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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많이 한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9.01 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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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임금과 성적 빼곤 다 올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고물가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유독 쌀값만은 예외다.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23.6%가 하락했다.

3년 연속 풍작에 따른 쌀 비축량 증가가 원인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온다. 과연 쌀 풍년이 원인일까?

고물가 시대, 쌀값까지 오르면 서민들 먹고살기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식량자급률 60%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안고 전농을 찾았다. 하원오 의장의 구수한 미소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최근 발표된 농업관련 자료는 ‘MMA’, ‘TRQ’, ‘RPC’, ‘시장격리’ 등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하 의장은 동네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처럼 쉬운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밥이 남게 쌀을 안쳤다고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맞았으면 농민에게 박수를 보내도 시원찮을 판에 이 무슨…

쌀값 폭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하 의장은 대뜸 이렇게 역질문을 해왔다.

“풍년 농사를 지었으면 정부가 농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쌀값이 물가 인상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게 말이 되냐?”며 농민을 밥 짓는 어머니에 비유했다.

쌀값이 폭락한 사연은 이렇다.

고물가가 계속되자 정부는 주곡인 쌀값이라도 잡기 위해 40만 톤을 수입하고, 공공비축미를 대거 방출했다. 그러나 쌀 수요가 준 데다 2021년 풍작으로 쌀은 공급과잉이 되었다. 여기에 2022년까지 풍작이 예상되면서 쌀값 하락세를 부추겼다.

쌀값은 공급이 많은 추수철 10월이 가장 싸다. 쌀 수요자 입장에선 몇 달만 기다리면 값싼 햅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쌀을 살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지금 쌀값은 작년 추수기보다 22.8%가 하락한 실정이다. 이마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뒤늦게 시장격리(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를 실시했지만 이미 쌀값은 폭락할 대로 폭락한 상태라 효과는커녕 최저가 역공매로 인해 가격 하락만 부추겼다.

결국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값을 직접 관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쌀값 폭락의 주범이 되고 만 것.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 양곡창고에 쌀 비축분을 6개월 치로 늘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현재 14만 톤 수준의 비축분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량 80만 톤에 맞추면 물가 걱정 없이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있다.

 

커피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섰다. 커피 한잔 원두 가격 500원, 밥 한 공기 쌀값 230원.

쌀값이 물가 인상 원인이라는 건 거짓 정보

‘농민의 주장대로 쌀값을 올리면 자칫 물가 인상을 부추기지나 않을까?’라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건넸다. 하 의장은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요즘 사람들 하루 세끼를 다 합쳐도 겨우 밥 한 공기가 고작이다. 커피는 최소 2잔을 마신다. 원두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질렀다. 쌀 한 공기 값을 현 230원에서 300원으로 올린다고 물가가 뛰면 얼마나 뛰겠는가. 차라리 커피값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

하 의장은 영농비 폭등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힐난했다.

실제 비룟값은 지난해보다 150% 올랐고, 인건비는 70%, 영농자재비 38%, 사룟값은 30%가 올랐다.

농가도 고물가와 공급망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비룟값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영농기계 면세유 지원까지 줄였다. 여기에 쌀값까지 폭락했으니, 농민들이 논농사 대신 아스팔트농사를 선택할 수밖에. 최근 농민들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연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윤석열, 5천만의 압박보단 200만 농민 목소리에 귀 닫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것

하 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쌀값 폭락을 막을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농민 목소리에 귀를 막고 요리조리 상황만 모면하려는 정부의 농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2%대로 추락한 농정예산 비중을 반등하고, 식량자급율도 6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물가 폭등을 쌀값 때문이라며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룟값 지원마저 삭감하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는 약속을 지킬 의지가 전혀 없다.”

하 의장은 “세계적인 기후위기, 공급망 위기,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장차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세계 7대 곡물수입국인 한국의 곡물자급률(2020년 기준)은 20.2%, 식량자급률은 45.8%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주식인 쌀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밀은 0.5%, 옥수수 0.7%, 콩 7.5%에 그친다.

하반기 투쟁계획에 대해 하 의장은 “쌀값 투쟁이 전부는 아니지만, 쌀은 농업의 기준”이라며, “이길 때까지 싸우는 것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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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통보에 “이재명 리스크” vs “정치보복” 갑론을박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9.02 07:5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대장동 및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국민의힘이 고발한 건이다. 이날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날이고, 통상 선거가 끝나면 선거 당시의 상대방 발언을 문제 삼으며 취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데 그렇지 않았기에 민주당은 이를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의 머릿기사는 대부분 해당 이슈였다. 동아일보를 제외하고 8개 종합 일간지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했고 민주당이 반발했다는 제목을 사용했다.

사설은 논조가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 대표의 소환이 당연하며 민주당의 반발이 맞지 않다는 논조였다. 반면 한겨레는 정기국회 첫날 야당 대표를 소환한 것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며 정치 반발이라는 논조로 사설을 썼다.

정기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는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종부세 부과 기준인 특별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우선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장기보유 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부과를 제외하거나 연기하는 개정안 처리에만 합의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주요 입법과제를 공개했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처리할 법안은 많았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이재명 대표 소환 이슈로 인해 이번 국회가 정쟁이될 것이라는 우려의 사설이 나왔다.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검, 이재명에 ‘6일 출석’ 통보 민주당 ‘정치보복’ 강력 반발”
국민일보 “檢, 이재명 소환 통보 李측 ‘전쟁이다’ 반발”
동아일보 “무역적자 66년만에 최악 환율은 13년만에 최고점”
서울신문 “檢, 이재명 소환 통보…민주 ‘전쟁’”
세계일보 “檢, 이재명 대표에 소환 통보…정국 급랭”
조선일보 “이재명 6일 소환…측근 ‘전쟁입니다’”
중앙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정국 태풍 속으로”
한겨레 “검찰, 이재명 대표 소환…민주당 ‘전쟁’”
한국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야당 ‘전쟁’ 반발”

▲2일 조선일보 1면.
▲2일 조선일보 1면.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와 관련해 한 발언 때문이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협박해서 용도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고발했다. 또한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인터뷰에서도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허위 발언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이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의 1면 기사와 정치 주요 기사는 해당 이슈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이 대표 측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달 6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며, 성남지청 검사가 합류해 함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이날 언론의 사설은 이미 ‘이재명 리스크’가 있었기에 민주당의 반발은 적절치 않다는 논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 첫날 소환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논조로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재명 리스크’를 강조했고 한겨레는 ‘정치보복’의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사설을 썼다.

▲2일 서울신문 사설.
▲2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사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이미 지난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라며 “지난달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도 이재명 리스크였고, 이런 이유로 당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당직을 유지할 길을 열어 놓으려 당헌까지 개정한 게 민주당이다. 이 대표 소환조사가 민주당으로서도 새삼스러울 게 아닌 일인 것”이라고 썼다.

이어 서울신문 사설은 “원내 1당의 야당 대표로 국민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사건 수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을 털어내고 상응한 사법적 판단을 받으면 그만일 일”이라며 “정치 탄압이니 보복이니 하는 프레임으로 민생을 볼모 삼아 대여 투쟁에 나설 일이 아닌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정작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앞에서 정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민생과 국회가 여야 정쟁에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정국 파행을 막기 위한 대화 노력을 배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2일 세계일보 사설.
▲2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 역시 서울신문의 논조와 비슷했다. 세계일보 사설은 “민주당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지도 모자라 대표 타이틀까지 달아주고, ‘기소 시 당직자 직무정지’ 조항이 담긴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는 등 3중의 방탄복을 입혔다.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를 정쟁화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 대표 측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고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과 다시 두 달 만에 대표직에 오른 것, 검찰 기소 시에도 대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 개정까지 한 것 모두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이런 식으로 덮을 수 없고 설사 덮는다 해도 대선에서 국민의 신임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2일 조선일보 사설.
▲2일 조선일보 사설.

한겨레 사설 “국회 첫날 야당 대표 소환 이례적, 정치보복성”

반면 한겨레는 검찰의 소환이 순수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반발이 당연하다고 사설을 썼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했기 때문이라지만 정기국회 첫날, 취임 나흘 된 제1야당 대표에게 전격 소환을 통보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국 급랭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야당 대표의 소환이란 사안을 담당 검사만의 순수한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전쟁’이라며 당 차원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제기된 사건 수사는 누구에게나 공명정대하고 엄정해야 하지만 사안과 경중,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정치보복성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이 대표 역시 정치적 보복 논란과 별개로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일 한겨레 사설.
▲2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지난 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9월 9일이다.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한 것을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정기국회가 시작된 첫날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게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썼다.

그 이유로 “혐의가 적용된 이 대표의 발언 내용도 대부분 대선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을 주고받다가 나온 것들”이라며 “통상 선거가 끝나면 여야는 상대방의 발언을 문제 삼았던 고소·고발을 취하한다. 이번에는 그런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생에 올인해야 할 정기국회 기간 여야는 '사정정국 블랙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소환에 응해 의혹을 명백히 소명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 법 적용에 누구도 예외나 특혜가 주어질 수 없다”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미미하고 여당이 내홍에 휩싸인 지금 국면전환용이란 의심을 받아서도 곤란하다.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다고만 할 수 없다. 보복수사라는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정당국의 공정하고 절제된 공권력 집행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2일 한국일보 사설.
▲2일 한국일보 사설.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개회됐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14~15일 진행되고 대정부질문은 19~22일에 시작된다. 10월4일부터 3주간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서민주거 안정과 출산 돌봄 지원, 수해 복구 등 민생 법안이 논의되고 각 당의 입법 과제도 밝혀졌다. 여야는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종부세 과세기준 완화에 대해선 이견 절충에는 실패했다.

어느 때보다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많아보이는 정기 국회, 언론은 첫날부터 정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국민일보 6면.
▲2일 국민일보 6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이 진상규명을 벼르는 대통령실 사적채용·관저공사 특혜·김건희 여사 의혹, 검경의 전방위적인 이재명 대표 수사도 정쟁으로 치닫는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선을 넘지 않는 절제와 국민 눈을 무서워하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민생 앞에 세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여야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재명 대표 소환으로 인해 “모처럼 조성됐던 여야의 협치 움직임도 사라지게 생겼다”며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로 국회에는 협치가 사라지고 정쟁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 대표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대상이 10여건에 달한다. 어떤 식으로든 의혹과 불법은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사가 이 대표를 겨냥한 정치 보복이나 사정 정국 조성용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2일 동아일보 사설.
▲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기국회를 이끌어갈 여야 지도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조만간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정기국회 중에 원내지도부가 바뀌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6일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국회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떠한 당파적 이익도 국익과 민생이 걸린 현안보다 앞설 순 없다.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만 삼는 구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22대 민생 입법과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의 22대 민생 입법과제 중 14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데, 반(反)시장적이며 현금 퍼주기식 포퓰리즘 성격”이라며 “이들 법안들은 정부의 시장가격 개입, 경쟁 제한, 노조 편향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화물차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법, 금리 폭리 방지법, 쌀값 정상화법, 납품단가 연동법 등은 수요·공급, 사적 계약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 가격에 정부가 개입해 시장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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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이 국민의 생명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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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김영란 기자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아래 민족위)가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한 ‘전쟁반대 평화선언’에 1,000여 명의 시민과 48개의 단체가 참여했으며, ‘퇴진이 평화다’라는 현수막 100여 장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수원 등에 걸었다고 밝혔다. 

 

▲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안성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한미연합훈련으로 우리의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라면서 “오늘(9월 1일)로 대규모 군사훈련은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의 군사훈련은 계속될 것이기에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청년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미국 반대의 목소리 끝까지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선 국민주권연대 회원은 “하와이에서 9월 1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다. 여기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참여하는데 한·미·일 삼각동맹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면 한반도에 다시 일본의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다. 이미 지난 7월에 평택 미군기지에서 한·미·일 초급장교 모임이 진행됐다”라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면 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되면서 한반도는 위험해질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 완성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권오혁 촛불전진 정책위원장은 “평화적 통일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헌법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지켜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무엇인가. 선제타격을 외치면서 헌법을 파괴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일본과 손잡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윤석열 정권이 한시라도 더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가 깨지며 헌법이 파괴된다.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이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상징의식을 하는 참가자.  © 김영란 기자

 

▲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자는 의미의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반드시 우리의 힘으로 한미훈련 중단시키고 평화를 실현할 것이다

 

윤석열은 후보 시절부터 무조건 대미 추종, 노골적인 친일 행태와 함께 막가파식 대북 강경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은 당선 이후 많은 이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일과 손잡고 기어이 전쟁 훈련을 벌였고, 그로 인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다.

