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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8차 대회 분석...평화프로세스 골든타임 시작

[현안진단] 북한 제8차 당 대회와 '조건부 관계개선론'

2020년 1월 5일 개막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는 7일까지 이어진 김정은 위원장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 이어 9일 당규약 개정, 10일 당중앙지도기관 선거 진행, 11일 부문별 협의회에 들어갔다. 총화보고와 노동당 8기 중앙위원회의 새로운 구성,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당 총비서 추대결정으로 대회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2016년 5월 치러진 제7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개막했다. 제7차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핵무력병진노선을 항구적 노선으로 천명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공표했다. 반면 이번 제8차 대회는 대북제재, 코로나 19사태, 그리고 수해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995년 1월 1일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26년 만인 올해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인민들에게 친필 연하장을 보냈다. 김정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필 연하장의 공통점은 모두 위기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친필 연하장을 보낸 시점은 북한 정권 스스로 최대의 위기라고 인정한 고난의 행군기였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도 당 대회를 앞두고 중복성을 고려하여 신년사를 대신한 탓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여하튼 3중고로 고난의 행군기에 버금가는 위기를 겪고 있는 시점이다.


 

2020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전성기의 1/4 수준에 그쳤으며, 경제분야 활동 역시 최저 수준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북한의 실질 대중 수출액은 2382달러에 불과하며, 이는 북한 경제의 절박한 현실을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일 뿐이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도 당 대회 개회사에서 '일찌기 있어본 적 없는 최악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이 커다란 장애를 몰아왔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지적하였다.


 

▲ 9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5~7일 8차 당 대회 기간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고한 사업 총화 내용을 보도했다. ⓒ로동신문

제8차 당 대회로 본 북한의 전략


 

제8차 당 대회 개최의 의미를 두고 김 위원장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다시는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 대회가 당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서, 국력 강화와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일으키는 디딤점이 되고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개막 당일인 1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이어진 김 위원장의 총화보고는 "1.총결기간 이룩된 성과, 2.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하여, 3.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 4.당사업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등 4개 분야로 구성되었다. 제7차 당 대회는 대남, 대외가 별도의 분야로 다루어진데 비해 이번의 경우 1개 분야로 통합되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주체의 역할을 높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처한 문제의 원인을 대북제재를 초래한 핵·경제병진노선의 정책적 한계라는 객관적 요인이 아닌 북한 내부에서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노선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리고 온 나라에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철저히 확립"하겠다며 변화보다는 기존 사회주의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였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방향의 경우 기존의 자력갱생형 정면돌파전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국가경제는 자립경제이고 계획경제이며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경제"라며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강을 바로세우고 국가적인 일원화 통계체계를 강화할 것"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시장경제의 진전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의 성과가 미진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은 국방분야의 성과를 강조했지만 대체로 이미 공개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탄두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인공위성 등을 언급했지만 단기간에 실현이 어려운 계획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언급한 것은 무기 개발의 초기 단계인 개념 연구를 의미하며, 북한이 소수의 핵선진국들만 보유한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한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언급에 비추어 그 동안 북한이 공개한 다탄두형 탄도미사일은 실전배치용이 아닌 목업(mockup)이라는 점도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무기들을 나열하고 핵무기 증강계획을 언급한 것은 우리의 군사력 강화와 한미 연합훈련을 견제하고 향후 북미 협상을 핵군축 프레임으로 가져가려는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상대측에 공을 넘긴 대미·대남정책


 

남북관계와 대외관계 분야의 경우 기존의 교착 국면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측의 움직임에 따라 협력의 소지를 남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총화보고에서 남북관계 교착의 원인을 남측으로 돌리며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파국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나가야 한다"며, "북남선언들을 무겁게 대하고 성실히 리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조선당국의 태도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념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계기가 만들어질 경우 근시일내에 남북관계가 복원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견지한 것으로 보기 힘들며 오히려 협상의 소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제7차 당 대회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언급과 공격적 언사가 축소되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데 있다"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2020년 7월 10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미 담화에서 이미 천명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 조직 개편의 내용과 특징


 

이번 당 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을 통해 노동당 정무국이 비서국으로 환원되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총비서로 추대되었다. 그림자 실세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정치국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위원에 진입했으며, 당비서, 그리고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까지 겸직하게 되었다. 경제사령탑인 박봉주의 경우 당부위원장과 상무위원직을 모두 상실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당중앙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되었는데, 북·미 비핵화 협상 실패의 책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상 강화가 예측되었던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 그 동안 김 제1부부장이 주도했던 대남, 대미 관계에서의 성과부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제1부부장의 실질적 위상이 약화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39인 집행부에 20번째로 이름을 올렸으며, 대회기간 내내 주석단 김정은 위원장 뒷줄에 조용원과 함께 앉아 있었다. 향후에도 김여정이 대남, 대미 관계 전반을 관장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철은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비서직에서는 제외되었다. 김영철은 원래 남북관계에 특화된 인물로 오히려 통일전선부의 위상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향후 대남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리선권 외무상은 자리를 지켰지만 정치국 후보위원 중 맨 마지막에 호명되었다. 김영철과 리선권은 김여정의 지휘 하에 대남 대미관계를 전담하게 될 개연성이 있다.


 

▲ 1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다시 보는 김정일 레거시(legacy)


 

수십만 명 이상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기 이후 김정일 위원장이 선택한 돌파구는 남북관계였다. 고난의 행군기 마지막 해인 19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를 몰고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정주영 회장의 방북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비롯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상징적 계기였다. 이어진 2000년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으며, 이는 2007년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한 군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개성공단사업을 결정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금강산관광사업 10여 년간 193만여 명이 해로와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관광했으며, 이로 인한 수익은 북한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북한의 김덕훈 총리는 지난해 12월 금강산을 방문해 개발계획을 재차 확인했으며, 8차 당 대회 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도 "금강산지구를 우리 식의 현대적인 문화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며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00%가 남측이며, 금강산 관광객 역시 대부분 남측이다. 남북 협력 없이 북한 경제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많은 탈북민들이 남북관계의 전성기였던 2000년 이후 10여 년간을 북한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시기로 회상하고 있다. 제7차 당 대회 당시 4.25 문화회관 대회장 벽에 걸려있던 '백전백승' 구호는 이번 제8차 당 대회에서 인민을 강조하는 '이민위천(以民爲天)'으로 바뀌었다. 선대인 김정일 위원장은 진정한 이민위천의 길은 남북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실천에 옮기는 유산을 남겼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골든타임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남긴 성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비핵화 협상은 화려한 탑다운(top-down) 방식이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도출에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간 채널이 확보되었으며, 2017년 전쟁위기에 직면했던 한반도 상황도 안정적으로 관리되었다.

 

 

이미 트럼프 레거시가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역설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핵이 없는 한반도를 위하여 그(김정은)가 핵능력을 축소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빅딜을 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스몰딜의 수준에서도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바이든 당선인과 주변 참모들의 언급을 종합해 볼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을 경우 스몰딜의 합의가 가능하며, 각 단계별 스몰딜을 통해 최종적인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자와 주요 외교안보라인이 이란 핵합의를 도출한 인물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의 스몰딜을 북한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내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일본의 스가 총리는 금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성사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다.이 경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북‧중‧일이 협력구도를 형성할 경우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 구상도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동아시아 평화 릴레이 올림픽 전략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금년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다. 북·미 비핵화협상을 견인하고 동아시아 평화 릴레이 올림픽 전략의 구체화를 위한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가 필요하다. 출발점은 남북관계에서 찾아야 한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남북관계 타개에 손을 내민 만큼 대북 특사는 물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금년 상반기 내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봄날'로 되돌아 가야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합동군사연습과 남북관계를 조율하는 일이 시급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확립을 기다릴 일이 아니라 북한의 협력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창의적 발상이 중요하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1131147054001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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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 한수원 반박에도 해명되지 않는 여러 지점들

터빈건물서 발견된 고농도 우물 조치 뒤에도 6만 베크렐 검출, 수차례 보수한 감마핵종 발견 수조 등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1-01-13 16:29:19
수정 2021-01-13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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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됐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으로 경주 월성 원전 1~4호기가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됐다.ⓒ김철수 기자  
 
최근 경주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배수관로에서 고농도의 삼중수소 우물이 발견되고 주변 보초·감시 우물에서도 상당량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되면서, 방사성물질 누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논란은 최근 경주 월성원전 인근 주민 및 환경단체에 한수원 문건이 내부고발 형태로 투서되면서 시작됐다.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지난해 6월 23일 작성된 것으로, 월성원전 1·2·3·4호기 주변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총 27곳) 그리고 뜻밖의 우물(월성 3호기 터빈건물 내부에서 발견)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등이 적혔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배출관리기준을 초과하여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배출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 등 일부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반박에 기대 방사성물질 누출 의혹을 ‘괴담’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 논란의 시작이 된 한수원 자료에서 확인되는 문제점을 한수원의 해명자료와 환경단체·더불어민주당 특별위원회 검토 자료 등을 토대로 정리해 봤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터빈건물 맨홀에서 문제의 고인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고인물은 액체폐기물 계통으로 처리됐으나, 여전히 해당 부근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고농도 고인물이 형성되고 있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터빈건물 맨홀에서 문제의 고인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 고인물은 액체폐기물 계통으로 처리됐으나, 여전히 해당 부근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고농도 고인물이 형성되고 있다.ⓒ한수원 내부 보고서

① 월성 3호기 터빈건물서 발견된 우물 논란
제거 뒤로도 6만 베크렐 상당 고농도 우물 형성
3호기 주변 우물서도 비교적 높은 농도 관측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월성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에서 발견된 우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에 이 우물이 최초 발견됐으며 해당 우물에서 리터(L)당 71만3000 베크렐(Bq)의 삼중수소가 측정됐다. 이는 원전 주변에 방사성물질이 새고 있는지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보초·감시 우물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삼중수소 농도(리터당 4만 베크렐)보다 약 18배 높은 고농도이며, 예기치 않은 발견이어서 주민 및 환경단체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 주변 지역이 아닌 원전 건물 내 특정 지점에서 일시적으로 검출된 것”이라며, 발견 즉시 액체폐기물계통으로 회수하여 절차에 따라 처리했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언론에 보낸 설명자료에서는 “공기 중에 있는 미량의 삼중수소가 장기간에 걸쳐 고인 물에 전이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왜 고농도 우물을 제거한 뒤로도 문제의 장소에서 리터당 6만 베크렐 수준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지’, ‘원전 운영 30년 동안 왜 이제야 문제가 발견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수원은 문제의 월성 3호기 주변에서 관측된 보초·감시 우물의 삼중수소 농도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월성 3호기 주변에는 WS-3, WS-6, WS-4, SP-5 등의 보초·감시 우물이 있는데 이곳에서 최대 리터당 각 3800 베크렐, 1950 베크렐, 1140 베크렐, 3770 베크렐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이는 통제가 안 되는 상황으로 삼는 배출관리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리터당 336 베크렐에서 짙어봐야 1000 베크렐을 조금 넘는 다른 20여 곳의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에 비해 꽤 높은 농도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도 이 관측 내용을 짚으며 “3호기의 어느 지점에서 삼중수소가 지속해서 새어 나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②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 수조에서 ‘감마핵종’
2010년부터 보수작업...10년 가까이 누설됐나?
에폭시라이너 외 콘크리트 구조물 균열 우려

충격적인 지점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월성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SFB) 집수정에서 7회에 걸쳐 방사성물질인 ‘감마핵종’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감마핵종은 삼중수소와 달리 콘크리트를 통과할 수 없다. 그런데도 감마핵종이 발견됐다는 것은 사용후연료저장조에 균열 등이 있을 수 있다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월성원전 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는 타 원전과 달리 2010년·2014년·2018년·2019년 여러 차례 보수작업의 대상이 됐다. 이같이 반복해서 보수작업이 이루어졌어야 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다른 원전과 달리 월성원전 사용후연료저장조 내부가 근본적으로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성원전을 제외한 다른 원전의 사용후연료저장조는 6mm 두께의 스테인리스 철판을 이용해 방수공사를 한 반면, 월성원전(1~4호기) 사용연료저장조의 방수는 고작 1mm 두께의 에폭시라이너를 칠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 1호기 에폭시라이너와 관련해서는 최근 3년간 균열, 부품 등 525곳의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수원은 “감마핵종 미량검출 원인은 2019년 5월~6월에 있었던 사용후연료저장조 보수 공사 이전의 잔량으로 추정되고, 보수 후에는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했음에도 감마핵종이 발견된 것이어서, ‘그동안 감마핵종이 얼마나 누출됐었는지’ 그리고 ‘다시 검출되는 일은 없을지’ 등과 관련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노란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보초우물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럴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다른 우물보다 10배에서 100배 높은 수준이다.
노란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보초우물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럴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다른 우물보다 10배에서 100배 높은 수준이다.ⓒ한수원 내부 보고서
다른 곳보다 10~100배 높은 농도 삼중수소 검출
다른 곳보다 10~100배 높은 농도 삼중수소 검출ⓒ한수원 내부 보고서

③ 다른 곳보다 농도 100배 높은 보초우물
배관 교체했으나, 여전히 높은 농도 관측
“한수원,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나”

월성 2호기 후면에 설치된 WS-2 보초우물 삼중수소 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곳에서는 최대 리터당 2만8200 베크렐 상당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기준치를 넘는 농도는 아니지만 다른 관측 우물에 비해 10~100배 높은 수준이다.

