰청과 법원 주위에서 1인 시위를 하자고 호소했다.

 

오후 2시가 되자 시민들은 자기가 준비해 온 선전물을 들고 검찰청과 법원 주위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코로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은 “이제 횃불을 들어야 한다”, “적폐 카르텔이 발악하고 있다.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검찰만이 아니라 사법부도 썩었다. 싹 도려내자”, “범죄자 윤석열 살려놓은 사법부 규탄한다”, “하도 화가 나 어젯밤 잠을 못 잤다. 더 이상 참아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나서자”, “민주당도 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말을 했다. 

 

‘조중동 폐간을 위한 시민 실천단’은 각자 만든 선전물을 들고 일렬로 법원과 검찰청 주변에서 행진했다.  

 

▲ 선전물을 들고 법원과 검찰청 일대를 행진한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시민 연설회 사회를 본 권오민 청년당 대표는 "적폐들의 총공세에 우리 국민들의 총공세로 맞서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사법부와 검찰을 성토하는 시민 연설회가 서초동 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2시부터 열렸다. 

 

사회를 본 권오민 청년당 대표는 “사법적폐가 본색을 드러냈다. 나경원은 불기소, 윤석열  징계효력을 정지했다. 사법적폐의 총공세가 시작되었다. 저들이 목숨을 걸고 싸움을 걸어온다면 우리도 싸워야 한다. 적폐들의 총공세에 우리 국민들의 총공세로 맞서 싸우자. 촛불의 힘으로 법비들의 도발에 맞서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김태현 21세기조선의열단 단장은 “사법쿠데타 세력의 쿠데타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놓여 있다. 사법적폐 카르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적폐언론, 국민의힘과 똘똘 뭉쳐 민주정권을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심판해야 할 때이다. 끝까지 싸우자”라고 절절히 말했다.

 

김학래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는 “가장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이 윤석열의 나라인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가 이루어졌는데 법원이 이를 무력화했다. 검찰총장이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 나라 정상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최수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당연히 징계를 내리는 것이 당연하고 상식이다. 하지만 범죄자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복귀시킨 것은 사법부 스스로 적폐임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범죄자를 비호하는 사법적폐 이제는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 반드시 국민의 손으로 청산시킬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말로만 들었던 사법 쿠데타가 일어났다. 사법부와 검찰은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 윤석열과 정치 판사들의 사법 쿠데타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힘을 모아 싸우자. 또한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산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두 달 직무 정지도 짧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도 무효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적폐 세력이 뭉쳐 윤석열을 왕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검찰, 언론, 사법부가 윤석열을 비호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범죄자일 뿐이다.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범죄자 윤석열을 구속시키겠다”라고 발언했다.   

 

시민들은 다시금 적폐 청산 투쟁 결의를 다지며 오후 4시에 성토대회와 1인 시위를 마쳤다. 

 

  © 김영란 기자

 

▲ 사진제공-한국대학생진보연합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년 ‘D-7’ 김진숙 “떠난 동지들 이름 부르며, 그들 일터 가보고 싶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인쇄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정년까지 D-6일 ‘35년 해고자’ 김진숙 인터뷰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의 복직촉구 기자회견 종료 후 김진숙씨가 전태일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의 복직촉구 기자회견 종료 후 김진숙씨가 전태일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5년 전 돌아간다면…잘리고 타는 죽음 속에 노동운동 또 선택할 것 

올해 한진중공업 정년퇴임
죽음 넘겨 살아남은 동료에
부러움과 함께 울컥한 마음
 

‘사랑하는 OOO 아버지 정년 퇴임을 축하드립니다. 30년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지난 23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현수막이 걸렸다. 아버지의 정년을 축하하며 남긴 어느 자녀들의 메시지였다. 이날은 한진중공업의 정년 퇴임식 날이었다. 동료들이 꽃다발과 함께 공장을 떠난 이날,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60)은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40년 전 쥐똥 섞인 도시락이 아니었다면, 넝마 같은 작업복이 아니었다면, 잘리고 터지고 타죽는 죽음들이 아니었다면 저도 저 자리에 있었을까요.”

