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는 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으려고 선택한 것이긴 하지만, 결국은 돈의 문제다. 이번 주 본격 이사 준비 모드에 돌입하니, 요즘 마포구에서 몇천 이하로는 전세는 꿈도 못 꾼다느니 하는, 아직 내 수준에서는 추상적인 단위를 제외하고도 돈 얼마 때문에 별 일이 다 생긴다. 오늘 점심엔 200만 원짜리 사기를 당할 뻔했고, 오후엔 3천만 원 때문에 대박으로 화를 냈고, 저녁엔 2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렸다. 작년 가을에도 한 번 반성한 적이 있긴 한데... 돈이 걸린 문제일 때 못된 성격이 역시 튀어나온다는 것을 재확인하기도 했고, 사람마다 돈에 대한 감각이 정말 다를 수 있구나 알기도 했고, 돈 때문에... 사람이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하루였다.
독립하고 6년 사이 이미 세번째 이사이니, 어떤 항목으로 어떤 규모의 돈이 필요한지는 대충은 알고 있다. 어느 수준에서는 미리 마련해 둔 이사비용으로 충당하고, 어느 수준까지는 현금 서비스로 일단 땡겨 오고, 적금으론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고, 그걸로 모자라면 연금 담보로 조금 더 조달하고, 그걸로 모자라면 직장인 신용담보 대출이니, 부모님 신용으로 더 낮은 이자로 얻을 수 있는 액수가 얼마인지... 가능성은 다 열어두었지만, 미리 계산하기는 귀찮고 머리가 아팠다.
다행히 동생이 재작년에 작업실 얻어 나간 다음에 월세를 내며 살고 있던 하우스메이트가 그새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의 임직원 대출을 이용하여, 이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단다. 음, 일단 방 보여 주고, 이런 번거로움은 하나 덜었군. 10월 초에 이사해야지 하고 혼자 결심만 해놓고는 휴가 내내, 이사 관련해서는 아무것1도 안 했다. 내가 이런 식이지. 휴가 끝난 이번 주에야, 그것도 화욜인 어제 아침부터 인터넷 직거래 카페에서 방 알아보았다. 저녁에 일단 월세는 확실히 싸지만, 만만치 않은 차비가 들 응암동, 그리고 보증금은 낮고 월세는 터무니없이 높은데.... 일단 방을 보고 마음에 들면 집주인에게 조정해 볼까 한 성산동. 두 군데 가봤다. 급하게 나가야 하는 집들인데... 회사에서 너무 멀거나 구조가 마음에 안 들었다. 아, 역시 집 구하는 일은 어렵구나. 실의에 빠져서 길도 잘 모르면서 터덜터덜 걸어오다가... 역시 돈을 좀 들여야 하나 싶어서 그냥 길가에 있는 동네 부동산에 덜컥 들어갔다. 방 두 개짜리 보여 주세요. 밤 8시에 볼 수 있는 집은 달랑 하나.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낮에 한 번 더 가봐서... 괜찮으면 바로 가계약하고, 오늘밤 지금 사는 집주인과 하우스메이트가 새로 계약서 작성하면, 나한테 이사할 계약금을 받기로 했으니 내일 계약하면... 일단 집은 구해 놓는 거다. 이사 준비는 임박해서 하면 되겠지? 자, 이제 다시 마감과 학업에 집중할 수 있으리라.2
그래도 좋은 집 구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눈도 빠르고, 판단도 정확하고, 인상은 살짝 무서워서 어디 가서 계약할 때 나름 유리할 법할 H군을 어젯밤 급히 섭외했다. 점심에 같이 집을 보러 가 달라고. 점심 시간에 다시 부동산을 방문했더니 상황이 또 달라져 있다. 어제 내가 방을 보고 계약할 것 같다니까... 그 집주인 하룻밤 만에 마음을 바꾸었단다. 보증금 천만 원 올려주던지, 보증금 오백에 월세 오만 원 더 내란다. 안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사 결심하고 예산 정하느라 대략 뽑아 둔 생활비+지출 목록(가계부는 안 쓰고, 부문별 할당액만 대강 정해져 있다)에 한 달치 월세를 대입해 보니... 음~ 남는 게 정말 없군. 그렇다고 저축이나 책값, 기부금을 줄일 수도 없고.... 내년에 월급 올라봐야 대학교 들어갈 막냉이 용돈도 주겠다고 이미 말도 해 놨고3 뭐 이런 상황인데, 내 보기엔... 어제 제시받은 금액도 오백에서 천은 깎아야 정상이겠더구만. 뭐 이렇게 부동산 사장이랑 투덜거리면서4
