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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그알 보고 윤석열 뽑았다’ 글 공유하며 “조작 보도는 선거방해”

수정 2026.03.24 23:40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엑스에 올린 SBS 뉴스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 엑스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20대 대선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방송을 보고 이 대통령이 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을 뽑았다’는 취지의 누리꾼 글을 공유하며 “악의적 조작 보도로 주권자의 결단을 비트는 것은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이 캡처는 그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는데 진위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글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엄중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글은 지난 22일 SBS 뉴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SBS 노조는 진정한 언론이 뭐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해당 글에서 이 누리꾼은 “언론의 자유는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그 자유는 거짓을 포장하여 만든 기사에 대한 언론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며 “저도 그때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를 봤고 제 주위에도 그 프로그램을 보고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여 투표 당시 윤석열을 뽑았다”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은 이어 “윤석열 당선 후 며칠 안 돼서 저는 그 프로그램을 본 저를 그리고 그 프로를 원망했다”며 “그런데 확실히 거짓 보도였다는 판결이 난 지금은 너무 저주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리만 따지지 말고 먼저 거짓 기사로 인한 결과에 대해 먼저 반성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SBS 노조가 그알을 향한 이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한 일을 비판하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그알의 문제된 보도처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정치인을 악마화한 조작 보도로 주권자의 선택을 바꾼 것은 정치인에 대한 명예훼손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 주권자의 국민주권을 탈취하는 선거방해, 민주주의 파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주권자의 선택으로 완성되는데 악의적 조작 보도로 주권자의 결단을 비트는 것은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라며 “사실 이 방송의 제작·송출 관련자들이 사과할 대상은 정치인 이재명보다 대통령 선택권을 박탈당하거나 심지어 이분처럼 반대의 선택을 강요당한 후 억울함과 후회에 가슴을 치는 대한민국 주권자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송에 속아 다른 선택을 하고 가슴 아파하시거나 지금도 저를 살인 조폭 연루자로 알고 계신 분들께 말씀드린다”며 “지연된 그 몇 배로 열과 성을 다해 지금 된 것이 그때 된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 테니 안타까워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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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명 희생자 낳은 참사에…안전공업 대표는 "유족이고 XX이고" 폭언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3.25. 07:30:02

74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건과 관련해 이 회사 대표인 손주환 씨가 일부 직원을 향해 폭언했다는 뉴스 보도가 나왔다.

25일 SBS 보도를 보면, 손 대표는 이번 화재 참사 관련 언론보도를 본 후 회사 임직원을 향해 "야 어떤 X이 (언론을) 만나는지 말하란 말이야. 뉴스에 뭐 '사장이 뭐라고 큰소리치고 후배들에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변명이 전혀 없는 거냐'라고 폭언했다.

언론에 평소 손 대표가 직원들에게 막말을 일삼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질책하면서 또 막말하는 내용이 보도된 셈이다.

손 대표는 심지어 화재 참사 희생자를 향해서도 막말했다.

손 대표는 특정 희생자 실명을 거론하면서 "조장·반장·리더가, 대표가 죽은 거다. 집에 어머니가 자식이 누구 불에 타 죽을까 봐 뒤돌아보다가 늦어서 죽은 것"이라고 했다.

또 "늦게 나와서 죽었다. 늦게 나오면 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또 자신의 발언 중 누군가가 유가족을 만나러 가야 한다고 하자 "뭘 가만히 있어봐. 유족이고 XX이고 간에!"라며 욕설까지 섞어 유가족을 향해 막말했다.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손주환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합동 감식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안전공업 본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언론에 제보한 이들은 손 대표의 막말을 보다 못한 가족이 그를 말려 회의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손 대표 가족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손 대표를 대신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의 이런 막말이 나온 회의 당시 참석자 가운데는 이번 참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막말이 나온데 대해 손 대표 가족 중 한 명은 "이런 상황을 이겨내고 어떻게든지 재건해서 회사를 다시 만들"고자 이런 말이 나온 것 같다며 "사장님 행위를 너그럽게 생각해 달라. 제가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도 관리직 등을 향해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손 대표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23일 오후 대전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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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필요한 노인들 도와야" 공습중 문 연 이란 약사 폭사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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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3.24 17:11

  • 수정 2026.03.24 20:15

  • 댓글 0

미·이스라엘 공격 3주째 민간인 1500명 희생

인터넷 차단, 국제전화 불통에도 일부 알려져

같은 건물 IT 회사 겨냥한 공습에 다하긴 폭사

집이 그리워 돌아와 잠자던 몰라니 목숨 잃어

세 살 배기 일마 빌키 중상 하루 만에 세상 떠

남부 미나브 초등학교 희생 58명만 신원 확인

BBC "병원 20여곳 공격 당한 사실 확인했다"

파라스테시 다하긴(왼쪽)과 베리반 몰라니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스러진 민간인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극히 일부다. 소셜미디어 갈무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의 항전이 3주를 넘긴 가운데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들의 수천 개 목표물이 타격을 받아 1400명 넘는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이 차단됐고 국제전화도 이란에서 해외로 거는 것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민간인 희생자들의 신원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의 짙고 검은 연기와 인터넷 차단 속에서도 이란에서 아주 적은 분량의 정보들이 새나오며 민간인 희생자 가운데 극히 일부의 이름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전해 눈길을 끈다.

파라스테시 다하긴은 약국에서 일하던 중 폭사한 젊은 약사였다. 집이 그리워 테헤란 자택에 돌아온 블로거 베리반 몰라니는 다음날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공습 잔해에 머리를 다쳐 결국 목숨을 잃었다. 세 살배기 일마 빌키는 서부 사르다슈트에서 부상 하루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인권문서센터에 따르면, 다하긴은 테헤란 아파다나 지역에 있는 자신의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이란의 인터넷 차단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보통신(IT) 회사를 겨냥한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오빠 푸랴는 인스타그램에 여동생이 살해될 때 단지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적었다. 그는 테헤란이 안전하지 않다며 일하는 것을 그만 두라고 말렸지만, 여동생은 "다친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고 대꾸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빠에게 "노인들이 약이 필요해 약국에 온다. 난 여기 남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푸랴는 "너는 정말 고귀했어"라고 경의를 표했다.

 

일마 빌키는 이달 초 미-이스라엘 공습 이후 사망했다. 헹가우 제공

세 살배기 일마 빌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그의 사진은 쿠르드 인권 단체 헹가우가 BBC에 제공했다. 이 단체는 그 아이가 이달 초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중상을 입은 지 하루 만에 사망했다고만 전했다.

몰라니는 스물여섯 살의 라이프스타일 블로거로 온라인 의류점을 운영했다. 외동딸로 집을 몹시 그리워했다. 이란 북부의 안전한 곳에 머무르다 전날 테헤란 집으로 돌아왔는데 변을 당했다. 그녀의 가족은 에스마일 카티브 정보부 장관이 부유층 동네에 위치한 자택의 건너편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친구 라지에 잔바즈가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란 적신월사가 공개한 야간 동영상을 보면 구조팀이 무너진 석조물을 치우고 그 속에 갇힌 베리반의 어머니에게 접근하려 애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녀는 "우리 딸이 살아 있나요?"라고 애원하듯 묻는다. 베리반은 이미 잔해에서 구출된 상태였지만,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몸이었다.

잔바즈는 "그녀는 3월 17일 미사일 공격 당시 잠자리에 들기 직전 침대에서 사망했다"고 적었다.

