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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 강타한 제주… 물폭탄에 암흑천지 ‘공포에 떨었다’

임병도 | 2020-09-03 10:57:3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9월 2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했습니다. ‘마이삭’은 시간당 120mm가 넘는 많은 비와 함께 최대순간풍속 초속 49.2m의 강풍을 몰고왔습니다.

제주도 곳곳에는 강풍으로 인해 가로수가 부러지고, 신호등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3일 오전 4시 기준으로 무려 616건이 넘는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강풍으로 고압선이 끊기면서 제주 도내 4만335가구가 정전이 됐습니다. 한전이 복구 작업을 시도했지만 강한 바람으로 작업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제주 일부 지역은 단전과 단수로 밤새 암흑 속에서 벌벌 떨어야 했습니다.

월대천 범람, 주민들 긴급 대피하기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마을 하천 모습

제주는 화산섬이라 비가 바다로 빠지거나 지하로 스며들어 다른 지역에 비해 비 피해가 적을 것 같지만, 집중 폭우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이 빠질 곳이 없어 하천이 범람하거나 바다와 맞닿은 저지대 마을이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2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 주변은 물이 넘쳐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제주시 삼도동 해안마을과 외도동 월대천이 위험 수위에 도달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했습니다.

집중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거나 물이 역류하면서 마을 안쪽 길이나 일부 밭이 물에 잠기면서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천 주변 도민들은 물이 넘칠까 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로 침수로 버스 운행 중단

▲2일 오후 서귀포시 색달동 도로 주변이 토사와 빗물로 넘쳐 차량들이 멈춰서 있는 모습. 제주도는 저녁 9시 버스 10개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집중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면서 일부 지역은 자동차가 물에 잠겨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제주도는 9일 오후 9시를 기해 버스 10개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제주도와 서귀포를 잇는 버스들의 운행이 중단되면서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도로가 침수되면서 제2산록도로 (탐라대사거리~핀크스 골프장), 국도대체우회도로 (상창교차로~서귀포 호텔) 등 일부 구간이 통제돼 차량진입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2일부터 3일 오전까지도 제주 평화로 ,애조로, 중산간도로 등 일부 구간에서는 토사와 빗물이 도로로 흘러넘치면서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연이어 오는 제10호 태풍 하이선

▲3일 오전 4시30분 기준 태풍 하이선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8호 태풍 ‘비바’가 의외로 큰 피해 없이 제주를 지나가면서 ‘마이삭’도 넘어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마이삭’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불과 하루 사이 제주 전역은 태풍 마이삭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직 피해 집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태풍 소식이 전해지자 도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다음 주 월요일쯤 한반도 영향권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10월까지도 계속해서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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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후 세번째... '국민의힘' 아직은 못 믿겠다

[안호덕의 암중모색] 당명 바꾼 야당, 진정성 있게 개혁하라

20.09.03 18:37l최종 업데이트 20.09.03 18:37l
 3일 오전 국민의힘 관계자가 국회 당 대회의실 백드롭을 교체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2일 '국민의 힘'으로 당명을 교체했다. 당명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을 함축한 것이라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2020.9.3
▲  3일 오전 국민의힘 관계자가 국회 당 대회의실 백드롭을 교체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2일 "국민의 힘"으로 당명을 교체했다. 당명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을 함축한 것이라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2020.9.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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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미래통합당의 새로운 당명인 '국민의힘'이 확정되었다.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연이어 추인하고 전국위원회가 최종 의결함으로써 미래통합당은 7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너무 잦은 당명 변경에 귀에 익고 입에 붙을 만하면 바꾼다는 세간의 우스갯소리도 없는 건 아니지만, 당명 교체를 통해 탈이념을 강화하겠다는 포부에 지금과는 다른 보수 정당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불과 7개월 만에 막을 내린 미래통합당. 지난 2월 17일 자유한국당은 유승민계의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향한전진4.0 등과 미래통합당으로 합치면서 새로운 보수 정당을 공언했다. 이후 실시된 4.15 총선에서 국정농단 세력이라는 손가락질에 이제는 '탄핵의 강을 건넜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이었고 반성 없는 자유한국당이었을 뿐 새로운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역사에서 가정은 의미가 없다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꿀 이유는 딱히 없었을 것이다. 또 자유한국당이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했다면, 총선 직전에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꿀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개정하면서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믿어 달라고 큰절하고 읍소도 했지만, 그것이 쇄신의 다짐이라기보다는 과거 나쁜 흔적 지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만한 국민은 다 알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데에도 나쁜 과거 흔적 지우기에 불과하다는 비난과 그래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변화의 기대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고 진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게 국민의힘의 과제다. 당명은 언제나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당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저력은 국민의 관심과 지지다. 국민의힘의 전신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그 당명들이 허물어진 건 폐기해야 할 낡은 정당의 서까래로 또다시 새집을 지어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 당명 개정을 확정한 전국위원회는 기본소득 도입, 피선거권 연령 인하 등 개혁적인 정강 정책과 '국민통합위원회',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신설을 위한 당헌도 의결했다. '보수 정당이 이런 정책을'이라며 놀랍기도 하지만 아직 박수는 이르다. 빈 공약이 될지, 변화의 시발점이 될지, 판단의 근거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7개월 만에 사라진 미래통합당도 '혁신, 확장, 미래'를 비전으로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등의 10대 약속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이나 새누리당 당명 개정 때도 숱한 말잔치는 넘쳐 났다. 국민의힘도 언어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을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말의 성찬 넘어설 수 있을까

김종인 비대위가 의원직 4연임 금지안을 내놓았다가 중진들의 반발에 좌초됐다. 연임의 횟수가 갑질과 부패의 크기처럼 저울질 되는 현실에서 4연임 금지안은 여야 지지를 떠나 국민 대부분이 지지할 개혁안임이 틀림없다.

당은 좌초의 원인이 헌법 위반 소지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통령 5년 단임제, 지자체장 4연임 금지(3연임까지만 허용)와의 형평성을 생각하면 급조된 핑계라는 생각이 든다. 또 논란과 좌초의 과정에서 나타난 구태 세력의 발목잡기에 국민의힘이 내세운 개혁적인 정강 정책과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위원회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쇄신을 표방하던 비대위 체제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로 빠르게 되돌아갔던 보수 정당. 내년 4월로 정해진 김 위원장이 임기 내에 구태로 회귀할 길을 끊어놓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회의는 김 위원장이 개혁적인 의제 발굴을 넘어 입법까지 강제할 진정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경제민주화 의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선거를 지휘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의제는 번번이 국민들의 표를 모으는 달콤한 공약이었을 뿐 정책으로 입안되지 못했다.

훗날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탓으로 돌렸지만, 양당을 넘나들며 공약 보따리 장사를 했다는 세간의 비아냥도 영 틀린 지적은 아니다. 기본소득 도입과 피선거권 연령 인하가 국민의힘 잔칫상에 올리는 고명이 되지 않으려면 진정성을 증명할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부터 당명을 바꾼 최근까지 여전히 보수 정당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많다. 8월 15일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계기가 되어 국가의 경제와 국민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마당에 집회 참석자의 외침은 새겨 들어야 한다며 오히려 극우 난동 세력을 옹호했던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 건강을 볼모로 잡은 의사들의 파업에 정부가 협박만 하고 있다고 의사 편을 든 김종인 위원장. 본인들의 수십 억 시세차액은 묻어두고 정부 다주택 고위 공직자에게 왜 강남 아파트를 안 팔고 지방 아파트를 파느냐고 다그치는 의원들. 이전 보수 정당과 다를 바 없다.

낡은 과거와 싸워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9.3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9.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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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지지율을 올리고 수권 정당이 되려면 투쟁의 상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정강정책을 내놓아도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식 낡은 사고의 의원들이 다수라면 국민의힘 당명 개명 효과는 7개월 만에 간판을 내린 미래통합당보다 짧을 수도 있다.

당명 개정이 빛을 발하려면 개혁 정책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고, 의원 개개인이 변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명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의 3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말의 성찬일 수 있지만 국민을 떠받들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국민의 힘에 맞서고, 국민을 편 가르고, 권력의 힘으로 국민을 지배하려 했던 보수 정당의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된다. "시대 변화에 뒤처진 정당, 기득권 옹호 정당, 이념에 치우친 정당, 계파로 나눠 싸우는 정당을 바꿔 변화를 선도하고,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김종인 위원장의 포부다.

기대도 있고 의심과 우려도 반반이다. 국민의힘의 당명 개정이 보수 정당에 새로운 주춧돌을 놓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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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화는 헌법과 법률 위배’ 명확히 한 대법원 판결

강경훈 기자 qa@vop.co.kr
발행 2020-09-03 15:41:43
수정 2020-09-03 15: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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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참석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를 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참석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를 하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화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조치였음이 대법원의 판단으로 명확히 확인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3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적법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률상 근거 또는 법률의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무효”라며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에 근거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2명 중 10명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은 적법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이 사건 소송대리인이었던 김선수 대법관이 전원합의체 심리에 관여하지 않았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10명 중 8명은 처분의 근거가 됐던 교원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이 무효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고, 나머지 2명은 각각 다른 사유를 제시했다.

대법관 다수(8명)는 해당 시행령의 위헌성을 명확히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은 법외노조 통보에 대해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이를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지도 않는데, 시행령상 법외노조 통보 제도는 입법자가 반성적 고려에서 폐지한 노조 해산명령 제도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며 “단순히 통보로 법외노조가 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률상 근거 또는 법률의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 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무효”라며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에 근거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이 시행령 조항을 유효하다고 보고 법외노조 통보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문제의 조항은 노조 설립신고서에 반려 사유가 발생한 경우 행정관청이 시정을 요구하고 기간 내 이행하지 않을 때 ‘노조 아님’을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전교조는 노조 해산명령이 1987년 삭제된 만큼 대통령령인 시행령만 갖고 사실상의 노조 해산명령에 해당하는 ‘노조 아님’ 통보를 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대법원이 사실상 전교조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다수의견은 현직 교원만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교원노조법 제2조에 따른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한 행위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해직 교사가 일부 포함됐다고 해서 노조의 자주성이 훼손되는 것인지 등의 기타 쟁점에 대한 판단을 내놓지는 않았다.

해직 교사로 인해 노조 자주성이 훼손되는지와 관련해서는 별개의견을 낸 대법관 1인의 지적이 있었다. 해당 대법관은 “진정한 쟁점은 시행령에 있지 않고,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더이상 적법한 노조가 아니라고 정한 법률 규정에 본질적 문제가 있다”며 “헌법상 노동3권, 특히 단결권의 의미와 취지에 비춰볼 때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고된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이를 이유로 해당 노조의 법적 지위까지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교조가 법외노조임을 전제로 한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봤다.

또 다른 별개의견을 낸 대법관 1인은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기 때문이 아닐, 전교조의 위법 사항에 비해 과도하기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은 “이 사건 법령 규정은 매우 명확하므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법률 규정에 의하면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노동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하므로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며 상고를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이 제시한 법리에 기초해 해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문제, 결격 사유가 있는 노조에 대한 규율 문제 등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와 입법적·정책적 해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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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의 통일부 너마저도!

