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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금] 러시아·인도·중국 삼각협력 주목해야

이인선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1/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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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1년 12월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무역·에너지·우주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협력 합의 사항들을 담은 99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인도에 54억 달러(6조3,730억 원) 규모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는 6억 달러(약 7,071억 원) 규모의 합작 투자 계약을 통해 러시아가 설계하는 돌격소총 60만 개 이상을 공동 제조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2030년까지 유효한 10년간의 군사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말까지 교역 목표를 현재의 3배가 넘는 300억 달러(35조3,850억 원)로 설정했다.

 

러시아와 인도의 관계는 푸틴 대통령의 말처럼 “오래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인도는 냉전 시대부터 수십 년 동안 러시아 군사 장비에 크게 의존하며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왔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과의 교역을 늘리는 등 무기 수입처를 다양화했으나 여전히 무기 공급의 절반 정도가 러시아다. 또한 양국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상하이협력기구(러시아·인도·중국·파키스탄·중앙아시아 국가), RIC(러시아·인도·중국 협의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중국과 삼각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2020년엔 중국과 인도의 국경에서 충돌이 일어나 사상자가 나왔고 2021년에는 인도가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접경지역에 배치하는 등 양국 관계는 좋지만은 않다. 또한 인도는 중국의 영향력 견제를 위해 미국과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고 안보 협의체 쿼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인도와의 관계와 인도와 중국을 잇는 삼각협력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오래된 친구, 러시아와 인도

 

러시아와 인도의 관계는 소련·인도 관계의 연장선이었다. 소련과 인도는 1955년 자화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가 소련을 방문과 함께 협력을 시작해 1971년 ‘평화우호협력조약’을 맺는 등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해왔다. 소련은 평화우호협력조약을 미·중관계에 대한 견제이자 아시아 비동맹국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으로 보았고, 인도는 이 조약을 중국 견제와 중국과 파키스탄의 군사적 연계에 대한 전략적 기반 제공, 서남아시아에서의 인도의 전략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로 인식했다.

 

소련 해체 이후 양국 관계는 러·미관계, 러·중관계, 러·파키스탄관계 등으로 인해 소원해지면서 부침을 겪다가 1996년 1월 9일 임명된 프리마코프 외무장관의 정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프리마코프 장관은 전임자의 외교 성향이 서구 특히, 미국에 편중된 외교적 오류였음을 인정하며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또한 프리마코프 장관은 아시아 국가 중 인도를 첫 방문지로 선택했고 외무장관 회담에서 분리주의와 테러리즘 문제 등 지역 안보 문제와 나토의 동진을 주요 쟁점으로 논의했다. 회담에서 나토 동진에 대한 인도 정부의 반대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러·인 관계는 더 돈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 성과는 1996년 4월 옐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나토 동진 반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나토 문제를 중심으로 러·인·중 삼각협력 기반 조성으로 이어진다.

 

2000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 이후로도 러·인관계는 여전히 좋다. 인도는 계속 러시아제 무기 수입을 비롯해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RIC에 동참하며 경제·군사·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인도는 2016년 러·인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 체결, 에너지·우주개발 분야 교류, 첨단 방공 시스템 계약 등을 맺었고 2017년에도 정상회담을 가지며 원전 건설, 무역 규모 확대, 제약·항공공학·자동차·농업을 비롯한 19개 분야 합작 사업 추진 등을 합의했다. 양국은 2018년 러시아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인 S-400 공급 계약에 서명했고 2020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인도에 도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2018년 G20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중국과 비공식회담(RIC 회담)을 갖고 미국 일방주의 정책 반대와 보호무역주의 공동 대응, 다자주의 수호 유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2020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일어나면서 중·인관계가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인도가 서방 국가들과 교류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에도 동참하면서 점차 중국과 러시아와 멀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고 무기 수입의 50%를 러시아에서 하면서 미국을 비판하고 러시아를 지지해온 나라다. 실례로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해 인도는 서방이 제기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며 “합병은 적법하다”라고 러시아를 옹호했다. 

 

러시아는 인도와 중국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고 그 결과 다양한 측면에서 러·인·중 협력관계는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러시아와 인도는 협력을 이어나갔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가 제작한 세계 최초 백신인 ‘스푸트니크 V’ 임상시험에 동참 및 수입했고 러시아는 2021년 4월 28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에 대규모 의료지원을 제공했다.

 

양국 정상은 이 시기 전화로 많은 논의를 이어갔고 2021년 12월 6일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와 러시아의 우정은 변함없다.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인도를 열강이자 오랜 친구로 여긴다.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자”라고 화답했다.

 

이를 두고 난단 운니크리슈난 인도 싱크탱크인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의 인도·러시아 관계 전문가는 “인도가 미국과 친하고, 러시아는 중국과 친밀해 일각에서는 러·인관계가 흐트러졌는지 의심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묶인 러·인·중 삼각협력관계

 

▲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한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 시진핑 주석.  © 이인선 통신원

 

러·인·중은 프리마코프 장관의 계획에 따라 1996년 삼국협력 회의를 개최한 이후 삼각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회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2019년 8월 외무부 유관 부처 국장급 2차 협의체, 2019년 9월 학술회의, 2019년 10월 젊은 외교관 3차 회의, 2020년 9월 위생·역학 서비스 담당자 1차 화상회의 등을 통해 공동작업의 성과를 평가하며 러·인·중 삼각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러·인·중은 3대 악(테러리즘, 분열주의, 극단주의)에 대한 공동 대처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21세기 세계질서의 다극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전략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국제관계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반대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삼각협력을 강조해왔다. 하나의 예로 2012년 러·인·중 11차 외무장관회의에서는 주요 논점이 브릭스의 부상에 반대하는 서방의 압박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였다. 또한 러·인·중은 국제적인 위기를 해소하는 방식도 유엔을 우선으로 삼으면서 주권 국가들의 내부 문제에 불개입주의 원칙을 지지해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맞닿고 있어 충돌이 잦다. 즉 삼각협력 관계에서 중·인관계 개선이 핵심적인 고리라고 할 수 있다. 인도와 중국은 오랫동안 서로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한편 협조를 유지하는 관계를 맺어 왔다. 두 나라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RIC,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등을 통해 교류하고 있다. 특히 인도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내 지분율 2위라는 점과 인도에 중국의 경제 투자가 많다는 점은 경제로 중·인관계가 연결되어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삼각협력관계에서 이러한 중·인 관계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G20 정상회담과 맞물려 진행한 비공식 러·인·중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더욱 공정한 국제질서를 만들고 경제와 금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유라시아와 일대일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도 러·인·중이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대국이자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무역 투자 자유화와 개방형 세계 경제를 촉진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디 총리도 “최근 국제 정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방주의가 대두해 다자주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라며 러·인·중이 세계 주요국으로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다자주의 수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담을 계기로 모디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열고 2017년 중·인 국경 분쟁 이후 관계 회복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6월 15일 중국과 인도의 국경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인도군 10명이 중국에 포로로 붙잡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에서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수입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갈등의 수위는 최고조로 달했다. 상황이 격화하자 중국은 포로로 잡은 인도군 10명을 3일 만에 풀어줬고 양국은 2020년 6월 22일 군단장급 회담을 가지며 서로 최전방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전쟁 분위기’까지 갔다가 갈등이 갑자기 해소된 배경에는 러시아의 중재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러·인·중 외무장관은 2020년 6월 23일 화상회의를 가지며 서로 간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을 겨냥해 “일부 국가가 편협한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를 파괴하려 하고 지정학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라면서 다른 나라에 제재를 가하고 보호주의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인·중이 단결해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주요 20개국과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등을 통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왕이 외무부장 겸 외무담당 국무위원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책임을 전가해 국제 사회의 전염병 방제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왕이 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러·인·중 합작 강화가 절실하다면서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유엔의 틀 내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구축, 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계 유지를 견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이샨카르 외무장관도 다자주의와 다극화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국제관계는 국제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왕이 부장과 자이샨카르 장관은 2020년 9월 1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외무장관 회의에서 회동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 지속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성명에 “국경 지역의 현 상황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라며 양측 국경 군이 대화를 계속하고 신속하게 군대를 뒤로 물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명시했다. 이어 양국은 중·인 국경 문제에 대한 기존 협정과 의정서를 준수하며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조치를 피하기로 했다며 “국경 문제와 관련해 특별 대표 협의체를 세워 대화와 소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인도 외교부는 “두 장관의 논의는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러·인·중은 점차 발걸음을 맞추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 예로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 2020년 9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러·인·중 과학자들이 기존 연료 전지보다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연료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러·인·중 외무장관은 2021년 11월 26일에도 화상회의를 가지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를 포함해 유엔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유엔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인도의 열망을 지지하며 인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노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또한 러·인·중 장관은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지지를 표했고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범위를 넘어선 독자 제재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고 안보리 제재 체제의 실효성과 합법성을 저해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회의에서 미국을 비판했다. 왕이 부장은 러·인·중 삼각협력관계 증진 방안과 관련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며 제로섬 게임과 신냉전 도모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2021년 12월 미국이 대만을 초청한 가운데 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한 국가의 기준에 따라 선을 긋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해 세계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 구상에 대해 평등한 협력 구상이 아니라며 “각종 소집단을 엮는 것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려는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로 러·인·중이 함께 대처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는 인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앞으로 동참하지 않길 바라는 의미로 보인다.

 

▲ 러·인·중 외무장관의 2021년 11월 26일 화상회의 모습.  © 이인선통신원


삼각협력의 의의

 

러·인·중 삼각협력관계는 다극화와 다자주의 협력을 통한 미국 중심의 단극질서를 해체하려는 집단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러·인·중은 자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서로 견제하는 것은 있으나, 기본적으로 삼각협력관계 틀 안에서 비적대노선을 견지하기에 평화 체제 구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협력 분야는 에너지, 기술과학, 원료, 문화, 공중보건, 농업, 기후변화, 3대 악 척결 등으로 다양해졌다.

 

보리스 볼혼스키 국립 모스크바 대학교 아시아 아프리카 연구소 부교수는 2016년 4월 19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와 중국 등이 참여한 브릭스 등 기구가 다자간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핵심 조직으로 되고 있다. 러·인·중 협력에서 인도가 상하이 협력기구와 연대하는 것은 전체 유라시아 공간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021년 12월 15일 화상 정상회담을 가지고 러·중 협력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러·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하자고 합의했다. 우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에 따르면 이러한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러·인 정상회담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과 자이샨카르 장관은 2022년 1월 4일 전화 통화를 통해 러·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이행하는 것을 논의하고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RIC는 물론 유엔과 안보리에서 협력해 지역 및 국제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데 동의했다.

 

아직 중·인 갈등과 인도의 인도·태평양 군사동맹 동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이처럼 러시아를 중심으로 인도와 중국을 잇는 삼각협력관계가 발전하면서 이들이 목표한 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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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발 기사→고발→신속 수사·기소... 검찰 특기인가

[2014년 간첩조작 피해자 유우성씨 사건, 고발유도·사주 의혹] 검찰은 전면 부인

22.01.08 20:22l최종 업데이트 22.01.08 20:30l
큰사진보기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날리는 모습 (자료사진)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날리는 모습 (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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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의해 고발이 유도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검찰 공소권 남용 피해자인 유우성씨 변호인단이 2016년 항소심 과정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대법원의 공소 기각 확정 판결이 주목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2014년 석연찮은 고발에 따라 재수사에 착수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씨를 기소한 것을 두고 '통상적이거나 적정하지 않고 어떤 의도가 보여지므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라고 판단했는데, 대법원이 이를 확정한 것이다. 보복성 기소라는 피고인 쪽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관련기사 : 검찰의 유우성 보복성 기소, 대법원이 인정했다 http://omn.kr/1vjzt) 

유씨 쪽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1월 주임검사와 그 지휘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관련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2014년) 고발이 검찰의 유도 또는 사주로 보인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고발인도 1심에서 고발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의 기원 : 궁지에 몰렸던 검찰

유씨는 지난 2004년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유씨가 불법 대북송금 사업을 통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면서 수사에 나서 2010년 3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 이유는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경위를 참작할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유씨를 계속 의심했고, 결국 그는 2013년 검찰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같은해 8월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는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재판부에 조작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2014년 4월 25일 항소심 판결 역시 '간첩 혐의 무죄'였다. 그리고 6일 뒤(5월 1일) 공판 검사들이 위조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감봉·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8일 뒤(5월 9일) 검찰은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4년 전 검찰 스스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던 사안이었다.