 

윤석열 집권 이후 한국군이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군대와 함께 벌인 군사훈련은 무려 20여 회에 달한다. 그리고 훈련을 벌이지 않은 날보다 훈련을 벌인 날이 훨씬 많다. 훈련들은 육·해·공군, 해병대 등 모든 군종, 병종을 총동원해 진행되었으며, 또 참수 작전이나 상륙 훈련과 같은 온갖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미는 8월 22일부터 마침내 실 기동 훈련까지 포함한 대규모 후반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마저 벌여놓았다. 지난 8월 29일부터 펼쳐진 2부 ‘반격’ 훈련은 그동안 한미훈련을 벌이며 뱉어놓은 ‘방어적’이라는 말이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실토하는 것이다. 

 

이런 윤석열과 미일 전쟁 세력의 전쟁 위기 고조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는 전쟁 반대 평화선언, 매일 평화 행동,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 행동 등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했다. 천여 명의 시민이 평화선언에 동참했고, 전국 곳곳에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이 걸렸다.

 

오늘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이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훈련은 계속될 것이고 이와 함께 위기 또한 계속될 것이다. 계속되는 한미훈련과 함께 찾아올 더 큰 위기에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은 우려가 크다. 대북 전단 살포도 지속해서 평화를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는 이러한 대북 적대시 행위들은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북한은 적대시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상대방이며 함께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할 동반자이다.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전쟁광 윤석열은 퇴진하라!

전쟁을 부르는 한미훈련 영구 중단하라!

전쟁 위기 고조시키는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한다!

 

2022년 9월 1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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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 간토 조선인 대학살 99주기 日추도모임 첫 참석

총련, "간토학살은 인류사상 최악의 제노사이드 범죄"

  • 기자명 도쿄=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9.01 18:56
  •  
  •  수정 2022.09.01 23:17
  •  
  •  댓글 0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99년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거행됐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동경도본부와 동경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주최한 이번 '간또대진재 조선인학살 99돌 도쿄동포추도모임'에는 그동안 발길이 닿지 않았던 한국에서 민간 대표단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를 앞두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이종걸 대표상임의장과 대표단, 그리고 지난 7월 12일 서울에서 발족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를 대표해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공동대표와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대표 등이 일본 현지 추모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조성택 총련 도쿄도본부 권리복지부장의 사회로 약 한시간동안 진행된 추모모임에는 남승우 총련 부의장이 단체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니시자와 준(西澤 淸) 도쿄진상조사단 일본측 대표, 고노 다츠오(河野 達男) 일조우호촉진동경의원연합회 공동대표, 후지모토 야스나리(藤本 泰成) 포럼 평화·인권·환경 공동대표 등이 추도사를 했다.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일제의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사건은 국제법이 엄금하고 있는 집단학살, 제노사이드'이며, '조선민족 배타에 기반한 인류사상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일본 당국은 그때로부터 거의 100년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사죄와 보상을 하는 대신 엄연한 역사적 사실마저 은폐하고 외면하며,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간또대진재 학살만행을 스스로 진상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영혼앞에 무릎끓어 용서를 빌고 배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조일(북일) 평양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일본은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을 비롯한 침략과 식민지 범죄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평양선언의 정신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조일 관계 정상화를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923년 9월 초하루 간또 지방을 뒤흔들어 놓은 미증유의 대진재와 대화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으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주민들을 죽음의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하였다"며, "엄청난 자연재해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일본 정부는 무능하고 속수무책이었던 자신들을 향한 민중의 불만과 비판을 억누르고 무마해 보려고 '조선인 탄압'이라는 더러운 수작을 고안해내었고 열흘 남짓한 기간에 6천 6백여 명의 무고한 우리 동포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대참극, 전대미문의 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전말을 정리했다.

북측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유가족협회도 추도사를 보내왔다. 협회는 강경익 총련 도쿄도본부 국제통일부장이 대독한 추도문에서 "간또대지진을 계기로 감행된 조선인 살육만행은 지진으로 인하여 조성된 심각한 사회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일본 정부가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감행한 무차별적인 조선인 대량학살범죄였다"고 하면서 "일본정부는 아직까지도 이 살육만행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산되지 않은 범죄는 새로운 범죄를 낳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간또조선인학살사건을 비롯하여 일본이 조선민족에게 저지른 가지가지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들에 대해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대를 이어가며 기어이 그 대가를 받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선조들 앞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게 되어 애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조선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만 난마처럼 얽힌 한일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내년 100주기 추도식에는 일본의 사죄와 반성의 소식과 함께 조선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사실과 함께 "2023년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이하여 '간토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기관과 연대하여 '간토제노사이드 국제학술회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추모행사가 열리는 같은 시간에 20여미터 떨어진 공원내 공간에서 일본 우익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됐으나, 확성기 사용을 금지시킨 조치가 취해지면서 큰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은 민단 한국중앙회관 8층 강당에서 윤동민 주일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별도로 개최했다.

이수원 민단 동경본부 단장은 추념사에서 "오늘 동포 추념식을 거행하는 것은 당시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의해 학살된 수천 명의 수난 동포에 대한 애도를 표함과 동시에 그 만행을 규탄하며 우리 동포가 학살된 그 진실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우리들의 사명을 자각하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두번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사회의 구축을 위해 역사적 사실의, 진실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 아래 동경본부는 관동재진재 수난동포 추념식을 오랜 기간에 걸쳐 거행해왔다"고 밝혔다.

민단은 그동안 시간을 달리하여 같은 장소에서 추도모임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관계 정상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내부 반발이 있어 실내행사로 치르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모임은 간토대지진 50년이 되던 1973년 도쿄도 의회의 찬성으로 '위령공원'으로 불리는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공식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추도모임이 열리는 공원내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도 이때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사 실행위원회'가 마련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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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핵관 2선 후퇴에 “이준석도 처신 고민해야”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09.01 08:15
  •  
  •  수정 2022.09.01 10:10
  •  
  •  댓글 3
 
 

론스타 배상 판결에 동아·한겨레 “론스타 관련 인사들 현 정부에 있어”
매경·동아, 당헌 고쳐 비상사태 만든 ‘국민의힘’ 질타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31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약 2900억 원과 지연 이자 약 185억 원 등 총 31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의 ‘외환은행’을 2003년 인수한 론스타가 2011년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되파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매각을 지연시키며 매각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에 2012년 11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조 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을 제기한 것. ICSID는 론스타 측이 청구한 배상액 중 4.6%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액으로 결정했다.

ICSID의 배상 결정 직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번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1일자 아침신문들 1면.
▲1일자 아침신문들 1면.

1일 자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모두 1면에 다뤘다.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은 투기자본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당시 금융당국의 실패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은 현 정부에 당시 직간접으로 이 사태에 연루된 인사들이 일하고 있는 점도 짚었다. 특히 한겨레는 당시 책임자들에게 구상권을 물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론스타 배상 판결에 동아 “한국적 관치 금융의 총체적 실패”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당시 김승유 회장이 이끌던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말 4조6888억 원에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론스타에 은행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여러 차례 연기했다”며 “하나금융은 2011년 7월 인수계약을 연장하면서 인수 가격을 4조4059억 원으로 낮췄다. 금융위는 2012년 1월에야 매각을 승인했고 인수 가격은 최종적으로 3조 9157억 원으로 결정됐다”고 당시 매각 상황을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당시 금융권 안팎에선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 금융당국이 승인을 늦추면서 매각 가격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했다.

3100억원의 배상액을 국민 세금으로 물어줘야 하는 만큼 당시 금융위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동아일보는 4면 기사에서 “특히 외환은행 매각 지연 과정에 한국 금융당국의 책임이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글로벌스탠더드에 맺지 않는 ‘관치금융’의 대가가 수천억 원대 배상금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에 관여했던 전현직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일자 동아일보 4면.
▲1일자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무엇보다 2011년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매각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차례 승인을 연기한 부분을 문제 삼아 이번 배상액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책임이 크다는 해석도 있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에 “하나금융 팔을 비틀어 인수 가격을 낮추도록 한 것은 국내법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당시 금융감독 정책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는 판정이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한국 정부가 패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승인했던 전·현직 핵심 인사들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 정부의 경제팀 수장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향후 책임론 공방에 따라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2011∼2012년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매각될 당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함께 금융위 부위원장을,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사무처장을 맡았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때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론스타 법률대리였던 김앤장 고문이었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는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을 지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론스타는 일본에 골프장 자산을 3조원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으로 애초 우리나라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었다. 이를 속이고 외환은행 경영권 인수자로 나선 부도덕한 투기자본”이라며 “이번 사건은 자격이 되지 않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한 데서 비롯됐다. 금융감독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투기자본만 배불린 뼈아픈 사건이다. 매각 승인 지연 문제는 사태 수습 과정에서 파생됐다”고 주장했다.

▲1일자 한겨레 사설.
▲1일자 한겨레 사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론스타 사태는 한국 금융산업이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던 시절 투기자본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 금융당국이 독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벌어진 일이다. 문제가 생긴 뒤에도 매끄럽지 않은 정부의 일 처리, 전문성 부족이 이어져 막대한 세금이 나가게 됐다. 한국적 관치(官治)금융의 총체적 실패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현 정부에 있는 점을 짚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그사이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어도 론스타와 관련해 중요 결정을 내린 이들 중 일부가 정부 핵심 포스트에 남아 있다. 다른 ISDS 소송도 여러 건 진행 중이어서 대응 체제를 정비하지 않으면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사태의 전말을 객관적으로 담은 백서(白書)를 만드는 등 철저한 반성을 통해 다시는 혈세가 축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공교롭게도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론스타 사태에 직간접으로 관련됐던 인사들이 현 정부에 포진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향후 국내 금융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자 동아일보 사설.
▲1일자 동아일보 사설.

한겨레는 “현 정부 고위인사들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깊이 관여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할 때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었다. 만약 이번 판정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구상권 행사와 함께 형사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매일경제는 “외국 투자자가 국내에서 얻은 수익이 정당하냐는 법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외국 기업의 이득을 먹튀로 폄하하는 일부의 정서에 휩쓸릴 경우 국익에 손해만 될 것이다. 국제신인도도 추락할 게 분명하다”는 내용의 사설을 쓰기도 했다.

윤핵관 2선 후퇴에 조선일보 “이준석도 처신 고민해야”

31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 최근 당 혼란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 책무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도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윤핵관들이 2선으로 후퇴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한겨레는 5면 기사에서 “최근 당 안팎에서 ‘권핵관’(권성동 핵심 관계자)과 ‘장핵관’(장제원 핵심 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핵관의 분열 양상까지 더해지며 ‘당의 혼란상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1일자 한겨레 5면.
▲1일자 한겨레 5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로써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두 사람이 동시에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국민의힘 내분 사태와 국정 지지율 하락 등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한 뒤 “권·장 두 의원은 정치에 처음 입문한 윤 대통령이 선거 캠프를 꾸리고 경선을 치르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그러나 대선 이후 인수위 출범, 내각 구성, 대통령실 인사 등의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특히 이준석 대표와 감정 섞인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사상 유례없는 집권 초 여당 내분 사태를 초래했다. 서로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주고받으며 양측 모두 국민 비호감이 됐다. 새 정부 출범 후 석 달 동안 국민과는 아무 상관 없는 자신들만의 권력 다툼에 빠져 허우적거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1일자 조선일보 사설.
▲1일자 조선일보 사설.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났으니 이준석 당대표에도 처신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실도 큰 폭의 개편을 시작했다. 윤핵관이 추천한 직원들도 많이 떠났다고 한다. 이제 윤핵관과 맞서온 이 대표도 본인의 처신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가처분 소송 승소로 자신에 대한 징계 및 비대위 출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명분을 얻었다. 여당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것엔 당대표의 책임이 크다. 윤핵관의 후퇴가 정부와 여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경제 안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든, 윤핵관이든, 이 대표든 여기서 더 분란을 만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경·동아, 당헌 고쳐 비상사태 만든 ‘국민의힘’ 질타

지난달 법원이 당이 비상이 아닌 상태에서 만든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당헌·당규를 수정해 비상사태를 만들어 또 다른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칼럼에서 “정말 미안하지만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아깝다 싶다.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집권당은 ‘보이지 않는 힘’을 업고 젊은 당 대표를 몰아내지 못해 안간힘을 쓴다”고 비판한 뒤 “비상이 아닌 상태에서 만든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당 민주주의에 반(反)한다는 재판부 결정이 나왔다. 그러자 115명 의원 중 66명이 당헌·당규를 고쳐 진짜 비상사태를 만들자고, 그것도 박수로 정해버렸다. 이런 편법 탈법 꼼수에 ‘국민’의 ‘힘’이 언급된다는 것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이보다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당헌 7조 대통령의 당직 겸임 금지 조항에서 ‘금지’만 빼면 된다.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그 임기 동안 당 총재직을 겸한다’로 바꾸는 거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기법에 따라 Chong Jae직이라 해도 누가 감히 문제 삼지 못한다”라고도 언급했다.