만 60세, 정년을 약 일주일 앞둔 김 위원을 23일과 24일 두 차례 전화로 만났다. 두번째 암 수술 뒤 병원 치료 중인 그는 ‘내 발로 걸어나오기 위한’ 마지막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왼쪽부터) 39년 전 입사 무렵, 10년 전 단식투쟁, 9년 전 희망버스

(왼쪽부터) 39년 전 입사 무렵, 10년 전 단식투쟁, 9년 전 희망버스

■마지막 복직 투쟁 

어용노조 비판하다 해고 뒤
끝모를 싸움에 암투병까지
복직 후 내 발로 퇴임하는 건
인간의 명예 회복이에요
 

첫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 김 위원은 운동 중이었다. 복직 투쟁이 아니더라도, 그는 암과의 사투로 이미 바빴다. “매일 저녁 산책을 해요.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답답하거든요.” 

아침 6시면 의료진이 혈압과 체온을 재러 온다. 아침 식사를 하고, 고주파치료나 뜸 등 오전 치료에 들어간다. 점심을 먹고 병원 내 시설에서 오후 운동을 잠시 한 뒤 오후 치료를 받는다. 약 처방을 받고 주사도 맞는다. 오후 6시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운동 시간이 돌아온다. 병원의 일정은 빡빡했다. 그는 “환자들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확인하러 오는 것”이라며 웃었다.

김 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사로 입사했다. 5년 뒤인 1986년 7월 해고됐다. 어용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동료들에게 배포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대공분실에 연행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후 노동운동가로 현장을 지켰다. 2011년 한진중공업 대량해고에 반대하며 40m 높이 크레인에 올랐다. 시민들의 5차례 희망버스 연대에 힘입어 해고자들은 모두 복직됐지만 김 위원만 복직하지 못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는 2009년과 지난 9월 두 차례 김 위원을 민주화운동자로 인정하고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던 2018년 암 진단을 받고 첫 수술을 했다. 수술 뒤 각종 후유증으로 온 몸이 아팠다. 우울증으로 한동안 칩거하던 그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대구까지 130㎞ 도보 행진에 나섰다.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로 고공농성 중이던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그 친구를 위한 게 오히려 나를 위한 치유의 과정이었어요. 다시 힘 얻고 복직 투쟁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죠.”

지난 6월 ‘마지막 복직 투쟁’을 선언했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투쟁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35년간 복직의 꿈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 11월 암이 재발했다. 2차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내년 1·2월 항암치료와 3월 3차 수술을 앞두고 입원 치료 중이다. 그는 병원에서도 ‘내 발로 걸어나오기 위한’ 복직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조선소) 동료 아저씨들하고 한 번 인사도 하지 못하고 끌려나왔어요. 인간이 자존감이 있는데, 강제로요. 그런 일을 겪고 다시는 들어가지 못한 공장입니다. 저는 제 발로 나오고 싶어요, 진짜. 이건 명예회복이에요.”

동료들의 퇴임식을 보는 마음도 복잡했다. 그는 “한진에서 정년 퇴직을 한다는 것은 산재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가운데 여러 고비를 넘어 살아남았다는 것”이라며 “부러운 마음까지 더해져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는 김 위원 복직을 촉구하는 ‘희망버스’ 400여대가 부산에 모였다. 2011년 전국에서 부산으로 집결한 희망버스가 9년 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저는 2011년에는 크레인에 있어서 못 만나고 이번엔 병원에 있어서 못 봤는데 코로나19 위험에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2011년에는 정리해고가 전국적 이슈였지만 이번에는 제 복직 하나잖아요. 저 한 사람을 위해 모아준 마음이 너무 고맙죠.”

(왼쪽부터) 309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5개월 전 복직투쟁 선언, 3일 전 삼보일배

(왼쪽부터) 309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5개월 전 복직투쟁 선언, 3일 전 삼보일배

■“35년 전 돌아가도 노동운동” 

그는 용접공 ‘아저씨들’을 참 좋아했다. 일을 마치고 누우면 아저씨들 얼굴이 천장에서 왔다갔다 했다. 모두들 가수 조용필과 혜은이를 좋아할 때 김 위원은 아저씨들을 따랐다. 그의 성실함과 노동자다움은 모두 그 아저씨들에게 배운 것이라고 했다. “용접공 일이 그렇게 좋았어요. 그러니 그 힘든 일 하면서 버텼겠죠.”

