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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땡기지 않다가 엄마되기가 '하지마'라고 하니 괜히 하고 싶어졌다. 뒤늦은 유행 쫓아가기... 근데, Purple과 Blue가 똑같은데... 왜 Blue라고 나오지? 음... 마지막에 질문 하나를 더 주던데... 말걸기가 Blue를 선택한 듯하군... Purple도 괜찮네...
You scored as Blue. You are considered to be a very calm person who takes things one at a time and does not worry too much about the consequences. Whatever happens, happens, is your moto. You are the one people come to for advise on most topics, because you are filled with limitless knowledge. You can handle any situation. |
Which Colour Represents You??? created with QuizFarm.com |
30000 찍기 이벤트 하려는데, 슈아님이 너무 촉박하다 하여 파~악 김새버렸다. 그래서 30000은 제꼈다. 이벤트 상품도 '쎈 거' 준비하는데, 그냥 3만은 좀 시시하기도 하지.
어쨌든 이벤트에 당첨되어 상품을 받아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 없는 상품을 준비했다. 상품을 받는 날 고생 좀 하시리라. 자~ 이벤트닷!
■ 말걸기의 블로그 33333번째 방문자 상품 타기 이벤트!
○ 상품
- 1등 : 1일 사진 촬영권
- 2등 : 반나절 사진 촬영권
- 3등 : 2시간 사진 촬영권
※ 누가 촬영하냐구? 말걸기가 하징~
※ 유효기간 : 이벤트 당첨자 발표한 날로부터 1년. 너무 길면 까먹을 것 같아서...
※ 상품 양도 불가!
※ 사진의 질 보장 안함!
○ 등수 가리기
- 33333에 가까운 방문자수를 댓글로 단 사람 순.
- 똑같은 hit 수면 먼저 댓글을 단 사람. 선착순!
※ 위 둘을 합치면 33332가 33334보다 우위가 되겠군.
○ 상품 사용하기
- 아무데서나 찍을 수 있음. 단, 말걸기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이동할 수 없는 곳에서는 촬영불가. 차 태우고 데려가 주면 모를까.
- 아무때나 찍을 수 있는 건 아님. 말걸기도 시간이 나야징. 쌍방의 약속으로 시간은 정해야징.
- 상품을 쪼개서 사용할 수는 없징. 예를들어 1등 상품을 반나절 두 개로는 사용 못하징.
- 말걸기는 사진기 작동에 필요한 비용과 교통비(지하철, 버스에 한함) 빼고는 부담 안하는 줄 아셔들.
- 촬영 대상 : 이벤트 당첨자 및 당첨자 가족 또는 친구. 어쨌든 당첨자 중심.
○ 당첨자의 의무
- 사진기 들이대는데 피한다거나 하지 말 것.
- 포즈 좀 취해보라면 말 잘 들을 것.
※ 1시간 지나면 지쳐서 고만찍자고 할 듯... 1등 상품이나 3등 상품이나 거기서 거기...
○ 사진의 제공
- 후보정 JPG 포맷의 파일로 제공.
- 제공하는 파일은 말걸기가 선택함.
- 당첨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 가능.
- 언제까지? 뭐, 촬영하고 조만간 주겠지...
33333 hit가 다가오면 또 공지내야징...
말걸기는 최근 꿀꿀해졌다. 9월 초가 되자 이제야 백수다운 생활을 하겠구나 생각하며 여유와 함께 다음 삶을 설계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물론, 몇 가지 미루어 온 잡일들을 하면서. 그런데, 9월 들어 사람들을 만나면서 꿀꿀해졌다. 꿀꿀해진 이유는 만난 사람들마다 제각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꿀꿀... 말걸기가 돼지라서 사람 만나면 '꿀꿀'거리나 보다.
상처 받은 영혼들
말걸기 주위에서는 왜 이리 상처 받은 영혼들이 많을까. 그들의 상처를 이해할수록 말걸기도 갑갑해진다. 만남의 자리에서는 그 상처를 감싸주며 딛고 일어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름대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상처에 덧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하면서. 그러다가 그 사람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올 때는 말걸기의 마음도 너덜너덜해졌음을 깨닫는다.
말걸기도 상처 받은 영혼인데 그들은 말걸기의 상처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 스스로의 상처에 갖혀 남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말걸기의 의지가 될 수 없는 자들이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되지 못한다. 말걸기가 큰 아량과 내면의 힘이 있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련 그런 인연은 계속되어야 하는가?
상처 받고 있는 영혼들
아무리 뜯어보아도 소위 '운동판'에서는 잡것들이 주류다. 좌파니 우파니 정체성을 논해도 대부분 잡것들이거나 잡것들이 쳐놓은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매한 것들이 주류다. 나름의 건강한 상식과 신념과 철학을 갖추어도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힘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상당한 능력을 발휘해야 할 사람들이 오래된 그물에 걸려 허우적댈 뿐이다. 얼마나 괴로울까?
