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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대재해법 처리한다…쟁점 사항은 상임위에 일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2/18 08:39
  • 수정일
    2020/12/18 08: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낙연 "조정이 필요하면 지도부 역할 하겠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법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입법적인 의지를 보일 때는 됐다고 생각한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의지를 당부했다. 이어 "중대한 조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지도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워낙 중대한 법이고 내용 또한 관련 분야가 많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만들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늦어져서는 안 되는 절박함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당론으로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 하나하나에 대해 당론을 정하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오늘은 문제가 무엇이고 또 그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과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인지 서로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정책의총에 참석하던 중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배진교 의원으로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호소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 제정 취지와 당위성에 대해 모든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도 "법령상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선 앞으로 정책위와 상임위 논의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쟁점 사안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기 보다 의원들 전반의 의견을 청취한 데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쟁점이 좁혀졌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최종 논의는 상임위에 맡기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답했다.

 

백 의원은 중대재해법 논의의 핵심쟁점인 '50인 미만 사업장 4년 유예'에 대해 "그다지 많은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중인 정의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률이 8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에서 제외하면 법이 실효성을 상실한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 의원은 "인과관계 추정 조항 등에 대해선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고, 절충적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서도 (법 적용) 범위가 너무 넓어 행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조항과 관련해 박주민 의원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대신 박범계 의원이 관련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개혁안이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재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나 원청 업체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해도 과거 전례 등을 근거로 '추정'을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는데, 수정안은 명확성의 원칙을 강조하며 이 조항을 삭제했다.


 

관련 공무원 처벌 수위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3억 원 이하의 벌금(박주민 의원 법안)'이 '7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박범계 의원 법안)'으로 완화됐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은 재확인했다. 백 의원은 "일단 회기 중 (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공감대는 이뤘다"면서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171753407393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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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통령 방문한 ‘논란의 행복주택’ 퇴근길 입주민은 빙긋 웃었다

주거비 부담 줄고, 집 내부도 좋아 ‘만족’…‘눈속임’ 없었던 44㎡ 세대, 인테리어 수정 없이 가구만 추가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0-12-17 18:44:01
수정 2020-12-17 19: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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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민중의소리  
 
체감온도 영하 13도. 화성 81번 마을버스에서 내린 주민들은 옷깃을 여미며 서둘러 ‘행복주택’으로 향했다. 16일 저녁,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 단지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논란 아닌 논란이 된 단지다.

전용면적 5평에서 13평까지 총 10여개 면적, 1,640세대가 12개 동에 모여 산다. 입주가 시작된 지 3달밖에 지나지 않은 새 아파트는 쾌적해 보였다. 대학생, 청년, 한부모가족, 신혼부부, 주거취약 고령자, 주거급여수급자 등이 입주 대상이다. 신축 아파트를 살 수도, 임대할 수도 없는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주거복지다.

최근 언론 보도만 보고 이곳을 찾은 기자는 주민들의 ‘행복주택’이 흡사 ‘불행주택’처럼 느껴졌지만, 단지 초입에서 만난 입주민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독립·신혼 새 출발 입주민들 “가성비 만족”

주민들은 “가성비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주택은 시세 대비 최대 80% 가까이 저렴한 보증금으로 제공되는 임대아파트다. 보증금 4천, 월세 6만원이면 10평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

 

새집에서 첫날을 보내게 됐다는 20대 중반 직장인 A(여) 씨는 “집을 본 첫인상이 좋았다. 혼자 살기 넓고 편하다”고 말했다. 생에 처음으로 독립하는 A 씨는 직장이 가까워졌다. 본가에선 차를 타고 30분을 가야 했지만 이곳에선 대중교통으로도 1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는 “출퇴근 거리도 줄이고 독립도 하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월세·보증금이 싸서 여기로 오게 됐다. 보증금을 4,700만원 정도 내니까 월세가 6만원밖에 안 한다”며 웃었다. A 씨는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친구 세 명과 함께 음식이 든 비닐봉지들을 들고 새집으로 향했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26) 씨는 ‘예비신혼부부’ 자격으로 행복주택에 입주했다. 신혼집을 알아보다 ‘행복주택’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13평 복층형과 같은 구조에서 산다. 그는 “저 같은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에겐 (행복주택이) 좋은 정책”이라며 “월세 부담도 덜고 돈을 더 모을 수 있다. 열심히 해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소재 직장에 다니는 강모(28·남) 씨도 가성비를 으뜸으로 꼽았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35만원, 8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던 그는 대출을 조금 더 받아 보증금 4,400만원에 월세 6만원 행복주택에 최근 입주했다. 대출 이자를 생각해도 월세만 한 달 20만원 이상 절약됐다. 강 씨는 “오피스텔은 해도 잘 안 들고 베란다도 없어 답답했는데 여긴 훨씬 쾌적하다. 게다가 월세 부담이 확 줄어드니 살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이 컸다. 입주민들은 서울이나 서울에서 더 가까운 곳에 행복주택이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대료는 싸지만 직장이 너무 멀어 입주를 꺼렸던 사람이 많았다. 단지 1,640세대 중 407세대는 현재 공실이다. 작년 말 기준, 행복주택은 총 3만1,107가구가 공급됐지만, 이중 서울은 715세대에 불과하다.

입주 자격에 대한 미세조정도 필요해 보인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계층에 따라 법에서 정한 소득·지역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 3차례 기준을 완화해 모집공고를 내고 있지만 공실은 여전하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내 44㎡ 세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행복주택(A4-1블록) 단지 내 44㎡ 세대.ⓒ민중의소리

인테리어 ‘눈속임’ 없었다…비용 2천만원에는 ‘갸웃’

문재인 대통령 일행이 방문했다는 곳에 가봤다. 13평(41㎡) 복층 타입과 단층(44㎡) 타입은 모델하우스 형식으로 공개돼 있었다.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의 대화가 오갔던 44㎡ 단층 타입 세대에 들어가 보니, 표준인 3인 가구에게 아늑한 거주지가 될 법했다. 거실에 방 두 개, 화장실이 한 개다. 거실은 양쪽 벽에 널찍한 소파와 TV를 놓고 쓰기에 충분한 크기다. 큰 방은 침대와 책상을 놓아도 공간이 넉넉하다. 작은 방은 침대와 책상을 나란히 놔도 공간이 남았다.

다만, 본보기용으로 꾸며진 세대는 옷장이 배치돼있지 않았다. 2~3인 가구 옷장을 배치하면, 좁아 보였다. 베란다에는 세탁기와 작은 탁자, 캣타워가 배치돼 있었다. 좁은 배란다에 가전제품과 가구까지 있으니, 공간이 없었다. 세간의 지적대로 4인 가구가 살기에는 좁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면 훌륭한 주거복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날은 LH가 문 대통령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세대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4천만원을 지출했다는 자료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급히 꾸몄다는 지적이 나왔다.

LH는 “구조변경이나 인테리어 시공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세대 내부 모습은 일반 입주민이 사는 곳에 가전기기와 가구, 집기 등 소품만 추가한 상태였다. LH 측 해명대로 구조와 인테리어는 동일했다.

해당 단지에서 보일러실과 전기실 등 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가구만 들여놓은 거고, 인테리어 뜯어서 고친 건 없다”며 “다른 곳이랑 샤시·장판·도배 모두 똑같다”고 말했다.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41㎡ 복층 타입 내부를 들여다보니 마감재와 구조가 방문 세대와 동일했다.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의문이었다. 구조변경 없이 13평 아파트 인테리어에 2천만원을 넘게 썼다는 말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규정에 따라 입주민들은 못 하나 박는데도 주저하는데 대통령이 온다고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발이었다.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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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하루 1000명 이상 코로나 확진자 발생

22명 코로나19로 사망...일일 사망자 수도 역대 최다

이날 1014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확인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1000명이 넘었다. 서울시의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지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993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21명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사망자가 하루 사이 22명 급증해 누적 사망자 수는 634명이 됐다. 사흘 연속 두 자릿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16명 증가해 242명으로 늘어났다. 위중증 환자 역시 지난 15일 이후 사흘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치명률 지표가 최근 들어 가속화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된 후 검사량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5만71건의 검사가 이뤄졌으며, 검사를 받은 이들 중 4474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79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서 423명(해외 유입 3명), 경기에서 291명(해외 유입 7명)의 새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인천에서 80명의 새 확진자가 나와 발생 급증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다.


 

부울경 지역의 확진자 증가 추세도 아직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44명, 울산에서 10명, 경남에서 30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1명(해외 유입 1명),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광주에서 10명, 전북에서 19명(해외 유입 1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전날 김제 요양원을 중심으로 75명의 지역 발생 확진자가 나와 추가 확산이 우려된 전북의 감염 양상은 하루 만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전에서 11명, 충북에서 19명, 충남에서 19명(해외 유입 2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고 강원에서 9명, 제주에서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각각 보고됐다.