한수원은 2차 계통수 누설이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지난해 4~6월경 매설 배관을 교체했으나, 최근까지도 WS-2 보초우물에서 다른 우물에 비해 10배 이상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수원도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용후연료저장조 및 주변 구조물 측면도
사용후연료저장조 및 주변 구조물 측면도ⓒ더불어민주당 제공

④ 처음이 아니다...최후의 방벽 손상 사건
2012년경 발생했지만, 여전히 보수 못 해

월성원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수원은 2012년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CFV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염수 외부확산을 막는 최후의 방벽인 차수막’(월성 1호기)이 손상됐음에도, 이를 모르고 있다가 6년이 지난 2018년 8월에서야 인지하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5월에서야 인근 주민들에게 알린 바 있다.

이후 한수원은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를 철거하고 손상된 차수막을 2020년 1월까지 보수하겠다고 했으나, 계획이 두 차례 미루어지면서 오는 2021년 6월까지 보수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또 이 사건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월성 1호기의 차수막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시공된 월성 2·3·4호기와 다르게 점토(흙)로 시공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한수원이 6년 뒤에서나마 문제점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월성 2·3·4호기 설치 인허가 과정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KINS의 지적이 없었더라면 2·3·4호기도 동일한 차수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 사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3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 사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기준치 이하라 아무런 문제 없다?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샜는지 아무도 몰라”
“투명한 공개, 시민 참여 조사위 구성” 촉구

한수원은 기준치를 넘어선 바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입장은 다르다. 기준치를 넘진 않았어도 월성원전 주변 27개 모든 우물에서 삼중수소가 관측되고 있고,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부지에 위치한 부지경계우물(SP-1)에서도 꽤 높은 농도(리터당 1320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주민·환경단체 입장에서는 방사성 물질 외부 누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이 지난 12일 경주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연간 5475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수원에 지하수 흐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이유다.

한편,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탄소중립특별위원회·과학기술정방송통신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양이원영 환경특위원장은 “현재 확인된 것만으로도 월성원전 부지 전체가 굉장히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단 걸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이게 월성원전 부지 바깥으로 나갔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참여한 양이원영 등 34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8일 오전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주민 참여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등 주민들이 요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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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어느 간호사가 보내온 편지

조형국·이창준·이혜인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입력 : 2021.01.13 06:00 수정 : 2021.01.13 06:03

 

“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어느 간호사가 보내온 편지
 

정 총리 새해 감사편지에 답신
“감사하다”지만, 현실은 증원 0명
“매번 요청 거부에 희망도 사라져
정부는 성공…우리는 매일 실패”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5월 서울시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다 다른 병동으로 옮긴 안세영 간호사가 12일 경향신문을 통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정 총리가 이달 초 일선 병원과 의료현장에 보낸 새해 감사편지에 답신을 띄운 것이다. 안 간호사는 가중되는 업무량과 인력 부족으로 임계치에 이른 코로나19 병동 상황과 간호인력을 확충해 달라는 호소를 편지에 담았다. 의료진의 희생으로 버티고 있는 K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 간호사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초긴장, 비상상황을 겪으면서 끊어지려는 끈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다”며 “(정 총리가) 편지에서 말씀하신 ‘K방역의 성공신화’는 매일매일 간호현장에서 무너진다.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저희의 수고가 더 이상 계속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도 했다.

안 간호사는 “동료들은 방호복을 입고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 인력 없이 혼자 돌보면서 ‘더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만 할 뿐, 하지 못한 간호가 좌절과 죄책감이 되어 온몸의 땀과 함께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안 간호사는 이어 “코로나19 환자들이 겪은 의료공백과 간호사들의 소진 그리고 인력 부족으로 중환자실과 병동을 축소하면서 병원에 오지 못한 일반 환자들은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실패입니까”라고 물었다.

안 간호사는 “ ‘마지막 승부처라는 각오로 확산세 반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시면서 왜 서울시보라매병원의 간호사 증원 요구는 모른 척하십니까”라며 “저희가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제발 총리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 배정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겨우 6명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단 1명도 증원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간호사는 “인력 요청과 SOS가 번번이 거부당하면서 희망도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며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전달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편지를 용기 내어 적어본다”면서 글을 맺었다.

현재 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A간호사도 경험담을 적어 보내왔다. 그는 “병원 측에서는 격리병동을 운영하기 위해 간호사 인력을 최대한 빼줬으나 서울시에서 요구한 병상을 감당하려면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며 “그렇다고 간호사 수 보충을 위해 일반병동의 중증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내보내면 그것이야말로 의료체계 붕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 ‘답은 간호사의 희생밖에 없는 건가’ 하며 오늘도 허리에 파스를 붙이며 내년엔 사정이 나을 거라고 사직을 운운하는 후배 간호사를 다독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이달 초 일선 병원과 의료현장에 보낸 새해 감사편지에 “조금만 더 힘을 모아 달라. 대한민국 역사는 여러분의 헌신, 눈물과 땀을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1130600005&code=940601#csidxc381f81cf71ee6bbb73bfb7c70d8e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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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길고 길게... 긴 다리를 위한 끝없는 욕망

[세상을 잇는 다리] 다리의 장삼이사 형교(桁橋, r橋)의 탄생 ②

21.01.13 08:52l최종 업데이트 21.01.13 08:52l


잇댄 단순보로는 넓은 강이나 계곡을 건너는데 명확한 한계를 보인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좀 더 긴 경간을 확보하면서, 주행성과 미관을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가 잇닫는다.
그런 노력으로 '연속보(continuous beam. 3개 이상의 지점(支點, 구조물을 떠받치는 받침대를 괸 점)으로 지지된 일체형 보)'가 탄생한다. 연속보로 만든 거더교는, 경간이 수십에서 200여 미터에 이른다. 단순보를 계속 잇대어 거치하던 방식을 벗어나, 연속하여 이어진 거더를 만들어 거치하는 방식이다.

합성보를 활용한 이점이 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다. 연속보는 보에 발생하는 휨 모멘트를 곳곳으로 분산시킴으로, 모멘트 값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연속보 받침대도 고정형과 가동형을 번갈아 놓는다.
  

인천대교 연속보 사장교와 형교 복합교량인 인천대교의 형교부분 연속보 모습이다. 두 갈래로 나뉜 상자형 연속보의 유려함이 돋보인다.
▲ 인천대교 연속보 사장교와 형교 복합교량인 인천대교의 형교부분 연속보 모습이다. 두 갈래로 나뉜 상자형 연속보의 유려함이 돋보인다.
ⓒ 인천대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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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형 연속보는 보의 이음이 없어 매끄럽고 유려하다. 이로 인해 미관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의 다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사장교나 현수교와 연결하여 해상에 만든 상자형 연속보는, 매끈하게 이어지는 유려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일례로 인천대교 해상부분 18.35km 중 사장교 800m 부분을 제외한 17.55km가 형교로서 매끈한 상자형 연속보의 조합이다. 연속보보다 일부 구간에 한정된 더 긴 경간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게르버교'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 다리는 독일인 게르버가, 1867년 거더교 중간 지점에 현수(懸垂)보를 거치하는 형식으로 고안해낸 다리다. 양측에 단단하고 튼튼한 돌출보(외팔보)를 놓아 중간에 가볍고 날렵한 현수보를 거치하는 방식이다.


마치 팽팽한 동아줄 양쪽에 덩치 큰 어른이 앉으면, 중간에 작고 가벼운 아이가 쉽게 걸터앉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가운데 현수보를 최대한 길고 가볍게 하여 경간을 더 길게 늘이는 방식이다. 이는 주요 항로나 군사적으로 필요한 지점, 시설물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곳에 주로 설치한다.

형교 만드는 과정
 
천호대교 기초작업 모습(1975년 1월)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천호대교 1975년 공사 모습이다. 한강 한가운데 교각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초작업이 완료된 우물통의 모습이 같이 보인다.
▲ 천호대교 기초작업 모습(1975년 1월)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천호대교 1975년 공사 모습이다. 한강 한가운데 교각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초작업이 완료된 우물통의 모습이 같이 보인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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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형교는 어떤 순서로 만들어질까? 가장 먼저 기초 작업을 한다. 지반이 바위거나 단단한 지층에선 '직접기초' 작업을 한다. 또는 땅을 파서 암반층이 노출되도록 하여, 암반층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직접 타설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지반이 무른 경우에는 '말뚝기초(말뚝이 암반층에 닿을 때 까지 박아 인공지반을 만드는 방법)'를 사용한다. 하천이나 바다에 교각을 놓을 때는 '우물통(Open caisson)기초'를 주로 사용한다.

우물통은 높은 강성의 강재나 철근콘크리트 등으로 만든다. 위아래가 모두 트여 있다. 만들어진 우물통을 물밑 지반까지 가라앉힌다. 평형을 잡아 통 안 물을 빼내고, 우물통을 땅속으로 깊이 박는다. 계속 박아 가면서, 차례로 암반이 나올 때까지 바닥 흙을 파낸다. 암반이 너무 깊을 경우, 말뚝기초와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암반이 나오면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우물통과 암반이 일체화 되도록 고정시킨다. 그 위에 모래와 자갈, 콘크리트 등으로 뒤채움 하여 구조물을 안정화 시킨다.
 
천호대교 교각 공사 모습(1975년 7월) 각 교각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이다. 둥근 철근콘크리트 기둥이 올라간 모습과, 교각 머리 부분에 거푸집을 잇대어 마름모꼴 교각을 설치하는 광경이 같이 보인다. 광장동 쪽 아차산 자락을 절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천호대교 교각 공사 모습(1975년 7월) 각 교각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이다. 둥근 철근콘크리트 기둥이 올라간 모습과, 교각 머리 부분에 거푸집을 잇대어 마름모꼴 교각을 설치하는 광경이 같이 보인다. 광장동 쪽 아차산 자락을 절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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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작업이 끝나면 그 위에 교각, 주탑 등을 거치한다. 여러 공법을 혼용하기도 한다. 사장교나 현수교 등 초장대 교량에는 우물통보다 '뉴메틱 케이슨(Pneumatic caisson)'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 공법은 뒤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기초 작업은 지반 상태와 작업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경제성을 따져 현장 여건에 부합하는 공법을 선정하면 된다. 기초 작업 할 곳은 단층이나 절리구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기초에 가해지는 활하중(活荷重, 다리 위를 차량 등이 움직일 때 생기는 하중)과 사하중(死荷重, 다리를 구성하는 부재 등에 의해 지반으로 늘 작용하는 영구하중)을 이들 구간은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세한 지진에도 매우 취약하다.

기초가 만들어지면, 그 위에 교각을 세운다. 교각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상판 등 상부 부재와 조화를 고려하여 모양과 형식을 선정한다. 또한 다리 전체 미관을 고려하여 선정하기도 한다. 교각의 재료는 철근콘크리트가 대부분이나 복잡구조인 경우 가끔 강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동호대교 공사 모습(1983년 8월) 완성된 교각 위에 상자(box)형 거더가 거치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크레인을 사용하여 거치하는 일괄가설공법을 적용하였다. 옥수동 방향으로 바라본 광경으로,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 동호대교 공사 모습(1983년 8월) 완성된 교각 위에 상자(box)형 거더가 거치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크레인을 사용하여 거치하는 일괄가설공법을 적용하였다. 옥수동 방향으로 바라본 광경으로,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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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과 함께 교대를 만든다. 교대는 다리 양쪽 끝 육지부에서, 상부 부재에 가해지는 하중이나 뒷면 흙의 압력(土壓)을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대부분 철근콘크리트로 만든다. 콘크리트로만 만들어 오로지 자체무게로 하중과 토압을 지탱하는 '중력식', 중력식 뒷부분에만 철근을 배근(配筋)하는 '반중력식', 철근콘크리트의 굽힘 저항으로 토압을 지탱하는 '역T형 및 L형', 뒤 흙이 있는 곳에 지지 벽을 배치해 굽힘 저항을 보강하는 '부벽식(扶壁式)' 등이 일반적이다.

형교 만드는 각 공법
 
올림픽대교 주탑 상량(1988년 6월) 사장교와 형교의 복합교인 올림픽대교 공사 모습이다. 사진 좌측 형교 부분에 벤트를 설치하여 거더를 가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올림픽대교 주탑 상량(1988년 6월) 사장교와 형교의 복합교인 올림픽대교 공사 모습이다. 사진 좌측 형교 부분에 벤트를 설치하여 거더를 가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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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와 교각이 완성되면, 그 사이에 거더를 거치한다. 무거운 거더를 거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교각 사이에 사각형이나 삼각형으로 짠 강철재 버팀대(벤트, 지주)를 세우고 그 위에 분할된 거더를 끌어올려 조립하는 '벤트공법'이 있다. '일괄가설공법'은 지상에서 미리 거더를 만들어 큰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가설하는 방법이다.

'케이블가설공법'은 골이 깊은 계곡이나 하천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임시 주탑과 스테이 와이어(bracing wire, 주탑지지용 당김줄)를 설치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양 끝에 임시 주탑을 세우고 주탑 사이를 가로질러 트럭 케이블을 길게 걸어, 트럭 케이블에 설치된 캐리어로 분할된 거더를 들어 올려 공중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수연식 송출공법'은 벤트와 중량대차(운반수레)를 만들어 그 위에 레일을 놓고, 만들어진 거더 끝에 수연기(거치 할 거더 끝에 매단, 그 거더 길이의 60%에 해당하는 가늘고 긴 트러스로 짠 임시 구조물)를 매단다. 거더를 레일과 그 끝에 연결된 송출장치(또는 롤러)로 밀어내어 수연기가 다음 교각에 닿을 때까지 이동시켜 거치하는 방식이다. 차량통행이 빈번한 고속도로 등에서 자주 사용한다.

