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형 일기와 블로그
2009/09/15 23:26 생활감상문
갑자기 뭘 좀 찾느라고 전에 싸이 미니홈피에 쓴 2년치 일기(2년 동안 매일 쓴 건 아니고 한 달에 5~10번 정도)를 읽었다. 100자 미만의 짧지만, 솔직하고, 위트 있고, 구체적인 사건 내용이 없음에도 어떤 맥락에서 왜 쓴 것인지 다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웹에다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남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이지만, 일촌들에게만 공개되었던 미니홈피의 느낌과 블로그의 느낌은 확실히 많이 다르다.
말은 많지만, 글은 짧았던 내가 작년 1월 1일부터 블로그를 운영해 오면서... 뭘 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과 지금 쓰는 글의 성격이나 스타일이 많이 다르고, 조심스럽게 나의 익명을 보호하고는 있지만(굳이 찾아내면 오프라인의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만큼의 정보는 또 흘리지만), 어쨌든 처음 의도보다 공적인 공간이 되었다.
사적인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매체를 생각보다 너무 오래 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적절한 방식으로 정리해 가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여하간.... 짧은 글쓰기를 되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싶다. 그게 이 블로그에서 이루어질지, 이제는 다들 떠나간 미니홈피에서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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