이란 핸드볼 대표팀 출신인 잔바즈는 지난주 카티브 장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베리반의 이웃 몇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갔는데 친구의 운동화 한 켤레가 길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잔바즈는 "이 가족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결국 그녀를 잃었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 통신(HRANA)는 지금까지 14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는데, 그 중 15%가 어린이다. 가장 치명적인 단일 사건 가운데 하나는 전쟁 초기에 남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인근 군사기지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군은 학교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쿠르드 인권단체 헹가우는 학교에서 사망한 어린이 48명과 성인 1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헹가우는 증가하는 민간인 사상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란은 자국의 군사 손실을 보고하지 않는다. HRANA는 개전 후 적어도 1167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전쟁 중 많은 이란인들이 인터넷 사용으로 체포됐다. 하지만 강력한 현지 인맥을 가진 인권단체들조차 사상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헹가우는 이란 국경수비대가 이라크의 전화 및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사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네트워크들은 때때로 양국 국경 근처에서 접속할 수 있다. 정권은 인구와 전쟁 서사를 통제하려 한다. 헹가우의 아와이어 셰키는 "사람들에게 정말 가슴 아픈 상황"이라면서 사람들이 "두려워한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이란 정부에 의해 거리에서 살해당했고, 이제는 폭탄 테러로 인해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주거 지역에도 정부 건물이 있다고 덧붙였으며, 테헤란 같은 대도시에도 민간 방공호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민간인들이 전쟁으로 인해 "충격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적신월사 활동가 하미드레자 자한박쉬도 희생됐다.

 

벵상 카사르 ICRC 대표단 단장은 "국제 인도법은 명확하다.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는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의료진과 응급 구조대원, 의료 운송 및 시설, 인도주의 인력은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나흘째인 지난 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간디 병원은 공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위 사진은 위성 사진 업체 밴터(Vantor)가 제공한 지난 1일의 사진이며 아래는 3일 공습 이후 촬영한 사진이다. 직접 타격을 받지 않은 건물 지붕이 재로 뒤덮여 새카맣게 변했다. 밴터 제공 AF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20건이 넘는 의료 시설 공격을 확인했으며, 더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소 9명의 보건 요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 국영방송 본사 근처 간디 병원의 영상은 광범위한 피해를 보여준다. 중동 전쟁에 대한 WHO의 대응을 지휘하는 이안 클라크는 "공격이 그 시설을 직접 겨냥했는지, 아니면 인접한 시설을 겨냥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면서 "이것은 건강에 대한 공격이며, 분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민간인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의료 시설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의료에 대한 어떤 공격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BBC는 간디 병원은 물론, 서부 마하바드 마을의 적신월사 병원, 그리고 지난 3일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들이 대피되는 모습이 목격된 남부 항구 부쉐르의 병원 등 여러 피해 병원의 영상을 확인했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지만, 테헤란의 옛 동료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외과의사 하심 모아젠자데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다친 이들의 목숨을 구하려 한 지 몇 주 만에 공공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이제는 공습 부상자들을 돌보다 "극도로 탈진한 상태"라고 전했다. 폭탄의 위력이 매우 크고 민간인 사상자도 매우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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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처벌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경찰 앞에서 지문 닦아낸 목사

[보이지 않는 아이들] 베이비박스 17년, 이종락 목사가 아직 그 자리를 지키는 이유

26.03.25 06:46최종 업데이트 26.03.25 06:46

베이비박스(재)주사랑공동체

몇 년 전 베이비박스를 찾아 서울시 관악구 난곡동 언덕길을 처음 올랐다. 예상보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서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 험한 길을 찾아든 절박한 사연의 사람들과 영문도 모른 채 박스 안에 넣어졌을 아이들이 떠올라서였다.

어느 추운 겨울 새벽, 대문 앞 생선 박스에 담겨 있던 아이를 맞이하면서 시작된 베이비박스였다. 이를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던 유기아동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양육이 포기되는 보호아동과 그 부모들의 참혹한 사연도 함께 떠올랐다.

베이비박스 하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이름인 이종락 목사는 그 뒤로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이 목사의 베이비박스에서 시작된 고민의 갈래가 유기아동에서 모든 보호아동으로, 여성이 처한 현실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까지 확장되어 왔다.

한때 우리 사회의 격렬한 논쟁거리였던 베이비박스는 이제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은 아니다. 다만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불멸의 고통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고통을 오롯이 받아 안은 장치가 베이비박스였고 그곳에서 시작된 아이들의 미래는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받아 안아야 마땅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는 베이비박스가 생긴 이래 현재까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이들을 위해 작동해야 할 법과 제도의 공백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나마 존재하는 법과 제도는 사각지대를 만들었고 그늘진 그곳에서 아이들은 신음하고 있다.

찬반 논란에 휩싸였던 베이비박스

이종락 목사(재)주사랑공동체

난곡동 언덕길을 다시 올랐다. 베이비박스로 오는 아이들 숫자는 그새 80~90%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이종락 목사는 아직 거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베이비박스가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곧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와중에 찾아온 것은 격려가 아닌 공문이었다. 베이비박스가 유기를 조장한다는 내용이었다. 발송처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구청과 경찰이었다. 공문은 폐쇄와 처벌을 예고하며 3년 동안 반복해서 날아왔다. 이 목사는 항변했다.

"아니 당신들이 공무원 맞나. 내 집에 내가 구멍을 뚫어서 만든 생명 살리는 박스를. 정부에서 하지 못한 일을 (아이들을) 살리고 있는데 정부는 대책도 없잖아. 그러면 법 제도 행정 복지로 아이들이 베이비박스에 안 들어오도록 만들어라. 외국에서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결국 구청이 철거하러 오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이 목사는 날짜와 시간을 특정해달라 요구하고 KBS·MBC·SBS에 연락했다.

"3사 방송국이 다 온다고 그랬어요. 그게 그 사람들이 알고 난 뒤에 철거를 무산시켰죠."

방송보도에 따른 여론의 비난이 두려웠던 것 같았다. 경찰도 가만있지 않았다. 과학수사대가 출동해 베이비박스로 아이가 들어 온 직후 지문 채취를 시도했다. 이 목사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수건으로 지문을 닦아낸 뒤 자기 지문을 찍고 말했다.

"(이 지문의 당사자가) 아이를 맡긴 사람이니까 지문 조사해서 처벌해라. 국가가 보호자가 보호할 수 없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무작정) 엄마를 처벌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

경찰은 '목사님 뜻 알겠습니다'라며 돌아갔다. 그 뒤로 지문 채취 시도는 없었다.

국가기관과 별개로 민간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여성운동 단체 활동가들이 직접 베이비박스 앞에서 상주하기도 했다. 그들은 베이비박스가 아이를 유괴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베이비박스를 찾아온 여성들을 직접 상담해서 아이를 받겠다고 했다. 그들은 24시간 3교대로 편성해 베이비박스 앞을 지키고 서서 한 달 가까이 버텼다.

하지만 찾아온 여성들과 마주쳐도 상담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 목사가 추운데 안으로 들어와 차도 마시고 라면도 먹자고 권했지만 이들은 끝내 들어오지 않고 버티다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철수했다.

연락 끊어버린 남성들, 혼자 남겨진 여성들

이 목사의 문제의식은 국가나 단체와의 대치에서 멈추지 않았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생모들과 쌓아온 상담 경험이 그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 목사는 10년 넘게 천 건 넘은 상담을 직접 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으로 지겹게 들어야 했던 사연이 있었다. 임신만 시키고 연락을 끊어버린 남성들과 혼자 남겨진 여성들이었다.

"상담을 해보니까 엄마들이 임신만 시키고 도망간 아빠들에 대한 증오심이 어마어마했어요. 그로 인한 강박관념과 정신적 고통, 출산 우울증까지. 성이라는 게 생존의 도구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따라야 된다는 말이야. 쾌락의 도구로만 사용하고 아무 책임을 안 지려는 행동에 대해... 그래서 부성애법까지 만든 거예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목사가 직접 법을 설계했다는 사실이 단순하게 들리지 않는다. 현장에서 10년 이상 쌓아온 상담 경험이 제도의 공백을 가장 먼저 알게 했고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사연은 법조문을 만드는 질료가 되었다.