유씨 변호인들은 궁지에 몰린 검찰이 보복을 위해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내용은 앞서 언급한 대로 사법부가 받아들였다. 변호인들은 당시 기소가 석연치 않은 고발에서 비롯됐다며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지만 판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4년 3월 21일 접수된 고발장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4년 4월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4년 4월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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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고발장은 박광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대표가 2014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유씨가 26억 원을 북한에 불법으로 송금하고 수수료 4억 원을 취득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유씨가 간첩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불법대북송금과 간첩 혐의와의 연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 변호인들은 당시 고발과 그에 따른 검찰의 처리가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고발 내용은 <세계일보>와 <조선일보(프리미엄 조선)> 2개의 언론보도를 짜깁기한 것이었다. 소명자료도 해당 언론보도뿐이었데, 그 내용은 이른바 '검찰발 보도'였다. 특히 검찰 수사의 직접적인 단서는 <조선일보>의 2014년 3월 17일치 <北에 26억 송금(2년 6개월 동안), 中 고급 아파트 소유… 유우성은 對北송금 브로커?> 기사였다.

다섯 단락으로 이뤄진 이 기사에서 기사의 내용을 정리한 첫 단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단락에는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략) 말했다' 등의 표현이 담겼다.

검찰이 고발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이유로 꼽는 '수수료 4억 취득' 관련 내용도 담겨 있다. 

 
유씨는 과거 다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2년 반 동안 26억 원을 북한에 송금하고 4억 원을 벌었으며 중국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이 포착됐다. (중략)

유씨 측은 지난 2007년 2월~2009년 8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26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2010년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유씨 측은 당시 4억원을 챙겼고 중국 옌지(延吉)시 강변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유씨가 다른 사업자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북한 송금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위법이지만 사안이 가벼울 때 내리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수수료 4억 취득' 부분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추측성 내용인데, 문맥을 뜯어보면 2010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두고 사실로 확인되거나 수사된 바가 없음은 명백하고, 해당 보도는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고발장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을 뿐더러, 검찰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나 추측만 담겨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검찰은 매우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했다. 사건은 바로 안동완 검사(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에게 배당됐고, 고발 접수 4일 만인 3월 25일 안 검사는 서울동부지검으로부터 과거 기소유예 처분이 나온 사건의 기록을 검토했고 그날 저녁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

안 검사는 박 대표를 조사하면서 언론보도 말고 유씨의 범죄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 물었다. 박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다른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새로운 내용 없는 고발... 6일만에 본격적인 수사 준비 

그러나 안 검사는 이튿날인 3월 26일 서울동부지검을 상대로 수사 재기를 요청했고, 서울동부지검은 3월 27일 안 검사가 수사할 수 있도록 사건을 이송했다.

새로운 증거가 없음에도 3월 21일 고발장 접수 이후 6일 만에 본격적인 수사 준비가 마무리된 것이다. 특히 이는 검찰이 관련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고발과 그에 따른 수사를 두고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각하 처분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지만, 검사는 수사 재기와 재수사를 거쳐 위 규칙에 위반하여 사건을 기소했다"라고 판시했다.

이와 같은 신속한 수사는 경험 많은 검찰 수사관 입장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유씨 사건을 수사했던 경력 17년차(2016년 기준) 임아무개 수사관은 법정에서 "제 경험에 의하면 신문기사만 첨부되어 있는 것을 단서로 해서 수사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고발장 접수 4일 만에 고발인을 조사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사한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또한 당시 유씨 수사에서 대검찰청 계좌추적전문요원 2명이 수사에 합류했는데, 해당 수사관은 벌금 1000만 원 수준(유우성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모두 인정된 1심 선고형량)의 범죄 사건 수사에서 대검 계좌추적전문요원이 파견되는 걸 경험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고발사주 주장, 전혀 사실 아니다"  

2014년 당시 고발인 박광일 대표는 고발유도·사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검찰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서 "유씨 때문에 많은 탈북민들이 피해를 본 상황에서 당시 언론보도를 보고 그 내용을 조사해달라고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오마이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고발장 첨부 기사를 두고 "기자는 법원, 검찰, 유우성의 별건 1심 재판 내용, 북
·중 접경지역 북한 인권운동가, 일명 '네티즌 수사대' 등 다양한 취재원을 기초로 기사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검찰발 기사'가 아니란 취지다.

하지만 검찰이 해명한 것은 주로 <세계일보> 기사를 말한 것이다. 수사의 직접적인 단서가 담겨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 본문을 살펴보면, 취재원은 검찰이 유일하다. 기사에 담긴 사진 설명에 '네티즌 수사대가 찾아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을 뿐이다. 

검찰은 또한 신속한 수사의 배경으로 "기소가 별건 항소심 판결 선고일 이후 제기되어 별건과 병합재판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 발생시 공소권 남용이 쟁점이 된 판례를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고발 당시 유씨는 간첩 협의 사건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고발 사건도 함께 재판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유씨의 수수료 4억 원 취득'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검찰청 계좌추적전문요원 2명이 유씨 수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관련 사실이 새로이 소명되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여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이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것을 소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주임검사는 각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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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지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길"…눈물 속 치러진 평택 순직소방관 합동영결식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팀장님, 수동아, 우찬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세 사람의 동료였던 평택송탄소방서 채준영 소방교(34)의 조사가 낭독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사 중간쯤부터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하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모았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라"는 마지막 당부가 나오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소리는 더 크게 터졌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송탄소방서 소속 이형석 소방경(50), 박수동 소방장(31), 조우찬 소방교(25)의 합동영결식이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들과 소방 동료 등 200명이 참석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이흥교 소방청장,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 등도 참석했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은 이들이 담긴 운구함을 들고 한 발, 한 발 영결식장 안으로 입장했고,뒤따라 유가족들은 동료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유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연신 눈물은 훔쳤으며, 식장 안은 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억지로 감정을 추스리려는 이들도 보였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항대행은 "세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유가족 여러분께서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그동안 진행했던 안전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일어난 소방관의 희생 앞에 마음이 무너진다. 도정 책임자로서 비통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유가족과 동료들은 차례로 국화꽃 한 송이씩을 영정사진 앞에 내려놓았다. 유가족들은 오열하며 사진 앞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사망한 대원의 유족 중 일부는 대원의 이름을 부르짖기도 했다.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도 이들을 떠나 보내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영정사진 앞에 선 동료 소방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나중에 보자"라고 전했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함은 밖으로 향했고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는 구슬프게 울렸다. 경기도는 고인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으며 유해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순직한 소방관 3명은 지난 6일 발생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해 화재 초진 후 잔불 정리 및 인명수색을 위해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불이 재발화하며 탈출에 실패했고 교신 두절 2시간 50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팀장인 이현석 소방경(50)은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그는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박수동 소방장(31)은 2016년 2월에 임용됐으며, 팀에서 나이로 가장 막내인 조우찬 소방교(25)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신참 소방관이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명호 수습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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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문제의 교훈은 다른 나라의 백과사전 같아요”

등록 :2022-01-08 09:33수정 :2022-01-08 09:54

 

 

[한겨레S] 이충걸의 인터+뷰
ILO 사무총장 도전나선 강경화 전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지난 12월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다.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지난 12월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다.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해 10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냈다. 오는 3월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에 당선될 경우, 한국인으로서는 물론이고 아시아·여성 첫 사무총장이 된다. 반면 국내 노동단체는 노동 비전문가라는 이유로 강 전 장관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제노동계에 전달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첫 여성 외교부장관으로 3년8개월을 지냈다. 이전에는 유엔에서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와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거친 인권전문가였던 그는 국제노동 분야에서 어떤 구실을 하려는 걸까? ‘이충걸의 인터+뷰’에서 강 전 장관을 만났다. <편집자주>

인터뷰 전날,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반세기 이상 우정을 나눈 친구들과 와인을 마셨다고 했다.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더니 조금 피로가 풀린 것 같으면서 더 피곤한 것도 같다는 말이 소량의 위트를 주었다. 겨우 와인 한두잔의 회포란, 도망갈 곳도 숨쉴 시간도 없이 빽빽한 중력에 매달린 시간을 말해주는 건지도 몰랐다.

“와인 좋아합니다. 제네바에서 6년 살았는데, 거기는 일상적으로 물 마시듯 마시니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아닌데, 요새는 나이가 들다 보니까 양이 한두잔 정도로 줄었어요.”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1008호. 비스듬한 빛살이 비쳐 책상을 거울의 사각 테두리처럼 만들었다. 그 뒤로 남색 슈트와 스탠드칼라의 아이보리색 블라우스는 자기 목적을 찾은 것 같았다. 그가 있는 지점에 대한 날카로운 집중을 드러내면서.

2017년 6월, 그가 이 정부의 외교부 장관으로 등장했을 땐 거의 급작스러운 문학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뒤따를 모형도 없이 남성 본위의 어두컴컴한 계단을 오른 방식, 개인의 영역과 젠더 사이의 방정식, 본 적이 없던 글로벌 매너.

2021년 2월, 3년8개월간의 외교부 장관 재임 기간 만료 후 그는 다른 행로를 밟았다. 자기 충족감으로 용해되는 대신 국제노동기구(ILO)의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입후보했다는 기별은 즐거운 호기심을 주었다. 그의 퍼레이드는 어디로 향할까, 사이렌 소리는 어디까지 증폭될까. 결론은, 개인의 능력은 불평등하게 분배되었다는 거였지만.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은 &lt;한겨레&gt; 인터뷰에서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라면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라면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ILO 도전 저로선 자연스러운 결정…국가의 대표로서 엄중함 느껴”
“노동권 확대, 그러나 아직 멀었죠”

노동이 포괄하는 범위가 국내 문제에서부터 국가 간의 지형도 전반을 아우르는 지금, 그는 역사가 탄탄한 국제기구에 폭풍을 일으킬 만한 영향력을 장착했을까? 대립적인 세계의 다수성 틈새로 어젠다를 지배할 수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노동기구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그의 답변은 유엔에서의 레퍼런스를 포함하고 있었다.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저로서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어요. 제네바에서 인권 업무를 할 때 국제노동기구와 여러 현안으로 협의를 했었거든요. 그 자리와 제 능력이 맞는가 따져봤을 때, 국제노동기구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와 외교부와 청와대와 논의를 거쳐 후보로 나간 거고요. 무엇보다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후보로 나섰다는 데 엄중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국내 일각에선 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노동 관련 경험이 미흡한 비전문가라는 것이 반발의 핵심이다. 민주노총은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은 중재자가 아니라 노동전문가여야 한다며, 강 전 장관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국제노동계에 전달하기도 했다.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죠. 그러나 회사를 운영하고 결국 손익을 따져야 되는 기관하고는 다르지만, 저도 외교부라는 큰 조직의 톱 관리자로서 직원들의 관리라든가, 해외 행정직원들의 노조 설립에 직접 관여를 했고, 조직 운영, 인사 관리 측면에도 충분히 경험을 가졌다고 봅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주셨고 국제노동기구에도 그렇게 뜻을 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12월15일 민주노총 본부를 찾아갔을 때는 위원장과 간부들하고 굉장히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노동 현장의 경험을 전제로 출마해야 되는데 그게 없기 때문에 지지를 할 수 없다, 하는 기존 입장을 면담 뒤에 내놓으셨지만, 저는 굉장히 유익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노동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한 분들에 비하면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입니다.”

포부는 원을 그리며 넓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저는 유엔 체제에서 갖고 있던 경험과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서 국제노동기구를 그 중심에 갖다 놓고 싶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재직하면서 가사노동자 협약, 여성노동권, 이주노동자 보호 등 이슈에 대해 국제노동기구와 많은 협업을 했습니다. 따라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산업과 노동의 공정한 전환이 이뤄지도록 노사정 대화를 적극적으로 촉진할 생각입니다. 더 긴 호흡으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같은 임금노동자 이외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사회안전망이나, 이들이 이익을 공유할 방안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그것은 경험 과학일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장시키는 것은 모든 국가의 목표니까. 이사국들이 표를 행사할 때는 또 다른 계산이 있겠지만, 국제노동기구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의 백인 남성이 독식했던 사무총장의 역사 속에서 그가 후보 다섯명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인이며 여성이라는 사실은 단순히 핑크빛 수정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답이 정해진 질문이며 후렴구가 분명한 진군가라서.

위험천만한 변혁 기간에 노동의 숭고함이란 인류의 핵심과 재연결되는 가치이자 현재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묘사일 것이다. 그는 숨이 턱에 닿도록 국내외 노동 현안을 살피고, 노동단체며 경영자단체를 찾아 입장을 들었다. 작년 11월 제네바 국제노동기구 이사회에서 지지를 호소할 땐 주요국 대표로부터 ‘두렵기까지 한 후보’라는 소리도 들었다. 결국 3월25일 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대화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의 그를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의 존엄성을 추구했던 1944년의 국제노동기구 헌장 이후 세계는 어디쯤 와 있을까? 사고(思考)의 중심에 노동이라는 영양은 얼마나 공급되었을까? 그는 필라델피아 선언이 있던 날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

“필라델피아 선언의 기본 철학은 분명하죠. 생산 과정에 있어 사람은 재료가 아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죠.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에는 제도권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일이 60, 70퍼센트나 됩니다.”

