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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에는 알혼섬이 있다. 이미 그 얘기는 했고. 알혼섬 중심지는 후쥐르 마을이다. 이 얘기도 했고. 이 마을은 섬의 서쪽 호수변에 있는데, 그 호수변 언덕에서 석양을 담았다. 금빛 석양이다. 언덕 위에 홀로 삐딱하고도 왜소하게 서 있는 소나무 실루엣과 함께.
저 구름과 호숫물을 떼어다가 팔아도 될 듯 진짜 금빛이네. 실은 저 실루엣 보려도 금 몇 돈을 썼는지... 아, 금보다는 그 광경이 더 값지니 득보고 왔다.
그대, 가고 싶지?
@ 06-07-03 22:12:01 | NIKON D200 | Nikkor 24-50mm F/3.3-4.5D | 25.0mm | 1/180s | f/6.3 | ISO 200
구름 위에 작은 점은 새.
왜 ISO를 200으로 놓고 찍었을까. 바보 아냐?
바이칼 호수의 구름을 담았다. 이날은 아침 일찍부터 안개가 자욱했던 날이다. 오후가 되서야 잠깐 안개가 사라졌는데, 그땐 구름이 호수를 덮고 있었다. 저녁이 다가오자 다시 안개가 몰려왔다.
바이칼, 이 거대한 호수가 초승달 모양으로 생기지 않았다면 바다로 착각할 일도 많을 것이다. 초승달 모양인 덕에 건너면 땅과 산이 보이니 의심할 여지 없이 호수라 알 수 있다. 대체로 고요했지만 파도도 살짝 치는 바이칼이다.
@ 06-07-06 17:54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20.0mm | 1/4000s | f/8.0 | ISO 200
보정할 때 채도를 낮추지 않았는데 사진이 이렇다. 단지 화이트 밸런스만 조정했을 뿐인데. 음침한 듯하나 오히려 웅장한 느낌이라 맘에 든다.
잔뜩 찌푸린 하늘. 회색빛 구름이 가득한데 궁과 정원엔 햇살이 가득하다. 바람도 꽤 불었지. 정원은 잡초가 가득하고 나무 덤불도 내버려진 느낌이다. 문화유산이 잔뜩 전시되어 있는 궁 안을 보지 못했다면 거대한 폐가로 착각했을 지도 모른다.
울란바타르 시내에서 남쪽으로 주욱 가면 '겨울 궁전'이 있다. 옛 몽골 제국의 한 때, 황제가 겨울을 나기 위한 궁전이었단다.
녹색 기와 덕에 궁은 푸르고, 회색 구름과는 더욱 대비된다. 좀 묘한 느낌이다. 궁의 지붕이 잡초에 물든 듯하니... 제국이 무너지니 푸르름이 짙어진 건 아닌지...
@ 06-07-11 12:25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2.0mm | 1/90s | f/11.0 | ISO 100
말걸기가 평온과 여유를 만끽하는 사진을 소개한다. 말걸기는 이 사진이 너무나 평화롭고 평온하고 여유로와서 행복해진다. 그 때문에 말걸기가 시베리아-몽골 여행 중에 찍은 사진 중에 무척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 표범산 전경 사진이다. 아래에서는 첫번째 사진이다.
지난번에 포스트한 달이 뜨는 사진에 등장한 산이다. 밝을 때의 산의 모습니다. 초원 위에 울퉁 솟을 산. 현지 사람들은 표범산이라 부르는 데 표범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단다. 그리고 예전엔 표범도 살았단다. 근데, '진'이 악어처럼 생겼다고 말한 걸 들은 후론 말걸기도 악어처럼 보인다.
전경 사진, 멀리 비구름과 무지개와 함께 담은 사진이다.
