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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전거가 생겼다. 이 포스트가 먼저 올라가고 '오랜만에 자전거 타다'가 나중에 올라가는 게 순서일 터이나, 요즘 시간순이란 게 별로 재미가 없어서 이러기도 한다. 이것도 이유지만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이유는, 자전거가 생기자마자 해가 져버려서 자전거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새 자전거 소개하는데 사진이 없으면 밍숭맹숭하잖아.
1. 감사의 인사
새 자전거는 짝꿍이 교사 첫월급으로 쐈다. 내 자금 사정이 말라가는 가운데 얼마짜리 자전거를 사야하나 고심고심하고 있었는데 숨통이 확 트이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어찌나 고마운지. 내가 이렇게 호강하고 사는 것도 다 짝꿍이 복덩어리라서 그런 것 같다. 짝꿍 만세!
이번 자전거 마련에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준 분이 지음님이다. 지음님 블로그의 잔차 코너에서 자전거에 대한 이런저런 글을 읽어보았다. 특히 '생활자전거 소개'글들은 내가 어떤 자전거를 선택해야 할까 한번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뒷샥없는 유사MTB를 선택할 수 있었다. 특별히, 이 자리에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 새 자전거 사기
지음님의 글을 읽고 알톤의 '알로빅스500'을 점찍어 두었다. 내가 워낙 인터넷 쇼핑을 믿지 못해 돈 몇 푼 더주고서라도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고르는 걸 선호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리는 가격을 알아두고선 동네에서 눈에 띠는 자전거 가게에 갔다. 짝꿍과 함께.
"알톤 '알로빅스500' 얼마예요?" '알톤 알로빅스500'은 매장가격과 인터넷 쇼핑몰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났다. "29만 원." 자전거집 싸장님이 그 정도 투자할 거라면 다른 자전거를 사는 게 어떠하겠냐 한다. 이것 저것 약간씩 가격이 더 높은 자전거들을 소개해 주는데, 매장마다 팔고 싶은 자전거가 있기 마련이라는 걸 알면서도 귀가 얇은 나와 짝꿍은 그 자리에서 가볍고 폼나게 생긴 녀석 하나를 찝었다.
레스포의 '하운드3000'
3. 하운드3000
이게 27단이고, 시마노 기어가 달렸고, 나중에 업그레이드 하기 좋고 등등. 뭐 이런 소개는 자전거집 싸장님이나 자전거 고수들이나 하는 얘기고, 난 잘 모르는 얘기니까 다 접어버리자. 내가 몇 시간 달려보니,
(1) 가볍다.
(2) 잘 나간다.
(3) 안정감이 있다.
이 세 가지만으로도 난 만족한다. 전에 타던 자전거는 뒷샥이 있었는데 사실 승차감은 전에 타던 자전거가 조금 좋긴 하다. 그렇지만 무게에 있어서나 속도를 내는 데 있어서는 새 자전거에 비할 게 못된다.
가벼우니 약간의 수고만으로 자전거를 들고 120여 개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다. 120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집 앞이 나온다. 가벼워서 육교나 계단 오르내릴 때 편하겠다. 고생은 덜 하고 더 많은 곳을 가게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뒷샥이 없어서 그런지 확실히 페달을 밟는 느낌이 다르다. 내가 힘 주는 만큼 자전거가 앞으로 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27단까지 사용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상황이 받쳐주어 27단 놓고 달릴 일이 있다면 유사 MTB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감을 맛볼 것 같다.
그리고, 가볍고 균형이 잘 잡힌 데다가 단단한 이미지도 있어서 타는 느낌이 안정적이다.
내가 자전거 곳곳의 명칭은 아는 게 없으니 설명은 못하겠고 옥상에서 찍은 사진이나 주욱 늘어놓아야겠다.
이 친구하고 올해 하고 싶은 일은 서울시 한강변, 지천변 자전거 도로는 죄다 달려보는 거다. 시간이 지나 구리구리해져도 예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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