<기고> 김광수 정치학 박사
김광수  |  no-ulta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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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3  12: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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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북(북의 사상과 정치) 정치학 박사, <수령국가> 저자,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기대가 컸다. 통일노선을 자기 노선으로 갖고 있던 전대협 의장 출신에다 4선의 중진의원, 거기다가 직전 집권 여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했으니 이제는 통일부가 뭔가 좀 달라지겠지, 뭔가 좀 변화가 있겠지, 남북관계에 뭔가 숨통이 좀 트이겠지 등등 그러한 기대가 정말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를 알았는지 장관도 나름 열심히 노력하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취임 한 달여가 지났으나 기대는 난망으로 바뀌는 듯하다. 

그 중심에 해법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물론 아직까지 여기에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은 좀 더 기다려 보자는 말도 서슴없이 꺼낸다. 여전히 기대를 못 버리는 여운이다. 

그렇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지금 안고 있는 이인영의 통일부는 시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잘못 짚은 해법의 번지수에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크게 2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취임과 함께 교착되어있는 남북의 판을 흔들지 못한 것이다. 

즉, 취임과 함께 장관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 교착되어 있는 판을 흔들 생각은 하지 못하고, 기껏 생각해낸 것이 인도적 지원단체의 장이나, 사업체 CEO로써 자기 역할을 자임한 자충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여전히 지금까지 실천적으로 정신 못 차리고, 번지수도 잘못 짚고 있는 실체적 징표이다.

크게 세 가지가 이를 증명해 준다. 

첫째는, 통일부가 참으로 맥없이 무너진 것이 그 첫째이다. 

아시다시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취지는 북의 핵 문제를 푸는데 있다. 그래서 결의안 원문에도 ‘resolutio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해서 결의안 그 자체의 정신은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핵 문제를 풀어내라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통일부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그 ‘작은 교역’은 유엔 안보리 정신을 절대적으로 위배하지도, 벗어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물물교환 방식의 교류 협력사업은 유엔에서 문제를 삼았던 ‘벌크 캐시’ 문제에 전혀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는 제재의 목적이었던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는데 전용될 위험성이 전혀 없다는 말과도 동의어다.(이 접근법도 맞는 것이 아니지만, 설령 유엔 정신을 수용한다하더라도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니 통일부는 유엔과 미국의 강압에 굴복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유엔과 미국에게 ‘대북 제제 결의안’ 정신을 지키라고 외교적 노력을 했어야 했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설득력 있게 그 홍보를 다각적으로 해내었어야만 했다. 

그런데도 그런 노력은 전혀 없이, 덜커덩 미국의 한마디에(그것도 대북 제재 전문 변호사의 발언 한마디 포함), 또 국가정보원의 ‘친미적’ 판단에만 맡겨 너무나도 허망하게 ‘없었던 일’로 한, 통일부의 무기력 그 자체에 다름 아니다. 

둘째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8월 28일 통일부 장관실에서 금강산 기업인들과 면담을 하면서 밝힌 "개별관광의 형태를 통해서라도 금강산 사업이 재개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놓으려고 한다"이다.

결론적으로 이 발언이 갖는 문제점은 관광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관점)이 북의 의도하고도 전혀 맞지 않으며, 또 지난 김연철 장관이 추진하려 했던 그 ‘잘못된’ 접근방식에서 단 1mm 오차도 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다시 말해 북은 관광이 재개되고 안 되고 그 자체에 대한 결과보다는, 관광 재개를 통해 반드시 회복되어야 할 민족공조적 관점을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느냐 없느냐를 더 중시해서 보고 있는데도 여기에 대한 시그널을 전혀 보내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그 결과 이인영의 통일부는 여전히 두 정상의 합의정신과 공동선언에 맞게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려 하기보다는 어찌됐든 ‘모로 가더라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개별’관광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북의 입장에서 볼 때 전혀 합의정신과 공동선언에 맞게 문제를 풀려는 기대 반영이 아니다.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남과 북, 즉 민족 내부의 문제인데, 이를 마치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미국에게 ‘뭔가 우리가 잘못했으니’ 우리가 죄지은 사람 마냥 미국이 허용하는 범위(=개별관광) 내에서 그 문제를 풀려는 대한민국 정부를 전혀 신뢰할 수 없음이다.  

이렇듯 문제의 본질은 관광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를 풀려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 문제에 있다. 그러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과연 이인영 장관이 북의 그러한 메시지를 읽을 정치적 감각이 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북의 그러한 메시지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그냥 ‘나는 (엄청) 노력하고 있다’, 그런 메시지를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를 하고 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전자라면 무능함을 드러내서 문제이고, 후자라면 통일부장관이라는 직보다는 ‘정치인’ 이인영을 드러내 보이고 있어 문제이다. 

세 번째는, 9월 2일 추석을 앞두고 정치인 출신답게 타이밍을 잘 잡아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간절... 北이 마음먹으면 장비 전달"이라고 밝힌 데서 확인되듯이 ‘잘못된’ 번지수 인식에 있다. 

무엇보다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는 것이 그 어찌 ‘장비 문제’이겠는가? 또한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된 것이 어찌 북의 잘못이란 말이겠는가?

그런데도 잘못한 북의 결단을 압박하는 것 같은(‘평양서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는 뉘앙스가 그 인식의 한 단면이다. 즉, 장관의 이 워딩은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절실히 바라는데, 마치 북이 호응하지 않아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고 있다는 식의 인식의 한 단면이 노출되어 전형적인 ‘내로남불’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접근법으로는 절대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풀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본질이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이산가족 문제가 풀려지지 않는 것은 9.19공동선언을 합의해놓고도 이를 전혀 이행해내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탓이 크다. 

미국 핑계만 대면서 정상의 합의도 못 지켜내는 우리 정부를 향해 전혀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근원이 자신(문재인 정부)에 있고, 그 지점에 대해 주무부서의 장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하건만,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정직하지 않은 장관의 모습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북을 악마화 하는 프레임에 동조한다. 아니라면 이런 시각이 맞는 것이다. 

북에게는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두 정상이 그렇게 어렵사리 합의해냈음에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한 발짝도 이행해나가지 못한 주무부서 장관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해서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합의서 이행을 위해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70여 년간 헤어진 혈육의 정을 반드시 다시 잇게 하겠다. 그러니 북도 혜량하여 조금만 시간을 내어 기다려 달라. 그러면 반드시 그 길을 열어 내겠다. 북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과 유감을 표한다.” 뭐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메시지를 담으려면 그 정도는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근거도 분명하다. 남북관계는 그 대상이 북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남쪽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가 될 수 없다. 즉, 북을 마치 남측에서 정치하듯 그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산가족 문제를 마치 정치적, 혹은 정략적으로 활용해 북이 호응해오지 않아서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둔갑시켜 모든 행위의 잘못을 북에게만 전가시키려 하는 그런 행위야말로 정말 정직하지 못한 장관의 모습이다. 

자꾸만 그렇게 북을 악마화해 놓고, 어떻게 북의 실체적 진실에 우리 국민들이 접근하길 바라는가? 과거 정부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해서 이인영 장관께 정말 고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북에게만 있는, 즉 북을 악마화 하는 프레임 유혹에서 벗어나 그 방법론도 ‘작은 교역’과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접근, 금강산 관광과 같은 교류협력 추진이 지금의 꽉 막힌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가 절대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지금의 시기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혹은 본인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큰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그런 상황이 절대 아니라는데 착목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꾸만 그러한 방법론에 환상을 가져 빠져나올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건 무식하거나, 아집에 지나지 않는다. 

이유는 이렇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기 이전이라면 그러한 접근법이 일정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러한 시간을 이미 훨씬 넘어서 버렸다. 

철저하게 철지난 방법론에 불과하다.(그러한 방법론으로 백날 문을 두드려봐야 북은 절대 호응 해오지 않는다.) 

그러니 제발 근본문제, 남북합의문 이행이라는 본질적 문제에 집중하시라. 그 근본문제 매듭이 풀려지지 않는다면 절대 다른 매듭도 풀려지지 않음을 명심하시라.

그리고 그 매듭을 풀려면 이인영 장관은 ‘정치인’ 이인영에서 통일부 장관의 ‘이인영’이 되어야 한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써서라도 성사시키려고만 하는 그런 정치인이 아니라, 또한 모든 대북사업 하나 하나를 정치적 이벤트로만 볼 것이 아니라, 맞잡아야 할 상대인 북에게 그들의 고민과 문제의식에 대해 진정성 있게 대해주고, 공동선언을 이행하려는 실천적 진정성에 ‘신뢰’를 더하시라. 

이름하여 민족공조의 관점에 철저히 서시라. 오직 그것만이 지금 이 파국 직전의 남북관계를 풀어낼 수 있다. 꼭 명심해주길 바란다. 

첩경은 다시 한 번 ‘북이 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지’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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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좌파 지배해 온 혁명의 노스탤지어여, 이젠 안녕

[장석준 칼럼] 비혁명의 시대를 넘어 전환의 시대로

1991년 5월의 기억은 한국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의 역사에 크나큰 상흔으로 남아 있다. 경찰 폭력으로 강경대 열사가 무참히 희생되자 폭발한 전국적 시위는 4년 전 기억(1987년 6월 항쟁)을 떠올리게 만들며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불과 4년 전의 경험과는 달리 그해 5월은 쓰라린 죽음의 기억만을 남긴 채 패배로 끝나 버렸다. 그렇다. 패배였다. 이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비혁명의 시대>의 저자는 이 패배가 이후 한국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을 둘러싼 논의와 고민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를 추적하려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미처 책을 들기도 전에 이와는 다른 방향의 상념에 빠져들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든 것이다. ―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좌파를 움직여온 힘은 과거의 향수, 노스탤지어가 아니었을까? 제5공화국과 제6공화국 내내 이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던 이들은 실은 미래가 아니라 오히려 이미 패배가 확정된 과거에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한국 좌파를 지배해온 노스탤지어적 이념들

 

1991년 5월의 거리에서 막연하나마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1987년에 미완으로 남은 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한다는 생각이었다. 군부독재 세력이 심판을 받기는커녕 선거로 집권을 연장한 제6공화국은 1987년 6월의 거리에서 희구했던 그 민주주의 혁명의 모습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민주주의 혁명은 절대 끝난 게 아니었다. 단지 긴 소강 국면을 지나고 있을 뿐이었다. 비록 앞에 붙은 수식어는 다르더라도 '민주주의 혁명(DR)'론을 내세우던 거의 모든 운동권이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사고의 밑바탕에는 민주주의 혁명이 더 높은 단계의 혁명으로 '성장, 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대중 항쟁에 바탕을 둔 철저한 민주주의 혁명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들 믿었다. 누구는 그러한 다음 단계 혁명이 '민족해방혁명'이라 했고, 누구는 '민중민주혁명'이라 했다. 하지만 어쨌든 제6공화국의 불철저한 민주화에 대한 불만이 오히려 모종의 탈자본주의 혁명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는 전제만은 다들 같았다.

