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쓰는 며칠분 일기

2008/04/22 23:23 생활감상문

며칠 간 날은 더웠고, 그 탓인지 소화불량과 간단한 짜증에 시달렸다.

토요일엔 북한산 진달래 능선으로 등산 갔다가 산에서 기분 좋다고 김밥에 와인까지 과식하고는

하산해 맥주에 골뱅이무침, 추어탕 반 그릇까지 먹고는...

소화제 먹고, 다음날 집에서 꼼짝 안 하며 하루 세 끼 다 먹었더니....

어제 아침 먹고 확실히 소화불량 징후가 나타났다.

결국 점심, 저녁 두 끼 굶고, 오늘 아침엔 에너지바 두 개와 커피 한 잔.

점심부터 밥 먹기 시작.

 

그 사이 집엔 인터넷이 안 되어 답답해하다가.... 오늘 저녁 재개.

(그 덕분에 일요일에는 1월부터 최근까지 본 영화표를 노트에 붙이고 책상을 정리했다.)

 

금요일엔 회사에서 작은짐승 님 포스트에서 자극받아 산 브레히트 시집에서

시를 한 편 베껴두다가 블로그 창을 닫아 버리는가 하면,

어제는 칼퇴근해서 서랍장 배송 받고 미용실로 건너가 차례 기다리며

소화불량(먹을 것뿐 아니라 독서와 일과 글쓰기를 포함해서)에 관해 몇 줄 쓰다가

순서가 되어 비밀글로 저장해 두었지만... 오늘 이어갈 기운 없어서 삭제.

(기분전환 삼아 한 달을 별러 산 서랍장과 이틀을 별러 자른 머리모양은 둘 다 제법 성공했다)

 

비는 오고, 할 일은 많음에도,

J옹에게 N언니 아들네미 돌잔치 건으로 전화한 것을 시작으로

친구 서넛에게 메신저와 전화로 집적집적.

(사실 내가 걸기는 했다만, 수다가 길어진 건 H군 때문이다.
마침 뭐 열받는 일이 있더라고. 열심히 들어주고, 또 몇 가지 위험요소에 대해 충고를 했지)

 

어제 간만에 집에서 교정 보다가 잤더니 역시 잠자리가 불편하더군.

잠을 잘 못 이루다가 겨우 새벽에 잠들어 꾼 꿈에서....

지갑을 도둑 맞았다가.... 되찾았는데.. 알고 보니 빈 지갑.
전/현 직장 사람들과 택시 타고 가다가 돈 찾는다고 무작정 뛰어내려서
빈 지갑을 되찾은 장소에서 서성이니까.... 수다 떨던 아줌마들이 도둑을 알려준다.
화를 버럭버럭 내서 돈 5만 원을 되찾았다. 노점상을 하는 그는 내게 5만 원을 돌려주자...
7000원이 남았더군. 웬지 또 미안해서 만 원을 주고 꿈에서 깼다.

오후에 무료 꿈풀이 찾아보니... 도둑이 들면 내 근심걱정을 다 들고간 건데...

난 도로 찾아왔으니 근심걱정을 되찾아온 셈인가?

  

원고는 딱 세 줄 보았는데.... H군 얘기 들어주면서

형광등 끄고 촛불 켰더니... 일할 마음 싹 사라지네.

에잇. 세탁기 돌린 빨래나 널고 자야겠다. 내일은 야근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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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23:23 2008/04/2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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