'이동식 지보공 가설공법'은 교각 사이 공중에 지보공을 매달아 작업하며, 1경간씩 지보공(支保工, 굴을 파거나 다리를 놀 때, 그 목적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임시로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을 옮겨가며 형틀 안에서 직접 거더를 만들어 가설하는 공법이다. 별도 공사용 도로 등이 불필요하고 단순반복 작업으로 시공속도가 빠르다. 지보공을 이동시키는 여러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칠산대교(2017년 4월) 영광군과 무안 해제반도를 연결하는 칠산대교(사장교) 중 형교 부분 공사 모습이다. 바다 위에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완료하고 교각을 세워, 그 꼭대기에서 '디비닥 공법'으로 양쪽으로 순차적으로 거더를 이어 붙여 나가는 모습이다.
▲ 칠산대교(2017년 4월) 영광군과 무안 해제반도를 연결하는 칠산대교(사장교) 중 형교 부분 공사 모습이다. 바다 위에 우물통으로 기초작업을 완료하고 교각을 세워, 그 꼭대기에서 "디비닥 공법"으로 양쪽으로 순차적으로 거더를 이어 붙여 나가는 모습이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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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팔보 공법'은 이미 뻗어 나온 보 위에 설치된 가설대차(이동식 비계)로 달아 맬 다음 보를 들어 올린 다음, 뻗어 나온 보에 조립·결합해 외팔보를 전진시켜가며 가설하는 방식이다. 외팔보 공법은 PC교에서 '프리캐스트 블록 공법'으로 시공하는데 응용하기도 한다. 유사한 공법으로, 보 위에서 좌우 균형을 잡아 나가면서 작업대 끝에서 철근콘크리트 보를 1블록씩 이어 붙이는 '디비닥 공법'도 있다.
 
잠실대교 거더 가설(1971년 1월) 완성된 교각에 'I형' 강재 보를 강 위에 플로팅 크레인을 세우고 개개 거더를 들어올려 거치하는 모습이다.
▲ 잠실대교 거더 가설(1971년 1월) 완성된 교각에 "I형" 강재 보를 강 위에 플로팅 크레인을 세우고 개개 거더를 들어올려 거치하는 모습이다.
ⓒ 서울역사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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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대차공법'은 대형 잭을 장착한 커다란 운반차로 일괄로 조립된 1지간(支間, 두 지점(支點) 간의 거리, effective span) 거더를 옮겨 조립하는 공법이다. 해양에서 사용하는 '대선공법'은 만조(滿潮) 때 대형 운반선에 조립된 1지간 거더를 실어 날라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조립하는 공법이다. 강이나 바다 위에 경간이 긴 다리를 거치하는 공법으론 '플로팅 크레인 공법'이 사용된다. 대형 선박을 이용, 만들어진 커다랗고 긴 거더를 싣고 가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거치한다.

거더가 다 가설되면, 그 위에 슬래브를 얹는다. 슬래브 노면을 아스콘이나 콘크리트 등의 재료로 포장하고, 차선을 그려 다리를 완성한다. 보행자가 걷는 공간에는 철재 난간 등으로 막아 공간을 분리시킨다. 상판 가장자리에는 안전 난간이나 펜스를 쳐서, 다리 위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안전을 보호 하는 조치를 취하면 다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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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서, 도시 재생의 가능성을 보다

[좋은 도시를 위하여] 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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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10] 새해 벽두를 맞는 북한과 미국의 상반된 모습

이형구 | 기사입력 2021/01/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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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하나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전 세계 언론이 매일매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세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첨예하게 대결하는 중이다. 그런 두 나라가 새해도 매우 대조적으로 맞이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사뭇 다르게 시작한 새해 모습을 들여다보면 올 한해 북미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1. 북한

 

(1) 새해를 맞는 모습

 

북한은 새해를 축하공연으로 열었다. 북한은 2020년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신년경축공연을 시작해 0시에 맞춰 국기게양식을 한 후 불꽃놀이를 진행했다. 무대엔 2021이란 숫자가 조명으로 장식되어 설치됐고 무대 양옆에는 불꽃폭포가 쏟아져 내려 새해맞이 분위기를 돋웠다.

 

이제는 이런 북한 행사를 보면 북한 국민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당한 것 같다. 그 외에도 신년경축공연에선 전구를 단 투명풍선을 들고 있거나 토끼나 곰 같은 캐릭터 풍선을 들고 있는 북한 국민이 많이 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환호성을 지르거나 노래에 맞춰 신나게 팔을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새해맞이행사는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평양 시민이 아닌 지방 국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행사를 “역사에 유례없는 도전과 난관들을 맞받아 이겨내고 새로운 신심과 용솟음치는 열정으로 가슴 부푸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승리자들의 노래가 광장을 진감하였다”라고 묘사했다. 북한 국민은 경제제재와 코로나19에 수해까지 겹쳐 쉽지 않은 2020년을 보냈을 것이다. 신년경축공연은 그런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희망차게 맞이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2021년 1월 1일을 맞이한 북한 국민은 해가 밝아왔을 때 가장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을 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체 국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정의 행복과 국민의 안녕을 바라는 덕담을 한 후 인민을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는 결의를 밝히고 조선노동당을 지지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하면서 서한을 마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 서한은 북한 국민 속에서 상당한 화제가 된 듯하다. 북한 언론도 북한 국민의 여러 반응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노동신문에 따르면 제남탄광 5갱 채탄1중대 당세포위원장(당시) 강명호 씨는 “친필 서한에 격정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인민에 대한 열화 같은 사랑이 구절구절 담겨있는 친필 서한을 다시금 심장 깊이 새기며 굳게 결의를 다진다”라고 서한을 받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북한에선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2016년, 당 제7차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나라이고 당대회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그래서 조선노동당 대회는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당 제8차 대회에서 “우리 식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과 창창한 전도를 확신성 있게 기약”해주는 투쟁강령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전체 대표자들은 위대한 우리 당을 대표하고 영도하는 수반인 조선노동당 총비서를 선거하는 최대중대사를 앞두고 비상히 격양되어 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자 때맞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2) 새해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특징

 

가. “일심단결”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특징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일심단결” 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부터 인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지도자가 아랫사람에게 충성을 요구하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충성하겠다고 말하는 건 종종 듣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국민을 받들겠다며 충심이나 일편단심을 맹세하는 경우는 찾기 드물다. 북한은 당대회에서도 ‘지도부’라는 표현 대신 ‘집행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당 지도부가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북한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따라 복무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민은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신뢰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에 감동하면서 ‘보답’하겠다며 들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보답’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예를 들여, 북한 보도에 따르면 정주시 일해협동농장 관리위원장 로운남 씨는 “알곡 증산으로 기어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국가과학원 부원장 함재복 씨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사랑의 친필 서한을 받아안고 과학자들과 일꾼들이 새해에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잘해나가자고 마음들을 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답하는 길은 자기 일을 잘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사고방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국민이 뜻을 함께하는 동지 관계를 이룰 때 나올 수 있는 듯 보인다.

 

이런 북한 국민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서한에 썼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더욱 굳건해지는 모습에서 그들이 말하는 “혼연일체”, “일심단결”, “정치적 안정”이 느껴진다.

 

나. 열정, 기백, 포부, 희망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열정과 기백, 포부와 희망이 넘친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제8차 대회를 시작하자마자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목표에 미달했다면 당 제8차 대회는 질책과 비판, 책임 추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으리라고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당 제8차 대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결함도 발견되었지만, 이는 새로운 발전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 제8차 대회에서 북한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매우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열정에 넘치신 보고는 대회 참가자들을 무한히 격동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 결함을 극복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기백과 포부를 보였고, 그런 기백과 포부가 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열정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듯하다.

 

신년 공연과 이를 즐기는 국민의 모습에서도 열정과 희망이 느껴졌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19와 경제침체의 여파로 연말연초 행사를 취소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북한은 예년과 다름없이 흥성거리는 분위기로 환호하였고 새해 0시를 기해 국기게양식을 하며 긍지와 희망을 강조했다.

 

이렇듯 북한의 새해 모습은 서로 희망과 자신감을 안고 서로를 축복하며 행복해하는 듯 보인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안녕과 행복을 축원하고 국민은 이에 보답하겠다고 하며 또한, 국민끼리는 신년경축공연을 함께 즐기고 축하를 나누며 새 희망의 기운을 북돋고 있는 듯하다. 

 

2. 미국

 

(1) 새해를 맞는 모습

 

다음으로 바다 건너 미국을 살펴보자.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난 1월 6일은 미국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하는 날이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워싱턴 D.C.에서 대규모집회를 하겠다고 예고했었. 예고된 일이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이 단순히 집회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 의사당을 점거해버린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미 의사당이 공격을 받은 건 1814년 영국군이 워싱턴을 공격한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상·하원 의원들은 대통령 당선인을 발표하지 못한 채 회의를 중단하고 긴급히 대피했다. 

 

트럼프 지지자가 점거한 미 의사당에서는 천태만상이 벌어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 하원의장 책상에 발을 올리고 사진을 찍기도 했고 미 의사당에 걸린 성조기를 트럼프 지지 깃발로 바꾸어 달기도 했다. 의사당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게다가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도 일어났다.

 

어떤 사람은 미 의사당에서 연설대를 탈취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탈취한 연설대를 팔겠다고 인터넷에 올렸다. 처음엔 420달러였던 연설대는 1만 5천 달러까지 가격이 올랐었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한 중국인이 구매하려고 했다는데,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는 이날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했다. 미 의회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확정지었다. 바이든은 1월 20일에 취임식을 할 예정인데, 취임식까지 가는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17일 낮 12시에 백악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집회 홍보물에 “각자 재량껏 무장하고 모이라”라고 주문했다. 1월 6일에 미 의사당까지 점거했던 것을 생각하면 1월 17일에는 무장폭동이 일어나거나 혹은 어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많다.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에도 ‘백만 민병대 행진(a Million Militia March)’이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미국 정치가 폭탄을 맞은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꾸준히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넘게 나오고 있다. 1월 8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고, 하루 사망자가 4,112명에 이르렀다. 미국은 작년 11월 4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더니 12월부터는 꾸준히 20만 명을 넘겼다. 미국은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물론 사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왓슨 콜먼 민주당 하원의원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동료와 함께 대피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일도 있었다. 콜먼 의원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동료 의원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 알 길이 없어, 이번 난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시위 참가자가 연설대를 탈취하고 있다  © 이형구

▲시위대에게 바리케이드를 열어주는 경찰  © 이형구


(2) 특징

 

가. 혼란, 대결, 증오

 

미국은 새해를 심각한 혼란 속에서 맞이하고 있다. 이런 혼란을 만드는 건 극단적인 대결과 증오심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선거를 하면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선거를 치렀다고 해서 나라가 양분되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완전히 서로를 증오하고 대결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는 꼴을 보느니 폭동을 일으켜서라도 트럼프를 재집권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미 의사당에 난입하기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게 트럼프 지지자들만 그런 것도 아니다. 지난 10월에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16%, 바이든 지지자의 22%가 “우리 편이 지면 시위에 나서거나 폭력도 불사하겠다”라고 답했다. 미국에선 이해와 관용은 사라지고 증오와 대결만 판치고 있다. 무한한 증오와 대결이 미국의 혼란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있다.

 

나. 일시적이고 우연한 모습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가 문제라며 트럼프만 내려오면 미국의 혼란도 사라지리라 여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뿌리 깊다은 배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가 지지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백인우월주의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국경장벽을 설치해 이민을 막는 극단적인 정책을 펴가면서까지 백인 중심의 정책을 폈다. 그래서 트럼프의 지지자 중엔 백인이 많다.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람 중에 흑인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 미국 백인들은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다른 나라들이 자신의 재산을 훔친다고 여긴다. 그래서 트럼프가 멕시코에 국경장벽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내쫓으려는 정책을 펴는 것이고 백인이 트럼프에 환호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미국의 엘리트, 기득권층을 불신한다. 

 

미국의 경제가 좋고 백인이 잘 산다면, 이런 백인우월주의는 위세가 떨어지게 된다. 유색인종과 이민자 등을 증오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백인들이 위기에 놓이자 상황은 점차 달라졌다. 백인 사이에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중국 같은 나라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백인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를 당선시키기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등장해서 미국이 혼란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기가 트럼프를 부상시킨 것이다. 

 

미 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이들도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는 극우단체였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큐아난과 프라우드 보이즈, 쓰리 퍼센터즈 등 극우단체들이 의사당 난입에 관련되었다고 한다. 이 극우단체들은 1월 5일 밤 2천여 명을 모아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게 하고 칼이나 곤봉, 쇠막대기 등 무기도 미리 준비시켰다. 미국의 극우단체는 미국이 남북전쟁을 하던 1860년대, KKK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극우단체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게 되었다.

 

미국 극우 단체가 얼마나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혔는지는 미 의사당 난입 당시 경찰의 모습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일부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워서 시위대를 지원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심지어 어떤 경찰은 미 의사당 안에서 시위대와 함께 셀카를 찍기까지 했다. 시위대를 막아야 할 경찰이 시위대와 함께 하고 있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경찰 중에서도 트럼프 지지자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경찰은 엄연히 공권력이다. 질서와 체계를 갖고 움직여야 하는 공권력이 대놓고 시위대를 도와줄 정도라면 미국 사회 곳곳에 극우단체와 같은 사람들이 퍼져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꼭 극우단체가 아니더라도 백인 중심의 극단주의는 미국 사회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1월 7일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며 58%가 의사당 난입이 평화적이었다고 응답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나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상당히 많은 백인이 미 의사당 난입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늘날 미국 백인이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미국에서 백인은 흑인보다 잘 사는 계급·계층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작년 9월에 공개한 3년 주기 가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약 19만 달러(약 2억 2,000만 원)인데 흑인 가구는 2만 4,100 달러(약 2,800만원)에 불과하다. 13배나 차이가 난다. 35세 미만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인 가구 중위소득은 2만 5,400달러인데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고작 600달러에 불과하다. 40배 이상 차이 난다.

(*중위소득: 가구 소득을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평균소득과는 다르다.)