어떤 계급은 주변에 강렬하게 존재하지만 특정한 형태를 띠지 않는다. 한국의 노동 환경 또한 국제노동기구에 자랑할 입장이 아니다. 고등학생이 실습 나가 목숨을 잃거나 청년들이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일도 너무 잦으니까.

“우리가 선진이라고 얘기하기에는 거리가 멀죠. 사고와 질병을 얻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이제 시행 들어가는데 준비가 만만치 않고요. 저는 주 52시간제 안착을 통해 노동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보장하고 기업 생산성도 제고한다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노동 문제의 교훈은 다른 나라의 백과사전 같아요.”

 

지난해 12월15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5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월 선거 앞두고 ILO 이사회서 ‘두렵기까지 한 후보’란 평가 받아
남수단에서 만난 인간의 존엄

그는 인터뷰 내내 펜을 들고 필기를 했다. 무엇을 적는 걸까? ‘최초의 여성’ 레이블로 수식되는 이의 습관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파악하던 행정 경험의 열매일까? 한편, 코로나의 본질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방법을 설명한 2020년의 <비비시>(BBC) 인터뷰는, 진짜 토론 실력은 어려운 주제일 때 드러나고, 품위는 연습으로 갖추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영국인들은 논리의 명료함과 팩트의 간결성 외에 그의 스탠더드 영어에 매료되었다. 그가 영국 수상이 됐음 좋겠다는 코멘트는 단순한 투정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사이 ‘제5의 코로나’는 한층 기세등등 변이된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지금 오미크론 때문에 다시 긴장하는 상황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많이 높아졌죠. 결과적으론 추가 사망자 수가 마지막 성적표일 겁니다. 유럽에서는 전면 록다운으로 가는 나라도 있지 않습니까? 2020년에 다른 나라에서 화상회의를 하자, 도와달라, 그런 주문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우리 공항 방역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나라를 위해 줌 회의를 몇시간 한 적도 있고요.”

그의 커리어는 여성 르네상스 자체이다. 같은 시간대를 살았으면서도 같은 시간의 경계를 넘지 않은 사람처럼. 그리고 지리적 한계와 문화적 제한이 상관없는 이즘으로 청년들의 표지가 되었다.

“아뇨, 저도 차별 많이 당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지만, 미국에서 학위를 받았을 땐 당연히 학교에 자리 잡을 줄 알고 한국 왔는데, 제 모교에 가면 여성이라고 안 써주고, 여자 대학교에 가면 타교생을 쓸 바에야 남성을 쓰지 왜 여성을 쓰느냐, 이런 반응이었어요.”

뭔가, 대한제국 단발령 반대 구호가 100년 뒤에 들리는 기분은 무엇일까.

“성 평등과 법 제도 면에서 힘든 세월 많이 겪었습니다. 외교부 장관으로 일할 때 되도록 중요한 자리에 여성들을 등용했습니다. 퇴임하는 날 계단에서 간부들과 사진 찍고 차 타고 나왔는데, 나중에 사진 보니 제 뒤에 다 남자였어요.”

한국 최초의 유엔 고위직 여성이라는 사실은 분명 그의 연대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러나 유엔이 아무리 세계 평화의 수호신이라 해도 1945년 이후 계속 증식해온 관료 조직이라면 충돌이 없을 리 없다.

“문화 코드가 다르지만 다양성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즐겁죠. 제가 유엔에 있을 때 제 보좌관은 몽골 여성, 주니어 보좌관은 프랑스 남자, 제 앞에 있는 스케줄 오피서는 멕시코 여성, 그 보조원은 모로코 여성.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읽는 것처럼 위험한 게 없어요. 상대는 아무 뜻 없이 얘기했는데 거기에 의미 부여를 해 내가 아시아인이라서 우습게 보나, 나를 무시해서 지시를 안 받나, 의심하기 시작하면 피해의식이 생기고, 피해의식이 불신을 낳으면 유엔에서 일하기 정말 힘듭니다. 조직 관리자로서 저의 기본 전제는 국제사회의 대의를 위해 모인 이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를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남수단 내전이 끝난 시기에, 특정 지역을 점령한 군부대 옆에 난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 마을 가장 연장자 할머니께서 나무토막 같은 손으로 저에게 악수를 하시더니 “어서 오십시오, 댁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의를 갖춰 손님을 맞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람의 존엄성은 불이 안 꺼지는 거구나. 그런 현장을 보고 뉴욕이나 제네바 본부에 돌아오면 괴리감이 있어요. 나는 이렇게 풍요롭고 안전한 데서 일하고 있구나, 감사를 넘어서 한동안 정신적으로 흔들려요. 똑같은 존엄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지금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유대감이라고밖에는 저는 설명이 안 되네요.”

그의 표준 발음에는 관료들의 압제적인 투가 없었다. 어떤 정치인의 과시적인 천박함과 소화하기 힘든 편협함, 붉게 번들거리는 얼굴만 대하다가 이런 엄격한 우아함이란 차라리 생경했다. 고요해진 실내 공기에 침착한 객관성이 스며들 때 그 옷깃에 달린 사랑의 열매 배지가 문득 반짝거렸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018년 9월18일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018년 9월18일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노동 비전문가 지적엔 “채워갈 부분 많아…현장과 계속 소통할 것”
천지에서 남북 손잡던 그날

유엔은 공동의 어젠다를 만들고 새 규범을 만드는 기구지만 언제부턴가 낡은 영광에 집착하는데다 다자주의의 위기가 팽배한데 고위 관료들이 모여 한가한 소리나 하는 듯 보였다.

“다자주의를 이끌던 미국의 힘이 빠지면서 유엔 체제의 핵심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가 제대로 작동을 못 했어요. 테러리즘도 팬데믹도 그렇고, 챌린지는 계속 늘고 있는데 시스템 자체가 거듭나지 못했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다음 팬데믹에 어떻게 대비할지 논의가 많아요. 다만 백신 관련해서 굉장히 아쉬운 건, 일찌감치 코백스(백신 공급 국제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언젠가 백신이 개발되면 전세계가 공평하게 나누자는 목표가 있었는데 흐지부지돼버렸어요. 지금 백신 분배가 제일 큰 현안인데, 시간이 걸려도 꼭 달성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세계사의 페이지 안, 그것도 서로 먹고 먹히는 격랑의 중심부에 있었다. 무엇보다 세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의 회동에선 한국 정부의 공식 수행원인 채 몸소 창과 방패가 되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비핵화와 평화 정착, 두 축이 운반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골몰해도 종전선언은 들릴 듯 말 듯 여전히 가물가물한데 그 모든 분투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를 도출 못 하면서 그 이후 계속 교착 상태지만, 지금과 2017년 중반을 비교하면 훨씬 안정된 상황이죠. 지금까지 지켜지는 ‘남북 군사합의서’로 인해 휴전선 근처 긴장은 확실하게 관리되고 있잖아요. 그 합의가 없었고, 휴전선의 이런저런 사고로 긴장이 고조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을 겁니다. 비핵화 평화 정착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나아갈 부분이 많지만 분단의 안정적 관리라는 면으로는 큰 평가가 있어야 될 걸로 봅니다.”

그 날들이 그의 언어 속으로 다시 흘러들어왔다. 길고 두터운 호흡으로 밀고 가던 세월에는 영원히 방부 처리된 찰나도 있었다.

“2018년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 마치고 백두산에 올랐는데 그날따라 기적처럼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에, 천지를 배경으로 양쪽 대표단이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서로 사진 찍어주고 농담도 하고 그랬어요. 가끔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그의 마음에는 모호함이 없어 보였다. 아니면 삶의 오류들을 그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거나. 정말이지 궁금했다. 외교부 장관 임명장을 받은 첫날과 퇴임하는 날은 얼마나 닮았을까. 그리고 어떻게 달랐을까.

“제가 외국 생활 오래 하다가 들어와 청문회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해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국내 상황에 감이 잘 없었어요. 그래서 직원들한테 늘 그랬어요. 눈치 없는 나를 큰 실수 안 하게 보좌해 줘서 고맙다. 언론을 대할 때마다, 국회 현안 질의를 할 때마다 직원들이 많이 도와줬죠. 질의응답을 잘 못해서, 또 제 개인사로 인해서 많은 비난도 받았고, 그건 직원들이 준비해줄 수 없는 거잖아요. 퇴임할 때 경륜이 쌓인 상황에서는 다르겠지만, 정부 각료로서의 초심은 크게 변한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경화 전 장관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장관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나와 다른 사람에 호기심 많죠”

그러나 세상이라는 광기의 인큐베이터 속에서 그 사람이라고 결핍이 없었을까?

“젊었을 때는 저의 외모나 성격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 나이에는, 영어로 멜로 아웃(mellow out)이라 그러죠, 각진 부분이 둔화되었달까요. 젊었을 때의 무심함은 아버님을 닮은 것 같지만, 인도 지원, 구호 현장에는 호기심이 많습니다. 특히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어쩌면 아주 긴 질문에 대답하는 이 순간일까? 그리고 잠깐의 망설임. “글쎄요, 저는 글쎄요… 아이들 어렸을 때 여름 휴가를 내서 같이 속초 해변에서 놀 때….”

처음 본 것 같은 멜랑콜리가 어른거렸다.

“가장 후회스러운 건…” 그는 말없이 상체를 숙였다. “제가 일을 하느라 그랬는지, 무심해서 그랬는지,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같이 못 했던 것….”

그러니까 그는 고전적인 동시에 모던한 사람이었다. 가끔 무테 안경 위로 올려다볼 때 좁아지지 않는 미간 아래 다감한 눈초리. 그사이 나이는 새로운 여권이 되었다.

“나이가요, 한순간도 헛되게 지나가는 건 없어요. 나태하면 나태한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어요.”

올이 살아 있는 은색 머리에 모랫빛이 섞인 채 언제나 자기의 머리칼 그대로인 모습. 회색 머리카락은 덕망 있는 삶 안에서만 가질 수 있다던 속담은 어디에서 왔을까.

“저는 사랑을 굉장히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가족, 친구, 동료, 선배 사랑을 과분하게 많이 받았어요.”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은 알아챌 수밖에 없다. 초조가 덜어진 눈에 평화가 깃들어 있으니까.

시간의 시작과 끝이 종이처럼 접혀 맞닿은 건지, 두시간 넘는 인터뷰가 순식간에 끝났다. 헤어지기 전, 그는 제일 좋아하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드라마틱하게 퍼붓는 눈보라 속에서 늠름하게 선 그 사람 주위로 남자들이 도열해 있는 사진이었다. 그의 입꼬리가 자족한 듯 넓어졌다.

“2017년 12월, 공관장 회의 때 대사들과 함께 현충원에서 참배를 했는데 갑자기 눈이 왔어요. 그래서 제가 그 사람들을 다 이끌고….”

이야기는 말줄임표로 끝났다. 이것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남자들을 ‘이끄는’ 강경화의 선포식.

후추처럼 톡 쏘는 겨울바람이 빈 캠퍼스에 칼날의 금을 긋고 있었다. 계절의 묵직한 빛 속에서 과거의 불꽃을 되찾아 다음 세대의 불빛으로 가져오는 사람의 책무를 생각했다. 여성의 리더십을 키우는 것은 그의 새로운 공식적 발화. 또 하나의 시간이 순환 속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작가. 전 <지큐 코리아> 편집장.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와 18년 동안 써온 ‘에디터스 레터’를 모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등을 썼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26493.html?_fr=mt1#csidx284b7927a37d4139d191681137f3a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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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감독' 최초의 실패, 그리고 '연기자 윤석열'의 불안한 일탈

[기자의 눈] 30년 '양당 체제'의 상징 김종인이 실패한 이유는?

 
 
 
 


 10년만에 김종인이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김종인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을 "체계(시스템)의 자식"에 비유했다. '여의도 짜르'같은 그의 과거 별칭은 김종인을 계몽군주적 전근대 리더십의 상징성에 빗댄 것인데, 그를 불쾌한 존재로 여기는 '여의도 토박이'들의 감수성을 내포하고 있어 썩 입에 붙는 별칭이 아니다. '체계의 자식'이라는 비유는 그것보다 훨씬 더 현대적인데다, 한국 정당 정치의 특징과 한계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본다.

