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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저자와 그의 책은 분리될 수 있을까요?

등록 :2021-02-17 04:59수정 :2021-02-17 09:10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동성추행 동화작가 사건이 남긴 질문들
아동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한예찬 작가의 책을 펴낸 출판사가 한씨의 책을 회수하기로 15일 결정했다.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도서 물류창고에 서점에서 회수된 한씨의 책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아동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한예찬 작가의 책을 펴낸 출판사가 한씨의 책을 회수하기로 15일 결정했다.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도서 물류창고에 서점에서 회수된 한씨의 책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아동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동화작가 한예찬(53)씨의 책은 그가 수감된 뒤에도 두 달 넘게 판매됐다. 지난 15일 <한겨레> 첫 보도 뒤 그의 책을 낸 가문비 출판사는 책을 절판하고 서점에 배포된 책을 회수하겠다고 했다. 주요 대형서점과 공공도서관들은 한씨 책의 판매·열람·대출을 막았다.이번 사건의 경우 매우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작가의 출판물을 공적 영역에서 퇴출시킬 수 있었다. 어린이책을 쓰는 작가가 아동을 성추행했다는 특수성이 작가와 저작물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뜨렸기 때문이다. 유사 사건 처리에 이번 사례를 일반화시키기는 어려운 이유다. 작가가 성범죄로 처벌받은 경우 그의 저작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절판해도 성범죄자 책은 판매·대출된다
작성자 moow****서울대 수학과 교수 성추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죄판결을 받고 파면되었고요. (중략) 그 사람이 쓴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그저 아이들 보게 산 책이 청소년권장도서였기에 더욱 분노가 일었죠. (중략) 이런 경험이 있다보니 이 기사를 읽고나니 정말 씁쓸하네요.
강석진 전 서울대 수학과 교수는 2010~14년 4년 동안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과 수강생, 동아리 소속 학생과 세계수학자대회 사무국 여직원 등 7명을 8차례 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2016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그는 <수학의 유혹> <축구공 위의 수학자> <아빠와 함께 수학을> 등의 수학 관련 대중서를 쓴 저자였다.16일 현재 온라인 대형서점에서는 그의 책을 저자의 범죄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여전히 구매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도 관련 공지 없이 열람·대출할 수 있다.공연·예술계 미투 운동의 첫 대상이었던 공연연출가 이윤택씨는 2019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의 유죄가 확정됐다. 그가 쓴 시집 <나는 차라리 황야이고 싶다>도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국립중앙도서관 대출도 가능하다. 그의 범죄 이력을 공지하는 곳은 없다.이런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독자에게 서점 또는 도서관에서 저자의 범죄와 처벌 사실을 공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해당 범죄로 이미 처벌을 받았는데 범죄와 상관 없는 출판물에 관련 사실을 공지하는 것은 추가적인 명예형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회수 뒤 작가에 구상권 청구”vs“현실적으로 불가능”
“판결 전이라도 성범죄 혐의가 있으면 출판사는 판매 중지해야 한다. 판결이 난 이후라면 출판사에서 책을 일괄 회수한 뒤 작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장은수 출판평론가·편집문화실험실 대표)“작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실제로 집행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라 현실적으로 엄두가 나지는 않는다.”(20년 경력의 한 중견출판사 본부장)
출판계에도 저자가 범죄 등에 연루된 경우 출판사에서 책을 회수해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부 형성돼 있다. 다만 저자의 범죄와 그의 저작물은 별개로 봐야한다는 인식이 더 강하고 설득력을 얻고 있다.20년 경력의 한 중견출판사 본부장은 “작가가 무죄 주장을 한다면 출판사로서는 판결 없이는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판결 이후에도 20여권의 책을 펴낸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출판계에서는 한씨 책을 펴낸 가문비 출판사가 유죄 판결 이후에도 계속 책을 판매한 배경에는 한씨의 책이 꾸준히 팔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문비 출판사는 구체적인 판매 부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피해아동 쪽이 가압류 신청을 한 2018년 9월 이후 한씨의 인세 2천만원을 법원 결정이 나기 전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어린이책의 경우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율은 보통 7%라고 한다. 출판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해당 기간 한씨의 책이 2만권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적어도 판결 이후라면 출판사가 책을 회수한 뒤 작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피해를 보전했어야 한다고 했다.반면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면 작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문학동네는 매해 봄이면 출판하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김봉곤 작가의 작품에서, 김 작가가 지인과의 사적 대화를 허락없이 사용해 논란이 일자 책을 전량 회수하고 절판했다. 2019년 단행본 출판사 매출 1위를 기록한 문학동네도 김 작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동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한예찬 작가의 책을 펴낸 출판사가 한씨의 책을 회수하기로 15일 결정했다.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도서 물류창고에 서점에서 회수된 한씨의 책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아동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한예찬 작가의 책을 펴낸 출판사가 한씨의 책을 회수하기로 15일 결정했다.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도서 물류창고에 서점에서 회수된 한씨의 책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도서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동문학 작가가 아동 대상 성범죄 가해자인 경우를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다. 작품이 그대로 노출되면 피해자는 피해를 계속 상기하게 된다. 그의 과거와 미래 저작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을 포함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저자의 책은 출판사 판단으로 서점에서 회수가 가능하지만, 이미 도서관 서가에 꽂힌 책들을 빼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책들을 도서관에서 어떻게 소장하고 열람·대출할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도서관법 30조를 보면 공립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운영위원회를 두도록 명시해두었다. 하지만 운영위원회의 상세 규정은 정해두고 있지 않고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도록만 했다.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장은 “운영위원회를 두어야한다고만 할 뿐 상세규정이 없다보니 도서관마다 제각각 해석이 다르다. 한씨의 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서관에서 논란이 되는 책의 소장 여부나 서비스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도서관법 시행령은 소장자료의 폐기 기준으로 책의 훼손 여부 등을 정해두었지만 성범죄 저자의 책을 폐기한다거나, 저자의 유죄 판결을 이용객들에게 공지하도록 하는 등의 법적 근거는 없다. 전국 초·중·고 도서관을 담당하는 신두철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장은 “각 도서관마다 위원회를 두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나, 이번 사건과 같은 논란이 불거졌을 때 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할지 말지를 정해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은 지난 15일 전국 공공 도서관에 한씨의 1심 실형 선고 결과를 안내했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해당 도서관의 몫인 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성범죄를 저지른 작가는 법원이 정한 죗값을 치르면 작품 활동을 아무런 제약없이 이어갈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취업제한 범위에 작가의 작품 활동은 포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만화계 내부 성폭력을 공론화한 작가 브장(필명)은 “가해자의 새로운 작품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면서 피해자들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성범죄로 처벌 받고도 계속 작가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자신의 신상을 출판사에만 공개하고 필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작품 활동을 막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정춘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1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작가가 성범죄자일 경우 과거 저작물과 미래 저작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 보완을 고민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일단 여성가족부에 대안을 묻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성범죄자 저작물을 확인한 뒤 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 작업을 해나가겠다. 출판·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저작물을 볼 때마다 계속 (고통이) 상기가 되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작가의 책과 그의 삶을 구분할 수 있는가
“그냥 작자 미상으로 출판하면 되지 않나요. 작품 자체가 좋으면 그걸 활용해야지요.”(작성자 jyhw****)“성범죄자의 글을 자녀에게 읽히고 싶으신건가요.”(답글 작성자 gold****)
출판사와 서점, 도서관에 남은 성범죄 저자의 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작가의 저작물과 작가 개인을 구분할 수 있는가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한겨레> 기사가 나간 뒤 작가와 작품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온라인 댓글이 일부 있었다. 브장 작가는 “작품이 팔릴수록 그의 활동 기반을 넓혀준다. 작가와 작품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2018년 4월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경향신문>에 쓴 ‘고은의 시, 교과서 삭제를 반대한다’는 칼럼에서 “교과서에는 모범적인 저자와 글뿐 아니라 부끄러운 현실, 실패한 역사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기덕 영화감독(2020년 사망)을 거론하며 “성폭력 가해자가 연출한 작품은 무조건 졸작 혹은 걸작인가. 교과서는 이를 논쟁적으로 제시하는 인식론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한예찬씨가 노랫말을 쓴 인기동요 ‘아기다람쥐 또미’를 이용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성범죄 이력이 있는 저작권자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성범죄 연루 작가의 저작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큰 만큼 업체로서는 이에 대한 정보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이런 사실을 업체들에 알려주면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3269.html?_fr=mt1#csidx2bb2ae6aac4a7959a4172d100cdfa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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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을 견디는 다리... 기관사들에겐 공포의 구간

[세상을 잇는 다리] 태백선 조동철교와 사북항쟁

21.02.17 08:01l최종 업데이트 21.02.17 08:01l

살면서 제일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배려다. 다리는 등을 굽혀 그 위를 지나는 모든 것을 배려한다. 제 몸을 내리누르는 모든 압박을 견뎌낸다. 다리 중 가장 배려심이 많은 게 라멘교다. 상·하부구조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다리가 넘어지지 않는 한 낙교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장점으로 도로나 철로를 횡단하는 곳에 주로 설치한다. 그래서 다른 시설물을 돕고 배려하는 다리라 부른다.
특이한 라멘교
 

조동철교 모습 높이가 다른 3 × 3 라멘교를 이어 만든 특이한 모양새의 철교다. 철도 등반한계구배를 적용해, 열차가 천천히 달린다. 기관사들에겐 공포의 구간이기도 하다.
▲ 조동철교 모습 높이가 다른 3 × 3 라멘교를 이어 만든 특이한 모양새의 철교다. 철도 등반한계구배를 적용해, 열차가 천천히 달린다. 기관사들에겐 공포의 구간이기도 하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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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신동읍에 있는 철도교다. 태백선 예미역과 조동역 사이 지방도 421호선을 횡단한다. 높은 건물을 짓듯, 두 겹 교각과 수평재 입체배열로 상판을 지지하고 있다. 속이 비어 있는 직육면체 기본단위 가로3칸 × 세로3칸 라멘교를, 단단한 지반 위에 연이어 세웠다. 총 6개 라멘교를 이어 붙여 상부에 레일을 깔았다. 멀리서 보면 직육면체 텅 빈 뼈대만 남은, 3층짜리 큰 집들 기둥이 연속해 서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조동철교((鳥洞鐵橋)는 1966년에 만들었다. 함백을 거치치 않고 예미에서 조동을 직선으로 잇기 위한 조치다. 경사도 30‰(Per Mil)이다. 철도에서 사용하는 구배(勾配, 수평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는 19‰을 넘지 않도록 설계한다. 열차 바퀴와 레일 마찰계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19‰을 넘게 되면 열차가 자칫 미끄러질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큰사진보기태백선이 지나는 조동철교 다리 위를 느리게 기차가 지나고 있다. 열차 등반 한계구배 때문이다.
▲ 태백선이 지나는 조동철교 다리 위를 느리게 기차가 지나고 있다. 열차 등반 한계구배 때문이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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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30‰은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하며 열차 등반 한계구배다. 이 구간을 운행하는 모든 열차는 속도를 최대한 줄이며, 기관사들에겐 공포의 구간이기도 하다. 태백선과 나란히 달리는 함백선, 함백역과 조동역 구간은 이런 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똬리굴(Loop식 철도)로 통과한다. 이 점을 상기하면 30‰이라는 구배에 대해 이해가 쉬워진다.

