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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반박한 '오마이뉴스' 기고, 논쟁 발생 이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지난 5일 엑스(X)에 정영훈 변호사의 <오마이뉴스> 기고글 ‘부산 돌려차기 사건, 성범죄 밝힌 건 검찰 보완수사 아니었다’를 공유하며 쓴 글. ⓒ 엑스(X)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두고 여권 주도로 폐지된 검찰 보완수사권(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주장들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해당 사건 가해자의 성범죄를 밝힌 게 검찰 보완수사가 아니라는 한 변호사 기고가 <오마이뉴스>에 실리자,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보완수사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면서 반박한 것이다.

왜 이런 논쟁이 발생했을까? 돌려차기 사건과 보완수사권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오마이뉴스>가 기고 당사자 변호사와 피해자 국가배상 대리 변호사에게 물었다.

돌려차기 사건과 보완수사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긴급간담회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와 함께 말한다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에 참석한 피해자 김진주씨가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논쟁의 발단은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인 정영훈 변호사의 글이었다. 정 변호사는 지난 5일 <오마이뉴스>에 사견을 전제로 '부산 돌려차기 사건, 성범죄 밝힌 건 검찰 보완수사 아니었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렸다. 해당 사건 가해자에게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었던 건 검찰 보완수사가 아니라 '공판 과정 추가 증거 조사'가 있었기 때문이란 게 글의 요지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부산 서면 한 오피스텔로 귀가하던 여성이 공동현관 앞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돌려차기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사건이다. 경찰은 중상해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가해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성범죄 혐의는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이후 피해자 김진주(가명)씨의 문제 제기와 추가 DNA 감정을 통해 가해자는 대법원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김씨는 그동안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그는 지난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본인 사건에서 검찰 보완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처음 적용된 혐의대로) 중상해죄로 끝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살인미수 혐의로 죄명을 바꿨고, 이후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가해자 DNA를 다시 확인해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해당 기고글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성범죄 목적이 어떻게 밝혀졌는지, 이 사건이 요구하는 개혁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항소심 검사가 증거 재감정과 공소장 변경에 관여한 건 분명하나, 이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직접 다시 수사해 새로운 범죄를 밝혀낸 보완수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소를 유지하는 검사가 재판부에 증거 조사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채택해 재감정과 검증 등 필요한 증거 조사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가 아니라 '공판 절차에서 이뤄진 추가 증거 조사'다. 따라서 이 사건을 근거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성범죄 목적도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수사 절차와 공판 절차를 혼동한 것이다." - 8월 5일자 <오마이뉴스> 기고글 일부

다만 정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움직인 건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인이었다며 "피해자 보호의 이름으로 지켜야 할 건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7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도 "제도 개선으로 피해자 권리가 두텁게 보장돼야 한다는 건 김진주씨와 동일한 입장"이라며 "피해자의 마음을 100%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사 권리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행사돼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 권리가 열악한 건 예전부터 있어 왔던 문제이지, (보완수사권 폐지로) 갑자기 경찰에 수사권이 넘어간다고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보완수사권이 개념상 혼동되고 있다. 보완수사는 경찰이 수사를 다 하고 송치한 뒤 부족한 부분을 검사가 기소 전 직접 수사하는 것이다. 김진주씨 사건 과정을 돌아보면, 경찰은 중상해로 송치했고 검찰이 살인미수로 죄명을 변경했지만 둘 다 결국 (가해자의) 성범죄 목적을 밝히진 못했다. 저는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거다."

반면 김진주씨는 이같은 주장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김씨는 5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정 변호사 기고를 공유하며 "아니라고 몇 번이나 얘기해야 하나, 검찰이 한 거라고"라며 "죄명을 검찰이 바꿔서 강간 등 살인미수까지 그나마 왔다. 죄목을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시나?"라고 되물었다.

김씨는 7월 1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도 "2심(항소심) 재판에서 범행이 강간 등 살인미수로 바뀌면서 20년형으로 형량이 늘었는데, 그때 당시 검찰이 청바지에 120개 구멍을 뚫어 성폭행 관련 가해자 DNA가 추출됐다는 걸 입증해 결국 공소사실이 바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 수사에)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보완수사의 개념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진주의 모자이크>에 올린 ‘피해자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 영상 일부. ⓒ 김진주의모자이크

이러한 논쟁이 왜 발생했는가를 보면, 검찰 보완수사의 개념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변호사는 경찰 수사 이후 송치된 사건을 검찰이 기소 전 다시 수사하는 것을 법률상 보완수사로 보지만, 김씨는 경찰이 놓친 범죄 정황을 검찰이 향후 재판에서 추가로 밝혀내는 것까지도 보완수사로 해석하고 있다. 각자 규정하는 보완수사 의미가 다르다.

지난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선 사건인지 등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송치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법적 근거(제196조)를 삭제했다. 대신 송치되거나 송부된 사건을 검사가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의 의심이 있을 땐 사법경찰관에게 수사를 요청하도록 했다. 즉 경찰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겨놨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 원칙상 기소 후 재판 절차는 재판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돌려차기 사건의 경우) 항소심에서 공판 검사가 청바지라든지 DNA 재감정을 요구했고 재판부가 받아줘서 재감정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논의하는 보완수사 개념은 경찰 송치 후 검사가 기소 전 주도적으로 하는 수사를 말하지, 항소심 증거 조사 과정에서 이뤄진 걸 보완수사라고 얘기하는 건 안 맞다"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또 "기소 이후 검사든 변호사든 재판부를 향해 재감정이 필요하다고 얼마든지 증거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 그건 수사가 아니라 증거 조사의 일환인데, 보완수사라는 이름으로 둔갑된 것"이라며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도 (검사의 재감정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준) 김씨의 항소심 사례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는 할 수 없게 됐지만 김씨 항소심에서 이뤄진것과 같은 증거 재감정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로 범죄 피해자가 그전보다 더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김씨와 함께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대리했던 한주현 변호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안 했으면 (가해자가) 중상해로만 기소됐을 가능성도 높다"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선 성폭력 혐의를 수사하지 않고 중상해로 송치했는데, 검찰 단계에선 중상해로는 부족하다며 살인미수로 죄명을 바꿔 기소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추가로 피의자 심문을 하며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진술을 더 확보하는 보완수사를 한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성폭력 관련 증거를 찾아내려고 경찰에게 DNA 검사를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를 하며 성폭력 혐의를 조금 더 들여다본 건 맞다."

검찰의 공판 과정 재감정 신청을 보완수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한 변호사는 "실무가 정립돼 가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수사 활동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많이 있다"라며 "만약 지금 (형사소송법) 개정법이 시행된 상태에서 돌려차기 사건 같은 경우가 발생했다면 1심에서 살인미수로 유죄가 나고 2심에서 청바지 추가 감정을 신청하는 것들이 불가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변호사는 "진주씨가 이것저것 노력한 결과 이례적으로 강간살인미수죄로 (죄명이) 바뀐 건데, 이걸 모든 사건에 적용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라'고 하는 건 굉장히 잘못됐다"라며 "(돌려차기 사건은) 정치 쟁점화될 사안이 아닌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보완수사권#부산돌려차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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