 

1991년 5월의 패배는 이런 운동권 공통 이념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대중은 4년 전 거리에서만큼 시위대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더 많은 대중은 1987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 실패로 확정된 현실 정치 경로를 한국 사회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민주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민주주의 혁명의 재개라는 범운동권 비전은 이들 비전이 상정하는 만큼 '전 민중적'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불어, 민주주의 혁명의 '성장, 전화'에 바탕을 둔 다음 단계 혁명들의 시나리오 역시 모두 붕괴했다.

 

즉, 당시 한국의 범좌파는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이미 지나간 기회에 미래를 투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주의 혁명은 1987년에 시작된 불철저한 민주화 이행으로 완결되어가고 있었고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 혁명의 급진화를 통한 더 높은 수준의 변혁이라는 전망을 저만치 추월하고 있었는데도, 범좌파는 민주주의 혁명의 미완성에 집착하며 그 뒤늦은 완성을 꿈꾸고 있었다. 그들을 지배한 것은 어쩌면 회한으로 남은 과거로 돌아가려는 강박이었다. 한 마디로, 노스탤지어적 이념이었다.

 

따지고 보면, 1980년대 중후반을 거치며 범좌파 내에서 갑자기 다수가 된 민족해방(NL)파야말로 이런 노스탤지어적 이념의 극단적 형태였다. 민족해방파는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가 한반도 통일국가 수립 실패에서 비롯됐다 주장하면서 모든 실천을 예외 없이 조국 통일 완수로 수렴시켰다. 강박적으로 해방 직후의 처참한 실패의 순간들로 돌아갔고, 마치 그 실패들을 만회하려는 노력인 양 현재 자신들의 실천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들의 그 도저한 회한과 향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본주의는 분단 현실을 등에 짊어진 채 이미 저 앞으로 아득히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민족해방파만의 문제나 한계는 결코 아니었다. 민족해방파의 정통 노선과는, 거의 정반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먼 이념-노선 역시 한국 사회에서는 결국 어떤 노스탤지어적 사고와 실천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진보정당운동을 지배해온 한국식 사회민주주의 흐름이 그러했다.

 

다름 아닌 1991년 5월의 패배를 겪은 뒤에 좌파 지식인, 운동가들 사이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넓은 의미의 사회민주주의 흐름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극히 불만족스러운 형태이지만 한국식 민주화 과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군부 쿠데타의 사후적 불법화와 양김 씨의 순차적 집권 등)에 이르러 있었고, 민주주의 혁명의 급진화를 통한 탈자본주의 전망은 한국 사회 자체의 경험뿐만 아니라 현실사회주의권 붕괴를 통해서도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럼 남은 길은 하나였다. 개혁의 길, 즉 그 내부에 다시 여러 차이가 존재할지라도 어쨌든 '사회민주주의'로 통칭될 수 있는 길이 그것이었다.

 

한데 사회민주주의에도 역시 그만의 전제 조건들이 있었다. 민주주의 혁명(DR)론들이 아주 까다롭게 여러 역사적 조건들이 교차하는, 거의 예외적이다 싶은 상황을 전제하는 것처럼, 사회민주주의의 성공도 그만큼 흔치 않은 조건들의 만남을 요구한다. 대의 민주주의가 일정하게 정착돼야 할 뿐만 아니라 고도로 단결한 정치적 행위자로서 노동계급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20세기 초중반에 좌파정당과 산업별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쳐 있던 서유럽 여러 나라 노동자들처럼 말이다.

 

그럼 한국 사회에 이런 노동계급이 성장해 있었던가? 19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개악 반대 총파업 와중에는 머지않아 이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리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때는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불과 몇 달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외환위기와 함께, 19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시작된 한국 노동계급 형성의 대장정은 돌연 중단됐다. 아니, 정반대 방향으로 꺾여 버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에 구제금융 조건을 강요해, 한국 사회에 이미 그 싹이 존재하던 이중 노동시장을 새로운 시장지상주의 축적 구조를 뒷받침할 토대로 확대했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양산할 법률 근거들이 도입됐고, 기업별 노동조합들은 비정규직의 존재를 전제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실습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참담한 노동 현실로 이어지게 될 20여 년 여정의 시작이었다. 국회 날치기로는 열 수 없었던 길이 외환위기를 빌미로 한 초국적 개입을 통해 열린 것이다.

 

이때 노동 유연화 공세에 가장 격렬히 맞선 것은 노동운동 내 급진좌파였다. 하지만 이들의 저항이 결국 좌절되면서 기회를 영영 놓친 것은 오히려 다른 세력이었다. 바로 범사회민주주의 흐름이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서 국가복지제도 확장이나 광범한 사회적 영향력을 갖춘 단체협약 등 사회민주주의적 성과를 내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반인 노동계급 형성과 연대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빠르게 신자유주의화한 한국 사회는 20세기에 서유럽에서 열렸던 이런 기회를 저항 세력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후 20여 년간 한국의 진보정당-사회운동은 사회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한국 사회의 역사 전개 경로가 이미 이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쪽으로 갈라져 버렸는데도 좌파 지식인, 운동가들은 마치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것처럼 '북유럽형 복지국가'의 꿈을 놓지 않았다. 무산된 기회에 대한 또 다른 강박, 또 다른 노스탤지어적 이념이었다.

 

생태 전환, 이제까지와는 다른 도전

 

이것이 지금까지 한국 자본주의와 그 저항 세력이 전개해온 역사다. 한국 사회가 선택한 돌진적 근대화의 속도는 자본주의 지배 질서를 구축하고 이를 변화하는 전 지구적 상황에 맞춰 변형하는 데는 더없이 효과적이었지만, 한국 사회 내부에서 이 질서에 맞서며 새 질서를 준비할 세력이 성장하고 역사적 기회를 부여잡기에는 지나치게 빨랐다. 이런 세력이 되고자 했던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은 늘 지배 질서 재편의 속도에 추월당하며 의도하지 않게 향수병 환자가 되고 말았다.

 

새삼스레 이렇게 지난 역사를 회고하는 것은 단지 <비혁명의 시대>가 오랜만에 환기시킨 지난 세기 마지막 10년대의 기억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지금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이 마주한 역사적 상황과 과제를 더욱 정확하고 절실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역사적 상황과 과제란 무엇인가? 다름 아니라 기후 재앙에 따른 인류 문명의 존립 위기이고, 이에 맞서 문명의 생존력과 회복력을 최대화하려는 생태 전환의 노력이다.

 

기나긴 장마 뒤에 다시 잇단 태풍을 맞이하는 요즘,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이 지면에서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기후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기후 급변 속에서 문명을 최대한 유지, 생존시키기 위해서라도 생태 전환에 매진해야만 한다. 그러자면 장벽은 결국 자본주의다. 자본의 끊임없는 확대 재생산이 전제 조건이 되는 사회 질서는 인류 생존의 최대 걸림돌이다.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새로운 질서를 사고하고 실행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역사적 경로를 밟아온 지구 위 모든 이들에게 '동시'에 닥친 도전이다. 물론 돌진적 근대화의 궤적을 등지고 선 한국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한국의 좌파도 다른 나라 동지들과 마찬가지로 탈자본주의 방향에서 생태 전환을 추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참으로 오랜만에 한국의 진보정당-사회운동이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정확히 현재의 급박한 과제를 풀어나가는 노력으로서 자신의 이념-운동을 정초할 기회이기도 하다. 노스탤지어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현재적'인 과업을 떠안을 기회다.

 

향수병은 병일 뿐이다. 그간 한국 좌파 이념 지형을 지배하던 미완의 과제들은 향수병을 통해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역사는 그런 식으로 풀려나가지 않는다. 지배 질서의 진화에 추월당한 미해결의 문제들은 오직 가장 최근에 닥친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분단 질서를 넘어서는 일도, 20세기 복지국가가 그랬듯이 사회권을 보장하는 일도 생태 전환과 결합됨으로써만 과거의 실패나 공백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21세기의 현재적 과제가 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 혁명의 시대는 오직 않았고, 개혁의 시대는 그저 '비혁명의 시대'에 머물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배 질서의 승리로 역사가 종언을 고한 것은 아니다. 한국 자본주의도 더는 피하거나 건너뛸 수 없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전환의 시대다. 이제 우리의 지난날에 대한 모든 진실한 애도와 해원은 이 전환의 시대를 가장 충만하게 살아감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021256259481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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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당할 때도 "감사합니다"... 해병대의 반복된 비극

[김형남의 갑을,병정] 해병대에서는 왜 인권침해 계속 되

20.09.03 08:17l최종 업데이트 20.09.03 08:17l
 대한민국 해병대
▲  대한민국 해병대
ⓒ 해병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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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한 해병대 병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몸 건강히 무사하게 전역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2019년 초 군인권센터의 인권침해 상담과 지원을 받았던 사람이다. 이병 시절부터 선임 해병들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타를 당하고 인격 모독을 겪었던 그가 벌써 만기 전역을 할 때가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꼈다.

그 사이 가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았고, 피해자는 새로운 부대에서 일상을 되찾았다. 가끔 SNS에 올라오던 사진으로 미루어 보아 그는 새로 만난 전우들과 알찬 군 생활을 보낸 것 같았다. 자신이 겪은 피해를 잊지 않고 군 생활 중에 목격한 병영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해 힘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폐쇄적인 군대 조직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는 사건 자체를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고 마는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내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사건을 지원한 나로서는 그의 전역 인사가 반갑고 보람된 소식이었다.

또 다시 터진 해병대 가혹행위

다시 시간을 뒤로 돌려 2019년 초를 복기해본다. 군사경찰(헌병)의 피해자 조사에 신뢰 관계인으로 입회했을 때였다. 조사 중간 쉬는 시간에 수사관과 잠깐 이야기를 나눌 틈이 있었다. 수사관에게 이러한 구타 사건이 많냐고 물었다.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병영 내에서 구타나 잔혹한 가혹행위가 많이 줄어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충격적인 구타 사건을 마주하게 된 터라 추세가 궁금하였다. 그런데 수사관은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해병대는 특성상 여전히 구타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편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해병대에서는 주기적으로 엽기적인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고 지금도 그렇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올해 1월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전입 신병을 때리고 살아 있는 잠자리를 강제로 먹게 한 사건이 있었다(관련기사: "잠자리 산 채로 먹어라" 해병대 가혹행위-성희롱 폭로 http://omn.kr/1mclx).

