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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8차 당대회 결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1/18 13:18
  • 수정일
    2021/01/18 13: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428]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8차 당대회 결정

 

한호석(통일학연구소) | 기사입력 2021/01/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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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8차 당대회, 8개의 중요한 문건들

2. 남북관계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3. 선대선은 없고 강대강만 있다

4. 당규약에 명시된 새로운 조국통일강령 

5. 미국에게 전황오판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1. 8차 당대회, 8개의 중요한 문건들

 

8천만 우리 민족과 전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 가운데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2021년 1월 5일부터 1월 12일까지 8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되었다. 당대회는 8일 동안 진행되었지만, 2020년 12월 30일 당대회 대표증수여식이 진행되었고, 폐막 직후인 2021년 1월 12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1월 13일 당대회 참가자 강습회와 당대회 경축 대공연, 1월 14일 당대회 기념 열병식, 그리고 1월 14일부터 16일까지 네 차례의 기념사진촬영에 이르는 부대행사일정까지 합하면 당대회 일정은 17일로 늘어난다.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정은 무엇인가?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당대회일정은 2021년 1월 10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총비서 선거였다. <로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총비서 선거를 가장 중시하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당의 조직적 의사를 체현한 혁명의 최고수뇌부이며 령도의 중심, 단결의 중심”인 조선로동당 총비서를 “정확히 선거하는 것은 혁명위업의 계승기와 새로운 발전기에 더욱 중요하고 사활적인 요구로 나선다.” 

 

위의 인용구에서 주목되는 것은, 시대구분법이다. 조선에서는 “혁명위업의 계승기”와 “새로운 발전기”로 시대를 구분한 것이다. 그런 시대구분법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김정은 당위원장이 총비서로 선거된 2021년 1월까지 10년은 “혁명위업의 계승기”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선거됨으로써 조선은 “혁명위업의 계승기” 1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발전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의 역사적 의의가 있다는 것이 조선의 견해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전당의 조직적 의사를 체현한 혁명의 최고수뇌부이며 령도의 중심, 단결의 중심”인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여러 후보들이 출마하여 투표하는 식으로 선거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8차 당대회에서는 투표절차가 아닌 추대절차가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선거당일 리일환 당대표가 김정은 당위원장을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추대할 것을 당대표들에게 제의하였고, 전체 당대표들은 그 제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원일치로 찬동하여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하였고, 곧이어 김재룡 당대표가 제의한, 김정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전원일치로 채택했다고 한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8개의 중요한 문건이 발표 또는 채택되었다. 개회사,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 당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보고, 결론, 폐회사가 각각 발표되었고, 당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 총비서 선거에 대한 결정서, 제8차 당대회 결정서가 각각 채택되었다. 그 중요한 문건들에는 조선로동당이 지난 5년 동안 이룩한 성과와 경험, 아직 극복하지 못한 한계와 결함들이 서술되었고, 조선로동당이 앞으로 5년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와 실현하려는 계획이 담겨있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이 추구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와 당령도전략과 경제건설구상을 12자 구호로 축약하여 조선로동당과 조선인민에게 제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12자 구호는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결론에서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바로 여기에 우리 당의 향도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비결이 있고, 우리 당이 군중 속에 더 깊이 뿌리박기 위한 근본방도가 있으며, 우리가 유일하게 살아나가고 앞길을 개척할 수 있는 근본담보가 있다”고 언명하였다.  

 

이 글에서 매우 방대한 그 8개의 문건을 전부 고찰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발표한 사업총화보고, 그리고 당대회에서 채택된 당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에 각각 서술된 남북관계문제, 조미관계문제, 조국통일문제를 선별적으로 고찰하려고 한다. <사진 1> 

 

▲ <사진 1>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2021년 1월 5일부터 1월 12일까지 8일 간의 일정으로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되었다. 8차 당대회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정은 2021년 1월 10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총비서 선거다. 조선의 시대구분법에 따르면, 지난 10년은 "혁명위업의 계승기"이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추대됨으로써 조선은 "새로운 발전기"에 들어섰다고 한다.  


 

2. 남북관계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남조선에서는 의연히 조선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는 군사적 적대행위와 반공화국 모략소동이 계속되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북남관계개선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과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다. 

 

1) 첨단군사장비를 반입하는 적대행위 

2)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는 적대행위

3)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 데 대한 남북합의이행에 역행하는 반통일적인 행위 

4)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과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만 북에 제안하는 비정상적인 행위 

 

계속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이 엄중한 상황을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하며 파국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기한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김정은 총비서는 문재인 정부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일체 중지하며”,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버릴 때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북남관계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런 언명은 남북관계개선의 새로운 길을 열어놓으려면 문재인 정부가 첨단군사장비를 반입하지 않고,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남북합의를 이행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첨단군사장비를 반입하지 않고,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남북합의를 이행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나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최근 발표한 세계 각국 군사비 지출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군사비 지출은 세계 10위로 올라섰다고 한다. 올해 2021년에 문재인 정부가 지출할 군사비는 52조8,401억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첫해인 2017년에는 연간군사비가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었고, 그로부터 4년 만에 12조원이 더 증액되었는데, 이것은 연평균 7% 이상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2021년부터 5년 동안 국방중기계획예산이라는 명목 아래 연평균 6.1%의 증액률을 유지하면서 총 300조7,000억원을 군사비로 쓰겠다고 결정했다. 그런 천문학적인 군사비 가운데서 33.3%인 100조1,000억원은 첨단군사장비반입에 사용될 것이고, 66.7%인 200조6,000억원은 전투력증강에 사용될 것이다. 첨단군사장비반입에는 경항공모함 건조, 핵추진잠수함 건조, 각종 미사일 증강배치, 초소형 정찰위성 발사, 무인전투체계 도입 등이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군사장비반입은 북을 자극하여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2) 2020년 11월 11일 서욱 국방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서 “한미연합훈련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확보하고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요소”라고 지적하면서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서 연습에 대한 것을 가속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2021년 3월 초에 대규모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한국군이 미국군의 지휘를 받으며 실시하는 한미합동군사연습은 북을 자극하여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3)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021년 1월 4일에 발표한 신년사에서 보건의료, 기후변화, 재해재난 등에 대처하는 대북지원사업, 식량과 비료를 보내주는 대북지원사업, 그리고 북의 철도와 도로를 현대화하는 대북협력사업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를 늘어놓으면서도, 정작 최우선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군사적 긴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근본문제를 외면하고 비본질적인 문제에만 집착하는 것은 북에게 불신을 안겨주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20년 12월 28일 서욱 국방장관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대회의실에서 고위군사지휘관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이다. 그는 2020년 11월 11일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서 2021년에 대규모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강행하는 대북전쟁연습은북을 자극하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3. 선대선은 없고 강대강만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적한 미국의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조선에 대한 적대의식을 뜻한다. 이런 지적은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가고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도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또한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을 “조선혁명의 기본장애물”이며, “최대의 주적”이며, “전쟁괴수”라고 규정하였다. 이런 규정은 미국을 협상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조미정상회담이나 조미고위급회담에 대한 기대를 접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의 대조선정책의 본심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것을 보면,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조미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조미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조미대결이 재개될 가능성만 남게 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언명했는데, 이것은 미국이 강경하게 나오면 조선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미국이 선의로 대하면 조선도 선의로 대할 것이라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불법무도하게 날뛰는 적대세력들과 강권을 휘두르는 대국들에 대하여서는 강대강으로 맞서는 전략을 일관하게 견지하여야 한다”고 단언한 것을 보면, 앞으로 조선은 선대선으로 대하는 대미전략이 아니라 강대강으로 맞서는 대미전략을 추진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강대강으로 맞서는 대미전략을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킨다”는 뜻으로 설명했다. 이것은 미국을 대미협상으로 끌어내 외교력으로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라, 반미대결전으로 끌어내 군사력으로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분별없는 군비증강으로 국제적인 힘의 균형이 파괴되고 있는 실정에서 이 땅에서 전쟁접경과 완화, 대화와 긴장의 악순환을 영원히 해소하고 적대세력들의 위협과 공갈이라는 말 자체가 종식될 때까지 나라의 군사적 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요즈음 미국은 로씨야와 체결한 군사협정에서 탈퇴하고, 군비증강에 막대한 국가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덩달아 일본도 군사예산을 전례 없이 대폭 증액했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한국의 군사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중국과 로씨야도 각각 군사예산을 증액했다. 조선이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2021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앞마당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취임식이 진행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우익세력이 대선결과를 부정하면서 의회난입사건을 일으켰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취임식은 주방위군과 경찰병력의 삼엄한 경비 속에 비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우익세력이 무장폭동이나 테러를 감행할 위험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에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세력의 지속적인 도전을 받으며정치적 불안정을 느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바이든은 조미정상회담에 무관심하고, 대북혐오감을 가지고 있으며, 조선의 핵무력을 일방적으로 제거하려는 비현실적인 생각에 빠져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대결과 충돌을 불러올 것으로예상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4. 당규약에 명시된 새로운 조국통일강령 

 

2021년 1월 1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조선로동당의 당면과업을 다음과 같이 수정, 보충했다고 한다.

 

1) “사회주의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고 사회주의제도적 우월성을 더욱 공고발양시키면서 사회주의완전승리를 앞당기며 공화국무력을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부단히 강화할 데 대한 내용을 보충하였다”는 것이다.

2) “해외동포들의 민주주의적 민족권리와 리익을 옹호보장하고 그들을 애국애족의 기치 아래 굳게 묶어세우며 민족적 자존심과 애국적 열의를 불러일으킬 데 대한 내용을 새로 명기하였다”는 것이다.

3)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과업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데 대하여 명백히 밝히였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세 가지 내용 중에서 조국통일강령과 관련된 것은 세 번째로 서술된 내용이다. 2021년 1월 10일 <로동신문>은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을 개정한 것은 “강위력한 국방력에 의거하여 조선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립장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정된 당규약 원문이 북측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서, 개정된 조국통일강령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2012년 4차 당대표자회에서 개정된 당규약 서문과 비교, 고찰하면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2012년 4차 당대표자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것이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은 1972년 평양에서 채택된 7.4남북공동성명에 명시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이다. 7.4남북공동성명에 명시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자주통일의 원칙 -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평화통일의 원칙 -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해야 한다.”

민족대단결의 원칙 - “사상과 리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에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한다는 새로운 내용이 들어갔다.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한다는 말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로동당은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에서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정책적 의사를 천명한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연단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에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한다는 새로운 내용이 들어갔다. 이것은 통일전쟁을 의미하는 말이다. 조선로동당은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에서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정책적 의사를 천명했다.  

 

돌이켜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5월 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북이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할 것인가 아니면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왔음을 말해준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북은 반북대결과 흡수통합을 주장하던 박근혜 정부가 촛불투쟁으로 물러가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새로 들어선 정부에 한때 기대를 걸었었다. 그런 기대가 무르익던 2018년에 남북정상회담이 연속 세 차례나 성사되자, 북은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할 새로운 국면이 혹시 열릴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가느다란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2019년이 지나도록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합의사항에 역행하는 일만 골라서 했다. 북이 2018년에 가졌던 가느다란 희망은 2019년에 실망으로 바뀌었고, 2020년의 남북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밀려갔다. 2020년에 일어난 파국은 다음과 같다.   

 

2020년 6월 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대북전단살포를 감행하는 탈북자들의 반북모략행위를 묵인해주는 문재인 정부에게 강한 경고를 보냈고, 2020년 6월 16일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또한 2020년 6월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대남군사행동계획을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고, 6월 19일에는 “평양 시안의 청년학생들과 근로자들이 천추에 용납 못할 쓰레기들의 망동짓(탈북자들의 대북전단살포를 뜻함-옮긴이)과 그를 묵인하고도 구차한 변명만을 일삼는 남조선 당국(문재인 정부를 뜻함-옮긴이)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기 위한 보복성전에 떨쳐나설 결의를 다지고 있다”는 북측 보도기사가 나왔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020년 6월 23일에 진행된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제출한 대남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대남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이유는 당시 외부에서 알 수 없었지만,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대남군사행동계획은 한국군에 대한 선제타격계획인데, 조선인민군이 대남군사행동계획에 따라 한국군을 선제타격하면, 무력충돌이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그 전쟁은 곧 통일전쟁이다. 그런데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중대한 정치문제(통일전쟁문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정치문제를 결정하는 최고지도기관이 아니라 군사문제를 결정하는 최고지도기관이다. 통일전쟁에 관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최고지도기관은 조선로동당 정치국이다. 조선로동당 정치국이 그런 중대한 문제를 결정하려면, 당규약을 개정해야 한다.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기존 조국통일강령을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새로운 조국통일강령으로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당규약은 당대회에서 개정해야 하므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020년 6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제출한 대남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고, 당규약의 조국통일강령을 개정할 8차 당대회가 2021년 1월에 소집될 까지 6개월 동안 기다렸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5월 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만일 남조선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며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는데, 이번 8차 당대회에서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새로운 조국통일강령이 당규약 서문에 들어갔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지금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흡수통합야망을 버리지 않고 한미합동전쟁연습과 군비증강에 전력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적 방법으로는 통일을 실현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비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는 새로운 조국통일강령이 당규약에 명시된 이유다.