▲1일자 동아일보 칼럼.
▲1일자 동아일보 칼럼.
▲1일자 매일경제 사설.
▲1일자 매일경제 사설.

매일경제는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이 아예 방향 감각을 상실한 듯하다”고 비판하며 사설을 시작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원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퇴짜 놨는데도, 당헌을 바꿔 또 다른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나선 걸 보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게 자명해보인다. 심지어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표결까지 생략한 채 그냥 박수로 당헌 개정을 추인한 건 반민주적이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결국 또다시 당의 운명을 법원에 맡겨야 하는데, 이처럼 출범 자체가 불확실한 비대위에 집착하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사실 이런 무리수를 둘 필요조차 없다. 성상납 의혹 무마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만큼이나 당내 분란 원인 제공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용퇴하면 될 일이다. 권 원내대표도 이미 새 비대위 출범 후 스스로 거취를 정하겠다고 했다. 사퇴를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굳이 비대위 뒤에 숨지 말고 지금 직을 놓는 게 순리다. 새로 뽑은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당을 정상화하면 될 일이다. 권 원내대표가 용퇴하면 싸울 상대가 사라진 이 대표도 내부 총질을 멈출 수밖에 없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 있다. 무엇보다 잇단 비대위 구성 꼼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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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91] 북한이 말한 한국전쟁보다 “더 위대한 승리”란 무엇인가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8/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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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북한의 ‘전승 69돌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아래 7.27연설)을 통해 “우리 공화국이 전후 근 70년간에 걸치는 치열한 반미대결 속에서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고 자위를 위한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한 것은 조국해방전쟁에서 이룩한 승리에 못지않는, 그보다 더 위대한 승리로 됩니다”라고 하였다.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것이다. 이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본다. 

 

1.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

 

자위적 국방력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지키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전투 능력’이다. 어느 나라든 자기 체제와 국민, 영토를 지키려면 강력한 국방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국방력의 수준은 그 나라를 위협하는 적국의 무장력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경우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강’을 표방하는 미군에 맞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이 필요하다. 미군이 운용하는 핵폭탄,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각종 미사일, 항공모함 전단, 최첨단 전투기, 특수부대, 무인기 등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가 긴장하는 막강한 무력과 대치하고 있는 게 북한이다. 

 

이런 미국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북한은 1960년대 국방·경제 병진노선과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군의 간부화’, ‘전 지역의 요새화’, ‘전군의 현대화’라는 4대 군사노선을 제시했으며, 1990년대에는 선군정치노선을, 2002년에는 국방공업 우선 발전 노선을, 2013년에는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2월 8일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군사력은 세계 4위,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8위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실시하는 각종 모의전쟁에서도 북한과 미국이 전쟁하면 북한이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핵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첫 핵시험을 시작으로 핵무장에 박차를 가해 2017년에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다. 

 

북한은 자기 국방력을 두고 ‘마음먹은 대로’ 작전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첫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직후인 2015년 5월 18일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적대 세력들을 임의의 수역에서 타격 소멸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전략무기를 가지게 됐으며 마음먹은 대로 수중작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2016년 5월 7일 노동당 7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 무장 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식’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의 작전계획에 알맞은 첨단무기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2016년 9월 9일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23일 노동신문 기사에서 전후방이 따로 없이 입체전이 벌어지는 현대전에서 전략 핵무기 사용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면서 “군사적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하자면 여러 가지 종류의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핵미사일을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식 전략무기의 탄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화성포 계열의 중거리, 대륙간탄도로켓들과 북극성 계열의 수중 및 지상발사탄도로켓들이 특유한 작전적 사명에 맞게 우리 식으로 탄생”하였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서도 북한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전략·전술을 운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완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표현을 들여다보면 마치 원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투다. 

 

2. 한국전쟁의 ‘승리’

 

한미의 인식과 달리 북한은 자신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말하는 ‘승리’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1) 북한은 미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의 자주권과 영토를 지켜낸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미국이 소련,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북한을 점령하려고 한 ‘침략전쟁’으로 인식한다. 앞서 언급한 7.27연설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영토와 인민을 사수하기 위한 생사존망의 조국방위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북한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5년, 정부를 수립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국가였다. 반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으며, 본토 공격을 받지 않아 군수 시설을 고스란히 간직하였고,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는, 당시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었다. 게다가 미국과 유일하게 대적할 만한 능력을 갖춘 소련은 한국전쟁에 공식 참전하지 않았으며 유일하게 직접 군사적으로 북한을 지원한 중국은 국공내전을 끝내고 정부를 수립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미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북한이 이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전쟁은 애초의 경계선이었던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군사분계선에서 멈췄다. ‘미국의 침략’이라는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자신의 주권과 영토를 지켰기 때문에 ‘승리’인 것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승리’했으므로 결코 평범한 승리가 아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지정하고 크게 기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 북한은 냉전 시기 양대 진영의 첫 전쟁에서 미국 측을 꺾어 내리막길을 걷게 만든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양대 진영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냉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냉전 시기 처음으로 양대 진영이 충돌한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자신을 추종하는 15개국 군대를 묶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한국까지 포함하면 17개 나라의 연합군이 한 편에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북한이 있었고 중국은 정규군이 아닌 ‘인민지원군’이라는 형태로 참전했다. 한마디로 한국전쟁은 ‘내전’이 아닌 ‘국제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17개 연합군의 ‘침략’을 막아내고 ‘승리’하였다고 주장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7.27연설에서 “조선전쟁(한국전쟁)에서 미 제국주의와 그의 동맹국 군사력은 심대한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 제국주의자들의 세계제패전략 실행을 저지시키고 새로운 세계대전을 막아 인류 평화를 수호”한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3년의 한국전쟁 기간 14만 명 가까운 미군이 사상·실종·포로 등의 피해를 보았으며 막대한 전쟁물자를 소비했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빗발쳤고 공화당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후보는 한국전쟁 종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후보를 10% 이상 따돌리는 압승을 거두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국전쟁이 미국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을 끝낸 셈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전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50%를 차지하며 자본주의 진영을 이끌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은 끊임없이 추락하였다. 1957년 스푸트니크 충격*, 1971년 금 태환 정지 선언**(닉슨 충격), 1973년 베트남전쟁 패전, 1980년대 쌍둥이 적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은 미국의 추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들이다. 

 

(*스푸트니크 충격: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이 충격을 받은 사건. 이후 소련은 생명체를 우주에 보내고,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서도 모두 미국을 앞질렀다. 

**금 태환 정지 선언: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 우즈 체제의 주요 합의인 달러-금 교환 제도를 폐지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사건. 미국 경제가 추락하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원인이다. 

***쌍둥이 적자: 1980년대 들어 미국의 무역적자, 정부 재정적자가 엄청나게 쌓인 사태. 미국은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매년 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고 있는데 올해 연방정부 부채 한도는 31조 4,000억 달러(3경 7,178조 원)에 이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7년 미국의 비우량주택 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은행이 회수하지 못해 연쇄 파산을 불러 대규모 금융위기를 불러온 사태.)

 

3) 북한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영웅세대’, ‘영웅인민’이 탄생한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소박하고 평범했던 인간들이 자기의 것을 지켜 죽음도 불사하고 나설 때 어떤 놀라운 기적이 창조되는가”를 한국전쟁에서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참전자들이) 한생 발휘해온 충실성과 용감성, 애국심은 오늘 수천만 인민들 속에 그대로 높뛰고 있으며 1950년대 준엄한 포화 속에서 탄생한 위대하고 우수한 그 특질을 자기의 유전성으로 가졌기에 우리 혁명은 세대를 이어서도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도, 후퇴도 없이 자기 위업을 자기의 힘으로 굴함 없이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한국전쟁 참전자의 정신이 전체 국민에 전해져 북한의 성장,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국민이 사회의 주인이며 국가 발전에서 국민의 사상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그 나라의 자연환경이나 지정학적 상황, 자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국민의 준비 정도라는 것이 북한의 이론이다. 이런 북한의 이론에 기초해서 볼 때 한국전쟁을 거치며 참전자와 전체 국민의 ‘충실성, 용감성, 애국심’이 성장한 것은 결정적 성과라고 하겠다. 

 

3. 더 위대한 ‘승리’

 

이제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말의 의미를 크게 6가지로 살펴보자. 

 

1) 전쟁을 막아낸다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한국전쟁은 미국의 침략전쟁이므로 만약 북한의 국방력이 매우 강했다면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신생 국가였고 미국은 북한을 손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미국이 신경 쓴 것은 소련의 개입 여부였지 북한군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에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 수호를 위해 말 그대로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처지에서 전쟁하는 것보다는 전쟁을 방지하는 게 더 큰 성과인 것이다. 

 

북한이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으로 전쟁을 막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이다. 이것은 1986년 창작된 노래 제목인데 2005년 4월 어느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내가 가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그토록 사랑하는 것은 이 노래에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영원히 선군의 총대로 지켜가려는 나의 신념과 조국 수호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어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북한은 2006년 3월 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예술공연 「내 나라의 푸른 하늘」에 김일성상을 수여하였다. 

 

2) 전선이 한반도가 아닌 미국에 그어진다

 

전쟁은 한쪽이 아무리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갖춘다고 해도 여러 변수에 의해 발발할 수 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만 봐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듯 ‘선제타격’을 주장한다. 이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윤석열 정권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어디에 형성될지도 중요하다. 한국전쟁 때는 전선이 한반도 안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승패를 떠나 남북 모두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군인과 민간인 백만 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국토 전체가 초토화되었다. 

 

그런데 만약 오늘날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한반도 안에 그어진다고 볼 수 없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 안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2017년에는 ‘괌 포위사격’을 경고하기도 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해외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50년 전 한국전쟁 때와 달리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3) 통일전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2017년 4월 22일 노동신문 논평 「도발에는 정의의 조국통일 대전으로 대답해 나설 것이다」에서 “만일 미국이 우리 공화국의 무진 막강한 위력을 망각하고 도발적인 망동을 부리며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 천만군민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전쟁을 걸어온다면 방어로 끝내지 않고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 관해서도 ‘이승만 정권이 쳐들어왔지만 반격하여 통일을 시도’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국의 참전으로 ‘통일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전쟁 당시와 다르다는 게 북한의 생각이다. 

 

위의 논평에서 북한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위력한 선제타격 수단들은 공화국 남반부의 작전지대 안의 군사 대상물들과 미국의 반공화국 침략 책동에 동조하는 추종국가의 관련 시설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도 조준경 안에 잡아넣고 순간에 초토화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라고 하였다. 즉, 한국 내 군사시설, 일본 내 군사시설,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 미 본토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아래 4.25연설)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걸 종합해보면 북한은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위에 열거한 공격 대상들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을 구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통 다른 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실전에서 사용된 핵무기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미국이 일본에 떨어뜨린 2기의 핵폭탄이다. 이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부터 최근의 우크라이나전쟁까지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핵무기의 폭발력이 너무 강해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보유한 가장 작은 위력의 핵무기 폭발력은 0.3킬로톤으로 축구장 27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런 폭발력의 무기를 사용하면 민간인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반면 미국이 자랑하는 단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는 1발이 축구장 3~4개 정도를 초토화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개발해 자유롭게 운용하려 할 것이다. 재래식 미사일보다는 강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를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수백 발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평택 미군기지, 한미연합군 지휘소(CP) 탱고 등에 면적에 따라 1~10발씩 떨어뜨리면 한미연합군은 순식간에 무력화될 것이다. 이후 10만 명이 넘는 특수부대가 신속히 전국에 산개하고 지상군이 내려오는 식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 피해를 최소화한다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성공하더라도 미국의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다면 전쟁을 수행하기 쉽지 않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도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수많은 목숨을 잃었고 도시에는 멀쩡한 건물이 거의 안 남았으며 산업시설은 파괴되었다. 북한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다고 미국이 장담할 정도였다. 당시 북한은 ‘너 죽고 나 죽자’는 비장함을 가지고 싸웠다. 

