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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로 낙서하기

  • 등록일
    2008/06/09 15:50
  • 수정일
    2008/06/09 15:50

makker님의 [Laser Tag in Seoul] 에 관련된 글.

하자에서 열렸던 쥐8 공연을 보고 나서

9시쯤 광화문으로 나섰다.

시청부터 닭장차가 막고 있는 이순신 동상까지

그 커다란 대로가 뻥 뚤렸다.

사람들은 여기 저기 옹기종기 모여,

노래하고 기타치고 북치고...

길가에 앉아 맥주 마시고 놀고 지치면 싸우고,

싸우다 지치면 놀고 ㅋㅋ 완전 축제다.

 

미문동 친구들이 무언갈 준비한다기에

가보았더니, 미디액트 건물 안에서 몇 시간째 끙끙 거리며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레이저로 뭘 할거란다.

 

배가 고파서 친구와 뭘 먹으러 나갔다

돌아와보니 찻길 가 커다란 교통 표지판에 무언가

레이저 비스무리한 것을 쏘고 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선들이 정신없이 그어지고 있기에,

미문동 친구들 빈정상하게 "에게 저게 뭐야?"했다.

 

하지만 얼마간 준비운동을 한 후,

제법 그럴듯한 글씨들이 써지기 시작했다.

"2MB OUT " 주위의 사람들 와~ 박수치기 시작.

 

살짝 자리를 옮겨, 닭장차 근처의 큰 건물에 레이저를 쏜다.

왕따시만한 글자들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입을 벌리고 감탄사를 쏟아낸다.

한편, 옆에서는 미친꽃이 92.8 메가 헤르츠 전파를 타고

라디오 생중계를 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은 핸펀으로 문자를 보내달라고 하자,

어디선가 누군가가 듣고 있다며 문자를 보낸다. 신기 신기...

 

어쩔때는 참 뻘짓들을 한다 싶을때도 있지만,

미문동 친구들이나 서울리데리티 친구들 정말 어디서 그런 생각을 했나 싶을 정도로

깜찍하고 멋진 행동들을 참 잘해낸다.

 

너무 늦은 시각... 빈집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자고 말았다.

'잠은 집에서'라는 나의 오래고 견고한 철칙이 깨진 하루지만

오랜만에 만끽해본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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