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뛰어다니는 윗층 아이들
- 2016
-
- 정의당 상무위원회 사태
- 2016
-
- 부족함과 초라함(2)
- 2014
-
- 오랜만에 홍아(2)
- 2014
-
- 다정한 모녀(4)
- 2011
말걸기가 렌즈를 팝니다. 모두 니콘 마운트입니다.
■ 판매 물품
○ AF MICRO NIKKOR 105mm F2.8D (내수) -> 팔림
- 가격 : 340,000원
- 구성물 : 박스, UV필터(Praktica), 구매 영수증
- 구입일자 : 2006년 5월 23일
- 상태 : 별 흠집없습니다.
○ AF NIKKOR 28mm F2.8D (정품)
- 가격 190,000원
- 구성물 : 박스, UV필터(Kenko), 구매 영수증
- 구입일자 : 2007년 10월 27일
- 무상서비스기간 : 2009년 10월 26일
- 상태 : 별 흠집없습니다.
○ 토파즈 접사링셋 + Kenko 컨버터 2X Teleplus PRO 300 DG -> 팔림
- 가격 : 일괄 140,000원
- 토파즈 접사링셋는 13mm+21mm+31mm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F입니다.
- 구성물 : 캡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 상태 : 접사링은 뻑뻑하고 외관은 오래되어 보입니다. 컨버터는 마운트 부분에 미세한 기스가 있습니다.
■ 거래 지역과 방법
○ 거래 지역 : 서울 및 고양시
○ 거래 방식 : 직거래
- 상태를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덧글에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 제가 자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루에 두 번은 확인하겠습니다.
셀 수도 없는 사람들이 사진기 목에 걸고 들락거리는 북촌엘 다녀왔다. 불과 한두 시간 동안에도 일본관광객 여러 무리를 마주칠 정도로 관광 명소인 한옥촌이라지만 닫힌 문과 높은 담벼락 덕에 한옥 구경은 못하고 기와 밖에 볼 게 없는 동네이다. 그런데도 사진 좀 찍는다 싶으면 한 번은 가야 하는 코스인 게 좀 이상하다.
어쨌든 이 동네 한옥의 매력은 별로이니 삼청동에서 시작해서 재동까지 내려오는 사이에 그림자를 찍었다. 겨울이라 해가 높지 않고 구름까지 살짝만 껴 주시니 사진 찍기 딱이다. 이런 소재도 한참 전에나 유행했을 법하지만 생각해 보니 찍어본 적이 없었다. 나름 부담 없는 소재였는데, 사진 찍을 때마다 불편하게 구는 남의 것 몰래 훔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였다.
한국 최고의 비평가로 인정받는 최모 선생께서 말걸기더러 게으르다고 하였다. 맞다. 포트폴리오라고 맞추어 놓은 게 고작 6컷이니 말 다했다. 어쨌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다. 그러니 10컷 20컷 만들어 낸 사람들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는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가진 텍스트와 마찬가지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구상하고 대상을 캐스팅한 후 촬영을 해야 하는데, 대상을 캐스팅하는 것 자체가 노가다다. 게다가 실제로 어떻게 찍히는 지 예측하기 어려워서 일단 찍어보아야 애초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적절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니까 찍어야 제대로 된 구상인지 알고, 구상이 제대로 되어야 찍는 돌고도는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을 줄이는 자가 바로 노련한 작가일 것이다.
말걸기의 게으름은 캐스팅에 있다 할 수 있다. 더 많은 나무들을 담았어야 한다. 몇 시간 돌아다니면 몇 그루의 나무를 캐스팅할 수 있다. 어떤 경우는 하나도 캐스팅하지 못한다. 100 컷을 만들어 냈다면 그 중 20 컷을 대략 포트폴리오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100 그루의 나무를 캐스팅하려면 몇 개월을 밤마다 돌아다녀야 할 것이다. 말걸기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니 이 모양이다.
나무를 찍게 된 이유는 이렇다. 예전에 [나무들①]에서 밝혔다시피 일산의 나무들을 보고선 타협을 잘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산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길거리의 나무들을 바라보니 참으로 불쌍히 여기게 되었다. 인간들이 심어놓은 자리에 스스로 생식도 못하는 저 나무들이 안타까왔다. 그러다가 자꾸 바라보니까 잘도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오 놀라운 타협의 능력이여!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위해서 밤을 택했다. 낮은 아무래도 밋밋한 나무들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주얼한 사진을 낳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유혹이기도 했다. 시각적 유혹만으로는 타협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아래의 사진들을 보고서 누가 타협을 연상하겠는가.