 

그간 김종인이 오고 갔던 '여야'는 사실 같은 시스템 안에서 벌어지는 다툼의 세계관이다. 1992년 문민정부부터 따져보면 양당 체제는 30년간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왔다. 87년 대선의 김대중, 김영삼 '양김 분열'이 92년 '양김 대립'으로 재구성된 이후 한국의 대선은 언제나 양당 체제의 무대였다. 그 과정에서 반짝했던 '제 3의 후보'나 '제 3의 정당'이라는 건 양당 체제의 정치지역인물 갈등으로 파생된 '양념'이었다. 노선으로나 이념적으로 특별했던 '제3의 정당'은 유일하게 민주노동당(과 그 후신)의 등장이었으나, 양당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양당제가 옳다 그르다 여부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2022년 대선도 완벽한 '양당 체제' 하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아직 혁신 세력과 결사체가 등장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쓴다.


 

김종인은 '양당 체제' 그 자체로서, 한국 정치의 '시스템'을 상징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양당 체제 '시스템' 안에서 김종인의 거취란 건 무의미하다. 실제로 그는 여당(2012년 대선의 박근혜 승리)과 야당(2016년 총선의 문재인 승리)을 오가며 결정적 흐름을 만들어왔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중도'의 신화다. 정치색과 경제 정책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보수 원심력이 심화될 때 김종인이 등장했고(2012년), 야당인 민주당의 진보 원심력이 심화되고 투쟁성이 강화될 때 김종인이 등장했다(2016년). 보수 정당의 보수색을 희석하고, 리버럴 정당의 진보색을 희석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양당 체제 시스템 속에서 좌우로 튕겨나가려 하는 후보와 정당의 멱살을 붙들고 들어와 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막은 게 그의 역할이었다. 여야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더라도 김종인 정치는 '양당 체제'에서의 '매직 포지션', '중도'의 자리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그리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다. '배신'과 같은 낡은 정치적 감수성도 최소한 그에게 통하지 않는다. 유권자들도 이걸 잘 알고 있다.

 

양당 체제가 무너지지 않은 이상, 김종인은 정을 든 석공과 같다. 시스템 밖으로 돌출되면 깨트리고, 시스템 밖의 인물은 시스템 안으로 끌어 온다. 김종인 정치는 그래야 작동한다. 김종인 정치의 '영점'은 한국 정치지형에서 가장 효과적인 '득표 가능성'에 맞춰져 있고, 득표를 위한 유무형의 수단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해 왔다. 정치가들 대부분이 이를 인정한다. '승리가 예정된 곳에 김종인이 있었을 뿐'이라는 평가보다는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김종인 정치는 통한다'는 명제가 더 설득력 있다. 
 

 

양당 체제와 중도의 신화, 이것이 불변하는 한 김종인 정치의 본질은 이것이다. '정당을 따르지 말고 (양당) 시스템을 따르라.' 그가 정당을 넘나들며 제기했던 경제민주화는 '중도'를 상징하는 그의 정치 도구가 됐다. 실제 김종인은 2012년 11월 대선 직전에 발간한 자신의 책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박근혜를 돕고 있었음에도 "경제민주화는 누가 집권하든, 집권 여당이 어느 당이 됐던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가 곱씹는다는 "세상에 권력과 금력, 인연 등이 우리들을 둘러싸고 유혹하며 정궤(正軌)에서 일탈하도록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만약 내 마음이 약하고 힘이 모자라서 이런 유혹들에 넘어가게 된다면 인생으로서 파멸을 의미할 뿐이다"는 자신의 조부 가인 김병로의 말에도 그의 '세계관'이 들어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청년정치 깃발 달고 오른쪽으로 맹렬히 질주하다


 

30년 간 양당 체제를 상징해 왔고, 비열한 정치 술수의 틈바구니에서 지난 10년간 매우 높은 승률을 보여왔던 김종인이 이번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과 결별하며 대선 판에서 발을 뺀 것이다. 


 

그가 '양당 체제' 안에서 진영을 바꾸든 어쨌든, 선거에 직접 뛰어들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첫째, 문재인 정부가 정궤를 이탈했는가. 애매하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평가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을지언정, 검찰개혁에 실패하고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집권세력의 부패를 드러냈을지언정 대한민국 시스템을 부정하고 독재를 일삼는 수준으로 정궤를 이탈했는지 여부는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봐도 이명박 정부 말기, 박근혜 정부 말기에 여당과 야당에 뛰어들었을 수준의 징후가 보였다는 평가는 유보할 수밖에 없다.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정부가 먼저 무너뜨렸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둘째, 그가 뛰어들려고 했던 정당은 '정궤'를 이탈했는가. 그렇다. 황교안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은 이념 투쟁으로 무장하고 정권 심판만을 외쳤을 뿐, 태극기 부대의 제도권 진입 시도를 용인하고, 구체제로 회귀하려는 반동적 힘을 제어하지 못했다. 총선에 뒤늦게 뛰어든 김종인은 야당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지난해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절반의 전제조건을 충족한 상황에서 김종인은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을 맞닥뜨리는 데 그게 윤석열이다. 김종인의 눈에 윤석열은 다듬지 않은 원석이었고, 시스템 밖의 인물이었다. 김종인이 원한 것은 간단했다. '당신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체계 안으로 들어오시게.' 윤석열의 좌충우돌이 계속되자 그는 공개적으로 '연기자'가 될 것을 주문했다. 정치인 윤석열의 존재를 '체계를 벗어나는 위협'으로 느낀 셈이다. 윤석열도 그에 호응할 생각은 있었을 것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그 스스로 "나는 이제 앞으로 배우만 하겠다"며 "여러분이 알아서 잘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2021년 7월 25일자 <데일리안> 보도) "대선 후보는 '배우' 역할만 해야지,

 

 지금처럼 자신이 '감독'과 '배우' 역할을 다하려고 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던 김종인에 대한 화답이었다.


 

하지만 '감독'과 '배우'는 결국 결별했다. '체계' 안에 들어오는 걸 거부한 윤석열은 김종인이라는 구심점을 거부하고 양당 체계 세계관의 '나침반'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대안으로 '청년 정치'를 내세웠다.


 

김종인과 결별한 다음날인 6일 그는 '변화와 쇄신'이라는 이름 당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석열이 청취한 청년들의 목소리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간담회를 보며 청년 정치의 민낯이 드러났다. 청년 정치를 성찰해야 한다"는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의 지적이 떠올랐다. (이날 간담회에서 '여성인 청년' 발언자는 딱 한명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두 군데를 추천한다. 하나는 에프엠코리아(펨코) 2030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로는 제일 규모가 큰 곳이다. 거기와 청년의 꿈. 홍준표 지지자 그룹이 모여 있는 사이트다."


 

"3권을 틀어쥔 여당의 사실상의 독재를 벗어나고 보수를 재건을 위해서 우리 사회를 틀어쥐고 있는 민주화 세대의 구태한 잔재를 쓸어담고 세대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 게 (윤석열의) 역할…민주화 세대의 잔재, 이익단체로 변질된 귀족노조와, 사상 개조 교육을 일삼고 있는 전교조, 각종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들, 국정을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들, 586 세대 조국으로 대표되는 이 사람들에 의한 기득권을 철폐하고 새로운 세대가 도약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페미니즘은 하나의 사상일 뿐이다. 페미니스트가 여성인 것도 아니고 페미니즘 정책이 여성 정책인 것도 아니다. 2030 여성 절반 이상이 페미니즘을 싫어하고 남성들은 90% 이상이 반감을 갖고 있다…(페미니즘은) 보수 정당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니다."


 

이 자리에선 '이준석과 결별하지 말라'는 주문이 주를 이뤘다. 윤석열은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대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의원총회에서 이준석과 포옹을 하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이런 주문들에서 '윤석열의 홀로서기'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김종인 감독'으로부터 독립한 그는 오른쪽으로 맹렬히 달려가는 모양새다.

 

'양당제 시스템'의 상징 김종인이 사라지자, 곧바로 안철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 3의 대안이 아니라 양당 체제의 한 축인 국민의힘에 대한 대체재 성격이 크다. 안철수는 양당 체제를 혐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극중주의'는 '양당 체제' 안에서 '극중'을 추구하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2016년 총선에서 지역주의에 기대 '제3의 정치' 세력화를 꾀하다 실패했던 그는 여전히 '양당 체제' 안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진보 정치가 실종된 시대가 안타깝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071730529742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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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대외전략 이미 다 공개..반복 필요 느끼지 않았을 것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1/08 09:28
  • 수정일
    2022/01/08 09: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초점] 노동당 전원회의 분석..'농업혁명 직감, 식량자급 관건적 고삐 쥔 셈'

  • 기자명 강문 
  •  
  •  입력 2022.01.07 14:43
  •  
  •  댓글 1
 

많은 이들이 2022년 1월 1일 발표된 북한의 당 전원회의 관련 보도를 당혹감속에 접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신년사는 생략되고 당 전원회의나 당대회 결정서가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번엔 특히 대남 및 대외전략을 비공개로 하고 김정은 총비서의 보고와 결론, 결정서에 대해서도 극도로 보도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한해 당 및 국가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신년메시지는 언제나 주목받아왔으나 충분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자 전문가들도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북에서 오랜 세월 대외경제일꾼으로 일하다 2018년 초부터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강문씨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주요 결정사항과 특징 등에 대해 정리했다.

강씨는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활동해 온 북측 중앙부처 간부급 대외경제일꾼이다. [통일뉴스]의 서면 질문에 서면으로 답변이 왔으며, 아래 강문씨의 답변을 중심으로 문맥 연결에 문제가 없도록 일부 문장을 수정하여 게재한다. [편집자 주]

북한은 1일 당전원회의 관련 보도에서 대남 및 대외관계에 대해 원칙적 문제와 전술적 방향을 제시했다고 짧게 언급하고 내용은 비공개했다. 전원회의 결정서는 물론 김정은 총비서의 보고와 결론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은 1일 당전원회의 관련 보도에서 대남 및 대외관계에 대해 원칙적 문제와 전술적 방향을 제시했다고 짧게 언급하고 내용은 비공개했다. 전원회의 결정서는 물론 김정은 총비서의 보고와 결론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료사진-통일뉴스]

2020년엔 당 전원회의 결정서, 2021년엔 당제8차대회 결정서, 올해는 제8기 제4차 당 전원회의 결정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당연히 2022년 신년사가 별도로 없었으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8기 제4차전원회의 결론을 신년사로 보아야할 것 같다.

구태의연한 허례허식과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현실과 실천을 중시하는 김정은 총비서의 새로운 리더십이 반영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김 총비서는 굳이 좌석을 따로 만들어 신년사를 하는 것보다는 때마침 연말에 진행된 전원회의를 결속하면서 신년사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들과 다름없는 결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특이한 기회나 조건이 조성되는데 따라 여러 형태로 신년사와 같은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굳이 신년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과거 당 회의에 대한 보도에서는 보고와 결론의 전문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일 상세히 내용을 공개했는데, 이번 제8기 제4차 당전원회의 결정은 비공개에 가깝다. 특히 대남, 대외관계 결정은 철저히 비공개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대남·대미 문제와 달리 지난해 성과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개했는데, 상세히 표현이 안 된 부분은 진행 중인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5개년간 목표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진행하거나 항시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대한 상세한 언급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대남전략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새해에도 변함이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즉, 한국이 나오는 태도만큼 반응하며, 북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와 이중기준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도 없고 종전선언도 의미가 없다는 의사표시로 읽힌다.

4.27선언 이행 분위기로 돌아가지 않는 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도 북으로서는  한갓 겉발림인 임기 말의 정치적 쇼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굳이 상세하게 공개해야 할 만큼 새로운 게 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외관계에서도 우방인 중국을 비롯해 북을 존중하는 평화공존적인 국가들과는 자주, 친선 평화의 대외적인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제재의 영향력을 극소화하는 방향에서 대외활동을 진행할 것지만, 미국을 비롯한 적대국들과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자주권을 지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바이든 정부에 대하여서는 한동안 기다려왔지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조건에서 미국이 실제적인 조건을 먼저 취하지 않는 한 절대로 양보하거나 회담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그들이 먼저 행동하고 회담장에 나올 때까지 압박하거나 안달이 나게 하는 지연전술을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도 그런 의도가 담긴 압박용이라고 본다.

