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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필독... 형법 139조의 73년 생존분투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10/02 09:07
  • 수정일
    2026/10/02 09: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청사 앞 도로표지판을 교체하고 있다. 2026.10.1 [공동취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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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이 처음 제정된 1953년 이후 지금까지 73년 동안 단 한 사건에만 적용된 조항이 있다. 단 한 번의 기소, 단 한 번의 유죄 확정 판결. 주인공은 바로 형법 139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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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조 (인권옹호직무방해)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그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그동안 이 조항은 검사와 경찰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검경 모두 인권보다는 수사에 조직에 명운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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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검찰은 사라졌다. 수사권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인권 옹호'라는 검사의 역할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공소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 옹호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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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소청 검사는 알아야 한다. 1953년 처음 형법이 제정될 때 검사의 인권옹호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139조가 담긴 이유를 그리고 73년 동안 이 조항이 같은 자리에서 그대로 살아남은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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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가 결코 사라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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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의 내용은 외국의 입법례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경찰이 검사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직무유기죄로 처벌할 수 있으므로 형법 139조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인권 옹호를 위한 검사의 명령이 준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 조항은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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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 법무부 형사법 개정 특별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형법 139조 삭제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하지만 인권 옹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조항을 그대로 두자는 주장에 힘이 실렸고, 형법 139조는 다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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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법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형법 139조가 실제 사건에 적용된 것은 2005년 12월 경찰의 검사 지휘 거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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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김아무개 경감은 상습사기 피의자 A씨를 긴급체포한 후 검사에게 긴급체포 승인 건의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사는 수사 과정이 적법했는지, 구속사유 존부를 심사하기 위해 A씨를 대전지방검찰청 614호 검사실로 데려오라고 2차례 명령했지만, 김 경감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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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경수사권 갈등 상황 속에서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거부한 탓에 큰 파장이 일었는데, 검찰은 김 경감을 형법 139조 위반(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 혐의와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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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 과정에서 김 경감은 재판부에 형법 139조는 처벌법규로서의 명확성을 갖추지 못해 헌법에 위반되고 과잉금지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는데,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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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2006년 7월 기각 결정문에 형법 139조에 대한 견해를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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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법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나 이를 보조하는 자에 의한 인권침해 범죄를 둔 외에 다시 본죄와 같은 규정까지 마련한 것은 인권 옹호에 대한 우리 형법의 집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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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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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출범을 사흘 앞둔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작업자들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마크를 지우고 있다. 2026.9.2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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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 경감은 헌법재판소에 직접 형법 139조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2007년 3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1의 의견으로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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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형법 139조는) 검사의 인권 옹호에 관한 직무 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수사 절차에서 인권 옹호의 급박성과 인권 침해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인정하여 인권 침해의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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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139조는 재차 살아남았고, 이후 김 경감 사건 재판이 이어졌다.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형법 139조 위반(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고, 2008년 12월 대법원은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자격정지형의 선고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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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은 보완수사권을 비롯한 일체의 수사권을 잃었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업무 부담이나 책임감이 줄어들어 이 같은 변화를 반가워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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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이상 수사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공소청 검사들의 업무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이제는 제대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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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형사소송법 195조에는 '검사는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하여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관한 영장의 청구, 보완수사요구, 재수사요구 등 이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를 수행한다'는 조항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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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수장 역할을 맡은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3일 첫 출근길에 "공소청이 인권 옹호 기관, 인권 보호 기관으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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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인권 옹호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형법 139조의 무게감을 공소청 검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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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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