아래 사진 중 앞의 셋은 이미 공개한 사진이다. 봄에 찍은 사진들이다. 아래의 셋은 늦 가을에 찍은 사진들이다. 이 중 맨 마지막 둘이 전시된다. 이 포트폴리오는 전시장에 마련된, 하루 사이에 입구에서 안으로 자리를 옮겨버린 열람대에서 볼 수 있다. 작은 카드형으로 제작했다. 전시하고 있는 두 사진은 '디아섹'이라고 불리는 사이텍으로 제작되었다. 아크릴 압축으로 이미지 보존성을 높이고 강렬한 채도를 보인다. 겁나 비싼 거다. ㅠㅠ.
다섯째 사진은 파란꼬리가 '계시 받는 나무'라고 했다. 그래 보인다. 역시 타협과는 멀다...
중앙대학교 사진아카데미 창작사진 2년 과정을 1년 반만에 마친다. 이 과정은 전시를 함으로써 수료한다. 미완의 포트폴리오로 마감하지만 '반듯해 보이는' 두 장의 사진을 전시한다.
■ 2008년 사진아카데미 창작사진과정 전시회
○ 일시 : 2008년 12월 10일(수)~16일(화) 11:00~20:00
○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광화문 갤러리/지하철 광화문역 1,8번 출구 아래)
※ 마지막 날 16일(화)은 작품철거가 있으므로 사실 상 오전에 잠깐으로 끝남.
※ 말걸기 당번 날은 15일(월). 밥먹는다거나 돌아댕기느라 미리 연락하지 않으면 안내받지 못함.
------------------------
지난 1년 반 동안의 사진아카데미 과정은 대체로 밀도가 높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대한 태도나 지식, 습관이 많이 바뀌었다. 어제 이번 전시 디스플레이를 하고 와서는 잠자리에서 뒤척이며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은 앞으로 도달해야 할 경지였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사진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이번 전시를 소개하는 이유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관람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말걸기의 작품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아마추어 사진가가 사회교육기관에서 사진 교육을 받고서 어떻게 사진을 찍게 되는지 직접 눈으로 보라는 뜻이다.
물론 사진아카데미에는 '마술'이 없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사진이 이 과정 때문에 확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라는 틀 때문에 표현의 형식과 내용은 확실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표현의 완성도를 어떻게 높이는지 눈여겨 본다면 프로작가들의 전시와는 다른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2년 과정을 수료하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현재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도 전시하고 있어 더 흥미로울 수 있다. 광화문 갤러리(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는 1관과 2관이 마주보고 있다. 1관에서는 창작사진Ⅰ(1학기)과 창작사진Ⅱ(2학기) 과정 수강생들이 전시를 한다. 2관에서는 창작사진Ⅱ과정을 지난 학기에 수료한 이들과 작품연구반(2년) 과정을 수료하는 이들이 전시를 한다.
관람 순서는 당연히 1관을 관람한 후에 2관을 관람하는 게 좋을 듯하다. 전시된 작품만을 보면 작품연구반 사진이 더 뛰어날 게 없어 보인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작품연구반 전시장 입구에 포트폴리오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서 포트폴리오를 열람하길 바란다. 포트폴리오 제작 과정에 착오가 있어서 프린트 질이 좋지 못한 포트폴리오가 섞여 있는 건 무척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포트폴리오 작업은 보통의 아마추어 작가들은 관심도 없고 하지도 않는 작업이다. 대체로 '한방 사진'에 몰두한다. 이는 한국 사진 문화의 특성인데 산업적으로는 카메라 산업이 부흥하는 만큼 사진 산업은 몰락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 사진미학적, 예술적 인프라는 비리비리하다는 얘기. 당연히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예술적 수준 향상이나 다양한 사진 활동의 기회는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용하는 텍스트 중에는 속담처럼 한 문장으로 온전히 뜻을 전달하는 글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긴 경전 중에 한 글귀가 집약적으로 경전의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에게 자주 다가오는 텍스트는 한 문장에 불과하지만 이 둘은 그 배후가 다르다. 짧고 단순한 텍스트도 그 기능이 있지만 길고 장황한 텍스트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것이든 형식과 내용에서 완결성이 높지 않으면 재미없고 별 가치 없는 텍스트가 될 것이다.
포트폴리오 작업은 그 사진의 갯수만큼의 길이에 맞게 완결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도 속담처럼 완성된 가치를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 아마추어 작가들이 공개하는 한 장의 사진은, 그 자체로는 놀라운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감성은 완성되어 있지 않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진이 한 장으로 그친다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 열람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들 중에 훌륭한 게 있기는 하지만 그거야 말걸기 생각이고, 직접 와서 찬찬히 포트폴리오도 열람하길 바란다. 사진을 찍는 목적이야 제각각이고 그걸로 만족한다면야 아무 상관없지만 카메라 들고 어딘가로 가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면 포트폴리오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남들도 하는데 못할 것도 없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