 

따라서 지금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자신감이 있다면 상대방을 전멸시키면서도 자신은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다고 봐야 하겠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를 때 미 본토의 국민은 텔레비전으로 영화나 게임을 즐기듯 전쟁을 지켜봤다고 한다. 자기들은 공격받을 위험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다. 전쟁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호하고 추구하는 모습이다. 

 

2021년 10월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간부들과 마주 앉아 생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일부 간부는 담배도 피우고 있었다. 상당히 여유 있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흔히 축구나 야구 구경을 하거나 일과를 끝내고 저녁에 쉬면서 생맥주를 마신다. 위의 장면은 휴식을 취한다기보다는 자기의 막강한 무기들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즐기는 분위기에 가깝다. 마치 전쟁을 하더라도 자신은 피해를 받지 않고 공격만 할 수 있으니 여유를 즐기면서 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5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마 미국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또 7.27연설에서는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도 하였다. 결국 북한은 ‘나는 안전’, ‘미국은 소멸’, ‘윤석열은 전멸’, 이렇게 3가지를 하자는 구상이며 또 실현할 능력도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그들 시각에서는 ‘더 위대한 승리’라고 볼 수 있겠다. 

 

5) 미국은 완전히 파멸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서 자신이 ‘승리’하면서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제 다시 전쟁하게 된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어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지금껏 제대로 된 본토 공격을 받아본 적 없는 미국은 핵미사일 공격을 받는 순간 엄청난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을 겪을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의 패권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래서 ‘소멸’이라는 표현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북한이 ‘더 위대한 승리’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6) 전략국가 지위를 굳힌다

 

한국전쟁으로 북한은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 전까지는 존재 자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국가였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17개국 연합군을 상대로 싸워 영토를 지켜냈으니 세계가 놀랄 만도 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국제 사회에 북한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만큼은 아니었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12월 21일 5차 세포위원장대회 개막사에서 ‘전략국가’라는 표현을 처음 언급하였다. 전략국가란 국제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 세계정세를 주도하는 나라를 의미한다. 한국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하겠다. 

 

핵무기가 있다고 전략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보유국이지만 전략국가로 보지는 않는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수단으로 미국을 상대하고 중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도 움직이는 등 국제 질서 변화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이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 선포 후 2018년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그간 북한을 국가로 존중하지 않고 대화도 회피하던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 화답하였다. 전 세계 이목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 쏠렸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보겠다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중국도 전제조건 없이 재빨리 화답하였다. 그 뒤로도 전 세계는 북한의 행보를 주목하였다. 심지어 2020년에는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만약 전쟁이 발발해 북한이 자기는 피해를 보지 않고 미국을 무너뜨리며 순식간에 통일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으로 북한은 여길 것이다. 이후 세계는 미국을 무너뜨린 북한과 어떻게든 손을 잡고 북한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도움을 받으려고 애를 쓸 것으로 북한은 예상하는 듯하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은 첫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5년 12월 15일 자 최종명령서 서명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온 세계가 주체의 핵강국, 사회주의 조선, 위대한 조선노동당을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문구가 있었다. 온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하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구가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12월 17일 보내준 ‘친필명제’인데 내용 말미에 “김일성조선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표현이 나온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한 1960년 9월 1일 지은 시 「조선아 너를 빛내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주체의 붉은 노을 지구를 덮을 / 공산주의 그날을 앞당겨오리”라는 시구를 보면 전 세계에 주체사상을 전파하여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를 이루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을 알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된다면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도 실현 가능하다고 북한은 여길 것이다. 

 

지난 8월 4일 대만 외교부가 느닷없이 북한을 규탄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사격이 “북한을 본보기로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북한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대만이 유독 북한을 콕 짚어서 규탄한 것은 북한이 2017년 ‘괌 포위사격’을 경고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벌써 이런 반응이 나오는데 만약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려 제국주의에 최종 마침표를 찍는다면 ‘북한식’이 널리 퍼져 ‘국제 표준’이 되고 친미 국가들은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6가지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추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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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 팽개친 국민의힘, '비합법 투쟁'은 아무나 하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9/01 09:57
  • 수정일
    2022/09/01 09: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의 눈] 왜 꼭 '비대위'여야만 하나

 

집권 여당이, 그것도 법치를 강조해온 보수정당이 법원 결정을 사실상 무시하고 나서면서 당 안팎으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원권 정지 징계 중인 이준석 대표와 원래 가까웠던 이들은 그렇다 치고, 안철수·최재형 의원까지 나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서병수 의원은 전국위 의장직에서 사퇴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현재 당을 주도하는 다수파, 또는 당권파도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 초·재선 의원들의 머릿수로 이들의 입을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사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당직자들은 모두 본질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이다. 법원 결정을 무시하는 게 자신들 마음에부터 편할 리 없다. 대통령도 검찰총장 출신이고, 민정당 이래로 계속 '법치'를 사실상 당의 기조로 내세워온 이들이 갑자기 법원 결정에 대해 창조적 해석을 들이밀며 '법원이 결정한 것은 비대위원장 직무정지이지 비대위 자체가 무효라는 주문(主文)은 없었다'고 우기는 것은 스스로의 본성에도 반하는 일이고 지켜보는 이들도 민망하다.  

법이나 판결에 맞서 '비합법 투쟁'을 하는 것도 해본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 지금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그럴 수 있는 이들도 아니거니와 그럴 명분도 없다. 본질은 겨우 당권 다툼 아닌가. 

서병수·윤상현·안철수·조해진·최재형 의원 등이 지적하듯이, 법원 결정의 요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당 대표를 그 하위기구인 전국위 결의로 면직시킬 수 없고, 따라서 이를 결의한 전국위의 비대위 전환 결의는 무효'라는 것이다. 법원이 이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이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별론으로 하고, 지금의 현실에서 이미 내려진 법원 결정의 요지는 그렇다. 

그렇다면 중진 의원들의 주장대로, 비대위 이전의 최고위 체제로 돌아가서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가면 되는데 당권파는 왜 굳이 비대위를 고집하는 걸까? 답은 '최고위 체제로 복귀할 경우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막을 수 없어서'일 것이다. 설마 '법원 결정을 순순히 따르려니 자존심이 상해서'라는 이유는 아닐 것이고.

(현재 중앙언론사 중 이준석의 직함을 '전 대표'가 아니라 '대표'라고 쓰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프레시안>과 <조선일보> 두 곳밖에 없다. 그의 대표직 복귀 가능성을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라고 규정한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법원의 권위가 이렇다.) 

그러나 당권파 입장에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굳이 요란하게 법원과, 또 이 대표와 법정 다툼을 추가로 벌일 일이 아니다. 당장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가처분 집행정지 소송부터 취하하고, 향후 3개월을 시야에 넣고 정치적 대응을 차분히 하면 된다. 

우선 지도부 구성 문제. 이준석 대표가 즐겨 인용하는 <삼국지>의 제갈양은 1차 북벌에 실패하고 '승상'에서 '좌장군'으로 스스로 관직을 변경했다. 2차대전 당시 영국 상황에 비기면, 거국일치 전쟁내각을 이끌던 총리가 군단장 정도로 내려앉은 것이다. 사람들은 '읍참마속'만을 기억하지만, 제갈양 리더십의 핵심은 부하의 목을 베어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데 있다. 

마찬가지로 그저 원내대표 목을 날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서병수 의원이 YTN 인터뷰에서 제안한 것처럼, 임시 당 대표인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 결의로 새 원내대표로 선출해서 직함은 원내대표이되 '당 대표 직무대행' 역할에만 집중하게 하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안 등의 현안은 권성동 현 원내대표를 원내수석부대표든 '원내대표 특별고문'이든 '여야협상 및 원내운영 담당 특별부대표'든 적절한 직함을 맡겨 사실상의 원내 사령탑 역할을 전담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의외로 '당 대표 직무대행'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당권파 입장에서는 묘수가 될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민의힘 내 상황으로 보면, 반(反)이준석 그룹이 당권을 임시로라도 탈환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비대위 출범보다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면에서 당내 다수파의 성에 차지 않는 방법이겠으나, 우물에서 숭늉을 찾을 일이 아니다. 괜히 서두르다가 법원으로부터 의외의 일격을 당하지 않았는가. 

당권을 일단 장악하면 공간은 넓게 열린다. 가장 먼저는 사퇴할 최고위원들을 대신할 보궐 최고위원 선거를 해야 한다. 여기서 '이준석파(派)'가 최고위원 보궐에 당선자를 낼 확률은 지극히 낮다. 왜냐?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당원·일반국민 대상 직접선거가 아니라 전국위 간접선거다(국민의힘 당헌 28조 3항). 

그리고 전국위는 앞서 9일 회의 당시 재적 707명 중 (투표 참여 511명) 463명 찬성으로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을 가결했다. 상임전국위도 이후 16일 재적 55명 중 (투표 참여 42명) 찬성 35인으로 비대위원 임명안을 가결했다. 즉 전국위-상임전국위는 모두 재적 과반을 현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다. 

이유는? 현 당권파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이 대표가 맞서는 대상이 '윤핵관'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 본인임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라는 명칭 자체가 대통령이 소속돼 있거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을 뜻한다. 즉 여당은 '대통령의 당'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대통령과 거듭 반목하는 것을 넘어 최근의 '내부 총질' 문자로 대통령과 적대관계임이 명확해졌다. (그의 책임 여부를 떠나, 현실이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대의기구인 전국위-상전위에서 대통령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의결이 나온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2015년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의롭고 개혁적인 보수'와 '따뜻한 공동체'라는 비전,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로 요약되는 성찰적 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현실감각과 이를 주장할 용기를 모두 갖추고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고 스스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2022년 이준석 대표는 '2015년의 유승민'이 가진 덕목 중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그저 능력주의와 성차별 옹호(안티 페미니즘)적 태도만이 '이준석 정치'의 내용일 뿐이다. 

서병수 의장이 전국위-상전위 소집을 거부한 끝에 사퇴했지만,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국위 의장이 전국위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당규 '전국위 규정' 4조 1항). 그리고 당 대표가 소집할 수 있는 회의는 '당 대표 직무대행'도 물론 소집할 수 있다. 전국위 의장은 전국위원 간 호선으로 뽑히기에(당헌 21조 1항) 일단 전국위를 열면 후임 의장을 선출할 수 있다. 서 의장의 의장직 사퇴 선언도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비대위를 강행하는 데 대한 항의이지, 법원 결정에 따른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되면 그의 반발도 가라앉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 전국위에서 최고위원 보궐 구성을 마치면, 이전의 '이준석 지도부'가 대표 본인을 포함해 최고위 구성원 9인 중 적어도 3~4인이 '이준석파'였던 것과는 달리 9인 중 최소 7인 이상을 반이준석파로 채울 수 있다.

주목해야 할 핵심적 단계는 당무감사위원회 구성 및 장악이다. 이는 당권파가 최고위를 접수한 이후 해야 할 제1과제다. 당무감사위원 및 위원장 임명은 당헌상 최고위 의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순서상으로 최고위 복원이 반드시 이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 당무감사위원장은 현재 공석이고, 위원들도 임명돼 있지 않아 위원회 구성 자체가 돼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를 해임할 필요도 없이 새로 임명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법원 결정을 거스르지 않고 적법하게 '당 대표 직무대행' 자리를 차지하기만 해도 최고위와 당무감사위 장악을 일사천리로 해치울 수 있는 셈이다. 결원인 당직을 보충하는 것은 통상적인 당의 활동이니만큼 '권한대행'이 아닌 '직무대행'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당무감사위까지 당권파 성향 인사로 채운다면, 여러 선택지가 열린다. 첫째, 당무감사위는 당헌 42조에 따라 주요 당직자의 당헌당규 위반 또는 사회적 물의 등 부정사건 조사 기능이 있고, 중앙당 당직자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도 있다. 그 조사 결과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회부할 수도 있다. 

