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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는 소리도 없이 찾아오는 병이 있는가 하면 찾아오자마자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도록 만드는, 겉만 요란한 병이 있다. 물론 심각하게 잘못될 수도 있긴 하지만 이 나라의 의료 서비스의 수준으로는 별일이 아니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병이 찾아왔다.
지난 주에 죽을 듯 아파서 생전 처음으로 119 불렀다. 어찌나 아프던지 구급차 오기 전에 11층에서 뛰어내릴 뻔했다. 그 몇 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 아주 잠깐씩 아프다 말아서 속이 불편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신경도 둔해졌는지 배가 아픈건지 어디가 아픈건지 분간도 못한 것이다.
결국 응급실에서 통증의 정체는 탄로가 났고 의사의 처방 첫 마디는 황당했다. "일주일만 기다립시다." 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은 어쩌라구? 의사는 그런 표정을 기다렸다는듯이 능숙하게 대답했다. "진통제 센 걸로 처방해 드릴게요."
진통제는 세 종류였는데 그 중 하나는 Tridol이라는 약이었다. 약 설명에 '습관성'이란 말이 있다. 마약인가? 중증 통증에 사용하는 진통제이다. 뛰어내릴 뻔한 그 통증은 산통에 버금가는 수준이란다. 애 낳기 직전의 엄마들은 이런 고통을 몇 시간씩? 5분도 죽을 것 같던데... 어쨌든 그 정도니 이런 약 쓸 수밖에 없나 보다. 외국에서는 마약으로 분류하기도 한단다.
이 마약 아닌 마약은 통증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아프긴 아픈데 아프다는 것만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통증을 뚝 떨어뜨렸다. 그런데 문제는 진통제 3종 세트를 먹었더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머리가 안 돌아간다. 머엉한 상태가 지속된다. 이때 든 생각은,
"마약하는 얘들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모든 마약이 이렇지는 않겠지만 멍한 상태가 즐겁다면 모를까 어찌 이런 걸 즐길 수가 있을까 싶었다.
이제 통증은 가라앉아서 진통제를 끊었다. 그랬더니 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Tridol 금단현상이다. 온 몸에 열이 나는 듯하다. 그런데 체온은 37.0도에 불과하다 응급실에 전화 걸었더니 37.2도까지는 정상체온이란다.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열풍이 쏟아지는데 머리도 어지럽고 장난이 아니다. 누워도 괴롭고 서 있어도 괴롭다. 이때 든 생각은,
"마약하는 얘들이 이해가 간다. 진통제 좀 남았는데 마저 먹을까?"
합리적 선택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비용의 개념으로 매몰비용(sunk cost)이란 것이 있다. 매몰비용이란 일단 지출된 뒤에는 어떤 선택을 하든 다시 회수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진 비용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박샛별 씨가 음식점을 새로 열면서, 내부장식을 하고 개업광고 전단을 만드는 데 각각 5백만 원과 3백만 원의 경비를 지출했다고 하자. 이와 같은 성격의 경비는 한번 지출하면 그만이라서 박 씨가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다시 회수할 수 없다. 이런 성격을 갖는 비용을 매몰비용이라고 부르는데, 가라앉아 묻혀 버리기 때문에 도로 찾을 수 없다는 뜻에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일단 지출된 매몰비용은 철저하게 잊어버리는 것이 합리적 선택의 요령이다. 다시 말해 과거는 과거로 돌려야 하며, 그것이 미래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매몰비용의 성격을 갖는 비용을 지출해 놓고 미련을 버리지 못해 비합리적 선택에 이르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일단 지출된 다음에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회수할 수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들인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뒤에 후회할 일을 하고 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우리말에 “본전을 뽑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비합리적인 태도의 전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싼 돈을 내고 음악회에 간 사람이 연주가 무척 시시하다고 느끼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시시한 연주를 참고 듣느니 집에 가서 비디오나 보는 것이 훨씬 더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본전을 뽑기 위해 계속 앉아 잇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다. 참을성을 발휘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고 입장권을 사기 위해 지불한 돈을 되돌려 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비싼 돈을 내고 입장권을 샀다 해도 그것은 이미 버려진 돈일 뿐이다. 그렇다면 연주가 무척 시시하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 자리를 뜨는 것이 최선의 선택임이 분명하다.