 

감염 확산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대유행이 좀처럼 안정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더 망설일 수 없는" 시점이라며 3단계 격상을 "빨리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시장은 현재 서울시는 3단계 격상을 위한 "시나리오를 다 갖춰놓았다"고도 언급했다. 3단계 격상으로 인해 사업장이 폐쇄되는 점주 등을 위한 재정 지원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 코로나 재난 지원에 3조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재난관리기금 등의 지방채를 발행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 3단계 격상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관련 준비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밝힌 상황이다.

 

▲17일 서울시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23명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171000240811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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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수 뒀지만 ‘용두사미’ 부메랑…‘책임론’ 추미애 사의

등록 :2020-12-17 04:59수정 :2020-12-17 08:01

 

 

사상 초유 검찰총장 징계, 법무부 덮친 후폭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하기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하기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것은 자신이 주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용두사미로 끝난 것에 대해 책임을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추 장관의 거친 일처리로 윤 총장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윤 총장은 되레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했고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빠지는 등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징계가 의결된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합동브리핑에서 “앞으로는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이 원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미래’를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 징계 문제는 지난 한달 동안 법조계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처럼 작용했다. 지난달 17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들이 윤 총장 대면 감찰조사 일정 조율을 시도하면서 징계 문제가 처음 불거졌고, 1주일 뒤 추 장관의 징계 청구와 함께 발령된 직무정지는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을 불렀다. 윤 총장 징계 청구 20여일 전 중요 징계 건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임의 조항으로 개정한 것도 문제였다. 지난 1일 긴급 소집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정지는 부적정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은 윤 총장의 직무 복귀를 결정했다.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윤 총장 징계에 제동이 걸린 것이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지명·위촉한 인사들로 구성된 징계위에서도 윤 총장 징계 혐의를 온전히 입증하지 못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고 해결된 것도 없다. 어차피 윤 총장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데 다리도 다 부숴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이 소수의 참모에게 의존하면서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라는 거사를 그르쳤다는 분석도 많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중지를 모으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하는데 윤 총장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박은정 감찰담당관 등 소수와 상의했고 이들에게 권한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결국 “추 장관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참모들은 장관이 듣고 싶은 것에만 맞춰서 보고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법무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은 윤 총장 징계를 추진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상당 부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먼지털기 수사 등 이른바 특수 라인의 문제점을 절감하던 일반 검사들도 등을 돌렸다. 검찰의 한 간부 검사는 “정부에 대한 태도와 상관없이 검찰을 위해서도 윤 총장이 그만두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검사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징계가 무리하게 추진되다 보니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지 못했고 결국 장관도 뒷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후폭풍이 감지되는 건 검찰 바깥에서도 마찬가지다. 징계 청구의 절차적·내용적 문제가 강조되면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아닌 검찰의 독립성이 검찰개혁의 본질로 부각된 것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견 변호사는 “추 장관의 무리한 징계 청구로 절제되지 못한 수사의 가해자인 윤 총장이 피해자가 됐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중요하고 이것이 검찰개혁이지만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추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 커다란 부담을 안긴 책임을 지고 떠나게 됐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4607.html?_fr=mt1#csidxafd8e9da641238d87de1d77e71a2f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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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힐 듯한 '코스피 3000', 개미들은 공매도에 떤다

[증시 전망] 수출 호조 전망에 장미빛 랠리 기대... 내년 공매도 재개는 변수

20.12.17 08:08l최종 업데이트 20.12.17 08:08l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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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KOSPI: 종합주가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2602포인트(p)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16일 현재까지 2700포인트대를 무난하게 유지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가 3000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내년 코스피의 최상단을 3200p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흥국증권은 3000p, 하나금융투자와 SK증권은 2900p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증권은 2850p, NH투자·메리츠·유안타증권은 2800p,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2750p로 예상했죠. 

가시권에 들어온 코스피 3000포인트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슷합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수출 흐름이 증시를 기본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으로 본다"며 "내년 2분기(4~6월)까지는 증가율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많이 망가진 기업이익이나 수출 물량의 경우 내년에는 연 기준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이런 부분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1805조원대로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이라며 "여기에 반도체·자동차·화학 쪽 영업익 추정치가 조금 더 상향된다면 3000p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장기 흐름 측면에서 따져보더라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4일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3년 초 이후 코스피의 12개월 이격도 120% 돌파는 4번 나타났다"며 "이 경우 공통적으로 2~4개월 뒤 중장기 고점이 나타났는데, 내년 1분기(1~3월) 중 고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 사이의 괴리 정도를 보여주는 기술적 지표입니다. 투자자들이 매매 시점을 고려할 때 참고로 보는 것인데, 주가를 이동평균치로 나눈 백분율 값을 말합니다. 100% 이상이면 주가가 이동평균선보다 위에 있다는 의미죠. 이격도가 120% 이상일 경우 이후 주가가 고점까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의견입니다. 

백신 개발·경제 정상화, 증시엔 악재 될 수도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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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로 증권시장이 버블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로 실물경제가 안정될 경우 반대로 증권시장은 다소 침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센터장은 경고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더 풀 것이라는 기대가 자산시장에 투영돼 있다"며 "오히려 백신이 개발되고 경제가 정상화됐을 때 (정부의 돈 풀기가 중단되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코스피 흐름에 대해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도입된 공매도 금지 정책이 2021년 3월 중순부터는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을 예상하고 빌려서 주식을 판 뒤 이후 이보다 싸게 사들여 이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을 말합니다. 국내의 경우 개인보다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수월한데, 이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불경기 때는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금융당국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공매도 재개 되나... "코스피 급락할 수도"

공매도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는 '개미'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560만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최근 코스피 급상승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공매도 금지 효과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를 지속하려면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의 통계를 활용해 우리나라 증시에 공매도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내년 말까지는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코스피가 2000p 돌파 이후 13년 동안 지긋지긋한 박스피 장세였다"며 "그동안 주요국의 경우 2~6배 정도 올랐는데 코스피만 제자리 걸음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다 동학개미운동과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코스피가 많이 오른 것인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코스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외국인 공매도가 많은 부분은 주로 헬스케어 관련 종목인데, 코스피의 경우 헬스케어 종목의 비중이 높지 않아 공매도 재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학균 센터장도 "한 업권 안에서 종목에 따라 공매도와 매수가 각각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공매도 자체가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쪽으로만 작용하진 않는다고 본다"며 "공매도 재개가 바이오 등 특정 종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에는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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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처리’ 목표 향해 속도 내는 중대재해법 논의, 남은 쟁점 3가지는?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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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12/17 09:42
  • 수정일
    2020/12/17 09: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0-12-16 18:58:44
수정 2020-12-16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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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의사당 지붕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의사당 지붕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연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처리를 위한 목표 시한이다.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와 고 이한빛 아버지 이용관 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지난 11일부터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입법의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중대재해법의 '압축 심사'를 예고했으며 그동안 명확한 처리 시점을 얘기하지 않았던 김태년 원내대표도 '연내' 처리 목표라는 구체적 시간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정책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중대재해법의 주요 쟁점을 논의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식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16일 기준, 지금까지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강은미안(정의당) ▲박주민안(민주당) ▲이탄희안(민주당) ▲임이자안(국민의힘) ▲박범계안(민주당) 등이다. 이 중 '이탄희안'은 '박주민안'에 양형 절차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사실상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박범계안'은 지금까지 발의된 법안들의 큰 골자는 유지하되 일부 논란이 됐던 조항들을 정비해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원청에도 하청 작업장에 대한 안전 의무를 부여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조치를 다 하지 않아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쟁점들은 약간씩 차이가 있어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격적인 국회 심사를 앞두고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쟁점 세 가지를 살펴봤다.

 

■쟁점 1.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의무는 어떻게 정해질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하여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1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하여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2.14ⓒ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중대재해법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이행해야 할 안전·보건 관련 의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다. 이는 '강은미안', '박주민안', '임이자안', '박범계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중대재해법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던 시민사회계에서는 이 의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중대재해의 원인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서 규정한 몇 개의 안전조치들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안전불감증 등 전반적인 기업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강은미안과 박주민안에서는 '사업주와 경영책임는 유해·위험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들에게 사업장 안전에 대해 전반적인 책임을 지게 했다.

일부 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규정할 경우 '범죄 구성 요건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형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나온다. 또한 해당 의무 조항은 처벌 여부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수용한 일종의 절충안이 박범계안이다.