북은 미국의 어느 정권이든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을 핵 완성의 길로 가게 한 역대 부시, 트럼프의 공화당 정권에 조금은 고마워하고 '전략적 인내'로 질식시키려 했던 오바마, 바이든의 민주당 정권에는 반대로 '조선식 인내전술'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북은 이 기회에 핵무기의 부단한 현대화를 위한 시간을 얻을 수 있어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이 문제 또한 이미 공개할 만큼은 다 했으니 다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미국이나 그 공조세력이 북의 의도가 무엇인지 더 궁금하게 만들려는 계산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전원회의 결정서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앞으로 공개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통상 당 대회 결정이나 신년사가 발표되면 전당적인 집중학습이 진행되고, 이는 다른 근로단체 조직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직종과 직급, 소속단체에 따라 학습반이 구성되어 있고 여기 맞게 학습 제강이 제공된다.

당 정책 작성과 집행에 책임이 큰 학습강사에게는 학습토론을 지도할 토론 제강이 별도로 제공되며, 이 제강에는 충분히 세부적인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학습토론을 통해 전원회의 핵심사항을 파악하게 되고 서서히 주민들에게도 알려지게 된다. 

대외적으로는 공개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파악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나중에 당 문헌으로, 단행본으로 출판 배포되기도 한다.

또 한가지 분명히 할 점은, 지난 8차당대회 이후 이번 당 전원회의까지 나타난 분과별 연구 및 협의회 절차에 주목해서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총의 수렴'방식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당 전원회의 분과별 회의는 지금까지 늘 진행되던 회의방식이라는 것이다.

다만 날짜가 오래 걸린 것으로 보아 더 심도있고 신중하게 논의한 것 같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뿐이다.

전원회의가 열린 당 본부청사 등에 걸려있던 '위대한 우리 국가의 부강발전과 우리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는 구호에는 '위대한 인민, 사랑하는 후대들을 위하여 5개년계획의 두 번째 해인 올해에 지난해보다 더 과감하고 정확한 실천행동으로써 당이 제시한 과업을 책임적으로 완수하여 현행생산을 활성화하고 정비 보강사업을 보다 힘 있게 추진하면서 인민생활의 안정 향상을 위한 실제적인 성과들을 이룩하기 위한 결사전을 벌여서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다그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 건설 강령을 별도 의정으로 강조해 보고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농업에서 뭔가 혁명이 일어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당 전원회의에서 농업분야에 대한 문제를  별도의 의제로 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심을 가지게 하는 뚜렷한 진일보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데 대해서도 유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북제재와 자연재해 등으로 많은 양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북이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했던 2021년에 농업생산계획을 완수했고 다수확농민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뭔가 혁명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데는 지난 한 해 동안 시험적으로 해본 어떤 농촌경영방법에서 확실한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북의 노래 가사 중에 '쌀독이 곧 시회주의'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북에서 경제의 중심에는 항상 농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난의 행군'과 선군시기에도 농촌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미제의 과제로 남아 있었으며 이는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 매지 않도록 하며' '인민생활에서 실제적인 향상을 이룩하는'데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결정적 문제이다.

지금과 같이 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력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절실한 문제이다.

이런  가운데 대내외에 보란 듯이 '우리나라 농촌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당면과업에 대하여'라는 전원회의 의제를 공개했으니 자신감이나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밝힌 지난해 성과와 새해 과업 부분의 핵심은 농업문제라고 생각한다.

농업부문의 성과 요소는 크게 4가지로 본다.

첫째, 밀재배를 늘려 흰쌀과 함께 주식으로 바꾸어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현하는 것이다. 겨울 작물인 밀은 경지면적이 제한된 북에서 유일하게 이모작 작물로 성공할 수 있는 알곡이다.

'흰쌀밥에 고깃국'을 인민생활 향상의 목표로 내세웠던 북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국수, 만두 등 분식과 함께 빵이 어느덧 주식을 대체할 정도로 밀가루를 즐겨먹고는 있지만 여전히 휜 쌀밥만 주식으로 여기는 관습적인 사고가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북에서는 논곡식의 왕인 흰쌀과 밭곡식의 왕이라 일컫는 '강냉이'(옥수수)만 주력할 뿐 밀 생산 확장에 거의 무관심 했다. 특히 빵을 만드는 밀가루는 대체로 수입에 의존했다.
    
밀농사가 여러모로 귀찮은 작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히 밀은 충분히 주식으로 대신할 수 있는 곡물이며 이번에 식생활문제로 언급된 것은 아마도 밀종자의 개량이나 재배방법의 혁신 또는 이모작 곡물로 토지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전원회의에서 공개된 것을 보면 이같은 추측이 더 이상 억측이 아니라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김 총비서는 "우리 인민의 식생활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 데로 나라의 농업방식을  지향시키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밝혔다"고 했다. 

또 전원회의 보도는 '농업부문에서는 국가의 벼와 밀소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게 필요한 재배면적을 확보하는 사업을 계획적으로 내밀고 선진적인 재배방법을 도입하며 영농작업에 기계수단들을 적극 받아들이고 건조시설을 꾸리는 것과 함께 밀 가공능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 되어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모른 올해부터 그 효과를 보게 된다면 북은 앞으로 식량을 충분히 자력 할 수 있는 관건적인 고삐 하나를 쥐게 된 셈이다.

둘째, 새로운 농촌관리체계인 분조관리제(포전담당제)의 효과로 수많은 다수확농민이 등장하였고 지난해 어려운속에서도 알곡생산계획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김 총비서는 그들을 치하해 감사문을 보내고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정치적 및 물질적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셋째, 매년 수십만 톤의 비료를 수입하던 북이 봉쇄로 막힌 속에서 비료도 자급자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학공업에서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재해성 기상현상과 장애요인들에 예견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밀농사 현실화 △포전담당제의 효과로 다수확농민 등장 △비료 자급자족 △재해성 기후현상을 과학적으로 대응하는 등의 성과를 바틍으로 어떤 난관이 닥쳐도 버틸 수 있는 농업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

공예작물과 잠업 생산문제는 그동안 알곡생산에 치우쳐  오래 동안 언급되지 않던 중요한 지표로서 자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밖에도 북은 지난해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가 완성되어 내각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경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낡은 사업체계와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사업방식 등을 제거하는데 품을 들였다고 했는데, 내각책임제로 여러 살림살이를 통일적으로 관리하는데 성공한 듯 싶다.

강철생산과 전력생산에도 전환이 일어났다고 언급하는 것을 보면 북은 이미 자력자강의 문 어귀에 들어섰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선진적이고 인민적인 방역으로 이행을 위해 필요 수단과 역량을 보강, 완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 남측 및 국제사회의 대북 백신 제안 등에 응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북은 코로나 뿐만 아니라 지난 시기 여러 팬데믹도 자력을 잘 대처한 충분한 경험과 우수한 의료시스템이 있다. 그렇다고 북이 국제사회와 공조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여러 방식으로 국제사회와 교류하겠지만 미국과 한국의 제안에는 전술적으로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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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못 받는 당신, ‘3.3%’ 떼이고 있나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분식집 주방 모집합니다. 주5일 근무시간 9시~9시. 3.3 신고되는 분만 모집합니다.”

“카페 아르바이트 쓰시는 사장님들, 주5일 1시간인데 3.3 떼시나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이런 글들이 자주 보인다. 반복되는 ‘3.3’, 사업소득세 3.3%를 뜻한다. 의미를 알고 다시 글을 읽으면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직원과 관련된 글에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라니.

거꾸로 생각해보자. 사업소득세 3.3%를 떼는 대상은 누굴까. 프리랜서다. 그렇다면 사장님들이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를 고용한다는 말이 된다. 분식집 주방장과 카페 서빙 아르바이트생이 프리랜서라니. 여전히 이상하다.

업종 불문 전국의 사장님들이 프리랜서를 찾고 있다.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위장해 근로기준법을 빗겨나가려는 꼼수다. 개인사업자인 프리랜서는 노동자와 달리 주휴수당, 연차, 4대 보험, 퇴직금, 해고 제한 등 최소한의 노동환경을 보장받지 못한다.

일부 악덕 사장들의 일이 아니다.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노동자에게 노동자성을 빼앗는 고용 형태가 기본이다. 더는 택배/배달기사·학습지 교사·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일부 업종의 문제만이 아니다.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속인, 이른바 ‘가짜 3.3’ 사업장 고발 운동을 벌이고 있는 권리찾기유니온의 정진우 사무총장을 만나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권리찾기유니온 정진우 사무총장ⓒ권리찾기유니온

4대 보험 미가입
노동자를 노동법 바깥으로 밀어내는 신호

‘가짜 3.3’ 고발 운동은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고발 운동 과정에서 시작됐다. 근로기준법의 핵심 조항을 피하려고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한 사용자들을 쫓던 중, 가족 등 명의로 서류상 사업장을 여러 개로 쪼개는 것(서류 쪼개기형)보다 주된 꼼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직원 미등록형이다. 이른바 4+α(알파)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직원이 7명이라면 4명까지만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 나머지 3명은 가입시키지 않는다. 4대 보험 미가입으로 노동자의 존재를 감추고 상시 근로자가 4명인 사업장으로 위장하는 식이다.

권리찾기유니온 기자회견ⓒ민중의소리

물론 ‘4대 보험 미가입자=노동자 아님’이 바로 성립되는 건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근로소득세, 사회보장제도 등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노동자성을 쉽게 부정해선 안 된다.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마음대로 결정할 여지가 크다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에서 위장술의 효력은 강력하다. 부당해고로 노동청이나 무료 법률센터를 찾았을 때 문제의 사업장이 위장일지라도 5인 미만으로 분류됐다면 그대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런 방법으로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일이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α(알파)는 얼마든 늘어날 수 있다. 정 사무총장은 “상담했던 한 고객센터의 경우 관리인 1명만 4대 보험 가입자였고, 전화를 받는 직원 150명은 미가입자였다”고 말했다.

“4대 보험 미가입은 노동자를 노동법 바깥으로 밀어내는 신호”라고 그는 지적했다.

3.3%,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위장하는 꼼수

하지만 4대 보험 미가입은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드러나기 어렵다. 그래서 권리찾기유니온이 찾아낸 것이 바로 사업소득세 3.3% 원천징수다. 근로소득자(노동자)가 아닌 사업소득자(노동자 아님)로 위장하는 적극적 행위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3.3% 관련 글이 자주 올라온다. 보통 식당, 카페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업장들이다.ⓒ아프니까 사장이다

사장님이 아니라면 익숙지 않은 개념이다. 우선 사업소득세는 독립된 사업으로 용역을 공급하고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이다. 특정 사업주에게 고용된 직원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급여에 대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와는 취지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도 근로소득세와 같은 방식으로 해당 비용을 지불한 사업주가 원천징수하여 세무서에 납부한다. 쉽게 말해 소득을 번 사업소득자가 아닌, 금액을 지급한 고용주가 대신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 계약금이 100만 원이라면 고용주는 사업소득세 3만3천 원을 제외한 금액을 사업소득자에게 지급한다. 세무처리는 4대 보험 등록보다 간편하다. 고용주는 3만3천 원을 모아뒀다가 일정 기간(월별 또는 6개월)마다 세무서에 납부하면 된다.

세무서에 개인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사업소득자가 처리할 세금은 없다. 이에 사업주가 3.3%를 뗀다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자신이 3.3% 환급대상(저소득자)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3.3을 대신 받아준다’며 환급금을 조회해 국세청으로부터 환급받아주는 사이트가 흥행한 이유다.

사업소득세 3.3%를 대신 환급받아준다는 사이트. 편리하지만 민간 사이트라서 환급금의 2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국세청 홈텍스 사이트에서도 누구나 환급금을 조회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삼쩜삼

정 사무총장은 “사이트를 통해 환급받는 세금 평균이 20여만 원이라더라. 떼인 세금이 20만 원이면 떼인 임금은 얼마일까”라고 지적했다.

‘가짜 3.3’, 현실에선?

권리찾기유니온은 ‘가짜 3.3’을 계약서 형식에 따라 A, B, C 형으로 나눴다.

A형:무작정형
A형의 계약서들은 막무가내다.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4대 보험 가입 대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계약서에 ‘세금은 3.3%로 적용한다’고 대놓고 끼워 넣거나 ‘4대 보험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는다. 급여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나눠 신고한다는 계약서도 있다.

처음 소개했던 글처럼 음식점·카페·숙박·노래방 등 일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노동자들이 A형과 같은 계약을 체결한다. 3.3%의 존재를 모르고 계약을 체결하거나 알아도 채용 단계에서 거부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B형:이상한 계약형
B형은 A형만큼 허술하진 않다. 도급·위탁·용역 계약을 맺고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한다. 하지만 계약형식만 위장했을 뿐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노무 환경은 똑같다. 근무·휴게 시간, 업무보고, 해고 사유 등에 따라 일을 시키면서도 계약형식과 4대 보험 미가입을 근거로 사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식이다. ‘일할 땐 노동자, 해고할 땐 사장님’인 격이다.