석탄을 위한 철길

 

연탄에 대한 추억과 에피소드는 차고 넘칠 정도다.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는 단 3행 짧은 시에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 한다. '넌 다른 사람에게 언제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느냐' 묻는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 하얗게 재가 되어 본 적이 있느냐, 시는 묻는다. 하찮게 보이는 연탄재가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뜨거운 삶을 살아 냈다는 생각이다.

연탄을 흔히 구공탄(통상 19개로'십구공탄'이라 부름)이라 부른다. 석탄을 가공해 만든다.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은 우리나라 대표적 석탄 산지다. 태백선은 제천에서 영월, 영월에서 함백, 함백에서 황지, 황지에서 고한까지 순차적으로 만들어진 철도다. 석탄과 석회석을 실어 나를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하루 수만 톤 석탄을 실어 날랐다.

남북이 분단되고 남한엔 에너지가 절대 부족이다. 이에 눈 돌린 곳이 강원도 석탄이다.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석탄이 필요했다. 이런 필요로 곳곳에 광산이 개발된다. 강원도와 충청도 대천, 경상도 문경, 전라도 화순에서 석탄이 생산된다. 그 중 강원도는 전국 생산량의 80%을 감당해 낸다.

태백선은 이렇듯 국가에너지 충족이라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철도다. 조동역에서 자미원역, 민둥산역을 지나면 사북역이 나오고 이어 고한역이 나온다. 우리나라 석탄탄광을 대표하던 '동원탄좌'가 있던 곳이다. 동원탄좌개발(주)라는 악덕기업이 소유한 탄좌다.

검은 사슴
  
큰사진보기갱도 모형 사북 석탄박물관 체험장에 만들어진 갱도 모형이다. 지보공을 통나무로 만들어 늘 붕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실제 노동환경은 사진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 갱도 모형 사북 석탄박물관 체험장에 만들어진 갱도 모형이다. 지보공을 통나무로 만들어 늘 붕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실제 노동환경은 사진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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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막장'이란 말을 사용한다. '인생 갈 데까지 간 사람이나 혹은 그런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본래 뜻은 '갱도 막다른 곳'으로 석탄 캐는 탄부의 소중한 일터다. 작업환경은 무척 열악하다. 갱도 안은 높은 온도에 먼지투성이다. 가스가 누출되어 언제 중독될지 모른다. 지보공은 통나무로 만들어 위험하기 그지없다.

갱도가 무너지면 꼼짝없이 갇혀, 목숨을 잃게 될 위험에도 항시 노출되어 있다. 먼지투성이 막장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는다. 먼지와 탄가루로 '진폐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최악의 노동환경에서 일을 한다. 장시간 가혹한 노동 조건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족의 생계를 지켜낼 담보 없는 위험에 한 생과 온 몸을 내맡긴 꼴이다.

광부 가족들 삶도 무척 열악하다. 사택(舍宅)이라는 곳도 얼기설기 바람을 막아내는 수준에 불과하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집들에선 비가 새는 일은 일상이다. 8평에 딸린 방 둘, 부엌 하나 공간에 많은 가족이 기대어 산다. 화장실이나 세면장은 공동이다. 아침마다 화장실 앞에선 긴 줄을 서야만 한다.

상수도 공급도 형편없다. 씻지도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기도 한다. 빨래를 맘껏 널 수도, 푸른 하늘을 보는 것도 쉽지 않다. 고지대 탄광은 물류수송도 여의치 않아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 쥐꼬리 봉급은 받자마자 공판장이나 술집 외상값으로 사라져 버린다. 공판장 운영자도 사장 친인척이다. 총체적인 수탈구조다.
  
큰사진보기사북 석탄박물관 석탄박물관에 그려진 광부 모습이다. 사진은 웃는 모습이나, 노동환경이나 임금, 생활여건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2020년 12월 박물관은 코로나19로 폐쇄 중이다.
▲ 사북 석탄박물관 석탄박물관에 그려진 광부 모습이다. 사진은 웃는 모습이나, 노동환경이나 임금, 생활여건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2020년 12월 박물관은 코로나19로 폐쇄 중이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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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장편소설 <검은 사슴> 공간 배경이 탄광이다. 깊은 갱도 안에 사는 검은 사슴은 항상 빛을 갈구한다. 자기 보물 같은 뿔과 이빨을 내어주고서라도 빛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빛을 희구하면 할수록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삶이다. 검은 사슴은, 검은 탄을 밥으로 삼아야 하는 광부들 모습 그대로다. 탄광촌은 블랙홀 같은 곳이다. 비인간화의 막장이었다.

회사의 횡포

동원탄좌는 사북과 고한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최대 단일 탄좌다. 1980년엔 동원탄좌와 부수적인 소규모 탄좌를 합해 5000여 광부가 년 160만t, 우리나라 석탄생산량의 11%를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임금수준은 매우 열악했다.

1970년대 내내 저임금에 시달린다. 1980년 당시 4인 가구 최저임금이 월 24만 원이다. 하지만 탄부들 월평균임금은 15만 5천원에 불과하다. 거기에 고용도 불안정하다. 관리자 눈에 들지 못한다면, 언제 건 일터를 잃을 수 있는 고용구조다.
   
큰사진보기사북역 태백선 사북역이다. 석탄이 주 연료로 사용될 때 이곳을 통해 하루 수만톤 탄이 실려 나갔다
▲ 사북역 태백선 사북역이다. 석탄이 주 연료로 사용될 때 이곳을 통해 하루 수만톤 탄이 실려 나갔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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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이다. 회사는 일명 국토개발대라는 전과자 집단과 지역 불량배들을 앞세워, 어용노조를 만들어낸다. 노조위원장을 대의원이 뽑는 간선제를 유지한다. 해마다 임금협상 때만 되면, 3∼4개월 전부터 수당 등을 조정해 광부들 임금을 깎아 내린다. 임금인상률을 눈속임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법으로 10% 이상 임금이 인상된다 해도, 실질 인상률은 4∼5%에 불과하다.

어용노조는 광부 복지개선이나 임금인상, 작업환경개선보다 회사 측 주장에 동조하기 바쁘다. 노조대의원 선출시기가 되면 막대한 돈이 뿌려진다. 선출된 대의원을 어용노조위원장이 전국 관광지로 끌고 다닌다. 엄청난 향응이 제공된다. 수일동안 이곳저곳 끌고 다니다, 선거 날이 되면 탄광 앞에 내려준다.

광부들 분노는 극에 달한다. 이제 더 이상 참고 있으면서 눈감고 앉아서 빛을 갈구하지 않는다. 오직 싸움이 있을 뿐이다. 1980년은 18년 유신독재가 막을 내린 직후다. 그동안 억눌린 폭압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매우 드높았다.

1978년 일어난 '2차 석유파동'으로 에너지 자립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석탄산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국민연료로 자리 잡은 연탄가격을 억누를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이는 광부들 임금인상억제라는 극약처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광부들 요구는 다르다. 동원탄좌의 경우 40% 임금인상을 요구한다. 그마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어용노조 직무대리였던 전 노조위원장 이재기는, 회사 요구안 20%를 독단적으로 수용한다. 광부들이 반발한다.

사북노동항쟁
  
큰사진보기사북항쟁 당시 모습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착취와 가난에 시달리던 광부들을 회사는 어용노조를 앞세워 임금인상 억제 및 속임수와, 비민주적인 노조 운영을 획책한다. 이에 광부들이 항쟁에 나선다.
▲ 사북항쟁 당시 모습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착취와 가난에 시달리던 광부들을 회사는 어용노조를 앞세워 임금인상 억제 및 속임수와, 비민주적인 노조 운영을 획책한다. 이에 광부들이 항쟁에 나선다.
ⓒ 정선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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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4월 16일 광부들은 어용노조퇴진과 임금인상 40%, 노조직선제 등을 주장하며 농성에 들어간다. 4월 18일 항의집회에서 경찰은, 4월 21일에 예정된 집회를 약속하며 해산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작 21일엔 집회를 불허한다. 수백 명 광부들이 탄좌 사무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인다.

경찰은 당초 약속을 어기고, 시위에 나선 광부들을 촬영하여 시위주동자를 색출하려는 증거채집에 나선다. 이에 흥분한 광부들이 항의하자, 경찰은 차를 타고 달아나려 한다. 몇몇 광부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도주하려는 차량을 가로막는다. 경찰은 그 중 한 광부를 치여 상해를 입히고 도주해 버린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광부들이 이성을 잃는다. 여기에 가족이 가세한다. 시위대는 어느새 6000명으로 불어났다. 인구 3만의 도시다. 다섯 명 중 한 명은 시위에 참가한 꼴이다. 그만큼 탄좌의 착취가 심했다는 반증이다. 시위대가 사북 주요 관공서를 점령한다. 경찰은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사북은 해방구다. 그러나 도심에선 어떤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동체 질서가 정연하다. 이재기 위원장은 어딘가로 도망치고 없다. 다만, 그의 부인이 광부가족들 손에 이끌려 탄좌 사무실 근처 전봇대에 묶인다.

언론은 이 모습만을 대서특필한다. 질서가 깨어진 무정부상태라 호도한다. 광부들을 폭도로 몰아세운다. 그때나 지금이나 수구언론은 영혼이 없다. 진실 호도에 바빴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는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없다. 언론이 아니었다.
  
큰사진보기사북항쟁 당시 모습 인구 3만 도시에서 광부와 그 가족 6000여 명이 항쟁에 나선다.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항쟁을 이어간다.
▲ 사북항쟁 당시 모습 인구 3만 도시에서 광부와 그 가족 6000여 명이 항쟁에 나선다.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항쟁을 이어간다.
ⓒ 정선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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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까지 진압 나온 강원도경 경찰과 극한 대치가 이뤄진다. 투석전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돌에 맞은 경찰 1명이 사망한다. 경찰과 광부, 가족 등 160여 명이 부상을 입는다. 이재기와 노조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광부 이원갑의 중재로 24일 시위는 진정된다. 11개 조항의 타협안이 제시되어 몇 차례 협상 끝에 타결된다.