'박범계안'에서는 안전·보건 조치 의무에 대한 정의를 각 개별 법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 또는 보건을 위한 관리·조치·감독·검사·대응 등의 의무를 말하되, 구체적인 의무의 종류와 법위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의무를 너무 구체적으로 열거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임이자안'의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부여하는 의무를 △안전·보건 조치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 예산을 편성하고 그 운영을 정기적으로 점검 △근로감독관의 지적 사항 △자신이 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및 제조물에 대한 점검 △그 밖의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 밖의 원인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부여하는 의무를 포괄적으로 할 것이냐, 구체적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리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도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포괄적 책임의무 규정에 대한 위헌 소지 여부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책임의 의무에 대해 '일터 괴롭힘' 등을 포함한 양당의 두 제정법이 놓치고 있는 곳은 없는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심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쟁점 2. '하한형' 명시한 처벌 가능할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0.12.14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0.12.14ⓒ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두 번째 쟁점은 처벌 수위다.

각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처벌 수위가 조금씩 다르다. '사망'을 기준으로 본다면, '강은미안'은 3년 이상 징역 또는 5천만원 이상 10억 이하의 벌금을, '박주민안'과 '박범계안'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 이상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단순히 처벌 수준만 놓고 본다면 '임이자안'이 가장 세기는 하다. '임이자안'의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다른 법안에 비해 징역형 수위를 대폭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어떤 법안이 가장 높은 처벌을 규정했느냐보다도 중요한 건 '하한형'의 도입 여부라는 주장이 나온다. 다행히 모든 법안에서 '몇 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식의 하한형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작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 하한형이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산안법 전부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당초 정부안에서는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조항이 담겨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하한형이 빠진 채로 통과됐다. 이로인해 여전히 산업재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박범계 의원도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중대재해법에 포함돼야 할 '핵심내용'으로 하한형 도입을 꼽았다.

박 의원은 "사실 중대재해법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도 법 집행을 하는 수사기관, 재판기관, 법원 등에 엄청난 신호를 주는 것이다. 이전처럼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라며 "(최종안에 담길 처벌 수위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처벌 규정을) '~이상'으로 하면 그 경고의 힘은 엄청날 것이라고 본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쟁점 3. 적용 시기는 언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6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6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마지막 쟁점은 적용 시기다.

'강은미안'과 '임이자안'은 모두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박주민안'에는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고, 개인사업자 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 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을 전제로 공포 후 4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뒤이어 발의된 '박범계안'에서도 이 내용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중대재해법이 실제 제정될 경우, 산업 현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일선 사업장에도 이를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유예 조항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함께 법안을 논의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의견을 듣고 마련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한 50인 미만 사업장 대부분은 하청 기업들이라 중대재해법이 제정된다면 결과적으로 원청이 책임지는 구조가 마련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빈틈이 메꿔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중대재해법을 발의한 의원들 대부분이 '4년'이라는 유예 기간이 너무 길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는 이 시기를 앞당기는 식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14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논의에 따라서는 유예기간을 줄인다든지 또는 유예되는 작업장의 규모를 조정해서 많은 사업장이 지금 당장 법의 적용을 받게 한다든지 다양한 방향이 다 열려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유예할 필요성은 있겠지만 4년은 너무 길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하되 유예기간을 어떻게 단축하느냐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시행 시기 유예는 대다수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면서도 "시행 시기 자체를 1년 이후로 조정할 수 있겠다. 다만 2년, 3년 미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 의원은 "'임이자안'에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는 안전 조치를 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1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영세자영업자가 안전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면 가능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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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교동에서 이산 1세대와 황해 연백 땅을 바라보다

[기고] 재미평화활동가 린다 모의 교동 방문기

  • 기자명 린다 모 
  •  
  •  입력 2020.12.17 08:11
  •  
  •  댓글 0
 

린다 모(한국명 문영임), 세월피스링(SPRing) 세계시민연대 미국 인디아나폴리스 대표.
세월호 참사 규명, 평화협정 체결, 조선학교 돕기 등 해외동포로서 하나된 조국을 위해 활동하며 통일 코리아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재미평화활동가. 2020년 11월 5일부터 12월 10일까지 한 달 남짓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감수하고 고국을 방문한 기간 중 11월 25일 AOK한국 이기묘 상임대표와 황해 연백이 고향인 이산가족 1세대 최종대 선생과 강화 교동도를 방문한 소감을 기고한다.


어느 날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꽃가마를 메고 집을 떠나고, 어머니는 울면서 그들을 따라 집을 나가셨다. 울기만 하시는 어머니가 이상했는데 나를 붙잡고 있던 사람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릴 적 집에는 큰 호랑이가 새끼들과 쉬는 모습의 그림이 걸려 있었고, 안경을 끼신 멋쟁이 아버지의 사진이 걸린 상에는 매일 젯밥이 놓이고 향이 피워졌다.

빨간 줄이 쳐진 두꺼운 공책에는 형제들의 출생에 관한 메모며, 짧은 글들이 남아 있었다. 낡은 표지의 그 노트는 전도용 작은 성경과 함께 다락방에 올라가 한 번씩 들춰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아버지의 기억이다. 술을 드시기만 하면 가족들을 못살게 굴었다는 큰 오빠와 언니의 말끝에는 항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가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고 했다.

아버지의 술주정과 매타작에 어릴 적부터 도망 다녔다는 오빠와 언니의 추억담은 아버지 기일에 빠지지 않는 웃음거리였다. 그렇게 술에 의지하시던 아버지는 어느 날 버스에서 체포되어 끝내 감옥에서 위염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족사처럼 전쟁 중에 미군의 흥남 철수를 따라 큰 아들과 함께 피난 오신 후에 돌아가지 못한 고향과 부모형제를 그리워하시며 술을 드셨고, 그 술주정은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을 싸잡아 욕하는 것으로 끝나곤 했단다. 그 버릇이 어느 날 버스 안에서 벌어져 그 자리에서 끌려가서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 몇 줄 안 되는 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기억이 돌아가시던 때의 아버지 연세에 내가 가까워지면서야 겨우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나는 우리나라 분단에 의해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분단이 원인이 된 뿌리깊은 조국의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교동도의 은행나무 앞에 선 교동 방문자 일행. 앉아있는 사람이 최종대 선생. [자료사진 - 린다 모]
교동도의 은행나무 앞에 선 교동 방문자 일행. 앉아있는 사람이 최종대 선생. [자료사진 - 린다 모]

AOK(Action One Korea)의 대화방에 올라오는 수많은 활동과 행사들, 회원들 간에 나누는 정치 사안에 대한 나눔들 속에서 최종대 선생의 고향과 가족이야기를 읽었다.

짧은 일정으로 급하게 고국에 들어온 방문기간 동안 코로나 방역수칙에 의한 2주 격리가 끝나갈 무렵, OK한국 이기묘 대표가 최종대 선생을 모시고 고향 연백이 보이는 강화도 교동을 방문하신다는 글을 읽고 동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기묘 대표 또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최종대 선생처럼 자신이 돌아가지 못한 고향의 땅을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었으리라 짐작했다. 또한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설이 아니라 남쪽에서 가장 가깝게 북쪽을 볼 수 있는 장소라는 말에 흥미가 더해졌다.

강화대교를 건너 교동 고속도로를 달렸다. 분단에 대한 한 치의 아쉬움도 없는 듯 바다를 가르는 넓은 고속도로는 발전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뉴스에 놀라 해외에서 유가족을 지지하며 동행하는 마음으로 인디애나폴리스(미국 인디아나주, 시카고에서 자동차로 4-5시간 거리의 도시)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한 나는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원인이 분단과 외세에 의해 막힌 단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종대 선생을 모시고 나타난 AOK한국 이기묘 대표의 차를 타고 교동에서 바다 건너편 최종대 선생의 고향이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에서 내렸다.

연백과 교동 사이의 지도. [사진 - 린다 모]
연백과 교동 사이의 지도. [사진 - 린다 모]

남쪽에서는 가장 북쪽이 가깝다는 강화도 교동 무학리, 무학리에서 바라보면 바다 건너 황해도 연백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각각 수령 천년에 가까운 은행나무가 연백에는 숫나무가, 무학리에는 암나무가 서로 꽃가루를 나누어 무학리 은행나무 밑둥엔 은행이 빼곡하다.

연백이 고향이신 최종대 선생의 이야기는 이 유서 깊은 은행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 각각의 나무가 연백과 교동으로 넘나들며 주위의 섬들에도 은행나무를 옮겼다고 한다. 전쟁으로 밑둥이 불탔지만 그곳에서 다시 싹이 나서 나무의 둘레는 보통 나무의 서너배는 넘는다.

