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쓰는 사람이라면 문장부호 역시 자연스럽게 씁니다. 문장이 끝났을 때라면 ‘쩜’(.)을 찍을 것이고, 놀라고 소리치고 감탄할 때는 느낌표(!)를 그 강도만큼 찍어 주고, 궁금한 게 있을 땐 물음표(?)를 그립니다(왜 쩜과 쉼표, 느낌표는 찍는 것이고, 물음표는 그린다고 할까요? 왜 또 이런 게 궁금해지는 건지;;). “왜, 또 얘네들은 문장부호, 그까이꺼 대충 찍으면 되지, 굳이 나서서 알려준다고 그러냐?” 하실 분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또 배워 보면, 그 의미가 새록새록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 의미가 무엇이냐고요? 그거야 문장부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알면 저절로 풀리는 문제입니다.
그 얘기를 본격으로 하기에 앞서, 잠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연기 못하는 배우가 대사를 말할 때, 우리는 국어책 읽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런 연기를 보고서는, 무슨 인물을 맡았든 무슨 말을 했든 다 똑같다고 합니다. 대본을 소리 내어 들리게만 할 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분위기, 감정 같은 내면의 의미는 전달이 잘 안 되는 것이지요. D선생이 말했듯이 의미는 차이에서 발생하는 법이니까요. 최고의 배우는 연기를 할 때 손짓, 표정, 말의 속도, 목소리의 크기, 눈빛의 깊이 등 자신이 가진 모든 표현법을 동원해서 인물의 생각과 극 전체가 갖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글, 즉 문자 언어에서 문장부호가 하는 역할이 바로 배우의 손짓, 몸짓, 눈짓 같은 것입니다. 국어사전에서는 문장부호의 뜻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장 각 부분 사이에 표시하여 논리적 관계를 명시하거나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표기법의 보조수단으로 쓰이는 부호.”(밑줄은 제가 쳤습니다.) 정보뿐 아니라 글의 논리, 글쓴이의 감정과 의도 등 글의 의미가 정확하고 또 풍부하게 표현, 전달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문장부호입니다. 이 글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봐주시죠. ‘분명한 소통’을 위한 특수효과라 했습니다. 여기서 '분명'하다는 것은 일물일어설처럼 모든 의미가 딱딱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문장부호라는 보조수단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가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각각의 문장부호가 어떻게 특수효과 노릇을 하는지는 잠시 후 자세히 말씀 드릴 테고요. 요점만 말씀 드리자면, 그러니까 문장부호의 쓰임새를 잘 알면,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서로 의도를 표현하고 이해하기가 쉬워진다는 이야기이지요.
자, 이제 공부할 마음이 생기셨나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문장부호뿐 아니라 어문 규정 전체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만, 기왕지사 알려드리겠다고 나섰으니 곧바로 보시라고 문장부호에 관한 규정을 전부 퍼왔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Ctrl+C’ 한 번, ‘Ctrl+V’ 한 번 누르는 걸로 간만의(!) 연재를 날로 먹을 수는 없으니…… 약간의 설명과 함께 어문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부호 활용법도 같이 적어보겠습니다(소괄호 안 회색 글씨). 아니, 왜 규정을 소개하면서 그 규정대로 안 하냐고요? 어문 규정은 ‘반드시 이렇게 써라, 이렇게 안 하면 벌금 내라’ 하는 강제 규정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언중들이 대체로 이렇게 쓰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면 무리가 없다’는 것을 연구해서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숨 막힐 정도로 깐깐하게 모든 것을 다 정해 놓은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편집자들은 이른바 가독성, 즉 책을 읽는 독자들의 눈동자 운동 시간도 줄이고, 내용도 쉽게 이해되도록 텍스트를 이루는 여러 요소들을 통일된 기준에 따라 배치하려고 몇 가지 변용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용의 폭은 대동소이합니다. 어문 규정에 준해서 활용을 하는 것이지, 없는 기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거든요. 관행처럼 쓰이는 출판계 공용의 것도 있고, 각 출판사마다 그럴 만한 근거가 있어 세부적인 규칙으로 정해 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집의 방식도 공개할 터인데요. 이거 뭐, ‘동교동의 비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알아두시면 앞으로 우리집 책을 읽을 때나, 또 여러분이 직접 글을 쓰실 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문장부호를 잘 쓰는 일은 콘텐츠를 가공하는 일꾼인 편집자로서는 티 안 나게 닦고, 조이고, 기름 치는 일입니다. 지난 번 다른 글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철학책만 친절해질 게 아니라 편집 자체가 친절해야지요.
