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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7  사막의 사형집행장 (2)
  2. 2009/01/27  설연휴, 간만에 서사 있는 꿈 (6)
  3. 2008/05/27  두꺼비 남자 (2)
  4. 2008/05/09  미라와 시체
  5. 2008/05/09  그저 그뿐. (2)
  6. 2008/05/09  스물여덟의 백일몽
  7. 2008/05/09  밀고자
  8. 2008/05/09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9. 2008/05/09  대통령의 딸 (3)
  10. 2008/05/07  어두운 별의 귀환...

사막의 사형집행장

2009/03/17 07:56 꿈 일기

작고 낡은 아파트에서 나와 조금 걸었던 듯싶다. 무슨 옷을 입더라? 카프탄 비슷한 옷? 작은 다리 밑 같은 짧고 좁은 터널을 통과하니 마을 외곽의 사막이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서 있다. 다가가 보니...... 땅에 좁고 깊은 구덩이가 패어 있고, 거기에 머리과 얼굴을 붉은 천으로 완전히 감싼 사람들이 서 있다. 사형장이다.

 

 

 

무슨 곡괭이 같은 걸로 세 번 큰 원을 그리고, 다시 세 번 반대쪽으로 큰 원을 그리다가 마지막 원으로 구덩이 안의 사람의 목을 쳐 뼈를 부러뜨린다. 그렇게 한 번 시범을 보이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 구덩이 바로 앞까지 가 있다. 이미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북아프리카인지 걸프 만 주변인지, 혹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나라인지.... 약간 이슬람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그곳에서 맨얼굴을 드러낸 젊은 여자가 눈에 띄는 행동까지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이번엔 여러 명이다. 사막이 있고, 저 멀리 지평선 위쪽에서 태양이 하얗게 빛나다 못해 온세상이 흑백이 된 거 같은데... 대여섯 개의 곡괭이가 원을 그리고, 나는 고개를 돌려 지평선 위의 해만 바라보는데... 그 사이에 곡괭이들이 그리는 원호가 등장하고, 하나 둘 셋, 다시 반대로 하나 둘 셋... 침도 못 삼키고, 아니 삼켰던가 그러고 있고 그 순간이 지났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인지, 아니면 가족인지.... 손으로 주변에 있던 흙을 구덩이에 밀어넣는다. 워낙 좁은 구덩이인지라(한 사람의 어깨폭 정도로... 진시황의 흙병사들이 서 있던 그런 구덩이) 순식간에 땅이 평평해졌다. 흙은 검지만 그리 축축하지는 않다. 콧수염 난 노인과 아직 소녀인 여자아이가 있었던 것 같다.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 그 옆에서 무릎을 꿇고 나도 흙을 밀어댄다.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표현은 안 되는 상태. 그러다가 그 평지에 쥐구멍만 한 구멍이 보인다. 거기서 죽음이라도 밀고 올라올까 뭐 그러는데 갑자기 울음이 터진다. 무어라 말도 터지는데 할 수가 없다. 서둘러 돌아서 그 사막으로 나갔던 다리 밑인지 짧은 터널 쪽으로 간다. 비로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한국 말로 "야만인들"이라고, 그러나 그 말조차 누가 알아듣고 나를 붙들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 거의 뛰다시피 터널로 들어가는데, 오른쪽 콧구멍에서만 콧물이 난다.+ 잠깐의 격렬한 울음. 터널 안엔 하얀색 플라스틱 꼭지가 달린 수도가 있고, 손에 한 줌의 물을 묻혀 콧물을 닦아낸다. 터널 반대편으로 나섰다. 마을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깼다. 아침 6시 39분.

 

 

 

 

 

 

 

 

+ 왼쪽 콧망울의 연골이 중학교 때 종기 짜다가 뭉그러진 다음, 좀 힘이 없는 편이라 실제로도 가끔 왼쪽 콧구멍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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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07:56 2009/03/17 07:56