오래전에는 이 나무의 지아비 나무가 연백에 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는데 왜 삭제되었는지 모르겠다. 통일을 국가사업으로 내세우면서 나라 곳곳에 남아 있어야 할 북쪽과 관계된 이야기와 자취를 지우기에 급급한 정권들의 본심이 부끄럽다.

수년 전보다 더 단단하게 세워졌다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우린 두고 온 고향의 땅을 하루속히 가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리쳐 통일을 외쳤다.

은행나무 제사. [사진 - 린다 모]
은행나무 제사. [사진 - 린다 모]

바닷물이 넘어오면 일년 농사를 망치게 되는 천수답, 이전에는 아예 물이 없어서 농사지을 땅이 없었다는 무학리...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바다 건너 연백에서 일자리를 얻고, 쌀을 얻어 와서 살았다는 무학리 사람들이다.

전쟁으로 급하게 연백에서 교동으로 피난 와서 어린 나이에 술 배달을 하면서 교동 곳곳을 다니셨다는 최종대 선생은 85세의 연세에도 갈 수 없는 눈앞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헤아릴 수도 없이 서울에서 교동을 다니신다며 초행으로 따라간 우리에게 남북 간의 자유왕래, 통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설명해 주기에 지칠 줄을 모르신다.

바닷물이 드나들던 옛 천수답. [사진 - 린다 모]
바닷물이 드나들던 옛 천수답. [사진 - 린다 모]
교동에서 주위의 섬들로 배가 다녔던 월선포. [사진 - 린다 모]
교동에서 주위의 섬들로 배가 다녔던 월선포. [사진 - 린다 모]
피난 직후의 교동의 모습을 설명하시는 최종대 선생. [사진 - 린다 모]
피난 직후의 교동의 모습을 설명하시는 최종대 선생. [사진 - 린다 모]

연백에서 급하게 피난 온 사람들이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연백으로 돌아가기에 가장 가까운 무학리에서 고향의 시장을 재현한 무학리 대룡시장은 좁은 골목을 따라서 마치 70년 전으로 온 듯한, 시간을 거슬러보는 추억의 가게들이 옹기종기 남아있었다.

최종대 선생이 처음 방을 얻어 사셨다는 집도, 학교도, 술도가도 그대로 기억하시며 들어간 길목에서 만난 최종대 선생의 연백 고향동기인 임용순 선생은 헤어진지 30년만에 조카를 우연히 만났다. 이젠 외삼촌도 조카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렸지만 그들의 기억과 이야기는 어린 시절 그대로다.

60년 전의 시장풍경. [사진 - 린다 모]
60년 전의 시장풍경. [사진 - 린다 모]
30년만에 만난 조카와 외삼촌. [사진 - 린다 모]
30년만에 만난 조카와 외삼촌. [사진 - 린다 모]

이렇게 한 하늘에서 생사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두 어른의 만남은 순식간에 시장통에 기쁜 소식이 되어 활기를 띄며 금방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축하해 준다. 우리 모두의 깊은 내심에 헤어진 가족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는 기대감이 연백과 교동을 둘러싼 바다만큼 깊고 넓게 잠재워져 있다.

휴전선으로 분단된 고향... 이렇게 눈으로 보고 듣기도 안타까운 사연을 70여년 세월동안 가슴에 묻고 수없이 교동을 다니셨다는 최종대 선생이 어머님을 못 잊어 얼마 전 작성하셨다는 모친에게 띄우는 편지. 한 줄 한 줄 읽어 볼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분단으로 생이별을 당해 한 평생 가슴에 멍이 들어있는 가족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보낸다.

바다 건너 보이는 북녘의 섬들. [사진 - 린다 모]
바다 건너 보이는 북녘의 섬들. [사진 - 린다 모]

 

황해도 연백군 해성면에 계신 어머니께 띄우는 편지

불효자 최종대 올립니다. (황해 연백 이산 1세대)
 


어머니 저 불효자 최종대 인사올립니다.
오늘은 2020년 11월, 가을도 저물어가는 때입니다.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뵌 때가 1953년 정전회담 직전이었으니 68년이나 됩니다.
고향인 황해도 연백군 해성면 무릉리는 전쟁 전 38선 이남이었잖아요.
지금 교동도 무학리에서 서쪽으로 바로 보이는 곳이 해성면 무릉리에요.
38선이 그어졌을 때도 어머니와 같이 살던 고향인데, 휴전선을 그어서 못가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야속하고 죄송합니다.

전쟁이 나고도 저는 어머니 모시고 고향에 살았었지요
그러다가 1952년 정전회담이 진행되던 중이었어요.
고향 하늘엔 미군 폭격기가 포탄을 투하하고 바다에서는 연합군의 함포가 계속 포탄을 쏘는 상황이었으니, 너희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아버님과 큰 형님과 저 이렇게 셋이서만 고향 땅 바로 동쪽 교동도로 내려갔지요.

교동도로 피난은 갔지만 피난민은 많고 먹을 것이 없어서 어머니 계신 고향을 여러 번 찾아갔던 일 기억하시지요? 달이 없어 깜깜해진 저녁을 이용해서 배를 띄우고 고향을 찾아갔던 일 말이예요.
어머니는 보자마자 얼마나 배고팠냐며 먹을 것을 챙겨주시며, “여기 더 있다가 누구 눈에 띄면 위험하니 얼른 떠나라”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는 무거운 발길을 돌려 나오곤 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외세가 자기들 마대로 들어와 우리를 갈라놓은 거잖아요.
우리가 잘못해서 분단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잘못해서 헤어진게 아닙니다.
그러면 헤어진 가족들 만나게 해주어야지요. 왜 제가 어머니를 만날 수 없었단 말인가요?
제가 어째서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말인가요?
전쟁이 끝나면 곧 만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고향을 지척에 두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지금도 고향이 보이는 지척인 교동도 무학리를 찾아 갑니다.
고향에 있을 때 연을 날리다 보면 날아가 떨어진 곳이 어딘 줄 아세요?
바로 무학리 산이였어요.
그곳에 가서 고향땅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울다가 돌아가기를 해 왔어요.

어머니,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교동도 무학리에 10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암나무에요. 지금도 열매가 잔뜩 열려요.
거기 팻말에 뭐라고 써 있는지 아세요? 북에 있는 숫컷 은행나무에서 매년 꽃가루가 날아와 수정을 하니, 은행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에요.
어머니, 우리 살던 고향집 뒤에 있던 은행나무가 생각났어요.
그 은행나무도 천년은 된 건데요 바로 그 나무가 숫나무였어요.
나무는 떨어져 있어도 서로 정을 나누고 사네요.
어머니 재미있게 들으셨어요?

교동도에 잠깐 살다가 저는 영등포로 갔어요.
제가 고향의 대동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 전쟁을 맞았잖아요.
고향은 갈 수 없고 학교는 가야 할 것 같아서 영등포로 왔어요.
지금까지 영등포에서 살고 지냅니다.

교동도에 있는 동안 교동양조장에서 술배달을 하며 지내다 영등포 양평동으로 갔어요.
영등포로 가서 영도중학교 2학년에 다시 들어가 구두닦이도 하고 미군 하우스보이도 하며 영등포공고를 다녔어요.
영등포에서 그렇게 지내는데 아버지와 큰 형님이 찾아와 함께 지냈어요.
지금은 고향에서 함께 내려온 아버지와 큰 형님은 다 돌아가시고, 저와 제 가족들과 살고 있습니다.

북에 계신 어머님과 동생을 만나려고 이산가족 신청을 했으나 아무런 연락을 못 받아 한스럽기만 했죠.
뒤늦게 고향 해성면 소재 이산가족 중에서 어느 누가 상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해 봤지만 연락이 안 닿았어요.
그저 죄송합니다.

어머니 한번이라도 뵐 수 없는 건가요?
단 한번도 연락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는 채로 살아온 날 들.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떻게 해서라도 고향의 누구든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어요.

(2020년 11월 8일 AOK한국 통일공감세미나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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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말한 침묵과 좌선이란

등록 :2020-12-16 09:30수정 :2020-12-16 09:31

 

법정 스님이 이끌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가 법정 스님의 미발표원고를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맑고향기롭게’는 자체 월간 소식지를 통해 △침묵 △좌선 △불자의 도리 등 3편의 미발표 원고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 원고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법정 스님이 썼으나 발표하지않고 있던 것들을 맏상좌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인 덕조 스님이 간직하고 있던 것들이다.