 

백인은 흑인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히 좋은 상황이다. 백인은 그 자체로 미국의 중산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백인조차 위기에 빠진 나머지 기득권에 분노하며 미 의사당을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이다.

 

그동안 세계 초강대국이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 미 의사당 점거 사건으로 미국은 세계적으로도 제대로 망신당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이야기했고 유럽연합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포기한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의 거품”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3. 결론

 

이렇듯 북한과 미국은 사뭇 다르게 2021년의 포문을 열었다. 새해 벽두부터 흥미로운 일이 많이 펼쳐져서 과연 앞으로 북미대결이 어떻게 펼쳐지며 누가 승리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북미대결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전 세계가 북미대결을 주목하고 있으며 북미대결이 치열해질수록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세계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전선은 여러 가지가 있다. 미중대결도 있고 미국-유럽연합과 러시아의 대립도 있으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갈등도 있고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문제도 있다. 그러나 북미대결이 이런 모든 것을 뛰어 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올해 시진핑 중국 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했는지, 발표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발표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토씨 하나까지 따져가며 세세하게 분석한다. 그만큼 북미대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미대결이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북한과 미국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체제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은 정치,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대결하고 있지만, 근본은 체제대결이다. 

 

과거에 체제대결을 펼친 건 미국과 소련이었다. 이 대결에서는 미국이 승리했다. 이 승리는 단지 미국이란 나라의 승리가 아니었다. 미국이 대표하는 자본주의의 승리였고 그 결과 사회주의 나라들은 붕괴하고 자본주의로 돌아섰다. 

 

북미대결도 마찬가지다. 북미대결이 누군가의 승리로 끝나면, 그건 단지 북한과 미국, 두 나라의 승패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지금도 미국이 북한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정세에 여러 영향을 주고 있다.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가 북한을 보며 미국을 상대로 강 대 강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의 대결은 어떻게 될까. 북한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겠다고 장담한 적이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번영을 얻을 것이지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멸망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누가 밝은 앞날을 열고, 누가 암울한 쇠락으로 빠져들까. 올 한해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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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서 방사능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새는지 한수원·원안위도 몰라”

경주 주민 및 환경단체, 시민사회 참여 민관합동조사위 구성 촉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1-01-12 18:31:05
수정 2021-01-12 20:08:06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방사능이 새고 있는데, 어디서·얼마나·어디로 새는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도 모르고,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모르고 있다.”

12일 경주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이 기자회견에서 우려하면서 한 말이다.

‘고준위핵폐기장 건설반대 양남면대책위원회’(양남면대책위),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이주대책위),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공동행동) 등은 이날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부지 방사능 누출 오염 사태’와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월성 4호기에서 7회에 걸쳐 감마핵종이 미량검출됐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보라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곳이 월성 3호기 주변 우물로 각각 리터당 1950 베크렐, 3800 베크렐, 3770 베크렐, 114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또 녹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월성 4호기 폐수지저장탱크 옆 우물에서도 리터당 230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이는 다른 20여 곳의 우물에 비해 매우 높은 농도다.
보라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곳이 월성 3호기 주변 우물로 각각 리터당 1950 베크렐, 3800 베크렐, 3770 베크렐, 114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또 녹색 반투명 원으로 표시된 월성 4호기 폐수지저장탱크 옆 우물에서도 리터당 2300 베크렐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이는 다른 20여 곳의 우물에 비해 매우 높은 농도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서 고농도 발견

주변 우물 및 SRT서도 높은 농도 관측
4호기 SFB 집수정에선 감마핵종까지 검출
“시민사회 참여 민관합동조사위 구성해야”

최근 이들 주민과 단체는 지난해 6월 작성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 관한 한수원 내부 보고서를 내부고발 형태로 입수했다. 보고서에는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월성 3호기 터빈갤러리 배수로 2곳에서 리터(L)당 71만3000 베크렐(Bq)의 고농도 삼중수소가 측정된 고인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이는 한수원이 원전 주변에 보초 우물을 두어 주기적으로 관측할 때 삼는 기준보다 18배 높은 고농도다. 감시·부지경계우물 기준보다는 180배 높다. 하지만 한수원은 “공기 중에 있는 삼중수소가 고인물로 전이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또 해당 보고서에는 월성 3호기 주변 4곳의 보초우물과 감시우물이 한수원 정한 기준치보다 높진 않지만 다른 20여 곳의 보초·감시·부지경계 우물에 비해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는 감시 결과도 담겼다. 이를 근거로, 주민과 환경단체는 월성 3호기 어딘가에서 삼중수소가 새어 나오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월성 4호기 옆에 붙어 있는 폐수지저장탱크(SRT) 주변 우물에서도 다른 곳보다 몇 배나 높은 리터당 2300 베크렐의 삼중수소 농도가 관측됐다. SRT는 리터당 최대 3억2400만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되는 곳으로,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보다 100배 높은 삼중수소 농도를 띠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월성 4호기 SFB 집수정에서는 감마핵종이 2019년 8월에서 2020년 5월 사이에 7회 미량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
한수원이 2020년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는 이 같은 현황이 적혀 있었다.ⓒ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제공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12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12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논란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습니다.ⓒ경주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 월성원전 부지에서 발생하는 지하수의 양과 이동 경로 ▲ 비계획적 유출을 방지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 방안 ▲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했다.

주민 및 환경단체는 “인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 하루 1500t의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다”라며 “이를 월성원전 부지의 지하수량으로 대입하고, 부지가 평균 리터당 1000베크렐 농도로 삼중수소에 오염됐다고 가정하면, 연간 5475억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게 아니라면 한수원은 지하수 흐름에 대한 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은 비계획적 유출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사능 오염수가 통제 아래 정해진 경로를 통해서 배출됐다면, 이처럼 광범위한 오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비계획적 유출을 방지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 방안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 및 환경단체는 “월성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이 이토록 심각하게 진행되는 동안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해 감시·감독의 의무가 있는 경주시·시의회·민관환경감시위원회 등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직무유기에 따른 규제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 구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수원은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관측공의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관리기준(리터당 4만 베크렐)을 초과하여 배출된 사례는 없으므로 원자력법에 따른 운영기술지침서 위반사례는 없다”라며,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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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노동자 2명 숨졌지만…처벌 못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입력 : 2021.01.11 21:10 수정 : 2021.01.12 00:39


원문보기:여수 30대 하청업체 직원·광주 50대 여성 ‘기계 끼임’ 사고

두 사업장 모두 50인 미만 기업…‘법 적용 3년 유예’ 해당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가운데)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해산하며 울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가운데)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해산하며 울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전남 여수의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에서 3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에 끼여 사망했다. 광주의 한 소규모 공장에서도 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법이 곧바로 시행됐더라도 두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부칙의 ‘3년 유예’ 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아니다.

11일 민주노총 전남본부와 여수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여수산업단지 금호티앤엘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A씨(33)가 컨베이어에 끼여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주조종실에 있던 금호티앤엘 노동자의 지시로 컨베이어를 점검했다. 금호티앤엘은 오후 7시16분쯤 대형 석탄 저장 사일로의 컨베이어가 멈추자 하청업체에 점검을 요청했다. A씨와 동료가 기계를 점검하고 있던 오후 7시40분 주조종실에 있던 원청 노동자들은 야간근무자로 교대됐다.

이후 오후 8시4분쯤 컨베이어가 갑자기 10초 정도 가동되면서 A씨가 기계에 발이 걸려 석탄 운송장치 깊숙이 끌려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A씨를 기계에서 빼내는 데에만 1시간30여분이 걸렸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11시42분쯤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여수산단 열병합발전소 등에 유연탄 등을 공급하는 금호티앤엘 하청업체 소속으로 적재된 석탄 등의 화재 감시를 위한 순찰과 기계 수리 등을 맡아왔다. 금호티앤엘에서는 2018년 8월에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떨어져 숨졌다.

광주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도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이날 낮 12시42분쯤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의 플라스틱 재생 사업장에서 노동자 B씨(51)가 기계에 오른쪽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으나 B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금호티앤엘과 광주의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법은 부칙에 따라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법이 시행되더라도 상시 노동자 50명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3년 뒤’부터 적용받는다.

금호티앤엘은 금호석유화학이 100% 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지만 노동자가 43명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최소 3년 후에나 가능하다. 광주의 플라스틱 공장도 상시 노동자가 10여명 규모로 역시 ‘3년 유예’ 대상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들 사고는 국회에서 후퇴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얼마나 많은 허점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대부분의 산업재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고 시행을 3년 유예한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1112110015&code=940702#csidxadd4986b739500f8d248c5f90cdee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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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적은 다른 사람 아닌 미국 자신

  • 기자명 김정호 북경대 박사
  •  
  •  승인 2021.01.11 19:10
  •  
  •  댓글 0
 
 
 

환구시보 사설 2021-01-08

번역자주
미국 역사상 초유의 국회의사당 폭동사태가 발생한 후, 서방 언론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표적 삼아 그들이 기뻐한다면 미 국민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미국의 문제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의 실패 등 자신 내부에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1-01-08 16:52 (현지시각)

▲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발생한 국회의사당 폭동사태 후 미국과 서방의 엘리트 및 주류 언론들은 발 빠르게 ‘인식의 통일’을 외치고 있다. 폭도들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 외에도, 국회는 최종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선 확인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의 강력함’을 논증했다. 또 중국 등을 표적으로 끌어내 ‘민주주의의 적’이 워싱턴의 소요에 “고소해 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 국민을 자극함으로써 국민 단합의 염원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의 허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마땅히 가슴이 넓고 큰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자기 발전과 균형에 대한 통제는 여유롭고 질서 있어야 하며, 주요하게는 자신의 내재된 자원을 통한 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일이 터지기만 하면 중국과 러시아 쪽에서 핑계거리를 찾으려 한다. 자기 우월적인 오만무도한 서사(叙事)와 아울러 외부세력이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불평이 기이한 이데올로기적 잡탕을 만들어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미국에 수출하여 미국 방역을 좌절시켰다고 한마디로 단언했다. 이러한 트럼프가 이미 미국 주류 엘리트사회에서 버림받았는데도, 자신의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그의 정치적 논리는 워싱턴의 엘리트계에 뿌리 내려 미국식 민주주의가 더욱더 남용되는 꼼수가 되고 있다. 

중국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미국 정치에 있어 반드시 답을 요하는 기초적 질문이 되었다. 지금 트럼프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파면이 거론되고 있는데, 바로 그런 트럼프가 그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르친 것이다.

미국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이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중국인이 남의 불행을 고소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다만 홍콩 입법회(홍콩의회-주)를 공격했던 그 폭도들을 미국이 지지했던 것에 대해 깊은 불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중국인이 보기에 홍콩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공격은 거의 같은 성격의 것으로, 모두 반민주적이고 반법치적인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엘리트들이 이번 기회에 입장을 바꾸어, 그들의 지저분한 ‘이중 기준’ 게임을 끝내길 바란다.

확실히 ‘미국’이라는 우상은 중국인의 마음속에서 무너졌다. 한 번 물어보자, 설마 미국의 많은 민중들 마음속에서는 안 무너졌겠는가? 유럽 국가에서는 안 무너졌는가? WHO 회원국들과 파리협정(세계기후협정-주) 체결국의 미국에 대한 신뢰는 타격받지 않았겠는가? 

국회의사당 진입사태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남을 멋대로 부리려는 미국의 오만방자한 행태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하였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우상이 무너졌다는 것이 미국이 망했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실제로 강대하며, 일련의 장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회구조는 각종 위기에 대한 강한 수용력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이를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엘리트들은 중국공산당 영도를 일체 부정하고 있는데, 중국이 실현한 질병 통제와 경제회복조차도 그들에게는 모두 ‘구린 것’이다. 사유가 완전히 판이한 이 두 가지 객관성과 포용성의 측면만 보아도 미국 쪽은 이미 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히스테리적 우월감을 버려야만 자신의 비극을 똑똑히 바라볼 수 있다. 미국의 두 정치 진영은 고착화되어 사회 전체를 파열로 이끌고 있다. 그들이 서로를 비방하고 상대방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면서, 사회는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이와 함께 그들은 미국의 진짜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공동 성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정치적으로 오랫동안 격렬하게 제자리 맴돌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전진의 주요한 동력은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나오지만, 인간성의 일부 약점들이 십분 방출되고 뭉쳐져서 사회통합의 균형점은 충격받기가 쉬워졌다. 요 몇 년 사이 미국은 바로 관건적인 균형점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중국에 대한 신냉전의 발동은 미국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민주체제가 경제쇠퇴와 코로나19 쇼크에 무력한 것이 드러났는데, 이것들은 모두 미국의 진실된 약점이다. 세계를 민주와 비민주로 구분하고,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움’으로 그들의 심각한 문제를 덮으려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고 남을 속이는 일이다. 

지금은 민주주의의 큰 시대이고, 민주•자유•인권이 없는 국가는 시장경제의 번영이 있을 수 없다. 경제의 참된 활력은 민주주의가 실재한가 아닌가, 유효한지 아닌지의 저울이다. 방역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 몇 명의 감염과 사망이 있었는지도 누가 인도주의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 모든 것을 직시할 용기도 없으면서, 목청껏 자신의 민주주의가 어찌어찌 좋다고만 큰소리치는데, 그러나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은 공격당했고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에서만 4,000여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미국 엘리트들이 이 모든 것을 감출 수 있겠는가? 

워싱턴이 편집광에서 벗어나 정치문제에 있어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정신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장기간의 저조한 형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지의 관건이다. 미국은 지난 날 이데올로기적 함정을 구축했지만 불행히도 결국 함정에 빠진 것은 그들 자신이다. 바이든 취임 후 미국을 위한 조정의 기회가 있을 것인데, 바이든이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우리가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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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주목한 문 대통령 신년사 ‘부동산 문제 사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1/12 09:55
  • 수정일
    2021/01/12 09: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개인 투자자, 사상 최대 4조5000억원 매수… ‘AI 윤리 논란’ 도마 위에
 
 
 

 

문 대통령 신년사 중 ‘부동산 문제 사과’ 1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 국민의 백신 무료 접종, 일자리 확대 등을 약속했다.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2일자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들은 1면은 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보도했다. 신년사 내용 중에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한 부분에 집중했다.