이미 현재의 윤리위가 직권으로 당무감사위 회부 절차 없이도 이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기도 했지만, 앞서 제기된 바 있는 절차상의 문제를 보완해 더 적법한 방식으로 추가 징계 회부도 가능하다. 지난 27일 의원총회가 윤리위에 이 대표 추가 징계를 촉구한 것은 말 그대로 '촉구'이지 어떤 구속력을 갖는 실효적 행위가 아닌 반면 당무감사위는 징계를 직접 '회부'할 수 있다. 

둘째, 당무감사위를 통해서는 윤리위 회부 이외에도 또 하나의 대안이 가능하다. 당원소환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6조의2에 따르면 "법령 및 당헌당규, 윤리강령을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害黨)행위를 한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은 당원소환의 대상이 되고, 전체 책임당원(약 30만 명)의 20%의 청구가 있으면 "당무감사위 의결을 통해 당원소환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당규 '당원 규정' 제3조의3의 4항) . 

이 말을 뒤집으면, 다수 책임당원의 요구가 있더라도 당무감사위만 장악하고 있으면 당원소환 투표를 발의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때문에 이를 공석으로 비워둔 것은 '정치 파워게임의 영재'로 불리는 이 대표의 명백한 실책이다.

셋째, 당원소환은 최근 이 대표가 당원모집에 열을 올린 점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불안요소가 있다고 본다면, 아예 '원 포인트'로 전당대회를 여는 방법도 있다. 법원 가처분 결정의 요지가 (그 당·부당을 떠나) '전국위 결의로는 전당대회의 지명을 뒤엎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 전당대회 스스로 그 지명을 철회하게 하면 된다. 

국민의힘 당헌 14조에 따르면 전당대회 소집 요건은 '상임전국위 의결 또는 전당대회 재적 대의원 1/3 이상의 요구, 또는 책임당원 1/4 이상의 요구'이다. 상임전국위는 위원 과반을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으므로, 전당대회 개최 의결에 문제가 없다. 전당대회 의장을 겸하는 전국위 의장이 소집을 거부해도 "전당대회 의장이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 대표가 소집해야 한다"는 전당대회 규정(당규) 6조 2항을 따르면 된다. 

전당대회 대의원은 일반 책임당원이나 유권자가 아니라 '1만 인 이내(당헌 12조)'로 구성되는 당원들의 간접 대표자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지명했던 작년 11월의 2차 전당대회 당시 대의원 재적인원은 약 8000여 명이었다. 30만 당원 전체보다, 이들 대의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당대회를 열어 투표로 의사를 묻는 것이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러면 법원이 지적한 '실체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편법이 아닌 정공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전당대회가 열리면 대의원 투표 결과도 당권파의 의지대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따냈던 작년 6.11 전당대회 당시에도 이 대표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압승해 승리한 것이지 당원투표에서는 2위 나경원 후보에게 4%포인트(약 5000표)가량 뒤졌다. 그마저도 결과가 우려된다면, 대통령실과의 소통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지지 메시지를 받아내 이를 투표에 활용해도 되고,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각 당협을 통해 대의원 명부 자체를 새로 구성(재확정. 당규 '전당대회 규정' 3조 1호) 해도 된다. 

그리고 설사 결과에 100% 확신이 없다 해도, 어쨌든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성사-가결의 확률은 최소한 법원의 가처분-본안소송 승소 확률보다는 확실히 높을 것이고, 더 중요하게는 정당의 정치적 결정을 사법부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이 될 것이다. 

즉 법원 결정을 부인하고 굳이 비대위 전환을 고집하지 않아도, 법원 결정문 취지와 당헌당규의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윤리위 징계 △당원소환 △원포인트 임시전당대회 개최 등 여러 복수의 대안이 존재하는 셈이다. 일개 출입기자가 언뜻 보기에도 이 정도이니, 수십 년 '정당 밥'을 먹어온 전문 당료 집단이나 직업 정치인들의 지혜를 모으면 더 좋은 방안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의 가처분 승소를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져 굴욕감이 들지라도, 현 상태대로 끝없는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 자체야말로 이 대표에게 최대한의 정치적 이득이 된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 대표직에 복귀하게 된다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 당장 시간이 급한 것은 윤 대통령이다. 어떤 길이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여당의 '윤핵관'들은 더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선·지방선거 승리를 거두고도 이유 없이 펼쳐진 여당 내홍 사태로 인해 과연 정기국회가 제대로 가동되기는 할지 걱정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생각해 주는 것은 감히 바라지도 않겠다.  

 
 
국민의힘 권성동  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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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사태, 한국 정부 부분 패소…“배상액 3천억, 중재 불복”

10년 이어온 론스타 먹튀 사태, 한국 정부 부분 패소…배상액 3,600억 규모 법무부 “중재 불복, 취소 신청 검토”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에서 약2,900억원 가량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정부는 국제중재기구 판단에 불복해 판정 취소 신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의 중재판정 선고문이 나왔다. 2012년 중재절차가 개시된 후 약 10년 만이다.
 
론스타 ⓒ민중의소리

이른바 ‘론스타 먹튀 사건’의 오랜 분쟁 끝에 나온 결론이다. 사모펀드 론스타는 지난 2003년 IMF 외환 위기 이후 부실화된 외환은행을 2조1천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 자격이 없던 외국 자본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도가 변경됐다. 그 덕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 할 수 있었고, ‘헐값 매각’, ‘외국 자본 특혜’ 논란이 일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시 재정경제부(현재 기재부) 관리였고, 이창용 한국은행장 역시 당시 핵심 실무진 중 한명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당시 핵심 관료로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나 한 총리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론스타 법률 대행을 맡았던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했다. 당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타진하던 때다. 한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당시 정책 결정라인에 있었던 추 부총리와 의혹이 제기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특혜 논란은 ‘먹튀’로 이어졌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불과 3년 만에 매각을 추진했고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를 약 5조9,376억원의 가격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 대비 4조원이 불어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요건 위반, 먹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격히 확산했고,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그 여파로 HSBC와 론스타의 계약은 파기됐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을 3조9,157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다.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터졌고, 금융당국은 관련 사건 등을 이유로 매각을 승인하지 않았다. 론스타는 이 시기, 정부가 매각 대금을 낮추라고 압박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의 두 차례 매각 승인 지연, 국세청의 부당 과세로 손해를 봤다’며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중재판정부, 여러 쟁점에서 론스타 주장 배척
배상액 받아들일 경우 3600억원 넘어설 듯


중재판정부가 론스타측 주장을 대부분 배척했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론스타측은 HSBC와의 매매계약 승인이 늦어진 것을 두고 ‘한국 법령에 규정된 심사기간을 넘어섰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중재판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세청이 부당하게 과세했다는 론스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실질과세원칙 적용 등 과세처분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반면, 하나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매각 가격이 낮아질때까지 시간을 지연했다는 사실은 일부 인정됐다. 당시 허가 당국이었던 금융위원회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을 이유로 승인을 미룬 것은 일부 잘못이라는 것이다. 다만, 론스타가 지배하고 있는 외환은행 관련사에서 주가조작이 실제 일어났고, 대법원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로 미뤄 ‘론스타 측에도 50%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중재판정부는 이런 근거로 론스타 측이 주장한 손해액 4억3,300만달러의 절반인 2억1,650만 달러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2,914억원(달러당 1346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여기에, 해당 금액에 대한 이자(2011년 12월3일부터 지급일까지)를 한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로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해당 채권의 수익률은 2.35% 수준으로 지연이자액은 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한국 정부는 3,600억원대 배상을 해야하는 셈이다.

정부는 중재판정부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총 3명의 판정위원으로 구성됐다. 배상이 인정된 하나지주 매각 관련 3명의 의견은 배상 2인, 배상 책임 없음이 1인이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1인의 소수의견은 ‘론스타 관련 범죄가 유죄로 확정되는 등,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 과정이 정당했으며, 론스타 스스로 손해를 자처했기 때문에 한국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수 의견을 보더라도 한국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며 “절차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끝까지 다퉈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취소 신청 등 후속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설명이 정확한 것인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법무부는 이날 중재판정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자료는 A4 용지 5장 분량의 보도자료가 전부였다. 한 장관은 “비밀 유지 서약 등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면서도 “정보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선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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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벌어진 떼죽음... 이 끔찍한 광경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집단 고사하고 있는데... 멸종위기종 등재에 미온적인 환경부

22.09.01 05:17l최종 업데이트 22.09.01 05:17l
 
 

 

 
 지리산 영신남부능선, 구상나무 집단고사 현장
▲ 지리산 영신남부능선, 구상나무 집단고사 현장 ⓒ 녹색연합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입니다. 학명이 의미하듯 한국 특산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도 소중한 구상나무가 기후위기로 멸종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리산과 한라산 일대에서 구상나무의 떼죽음이 심각한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그 증거입니다. 2013년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가 처음 알려진 이후 9년이 지난 현재 지리산 구상나무의 멸종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이 2020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지리산 구상나무 서식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리산 정상봉인 천왕봉, 중봉, 하봉 등의 집단 서식지 중에는 최고 90%까지 고사가 나타나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 정상부부터 해발 1700m까지는 성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을 정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구상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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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내 집단고사 현황을 지도로 표현한 모습. 극심(빨강) > 심각(회색) > 고사(오렌지) ⓒ 녹색연합
 
녹색연합이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집단 고사 정도에 따라 극심, 심각, 고사 세  단계로 나눠 봤습니다. 극심 구역은 평균 고도 1590m에 나타나고 있고, 구상나무가 우점하거나 순림해 서식하는 5~10ha 정도의 집단 서식지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구상나무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고사 개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각 구역은 평균 고도 1627m에 나타나고, 2~3년 안에 극심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미 고사로 확인된 수목 외 나머지 구상나무에서도 생육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개체가 다수 관찰된 것입니다. 고사 단계는 평균 고도 1564m에 나타나고, 주로 탐방로 주변부에서 10본에서 20본씩 무리 지어 죽어 있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법정탐방로 주변 집단 고사지
▲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법정탐방로 주변 집단 고사지 ⓒ 녹색연합
 
이러한 고사현상은 지리산 천왕봉 탐방로 주변에서 관찰이 가능합니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모든 방향에는 해발 1800m 전후 지점부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죽어가는 대열이 이어져 있습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법계사 위 구간부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고사목이 본격적으로 관찰됩니다. 천왕봉과 가까운 해발 1500m 위에는 대부분의 구상나무가 죽어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중봉-하봉 일대는 남한 최대의 고산 침엽수 서식지였습니다. 백 년이 넘게 자란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어우러진 원시성 생태계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한에서 가장 많은 고산 침엽수가 죽어가는 숲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남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천왕봉 남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 하봉 남서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하봉 남서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 중봉 서남면 집단고사지
▲ 지리산 중봉 서남면 집단고사지 ⓒ 녹색연합
 
지리산의 고산지대의 침엽수가 죽어가는 이유는 겨울과 봄의 건조, 적설량 부족, 여름철 폭염, 강풍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보입니다. 특히 지리산 주능선에 2월 전후에 내렸던 폭설이 줄어든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입니다. 지리산 천왕봉 중봉과 반야봉 등 고산지대 겨울철 내린 폭설이 봄철인 3월부터 5월까지 서서히 녹으면서 상록수인 구상나무의 영양 공급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010년 이후 적설량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며 겨울과 봄철 건조가 심화된 것입니다.