B형 계약을 맺은 노동자가 부당해고를 당했을 경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 노동자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사업주가 계약형식을 선택했는데 입증 책임은 노동자의 몫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원들 집회 자료사진.ⓒ뉴시스

C형:사장님 위장형
C형은 널리 알려진 택배·배달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이다. 직원을 개인사업자로 등록시키거나 개인사업자 등록자와 노무 계약을 체결한다.

정 사무총장은 “대기업들이 계약형식뿐 아니라 전문적인 노무관리로 특수한 고용 형태를 도입했다. 이에 고용 형태가 전국적으로 표준화됐다. 직군이 한정적으로 표현되는 이유다. 법적으로 유리하도록 사 측이 근로관계 전반을 위장해 개별 대응으로는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업자 등록증 없는 사장님?

C형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있다. 지휘·감독을 받아 일할지라도 세무법상 개인 사업을 이끄는 사장님이다. 그러나 A·B형은 사업자 등록증이 없다. 법적으로도 사장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용주는 무슨 명분으로 사업소득세 3.3%를 뗄까? 사업소득 원천징수 신고에서 업종 분류코드를 ‘기타 자영업’으로 입력하면 문제가 없다. 원래 바둑기사·프로야구 선수 등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계약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분류코드가 악용되고 있다.

최근 기타 자영업이 크게 늘었다고 정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2019년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기타 자영업에 300여만 명이 등록돼있다.

12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가짜 3.3 근로자지위확인 1호 진정 접수 기자회견'에서 권리찾기유니온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2021.5.12ⓒ뉴스1

“A·B형은 급속도로 늘 수밖에 없다. C형은 무한 확장하기 어렵다. 해당 산업 자체가 커지지 않는 이상 정해진 틀이 있고, 노무관리에 비용이 들어 큰 기업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규모 기업이 특별히 고용 형태를 안 바꿔도 마구잡이로 가능한 것이 3.3이다.”

“전체적으로 노동자를 노동자 아닌 것으로 만드는 게 가장 손쉽고 비용도 절감되면서 안전한 노무관리라고 여기는 것이 정석이 됐다.”

노동법 바깥의 노동자, 무궁무진하다

노동법 바깥의 노동자라고 하면 특수고용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정 사무총장은 이러한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새로운 산업의 대두로 근로기준법 밖의 노동자가 생긴다는 건 사용자들의 프레임이다. 근로기준법이 낡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다. 현행 근로기준법을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사업주들의 노무관리 방식이 진화하고 간편해지고 보편화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라는 표현도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사각지대의 정의는 거울이 사물을 비출 수 없는 각도다. 노동권 보장이 어려운 곳은 불가피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지대가 의도적으로 설정되고 있다. 사각지대가 아니라 ‘차별 지대’라고 해야 한다.”

“사업주 맘대로 노동자성 빼앗는 구조 깨자”

소송을 통한다면 A·B형은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쉽다. 문제는 법원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분식점 주방장이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됐다고 했을 때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수 있을까. 장시간 고비용의 법정 싸움을 선택할 노동자는 사실상 없다. 설령 소송에서 이겨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해도 주방장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까. 다음 직장에서 또 ‘가짜 3.3’ 계약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짜 3.3 권리찾기운동 출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위장수법으로 근로소득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납부하고 4대보험을 가입시키지 않는 이른바 ‘가짜 3.3’을 통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2021.10.6ⓒ뉴스1

이에 권리찾기유니온과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변 노동위원회 등이 함께하는 입법추진단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사용자 정의를 넓혀 ‘가짜 3.3’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노동자로 추정하고, 근로계약 체결의 형식적 당사자가 아니라 근로조건에 실질적·지배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사용자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사용자 재정의로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4대 보험 미가입자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법에 쓰여있지 않지만, 현실에선 고용주가 4대 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 노동자가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는데, 비용과 시간뿐 아니라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자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입법추진단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핵심은 입증 책임 전환이다.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노동자로 추정한 뒤, 사업주가 노동자 아님을 주장한다면 사업주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을 위한 개정안이다. 정 사무총장은 “사업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노동자성을 빼앗을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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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9조 '사상 최대' 매출 달성 삼성전자.."올해 더 좋다"

기사등록 :2022-01-07 09:45

2018년 반도체 슈파사이클 매출 넘어
영업이익은 51조원..역대 세 번째 높아
연말 특별격려금 지급으로 기대치 하회
올해 영업익 사상 최고치 달성 기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279조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 시절 매출을 뛰어넘는 액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1조5700억원으로 증권가 기대치를 밑돌기는 했으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279조400억원, 영업이익은 51조570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236조8100억원) 대비 17.83%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를 누리던 지난 2018년(243조7714억원) 매출액을 뛰어넘는 액수다.

278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치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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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0.10.28 photo@newspim.com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5조9900억원) 대비 43.29% 늘었다. 증권가에서 53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역대 3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76조원, 13조8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8%, 52.49%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15조8200억원)와 비교해 12.77% 줄었다. 이는 지난해 말 삼성이 지급한 특별격려금을 반영한 영향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은 직원들에게 기본급 최대 200%의 연말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연말연시 내수 진작 및 국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잠정 실적의 경우 각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는다.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사상 최대 실적의 원동력은 단연 '반도체'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속도가 우려보다 늦춰지고 있는 데다 파운드리 단가 상승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부분 영업이익률이 개선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5나노 반도체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부문 역시 반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스마트폰 역시 부품 부족(Shortage) 상황이 개선되며 전 분기 대비 4분기 판매량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 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중소형 OLED 패널 역시 견조한 실적을 지속하며 디스플레이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동반 성장했다는 평가다.

가전부문 역시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연말 성수기를 거치며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58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D램 메모리 반도체의 업사이클 진입이 예상되고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해 매출액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액 330조원, 영업이익 68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44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상승 사이클 시작, 파운드리 단가 상승, 엑시노스 판매량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P 부문은 OLED 수요 확대로 5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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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던 진보단일화, 불씨 살아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1.06 1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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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후보단일화 논의 다시 하자
민주노총과 진보5당, 7일 대표자회의 열기로

▲대선후보 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 (왼쪽부터) 진보당 김재연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사회주의 좌파 공투본 이백윤 후보,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경선에 참여할 전망이다.
▲대선후보 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 (왼쪽부터) 진보당 김재연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사회주의 좌파 공투본 이백윤 후보,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경선에 참여할 전망이다.

꺼진줄 알았던 대선후보 진보 단일화 불씨가 재점화되었다.

여영국 정의당 상임대표가 6일 상임선대위원장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노총과 진보5당 등이 다시 단일화 논의에 박차를 가하자”고 선언하면서다.

앞서 민주노총이 주관한 진보5당 대선공동기구는 12월 말까지로 정한 합의 기한을 넘김에 따라 후보단일화는 무산되는 듯 보였다.

여영국 대표는 이날 “기득권 양당 독점정치가 짓누르는 노동자들의 삶, 기후위기에 처한 모든 생명체의 울부짖음, 그리고 차별과 배제에 억눌린 소리 없는 비명을 외면할 수 없다”며, 오는 7일 예정된 대선공동기구 실무책임자 회의를 대표자회의로 전환하여 소집할 것을 제안했다.

대선공동기구를 이끌어온 민주노총 이양수 부위원장은 “정의당의 제안을 환영하고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는 SNS에 “기득권 보수양당체제 타파를 위한 진보정치 단결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여 대표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노동당 차윤석 사무총장은 “경선방식의 유불리가 아니라 진보단결의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며 단일화 논의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당) 장혜경 사무총장은 “7일 예정된 대선공동기구 회의에는 참석한다”면서도, 후보단일화 참여와 관련해선 “긴급 전국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과 변혁당은 지난해 말 이백윤 변혁당 충남도당 대표를 ‘사회주의 좌파 공투본’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한편 민중경선을 준비해온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재점화된 후보단일화 논의에 반색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역사적 합의를 만들어내자"라고 호소했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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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루새 ‘충돌→“대표 사퇴”→원팀’ 혼돈의 전말

등록 :2022-01-06 22:24수정 :2022-01-07 07:47 



 
극한 충돌에서 불안한 봉합까지

이철규 전략기획본부장
임명안 놓고 고성 오가

의총서 이준석 대표 성토
이, 오후 5시20분 공개연설
“대선 승리 전략 고민” 항변

윤, 저녁 8시께 의총장 찾아
이 대표와 단독 대화 나눈 뒤
“힘 합쳐 대선 승리 이끌자”
이, 윤과 포옹 화해 모양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얼싸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얼싸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일 국민의힘의 상황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했다. 전날 ‘초슬림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안’을 발표한 뒤 첫 행보에 나서려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준석 당 대표와 인선안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고, 의원들은 이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저녁 8시께 예고 없이 윤 후보가 국회 의원총회장을 찾아 이 대표와 원팀을 선언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갈등의 시작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였다. 윤 후보가 권영세 사무총장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을 제시했지만, 이 대표는 이 부총장 임명안 상정을 거부했다. 이 부총장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대표는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이 부총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선대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윤 후보는 이날 오전에 서울지하철 5·9호선이 있는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출근길 인사는 전날 이 대표가 ‘연습문제’라고 언급한 제안 중 하나여서 이 대표를 향한 화해의 제스처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 대표는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후 당사에서 따로 회동했으나 언성을 높이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윤 후보는 이 대표의 강력한 반대에도 대선 후보가 지닌 당무 우선권을 발동해 권 사무총장과 이 부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최고위 충돌 뒤에는 의원들이 이 대표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오늘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의총인데 당 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 없다”며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박수영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사이코패스·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양아치가 있다. 당 대표란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나”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낮 1시까지, 점심 뒤 오후 2시부터 3시간 넘게 의총에서 이 대표를 강력히 성토했다.

오후 5시20분께 이 대표는 의총장을 찾아 약 30분간 공개 연설을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고민의 결과’라고 항변했다. 그는 “제가 지난 2~3주 동안 선거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우리 후보가 파격적 방법으로 다시 한번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것이 태동했으면 하는 진심이었다”며 “젊은 세대가 아직도 우리 당에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머리발언 뒤 비공개 의총이 이어졌다. 상황은 저녁 8시께 윤 후보가 예고 없이 의총장을 찾으면서 변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단독 대화를 한 뒤 의총 단상에 올라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며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세번째 도망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말한 뒤 윤 후보와 포옹했다. 두 사람은 어떤 과정을 통해 오해를 풀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오늘부터 1분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윤 후보와 함께 자신의 전기차를 타고 이날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했다.

김미나 김해정 기자 min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6346.html?_fr=mt1#csidxbdd76157c70ba5eb893c1986da400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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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자신한 코스피 5000, 정말 가능할까?

[정책 진단] 단기 과제는 MSCI 선진지수 편입, 장기적으론 산업구조 전환이 핵심

22.01.07 06:23l최종 업데이트 22.01.07 06:23l
코스피가 전날보다 포인트 0.47포인트(0.02%) 오른 2989.24, 코스닥지수는 6.17포인트(0.59%) 내린 1031.66에 거래를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코스피가 전날보다 포인트 0.47포인트(0.02%) 오른 2989.24, 코스닥지수는 6.17포인트(0.59%) 내린 1031.66에 거래를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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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닙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입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우리 증시가 성장성·투명성·공정성을 갖춰 코스피 4000 시대를 넘어 5000 시대를 향해 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화제가 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 대담에서도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한 낙관적 의지를 표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자본시장이) 불투명성 때문에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 저평가됐다, 그 점만 정상화해도 4500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제일 주력할 부분은 자본시장 육성이다, 이게 국부를 늘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4일 기준 코스피 종가는 2989.24다. 코스피는 지난해 1월 7일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후 횡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2000포인트를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에도 10년 이상 1800~2100 포인트 사이를 지루하게 오갔다. 이 때문에 코스피에는 '박스피(박스권과 코스피의 합성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일부 전문가나 증시 분석가들은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에는 우리 산업구조의 혁신과 질적인 전환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크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00포인트의 토대가 허약한 만큼 과거처럼 우리 증시는 3000을 기준으로 또다시 오르내림새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가 공언하고 있는 코스피 5000이 목표 제시라는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실제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후보는 어떤 근거로 코스피 5000시대를 언급한 것일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이번엔 될까
     
우선 이 후보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 이 지수는 전세계 기관 투자자나 대형 펀드들의 운용 기준으로 사용돼 영향력이 크다.