 

 

5. 미국에게 전황오판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조선로동당 당규약에는 “조선로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책동을 짓부신다”고 명시되었는데, 이것은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경로가 아니라 반미자주화를 실현하는 경로를 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공화국남반부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몰아내는” 군사행동은 통일전쟁이 아니라 대미전쟁인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대미전쟁과 통일전쟁은 전쟁의 대상, 전쟁의 성격, 전쟁의 전략에서 서로 다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미전쟁의 대상은 미국이고, 통일전쟁의 대상은 남측의 반통일정권이다. 또한 대미전쟁의 성격은 국제전이고, 통일전쟁의 성격은 내전이다. 대미전쟁의 전략은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으로 미국을 제압하여 전쟁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만, 통일전쟁의 전략은 우리나라 영토에서 동족끼리 파괴, 살상하는 것을 극력 피하면서 전쟁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6.25전쟁은 전황을 오판한 미국이 무력개입을 감행하는 바람에 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 확전되어 남과 북에서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이 일어났는데, 지금 북이 말하는 통일전쟁은 그런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이 또 다시 되풀이되는 참혹한 전쟁이 아니다. 만일 통일전쟁에서 6.25전쟁처럼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이 되풀이된다면, 그런 참혹한 전쟁은 다시 해서도 안 될 것이고, 다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미동맹체제와 주한미국군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조선인민군이 통일전쟁을 수행하면, 미국이 무력개입을 감행하여 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되고, 통일전쟁이 대미전쟁으로 확전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조선이 절대로 원치 않는 일이다. 그래서 조선은 미국이 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지 못하게 만들 강력한 억지력을 반드시 가져야 했다. 그것이 바로 핵무력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의 핵무력은 통일전쟁에 대한 미국의 무력개입을 원천봉쇄하는 강력한 억지력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에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중략)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됩니다”라고 언명했던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2021년 1월 14일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진행되었다. 위의 사진은 그날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두 발씩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맨마지막 순서로 행진하는 장면이다. 가장 중요한 군사장비를 열병식의맨마지막 순서에 등장시키는 법이다. 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그날 처음 공개되었는데, 전술핵탄두가 장착되는 매우 위력적인 전술핵무기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8차당대회에서 핵무력을 고도로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조선의 군수공업부문에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핵무력고도화계획에 따라 다종다양한 신형 핵무기들을 계속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조선에게 비핵화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이 6.25전쟁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또 다시 전황을 오판하여 통일전쟁에 대한 무력개입을 감행할 위험성은 매우 높다. 조선은 그런 위험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조선은 통일전쟁에 대한 미국의 무력개입을 완전히, 철저하게 봉쇄하여 그런 우려를 해소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조선은 미국에게 전황오판의 여지를 주지 않을 만큼 핵무력을 고도로 강화해야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핵무력을 고도로 강화하는 계획을 밝힌 것은 미국에게 전황오판의 여지를 주지 않을 만큼 핵무력을 고도로 강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이번 8차 당대회 기념열병식에는 미국에게 전황오판의 여지를 주지 않을 만큼 고도로 강화된 두 종류의 신형 핵무기가 등장하여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 두 종류의 신형 핵무기에 대해서, 그리고 이번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된 핵무력을 고도로 강화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할 글에서 논할 것이다.) 

 

조선이 우리나라 영토에서 동족끼리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을 가하는 것을 피하면서 통일전쟁을 수행하려면, 결정적인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통일전쟁을 수행할 결정적인 시기는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시기 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에 돌입하여 미국군이 페르시아만으로 몰려들거나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여 미국군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로 몰려드는 시기 등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은 그런 결정적인 시기가 오면 지체 없이 개전하여 기발한 전법과 우세한 화력으로 조국통일대전을 72시간 만에 신속히 결속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하려면 조선인민군의 정밀타격전, 고속기동전, 후방침투전, 산악전, 전자교란전 등 작전능력을 더욱 고도화하여야 하고,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전쟁결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지난번 당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이번 8차 당대회 기념열병식에서 거듭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조선인민군의 부대편제와 무기체계는 그들의 작전능력이 고도로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에서는 개전문제를 1시간 안에 결정할 신속한 의사결정구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정된 당규약에 따르면, “당중앙군사위원회는 토의문제의 성격에 따라 회의성립비률에 관계없이 필요한 성원들만 참가시키고 소집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새로 보충함으로써 긴박하게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토의 신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적 담보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우리 민족 8천만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문제가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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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들’ 위한 정치적 결단 해야 할 때다

등록 :2021-01-17 09:02수정 :2021-01-17 09:58
 

[토요판] 기획
예견된 비극, 아동학대

‘사랑의 매’라고 포장한 폭력
63년 만에 ‘친권자 징계권’ 삭제
처벌·분리·가해자 신상공개 답일까

생존자 삶의 질 고려 없는 대책 급조
살아남은 정인이들은 ‘문제아’ 취급
문제의 해법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

영국 2년간 ‘클림비 보고서’ 작성
4년9개월 만에 아동보호체계 개혁
아동돌봄 국가책임 분명히 해야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 놓인 추모 화환. 검찰은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 장아무개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 놓인 추모 화환. 검찰은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 장아무개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정인이를 잃고 한국 사회는 깊은 죄책감과 분노에 빠졌다. 정부와 정치권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제도를 손질했다. 그러나 분노가 부족해서, 내놓은 대책이 없어서 수많은 ‘정인이들’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또 그렇게 넘어간다면 우리는 또다시 정인이를 잃을 것이고, 학대당하는 아이들의 미래는 계속 비참할 것이다. 아동학대 문제를 고민하고 개입해온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장하나 전 의원의 글을 싣는다.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이름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지난 2일 에스비에스(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양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을 보도한 이후, 세상이 정인이를 부르짖고 있지만 그것은 한 아이의 이름이 아니다. 그렇게 죽어선 안 될 이름들, 살릴 수 있었던 이름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모든 이름들을 우리는 목놓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임시국회 마지막날이던 지난 8일, 국회는 친권자의 징계권을 규정한 민법 제915조를 1958년 민법 제정 후 63년 만에 삭제했다. 우리는 자신의 이름과 생전 모습까지 다 내어주고 떠난 16개월 정인이에게 큰 빚을 지고 말았다. 그러나 방송 일주일 만에 아동학대 관련 법안 23건을 쏟아내는 국회, 종합대책을 더 빨리 내놓으려 경쟁하는 여야의 모습에서 참을 수 없는 정치의 가벼움을 재확인한다.처벌을 강화하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면, 2회 신고 시 즉시 분리하면, 법원에 쇄도한 진정서대로 살인죄를 적용하면, 우리는 정인이를 살릴 수 있을까? 정인이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을까?
급조된 대책…우리는 ‘정인이들’을 지켜낼 수 있나
2020년 6월 천안, 초등학교 3학년 정인이는 가로 44㎝, 세로 60㎝, 너비 23㎝ 크기의 여행가방 안에서 13시간 이상 감금·구타당한 끝에 사망했다. 그 아이도 살릴 수 있었다. 그해 5월5일 정인이는 머리에 약 2.5㎝ 열상을 입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온몸의 멍 자국을 의심한 병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친부와 계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 사실에 대해 자백받았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가해자들의 말만 믿고 아이를 구조하지 않았다. 검찰은 계모에게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9월16일 1심 법원은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그리고 10월13일 양천 사건이 벌어졌다. 법원이 22년 대신 종신형을 선고했다면, 계모의 신상을 공개했다면, 양천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까? 법으로 정한 신상공개는 아니었지만 에스엔에스(SNS)상에서 계모와 그 친자녀 두 명의 신상이 공공연히 유포되었다. 하지만 ‘대중에 의한 단죄’ 그 이상의 의미나 범죄 예방 효과는 없었다.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가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4일 오후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꽃, 인형 등이 놓여 있다. 양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가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4일 오후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와 꽃, 인형 등이 놓여 있다. 양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9년 9월 인천, 5살 정인이는 손발이 뒤로 묶여 몸이 활처럼 휜 상태로 계부의 목검으로 100여차례 구타당하고 24시간가량 방치된 끝에 사망했다. 작년 12월 서울고등법원은 계부에게 살인 등 죄목으로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인천의 정인이도 살 수 있었다. 계부는 이미 2017년 1월 아동학대로 기소되어 2018년 4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정인이는 보육원에서 2년 이상 생활했지만 원가정 복귀 후 한 달도 안 돼서 집행유예 중인 계부에게 살해된 것이다. 인천의 정인이는 ‘분리’를 통해 2년 더 살았지만 정인이의 삶은 6년을 넘기지는 못했다.양천 사건 직후,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적극적인 분리 보호’ 대책을 발표했고 12월2일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12조에 따른 응급조치(72시간 이내) 제도가 있지만 현장의 소극적인 대처가 문제시되자 ‘2회 신고 시 응급조치 실시’ 규정을 신설하고, 또한 1년 이내 2회 신고 시 아동복지법 제15조에 따른 보호조치(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 아동복지시설 입소 등)를 적극 시행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법을 개정하면 마치 이전에는 법 제도가 미비해서 분리 보호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이 아니다. 현장 인력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인력을 교체하거나 교육하는 대신 ‘2회 신고 시 분리’라는 엉뚱한 대책이 나왔다. 분리조치는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다. 이 문제를 이렇게 기계적으로, 전문성이 의심되는 현장 인력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정부의 무관심,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그리고 2년 넘는 보육원 생활 끝에 원가정 복귀 후 사망한 인천의 5살 정인이에게 정부 대책은 아무런 답이 되지 못한다. 실로 무책임하다.2020년 1월 여주, 계모는 언어장애가 있는 9살 정인이를 베란다 찬물 욕조에 장시간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 여주의 정인이는 2016년 두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에 의해 무려 33개월 동안 원가정에서 분리 보호됐지만, 친부 요청으로 가정 복귀 후 사망했다.2019년 1월 의정부, 4살 정인이는 바지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친모에게 구타당하고 화장실에 장시간 감금되어 사망했다. 정인이는 언니, 오빠와 함께 2018년 5월까지 1년간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했지만 가정 복귀 후 1년도 안 돼 죽음에 이르렀다.‘분리’를 대책으로 내세우려면 분리 이후의 전 과정을 살펴야 했다. 쉼터 이후의 삶에 대해서 과연 누가 고민을 했나? 누가 책임질 것인가? 양천의 16개월 정인이는 세 차례의 신고에도 가해자와 분리되지 않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어떤가? 만약 분리조치를 했다면 정인이는 살 수 있었을까?‘2019년 아동보호전문기관 업무수행지침’에는 피해 아동에 대한 분리보호 시 ‘조속한 시일 내 아동이 안전한 원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가정 복귀 시 업무 절차는 ‘아동의 가정 복귀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 16개월 정인이의 의사 확인은 어렵고, 다음이 가정환경 조사인데 △보호자가 피해 아동의 양육을 원하는지 여부 △문제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 및 해소 여부 등 현장 인력의 판단이 절대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가정환경조사 서식에는 보호자의 거주 상태, 소득, 국민기초생활수급권 여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서, 정인이의 양부모가 ‘반성한다, 양육을 원한다’고 말하면 가정으로 복귀됐을 확률이 매우 높다.그래도 만약에 양천의 정인이가 살 수 있었다면, 잘 살 수 있었을까? 생존 자체도 중요하지만, 아동학대 생존자들의 삶의 질은 온전히 ‘살아남은 자의 몫’으로 떠넘기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다. 작년 5월 경남 창녕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정인이는 친모와 계부의 잔혹한 학대, 목에 채워진 쇠사슬과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부터 탈출했다. 창녕의 정인이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거리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움직이는청소년센터 엑시트’는 아동학대 생존자들과 일상적으로 조우한다. 엑시트의 윤경 활동가에게 ‘분리조치를 통해 양천의 정인이가 살 수 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의견을 물었다. “잘 살아남았을 것이라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엑시트에서 만나는 학대 피해 생존자들은 학대 가해자로부터 탈출한 지 수년이 지나도 그리 잘 살고 있지 않습니다. 학대 판정을 받고 시설로 옮겨졌지만 그곳에서도 폭력적인 경험을 했거나, 시설이 아닌 거리로 나섰지만 거리 역시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타인으로부터 존중받는 경험과 신뢰에 기반한 돌봄의 부재 그리고 신체적·심리적 폭력의 경험은 아주 오래도록 생존자들을 괴롭힙니다. 학대 초기에 학대를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대응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학대가 발생한다면 피해자에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사회적 지원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남은 피해 아동이 정말 살아남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정작 살아남은 정인이들을 문제아·범죄자·낙오자 취급하고 있다. 그들에게서 정인이를 보아야 한다.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의 첫 재판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정문 인근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화환의 리본을 고정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의 첫 재판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정문 인근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화환의 리본을 고정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클림비를 잃은 영국의 교훈
대중의 이목이 가해자 처벌에 집중될수록, 고장난 아동보호 체계의 문제는 은폐된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작년 8월 천안시장, 천안서북경찰서장,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장 등 관계기관장들을 아동복지법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책임자 처벌도 근본 대책은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엑시트, 민변 아동위원회, 국제아동인권센터 등 아동학대 문제를 천착해온 공익활동가들에게 물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아무도 모른다.’ 아동학대 사건은 수없이 다룬 전문가들도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2000년 2월 영국에서 9살 빅토리아 클림비가 친척의 지속된 학대로 사망했다. 그의 작은 주검에 밧줄로 묶고 담뱃불로 지져 생긴 128개의 상흔이 남아 있었고 영국 사회는 분노했다. 이에 영국 정부와 의회는 독립적인 법정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2년간 380만파운드(약 56억원)를 투입해 400쪽 분량의 ‘클림비 보고서’를 작성한다. 2003년 1월 발간된 보고서는 약 270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클림비의 삶과 죽음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108개의 정책 제언을 담았다. 같은 해 9월 재무장관은 클림비 보고서의 제언을 충실히 반영한 100쪽짜리 녹서(그린 페이퍼) <모든 아동은 중요하다>(Every Child Matters)를 의회에 제출했고, 2004년 11월 영국 의회는 녹서를 실현하기 위해 ‘2004년 아동법’(Children Act 2004)을 통과시켰다. 클림비의 죽음으로부터 4년9개월 만에 영국은 아동보호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혁한다.영국은 왜 클림비 보고서에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였을까? 2000년의 영국도 답을 몰랐던 것이다. 대증적인 조치로는 아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진실을 영국 정부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클림비 보고서는 학술적 목적이 아니라, 마치 코로나19 백신처럼 철저히 실용적인 목적으로 ‘피해 아동을 살리기 위해’ 쓰였다. 지름길은 없다.한국에서도 두 번의 진상조사가 있었다. 2013년 10월 발생한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2016년 7월과 9월에 각각 발생한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다.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조사위원회 형식이었다. 이 두 보고서는 한국판 클림비 보고서로 불렸지만 클림비 보고서처럼 현실 세계를 바꾸진 못했다. 대구·포천 사건 진상조사에 참여했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소라미 교수는 말한다. “양천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2016년 만 4살의 입양 아동이 입양된 지 7개월 만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입양 제도와 학대 대응 체계 곳곳에서 발생한 누수가 누적된 결과였다. 민간의 힘으로 입양 절차와 학대 대응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 1년에 걸쳐 준비한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했으나, 국회와 정부는 소극적으로 응대했다. 결국 법안은 20대 국회가 폐회되며 함께 자동 폐기되었다. 진상조사를 민간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한계이다.” 2016년 7월 예비 양부의 학대로 이미 뇌사 상태에 빠진, 대구의 4살 정인이의 친권을 서울가정법원이 가해자에게 넘긴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지만, 입양특례법은 바뀌지 않았다.지난 2일 양천 사건이 방송을 타고 정치권이 분주하다. 늘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순 없다.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을 제안한다. 일주일 만에 만드는 말장난 같은 대책 말고, 전문가들에게 욕먹는 대책 말고, ‘정인이’들 앞에 떳떳한 대책을 만들자. 처벌, 분리, 시설보호…. 이런 것들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조치일 뿐, 생존자에겐 돌봄이 필요하다. 정인이를 구조한 다음엔 어쩔 셈인가? 정인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적 돌봄 체계를 만들려면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돌봄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돌봄에는 돈, 시간, 신뢰가 필요하다. 이 문제의 본질은 ‘국가가 개입(분리)해서 살릴 수 있었다’가 아니라 ‘국가가 방임했다. 돌봄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는 것이다.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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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사회주의 경제, '자력갱생'으로 성공할까?