I. 마침표
흔히들 ‘쩜’이라고 부르는 ‘ . ’ 부호를 마침표로 알고 있는데요, 마침표는 문장을 마칠 때 쓰는 부호를 통칭하는 말이고요, ‘쩜’의 정식 이름은 온점입니다.
1. 온점( . ), 고리점( ˚ ): 가로쓰기에는 온점을, 세로쓰기에 부호는 고리점을 씁니다.
(1) 서술, 명령, 청유 등을 나타내는 문장의 끝에 씁니다.(흠~ 이건 너무 쉽죠? 처음이니까요.ㅎㅎ)
☞ 젊은이는 나라의 기둥이다. |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 집으로 돌아가자.
다만, 표제어나 표어에는 쓰지 않습니다.(책 제목이나 포스터에 점이 없는 이유, 이제 아시겠죠.)
☞ 압록강은 흐른다(표제어) | 꺼진 불도 다시 보자(표어)
(2)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표시할 적에 씁니다. ☞ 1919년 3월 1일 ⟶ 1919. 3. 1.(마지막에도 점을 찍으셔야 한다는 거!!)
(3) 표시 문자 다음에 씁니다. ☞ 1. 마침표 ㄱ. 물음표 가. 인명
(4) 준말을 나타내는 데 씁니다. ☞ 서. 1987. 3. 5.(서기)
우리집
① 인용문에는 온점을 넣지 않습니다(마침표와 따옴표가 중복되어 쓰이면 가독성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 그녀는 “그가 당신에 대해 말한 바가 없습니다”라는 말에 놀라지 않았다. (바로 뒤에 ‘~라는’ 인용격조사가 오기 때문에 온점을 찍어 멈추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② 문장 마지막 부분의 괄호 안에 부가 설명이 들어간 경우, (그 부가설명 역시 문장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괄호 바깥에 찍습니다.
☞ 우리와 관계 맺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 ‘사물’이라 불린다(우리말에서는 ‘~것’이 더 적절한 번역어이다).
③ 직접 인용의 출처를 본문 안에 표시하는 경우 괄호 바깥에 찍습니다.
☞ 작품의 고요함은 “운동의 친밀한 모임”이어서 “최고의 운동성”을 뜻한다(Heidegger, 1954). (“운동의 친밀한 모임”과 “최고의 운동성”이 표시된 문헌에서 직접 인용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단, 직접 인용으로 문장이 끝나거나 문단 전체를 별도로 인용문 처리했을 때는 괄호 앞쪽에 찍습니다.
☞ “시짓기는 본래적인 거주하게 함이다.”(Heidegger, 1940)
☞
만일 예술이 작품의 근원이라면, 그것은 말하자면 예술이 작품에서 본질적으로 공속하는 것, 즉 창작자들과 보존자들을 작품의 본질 내에서 유래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Heidegger,1940)
2. 물음표( ? ): 의심이나 물음을 나타냅니다(상대방이 다시 생각하거나 말하게 만들려는 것이죠- -;;).
(1) 직접 질문할 때에 씁니다. ☞ 이제 가면 언제 돌아오니? | 이름이 뭐지?
(2) 반어나 수사 의문(修辭疑問)을 나타낼 때 씁니다.
☞ 제가 감히 거역할 리가 있습니까? | 이게 은혜에 대한 보답이냐?
(3) 특정한 어구 또는 그 내용에 대하여 의심이나 빈정거림, 비웃음 등을 표시할 때, 또는 적절한 말을 쓰기 어려운 경우에 소괄호 안에 씁니다.