그런 해병대에서 또다시 가혹한 인권침해 사건이 터졌다. 군인권센터는 1일 해병1사단에서 선임 해병들이 6개월간 한 병사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성추행, 구타를 밤낮없이 매일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해병1사단에 자대 배치를 받은 A씨는 B 병장에게 지속해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 B병장은 A씨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고 얼굴에 들이미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B병장이 제대한 뒤에도 그 다음 선임들에 의해 괴롭힘은 계속 됐다. 샤워실에서 A씨를 부동자세로 세워놓은 뒤 바디워시로 거품을 만들어 성기를 만져 추행하는가 하면, 침대에서 성추행을 하면서 피해자에게는 "감사합니다"를 복창하게 하는 등 피해 내용도 끔찍하기 그지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가해 행위가 대낮에 부대 복도, 흡연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졌지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대 간부들이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병대 군사경찰은 이 사건을 7월에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해 가해자 중 현역 3명(병장 2명, 상병 1명)을 강제추행,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해 군검찰로 송치했다. 전역한 B씨는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이빨, 악기바리... 뿌리깊은 해병대 악습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해병대는 강도 높은 부대 진단과 가해자 엄중 처벌을 천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왔다. 그러나 툭하면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건은 가해행위의 양상까지 흡사할 정도로 반복적이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빨'이라 부르는 악·폐습이 공유되고 있었다.

선임이 물어볼 때 '~ 할 수 있다'라고만 대답할 것, 선임에게 대답할 때 '맞습니다'라고만 답할 것, 선임의 몸에 손을 대지 말 것, 모든 답변은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질문 시 '~인지 알고 싶습니다'로 통일할 것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해병대에는 병사들끼리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 외치며 병영 악습을 간부에게 이야기하면 소위 '기수열외'를 시켜 투명인간 취급하는 못된 폐습이 온존하고 있다. 그 탓에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오랜 시간 피해를 참고 견디느라 몸과 마음이 깊이 병든 뒤에야 구제를 호소해왔다. 부대 간부들이 오랜 시간 구타와 가혹행위를 인지하지 못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해병대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6년 여름, 해병대에서 '악기바리'로 불리는 식고문 사건이 불거진 적이 있다. 악기바리는 해병대에서 전해지는 전형적인 악·폐습의 하나로, 후임병에게 빵, 과자 등의 취식을 계속 강요하는 고문이다.

당시 피해 병사는 밥을 먹은 뒤 빵, 피자, 치킨, 초콜릿, 우유, 음료수 등을 강제로 먹는 식고문을 한 달 동안 10번이나 당했다고 한다. 밥과 치킨 2마리, 초콜릿 파이 1상자, 과자 3봉지, 빵 3개, 음료 1.5ℓ를 통째로 다 먹게 하는 식이었다.
 
 이상훈 해병대 사령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2016.6.29
▲  이상훈 해병대 사령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2016.6.2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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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상 초월의 엽기행각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해병대는 병영 내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 이상훈 중장의 결단으로 2017년 외부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가 결성되기도 하였다. 군 조직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사령부가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린 것은 용기 있는 일이었다.

위원회는 해병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 사건을 검토하고 대책 수립을 자문했으며, 해병대 역시 위원회에서 논의된 결과들을 충실히 이행해나갔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보여 얼마간 해병대에서는 큰 사건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사령관이 바뀐 뒤 해병대사령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을 내렸고, 2019년 2월 위원회를 해산했다.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위원들이 우려를 제기했지만 해산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기사의 서두에서 다루었던 구타 사건, 후임병에게 개 흉내를 내며 네 발로 걸어 다니게 한 사건, 치약으로 머리를 강제로 감긴 사건 등 인권침해 사건이 다시 확인되기 시작했고, 해가 바뀌어 잠자리 강제 취식 강요 사건, 성추행·구타 사건 등에 이르게 됐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

인권에는 완성형이 없다. 여러 사람이 맞부딪히며 살아가는 인간 사회에서 구성원이 많이 배우고 많이 안다고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보호 장치를 겹겹이 갖춘다고 권리 보호가 빈틈 없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이 경주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권리를 침해 당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군대처럼 권력 관계가 뚜렷한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인권 옹호의 핵심은 매 순간의 섬세한 노력과 관심을 어떻게 상시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병대의 인권자문위원회 해산은 인권 옹호를 군사 작전처럼 '임무 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았기에 가능했던 발상으로 보인다. 2년 남짓한 시간을 외부의 감시자를 통해 인권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나가는 상시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쓰기보다는 인권 상황 개선이란 목표 달성의 기간쯤으로 인식한 것이다. 인권에 대한 지휘부의 그릇된 인식이 오랜 시간 힘써 만든 성과를 한순간에 수포로 돌리는 촌극을 빚어낸 셈이다.

이것이 비단 해병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방부와 육·해·공군이 앞다투어 인권 전담 기구를 신설하고 상담 창구를 열지만 인권침해 사건은 끊이지를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급 질서의 장막 속에서 암암리에 크고 작은 형태의 폭력이 대물림되는 구조는 지금도 병영 곳곳에서 재생산 되고 있다. 군이 폐쇄 조직이기 때문이다. 인권 상황에 대한 외부의 통제와 감시를 간섭과 지휘권 침해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발전의 기회로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시스템화할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곧 국방부 장관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군의 문민통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병영 인권 상황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인권은 특별히 기간을 두어 진단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번지르르한 간판을 단 기구를 새로 설치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깔끔하고 멋있게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 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인권은 소란스럽게 지키는 것이다. 외부의 통제, 바깥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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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찾아 수원서 군포까지…” 공포가 된 집단휴진

등록 :2020-09-03 04:59수정 :2020-09-03 07:14

 

전공의 휴진 13일째 ‘커지는 불만’
항암치료·수술 연기된 암환자들
“생명에 위협받는 지경” 울분
‘의사 4만명 증원’ 15만명 동의…“수술 미뤄져 식물인간 돼” 글도
응급실 의사 부족해 문전박대
“고위험 산모 출산 거부” 분통
전공의 총파업이 13일째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 1인시위와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참여연대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전공의 총파업이 13일째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 1인시위와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참여연대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3일째 이어진 전공의들의 집단휴진 사태로 수술과 진료가 연기되고 응급실 입원을 거부당한 환자들이 “공포에 가까운 집단휴진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중증 환자 가족들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가장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은 항암치료나 수술이 연기된 암 환자들이다. 이들은 2일 <한겨레>에 “집단휴진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을 지경”이라고 전했다. 외래진료를 봐야 할 교수들이 전공의 업무 등에 투입되면서 정상적인 진료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6년째 폐암 투병 중인 김종환(56)씨는 “암 환자들에게는 ‘암 전이’만큼 무서운 게 없다. 전이가 된 상황인지 파악해서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들한테 항암치료나 수술이 연기되는 상황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6년째 식도암 투병 중인 김성주(58)씨도 “식도암 수술 뒤 설사가 며칠째 반복돼 살이 46㎏까지 빠졌다. 한밤중에도 설사가 너무 심해 응급실에 가려고 했지만, 주치의 진료는 한참을 기다려야 되고, 응급실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공공의료를 위하여 4천명이 아니라, 4만명의 의사인력 증원을 청원한다’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5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한 담낭암 환자가 8월7일 수술 당일 새벽에 집단휴진 때문에 수술이 연기된 뒤 식물인간이 됐다”는 내용의 청원글도 올라왔다. 환자의 손녀인 청원인은 이 글에서 “전공의 집단휴진 당시 외과 당직 교수의 일탈로 발생한 의료 사고”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저녁 경기도 수원에 사는 ㄱ씨도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 자녀가 화장실 욕조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입어 당장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집 근처 대형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의사가 부족하다. 동네 개인병원을 찾아보라”며 돌려보냈다. 또 다른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도 문의 전화를 해봤지만, 돌아온 답은 “파업으로 인해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ㄱ씨는 집에서 차로 40분 넘게 걸리는 경기도 군포시의 한 병원을 찾았고, 자녀는 가까스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의 커뮤니티에는 전공의 휴진으로 분만 중 통증을 줄여주는 ‘무통주사’를 안 놓아준다거나, 고위험 산모의 출산을 대형병원에서 거부했다는 호소가 올라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0517.html?_fr=mt1#csidxb17073b897f18918219d8f8b28a8c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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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샤이머, “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는 불가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9/03 08:43
  • 수정일
    2020/09/03 08:4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왕지스, “많은 국가들이 한쪽 편 들어야 하는 상황 처할 수도”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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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2  12: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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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략적 경쟁의 수위를 더 높여가는 미국과 중국은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1일 ‘2020서울안보대화’ 첫 세션(좌장 김지윤)에 화상으로 참석한 두 나라 전문가들은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전부터 미.중 간 패권경쟁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온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현재 깊은 곤경에 처해 있다”며,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밑받침이 되는 지각판들이 현재 움직이고 있고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을 바로잡거나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탓하는 전문가들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이러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몰락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의 책임은 있겠지만 자유주의 국제질서 자체에 결함이 있었다”는 것.

   
▲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 [2020서울안보대화 영상 캡쳐]

미어샤이머 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단극체제에서만 발생할 수 있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2차대전 직후인 1945년이 아니라 냉전 이후인 1989년에 시작된 것이며, △냉전 이후에 등장한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기본적으로 내재적인 결함이 있었다고 봤다.

“즉 붕괴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면서 “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살펴보면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는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정책이 ‘자유민주주의 확산’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켰고 “끔찍한 희생”을 치렀을 뿐만 아니라 중국 및 러시아와 충돌하게 됐다.  

국경을 개방하면서 이민문제가 발생했고 많은 국가들이 제대로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근간으로 ‘민족주의’가 대두하게 되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국제기구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몇몇 국가들에서는 주권이나 국가의 정체성과 같은 문제들과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다보니 영국이 ‘브렉시트’ 결정을 했을 수도 있다”고 미어샤이머 교수는 진단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는 ‘초세계화’를 추진했다. 글로벌 무역과 투자장벽을 최소화한 결과, 중국이 부상하게 됐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유지되려면 단극체제여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그 질서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인해서 중국이 우뚝 서고, 중국-러시아가 부활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오늘날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근간이었던 단극체제가 다극체제가 되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다극화 세계에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면서 “결국은 현실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로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왕지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 원장. [2020서울안보대화 영상 캡쳐]

중국 내 저명한 미중관계 전문가인 왕지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 원장도 “중국과 미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인 경쟁은 세계정치에서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국제질서의 분기, 즉 두 갈래로 나뉘는 현상이 강화될 것”이며,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 지정학적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다른 국가들의 무역, 금융,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한쪽을 선택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징과 미국 모두 흑백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데, 베이징의 눈에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경쟁 또는 갈등으로 보고 있고 미국의 눈에는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의 분열로 세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왕지스 원장은 “2020년에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와 상관없이 중국과 미국 모두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에 각각의 글로벌 자원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에 따라 전 세계는 많은 영역에서 냉전을 연상시키는 ‘분기 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많은 국가들은 결국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쪽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강대국의 각축장인 남중국해에 인접한 아세안 국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아래에서 일어나는 “혼돈”의 근원을 세 가지 모순으로 설명했다.

△협력의 필요성과 갈등의 모순, △서국 국가들 내에서 다자적 협력을 하려는 경향과 자신의 힘을 유지하려는 경향 사이의 충돌(모순), △번영을 기회를 맞은 아시아 국가들 내 지정학적 경쟁이 고조되는 모순이다. 