  • 기자명 김장호 기자
  •  
  •  승인 2021.01.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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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 (2) 사회주의 경제건설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을 구호로 든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가 8일(5~12)만에 폐회를 선언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개회사, 사업총화, 결론, 폐회사 등을 통해 당8차대회를 분석해 연재한다. [편집자]

(1) 7차와 8차사이 - ‘선군 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로 바꿨나?
(2) 사회주의 경제 전략
(3) 남북관계와 통일 전략
(4) 북미관계와 대외 노선
(5) 당규약 개정과 인선
(6) 김정은 총비서의 ‘결론’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은 지난 7차 당대회에서 결정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총화하고 새로운 5개년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과연 지난 5개년 계획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새로운 5개년계획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미진했으나 자신하는 이유

지난 5개년 계획에 대한 북의 평가는 간단하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은 “엄청나게 미달했다”이다. 그러나 평가를 조직하는 과정은 더 엄청나다. 8차 당대회를 준비할 때, 비상설 검열위원회를 조직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전당적으로 “빠개놓고 투시”보았다고 한다. 남측언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실패를 자인”했다고 요란을 떨고 있을 때, 북은 남을 탓하거나 조건을 탓하고 정치공방을 벌인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주체”에서 찾고 “주체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전당적, 전국가적 평가를 조직해서 7천 명이 집결한 당대회에서 공유했다.

경제건설에 대한 평가의 핵심은 <자강>으로 일관되어 있다. 
원래 목표에는 미달했지만, 지난 5년동안 “자체의 힘으로 경제발전을 지속시켜나갈수 있는 소중한 밑천이 마련”되었고, “우리 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물질적기초이고 생명선인 자립적민족경제, 사회주의경제의 기틀을 견지하고 그 명맥을 고수”했다고 평가한다.
자립적 민족경제, 사회주의 경제의 기틀을 유지한 정도가 뭐 그리 대단한 성과라는 것일까.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남측 경제가 아무 것도 수입할 수도, 수출할 수도 없는 조건에서 장기간 제재와 봉쇄에 시달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사고실험을 해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사실 이쯤되면 북은 무슨 개혁개방이니, 외자유치니, 시장경제니 하면서 경제문제를 풀기 위하여 다른 경제전략으로 전향을 해도 몇 번은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지난 총결기간(7차 당대회 이후 5년 기간) 경제건설 평가를 보면 오히려 자력갱생 입장이 더욱 투철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지난 시기 경제성과들은 “자체의 힘을 부단히 증대시키기 위한 지난 5년간의 투쟁에서 이룩한 성과들”이고, “장기간의 극악한 제재봉쇄와 혹심한 재난속에서 자력으로 이루어낸 것”이며, “평온한 시기의 경제건설수자에 비할수 없는 몇십배의 강력한 분발력, 발전력의 결실”로서, “난관을 뚫고 축적한 자강의 억센 힘”이 가져온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 평양의 야경
▲ 평양의 야경

실제로 북은 제재와 봉쇄속에서도 5년 총결기간 동안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지난 2018년 방북했던 인사들은 “평양이 천지개혁”하였다고 전했다. 사업총화보고서도 건설부문에서 큰 성과들이 나오고 “나라의 면모가 일신”되었다고 평가한다. 남측에서도 이미 보도로 많이 알려진 여명거리, 마식령 스키장, 삼지연시, 증평남새농장 등 엄청난 성과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농업부문에서 “알곡생산령아 전례없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휴대폰을 들고 대형마트를 찾는 평양시민을 보는 것은 이제 낯익은 풍경에 속한다.

그럼에도 북은 이번 당대회에서 지난 5개년 경제건설을 매우 엄정하게 평가했는데 그 지점은 3가지이다.
첫째는 지난 5개년 계획을 과학적 타산없이 주관적으로 너무 높게 잡았다고 비판했다. 목표달성 미진에는 원래 달성할 수 있었던 것보다 너무 과하게 높게잡은 잡은 계획에도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북미협상이 노딜로 끝나고 제재가 지속되는 조건, 연이은 수해,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하면, 수치적 목표달성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세계경제도 장기저성장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과학기술이 실제로 경제건설을 견인하는 기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정보지식경제가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선행 과학기술연구가 중요하고, 이를 생산에 도입하는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군수공업의 과학기술적 성과를 민수로 돌리는 과정도 단순하지는 않다. 또한 부족한데 수입할 수도 없는 장비와 시설, 원재료 등을 모두 자체 과학기술력로 자립화, 국산화해서 경제성장으로 연결하는 공정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 8차 당대회는 바로 이 지점에 대한 시행착오와 부족점을 포착하고 평가지점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불합리한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비보강하는 사업에서 진척이 더디다는 비판이다. 그리고 이러한 낡은 관점과 무책임, 무능을 그대로 두고서는 전진할 수 없다는 강력한 질타가 나오고 있다. 결국 경제도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전체 경제사상사업, 경제지도사업, 경제사업체계, 방식, 작풍 등에서 발생한 결함들로 인하여 무궁무진한 내부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이렇게 조선노동당은 지난 5개년 목표에는 수치적으로 미진했다고 평가하고는 있지만 자신들이 처한 조건, 내부의 결함 등에 대해서는 매우 확신성 있게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문제를 잘 던지면 문제 속에 이미 해답있다는 것처럼 이번 경제건설평가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조선노동당이 경제문제설정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가짜뉴스를 양산하게 된다.

▲ 순천비날론 공장
▲ 순천비날론 공장

금속과 화학에 집중

8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경제전선의 주타격방향을 바로 정하고 여기에 힘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중심과업은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경제발전의 관건적고리로 틀어쥐고 기간공업부문들사이의 유기적련계를 강화하여 실제적인 경제활성화를 추동하며 농업부문의 물질기술적토대를 향상시키고 경공업부문에서 원료의 국산화비중을 높여 인민생활을 한계단 올려세우는것입니다“

이 한 문장에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다.

무엇보다 금속과 화학에 집중한다. 
그 이유는 이른 바 주체철, 주체비료, 주체섬유 비날론, 즉 주체경제의 중핵이 바로 금속과 화학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전력, 석탄, 철도운수 등 선행부문이 경제발전의 전초선으로 정비되어야 경제의 쌍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금속과 화학이 힘을 쓸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경제 선행부문의 정비가 일정하게 된 조건에서도 경제발전의 잠재력이 극대화되지 못하는 것은 금속과 화학이 약한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속분야에서는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된 주체철의 양산체제를 더욱 확대정비하는 문제이고, 화학공업의 국산촉매개발과 화학제품생산의 양질적 확대가 경공업 원자재 국산화의 성패로 연결되는 문제이다.

다음으로 기간공업부문들 사이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한다.
사회주의 경제법칙에는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높은 경제발전속도의 법칙과 더불어 경제부문사이의 통일적 균형의 법칙이 있다. 이것은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의 통일적 지도를 통해 달성된다. 그래서 전체 경제에서 기계장비는 원만한데 철강재가 부족하다거나 하는 양적 불균형이나 통신기계부문은 강한데 통신설비는 약하다거나 하는 식의 질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제의 균형과 연관을 잡아가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기간공업부문의 유기적 연계문제는 자립적 민족경제,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활성화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데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농업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고 경공업 원료자재의 국산화, 재자원화하여 인민생활을 향상한다.
새로운 5개년 계획은 향후 5년 안에 알곡생산목표를 무조건 수행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식량문제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게끔 하겠다는 결심으로 보인다. 국가의무수매계획도 2019년도수준을 보장하겠다고 하였다. 국가차원에서 식량공급을 정상적으로 하겠다는 자신감의 반영이다.
경공업에서는 원료, 자재의 국산화, 재자원화가 중심고리이다. 재자원화가 국산화와 동급으로 취급된다. 코로나19이후 곡물파동징후나 비대면배달산업으로 인한 생필품 쓰레기가 중요한 환경문제로 등장하는 조건이다. 향후 5년 안에 식량자급과 생필품원료의 국산화와 재자원화가 상당수준에서 달성된다면 북의 인민생활에서는 다시 한 번 커다란 전환이 올 것이고 그 파장도 클 것이다.

▲ 2020년 북 수해복구 마을
▲ 2020년 북 수해복구 마을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주요 특징

새로운 5개년 경제계획의 <성격>은 정비전략, 보강전략이다. 이러한 성격은 ”어떤 외부적영향에도 흔들림없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정상궤도에 올려세우는 것“이라는 5개년 계획의 <목적>과 연결된다.
다시 말해 금속, 화학을 중심으로 기간산업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정비, 보강전략이라고 한 것이고, 이러한 토대가 갖추어지면 어떤 외부적 영향하에서도 흔들림없이 경제가 돌아가며, 새로운 고도성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타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새로운 5개년 계획의 <목표>가 <지속적인 경제상승>과 <인민생활의 뚜렷한 개선향상>에 두고 있다는 점과도 부합된다.

이번 새로운 경제개발5개년 계획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시,군,농촌 균형발전계획이다. 특히 지난번 수해복구과정에서 검덕지구 광산도시 건설과정이 크게 영향을 주고 최도지도자의 미룰 수 없는 중대결심으로 확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건설, 시군 농촌건설에서 중요한 것은 자체발전에 국가적 지원을 결합시키고, 특색있게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5개년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5개년계획은 현실적 달성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고려하고, 국가경제의 자립적구조를 완비하고 수입의존도를 낮추며 인민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요구를 반영하여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계획자체만 놓고 보아도 실현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더 깊이 따져볼 것은 어떤 힘으로 밀고 나가려고 하는가 하는 점이다.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는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다. 그리고 그 자력갱생은 ‘국가적인 자력갱생’, ‘계획적인 자력갱생’, ‘과학적인 자력갱생’이라고 주창하였다. 

흔히 자력갱생하면 생산력이 매우 취약한 고립적인 농촌경제를 상상하며, 현대경제에는 적용하기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자력갱생하면 내핍경제, 버티기경제에 불과하지 흥하는 경제, 부국번영의 경제전략으로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몇 가지 점에서 자력갱생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우선 그 의미 면에서 보면 표현이 좀 낯설어서 그렇지 사실 거품을 제거하고 내실이 튼튼한 경제를 하자는 것이고, 일부 가정경제나 지방경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계획을 가지고 현대지식경제수준에서 자립경제를 실현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적인 부국번영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력갱생을 국가적, 계획적, 과학적으로 진행한다면, 그리고 일방적으로 강요된 경제와 달리 자체의 주동적인 전략으로 밀고나간다면 그 실현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고 할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에는 오히려 자립경제노선이 재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 자력갱생 경제노선이 이제는 빛을 보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 8차 당대회는 새로운 경제계획 성공의 전제로 내각이 나라의 경제사령부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경제관리를 결정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과학기술의 힘으로 생산정상화와 개건현대화, 원료, 자재의 국산화를 적극 추동하면서 대외경제활동을 자립경제의 토대와 잠재력을 보완, 보강하는데로 지향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8차 당대회 마지막날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3대 정신을 강조했다. 
결국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제1국력이라고 말하는 일심단결의 힘으로 자력갱생전략에 입각하여 인민생활 향상을 지향하며 완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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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설 연휴 특별방역대책 실시...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은 완화

연휴기간 이동량 최소화 방침 “친지 방문 자제 권고”…헬스장·학원·노래방 등 집합금지 해제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1-01-16 13:07:00
수정 2021-01-16 1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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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1.01.16.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1.01.16.ⓒ사진 = 보건복지부/뉴시스  
 
정부가 설 연휴기간 철도 좌석을 50%로 제한하는 등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한다. 지역 간 이동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18일부터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은 일부 업종에 한해 완화되고, 전국 카페의 경우 식당과 마찬가지로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6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설 연휴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14일까지 2주간을 설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지정했다.