설연휴, 간만에 서사 있는 꿈

2009/01/27 18:22 꿈 일기

한동안 신경이 아주 예민해져 못 자거나 아님 피곤해서 정신없이 자다가 새벽에 추워서 잠깐 깨거나 정도의 수면 생활을 보냈는데 오늘은 기억나는 꿈을 두 건이나 꿔서 간만에 꿈 일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설 연휴에 하는 일 없이[설연휴에 할머니댁 안 가고 고3이라 공부해야 하는 막냉이 떡국 끓여주러 부모님댁만 1박 2일로 다녀왔다. 금요일엔 몸살기 있는데 강추위라 집회도 못 가고 방바닥에 척 붙어서 보냈고, 토요일엔 눈길 미끄럼 사고 우려해 외출 못하는 H양 탓에 홀로 덕수궁미술관에 잠깐 근대회화전 보러 갔고, 일욜엔 설연휴에 단 둘이 뮤지컬 공연 보러 간 Y군과 M군 러브러브 버디를 집에 행차하게 해서 막냉이 먹이려고 요리하는 잡채와 동태전을 시식시켰다. 그 외의 시간은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 날리거나, 자거나, 청소하거나, 빨래하거나, TV리모콘 괴롭히거나, 컴퓨터에 윈도우 새로 깔고 업데이트하거나, 심심하다고 H양에게 짜증내거나, 아주 잠깐씩 책을 읽거나 하면서 지냈다.] 팡팡 노니까 아무래도 꿈꿀 에너지가 조금 남은 거겠지.

 

 

 

첫번째 꿈

_입구 없는 식당, 난쟁이 남자의 고백, 후배 쭌~과의 상봉, 달동네의 인문학 축제

 

 

꿈속에서 누군가(필자?)를 며칠 후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간님이 어떤 식당(레스토랑?)을 추천해 주었다. 아마도 홍대 근처인 듯(느낌은 홍대에서 동교동 3거리쪽으로 뻗친 상가거리의 끝). 가보지 않은 곳이라 추천받은 날 혼자 가봤다. 뭐 맛있는 게 먹고 싶었나 보지. 어떤 건물의 2층에 위치한 식당 앞까지는 잘 찾아갔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겠다. 맞다고 생각한 건물 입구는 옆 건물의 입구였고, 주차장인지 뭔지 이상한 데로 헤매서 나오고... 그 식당 입구를 찾아 헤매다가 지쳐서 아예 조금 큰길로 나와 실의에 빠져 서성였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송충이 눈썹에, 강한 성격이 엿보이는 약간 검게 그을린 얼굴, 흰 셔츠를 입은 난쟁이 남자가 지나간다. 흘낏거리지 않으려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눈이 가기 마련이었는지, 그의 눈이 강해서였는지 1초쯤은 시선이 멈추었다가 일단 지나쳤다. 그런데 그 남자가 뒤에서 부른다. 돌아섰더니 3미터? 5미터쯤 떨어져 서 있다. 뭐랬더라? 여하간 너는 내 운명 식의 이야기를 한다.(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인가? 막차 시간의 사람 없는 지하철에서 처음 보는 30대 남자가 이런 고백을 하면서 따라와서 진짜 난처한 적이 있다. 어떻게 잘 설득해서 별 일 없이 끝나기는 했지만). 여하간 나는 깜짝 놀라 혹은 꽤 겁을 먹고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라고 답하곤 다급히 뒷걸음질친다. 그러다가 뒤돌아 열심히 달렸다. 그 남자가 따라오나 뒤돌아보면서. 어떻게 따돌렸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고... 여하간 웬만큼 안전해졌다고 생각이 되어 그 정작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헥헥거리며 전화를 건다. "나 진~짜 큰일날 뻔했다. 무서웠다." 쫌 징징거리며 쫑알거리며 놀란 마음을 진정거리는데... 어느덧 내 발걸음은 어떤 복도식 아파트 건물의 현관을 거쳐 1층 복도를 걷고 있다.

그러다 복도 중간에서 몇 년 전 호주로 이민간 T/V후배 쭌~을 만났다. 통화중인지라 "안녕~ 쭌~" 하고 두 걸음쯤 지나치다가... '아아~ 이건 아니잖아. 이 녀석 진짜 몇 년 만에 만난 데다 또 언제 만날지 모르잖아. 인사를 제대로 해야지' 식의 느낌에... 전화 상대에게 다시 걸겠다고 하곤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쭌~과 인사를 나눈다. 언제나처럼 부리부리한 눈빛, 올려다 봐야 하는 큰 키(쭌~은 JSA에서 MP로 군복무를 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그의 단순하면서도 굳은 심지에 내가 반한 거지, 쭌~은 내게 무심했던지라... 사실 나눌 대화는 별로 없다. 안부 나누고, 잘사는지 확인했고, 한국에 잠시 놀러왔다는 소식 확인하고, 같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얼굴도 모르는, 한참 어린 T/V후배들이고... 내가 거기 섞여 놀 생각은 없고... 그냥 그 잠깐 동안 내 반가움을 열렬히 표시했으니 나도 충분할 뿐이고... 그래서 곧 헤어졌다.