그들은 상처 받으면서도 의연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더 상처를 받는다. 말걸기도 옆에서 함께 개거품 물면서 그 얼토당토 않은 사태에 분노와 조롱을 표하지만, 그랬다고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겠는가. 결국 말걸기가 그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손짓
만나는 사람 중에는 말걸기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말걸기에게 기회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것은, 말걸기를 과대평가한 면도 있을 터이고 구제해야겠다는 우정의 발로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절박함, 또는 욕심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말걸기가 원하는 일과 그들이 제안한 일이 얼마나 일치하는 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간략한 재보기에 따르면 이 일은 이래서 부담스럽고, 저 일은 저래서 부담스럽다. 그리고 이 일은 이 방향으로 가는 길이고, 저 일은 저 방향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말걸기에게는 기로다.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로다. 말걸기의 길은 과연 어디인가?
또 다른 세계
말걸기 평생에 만날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과 인연이 쌓이고 있다. 그들은 꼭 특별한 길을 함께 가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흐름이 있고 분위기가 있다. 말걸기의 가치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가치가 난무하는 무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걸기가 꼭꼭 누르고 살았던 욕망을 자극하는 세계이다.
말걸기에게 그림을 가르쳤던 선생은, "너무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그림에 열중하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과연 말걸기는 또 다른 세계로 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그곳으로 가다가 문득 '신념'의 부름에 괴로워하지는 않을까? 어쩌면 그 '신념'도 하나의 '욕망'일텐데 말이다.
은근한 무게, 가정
진경맘과 너나나나의 블로그의 포스트들은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다른 이의 경험이 이토록 큰 깨달음을 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깨달음이 한 덩이 무게라면 두려움은 두 덩이 무게이다. 말걸기에게, 스스로 '이래야 한다' 말하는 명제를 충실히 지킬 자질이 있는가 의심스럽다. 그 의심을 파란꼬리와의 잦은 다툼에서 확인한다.
9월은 중순부터 확 꿀꿀해져 버렸다. 피곤해도 잠도 안온다.
지각생님의 [뭐든지 잘먹어야 해?] 에 관련된 글.
지각생님의 자신의 식습관에 대한 얘기를 풀어 놓았길래 말걸기도 식습관 혹은 먹는 얘기를 좀 해볼까 해서.
1.
말걸기는 먹고 나서 괴로운 게 경험으로 확인된 몇 가지 음식은 먹지 않는다. 혹은, 잘 먹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닭이다. 닭은 정말 맛나는 음식이긴 하다. 하지만 말걸기는 닭을 먹으면 속이 괴롭다. 맥주집에서는 튀긴 닭이 맛나게 보여 몇 조각 먹기는 하지만 다음날의 괴로움을 감수하며 먹는 것이다. 튀긴 닭이 아니라 백숙, 삼계탕이라면 '괴로움' 정도가 아니다. 하루 죙일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먹지 않는 음식이다.
인삼은 먹으면 바로 신호가 온다. 얼굴이 상기되고 심장 박동수가 상승한다. 확 올라오는 열에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괴롭다. 억대를 호가하는 산삼이라도 말걸기에게는 칡뿌리만 못하다. 이렇듯 소위 '열 많은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말걸기가 열 많은 음식 목록을 줄줄 외워대는 게 아니니 먹는 것들도 많겠지만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 각인되지 않았으니 먹을테다.
개도 안 먹는다. 몇 번 먹어보고 좋지 않아서 먹지 않지만, 솔직히 개라서 안 먹는 이유도 있는 듯하다.
그럼, 나머지는? 말걸기가 먹어본 음식의 종류가 세상에 있는 음식 중에 100분의 1이나 될까마는 차려진 건 다 먹어왔다. 그리고 그날의 몸상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먹어보지 않은 음식도 잘 먹는다. 돈과 정보와 시간이 없어서 못 먹지 기회만 된다면야, 말걸기는 뭐든 먹을 게 뻔하다.
2.
대체로 음식재료는 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이도 먹는다.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먹는 양이 쭉쭉 줄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보통 이상으로 많이 먹는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걸기가 먹는 걸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진짜 많이 먹는다'고 놀랬다. 그럼 말걸기는 '3분의 1로 줄어든거야' 했다. 지금은 더 줄었다. 아마도 밥을 먹지 않을 때가 많아지다보니 그랬나 보다.
말걸기가 많이 먹는 이유는 워낙 식탐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식탐은 어려서 형성된 듯한데, 3남매가 먹는 경쟁을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말걸기 어려서는 굶은 적이 없으니 못살지는 않았다. 하지만 3남매, 그리고 아버지까지 가세하면 먹는 건 언제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얼마나 먹어댔는지...