☞ 것 참 훌륭한(?) 태도야. | 우리 집 고양이가 가출(?)을 했어요.
붙임 1 한 문장에서 몇 개의 선택적인 물음이 겹쳤을 때에는 맨 끝의 물음에만 쓰지만, 각각 독립된 물음인 경우에는 물음마다 씁니다.
☞ 너는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 | 너는 언제 왔니? 어디서 왔니? 무엇하러?
붙임 2 의문형 어미로 끝나는 문장이라도 의문의 정도가 약할 때에는 물음표 대신 온점(또는 고리점)을 쓸 수도 있습니다.
☞ 이 일을 도대체 어쩐단 말이냐. | 아무도 그 일에 찬성하지 않을 거야. 혹 미친 사람이면 모를까.
3. 느낌표( ! ): 감탄이나 놀람, 부르짖음, 명령 등 강한 느낌을 나타냅니다.
(1) 느낌을 힘차게 나타내기 위해 감탄사나 감탄형 종결 어미 다음에 씁니다. ☞ 앗! 아, 달이 밝구나!
우리집 특정한 어구 또는 그 내용에 대하여 감탄이나 놀라움을 표시할 때, 또 읽는 이의 주의를 환기하고 싶은 경우에는 문장 중간 소괄호 안에 씁니다.
☞ 얼마나 배려 깊은(!) 마음씨인지. | 선머슴 같던 우리 집 딸아이가 드디어 엄마(!)가 되었어요.
(2) 강한 명령문 또는 청유문에 씁니다. ☞ 지금 즉시 대답해!
(3) 감정을 넣어 다른 사람을 부르거나 대답할 적에 씁니다. ☞ 춘향아! 예, 도련님!
(4) 물음의 말로써 놀람이나 항의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 씁니다. ☞ 이게 누구야! 내가 왜 나빠!
붙임 3 감탄형 어미로 끝나는 문장이라도 감탄의 정도가 약할 때에는 느낌표 대신 온점(또는 고리점)을 쓸 수도 있습니다. ☞ 개구리가 나온 것을 보니, 봄이 오긴 왔구나.
II. 쉼표
흔히들 ‘ , ’ 부호를 쉼표라고 부르는데요, 문장 중간에 쓰이는 여러 부호가 모두 쉼표의 일종이랍니다.
1. 반점( , ), 모점( 、): 가로쓰기에는 반점, 세로쓰기에는 모점을 씁니다. 문장 안에서 짧은 휴지를 나타냅니다.
(1)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열거될 때에 씁니다.
☞ 근면, 검소, 협동은 우리 겨레의 미덕이다.
☞ 충청도의 계룡산, 전라도의 내장산, 강원도의 설악산은 모두 국립공원이다.
다만, 조사로 연결될 적에는 쓰지 않습니다. ☞ 매화와 난초와 국화와 대나무를 사군자라고 한다.
(2) 짝을 지어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에 씁니다. ☞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3) 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에 씁니다.
☞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 (슬픈 사연을 간직한 주어는 무영탑)
☞ 성질 급한, 철수의 누이동생이 화를 내었다. (그럼 철수는 성질이 안 급할까요?- -;;)
(4) 대등하거나 종속적인 절이 이어질 때에 절 사이에 씁니다(인과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해준다는 말이지요).
☞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 난다.
☞ 흰 눈이 내리니, 경치가 더욱 아름답다.
(5) 부르는 말이나 대답하는 말 뒤에 씁니다. ☞ 얘야, 이리 오너라. 예, 지금 가겠습니다.
(6) 제시어 다음에 씁니다(이렇게 해서 한 번 더 강조하는 것이지요).
☞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이더냐? | 용기, 이것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젊은이의 자산이다.
(7) 도치된 문장에 씁니다. ☞ 이리 오세요, 어머님. | 다시 보자, 한강수야.
(8) 가벼운 감탄을 나타내는 말 뒤에 씁니다. ☞ 아, 깜빡 잊었구나.
(9) 문장 첫머리의 접속이나 연결을 나타내는 말 다음에 씁니다.