2024년 7월 시행된 보호출산법의 기원이 이종락 목사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5년 그는 지금의 보호출산법의 모태가 되는 '비밀출산법'을 직접 설계하고 입법을 추진했다.

"11년 전에 비밀출산법을 만들었어요. 부성애법까지 함께요. 이 법이 왜 필요하냐. 항상 이야기했던 것처럼 법 제도 행정 복지가 잘 되면 베이비박스가 큰 기능을 안 해도 된단 말이야. 선진국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 지금 되고 있으니까 우리 한국에(서)도 할 수 있다. 이 생각이 들었고 그러므로 베이비박스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비밀출산법을 만들기 시작했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법학 교수, 변호사, 판사 출신 인사들과 함께 일 년 반에 걸쳐 설계했다. 수천만 원 비용으로 만들어진 법안은 당시 오신환 국회의원(서울 관악을, 19·20대)을 통해 발의됐지만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그 법안이 10년 뒤 김미애 국회의원(부산 해운대을, 21·22대) 손을 거치면서 '위기임산보호출산법'으로 부활했다. 이 목사는 부성애법을 비밀출산법에 함께 담았다. 주 내용은 양육비 미납 시 운전면허 취소에 이어 여권취소와 월급 압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소득이 없다면 국가가 먼저 대납하고 소득이 생겼을 때 환수하는 구상권 조항까지 포함된 법안이었다. 이 원안의 핵심 두 가지는 10년이 지나서야 현실이 됐다.

운전면허 제재는 2021년 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고 2024년 9월에 적용 기준이 갖춰졌다. 국가 선지급 후 구상 제도는 2025년 7월에야 시행됐다. 아쉽게도 방향은 이 목사의 원안을 따랐지만 강도는 달랐다. 운전면허 취소가 아닌 6개월 정지였고, 여권 취소 조항은 빠졌다. 이 목사의 평가는 냉정했다.

"이거는 이 사람 안 잡는 법이야. 없으면 안 되니까 마지못해 한 거예요. 느슨하게. 이래가지고는 어떻게 책임감 있는 아버지가 생겨요?"

다시 베이비박스로 돌아오는 사람들

감사원 감사결과 2012년 입양특례법 시행 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베이비박스 아동의 시설보호율은 96.6%였다. 아이들이 입법의 피해자였음이 확인됐다. 무려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삶을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시설로 떠넘긴 셈이다. 출처 : 감사원 감사보고서(2019) / 보건복지부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김지영

한편 2024년 7월 보호출산제가 시행됐다. 베이비박스 입소 아동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2023년 79명이던 수치가 2024년 52명으로 2025년에는 26명으로 내려갔다. 이 목사는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단서를 달았다.

"법 제도 행정 복지가 잘 돼서 줄어드는 건 아니에요. 출산이 전반적으로 줄고, 결혼을 안 하고, 철저한 생명 경시가 팽배해졌죠."

베이비박스 입소 아동이 줄어드는 수치만 놓고 보면 보호출산제는 분명 가시적인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출생아 수는 10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보호 출산 아동은 기존 유기아동 통계와 다른 항목으로 분류된다. 줄어드는 숫자가 현실의 개선인지, 측정 방식의 변화인지는 구분이 필요하다.

주사랑공동체가 별도 집계하는 병원 밖 출산 비율은 2018년 12.4%에서 7년이 지난 2025년에는 23.1%로 오히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베이비박스로 오는 상담자를 보호출산제의 공적 상담 창구인 1308로 넘기고 있지만 다시 베이비박스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공무원과의 상담이 주는 심리적 부담과 익명성의 한계 때문이다.

"상담이 지금 잘 안되고 있잖아요. 상담 자체가 자기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이 아닌 거예요. 공무원한테 상담할 때 벌써 부담이 엄청나게 되는 것 같아. 우리는 익명 상담이잖아요. 엄마의 상담이기도 하고 아빠의 상담이기도 하고 가족 상담처럼 편안하게 자기 마음을 다 오픈할 수 있는 상담이 돼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보호출산법이 품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또 있다. 불법 체류 외국인 산모다. 이들은 해마다 빠지지 않고 통계에 잡힌다. 법적으로 도무지 국적 문제 해결이 난망하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책임 있는 말을 듣지 못했다. 문제는 있는데 답이 없다.

이 목사는 홍콩에서는 출산 즉시 270~280만 원을 지원하고 산후조리와 주거지까지 연계하는 정책을 예로 들며 '선지원 후행정' 원칙 도입을 강조했다.

"한국은 신청하고 두 달은 지나야 지원이 나와요. 동남아에서도 하는 지원이 왜 대한민국에선 안 되느냐는 말이야. 약자들한테 호의를 베풀지 못하는 복지가 지금 생명 경시를 일으키고 있어요."

입양 시스템의 붕괴 또한 이 목사는 강하게 질타했다. 2025년 7월 입양특례법 시행으로 공적입양체계가 본격화한 이후 입양 건수가 사실상 제로인 현실을 지적하면서다.

"법이 통과되고 시행까지 2년이 넘도록 세팅이 안 됐어요. 이거는 변명할 여지가 없어요. 국가가 아이들 인권을 짓밟는 몰지각한 행위가 아닌가. 회개해야 돼요."

이종락 목사가 아직 그 자리에 있는 이유

베이비박스 아동의 공적 보호경로김지영

2009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박스다. 처음 입소한 아이가 만으로 17세가 됐다. 시설에서 자란 그 아이가 내년이면 사회로 나온다. 이 목사는 이들의 사회 정착이 또 다른 벽에 부딪힐 것을 우려했다.

"보육원 출신 아이들이 이력서를 내면 통과가 안 된대요. 소년원 출신하고 범죄자 취급을 같이 한다는 거야. 정착을 하려고 하다가 안 되니까 나쁜 길로 빠지거나, 하다 하다 안 되면 자살 하잖아요. 자살이 많아요."

베이비박스 아동의 약 50%가 시설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목사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그가 준비하는 다음 단계는 시설을 나온 청년들의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달란트 학교'다. 직업 연계 대안학교 형태다. 보육원 출신 아동 중 64%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구상했다.

"ADHD는 장애가 아니에요. 한쪽만 바라보고 한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 그럴 가능성이 많아요. 에디슨, 아인슈타인이 다 그래요. 달란트를 찾아주면 돼요. 전국 중소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적성 상담사를 불러서 자기가 제일 잘 하고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스마트팜 유기농 기술까지 연계해서 시골에 정착시키려고 해요."

일산에 짓는다는 달란트 학교는 2026년 하반기 설계 착수 예정이다. 그 외 영아일시보호소는 사단법인으로 이미 설립을 마쳤고, 베이비박스 건물 1층에는 서너 명의 산모가 아이와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에서 시작된 보살핌을 말이 아닌 자리로 증명해 왔다. 아이가 들어오는 자리, 위기 산모가 머무는 자리에 이어 퇴소한 청년이 다시 설 자리까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베이비박스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순간이 올까요?

"제로는 안 돼요. 독일에도, 미국에도, 프랑스에도, 체코에도 1년에 30~40명은 들어와요. 병원 밖 출산이라는 극한 상황은 어쩔 수 없어요. 한 명이라도 살려야 되니까 그 한 명 때문에라도 존재는 해야죠."

난곡동 언덕길을 다시 떠올렸다. 세월이 흐르고 법이 만들어지고 숫자가 줄어드는 동안에도 그 언덕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가파른 그 길을 17년째 오르내리는 이종락 목사가 아직 거기 그 자리에 있는 이유였다.

덧붙이는 글 이 인터뷰는 2026년 3월 10일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72분 55초간 진행됐습니다. 인터뷰이의 발언은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리했습니다.