연휴기간 이동량을 줄이기 위해 철도는 창가 측 좌석만 판매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유료화를 검토한다. 휴게소는 밀집방지를 위해 혼잡안내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실내 취식을 금지할 예정이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는 18일부터 제공한다. 봉안시설의 경우, 명절 전후 5주간 시간대별로 사전예약제를 운영하고, 제례실과 유가족 휴게실은 폐쇄한다.

고궁과 박물관 등도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수용 가능 인원의 30% 수준으로 이용인원이 제한된다.

정부는 연휴기간 방역 체계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비상대응체계를 운영한다.

1339콜센터는 24시간 대국민 상담과 안내를 유지한다. 선별진료소와 감염병 전담 병원 등의 진단검사와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응급실 등 비상진료체계도 차질 없이 운영할 방침이다.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한 특별입국절차와 해외입국자 별도 운송을 지속하고, 자가격리자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긴급대응체계도 유지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설 연휴까지 3차 유행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은 낮아 잘못하면 부모님과 가족, 친지, 이웃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지금은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함께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설에는 고향과 친지 방문, 여행을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방역을 우선하는 명절이 될 수 있도록 영상통화 등을 통해 안전하게 차례를 지내실 것을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8일 서울 중구 서울역 경부선 승강장에 정차한 KTX 열차 내에 승객들이 창측 좌석에 앉아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철도(코레일)와 SR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모든 여객열차의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2020.12.08
지난달 8일 서울 중구 서울역 경부선 승강장에 정차한 KTX 열차 내에 승객들이 창측 좌석에 앉아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철도(코레일)와 SR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모든 여객열차의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2020.12.08ⓒ김철수 기자

일부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운영제한 완화…전국 카페는 매장 내 취식 허용

다중이용시설 운영제한은 일부 완화한다. 집단감염이 감소하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생계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수도권 집합금지 업종은 유흥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집합금지를 해제한다. 실내체육시설·학원·노래연습장·스탠딩공연장·방문판매업 등이 해당된다. 클럽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5종과 홀덤펍은 2단계부터 집합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시설이기에 이번 수도권 집합금지 완화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들 업종은 신고면적 8㎡당 1명으로 이용인원을 제한해 밀집도를 낮춘다. 각 시설별로 이용 가능한 인원은 출입문 등에 게시해야 한다. 위험도가 높은 방문판매업은 16㎡당 1명으로 이용인원을 제한한다.

정부는 사람 간 2m 간격 유지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를 면적으로 치환하면 4㎡가 된다. 통상 다중이용시설 면적 40%는 사람 간 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신발장 등 공용 면적인 점을 고려해, 인원제한 기준을 8㎡로 설정했다.

집합금지가 해제되더라도 상시 마스크 착용과 음식 섭취 금지 등을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5인 이상 동반 입장과 모임도 금지된다.

세부 시설별 특성을 반영한 방역수칙도 마련했다. 가령, 노래연습장은 이용 후 소독을 실시하고 30분이 지나야 이용할 수 있다. 실내체육시설 중 격렬한 그룹 운동은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형평선 논란이 일었던 카페는 전국적으로 식당과 동일하게 매장 내 취식을 허용한다. 다만, 테이블과 좌석을 한 칸 띄어 좌석의 50%만 활용해야 하며,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와 칸막이 설치가 의무화된다.

전국 스키장의 부대시설도 집합금지가 해제된다. 스키장 내 식당과 카페에 대해서는 방역수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키장에 대한 오후 9시 이후 운영중단과 셔틀버스 운행 중단 등은 유지한다.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을 현행 21시에서 22시로 늘리자는 요구가 있었으나,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거리두기 단계 수칙에 따라 수도권은 14종, 비수도권은 6종의 시설이 21시 이후 운영이 제한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밤 9 이후에는 2차 문화 등으로 추가적인 활동이 더 빈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밤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대해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에 관리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단계는 2주간 연장한다.

지난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16명으로, 아직 감소폭이 충분하지 않고 2단계 기준에도 미달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단계 하향은 주간 하루 평균 환자 수가 400명대로 진입하면 위험도를 평가해 검토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2주간 연장한다.

권 1차장은 “지금의 고비만 잘 넘긴다면 예방접종과 치료제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방역대응에 나설 수 있다”며 “설 특별방역대책이 종료되는 2월 중순까지 지금의 노력을 유지한다면 확실하게 3차 유행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대응 국면에 들어설 수 있으니 조금 더 함께 힘을 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31일 서울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에서 테이블과 의자들이 한곳에 쌓여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2020.08.31
지난해 8월 31일 서울 스타벅스 광화문우체국점에서 테이블과 의자들이 한곳에 쌓여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2020.08.31ⓒ김철수 기자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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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청소노동자가 묻는다 "어떻게 서비스 질을 낮추나요?"

코로나 건물도 청소한 LG 청소노동자, '서비스 질' 이유로 내치다니

21.01.16 10:00l최종 업데이트 21.01.16 10:00l
 고용승계와 처우개선, 노조활동 등을 요구하다가 집단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고용승계와 처우개선, 노조활동 등을 요구하다가 집단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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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닦을 바닥 여섯 번 닦는다고 했다. LG트윈타워분회 김정순 조합원은 이렇게 얘기했다.

"출퇴근할 때 엄청 조심하죠. 지하철 손잡이도 될 수 있으면 잡지 않고. 아무것도 묻히지 않으려고요. 중심을 못 잡아 흔들거리면서도 손잡이를 잡지 않아요. 그만큼 조심을 했어요. 그리고 일터에 와서 더 깨끗이 닦아요. 세 번 닦을 걸 여섯 번 닦아요."

LG가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 S&I코퍼레이션은 LG트윈타워 80여 명의 집단 해고에 대해 '서비스 질이 저하돼' 지수INC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수INC는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 구미정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일감 몰아주기가 드러나자 LG는 고모들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했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곳 

 

서비스 질이 낮아졌다는 얘기는 청소를 열심히 안 했다는 뜻이다. 조합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 청소노동자라면 누구나 모욕감을 느낄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얘기를 했다.

2020년 LG트윈타워에서도 코로나 감염자가 있었다. 2020년 2월에는 LG트윈타워 옆에 있는 파크원 공사 현장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8월과 9월에는 트원타워에서 일하는 사람이 감염됐다. 이순예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은 이렇게 얘기했다.

"9층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는데 그 층 엘리베이터 앞에 출입금지 푯말이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 보고 그 층에 들어가 청소하라고 했어요. 감독은 따줘야 하는 문이 있는데 그 문도 안 따주고 아예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우리만 청소하래요. 정말 겁났어요. 무서웠어요. 그런 적이 두 번이나 있었어요. 9층에서도 있었고, 6층에서도 있었고.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노동자들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일했다. 방호구나 방호복은 꿈꿀 수도 없었다. 감염자가 있는지 모르고 일하기도 했다. 한 번은 감염자가 나온 층에서 일하던 직원이 출근했는데 집에 보내 놓고 조합원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두려움만이 아니라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순예 조합원의 얘기다.

"이 건물이요.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주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어주잖아요. 그런데 직원들이 퇴근하면 싹 꺼버려요. 여름엔 엄청 덥죠. 더워서 마스크 쓰고 일하는 게 정말 답답했어요. 땀이 줄줄 흐르고. 우리 야간은 그런 게 힘들어요. 그래도 마스크 철저히 썼어요. 혹시라도 우리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코로나 걸리면 안 되고, 또 우리가 더 열심히 청소해야 안전할 수 있고. 시간 날 때마다 손 씻고."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초기에는 천 마스크를 일주일에 두 개 정도 지급하고 이후 1~2개월 덴탈 마스크를 일주일에 하나 지급하다가 이후로는 아예 지급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지급을 요구하니 관리자들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서비스 질을 어떻게 저하시킬 수 있어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로비에서 농성중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를 응원하고 있다.
▲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로비에서 농성중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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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은 물었다. 어떻게 서비스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느냐고. 코로나가 덮쳤는데 어떻게 더 열심히 일하지 않을 수 있냐고 말이다. 10년 동안 호텔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말을 듣던 노동자들이 노조 만든 지 1년 만에 청소를 제대로 안 하는 사람들로 내몰렸다.

이상한 점은 한두 개가 아니다. 미화직 청소노동자 80여 명은 집단해고됐지만 시설직은 그대로 뒀다. 미화직 노동자들의 관리자들인 '감독', '반장'들 역시 그대로 일하고 있다. 서비스 질을 저하했다면 그 서비스를 총괄했던 관리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청소는 쉴 틈 없는 반복노동이다. 눈길이 많이 가는 노동이다. 이쪽이 괜찮으면 저쪽이 더러워지고, 이쪽을 정리하면 저쪽이 어지러워진다. 한 사람이 3~4개 층을 맡아 쉴 틈이 없었다. 몸 성할 날도 없었다. 허리와 무릎을 자주 굽혀 가며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노동에 직원들과 고객들의 안전이 달려 있다.

코로나가 터진 후 모두가 소독과 위생, 방역의 중요성을 공감했다. 그 소독과 위생, 방역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바로 청소노동자들이다. LG트윈타워 노동자들은 그 일에 최선을 다했다. 감염자가 발생해 누구도 들어가지 않는 층에서도.

재벌에게 막히는 노조할 권리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규탄하며 LG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청소노동자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사람대접을 받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돌아온 것은 집단해고로 쫓겨났다”며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승계가 보장되고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LG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말했다.
▲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규탄하며 LG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청소노동자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사람대접을 받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돌아온 것은 집단해고로 쫓겨났다”며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승계가 보장되고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LG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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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로비에서 농성을 한 지 한 달 되는 날이다. 전기도 끊기고 난방도 끊기고 식사 반입도 중단되는 상황을 참았다. 용역들의 모욕과 조롱도 참았다. 이제는 하루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이 될지 모르는 퇴거 가처분 재판이 남아 있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어머어마한 액수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가족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던 것도 LG고 그래서 구훤미, 구미정씨가 바닥 한 번 닦지 않고 5억을 투자해 200억 원이 넘는 떼돈을 벌게 해 준 것도 LG고, 이제 지분 매각으로 꼬리를 자르겠다고 발표한 것도 LG다. 자회사를 만든 것도 LG다. 자회사와 친족 기업을 통해 수많은 LG그룹 빌딩을 청소, 관리하는 것도 LG다. 무엇이 싫기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걸까?

이유는 단 하나로 좁혀진다. 청소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다. LG빌딩, 삼성빌딩, SK빌딩, 현대차 빌딩 등 수많은 대형빌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와 S&I코퍼레이션, 지수INC는 조합원들에게 다른 빌딩으로 들어가서 일하라고 한다. 고령층이 주로 일하는 직종이기에 건강하면 65세 이상까지 일할 수 있다고 말해놓고 이제는 안 된다고 한다. 이게 모두 노조를 깨려 하는 일임을 조합원들은 알고 있다. (S&I코퍼레이션 측은 계약해지가 노조 결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 편집자 주)

용역들에게 막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수많은 노동자, 시민이 LG트윈타워로 찾아오고 있다.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꼭 이기세요!"다. 경제위기에 코로나 재난까지 겹쳐 가난한 노동자의 삶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들의 권리는 계속 짓밟히고 있다. 특히 재벌들에게 짓밟히고 있다. 정부는 모른 체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공약이었던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

재난 앞에서도 묵묵히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 보건의료, 물류택배, 돌봄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청소노동자는 서비스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이 왜 모욕을 당해야 하는가? 이들의 권리가 왜 막혀야 하는가?

LG트윈타워에서 희망을 본다. 꼭 이기세요! 다시 한 번 간절하게 외친다.

덧붙이는 글 | 이용덕 시민기자는 LG트윈타워 집단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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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북한의 마스터 플랜은 '단번도약'

[단번도약, 북조선] (1) 북한의 새 과제는 '압축성장' 뛰어넘는 도약

북한에도 새로운 무대가 열렸다는 뜻이다. <유라시아 견문> 연재를 통해 프레시안 독자들에게 20세기 질서가 저물고 새로운 질서가 열리는 시대에 새로운 모색을 소개한 이병한 EARTH+ 대표가 우리 인접국인 북한의 미래를 점치는 새 연재 '단번도약, 북조선'을 소개한다. 이번 연재는 약 3개월에 걸쳐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다. 편집자.

 

1. 운칠기삼


 

십년이 흘렀다. 강산도 변했다. 세 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지나 문재인을 만났다. 오바마와 트럼프는 가고 바이든이 온다. 이단아 트럼프와의 이색적인 깜짝쇼는 허망하게 끝났다. 이제 미국의 주류, 본진과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워밍업을 마치고 본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잠시 멈춤, 심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30년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마침 집권 10년차, 업그레이드에도 적절한 시점이다.