이 가운데 ‘침묵’은 기존에 발표된 글 ‘침묵에 대하여’의 모세혈관을 살필 수 있는 원판격에 해당한다. 또 ‘좌선’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법정식 좌선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법정 스님은 대중적 글쓰기의 달인이자 수행자답게 이 글을 통해 초심자도 참선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불자의 도리’ 는 잔소리꾼 법정 스님의 속내를 드러내는 글이다. 정신없는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불자들을 바라보는 스님의 애잔한 속뜰의 정경이 섬세하게 나타난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글에서 스님은 언제나 중생의 고통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법정 스님이 입적 전 “10 년 동안 (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으로 돌아가 수행에 정진하라”고 한 명에 따라 10년을 불일암에서 보낸 덕조 스님은 40년 넘게 침묵 속에 간직해온 법정 스님의 원고를 살피던중 미발표 원고를 발견하고 이를 세상에 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법정 스님이 은거했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오른쪽)과 맏상좌 덕조스님이 함께 앉아있다.
법정 스님이 은거했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오른쪽)과 맏상좌 덕조스님이 함께 앉아있다.

법정 스님이 지난 2010년3월11일 입적하기 전 기존 출판물들을 절판하라고 유언을 남긴지 10년만이다. 법정 스님이 절판 유언을 내렸으나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비롯한 저서들을 읽으려는 독자들의 성화에 따라 사실상 절판은 이뤄지지못했다.

‘맑고향기롭게’는 내년 1월호부터 미발표원고 외에도 ‘법정과 함께 떠나는 선지식 여행’을 시작한다. 법정 스님이 1970년대에 처음 번역한 뒤 2002년에 다시 고쳐 옮긴 <화엄경>의 ‘입법계품’을 읽는 강독 여행이다. 선재동자가 걸었던 천신만고의 수행을 따라가는 강독이다.

‘맑고향기롭게’측은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는 동국역경원의 문을 열고 수 없이 경전을 옮기고 손 본 스님의 번역 솜씨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며 “<어린왕자>의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선재동자는 위없는 보리심을 실천하려는 불가 최고의 구도자로 그의 길을 따라가다 문득 우리가 만나는 것, 텅 빈 지혜의 호수에 비친 비구 법정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차가운 불꽃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well/news/974427.html#csidxf09ef86d363c23ead4998987c5cc1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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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도 끝나지 않은 미국 대선… 최악의 막장드라마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0.12.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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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미국 대선 (6)

1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과반인 302표를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측이 제기한 경합지역 5곳의 부정투표 소송을 연방대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오는 1월 6일 연방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승리자를 발표하는 일이다.

투표 41일 만에 미국 대선은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날 새로운 반전 카드를 또 던졌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한 트럼프 측이 ‘대체 선거인단(alternate slate of electors)’을 급조한 것.

트럼프 캠프는 대표적인 경합 주였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을 결성했고, 이들이 모두 트럼프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날 “우리가 경합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이 투표한 결과를 연방 의회에 보낼 것이고, 이로써 우리의 모든 합법적인 구제책이 여전히 열려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거인단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측은 이들 5개 주에서 ‘선거 조작’이 이뤄졌기 때문에 합법적인 투표용지만 개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승리했고, 그 결과를 반영해 대체 선거인단이 구성돼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투표를 했기 때문에 연방 의회가 이를 합법적인 선거인단 투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펜스 부통령이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 회의를 주재하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선거인단 개표 과정에 개입하도록 하는 ‘최악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 측의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연방 의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그때까지 미국 대선은 끝난 게 아니다.

임기 37일이 남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불화를 빚어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해임해 건재를 과시했다.

바 장관은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가 연류된 일명 ‘헌터 게이트’ 수사 상황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한편,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지난 주말 무기를 소지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앞에서 시위와 폭동을 일으켜 30명이 체포되었다. 이 과정에 4명이 흉기에 찔리고, 8명의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고 한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은 이날 어쩐지 미개한 사회를 이끄는 독불장군의 주장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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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영화에 담긴 이상한 사람들

강이슬 | 기사입력 2020/12/1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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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상한 사람들' 1부 마지막 장면. [사진출처-이상한 사람들 화면 갈무리]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이상한 사람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첫 번째 영화는 제목부터가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이 영화는 미군 장갑차에 의해 4명의 국민들이 사망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싸우는 대학생들의 활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는 총 3부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1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들, 2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 3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이렇게 3부작으로 총 1시간 50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요즘 시대에 주한미군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부터 이상한 일인데 이 대학생들은 그 문제를 걸고 두 달이 넘도록 농성을 벌이며 싸웠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이 대학생들이 밝아도 너무 밝다는 것입니다.

 

영화 내내 깔깔거리며 웃고 즐거워합니다. 

 

또 그만큼 울고 외칩니다.

 

영화에 출연한 한 대학생은 “이번 활동을 통해서 운동이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합니다.

 

그야말로 이상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이상한 사람들이 자꾸 기억에 맴돕니다. 

 

영화는 이 이상한 사람들이 어떻게 여론을 바꾸고, 어떻게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움직였으며, 어떻게 수없이 많은 연대단체를 주한미군 기지 앞으로 불러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유튜브에 공개되어있어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영화도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의 한 장면. 조선학교에 현재 다니는 재일동포 4세들. 조선학교 차별 철폐하라고 일본 문부성 앞에서 매주 금요일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나는 조선사람입니다. 화면 갈무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다큐창작소 김철민 감독의 영화입니다.

 

DMZ영화제에 출품되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서울독립영화제에도 상영됐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정면에서 다뤘습니다.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조선학교, 한통련 등 한국 사회엔 잘 알려지지 않은 재일조선인들의 역사를 다뤘습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분들로 해방이 되었는데도 그 후 70년 동안 단 하루도 해방을 살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중 몇 분은 해방은커녕 분단의 아픔까지 덧씌워져 서울에 유학을 와서 간첩으로 조작됩니다.

 

결혼을 바로 앞두고 끌려가는 억이 막히는 일도 벌어집니다.

 

고문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얼굴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도 영화에 나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삶이 후회없노라, 행복했노라 말하며 미소 짓습니다.

 

그 어떤 고문이나 사형선고로도 부술 수 없는 미소입니다.

 

월급을 한 푼도 못 받아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치는 조선학교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합니다.

 

남들이 볼 땐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 찬 길인데 어떻게 저렇게 행복해할 수 있는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게 됩니다. 

 

김철민 감독은 “일본의 시민사회 진영에서 조선학교를 보며 고마워한다. 일본이 갈수록 개인주의화 되어 걱정인데 조선학교를 보면서 공동체의 참모습을 느낀다며 조선학교가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고 한다”라고 전합니다.

 

현재 이 영화는 공동체상영을 진행 중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상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 동포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어려움을 딛고 많은 이들의 가슴속으로 날아가 큰 감동을 안길 것입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상영회를 통해 먼저 영화를 본 재일동포들은 조국에 있는 우리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봐주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올수록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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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만장일치 '정직 2개월'...징계위 "충분히 검토, 오더 없었다"

[현장] 판사사찰·채널A감찰·수사 방해·정치적 중립 위반 등 사유... 징계 양정 놓고 격론

 

20.12.16 04:14l최종 업데이트 20.12.16 08:32l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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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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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 16일 오전 5시 20분]

-왜 이렇게 길어졌습니까.
"징계 양정이 (계속) 일치되지 않았습니다."

17시간 30분. 하루를 꼬박 지새운 '윤석열 징계위원회'의 결론은 정직 2개월로 마무리됐다. 징계위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해 다음날인 16일 오전 4시께 종료됐다.

해임부터 정직 6개월까지 나왔지만 최종 결론은 '정직 2개월'

 
 법무부 징계위 정한중 위원장이 7시간이 넘는 징계위 회의 내용을 정리한 메모. 정 위원장은 이 메모를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  법무부 징계위 정한중 위원장이 7시간이 넘는 징계위 회의 내용을 정리한 메모.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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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중 징계위원장 대리는 16일 오전 4시 10분께 피곤한 얼굴로 과천 법무부 청사 1층으로 내려와 취재진 앞에 서서 이 같은 결과를 전달했다. "해임부터 정직 4개월, 6개월까지 다양했다"며 과반수 의결을 좁힐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양정에 대해선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 총장에 징계를 청구하며 적용한 혐의 6가지 중에선 재판부 불법 사찰과 채널A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의심 등에 따른 품위 손상 등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는 특히 감찰 불응이나 사건 관계인인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 등 언론 사주와의 만남은 불문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불문(不問)이란 징계 대상에는 해당하나 비위 행위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정 위원장 대리는 "(언론 사주 만남은) 부적절하지만 징계까지 하기에 미약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나 법무부장관의 오더(지시)를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엔 "오더 같은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징계위는 또한 채널A사건 감찰 관련 정보 유출 의혹이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관련 감찰 방해는 무혐의로 결정했다.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들이 제기한 방어권 무시 주장이나 '결론을 정해놓고 심의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직접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모든 절차에서 충분히 기회를 줬고, (최후진술도) 1시간 정도면 할 줄 알았는데 포기했다"면서 "결과를 정해놓고 했다면 이렇게 결론이 계속 안 났겠나"고 말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등이 새로운 주장과 자료를 제출하면서 추가 검토가 필요함에도 징계위를 연기하지 않았다는 불만에 대해선 "그렇게 (자료가)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세운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돌연 취소한 배경은 "불출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 국장은 같은 날 오전 5시께 법무부 청사를 빠져나갔다.