또 하나는 부모님이 어려서부터 '골고루 많이' 먹도록 가르쳤다. 그래서 눈살 찌푸리고 싸우거나 야단맞은 적도 많았다. 그래도 '착한' 어린 말걸기는 꾸역꾸역 잘도 먹었다.
3.
말걸기 어려서는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보지는 못했다. '신기한', 그리고 '비싼' 음식은 고등학교 때부터 하나씩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집 밖에서 먹는(혹은 만들어진) 음식들이었다. 그 '신기한', 그리고 '비싼' 음식이란, 보쌈, 양장피 따위를 말한다. 어려서 중국집에 가면 주욱 늘어진 메뉴판은 '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파는 건 짜장면과 짬뽕과 탕수육이 전부라고 믿었다. 고등학생이 되서야 양장피와 팔보채를 먹어 보았다.
말걸기가 가장 부유하게 살았던 때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가족끼리 가끔씩 외식을 했고 점점 더 '신기하고 비싼' 음식을 맛보았다. 그 시절에 몇 개의 호텔 뷔페 식당엘 가 보았다. 소위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데에서도 음식을 맛 보았다. 이런 데는 징하게 먹어댈 수 있는 '기쁨'이 있었다.
4.
직딩이 된 후로는 양도 중요했지만 맛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맛집'이라면 가서 먹어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직딩으로 지내다 보니 더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알게 되었다. 이미 먹어보았거나 즐기는 사람 쫓아서 먹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 때부터는 같은 재료라고 해도 음식 맛을 잘 내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맛없는 음식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일단, 차려놓은 음식은 다 먹었다. 말걸기가 너무 맛이 없어서 끝까지 먹지 못한 음식은 단 하나다. 정통 제주식 뚝배기. 이건 진짜 못 먹을 정도로 맛없다.
그러니까, 맛이 중요하면서도 맛없다고 음식을 내팽개치거나, 먹을 때 투덜대지 않는다. 다 먹고 나서 '맛없네. 다시는 먹지 말아야지' 한다. 아무리 가난한 직딩이라도 손에 돈이 있기 때문에 맛을 느끼기 위해 음식에 돈을 썼다. 엥겔지수 끝내주는 직딩이었는데 아무래도 돈발이 약하다보니, 음식을 판단하는 기준도 '가격 대비 효용(맛과 양)'을 따지게 되었다.
한 끼 식사 비용으로는 과하다 싶어도 '가격 대비 효용'이 좋으면 가끔씩 먹는 음식이 생겼다. 그런 메뉴들이 여럿이니 '가격 대비 효용' 좋은 음식을 자주 먹게 되었다. 이런 음식들은 시간이 지나면 말걸기를 불렀다. '이쯤 되면 한 번 먹어줘야 하지 않겠니?'
먹는 것을 좋아하는 말걸기에게는 두 번의 상처가 있다. 하나는, 신촌에 능안갈비집이 있었는데 이집의 소뼈해장국은 예술이었다. 가격대 효용으로 따지면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집이 20세기 말에 사라졌다. 어디로 이사를 간 건지 망한 건지 알지도 못한다. 몇 해 슬퍼했다. 진정... 아직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또 하나의 상처는 서여의도의 엔티마호텔 1층에 이탈리아 음식점이 있었다. 이 집 피자는 너무 맛있어서, 직딩 시절 사무실에서 빡오른 혈압을 내리기 위해 자주 애용했다. 볼피 피자는 말걸기가 가장 사랑했던 피자였다. 다른 피자들도 맛있고. 그러던 어느날 내장 공사한다면서 문을 닫았는데 공사를 마치고서는 다른 음식점이 입점했다. 2년째 슬퍼하고 있다.
지난 여름 내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아 말걸기를 괴롭힌 음식도 있다. 양양의 막국수다. 군대에 있을 때 막국수 맛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 양양의 실로암은 맛이 변해버린 걸 작년에 알았다. 그 사건을 슬퍼하고 있을 때 새롭게 뜨는 막국수집을 알게 되었다. 백수광부가 소개해준 입암리 막국수. 이게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배터지게 먹어도 또 먹고 싶을 정도다. 더위를 느낀 날에 찾아오는 막국수의 추억이여! (슬퍼진다 ㅠㅠ)
5.
말걸기는 하나의 재료의 비중이 높은 것보다는 골고루 갖춘 음식을 좋아한다. 고기를 먹을 때 채소가 없으면 잘 먹지 않는다. 회를 먹을 때도 채소를 많이 먹는다. 고기를 구워 먹는 것보다는 보쌈, 회를 먹는 것보다는 회초밥을 먹었을 때 더 만족한다. 단백질과 지방과 탄수화물과 비타민과 식이섬유 등등을 골고루 균형 있게 먹는 걸 좋아한다. 중국요리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요리는 이걸 다 섞어 놓은 요리가 많기 때문이다. 맛도 있고.