하지만 권력 실세로 부상하던 집단은 신군부다. 사태가 진정된 후 '합동수사단'을 꾸려 31명을 구속하고 50명을 불구속시킨다. 정선경찰서에선 무지막지하고 치욕스러운 고문이 자행된다. 신군부는 비인간화의 상징이다. 이들 81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된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소요죄와 폭행죄로 2∼3년 실형을 살았다. 많은 아픔과 설움만을 남긴 채 사북항쟁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폐광의 그늘

사북·고한은 석탄산업 몰락의 상징이다. 나라는 이곳을 배려한다 했다. 그 명목으로 도박과 레저 시설이 들어선다. '강원랜드와 하이원리조트'다. 이 시설이 이곳에 어떤 활력을 주었는지 알지 못한다. 지역을 어떻게 다시 살려내고 있는지 잘 모른다. 오히려 순박한 지역 인심과 문화를 알량한 푼돈으로 망쳐버린 것은 아닌지. 허풍선이마냥 잔뜩 바람만 불어넣고, 돈은 뒤에서 다른 족속들이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직갱도 승강기 사북 동원탄좌에서 사용하던 수직갱도 승강기다. 지금은 탄좌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남아 있다. 수직갱도가 있었다는 것은 탄 생산량이 그 만큼 많았다는 반증이다. 횡갱도에 비해 시설비가 비싸, 잘 설치하지 않는다.
▲ 수직갱도 승강기 사북 동원탄좌에서 사용하던 수직갱도 승강기다. 지금은 탄좌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남아 있다. 수직갱도가 있었다는 것은 탄 생산량이 그 만큼 많았다는 반증이다. 횡갱도에 비해 시설비가 비싸, 잘 설치하지 않는다.
ⓒ 이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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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거리는 태백선 열차는 무심하다. 높은 산들로 막힌 하늘은 좁기만 하다. 손바닥 하나로 가려지는 사북 하늘이다. 도박과 레저라는 새하얀 손바닥으로 사북 하늘을 가리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이 하늘을 영원히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동철교는 라멘교다. 라멘교는 배려하는 다리다. '배려'라는 단어에 가슴 시린 지역이다. 사북·고한을 꿰뚫고 지나가는 지장천엔 오늘도 검은 물이 핏물처럼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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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같은 XX” 욕설에 부당해고까지...선 넘은 택배대리점 ‘갑질’

생활물류법 시행 앞두고 CJ·한진 일부 대리점서 ‘부당해고’ 이어져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1-02-16 17:47:46
수정 2021-02-17 0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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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대리점 기획 위장폐점과 갑질로 택배노동자 부당해고, 노동조합 탄압한 한진택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2.16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대리점 기획 위장폐점과 갑질로 택배노동자 부당해고, 노동조합 탄압한 한진택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2.16ⓒ김철수 기자
 
 택배노동자들의 업무환경 개선 등을 약속한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일부 대리점의 기획·위장 폐업으로 택배노동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하고 있다. 심지어 한 대리점주는 노조원들에게 욕설과 폭행까지 일삼다 결국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해고하는 '갑질'까지 저질렀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사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창녕대리점 소속 노조 조합원들이 겪은 부당해고 및 노조탄압 사례를 고발했다.

창녕대리점의 노조탄압은 지난 2019년 노동자들이 택배노조 지회를 설립을 추진하던 시기부터 시작됐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이곳 대리점 소장은 지회 설립을 추진하던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라", "고발해라. 개X끼야" 등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

 
노동조합 지회를 창립하기 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욕설을 하며 조합원에 대한 해고 통보를 한 대리점 소장
노동조합 지회를 창립하기 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욕설을 하며 조합원에 대한 해고 통보를 한 대리점 소장ⓒ전국택배노조 제공
 


또 다른 한 노동자에게는 전화를 통해 "전부 (일)하는 거라곤 인간 쓰레기 같은 것밖에 안 오고. 여기가 무슨 인간 쓰레기 집합소인가, 개X끼야. 똑바로 해라" 등 폭언을 일삼고 배달물량을 줄이겠다고 협박했다. 대리점주의 갑질에 시달리던 해당 노동자는 결국 스스로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창녕 대리점의 노조에 대한 갑질은 지회가 설립된 이후에도 계속되다 결국 조합원 2명에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지난해 12월 말 대리점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은 이승민 창녕지회 지회장은 대리점 소장의 해고 통보 뒤에도 본사가 부여하는 '택배기사 코드'가 그대로 있다며 업무를 계속하려 출근했다가 대리점 소장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순간 대리점 소장이 계약 해지 내용 증명 보냈다"면서 "이유는 아파서 병원에 가고, 적법하게 했던 노동조합 활동을 두고 업무태만이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리점 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조합원 한 명에게 또다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면서 "열심히 일했는데 왜 소장은 계약을 해지하느냐. 본사에서도 계속 일하라고 하는데 본사 말도 듣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본사 말도 듣지 않는 대리점과 계속 계약해서 왜 이런 상황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진택배의 경우 대리점의 위장폐점·분할을 통해 노조원들이 해고됐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한진택배 김천대리점은 지난 2월 북김천·남김천 대리점으로 분할됐는데, 이 과정에서 대리점 소속 조합원 4명이 해고된 것이다.

기존 김천대리점은 소속 택배노동자가 9명, 개별 물량이 월 4000개 미만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인데 이를 북김천과 남김천으로 분할한 것은 기획·위장 폐점이라는 것이 택배노조 측 주장이다.

해고자 중 한명인 강진석 김천지회 교육선전부장은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 하나로 노동자 4명의 운명이 집배 담당자에 달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대기업 한진이 택배노동자를 일만 하는 기계로 취급하고, 분류인원 투입 요구에는 집단해고로 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고는 한가정의 일상을 파괴하는 살인이다. 한진은 살인행위를 멈추고 기업의 책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CJ대한통운 서초 양재제일대리점과 한진택배 거제북대리점에서도 대리점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해고가 이뤄졌다고 택배노조는 전했다.

노조원 폭행하는 CJ대한통운 창녕대리점 소장
노조원 폭행하는 CJ대한통운 창녕대리점 소장ⓒ전국택배노조 제공

"대리점 부당해고·갑질, 본사가 공범이다"

택배노조는 이 같은 대리점의 갑질과 부당해고 뒤에는 본사의 동의와 방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7월 25일 생활물류법의 시행을 앞두고 택배현장에서 부당해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면서 "생활물류법 시행 이후부터는 택배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에 앞서 눈엣가시 같은 노동조합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진택배의 대리점 기획위장 폐점·분할은 본사의 승인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 작품"이라며 "소속 택배노동자와의 일말의 소통도 없이 폐점이 진행됐고, 분할된 대리점의 신규 소장으로 이전 소장의 조카가 선정되었으며 그에게 이전 소장 자신의 대형집하거래처까지 넘겼다"고 꼬집었다.

이어 "명백한 한진본사와 대리점 소장이 공모한 위장폐점에 따른 집단해고"라고 강조했다.

또한 "CJ대한통운 창녕대리점 소장의 갑질은 그야말로 선을 넘었다"면서 "노동조합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지회장과 지회간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유 들며 계약연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계약연장 미이행에 따른 계약해지는 택배현장의 전형적인 해고행태"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창녕대리점 소장의 노조 탄압과 부당해고 등의 각종 악행들에 대해 원청 CJ대한통운은 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가"라며 "방관하고 있는 원청의 모습에서 이들 또한 부당해고와 갑질의 공범에 해당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들과 대리점들의 이러한 막장행위의 목적은 바로 노동조합 죽이기에 맞춰져 있다"면서 "노동조합이 있으면 택배노동자를 노예처럼 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대리점 위장폐점과 부당해고는 모두 교섭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섭대표를 해고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전형적인 부당노동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은 당장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택배현장의 교란행위, 막장행위, 갑질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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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에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한미 군사훈련의 향방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2/17 09:54
  • 수정일
    2021/02/17 09: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1.02.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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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 해병대가 실시한 시가지 전투 훈련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2009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 해병대가 실시한 시가지 전투 훈련 장면. [통일뉴스 자료사진]

한미 군 당국이 올해 상반기 연합군사훈련을 3월 둘째 주에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작전 지휘부인 합동참모본부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이번 훈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보도들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연합지휘소훈련(CPX)을 3월 둘째 주에 진행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총 9일 정도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의소리>(VOA)는 16일, 한국 군 당국자와의 전화통화를 빌려 “다음 달 둘째 주 즈음해서 훈련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한반도 정세 등 여러 변수들 때문에 미-한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훈련 방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CPX)으로만 진행하고 야외실기동훈련(FTX)은 제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이렇게 되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독수리훈련(FE) 등 대규모 한미 연합 야외실기동훈련은 2년 10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측은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양가적 위치에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할 경우 전작권 환수의 2단계인 FOC 검증을 해야 할 입장이지만 동시에 북한 측이 요구한 훈련 중지도 의식해야 할 사정인 것.

먼저, 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 미국 측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규모가 축소된 지휘소훈련으론 충분한 검증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한국 측은 FOC 검증을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검증평가는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로 진행되며, 한미 군 당국은 1단계 IOC 검증을 마쳤으나 지난해 실시하려던 2단계 FOC 검증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로 미룬 바 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초 노동당 8차 사업총화보고에서 남한이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지 말고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같은 근본문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그래야 남북관계에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은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하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군사훈련이 많은 것보다는 평화회담이 많기를 원한다”며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 있고, 국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측으로서는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될 경우 한편으로 FOC 검증이 불투명하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 측으로부터는 ‘약속 불이행’으로 치부될 상황인데, 합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훈련에 변수가 생긴 모양새다.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는 합참 소속 인원이 다수 참여하기에 합참에서 추가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훈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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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백신 2300만명 분 추가 계약...총 7900만명 분 확보

화이자·노바백스와 계약, 두 백신 모두 2분기부터 접종 시작 예정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21-02-16 10:42:22
수정 2021-02-16 10:42:2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2.13.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2.13.ⓒ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300만 명분 추가로 확보했다. 또 하반기로 예정됐던 일부 백신의 접종 시기도 2분기로 앞당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기존 5천6백만 명분에 2천3백만 명분을 추가해 총 7천9백만 명분의 백신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도입되는 백신은 화이자 백신 300만명 분과, 노바백스 백신 2천만명 분이다.

이어 "화이자 백신 50만명 분을 3월말에 앞당겨 공급받고, 300만명 분을 2분기에 도입하는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라며, "2분기에 총 350만명 분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화이자 측과 300만 명분의 백신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당초 3분기였던 공급 시작 시기를 1분기(3월 말)로 앞당겼다.

 

정부는 당초 올해 하반기에 1천만명 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지난해 화이자와 계약한 바 있다. 최근 일정 물량의 공급을 앞당기고, 상반기 중 추가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협의를 해온 끝에 이 같은 결과를 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오는 3월 말 공급되는 분량에 대해, 국가 출하 승인이 완료되면 4월부터 예방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19일 독일 대도시의 백신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비오엔테크 코로나 19 백신 주사약병을 들고 있다. 독일은 유럽연합 일원으로 12월27일부터 화이자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9.
19일 독일 대도시의 백신 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비오엔테크 코로나 19 백신 주사약병을 들고 있다. 독일은 유럽연합 일원으로 12월27일부터 화이자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9.ⓒ사진 = AP/뉴시스

정 총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다"라며 "노바백스 백신의 2천만 명분 도입을 확정하고 2분기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 기업이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공장에서 직접 백신을 생산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순수 국산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날 오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노바백스 백신은 기존 인플루엔자, B형간염 등 다수 백신에 적용되는 합성 항원 방식의 백신이다. 이는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여 면역증강제와 섞은 후 인체에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냉장(2~8℃) 조건으로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하다.

정 총리는 각국이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상반기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전하며, 정부의 백신 조기 도입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백신 접종의 전 과정에 걸쳐 빈틈없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소희 기자

작고 약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따뜻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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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두꺼운 패딩을…모레까지 강추위, 오늘 낮에는 짧고 강한 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2/16 10:53
  • 수정일
    2021/02/16 10: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21-02-16 08:08수정 :2021-02-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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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경기남부·충청 중심 2∼7㎝ 큰눈
17·18일 내륙 중심 영하 10도 안팎에 강풍
19일 오전까지 춥다 오후에 기온 큰폭 상승
눈이 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눈이 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낮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짧고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8일까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기상청은 이날 “중국 발해만 부근에서 남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은 낮 한때 눈이 오는 곳이 있고 호남과 경북, 경남 서부 내륙에는 오후부터 저녁에, 제주도는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한때 비 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기상청은 특히 “눈이 3시간 안팎으로 짧은 시간 안에 내려 경기 남부와 충청권을 중심으로는 2~7㎝의 많은 눈이 쌓이는 곳이 있겠다”고 설명했다.예상 적설량은 경기 남부, 충청권, 서해5도 2~7㎝, 서울·경기 북부, 강원(동해안 제외), 전북, 호남 북부, 경북, 경남 서부 내륙, 제주 산지, 울릉도·독도 1~3㎝이다.