징계위 결론은 16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보고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구 법무부차관은 징계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면서 "늦은 시각이라 (추 장관이) 주무셔서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총장 측 징계 무효 소송 진행할까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변호인 손경식(왼쪽부터)·이석웅·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변호인 손경식(왼쪽부터)·이석웅·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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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총장은 곧바로 불복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 변호인들은 특히 징계 청구부터 징계위 종료에 이르기까지 줄곧 절차 하자를 강조하는 데 총력을 집중했다.

청구 근거가 빈약하다는 주장부터 징계위원 구성 요건 미비와 징계위원 선정에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그것이다. 막바지 회의에선 최종진술을 거부하면서까지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논리를 쌓았다. 일각에선 징계 결론에 대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미리 염두에 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앞서 징계위 참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절차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하므로 승복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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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변창흠 “서울 보편적 주택 공급 우선”…‘공공자가’는 속도조절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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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익 중 일부 환수 등 통해
많은 양의 추가 주택 공급 가능”
공공 주도 정비 사업 확대 의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서울에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자가주택 도입 및 임대주택 확대와 관련해선 “공급 방법 중 하나로 실행하더라도 일부가 될 것”이라며 “보편적인 주택 공급안 마련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는 14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급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변 후보자는 개발이익 중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방식으로 서울에 추가적인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용적률을 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면 많은 개발이익 내지는 특혜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를 공공이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다면 서울에 많은 양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변 후보자는 “이를 위해선 개발이익 환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공론화한 뒤 구체적인 공급 방안을 제시하겠다. 연구도 많이 해왔고,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자가주택·임대주택 확대엔
“일부 도입될 공급 방식 유형일 뿐
서울보다 수도권 신도시에 적합”
 

변 후보자의 발언은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통해 제시한 공공재건축·공공재개발 등 공공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을 서울에서 더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8·4 대책에서 공공재건축·공공재개발에 용적률의 큰 폭 상향 및 각종 금융·제도적 특혜를 부여하되, 이를 통해 추가되는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해 공공주택 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퇴임식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선 결국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지론이 8·4 대책을 통해 실제 정책화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변 후보자가 서울에 추가적인 주택 공급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공공재건축·재개발의 규모가 현재 계획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재건축으로 5만가구, 공공재개발로 2만가구의 주택을 서울에 공급한다는 게 현재 정부 계획이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정부에 사업 희망 의사를 밝힌 후보지만 70곳이라 사업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공공재건축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규제완화를 통해 사업 활성화를 유도하는 게 가능하고, 역세권 고밀개발 역시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공자가주택 등 변 후보자가 평소 소신으로 밝혀온 사업들의 경우 당장 도입을 추진하기보단 일정 부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변 후보자는 “공공자가주택 역시 공급 방식의 한 유형일 뿐이고, 도입하더라도 전체 중 일부가 될 것”이라며 “서울보다는 수도권의 신도시에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편적인 주택 공급안이 먼저 마련된 뒤에 공공자가주택 도입이나 임대주택 확대 등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인사청문회 전이라도 이 같은 계획들을 국민들께 말씀드릴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방배동 아파트 구매 당시 대출 문제나 세종대학교 재직 시절 문제와 관련해 그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설명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12150600015&code=920202#csidxfefd02b61db8b339cf34763d4fe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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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벌금, 기업한테는 껌값... 단식이라도 해야 했다"

[인터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국회 농성 강은미·김미숙·이용관

20.12.15 07:35l최종 업데이트 20.12.15 07:35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와 만나 곡기를 끊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이유를 들었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나흘째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곡기를 끊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이유를 들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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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2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인터뷰 시간에 맞춰 텐트에서 나왔다. 검은색 털모자에 연보라색 목도리를 매고 두툼한 바지와 겉옷을 껴입은 그는 살짝 지친 얼굴이었다. 

이날로 단식 나흘째. 김 이사장은 "머리가 아프거나 그런 건 없는데 그냥 힘이 없다, 잠도 못 잔다"고 말했다.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도 "아직 심하진 않은데 기운이 없다"고 했다. 회의를 마치고 뒤늦게 온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씨익 웃으며 "저는 괜찮다"고 했다.

김미숙 이사장의 다른 이름은 '김용균 어머니', 이용관 이사장은 '이한빛 아버지'다. 김용균은 비정규직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죽었고, 이한빛은 정규직 PD였음에도 극심한 노동착취가 일어나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일하다 세상을 등졌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두 사람은 지난 11일부터 강은미 의원,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함께 국회 본청 현관 쪽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곡기도 끊었다. 물에 효소를 타서 수시로 마시고, 약간의 소금만 섭취하고 있다.


전날 서울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인터넷에는 모처럼 펑펑 내린 눈을 반기는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김미숙 이사장은 "사고 이후부터는 그런 게 별로 감흥이 안 온다"며 "그냥... 제 자식이 죽고 나니까... 아무리 좋은 게 있어도 아프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용관 이사장도 "어제 셋이 15분 정도 함박눈을 맞으며 걸었다"며 "옛날 같았으면 참 설렐 텐데... 저희는 이제 날이 너무 좋으면 쓰라리고, 명절이나 좋은 날에 더 아프다"며 울먹였다. 김미숙 이사장이 고개를 떨궜다. 강은미 의원도 손으로 눈가를 닦았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반갑고, 가장 설레는 소식은 중대재해법 이야기다. 이용관 이사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임시국회 내 처리'를 약속한 것을 두고 "힘들지만 뭔가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강은미 의원 역시 "이 대표가 처음으로 (법안 처리) 시기를 얘기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봤다"며 "국민의힘도 임이자 의원이 오늘 이종배 정책위의장을 만나 논의한다더라"고 말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장 방문한 이낙연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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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오마이뉴스>와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를 끝낼 무렵, 이낙연 대표가 예고 없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민주당 우원식·오영환·이탄희 의원도 연달아 찾아왔다. 모두들 세 사람을 바라보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관련 기사 : 이낙연 이어 주호영도 농성장행... 중대재해법 탄력받을까). 

그때마다 강은미 의원은 "김용균 어머니, 이한빛 아버지가 연말은 가족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관 이사장이 직접 얘기할 때도 있었다. 이들의 소원이 이뤄질까. 

"다들 말렸지만... 단식이라도 해야 했다"

- 김미숙·이용관 두 분 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가족들이 단식을 반대하진 않았나.

김미숙 : "저는 워낙 주장이 강해서 그냥 말 안 하고 왔다. 어차피 알면 속상해할 것 같아서... 그런데 단식을 하려니까 아예 TV에 다 나오더라. 그래서 금요일(11일) 기자회견 하고 저녁에 옷 같은 것 챙기러 집에 갔을 때 '단식하러 간다'고 말했다. 남편이 그냥 방문 닫고 들어가더라. 속상하죠. 자기가 뭐라고 해도, 말 안 듣고 그냥 하니까."

이용관 : "10일에 잠깐 외출했을 때 (부인에게) 얘기했다. '다른 어머님이나 아버님들은 지방에 계시고, 김미숙님 혼자 들어갈 수 없지 않냐'고 했더니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는데, 왜 나이 든 당신이냐'고 조금... 나중에는 결국 (단식) 들어간다는 내 의지가 강하니까(이해했다)."
 
▲ 곡기를 끊고 중대재해기업처벌 제정 촉구하는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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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결심했나.

이용관 : "정기국회가 끝난 9일이었다. 임시국회 안에라도 처리하게 하려면 뭔가 투쟁이 필요한데, 단식을 해서 동력을 높여야겠다는 판단을 저랑 김미숙님이 한 거다. 제일 문제된 건 저였다. 나이가 많다고. 우리 내부에서도, 산재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도 그렇고, 중대재해법 제정운동본부에서도 그렇고. 제가 56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예순 다섯 살이다. 저는 우리 아들 죽고 나서 간 농양으로 중환자실까지 갔다. 그 상황을 아는 지인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렸다(눈물). 누군가 하지 않으면 (국회가)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아서... (사람들 만류를) 그냥 뿌리치고 제가 들어왔다."