마부바니 학장은 ‘코로나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을 배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세계화 이전에, 코로나 사태 이전에 우리는 193개국에서 각각 살고 있었는데, 마치 193개의 배에 각각 살고 있는 것이었다. 각 배마다 선장과 선원이 있고 이 배들이 충돌하지 않기 위한 규칙들이 있었다. 이것이 과거의 국제질서다. 그렇지만 세계화로 인해서 전 세계는 점점 작아지고 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더 작아지고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78억명이 더 이상 193개의 배에 살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배에 타고 193개의 캐비닛에 살고 있다. 같은 배에 탔는데 불이 났을 때, 가장 어리석은 일은 ‘누가 이 불을 냈느냐’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일단 불을 꺼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지금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해서 불을 끌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 싸우는 상황이 대두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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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서울은 중재자인가, 할 소리를 하는 주인인가?

이흥노 재미동포 | 기사입력 2020/09/0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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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문제나 조미 관계를 논하려면 꼭 염두에 두고 고려돼야 할 역사적 두 사건이 있다. 하나는 평양이 “핵무력 완성, 힘의 균형”을 선언하면서 핵보유국 대열에 진입한 2017년 11월 29일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킨 2019년 2월28일이다.

 

전자는 트럼프를 북미 대화로 떠밀어 넣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워싱턴은 평양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핵무력을 완성하리라 상상을 못 했던 터라 정작 오금이 저리도록 기절초풍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련한 미국 외교관 출신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힘의 균형’ 선언 2주 만에 평양에 급파됐다. 그는 유엔 업무차 방북이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실제로는 펠트먼 일행이 예상을 뒤엎고 닷새나 평양에 지체하면서 조미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유엔의 2인자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과 비교되는 사건을 이 기회에 꼭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15년 5월 예정됐던 반기문 유엔총장의 방북 허가를 평양이 돌연 취소한 사건이 떠오른다. 방북길에 서울에 잠시 머문 반 사무총장은 평양에 대고 비핵화에 나서야 하고 인권도 개선돼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이 기자회견 발언이 평양을 자극했을 수 있지만, 그보다 미국과 유엔 대북제재 강화 조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미국의 충견이라는 게 평양의 평가기 때문에 방북 취소가 내려졌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사실, 같은 동포 사무총장이라는 좋은 위치에서 펠트먼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북 활동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는 건 같은 민족 성원으로 부끄러운 처사다.  

 

후자는 미국의 정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남북이 값진 교훈을 터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패라고만 볼 일이 아니다. 남북미실무진이 완벽하게 만든 하노이 조미공동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한 것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호전 네오콘 반대 세력의 높은 장벽을 뚫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마련된 만찬도 거부하고 재회 약속도 없이 하노이 회담장을 박차고 귀국해버린 것은 전례없는 외교적 결례다. 물론 남북 두 지도자와 우리 겨레를 정면으로 모욕 배신한 작태라고 봐야 맞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향해서는 19년 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남측을 향해서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가 아니라 할 소리를 하는 당사자, 주인 행세를 하라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미국을 꿰뚫어 보고 내린 기막힌 지적이라고 평가된다. 트럼프의 식지 않은 미련 때문에 어렵사리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 회동이 2019년 6월 30일에 있었다. 곧이어 스톡홀름 조미 실무회담이 개최됐다. 그러나 여기서도 트럼프의 뜻은 오간 데 없고 하노이 회담 결렬에 써먹었던 ‘빅 딜’ 소리만 미국 측 실무진이 복창하자 평양 실무진이 자리를 박차고 떠나가 버렸다.

 

트럼프의 핵협상 타결 의지가 우익보수 네오콘 반대 세력의 집요한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것이 트럼프의 한계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절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것은 트럼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과거 전임자나 차기 백악관 주인이 누가 돼도 동일하게 적용될 이야기다. 요즘 서울에서는 ‘중재자’ 소리와 ‘선순환’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아마 할 말을 하는 주인이 되려는 징조인가 싶다. ‘중재자’ 역할론, ‘선순환’ 논리를 도입하고 거기에 메몰됐던 외교안보통일 최고위 참모들이 최근 교체된 것도 그 일환일 수도 있다. 사실, 이들은 지나치게 친미색채를 띤 미국의 예스멘 (Yes Men)으로 알려져 규탄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미국에 순종하는 자세를 ‘중재자’ 역할이라는 말로 포장한 대단한 재간꾼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주도 한미실무그룹 창설에도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들이라는 게 중론이다. 남북 관계 발전을 저지 차단하는 직접 당사자가 바로 한미실무그룹으로 지목되고 있어 온 국민이, 우리 겨레 전체가 일제 ‘총독부’라며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해리스 미국대사가 여기에 올라타고 앉아 일제 총독 행세를 한다는 비난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고 있다. 그는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문 대통령이 좌경 친북이라는 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로 거만한  외교관으로 실무그룹을 거치지 않곤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소리를 한다.

 

해리스는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사사건건 시비 걸고 훼방을 논다. 따라서 남북 관계 발전은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되고 있다. 2019년 초, 독감 약 타미플루 인도적 지원이 허용됐으나 미군이 이를 실고 갈 차량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거부해 무산되고 말았다. 그래서 당시 일각에서는 기발하게 지개부대 동원  제안까지 내놨다. 정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해괴망측한 일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정력적으로 남북 교류 협력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재 회피 방도를 찾는 데에 몰두할 게 아니라 제재를 정면으로 뚫고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는 걸 염두에 두면 좋겠다.

 

드디어 때가 왔다. 우리의 이익, 민족의 화합, 겨레의 최대 숙원을 성취할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미국 대선, 일본의 아베 후임 작업, 중미 대결, 코로나 대재앙, 세계 경제 파멸, 등으로 세상이 급변하고 요동치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는 난파선에 매달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일대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이야 말로 할 말을 하는 주인의 입장에서 우리의 이익을 챙길 절박한 순간이다. 우리 민족문제는 민족 내부 문제라는 사실을 설득시켜야 하고 관철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건 간에 우리 민족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 자주는 양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고 끝까지 사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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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지켜주면 좋은 술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한국 와인의 챔피언'을 꿈꾸는 수도산 와이너리 이야기

본문듣기 등록 2020.09.02 08:30 수정 2020.09.02 08:30
 
김천 수도산에는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 속에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통일신라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절터를 잡고 기뻐서 춤을 추면서 '앞으로 무수한 수행자가 나올 것'이라며 절 이름을 수도암이라 하고 수도산이라 칭했다고 한다. 수도암에서 수도산까지는 2㎞가 떨어져 있다.
 

▲ 무흘구곡의 6곡인 옥류정이 수도산 와이너리 가는 길에 있다. ⓒ 막걸리학교

 
수도산 정상은 해발 1,317m이고, 건너편 신선봉은 1,313m이다. 수도산 청암사 극락전은 숙종의 둘째 부인이었던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서인으로 강등되어 머물렀던 곳이다.

수도산에서 흘러내린 대가천이 굽이굽이 절경인데, 조선 중기 유학자 한강 정구는 이곳을 무흘구곡이라 이름 짓고 절경마다 7언절구의 시를 남겼다. 어사 박문수가 사경을 헤매다가 살아난 이야기도 수도산 목통령 아래의 원황점 마을에 전해온다.

수도산 와이너리를 가는 길의 백천교에서 바라보니, 급한 여울 너머로 무흘구곡의 6곡인 옥류동 정자가 보이고, 국가대표 마라톤 감독 정봉수 기념비도 보인다. 정봉수 감독은 마라토너 황영조와 이봉주를 길러낸 인물로, 이 고장 증산면 출신이다. 기념비 맞은편 캠핑장에는 한강 정구의 옥류동 시가 새겨져 있다.

여섯 굽이라 초가집 여울 가에 놓였으니/ 六曲茅茨枕短灣
어지러운 세상사 가리운 게 몇 겹인고/ 世紛遮隔機重關
고고하던 은자여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高人一去今何處
풍월만 남아 더없이 한가롭네/ 風月空餘萬古閑

 
찾아간 수도산 와이너리는 지금도 은자가 살 만한 동네였다. 와이너리가 비탈진 산자락에 앉았는데,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별장에라도 와 있는 기분이었다. 길이 멀고 산이 깊어, 하룻밤을 머물 작정으로 찾아왔는데, 밤이 되자 가로등 하나가 동굴 속의 불빛처럼 멀어보이고, 별이 박힌 밤하늘은 천정처럼 가까워보였다. 그 밤에 수도산 와이너리의 백승현 대표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복서 출신 와인 와이너리 대표
 

▲ 정통와인, 유기농와인을 추구하는 수도산 와이너리의 백승현 대표 ⓒ 막걸리학교

 
수도산 와인의 이름은 크라테(Krate)다. 크라테(Crater)의 이탈리아식 표기인데 화산 분화구를 뜻한다. 그가 사는 증산면(甑山面)은 마을 시루봉에서 따온 이름이고, 그는 시루가 분화구처럼 생겨서 크라테라 이름지었다. 그는 크라테를 소개하면서 스스로를 "자연의 링 위에서 한국 와인 챔피언"이 되겠다고 했다. '자연의 링'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그는 복서였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복싱을 했고, 주니어라이트급으로 프로 복서에 데뷔했다. 그는 세계챔피언이 된 오광수, 동양챔피언인 김상호와 같은 체육관에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3전 2승1패의 기록으로 링에서 내려왔다. 군대 가서 몸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권투 선수로서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이십대 후반에는 목욕탕 때밀이도 하고, 일수 받는 일도 하고, 경비 회사에서 경호 일도 했다. 체육관에서 알던 사람들의 소개로 일을 하다보니 힘을 쓰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고향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고향에 내려가면 욕심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스물아홉살에 결혼하고, 서른살에 고향으로 증산면 금곡마을로 돌아왔다. 그게 20년 전 일이다.

그는 정통 와인을 만들고 싶었다. 수입산 품종이 아니라 국내 자생하는 품종으로 레드 와인을 만들기로 하고, 2001년에 파주 감악산에서 산머루 묘목 500주를 구해와 수도산에 심었다. 와인을 독학하면서 2003년부터 산머루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그 뒤로 경북 농민사관학교를 다니고, 농촌진흥청의 와인심화과정, 경북대 특산주제조과정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는 내추럴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와인을 담그려고 한다. 부엽토, 소똥, 와인찌꺼기를 섞어 2년 이상 땅을 숙성시키면 지렁이가 생기고 땅이 거름져진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면 머루나무 한 그루에 10kg의 머루가 달리는데, 그렇지 않으면 3~5kg이 달린다. 그래도 그는 자연의 섭리에 따르려 한다. 그가 경영하는 땅은 5천평인데, 그 안에 대략 5천주가 자라고 있고, 그 나무에서 해마다 5천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아마로네 와인 공법을 추구하고 있다. 아마로네는 '맛이 쓰다'라는 뜻이라 드라이 와인을 닮았지만, 일반 드라이 와인과는 또 다르다. 아마로네 와인은 달콤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포도를 건조해서 농축시켜 만들다가 우연히 완전 발효가 되어 담백하고 쓴맛이 도는 와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머루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을에 서리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한다. 그러면 수분기가 증발하여 머루가 얼마간 농축된다. 아마로네는 수확하여 말리지만, 그는 나무에서 농축되기를 기다리는 셈이다. 그가 내게 건넨 머루와인 2015년산은 22브릭스가 나와서 알코올 11.5%가 되었고, 오크통에 숙성시켰더니 알코올이 더 순해져 있었다.