 

그래도 여전히 30대이다. 1984년생, 37살이다. 전 세계 30대 지도자 가운데 가장 경륜이 쌓인 리더이다. 건강관리에만 만전을 기한다면, 30년 후에도 집권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사왕조 체제, 백두혈통에 대하여 왈가왈부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당장은 별나라와 딴나라, 이웃나라 사정인 탓이다. "우리민족"과 "주적" 사이, "두 나라" 감각부터 훈련한다. 민족적 일체감과 반국(半國)적 배타감을 모두 접어두고, 실사구시로 접근한다. 북이 안정된 성장을 구가해야, 남도 평안하고 평온해질 수 있다.


 

2011년 그가 등장할 때, 나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 있었다. 너덧 살 아래의 동생뻘이 북조선의 최고 수장으로 등극했다. 처음부터 직감했다. 나의 인생의 절반 이상이 '김정은 시대'가 되리라는 것 말이다. 동세대일 뿐만 아니라 '동시대인'이라 접수한 것이다. 미래를 함께 살아가고 더불어 만들어가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필히 접점을 만들고, 점점 접촉을 늘려가야 했다.


 

시운이 좋다고도 여겼다. 그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역량이 더 출중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문명사학자의 견지에서 보건대, 개인의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대적 상황이다. 조상의 지혜를 빌리자면, 운칠기삼(運七氣三)이다. 선대를 옥죄었던 미국의 패권이 저물어가는 시점에 그는 출발했다. 할아버지는 미국의 최전성기를 온몸으로 감당했다. 아버지는 일방적인 소련의 해체로 촉발된 탈냉전기, 선군정치로 몸빵을 해야 했다. 반면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내리막길에 권좌에 올라탔다.


 

2020년대, 미-중 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역전된다. 2028년을 점쳤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5년으로 당겨졌다. 골든크로스, 변곡점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대세는 크게 변치 않는다. 양국 간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해방 100년이 되는 2045년, 건국 100년이 되는 2048년, 한국전쟁 100년이 되는 2050년 무렵이면 아시아가 주도하는 신세계질서가 완연하게 펼쳐진다. 유럽의 19세기, 미국의 20세기를 지나, 아시아의 21세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아편전쟁 이전으로의 전진(Back to the Future), '반전의 시대'가 완수되고 완성되는 것이다. 그때에도 그는 여전히 일흔이 채 되지 않는다. 집권 30년을 넘는 경험을 축적한 노련하고 노회한 60대의 지도자가 되어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왕조국가의 전성기는 일백년 초석을 다진 후, 삼대와 사대 째 열리는 경우가 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8차 당 대회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북한은 '자주적' 생존을 위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중요한 목표를 갖고 있다. ⓒ로동신문

2. 재조산하


 

고로 대세에 부합하는 대계, 재조산하(再造山河)의 마스터플랜을 짜야 하겠다. 2015년, 해방 70주년을 기하여 <유라시아 견문>을 떠날 때부터 내심으로 내 나름의 통일사업, 실력양성운동이라는 다짐을 품었다. 3년을 발품하여 30년의 밑천을 쌓겠다는 복안이었다. 북조선의 발전모델이 될 만한 나라들도 두루 살폈다. 눈에 든 나라가 크게 셋이다. 유럽의 스위스, 중동의 이스라엘, 동남아의 싱가포르이다. 600만의 싱가포르, 850만의 이스라엘, 900만의 스위스 인구를 합하면 얼추 2400만 북조선에 근접한다. "그린/글로벌 스위스", "밀리테크 이스라엘", "스마트 거버넌스 싱가포르" 등 핵심 키워드도 후루룩 떠올랐다. 장차 북조선의 개혁개방에 청사진으로 삼아도 무방한, 아니 충분한 밑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제네바 : 알프스의 소년,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초고도 후다닥 써내려갔다. 그러나 끝내 정리하지도, 발표하지도 않았다. 때는 2017년 봄, 한반도 정세가 원체 엄중하고 험악하던 시절이다. 태평양을 사이로 말 폭탄이 무시로 쏟아졌다. 30대 리더의 가능성을 전망하는 글을 썼다가 욕받이는 따 놓은 당상이었다. 비판과 비난이 걱정되었다. 혹여 연재가 중단될까 우려되었다. 감내하기보다는 묻어두기로 했다. 글도 때가 맞아야 하는 법이다. 이제야 그 때가 온 것 같다. 이제는 쓸 수 있다. 지난 10년을 반추하고, 다음 10년과 30년을 리셋하기에 안성맞춤 한 최적기이다. 귀국하고도 3년, 1000일을 묵혀둔 착상을 이제야 글로 풀어낸다.


 

지난 20세기 후반, 한국의 발전을 수식하는 말로 '압축성장'이라는 것이 있었다. 구미가 경험한 300년 근대화 과정을 30년 만에 해치웠다는 뜻이다. 상징적인 구호가 '빨리빨리'였다. 지적으로 세련되게 표현하면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조선은 그 300년을 30년으로 압축할 것도 없다. 산업문명에 기초한 근대화모델은 폐기처분되어야 할 적폐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시대의 기후재난과 팬데믹, 6번째 대멸종의 원흉이다. 구미는 물론이요 한국과 제3세계가 노정한 시행착오의 반복 없이 단숨에 단번에 퀀텀 점프로 비약해야 한다. 그들 식으로 표현하면 '단번도약',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미래 경쟁에 당장 뛰어드는 것이다. '로켓맨'이라는 비아냥을 로켓과학자 같은 발상의 대전환, 문샷(Mooshot)으로 되받아치는 것이다. 고로 스마트뉴딜도 그린뉴딜도 별천지 이야기가 아니다. 공히 북조선의 과업이자 과제가 될 것이다.


 

당분간 북조선에서 다당제를 기대키는 어렵다. 그렇다면 유사왕조의 유사일당제 국가이면서도 세계 최고의 거버넌스를 구축한 싱가포르를 학습해 봄직하다. 유능한 당국(Party-State)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대하게 성장한 군부의 활로를 새로이 열어주어야 한다. 군대는 첨단과학기술의 총아이다. 핵기술과 인공위성기술은 북조선도 세계수준이다. 공히 에너지산업과 우주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군사테크놀로지를 산업화하고 상업화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스라엘의 밀리테크 노하우를 배워올 수 있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의 대세와 대국을 두루 살피며 북조선의 장래를 구하는 최고 지도자의 견문과 안목이다. 다행히도 현재 북조선의 리더는 10대 시절 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 남매이다. 공교롭게도 유럽 중에서도 가장 세계화된 스위스에서 살았다. 제네바회담이 열리고, 다보스포럼도 열리는 곳이다. 알프스의 소년/소녀였던 "정은이와 여정이"가 사춘기를 보낸 곳이다. 프리퀼로부터 연재를 시작한다. 산악열차 빙하특급(Glacier Express)을 타고 스위스로 이동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1141040139973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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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들의 ‘마지막 선택’… 총파업 결심한 이유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1.01.15 18:28
  •  
  •  댓글 0
 
 
 

재벌택배사 대국민약속 해놓고 분류인력 꼼수, 심야배송 지속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 논의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좌초 위기
택배노조, ‘살고 싶다 총파업’ 선포… 20~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택배노동자는 살고 싶습니다.”
“잠시 택배 배송은 멈추지만, 택배노동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이 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며 “국민과 함께 하는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을 선포했다.

지난해 과로로 16명의 택배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재벌택배사들은 택배노동자 과로사의 주요 원인인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지만, 약속은 온데 간데 없다. 그러는 사이 지난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도 한 명의 택배노동자는 과로사로 사망했고, 4명의 택배노동자는 과로로 쓰려졌다.

▲ 전국택배노동조합이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 을 선포했다.
▲ 전국택배노동조합이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 을 선포했다.

계속되는 과로사… 과로사 방지 약속은 무위였다

택배노동자들이 ‘마지막 선택’이라며 총파업을 결심한 이유는 이렇다.

12월7일, 부산 기장 롯데택배노동자 과로로 쓰러짐
12월14일, 서울 강동 한진택배노동자 과로로 뇌출혈
12월22일, 서울 동작 한진택배노동자 과로로 뇌출혈
12월23일, 경기 수원 롯데택배노동자 과로사
1월12일, 서울 강남 한진택배노동자 과로로 뇌출혈

배송 도중 쓰러졌고, 자신의 차량에서 쓰려졌다. 출근 준비하면서 쓰러졌고, 분류작업을 하는 도중 쓰러졌다. 동작과 강남의 택배노동자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했다. 그해 10월22일 CJ대한통운 박근희 대표이사는 택배노동자 과로사에 대해 사과하며 500억을 들여 4000여 명의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10월 26일 한진택배와 롯데택배도 분류작업 인력 1000명 투입, 야간 배송 중단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택배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심각성,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못이겨 ‘한때 소낙비만 피하고 보자’는 꼼수였고 약속은 무위였다.

▲ 지난해 10월22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지난해 10월22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인력투입은 없었고, 심야배송은 계속됐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에게 분류작업 인력에 대한 고용책임과 비용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15일 총파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원청 책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500억원을 들여 4000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 이 약속에 분류인력 책임이 누구에게 있고, 누가 비용부담을 해야 하는지 담겨있다. 원청이 책임지고 투입하겠다는 것이 국민과의 약속이다.” 그러나 분류인력 투입 비용은 택배노동자들에게 돌아왔다.

CJ대한통운과 대리점 간의 인수비용 협약서엔에는 대리점주가 분류작업 인력의 고용주로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대리점이 분류작업 인력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다. 대리점은 이 비용을 택배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택배노조가 터미널 표본 조사를 통해 CJ대한통운 분류작업 인력에 대한 택배노동자 비용 전가 현황을 살펴본 결과 “CJ대한통운은 분류비용 70%를 대리점 연합회에 전가하는 상황”으로 “70%를 부담해야 하는 대리점은 대리점 관리비를 명목으로 대리점 수수료를 인상하는 편법을 동원해 택배노동자에게 그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제기했다. 그 비용이 한 달 12만 원에서 30만 원이나 된다.

롯데택배와 한진택배에선 사실상 분류작업 인력은 투입되지 않았다. “롯데는 분류비용 투입을 명목으로 본사에서 박스당 10원을 대리점에게 지급하겠다고 하지만 롯데택배 규모와 택배기사 수를 감안했을 때 13명 당 1명을 투입하겠다는 꼴이다.”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한진택배는 분류인력 200명 투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단 1명도 투입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심야배송 중단을 과로사 대책으로 발표했던 한진택배에선 심야배송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쓰러진 서울 동작 한진택배노동자도 새벽 2시부터 최대 6시까지 배송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진택배 노동자의 심야배송 상황 문자메세지 [사진 : 전국택배노조]
▲ 한진택배 노동자의 심야배송 상황 문자메세지 [사진 : 전국택배노조]

“노동조합 있는 곳에 분류인력이 투입되고 있고, 그나마 분류인력이 투입된 곳에선 과로사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비용전가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12월과 1월, 숨지거나 의식 불명인 노동자는 분류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은 롯데와 한진택배에서 발생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의 악순환을 끊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분류인력 투입이라는 것이 이미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약속은 파기되고 있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11월 과로사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도 발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도 약속은 파기됐다

지난 8일, 생활물류선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노동시간의 개선, 휴식권의 보장, 위탁계약 갱신청구권 6년 보장, 표준계약서 작성 및 사용 권장 등 택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관한 내용이 담겼지만 ‘분류작업’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은 명시되지 않았다. 분류작업 문제를 비롯한 쟁점 과제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7일 정부 여당과 택배업계, 택배노동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출범했다. 국토교통부는 생활물류법의 분류작업의 모호성을 인정하고, 분류작업의 명확화를 ‘사회적 합의기구’에 포함하고 이를 시행령이나 표준계약서를 통해 보완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택배노동자들이 생활물류법의 제한성에도 이를 반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기구에선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책임과 비용 명확화 ▲주5일제 도입 등 작업조건 개선 ▲택배가격·거래구조 개선 ▲택배산업 갑질 근절방안 마련 ▲택배노동자 적정 수수료 보장 등 상생방안에 대한 의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네 차례의 회의가 열렸다.

▲ 지난해 12월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출범식에서 김태완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지난해 12월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출범식에서 김태완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 뉴시스]

12월 15일 사회적 합의기구 1차 실무회의에서는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분류작업에 대한 합의사항들은 12월29일, 2차 실무회의에서 택배사들의 일방파기로 합의되지 못했다. 24일 생활물류법이 국토교통위 법안소위를 통과하자 태도가 바뀐 것. 택배사용자들은 “합의가 아니라 잠정 합의였다”는 말로 합의를 나몰라라 하거나, ‘분류작업’이라는 용어 자체를 부정하며 ‘인수작업’이라는 용어를 사용, “분류작업이 택배노동자의 업무이며 그 책임이 사용자에 있지 않다”고 억지를 부렸다.

택배사들이 1차 합의를 파기하고 국토교통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등 과로사 방지를 위한 분류작업 문제는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택배노동자들은 총파업 나설 수밖에 없었다. 총파업의 결의는 단호하다. “오는 19일 5차 회의가 있다. 딱 그 회의까지만 참석할 것이다.”

5대 주요요구안이 타결, 합의되지 않으면, 오는 20~21일 CJ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5개 택배사 소속 55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27일부로 무기한 사회적 총파업에 전면적으로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더 이상 죽을 수 없기에, 살기 위해, 전 국민과 함께 하는 총파업을 벌일 것이다.”