말걸기는 편식을 하지도 않고 그리 투정을 부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하나씩 들면서 맛에 민감해지는지 땡기지 않은 음식은 잘 먹지 않게 된다. 이 때문이 아니라면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별로 건강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6.
먹는 문제에 있어서 말걸기의 최대의 과제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버릇이 없다는 것이다. '집딩'이 된 후로는 차츰 밥을 해 먹는 비중도 높아지고 이것 저것 깨작깨작 만드는 음식도 있긴 한데 한심한 수준이다. 이 게으름을 돌파할 방법은 '요리해 먹는 기쁨'을 깨닫는 것 뿐이지 않을까 한다.
배고프다. 뭐든 먹고 싶다. 다음 기회에 먹는 얘기 또 해야지.
말걸기가 올 여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이 무척 많군요. 그 중에 볼만한 사진은 무척 적군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여행선물로 바탕화면용 이미지를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말걸기가 블로그에 하나둘씩 공개하는 사진 중 맘에 드시는 거 있으면 댓글에 '바탕화면용!'이라고 외쳐주세요. 바탕화면용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다만, 말걸기가 사진을 전부 정리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니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겠습니다. 바탕화면용 이미지들은 한 번에 다 모아서 포스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마 추석을 넘기진 않겠죠.
■ 알아두시면 좋은 일
ㅇ (가로 세로 비율) 블로그에 올리는, 바탕화면이 아닌 이미지들은 4 : 3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바탕화면으로 적당치 않습니다.
ㅇ (사이즈) 특별한 주문이 없으시면 1024×768 픽셀로 제작하겠습니다. 이 외의 사이즈가 필요하신 분은 '바탕화면용!'을 외치실 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이미지들은 긴면이 950 픽셀입니다.
ㅇ (주문) 편하게 주문하세요.
말걸기의 [제대로 바보가 되다] 에 관련된 글.
드디어 말걸기의 컴퓨터를 고쳤다. 시베리아-몽골 여행을 간 사이에 파란꼬리 손에서 멈춰버린 말걸기의 컴. 금요일 저녁 용산에서 들쳐업고 왔다. 이제까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고 설치하고. 물론 다 된 건 아니지만 당장 사용할 건 준비해 두었다.
고친 컴퓨터로 여름 내내 찍었던 사진을 한 번 훑었다. 벌써 추억처럼 되어버린 시베리아와 몽골의 땅. 동경과 근교의 풍물들. 어쨌든 40GB가 넘는 사진을 손볼 일이 까마득하다. 대부분을 지워버리겠지만...
어쨌든, 컴을 고쳤으니 자축이나 함 해보자. 축포를 쏘자!
@ Nikon D200 / Nikor 24-50mm / ISO 100 / 50mm / F 9 / 8.50s
@ 동경 이타바시구 하나비(불꽃놀이)에서
축포가 너무 화려한가?
말걸기님의 [아듀! 사랑니 둘] 에 관련된 글.
'사랑하다'의 옛뜻은 '생각하다'였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아마도 '생각나게 하는 이'라는 뜻이겠지. 현대어라면 '사랑받고 싶은 이'라고 억지로 해석할 수 있을까? 입안 구석에서 자꾸만 관심을 갖아달라고 칭얼대는 이들. 위 아래, 오른쪽 왼쪽 모두 4개의 이들이 바로 사랑니.
의학적 지식은 없으니 왜 그런지는 모르겠고, 사랑니는 쉽게 썩는다. 혹은 사랑니 주변의 잇몸이 자주 아프다. 아무래도 다른 이들처럼 곧게 뻗어나지 않고 기울거나 아예 누워버리기 일쑤라서 그런가 보다. 말걸기의 사랑니 중 위에 난 2개는 아래로 곧게 뻗어서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아래의 2개는 90도로 발라당 누운 채 있었다. 이것들도 나름대로 자라는지 양쪽에서 아랫니들을 가운데로 서서히 밀어붙여, 아랫니들은 약간 울퉁불퉁 솟아 있다. 이 모양이 미워지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하루가 멀게 음식 찌꺼기가 끼고 냄새가 나고 피고름이 찔찔 나는 일이 반복되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이런 괴로움을 몇 년 씩 견녀내도록 한 건 딱 두 가지. 게으름과 두려움. 사랑니가 자꾸 사랑하도록 만드는 이들이 있다면 말걸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게으름과 두려움 때문에 여전히 치과에 가기를 미루고 있는 것 같다. 게으름이야 어쩔 수 없고 두려움은 말걸기가 줄여 줄 수 있을 것 같아 포스트를 올린다. 통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두려움도 그만큼 줄지 않겠는가.