당도가 높으면 보당(와인의 도수를 높이기 위해 알코올 발효 중 포도즙에 설탕을 첨가하는 기법)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알코올 도수가 나온다. 수확철에 날씨가 좋지 않아서 원하는 당도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그도 불가피하게 보당을 한다. 그가 만들어서 지하 숙성고에 숙성시키고 있는 와인의 60%는 보당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그는 다양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머루 외에도 양조용 포도 1500주 정도를 재배하고 있다. 김천시가 스페인의 비야로블레도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양조용 와인 묘목을 들여와 시험 재배를 하고 있는데, 그 나무의 일부가 그의 밭에서도 자라고 있다.

그를 따라 비탈진 그의 포도밭을 가보았다. 그물막을 치지 않으면 포도의 단맛이 돌 무렵에는 산짐승과 산새들이 달려들어 열매가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그물막을 넘어 포도밭으로 들어서니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산짐승이 있었다. 어린 노루 한 마리인데, 들어오기는 했지만 나가는 길을 몰라 돌담 밑에서 몇 번을 미끄러지더니 용케 찢어진 그물막을 비집고 달아난다.

수도산을 지키는 포도밭 사나이

그의 밭에는 스페인 와인의 대표 품종으로 타닌의 질감이 좋다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가 있고, 산도가 좋다는 가르나차(Garnacha)가 있고, 카탈루냐 지방이 고향이라는 모나스트렐(Monastrell), 그리고 화이트 아이렌, 마카베오 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는 새 품종의 경우는 5년 동안은 키우면서 토양과 기후 적응도를 봐야 본격으로 재배할 수 있다고 했다. 템프라니요만 하더라도 껍질이 뚜껍고 알이 가득 차게 매달리는데 수확기에는 열매가 터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 수도산 깊은 곳에 자리잡은 수도산 와이너리. ⓒ 막걸리학교

 
그를 뒤따르면서 비슷비슷하게 생긴 포도나무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머루는 알이 성글고 작은데 속 씨앗은 굵다. 신맛이 강한 편으로 새콤달콤한데, 껍질이 얇아서 탄닌이 적고 바디감도 약하다. 산머루는 넝쿨순이 옆으로 많이 나오는데 그냥 두면 10m도 넘게 자란다. 그는 산머루의 넝쿨이 3m가 넘지 않도록 잘라준다.

독일 청포도인 리슬링은 줄기가 억세고 잎이 굴곡이 많이 져 있고 표면이 거칠고 두텁다. 배수와 통풍이 잘 되고 햇볕이 잘 들어야 잘 자란다. 다행히 그의 밭은 마사토이고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리슬링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리슬링은 익을 무렵이면 탈색이 되는데 당도가 20브릭스가 넘는다. 리슬링 와인은 산미가 좋아서 술맛을 산뜻하고 상큼하게 만들어주기에 그는 브랜딩용으로 사용한다.

레드레네스쿨은 100주를 키우고 있는데 일본이 원산지인 청포도 품종이다. 알이 단단하고 질기고 신맛이 강하고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 한국 청포도와 다른 향이 돌아서 브랜딩용으로 키우고 있다.

농촌진흥청에다가 문의해도 품종을 알지 못하는 그래서 변이종으로 여겨 '크라테'라고 그가 명명하고 있는 품종을 1000주 정도 재배하고 있다. 잎은 톱니바퀴처럼 생겼고 포도알이 타원형이다. 과육이 두텁고 타닌 성분이 많은데, 알이 커서 10송이로 와인 1병을 만들 수 있다. 생과용 캠벨얼리와 같은 색인데, 발효하면 연한 빛깔이 돌아서 로제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도 좋다.

포도밭을 돌아보던 그가 문득 발밑의 흙을 파서 한움쿰 손에 쥐어본다.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검은 흙이 그의 그을린 피부와 잘 어울린다. "땅을 지켜주면 좋은 술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수도산을 내려오는 데 그의 말이 쟁쟁하다. 그는 수도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보태고 있는 또 한 명의 등장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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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여섯 번째 브리핑 - 2

지역 의료 환경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중심
 
신상철 | 2020-09-02 09:13: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지난 주에 드린 여섯 번째 브리핑에 관한 후속 보완글을 드리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의대 국시를 1주일 연기 발표함으로 한숨 돌리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만 그렇다고 의대생들이 바로 국시에 합류하거나 재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접고 복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특히 의대생, 전공의·전임의 그리고 의사협 간에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듯이 보이지만 기실은 독자적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러한 사실은 이번 사안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의사협이 정부당국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음에도 전공의협의회가 그것을 거부한 사례가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정부·여당 그리고 관계당국자들은 너무나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전체 조직이 어느 특정 지도부 혹은 대표자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인식의 변화 없이는 어떠한 해결점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사명감으로 압박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위중한 시기> 혹은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과 같은 논점은 이번 사태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이미 사직서를 던지고 있는 마당이고 보면 <어떤 비난을 받더라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마지노선이 공고히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명분입니다. 그것도 <확고한 명분>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시각을 넓혀서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의료진 파업이 타당한가?>라는 비판이 가능하다면 동일하게 <코로나-19로 정신없는 시기에 부실한 정책이슈를 던지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비판도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쪽 명분이 더 확실한가?>라는 화두만 남게 되는 것이고 파업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명분이 더 크고 강하다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당국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런데 사명감을 앞세워 호소와 비난과 비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설득력은 고사하고 어떠한 진전도 일구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정부·여당의 중대한 인식 오류

엊그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한정 의원께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하신 말씀 속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여당의 인식이 얼마나 커다란 오류를 안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한정 의원께서는 최대집 의사협회장에 대해 “의사협회의 대표라기보다 극우난동꾼”이라며 “의료파업을 선동하고 국민을 호도하고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리고 “제2의 전광훈”이라는 비난도 노골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극우성향인 것도 맞고 극우시각의 정치적 발언을 일삼은 것도 맞습니다. 그리고 극우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운 것 또한 틀리지 않습니다. 최대집이라는 분이 의사협회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그리고 이후의 행보와 언행을 보았을 때 극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것 역시 맞습니다. 적어도 우리에겐 그렇게 비추어지는 인물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든 그는 현재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 선출방식이 어떠했는지, 도대체 어떤 후보들이 경합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의 성향과 인격의 함량도 모르고 표를 몰아 주었던 것인지 등등 우리가 고민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 현재 파업을 이끌고 있는 그는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표자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대집이 의료파업을 선동하고 있다”고 하면 모든 의사들이 최대집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최대집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 모든 의사들 또한 국민을 호도하고 있으며, “최대집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하면 모든 의사들은 그저 생각 없이 병풍 쳐주는 들러리라는 말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진의원께서 이러한 말씀을 국회에서 하신다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사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여정 가운데 병원에서 10년을 근무하였던 경험에 근거한 저의 분석과 판단은 이렇습니다.

<정부 여당이 부실하고 그릇된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그렇잖아도 극우성향인 최대집 의협회장에게 커다란 명분을 안겨다 준 꼴이 되었다>라고 판단합니다. 그 사실을 정부 여당은 아셔야 합니다. 최대집에게 명분과 힘을 실어준 당사자가 바로 정부여당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 하나 인식의 오류 - 파업 의사결정 체계

김한정 의원께서 최대집 의협회장을 꼬집어 비판하신 데에는 이번 파업사태의 최고 정점에 최대집 의협회장이 있고 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모든 파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 저변에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의사협에서 합의점에 도달했지만, 전공의들이 거부하고 있고 의대·의전원생들과 재학생들 역시 의사협이나 전공의협의회와는 전혀 별개로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의대 교수진과 대학병원 교수진들 역시 어떠한 연결고리와 협의체를 공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강경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토록 위중한 사안에 대해 오로지 정부 여당만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에 대해 제대로 된 조언을 하는 참모들이 없다는 사실에 저는 안타까움을 넘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백지화>만이 유일한 해법 그리고 합리적 정책 방향은?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백지화>하시라고 권고를 드렸던 이유는 그것이 바로 <원점부터 논의하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가라앉은 뒤>에, <안정화된 이후> 등과 같은 수식어는 불신의 씨앗만 남기게 되어 진정성과 신뢰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과연 합리적인 정책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의료실무진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하면서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만, 외람되이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남 창원에는 의과대학이 하나도 없지만 대학병원급이 두 곳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과 창원경상대학교 병원입니다. 물론 각 대학병원(의료원)에서 그렇게 투자해도 될 만큼 시장이 된다고 보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만 여건이 미흡한 지역인 경우라 하더라도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기존의 대학병원이나 의료원 혹은 대형병원들이 전국의 지역에 선별적·순차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안정적 운영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의료인프라가 종합적으로 갖추어진 상태로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도권 중앙과 지역 분원과의 의료진 교류와 파견 등의 업무는 해당 대학병원이나 의료원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므로 지역에 의사가 없다는 얘기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지역 분원 설립에 앞서 미래를 예측하여 의사든 간호사든 지원부서든 인력 충원에 대한 판단은 면밀한 사전 분석과 합의를 통해 교육기관에 적정한 정원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대형병원이 지역의료를 독식한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지자체나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되었든 혹은 상당기간 인큐베이팅을 거쳐 지역 의료원화 하는 방안이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나름아닐까 싶습니다.

다람쥐 챗바퀴 도는 논쟁은 금물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 여당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만, “좋다, 지역에 분원을 설립하고 의료원을 신설한다 치더라도 필요한 인력이 그만큼 필요하니 공공의대를 설립해 미리 지역에서 근무할 인원을 확충하는 계획을 세우자고 하는 것인데 그게 왜 잘못된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그것이 바로 다람쥐 챗바퀴 도는 논쟁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공공의대 설립하는 비용, 무상교육 시키는 비용 등 모두 국민의 혈세인데 그만큼 투입한 효과가 지역의료 해소의 결과로 남게 되느냐를 보았을 때, 그것이 <공허한 희망>이란 것입니다. 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들은 그것이 보이는데 정부 당국의 관료들은 왜 그것을 보지 못하느냐고 답답해하는 것입니다.