 

 

이번 눈은 17일에도 이어져 서해상에서 해기차(대기하층의 기온과 해수면온도 차)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전라 서해안에서 시작된 눈이 17일 새벽에 충남 서해안과 호남 내륙, 경남 서부 내륙, 제주도로 확대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호남 서해안과 제주에는 눈이 모레까지 이어진다.예상 적설량은 호남 서부, 제주 산지, 울릉도·독도 5~15㎝(많은 곳 20㎝ 이상), 충남 서해안, 호남 동부 3~10㎝, 충청 내륙, 경남 서부 내륙, 제주(산지 제외) 1~5㎝이다.기상청은 또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17일과 18일 아침 기온이 16일보다 3~5도 더 떨어지면서 강원 내륙·산지는 영하 15도 이하, 경기 북부·동부와 충청 내륙, 경북 북부 내륙, 전북 동부는 영하 10도 이하로 낮겠다”고 밝혔다.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추위는 19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오후부터는 기온이 크게 올라 주말에는 평년보다 5∼6도 높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83111.html?_fr=mt1#csidx1bc72d7854fe0a8a3054688ff0cc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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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를 하다](21)권력의 부패와 환경파괴에 맞서…3000만그루의 ‘민주주의’를 심다

입력 : 2021.02.16 06:00 수정 : 2021.02.16 08:58

 

왕가리 마타이 

케냐 ‘그린벨트 운동’을 이끈 왕가리 마타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킨 정치인이었다. 그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Green Belt Movement

케냐 ‘그린벨트 운동’을 이끈 왕가리 마타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킨 정치인이었다. 그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Green Belt Movement

 

케냐 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서며
‘그린벨트 운동’ 이끈 환경운동가
현실정치 뛰어들어 녹색당 창설
 

“나는 케냐인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은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마치 모든 정치인이 다 사기꾼이고 거짓말쟁이라는 듯이 여기는 통념에 도전하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케냐에서는 국민의 열망을 억압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을 주도한 이들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그들의 결정이었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그 상황을 오해하는 것이다. 왜 당신의 운명을 거짓말쟁이나 사기꾼의 손아귀에 맡겨야겠는가?”
 

1997년 12월, 케냐는 새로운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과 원조국들의 압박에 못 이겨 케냐 정부는 모든 정당이 후보를 낼 수 있는 “공식 절차를 모두 승인”했다.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통합이 관건이었다. 케냐 정부의 탄압에 맞서며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어 온 왕가리 마타이는 야권 통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5년 전인 1992년 야권 단일화에 실패하고 부패한 독재 정권에 또 한 번 권력을 내주었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할 수는 없었다. ‘단일 연합당’을 만들지 못하면 이번에도 승산이 없었다.

왕가리 마타이는 1992년에도 곳곳에서 국회의원 및 대통령 출마를 요청받았지만, 자신은 환경운동가로서 사회 변화에 일조하겠다고 답하며 줄곧 ‘정치권 밖’을 지켜 왔다. 하지만 케냐 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1997년 9월) 엘도레트의 시민 1000여명과 무랑가 지역의 시민 1000여명이 집회를 열어 내게 하원의원과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지지자들은 마타이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그린벨트 운동을 “주류 정치에서 실현”해주기를 원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국회의원도 아니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았는가? 그가 국회의원이 될 경우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왕가리 마타이는 제도권 밖에서 권력을 감시하며 환경 보호와 빈곤 퇴치, 여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자 했지만, 마타이의 꿈은 케냐의 정치가 제대로 기능할 때만 실현될 수 있었다. 케냐 정부는 썩을 대로 썩어 있었다. “합법적으로 또 불법적으로 숲이 파괴되고 있었다.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케냐의 땅과 주요 시설이 권력의 측근들에게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었다.” 케냐에는 정말 ‘좋은 정치인’이 필요했다. 환경 보호와 빈곤 퇴치, 여성인권 향상이 민주주의와 맞물려 있다고 믿어 온 마타이는 ‘정치권 안’으로 뛰어들기로 결심을 굳혔다. “나는 그냥 앞만 보고 전진하다가 어느 문이든 열린 문이 있으면 그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맞닥뜨린 정치 현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1997년 11월, 왕가리 마타이는 자유당 후보로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7개 당에서 15명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가까운 지역의 후보들부터 만나기 시작하자 ‘부족주의자’라고 공격받았다. 선거자금은 심각하게 부족했다. 마타이를 더 놀라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과거에 우호적이었던 언론들마저 마타이의 출마 동기를 의심하며 “왕가리 마타이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그린벨트 운동에만 집중한다면 나라를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마타이가 또 다른 여성 후보인 채러티 응길루를 “고의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후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기득권의 배타성과 케냐 사회의 고질병인 부족주의와 개인숭배를 선거를 치르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다. 야권은 전체 유권자 가운데 3분의 2에 가까운 표를 얻었지만, “통합에 실패했기 때문에” 패배하고 말았다. 마타이는 우선 그린벨트 운동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낡은 정치문화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케냐의 미래에 희망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왕가리 마타이는 선거 패배 후, 마징기라(스와힐리어로 ‘환경’) 녹색당을 창설했다. 그린벨트 운동의 기본 가치와 동일한 강령을 채택했다. 아프리카 녹색당 연맹에도 합류했다. 녹색당은 독일과 같은 유럽 선진국에서만 가능하다는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지만, 마타이는 케냐야말로 녹색당이 필요한 곳이라고 대중에게 부지런히 설명했다. “과거 독재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는 동안 정기적으로 수천 에이커의 숲이나 공원을 자신들의 지지자와 측근들에게 사유지로 나눠 주었다. ‘토지횡령’의 폐단은 케냐에 만연해 있다.”

1999년 카루라 숲의 용역들과 대치 중인 왕가리 마타이.  왕가리 마타이 재단 홈페이지

1999년 카루라 숲의 용역들과 대치 중인 왕가리 마타이. 왕가리 마타이 재단 홈페이지

카루라 숲에 대한 ‘토지횡령’ 적발
유엔 등 국제사회에 큰 반향 불러
숲에서 진행되던 건축 중단시켜
 

1998년 여름, 왕가리 마타이는 “너무나 노골적이며 광대한 지역에 걸친 토지횡령”을 적발한다. 케냐 정부는 수도 나이로비 북쪽에 위치한 카루라 숲에 정권 실세의 동맹들에게 사무실과 사택을 짓도록 했을 뿐 아니라, 카루라 숲의 그린벨트 지역을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할당했다. 마타이는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썼다. 언론에도 제보했다. 마타이와 동료들은 카루라 숲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끌려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카루라 숲이 “나이로비가 잃어버려서는 안 될 귀중한 천연자원”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마타이는 그들과 함께 카루라 숲에 나무를 심었다.

케냐 정부는 반격에 나섰다. “사유재산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자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별적으로 용역을 구해 “자기 땅은 자기가 지키라”는 뜻이었다. 폭력을 용인하는 발언이었다. 나무를 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환경운동을 이끌어 온 왕가리 마타이는 “칼과 곤봉, 채찍, 단도, 활, 화살로 무장한 200여명의 수비대와 마주쳤다”. 마타이는 그저 나무를 심으러 왔을 뿐이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용역 깡패들’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했다. “나는 머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경찰들은 수수방관했다. 마타이는 언론 보도로 용역 깡패들이 미리 “경찰의 허락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은 케냐 전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공개적으로 폭력 사태의 책임을 추궁했다. 케냐의 모이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과문이 아니었다. 자신은 환경운동단체들이 카루라 숲 개발에 왜 반대하는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으며, 나이로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카루라 숲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들이 거리로 달려 나왔다. 나이로비에 “최루탄과 총탄이 난무했고, 대학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국가 폭력이 국민들 분노까지 통제할 수는 없었다. 1999년 8월, 모이 대통령은 “공공부지에 대한 모든 매각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숲에서 진행되던 모든 건축이 중단되었다.”

왕가리 마타이가 2009년 9월22일 유엔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왕가리 마타이가 2009년 9월22일 유엔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 나무 통해 환기
‘빈곤의 역사 개혁 운동’ 앞장서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하기도
 

왕가리 마타이는 한발 더 나아갔다. 마타이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깊이 연구하고 있었다. 케냐와 아프리카는 왜 이토록 가난한가? 1998년 ‘주빌리 2000 아프리카’ 캠페인의 공동의장으로 취임한 마타이는 2000년 부유한 국가들에 제3세계의 부채를 탕감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운동을 전 세계적인 규모로 추진했다. “1970년에서 2002년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총부채는 약 5400억달러에 달했고, 부채와 이자 가운데 5500억달러를 갚았다. 그러나 채무국들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2002년 말 현재 3000억달러에 가까운 빚이 남아 있었다.” 마타이는 아프리카에 민주주의와 유능한 정부 기구가 들어선다 할지라도 채무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빈곤의 역사 개혁 운동’에 뛰어들었다. 아프리카의 구조적 문제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U2의 보노는 마타이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며, ‘주빌리 2000 아프리카’를 적극 후원하기도 했다.

왕가리 마타이가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기(再起)하자, 정권의 탄압도 거세졌다. 2001년 7월 마타이는 불법집회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체포되었다. 정권 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2002년 12월 마타이는 통합 야당인 ‘전국무지개연합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이었다. 마타이는 지역구인 테투 선거구에서 98%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자신의 당선보다 더 큰 경사(慶事)가 있었다. 케냐 국민들은 “만약 정부가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 경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한 달 후인 2003년 1월, 마타이는 환경 및 천연자원부 차관에 취임했다.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며 아프리카에 30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은 마타이는 아프리카의 환경, 여성인권, 빈곤 퇴치, 교육, 민주주의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1940년 케냐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왕가리 마타이는 어린 시절부터 ‘글 읽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195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마타이는 케냐 임시정부의 국가인재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 마타이는 대학 교수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타이는 케냐의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와 독재 정권의 부패를 용인하지 않았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연이은 이혼과 실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다.

왕가리 마타이는 천천히 싸워도 끝까지 하면 세상이 아주 조금씩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케냐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나무로 환기시켰다. 민주주의는 단숨에 이룰 수도 혼자서 완성할 수도 없으며, 만병통치약도 아니었다. 마타이는 협치를 강조한 정치인이었다. “살면서 그리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될 겁니다. 그 어떤 일도 혼자서 해낼 수 없음을 저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일을 혼자 하면, 제가 그 자리를 떠났을 때 그 일을 맡아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2011년 왕가리 마타이는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뜻을 잇는 왕가리 마타이 재단과 그가 심은 3000만그루 이상의 나무들이 지구를 지키고 있다. 마타이는 나무도 민주주의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아름다운 진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장영은
 
[여성, 정치를 하다](21)권력의 부패와 환경파괴에 맞서…3000만그루의 ‘민주주의’를 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논문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 비교문화연계전공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을 엮고,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를 함께 쓰고,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썼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야기하는 여성들에게 관심이 많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투해온 여성들의 생애를 복원하고, 그들의 말과 글을 차근차근 모아 널리 전하고자 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60600035&code=910100#csidxd78cf2b33d69465a38ff2b00db3ff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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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를 걷다가 개성을 지나 평양으로 가는 길을 바라 보았다

[접경지역 바로알기] ⑦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땅

직접 가까이 가서 볼 수 없기 때문에 멀리서 보는 전망대도 있다.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바로 옆에서 본 듯 보고 싶기 때문이다. 갈 수 없는 북쪽 땅을 바라보기 위해 만든 전망대를 접경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한 번 쯤은 가 보았을 것이다. 도라산 전망대, 오두산 전망대, 통일전망대 등등. 나들이 길에 들러볼 수 있는 곳으로는 인천의 강화평화전망대와 김포 애기봉전망대가 멀지 않다. 군사시설의 느낌이 더 나는 곳들도 있다. 연천의 태풍전망대와 열쇠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태풍전망대는 사전 출입 승인 없이도 갈 수 있는 곳이다. 출입통제 초소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올라가는 길의 양쪽에 우거진 나무숲의 울창함과 푸르름이 유명 리조트 입구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부터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로 갈 수 없다. 통일의 열쇠가 되겠다는 열쇠 전망대, 이름이 참 멋지다. 그 굳건한 의지로 통일의 문이 빨리 열리길 기원한다.