사랑니가 자꾸 귀찮아지는 사람들은 우선 가까운 치과엘 가길 권한다. 진짜 그 치과에서 뽑겠다고 맘 먹으라는 건 아니다. 잘 하는 치과에 가서 뽑아야 하겠지만 일단 진단을 받는 게 좋다. X-ray 사진을 찍고 사랑니 주변 여기저기를 찔러 보면 사랑니가 어떤 상태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위아래 모두 곧고 예쁘게 나 있다면 기뻐하라. 그냥 뽑으면 그만이다. 잇몸을 잘라낼 필요 없이 뽑을 수 있으니 빼고 나서도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것이다. 편한 날 예약해서 걍 뽑으시라.
그런데, 말걸기처럼 아래 사랑니들이 철퍼덕 자빠져 있으면 고난의 이뽑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사랑니들이 꾸벅 절을 하고 있음에도 두려움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면 용감한 사람이다. 고통을 즐길 줄 아는 부류라고 봐야지. 어쨌든 철퍼덕 누워서 시위하는 사랑니라면 사랑니 잘 뽑는 치과엘 가기 바란다. 어느 치과가 좋냐구? 말걸기는 신촌 세브란스 치과병원에서 뽑았는데 만족스럽다. 신촌 세브란스 치과병원은 거의 공장 수준이라 사랑니 뽑으러 왔다면 다 알아서 안내해 준다. 또 어디? 여기 말고는 아는 데 없으니 알아서 수소문 해보시길. 개인병원 중에서는 철퍼덕 누운 사랑니 안 뽑아주는 데도 있으니 참고하라. 왜냐고? 큰 수술이라고 안해준다나...
사랑니를 뽑는 순간. 즉, 아랫니 맨 안쪽의 잇몸을 절개하고 사랑니를 부수어 꺼내고 잇몸을 꼬매는 순간에는 하나도 아프지 않다. 국부 마취 주사 놓을 때가 약간 아픈데 그것도 괴로운 정도는 아니다. 하나도 겁낼 것 없다. 만약, 마취가 잘 되지 않는다면? 아파야지 뭐. 근데 그런 사람이 많을까? 마취 상태를 의사가 체크하니 마취가 덜 된 것 같으면 얘기해 보라. 말걸기는 두번째 뽑을 때는 마취 두 번 했다.
결국 사랑니를 뽑을 때는 문제가 아니다. 통증은 마취가 풀려서부터 시작해서 3주까지 지속된다. 즉, 사랑니를 뽑은 후부터 구강과 상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고통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게 중요하다. 그러니 지금부터 통증을 확연히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도록 하겠다. 물론, 병원에서 안내하는 관리법은 기본이다.
① 하루 일을 쉴 수 있다면 꼭 쉬길 바란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기는 힘들겠지만 시도해 보라. 만약 하루 일을 쉬기 어렵다면 가장 오래 쉴 수 있는 시간대를 찾아라. 예를 들면 주말 하루 전 퇴근 직후라든가 등등. 하루 쉴 수 있다면 예약 시간은 최대한 오전 일찍으로 잡아서 길 게 쉴 수 있도록 한다.
② 사랑니 뽑는 수술을 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아이스팩. 둘째, 죽. 집에 아이스팩이 없다면 주위에서 미리 구해 8시간 이상 냉동실에 두도록 한다. 2개는 있어야 하고 여름이라면 3개도 좀 모자란 느낌이다. 구할 수 없다면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죽은 3끼 분량은 준비해 두도록 한다. 가족 중 누군가 꼬박 죽을 쑤어줄 수 있다면 행운이지만 자기가 밥을 차려 먹어야 한다면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다.
③ 사랑니 뽑는 날 아이스팩을 가지고 가서 사랑니 뽑은 직후부터 찜질을 하면 좋다.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감싸서 사랑니를 뽑은 자리의 바깥쪽에 댄다. 마취가 풀리지 않아서 통증이 별로 없기는 할텐데 이때부터 열심히 찜질을 하는 게 좋다. 언제까지? 통증이 가실 때까지.
④ 사랑니를 뽑고 잇몸을 꼬맨 자리의 지혈을 위해 의사가 거즈를 물린다. 거즈를 물 때 천천히, 그리고 가장 편한 자세로 윗니와 아랫니들이 물리게 한다. 거즈를 계속 물고 있으면 턱이 긴장해서 힘들고 아프다. 그래서 가볍고 편하게 입을 다문 자세를 처음부터 찾는 게 좋다. 그리고 거즈는 2시간 정도는 물고 있어야 하고 입은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말도 삼가고 물도 음식도 먹지 말고...