@ 06-07-13 20:55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8.0mm | 1/125s | f/8.0 | ISO 100
@ 06-07-13 19:24 | NIKON D200 | Nikkor 24-50mm F/3.3-4.5D | 24.0mm | 1/320s | f/8.0 | ISO 100
캠프장 안에 있던 말걸기는 첨에 무지개가 뜬 줄 몰랐는데, 일행 중 누군가 무지개를 외쳤다. 말걸기는 캠프장의 낮은 울타리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막 달려가서 무지개를 찍었다. 하지만 그땐 이미 무지개가 많이 흐려진 뒤였다. 아쉽다. 사진엔 운도 따른다.
말걸기의 [이게 어떤 장면?]에 관련된 글.
전에 한 번 소개했던 고비의 밤하늘을 다시 소개한다. 사진 보정을 다시했다. 화이트 밸런스(백색이 백색으로 나오도록 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를 달리했다. 더욱 밤같다. 아래의 두 사진도 색온도의 차이에 따라 분위기도 좀 다르다.
전에 말했듯이 바얀 고비 캠프 옆 표범산 뒤로 달이 뜨는 장면이다. 또 하나 사진의 왼쪽이 환한 건 달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노출 시간이 길어서 구름이 흘러가는 게 찍혔다.
몽골에서 밤하늘 별 사진을 찍는 건 쉽지 않았다. 밤이 워낙 짧다. 밤 12시가 되도록 서쪽 끝 하늘은 여전히 붉은 기운이 있다. 게다가 여행 중에는 달이 대체로 둥글어지는 때였고 월출 시간도 해빛 기운이 사라지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건조한 몽골 땅에 올해만큼 구름이 많았던 적도 없었단다.
그러니 달과 구름을 찍을 수밖에. 몇 개의 별 사진이 있긴 하니 다음에 소개토록 하겠다.
@ 06-07-14 00:37 | NIKON D200 | Nikkor 24-50mm F/3.3-4.5D | 24.0mm | 19.700 s | f/5.6 | ISO 1600
@ 06-07-14 00:32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3.0mm | 59.800 s | f/5.6 | ISO 1600
이 사진을 찍을 때 기사 아저씨까지 우르르 들판으로 나갔었다. 벌벌 떨면서 별구경, 달구경, 구름구경, 하늘구경을 함께 했다.
여행객들은 초원에 누워 좋아라 할 때, 그곳에서 말들은 그들의 마생을 살고 있었다. 시베리아에서도 그랬지만 몽골에 와서 동물들이 갇혀 있지 않고 살고 있다는 걸 목격했을 때, 인간의 도리가 생각났다. 때로는 필요에 따라 매어 두거나 심지어는 잡아 먹는다 해도 살아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말과 소와 양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두는 게 인간의 도리인 듯하다.
이번엔 벅다산 국립공원에서 만난 말들을 소개한다. 둘이 꼭 붙어 다니더라. 능선을 내려가기 위해 저들 옆을 지나야만 했는데 그들의 경계심이 느껴졌다. 좀 미안하더군.
@ 06-07-10 16:26 | NIKON D200 | Nikkor 105mm F2.8D | 105.0mm | 1/50s | f/11.0 | ISO 100
시베리아-몽골 여행은 말걸기의 여행 중 가장 길다. 그 때문에 출발하기 전부터 기대 이상 부담이 많았다. 더구나 러시아는 여행 정보가 많지 않고,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여행을 준비할 때, '각'은 전체적인 여행 경로와 몽골에서의 일정과 사전 예약을 맡았고, 말걸기는 이르쿠츠크-바이칼의 일정과 사전 예약을 맡았다. 결국, 하바로프스크에서의 일정과 예약은 준비하지 못했다. 그냥 비행기 타고 무작정 날라가서 보자고 했다. 우리는 러시아말을 할 줄도 모르고, 러시아 사람들 중에 한국어는커녕 영어도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르쿠츠크행, 6월 30일 XX시, 쿠페 3장' 따위를 러시아어로 인쇄해 갈 정도였다. 이르쿠츠크행 열차표를 구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행운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바로프스크 공항에서 환전을 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공항 앞이 한국으로 치자면 작은 도시 터미널보다, 아니 시골 정류장만큼이나 한산했다. 약간 넓은 광장이 있었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저쯤이 버스 정류장이다 싶어 그쪽으로 가다가 이쪽도 정류장인가 헷갈리고 있던 차,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지나가는 한 젊은 여성에게 '진'이 말을 걸었다. 영어로.