어떻게 집주인 구슬러서 그냥 어제 조건으로 다시 낮추나 어쩌나 하다가... 아는 부동산이랑 제휴로 따로 보여 줄 집이 있단다. 보증금은 아까 그 집보다 천만 원 싸다. 그러면 지금 사는 집이랑 금액은 같은데, 조건은 좋은 편. 일단 가봤더니 그럭저럭 괜찮다. 사실 이번 이사의 원래 목표 중 하나는 전세로 전환하는 것이었는데... 그 놈의 전세대란 때문에 직거래 카페든, 부동산이든, 지금 사는 집의 보증금 2.5배 이하로는 전세가 나오질 않는다. 그건 너무 무리데쓰. 분리형 원룸쯤을 구해 볼까도 생각도 해봤지만, 이번 이사의 또 다른 목표 중 하나인 공부방+손님초대용 공간 확보도 포기할 수 없다. MSG 샘에게 "데리다의 환대" 강의 들을 때 "환대를 위한 집"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굳히지 않았던가. 그래서 투룸 월세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독립해서 거의 대부분, 하우스메이트에게 월세를 받거나, 아니면 동생이랑 살면서 부담없는 수준에서 내다가 한 달에 몇십 만원씩 내려니 큰 일이긴 하지만, 또 그만큼의 가치도 있다 생각했다. 내가 집값 상승 바라고 무슨 타워팰리스로 이사 가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에고, 또 딴소리로 빠졌군.여하간... 그래서... 어제보다 천 만원 올리겠다는 집 말고, 부동산 사장이 동네 유지인 할아버지가 하시는 다른 부동산과 제휴하여 어제 본 집보다 천 만원 싼 집을 보여 줘서... H군과 상의하여 그쪽으로 하기로 하고 사무실 오자마자 가계약금을 입금했다.
이때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이사와는 무관하지만, 나의 최근 생활과는 관련이 있다. 사실 목포 사는 B군과는 평소 서로 바빠서 메신저로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고, 용건 있을 때만 채팅하는 법인데... 이번에 목포도 다녀왔겠다, 와서 임대아파트 입주한 거 축하한다고 티스푼&과일포크 세트까지 사 보낸 상황이라 나름 친목이 도모된 상황. 그런데 B군이 갑자기 말을 시킨다. "바쁘냐?" (집 보고 점심까지 먹고 점심시간 초과해서 들어와) 바쁘다고 용건만 빨리 말하라니... 자기가 공인인증서 들은 USB를 안 들고와서 지금 급하게 결제할 게 있는데 못하는 상황이니... 나 보고 좀 해달란다. 저녁에 입금해 준다고.... 내 추론으론... 한 10만 원짜린가 했다.5 그래서 "알았다. 얼마냐?" 했더니... 200만 원이란다. 아니, 이 눔이... 날 뭘로 보고... 내가 그리 큰돈이 있을 거 같아?
고등학교 때 엄마가 아버지 친구에게 돈 빌려서, 엄마 친구에게 빌려줬다가 떼이는 식의 사고를 내셔서... 걸려온 독촉전화에 시달린 나머지, 나한테는 약간의 빚쟁이 알레르기가 있다. 특히나 친구 간의 돈거래는 안 하자는 강박이 생길 수밖에 없었지. 친구들과 금전 문제로 얽혀봐야... 밥값 나눠내기, 생협에서 공동구매하기, 길에서 장신구 살 때 만 원 빌리기, 가끔 직원가 할인으로 우리 회사 책 사주고 나중에 받기 수준이거나... 친구가 정 급할 때... 당장 나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이삼십 만원 수준에서...(그것도 정~말 몇몇 친구에게만) 빌려주는 "간덩이 작은 친구"인 나한테 아무리 몇 시간이지만 몇백을 빌려달라고혀야? 얘가 이렇게 나를 모르지 않는데... 음~ 여튼 남한테 잘 꿔주지는 않으면서, 또 있으면 쓰고 보자는 나인지라, 얼마 안 되는 수입이나마 모두 7년, 10년, 13년짜리 장기 적금에 묶여 있고.... 유동자금이라 해봐야 이사 비용으로 마련해둔 100만 원 정도. 그것도 이미 집 계약 직전 단계에 돌입했으니... 쓸 돈이 아니다. "나 그 정도는 안 되는데?" "그럼 얼마나 해줄 수 있는데?"(물건 결제할 애가 금액을 조정해? 이거 뭐 좀 이상한데? 마침 메신저 창엔 해킹 사기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뜨는 참) "그, 글쎄... 한 십몇만 원?" 슬쩍 미안하긴 했지만... 조금 과장 보태서... "방금 집 계약하고 왔어"라고 쐐기까지. 그랬더니 "이런 부탁해서 미안해"란다. 여튼... 나도 못 빌려줘서 미안하긴 했다만. 그런데 정말 수상한 건 그 대화 직후다. 이 녀석이 인사도 없이 바로 로그오프한 것이다. 어허~ 이것 봐라. 아무래도 미심쩍은데?