⑤ 병원의 안내대로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이건 2-3일 동안 무척 아픈 날들의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1주일이 지나서도 계속되는 통증의 정도는 사실 처음부터 얼마나 깨끗한 구강을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식염수나 수돗물로 자주 입안을 씻으라고 한다. 주의할 것은 상처에 자극이 될 정도로 거칠게 가글을 한다거나 하면 안된다. 상처에 혀를 댄다거나 입을 크게 벌려 상처가 벌어지게 해서도 안 된다. 그냥 살짝 씻어낸다. 침을 퉤퉤 뱉어도 안된다. 그 순간 상처에 자극이 된다.
그리고 구강의 청결을 위하여 뭐든 먹고 나서, 그리고 자기 전에는 꼭 이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약이 상처에 자극을 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치약물이 상처에 닿는다고 따끔거리지도 않는다. 아마 오전 일찍 사랑니를 뽑고 2시간 이상 거즈를 물고 지혈을 했다면 점심 먹을 시간일 것이다. 거즈를 빼고 죽을 먹은 후 꼭 이를 닦아라. 칫솔이 상처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중요한 건 이만 닦지 말고 칫솔로 입안의 모든 곳(상처를 제외한)을 닦아야 한다. 아프고 퉁퉁 부은 입안 전체를 닦기에는 전동칫솔이 편한 점이 있다.
말걸기가 왼쪽 위아래를 뽑았을 때는 치약이 자극적일 것 같아서 하루 넘게 이는 닦지 않고 식염수로 입을 헹구기만 했는데 입냄새도 지독하고 통증도 오래갔으나, 오른쪽 위아래를 뽑은 후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입안을 열심히 닦으니 입냄새도 없고 1주일이 지나서는 통증이 상당히 약해졌다.
⑥ 담배는 구강 청결 때문에, 술은 상처가 낫는 데 방해가 되서 그런지 담배, 술은 1주일 간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 사랑니 뽑은 날부터 술과 담배로 사는 이들도 있다. 의사들이 그런단다. 사랑니 뽑는 정도의 일로 사람이 죽거나 하지도 않을 뿐더러 시간이 지나면 다 낫기 마련이다. 그래도 담배와 술은 분명히 고통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이다. 고통을 줄이고 싶다면 삼가는 게 좋다.
말걸기의 사랑니 뽑은 후 고통 줄이기 방법의 핵심은 두 가지. (1)냉찜질은 통증이 가실 때까지 자나 깨나 계속한다. (2)입안을 열나 열심히, 자주 닦아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두번째 뽑은 오른쪽이 붓기도 오래갈 정도로 심했지만 통증은 첫번째 뽑은 왼쪽보다 덜하다. 열흘째인 오늘을 비교해 보자면 확연히 그렇다.
아픔을 참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큰 아픔과 고통을 참고 있는 걸 대단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누가 더 큰 아픔과 고통을 참았는지 경쟁한다. 자기에게 닥친 아픔이나 고통을 적절하게 관리하여 확연히 줄일 수 있고 그럼으로써 하고픈, 혹은 해야 할 일을 더 잘 누리거나 해낼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픔과 고통은 관리하지 않으면서 봐달라고 한다. 심지어는 아픔과 고통을 관리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겁쟁이라고 힐난까지 한다. "야, 안 죽어!" "남자가 무슨. 마셔!"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다. 아무래도 바보들이다.
곧은 사랑니가 아니라 잇몸을 절개해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면 고통은 피할 수 없다. 사랑니 주변이 건강하다면 뽑지 않다도 되지만 아프다면 뽑아야만 한다. 뽑은 후 고통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뽑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사랑니 옆 어금니까지 손봐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사랑니가 사랑해 달라고 보챈다면 바로 치과엘 가서 뽑으시길. 고통은 확연히 줄일 수 있으니 뽑고 나면 시원해서 생활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화요일 칙칙한 하늘이 심상치 않았지만, 말걸기는 고장난 컴퓨터를 들고 용산에 갔었다. 어찌어찌하다 인연이 닿은 분이 용산에 매장을 열고 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단골로 거래해 볼까 싶어서. 용산 전자상가까지 행차한 김에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진경네 집에 미루네가 왔단다. 미루맘과는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미루팜과는 한 때 한솥밥 먹었으니 또한 반가운 이였다.
진경이 사과를 좋아한다니 사과를 한봉다리 사 갔다. 말걸기는 누구네 방문을 할 때 빈손으로 가기가 머슥하다면 대체로 먹을 걸 사 간다. 그리고 말걸기가 먹고 싶은 걸 사간다. 그런데 오늘은 복숭아가 아닌 사과를 사 갔다. 진경한테 아부 좀 해보려고. 그러나...