합일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끝없는 평행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 논쟁은 <정부의 정책에 의사들이 반발하여 파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실패의 늪에 빠지게 될 정부의 정책을 사전에 차단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역 의료환경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중심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설립 정책의 바탕에는 <지역에서 근무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사실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설립 정책이 그것을 해소해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지역 의료환경의 중심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가 없다면 의료기관이 부실해지거나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을 보완하고 보장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근무할 의사>가 나은지 아니면 <중앙의 대학병원, 의료원 혹은 지역의 대형병원의 코를 꿰는 것이 나은지> 판단해 보면 알 일입니다.

대학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남성의 경우 군복무 포함)를 마치고 나면 10년 세월에 육박하게 되는데 지역에 계속 남아주기를 무슨 수로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평생 지역에만 묶어 둘 수 있는 법안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지역에서는 신참 의사들만 머물다 떠나는 곳으로 전락하지 않겠습니까.

의료 접근성에 대한 고민

전국이 1일 생활권에 진입한 지 오래고 보면 암과 같은 중증의 환자분들은 지역 의료기관이 아닌 수도권 대학병원 혹은 대형병원에서 수술하고 항암 등 후속치료를 지역에서 하는 사례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만큼 의료 접근성이 높아진 결과일 것입니다.

문제는 수도권과 대도시간의 의료접근성이 아니라 지방의 도·농간 의료접근성이며 현재 불거지고 있는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의 고민일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지역에 의사가 늘어난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신뢰할만한 의료기관이 있는지 여부 그리고 환자분들이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접근성을 높이는 시스템과 인프라에 관한 방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공공의대에서 양성된 의료인들이 지역 의료에 기여하기를 바라기보다 지역의료 환경을 개선시키고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수준의 의료기관이 순차적으로 설립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는 것이 순리이며 합리적인 접근 방법일 것입니다.

과거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께서 진주의료원이 적자에 허덕인다고 강제 폐쇄하였던 사례를 복기해 본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료 환경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옳은지 많은 시사점과 함께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9월 2일

진실의길 대표
신상철 드립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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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20대 남성 ‘생활비 위해’ 길 걷던 여성 강도살해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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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부경찰서 전경.

제주 서부경찰서 전경.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31일 오후 10시48분 서귀포시의 한 주차장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A씨(29)를 긴급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B씨(39)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가 본인 소유 탑차를 타고 오일장 주차장 인근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A씨가 인적이 드문 오일시장 인근 이면도로를 걷는 B씨를 발견하고 밭으로 끌고가 준비한 흉기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B씨가 반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B씨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치고 달아났다.

경찰은 A씨와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몸에는 흉기에 의한 외상이 여러 곳 발견됐다.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흉부 자상으로 확인됐다. 성폭행 정황은 없었다.

경찰은 A씨의 탑차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피해자의 휴대전화 케이스,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A씨는 최근까지 택배일을 했으나 현재는 무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제주시 도두1동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를 마친 후 걸어서 귀가하는 도중 범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B씨가 일한 편의점과는 직선거리로 약 2㎞ 떨어져 있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가족들은 오후 6~7시쯤이면 도착하던 B씨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두절되자 31일 0시27분쯤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의 기지국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고, B씨는 31일 낮 12시쯤 밭 주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를 발견한 인근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범행 동선과 일치하는 탑차를 특정하고 소유주인 A씨를 뒤쫓았다”며 “이른 시일 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011720001&code=940202#csidx848d63c827161c8bfa1ca588f83ba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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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다시 감옥에 갈까요? 검찰이 밝힌 삼성승계 과정의 전말과 불법행위

김동현 기자 abc@vop.co.kr
발행 2020-09-02 08:09:38
수정 2020-09-02 08:09:38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했습니다. 이재용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과정의 가장 결정적 작업,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추진되는 과정에 온갖 불법 행위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재용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게 어떤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2012년부터 시나리오 짜여져 있던 합병계획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수가 되기 위해선 삼성물산을 지배해야 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를 가진 대주주였습니다. 삼성전자 지분 순위에서 삼성생명 7.2%, 국민연금 7%의 뒤를 잇고 있었습니다. 삼성생명은 금산분리원칙 강화, 보험업 투자제한 등의 이유로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때문에 이재용은 삼성물산을 지배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당시 이재용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는데요, 대신 에버랜드의 대주주였습니다. 결국, 이재용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법을 통해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됩니다.

2014년 이재용이 최대주주로 있던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흡수하고 회사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꾼 후, 다시 2015년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해 이름을 삼성물산으로 바꿉니다. 그렇게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 4%를 가지고 있던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되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미리 계획돼 있었습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재용과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2년부터 ‘프로젝트 G’라는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해 승계계획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프로젝트 G’에서 G는 거버넌스의 준말입니다. 2012년 12월에 작성된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 검토라는 문건이 있습니다. 이 문건에는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에버랜드 상장 뒤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 12월에 이미 합병계획이 세워져 있던 것이죠.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꾼 시점은 2014년 7월이었고 제일모직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시점은 2014년 12월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합니다. 상당히 빠른 시간에 상장과 합병이 진행됐는데요. 2014년 5월에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면서 삼성 승계작업, 그러니까 상장과 합병을 긴급하게 추진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2 상식적이지 않았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삼키는, 흡수합병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삼킬 수 있지’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죠. 삼성물산은 ‘래미안’이라는 한국 아파트 1위 브랜드를 가진 건설회사고, 제일모직은 에버랜드를 비롯한 레저산업과 패션사업을 하는 회사였으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의 자산규모는 약 29.5조원(29조 5,058억 원)이었습니다. 반면에 제일모직의 자산규모는 약 9.5조원(9조 5,114억 원)이었습니다. 자산규모로 보면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배 가량 됐습니다. 매출액은 삼성물산이 5.5배였고, 영업이익도 3배나 됐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이 1대 0.35로 결정됩니다. 합병비율이란 두 회사가 합칠 때, 주식을 교환하는 비율입니다. 흡수합병을 하면 한 회사가 없어지는데, 없어지는 회사의 주식을 흡수하는 회사의 주식으로 바꿔줍니다. 그 때 어떤 비율로 바꿔줄 것이냐가 합병비율이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이 1:0.35라는 말은, 대략 삼성물산 주식 3주와 제일모직 주식 1주가 맞먹는다는 겁니다.

왜 이렇게 계산했을까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점에 제일모직의 주가는 약 15만9천원(15만 9,294원)이었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약 5만5천원(5만 5,767원)이었습니다. 나누면 0.35가 나옵니다.

사실 주가라는 건 변하게 마련이죠.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고, 합병비율을 오직 주가기준으로만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점에는 삼성물산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당연히 주주들의 반대가 많이 나올 것이 분명한데도 삼성물산 경영진은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회사와 주주에게 극도로 불리한 합병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검찰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합병이 이재용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치밀한 계획하에 미래전략실의 독단적 지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래전략실은 처음부터 이재용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이 조성되도록 모직 상장 후 모직 주가가 높게 형성된 시점에 물산 합병을 계획했고, 2014년 12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를 점검하며 모직 주가는 높고 물산 주가는 가장 낮은 시점을 정해 합병을 실행했다.”

그럼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거나 올린 걸까요? 네 그런 의혹이 제기됩니다.

#3 삼성물산의 가치가 내려가는 마법

삼성물산의 주력업종은 건설이었습니다. 한국 아파트 브랜드 1위, 래미안을 짓는 건설회사죠. 합병이 있었던 2015년 1윌, 증권시장에서는 이런 전망이 나옵니다. “상반기 주택경기 회복 영향으로 건설업종 주가가 상승할 것이다.” 증권사들은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을 사라고 추천했죠. 실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의 주식은 계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주식은 그러지 못했죠. 특히 2015년 4월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2015년 상반기에 주택경기 회복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을 확대했는데, 삼성물산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 고작 300가구만 공급했습니다. ‘신반포 3차’ 재건축 딱 한 단지만 수주를 받은 겁니다. 사실 삼성물산은 2014년에도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 현장 1건만 수주했습니다. 업계 1위를 다투는 건설사라고 보기엔 연이은 초라한 성적이죠. 2013년 41조에 달했던 수주잔액은 2년만에 10조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삼성이 건설을 접는다는 소문까지 돕니다.

삼성물산에는 더 이상한 행동도 있었습니다. 2015년 5월에 카타르에서 화력발전소 공사 착수지시서를 받았는데, 이걸 공개하지 않았다가 7월 28일이 돼서야 공개합니다. 공사대금이 2조원인 초대형 공사였습니다. 어느 회사가 실적을 밝히는 순간 주가가 오를텐데 초대형 실적을 감추었다가 나중에 밝힐까요. 시점이 중요합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7월 17일이었거든요.

뭔가 이상하죠.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합병을 앞두고 자기 가치를 높여야 유리하잖아요? 그런데 회사 경영진은 주주들의 이익 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2015년 5월 26일 합병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득이 되는지 별다른 검토없이 불과 1시간 논의를 거쳐 제일모직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공표합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합병의 시너지 효과는 6조원’이라는 허위정보가 유포됐고, 회계법인이 작성한 합병비율 보고서가 삼성의 요구로 조작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삼성물산의 가치는 쭉쭉 떨어집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제일모직의 가치는 팍팍 올라갑니다.

#4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리는 수법

제일모직은 원래 에버랜드였습니다. 아무리 놀이공원이 잘 나간다고 해도 가치가 크게 오르긴 힘들겠죠. 새로 인수한 패션사업이 두드러진 성장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기업가치가 치솟은 비결이 뭘까요?

제일모직이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줄여서 삼바 혹은 로직스라고 불리는 바이오의약품 회사입니다. 제일모직의 자회사였죠. 이 로직스는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줄여서 에피스라고 불리는 회사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일모직이 로직스를, 로직스가 에피스를 가지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삼성은 2010년부터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꼽아왔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기업이 로직스와 에피스였습니다. 제일모직이 상장하던 2014년 12월 중앙일보에는 로직스와 에피스 관련 기사들이 수차례 등장했습니다. 삼성의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기업들을 거느리고 있는 제일모직이 상장했을 때 그 미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로직스는 2014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회사였습니다. 미래전망이 어떤지는 확실치 않았고, 현실에서는 적자기업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2015년 1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드디어 초대박 실적을 낸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실은 회계장부가 고쳐졌기 때문입니다. 분식회계가 있었던 겁니다. 분식회계란 회계장부에 분칠을 한다는 뜻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쉬운말로 장부를 조작해서 재무제표를 뻥튀기 했다는 겁니다. 분식회계로 자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니까 제일모직 가치가 뛰어오른겁니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가치가 고평가 되는 과정에 분식회계가 동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로직스가 2014년도 재무제표에서 외국 회사와의 콜옵션 계약 중 주요 내용을 일부러 숨겨서 1조8천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봤습니다. 구체적인 콜옵션 계약 내용은 좀 복잡한데요, 쉽게 보면 로직스의 부채를 일부러 누락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검찰은 로직스가 2015년 말에 임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서 회사 가치를 4조5천억원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분식회계가 없었다면 로직스의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가치는 합병 당시보다 저평가 됐을 것이고, 그 결과 이재용에게 불리한 합병 비율이 설정됐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주주매수와 로비에 골몰한 삼성

이쯤되면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억울할만 하잖아요? 네, 그래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납니다. 당연하겠죠.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반대했지만, 삼성물산의 주식을 많이 가진 외국 투기자본에서 격하게 반대합니다. 여론도 악화됩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각각의 회사 주주총회에서 결정돼야 합니다. 2015년 7월로 예정돼 있었죠. 6월 초에 골드만삭스와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참석하는 대책회의가 열렸고, 긴급 대응전략이 수립됩니다. 검찰은 이때 수립된 대응전략에 따라서 삼성이 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을 상대로 각종 로비와 매수작업을 벌였다고 봤습니다.