- 이준구 <새열린경제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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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인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돈이 매몰비용은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기회비용을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4개월 동안 수강하면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해 보자. 자격증도 하나 딸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한 달 수강해 보니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그 자격증이라는 게 4개월치 수강료와 공부하느라 든 시간에 비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 돈과 시간이면 다른 걸 할 수도 있다. 이왕 한 달 공들였으니 3개월 마저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인가?
어제 말걸기의 핸펀이 두 동강 났다.
성질나서 뽀개버렸다.
딱 절반으로...
(폴더형 아니었음. 힘 세지? ㅋㅋ)
요즘 일 하나가 환장하게 만들고 있다.
주변에서 일하는 작자들이 딱 요 모양이다.
생까기,
나 몰라라 하기,
책임 안 지기,
맘대로 하기,
주제 파악 안 하기,
주제도 모르고 간섭하기,
거짓말 하기,
적반하장 숨쉬듯 하기.
될 일과 안 될 일 구별 안 하기.
이러니 별 어렵지도 않은 일은 아주 어렵게 어렵게 하게 되고,
반면 정작 중요한 것에는 심혈을 기울일 수 없다.
그런데 이 상황은, 주요한 파트너들의 '쌍방 사기'에 기초를 두고 있다.
양자 사이에서 말걸기는 피가 마른다.
이제 곧 이 일은 마무리될 텐데,
말걸기 예상으로는 암울한 결말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암울한 결말'을 두고
쌍방 사기'의 양자가 서로 '네 탓이오'를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말걸기는 억울하게 되었다.
'암울한 결말'이라도 최악의 상황을 막는 데에 말걸기의 힘이 컸는데
말걸기한테까지 손가락질 할 터이니 말이다.
더럽고 치사해서.
※ 이 포스트의 결론
: 말걸기 핸펀 속 전화번호가 다 사라졌으니, 문자 좀 주세요들.
문자 주실 때 누구신지 꼭 알려 주세요. (ㅋㅋ 누구처럼 이름 빼고 문자 주시진 말고)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 실로 부러움을 살 만한 득템을 하였다.
TOYO 대형카메라와 중형카메라인 마미야 RB67을 얻은 것이다.
이들을 얹어 놓을 수 있는 삼각대와 함께 말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들을 넣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삼각대는 고장이 나서 고쳐야 했다.
이거 뭐시기 이용해 먹을 수가 없구먼.
알미늄으로 된 가방을 사려고 요전에 돌아다녔던 적이 있는데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다.
용산에서는 제작해 주겠다는 데가 있었는데 두 개에 45만 원을 부른다. 켁~
네이버에게 물어 봤다.
가방은 알미늄 케이스를 주문 제작해 주는 어디어디로 가란다.
삼각대에 대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누가 종로쪽 카메라 수리상에 가면 된단다.
자~ 출발.
금요일 업무는 언능언능 끝내고 싸장님 외근 나가신 틈을 타
오후 4시가 넘어 우선 종로로 출발.
네이버가 알려준 카메라 수리점을 찾았다.
"맨프로토네요. 음... 세운상가에 있는 모모 카메라점으로 가시면 될 겁니다."
"혹시 알미늄 가방 제작해 주는 데 아시나요?"
네이버가 알려준 곳 말고도 보험 차 물어봤더니,
"그 카메라점으로 가면 잘 알 겁니다."
정말로, "될 겁니다"와 "잘 알 겁니다"였다.
모모 카메라점은 정말로 시큰둥한 태도로 삼각대도 안 고치고 가방 제작하는 데는 모른단다.
우이~
그렇다면 일단 삼각대 고치는 건 뒤로 미루고 네이버가 알려준 케이스 제작사를 찾았다.
종로3가역과 세운상가 사이 골목길 안은 왜 이리 복잡한 걸까.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가방은 제작 안한단다.
ㅠㅠ 진짜 더운데... ㅇㅇ금속으로 찾아가란다.
다시 골목을 뒤져 ㅇㅇ금속을 찾았다.
오케이~ 만들어 준단다.