▲12일자 조선일보 1면.
▲12일자 조선일보 1면.
▲12일자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들 1면.
▲12일자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들 1면.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1년 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엔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 ‘송구’라는 표현을 쓰며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부동산 정책의 기조 변화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12일자 한겨레 1면.
▲12일자 한겨레 1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58% 상승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채 앞 정부 탓, 투기꾼 탓만 하면서 공급을 막고 규제만 남발한 결과다. 서울의 집값 급등은 정부의 엉터리 진단과 아집을 불쏘시개 삼아 전국으로 번져나갔다”고 비판했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정부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을 늘리는 건 당연하지만 필요한 규제까지 풀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적절한 공급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필요한 규제까지 풀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민간의 공급 때 고분양가를 지나치게 억제하지 않는 방안까지 거론된다니 걱정스럽다. 자칫 그렇게 할 경우 분양가의 고삐를 풀어줘 주변 집값까지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양도소득세 완화론이 나온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와 부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인 김진표 의원이 이를 거론했다”고 지적한 뒤 “집으로 폭리를 챙기지 못한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는 한 백약이 무효다. 부동산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못 본 이유는 7·10 대책 같은 것을 정권 초반에 과감히 내놓지 않고, 땜질 처방만 거듭한 데 있다. 지금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와 가격 하향안정이란 원칙은 지키면서 수요 있는 곳에 알맞은 공급을 할 때다. 공급 우선론자에게 휘둘려 원칙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 사상 최대 4조5000억원 매수

개인 투자자들이 4조4921억원의 순매수로(지난 11일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30일 2조2206억원의 2배가 넘었다.

이날 기관 및 기업 투자자들은 3조7000억원어치를 팔며 사상 최대 매도액을 기록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그보다 7000억원을 더 사들여 코스피는 3000선을 유지했다.

▲12일자 조선일보 8면.
▲12일자 조선일보 8면.
▲12일자 한겨레 8면.
▲12일자 한겨레 8면.

신문들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우려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빚투’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가 지난 8일 기준 20조3200억원으로 전일 대비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도 올해 초(4~7일) 4500억원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 주식 광풍에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주식투자를 해 수익을 낸 사람들의 사례와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사람들의 사례를 모두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주식 광풍은 2000년 벤처투자 열풍, 2007년 펀드 유행, 2009년 금융위기 회복 뒤 상승기 등 몇년에 한 번씩 나타나고 있다. 그때마다 유행하던 ‘나 빼고 다 부자 됐다’라는 농담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심리에 시달리다 투자에 뛰어드는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비트코인, 주식 등 자산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평범한 사람이 스스로를 ‘벼락거지’(벼락부자의 반대말)라고 부르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루다, ‘AI 윤리 논란’ 도마 위에

스무살 여대생 콘셉트의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개발사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 11일 결국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스캐터랩은 논란 직후 문제를 해결해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론이 심상치 않자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이루다는 20살 여대생의 콘셉트의 캐릭터로 가입자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입자는 4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루다와 대화 과정에서 장애인과 소수자 혐오 발언이 쏟아져 논란이 커졌다.

▲12일자 중앙일보 12면.
▲12일자 중앙일보 12면.

중앙일보는 12면 전체를 할애해 AI 윤리 문제를 불붙인 이루다에 대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인간의 기분을 맞춰주는 게 목적인 AI 챗봇을 인간이 성희롱하는 것은 괜찮은지 인간의 편향된 대화를 학습한 AI가 소수자 혐오를 그대로 따라 하는 데도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 맞는지 등 이루다가 던진 질문들은 묵직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개인정보 문제도 불거졌다.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이 운영하던 연애코치 앱(연애의 과학)의 카카오톡 대화 데이터를 이루다 학습에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 스캐터랩에 자료를 요청하며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최근 음성비서·자율주행 등 AI 기술에 대한 사회적·산업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루다 쇼크'가 터졌다. 10~20대에서 폭발력이 강한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별) 차별 문제까지 얽혔다. 어차피 AI와 함께 살아야 한다면 이 기회에 AI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의 AI 챗봇 팀도 혐오 주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12일자 한겨레 사설.
▲12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인공지능의 윤리 기준에 대한 더욱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른 반면,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를 제어할 기술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개별 업체의 노력만으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이를 방치하면 자칫 통제 불능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기술의 합목적성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인공지능 윤리 기준’을 마련했다. 이 원칙들이 허울 좋은 탁상공론이 되지 않으려면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해 실질적인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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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직무박탈·탄핵·자진사퇴’ 압박 최고조... 펠로시 “긴급히 행동할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1/12 09:31
  • 수정일
    2021/01/12 09: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하야 요구 거세져... 20일 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또 다른 폭력 사태 우려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1-01-11 18:03:39
수정 2021-01-11 18:03:39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상태다.ⓒ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 유혈 난동 폭력 사태에 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직무 박탈이나 탄핵 혹은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CNN방송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0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 채택을 오는 11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만약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안에 결의안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긴급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imminent)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수정헌법 제25조 4항은 대통령이 직무 불능 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때 내각 각료 과반수의 찬성으로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절차 등을 규정한 조항이다. 하지만 현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 박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 등 3명은 오는 11일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난입 선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하원 탄핵안은 과반수만 동의하면 처리되는 관계로, 현재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상원 의결을 위해서는 100석 중 3분의 2 이상인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수는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이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지만, 상원까지 통과해 탄핵안이 발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당선자 측은 펠로시 의장과는 달리 탄핵소추안을 놓고 상원에서 양당이 대립할 경우 대통령 취임 초반에 의제를 실행하고 코로나19 대응 등 당면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우선 다수당 지위에 있는 하원에서 탄핵안을 통과하고 상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에 송부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더라도 ‘탄핵 대통령’이라는 낙인을 찍어 향후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직무 박탈이나 탄핵 추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친정이 공화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압력이 가중하고 있다. 공화당 팻 투미 상원 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선의 선택은 대통령직 사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개럿 그레이브스 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도 직무 박탈이 되지 않는다면, 탄핵에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탄핵론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당 난동 사태를 선동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내란 선동이 탄핵감이 아니라면, 무슨 혐의가 탄핵감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마저 등을 돌리는 사태에 직면하자, 백악관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방어해주는 공화당 동료가 거의 없다”면서 “점점 고립된 채 백악관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지지자들과의 소통 창구였던 트위터마저 차단당하자, 이를 회복할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 정가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또 다른 폭력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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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최전선에 자영업자, 국가가 휴업 보상하자"

[스팟인터뷰] '소상공인 휴업 보상' 제안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21.01.12 07:29l최종 업데이트 21.01.12 07:29l
전국 당구장 대표자 연합회 “집합제한 해제하라” 전국 당구장 대표자 연합회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정부의 당구장 영업중지에 항의하며 집합 금지 폐지를 요구했다.
▲ 전국 당구장 대표자 연합회 “집합제한 해제하라” 전국 당구장 대표자 연합회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정부의 당구장 영업중지에 항의하며 집합 금지 폐지를 요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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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세이(찍어치기)로 하자."

지난 8일 낮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미니당구대에 당구판이 벌어졌다. 코로나19 방역대책에 집합금지업종으로 정해진 당구장 업계 관계자들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헬스장 종사자들은 크로스핏 시범을 보였다. 시위의 모습은 달랐지만 이 자영업자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살려 달라'였다.

오는 19일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딱 1년이다.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맞대지 않는 날들이 '일상'이 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신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낙관했지만, 이들은 자신도 터널 끝에 도착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무사히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방역 목적으로 휴업했을 때 국가가 보상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19 방역은 비대면을 필수로 하고, 자영업은 대개 대면을 필수로 하다보니 국가는 방역이라는 목표를 위해 550만 자영업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방역의 시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도 방역의 최전선에 서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11일 강 의원에게 전화로 내용을 더 물었다. 그는 이른바 "'IMF세대(70년대생, 90년대 대졸자로 IMF 외환위기를 겪은 세대)'로서 느끼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그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때는 사회적 연대가 있어서 '금 모으기(운동)'도 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다들 어려워) 그런 말을 할 엄두도 안 낸다"며 "국가가 방역의 책임을 미루지 않는, 이런 보상으로 시작해서 '우리도 조금씩 부담하자'로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영업도 방역 최전선... 방역 비용은 국가가 부담해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지난해 10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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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 휴업보상' 어떻게 구상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다음 주(1월 19일)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이다. 지난 1년 동안 추가경정예산 편성해서 재난지원금도 하고 했지만, 시간이 길어지니까 구조적으로 힘든 곳들이 생기더라. 다 힘들지만 유난히 힘든. 그게 이를테면 자영업자다. 저는 방역과 자영업은 반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방역은 사람을 안 만나야 하고, 자영업은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자영업 피해가 큰데, 집합금지업종까지 만들어졌다. 그들에게는 일하지 말라는 의미다.

(감염병 상황에 따라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않도록 하는) '임대료 멈춤법'은 임대료 멈춤법대로 가되, 이 분들이 '어떻게 생활하라는 거냐'고 문제 제기하는데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서 보상해주는 것을 시스템화하자. 그게 제 문제 의식의 발단이었다. 휴업보상과 임대료 멈춤법 등이 함께 작동하면 '장사도 안 되는데 문 닫고 휴업으로 보상받자'는 사람도 생길 수 있지 않겠나."

- 그게 악용될 수도 있는 점 아닌가.

"아니죠. 저는 악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방역에는 긍정적 신호다. 의원실에서도 그런 문제 의식으로 고민하다보니까 (조사결과) 이미 독일은 그렇게 하고 있고, 심지어 돈도 더 주더라.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조사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는 재정상황 등을 같이 봐야 하니까 여러 가지를 고려해 최저임금 기준으로 제안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 의식은 '방역 비용을 과연 누가 대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대는 것은 아니지 않나. 국가가 부담해야지. 

제가 IMF세대인데, 우리 때는 대학 졸업하고 1~2년 동안 취업을 못했다. 유추컨대, 앞으로 가장 피해가 클 곳이 자영업자와 취업준비생들이다. 우리 때처럼. 한국은 졸업 후 1~2년 안에 취업 못하면 자영업을 해야 하는 사회다. 실제로 제 친구들도 자영업자가 많다. 자영업자는 크게 두 가지를 걱정한다. 첫째, '나 임대료 나가는데 어떡하지?' 임대료 멈춤법을 통과시켜야 할 이유다. 또 '사업 안 하고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그걸 보상해야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언제 다시 2.5단계,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올지 모른다."

- 제안글에서 앞으로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 토론해보자고 했다. 다만 ▲ 집합금지업종과 집합제한업종을 대상으로 ▲ 각각 영업이 제한된 시간만큼 ▲ 최저임금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보상규모가 월 7290억 원, 연 8조 7천억 원이라고 했는데.

"실제 업종에서 일하는 분(사업자 수)과 매월 들어가는 비용 전체를 계산해서 뽑아봤다. 이걸 막연하게 주장하면 항상 기획재정부의 '예산이 부족하다'는 논리에 막혀 추진을 못한다. 애초에 기재부와 토론할 자료를 준비해뒀다. 적진 않지만 8조~9조 원 정도면 우리나라 예산 규모에서는 부담할 수 있다고 본다."

"4차 재난지원금도 좋지만... 이젠 시스템을 만들자"
 
 헬스장, 필라테스 교습소 등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필라테스 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실내체육시설 폐쇄에 항의하며 집합 금지 폐지를 요구했다.
▲  헬스장, 필라테스 교습소 등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필라테스 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실내체육시설 폐쇄에 항의하며 집합 금지 폐지를 요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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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수당은 자영업자 등을 사회안전망으로 끌어들여 전국민 고용보험으로 가는 과도기적 제도로 이용될 수 있다'고 한 부분도 좀 더 설명해달라.

"4차 재난지원금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쪽에선 (사회안전망) 시스템을 만들고 동시에 소득 파악 문제를 개선해 제도로 만들어야 할 때다. 가령 자영업자는 1년에 한 번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며 자기 소득을 공개하는데, 이것도 월별 소득 기준으로 파악해서 시스템을 보강할 수 있다. 이미 다 카드를 쓰기 때문에 가능하다. 누군가는 '최저임금보다 더 버니까 더 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당신이 얼마만큼 버는지가 투명해져야 한다'고 말하겠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복지제도 안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할 수 있는 길을 확인하고, 활용하면 좋겠다."

- 사실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두고 논란이 있을 때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소득수준을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그럼요. 어쨌든 우리가 지금까지는 힘들어도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하다가 스스로 멈추거나 국가가 멈추라고 했을 때 국가가 보상해주는 적절한 체계, 이로써 사람들이 공동체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 법이 만들어져도, 그때까지 경제 피해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 소급 적용도 고민하고 있는가.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라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장인데, 우선 소위 위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괜찮다고 하면 한 번 드리블해볼 생각이다. 우리가 그때그때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을 했지만 '언제까지 주먹구구식으로 할 거냐'고 하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좀 더 미래에 방점을 찍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1년을 겪었으니, 할 수 있다. 