☞ 첫째, 몸이 튼튼해야 된다. | 아무튼, 나는 집에 돌아가겠다.
다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접속어(그러나, 그러므로, 그리고, 그런데 등) 뒤에는 쓰지 않음을 원칙으로 합니다.
☞ 그러나 너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10) 문장 중간에 끼어든 구절 앞뒤에 씁니다.
☞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이 별로 탐탁하지 않소. | 철수는 미소를 띠고, 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그들을 맞았다.
(11) 되풀이를 피하기 위하여 한 부분을 줄일 때에 씁니다(이것이 바로 언어의 경제성이라죠!).
☞ 여름에는 바다에서, 겨울에는 산에서 휴가를 즐겼다.
(12) 문맥상 끊어 읽어야 할 곳에 씁니다(이것은 문법이라기보다는 글쓴이가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편집자들이 마음대로 고치면 안 되는 부분이랍니다. 아주 주의 깊게 파악해야 하죠. 특히 번역된 원고를 교정하다 보면 해당 외국어와 한국어의 쉼표 쓰는 방식이 약간 다른 경우가 있는데요, 그럴 때 내용 전달이 잘되고 있는지 파악하려면 진땀이 난답니다).
☞ 갑돌이가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를 배웅했다.
☞ 갑돌이가,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를 배웅했다.
☞ 철수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이다.
☞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해 본다면, 남을 괴롭히는 일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깨달을 것이다.
(13) 숫자를 나열할 때에 씁니다. ☞ 1, 2, 3, 4
(14) 수의 폭이나 개략의 수를 나타낼 때에 씁니다. ☞ 5, 6세기 | 6, 7개
우리집 한국어에는 묶여 있는 걸 좋아하는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는 연구가 있다죠? ‘3~4개’나 ‘서너 개’ 등으로 좀더 자연스럽게 씁니다. ‘60~70세’도 ‘6, 70세’ 혹은 ‘6~70세’라고 쓰지 않습니다.
(15) 수의 자릿점을 나타낼 때에 씁니다(천thousand, 백만million, 10억billion 단위로 나뉘는 국제 표기 방식을 반영한 것이죠. 정확한 수치를 표시해야 하는 경제학, 인구학 등의 사회과학서에서는 자릿점 찍는 일이 특히나 중요합니다). ☞ 14,314 | 958,069,349,234달러 | 남한 인구 45,604,630명
2. 가운뎃점( · ): 열거된 여러 단위가 대등하거나 밀접한 관계임을 나타냅니다.
(1) 쉼표로 열거된 어구가 다시 여러 단위로 나뉠 때에 씁니다.
☞ 철수·영이, 영수·순이가 서로 짝이 되어 윷놀이를 하였다. (철수와 영이가 짝이고, 영수와 순이가 짝임을 기호로 표시하는 거죠.)
☞ 공주·논산, 천안·아산·천원 등 각 지역구에서 2명씩 국회의원을 뽑는다. (공주와 논산이 한 지역구이고, 천안, 아산, 천원이 또 하나의 지역구라는 말이죠.)
☞ 시장에 가서 사과·배·복숭아, 고추·마늘·파, 조기·명태·고등어를 샀다. (단번에 과일, 야채, 생선을 구분하신 당신은 쎈쓰쟁이, 후후^^)
(2)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날을 나타내는 숫자에 씁니다. ☞ 3·1운동 | 8·15광복
(3)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씁니다.
☞ 경북 방언의 조사·연구 | 인도 철학의 전개·발전
☞ 충북·충남 두 도를 합하여 충청도라고 한다.
☞ 동사·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
3. 쌍점( : )
(1) 내포되는 종류를 들 적에 씁니다. ☞ 문장 부호: 마침표, 쉼표, 따옴표, 묶음표 등.
(2) 소표제 뒤에 간단한 설명이 붙을 때에 씁니다.
☞ 일시: 1984년 10월 15일 10시
☞ 마침표: 문장이 끝남을 나타내는 부호
(3) 저자명 다음에 저서명을 적을 때에 씁니다.