넘어갈까 어쩔까 싶다가 옆자리 진쿤과 의논해 보니... 역시 의심스럽단다. B군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안 받는다. 그래서 "방금 전에 돈 빌려달라고 한 거 너 맞지? 혹시나 도용인가 해서" 하고 문자를 찍고 있는데...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끝고서 잊어버리고 있다가... 몇 시간 후 다른 문자 치려다가 아까 보류된 임시 메시지가 떠서... 그제서야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메신저 일촌이 80명에 달하는 자기 같은 아이디가 해커들의 주요 목표라고. 해킹 당해서... 오후 내내 "너 맞냐"는 문자/전화 받느라 완전 전화기 불났다고...
에효~ 돈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봄에 엄마 돌아가시고 고아된 B군에게 뭐라도 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사실 그 해커가 첨부터 몇십 만원 불렀으면 그냥 입금했을지도 모른다. 200만 원이면 나의 콩알만 한 스케일로는 곧장 못 받으면, 밤에 의심증/울화병으로 잠 못잘 정도로 컸기 때문에 의심한 거다.봄엔가 Y양 친구 중에 메신저 사기 당한 사람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해서지만. 어쨌든 처음에 못 빌려준다고 했을 땐... 친구 B군에게 못 빌려준다 한 거고, 의심은 그 다음 대화에서 한 거니까... 내 스케일은 딱 고만큼인 거지. 하여간 B군에게는 한편 미안하기도 해서... 여차저차해서 못 빌려줬다 하니까... 무조건 잘했단다. 사기 안 당한 나는 똑똑한 친구란다. 다행이다. 우정이 금 갈 일 안 생겨서.
B군에게 전화가 오기 직전에(그러니까 B군에게 문자를 보내기 직전에) 나의 임대계약을 물려받겠다는 하우스메이트가 전화를 했다. 알고 보니 사회초년생인 이 친구... 서울에 올라온 지가 이미 5~6년인데... 하숙&자취 수준 생활만 해보았기에... 몇 천 만원이 오고가는 임대차 계약의 진행에 관해서는 거의 아는 바 없었던 것이다. 임직원 대출도 있다는 것만 알지 본인이 그 자격이 언제부터 되는지, 확실히 되는 것인지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나한테 계약을 물려받고 싶다 한 것이다. 10월 초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해서, 어제 방 보고 들어와 월세 내는 날인 10월 5일에 이사를 하겠다고 했더니 사실은 10월 6일에야 입사 6개월차로 대출 자격이 생기고, 그러고부터 4~5일은 걸리고... 뭐 어쩌고 해서... 집주인한테 이사한다는 말을 7월 초에 했는데... 무슨 이사가 이리 힘드나 싶어 열은 받았지만... 10월 17일로 날짜를 정했다. 그 친구가 내가 갈 데 있으면 10월 5일에 집주인한테 먼저 보증금 받아서 이사하고, 자기네는 이미 살고 있으니 살다가 열흘 후에 대출 받아서 집주인한테 주면 되지 않냔다. 그래서 "집주인 마인드는 그런 게 아니다."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돈이 무서운 거다. 계약서에 쓴 날에 꼭 그 돈이 있어야 하는 거다" 장광설을 늘어놓으면서... 사회 생활을 가르치는 흉내를 냈다.심지어... 나한테 보증금을 이사할 때 한꺼번에 준다면서... 이사할 집의 계약금은 알아서 하면 안 되겠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까지 하는 처자를 믿고 내가 이사를 하려 했으니... T T
여튼... 그래서 어제 나의 집중 교육에 군기가 바짝 든 이 아가씨... 오늘 다시 회사 인사과랑 거래 은행에 가서 대출일정을 재차 확인했다가...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학자금 대출이 남아 있어서, 전세 혹은 월세 대출이 안 될지도 모르는데... 확실한 가능 여부인 입사 6개월차인 10월 6일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우, shit~. 지난 1년간 잘 숨기고 살아왔든 이 놈의 못된 성질 10초 만에 튀어나와... 이죽거리고, 사람 무시하고... 조곤조곤 지난 1년 반 동안 이 친구에게 나름 잘 숨겨온 까칠한 성질 다 보이고 말았다. 이 와중에 이 아가씨 전화기 배터리 떨어져 전화 갑자기 끊기더군.(그래서 전화기 켜면 전화하라고 문자 보내려다가 B군에게 아이디 도용을 문의하는 문자를 보내게 된 거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길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니... 