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얘기를 들어보면 11월에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니 1년은 더 이렇게 살아야 한다. 그럼 지금부터라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밀고 가자. 더 늦기 전에. 그러면 코로나19가 지나가도 제도가 남지 않는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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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태양광의 치명적인 결함

[최병성 리포트] 산림 파괴하는 그린 뉴딜, 수정이 필요하다

21.01.11 07:49최종 업데이트 21.01.11 07:49
 사회 최병성(cbs5012)

▲ 숲속의 이 건축물들이 아름다운 진짜 이유는... ⓒ Hanergy Thin Film

 
깊은 산과 어울린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러나 이 풍경이 아름다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저 모든 건축물의 기와지붕이 태양 빛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붕에 철골 기둥을 높이 세운 태양광 패널만 보아 온 우리에겐 낯선 풍경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기와형 태양광을 개발해 곳곳의 건축물 지붕에 기와형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 중국은 기와형 태양광을 이미 많은 건축물에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 Hanergy Thin Film

 
전 세계적으로 환경재앙 국가로 알려진 중국이지만 태양광 발전 분야는 앞서 있다. 전기 생산 효율이 높은 박막형 모듈 기술을 활용해 태양이 없는 흐린 날에도 전기를 생산한다. 실내 어두운 형광등 불빛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할 만큼 효율이 높다.
 

▲ 얇고 가벼운 박막형 모듈은 기와형 지붕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태양광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 최병성

 
이 외에도 중국은 대형 빌딩 벽면 전체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모듈을 지붕과 벽면 등의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이라고 한다.
 

▲ 대형 고층 빌딩의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 Hanergy Thin Film

 
후진국형 그린뉴딜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울창한 산림과 동네 과수원의 나무를 베어내며 환경을 파괴하는 후진국형 태양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명칭만 '그린 뉴딜'일 뿐이다.
 

▲ 중국은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을 이미 보급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숲의 나무를 베어내며 환경을 파괴하는 후진국형 태양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최병성

 
2018년 기준 국내 총 발전설비 119 기가와트(GW) 중 태양광과 풍력은 8.6GW로 약 7.2%를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지난 2017년 12월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태양광을 현재 7.13GW에서 36.5GW로, 풍력은 현재 1.42GW에서 17.7GW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과 풍력의 급속한 확산으로 발생하는 환경 파괴다. 국무총리실 산하 환경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9년 8월 발표한 '육상 태양광 발전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현황과 환경적 수용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태양광 발전시설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2018년에 태양광 설치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 KEI

 
보고서는 '태양광 발전은 임야가 60.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농지(전·답·과·목) 20%, 기타 11.8%, 염전 7.2%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심각한 산림 훼손을 지적한다.

현재 7.2%에 불과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도 산림 훼손이 큰 문제가 되는데, 앞으로 20%까지 늘어날 경우 얼마나 많은 산림이 훼손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엔 환경 훼손을 줄이는 태양광 발전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20% 목표 달성이 최고의 목표로 설정되어 있을 뿐이다.

탈원전·탈석탄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지금처럼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산림을 마구 훼손한다면 강을 파괴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처럼 국토를 파괴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 언제까지 숲을 파괴하는 태양광을 설치할 것인가. ⓒ 최병성

 
KEI는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은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이 될 수 없다며 도시형 건축물 등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태양광 발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지 태양광의 경우 벌목과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해 경관훼손은 물론 산림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집중호우 등에 의해 지반 안정성이 낮아지고 산사태에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되는 환경훼손이 크다. 이 때문에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이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보급 목표 설정에 따른 개발 당위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환경보존과 태양광 에너지 확대가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해법과 대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림 최소화 등 환경보전적 측면과 토지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도시형(주택, 건물), 농지, 염전, 수상 등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입지 유형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 '육상 태양광 발전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현황과 환경적 수용성' 중에서

'태양광(PV)분야 글로벌 혁신과 동향'(태양광기술정책연구원. 2017.9)은 '태양광 발전시설의 보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태양광 수준으로는 신재생 3020 이행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BIPV가 입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 활용도가 높기에 BIPV와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건축물 지붕과 벽에 다양한 BIPV를 설치하고 이런 태양광 발전 기술을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 BIPV가 설치된 기차역 지붕(이탈리아 ) ⓒ Hanergy Thin Film

 
스페인을 비롯 유럽의 선진국 역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전기 생산효율이 높으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한 BIPV 설치가 늘어나는 추세다.
 

▲ 건축물 벽면 전체를 BIPV로 덮었다. ⓒ SPAIN solarinnova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전기 생산 효율이 낮은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전 국토를 뒤덮으며 소중한 산림을 훼손하는 환경 재앙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에도 BIPV 기술 있지만

국내에도 BIPV 기술이 개발되어 이미 상용화되고 있긴 하다. 다만 정부의 정책 지원이 없어 널리 보급되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해 11월 28일 아민 M. 달하투(Amin M. Dalhatu) 나이지리아 대사가 국내 한 중소기업과 한국산 BIPV의 나이지리아 현지화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나이지리아 주택의 특성상 무게가 가볍고 전기 생산 효율이 높은 BIPV를 찾았는데 가격이 더 저렴한 중국산보다 안정성과 품질이 더 나은 국내 기업 S사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 국내 기업 S사 개발한 CIGS Flexible Module.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은 이미 국내에 개발되어 있다. ⓒ 최병성

 
청주에 있는 S사를 찾아가 그들이 개발한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 패널(CIGS Flexible Module)을 들어 보았다. 무게감을 느끼지 못할 만큼 가벼웠다. 1㎡의 무게가 2.4kg로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 온 결정질 모듈의 무게 23~26kg의 약 1/10에 불과했다.

또한 부드럽기 때문에 평면뿐 아니라 곡면으로 된 어떤 장소도 시공이 가능하다. 태양광 패널을 붙이기 위한 부가적인 철골 시설이 필요 없어 기존의 지붕에 바로 붙일 수도 있으니 경제성도 높아 보였다. 가볍고 전기 생산 효율이 높으니 지붕뿐 아니라 건축물의 벽면 등 태양빛이 들어오는 곳이면 어디든 시공이 가능하다.

국내 많은 공장 창고들이 태양광 발전 시설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태양광 패널의 무게 때문에 따로 건축물의 구조 진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무게를 줄인다면,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위한 건축물 구조 진단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안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고 시공 또한 간편해진다.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이 우리에게도 대중화 될 수 있다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무참히 잘려나갈 숲을 지켜낼 수 있다.
 

▲ 가볍고 부드러운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을 지붕에 시공하는 현장(왼쪽). 작업이 완료된 모습(오른쪽). 구멍을 뚫을 필요도 없고 바람에 무너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 최병성

    
공장의 넓은 지붕이 놀고 있다
 
대한민국 전국 곳곳에 공장이 밀집된 산업단지들이 많다. 최근엔 물류 증가로 거대한 창고들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그 넓은 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붕에 무한정 쏟아지는 태양빛이 그냥 사라지고 있다.
 

▲ 공장 지붕 위에 햇빛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태양광을 설치한 곳이 단 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현실인데도 산을 깎는 태양광만 추진하고 있다. ⓒ 최병성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이 성공하려면 전기가 필요한 도심 건축물에 먼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도시에서 멀리 있는 산과 바다에 설치하는 태양광과 풍력의 경우, 전기를 도심으로 끌어올 송배전 시설이 필요하다. 송배전 시설을 위해 막대한 국가 예산을 퍼부어야 한다.

그러나 전기가 필요한 도심 건축물과 도로 등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송전망 시설을 위한 예산 낭비를 절감할 수 있고 환경을 보전하는 효과가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태양광 발전시설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송배전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해 생산한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를 소비하는 장소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분산형 발전소'가 문재인 정부의 3020 이행 계획을 성공시키는 핵심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도심에서 먼 곳에 있는 산을 깎는 태양광과 해상 풍력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지역으로 보내는 것은 탄소 제로 사회에 역행한다.
 

▲ 넓은 창고 위에 설치된 BIPV(독일, 사진 위). 한국은 공장과 창고의 드넓은 지붕을 그대로 놀리며(사진 아래) 산을 깎는 후진국형 그린 뉴딜을 추진중이다. ⓒ Hanergy, 최병성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발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 로드맵 수정안'에 '산림 흡수원(산림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제거)'을 추가했다. 파리협정에 의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자 산림을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을 포함하는 꼼수를 쓴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기후변화 싱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는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 파리협정에 따른 한국의 과학기반 배출 감축 경로(Transitioning towards a zero-carbon society: science-based emissions reduction pathways for South Korea under the Paris Agreement.)에서 '기존의 산림의 관리를 계상하는 방식은 실질적인 배출 감축을 위해 필요한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산림 흡수원을 국제 사회에 제시하고도 다른 한편으로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건설을 위해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추진하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 숲의 온실가스 흡수 효과를 잘 알면서도 태양광과 풍력 건설을 위해 숲을 마구 훼손하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 대한민국 정부

 
정부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 로드맵 수정안'에 밝힌 바와 같이 숲은 온실가스를 흡수할 뿐 아니라 생태계 다양성 보존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그린 뉴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숲을 파괴하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멈추고 중국과 유럽처럼 BIPV의 현실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햇빛이 쏟아지는 도심의 그 많은 건축물들을 방치해 놓고, 숲을 파괴하는 태양광과 풍력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3020 이행 계획은 환경을 파괴하는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스페인의 낡은 건물이 건축물 일체형 태양광으로 변신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도심의 건축물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지금처럼 숲을 파괴하는 환경 파괴 재앙이 줄어들 것이다. 이게 진짜 그린 뉴딜이다. ⓒ SPAIN solarinnova

 
덧붙이는 글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이 성공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올바른 태양광 발전에 대한 기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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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만들어진 법들은 왜 정인이 죽음을 막지 못했나

'아동학대' 전문가 키워야…부족한 보호시설 확충도 필요

입력 2021.01.11. 09:42:00

 

16개월 아기가 끔찍한 학대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아기의 상태는 처참했다. 영양 상태가 나쁘고 체구는 또래에 비해 왜소했다. 온몸은 멍투성이였고 두개골, 양쪽 팔과 다리 모두 골절된 상태였다. 뱃속은 장기가 파열돼 피가 차 있었다.

 

부검 감정서에 드러난 아기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강한 외력으로 췌장이 절단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복부 안쪽 깊숙이 있는 췌장은 단순 폭행으로 절단되긴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복부를 발로 밟는 등 충격을 줄 때 그런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16개월 아기, 정인이는 지난 10월 그렇게 숨을 거뒀다.

 

사건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여아를 막론하고 학대방지 대책을 쏟아냈다. 사흘 동안 11개 법안이 나왔다. 지난 8일에는 '정인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됐다.

 

법안은 아동학대 신고 접수 즉시 수사를 의무화했다. 현장 조사 시 경찰과 전담공무원의 출입이 가능한 장소를 확대하는 등 조사·수사 책임자의 의무와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조사에 비협조적인 아동학대 혐의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조항도 마련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률 강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법안, 기존의 시스템이 제대로 집행되는 것만으로도 아동학대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7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는 직무유기한 홀트아동복지회 특별감사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정인이 사건'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그때 만들어진 법들은 왜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나


 

공혜정 대한아동방지협회 대표는 "총체적인 시스템의 부실이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며 "우선 입양기관이 사후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경찰은 세 번이나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갔지만 수사하지 않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도 신고 이후 모니터링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인이 사건' 이전에도 아동학대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세상은 분노했고 부랴부랴 대책을 만들었다. 지난 2013년 칠곡의 의붓딸 학대 사망 사건 후 아동학대치사죄가 만들어졌다.


 

같은 해 울산에서 '서현이'가 학대로 사망했고 2017년에는 학대 끝에 사망한 뒤 암매장된 '준희' 사건이 알려졌다. 이에 취학 전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제도도 강화됐다. 그럼에도 지난해 6월, 학대 당하던 아이가 끝내 여행 가방에 갇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학대 의심 신고가 2회 누적되면 무조건 분리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이런 시스템은 정인이에게 작동하지 않았다. 정인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3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수사도, 적절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정인이는 매번 학대 가해자들에게 돌아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학대 판단 제각각


 

전문가들은 정인이가 사망하기까지 "시스템이 있으나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지목했다. 공 대표는 "법과 제도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현장에 투입되는 사람의 문제가 크다"며 "매뉴얼도 있고 법도 있고 정인이 사건은 충분히 분리조치 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아보전 조사원과 학대예방경찰관(APO)가 현장에 출동한다. 아보전 조사원이 학대 여부와 정도를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학대 정도에 따라 심각할 경우 72시간 분리에 들어간다. 분리 이후에 가해자는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을 받고 피해 아동은 학대피해 쉼터 등 보호시설로 이동한다.

 

시스템의 사각지대는 가장 중요한 현장조사에서 발생한다. 아보전의 한 관계자는 "명백히 학대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눈으로는 뺨 한 대 맞은 것 같기는 한데, 부모도 반성한다 하고 아이도 여기 있기 원한다 하면 무조건 학대라고 수사 의뢰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보전과 경찰의 판단이 다를 때도 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상처가 심하지 않으면 아보전에서 학대라고 판단해 수사 의뢰하자고 하는데 경찰은 집에서 이 정도 훈육은 할 수 있다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사의뢰를 하고 경찰이 수사를 했는데 무혐의 처분이 난다면 분리 보호를 진행하는 게 어렵다"고 전했다.


 

공 대표는 "아직 우리 사회에는 훈육의 일환으로 체벌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경찰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누군가가 학대 의심 신고를 하기까지 수많은 학대의 정황이 있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대 전담한다지만...'아동학대'에 전문성 없어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도 "아동의 특성과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고 민감성이 낮았다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다"면서 "제도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제도 안의 사람들이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아동인권 감수성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지목했다.


 

이런 '구멍'은 정인이가 숨지기 전 세 차례 신고에서 드러난다. 정인이의 학대 의심 신고는 지난해 5월 처음 이뤄졌다.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들이 정인이의 양 허벅지 안쪽에서 멍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그러나 학대 가해자들은 "아이의 오다리를 교정하기 위해 마사지를 해줬다"고 변명했다. 아보전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은 내사 종결했다.