그나마 희망은 세석의 구상나무가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석평전은 1996년 이후 야영 금지와 함께 복원하면서 구상나무를 심었는데, 이때 심은 구상나무는 유전자가 다른 나무들이었습니다. 유전자 계보가 분명하지 않아, 지금 세석평전의 구상나무는 유전자 교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구상나무 조경수는 자생지보다는 더 잘 자랍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다른 개체들로 구상나무의 명맥이 유지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구상나무 멸종위기 대책

구상나무는 한국 특산종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생물종입니다. 한반도 남부 지방의 고산지대인 지리산, 한라산, 덕유산 등 1900m에서 1500m 사이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주요 서식지가 죽음의 전시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국제멸종위기 적색목록인 레드리스트에서 구상나무는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국제적 위험신호가 켜져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목록에는 구상나무가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환경부가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쇠퇴나 고사'를 멸종 위기종 등재의 기준과 원칙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적색목록(Red List)에 포함된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국제사회는 한국 특산종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 적색목록(Red List)에 포함된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국제사회는 한국 특산종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 녹색연합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한 몸으로 인식하고, 기후위기의 대응에서 생물다양성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의 멸종은 결국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위기로 이어질 것 입니다. 구상나무의 멸종위기는 한반도 육지에서 나타나는 기후위기의 경고등 입니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책임이 있는 환경부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에 등재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상나무는 한반도 육지에서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첫 번째 생물종이 될 것입니다.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녹색연합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구상나무 고사 현황 표 ⓒ 녹색연합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입니다.

태그:#구상나무,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집단고사,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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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 횡령' 해고 판결 대법관 후보자... 버스기사는 절망이었다"

[스팟 인터뷰] 당시 사건 담당한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이장우 노무사

22.08.30 19:40l최종 업데이트 22.08.30 21:47l
 
 
큰사진보기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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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돈 800원 횡령으로 해임 처분을 받은 8년 차 시외버스 운전기사.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는 2011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 재직 당시 회사 측의 해임 결정이 '정당한 판단'이라고 판결했다. 11년 후, 이 판결은 그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법원 판결에 앞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월과 7월 각각 연달아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법원과 정반대의 결정이다. "해고는 가혹하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지노위와 중노위 과정 중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이장우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3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석준 후보자의 '노동 전문성'을 우려했다. 
 

"대법원에도 노동 사안 많을 텐데..." 이장우 노무사는 노동위의 판단이 법원에서 180도 뒤집어졌을 당시를 회상하며 "노사관계부터 (잔돈 관련) 관행까지 충분한 소명을 통해 부당해고가 인정됐었다"면서 "사측의 일방적 주장만, (단협 속 해고가 가능하다는) 문구 하나만 가지고 (법원이) 판단했는데 그럴 거면 (판사가 아니라) 컴퓨터가 (판단)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800원 횡령'이 일어난 배경에 집중했던 노동위와 달리, 법원은 단협 내용 자체에만 집중해 "마지막 수단"인 해고를 쉽게 판정했다는 지적이다. 이 노무사는 "단협 자체가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로 출발해야 하는데, 단협을 기준으로 (쉽게) 해고를 해석한다는 자체가 우려스럽다"면서 "노사 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노위에서는 판정에 앞서 '800원 횡령'이 해고까지 나아갈 수 없는 배경을 줄줄이 열거했다. 당시 판정문을 보면 ▲현금 탑승 승객으로부터 받은 현금 요금 중 잔돈이어서 그 금액이 소액이라는 점 ▲시외버스에 CCTV가 설치돼 있음에도 현금 요금 중 잔돈을 회사에 납부하지 않은 것은 이를 묵인되는 관행으로 오인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운송수입금 잔돈 미납을 이유로 징계를 한 전례가 없는 점 등을 포함, 총 6가지 사정이 '징계가 과한' 근거로 언급돼 있다. 

그러나 오 후보자를 필두로한 재판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초점을 뒀다. 노동자에게 징계 처분이 가능할 경우, 징계에 대한 판단은 사용자 측에 따라야 한다는 판시다. 800원 횡령이 "고의적"이라고도 판단했다. 백원 단위 잔돈은 관행적으로 납부하지 않아왔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굉장히 절망하신 것으로 기억해요... 소송 비용도 없었고..."

이 노무사는 당시 법원 결정을 받아든 노동자의 '절망'을 회상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인사청문 당시 오 후보자에게 질의한 내용을 보면 이 노동자는 해고 이후 직업을 구하지 못해 고충을 겪으며 식구들을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자는 "해고 기사에게 그런 사정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제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여러 사정을 참작하려 했으나 살피지 못한 것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노무사는 "법관에게는 별 것 아닌 사건이었을까... 이런 문구가 있으니, 이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 사건에서 800원 자체는 (버스 기사 노동자 당사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는데도"라고 씁쓸해 했다. 아래는 이 노무사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노조 중요 직책, 징계 전력 없음... 왜 판단 안했나
 
큰사진보기2014년 4월 15일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가 '800원 횡령' 징계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전주상공회의소와 노동부 앞에서 대규모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2014년 4월 15일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가 "800원 횡령" 징계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전주상공회의소와 노동부 앞에서 대규모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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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의 2011년 시외버스 기사 현금 '800원' 횡령 해고 인정 판결이 논란입니다. 동일 사건으로 오 후보자 판결 직전에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나왔었는데요.

"당시 (노동위원회) 초심과 재심을 담당했습니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선) 노사 관계부터 잔돈 관련 관행 등 충분한 소명을 통해 부당해고가 인정됐어요. 징계 사유는 되지만, 전부 노동자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고, 종합적인 사정을 살펴 징계 양정 과다로 인정 받은 사안이었습니다." 

- 잔돈 착복이 생긴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시외버스는 정류소가 아닌 곳에서) 현금으로 요금을 받지 않는데, 시골이라 정류소가 아닌 중간(간이 정류소)에서 타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표를 끊지 않고 탑승하시면, 4400원을 현금으로 내곤 했지요. (지폐를 제외한) 400원짜리 잔돈이 남는 겁니다. 노조에서도 계속 문제제기 했습니다. (노동자가) 돈을 가지고 다니면 괜히 의심 받고 문제가 생기니까요. 현금통을 설치해달라고 요구도 했어요."

- 오 후보자는 '버스요금 액수의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해임이 가능하다'는 노사간 단체협약을 인용, 해고가 가능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운송 수입금을 착복한다면 당연히 큰 문제겠지요. 의도적으로 금액을 횡령했다면 노사간 신뢰를 깨뜨렸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800원 건은, 400원으로 2회였습니다. 당시 현금을 받으면 현금 입금표를 제출하는데, (잔돈은 제하고) 4000원으로 (2번) 제출한 겁니다."

- 재판부가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노사간 갈등이 없을 때는 가능했던) 그런 관행이 있었다는 겁니다. 또 당시 신청인은 노조에서 파업을 했을 당시 중요 직책에 있었습니다. 그런 사정을 전혀 살피지 않고, 사측의 일방적 주장만 보고 그 문구 하나만 가지고 판단한 겁니다. 그럴 거면 컴퓨터가 하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 (사정을) 살펴보라고 하는 게 법원에 판사가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결국 1심 판결에서 해고로 결론이 뒤집혔습니다.

"이 분은 징계전력도 없는 분이었어요. 그런데도 해고라는 마지막 수단이 결정됐습니다."

- 항소는 하셨습니까.

"당시 하지 않으신 걸로 압니다. 굉장히 절망을 하신 걸로 기억해요. 소송비용도 없었고..." 

"노동 전문 지식 부족... 쉽게 판단할 사안 아니었다"

- 담당자로서, 판결 직후에는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한숨) 당황했지요. 지노위와 중노위는 신문 자체가 '금액이 얼마냐, 단협 문구가 있냐'보다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느냐'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고의로 해고될 것을 알면서 800원을 횡령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분은 전혀 그럴 생각 자체가 없으셨어요. 이미 노사 관행이 그래왔으니까. (백원짜리 잔돈으로) 자판기 커피 뽑아먹는... 제대로 재판이 안됐나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걸 좀 알았다면 그렇게 쉽게 판단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요." 

- 판결문을 보면, 800원 미입금으로 노사간 '신뢰가 손상'됐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노사간 (갈등 없는) 안정기에는 잔돈으로 커피 마시는 신뢰 관계가 유지됩니다. 이 관계를 먼저 깨고 징계 사유로 삼은 것은 사측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노동자가 먼저 신뢰 관계를 깼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을 재판부가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 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중에도 자신의 판단 근거로 단협을 이야기했습니다.  

"노동법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단협은 노조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로 출발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석할 수가 있을까요. 대법원에서도 노동 관련 사안들이 많을 텐데..." 

- 오 후보자는 "당시 사정을 살핀다고 했으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말이야 저도 그렇게 할 수 있겠지요."

- 2017년에도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2400원' 횡령으로 해고 확정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800원' 해고 판결과 같은 판례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은 (이런 판단을 하는 법관에게) 노사 관계 전문성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이고요. 법관에겐 별 것 아닌 사건이었을까요... (단협에) 이런 문구가 있으니 이대로 하면 된다는... 당시에는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에게는 800원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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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건희 특검? 물타기" vs 野 "특별감찰관 임명, 국정조사 실시"

정기국회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 정면충돌…상대 당 내부 사정 거론 비난도

서어리 기자/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2.08.30. 10:48:48

 

정기국회를 이틀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김건희 특검법', 특별감찰관 임명 등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대 당 내부 사정을 거론하며 비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 출범 이틀 만에 '허니문'도 없이 여야가 감정 섞인 충돌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물타기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지도부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민생'이라기에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협치 노력을 기대했는데 민주당 새 지도부의 첫 일성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선 기간 내내 김 여사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수사 진행 상황을 알면서도 대선 국면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온갖 의혹 제기로 악용했다"면서 "이번에도 새 정부를 흔들기 위해 특검 소재로 재활용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부부가 검·경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가야하는 바른 길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지 '물타기 특검'이 아니"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주장이 이재명 대표 부부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물타기용이라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전날 열린 민주당 1차 최고위원회 회의 당시 이 대표는 민생 정책 위주의 발언을 하고 강경파인 정청래·서영교 최고위원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비판 등 대여 공세를 편 데 대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역할 놀이 분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통합과 협치를 말하며 합리적인 척 하고, 최고위원들은 정권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며 "운동권식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제안한 바 있는 특별감찰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김건희 전 대표 의혹 규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이 참석한 대통령 취임식 명단을 파기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우리 당이 초청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하자 없다면서 감추기에 급급하더니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는 극우 유튜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인물 등 김건희 여사와 사적 관계에 있는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오리무중"이라며 "국정 정상화와 민생 집중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실 의혹 관련) 국정조사는 꼭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내홍 사태를 언급하며 "집권여당의 자중지란이 정치적 위기, 정권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위기로 촉발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집안싸움을 핑계로 민생 경제 위기를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당 내홍을 핑계로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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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내년 예산 500억 깎인 1조4,520억원

'담대한 구상' 반영엔 '소심'..탈북민지원 88억원 줄어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8.30 12:18
  •  
  •  댓글 0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2023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일반회계 2,187억원 △남북협력기금(기금) 1조2,334억원 등 총 1조4,520억원으로 편성됐다.

일반적 지출을 담당하는 일반회계 예산은 2022년 2,309억원 대비 122억원(약 5.3%)감액되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지원과 탄력적 집행이 가능한 남북협력기금은 전년도 1조2,714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통일부 총지출 예산은 전년 대비 500억여원이 줄어든 것으로, 총지출 예산이 감소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쌀·비료 단가 하락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에 따라 전년대비 2,827억원이, 2018년 정착금 감액과 북한인권재단 예산 비편성에 따라 1,760억원이 감소된 경우를 제외하고 통일부 총지출 예산은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총지출 예산 감축의 이유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반영된데다, 탈북민 정착금 감액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구축 사업 완료에 따른 예산 감소 요인이 있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일반회계 예산 중 인건비(530억원)와 기본경비(96억원)을 뺀 사업비는 1,560억원으로 구성됐다. 사업비는 전년도 1,674억원에서 탈북민 지원감소에 따른 정착지원 예산과 사업완료에 따른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구축 예산 등 약 114억원(6.8%)이 감액되었다.

기금의 경우, 기금운영비 23.5억원외 사업비는 1조2,310억원으로 전년대비 380억원 감소(3.0%)했으나 대북 인도지원 및 개발협력을 위한 민생협력 관련 예산은 전년도 5,131억원에서 1,128억원 늘어난 6,259억원으로 22% 가량 늘어났다. 