☞ 정약용: 『목민심서』, 『경세유표』 | 주시경: 『국어 문법』, 서울: 박문서관, 1910년
(4) 시(時)와 분(分), 장(章)과 절(節) 따위를 구별할 때나, 둘 이상을 대비할 때에 씁니다.
☞ 오전 10:20(오전 10시 20분) | 요한 3:16(요한복음 3장 16절)
☞ 대비 65:60 (65 대 60)
우리집 [한국 어문 규정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쌍반점( ; ) 역시 쓰고 있습니다(영어로는 ‘세미콜론’이라고 하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쌍반점을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설명을 더 계속할 경우에 쓴다. 주로 예를 들어 설명하거나 설명을 추가하여 덧붙이는 경우에 쓴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주로 본문 안에 옮긴이 주로 해당 단어에 대한 설명을 적을 때 씁니다.
☞ 서역을 다녀온 현장은 장안(長安; 오늘날의 시안西安으로 당나라의 수도)으로 돌아갔다.
② 인용문헌을 표시할 때 여러 문헌이 열거되는 경우에 씁니다.
☞ [본문 삽입] 이런 점에서 하이데거는 ‘속함’을 우선, 차이를 받아들이는 ‘듣기’(hören)로서 파악한다(Heidegger, 1947: 16~17; 1951: 260 참조).
☞ [각주 삽입] 이런 이유에서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정치의 심미화(Ästhetisierung der Politik)가 아닌 예술의 정치화(Politisierung der Kunst)’를 주장한다. Walter Benjamin, Gesammelte Schriften I-2, hrsg. R. Tiedemann und H. Schweppenhäuser, Frankfurt a.M.: Suhrkamp, 1974, p. 469; Philippe Lacoue-Labarthe, Art and Politics: The Fiction of the Political, trans. Chris Turner, Cambridge, Massachusetts: Basil Blackwell, 1990.
4. 빗금( / )
(1) 대응, 대립되거나 대등한 것을 함께 보이는 단어와 구, 절 사이에 씁니다.
☞남궁만/남궁 만 | 백이십오 원/125원 | 착한 사람/악한 사람 | 맞닥뜨리다/맞닥트리다
(2) 분수를 나타낼 때에 씁니다. ☞ 3/4분기 | 3/20
III. 따옴표
1. 큰따옴표(“ ”), 겹낫표(『 』): 대화, 인용, 특별 어구 따위를 나타냅니다. 가로쓰기에는 큰따옴표, 세로쓰기에는 겹낫표를 씁니다.
(1) 글 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할 때에 씁니다.
☞ “전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책을 보았을까?” “그야 등잔불을 켜고 보았겠지.”
(2) 남의 말을 인용할 경우에 씁니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학자가 있다.
우리집
① 본문 가운데 다른 문헌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에 큰따옴표를 씁니다.
☞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였다.
② 주석, 참고문헌에서 로마자 논문 제목을 표시할 때 사용합니다.
☞ Françoise Dastur, “Language and Ereignis”, ed. John Sallis, Reading Heidegger: Commemorations, Bloomington/Indianapolis: Indiana Univ. Press, 1993.
③ 겹낫표는 단행본·장편소설·소설집·희곡집·정기간행물의 제목을 표시할 때 씁니다.
☞ 『장기 20세기』(The Long Twentieth Century) | 『한겨레』, 『더 선』(The Sun)
2. 작은따옴표(‘ ’ ), 낫표(「 」): 가로쓰기에는 작은따옴표, 세로쓰기에는 낫표를 씁니다.
(1) 따온 말 가운데 다시 따온 말이 들어 있을 때에 씁니다.
☞ “여러분! 침착해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합니다.”
(2) 마음속으로 한 말을 적을 때에 씁니다.
☞ ‘만약 내가 이런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모두들 깜짝 놀라겠지.’
[붙임]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드러냄표 대신에 쓰기도 합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우리집 낫표는 논문·단편소설·시·영화·노래·연극·미술작품 등의 제목을 표시할 때 씁니다.
☞ 맑스의 「파리 수고」, 황순원의 「소나기」, 김소월의 「산유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피카소의 「게르니카」,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등.