그 당시에 삼성증권 직원들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삼성물산 주주들을 찾아다녔다고 하죠. 유명한 얘깁니다. 검찰은 삼성증권이 삼성물산에게 당사자 동의도 없이 주주명부를 넘겨받아서 주주들에게 투자상담을 해준다고 접근해서는,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불법입니다.

이 시기에 제일모직의 2대 주주였던 KCC가 갑자기 삼성물산 자사주를 전량 사들입니다. 검찰은 삼성이 합병 찬성을 전제로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이면계약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없는데요, 이 주식을 남에게 팔면 의결권이 부활합니다. 이 때 KCC가 사들인 주식은 삼성물산 전체 지분의 5.7%였습니다. 이재용 쪽에서는 엄청난 찬성표를 확보하게 된 것이죠. 이것도 불법입니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을 합작사와의 협의도 없이 발표하고 에버랜드 인근 개발 계획도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 계획은 거짓말이었습니다. 합병이 끝난 뒤에 취소해버리거든요.

언론환경을 유리하게 만드는 작업도 합니다. 경제계 유명 인사의 기고문, 인터뷰를 대신 작성해주는 등 합병에 유리한 기사가 보도되게 하기도 합니다. 광고도 엄청나게 쏟아부었죠.

#6 박근혜-최순실 뇌물과 국민연금의 이상한 결정

7월이 다가오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초미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찬반여론이 강하게 맞붙었습니다. 특히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찬반 어느 쪽이 우위인지 알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삼성물산의 주식 11%를 가진 대주주, 국민연금의 입장으로 쏠립니다. 사실상 국민연금의 입장에 따라 합병여부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 됩니다. 네, 삼성은 국민연금에 접근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사건이 바로 박근혜최순실 뇌물사건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낸 돈으로 국내외 주요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올립니다.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의 주식을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의 대주주 국민연금은 손해보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국민연금은 7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찬성합니다.

검찰은 합병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물산 주주들은 모두 30~5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손해를 국민연금이 감수한 겁니다. 국민들이 낸 돈에 심대한 손해를 끼친 것이죠.

어떻게 이런 결정이 가능했을까요?

2015년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습니다. 네,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황당한 이 결정의 배경에 삼성의 로비는 당연히 있었습니다. 결정에 참여하는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재용과 삼성의 로비는 청와대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재용 박근혜 뇌물수수 사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중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승계작업과 관련된 청탁을 하면서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뇌물을 줬다는 겁니다. 이런 사실은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박근혜가 2015년 6월에 합병안건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고 당시 고용복지수석에게 지시한 점, 대통령 비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 과정에 관여한 점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을 종합하면서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는 과정에 박근혜의 지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재용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 승마지원 등의 뇌물을 줬다고 봤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요. 이 권리가 행사되는 기간인 7월 18일부터 8월 6일까지 주가가 급락해선 안 됩니다.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주주들이 이탈하면서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삼성 관계자들이 제일모직의 주가가 오르면 삼성물산의 주가도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방어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수만건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주가는 주식매수기간 동안 청구가격 위로 유지되다가 청구기간이 끝나고 곧바로 급락했습니다.

#7 이재용은 또 감옥에 갈까요?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기소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 등은 합병 거래의 각 단계마다 삼성물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거짓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 삼성증권 PB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정 등을 했다.”

6월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했지만 두 달여가 지난 뒤 검찰은 기소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검찰이 기소한 만큼 길고 긴 재판이 시작될 겁니다. 재판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겁니다. 재판에서 유죄가 입증되고 만약 징역형이 선고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감옥에 가야겠죠.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뇌물수수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유죄를 받았습니다. 다만,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다가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고 뇌물액수가 줄어들면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된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피기환송 했습니다. 고등법원에서 다시 판결해야 하는 상황이죠.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르면 이재용이 제공한 뇌물액수가 올라갑니다. 이 뇌물은 회삿돈이기 때문에 횡령으로 이어지는데요,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습니다. 삼성 쪽에서는 판사가 재량으로 감형을 해주길 바라는데요, 그 것 때문인지 삼성에서는 준법감시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반도체 백혈병 발병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죠. 아직 판결은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두 개의 재판을 하게 됩니다. 이재용 기소를 두고 경영승계 과정이 불법이니 총수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삼성을 흔들려는 행위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있는 그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불법 행위가 있으면 그에 대한 처벌을 받으라는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한국 국민이니까, 한국의 법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재벌 총수가 법 위에 있는 존재는 아니니까요.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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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15 4주년 민족공동행사

<특집>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사진전 (1)6.15공동선언 20주년
통일뉴스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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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2  05: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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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에서는 창간 20주년 맞아 (1)‘6.15공동선언 20주년’,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과 함께 출발한 <통일뉴스>는 지난 20년간 단독 방북취재를 비롯해 남북 민간공동행사를 독보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이번 (1)‘6.15공동선언 20주년’ 사진전에는 6.15민족공동행사를 비롯한 8.15공동행사 그리고 노동자, 농민, 여성, 종교 등 부문행사들에서 잡힌 감동적인 장면들이 연도별도 전시될 것입니다.

통일뉴스가 입수한 희귀 사진을 선보인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은 지난 6월, 3회에 걸쳐 전시된 바 있습니다. / 편집자주

 

2004년에는 6.15공동선언 4주년 행사 ‘우리민족대회’가 인천에서 열린 것을 비롯해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가 평양에서, 남북 농민통일대회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아울러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이 처음으로 금강산에서 열렸다. 그러나 8.15행사는 범민련과 한총련의 참가 문제를 둘러싸고 남측 당국이 불허하자 무산됐다.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 / 금강산, 3월 13일>

   
▲ 남측 대학생들이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기를 망토로 해 행사장인 금강산 문화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대학생들이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기와 수기를 들고 금강산 문화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북남 대학생 상봉 모임' 순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학생 상봉 모임' 대회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한반도기를 펄럭이며.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학생들이 행사 후 한반도기와 수기를 흔들며 나가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행사장 바깥에서 남북이 함께.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학생다운 발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 / 평양, 5월 1일>

   
▲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순안공항에서 남측 대표단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순안공항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측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회를 참관하는 평양시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에 왔으니 을밀대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노동자 연환공연. [통일뉴스 자료사진]
   
▲ 환영행사에 북측 박봉주 내각총리(우측에서 두 번째)가 참석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는 하나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6.15선언 4주년 우리민족대회 / 인천, 6월 14-16일>

   
▲ 대회장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는 남북 대표자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6.15 우리민족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표단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체육오락경기. 남남북녀가 공을 떨어뜨릴세라 조심조심하며 나아가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형 만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민족자랑 남북예술공연'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민족자랑 남북예술공연'을 참관하고 있는 인천시민과 국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마라톤대회. [통일뉴스 자료사진]
   
▲ 128번 황영조 선수도 함께 뛰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마라톤 선수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북측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 농민통일대회 / 금강산, 6월 27일>

   
▲ 대형 한반도기를 인도하며 국기 게양대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농민 통일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표단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식량주권 수호'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남북녀가 만나니 이리 좋을 수가.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 이쁘죠?' [통일뉴스 자료사진]
   
▲ '탈춤을 추자' [통일뉴스 자료사진]
   
▲ 씨름대회에서 우승해 받은 황소를 타고. [통일뉴스 자료사진]
   
▲ '더 높이...' [통일뉴스 자료사진]
   
▲ 행사 후 모두 함께 춤을. [통일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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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자영업자들 절규 “제발 세금 유예나 공과금 면제를”

등록 :2020-09-01 04:59수정 :2020-09-01 07:11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 상인
“다들 매출 3분의2 이상 줄어 두집 건너 한집은 폐업중”
서초구 고깃집 운영 사장은
“임금 챙기느라 임대료 두달 밀려”
임대료 제한 등 전향적 지원책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31일 낮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31일 낮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부가 수도권에서 ‘준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자영업자들이 극한상황에 내몰렸다. ‘8일간의 배수진’이라지만 이미 막다른 길에 이른 자영업자들에게선 “작은 가게부터 줄도산할 것”이라는 비명이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임대료 제한, 세금 유예 등의 지원 대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라면 손님들로 북적거렸을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먹자골목’의 상인들은 텔레비전 뉴스만 보고 있었다. 별관을 둔 대형 식당을 운영하는 최아무개(49)씨는 거리두기 효과를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기가 50년 넘은 골목인데 폭삭 망했어요. 어제 업주들이 모였는데 다들 3분의 2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합디다.” 최씨는 “일주일만 한다지만 소상공인에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지금도 두 집 건너 한 집은 폐업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당 직원 김아무개(39)씨도 “어제 손님이 없어서 쉬었는데 오늘도 손님이 보이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아직 영업 개시를 하지 못했다”며 혀를 찼다.

 

매출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임대료는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앞서 정부가 나서 ‘착한 임대인 운동’을 권장해 일부 시장 등에서 건물주들이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지만 이미 ‘약발’이 떨어진 상태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하는 유아무개(66)씨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유행하던 지난 3~5월엔 임대료를 삭감받았지만 지금은 원상복귀됐다”며 “적자가 지속돼 폐업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ㄱ씨는 “직원들을 자를 수도 없어 임금을 챙기느라 두달치 임대료가 밀려 있다. 주변엔 임대료를 더 올린 곳도 있다고 한다”며 “다시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건물주가 깎아준 임대료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착한 임대인 지원책은 지난 6월까지 제한적으로 운영돼 추가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각에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건물주의 임대료 유지·상승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공회 경상대 교수(경제학)는 “지금처럼 비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임대인만 꾸준히 수익을 유지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 여권이 최저임금 문제에서 강경하게 나갔듯 건물주들이 임대료 감액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임대인이 임대료를 올릴 권리가 있듯 임차인 역시 ‘차임증감청구권’에 의해 상황이 어려울 경우 법적으로 임대료 감액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권리가 제대로 행사될 수 있도록 돕고, 각 지자체도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자영업자에게 긴급 현금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자영업자들은 단기적으론 세금 유예, 공과금 면제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최아무개씨는 “재난지원금 30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상인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세금이다. 면제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6개월이라도 유예해주면 숨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식당을 하는 정아무개(50)씨는 “세금을 좀 줄여주거나, 한시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을 낮춰서 공과금 부담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경 강재구 전광준 기자 ygpark@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0147.html?_fr=mt1#csidxdb30c50c72fe44eaa280bd04eb259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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