 

 

전망대도 세월에 따라 많이 변해왔다. 조성한 지 오래되어 시설이 낙후된 채 북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내용의 전시물이 많았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북 공존과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반영되었다.


 

자유로변에 있어 접근이 쉬운 오두산 전망대에서는 2020년 남북한 미술가들의 작품 40여 점을 모은 전시회, '평화, 바람이 불다'가 열리기도 했다. 2층 전시실에는 실향민이 기억을 더듬어 그린 북녘고향 그림 55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분단 70년이 넘었음에도 지척의 고향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에 숙연해지며 어서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오두산 전망대 2층 전시실 ⓒ오두산 전망대 홈페이지(www.jmd.co.kr)
▲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2000년 6월 15일 오두산전망대) ⓒ김효은

서해에서 보는 북한은 놀랍게도 가깝다. 강폭이 넓지 않은데다 물이 빠져 있을 때엔 몇 발짝 뛰면 닿을 듯하다. 강화평화전망대는 남한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방 약 2.3㎞ 해안을 건너 예성강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황해도 연안군과 배천군으로 넓게 펼쳐진 연백평야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개풍군이다. 북한주민의 생활모습과 개성송수신 탑, 송악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북한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비슷하다. 애기봉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솟아 있다. 이름에서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성탄트리로 남북은 물론 남남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재 전망대는 새 단장이 한창이다. 노후화된 전망대를 철거하고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평화생태공원 야외공연장과 미술관 같은 전시관도 조성중이다.


 

접경지역 동쪽 끝의 전망대는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의 해발 70미터 고지 위에 위치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는 최단 16㎞, 최장 25㎞밖에 되지 않는다. 동해안 지역의 금강산 비로봉(毘盧峰:1,639m)과 해금강(海金剛)을 바라볼 수 있고, 해금강 주변의 섬과 만물상(사자바위), 현종암, 사공암, 부처바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올라가기 전에 2009년 문을 연 DMZ 박물관도 들러봐야 할 곳이다. 정전협정의 상세한 과정부터 전쟁과 냉전이 남긴 어두운 역사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DMZ의 생태와 도약하는 DMZ의 밝은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다.


 

▲ 고성 통일전망대의 동해바다와 미륵불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풍경 ⓒ강원도 고성군(www.tongiltour.co.kr)

코로나로 인하여 현재 방문 가능한 전망대는 파주의 오두산 전망대와 고성의 통일전망대 2곳뿐이다.

 

▲ 방문 가능한 DMZ여행지 ⓒ디엠지기 홈페이지(www.dmz.go.kr)

북한을 바라보기 위해 조성된 전망대는 아니지만 파주 문산의 장산전망대에서는 DMZ의 생태를 조망할 수 있다, 굽이 진 임진강 너머로 보이는 초평도((草坪島)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평평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53만 평의 습지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었기에 잘 보존되어 흰꼬리수리, 왜가리 등의 조류와 습지 생물의 서식지다. 강도 들도 산도 정지된 것 같은 평온한 곳에 야영객들이 많아졌다.


 

▲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초평도 ⓒ김효은

망향(望鄕), 잊을 수 없는 잃어버린 고향을 그리며


 

이런 저런 사연으로 고향에 갈 수 없고, 가족과 조상들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북에 고향을 두신 분들이나 댐 건설로 고향이 수몰된 분들은 고향을 잃어버렸다. 고향 방향을 바라보며 부모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망향단이나 망향대를 만들었다. 수몰의 아픈 이야기는 망향비에 담겨졌다. 알려진 곳으로는 임진각 망향단을 들 수 있다. 그리운 고향, 두고 온 부모형제를 그리며 눈물 담은 술잔을 올릴 수밖에 없는 실향민들은 저 망향단을 넘지 못한다.

 

▲ 연천 호로고루 망향단(왼쪽), 한울원자력본부 망향비(오른쪽), 1979년 12월 8일 당시 울진원전 1, 2호기 건설로 고향을 떠난 1000여 명 이주민들의 망향의 뜻을 기리고 있다. ⓒ김효은

길 위에 길이 있다.


 

남북의 길은 끊어졌지만 그 길을 잇고자 하는 우리의 염원은 길을 만들었다. 강화나들길, 평화누리길, 평화누리 자건거길, DMZ 평화의 길...이름이 비슷비슷해서 헷갈리기도 한다.


 

평화누리길은 인천 강화에서 강원 고성까지 접경지역 10개 시군에 조성되어 있다. 자연, 생태, 역사, 문화, 안보자원을 연계한 시군의 관광명소 위주로 거점 순환형 소규모 탐방로를 만들었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11.7.27)에 따라 2021년까지 총 551km로 조성될 계획이다. 평화누리길은 비포장도로와 기존 사용하고 있는 도로 및 폐 도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군 작전로를 활용하는 친환경적인 길이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에서 전쟁의 위협 없이 평화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희망을 담은 평화누리길에 평화의 발자국을 남겨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일이리라.

 

▲ DMZ 길 조성계획 ⓒ디엠지기 홈페이지(www.dmz.go.kr)

그 중 경기도의 평화누리길은 2010년 5월 8일 개장되었다. DMZ 접경지역 김포, 고양, 파주, 연천 4개 시군을 잇는 총 12개 코스, 189km의 길로 김포 3코스, 고양 2코스, 파주 4코스, 연천 3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철​책, 한강하류, 임진강 등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는 길로 이루어져 있다. 길 이름에서도 역사와 문화,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조강철책길, 행주나루길, 출판도시길, 반구정길, 임진적벽길, 통일이음길' 등.


 

강화나들길은 강화도의 20개 길로 이루어져 있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고려시대의 왕릉과 건축물, 조선시대에는 외세 침략을 막아 나라를 살린 진보와 돈대 등 역사와 선조의 지혜가 스며 있는 생활·문화 그리고 세계적 갯벌과 저어새·두루미 등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 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도보여행길이다.


 

평화누리길에는 자전거길도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은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연천에 걸쳐 7개 코스가 조성됐고 모두 215㎞에 달한다. 군사시설을 만나 끊기기도 하고, 자유로와 함께 시원하게 달리기도 한다. 자동차와 길을 함께 써야 하는 위험한 길도 있고 굴곡 많은 비포장길도 나타난다. 평화누리자전거길이 평평해지고 평탄해질 때까지 길을 내듯이, 남북의 끊긴 길도 잇고 돌아가는 길은 곧게 펴서 막힘없이 쭉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 철원 구간 안내도(왼쪽), 평화누리 자전거길(파주 자유로, 오른쪽) ⓒ김효은

쉽게 갈 수 없었던 길, 'DMZ 평화의 길'이 열렸다. 2018년 4,27 남북 정상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어 나갈 것을 약속하고 9.19 평양정상선언에서 상호 GP를 시범 철수하기로 하였다. 이중 GP 철거, 유해 발굴 등 긴장 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파주, 철원, 고성 3개 지역에 평화 안보 체험 길인 DMZ 평화의 길을 조성하였다. 2019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고성 구간이 첫 개방되었고 6월 1일 철원 구간, 8월 10일 파주 구간이 개방되었다.

 

필자는 철원 구간을 가 보았다. 백마고지에서 시작하여 남북 합동 유해 발굴의 역사적 현장인 화살머리 고지도 가 보았다. 사진 촬영이 제한된 데다가 비가 와서 우비를 입고 다소 긴장한 채 구간별로 걷다가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DMZ 안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남아있다.

 

 

▲ DMZ 평화의 길 노선(왼쪽) ⓒ통일부 2020 통일백서 / 기념 부채(오른쪽) ⓒ철원군

파주 임진각에서 차로 10여 분만 가면 통일대교 입구에 닿는다. '통일의 관문' 인데 그 문을 열 수가 없다. TV에서 자주 봐서 낯익은 곳인데도 사진촬영을 하려니 하지 말라는 방송이 나온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차들이 줄을 서서 지나던 곳이었는데, 공단이 닫힌 지도 벌써 5년이다. 비록 우리의 길은 여기에서 끊기지만 우리의 눈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개성을 지나 평양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 편에서는 지역에서 평화를 만들고 가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 보겠다.

 

▲ 통일대교 입구 판문점(왼쪽, 파주시) ⓒ파주시청 / 개성·평양 도로 표지판 (오른쪽, 고양시 자유로) ⓒ김효은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2151018003335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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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솎아보기] 조선일보, ‘MB국정원 사찰의혹’ 박형준 공격용

[아침신문솎아보기] 사찰의혹 18대 의원들 직접 정보공개 나서…백기완 선생 별세, 사회장으로 19일 영결식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당시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과거의 일을 꺼낸 이유는 부산시장 재보선에서 박형준 예비후보 공격용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준 후보는 MB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은 옛 친이계 인사다. 국민의힘도 해당 사건을 선거용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평생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재야인사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오전 4시45분 별세했다. 관련해 경향신문은 “재야의 거목이 스러졌다”고 전했고,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거리의 투사’, 서울신문은 ‘민중운동 불쌈꾼’으로 표현했다. 백 선생 장례는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으로 진행하고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 

▲ 16일자 종합일간지 1면
▲ 16일자 종합일간지 1면

 

MB정부 불법사찰 의혹, 정치공세일까

MB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과 사찰 의혹 당사자들이 국정원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관련 문건을 입수하면서다. 지난달부터 다수 매체에서 관련 문건의 구체적 내용이 소개되면서 다시 MB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문건의 내용을 보면 국정원은 보수단체를 이용해 공공기관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방송, 예술계, 체육계의 좌파 인물 활동을 수집했다. 또 이들을 압박해 정치개입을 막을 것을 주문했다. 방송사 간부나 광고주 등에게 좌파 연예인들의 정치활동 문제점을 주지시켜 배제하도록 하거나 이들의 비리를 알려 사회적 공분을 유도하라는 내용도 등장했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을 보면 국정원이 방송 장악을 위해 검찰을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검찰을 압박해 정부 비판 언론인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하게 할 것을 유도했다. 실제 해당 보고가 있던 2010년 하반기, 총파업을 진행한 전국언론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검찰은 최대 3년6월 징역형이라는 중형을 구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5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정치인 관련 신원정보 등을 파악해 국정원이 관리토록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오래전 일이라 하더라도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현재 불법사찰 의혹은 MB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이후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법조인, 언론인, 시민단체 인사 등 1000명의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그 규모가 작지 않다. 