김미숙 : "저 안(국회 본청)에서도 시위했는데, 아예 성사될 가능성이 안 보였다. 내년에 선거도 있고,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거 만드는 건 아예 물 건너갈 것 같았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지 않나 생각했다."

- 정치인들이 그래도 좀 찾아오는 것 같던데.

김미숙 : "(중대재해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사는 되게 많이 표명했는데, '언제까지'라는 게 안 정해지니까 '말뿐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안에서도 '하겠다'는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해야 하는 거니까, 우리는 더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런 시도를 하는 거죠."

이용관 : "법안 발의할 때부터 금방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정기국회에서 처리되길 희망했는데... 이대로는 (논의가) 실종될 것 같아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두 분 다 아들이 사망한 후 계속 싸워왔고, 2년 전 김용균법 때도 국회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다시 중대재해법 때문에 농성하는 상황이 속상할 것 같다. 그런데도 이 법을 만들기 위해 단식까지 불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미숙 :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위험의 외주화' 막겠다고 법을 통과시켰는데, 죽음을 거의 막지 못하고 있다. 산안법은 원청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런데 중대재해법안은 원청 책임도 묻고, 공무원 책임도 묻고, 일반 사회에서 사고 났을 때(시민재해) 책임도 물으니까. 또 (산안법상) 벌금이 너무 적으니까 계속 (노동자들이) 죽어도 막지 못한다. 그래서 수위를 많이 높여서 법을 만들자는 거다."

이용관 : "중대재해법이 만들어지면, 한국 기업의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산재가 획기적으로 금방 줄진 않겠죠. 하지만 최고책임자까지도 처벌을 받으니까 이제는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점점 퍼져나가면서 기업의 가치, 철학 등이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건 산안법만으로는 할 수 없다."

"기업 문화가 변해야... 산안법만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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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 현재 강은미 의원안말고도 박주민 의원안, 임이자 의원안에 오늘 박범계 의원안까지 나왔다. 큰 틀에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데, 꼭 빠져선 안 되는 내용은 무엇인가.

김미숙 : "원청 처벌과 벌금이나 징역형 수위를 높여서 (책임자들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돈 몇 푼 수준이었고, 징역도 3년 이하라 다 빠져나갔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사고 나면 (산재 여부를) 그동안 유족이 밝혔잖아요? 회사가 입증하도록 한 부분도 꼭 있어야 한다."

이용관 : "통계에 따르면, 산재 관련 벌금이 평균 450만 원 정도다. 기업한테는 껌값이다. 안전장치 설치비용보다 훨씬 적다. 또 산안법은 안전관리 책임자, 즉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만 처벌하는데 사실 그 사람도 기업의 구조 속에선 희생자다. 예를 들면 2인 1조로 근무해야 하는데 지키지 않는 것은 안전관리소장만의 책임이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다. 용균이만 해도, 2인 1조로 일했으면 안 죽었다. 사고가 난 후에도 몇 시간씩 방치됐다. 이런 구조에서 무엇이 변할까." 

강은미 : "산재(예방에)는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경영자와 원청의 책임을 묻는 부분은 후퇴할 수 없다. 또 가습기 살균제처럼 인체에 유해하다는 실험결과가 나왔음에도 기업이 그 결과를 속이고 사용해서 수백 명이 죽고, 수만 명이 평생 장애를 갖고 사는 경우가 있다. 과연 해외 사례처럼 해당 기업에 전년도 매출액의 10% 정도를 벌금으로 부과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제가 발의한 법안 6조 2항 내용인데) 정말 필요하다."

- 다른 쟁점 중 하나가 '징벌적 손해배상제(강은미 의원안은 손해액의 3~10배)'다. 임이자 의원안은 아예 이 부분을 뺐다. 

김미숙 :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이용관 : "'이렇게 제대로 안전장치 안 하고 생명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고 해야 기업문화가 바뀔 수 있다. 그 정도 수준이 아니면 안 바뀐다. 벌금 몇 푼으로 손해 봤다 수준이 아니라 '잘못하다간 문 닫겠다' 할 지경까지 가야 바뀐다."

- 민주당 쪽에선 '50인 미만 사업장 4년 유예, 소상공인·자영업자 제외' 얘기도 나온다. 

강은미 : "접근방식이 아쉽다. 지금까지 어떤 법도 원안대로 통과된 적 없다. '이 법 만들자'고 논의하면서 조정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있으니 제정하면 안 된다'? 왜 이렇게 다루는 건가. 가령 박주민 의원안에는 제 법안에 없는 인과 추정 부분이 있다. 또 임이자 의원안은 사망사고 발생시 사업주를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수위가 가장 세다. 이런 것들을 조정하면서 가면 된다."

이용관 : "50인 미만 사업장 문제 같은 경우, 거기서 사망사고가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그래도 50인 미만이든, 30인 미만이든 사업장에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 3개월이나 6개월 정도 시행을 유행한다면 양보할 수 있다. 수십 년도 참았는데 6개월을 못 참겠나."

김미숙 : "하지만 (시행 유예기간을) 4년까지 간다는 건, 안 하는 것과 똑같다. 그 부분에서 박주민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세월호도 산재도 우리 일... 바꿔보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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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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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성향 정부에서 오히려 시민운동이 주목받기 힘들다고도 한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서 농성이 외롭진 않은가.

강은미 : "그래도 김용균 어머님이 잘 싸워 주셨고,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라 '과연 지금 노동자들은 어떤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또 언론이 계속 관심을 가져줘서 정말 고맙다. 시민들도 정말 많이 응원해준다."

이용관 : "저희가 국회에서 농성도 하고, 단식까지 하니 (정치권에서 법 제정을) '안 하겠다'는 소리는 안 한다. 심지어 국민의힘도 하겠다고 했다. 다만 국민들은 정기국회에선 될 줄 알았는데, (미뤄져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계속 투쟁하면서 상황을 알리니까 연이어 지지 성명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촛불도 든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지원해주니 고맙고 힘이 된다."

- 아들이 죽고 난 뒤, 힘들게 싸워왔는데 다시 또 단식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계속 싸워나간다면 바뀔 수 있다고 믿는가.

김미숙 : "바꿔내려고 하는 거다. '되든 안 되든 해보자'고. 매년 11만 명이 (산재로) 다치고 죽는다. 집계된 게 이 정도인데, 안 된 건 (몇) 배가 되지 않을까. 20년 넘게 산재공화국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해온 걸 정치인들이 바꿀까? 나라가 방치해왔는데 (이제 와서) 할까? 절대 안 한다. 국민들이 나서야만,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야만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있다. 그 생각에 나섰다. 저도 우리 가족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제 가족을 지키지도 못했다. 주변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이 자기 것만, 자기 가족만 살피지 말고 우리나라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나 안전한지를 보고, 언제라도 죽거나 다칠 수 있으니 이런 것들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용관 : "제가 죄책감을 느끼는 게 세월호 참사가 우리 아이보다 2년 전 일이다. 그때 한빛이 첫 월급의 절반가량을 416연대 후원금으로 냈다. 아이가 죽기 전까지는, 세월호는 안타깝고 서글프지만 여전히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죽고 나니까 우리 일이더라. 

김미숙 : "우리 일이에요."

이용관 : "제가 살아보니까 우리 같은 일이 남의 일 같다가 나의 일이 되더라. 국민들도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된다는 생각으로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부탁드리고 싶다. 정치권과 경제계가 대오각성해서 (법 제정을) 해주진 않을 거다." 

강은미 : "사람한테 건강만큼 중요한 건 없다. 저야 몇 끼 좀 굶는 거지만, 노동자들이 한 명이라도 죽지 않도록 빨리 이 법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다. 여러 차례 양당에서도 입장을 표명했으니 이제 그 논의를 좀더 구체적으로, 앞당겨서 하자고 얘기하고 싶고, 결국 이 사회를 바꾸는 건 국민들의 마음이다. 국민들이 관심 가져주는 만큼 하루라도 (법 제정을) 더 앞당길 수 있다. 댓글, SNS 등으로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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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산 넘은 ‘문재인표 권력기관 개혁’, 어디까지 실현됐나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12-14 23:14:40
수정 2020-12-14 23: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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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공약, 어디까지 실현됐나
문재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공약, 어디까지 실현됐나ⓒ민중의소리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큰 진통 끝에 조만간 출범한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였던 ‘권력기관 개혁’도 막바지에 접어든다.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에 맞게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3대 권력기관의 개혁이 큰 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견제 장치 미흡 등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미완의 권력기관 개혁 과제도 남아있다.