아파트 복도를 마저 걸어서 복도 끝에 난 계단 쪽으로 빠져나가니 아파트 건물 뒤에 있는 축대가 있고, 그 축대 위 달동네가 내 목적지다. (아까 아파트에서부터 현실의 홍대 비스무리한 공간은 사라지고,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현실 비슷한 공간들이 나타나 뭔가 자연스러운 듯한 사건들이 연속된다.)  그런데 그 축대가 참 위험하다. 시멘트로 마감된 축대가 아니고, 흙이어서 밟으면 살짝 무너진다. 어떻게 낑낑거리며 축대를 넘어갔더니 경사가 70도쯤은 되는 언덕길이 나타난다. 그런데 그 언덕길엔 형광연두, 형광핑크 같은 색깔의 전지 크기의 색상지가 깔려 있고, 그 색상지엔 뭐라고 자보 글이 가득하다.

알고 보니 언덕길 위엔 무슨 인문학 축제인지 인문학 주간 같은 걸 하고 있어서 그 관련 글들을 잔뜩 써놓은 색상지가 바닥에 [무슨 분식집에 포스트잇 덕지덕지 붙여 놓은 듯이] 붙어 있어서 완전 미끄럽다. 도저히 서서는 그 언덕길을 올라갈 수가 없다. 아까 축대에서부터, 요새 무슨 인문학을 한다는 건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인문학 하는 사람들이 다 가난해서 이렇게 달동네에서밖에 못 사는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올라갔는데... 여기서 갑자기 어떤 모르는 남자가 동행으로 등장해서 나와 같이 기어서, 정확히 말하면 그 미끈덩한 색상지에서 아래로 떨어질 듯한데 겨우겨우 서로 잡아주면서 불과 5미터도 안 남은 언덕을 위험스레 올라갔다. 언덕길 정상엔 낡은 연립주택 같은 게 있고, 거기가 내가 사는 집이 있는데.... 연립주택 앞 작은 공터에선 네 명 정도 되는 학자들이 단상에 앉아 있아서 좌담회 중이다. 무슨 잡지인지 TV에선지 나와서 촬영을 하고 있고... 아 이게 무슨 시끄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과 신기하군 하는 생각 등으로 구경을 한다. 이 달동네 인문학 축제, 가난한 인문학도들이 어떻게 공부를 계속할지... 뭐 전망을 내보자... 그런 건데 아는 얼굴로 [왼쪽에서 두번째에] 진경법사가 앉아 계시고, 그 밖에도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맨 왼쪽 남자 선생님과 진경법사 왼쪽의 여자 선생님은 어디서 봤는지 낯이 약간 익다. 뭐 그러고 방금 전 나와 함께 구사일생으로 언덕을 올라온 남자와 이게 뭔 일이래요 식의 대화를 약간 나누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보니 (전에 H출판사에서 함께 일했던) NAM 디자이너(작년 봄에 커리어 중단하고 호주에서 어학연수 중이지만, 이 꿈속에서는 지금도 같이 일하는 사이다). 3월에 전면 도입하기로 한 인디자인을 사장님이 이번 주부터 도입하자고 했다며, 당장 내가 마감 중인 하이데거 책을 인디자인으로 바꾸자 했다며 당황해서 전화를 했다. 이때 시간은 (꿈속 내 감각으론) 밤 10시쯤. 나는 좀 짜증이 난다. "일단 마감이 닥친 책을 프로그램을 바꾸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니까, 내가 내일 사장님께 말씀드릴께요. 설사 바꿔야 한다 해도 지금 당장 NAM씨가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내일 얘기합시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뭐 그러고 꿈이 조금쯤 계속 이어진 듯은 싶고... 그러고 다시 잠이 이어졌는데...  꿈을 언제 꿨는지 새벽 5시 반에 춥고 배고파 깼을 때 꿨는지, 아니면 6시쯤 다시 잠들어 9시까지 자는 사이에 꿨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9시에 일어나 잠이 안 깬 채 침대에 앉아 있다가... 아~ 그런 일이 있었지... 그게 꿈이었나? 꿈 참 요상타. 오랜만에 꾸는 이상한 꿈이로군... 하고 중간중간 희미하군. 좀더 섬세한 뉘앙스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현상학이라던지, 여기서 가난한 인문학도들은 왜 일케 서울대 출신들이 많아? 뭐 이런 투덜거림 같은 걸 궁시렁거린 기억이 나는데 무슨 맥락인지는 모르겠군. 뭐 이랬다. ㅎㅎ 버라이어티한데 허접하군.