복직이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박창수 전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등 세상을 떠난 동지들의 이름을 하나씩 말하며 그들이 일했던 현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35년이 흘렀으니 현장은 많이 바뀌었겠죠. 그런데 저는 박창수 위원장이 일했던 곳을 보고 싶어요. 아직도 동지가 일하던 모습이 내 머릿 속에 남아있거든요. 장례식도 치르고 산에 묻히는 것도 다 봤고, 삽으로 흙을 떠서 덮어주기까지 했어요. 그들도 얼마나 공장에 돌아가고 싶었겠어요. 동지들 대신 고향 가듯 다 한 번씩 가보고 싶어요.”

그는 35년 전, 20대의 김진숙으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때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노동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간 겪은 일보다 더 지옥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노동운동 하면서 자존감을 찾았어요. 쥐똥 섞인 도시락 먹고 화장실도 없어 여기저기서 똥오줌 싸는 사람이 무슨 자존감이 있어요? 그 대가로 가난이 돌아오긴 했지만 어차피 나는 현장에 있을 때에도 부유하지 않았거든요. 새우깡 사먹는 돈도 아까웠어요. 내 목소리 내고 사는 삶이 훨씬 행복해요. 다시 태어나도 노동운동 할 겁니다.”

■“‘버티라’는 말도 죄송” 

취업조차 힘든 비정규 20대
당당하면 곧 해고되는 세상
버티라는 말조차 죄스러워
복직 완수 뒤 힘찬 응원할 것
 

가혹한 1년이었다. 코로나19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의 표현대로 ‘당당하고 노동자답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비정규직이 너무 많아요. 당당함과 노동자다움을 내세우는 순간 해고되는 분들이죠.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 서진에서는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집단해고했어요. 농성 중인 서울 LG트윈타워의 청소노동자들도 마찬가지고요. ‘노동존중사회’라는데, 그런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요.”

김 위원은 스물여섯의 나이에 해고됐다. 2020년의 스물여섯들은 일자리를 잃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그들을 떠올리면 긴 한숨이 먼저 나온다. “하…. 저 때만 해도 일은 힘들었지만 정규직이었어요. 차별의 설움이 있어도 관리직과의 차별이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격차가 더 벌어졌어요. 청년들이 사회 생활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하고, 차별부터 몸으로 느끼잖아요.”

그래서 ‘버티라’는 말도 죄스럽다고 했다. “제가 복직을 완수했더라면 더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릴 수도 있었을텐데.”

지난 10월 김 위원이 ‘옛 동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화제가 됐다. 그는 이 편지에서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다”며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라고 물었다. 답장은 없었다. 김 위원은 ‘촛불정권’의 진심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했다.

일러스트 | 김용민 화백

일러스트 | 김용민 화백

■35년째 묻는다, 어디로 가냐고 

김 위원은 2007년 쓴 책 <소금꽃나무>에서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침에 나온 곳과 저녁에 들어가는 곳이 매일 다른 삶’이 지겨워, 한 곳에 정착하고 싶어서였다. 2011년 고공농성을 하면서는 ‘새’가 되어 훨훨 날고 싶었다. 이 생각은 아직 유효할까. “지금은 나무든 새든 그냥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년을 며칠 앞뒀지만 사측은 여전히 그의 복직 요구에 요지부동이다. 해고기간 임금과 퇴직금 지급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모두 핑계”라며 “쌍용자동차, KTX 등도 노사 합의로 해고자들을 복직시켰지만 배임죄로 수사 받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12월 들어 조급했어요. 정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없어도 여러 동지들이 투쟁하고 계시고 노조에서도 ‘천천히 가자’고 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마음이 조금 느긋해졌어요.”

2011년 고공농성 당시 김 위원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이 멕시코계 미국 가수 티시 이노호사의 노래 ‘돈데보이(Donde voy·나는 어디로 가나)’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철탑 위의 그를 전화로 인터뷰한 기자들을 통해서였다. 미국의 멕시코 미등록 이민자의 애환을 다룬 이 노래는 9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통화 연결음이었다. 김 위원은 여전히 묻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250600015&code=940100#csidx3035c883e2dc747bec20112b6f0f862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노동자 권리에는 관심 없는 노동법 개정

[인권으로 읽는 세상] 분할이 아닌 권리의 확장이 필요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