택배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한 분류작업 인력투입 ▲원청택배사가 분류작업 인력에 대한 관리 및 비용책임 ▲야간배송 중단 지연배송 허용 ▲비정상적인 택배요금 정상화(소비자가 지불하는 택배비 2500원 중 택배사에 지급되고 있는 택배비는 1500원, 백마진으로 착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연말 연초를 맞아 택배물량은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조건에서 설 명절 특수기(1월 26일부터)까지 다가온다.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과로사 발생은 불을 보듯 자명한 상황이다. 그래서 택배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한 ‘살고싶다 사회적 총파업’을 결단할 수밖에 없없다. 그래서 설 명절 특수기에 들어가기 전인 19일까지 대책합의와 합의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일손을 멈추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 우체국택배도 총파업 결의

우체국물류지원단(지원단)과의 교섭에서 교섭결렬을 선언한 우체국택배 조합원들(택배노조 우체국본부)이 파업의 결의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기준 물량 190개 준수 ▲공짜 분류작업 중단 ▲일괄지정 배달처 폐지 ▲노사협의회 설치 ▲일방적 구역조정 중단을 요구했지만 지원단은 “법률 검토해보겠다”, “우정사업본부와 협의해 보겠다”, “지원단 권한 밖의 문제”라며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응하거나 일방적 교섭 지연 등 교섭을 해태했다.

지원단은 2020년 5월 노사 간 합의한 ‘일 평균 190개의 물량 준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했다고 주장하지만 현장에선 확인할 길이 없다. 뿐만아니라 “단 한번도 하지 않은 노사협의를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편한 구역은 집배원에게, 힘든 구역은 위탁배달원에게 배송을 떠넘기고 구역 조정까지 압박”하는 등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은 국가 공공기관의 정규직·비정규직 차별에 시달리는 중이다.

노조와 지원단과의 교섭은 결렬됐고 쟁의행위 조정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우체국택배 조합원들이 겪고 있는 현장 갑질, 분류작업 개선 등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기구 의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만약 19일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우체국 단체협상 파행이 계속되면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택배노조의 입장이다.

총파업을 선언하는 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해결을 위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은 그 어떤 사안보다 뜨겁다. 국민들의 필수영역인 택배를 멈추겠다는 결심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전히 죽음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부터, 우정사업본부부터 모범 사용자의 모습을 보이고, 민간 택배사들이 정부의 모습을 따라올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현장을 찾아 택배노동자들과 함께 과로사 대책 이행 점검에 나서고 있는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국민들은 택배가 늦어져도 ‘늦어도 괜찮아’라고 이해하고, 택배비용 인상에도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택배 이용자들의 불이익만큼 택배노동자들에겐 어떤 개선이 있었는가”라고 되묻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택배사들에게 돌아가고 있고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손을 멈추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는 결단으로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한 택배노동자들에게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 설 명절을 한 달여 앞둔 15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사 물류센터에서 택배노동자들이 분류 및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설 명절을 한 달여 앞둔 15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사 물류센터에서 택배노동자들이 분류 및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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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코로나 영업제한’ 국민투표 시험대 올린다

등록 :2021-01-15 07:03수정 :2021-01-15 08:29

 

상점 일시 중지 등 대책법 통과되자
시민단체, 8만6천명 서명 모아 제출
“주권자 의지 없이 위기관리도 없어”
정부 생활 제약에 부정적 여론 높아
조항 상당수 투표 시점에 효력 잃지만
“미래 위기에 참고할 중요한 선례 될 것”
2020년 12월22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베르비에 알파인 리조트의 곤돌라가 운행 중이다. 영국인들이 스키 휴가를 즐기는 곳으로 알려진 이 리조트에서 수백명의 영국인 광광객들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떠나 지역으로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AFP 연합뉴스
2020년 12월22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베르비에 알파인 리조트의 곤돌라가 운행 중이다. 영국인들이 스키 휴가를 즐기는 곳으로 알려진 이 리조트에서 수백명의 영국인 광광객들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떠나 지역으로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AFP 연합뉴스
 

스위스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코로나19 방역 법률의 타당성을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과 공중보건을 위해 시민 생활을 제한하는 정책 사이의 갈등이 국민투표를 통해 논의되는 이례적 사건이 될 전망이다.
스위스 시민단체인 ‘헌법의 친구들’은 13일 코로나19 대책법의 폐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8만6000명의 서명을 모아 연방정부에 제출했다. 스위스에서는 1년에 네번, 3개월마다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연방 법률이나 정책에 이의가 있는 경우, 공지 시점으로부터 100일 안에 5만명 이상의 서명을 모으면 국민투표를 요구할 수 있다. 연방정부는 국민투표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번 국민투표는 이르면 6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스위스 의회는 상점 운영의 일시적 중지 등 방역 대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코로나19 대책법을 통과시켰다. 이전에도 감염병 대책법에 근거해 시민 생활을 제한할 수 있었지만, 의회의 감시 아래 일시적으로만 가능했다.‘헌법의 친구들’ 간부인 크리스토프 플루거는 “우리는 정부가 팬데믹을 이용해 통제를 강화하고 민주주의는 약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접근 방식으로 발생할 장기적 문제는 중대하다. 우리는 주권자의 의지 없이는 위기관리도 할 수 없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스위스에서는 방역을 위해 시민 생활을 제약하는 것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스위스 공영방송 <에스에르에프>(SRF)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5%는 ‘정부 대책으로 개인의 자유가 제한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3분의 1가량은 ‘식당과 술집을 밤 11시에 닫게 하는 것도 지나치게 과도한 조처’라고 답했다.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말 알프스산맥 인접 다른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재유행을 우려해 스키장 문을 닫았을 때도 홀로 스키장 영업을 허용했다. 하지만 최근 스위스도 코로나19 재유행 기세에 놀라 강력한 봉쇄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8일 식당과 술집, 각종 레저시설을 2월까지 닫도록 했다. 지난 12일에는 이를 생활필수품 관련 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로 확대했다. 인구 850만명가량인 스위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9만명 이상이다. 하루 감염자는 지난해 11월2일 1만명을 넘었으나 봉쇄가 실시된 뒤인 최근에는 하루 3천명 정도로 줄었다.폐지 여부를 묻게 될 코로나19 대책법 조항 중 상당수는 국민투표 시점에는 효력을 잃게 설계되어 있다. 국민투표의 실익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헌법의 친구들’은 미래 위기 상황에 참고할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978914.html?_fr=mt1#c0dd432ebbba8cd97e391a389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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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4일 저녁 당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최강 군사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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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1/15 09:14
  • 수정일
    2021/01/15 09:1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1.15 08:24
  •  
  •  수정 2021.01.15 08:37
  •  
  •  댓글 0
 
조선노동당 제8차당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이 14일 저녁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조선노동당 제8차당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이 14일 저녁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이 14일 저녁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당창건 75주년에 맞춰 열린 심야 열병식에 이어 석달만에 열린 것이며, 당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으로는 처음이다.

통신은 100장의 열병식 사진을 함께 공개했으며,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의 고결한 애국충성의 결정체인 첨단무기들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주었다"고 '최강 군사력'을 과시했다.

8차 당대회에서 '핵전쟁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1만5,000km 사정거리에 명중률을 제고한 전략무기, 수중 및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500㎞ 전방 종심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 등 개발 계획을 밝혔으나 열병식에 선보인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조선로동당식 전략무기',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 등으로만 표현했다.

사진 속 김 총비서는 검은색 가죽 상의에 털모자와 가죽장갑을 착용한 모습으로 열병식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 총비서와 함께 주석단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인 최룡해·조용원·리병철·김덕훈이 자리잡았고 제8기 당중앙지도기관 성원으로 선출된 박태성·정상학·리일환·김두일·최상건·김재룡·오일정·김영철·오수용·정경택·리영길·박태덕·허철만·김형식·박명순·리철만·태형철·김영환·박정근·양승호·전현철·리선권 등이 나왔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권영진 총정치국장, 김정관 국방상 등도 주석단에 나왔으며, 당과 정부, 군에서 오래 활동한 원로들인 김영남·최영림·양형섭·김기남·최태복·김경옥·리용무·박봉주 등이 주석단에 초대되었다.

열병식은 박정천 군총참모장이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열병식 검열을 위해 정렬을 마쳤다는 보고를 하고, 리병철 부위원장이 주석단의 김 총비서에게 열병식 보고를 한 뒤 시작됐다.

북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주었다'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북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주었다'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제1군단, 제2군단종대, 제4군단종대에 이어 중추군단이라고 하는 제5군단 종대와 해군종대, 항공 및 반항공군 종대, 그리고 핵무장력인 전략군 종대, 지상·해상·공중 저격병, 평양 방어를 위한 고사포병군단, 제91군단, 제3군단 종대, 해안 국경 수비 군단 종대 등이 순서대로 광장에 들어서 열병행진을 진행했다.  

뒤를 이어 땅크(탱크)부대종대, 기계화보병사단종대, 산악보병종대, 정찰병종대가 행진하고 전자교란작전부대 종대를 비롯한 전문병 종대들과 사회안전무장기동부대 종대가 나아갔다.

하늘에서는 호위비행종대 등이 하늘에 당마크와 8차당대회를 기념하는 '8'자를 새기며 열병비행을 시작했다. 

장갑차 종대를 선두로 한 기계화 종대의 열병행진에는 최신형 전술로케트 종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력 탱크 종대와 최신형 자행포 종대가 뒤를 이었다.

통신은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기념 열병식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혁명강군의 힘, 우리 당의 절대적인 힘이야말로 일심단결의 원천이며 이 불가항력이 있어 주체혁명위업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철리를 온 세상에 뚜렷이 과시하였으며 전당, 전민, 전군을 당대회결정 관철을 위한 혁명적 대진군에로 힘있게 고무추동하는 의의깊은 계기로 되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승현 기자 shlee@tongilnews.com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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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朴판결에 한겨레 “사면 안돼” 동아 “결단해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1/15 08:56
  • 수정일
    2021/01/15 08:5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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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판결 당사자 ‘이재용’ 이름 없는 조선 동아… 법원 ‘박원순 성추행’ 인정에 ‘부실수사’ 지적
 
 

 

15일 아침신문 최대 화두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확정 판결 소식이다. 사면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한겨레는 국민 동의 없는 사면을 반대한 반면 동아일보는 “대통령 사면은 여론조사를 봐가면서 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면을 촉구했다. 이번 판결로 조만간 이뤄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이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는 ‘이재용’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의 1면 키워드 : 박근혜, 트럼프, 김학의

15일 아침신문 1면 공통 키워드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대법원 두 번째 판결에서 징역 20년을 확정 받았는데,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조선일보를 제외한 8개 신문 1면에서 관련 기사를 내고 ‘사면’ 여부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소추안 하원 의결 소식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마찬가지로 조선일보를 제외한 8개 신문은 미국 소식을 사진 기사로 다뤘다. 미 국회의사당에서 폭력 사태를 대비해 출동한 주 방위군의 모습을 담거나 검정 원피스를 입고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사진을 실었다.

▲ 1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15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판결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 소식도 1면에 담지 않은 조선일보가 주목한 이슈는 원전 에너지 정책 수립 당시 위법성 여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김학의 사건 당시 법무부에 대한 수사 소식이다. 1면 톱 기사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가리켜 “집 지키라 했더니 주인 행세”를 했다며 비판한 대목을 제목으로 뽑았다. 부제에는 “뭘 숨기려고... 문 정권 레임덕 가속화시킬 뿐”이라는 야당의 입장을 담았다.

조선일보의 1면 사진은 ‘단독 입수’한 김학의 전 법무차관 출국 당시 인천공항 현장 사진이다. 긴급 출국금지 요청이 접수되기 전 출국 제지를 위해 법무부 직원들이 탑승구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상부 지시도 없이 법무부 직원끼리 그랬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법무부와 청와대 등 윗선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국민 동의 없는 사면 안돼”
동아 “사면 여론조사 아닌 대통령이 결정”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최종 확정받았다. 앞서 박씨는 비선실세 최서원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정유라씨 승마지원비 등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새누리당 공천개입 혐의로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하면 박씨가 받은 전체 형량은 22년이다.

이날 판결을 다룬 언론 보도는 사면에 대한 입장을 두고 차이가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징역 20년 확정... 사면 논란 재점화” 기사에서 건강 상태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부제를 통해 “박 건강상태 계속 나빠져 코로나로 면회도 자제 고립상태”라고 부각했고, 본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어깨 통증이 목과 허리로까지 번진 상태라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박 사면, 여론만 의식 말고 통합 포용 위해 결단하라” 사설을 내고 직접적으로 조속한 ‘사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 동아일보와 한겨레 사설 제목.
▲ 동아일보와 한겨레 사설 제목.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번 판결의 ‘의의’를 부각했다. 한겨레의 경우 성한용 선임기자가 쓴 1면 기사 “박근혜 20년형 확정... 국정농단 심판 마침표”를 통해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를 강조했다. 성한용 선임기자는 ‘사면’여부 보다도 자본권력 통제,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가 가진 문제에 더 주목했다.

사면에 대한 ‘여론조사’를 두고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상반된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한겨레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의견도 사면반대(54%)가 찬성(37%)을 크게 앞섰다”며 “국민적 동의가 없는 사면은 고려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조사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전직 대통령 사면은 여론조사를 봐가면서 할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통치권적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 15일 중앙일보 기사.
▲ 15일 중앙일보 기사.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재용’ 이름 없는 조선 동아

전직 대통령 박씨에 대한 재판이 끝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뇌물공여자 파기환송심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와 법원조직법상 양형기준에 따라 합당한 판결이 선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뇌물공여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뜻한다.