 

 

 

두번째 꿈_

바람 불다 탈진하다.

 

 

오후에 영화라도 보려고 나가려 하다가... 내가 보려는 <비카인드 리와인드>가 저녁 6시에나 한다는 걸 알고는 또 TV채널만 무한 돌리다가... 어느 순간 머리가 아파져서 낮잠을 잤다.

 

두번째 꿈의 서사는 단순하다. 꽤 큰 방에 들어가 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다. 무슨 이유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변신하는 연습을 시킨다. 시키는 주체는 무슨 의사 같기도 하고, 컨설턴트 같기도 하고... 여러 개의 블록이 움직이는 가운데... 그 블록 위마다 사람들이 서 있고, 각자에게 무슨 커다란 큐브 같은 걸 주는데... 그 큐브는 디지털 큐브다. 그 큐브를 안으면.. 내 주변 환경에 필요한 것이 나와 반응해서 그 큐브가 자꾸 변신을 한다. 방 안에서 모든 사람들의 꿈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밑의 블록은 계속 움직이고, 내 큐브와 반응하는 다른 블록으로 계속 움직여 가야 한다. 그러다가 나는 새로 큐브를 하나 받았는데... 갑자기 그 큐브에서 큰 은행나무가 순식간에 자라나서 노랗게 방 안을 물들이더니.... 다음에는 계속 바람이 나온다. 그 방안 전체에 필요한 것은 신선한 공기, 즉 바람이다. 모든 사람들의 큐브가 더이상 반응하기를 멈추고... 어느새 내 손의 큐브는 사라지고, 내 자신의 호흡은 방안의 모든 공기를 순환시키고 블록들을 움직이게 하고, 블록들 위에 놓은 사물들을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은 물건들처럼 자리를 배치시키는 유일한 원동력이다. 나는 계속해서 바람을 뱉어낸다. 공기는 시원하고, 사람들은 근심하는 가은데 그 바람에 의지하면서, 더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는 계속해서 블록들을 건너가며 천천히 깊은 숨을 뱉어내는데... 어느 순간 불이 꺼지고 사물들이 희미하게만 보이는 안온한 어둠 가운데... 공기가 점점 나빠지고, 바람을 뱉어내는 내 기운도 점점 소진해 간다. 아아~ 내 불의 사주란 결국 발산, 바람의 사주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천천히 나도 바람을 토해 내기를 멈추고... 멍한 채 잠이 살며시 깨었다.

 

그러고 10분쯤 꿈과 잠, 현실 사이에 얕게 걸쳐져 있다가... 아이가 아파서 내일 점심 약속을 다음주로 미뤄야겠다는 S언니 전화가 와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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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18:22 2009/01/27 18:22

두꺼비 남자

2008/05/27 10:02 꿈 일기

오늘 새벽엔 고딕풍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꿈을 꾸다 3시 40분에 깼다.

그러고는 30분 간격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컨디션 꽝이라 회사도 못 올 뻔했다.

아침 먹고, 찜질하고, 뜨거운 샤워 후에 겨우 정신 차려 출근했다. 

 

약해 보이는 남자와 전형적인 전사처럼 보이는 듬직한 남자가....

마왕의 성인지, 이국의 요새인지를 단 둘이서 쳐들어간다.

모양새는 두 남자가 십자군이라도 되는 듯하다.

 

(앞부분은 역시나 잘 기억이 안 나고...)

중반쯤 듬직한 전사가 마왕의 눈에 마구 총인지 화살인지를 날린다.