▲ 16일 조선일보 사설
▲ 16일 조선일보 사설

 

야권에서는 이를 정치공세로 몰아갔다. 정진석 국민의힘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정원의 정치공작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박지원 국정원장이 답하라”라고 했다. 

부산지역신문인 부산일보는 16일 해당 소식을 전하며 정치면에서 “‘국정원 불법사찰’ 여, 박형준 정조준”이란 제목으로 같은 프레임으로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국민의힘은 보선을 겨냥한 여권의 계산된 행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박 후보를 비롯해 야권의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모두 친이계 인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12년 전 국정원 문제 왜 들추나 했더니 부산 野후보 공격용”에서 “정권 매체 보도의 출처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다”라며 “박지원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국정원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8일자 SBS “MB 국정원, 18대 국회의원 전 원 사찰…문건 있다”란 리포트를 가리키는데, MB정부 당시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청와대까지 18대 국회의원 전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보도다. 

관련해 한국일보 16일 보도를 보면 사찰 의혹을 받는 18대 의원들이 직접 정보공개 청구에 나설 예정이다. 안민석·안규백·홍영표 민주당 의원, 이종걸·정동영·이석현 전 의원 등이 그 의사를 밝혔다. 한국일보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악재를 맞은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정치 공작’이라고 반발하지만 사찰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국민의힘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찰의혹 관련 추가 보도도 있었다. 15일 MBC 보도를 보면 MB 국정원은 KT노조 선거에 개입해 ‘강경파’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고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유도한 것을 과시하는 내용을 담은 문건도 작성했다. 

▲ 16일 중앙일보 기사
▲ 16일 중앙일보 기사

 

전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들의 현재는?

중앙일보는 “화이트로 바뀐 블랙리스트…공공기관 자리잡은 그들”이란 2면 기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보고서 등에 나온 블랙리스트 명단을 놓고 이들이 현 정부에서는 어떤 자리에 가 있는지 보도했다.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가 이젠 화이트리스트가 됐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한동안 뜸했던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또다시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며 기사를 시작했다. 현 정권도 지난 정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다. 

이 신문은 배우 권해효, 김여진과 희극인 김미화 등이 문화 관련 공공기관 이사를 맡은 사실을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김규리씨에 대해 중앙일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족쇄가 풀린 그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서울시 산하 서울미디어재단 TBS에서 2019년 2월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김규리의 퐁당퐁당’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세월호 참사 유족을 도왔다는 이유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가수 이은미씨 역시 TBS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16일 경향신문 만평
▲ 16일 경향신문 만평

 

백기완 선생 마지막 글귀 
‘김미숙·김진숙 힘내라’

16일 언론에선 백 선생이 폐렴으로 병마와 싸우면서도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 선생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단식으로 요구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지하고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글귀를 남겼다. 15일 오후 2시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 김미숙 이사장은 고인을 조문하기도 했다. 

백 선생은 투쟁가의 대명사가 된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의 원 글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9년 ‘명동 YWCA 위장결혼 사건(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을 주도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 감금된 채 고문을 당했다. 

당시 10시간의 모진 고문을 받다 정신을 잃고 깨어난 시가 ‘묏비나리’인데 1980년 옥중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 소식을 듣고 반독재·민주화 운동의 중요성을 담았다. 황석영 작가가 이 ‘묏비나리’의 일부를 따서 5·18 광주 민주화 항쟁 희생자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썼다.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백 선생 얼굴을 1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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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에 맞서고 늘 약자 편에 섰던 백기완…사진으로 본 생전 모습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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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향년 88세로 15일 별세했다. 통일문제연구소는 이날 백 선생의 부고를 전하면서 생전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 89장을 공개했다.

백 선생의 생애에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응축돼 있다. 그는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고 약자의 편에서 싸웠다.

1933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백 선생은 1945년 해방 이후 13세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한반도 분단이 한 가족의 분단으로 이어져 여덟 식구가 남북에 떨어져 살게 된 것은 그가 통일운동에 투신하게 된 배경이었다.

1950년대엔 도시빈민운동과 농민운동을 했고, 1960년 4·19 혁명에 뛰어들어 정치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나섰다. 함석헌·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반일 투쟁을 하다 구속됐고, 유신헌법 철폐를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 등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반대 투쟁을 했다. 그러다 1974년 3월 긴급조치 1호 첫번째 위반자로 체포돼 징역 12년·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39년 만인 2013년 8월 재심에서 백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백 선생은 1986년엔 명동성당에서 이른바 ‘권인숙 성고문 사건 진상 폭로대회’를 주도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이듬해 6월 항쟁에서 시민대표로 연설했다. 1987년과 1992년엔 대통령선거에 민중후보로 출마해 민주정권 쟁취와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에 힘썼다.

이후에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한미 FTA 저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을 놓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백 선생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해왔다.

사진에 달린 설명은 사진을 촬영한 통일문제연구소와 사진사 등이 직접 적었다. 연구소 측은 주민등록상 백 선생의 출생년도가 1932년으로 돼있지만 실제 태어난 해는 1933년이며, 백 선생의 평소 뜻에 따라 1933년을 기준으로 한국식 나이계산법으로 나이를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1974년, 마흔두 살. 박정희 정권 아래 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타도 싸움을 명세하였던 독립군 출신 장준하(1918-1975·오른쪽)와 군법재판을 받는 장면. 왼쪽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1974년, 마흔두 살. 박정희 정권 아래 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타도 싸움을 명세하였던 독립군 출신 장준하(1918-1975·오른쪽)와 군법재판을 받는 장면. 왼쪽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1978년 4월 24일, 유신말기의 서슬 퍼런 시절 성공회 강당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백범사상연구소(통일문제연구소 전신, 소장 백기완)가 주최한 ‘민족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의 행사로 인해 여러 문인과 함께 백기완도 구속 수감되었다. “김지하 양성우 시인 석방하라”, “고은 백기완 선생 석방하라”는 구호가 담긴 대자보. ⓒ박용수

1978년 4월 24일, 유신말기의 서슬 퍼런 시절 성공회 강당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백범사상연구소(통일문제연구소 전신, 소장 백기완)가 주최한 ‘민족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의 행사로 인해 여러 문인과 함께 백기완도 구속 수감되었다. “김지하 양성우 시인 석방하라”, “고은 백기완 선생 석방하라”는 구호가 담긴 대자보.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광주학살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집단 단식투쟁.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에 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 문익환 목사가 보인다. 백기완은 왼쪽 중간 흰 옷을 입고 앉아있다.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광주학살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집단 단식투쟁.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에 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 문익환 목사가 보인다. 백기완은 왼쪽 중간 흰 옷을 입고 앉아있다.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민통련 서울지부의장으로 현판식에서 발언하는 백기완 ⓒ박용수

1985년, 쉰세 살. 민통련 서울지부의장으로 현판식에서 발언하는 백기완 ⓒ박용수

1987년, 고문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자마자 유월항쟁의 거리에서 백기완은 지팡이를 짚으며 함께 했다. ⓒ박용수

1987년, 고문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자마자 유월항쟁의 거리에서 백기완은 지팡이를 짚으며 함께 했다. ⓒ박용수

1987년, 진압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1966-1987) 열사의 범국민장례식. 최민화가 그린 ‘이한열부활도’ 뒤로 지팡이를 짚으며 행진하는 백기완이 보인다. ⓒ통일문제연구소

1987년, 진압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1966-1987) 열사의 범국민장례식. 최민화가 그린 ‘이한열부활도’ 뒤로 지팡이를 짚으며 행진하는 백기완이 보인다. ⓒ통일문제연구소

1990년, 쉰여덟 살, 영등포시장 골목. 노동자탄압 경찰폭력 규탄 평화행진 중 진압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실신. ⓒ통일문제연구소

1990년, 쉰여덟 살, 영등포시장 골목. 노동자탄압 경찰폭력 규탄 평화행진 중 진압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실신. ⓒ통일문제연구소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 민중후보 유세 ⓒ이윤영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 민중후보 유세 ⓒ이윤영

2000년, 예순여덟 살. 615남북정상 회담 뒤 북쪽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방문한 평양 대동강변에서 눈물에 젖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2000년, 예순여덟 살. 615남북정상 회담 뒤 북쪽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방문한 평양 대동강변에서 눈물에 젖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2008년, 일흔여섯 살. 부당해고에 맞선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지지방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공장 ⓒ정택용

2008년, 일흔여섯 살. 부당해고에 맞선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지지방문.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공장 ⓒ정택용

2011년 6월, 일흔아홉 살. 살인적인 노동자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1차 희망버스. 경찰과 용역의 저지선을 뚫고 공장 안에 진입, 폐기물처리 차량 위에 올라 연설하는 백기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1929-2018),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 황지익, 원로 평화운동가 문정현 신부가 함께 했다. ⓒ노순택

2011년 6월, 일흔아홉 살. 살인적인 노동자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1차 희망버스. 경찰과 용역의 저지선을 뚫고 공장 안에 진입, 폐기물처리 차량 위에 올라 연설하는 백기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1929-2018), 박창수 열사의 아버지 황지익, 원로 평화운동가 문정현 신부가 함께 했다. ⓒ노순택

2013년, 여든한 살. 2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정택용

2013년, 여든한 살. 2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정택용

2014년, 여든두 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만민공동회 참석 후 청와대로 향했으나 진압경찰에 가로막히다. 좌우에 민중미술가 신학철과 장경호 ⓒ노순택

2014년, 여든두 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만민공동회 참석 후 청와대로 향했으나 진압경찰에 가로막히다. 좌우에 민중미술가 신학철과 장경호 ⓒ노순택

2015년, 여든세 살.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한겨울 오체투지 행진 중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자 눈물 흘리는 백기완 ⓒ이정용

2015년, 여든세 살.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한겨울 오체투지 행진 중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자 눈물 흘리는 백기완 ⓒ이정용

2016년, 여든네 살. 백기완은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손을 놓지 않은 든든한 어른이었다. ⓒ채원희

2016년, 여든네 살. 백기완은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고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손을 놓지 않은 든든한 어른이었다. ⓒ채원희

2017년, 여든다섯 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규탄과 퇴진을 촉구하는 범국민촛불집회.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백기완은 광장과 거리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채원희

2017년, 여든다섯 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규탄과 퇴진을 촉구하는 범국민촛불집회.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백기완은 광장과 거리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채원희

2019년, 여든일곱 살. 태안화력발전소 야간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잘려 운명한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의 장례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기력이 쇠한 상태였지만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영정 앞에서 백기완은 울었다. 달라지지 않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피눈물을 흘렸다. ⓒ정택용

2019년, 여든일곱 살. 태안화력발전소 야간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잘려 운명한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의 장례식.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기력이 쇠한 상태였지만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영정 앞에서 백기완은 울었다. 달라지지 않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피눈물을 흘렸다. ⓒ정택용

2020년, 여든여덟 살 백기완의 삶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서 날아온 출두·조사·벌금·재판 통지서였다. 이것은 고달프고 가난한 이, 힘겹게 거리에서 싸우는 이들의 손을 잡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오랜 삶의 명예증명서가 아닌가. ⓒ채원희

2020년, 여든여덟 살 백기완의 삶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경찰과 검찰과 법원에서 날아온 출두·조사·벌금·재판 통지서였다. 이것은 고달프고 가난한 이, 힘겹게 거리에서 싸우는 이들의 손을 잡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오랜 삶의 명예증명서가 아닌가. ⓒ채원희

여든다섯 살, 청년 백기완 ⓒ정택용

여든다섯 살, 청년 백기완 ⓒ정택용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51019001&code=940100#csidx8066711d7a5615fb6b0c7e077b17b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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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에 재발의된 '북미 이산가족상봉법', 70년 고통 끝내기를"

[워싱턴 주간 브리핑] 미국 하원에 재발의된 '북미 이산가족상봉법'

이 법안은 미 국무부 장관이 한국 정부와 협력해 이산가족 상봉 방안을 마련하고, 북한인권특사가 1년에 최소 두 차례 이산가족을 면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2000년 이후 남북한 사이에 이산가족 상봉이 20여차례 추진됐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한인들 중 북한에 가족이 있는 10만여 명은 지난 70년간 전혀 만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 법안이 추진됐다.