진경이 뱃속에 있을 때 진경맘은 임신빈혈이었다. 얼마나 심각한 건지 알 수 없으나 외출도 자주 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 그때 행인과 바람을 부추겨서 쇠고기 먹인다고 꾀나 훌륭한 중국요리집에 모시고 가 맛난 음식 많이 사줬던 일이 있었다. 그 단백질과 철분과 기타등등 영양소를 받아 먹었을 진경이... 말걸기를 보자마자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나올 때까지 얼굴 디밀면 도망가듯했다. 말걸기의 빨간 배낭하고만 놀고... 치.(이 얘기를 파란꼬리한테 했더니 여자아이가 아니라서 그런단다... 음... 좀 위로가 된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 익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영 낯설지도 않다. 오래전에 핏덩어리 조카가 말걸기와 몇 개월 함께 살았으니까. 그때야 일이 바쁘다고 가끔씩만 조카를 봤지만 사실 별로 했던 건 없고...
낯설지 않다는 건 어린 아이가 있을 땐 아이가 주목받기 마련이고 아이 중심으로 모든 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 미루가 집을 나와 쉽게 잠들지 못해 엄마 아빠는 분주했다. 진경은 여기 저기 장난거리와 놀고 있었지만 엄마와는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말걸기가 할 일은, 방문한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아니다. 진경 땜에 사과를 깎다만 진경맘 대신 사과를 깎아야 하고 엄마들 아빠를 위한 케잌을 날라야 하고 설거지를 해야 한다. 그게 아기네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진경맘네까지는 멀지 않다. 그래도 진경맘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망설였다. 진경이를 깨우는 건 아닌지, 말걸기가 방문한다면 또 다른 일을 생기는 건데 목디스크로 고생하는 진경맘을 더 고생시키는 건 아닌지. 그러다 미루네가 와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방문했다.
직장 없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지인의 방문을 바라는 것 같다. 설마 매일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생활의 엑센트가 될 만큼은. 진경맘 뿐만 아니라 아기, 혹은 아기들과 집에서 지내는 엄마들의 초청을 여러번 받아봤다. 그런 초청은 빈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대체로 그런 초청은 결과적으로 거절하게 되었다. 말걸기가 게으른 게 젤루 큰 이유지만 계속 뒤로 미루도록 망설이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아기를 돌보아야 할 아기의 엄마에게 폐를 끼칠까봐. 또 하나는 아기를 돌보는 가운데 대화란 쉬운 게 아니니까.
그래도 일단 방문을 하게 되면 좋다. 왜냐면 진경맘 말대로 끊기고 집중하기 어려운 대화의 연속이기는 해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니까. 오늘에야 진경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아가라는 걸 확인했다. 아마도 앞으로는 진경맘과 다섯병의 블로그가 더 생생해질 것이다. 덩달아 운이 좋게도 미루까지 확인했다.
진경맘의 블로그의 글들은 무척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 그런데 문득 진실 그 자체는 아닌 듯 느껴졌다. 짧은 방문은 다섯병의 블로그에 등장하는 진경의 모습, 진경과 맘의 관계가 더 진실에 가깝게 느끼게 했다. 진경맘과 다섯병의 진실이 다르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하루종일 함께 지내는 진경맘의 경험과 하루 중 일부만을 함께 지내는 다섯병의 경험이 달라 블로그의 글들도 달라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뭐, 각자의 진실이 있기 마련이기도 하지.
말걸기를 경계하는 진경을 보고 말걸기는, "애들은 말걸기를 싫어해." 이 말 듣고 미루맘은 "용기를 내쇼." 격려에 감사.
미루팜이 들려준 코미디같은 얘기. "내가 육아휴직 쓰겠다고 했더니 인천연합 출신 상근자가 재고해보라면서 했다는 말이 글쎄, '진보도 좋지만 우리에게는 변혁의 길이 있잖아'라고 하더라."
진경아, 말걸기를 담에 볼 때는 "고기 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거라.
에~ 김이 샜다.
시베리아, 몽골, 태국, 일본에 이어 중국에 가려고 했었다.
실크로드와 천산산맥을 보러 중국 여행을 계획했었으나 꽝났다.
말걸기의 4개국 순방에 배 아파하던 인간들의 통증이 완화될 듯하다.
어쨌든, 이러다보니 갑자기 9월 일정이 붕~ 떠버렸다.
추석연휴 전까지 무얼해야 할 지 막막해졌다.
일단,
① 청소 및 집안 구석 정리
② 한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 만나기
③ 예전에 배우고 싶었던 것 배우기
④ 대가리 굳지 않게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
⑤ 집에서 뒹굴기
이 정도의 일거리 후보가 있다.