■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완성
법무부의 탈검찰화도 속속 이뤄져

문 대통령의 숙원이자 검찰개혁이 상징으로 꼽히던 공수처는 우여곡절 끝에 이르면 내년 초 출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공수처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야당의 비토권 남용을 막을 수 있게 되면서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은 약 7천3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까지 해당되며, 국무총리와 대법원장, 판·검사, 장성급 장교와 3급 이상의 고위공직자와 가족 등이 수사대상에 오른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공수처에 이양해 검찰의 정치권력화를 막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내 식구 감싸기’ 수사로 늘 논란이었던 검사가 독립된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게 된 점이 주목된다.

공수처 설치와 함께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과 경찰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주어지고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부패범죄 등 일부에 국한된다. 법무부는 2019년 사건 기준으로 이들 대통령령이 시행되면 검사 직접수사 사건이 5만여 건에서 8천여 건으로 84% 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검찰 개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적극 이행되고 있다. 일단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3명 모두 검찰 출신이 아니었다. 검사만 보임하던 범죄예방정책국장에 일반 공무원 출신을 임명하는 등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 실·국·본부장에서 검사 수를 대폭 줄여나가기도 했다.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 억제’ 공약도 이행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0개 기관 64명에서 35개 기관 51명(올해 2월 기준)으로 5개 기관 13명을 감축했다.

나아가 검사인사위원회 심의·의결 사항으로만 존재하던 검사 인사에 관한 기본 원칙을 2018년 법제화함으로써 검찰인사위원회 심사를 내실화하고, 2019년 검사징계법 개정으로 검사 징계 실효성을 확보했다. 대검 고위간부 감찰을 위해 꾸려진 특별감찰단도 직제화되면서 올해 감찰부에 추가된 것도 주목된다. 최근에는 검사징계의 ‘공정성’을 위해 법무부 장관의 징계위원 임명권을 제한하는 대신, 외부 인사들에게 징계위원 추천권을 나눠주는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모두 검찰 인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연결된다.

반면 문 대통령이 검찰 인사 중립성·독립성 강화의 일환으로 독립된 검찰총장후보위원회를 구성해 검찰총장 임명에 권력개입을 차단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에 두고 법무부 장관이 위원과 위원장을 임명하도록 하고 있어, 9명 가운데 과반수인 5명이 장관의 의중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입법은 이뤄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의무화’ 공약은 추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올해 7월 발간한 ‘2020~2024년 성과관리 전략계획’ 보고서에서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법제화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 전반을 감독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한 정부조직법, 검찰청법의 취지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의 외부 견제기능 강화는 미완
검찰 수사에 대한 권력기관 방해는 견제

검찰의 외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들도 있지만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재정신청 대상을 현행 고소사건뿐만 아니라 고발사건까지 확대 적용하고, 공소유지변호사 제도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인데, 국회에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정신청 제도는 고소인이나 형사소송법이 정한 일부 범죄의 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로써 기소독점권을 지닌 검찰을 견제하는 장치다. 지난해 법원의 재정신청 인용률은 단 0.32%에 불과했는데, 재정신청을 인용해도 재정신청 사건 공소유지검사가 구형의견을 제출하지 않거나 무죄를 구형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 개선이 요구됐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공소유지변호사 제도의 부활이다. 공소유지변호사 제도는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인 1954년부터 도입됐으나,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재정신청 대상을 일부 확대하며 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도록 변경돼 사라진 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대 부패범죄에 대한 기소법정주의를 도입하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불기소를 통제하기 위해 검찰시민위원회를 법제화한다는 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소법정주의란 법률에 규정한 일정조건을 충족하면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는 것으로, 검사에게 기소·불기소의 재량을 허용하는 기소편의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입법이 필요한 건데 아직 안 된 것으로 안다”며 “중대 부패범죄에 대한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담당하도록 한다든지, 검찰의 기소 기간을 규정한다든지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나 기소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검찰시민위원회는 현재 대검찰청 예규를 근거로 5개 고등검찰청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검찰시민위원회가 검찰 소속에 있어 위원들의 판단이 검사의 입장에 귀속돼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에 검찰시민위원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결정에 대한 구속력 부여 등을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이 발의된 적도 있었지만, 이 역시 처리되지 못했다.

검찰 개혁의 마지막 공약은 권력기관의 수사방해 행위를 제어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등 국가비밀 보유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부당 거부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때에는 청와대 압수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2월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청와대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와 공무상 비밀이 있는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 거부 규정이 명시된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압수수색을 불승인한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특검에 제출하면서다. 법원도 청와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협조를 잘 하는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14일 옵티머스·라임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다만 법적 제재 등은 여전히 없는 상황이다. 정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2020.12.08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2020.12.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 경찰 개혁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전국 확대 입법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는 미흡

내년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경찰법 개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뤄지면서 경찰 개혁의 핵심 공약도 달성됐다.

자치경찰제는 검찰로부터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국정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넘겨받게 되면서 강화·집중된 국가경찰 권력을 지역적으로 분산하는 경찰 개혁 방안으로 제시돼왔다. 국가경찰은 경찰청장, 자치경찰은 각 지자체에 소속된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수사경찰은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경찰 권한의 분산과 견제, 민주적 통제 장치 강화와는 거리가 멀어 개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시민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일단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한 지붕 아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자치경찰 조직을 따로 신설하지 않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조직을 일원화한 것이다.

게다가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의 수사’의 경우 경찰청장이 국가수사본부의 수사를 지휘·감독할 수 있게 한 것도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천여 명에 달하는 정보경찰을 그대로 뒀을 뿐만 아니라, 정보경찰의 권한 역시 축소되지 않아 권력분산이라는 개혁 취지와는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 역시 미흡하다.

앞서 경찰개혁위원회는 2017년 경찰위원회를 총리 소속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해 인사권 및 감찰요구권 등을 부여해 실질화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현재 국가경찰위원회는 유명무실한 기존 경찰위원회에 ‘국가’란 명칭만 추가됐을 뿐 현재의 자문기구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그외 문 대통령은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실질수사권을 강화해 사실상 ‘노동경찰’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근로감독관은 노동 관련 문제를 다루는 특별사법경찰로, 형사소송법 및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16개 노동 관련법령을 위반한 범죄에 대해 수사권한을 가진 공무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감독관 수가 빠르게 증가하긴 했지만 근로감독청 등 전담부서 신설이나 근로감독관의 현장 불시점검 의무화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근로감독관과 사용자 간 유착관계 근절과 법에 포함돼있지 않은 노동 사각지대에 대한 수사권 등도 요구된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0.11.27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2020.11.27ⓒ정의철 기자

■ 국가정보원 개혁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 전면 폐지와
국정원의 수사기능 폐지 및 대공수사권 경찰에 이관 입법화
반쪽 개혁에 그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해 권력을 분산하는 국정원법 개정안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까스로 통과됐다. 국정원의 직무 범위에서 ‘국내 보안 정보’, ‘대공’, ‘대정부전복’ 등 불명확한 개념을 삭제하면서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폐지한 것도 특징이다. 그 대신 ▲국외·북한에 관한 정보 ▲방첩(산업경제정보 유출, 해외연계 경제질서 교란 및 방위산업침해 등 포함),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정보 ▲내란·외환죄 정보 ▲사이버 안보와 위성자산 정보 등으로 직무 범위를 재규정했다.

이를 두고 ‘반쪽 개혁’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사권의 원만한 이관과 안보 공백 방지를 위해 대공수사권 이관에 3년의 유예기간을 두었기 때문이다. 대공수사권이 남아있는 가운데 국외 및 북한에 관한 정보 등을 수집하도록 하면서, 정치개입이나 민간인 사찰의 명분이 되어온 ‘국내정보 수집 근절’이라는 중대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보안법과 테러방지법 적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여지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치개입 등을 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형사처벌을 강화한 것은 문 대통령의 공약에 부합한다. 문 대통령은 ‘불법 민간인사찰, 정치와 선거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 4대 공안 범죄에 연루·가담한 조직과 인력에 대한 엄중한 책임추궁 및 처벌 형량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번에 개정된 국정원법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근절하기 위해 정치 관여 우려가 있는 정보 등을 수집·분석하기 위한 조직 설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 정치인을 위한 기업의 자금 이용 행위를 금지하는 등 정치개입 금지 유형도 7가지로 확대했다. 이를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형사처벌 규정이 없는 검찰과 비교하면 국정원의 경우 처벌을 강화한 것이다.

국정원의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해 국정원 직원의 불법 감청 및 불법 위치추적 등 행위를 금지토록 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근거도 신설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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