 

6월엔 정인이가 오랫동안 차 안에 방치되고 있는 걸 발견한 이웃의 신고가 있었다. 학대 가해자는 "아이를 혼자 두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아보전 조사원은 정인이의 쇄골에 금이 갔다는 점 등을 들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수사는 더뎠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 후에나 차량이 주차됐던 인근 건물을 찾았다. 사건 당일의 폐쇄회로(CC)TV는 이미 지워진 뒤였다. 학대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마지막 신고는 정인이 사망 한달 쯤 전인 9월에 있었다. 정인이의 어린이집 원장은 한 달 만에 본 정인이를 보고 학대를 확신하고 양부모 몰래 병원에 데려갔다. 정인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영양 상태가 나쁘고 혼자 걷지도 못했다.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과 의사는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며 아이를 빨리 부모와 격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보전 조사원 2명과 경찰관 4명이 즉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학대 가해자인 양부모가 반발했다. 그들은 "정인이의 입 안에 염증이 나 이유식과 물을 잘 먹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조사원과 경찰은 협의 뒤 "신체상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분리가 아닌 모니터링 결정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경찰과 아보전 조사원이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다. 전문성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며 "16개월 아기면 말을 제대로 못한다. 대신 표정이나 몸으로 학대 사실을 드러낸다.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체로 학대 가해자들은 거짓말을 잘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이를 엄청 사랑하는 척한다. '세상에 저런 부모가 어떻게 학대를 하나' 싶을 정도다"라며 "가해자는 학대하지 않았다 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는 부모 눈치만 보고 있는데 그런 것만 보고 '학대가 없었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인력과 예산...전문성 가진 인력 키워야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조사원과 APO의 전문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0월, 지방자치단체 소속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생겼다. 민간기관인 아보전에 위탁했던 아동학대 현장조사를 맡는다. 전문성이 매우 중요한 분야지만 아직 인력부터가 부족하다. 서울시만 해도 전담 공무원은 61명에 불과하다.

 

아동학대 사건을 맡은 APO도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국의 APO는 669명으로 한 경찰서당 평균 2~3명 수준이다.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노인·장애인 학대, 가정폭력 사건도 맡는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사후 점검까지 해야 해 업무 강도가 매우 높다.


 

공혜정 대표는 "학대 당하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건 현장의 사람들의 적극성, 그리고 전문성"이라면서 "그러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도, 아보전 조사원도 사회복지자격증만 있으면 된다.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어 "경찰서마다 아동학대를 맡은 부서가 있지만 아동학대만 맡지 않는다. 맡은 일이 너무 많다"면서 "순환보직이라 전문성을 쌓기도, 경험을 쌓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학대 신고가 이뤄지면 즉시 분리하고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자는 이야기는 늘 나온다"며 "시스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히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제 즉시 분리한다고 하는데 어디에 분리하나. 분리된 아이를 24시간 보살필 인력은 어디 있나. 심리치료할 전문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의 말처럼 학대피해아동쉼터나 위탁가정 등은 이미 포화상태다. 2019년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4만1389건. 이 중 3만45건이 최종 학대로 판단됐다.


 

그러나 학대 아동을 위해 마련된 쉼터는 전국에 75개에 불과하다. 한 곳의 정원이 5명~7명임을 고려하면 전국 쉼터의 정원은 500명 수준이다. 피해 아동 대부분이 가해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안에 쉼터는 91곳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이 역시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공 대표는 "전문성 있는 인력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예산 확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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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위태로워진 2021년의 군사상황

[개벽예감 427] 한층 더 위태로워진 2021년의 군사상황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1/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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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첨예한 군사대결 중에 결정된 니미츠함 귀항

2. 트럼프는 왜 귀항결정을 번복했을까?

3. 홍해에서 대기 중인 이스라엘 잠수함

4.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군사대결

 

 

1. 첨예한 군사대결 중에 결정된 니미츠함 귀항

 

2020년 12월 말에서 2021년 1월 초로 넘어가는 기간에 심상치 않은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우선 2021년 1월 3일 미국 국방부에서 일어난 심상치 않은 사건부터 살펴보자. 그날 크리스토퍼 밀러(Christopher C. Miller) 국방장관 대행은 페르시아만에 배치한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미국 본토 워싱턴주 브레머튼항으로 귀항시키라고 명령했던 것을 번복하여 계속 페르시아만에 남겨두겠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31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근 10개월 동안 작전임무를 수행한 니미츠함에 귀항명령을 내렸는데, 그로부터 나흘 만에 갑자기 귀항명령을 번복한 것이다.  

 

나흘 만에 귀항명령을 번복한 이상한 현상을 해명하려면, 2020년 12월 이란이슬람공화국과 미합중국이 얼마나 첨예한 군사대결을 벌이고 있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20년 12월 중에 이란을 상대로 군사도발위협을 전례 없이 고조시켰다. 페르시아만에 출현한 니미츠함 갑판에서는 수많은 함재기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 발진했고, 미국 본토에서 이륙하여 장거리비행으로 페르시아만 상공에 나타난 B-52H 장거리전략핵폭격기들은 이란 해안에서 약 1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까지 접근하는 위협비행을 감행했으며,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 한 척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했다. 2020년 12월 31일 미국의 언론매체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밀러 국방장관 대행이 니미츠함 귀항명령을 내리기 바로 전날인 2020년 12월 30일에도 B-52H 장거리전략핵폭격기 두 대가 페르시아만 상공에 출현했다고 한다. 이것은 B-52H 편대가 2020년 12월에 들어 세 번째로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이란에 대한 근접위협비행을 감행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군사도발위험이 고조되자, 이란은 아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0년 12월 31일 자바드 자리프(Zavad Zarif) 이란이슬람공화국 외교장관이 남긴 트위터 통보문이 이란의 긴장상태를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동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 대신에 B-52들과 함대들을 우리 지역에 보내면서 수십억 달러를 소비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들어온 정보는 그것이 전쟁구실을 조작하는 음모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란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우리 인민과 안보와 사활적 이익을 직접적으로, 공개적으로 수호할 것이다.” 

 

페르시아만에서 이처럼 무력충돌위험이 고조되었는데,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페르시아만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니미츠함에 왜 귀항명령을 내린 것일까? 그 내막은 2021년 1월 11일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읽을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2021년 1월 3일은 미국이 무인항공기를 출동시켜 카셈 쏠레이마니(Qasem Soleimani) 이란혁명수비군 특수작전사령관을 암살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므로, 미국은 암살 1주기를 맞아 이란으로부터 군사적 보복을 받지나 않을까 하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트럼프 행정부의 퇴장을 앞둔 정권이양기에 미국이 이란과의 무력충돌에 말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란에게 긴장완화신호를 보내려고 했고, 그에 따라 니미츠함에 귀항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또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마크 밀리(Mark A. Milley) 미국 합참의장과 케네스 맥켄지(Kenneth F. McKenzie Jr.) 미국 중부사령관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니미츠함을 귀항시키려는 밀러 국방장관 대행의 의견을 반대했으나, 에즈라 코헨-왯닉(Ezra A. Cohen-Watnick) 국방부 정보담당 부장관을 비롯한 몇몇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니미츠함을 페르시아만에 배치하는 것이 이란에 대한 억제조치로 되기 힘들다는 회의론을 주장했고, 다른 몇몇 국방부 관리들은 이란의 군사적 보복이 임박했다는 정보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USS Nimitz)이 전속기동을하는 장면이다. 1975년에 취역한 10,000t급 니미츠함은 시속 58km로 항진할 수 있다. 2020년 4월 니미츠함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는 바람에니미츠함은 27일 동안 격리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니미츠함은 2020년 7월 남중국해에배치되어 중국을 견제하다가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하여 이란에 대한 군사도발위협을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 국방부에서 니미츠함 귀항문제를 놓고 찬반토론이 벌어진 끝에 결국 귀항을 결정했고, 그런 결정에 따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이 니미츠함에 귀항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고 나면, 밀러 국방장관 대행이 왜 니미츠함에 귀항명령을 내렸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미국 국방부가 니미츠함을 귀항시키기로 결정한 날로부터 나흘이 지난 2021년 1월 3일 갑자기 귀항명령을 번복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변에는 반드시 어떤 곡절이 있는 법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미국 국방부의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시킬 최고권력자는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의 결정을 번복시켰다는 사실은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21년 1월 4일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1월 3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장위원회(principal committee)에서 미국 국방부의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하여 니미츠함을 페르시아만에 계속 남겨두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그날(1월 3일) 곧바로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하는 명령을 내리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표문을 냈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알려진 조건에서 나는 니미츠함의 일상적인 재배치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니미츠함은 미국 중부사령부 작전구역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의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위에 인용한 발표문에서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인사들을 위협했기 때문에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그냥 핑계로 내세우는 소리에 불과하다. 2021년 1월 2일 이란은 쏠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군 특수작전사령관의 암살을 테러범죄로 규정하고, 암살지령을 내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인사 48명에 대한 적색수배(red notice)를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Interpol)에 요청했지만, 국제형사경찰기구는 이란이 제기한 적색수배요청을 거부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가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 인사 48명을 수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인사들을 위협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했다는 밀러 국방장관 대행의 말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 트럼프는 왜 귀항결정을 번복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니미츠함 귀항결정을 번복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2021년 1월 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긴급성명에 있다. 긴급성명에 따르면, “이란원자력기구(Atomic Energy Organization of Iran)는 최근 이란이슬람공화국 헌법수호위원회에서 채택된 법에 따라 포르도연료농축공장(Fordow Fuel Enrichment Plant)에서 20%의 순도로 농축한 저농축우라늄(LEU)을 생산할 것이라고 통고했다”고 한다. 

 

이란이 20%의 순도로 농축한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려면, 2020년 8월 이후 이란에서 일어난 몇 가지 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년 8월 이란헌법수호위원회에 중요한 법안이 상정되었다. 그 법안은 미국이 2018년 5월 이란핵합의(공식명칭은 공동의 포괄적 행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서 탈퇴한 후 그 합의에 남아있는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 로씨야, 중국 중에서 이란을 제재하는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 세 나라가 1개월 안에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이란은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한다는 내용이었다. 

 

원래 이란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는 것에 상응하여 이란핵합의 서명국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되어있다. 이란은 그 합의사항에 따라 핵개발을 중단했지만, 미국은 이란핵합의에서 아예 탈퇴해버렸고,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었으므로, 이란은 이란핵합의를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란헌법수호위원회는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1개월 안에 완화하지 않으면, 우라늄농축을 재개하겠다는 법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란헌법수호위원회가 그 법안을 검토하고 있었던 2020년 11월 27일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사건이 일어났다. 이란의 핵개발사업을 이끌어온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Mohsen Fakhrizadeh)가 이스라엘 국가정보기관 모싸드(Mossad) 소속 암살단이 자행한 테러공격으로 피살된 것이다. 모싸드 암살단이 파크리자데를 잔인하게 암살한 것에 격분한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지금 이란은 파크리자데 암살범들을 수배하고 있지만, 암살범들은 원격조종 첨단무기를 사용하여 테러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에 그들의 신원을 파악하기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조건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하는 방도는 한 가지뿐이다. 그것은 핵개발을 재개하여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 2020년 12월 1일 이란헌법수호위원회는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가 1개월 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이란은 우라늄농축을 재개한다는 법안을 채택했던 것이다. 그 법안을 통과시킨 이란헌법수호위원회 성원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이라는 투쟁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이란의 핵시설에 설치된 원심분리기를 촬영한 것이다. 원심분리기는 육불화우라늄을 농축하여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기기다. 우라늄정광을 변환시켜 육불화우라늄을 만드는데, 2021년 1월 5일 이란원자력기구의 발표에 따르면,이란은 올해 2021년부터 이전보다 8배나 더 많은 우라늄정광을 생산하고,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1,000기나 더 설치하여 순도 20%의 저농축우라늄을 총 120kg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란핵합의가 완전히 파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란핵합의 당사국들인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는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는 것에 상응하여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다는 이란핵합의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강도를 더 높이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도발위협을 강화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과학자를 암살하면서 광분했다. 제국주의국가들이 자행한 그러한 적대행위들은 이란을 핵합의 파기로 이끌어갔다.  

 

그 법안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도이췰란드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어야 하는데, 미국을 추종하는 그 나라들은 제재를 완화하기는커녕 이란에게 핵합의를 준수하라는 헛소리만 늘어놓으며 딴전을 피웠다. 그런 작태를 보면서 인내가 한계점에 이른 이란은 2020년 12월 31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게 우라늄농축을 재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란은 이란핵합의를 채택하기 전에 이미 순도 20%의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다시 가동하면 순도 20%의 저농축우라늄을 언제라도 생산할 수 있다.  

 

2021년 1월 4일 이란의 핵과학자들이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조치가 시작된 것이다. 그 보복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는 이란원자력기구가 2021년 1월 5일에 발표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1) 이란원자력기구는 이란핵합의가 채택되기 전에 연간 4~5t씩 생산해왔던 우라늄정광(yellow cake)을 올해 2021년부터는 8배나 더 많은 35~40t씩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우라늄광산에서 우라늄원광을 채굴하면, 화학공정을 통해 우라늄원광에서 우라늄정광(U3O8)을 추출하고, 우라늄정광을 우라늄농축에 적합한 육불화우라늄(UF6)로 변환시킨 다음, 육불화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서 농축하여 농축우라늄을 생산한다.) 

 

2) 이란원자력기구는 고성능 원심분리기 1,000기를 추가로 설치하여 순도 20%의 저농축우라늄을 매시간 17~20g씩 계속 생산하고, 매월 8~9kg씩 계속 생산하여 총 120kg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고성능 원심분리기들인 IR-4 원심분리기와 IR-6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란핵합의에 따르면, IR-4 원심분리기는 2026년까지 1기만 가동하면서 직렬련결식 다단계 구조(cascade)로 연결해 10기만 시험가동할 수 있도록 제한했고, IR-6 원심분리기는 2024년 7월부터 1기만 가동하면서 직렬련결식 다단계 구조로 연결해 30기만 시험가동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런데 이란원자력기구는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1,000기나 더 설치하려는 것이다.)    