#베이비박스 #이종락목사 #유기아동 #비밀출산법 #위기임산부보호출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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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파병 논란을 통해 본 동맹현대화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3/25 07:39
  • 수정일
    2026/03/25 07: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
  •  
  •  승인 2026.03.24 17:46
  •  
  •  댓글 0
 
   
 

‘한미동맹 현대화’는 한국이 미국의 이익에 복무하는 구조
주한미군만이 아닌 한미연합군의 전략적 유연성?
완전한 작통권 환수를 위한 연합사 존속 재검토

ⓒ뉴시스

이란전쟁의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 여파가 쓰나미급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국패권의 쇠퇴와 다극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따라온다. 동북아와 한반도의 전략환경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의 안보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와 싸드 미사일 등 전력이 중동으로 차출되었다. 규모나 거리의 문제를 떠나 한국이 미군의 ‘발진기지’가 된 셈이다. 곧이어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이 일어났다. 규모와 형식의 문제를 떠나 한국이 미국의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정부는 파병 문제에 대하여 ‘신중히’ 검토하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한다고 했다. 늘 그랬다. 그러나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미리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차제에 한미동맹의 근본 문제들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말이다.

‘한미동맹 현대화’는 한국이 미국의 이익에 복무하는 구조

2025년 7월 경에 ‘한미동맹 현대화’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8월의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11월에야 소위 팩트시트(fact sheet)로 발표되었고 그에 기초하여 같은 달 한미 국방장관들의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동맹현대화의 기본개념이 밝혀졌다. 핵심은 주한미군의 주역할을 한반도 방위에서 중국 견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국방비와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 문제는 부차적이다.

12월 초 트럼프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서를 통해 지구의 서반구를 ‘완전장악’하면서 기타 지역에서의 통제권 유지, 특히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가장 중요한 전략목표의 하나로 지정했다. 금년 1월 공개된 미국의 새 국방전략서는 한국이 대북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음을 명시하고 그러한 책임 조정이 “한반도에서 미군의 태세를 최신화함에 있어서 미국의 이익과 부합한다”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요컨대 한국의 입장에서 평화 주권 비용 등 제반 최고 국가이익이 한미동맹에 관한 한 미국의 주도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너머엔 미국의 전쟁에 한국군이 ‘끌려갈’ 가능성이 어른거린다. 주권 문제인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환수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심이 든다. 연합훈련이 내걸고 있는 평화와 안보라는 간판 뒤에 전쟁의 위험성이 숨어 있다.

주한미군만이 아닌 한미연합군의 전략적 유연성?

주한미군이 자기 필요에 따라 한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자유 즉, 전략적 유연성은 이제 기정사실화됐다. 2006년 1월에 발표된 양국 외교장관의 합의에 따라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respect)하고 미국은 한국이 원치 않은 동북아지역 분쟁에 연루되지(involved) 않는다는 입장을 존중한다. 얼핏보면 상호존중이지만 한미동맹의 비대칭성에 비추어 보면 그렇지 않다. 주한미군은 한국의 동의가 불필요한 무제한적 출입증을 얻었고 한국은 연루의 위험성을 머리에 이고 존중을 받기 위해 애써야 한다.

주한미군만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한다면 경우에 따라 한국에게 그리 심각한 위험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주한미군이 자기네 방공자산을 중동 지역에 ‘순환배치’한다 하면 현실적으로 막을 방도가 없고 한국의 방위태세가 갑자기 위험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의 ‘참전’을 요구하는 경우다. 전략적 유연성이 ‘한미연합군’으로 확대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만 얻으면 괜찮은 것이 아니다.

이란전쟁을 계기로 일어난 파병 논란은 우려해온 대로 동북아지역에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이 연루될 가능성에 대한 전조로 볼 수 있다. 전쟁의 결과가 어떻든 ‘종결’되고 나면 미국의 관심은 중국으로 다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을 ‘다음 차례’로 하여 전쟁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대만이 연결고리가 되어 우크라이나전쟁과 유사한 ‘대리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대다수의 ‘설마’라는 인식 속에 질기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위기 대응은 평시 대비가 중요하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에만 협의와 절차를 거쳐 허용되도록 제어장치를 만들고 한국군의 참전은 한국이 외부로부터 불법적인 군사공격을 받을 경우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동맹현대화는 동맹절대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완전한 작통권 환수를 위한 연합사 존속 재검토

만일 자주권이 국가이익 중 으뜸이라면 작통권 환수(전환)가 한미동맹의 미래에 가장 중대한 과업이라는 데에 이견을 달기 어려울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2012년 시한으로 환수하기로 합의한 것이 그동안 정부가 다섯 번이나 바뀌고 국력과 군사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어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환수는 맞지만 시기가 더 중요하다면서 ‘신중한 검토’와 ‘긴밀한 협의’로 세월을 보냈다. 이재명 정부도 임기 내 환수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이라 할 만한 동맹현대화의 내용에는 그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합의하여 지금까지 유효한 소위 ‘조건에 기초한 전환’은 한국군의 지휘능력과 군사력이 충분히 갖추어지고 안보여건이 좋아지면 한다는 것이다. 조건 충족의 검증은 북한이 극렬히 반발하는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3단계를 거쳐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안보여건과 ‘충돌’하는 모순이 내재한다. 아마 연합훈련은 적절히 축소하여 안보여건 악화를 최소화하면서 검증을 진행할 요량인 듯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군 4성장군이 지휘하고 같은 계급의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이 되는 연합사령부는 존속한다는 것이다. 과연 한국군이 미군 참모들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는지 의문시되고 전시에 부사령관이 모자를 유엔군사령관으로 바꿔 쓸 경우 지휘와 협조 관계가 모호해지는 것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7월 합의한 ‘한미 재래식-핵 통합(CNI)’도 미군이 핵작전을 주도하고 한국군은 지원하는 체계이므로 핵전쟁의 지휘 관련 연합사령부와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전쟁은 안 일어날 테니 걱정하지 말라 하면 안 된다. 전쟁 대비는 평시에 하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와 연합사령부는 지난 3월 10일부터 열흘간 실시된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훈련이 작통권 환수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발표했다. 3단계 검증에서 두 번째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했고 사실상 양국 통수권자의 정치적 결단인 마지막 세 번째 ‘완전임무능력(FMC)’ 검증만 남았다는 것이다. 사령부 예하의 육·해·공·해병 ‘구성군 사령부’는 상설화했고 특수작전과 정보지원작전 구성군 상설화도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란전쟁 파병 논란으로 온나라가 시끄러울 때 작통권 환수 노력을 계속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위에서 제기한 여러 근본문제들은 남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아마 연합사 존속 여부일 것이다. 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독립적인 사령부를 유지하면서 협조하는 체계는 처음 노무현 정부의 복안이었다. 단순하고 깔끔했다. 연합사를 다시 유지하기로 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논의를 시작하여 문재인 정부가 ‘최종’ 결정했다. 그리고 문제가 갑자기 복잡해졌다. 또 다시 연합사를 해체하기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테지만 그것이 ‘완전한 작통권’ 환수를 위해 더 낫다면 또 다시 돌아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끝)

문장렬은 1982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98 국방부 군비통제관실에서 비확산정책을 담당했고 이후 1999-2019까지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노무현정부에서 2년간 국가안보회의 전략기획실 국방담당으로 근무했다, 현재 (사)외교광장 이사, 한국중립화추진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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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게 폭행하고 사회적 불구로... 가해자의 이름 공개합니다

[1980 사북, 늦은 메아리] <왕사남> 천만 넘는 나라에서 46년간 방치된 이 사건

26.03.24 06:48최종 업데이트 26.03.24 06:48

특별기획 '1980 사북, 늦은 메아리'는 박봉남 감독의 영화 <1980 사북> 전국 상영을 계기로 공론화한 사북 사건을 단지 과거사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국가의 대응, 공동체와 시민 사회의 변화 과정을 추적 기록해 국가 폭력의 기억과 치유 과정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기자말]

영화 <1980 사북> 스틸컷엣나인필름

'S'의 이야기

그는 46년을 살았다. 태어나 자라고 학교 들어가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다시 자녀를 낳아 그 아이들이 성인의 문턱에 와 있을 시간. 46년이면 '세월'이라는 말이 붙어도 좋을 만큼, 누구에게든 삶 전체가 완성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에게 지난 46년은 마치 존재할 가치가 없었던 것 마냥 삶 전체가 송두리째 부정 당하고 파괴되어 온 시간이었다. 그동안 그는 부당하게 덧씌워진 누명과 낙인 속에서 불명예를 안고 숨죽이며 살아왔다.