마왕은 실체가 없다. 거대한 성벽에 비친 검은 그림자다.

그런데 그 그림자에 노란 눈이 있다.

 

마왕이 약간 상처를 입자, 갑자기 사방에서 창과 화살이

두 남자가 있는 바닥으로 날아든다.

이 전사들은 말하자면 거대한 성의 해자를 건너,

성문을 막 진입해서 외성과 내성 사이쯤에 있던 듯하다.

 

듬직한 전사의 몸이 날아온 거대한 칼인지, 도끼인지에 두 동강 난다.

그러고는.... 부디 끝까지 잘 싸워달라고 약해 보이는 남자에게 당부를 한다.

약한 전사에겐 칼조차 없다. 어쩌면 그는 전사가 아니라 사제였는지도?

 

성 바깥의 강에 배가 다가와 죽은 전사의 시신을 싣고 떠나고...

망연자실 그 배를 바라보던 약한 전사는....

"내게는 아무것도 없소. 그저 처분하오."하고 강가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러자 또 어디서인가 도끼가 날아오고 남자는 목이 잘린 채

강가에 머리를 처박는다.

 

그러고 꿈이 끝났느냐.. 아니다..

 

이 남자 살아났다. 피부가 검초록으로 변했다.(그렇다, 칼라 꿈으로 바뀌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 두꺼비들의 힘으로 살아났나 보다.

달빛 아래 검푸른 초록색으로 창백하게 빛나는 남자의 얼굴...

긴 칼자국이 있는 턱은 두꺼비 턱처럼 부풀어 있다.

 

그리곤 큰 수박만 한 두꺼비들이 이 남자를 둘러싸고...

남자는 잡아당기면 진득진득하게 긴 밧줄처럼 끌려나오는 두꺼비 침을 삼킨다.

 

이 성 주변 마을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 사람이 어느 집 앞에서 서서 팔을 한번 집안으로 넣어 휘저으면

그 팔에 사람들의 장기만 줄줄이 달려나온다. 

자신과 동료를 죽인 종족을 몰살하기 위한 저주의 힘을 얻기 위해

죽어 버린 건가?

 

끝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느 순간.... 내 시점이 그저 애니메이션 관객의 입장에서 이 남자의 시점으로 이동.

그 순간 정말 무서워져서 깨버린 듯.

 

아아..... 이것이 명박이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렇게 설화 같고 흉측한 꿈은 그만 꾸고 싶다.

애도 아니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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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10:02 2008/05/27 10:02

미라와 시체

2008/05/09 00:43 꿈 일기

작년 여름으로부터... 의지와 상관 없이, 그러나 되돌릴 수도 없이... 부정할 수는 없이, 몸이 풀리듯이.... 그렇게 생겨난 변화들. 나는 또한 이 꿈을 꾼 그 사람이 아니다. 더이상은.

 

 

2007년 8월.....

 


하루는 목이 잘린 미라와 그에 관한 전설이

모든 TV 채널에서 소개되는 꿈을.... 꾸었고...

또 하루는 비닐봉지에 담긴 채 우물에 처박힌 여인들이

상반신 누드로 나타나 자기들을 찾아내라고 시키는 꿈을 꾸었다.

 

꿈에 귀신이 나온다는 것은 평소 마음이 허약하다는 것.

그러나 시체를 본 것은 큰 재물운이 온다는 거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허약한 마음에 로또라도 사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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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3 2008/05/09 00:43

그저 그뿐.

2008/05/09 00:43 꿈 일기

이제는 그를 꿈에서 보지 않는다.

적어도, 꿈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꿈속으로 불러내서 "이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 버린 다음에는.

 

  

2007년 6월....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 지금은 만나지 않는 누군가가 자꾸 꿈자리에 나왔다.

내게 화를 내거나 냉담했다. 마음이 아팠다.

 

며칠이나 꿈에 나타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조금은 걱정을 했다.

잘살았으면 좋겠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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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3 2008/05/09 00:43
─ tag 

스물여덟의 백일몽

2008/05/09 00:42 꿈 일기
더 이상 내게 이런 판타지가 유효한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적어도... 요즘에는 위로받는 편보다는 위로하는 편인 듯하다.
그렇다고 그 순간 나한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2004년 가을, 스물여덟 번째 생일 무렵....