 

3) 이란원자력기구는 우라늄을 40~60% 순도로 농축하는 능력도 가졌다고 밝혔다. (이란이 40~60% 순도로 농축한 우라늄을 생산하면, 그것을 핵추진잠수함의 소형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물론 20% 순도로 농축한 우라늄도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런 저농축우라늄은 연료교체주기가 5~6년밖에 되지 않아서 핵연료로서의 실익이 떨어진다. 적어도 40~60% 순도로 농축된 우라늄을 사용해야 핵추진잠수함의 연료교체주기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란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의도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순도를 90%로 농축한 고농축우라늄은 핵탄두에 들어가는 핵물질이다. 이란원자력기구는 우라늄을 90% 순도로 농축하는 기술은 아직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우라늄을 40~60% 순도로 농축하는 기술을 가졌으므로 머지않아 우라늄을 90% 순도로 농축하는 기술도 개발할 것이다.) 

 

위와 같은 발표내용을 살펴보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조치로 본격적인 핵무기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타격권 안에 놓이게 될 것이다. 자기 핵무기를 믿고 이란을 비롯한 아랍국가들에 군사공격과 국가테러를 자행해온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타격권 안에 놓이면, 그런 깡패짓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다. 

 

 

3. 홍해에서 대기 중인 이스라엘 잠수함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는 방도는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그 공장을 파괴하려면,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작전을 벌여야 한다. 2007년 9월 6일 이스라엘은 F-15 전투기 4대를 동원하여 수리아 사막지대 알 키바르(Al Kibar)에 있는 원자로를 공습, 파괴한 적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군 전자전기는 공중에서 교란전파를 발신하여 수리아군 반항공레이더를 교란했고, 그러는 사이에 수리아 영공을 침범한 F-15 전투기 4대는 야간에 저공비행으로 알 키바르 원자로 상공에 접근하여 오전 1시경 정밀유도폭탄으로 그 원자로를 공습, 파괴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공습하는 것은 수리아의 알 키바르 원자로를 공습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알 키바르 원자로는 사막지대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은 험준한 산악지대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공습하기 힘들다. 또한 이란의 반항공레이더망은 이스라엘 전자전기가 발신하는 교란전파에 교란당하지 않을 만큼 강력하며, 이란의 반항공미사일은 야간저공비행으로 내습하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을 격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전투기 공습으로는 이란의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할 수 없다.    

 

이스라엘이 전투기 공습으로 자기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공습을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은 2017년 4월 7일 오전 4시 40분 동지중해에 배치된 미해군 구축함 두 척에서 토마호크순항미사일 60발을 발사하여 240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리아군 샤이라트공군기지를 공습했다. 그러나 1발은 지중해에 떨어졌고, 36발은 어디에 떨어졌는지 행방조차 알 수 없고, 나머지 23발은 샤이라트공군기지에 떨어졌으나 경미한 피해만 입혔을 뿐이다. 이스라엘은 이처럼 타격명중도가 떨어지는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란의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하기 힘들다. 더욱이 이란혁명수비군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300 반항공미사일을 공장 인근에 배치했다.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할 수 없으므로, 그들이 선택할 방도는 특공대원을 잠입시켜 그 공장을 습격, 파괴하는 것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이 촘촘한 반항공망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이 수송기를 타고 이란에 잠입하는 것은 자멸행위에 가깝다. 따라서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은 이란 해안에 은밀히 상륙하여 잠입하는 수밖에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2020년 1월 5일 미국의 언론매체 <은밀한 해안(Covert Shore)>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이스라엘이 돌고래-2급 잠수함 한 척을 홍해에 있는 이스라엘의 유일한 항구인 에일랏(Eilat)에 대기시켰다는 것이다. 수중배수량이 2,400t인 그 잠수함은 2020년 12월 19일 수에즈운하를 통과하여 에일랏항에 도착했다. 주목되는 것은, 그 잠수함에 공기불요추진체계(Air Independent Propulsion System)가 설치되었고, 그 잠수함 갑판에 수중격납고가 탑재되었다는 사실이다. 수중격납고에는 이스라엘 특수작전부대 샤이에텟(Shayetet) 13에 소속된 특공대원 10명이 들어간다. 

 

공기불요추진체계가 설치된 그 잠수함은 공기를 흡입하기 위해 해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2주간 동안 계속 바다 속에서 잠항할 수 있고, 수중격납고에 탑승한 이스라엘 특공대원 10명은 이란 해안으로 수중침투하여 은밀히 상륙할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 특공대원 10명은 이란에서 암약하는 이스라엘 고정간첩망의 도움으로 포르도연료농축공장에 접근한 다음 그 공장을 습격, 파괴할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이란의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제국주의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를 광란적으로 벌이자 이란은 이미 빈 종이장으로 전락한 핵합의를 파기하고 2012년 1월 1일부터 포르도연료농축공장에서 순도 20%의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려고 광분하는 이스라엘은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미국도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춰가면서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도발위협강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중동의 군사상황은 매우 심각해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는 경우, 이란의 보복공격을 촉발하여 전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기 전에 반드시 미국과 비밀협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9월 6일 이스라엘이 수리아 원자로를 공습하기 전에 당시 이스라엘 수상 에후드 올머트(Ehud Olmert)는 당시 미국 대통령 조오지 부쉬(George W. Bush)에게 비밀리 연락하여 공습문제를 상의했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20년 12월 하순 이스라엘 수상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에게 비밀리 연락하여 이란의 포르도연료농축공장 습격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스라엘이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우려하여 미국 국방부의 니미츠함 귀항명령을 번복시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도발위협과 경제제재로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중단시키려고 하지만 이란과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전쟁에서 이기지도 못하고 엄청난 전쟁피해를 입고 패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피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2020년 11월 16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1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장위원회에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는 방안이 거론되었지만, 이란에 대한 미사일공격은 전쟁을 불러올 위험성이 너무 커 논의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수상이 이란과의 전쟁을 불사하면서 습격문제를 이야기했을 때, 그의 군사모험주의에 제동을 걸면서 미국이 군사도발위협으로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으므로 전쟁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네타냐후를 설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내막을 알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니미츠함을 페르시아만에 그대로 남겨둔 것은 이란에 대한 군사도발위협이면서 동시에 이스라엘의 군사모험주의에 제동을 거는 억제조치라는 점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군사모험주의에 빠진 이스라엘에게 미국의 그런 억제조치가 언제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란의 핵무기개발이 지금보다 더 진척되어 중단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 공장을 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스라엘이 군사모험주의에 사로잡혀 광분할수록 미국도 이란에 대한 군사도발위협강도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2021년 1월 7일 미국 노스대코다주에 있는 마이넛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2대가 36시간 동안 장거리비행을 하여 이란 해안에서부터 약 100km 떨어진 페르시아만 상공까지 바짝 접근했다. 이것은 미국이 지난 12월 초 이후 네 번째로 페르시아만 상공에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킨 군사도발위협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도발위협강도를 높일수록 이란은 그것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대응행동을 더 강도 높게 벌이게 된다. 이를테면, 이란혁명수비군은 2021년 1월 5일부터 이틀 동안 이란 중북부에서 무인항공기를 동원한 전투훈련, 감시정찰훈련, 전자전훈련을 실시했고, 2021년 1월 7일에는 페르시아만 아살루예(Asaluyeh) 앞바다에서 무장쾌속정 700여 척이 참가한 대규모 해상전투훈련을 실시했고, 1월 8일에는 페르시아만에 있는 거대한 지하미사일기지를 이란 언론에 공개했다. 2020년 7월 5일 이란혁명수비군 해군사령관은 이란 언론과 대담하면서 페르시아만의 이란 해안선 2,200km 전체 구역에 지하미사일기지들과 지하해군기지들이 건설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일 군사모험주의에 사로잡힌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여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수리아, 헤즈볼라, 하마스, 안싸룰라를 비롯한 반미-반이스라엘세력들이 일제히 봉기하여 이스라엘과 중동의 미국군기지들을 공격할 것이다. 그로써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은 중동 전역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다. 

 

 

4.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군사대결

 

이번 연말연시를 지나는 동안 중동에서만 군사상황이 위태로워진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군사상황도 그에 못지않게 위태로워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의 국가분렬세력 사이에서 격화된 적대적 모순관계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고, 전쟁으로 해결해야 하는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2021년 1월 4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중국인민해방군 전군에 군사훈련을 명령하면서 “전쟁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실전훈련수준과 승전능력을 전면적으로 높여야 한다. 실전훈련과 더불어 전쟁과 작전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작전과 훈련을 일체화하며 전시에 대비해야 한다. 언제든지 전쟁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훈시하면서, “중국인민해방군 모든 장병들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으며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부여한 시대적 사명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날은 2021년 7월 23일이므로, 시진핑 주석의 명령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오는 7월 23일까지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부여한 시대적 사명을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중국인민해방군에게 부여한 시대적 사명은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조국통일위업을 성취하는 것, 다시 말해서 통일전쟁의 승리다. 

 

그와는 정반대로 미국은 대만의 국가분렬세력과 손잡고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켜 ‘중화민국’이라는 친미독립국가를 세우려고 광분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8월 31일 데이빗 스틸웰(David R. Stillwell)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워싱턴에서 진행된 화상토론회에서 레이건 행정부가 1982년 7월 대만에게 비밀리에 공약했던 6항보증을 재확인한다고 하면서, 6항보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미국-대만관계에 대한 미국의 외교원칙을 명시한 6항보증은 다음과 같다.  

 

1)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하는 시한을 정하지 않는다.

2)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관련하여 중국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

3) 미국은 중국과 대만의 중재역할을 하지 않는다.

4) 미국은 대만관계법을 수정하지 않는다.

5) 미국은 대만의 주권과 관련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

6) 미국은 대만에게 중국과 담판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Y-8 대잠초계기가 대만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여 초계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중국은 2012년에 이 기종을 대잠초계기로개조하여 작전배치하였다. 기체 앞부분 아래쪽에 커다란 탐지레이더가 달려있고, 기체 옆면에는 ISA레이더가 장착되었다.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380차례나 대만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이것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는미국과 대만의 국가분렬책동을 파탄시키기 위한 군사활동의 일환이다. 지금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을 한편으로 하고 미국군과 대만군을 다른 한편으로 하여 첨예한 군사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가고 바이든 행정부가 등장해도 대만문제와 남중국해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쌍방의 군사대결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중동의 군사상황과 더불어 동북아시아의 군사상황도매우 심각해졌다.  

 

2020년 11월 12일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라디오방송 대담에 출연하여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망발을 늘어놓으며 중국을 자극했다. 2021년 1월 6일 클라크 쿠퍼(R. Clarke Cooper)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담당차관보와 대만 외교부 및 국방부 관리들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화상회의형식으로 진행했다. 2021년 1월 9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 인사들이 대만 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것을 제한해온 내부규제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대만을 방문하거나 대만 총통이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인데, 대만을 친미독립국가로 공인하여 중국을 분렬시키려는 국가분렬책동의 마지막 절차이다. 만일 미국 대통령이 대만을 방문하거나 대만 총통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마지막 금지선을 넘을 경우, 중국은 지체 없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대만이 밀착하여 국가분렬책동을 더욱 악랄하게 벌일 것이므로, 중국에게 시간은 촉박하다. 그래서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시진핑 주석은 2020년 11월 14일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작성한 ‘중국인민해방군 연합작전강요’라는 제목의 군사작전문서를 비준했다. 또한 2020년 12월 26일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는 국가방위법 개정안을 채택했고, 개정된 국가방위법은 2021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었다. 개정된 국가방위법은 국가분렬을 반대하고, 국가발전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고 전쟁을 수행한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대만의 국가분렬책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려는 통일전쟁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개정된 국가방위법은 이전 시기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이 행사해왔던 전쟁개전권한과 전쟁물자동원권한을 중앙군사위원회로 이양시켰다. 이런 법적 정비조치는 전쟁지휘권이 중앙군사위원회에로 일원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중앙군사위원회가 전쟁지휘권을 장악하고 전쟁수행력을 한층 더 강화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군사활동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한 해 동안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들이 380차례나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중국은 대만방공식별구역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대만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들이 그 구역에 진입할 때마다 대만은 전투기를 긴급히 출동시켜 대응해야 한다. 제한적인 공군력밖에 갖지 못한 대만이 전투기를 긴급히 출동시키는 대응작전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의 소모전과 심리압박에 말려드는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2021년 1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 조기경보기 1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는데, 당시 미국군 대잠초계기 P-8A 한 대가 바로 그 방공식별구역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고 있었다. 또한 1월 4일 오전 8시 59분부터 오전 11시 31분까지 중국인민해방군 전자전기 2대, 대잠초계기 1대, 기술정찰기 1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연속 진입했는데, 당시 미국군 고고도장거리무인정찰기 MQ-4C 한 대가 바로 그 방공식별구역 상공에서 정찰비행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중국인민해방군을 한편으로 하고, 미국군과 대만군을 다른 한편으로 하여 첨예한 군사대결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가고 바이든 행정부가 등장해도 대만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쌍방의 군사대결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대만분리독립책동은 미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계속 추진되어왔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것처럼,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려고 광분하는 이스라엘이 포르도연료농축공장을 습격, 파괴하고, 그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이 중동으로 쏠리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즉각 대만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2020년보다 한층 더 위태로워진 2021년의 군사상황 속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진행되었는데, 김정은 당위원장은 그 대회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조선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는 경우,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바로 그 ‘새로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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