물론, 가장 강력한 후보는 ⑤번이다.
봉준호의 <괴물>이 흥행하리라는 건 개봉 전부터 모두가 알고 있었다. 말걸기도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인기 좀 빠지면 여유 있게 봐야지 맘 먹고 있었는데, 자형이 보고 싶어해서... 지난 토요일 밤에 3시간이나 기다린 후에 맨 앞자리에서 고개 쳐들고 봤다. 개봉 3일 만에 포스트 올리면 재미 없을 것 같아서 이제야 올려 본다.
우선, <괴물> 안 보신 분들 함 보시길.
맨 마지막에 자막 올라가는 거 끝까지 보시고 끝에 무슨 장면이 있는지 알려 주시길. 영화 분위기 상 자막 끝에 뭔가 있을 듯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카가 얼른 나가자해서 밖으로 나오니 괴물의 괴성이 들렸다. 단순한 효과음일 수도 있고.
그리고, 이 포스트 읽고 영화 보면 재미 없을 수도 있으니...
영화 <괴물>의 놀라움은, 대놓고 다 보여주면서도 일일이 설명조로 관객을 설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냥 벌어진 일을 주욱 늘어놓는다(물론 아닌 것도 있지만).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거랑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봉준호는 천재이거나 천재에 가까운 사람이다.
이야기의 뼈대는, 가족들이 괴물에게 잡여간 손녀=딸=조카를 구출하려 했다가 결국 딸=조카가 죽자 복수하는 내용이다. 만약 실제로 이런 일이 생겨서 할아버지, 아빠, 삼촌, 고모가 손녀=딸=조카를 구출하려 한다면 부딪힐 법한 상황을 보여준다. 놀라운 가족애를 제쳐둔다면, 그 있을 법한 상황이 너무나 현실적이라는 데에 또 감탄한다.
<괴물>은 사회에 대한 많은 명제를 보여준다. 극으로 보여줘서 그렇지 그 명제들은 진실이거나 진실에 가깝다.
- 미군이 한강을 오염시켰다(혹은 여전히 오염시키고 있거나 오염시키고 있을 것이다).
- 재수 없으면 죽거나 죽을 위험에 처한다.
- 가난하고 똑똑(이건 사회가 인정하는 똑똑)하지 못하면 남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 대한민국 정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면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 미합중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보다 가진 건 많을지 몰라도 그들의 문제 해결 능력은 대한민국 정부나 매한가지다.
- 불법 거래를 할 때는 바가지 쓰기 쉽상이다.
- 뭐 좀 해보려면 구청 과장하고 잘 지내야 한다.
- 핸드폰 좋은 거 쓰면 재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근데 안 도와주면 그것도 말짱 꽝).
- 한강의 괴물은 숙성된 먹이를 좋아한다(^^;).
- 기타 등등.
수많은 진실을 보여주지만 결정적인 건 이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요소(괴물)는 제거되어도 문제의 원인(한강 오염)은 밝혀지지 않는다."
갑갑한 현실을 보여주긴 해도 이 영화가 통괘한 건 괴물을 제거한 자들은 이래저래 무시당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힘 없는 자들이 통쾌하게 역전하는 내용은 이미 수많은 영화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새로울 건 없지만 그래도 좋다. 문제를 해결했어야만 하는 자들을 조롱할 거리를 주니까. 그리고 삼남매의 카리스마 넘치는 괴물 제거 전투는 아름답기까지하니 더더욱.
한편, <괴물>에서의 가족은 통념과 다른 느낌을 준다. 삼촌과 고모의 조카에 대한 사랑은 현실적이지 않은 듯하다. 사랑이 그렇다기 보다는 딸, 조카를 둘러싼 남매들의 관계가 현실적이지 않다고나 해야 할까. 모두 아빠고 엄마 같다는 느낌.
'결손가정의 청소년은 삐뚤어지기 쉽상(!)'이라는데, 먹이감이 된 위급한 상황에서도 어쩜 그렇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발휘할 수 있는지. 그래서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탄생시키도 한다.
감독의 의도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족에 대해서는 현실보다는 지향을 보이고 싶지 않았나 맘대로 추측해 본다.
약간은 촌스러워도(돈발라치기한 헐리우드 영화에 비한다면) 특수효과로 탄생한 괴물이 너무나 익숙한 공간에 나타난 것도 재미다. 맨처음 괴물이 난동을 부린 서강대교 남단 시민공원 장면은 말걸기에게 기억이 있다. 그 장면을 찍기 위해 사람들을 여기저기 앉혀놓고 스텝들이 이래저래 설명을 하던 그날 잠시 그곳에 있었다. 잠깐 머물다 그 자리를 떴지만. 꽤나 더웠던 날로 기억한다. 촬영하는 거 구경이나 해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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