 

퇴근길 합정역에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환타지 하나...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녹아버릴 듯하다.

이미지로 말하자면...
지금 내 안에 갇혀 있는 성질들을 다 부리고 있을 때

그걸 묵묵히 참아내고 희생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화낼 만하다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다.

매트릭스2에서 네오가 트리니티의 심장을 만져서 살려내는 것처럼
그거 알아봐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다 녹아버려서
그 순간 그 사람을 사랑해 버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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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2 2008/05/09 00:42

밀고자

2008/05/09 00:41 꿈 일기

2004년 6월 21일....

평소에도 법 있어도 죄를 가끔 짓는다만... 원채 억압과 금기가 많은 사람인지라...
꿈 속에서 일탈 행동을 많이 하는 듯하다...
(이런 식으로 꿈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벌써 내 꿈의 욕망을 거세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버렸다는 전조다.)

꿈 속에서...
재은양은 어떤 마피아 마을(아파트?)의 거주자다.
긴장감이 빠지는 배경이야기는 늘 그렇듯 또 까먹었는데,
여하튼 뭔가 집단 내에서 꼴리는 게 있던 재은양,
(나는 그 집단 내에서 어느 집 딸이거나 어느 집 부인이다)
모두 모여 운동회를 하는 날, 경찰들이 운동장을 습격하도록 정보를 준다.

그리고는 경찰 습격 조금 전에 찾아올 물건이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서...
검정콩 한 봉지를 들고 나온다.
(다른 마피아의 집에 들어가서 훔친 것 같기도 하다)

집에서 나오는데, 현관문을 닫고 돌아서는 순간
유들유들하게 생기고, 의사가운을 입은 희멀건 안경잽이 남자가 서 있다.
들킨건가 싶어서 화들짝 놀라다.
(머릿속으로는 끌려가서 고문을 당한다. 화학약품 실험의 희생자가 된다. 이 남자는 고문기술자일까? 라는 온갖 생각이 떠오르고...)

애써 태연한 채 "무슨 일이시죠?" 묻자...
내가 나온 집의 아들에게 입영통지서가 왔단다.
(그걸 왜 의사가 갔다주는 건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아, 예~ 저 주세요."

그러고는 계단을 나와 아파트 단지의 한 가운데 있는 문제의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고 돌아가니 소탕 작전이 끝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다가가면서... 긴장해서... 꿈에서 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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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1 2008/05/09 00:41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2008/05/09 00:41 꿈 일기

2003년 12월 30일. 이모 돌아가시고 25일 지났을 때.....

요즘 자꾸 사람들을 미워하고, 심지어 연락하지마...라는 얘기도 하고...

그러다 외로워질까 걱정돼어...

세상에 이 모든 미움이 어디에서 왔을까... 중얼거려 보기도 하지만...

알고 있다.

지금은 혼자 버텨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

어젯밤 나는 귀신 들린 처녀가 될 뻔했다.
가수면 상태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나는 주제도 모르고...

아직 49제가 지나지 않은 큰이모를 부른 것이다.

왼쪽 관자놀이가 지끈지끈하면서... 몸 안에 신령이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는 공간이 바뀌고... 이모와 나는 한몸이면서 또한 마주볼 수 있는 다른 공간에서 얘기를 했다.

이모에게 무리한 부탁을 했다가 이모의 한을 모두 짊어쓸 판이었다.
용서해달라고 싹싹 빌었다.

그러다 스스로 잠을 깨버렸다.

숨이 가쁘지도, 오줌이 지리지도 않았다.
겨우 한 시간쯤 잠들었을 뿐이었는데...
화장실을 가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시 이모를 만날까 봐..


그리고 이모가 내게 주겠다며

보여준 고통의 십자가가 내게 올까 봐..


잠도 못자고... 여러 사람 전화로 귀찮게 하며...
집안의 불을 모두 켜놓고...  밤을 지샜다.

이모가 살아계실 때 좀더 잘했어야 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모질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부담만 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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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41 2008/05/09 00:41

대통령의 딸

2008/05/09 00:21 꿈 일기

2004년 11월 10일 새벽....

새벽에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 눈을 껌뻑이는데 곧 알람이 울렸으니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꾼 꿈이다.