현재 MSCI 지수는 안정성·성장성 등을 고려해 선진국 지수와 신흥국 지수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신흥국 지수에 속해 있다. 우리 증시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필요한 이유는 편입 시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규모는 2조 달러(약 2400조원)이지만 선진국 지수 추종 자금 규모는 최대 12조 달러(약 1경4300억원)로 추산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선진국 지수 편입만으로 최대 65조원의 해외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세계적인 벤치마크 지수로 MSCI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FTSE 지수의 선진시장에 편입했다. 그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국계 자금은 4770억원에 불과했는데 선진 지수 편입을 전후로 3분기 자금 유입 규모가 3조원까지 늘었다.

이 후보도 이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내총생산은 세계 9위이고 주식시장 시가총액 역시 세계 8위로서 한국 경제는 이미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라며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도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올렸는데 자본시장만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최소 18조원에서 최대 62조원의 외국인 자금 순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지난달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공개하면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경제의 위상을 고려할 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편입까진 갈 길이 멀다. 한국은 이미 지난 2008년과 2015년, 지난해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선진국 지수 편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편입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24시간 역외 원화 거래를 허용하고 공매도를 전면 실시하는 등 외국계 자본이 원하는 대로 국내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역외 외환시장을 열어줄 경우 시장 불안이 커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공매도 전면 실시의 경우 동학개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MSCI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이 외환 관련 제도"라며 "우리 정부는 수출 기업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는데 앞으로는 수출 증대와 자본시장 발전 중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미 울리는 대주주의 횡포... 어떻게 막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축사를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축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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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보다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수 대주주와 다수의 소액주주들 간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소수의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다른 주주들을 약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큰 공분을 사고 있는 '물적 분할'이 대표적이다. 기업 분할에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는데 인적분할은 사업부 분할로 새로 생기는 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이 지분률대로 신주를 배정받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물적분할의 경우 핵심 사업부를 쪼개 100% 자회사로 만든 후 따로 상장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배력에는 타격이 없지만 소액주주들의 경우 신주 발행에 따라 주식가치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LG화학의 물적분할 사례다. LG화학은 핵심 사업부분인 2차전지를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들어 올 1월말 상장을 앞두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믿고 투자한 기존 주주들은 하루아침에 LG화학의 석유화학·바이오사업에만 직접 투자하게 된 셈이다. 분할 전 LG화학의 주가는 최고 1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최근엔 60만원대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는 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재벌이라 불리는 소수의 대주주가 다수의 일반 주주 몫을 가져간다는 데 있다"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분을 따로 떼어냈는데 이로 인해 사라진 소액 주주들의 주식 가치는 사실상 지배주주인 구광모 LG회장 등이 가져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도둑질로 비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해외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금지하는 경우도 많다.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더라도 기업의 물적분할로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가 생겼을 경우 주주들이 집단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 기업들처럼 자회사를 쉽게 상장하는 경우가 드물다. 메타플랫폼(구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회사들을 상장하지 않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대선 후보들은 이런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막고 불만을 달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관련 규정을 정비해 물적 분할 시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막거나, 자회사 상장 때 발행된 신주를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에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기업의 분할·합병에 대해서 소액주주 과반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소액주주 다수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자회사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 시 모회자 주주에게 신주의 일정비율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대주주와 다른 주주들과의 이해관계 불일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적 요인이었다"라며 "예를 들어 내가 한 기업의 주식을 사려면 경영진 등 내부 인사들이 '내 돈을 잘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퍼즐은 산업구조 전환

하지만 이같은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만으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의 개편과 질적 도약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도 <삼프로TV> 대담 당시 '제조업 기반의 한국 산업구조가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를 만들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요소가 산업 전환"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이 후보는 "국내 기업들은 한계비용이 높은 산업에 대부분 의존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트렌드는 미래 산업, 디지털 중심으로 변해갈 것"이라며 "국가의 인프라 투자와 인재 양성,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스피는 우리나라 핵심산업으로 중화학 공업 중심의 제조업이 자리잡았을 때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이후 같은 제조업 기반이지만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과 수익성이 개선됐을 때 2000포인트, 반도체 등 제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IT 기반의 새로운 산업이 자리를 잡고 나서 3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다. 앞으로 4000포인트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플랫폼, 소프트웨어, 바이오제약 등 새로운 산업들이 핵심 기반으로 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조업은 마진은 적은데 이익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며 "반면 설계나 플랫폼, 소프트웨어, 바이오제약 등 산업은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 고정비를 넘어서면 이익이 급증하기 때문에 같은 수익을 벌어들여도 제조업보다 PER이 2~3배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 전환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국내 산업구조가 4차 산업 위주로 변해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정부 주도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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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창고 화재 참사 반복에 안전관리 소홀 책임 물어야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입력 2022.01.07 07:58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쿠팡 화재와 비슷…대형 창고 안전사고 예방 소홀했나
창고화재 가연성 물질 많아 위험 현장,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
국민일보 갈등과 봉합, 중앙일보 “이준석, ‘청년꼰대’로 전락했다”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현장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숨졌다. 언론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숨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흡사하다며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전사고 예방이 소홀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창고 화재에서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매우 위험한 현장으로 분류돼, 화재진압 인력을 내부로 투입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6일 내내 갈등을 보여줬던 국민의힘이 밤늦게 의원총회에서 봉합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언론은 이들의 권력다툼을 지적하며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당대표로서 갈등을 야기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에 ‘청년꼰대’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했다.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는 1면에 모두 소방관이 3명 순직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를 다뤘다. 다음은 주요 종합 일간지 1면의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소방관 3명 순직”
국민일보 “또 물류창고 화재 소방관 3명 끝내 주검으로”
동아일보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서 화재 소방관 3명 순직”
서울신문 “세 명의 소방관이 돌아오지 못했다”
세계일보 “화마에 또 스러진 소방관들”
조선일보 “불길 뛰어든 26세 신입 소방관까지 끝내…”
중앙일보 “또 소방관 쓰러졌다, 평택 냉동창고 불끄다 3명 순직”
한겨레 “되살아난 불길 소방관 3명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한국일보 “또…3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7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7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형석 소방위(50), 박수동 소방교(31), 조우찬 소방사(25)가 6일 낮 7층짜리 냉동창고 건물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는 지난 5일 지하1층~지상7층 연면적 19만9762㎡ 규모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5일 오전 큰불은 잡았지만 불길이 다시 커졌다. 소방당국은 1층에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물 내부에는 산소용접 작업 등을 위한 산소통 및 LPG통, 가연성 물질인 보온재가 다량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2층에서 거세져 소방대원 5명이 현장에 고립됐고 2명은 탈출했지만, 나머지 3명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의 경우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이다 보니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이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변을 당한 소방관들은 모두 공기호흡기 등 개인안전장구를 착용했지만 급격한 연소 확대와 구조물 붕괴로 갑작스럽게 고립됐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비슷…대형 창고 안전사고 예방 소홀했나

언론은 이번 화재가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숨진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역시 큰불이 한번 진화된 뒤 다시 불길이 치솟았고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당시 52세)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경향신문 10면. 
▲7일 경향신문 10면.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이어진 10면 기사 “반년간 뭐했나…또 목숨 앗아간 물류창고 화재”에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불길이 재확산한 이유는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이 옮겨붙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평택 냉동창고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선 사례와 같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공사는 물론 정부도 안전사고 예방 소홀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또 공사장 화재로 소방관 3명 사망,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에서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한 게 불과 6개월 전”이라며 “사고 때마다 정부당국이 예방 대책을 내놓고 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비슷한 형태의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선 사례와 같이 안전 조처가 미흡했다면 시공사나 감독 관청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 썼다.

소방대원들의 사연들도 전해졌다. 경향신문 10면 “예비신랑 포함 ‘한솥밥 동료’ 셋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 오열” 기사에서는 “이날 순직한 소방관들은 모두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3팀에서 근무하는 동료다”라며 “팀장인 이 소방위는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박 소방교는 2016년 2월 임용됐고,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조 소방사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신참 소방관이다. 조 소방사는 올해 동료 소방관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고 전했다.

▲7일 조선일보 10면. 
▲7일 조선일보 10면. 

조선일보의 경우 1면 제목을 “불길 뛰어든 26세 신입 소방관까지 끝내…”라고 뽑기도 했다. 10면에도 소방관들의 사연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화재가 발생한 현장이 신축 공사 중인 창고여서 진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과, 작년 쿠팡 물류센터와 비슷하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가 인명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신축 공사장은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 완공 건물보다 위험요소가 많고 소화장치도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아 불을 끄기 어려운 조건이다.

조선일보는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에서는 약 1년 전에도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12월 20일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 현장 작업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당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부실 시공이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평택시는 이번 화재와 관련,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한 밤샘 공사 지시와 공사 중 부주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위험 현장, “소방관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

한겨레도 6면에 “가연성 물질 순식간 다시 활활, 베테랑 예비신랑 신참 덮쳐”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이 기사 역시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를 언급하며 ‘공사 현장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한겨레에서는 소방당국의 상황판단 훈련과 교육을 언급했다.

▲7일 한겨레 6면. 
▲7일 한겨레 6면. 

이 기사에서 인용된 민세홍 가천대 설비소방공학부 교수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에서 봤듯이 대규모 물류·냉동창고 화재 때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다시 불길이 커지는 사례가 많았다”며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화재진압 인력을 내부로 투입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현장에 소방관의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대책이 마련됐고, 이런 대책이 현장에서 알맞게 적용될 수 있도록 상황판단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대형 화재로 소방관들의 희생이 늘어나는 점도 안타깝다. 최근 10년간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소방관이 전국에서 49명에 이른다”며 “현장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판단한 뒤 소방관을 투입하는 등 안전 매뉴얼을 갖추고, 무리한 인력 투입을 방지할 드론·로봇 등 첨단 장비 확충에도 서둘러 나서야 한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희생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이준석, ‘청년꼰대’로 전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정한 이철규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두고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 인사로 지목해 국민의힘 갈등이 또다시 분출됐다. 의원들은 이 대표 퇴진까지 요구할 정도였는데 이날 밤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석 대표는 6일 의총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청년세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선거 승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가 의총장에 등장해 갈등이 봉합하는 모양새가됐고 윤 후보는 “모든 것이 제 책임”이라며 “지난 일을 다 털고 오해했는지, 안 했는지는 잊어버리자”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갈등과 갈등 봉합에 대해 언론은 전날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등 쇄신 선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낮부끄러운 권력투쟁이라고 비판했다.

▲7일 한겨레 사설. 
▲7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가까스로 갈등 봉합한 국민의힘, 공당다운 모습 보여야”에서 “국민의힘은 조속히 국가경여의 비전과 정책을 다듬어내놓아야한다”며 “낯부끄러운 권력투쟁이 재연될 경우 회복 불능의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비판은 보수 언론과 진보언론 모두 공통적이었다. 한겨레도 “국민의힘 극한 갈등 봉합, 더는 볼썽사나운 모습 없어야” 사설에서 “이 대표도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자중해야 한다. 선거 캠페인 일정이나 전략 문제로 사사건건 후보와 맞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의 당선을 목표로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내부 분열의 불씨가 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7일 중앙일보 사설. 
▲7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이준석, 제1 야당 지도자 자격 있나”에서 “지난해 7월 윤석열 후보가 입당한 직후 ‘대표 패싱’ 논란을 제기하며 분란을 부추기기 시작했고, 네 달 뒤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하루가 멀다 하고 윤 후보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며 “그간 이 대표의 언행을 보면 진심이 담긴 고언이 아니라 감정이 실린 원색적인 비난과 극단적 행동으로 윤 후보에게 흠집을 내는 데 집중해 온 인상을 준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구태 정치를 확 바꿔 줄 새 바람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가 도를 넘은 내부 총질과 자기 정치로 자신을 뽑아준 지지층의 열망을 저버리고 ‘청년 꼰대’로 전락했다”며 “제1 야당 지도자로서의 권위와 자격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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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기고 ‘마이웨이 윤석열’, 성공할 수 있을까

등록 :2022-01-06 04:59수정 :2022-01-06 07:3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을 63일 앞둔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윤석열식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자신을 축으로 한 ‘초경량 실무형 선대본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결정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다”라며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과 상의 없이 제시한 선대위 개편안을 공식 거부하고, 김 위원장도 사실상 해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정책·정무·공보 등 핵심기능을 자신 직속의 총괄상황본부로 일원화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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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구설이 끊이지 않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도 이선 후퇴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던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의원은 이날 당직과 선대위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정책·전략·홍보 등 핵심 기능만 선대본부에 남겨둔 채 나머지 본부는 모두 해체하기로 했다.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검사 출신인 그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선대위 해체,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로 요약되는 윤 후보의 결정은 자신의 방식대로 남은 60여일의 대선을 치르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 쪽은 초심과 정권 교체를 부각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 정치의 길로 나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망가진 공정과 상식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맞섰던 뚝심과 강단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윤 후보는 급속히 이탈하는 청년층에게도 구애 메시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에서 “특히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의 결정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이번 기회에 윤 후보도 심기일전해서 말조심도 하고 전문적인 것들은 공부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책과 정무 분야에서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중도층을 붙들어온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은 적잖은 손실이다. 여기에 윤 후보가 ‘내 방식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선언을 한 만큼, 정권 심판론과 색깔론, 거친 표현을 앞세운 강경 보수 행보로 순식간에 지지율을 잃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를 개편했어도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인 ‘후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정치 경험이 없는 윤 후보가 적절한 메시지와 정무적 판단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의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으나 잘못된 언행과 실수가 이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26184.html?_fr=mt1#csidxa893308cdb84c4486cdd916e412f7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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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공정과 상식 가치 내건 윤석열 모습 아니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1/06 09:08
  • 수정일
    2022/01/06 09: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입력 2022.01.06 07:54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동아, 이준석 대표에 “끊임없이 분란 만들고 키워” 비판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도 결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무형 선거대책본부 구성을 새롭게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지 못했고,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6일자 아침신문들은 2개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결단을 내린 윤석열 후보자의 소식을 1면과 사설에 다뤘다. 신문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문제는 선대위가 아닌 윤석열 후보자에게 있었다”고 지적한 뒤 “결국 윤석열 후보자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당 선대위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6일자 경향신문 1면.
▲6일자 경향신문 1면.
▲6일자 아침신문들 1면.
▲6일자 아침신문들 1면.