2023년 예산안은 30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으며, 9월 2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반영하여 예산은 총지출 기준 1조5,023억원에서 1조4,520억원으로 소폭 감축하되, △통일 관련 대국민 소통 및 서비스 강화 △국제사회 통일 공감대 확산 △'담대한 구상'의 실천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예산 편성 방향은 △북한 비핵화 추진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라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사업으로는 먼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통일정보자료센터를 착공(106억원)하고 통일·북한 관련 자료와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디지털아카이브 구축사업(7억원)이 계속 진행되며, 연례평가를 중심으로 북한경제연구포럼을 운영(4억원, 신규)하는 등 북한 정보에 대한 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을 개선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탈북민 정착지원과 관련해서는 입국 규모 감소(예산편성 기준인원 2022년 770명→2023년 550명)에 따라 전체 관련 예산 규모는 789억원에서 701억원으로 줄이되 △정착지원금 인상(1인당 800만원→900만원) △탈북민 위기가구 통합 지원을 위한 시스템 개선(7억원) △탈북민 지원재단 일자리 성공 패키지 지원사업(6억원) 등의 예산을 증액해 내실있는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규로 추진하는 '협력적 인권증진'사업에 대해서는 "북한주민의 인권증진을 위해 국제사회 및 남북간 기술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다자간 협력을 통해 북한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증진될 수 있도록 적극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제기구나 해외 비정부기구(NGO) 등과 사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축성있는 협력을 위해 기금을 통해 사업예산을 편성했다고 했다. 

예산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15경축사를 통해 발표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된 대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담대한 구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핵화 단계에 따른 대규모 인도지원, 개발협력, 경제지원'이라는 약속이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의 양날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규모 식량공급 △발전·송배전 인프라 △항만·공항 현대화 △농업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지원 △병원·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 등 6개 분야가 제시됐다.

다시 통일부 예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반회계 사업비중 예산 비중이 높은 분야는 △탈북민 정착지원 872억원(55.9%) △통일교육 167억원(10.7%) △정세분석 162억원(10.4%) △통일정책 143억원(9.1%) △남북경제협력 51억원(3.3%) △이산가족 및 북한인권 등 인도적 문제해결 47억원(3.0%) △남북회담 25억원(1.6%) 등이다.

재정운용의 융통성이 떨어지는 일반회계 예산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담대한 구상'을 고민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기금 사업비 예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금에서 사업비 비중이 높은 분야는 △민생협력 등 인도적 문제해결 7,510억원(60.9%) △남북경제협력 4,376억원(35.5%) △사회문화교류 215억원(1.7%) 등이다. 

그러나 가장 높은 비중(60.9%)을 차지하는 '민생협력 등 인도적 문제해결' 관련 예산 중 전년대비 22% 증액한 민생협력지원 외에 이산가족교류 지원은 전년대비 22억원(10.9%) 감소한 180억원, 10만톤 규모의 쌀 지원 등이 포함된 구호지원 분야 사업은 119억원(10%) 감소한 것이다.

증액한 주요 민생협력 관련 예산을 보더라도 보건의료(955억원→1,442억원), 농축·산림·환경(3,295억원→3,916억원), 인도협력체계 구축(10억원→15억원), 협력적 인권증진(15억원, 신규) 등으로 '담대한' 구상을 반영했다고 하기에는 '소심'하다는 지적이 나올법한 수준이다.

내년에 신규 추진되는 사업도 '담대한 구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신규사업은 일반회계 예산 사업으로는 △한반도 평화통일 친선대사 위촉(1억원, 통일공감대 형성 사업) △한반도 평화통일 공공외교 협력단(2억원, 통일공감대 형성 사업) △북한경제연구포럼 운영(3.5억원, 정세분석 역량강화 사업) △그린데탕트 추진기반 마련(3억원, 남북교류협력 기반구축 지원사업), 기금 예산사업으로는 △협력적 인권증진(14.5억원, 민생협력지원 사업) △남북관리구역 통행체계 개선(40.9억원, 경협기반 구축사업) 등에 불과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담대한 구상' 자체가 내부적으로도 정책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완벽하게 마스터플랜이 나와 있지 않다. 또 남북간의 관계도 있기때문에 현재로서는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확실성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며, "초기협력 사업에 필요한 재원 중심으로 (예산)편성이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이 비핵화에 호응하고 조금 더 발전되면 추가적 재원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어느정도 규모라고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2023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일반회계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통일부 2023년 남북협력기금 세부사업별 예산 [제공-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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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에 “서민지원·건전재정 다 놓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8/31 08:45
  • 수정일
    2022/08/31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2.08.31 07:50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공공임대 예산 삭감에 “반지하 참사 막겠다더니”
한국일보 “110대 국정과제 예산 11조 원, 말잔치로 끝날 수도”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30일 확정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639조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1조4000억 원 늘었지만 총지출(추경 포함)과 비교하면 41조 원 줄었다. 정부는 긴축을 통해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요 신문들은 31일 “서민지원 확대·건전재정 다 놓쳤다”(한겨레), “대선 공약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도 커졌다”(한국일보) 등의 평가를 내렸다.

정부의 보건·복지 예산은 처음으로 100조 원(108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만 0세 아동 양육 가구에 월 70만, 만 1세 아동 양육 가구에 월 35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110대 국정과제의 일환이다. 사회안전망 구축 예산, 병사 봉급, 생활물가 안정 지원 예산 등도 올랐다. 정부는 2026년까지 세수가 증가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삭감됐다. ‘정부 주도 일자리 지원’ 예산은 3조 2천억 원에서 3조 1천억 원으로 줄었다. 또한 저소득층 주거 대책 관련 예산이 5조6445억 원 감소했다. 지역화폐·경항모 예산은 전액 삭감됐으며 신재생 에너지 보급 지원사업 예산은 744억 원 줄었다.

▲31일자 아침신문들 1면.
▲31일자 아침신문들 1면.

한겨레는 1면 ‘내년 예산, 서민지원 확대·건전재정 다 놓쳤다’ 기사에서 “정부가 ‘긴축기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에 더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전향적인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올해 추경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일회적인 편성이었던 탓에 이를 기준으로 본예산이 줄었다고 긴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사회복지예산 증가율이 5.6%에 그쳤다면서 “정부는 이번 예산안의 첫 번째 기조로 ‘따뜻한 나라’를 제시했지만, 이번 복지 예산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따뜻함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또한 한겨레는 4면 ‘‘반지하 참사’ 막겠다더니, 공공임대 예산 5조6천억 깎았다’ 기사에서 “최근 ‘반지하 참사’ 등으로 공공임대 주책을 시급히 확대 공급해야 할 필요성이 확인됐는데도 관련 예산은 25% 이상 줄어든 것”이라며 “‘수원 세 모녀’ 비극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재발되는 것을 막을 예산도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건전재정’ 윤 정부 첫 예산, 복지 수요 충족할 수 있나’ 사설에서 “‘3고’ 공포 상황에서 재정 긴축은 복지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회 양극화를 다소나마 개선해줄 재원이 부족해진다. 당장 지역화폐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소상공인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에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들이 집중적으로 포함된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대선 공약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 커져”

한국일보는 1면 ‘내년 예산 639조, 허리띠 조여도 복지엔 푼다’ 기사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정부가 세입 규모를 낙관한다는 비판도 적지않다”며 “허리띠를 졸라맨 탓에 대통령이 공언한 110개 국정과제 예산도 11조 원 편성하는데 그쳤다. 전체 소요 예산의 5.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재정 건전성·복지 확대’ 내년 예산안, 가능한가‘ 사설에서 “감세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재정건전성도 강화하는 계획의 아귀를 맞추기 위해 2026년까지 연평균 세수 증가 폭(올해 본예산 대비)을 7.6%로 잡은 것부터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며 “또 무리한 지출 구조조정 탓에 대통령 공약인 110개 국정과제에 쓰일 올해 예산도 11조 원 편성에 그쳤다. 대선 공약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도 커졌다. 무리한 긴축 예산이 윤석열 정부 운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국민일보는 ‘건전재정 내년 예산안, 취약층 지원 약화돼서는 안 된다’ 사설에서 “낭비를 줄이고 쓸 곳은 써야 한다면 마땅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 우선순위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간과했다”며 “여야가 마주앉아 불요불급하거나 선심성으로 비치는 예산은 과감히 걷어내고 이를 서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데 쓰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동아, 긴축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당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당부했다. 이들 신문이 제시한 재정 건전성 확보 방법은 ‘긴축’이다. 조선일보는 ‘내년에도 46조 적자 국채 ‘액수만 줄고 빚은 그대로’ 첫 예산’ 사설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31조원 불어난 예산이라는 점에서 ‘긴축’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윤 정부의 과제 중 하나는 만신창이가 된 재정을 다시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면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더 늘려야 하는데 윤 정부 첫 예산에선 어느 쪽도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재정 건전성 회복, 어려워도 꼭 가야 할 길’ 사설에서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은 본격적인 긴축이라기보다는 긴축을 향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며 “불요불급한 지출은 과감하게 쳐내되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내년 예산안 639조, ‘건전재정’ 말하려면 허리띠 더 졸라매라’ 사설에서 “정부는 윤 대통령의 선심성 공약 예싼을 우선적으로 반영했다”며 “이런 식으로 국회에서 생산적인 예산 협의가 가능하겠는가. 재정 건전화 의지가 분명하다면 120개 국정과제에 들어갈 예산부터 최대한 군살을 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 긴급조치 9호 국가 배상 책임 인정…“만시지탄”

대법원은 30일 오후 박정희 정권 때 발령된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긴급조치 9호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이므로 정부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양승태 대법원 결정을 7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현재 긴급조치 9호 관련 소송은 33건(대법원 24건, 1·2심 9건)이다. 이를 두고 ‘만시지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향신문은 1면·2면·3면을 통해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경향신문은 3면 ‘‘계엄령’ 재판도 영향 불가피…패소 확정 피해자 구제 숙제로’ 기사에서 “이미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확정받은 피해자들의 구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긴급조치 국가배상” 만시지탄’, 패소 확정자도 구제해야’ 사설에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당위’가 법정에서 선언되는 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法諺)을 곱씹게 된다”고 밝혔다.

▲한겨레,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만시지탄 ‘긴급조치 배상’ 판결, 피해자 전원 구제 길 찾아야’ 사설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긴급조치 발동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여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과거사 역주행’ 판결을 7년 만에 바로잡은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판결로서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미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법농단’ 판례 철회한 긴급조치 9호 불법 판결’ 사설에서 “대법원은 2년 뒤(2015년) 긴급조치 9호의 불법성을 부인하고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긴급조치가 불법이 아니란 법리는 유신독재를 사법부가 정당화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문제의 판결은 2017년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재판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청와대와 사전 교감한 ‘정부 협조 사례’에 포함된 것인데 대법관들의 부인 성명에도 판결의 공정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며 “우여곡절을 겪긴 했으나 기존 판결이 번복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받을 길이 열린 건 다행이다. 사법부는 이에 그치지 말고 역주행 지적을 받는 다른 사안들의 재심리에도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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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비상의 원인과 한국 경제의 취약성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8.30 16:56
  •  
  •  댓글 0
 
 
 
▲원·달러 환율 비상 [사진 : 뉴시스]
▲원·달러 환율 비상 [사진 :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선을 돌파하면서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1,350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금융공황 이후 처음이다. 수입업체들은 원자재값 급등에 환율부담까지 떠안으며 위기를 맞았다. 물가상승과 해외자본이탈로 이이져 ‘다시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로 환율 상승으로 인해 66년 만에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반면 물가는 계속 상승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왜 갑자기 상승했을까?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짚어보자.

환율문제의 시작, 변동환율제

환율이란 자국화폐와 외국화폐간의 교환비율이다. 각국 화폐의 국제교환시장을 외환시장이라고 한다.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각국 화폐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 환율은 각 나라 물가수준, 국제수지, 국민총생산 등에 영향을 미친다.