가장 가까운 이웃들이 제일 먼저 그를 멀리했고, 심지어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을 잃고 변변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가르치지도 못했고, 몸은 나이보다 더 늙고 병들었다.

어디 가서 높은 분들에게 좀 이야기를 하자고 해도 본체 만체,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들은 체 만 체다. 왜곡된 과거 때문에 어디 가서 당당히 말하기도 힘들었던 그의 이름을 그냥 S라고 하자.

'K'라는 두려운 이름

S는 누구 때문에 삶이 이렇게 꼬여버렸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스무 해가 지나서야 S는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꺼냈다.

S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 잔혹하게 폭행하고 사회적 불구로 만들고 가정을 파탄 나게 만든 자들의 정체는 그로부터 거의 십 년이 지났을 때 처음으로 밝혀졌다. 입에 올리기가 두려운 그 단체의 이름은 일단 K라고 해두자.

밝혀진 데 따르면 K는 한 사람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2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그 짓을 했다고 한다. 그 사이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병들고 죽어갔지만 K는 그들에게 배상은커녕 사과 한 마디조차 없었다. 이미 책임이 밝혀진 이상 뒤늦게라도 사과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주변 사람들이 오래 전 권고를 했지만 K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또 한 번 S에게 사과하고 필요한 구제 조치를 하라는 조언이 나왔지만, 당사자인 K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K는 그 사이 힘을 잃은 적이 없었고 대를 이어 그 지위를 이어왔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S와 같은 피해자를 구제할 힘이 충분했음에도 K는 수수방관했다.

대표자가 바뀔 때마다 측근들에게 물어보면 '예전에 그런 일이 더러 있어서 S를 콕 집어서 특별히 언급하기도 그렇고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멋지게 완성하고 어엿한 가정을 이루고 함께 행복을 누리는 동안, S는 삶 전체를 부정 당하고 여전히 고통 속에 가족 전체의 삶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도 핵심 당사자인 K가 해야 할 일 중에 이보다 급한 일이 무엇인지 S는 궁금할 뿐이다.

'지연된 정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

K가 다른 일로 바쁘다며 방관하는 동안, 수많은 S들의 삶이 속절 없이 무너져갔다. S와 같은 시기에 K에게 피해를 당했던 몇몇이 최근에 또다시 세상을 떠났다. 양심을 가진 지식인들이 나서 K에게 점잖은 어조로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니 늦었지만 '지연된 정의'를 실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지연된'이라는 말에 담긴 시기일 뿐 '정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착각이 있다.

'지연된 정의'가 말 그대로 그저 '뒤늦게 작동하는 정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오해다. 지연된 정의는 훼손된 정의다. 정의는 힘이 세지만, 지연된 정의는 위력이 약하다. 정의는 제때에 작동할 때 효력이 크고 영향력도 크지만, 뒤늦게 작동할 때는 그 효력과 힘에 훼손이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이 완성되어야 할 시간 동안, 거꾸로 삶이 속절 없이 무너져 폐허가 되었는데 지연된 정의로 도대체 무엇을 한단 말인가? 그를 이렇게 만든 가해자는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었는데 지연된 정의가 어떻게 온전한 정의일 수 있는가? 지연에는 그 시간 만큼의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K와 그 핵심 측근들은 '지연된 정의'를 실현하자는 점잖은 충고조차 들어주지 않을 태세다.

왜 지금 그 이름을 불러야 하는가

영화 <1980 사북> 스틸컷엣나인필름

마흔여섯 번째 봄이 그냥 지나가기 전에, 이제 우리가 S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어야 한다. 그의 얼굴에 찍힌 낙인을 지우고, 그의 등을 짓누르고 있는 멍에를 벗겨주어야 한다. 비극적인 죽임을 당한 조선의 어린 생명을 추모할 따뜻한 마음이 천만이 넘는다면, 비극적인 현세의 삶을 살고 있는 S의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고자 하는 마음은 적어도 수백 만은 되어야 맞다.

눈을 잠시 돌려 S를 바라보자. 우리가 제대로 몰랐고,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S의 이름은 바로 '사북'이다.

간절히 기다려온 이 찬란한 새봄이 그냥 지나가기 전에, 이제 우리는 '사북'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K의 이름도 용기 있게 말해야 한다. 딴 곳을 쳐다보는 그 시선을 돌리게 하고, 더 늦기 전에 당장 행해야 할 그의 오래된 책무를 다시 한 번 일깨워야 한다. 권력을 찬탈한 폭군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과 '왕과 사는 남자'에 얽힌 수백 년 전의 이야기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천만이 넘는 나라라면, 국가 폭력에 유린 당한 '1980사북'에 얽힌 수십 년 전의 이야기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왜 이토록 적은가에 대해 문제를 느껴야 마땅하다.

이제 귀를 잠시라도 열고 K의 입을 바라보자. 더 이상 '사북'을 방관해서는 안 될 가장 큰 당사자로서, 많은 사람들이 차마 말하기 민망했던 K의 이름은 바로 '국가'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북사건

1980년 4월에 발생한 사북사건은 이른바 '광주사태'와 함께 그 해 '10대 뉴스'에 선정될 만큼 당시에는 널리 주목을 받았고, '부마', '광주'와 함께 민주화 이행기에 일어난 이른바 "3대 사태"로 언급되었던 큰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전두환 신군부가 통제하고 왜곡한 집단 기억 속에서 폭력 난동 사건으로 낙인 찍혔고, 수사당국의 협박과 당사자들의 침묵 속에 오랫동안 잊힌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비상계엄 시기 작은 광산 마을에 살던 수천 명의 광부와 부녀자들까지 대거 가담했던 이 사건의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사건의 주요 당사자들이 20년 만에 용기 있게 침묵을 깨고 피해 구제를 김대중 정부에 청원하였고, 2008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는 방대한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본질적으로 국가 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건이라고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국가 사과와 피해자 구제 조치를 권고하였다.

그 이후 관련자들의 추가 증언과 역사가들의 후속 연구를 통해 이 사건의 발단과 악화와 은폐의 모든 국면에 국가 폭력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으며 한국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국가 폭력이 자행 되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2024년 제2기 진회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 사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로서 국가의 사과를 재차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사과나 후속 조치는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유족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방치되고 있다.

2024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장편 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영화 <1980 사북>(감독 박봉남)은, 비상계엄 치하 1980년 4월 강원도 광산촌 사북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항쟁과 그 전후로 벌어진 국가폭력의 실상, 그리고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는 공동체의 상처를 뒤늦게 시대의 공론장으로 불러낸 작품이다(관련 기사 : '사북사건' 6년의 기록, 아들뻘 군인에게 맞은 아버지와 무너진 가족).

지난해 12월 2일 국회 초청 상영회를 계기로 "허공 중에 흩어져서 되돌아오지 않는 45년 전 광부들의 외침에 이제라도 화답하겠다"는 뜻으로 1980사북시민상영위원회 <늦은 메아리>가 출범했고, 국정 최고 책임자의 공식 사과 이행을 목표로 서명운동과 영화 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시민 초청 상영회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4월 21일은 사북항쟁 제46주년 기념일이다.