신문들, “윤석열 지지율 하락, 선대위 아닌 윤석열 후보 자신” 비판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윤 후보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 ‘전혀 다른 모습’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라며 수차례 변화를 말했다. ‘모두 제 책임’,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며 몸을 낮췄다. 일주일 전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강공 모드를 보였던 데서 180도 바뀌었다”고 평가한 뒤 “이 같은 변화에서는 ‘이대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렸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도 3면 기사에서 “4분 동안 회견문을 읽으며 그중 절반 정도를 ‘죄송하다’ ‘깊이 반성한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고 설명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윤 후보가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에도 기존의 딱딱한 말투 대신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30분간 25명의 질문에 답한 윤 후보는 취재진에게 악수를 청한 뒤 회견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6일자 경향신문 1면.
▲6일자 경향신문 1면.
▲6일자 조선일보 3면.
▲6일자 조선일보 3면.

신문들은 윤석열 후보자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후보는 지난 연말 이후 잇단 말실수와 가족 논란, 당내 자중지란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역전당했다. 그래서 선대위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쓴 것”이라며 “하지만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은 근본적으로 선대위 운영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후보 본인의 리더십 부족과 겸손하지 못한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이어 “윤 후보는 아내의 허위 경력 논란이 제기됐을 때 빨리 사과하라는 주위의 권고를 거부하고 시간을 끌었다. 12일이 지나서야 김건희씨가 공식 사과했지만 여론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뒤였다.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내걸고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맞섰던 검찰총장 윤석열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가족 문제만이 아니라 윤 후보가 주변의 쓴소리를 듣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후보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비위를 맞추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고리’나 ‘윤핵관’이란 말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6일자 조선일보 사설.
▲6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윤 후보는 정치 신인이다. 게다가 야당이다. 스스로를 낮추고 경청하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 뒤 “이제 윤 후보 스스로 다짐한 것처럼 완전히 환골탈태한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대본부는 중요하지 않다. 윤 후보가 겸허하게 경청하며 누구에게라도 고개를 숙이고 배우겠다는 진심을 가졌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당부했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정치 참여 선언 반년이 지나도록 반문 정권교체의 깃발에만 매달렸을 뿐 ‘정권교체 그 후’에 대한 국정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게 없다”고 짚은 뒤 “이는 윤 후보도 인정했든 그 자신의 문제다. 김 전 위원장 배제, 선대위 해산 자체가 위기의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이번 조치가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지, 패착의 수렁으로 빠지는 길이 될지는 윤 후보 자신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6일자 한겨레 사설.
▲6일자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 역시 사설에서 “윤 후보 스스로 지적했듯, 국민의힘 선대위 난맥상은 윤 후보에게서 비롯된 일이다. 윤 후보는 그동안 유권자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선대위라는 외형만 바꿔서는 될 일이 없다. 윤 후보 자신이 식견을 보완하고 쇄신하는 리더십으로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후보임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윤 후보로선 이번 선거조직 개편이 ‘홀로서기’를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 자평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볼 땐 그저 ‘그들끼리의 문제’일 분이다. 중요한 건 윤 후보 자신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느냐다”고 했다.

조선·동아, 이준석 대표에 “끊임없이 분란 만들고 키워” 비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한겨레와 조선일보·동아일보는 다른 보도를 냈다. 한겨레는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며 이준석 대표에게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당부한 데 따라 ‘이준석 사퇴론’이 잦아들었다고 보도했는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극한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6일자 한겨레 4면.
▲6일자 한겨레 4면.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국민의힘 선고조직 재편 과정에서 폭발 직전까지 가던 ‘이준석 사퇴론’이 5일 잦아들었다. 윤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며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지지율 추락으로 후보 자체가 흔들리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정리’된 상황에서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내홍까지 지속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 기자회견 이후 같은 날 오후 권영세 본부장에게 선거 운동 제안을 했지만 거부됐다며 사실상 선거를 지원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혀 이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권영세 본부장의 거부 의사 이후 이 대표는 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6일자 조선일보 4면.
▲6일자 조선일보 4면.
▲6일자 동아일보 4면.
▲6일자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4면 기사에서 “이날 한때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이 이 대표와 가까운 만큼, 윤 후보와의 관계를 개선할 ‘다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권 본부장과 만나 윤 후보와 국민 간 소통 접점을 마련할 방안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윤 후보의 야전침대 숙식, 지하철역 인사, 라이더앱 주문 등의 제안이 닮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국민의힘에서는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종일 ‘이준석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특히 재선 의원들은 ‘대선을 앞둔 때 당 대표의 ‘내부 총질’을 더 용인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고립시켜 ‘식물 대표’를 만들자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됐다.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면 의결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얘기”라고 보도했다.

▲6일자 조선일보 사설.
▲6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당대표는 스스로 그만두지 않으면 사퇴시킬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제 이 대표는 당원들의 지지가 아니라 당규 뒤에 숨어 대표 자리를 유지하는 처지가 됐다”며 “대선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이 대표가 한 것은 당내 분란 만들기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자연스레 민주당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줬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으로 이 대표가 꼽힐 정도다. 실제 지금 민주당 사람들은 연일 이 대표를 지원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당 대표가 대선을 두 달여 앞둔 긴박한 시점에 당내 분란의 한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 반성하거나 책임을 느끼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당 내분을 더 증폭시키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어 “이 대표의 메시지는 그동안 윤 후보와 주변을 비난하는 데 집중됐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후보와 긴밀히 협의해도 될 일인데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지적한 뒤 “후보 지지율 하락이 전적으로 이 대표 탓은 아니라고 해도 이 대표가 당 분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자리가 빈 당직 임명을 강행한다면 당 내분은 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선대위 쇄신의 첫발도 내딛기 전에 당 대표가 다시 어깃장을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태로 아무리 정권교체를 외친들 뭐 하겠는가. 이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파격적으로 ‘30대 0선’ 당 대표를 밀었던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이 대표가 숙고할 시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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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턱걸이' 이재명, 남은 기회는 한 달

[분석] 3차 베이스캠프까지 등정 성공... 세 가지 풀어야 정상 보인다

22.01.06 06:08l최종 업데이트 22.01.06 06:08l
MBC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가 베이지안 동적선형모델(dynamic linear model)을 활용, 여론조사 선호도값을 도출해내는 '여론조사를 조사하다' 프로젝트 홈페이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월 1일 기준으로 39.6%를 기록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4.3%였다.
▲  MBC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가 베이지안 동적선형모델(dynamic linear model)을 활용, 여론조사 선호도값을 도출해내는 "여론조사를 조사하다" 프로젝트 홈페이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월 1일 기준으로 39.6%를 기록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4.3%였다.
ⓒ MBC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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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MBC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가 베이지안 동적선형모델(dynamic linear model)을 활용해 2022년 1월 1일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도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호도 값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초만해도 31.7%까지 주저앉았다. 10%p 넘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뒤진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꾸준히 1%씩 쌓아 '마의 40%' 코앞까지 왔다. 반면 가족 비리 의혹과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윤 후보는 꾸준히 내려와 현재 34.3%를 기록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박빙 열세'라고 판단한다. 그간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와 가족 리스크에 내분까지 벌어진 반면,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의 등판,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등 차근차근 결집 행보를 보여왔다. 그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은 여론조사에 제대로 잡히지 않고, 민주당 지지층은 반대로 과대표집되면서 '이재명 우위'라는 착시효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해 볼만 하다지만... 설 전에 '확고한 우위' 점할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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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다만 선거구도는 '해 볼만한 싸움'이 됐다고 본다. 여섯 번의 대통령 선거를 경험한 우상호 의원은 이 과정을 '등산'에 비유했다. 그는 "산에 오를 때 한 번에 쭉 오를 수 없으니까 1차, 2차, 3차 베이스캠프를 치고 올라간다"며 "우리는 20% 중반, 20% 후반을 거쳐 3차 베이스캠프인 30% 중반까진 올라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선이 가능하려면 40% 초중반대에 베이스캠프를 쳐야 한다"며 "아직 3~4%p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6일 기준으로 3월 9일 대통령선거는 62일 남았다. 그런데 1월 말이면 설 연휴이고, 명절 후에는 동계올림픽, 그 다음에는 곧바로 공식 선거운동기간이다. 이때 가면 판세는 사실상 굳는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을 노리려면 설 전후엔 '불안한 40%'를 뚫고 나가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해야 한다. 이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딱 한 달, 이 정도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5일 이재명 후보는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민심이란 하늘의 뜻처럼 두려워해야 한다"며 "저희는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좀더 유능하고, 실천적이고, 더 많은 실적으로 증명할 거리가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바로 두 가지 해법이 담겨있다. 겸손과 실력이다. 

[겸손] "다시 오만하면 끝... 수습할 시간 없다"

이번 대선은 한때 정권심판론이 60%에 육박했을 정도로 여권에 불리한 운동장이다. 민주당은 그 근본 원인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태도의 문제에서 찾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오만하게 보여왔던 것들이 국민 뇌리에 있기 때문에 모든 메시지와 행보는 성찰, 반성이라는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다시 오만하게 보이면, 수습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상황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했던 일도 "비교할 데에 비교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5일 당 회의에서 "SNS에 치기어린 글을 올리거나 오만한 자세를 보여선 안 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실력] "유권자들은 '먹고사는 문제' 제일 궁금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대전환과 국민 대도약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이재명 신년 기자회견 “국민 대도약 시대 열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대전환과 국민 대도약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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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의 반성과 더불어 실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민생대통령이 되겠다"며 '종합국력 5위(G5), 국민소득 5만 달러'라는 '내일'을 약속했다.

'오늘'의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선지원 후정산' 원칙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안한 일 등은 여론조사상에 긍정적인 지표로 나타나는 중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최근 자영업자층에서 우리가 10%p 이상 이기는 것들이 많다"며 "'이재명은 뭔가 할 것 같다'고, (자영업자층)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회수 500만 회를 넘긴 유튜브채널 <삼프로TV> 방송을 언급하며 "유권자들이 제일 궁금한 것은 '내가 먹고사는 것 어떻게 해결할 건데?'"라며 "우리는 계속 정책을 발표하면서 유능함을 부각시키고, 실천력을 강조하며 하나하나 포인트를 쌓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2017년과 다른 민심... "끊임없이 노력해야"

이재명 후보가 언급하지 않은 한 가지 숙제가 더 있다. '여성 표심'이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정례조사 흐름을 보면, 이 후보는 남성 사이에서 점점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성층에선 다르다. 2021년 12월 26일~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3087명을 조사했을 때도 남성(이재명 44%-윤석열 37%)와 달리 여성(38%-42%)들은 여전히 윤 후보를 좀더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또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에선 심상정 후보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차지하고 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1.8%p).

2017년 대선 당시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크게 다른 상황에 민주당도 고민이 깊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5일 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젠더 문제 관련해선 끊임없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가 결과값으로 반영된다는 게 저희 분석 결과"라며 "몇 가지 공약이나 어필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부족한 부분을 장기적으로 노력해서 채워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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