환율에는 상대국이 있고 많은 변수가 개입한다. 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환율문제는 세계환율체제가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변경되면서 시작되었다. 변동환율제를 촉발한 주범은 미국이다. 2차 대전 이전 환율결정방식은 금본위제 하에서 고정환율제도였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 1온스당 35달러라면 영국은 금1온스당 7파운드가 되고, 영미간 환율은 1파운드당 5달러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2차대전 이후 브레튼우즈체제가 성립되면서 금-환본위제가 성립되었다. 미국달러만 금1온스당 35달러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국가들은 달러와의 교환비율로 환율을 결정하였다. 이 경우에는 국제수지 불균형이 발생할 때 미세한 수준의 조정만 허용하였는데, 기본은 고정환율제상태에서 약간의 환율변화만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1971년 미국이 베트남 전비부담, 달러발행남발, 국제수지 악화 등이 문제가 되어 금-달러 태환을 정지시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금-달러체제가 붕괴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76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각국이 금이나 금과 연동된 달러가 아니라 외환의 수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도록 하는 ‘킹스턴 체제’를 출범시킨다. 이것이 변동환율제의 출발이다.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출처 : 예금보험공사 블로그 캡처]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출처 : 예금보험공사 블로그 캡처]

변동환율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지옥문을 열다

변동환율제는 고정환율제에 비해 국제수지 불균형을 조정하는데 유리한 제도이다. 국제수지의 적자가 발생하면, 환율이 상승하여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여 국제수지는 균형을 회복한다. 반대로 국제수지의 흑자가 발생하면 환율이 하락하여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하여 국제수지는 균형을 회복한다. 이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데 변동환율제는 환율변동이 자유로운만큼 그 변동성으로 인한 ‘환리스크’를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가 환율과 자본이동의 ‘자유화’라는 지옥문을 열게 된다. 바로 금융팽창을 통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봉인을 푼 것이다.

먼저 미국은 금으로부터 이탈하여 무제한 달러를 발행하여 10년 주기로 2배씩 달러발행량을 증가시키면서 금융팽창을 주도하며, 금융자본주의, 카지노 자본주의를 가속화하였다.

다음으로 환율변동이 자유화되면서 환차손(환율차이로 인한 손해) 리스크가 발생하였다. 금태환 정지, 변동환율제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석유수출국들이 앉은 자리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 오일쇼크, 석유가격 불안정 시대가 열렸다. 또한 변동환율제는 자본이동의 자유로 이어지면서 막대한 자금이 미국의 금리규제를 벗어나 유로달러시장으로 이동하고, 유로달러시장의 팽창은 국가간 금융규제를 무력화하면서 결국 금융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환리스크는 자본축적방식에도 변화를 강제하였다. 환율변동의 자유화, 자본이동의 자유화 앞에서 산업자본들은 환율, 금리, 석유가격 등의 변동성과 리스크에 대응해야 했고, 임금유연화, 비정규직 사용증대 등 노동과 생산의 유연화로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변동환율제가 야기한 극심한 금융과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생산과 산업분야에서 규제철폐와 신자유주의 세계화, 값싼 노동력과 자원을 찾아 이동하는 생산의 세계화, 자본이동의 세계화 시대를 열게된 것이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환차익을 노린 금융투기자본이 판을 치게 된 것이다. 세계금융시장팽창이 새로운 이윤획득공간으로 부상하고, 자산가치 상승이나 차익거래, 배당이익을 노린 금융자본거래가 활성화되었으며, 주식차익이나 금리차익 뿐만 아니라 환율차익를 노리는 캐리트레이드시장이 급부상하였다. 마침내는 외환, 금리, 유가가 불안정성을 상품화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파생상품까지 등장하며 세계를 금융공황의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다.

그만큼 금으로부터 이탈한 달러팽창과 변동환율제가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은 막대한 것이었다.

불가능한 삼위일체와 달러패권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안정적인 환율과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추구해 왔다. 수출중심국가들에서 안정적인 환율은 매우 중요하다. 환율이 올라 원화가 약세로 되면 수출에 유리하다. 그러나 원화약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율안정이다. 과거 금본위제, 고정환율제도에서 세계무역이 증가했던 것은 환율이 안정되어 환리스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환율안정은 그만큼 무역을 촉진한다.

정책당국은 자국경제상황에 따라 금리통화정책을 통해 경제를 관리한다. 경제가 과열되면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기가 침체하면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자유로운 자본이동정책을 추구하게 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국제금융체제는 안정적인 환율, 독자적인 금리, 자유로운 자본이동 이 3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모순구조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국제금융이론이다.

▲불가능한 삼위일체 [출처 : 인터넷 캡처]
▲불가능한 삼위일체 [출처 : 인터넷 캡처]

한국의 경우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800원에 고정된 고정환율제였으며,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영삼 정권 시절 OECD에 가입하며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자유로운 자본이동정책을 수용하였다. 문제는 이때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자본이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정부는 금리를 올릴 수 없었다. 경기가 붕괴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한국정부는 환율을 800원으로 고수하면서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약 3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쏟아부으며 달러를 시중에 공급하였다. 결국 외환보유고는 바닥나고 IMF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변동환율제를 받아들였다. 원·달러 환율은 곧바로 2000원대까지 급상승하였다.

이렇게 한국과 같은 경우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받아들이면, 독자적인 금리정책이나 안정적인 환율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97년 외환위기 시절 결국 한국은 안정적인 환율을 포기했던 것이다.

홍콩의 경우에는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포기한 케이스다.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안정적인 환율을 추구하는 대신에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에 연동(페그)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낮추면 홍콩도 자동적으로 금리가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홍콩사태 직전 홍콩은 심각한 부동산 거품이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하필 당시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있었다. 홍콩은 부동산거품을 잡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달러와 연동된 홍콩달러 금리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세계화를 추구하는 중국은 이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안정적 환율과 독자적인 금리정책을 고수하면서 신중하고 치밀하게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자유로운 자본이동과 안정적인 환율, 독자적인 금리정책 3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왜냐하면 미국달러가 세계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세계기축통화인만큼 거시경제정책을 세계경제 전체상황을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하는데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미국은 자국경제를 중심으로 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막대한 달러자금력으로 세계자본시장을 주물럭거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따라 환율이 요동치고 심각한 외환위기에 노출되는 것이다. 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축통화, 금융시스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경제의 환율 불안정성

자본개방 이후 한국경제 환율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은 크게 3번이다. 첫 번째는 IMF외환위기 시기로서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달했다. 두 번째는 2008년 금융공황시기로 1600원대를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지금이다. 보통 외환리스크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환율 마지노선을 1280원으로 보는데 이미 70원을 초과하여 1350원대에 올라선 것이다.

한국경제의 환율 취약성은 예속적인 개방경제의 숙명이다. 그나마 환율취약성을 보완하려면 자본이동을 규제해야 하는데, 한국은 자본시장개방정도가 가장 높고, 기축통화국도 아니다. 따라서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의 환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은 언제나 반복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환율제하에서도 통화당국이 개입하여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해야 수출입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는 무기는 외환보유고이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 3400억 달러정도이다.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서고, 달러를 사들이면서 300억 달러가 축소된 결과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외환보유고가 있어야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환율방어력이 있는 외환보유고 계산은 일차적으로 3개월간 무역수입액에 당장 갚아야 할 단기외채를 합친 정도를 말하며 3천에서 4천억 달러 정도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외국인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1/3정도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에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자본이 일거에 빠져나가는 위험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6천억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현저히 부족하다. 때문에 2008년 600억 달러 정도의 한미간 통화스와프를 한 것처럼 예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환율비상의 주범은 연준

▲미 연준의장 제롬파월 [사진 : 뉴시스]
▲미 연준의장 제롬파월 [사진 : 뉴시스]

그렇다면 지금 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급상승하는 것일까?

이 역시 미국 때문이다. 특히 미 연준의 실수와 미국중심주의 때문이다. 미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작년 물가가 오를 때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면서 계속 양적완화를 지속하였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하며 계속되는 양상을 보이자 뒤늦게 금리를 올리며 긴축에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빅스탭(0.5% 금리인상)이니 자이언트스탭(0.75% 금리인상)이니 하면서 단기간에 금리를 0.5%에서 2.5%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미국의 금리인상속도가 너무 빠르자 다른 나라들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초강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화약세가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반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자국의 고용이 안정되어 버틸 만 하다면서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유럽같은 경우 물가가 8%대로 치솟고 있으나 미국처럼 금리를 올릴 수 없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국가들 경제가 붕괴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독일경제도 안 좋다. 금리인상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일본은 더 심각하다. GDP대비 국가부채가 260%로 세계 1등인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공무원 월급도 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일본은 수입물가가 폭등하고 있는데도 금리를 올리지 읺고 있다. 중국은 최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오히려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렇게 되어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이루고 다른 모든 나라들의 통화가 약세로 빠지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다. 유일하게 러시아 루블화만이 달러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세계경제세미나인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통이 오더라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취지의 매파발언을 함으로써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를 넘어서고 말았다. 잭슨홀 미팅에는 전세계 중앙은행장들과 유력 경제학자들이 다 모인다. 결국 이 자리에서 제롬 파월은 전세계에 ‘고통을 감수할 각오를 하라’는 공개협박을 한 셈이다. 이 발언 이후 곧바로 전 세계 증시는 폭락하고 심각한 동요에 빠졌다.

외환위기가 또 오는가

환율급등으로 1997년처럼 외환위기가 오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하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동률이 조건에서 미국이 9월 FOMC회의에서 다시 한번 0.75% 정도의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한미간 금리역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미간 금리차가 매우 크게 되면 자본이탈을 가져오고 원·달러 환율이 더욱 급상승하면서 달러고갈로 이어져 결국 외환위기로 이어질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그러나 대체로는 외환위기까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선 현재의 달러강세가 미국경제의 펀더멘탈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경제는 지난 2분기 침체를 겪었고 내년에도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미국여론은 74%에 이른다. 즉 달러는 과대평가 되어있고, 원화는 과소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환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창용 한국은행장이 ‘한미금리역전’이 온다고 해서 곧바로 자본이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기계적’이지 않다는 발언에서 보듯이 자본이탈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생각해 봐야할 지점이 있다. 최근 한국의 금융위기는 외환위기보다는 가계부채위기 형태로 터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은행도 외환위기 보다는 가계부채위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한미간 금리차가 높아지더라도 한국금리를 더 천천히 올리고 있다.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은 연말까지 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고, 한국은 2번 남았다. 결국 한미간 금리차가 1%까지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채권금리 역전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채권시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한국 채권시장이 경색되면 기업들은 기업채권이 안 팔리니 은행대출로 이동하게 된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위해 가계대출을 줄이게 되고 결국 다시 가계부채위기가 심화되는 문제를 낳는다. 이미 8월에 외국인이 한국채권을 2조달러 넘게 팔고 있다고 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상승은 수입업체 채산성 악화, 수입물가 급등, 무역적자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자체로도 심각한 고통이다. 그런데 환율급등은 외환위기 뒤에 숨은 가계부채위기라는 새로운 금융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외환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속지 말고 계속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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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장표 찍어냈듯…감사원, 국책기관 ‘동시다발 감사’

등록 :2022-08-30 05:00수정 :2022-08-30 08:45

감사원 ‘정치 편향’ 비판 증폭
경인사연·국토연·보사연 비롯
문 정부 임명 기관장 있는 곳
일제히 ‘선제적 자료제출’ 요구
여권 사퇴압박 반영 ‘표적’ 의혹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후반기 임명된 기관장들이 있는 국책연구기관들에 대해 일제히 감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감사 등으로 ‘표적 감사’ 의혹을 자초한 감사원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29일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정해구)와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인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이태수),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임춘택)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 기관들을 하루씩 직접 방문해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 대상에 오른 기관의 장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말기에 임명된 이들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해 왔다. 이번 감사가 ‘사퇴’ 종용을 위한 감사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특히 정해구 경사연 이사장은 지난달 15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공공기관장으로 업무 수행 의지가 있는지 상식과 양심에 비춰보고 조속한 시일 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목해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임명된 정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역시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을 거쳐 지난해 5월, 3년 임기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 경제2분과위원을 지낸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2024년 10월까지 연장됐다.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2021년 9월 임명됐다.

 

이번 감사는 통상적인 관례에서 벗어난 탓에 ‘정치 감사’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들 기관에 대해 ‘출연·출자기관 점검’이라는 이유를 들어 갑작스럽게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올 상반기 이미 국무조정실 감사를 받았지만, 다시 감사 대상에 올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년 만에 처음 감사를 받아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감사원은 지난 25일 이들 기관에 관례와 달리 공문이 아닌 전화로 감사 계획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문재인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감사원 감사 압박 뒤 지난달 물러난 홍장표 전 원장이 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에도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요구했었다.
 
이번에 감사 대상이 된 기관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다른 곳도 아니고 보수 언론과 여권에서 찍었던 기관장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시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표적 감사’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3일 하반기 감사 계획으로 예고했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감사’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하반기 계획에 예고된 감사를 하는 것일 뿐 ‘기관장을 어떻게 하겠다’ 같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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