이날 한겨레,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등이 기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형량을 받을지 주목된다”(경향신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서울신문) 등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한겨레는 “(이번 판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건넨 86억원이 뇌물이라는 사실이 사법적 판단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15일 서울신문 기사.
▲ 15일 서울신문 기사.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 전 부회장의 이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조만간 선고가 예정돼 있고, 특검이 이 전 부회장을 언급하는 입장을 냈는데도 이를 기사화하지 않은 것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전직 대통령 박씨의 공소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언급했다.

법원 ‘박원순 성추행’ 인정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이 징역 3월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이기도 하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해 박 시장 사건에 대한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다른 가해자 성폭행 사건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고 인정한 것이다. 15일 주요 일간지는 이번 재판에서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원 ‘박원순 성추행으로 피해자 정신적 고통’ 인정”(경향신문)
“법원 ‘피해자, 박원순 성추행으로 상당한 고통 받은 건 사실’”(국민일보)
“법원 ‘박원순 성추행으로 피해자 고통’”(동아일보) 
“법원 ‘박원순 음란 문자 확인’... 경찰 5개월 수사 ‘빈손’ 논란(서울신문)
“법 ’박원순 성추행 인정... 피해자 상당한 고통’”(세계일보)
“박원순 성추행 틀림없는 사실... 법원이 인정했다”(조선일보) 
“법원 ’박원순 성추행은 사실, 정신적 고통 입혔다’”(중앙일보) 
“법원 ‘박원순 성추행으로 피해자 정신적 고통은 사실’”(한겨레)
“법원 ‘박원순 성추행에 정신적 고통 사실’... 피해자측 ’언급해 다행’”(한국일보)

이번 판결로 지난달 경찰이 박 전 시장 성추행과 측근들이 성추행 방조 혐의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데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5개월간 수사했음에도 빈손에 그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가해자는 없어지고 피해자만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15일 한겨레 기사.
▲ 15일 한겨레 기사.

“지상파 중간광고 철회해야” 기사 쏟아져 

한국신문협회가 14일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자 15일 다수 신문에서 이를 기사화했다. 15일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가운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국민일보가 이를 기사화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2면에 관련 기사를 다루는 등 비중 있게 실었다. ‘조중동’은 앞서 중간광고 도입 비판 기사를 내기도 했다. 광고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상파 중간광고를 도입하면 종편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종편을 겸영하는 신문사들이 이 문제에 더욱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언론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기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15일 조선일보 기사.
▲ 15일 조선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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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님, 감사원입니까 정치원입니까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고] 법원 판결 무시한 에너지전환 정책 감사, 즉각 중단해야

21.01.15 07:21l최종 업데이트 21.01.15 07:21l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이 감사원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 감사'에 대한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감사원 감사원
▲  감사원.
ⓒ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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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2019년 청구한 공익 감사청구를 수용해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감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정책을 감사 대상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감사원이 수년 전부터 '감사 정치'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 따지고 넘어갈 시기가 된 것 같다.

감사원이 밝힌 감사 취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박근혜 정부 당시 발표된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다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정 하위계획인 전기본에 따라 에기본을 수립한 것 아니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수립된 에기본이 있는데 왜 2017년 계획이 이를 따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이다.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이 이전 정부와 다르면 '위법'이라고?

정부의 정책은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17년 국무회의에서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의결했다. 이후 각종 에너지계획은 그 방향에 맞춰 수정됐다. 그러나 감사원이 거론한 2017년의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은 박근혜 정부 당시 수립된 것이다. 원전의 점진적 축소를 약속한 정부가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은 이전 정부의 계획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인식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의 정책은 절대불변의 것이어야만 한다.
 

수상태양광 시설 둘러보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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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국가계획들은 각각의 법에서 규정한 수립 시기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전기본과 에기본은 그때가 법적 수립시한이었을 뿐이다. 반면 원자력진흥계획은 2017년 1월에 수립됐기 때문에 2022년에야 변경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전기본과 에기본을 원자력계획과 맞추지 않았냐고 주장하는 건 억지에 불과하다. 원자력계획 역시 2022년 초 변경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법부 판결까지 무시하는 감사원의 안하무인 

2017년 발표된 전기본이 이전 정부에서 발표된 상위계획과 달라 위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두 번째 감사 취지도 납득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것 역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전 정부 정책과 다르면 위법한 것으로 보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에 대해선 이미 대법원 판례까지 있다. 2015년 대법원은 수자원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반한 하위계획이 나오자 이를 철회해 달라는 청구에 대해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상위계획은 하위계획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계획이 서로 다르다고 해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이 판결을 모를 리 없다. 산업부 역시 이를 이미 감사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감사원이 법원 판결에 반하는 감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 적법했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를 강행한 바 있다. 감사원이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벌어진 것이다. '감사원이냐 정치원이냐'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 왜곡된 신념을 정치화하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은 지난 11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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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감사를 주도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최근 원자력은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잘못된 신념이 거짓보다 더 위험하다는 철학자 니체의 말이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자신에 대한 감사청구는 셀프 기각했다.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월성1호기에 대해 불법적으로 감사를 강행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기각한 것이다.

게다가 월성1호기 감사에서는 7년간 기준치 이상의 삼중수소가 배출됐다는 안정성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고 경제성만을 평가했다. 놀라운 일이다. 최재형 원장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 안전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에너지전환정책에는 계획적으로 몽니를 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버려라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 중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일화가 있다. 프로크루스테스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눕힌 후 키가 크면 남는 다리는 잘라버리고, 키가 작으면 침대길이에 맞춰 몸을 늘려 살해했다는 무서운 이야기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에너지전환은 악(惡), 원자력은 선(善)이라는 신의 계시'라는 왜곡된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에라도 늦지 않았다.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감사는 전면 중단하고, 월성1호기 삼중수소 누출 문제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야 한다. 그게 국민이 원하는 감사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성환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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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외면하는 ‘큰 손’ 국민연금, 올해는 달라질까?

지배구조 중심 중점관리사안, 사회 분야로 확대 추진…“산재 항목 추가해 책임투자 강화해야”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1-01-14 17:53:38
수정 2021-01-14 18: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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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태일3법 입법쟁취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0.09.24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태일3법 입법쟁취 사업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0.09.24ⓒ김철수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기준에 산업재해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산재 발생 시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이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일으켰을 때 회사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산재는 주주권 행사 대상에서 소외돼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등 일반적인 수단 외 추가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기준에는 중점관리사안이 있다. 해당 사안이 발생하면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 사항 등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개선이 없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선임 등 안건을 낼 수 있다.

현재 운영하는 중점관리사안으로는 투자 기업에서 산재가 발생해도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국민연금이 세계 3위, 국내 최대 규모 연기금으로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산재에 대해 책임 있는 주주권 활동을 펼 수 있도록 중점관리사안을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규모는 약 132조원으로, 산재 우려가 큰 전자·자동차·건설 등 제조업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전자 10.9%, 현대차 11.47%, 현대건설 10.32%, 포스코 11.43% 등 주요 대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산업안전은 중대한 사회 문제”라며 “국민연금 주주 권한을 폭넓게 해석해, 산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재해, 52개 항목 중 하나로 관리…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 미미

현행 5개의 중점관리사안에서 산재가 반영되는 사안은 ‘ESG 등급 하락’이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분야의 13개 이슈, 52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되는 등급이 2단계 이상 하락하면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다.

산재 관련 항목은 사회 분야에 포함된다. 산업안전 이슈에 ‘산재다발사업장’ 항목이 있다.

산재 발생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산재가 여러 차례 발생해야 산재다발사업장으로 지정되고, 지정된다고 해도 수십개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로 반영될 뿐이다.

중점관리사안에서 ESG 평가 결과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은 임원 보수와 배당 등으로, 산재와는 관련이 극히 적다.

산재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ESG 평가 지표에서 중점관리사안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수많은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산재 관련 항목을 독립적 중점관리사안으로 뽑아 지정하는 건 국민연금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데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산재 발생은 해당 기업 재무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쳐 국민연금 투자 건전성을 위협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586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재해율(전체 노동자 중 재해 노동자 비중)이 1% 증가 시 1인당 영업이익은 318~343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평균 1인당 영업이익이 약 3,535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고재해에 따른 실적 타격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산재 발생 기업은 현행법상 각종 제재를 받아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사고 재발이 우려될 때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작업 중지 해제는 기업의 해제신청서 제출과 지방노동청 심의위원회 논의 등 절차를 거친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01.08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1.01.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연금 산업안전 관리, 하청사 범위 확대해 법 사각지대 메워야

중점관리사안에서 ‘산업안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도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산재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법적 제재에 따른 투자 위험 등을 감안하면, 국민연금도 법이 규정한 중대재해를 중점관리사안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한다. 산안법상 중대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2명 이상이 다치는 등 경우를 이른다.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에서도 중대재해를 산안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청사에서 발생한 산재도 중점관리사안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청사 등 공급망에 대한 관리 강화는 원청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게 세계적 추세다.

특히 한국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사 노동자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중대재해법도 원청에 하청사 산재 책임을 묻고 있다. 하청사에 대한 산재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 경영진도 처벌 대상이 된다. 원청의 산재 관리 대상에 하청사를 추가하고 관리가 미흡할 경우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하청사에서 발생한 산재는 원청 대기업에도 재무적·비재무적 영향을 미친다. 가령 하청사 공장에서 산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면 원청은 부품을 납품받지 못하게 된다. 기업 신뢰도가 낮아지고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중점관리사안에 산재 항목을 넣는다고 해도, 지분을 가진 상장사로 괸리 대상이 국한되면 책임투자 강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산재가 원청 대기업 일감을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규모 하청사에서 발생하는데, 비상장 중소기업은 국민연금 지분 투자 대상이 아니여서 산재가 발생해도 주주권 행사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2019년 산재 사망자 총 2,020명 가운데 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1,665명으로 82%를 차지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원청 대기업에 하청사 산재 발생 책임을 묻는 건 국제적 기준”이라며 “국민연금의 투자 기업에 대한 관리는 최소한 현행법 수준은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중대재해법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중대재해법은 하청사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으로 한정했는데, 법 집행 과정에서 원하청 관계 입증이 어려워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나 사무국장은 “중대재해법은 구멍이 많은데,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에게 사각지대에 놓인 산업안전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 중점관리사안은 원청 대기업의 산재 책임 의무를 보다 폭넓게 해석해 연기금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사회와 환경 분야 중점관리사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관련 회의가 연기돼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기준 기업 규모별 재해자 및 사망자
2019년 기준 기업 규모별 재해자 및 사망자ⓒ고용노동부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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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OO 판사가 누구냐" 그게 궁금할 때가 아니다

[주장]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유죄 판결, 사법 개혁의 필요성 각인시키다

21.01.14 07:34l최종 업데이트 21.01.14 07:34l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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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난장판이 된 미국 의회 관련 뉴스가 단연 화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며 의사당을 불법 점거한 장면이 신문과 방송의 1면을 장식했다. 무력 충돌 과정에서 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을 자처한 미국이 어쩌다 저 지경이 됐느냐며 모두가 혀를 끌끌 찼다. 맹목적 트럼프 지지자가 20%를 넘는다는 건 미국의 민주주의가 파탄이 났음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나라의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 법이다. 그때 한 동료 교사가 말을 끊었다.

"트럼프 개인에게만 탓을 돌릴 순 없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SNS에 일상을 장악당한 미국 국민에게 있다고 봐요. 비단 미국에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죠. 지난해 검찰 개혁 국면에서도, 어제 나온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의 판결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해요."

미국만 둘로 쪼개진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남 걱정할 때가 아니라, 미국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사회를 성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무력을 써서라도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경향은 감염병처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NS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SNS의 폐해를 바로잡지 못하면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거라고 예언했다. '사회적 그물망'이라는 의미의 SNS는, 언제부턴가 뜻 맞는 이들끼리 모여 울타리를 둘러치고 타인들의 접근을 막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판결 분석보다 판사 분석 

과연 그랬다. SNS에는 내 편과 네 편만 존재한다. 흑과 백, 피와 아, 좌와 우, 진보와 보수만 있을 뿐, 중도는 없다. 중도를 자처했다간 양쪽 모두에게 비판을 받는 회색분자로 낙인찍힐 따름이다. SNS는 양자택일만 가능할 뿐, 벤 다이어그램 상 교집합은 애초 존재할 수 없는 세계다. 자연스럽게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의 판결로 화제가 전환됐다.
 

 전교조가 세월호참사 1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전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교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전교조가 세월호참사 1주기를 하루앞둔 2015년 4월 15일 오전 청와대 부근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교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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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OO 판사라는 사람, 박근혜 지지자 아니야?"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는 소식에 황당해하며,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지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모든 사회적 갈등을 사법부의 판결로 해결하려는 분위기 속에 판사에 대한 '신상털이'는 필수 절차가 됐다. SNS는 뒷조사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다.


일약 SNS의 스타가 된 그는 대전지방법원의 현직 부장판사로, 지난 7일 대전과 충남 지역 전교조 소속 교사 6명에게 벌금형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실 이번 판결이 판사의 이름과 행적을 콕 집어 조리돌릴 만큼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선례가 있어서다.

해당 교사들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상 규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교육부가 2019년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지만, 재판은 이어졌고 지난 2020년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뒤 이어진 개별 하급심의 판결이다. 무려 참사가 일어난 지 7년이 지났고, 검찰이 기소한 지도 4년 넘게 흐른 뒤다.