* 영화 <1980 사북> 오마이뉴스 초청 무료 상영회 신청하기(https://omn.kr/2hfje)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www.jcrc.kr(정선지역사회연구소 1980사북 특별페이지)에도 실립니다.

필자는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1980사북 #국가폭력 #국가사과이행 #사북사건 #늦은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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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시계'도 사과 안 하더니…SBS에 쌓인 울분 폭발

 
 

이명박 정권 때 원세훈 국정원과 검찰이 배후

"언론에 흘려서 망신 줘라"…SBS 사장도 만나

2년 뒤 하금열 사장은 이명박 비서실장에 발탁

국정원 TF 발표했지만 SBS는 "확인할 수 없다"

'이재명 조폭 연루' 보도에 노조 사과 대신 규탄

정청래 "몰염치하고 사악…당신들도 언론인가"

대변인 명의 당 공식 입장, 의원들 발언 잇따라

조국도 "치가 떨려…정정보도 등 언론개혁해야"

SBS가 2009년 5월 13일 8뉴스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를 보도하는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 사냥식 보도의 대명사로 통하는 2009년 소위 '논두렁 시계' 파문은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검찰-SBS로 이어지는 '삼각 공조'의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이를 '단독'이라며 대대적으로 전파해 노 전 대통령 명예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당시 여론을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던 SBS 측은 보도의 주체로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최근 SBS 노조가 자사의 '이재명 조폭 연루설' 보도를 두고 사과는커녕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이 '언론 길들이기'를 한다고 강력 규탄한 것을 계기로 여권에서는 SBS에 대해 그간 쌓였던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강금원 기념 봉하연수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예고 없이 뉴스 기사를 한 번 들려드리겠다"며 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갖다 댔다. 그리고 지난 2017년 10월 23일 JTBC 뉴스룸에서 첫 번째 꼭지로 보도한 <'논두렁 시계' 배후엔 MB 국정원…"언론에 흘려 망신 줘라"> 리포트 내용을 틀었다.

앞서 2009년 4월 22일 KBS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2억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단독 보도했고, 이어 SBS는 5월 13일 "노 전 대통령이 해당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단독 보도했는데, 그 배후에는 원세훈 국가정보원이 있었다는 '국정원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적폐 청산 TF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서훈 국정원장이 취임하면서 만들어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기구였다.

 

2017년 10월 23일 JTBC 뉴스룸에서 SBS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에 이명박 정권 시절 원세훈 국정원이 있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2017년 10월 23일 JTBC 뉴스룸에서 SBS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에 이명박 정권 시절 원세훈 국정원이 있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TF 조사에 따르면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원세훈 원장 측근인 국정원 모 간부가 4월 21일 수사 책임자인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언론플레이를 주문한 뒤 방송사를 통해 실제 보도가 그렇게 나온 것이다. 심지어 국정원 측은 SBS 하금열 사장도 직접 만나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적극 보도해달라"고 당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후일담이지만 하금열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데도 논두렁 시계 보도 2년여 뒤인 2011년 12월 12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전격 임명됐다. 당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들이 발탁 이유를 묻자 "그 부분이 애매하다"며 "이명박 대통령 취임 뒤 지난 4년 동안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따로 뵌 적이 없다"고 답해 인선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논두렁 시계 보도 당시 SBS 보도국 책임자였던 최금락 보도국장 역시 2011년 9월 28일 이명박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영전했다. 두 사람은 2017년 국정원 적폐 청산 TF 발표 이후 SBS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을 때 조사위 면담에 끝까지 응하지 않았고, SBS는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한 국정원 개입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공허한 결론만 내놨다.

이 같은 SBS 행태에 오랫동안 울분이 누적됐을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무도한 검찰만이 아니다. 몰염치하고 사악한 언론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흉기 같은 보도를 많이 했다"며 "대표적인 것이 SBS '논두렁 시계 버렸다'는 보도"라고 지목했다. 이어 "SBS, 그 이후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해서 사과한 적 있느냐? 여기 SBS 혹시 와 계신가? 대답 좀 해보라"고 SBS 기자를 찾기도 했다. 급기야 "SBS에게 한마디 한다. SBS, 당신들도 언론인가? SBS 당신들의 몰염치, 그것이 알고 싶다. 참, 생각할수록 열 받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황명선 최고위원도 "도대체 무엇이 언론 길들이기라는 건가?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를 다시 탄압자로 모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라며 "대통령은 오보로 인한 피해에 진솔한 사과 한마디를 요청했을 뿐이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이고 그 피해자가 대통령이라고 달라질 이유는 없다. 자신들의 잘못은 외면한 채 언론 탄압이라고 덮어씌우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폭력"이라고 SBS 노조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진짜 언론 탄압, 언론 길들이기가 무엇인지 말씀드릴까? 윤석열 정권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억지 의혹으로 면직시키고 KBS, MBC, EBS의 이사와 경영진을 해임하거나 교체하려 했다. '도어 스테핑'에서 불편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순방 전용기에서 MBC 기자를 배제하고 기자단에서도 쫓아내려 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도를 이유로 명예훼손 혐의 수사와 압수수색도 자행했다"고 여러 사례를 든 뒤 "이번 언론노조 SBS 본부의 성명은 오히려 언론개혁이 검찰개혁 못지않은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김기표 대변인은 당 공식 입장을 정리해 오후에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가졌다. 김 대변인은 "한 사람의 인격과 명예를 짓밟고 정치적 생명에 치명상을 입히려 했던 오보는 백 번, 천 번의 사과로도 모자란다. 그러나 이 참담한 사태 앞에서도 언론계의 자성은 없다"면서 SBS 노조를 향해 "대법원 판결로 허위임이 확인된 사안에 대한 책임 요구마저 탄압으로 호도하는 것은 진정한 언론의 자세가 아니다.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깊은 '자기 면책'의 늪에 빠져 있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헌법이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라는 뜻이지, 허위사실을 마음대로 유포할 '면책 특권'을 준 것이 아니다. 팩트체크 부실, 익명 취재원의 남용, 포털용 클릭 장사와 자극적인 제목 장사 등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병폐를 이제는 고쳐야 한다"며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드는 언론 탄압 프레임에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스스로 자정할 능력을 상실했다면 이제는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입법적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진행자인 김상중 씨가 "이재명 변호사 이름이 등장해 당혹스럽다"며 한숨을 쉬고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진행자인 김상중 씨가 "이재명 변호사 이름이 등장해 당혹스럽다"며 한숨을 쉬고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이번 SBS 사례를 통해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이 재확인됐다는 당내 폭넓은 공감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의원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NYT(뉴욕타임스)는 오보 기사에 대한 정정 기사가 많다. SBS '그알' 보도 이후 2021년 국힘 등 일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조폭 PJ파로부터 20억을 수수했고, 5만 원권 지폐 등이 언론에 사실인양 보도됐다"며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는 사과 정정 보도를 해야 당연하다. 그래야 세계적 언론 NYT처럼 존경받는다"고 했다.

이연희 의원은 문제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방송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을 다시 봤다고 한다. 그는 "몇 번을 돌려봐도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실제 방송을 다시 살펴보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조직폭력배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충분한 근거 없이 제기한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면서 "이는 공적 검증을 가장한 의혹 부풀리기이며, 결과적으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흠집 내기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허위사실을 보도한 것은 언론의 자유를 일탈한 일종의 테러 행위다. 그리고 근거 없는 보도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고 폭력"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는 찍소리하지 못하던 노조가 지금에 와서 언론 자유를 앞세워 조작 보도를 정당화하려는 모습은 이중적이고 개탄스럽다. 지금 SBS 노조가 해야 할 일은 변명이 아니라 성찰과 반성"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3일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에 이은 언론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3일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에 이은 언론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린 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식 석상에서 다시금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윤석열 내란 즈음에 우리 사회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바로 기득권, 특권층 해체"라며 "이 와중에 유독 개혁을 거부하는 곳이 있다. 언론이다. 특히 SBS 노조의 행태는 개탄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정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면서 "오보를 사과하라는 게 언론 탄압인가? 언론은 어떤 식으로 논평해도 문제가 없고, 공직자는 상대가 허용해야 논평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 대표는 "더욱이 SBS가 어떤 곳인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보도'를 '단독기사'라고 내보낸 곳이다. 이는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흘려준 것이었음이 추후 확인됐다. 그 뒤 SBS가 노무현 대통령 유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좌표 찍기, 허위 보도로 조리돌림 당한 대표적 희생자다. 하이에나식으로 집단 공격을 가했다. 유사한 경험을 했던 저로서는 동병상련을 느끼며, 치가 떨린다"고까지 표현했다.