쏘샤는 영어를 잘 했다. 하바로프스크역으로 가는 버스편을 묻자 직접 안내해 주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이르쿠츠크행 열차표도 구해주었다. 쏘샤를 만나지 못했다면 큰 일 날 뻔했다. 우리가 타고자 했던 시간에는 좌석이 문제였다. 4인1실인 쿠페에 일행 셋이 다 들어갈 수가 없단다. 그래서 이틀 뒤 출발하고자 했던 계획을 하루 뒤로 바꾸고 다른 열차편의 표를 구했다. 말이 통한다면 간단하겠지만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매표원과 승객이 과연 이 대화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을까?
쏘샤는 여행자들이 찾는 호텔도 데려다 주었고, 우리가 원했던 러시아식 전통 음식점도 저녁으로 먹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하바로프스크 시내를 안내해 주었다.
하루 종일 비를 맞은 쏘샤는 아마도 병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날 호텔 앞에서 만나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열차에서 먹을 거리들을 쇼핑하는 것과 이르쿠츠크 민박집에 도착시간이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전화거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받아 놓은 이메일 주소가 있어서 '각'이 안부를 물었지만 아직도 답이 없단다.
소샤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 06-06-28 22:00 | NIKON D200 | Nikkor 105mm F2.8D | 105.0mm | 1/160s | f/3.0 | ISO 200
@ 아무르강변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쏘샤.
@ 06-06-28 19:18 | NIKON D200 | Nikkor 24-50mm F/3.3-4.5D | 50.0mm | 1/8s | f/4.5 | ISO 1600
@ 러시아식 식당에서 '각'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쏘샤.
두번째 사진은 좀 놀랍니다. ISO가 1600이고 셔터 속도가 1/8초임에도 꽤나 깨끗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연구해 볼만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에 있으면 행복이 밀려온다. 눈물이 날 정도로. 지구상에 만들어진 어느 곳도 애초에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 않았겠느냐마는, 몽골의 초원은 푸른 들과 푸른 하늘, 알록달록 풀꽃과 하얀 구름이 웃음 참지 못하게 한다.
@ 06-07-10 12:25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3.0mm | 1/160s | f/8.0 | ISO 100
왼쪽은 몽골에서 가이드를 해주신 '툭스'씨, 가운데는 '진', 오른쪽은 '각'. 얼굴도 제각각이네.
초원 가득 들풀이 피어 있고,
푸르디 푸른 하늘에 부드러운 구름이 가득하니
오히려 숨을 쉬기 버겁더이다.
몽골 벅다산 국립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또 소개한다. 대도시 삶만 살아온 말걸기는 들풀이 그렇게 많이 피어 난 곳엘 가본 적이 없다. 그곳의 산은 높거나 험하지 않고, 계곡은 넓어 거대한 초지를 이루고 있다. 풀잎을 비비며 하늘을 바라보고 싶지 않은가.
@ 06-07-10 12:33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1.5mm | 1/320s | f/8.0 | ISO 100
누울 때 꼭 각종 똥은 피해야 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 근교에 '벅다산 국립공원'이 있다. 자동차를 타고 3-40분이면 간다. 초원과 이를 둘러싼 나즈막한 산들이 있다. 하늘이 이리 넓을 줄이야. 건조하고 깨끗한 공기 덕에 멀리도 보인다.
'각'과 '진'이 낮잠을 자는 사이 혼자서 풀과 꽃을 따라 산에 올랐다. 능선에서 바람을 맞으며 저 너머 초원과 산을 바라보았다.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정취에 혼을 빼앗겨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멈춰섰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은 그 아름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넓은 땅에서 잠시 평온함을 누리다 왔다.
@ 06-07-10 15:56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20.0mm | 1/200s | f/11.0 | ISO 100
사진 오른쪽 중앙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점은,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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