 

이 법안은 지난 2019년 발의돼 지난 해 3월 하원 본회의까지 통과됐지만, 상원을 통과하지 못해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인권 이슈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지난 회기 때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하원을 거쳐 상원까지 무사히 통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정권 때였던 지난 회기와 달리 백악관, 하원, 상원을 모두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 가족, 인권과 관련된 이 법안이 통과되기엔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국계 의원이 역사상 최대인 4명이나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의원과 공화당 영 김(캘리포니아),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모두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 2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하면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의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법안이 실제로 상원을 통과하기 전까지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미주 한인들과 관련 단체들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이산가족 상봉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다. 앞서 2014년부터 매 회기 때마다 "미주 한인 이산가족의 상봉 지지 결의안"이 발의돼 하원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의안은 지지 입장을 표명을 하는 것이지 법적인 구속력은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되지는 못했다. 이런 십수년의 노력 끝에 이번 회기에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간절함이 매우 크다. 현재 이산가족 중 62%의 연령이 최소 80세 또는 그 이상의 고연령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이산가족상봉법을 대표 발의한 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처럼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법안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테일러 의원과 협력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지역구인 뉴욕 퀸즈에는 거의 200만 명의 한인들이 사는데 이들 중 실제로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한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 중 상당 수가 70-90대의 고령이라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리소스는 이미 갖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리더십만 있으면 된다. 이번에는 이 법이 꼭 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의원도 멩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많은 미국인들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테이블에 둘러앉아 추억을 회상하고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반면, 재미 한인들은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수십년 동안 말조차 나눌 수 없다"며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재미 한인들이 북한에 사는 친척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북 인권 노력의 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이 법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폴 리 재미 미국 이산가족협회장은 "이 법안은 지난 70년 동안 한국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통을 견뎌온 사람들에게 끝을 알리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이 법안과 관련된 의회 지원 활동을 해온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김동석) 송원석 사무총장은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상식과 공동체, 연민에 입각한 이 법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념비적인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우리는 시간이 다 되기 전에 고령의 재미 한인들이 가족들을 만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조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해서 이를 추진하는 것이 인권 이슈에 소극적인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송 총장은 "이 법안은 미국 시민과 북한에 있는 가족의 재회를 지원하는 법안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책임지고 추진할 사람이 필요한데 이 문제는 인권 이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가 담당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공석이었지만, 바이든 정부는 조만간 특사를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가 정치화 되어 있는 측면이 있어서 남한과 북한에서는 껄끄럽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역으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인권 문제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적을 수도 있다"며 "현재 단절돼 있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로 '북한 인권'이 갖고 있던 정치적 성격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8일 미 의회에서 발의된 이산가족상봉법에 대해 "미국 하원에서 이번 회기에 발의된 첫번째 한반도 이슈가 이산가족 상봉법이라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당은 정부와 함께 남북이 당장 할 수 있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남북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북미간 이산가족상봉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멩 의원(왼쪽 사진 가운데)과 테일러 의원(오른쪽 사진 가운데). 사진은 지난해 미주한인유권자연대의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인 학생들과 찍었다. ⓒKAGC 제공.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2122345554347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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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전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2/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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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와 15개 시·도 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는 이날 오후 2시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랜선에 모였소, 감옥 문 열겠소’>를 개최했다.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는 LED 중앙 무대가 마련되었으며, 지역 구명위 회원들은 유튜브로 중계된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사진제공-구명위]  

 

▲ [사진제공-구명위]  

 

▲ 이날 집회에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전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의 쾌유를 비는 참가자들의 함성도 울려 퍼졌다. 청와대 앞에서 천일 농성을 이어가던 이경진 씨는 지난해 가을 급성 말기암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사진제공-구명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8년째 감옥에 있는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랜선 집회가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와 15개 시·도 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는 이날 오후 2시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 2021 설날 랜선 집회 ‘랜선에 모였소, 감옥 문 열겠소’>를 개최했다.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는 LED 중앙 무대가 마련되었으며, 지역 구명위 회원들은 유튜브로 중계된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구명위 측은 약 1천여 명이 집회에 함께 했다고 알렸다.  

 

김한성 연세대 명예교수(한국 구명위 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춘래불사춘, 호지불화초. 입춘이 왔지만 이 땅에 봄이 오지 않았다. 현 정부의 무철학, 무능력 때문이다. 나는 4년 만에 결론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정치지도자로서 철학이 없다. 백성의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면 구악 철폐 앞장서야 하는데 선량한 정치인의 감옥 생활을 방관하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8년 전 동료 국회의원을 빼앗겼던 8년의 시간 동안 많은 당원과 함께 이 전 의원의 뜻에 따라 진보정치를 일구었던 한 사람이다. 그 캄캄한 터널 뚫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끝에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봄을 기다리는 민중과 함께 반드시 승리하자. 진보정치 승리의 길 맨 앞자리에 미래를 여는 정치인, 이석기 전 의원을 세워내자”라고 발언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시간 동안 고립과 배제라고 표현되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이 전 의원은 안에서 우리는 밖에서 각자의 어려움 극복하고자 투쟁해왔다. 석방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우리는 느끼고 있다. 길고 어려웠던 터널을 우리가 극복하고 있음은 증명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이 땅의 주인인 나라를 열어나가고자 한다. 힘찬 발걸음을 함께 열어내자”라고 호소했다.  

 

또한 집회에는 지역 구명위 회원들의 특색 있는 공연도 소개되었다.  

 

충남세종 구명위는 석방운동 활동을 소개하며 카드섹션 상징의식으로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였다. 인천 구명위는 이석기 의원 옥중수상록 내용을 현수막으로 펼치는 상징의식을 드론으로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전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의 쾌유를 비는 참가자들의 함성도 울려 퍼졌다. 청와대 앞에서 천일 농성을 이어가던 이경진 씨는 지난해 가을 급성 말기암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매년 추석, 설명절 마다 진행하던 특별 면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이번에는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이 전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보낸 옥중서한이 낭독되었다. 

 

이 전 의원은 서한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다면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의 만남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전 의원은 “희망은 코로나19 백신이나 정부의 구제책에 있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민중의 각성과 단결에 있다”라며 “자연의 봄은 이제 움트고 있지만 진정한 봄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집회는 참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기회다,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하라”, “5년 임기 끝나간다, 이석기 의원 사면복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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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미 증시 택한 쿠팡을 향한 언론의 시선

쿠팡 미국 증시 상장 공식화·LG-SK 배터리 소송전·코스피3000시대 기획 기사 등 주식 관련 기사 주요 기사로
 
 

 

15일 1면에는 거리두기 완화, 배구계 학교 폭력 이슈, 미국 증시 상장하는 쿠팡,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 7.3 강진,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

언론사가 기획 취재한 아이템을 1면에 둔 신문도 여럿이었다. 서울신문의 경우 ‘격차가 재난이다’라는 기획을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격차가 벌어진 아이들의 삶을 주목했다. 지역아동센터를 2주간 취재한 결과물이다.

한국일보의 경우에는 한국이 난민 지위 인정을 한지 20주년이라면서 에티오피아에서 정치 박해를 받고 한국으로 온 페카두윈디무투루씨를 인터뷰했는데 난민을 향한 혐오의 목소리를 전했다. 세계일보의 경우 ‘코스피 3000시대’라는 기획을 선보였다.

한겨레는 동화작가 한 모 씨가 아동성추행으로 실형을 받은 것을 1면 탑기사로 배치했다. 한씨는 13살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한겨레는 한씨의 실명을 밝혀 기사를 썼는데 그 이유를 기사에서 밝혔다. 한겨레는 “최종적으로 유죄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작가 실명을 공개했다. 21차례 공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살핀 1심 재판부의 유죄 판결이 있었고, 가해자가 20여년 작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특히 여자아이가 주요 독자인 창작동화를 쓴 공인이며, 그의 책이 여전히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이다.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코스피 3000시대 열리며 언론에도 주식 정보 쏟아져

연초 코스피 3000시대를 열면서 주식과 관련한 정보가 쏟아진다. 신문도 관련 문제를 다뤘다. 1면 등 주요면에 주식에 관한 기획이나 소식이 차지하는 신문들도 많아졌다.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들은 쿠팡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상장 신고서 제출 건이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사건들을 중요하게 전달했다. 세계일보의 경우 ‘코스피 3000 시대’라는 기획 기사를 1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15일 세계일보 1면.
▲15일 세계일보 1면.

세계일보 1면 기사는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뀐 건 2007년 7월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그로 인한 유동성, ‘동학개미’로 불리는 똑똑한 개인투자자가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 12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심층설문을 진행해 주식 시장에 대한 ‘과열’ 판단, 공매도 문제 등을 다뤘다.

1면에 쿠팡 소식을 다룬 신문은 국민일보, 동아일보다. 국민일보는 1면 탑기사에서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했다”며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이 NYSE에 직상장하는 건 쿠팡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쿠팡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쿠팡 상장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관련 소식을 1면에 전했다.

▲15일 국민일보 1면.
▲15일 국민일보 1면.

서울신문은 2면에 해당 소식을 전했는데 한국보다 미국 시장을 택한 것에 주목했다. 서울신문은 그 이유를 차등의결권 확보라고 짚었다. 서울신문은 “창업주인 김 의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뉴욕 증시에 상장되는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되는데, 클래스B는 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로 1%만 가져도 29%의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이 주식은 김 의장이 모두 보유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에는 없는 차등의결권 확보가 쿠팡의 미국행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쿠팡이 국내 아닌 미국 증시로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라’에서 한국에서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국내 상법은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며 역차별한다”고 썼다. 이어 “상장 기업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에 배정토록 강제하고 있다. 쿠팡이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면 최대 11조원어치 주식을 우리사주 조합에 떼줘야 하는 것이다. 이런데 왜 국내에 상장하려 하겠는가”라고 전했다.

▲15일 조선일보 사설.
▲15일 조선일보 사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준 사건도 관심사였다. 한겨레는 2면에, 조선일보는 4면, 동아일보 5면 등에 이 소식이 다뤄졌다. 최종 판결은 SK 측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앞으로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생산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라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고령층 접종 결론 못낸 것에 “무책임” 비판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쟁점은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여부다.

15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세부 시행계획’를 발표한다. 백신별 접종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하는지 두고 뚜렷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고령층 임상시험 참가자가 부족해 이 연령대에 예방효과가 있는지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식약처가 3중 자문 절차를 거치고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셈”이라고 썼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계획을 철회하면 11월까지 국민 70%의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목표는 시작부터 차질을 빚는다”고 지적했다.

▲15일 한겨레 사설.
▲15일 한겨레 사설.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 여부가 아직 판단되지 않은 데에 신문들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사설에서 같은 지적을 내놨다.