낮에 가계약한 집이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걸어다닐 수 있고, 마을버스도 있고, 동네 조용하고, 생협이랑 반찬가게도 있고, 보증금과 월세도 적정수준인 편. 이 집을 놓치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놈의 전세대란(탓인지, 떠드는 매스컴 탓인지)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보증금이 오른다는 걸 오늘 몸소 체험한 나로서는...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이제라도 사는 집을 내놓고 이사 올 사람을 찾든가, 정 안 나가면 신용대출이라도 해서 먼저 이사를 하든가, 특단의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걸려온 하우스메이트와의 전화에서 이런 나의 결심 통보하고, 아까 나의 성질부림에 눌려 납작 사과하는 그녀에게... 또... "큰돈이 걸린 일일수록, 남과 관련된 일일수록, 모든 절차를 끝까지 알아봐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다시 장광설로 훈계. 나도 정말 이러고 싶지는 않은데... 아이고 골치야. 할 일도 많은데... 오후에 이런 식으로 30분씩 통화를 하고 있으니, 시간도 아깝지만 속상하다. 그동안 꽤 착한 척하고 지냈으니 이 아가씨랑 막판까지 좋은 얼굴로 잘 헤어지고 싶었는데.6
이러느라 못한 일을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 뭉기적거리며 슬슬 했다.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서 은근 수다도 떨었다. 일이 남아서 저녁도 안 먹고, 일하는 진쿤한테 한바탕 푸념을 늘어놓기까지. " 내일 당장 계약하러 가야 하는데, 계약금 300만 원도 읎다. 가지고 있는 현금에 현금서비스라도 받아야 보탤까 보다." 상냥한 진쿤, 생각지도 못한 답을 한다. "XX 선배님한테 빌리세요," "엥? 그 큰돈을? 말이 돼?" 들어보니... 작년에 회사에 퇴직연금제가 되입되면서 근속연수가 2년 이상되는 직원들은 이전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현금으로 받았는데... 직장 생활 7년 동안 그 흔한 청약부금 하나, 적금 하나 들어본 적 없는 이 양반, 6년치 퇴직금을 그냥 자유통장에 넣어놨다는 게다.7 더욱 놀라운 것은... 그래서 내가 바로 앞자리에 앉아 있던 이 양반한테... "저 돈 좀 빌려주세요."라고 말해 봤더니 대번에 "그러죠 뭐. 얼마나요?" 하는 것이다. 맙소사. 나는 15년지기 친구한테도 안 빌려 준 200만 원을 그 자리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입금하다닛. 필요할 때 별 말 없이 빌려줘서 정말 요긴하게 쓸 거고, 참 고맙긴 한데... 그렇다고 뭐 그것이 가슴으로 짜안~ 오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라웠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이렇게 친한 사이였네' 혹은 '이 냥반이 나를 정말 아끼는 동료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흑~'이라기보다는 "정말 돈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이로군", 또는 "역시 매일 얼굴 보는 회사 동료가 돈 떼먹고 도망가진 않겠지라고 믿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들더군. 먹을 거 욕심은 많지만 돈 욕심은 별로 없는 사람이니... 이자 대신 밥&술을 사고, 이사 후 집들이를 해서 초대하기로^ ^.
퇴근 전까지 정말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했고, 앞으로도 여러 번 할 테지만... 하여간 특이한 사람이라는 생각. 집에 오면서 친구한테 돈 안 빌려준 나를 반성해야 하는가, 평소 선물경제에 관한 나의 이상은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이었구나. 딱 자본주의형 인간이네... 집에 오면서 좀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돈은 무서운 거"라고 생각하는 나는 아무래도 이 냥반처럼은 못 될 거 같다는 것이... 이 긴 글을 쓰고 난 다음에도 드는 생각. 역시 사람은 생긴 대로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뭐 다른 건 다른 거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