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 조항은 검사와 경찰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검경 모두 인권보다는 수사에 조직에 명운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오늘 검찰은 사라졌다. 수사권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인권 옹호'라는 검사의 역할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공소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 옹호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공소청 검사는 알아야 한다. 1953년 처음 형법이 제정될 때 검사의 인권옹호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139조가 담긴 이유를 그리고 73년 동안 이 조항이 같은 자리에서 그대로 살아남은 이유를.
형법 139조가 결코 사라지지 않은 이유
형법 139조의 내용은 외국의 입법례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경찰이 검사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공무집행방해죄 또는 직무유기죄로 처벌할 수 있으므로 형법 139조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인권 옹호를 위한 검사의 명령이 준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 조항은 살아남았다.
1980년대 말 법무부 형사법 개정 특별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형법 139조 삭제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하지만 인권 옹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조항을 그대로 두자는 주장에 힘이 실렸고, 형법 139조는 다시 살아남았다.
형법 139조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법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형법 139조가 실제 사건에 적용된 것은 2005년 12월 경찰의 검사 지휘 거부 사건이다.
당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김아무개 경감은 상습사기 피의자 A씨를 긴급체포한 후 검사에게 긴급체포 승인 건의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사는 수사 과정이 적법했는지, 구속사유 존부를 심사하기 위해 A씨를 대전지방검찰청 614호 검사실로 데려오라고 2차례 명령했지만, 김 경감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당시 검경수사권 갈등 상황 속에서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거부한 탓에 큰 파장이 일었는데, 검찰은 김 경감을 형법 139조 위반(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 혐의와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김 경감은 재판부에 형법 139조는 처벌법규로서의 명확성을 갖추지 못해 헌법에 위반되고 과잉금지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는데,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2006년 7월 기각 결정문에 형법 139조에 대한 견해를 남겨놓았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