한겨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 연휴 직전인 10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코로나 백신 가운데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사용을 공식 허가했으나, 65살 이상에 대한 접종은 ‘의사 판단’에 맡겼다”며 “정부가 고령층에 대한 백신 사용 여부를 명확히 결정을 하지 않은 채 접종 현장에서 의사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건데,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썼다. “정부도 결정하지 못한 것을 의사들이 무슨 수로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외국도 제각각”이라면서도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정부가 기준을 분명히 제시한 건 한결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15일 고령층 접종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 치밀한 계획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에서 “수차례에 걸친 정부 전문가 회의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방역 당국조차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못해 놓고, 접종을 담당하는 의사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떠넘기는 건 무능을 넘어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무책임한 책임 회피”라며 “자료가 부족하다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중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보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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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 소장, 15일 새벽에 영면, 향년 89세

1933년 황해도 출생 발인은 19일 오전 7시

21.02.15 08:31l최종 업데이트 21.02.15 08:38l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 채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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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이자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에 영면했다. 향년 89세이다.

1933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모진 고문 등 고초를 당했다. 1960년대에는 6.3세대와 연대하여 굴욕적인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전개했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재야 연합전선의 하나로 윤보선,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야권 통합운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전태일 분신과 광주 대단지 사건 등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분출하는 가운데 민중항쟁의 주체적 맥락을 다시 세우고자 애쓰다가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으로 장준하 선생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으로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 1980년대에도 재야인사들과 민주회복국민회의를 결성하고 백범사상연구소를 발전적으로 해체, <통일문제연구소>로 확대 설립했다. 1987년과 1992년에는 민중 대통령 후보로 추대 출마해 민중의 독자적인 정치 시대를 알렸다.


1990년대에는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를 결성해 고문으로 추대됐고, 재야 전국연합을 창립했다. 또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범국민투쟁본부를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과 통일운동을 병행하면서 사회 개혁에 나섰다.

그 뒤에도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싸움을 시작으로 용산참사, 쌍용차, 현대기아차비정규직, 유성기업, 콜트콜텍, 파인텍,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희망버스 운동 등 노동자, 민중투쟁 현장에 연대했다.

지난 2018년 4월 심혈관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 긴급 입원해 12시간에 걸쳐 관상동맥우회술을 했던 백 소장은 그 뒤 4개월동안 요양을 하면서 회복했지만, 2020년 9월부터 다시 폐렴 등으로 긴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과거 독재정권에서의 모진 고문 후유증으로 마지막까지 투병하다가 영면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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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구독 취소 요청 방송까지...'나영석월드'에서 생긴 일

[랜선명절, 가족에 권하고픈 OO] 유튜브 속 나 PD표 예능(feat. 슬의생)

21.02.13 19:57최종업데이트21.02.13 19:57 
어느덧 2021년이 밝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우린 과거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인해 설 연휴에도 가족-친구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랜선명절, 가족에게 권하고픈 OO'에선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할 수 있는 작품(영화, 드라마, 예능)을 소개합니다. 그럼, 떨어져 있는 가족-친구에게 연락할 준비 되셨나요?[편집자말]
*기자 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친구와 가상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친구] 바쁘지? 이번 설 연휴에 뭐하고 지내니? 난 올해도 고향 못 내려간다. 바쁘기도 하고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해서.
[나] 나라고 별수 있나? 마찬가지야. 그냥 집에서 늦잠 자고 뒹굴뒹굴 있을 것 같아.

[친구] 참, 유튜브로 뭐 볼 만한 거 없니? 예전 같으면 극장 가서 신작 보거나 케이블TV로 여러 영화 봤을 텐데 알다시피 새 영화도 1년 사이 없어서... 그냥 가볍게 웃고 즐길 만한 영상 찾아보게.
[나] 음... 그러면 나영석 PD 예능 몰아서 한번 봐봐.

[친구] 그거 케이블 예능이잖아. 유튜브에선 그냥 짤방, 하이라이트 정도 짧은 분량일 텐데?
[나] 꼭 그렇진 않아. 유튜브 용으로 따로 만든 예능 프로도 있고. 일반 유튜버, BJ들처럼 실시간 생방송 진행한 것도 많아. 이거 은근히 재밌어.

'이서진의 뉴욕뉴욕' (2020)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이서진의 뉴욕 뉴욕'의 한 장면.

▲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이서진의 뉴욕 뉴욕'의 한 장면. ⓒ CJ ENM

 
[친구] 그래? 그러면 어떤 것부터 챙겨보면 좋을까.
[나] 요새 tvN <윤스테이>에 나오는 이서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서진의 뉴욕뉴욕>. 원래 옴니버스식 예능 <금요일 금요일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데 이것만 따로 모아서 보는 건 유튜브가 낫지. 케이블이나 OTT 다시보기에선 다른 코너들과 통으로 함께 봐야 하는데 유튜브에선 tvN 채널에 따로 발췌해서 올라와 있거든. 게다가 플레이리스트 형식으로 묶여 있으니까.

[친구] 제목 보니 미국 뉴욕에서 찍었나 보네?
[나] 응. 너도 알다시피 이 형 원래 뉴욕대 출신이잖아. 1990년대 초반 유학가서 다녔고. 말 그대로 모교 방문기 ㅎㅎ 여긴 나영석 PD도 같이 가서 찍었어.

[친구] 주 내용이 뭐야?
[나] 말 그대로 뉴욕 여행기. 지하철 타고 뉴욕대 찾아가고 인근 추억의 명소도 찾아가. 맥줏집부터 오래된 중고 레코드점, 중국요리 잘하는 진짜 중국요리집, 타코요리집 등등. 모교 탐방을 빙자한(?) 뉴욕 맛기행 예능이랄까.

[친구] 여기서도 엄청 투덜대겠네.
[나] 그렇지. <꽃보다 OO> 시리즈나 <삼시세끼>처럼 나 PD랑 티키티카 하는 게 이 코너의 매력이지. 뉴욕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도 되고. 출연자도 사실상 두 명뿐이라 배경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야.

'신기한 과학나라' (2020)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의 한 장면.

▲ 지난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속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의 한 장면. ⓒ CJ ENM

 
[친구] 또 볼만한 게 뭐가 있을까.
[나] 역시 <금요일 금요일 밤에> 코너 중 하나인 '신기한 과학나라'. 이 프로 중 제일 반응 좋았던 코너야. '이서진의 뉴욕 뉴욕'처럼 이 코너도 유튜브에서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어.

[친구] 과학은 나랑 담 쌓은 분야인데. 나 문과 출신이잖아.
[나] 과학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니야. 예능에서 <코스모스> 같은 전문 과학 프로처럼 할 수도 없고. 물리학 박사 김상욱 교수가 진행해.

[친구] 아~ 그분 TV에서 많이 봤는데.
[나] 응. tvN <알쓸신잡> 시리즈 고정 출연하신 분이야. 다른 TV프로에서도 자주 뵙는 분이지. 여기에 장도연, 은지원, 송민호가 고정이야. 우주 탐사 여행부터 영화 속 과학 이야기 등을 가볍게 다루는 편이야. 예를 들면 "<스타워즈> 속 광선검 실제로 구현 가능할까?" 같은 질문.

[친구] 은지원이면 < 1박2일 >, <신서유기>에서 음모론 제기로 유명하잖아. 
[나] 그렇지. 여기서도 그래. 은지원이나 송민호, 장도연 모두 과학적 지식이 풍부한 인물들은 아니다보니 여기서 오는 전문가와의 견해차가 웃음 유발 포인트야. 장도연이 중간에서 진행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은근히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하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해. 교수님도 설명을 쉽게 하는 편이라 내용이 쏙쏙 들어오지. 시청자들 중에는 '신기한 과학나라'만 따로 빼서 시즌2 방영하자는 이들도 많았을 만큼 방송 내용도 괜찮았어.

'채널 십오야'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2019~2021)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했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했던 각종 인터넷 생방송 모음. ⓒ CJ ENM

 
[친구] 그런데 이것만으론 시간 너무 짧지 않나? 좀 길게 볼 수 있는 건 없을까?
[나] 그러면 '채널 십오야'에서 진행한 각종 인터넷 생방송 골라서 봐. 20~30분 정도 짜리부터 2시간 정도 장시간 진행한 것도 제법 있어.

[친구] 언제 그런 것도 했어?
[나] 유튜브 채널 개설했던 2019년부터 틈틈이 했어. 은지원이랑 이수근이 아이슬란드 끌려갔을 때(?)부터 시작해서. 처음엔 구독, 좋아요 버튼 많이 눌러 달라고 했는데 이후엔 "제발 구독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할 정도였지.

[친구] 왜? 구독자 많으면 좋은 거 아닌가.
[나] 그게 말이지... 나PD가 단독 생방송 하면서 분위기에 고취된 나머지, 다른 제작진과 상의도 없이 공약을 하나 내걸었거든. 구독자 100만 명 넘기면 은지원과 이수근을 달나라 여행 보내겠다고. 

[친구] 정말?
[나] 응. 결국 나중에 은지원·이수근과 함께 나 PD가 합동 구독 취소 독려 생방송도 했지. 이거 웬만한 BJ 생방송보다 더 웃기다니까.

[보너스] <슬기로운 의사생활> 영상물 독점 공개
 
 채널 십오야에선 특이하게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각종 비하인드 영상물도 독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진행한 인터넷 생방송 공연도 풀버전으로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채널 십오야에선 특이하게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각종 비하인드 영상물도 독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밴드 미도와 파라솔이 진행한 인터넷 생방송 공연도 풀버전으로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CJ ENM

 
[나] 참, 너 <슬기로운 의사생활> 챙겨봤지?
[친구] 그렇지. 근데 왜?
[나] 그러면 '채널 십오야' 꼭 구독해. 생뚱맞지만 여기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 등 출연진이 했던 인터넷 생방송 풀버전도 올라와 있어.

[친구]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드라마잖아? 게다가 신원호 PD 연출이라 나 PD랑 무관하고.
[나] 그렇지. 그런데 대본 쓴 사람이 이우정 작가야. KBS 예능 < 1박2일 >부터 지금의 tvN <신서유기>까지 담당하면서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도 병행해 온 작가. 게다가 신원호 PD는 나 PD랑 KBS 입사 동기야. 얼마 전 유희열과 젝스키스 합작 신곡 '뒤돌아보지 말아요' 뮤직비디오도 나 PD 요청으로 손수 연출을 맡아줬지. 

'채널 십오야'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슬기로운 하드털이'라는 제목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관련 각종 비하인드 영상을 작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공개하고 있어. 특히 출연진들의 캐논 연주 연습 이건 정말 대단해. 무려 100일 동안 합주 연습한 걸 40분짜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기도 했지.

[친구] 오~그래? 
[나] 이것 외에도 주요 출연자들 인터뷰 영상을 통해 준비 과정, 촬영 중 애로사항 등 드라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줘. 어지간한 예능 못잖게 재밌어. 그리고 극중 밴드 미도와 파라솔 멤버들이 작년 6월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진행했던 인터넷 생방송도 역시 90분짜리 풀버전으로 볼 수 있어. 아예 스튜디오 라이브 공연을 했거든. 

[친구] 알았다. 좋은 정보 알려줘서 고마워. 연휴 잘 보내고!
[나] 그래. 너도 잘 지내고. 건강 잘 챙겨라.
덧붙이는 글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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