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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가끔은 새까만 33개의 해를 지나도록
배운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지나온 시절이 허망해진다.
남들이 보면,
그리고 내가 33해 동안 그렇게 생각해왔듯이,
하찮고 귀찮고 사소한 것들...
바로 '일상'이다.
그 목록들을 한번 적어보면
깨끗하게 빨래하기
자주 청소하기
밥 남기지 않고 음식 버리지 않기
김치 담그기
간장, 고추장, 된장 담그기
각종 밑반찬 만들기
화분가꾸기
적어놓고 보니, 대부분 어머니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다.
어렸을 때에는 그저 저절로 나이가 되면 알게 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밥을 잘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고
매일 청소를 잘 하기 보다는 수학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이
내 미래를 위해, 내 입신출세를 위해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각박한 경쟁의 시스템과 학교를 거치면서
내머리에 찬 것은 전혀 내 삶과 연결되지 않는 지식의 파편들과 허영,
엘리트 의식, 생활에 대한 멸시, 어머니에 대한 비하, 그리고
권위에 순응하는 방식이다.
내가 책을 파고 있는 동안에도 어머니는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김치 담그고, 도시락을 쌌다.
그래서 모더니티와 현대의 지식은 식민지 우리 어머니를
착취한 물적 토대위에서 병든 꽃처럼 피어나나 보다.
혁명은 부엌에서부터
혁명은 재생산에서부터
혁명은 어머니를 닮아가며
그렇게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삶과 재생산의 영역을 "사회화" (달리 말해, 계량화, 수량화, 시장 가치화)하는 것을
진보라고들 말한다. 부불노동이란 개념은 지불노동을 전제하는 개념인 것처럼,
숨겨졌던 노동을 시장 가치로 환산하면 사회적으로 노동의 가치가 인정된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전세계 글로벌 경제의 스펙트럼에서
하나의 부불노동이 지불노동의로 전환되면 '다른 곳'에서 더 많은 부불 노동이 생겨난다.
빙산의 더 많은 부분이 물 위에 뜨면 더 많은 부분이 가라앉아야 한다.
이런 사회화의 방식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야 말로 혁명이 아닐까?
댓글 목록
t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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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어머니로 상징되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그 모든 일들이 시장이라는 곳에서 돈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죠. 도대체 그게 뭔지.. 결국 그런 모든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직업적 노예의 삶을 자처하는 현대인들 안스럽습니다. 이제. 지속불가능한파괴형 성장,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개개인, 시민들의 자립형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스로 하고 스스로 못하는건 이웃과 상부상조를 통해 모든 일을 처리했었던 공동체 정신으로 되돌아가는것만이 나라와 대자연을 살리는 길부가 정보
돕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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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거니!부가 정보
dlfkddlf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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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찔리네 엄마노릇 아내노릇 제대로 못하는나는부가 정보
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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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살림을 엄마노릇 아내노릇으로 규정되어 버리는 가부장제 속에서 사실, 혁명은 부엌에서 부터 해야한다는 글은 어느정도 오해를 감수해야 해요. "부엌 = 여자의 일"이고 천시되고 무시되어 왔으니까요. 엄마노릇 아내노릇 못해서 찔릴 이유는 없을것 같아요. 엄마노릇, 아내노릇 못해도, 내 먹을 도리는 내가 하는 걸 배우는 게 살림 이라고 보면 말이죠.부가 정보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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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사람인데요..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전세계 글로벌 경제의 스펙트럼에서 하나의 부불노동이 지불노동의로 전환되면 '다른 곳'에서 더 많은 부불 노동이 생겨난다."
이게 왜 그런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예를 들면 현실에서 어떤 경우가 그렇지요?
부가 정보
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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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님은 제 얘기가 절대 부불노동이 지불노동으로 전환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겠죠.글로벌화를 통화 사회적으로 "상승"하는 집단을 대신해서 다른 집단이 그 집단이 했던 부불노동을 대신하게 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오히려 증폭되고 증식되죠. (단, 여기서 부불노동은 여성들의 재생산 노동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 불안전 노동, 이주노동자들의 '불법' 노동 등 사회적으로 제대로 그 댓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을 총칭합니다. 마리아 미즈는 이를 노동력의 주부화라고 하였지요.)
예를 들어, 비용의 상승으로 왠만한 국내 제조업이나 3D업체에서는 국내의 노동력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게 되자 90년대부터 이주노동자들 대거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이른바 '불법'이주노동자의 양산이야 말로 한국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서 다른 곳에서 부불노동이 생겨나는 사례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다시 말해 차이-차별을 통해 순환하는 자본의 성격, 게다가 그것이 글로벌한 순환이라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쪽이 올라간만큼 다른쪽은 이쪽을 떠받치기 위해 내려가겠죠. 다른 예로 값싼 수입 농산물로 도시 노동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그 농산물을 경작하는 제3세계의 농장 노동자는 그 만큼 헐값에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안됩니다. 또 한편, 국내 노동자들은 그만큼 헐값에 자신의 농산물을 시장에 내놓아야 합니다.
이런식이라는 거죠.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