IV. 묶음표
1. 소괄호( ( ) )
(1) 원어, 연대, 주석, 설명 등을 넣을 적에 씁니다.
☞ 커피(coffee)는 기호 식품이다. | 3·1운동(1919)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다. | ‘무정’(無情)은 춘원(6·25 때 납북)의 작품이다. | 니체(독일의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집
① 소괄호와 괄호 속 한글은 본문 글씨보다 0.5포인트 작게 씁니다. 또 한자는 한글보다 글씨가 크게 보이는 특징이 있어서 괄호 안에 병기할 때는 본문 글씨보다 1포인트 작게 씁니다.
② 본문 디자인에 따라 원어의 글씨 크기를 본문 글씨의 60~70% 정도로 해서 구별하는 때도 있습니다.
☞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는 현대 프랑스의 철학자·문학이론가이다.
(2) 특히 기호 또는 기호적인 구실을 하는 문자, 단어, 구에 씁니다.
☞ (1) 주어 | (ㄱ) 명사 | (라) 소리에 관한 것
(3) 빈자리임을 나타낼 적에 씁니다.
우리나라의 수도는 ( )이다.
2. 중괄호({ }): 여러 단위를 동등하게 묶어서 보일 때에 씁니다.
땅콩
호두
잣
3. 대괄호([ ])
(1) 묶음표 안의 말이 바깥 말과 음이 다를 때에 씁니다. ☞ 나이[年歲], 낱말[單語], 手足[손발]
(2) 묶음표 안에 또 묶음표가 있을 때에 씁니다.
☞ 명령에 있어서의 불확실[단호(斷乎)하지 못함]은 복종에 있어서의 불확실[모호(模糊)함]을 낳는다.
우리집 번역문이나 인용문 가운데 이해를 돕기 위해 옮긴이/인용자의 부연을 적을 때 씁니다. 이때 대괄호와 괄호 안의 문자는 본문 글씨보다 0.5포인트 작게 씁니다.
☞ 어떤 국가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수입품 가격에 대한 수출품 가격의 하락을 일으킨다.
V. 이음표
1. 줄표(─): 이미 말한 내용을 다른 말로 부연하거나 보충함을 나타냅니다.
(1) 문장 중간에 앞의 내용에 대해 부연하는 말이 끼어들 때 씁니다.
☞ 그 신동은 네 살에─보통 아이 같으면 천자문도 모를 나이에─벌써 시를 지었다.
(2) 앞의 말을 정정 또는 변명하는 말이 이어질 때 씁니다.
☞ 어머님께 말했다가─아니, 말씀드렸다가─꾸중만 들었다.
☞ 이건 내 것이니까─아니, 내가 처음 발견한 것이니까─절대로 양보할 수가 없다.
우리집 붙임표(하이픈)와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 길이를 150%로 늘리되, 양쪽으로 여백(자간 20%)을 둡니다.
2. 붙임표(-)
(1) 사전, 논문 등에서 합성어를 나타낼 적에, 또는 접사나 어미임을 나타낼 적에 씁니다.
☞ 겨울-나그네, 불-구경, 손-발, 휘-날리다, 슬기-롭다, -(으)ㄹ걸
(2) 외래어와 고유어 또는 한자어가 결합되는 경우에 씁니다.
☞ 나일론-실 디-장조 빛-에너지 염화-칼륨
3. 물결표(∼)
(1) ‘내지’라는 뜻에 씁니다. ☞ 9월 15일∼9월 25일
(2) 어떤 말의 앞이나 뒤에 들어갈 말 대신 씁니다. ☞ 새마을: ∼운동 ∼노래 | 가(家): 음악~, 작곡~
우리집
① 수의 범위를 표시할 때 사용합니다. ☞ 1980~90년대 or 1980~1990년대
② 문헌의 페이지를 표시할 때 사용합니다. ☞ pp. 340~350 | 2~4쪽
VI. 드러냄표
1. 드러냄표( ˙, ˚ ) : ‘방점’(傍點) 또는 ‘곁점’이라고도 하죠(무언가를 강조한다는 뜻으로 “방점을 찍다”는 관용어로 더 유명하죠). ‘ · ’이나 ‘ ˚ ’을 가로쓰기에는 글자 위에, 세로쓰기에는 글자 오른쪽에 씁니다.