가격은 두 개에 30만원. 흠~
그래도 용산에서 만들어 준다거나 가방가게에서 파는 것보다는 쌌다.
하지만 여기 사장님 말씀, 말걸기에게는 언제 올 지 모르는 휴가를 떠나 제작에 열흘은 걸린단다.
에궁. 다음 주 주말 촬영은 물 건너 가버렸군. ㅡㅜ
어쨌는 하나는 해결했다.
아참, 필름과 사진을 찾으러 충무로를 가야 하니 그 동네에서 삼각대 고치는 데를 알아보자.
사진점 직원들은 모른다 하나 어떤 손님이 알려준다.
카메라 수리점이 조기 있는데 가보란다.
위험한 계단을 올라 삼각대 고쳐주냐고 물어보니,
"이거 맨프로토 고쳐주는 데 가야 해요. 저 골목으로 가면 XX카메라 있어요. 그리 가세요."
그 XX가 말이지, 말은 한국언데 간판에는 로마자로만 써 있는 것이었다.
그걸 못 알아보고 골목 안을 뱅글뱅글.
헥헥 찾아갔더니 3층이 A/S 센터.
이 동네는 계단이라도 멀쩡하면 다행이고 엘리베이터는 찾지를 말아야 한다.
다행이 고쳐준다며 직원이 가져가더니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란다.
싹 고쳤는데 2만원... 엥? 다리 조이는 부품 두 개 갈고 헤드의 고무판 붙인 게 다인데?
자, 이제 미션 두 개를 끝냈으니 뺑뺑이는 고만 끝낼까... 싶었으나...
요전에 종이보드 두 개를 샀다가 저 멀리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사야했다.
사무실 근처에는 팔지 않으니 문고에나 가서 사자.
다시 종로로 나와 최소 20%나 비싼 보드를 사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거금 들여 고친 삼각대를 두고 와 버렸네...
정신 없이 달려가 손에 들고선...밥이나 먹자!
그래 맞아. 요 문고 옆에 괜찮은 칼국수집이 있었지.
들어가 무거운 짐들을 예쁘게도 내려놓고 앉으려는데...
"오래 기다리셔야 해요."
나가란 얘기네?
그래 맞아. 요 길 건너에 괜찮은 메밀국수집이 있었지.
저 멀리 횡단보도 녹색불을 보고선 배고픈 마음에 냅다 뛰어 길을 건넜다.
메밀집? 왜 이리 줄이 길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골목길을 채우네.
아무거나 먹자며 눈에 보이는 함흥냉면집에 들어가 주문을 했는데...
배고파서 주문한 사리까지 합쳐 나온 게 왜 주먹만큼 뿐이냐... ㅠㅜ
어쨌는 돌아댕길 일은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8시가 다 된 시각에...
그럼 왜 이 시간에 사무실로 왔냐고?
숙제할 게 태산이다.
언제 끝나려나... 뱅글뱅글
[운명을 점쳐 보시라!]와 깊은 관련이 있는 글.
● 문제 ●
'나', '거북이', '다리', '문', 열쇠', 이 다섯 낱말을 활용해서 상황, 사건을 만들어 봅시다.
※ 여기서 '다리'는 bridge.
● 풀이 ●
○ '나' = 상황, 사건을 만든 당사자.
○ '거북이' = 짝꿍, 파트너, 배우자.
○ '다리' = 인생의 난관.
○ '문' = 성공, 성취의 문.
○ '열쇠' = 성공, 성취의 문을 여는 열쇠.
[파란꼬리의 답] 나는 다리를 건너 열쇠를 쥐고 문 앞에 서 있다. 거북이는 다리 아래에서 가만히 있다.
: 파란꼬리가 힘들게 성공의 문 앞에 도달해 있다. 말걸기는 파란꼬리와 아무 상관 없이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다.
[말걸기의 답] 거북이가 다리를 건너 열쇠로 문을 열었더니 그곳에 내가 있다.
: 파란꼬리가 역경을 이겨내고 인생의 큰 성취를 얻었더니 그 자리에 말걸기가 있다.
각자 쓴 답을 풀이해 보세요.
감비님의 답이 아주 멋지군요. 범상한 분이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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