말하자면, 그는 두 달 전 상고심에서 대법원의 기각 판결 취지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건, 그저 하급심 판사로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충직한 판사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물론, 그의 '충직함'이 안타깝긴 하다. 판사는 각자 독립적으로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데,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대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른 점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일개 지방법원 판사인 그에게 대법관에 맞서는 '투사'가 되라고 요구할 순 없다.

'구 판사가 누구냐'는 반응이 두려웠던 건, 그가 누구 편이냐며 따져 묻는 것처럼 느껴져서다. 그의 고향과 출신 학교를 따지고, 지금껏 그가 내린 판결 내용을 뒤져 성향을 분석하려는 습성은 개인별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고약한 태도다.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그의 판결을 두고 SNS에선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교실을 정치화하는 전교조에 일침을 가한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환호하는 이들과, 정의를 가르쳐야 할 교사에게 불의에 침묵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발끈하는 이들이 끝없이 충돌한다. 와중에 찬반의 입장만 남고 판결의 의미는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다.

구 판사는 진보적인 정부에 주눅이 들지 않은 '영웅'이면서, 동시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다를 바 없는 청산해야 할 '적폐'다. SNS가 규정한 그의 정체성이다. 이렇듯 여론이 극단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는, 그도 그가 내린 판결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구OO 라는 이름에 주목할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법부의 퇴행적인 판결 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이 공격당할수록 검찰이 혼연일체가 되듯, 구OO가 공격당할수록 사법부는 똘똘 뭉치게 된다.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조직이라면 개혁은 백년하청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그의 이름에 천착할수록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윤석열에게 매몰되어 검찰 개혁의 대의명분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던 경험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그에 대한 호불호에 부화뇌동하는 건 정작 달은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가락에 연연하는 꼴이다. SNS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사법개혁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사진입니다.
▲ 드론으로 항공촬영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2019년 10월 12일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제9차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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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연이은 유죄 판결은 정권 교체는 물론, 시대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법부의 '독립'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헌법적 권리라는 주장이 여전히 대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집단행동을 처벌하려면 특정 정치 세력과의 연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도 무용지물이 됐다.

그들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교사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를 결성하거나 가입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공무원법에 대해 '그 밖의 정치단체' 항목이 지나친 규제라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럴진대, 그들 앞에서 국제적 기준 운운하는 건 쇠귀에 경 읽기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희망은 있다. 이번 유죄 판결로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고, 초록 동색인 사법부의 개혁이 절실함을 각인시킨 계기가 되고 있다. 법원이 검사동일체의 무소불위 검찰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터다.

교사들 사이에선 판사의 개인적인 양심에 정치기본권을 의탁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질문도 잇따르고 있다.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그들에게 '구걸'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는 자괴감의 표현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보다 법률 해석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그들이 '갑 중의 갑'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이번 판결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건,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의 몫이다. SNS가 덧씌운 맹목적인 찬반의 굴레에서 벗어나,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에 담긴 국가주의와 기득권의 논리를 간파하고 공유해야 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자주 토론해야 한다.

정치기본권은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자 의무다. 교사도 시민이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교사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 조항을 들이대는 건, 국가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고 기득권 세력에 맞서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일 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 파는 법, 시민으로서 교사의 노력과 연대가 우선되어야 한다.

기실 정치적 중립은 이현령비현령의 개념이다. 교사의 정치적 발언이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들이 하품할 소리다. 정치적 논쟁을 장려하는 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며 아이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첩경이라는 건, 국내외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치적 중립은 교사에게 부과되는 의무라기보다, 정치 권력이 교육에 개입하지 말라는 선언에 가깝다. 관제 행사에 교사와 아이들을 동원하는 등 학교를 정치 권력의 선전장으로 활용해온 굴절된 현대사를 성찰해야 한다. 그런데도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판결이 계속된다면, 사법부가 인권의 보루는커녕 불의한 권력의 일원임을 고백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사족 하나. 한 지인은 구 판사의 처지가 이해된다며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고 했다. 그가 대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른 건 '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평소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린다고 알려진 그가 대법원의 판단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는 거다.

그저 조직 내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단언했다. '보신'을 위한 그의 판결이 사법부 내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사법 개혁만큼은 외부적 강제가 아닌 내부적 성찰로 시작될 수 있을까. 다른 일선 판사들의 대응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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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플라스틱 칸막이 50만개는 다 어디로 갔을까

등록 :2021-01-14 04:59수정 :2021-01-14 10:10

 

재사용하려니 파손 위험, 재활용하려니 이물질 ‘덕지덕지’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수능 칸막이를 제거하다가 책상 상판이 뜯어졌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2021학년도 수능 때 쓰인 플라스틱 칸막이 처리를 두고 재활용 업체와 학교 현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칸막이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제거 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큰 데다 이물질까지 붙어있어 처리 과정 곳곳이 난관이다.

앞서 지난해 11월15일 환경부와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시험에 쓰이는 칸막이 50만개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기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수능 직후 재사용 수요를 점검하고 시도교육청이 학원, 학교 등 재사용처에 공급하는 식이다. 남은 칸막이는 재활용 업체 등이 수거해 재활용한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에서 고사장으로 쓰인 학교 등을 대상으로 재사용 수요를 조사했고, 재활용 물량에 대해선 이르면 오는 15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수거 작업이 이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급적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칸막이를 공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칸막이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거하다 파손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칸막이가 얇은 아크릴판 재질인 데다가, 책상에 양면테이프로 끈끈하게 부착되어 있어 떼어내는 과정에서 부서질 위험이 높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양면테이프를 (다리) 양쪽에 각각 붙였는데 시간이 지나서 떼려니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시범 삼아 칸막이 몇 개를 떼어내봤는데, 떼는 과정에서도 파손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잘 안 떨어지는 칸막이를 누군가가 떼려면 인력도 필요하고 시간도 투입해야 해서 그냥 두고 있다. 마침 코로나19 상황도 지속하고 있으니 그냥 붙어있는 상태로 재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재사용을 못 하는 물량은 별도 회수 후 재활용을 하는데 이곳에도 난관이 있다. 칸막이에 양면테이프와 종이 등이 붙어있는데, 재활용 과정에서 이런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면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 노환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부회장은 “칸막이 본판에 유브이(UV) 코팅이 되어있고 다리에는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까지 붙어있다. 코팅은 기계로 벗겨낼 수 있지만, 양면테이프와 종이상표는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이 많이 발생해 손해를 감수하고 재활용 처리를 할 계획이다. 앞으론 양면테이프를 쓰는 건 지양했으면 한다. 홈을 파서 조립식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재활용 수거 대상인 칸막이는 50만개 중 10만3000개가량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0만개의 책상 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립식으로 안전하고 견고하게 칸막이를 설치할 수 없다”며 “테이프로 붙은 칸막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손되는 물량이 있지만,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 더 쉽게 칸막이를 제거하는 방식이 공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혹시 수능 방역용 칸막이를 다시 사용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제작 방식에 대해 교육부와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제 최우리 기자 summer@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695.html?_fr=mt1#csidx38f0a9cb34224a491aaa116fadec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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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솎아보기] 정권 ‘때리는’ 조선일보를 ‘위선적’이라는 한겨레

[아침신문솎아보기] ‘양극화대책’ 사설에서 보수언론 비판한 한겨레…언론보도 징벌적 손배, 2월에 통과하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하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이익공유제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니 더 강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부터 기업을 압박하는 조치라는 반발까지 ‘양쪽’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14일 한겨레는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이익공유제를 비롯한 특별재난연대세, 사회연대기금 등 다양한 대책들을 정치권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수언론에서 이러한 양극화 완화 대책을 ‘반시장 정책’으로 규정해 비판했는데 이러한 보수언론 논조를 한겨레가 사설에서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동안 논란이 됐던 언론보도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등 관련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 이어 ‘가짜뉴스 특위’도 신설할 방침이다. 코로나 관련 허위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이유로 언론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주장이다. 역시 언론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 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 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이낙연 제안 ‘이익공유제’, 비판 거세
 
민주당이 코로나 방역을 위한 집합금지 등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영업손실을 보상하겠다는 방안인데 큰 틀에서는 야당들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방식에는 이견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최근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손해가 막중한 가운데 곳곳에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동아일보는 “與 ‘온라인몰 수익, 매장과 공유’ 검토…부유세-사회연대세 주장도”란 기사에서 이낙연 대표가 지난 1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플랫폼 시대에 적합한 상생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함께 이날 ‘당내 코로나 불평등 해소 TF’ 출범 소식을 전했다.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감소한 만큼 이 수익 일부를 나누자는 주장으로 이 대표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것을 원칙”이라고 했다. 

이 대표 제안에 비판이 적지 않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익공유제 제안을 ‘제2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규정하고 “내놓을 금목걸이도 없고, 있더라도 이제 내놓고 싶지 않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기존 예산안 중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이는 등 재편성 방안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 지원 없이 그냥 둬도 알아서 잘하는 대기업 연구지원 예산, 대기업 제품 구입시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 등은 삭제하고 공무원 월급도 올해 인상분 삭감은 물론 그 이상으로 고통분담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말로는 국민통합을 외치며 기업과 고소득자에게 선의나 구걸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냐”며 “지금은 기업의 선의 뒤에 숨는 후원자를 자처할 때가 아니라 재난 시기 사회연대를 이끌어낼 책임있는 정치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2년간 한시적으로 ‘특별재난연대세’ 도입을 주장했다. 

▲ 14일 동아일보 5면
▲ 14일 동아일보 5면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여당 내부에서도 이익공유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익공유제 취지에는 공감하나 자발적 참여로 실효성 담보가 안 된다”며 “사회연대세라는 정공법으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다른 기사에서 ‘이익공유제’에 대한 재계 입장을 전했다. 이 신문은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익을 어떻게 특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신문에 “기업이 수익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 수혜 기업’이라고 특정 짓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했고, 한 정보기술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기에 얻은 이익을 무조건 코로나 때문으로 몰아갈 수 없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 일궈낸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도 이익공유제를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준조세나 다름없고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 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정부가 할 일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려는 발상”이라며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갈라치기”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대구의 한 독자기고를 통해 “단지 이익을 많이 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것은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억지 논리”라며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이동훈 논설위원은 ‘만물상’ 칼럼에서 코로나로 최대 이익을 본 정권부터 토해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 추진 소식에 대해 SNS 댓글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가장 큰 혜택을 본 집단은 정권과 민주당이니 너희 월급부터 내놓아라”, “코로나 덕에 당선된 의원 월급 70%를 환수하자”, “정권이 본 이익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다. 얼마 내놓을래?” 등을 인용했다. 

그는 “정권은 그동안 이익공유는 고사하고 철저하게 독식했다”며 “코로나로 이익을 가장 많이 본 정권과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독주·폭주했으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힘들게 실적을 낸 기업들을 향해 번 돈을 토해내라고 한다. 참으로 염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 14일 한겨레 사설
▲ 14일 한겨레 사설

 

사설에서 보수언론 비판한 한겨레 

한겨레는 사설에서 “‘코로나 양극화’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자산 격차는 더 심해지고, 민생의 어려움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며 “이익공유제, 특별재난연대세, 사회연대기금 등 다양한 대책들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보수언론들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모두 ‘반시장·반헌법적 정책’으로 규정한다”며 “‘편가르기’ ‘기업 팔 비틀기’ ‘선거용’이라는 딱지를 갖다 붙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뒤 여야 의원들이 이익공유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대안들을 내놓았는데 한겨레는 이에 대한 평가나 비판, 이견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이러한 양극화 완화 대안들의 논의 필요성과 그 취지를 더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3일 사설에서 “코로나 때문에 돈 벌었으니 토해내라고 요구한다고 될 일인가”라고 했고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임박한 선거 일정을 고려한 정략”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해당 부분을 인용한 뒤 “야당인 국민의힘은 보수언론들의 이런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며 “‘코로나 승자’들한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마땅하지만 이들 언론은 정부가 빚을 더 내거나 증세를 해 재정지원을 늘리자는 데 대해서는 더 강하게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겉으로는 양극화 해소가 절실하다고 말하면서 가장 핵심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모두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위선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남의 몫을 빼앗아가느냐’는 식의 저급한 주장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 “법으로 막는 영업 법으로 보상 추진”에서도 중소상공인 등 코로나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해 정치권이 대체로 공감하는 측면에 주목했다. 

보통 언론에서 정의당의 주장을 전하며 이 대표 이익공유제 제안을 비판한 것에 초점을 뒀지만 한겨레는 피해국민에 대한 재정지원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면을 부각했다.

한겨레는 “정의당은 민주당 보다 적극적”이라며 “정의당은 이미 지난 12일 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법을 2월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역시 재정지원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재정부담을 우려해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고 표현했다.

▲ 14일 세계일보 6면
▲ 14일 세계일보 6면

 

코로나 내세워 징벌적 손배 추진하나

세계일보는 여당이 언론보도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등 관련법을 추진하는 소식을 전했다. 

이낙연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며칠 전 미 국회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는 사태를 목격했다”며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믿고 휘둘리면 견고해 보이던 민주주의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과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물론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약과 민간요법이 코로나 치료약으로 둔갑해 퍼지고 있다”며 “사회 신뢰와 연대,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더 단호하게 대처하고 필요하면 전담기구 설치도 검토했으면 한다”며 “관련 입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마무리해야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 대표가 강조한 법안이 윤영찬·이원욱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민법 개정안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 법안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피해액의 3배 이내로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내용이고 이 의원 법안이 명시한 손배액은 5배 이내로 더 무겁다. 또 민주당 의원들이 언론 관련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8건이 있다. 

세계일보는 “민주당 행보에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라는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며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검찰개혁에 이은 언론개혁을 내세워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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