문장 내용 중에서 주의가 미쳐야 할 곳이나 중요한 부분을 특별히 드러내 보일 때 씁니다.
☞ 한글의 본 이름은 훈·민·정·음·이다.
☞ 중요한 것은 왜·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이다.
붙임 가로쓰기에서는 밑줄(_____ 혹은 ~~~~)을 치기도 한다.
☞ 그래서 도대체 누가 전쟁터로 갔다는 말이냐.
우리집 드러냄표 대신 되도록 작은따옴표(‘ ’)를 씁니다. 번역서의 경우에는 원서의 표시(국내 저서의 경우에는 저자의 의도)에 따라 이탤릭체 글씨는 굵은 글씨로, 대문자로 쓰인 단어는 고딕체로 강조하기도 합니다.
2. 숨김표(××, ○○): 알면서도 고의로 드러내지 않음을 나타냅니다.
(1) 금기어나 공공연히 쓰기 어려운 비속어의 경우, 그 글자의 수효만큼 씁니다.
☞ 배운 사람 입에서 어찌 ○○○란 말이 나올 수 있느냐?
☞ 그 말을 듣는 순간 ×××란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다.
(2) 비밀을 유지할 사항일 경우, 그 글자의 수효만큼 씁니다.
☞ 육군 ○○부대 ○○○명이 작전에 참가했다.
☞ 모임의 참석자는 김×× 씨, 정×× 씨 등 5명이었다.
3. 빠짐표(□): 글자의 자리를 비워 둠을 나타냅니다.
(1) 옛 비문이나 서적 등에서 글자가 분명하지 않을 때 그 글자의 수만큼 씁니다.
☞ 大師爲法主□□賴之大□薦(옛 비문)
(2) 글자가 들어가야 할 자리를 나타낼 때 씁니다.
4. 줄임표(……)
(1) 할 말을 줄였을 때에 씁니다.
☞ “어디 나하고 한번…….” 하고 철수가 나섰다.
(2)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에 씁니다.
☞ “빨리 말해 !” “…….”
우리집 인용문에서 생략된 부분(상략, 중략, 하략 등)을 표시할 때도 씁니다. 이때는 앞뒤로 한 칸씩 띄어 씁니다. 점 여섯 개를 반드시 찍고, 세번째 점과 네번째 점 사이가 붙어 보이지 않도록 간격을 조정합니다.
☞ “추모왕에게 청해 많은 금은보화를 나누어 갖고 두 아들과 오간, 마려 등 18인을 데리고 낙랑국을 지나 마한으로 들어갔다. …… 소서노가 마한 왕에게 뇌물을 바치고 서북쪽 백리의 미추홀과 하북 위례홀(지금의 한양) 등지를 얻어 소서노가 왕이라 칭하고 국호를 백제라 하였다.”
우선 <'자본'을 읽자>라는 시간이 좀 많이 지난 책(1965년 간)이지만, 당당히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을 '그린비'(저는 이런 출판사가 있는 줄도 강이 님 덕분에 처음 알았음)에서 다시 번역-출판을 한다니 반갑습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자본' 읽기> 혹은 <자본을 읽는다>(김진엽,1991)가 아니라, '읽자'라고 했을까요. 아마도 번역자들이나 출판사의 의지의 표현일까요. 아마도 완역을 하는 듯한데, 근 1000 쪽은 나올텐데... 그나저나 또 다른 근 1000 쪽짜리 마트롱의 책을 얼마나 잘 팔리고 있는지도 약간 궁금하군요.
그리고 본문의 마지막에 언급된 <알튀세르 강의록>은 지금 번역 중이라면, 누구에 의하여 어떤 출판사에서 인지도 조금 궁금합니다.
마트롱 책은 글쎄요... 꾸준히 팔리는 고전이니, 절판은 안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 질문의 답은... 저도 모릅니다;; 번역되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