그러면서 "SBS 노조에 묻는다. 윤석열 독재정권이 대놓고 언론 길들이기를 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 이렇게 이중 잣대를 대고 편향적이니 국민 신뢰가 낮은 것"이라며 "성역 없는 취재와 보도도 중요하지만 언론 스스로 성역이 될 수는 없다.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은 나 몰라라 하면 책임은 강제될 것이다. 차제에 명백한 오보가 드러나면 같은 지면에 같은 양으로, 같은 방송 시간대에 같은 양으로 정정 보도하도록 법제화하는 등의 언론 개혁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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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뇌물 브로커 공범 소유 토지 7억2000만원에 매입…시세의 2배 넘는 금액

장세일 군수 측 "만원주택 부지" 해명했지만 수의계약·리베이트 의혹엔 침묵…입장문마다 '조작→함정→허위' 용어 바뀌어

공범 배우자 땅, 시세 3억원인데 군비 7억2000만원에 매입

장세일 측, 수의계약·리베이트 의혹엔 일절 해명 없어

김원이 도당위원장, 목포시장 경선 "교통정리" 스스로 자인

보성 김철우 군수, 아들 마약·음주뺑소니에도 감점 없이 적격 판정

2026-03-24 00:14:58

 

영광군이 장세일 군수의 뇌물 의혹과 관련된 공범의 배우자 소유 토지를 군비 7억2000만원에 매입한 사실이 공식 문서로 확인됐다. 해당 토지의 근저당권 설정액은 3억2500만원으로, 시세의 2배가 넘는 금액이 지급된 셈이다. 장세일 군수는 금품수수를 부인하면서도 핵심 쟁점인 수의계약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세 3억원 토지에 7억2000만원 지불

뉴탐사가 영광군의회 제출 문서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영광군은 2026년 1월 9일 녹사리 62번지 토지 단 한 필지를 '전남형 만원주택거리사업' 부지 명목으로 협의 취득했다. 매입 금액은 7억1169만4000원이다. 토지 소유자는 임모씨로, 뉴탐사가 앞서 보도한 뇌물 전달 공범의 배우자다. 주변 8필지는 키즈카페 부지로 한꺼번에 매입하면서, 이 땅만 별도 사업 명목을 붙여 콕 집어 사준 것이다.

▲영광군이 영광군의회에 보고한 '2026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 전남형 만원주택 건립사업' 문서. 녹사리 62번지 토지 1건(1488.9㎡)을 기준가격 7억1269만4000원에 협의취득한다고 적혀 있다. 소요예산 7억2000만원은 군비 100%로 집행됐다.

▲같은 문서의 붙임 1 '대상재산 내역'. 공시지가는 ㎡당 10만3000원인데 매입단가는 ㎡당 47만8000원으로, 공시지가의 4.6배에 달하는 금액이 지급됐다. 토지 소유자는 임O숙씨로 기재돼 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토지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은 2020년 11월 2억6000만원으로 설정됐다가 2021년 변경계약을 거쳐 3억2500만원으로 올랐다. 담보 가치가 약 3억원으로 평가된 땅이다. 2014년 최초 매입가는 7000만원이었다. 이 토지의 면적은 약 450평(1488.9㎡)으로, 공시지가는 ㎡당 10만3000원이다. 영광군의 매입단가는 ㎡당 47만8000원으로 공시지가의 4.6배에 달한다. 영광군이 지급한 7억2000만원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정상적인 매입가로 보기 어렵다. 키즈카페 부지와 만원주택 부지 모두 군비 100%로 집행됐다.

뉴탐사 취재에 따르면 해당 공범은 지인에게 "이 땅이 팔리지도 않아 골치"라고 하소연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팔리지 않던 땅을 영광군이 시세의 두 배를 쳐주고 사준 이유에 대해 장세일 군수 측은 답하지 않고 있다.

장세일 측 반론, 세 차례 문서에서 용어 바뀌어

장세일 군수는 3월 22일 입장문, 같은 날 경찰 수사촉구서, 3월 23일 뉴탐사에 보낸 반론 요청서 등 세 차례에 걸쳐 입장을 밝혔다. 뉴탐사가 세 문서를 대조한 결과, 영상에 대한 규정이 매번 달랐다.

3월 22일 입장문에서는 "조작된 영상"이라고 했다. 같은 날 경찰에 제출한 수사촉구서에는 "함정영상"이라고 적혀 있다. 조작이면 영상 자체가 가짜라는 뜻이고, 함정이면 영상은 진짜이되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3월 23일 반론 요청서에서는 "허위"라는 표현을 썼다. 영상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장세일 군수가 3월 22일 오후 10시 38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왼쪽)과 3월 23일 오후 7시 43분 뉴탐사에 보낸 반론보도 요청 메일(오른쪽). 입장문에서는 "조작된 영상"이라며 "비열한 인격살인에 가까운 범죄 행위"라고 했지만, 18시간 뒤 반론 요청서에서는 "뉴탐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톤이 크게 달라졌다. 두 문서 모두 수의계약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해명은 빠져 있다.

장세일 군수는 반론 요청서에서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금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자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문자의 발송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수의계약 해명은 여전히 빠져 있다

장세일 측이 낸 세 차례 문서 어디에도 수의계약에 대한 언급이 없다. 뉴탐사가 보도한 핵심 의혹은 뇌물 전달 뒤 동일 업체와 3억5000만원 규모 수의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이다. 뇌물은 대가를 전제로 한다. 그 대가의 핵심이 수의계약이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도 장세일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장세일 군수의 딸이 뇌물 전달자를 형사고소했지만, 장세일 군수 본인 명의의 고소장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개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담양한평영광장성지역위원회가 경찰에 제출한 문서도 '고소장'이 아니라 '수사촉구서'였다. 고소나 고발과 달리 수사촉구서는 무고죄 책임이 따르지 않고, 경찰 출석 조사 의무도 없다.

민주당 윤리감찰단, 이틀째 뉴탐사에 자료 요청 없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월 22일 윤리감찰단에 감찰조사를 지시했다. 그로부터 만 이틀이 지난 23일 현재까지 민주당 측은 뉴탐사에 영상 원본 제공을 요청하지 않았다. 보도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려면 보도 매체에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 첫 단계다.

▲더불어민주당 담양함평영광장성지역위원회(위원장 이개호 의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수사촉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고소장이나 고발장이 아닌 수사촉구서를 낸 것이어서 무고죄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정청래 대표가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당일, 같은 당 지역조직이 장세일 군수 편에서 움직인 셈이다.

오히려 같은 당 지역위원회가 장세일 군수 편에 서서 수사촉구서를 제출했다. 당 대표가 진상조사를 지시한 상태에서 지역 당 조직이 피조사 대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위는 당 대표의 지시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이 진상조사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목포시장 경선, 김원이 도당위원장 "교통정리" 자인

전남 지역 공천 문제는 영광에 국한되지 않는다. 목포시장 경선에서도 김원이 도당위원장의 노골적인 개입이 확인됐다.