앞부분은 좀 불확실한데...

전쟁이 난다.
한국 대통령인지 총리인지.. 아무튼 최고권자가...북한에 대해 말을 잘못했는지 아님 또 뭔가 잘못했는지...
근데 사과를 안하고 버티다가...북한에서 쳐들어온다.

그런데 나는 그 최고권자의 딸...그 최고권자는 정말 정치풍자코미디에나 나올 법한 우습게 생기고 철없어 보이는 독재자가... 바보같이 말한다. "지금이라도 사과하면 돌아가겠지?"

창이 넓은 고층건물(정부청사?) 사무실에 최고권자와 나 그리고 몇몇 고위급 인사들이 있다.
넓은 창밖으론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의 창문에 닿을 듯 거대한 전투기들이 서서히 날아다닌다.
북한 전투기답게 선동적인 색깔로 칠해진(아마도 푸른 기운을 띤 백색에 붉은 무늬)
좀 촌스러운 비행기들이다.

나는 청사 옆에 있는 극장에 얼마전에 분실한 미놀타 카메라 생각이 난다. "그걸 찾아와야 해.."
(그러고 보면 꿈의 도입부에선 다른 모델의 미놀타 카메라를 들고
신나서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전쟁이 났다")

극장으로 뛰어가는데 신발을 신어야 한다.
복도에서 엄마를 만난다. (엄마는 진짜 울엄마다.)
엄마에게 모카신 스타일로 생긴 하얀색 가죽신발(일명 효도신발)을 빌려 신는다.

극장으로 뛰어간다.
가보니 극장은 극장이 아니라 박물관...

꿈의 전개 속도는 빨라지고...
내가 쫓기는 꿈을 꿀 때마다 늘 그렇듯 수직의 이미지가 강화된다.

나는 건물 계단으로 뛰어올라간다.

뺏길 만큼 뺏기더라도 박물관 사람들한데

중요하거나 부피가 적은 미술품은 숨길 수 있는 한 숨기라고 지시한다.
나도 이 전쟁이 무혈로 끝나리라는 환상을 아직 갖고 있다.

내 카메라를 찾는데...
그 와중에 내가 중요 인물이라 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카키색에 붉은 계급장을 단 여군들이 계단을 올라온다.

나는 가까스로 계단참에 있는 벽장에 숨는다.
바로 아래층에 있던 북한 여군들이 계단을 도는 순간 벽장 문을 간신히 닫는다.

그들이 지나가고....
박물관 직원들을 닥달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까먹었지만 나도 벽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방 옆에 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더 많은 미술품을 내놓으라고 성화다.

그 뒤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곧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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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21 2008/05/09 00:21

어두운 별의 귀환...

2008/05/07 16:41 꿈 일기

살아 있는 악몽의 귀환이랄까?

 

이건 뭐... 헬리 혜성도 아니고...

5월이면... 어두운 별이 귀환한다.

 

해마다 5월이면 설렘으로 준비하는 모임에...

꼭 그를 불러야 하는가 말이다.

내가 그를 보고 싶지 않다고, 내가 모임의 주선자라고 해서...

그가 이 모임에 참가할 자격을 잃는 게 아니란 말이지.

아아, 난 참 인생 피곤하게 사는구나. 왜 이렇게 모질지 못한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 본 사람처럼 친근하고 발랄하게 통화해 놓고는...

전화를 끊자마자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는 여전히 내게 상처이고, 

인생에서 접어 놓은 페이지, 

평범하고 성실한 생활에서 빛을 앗아가는 어두운 별.

 

그냥 좀 밝고 명랑하게 건강하게, 남들처럼 살고 있으면 안 돼?

왜 그렇게 찌들어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혼자만 상처 받은 것처럼... 전화를 받지?

당신에게 나를 만날 권리라도 있는 것처럼... 왜 그렇게 당당하지?

 

3년이면 충분히 의사 표현한 거잖아.

당신도 다 알아먹었으니까 나한테 감히 연락 못하는 거잖아.

왜 그렇게 연락 안 했냐고... 그런 말 같은 건 안 하면 좋잖아.

정말 답 안 나오는 사람이다. 당신은.

난 당신의 (비뚤어진) 소울메이트 같은 거... 아니거든?

 

미안하다. 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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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7 16:41 2008/05/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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