목포시장 경선에는 강성휘, 전경선, 이호균 세 후보가 출마했다. 여론조사 2위였던 전경선 전 도의원은 과거 탈당 이력을 이유로 25점 감점 통보를 받았다. 이 탈당은 이미 특별복당으로 사면된 사안이며, 2022년 선거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감점 사유로 적용됐다.

전경선 전 도의원은 뉴탐사 전화 인터뷰에서 "김원이 의원이 도의원 출마를 제안했고, 제가 수락했다"고 확인했다. 김원이 도당위원장 본인도 페이스북에 "전경선 예비후보에게 전남도의원에 도전할 것을 제안했다"고 적었다. 그동안 "공천에 개입해서도 안 되고 개입할 수도 없다"고 했던 엄정중립 선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반면 여론조사 3위인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은 2012년 30억원 넘는 교비 횡령 전력에도 감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탐사 제보자는 "박지원 의원이 이호균을 밀고 있고, 이호균 본인도 지인에게 '박지원 어르신 만나서 정리 끝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목포시장 경선은 강성휘 대 이호균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보성 김철우 군수, 아들 마약·음주뺑소니에도 적격 판정

보성군에서도 공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자격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3선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아들의 범죄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탐사가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김철우 군수의 아들은 음주운전 전과가 2건 있는 상태에서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또다시 음주뺑소니를 저질렀다. 면허 취소 후 2~3개월 만에 다시 음주운전을 했지만, 변호사 5명을 선임해 징역 1년에 그쳤다.

보성 지역 주민들은 김철우 군수의 잦은 업무상 횡령·배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전남광역청 반부패수사대에 사건을 접수하면 보성경찰서로 이첩된 뒤 고발인 조사도 없이 각하되는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성주 현 국가수사본부장이 광주경찰청장 시절 김철우 군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박성주 전 청장은 보성군민의 날 '영예로운 보성인'으로 선정됐는데, 수상 사유를 보성군청이 아닌 박성주 측 경무계에서 작성해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뉴탐사는 장세일 측이 25일 제출하겠다고 한 자료를 포함해 추가 취재 결과를 확인하는 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간다. 전남 지역 공천 비리 취재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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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지방선거 후보 300여 명 ‘미국 침략전쟁 규탄·파병 반대’ 긴급회견

진보당 지방선거 후보 300여 명 ‘미국 침략전쟁 규탄·파병 반대’ 긴급회견

“파병 반대로 국민 안전 지키기 위해”

“민주당에 반대 결의안 동참 호소”

“찬성? 극우에게 잘 보이려는 사익?”

“전쟁 여파로 지역에서도 피해 막심”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진보당 후보들이 미국 침략전쟁에 파병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한 데 모였다.

진보당은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침략전쟁에 파병을 반대한다. 진보당 6.3선거 후보자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철회와 우리 정부의 파병 거부 입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재연 상임대표와 진보당 국회의원단, 전희영 경남도지사 후보 등 6·3 지방선거 출마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역 활동을 중단하고 상경한 이유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최우선 책임이며, 파병 거부 역시 그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진보당은 결의문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은 유엔헌장의 ‘무력행사 금지’와 ‘주권 존중’ 원칙을 파괴한 명백한 침략전쟁이자 반인도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동맹은 상호 안전을 위한 약속일 때 유효한 것이지, 불의한 전쟁에 끌려가는 족쇄가 아니다”라며 미국에 파병 요구 철회를 요구했다.

김재연 상임대표는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오전 8시 44분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란 발전소 시설 초토화를 예고하는 등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미국 내 여론도 60% 이상이 군사행동을 반대하고 전 세계 단 한 곳도 수용하지 않은 요구에 침묵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파병이 이뤄진다면, 가장 위험한 건 현재 호르무즈에 고립된 선원들이다. 김 대표는 “고립된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79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이재명 정부에 촉구했다.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정혜경 의원은 “진보개혁 정당들이 ‘파병 반대 국회 결의안’에 뜻을 모으고 있으나 민주당 의원 중 서명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민주당의 동참을 요구하면서 최근 파병에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은 안철수, 박수영, 조정훈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파병을 주장하며 “청년의 목숨을 협상카드로 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년 후보로 나선 신하섭 동대문구 후보도 파병을 옹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의 망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말하는 ‘국익’이란 대한민국의 이익이냐, 미국의 이익이냐” 따졌다. 이어 “혹시 성조기를 흔드는 극우 지지층에게 잘 보여 정치적 몸값이나 올리려는 사익은 아니냐”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지역 경제와 민생 파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종욱 광주전남통합특별시장 후보는 “중동전쟁으로 원자재 값 55%, 해상물류비가 65% 폭등하며 전남 지역총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여수국가산단의 불빛이 사라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석헌 강원도 홍천군수 후보 역시 “미국 침략전쟁 희생자는 이란 민중뿐만이 아니”라면서 “면세유 가격이 15% 이상 치솟아 농민들이 농사 시작 전부터 빚 걱정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진보당은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청와대로 이동해 정부의 파병 거부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23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청와대 요구사항 전문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감행한 이란 공습은 유엔헌장이 금지하고 있는 무력행사 원칙을 위반한 행위이며, 국제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군사행동입니다. 특히 민간인의 희생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제인도법 위반이며, 국제사회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군사적 대응이 아니라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와 협상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일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며, 군사력 투입은 상황을 안정시키기보다 오히려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큽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제평화 유지와 침략적 전쟁 부인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파병은 국민적 합의 없이는 결코 추진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의 군사작전에 연동된 파병은 자칫 우리를 전쟁의 당사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하고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에 기여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파병 대신 중동 국가들과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평화 중재자'로서의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미국의 부당한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헌법 정신에 입각하여 평화를 지키는 선택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년 3월 23일(월)

진보당 상임대표 김재연

 

'23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3일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된 파병 반대 기자회견'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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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틀 내로 호르무즈 안 열면 공격한다더니…"이틀 동안 이란과 협상"

"모든 군사 공격 5일 간 연기"에 이란 "어떠한 협상도 진행 안 해…자국 방어 계속"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3.24. 06:23: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닷새 간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 측은 자신들의 군사적 위협으로 미국이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도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지난 이틀 동안 미국과 이란이 중동에서의 적대 행위를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한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심도 있고 상세하며 건설적인 대화의 분위기와 방향에 근거해서, 그리고 이러한 논의가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회담과 논의의 성공을 전제로, 전쟁부(미 국방부)에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매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합의점들이 있었다"면서도 이란과 어떤 합의를 이뤘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대화가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 문제, 갈등은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라면서도 이것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밝히며 일종의 최후통첩성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발언의 유효기간인 48시간이 다 된 시점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전 최후통첩성 발언이 실제 실행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상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이려는 것 아니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 자신들의 군사적 위협 때문에 미국이 물러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의 한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이란의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여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 서방의 금융 시장 위기 역시 트럼프가 후퇴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 관계자가 전쟁 시작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중재자를 통해 이란 정부에 메시지가 전달됐지만, 이란의 답변은 "필요한 억지력을 확보할 때까지 자국 방어를 지속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어떠한 협상도 진행 중이지 않으며, 이뤄진 바도 없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에너지 시장의 안정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통신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닷새 간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이란 국민을 향한 미국 정권의 범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라고 격하하면서, 이란은 이에 대응해 국가 방어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 관계자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게재 이후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재호 기자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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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방정오가 대주주인 곳에서 벌어진 수상한 일들

500만 달러 배임 혐의로 방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이유...'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관련 거액 송금, 회수 못해

26.03.23 06:56최종 업데이트 26.03.23 06:56

필자는 지난 3월 16일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을 500만 달러(2019년 기준 60억 원)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정도 배임액이면 경제범죄 중에서도 가장 무겁게 처벌해야 하는 수준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배임액수가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 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발한 핵심은 간단하다.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있다. 드라마제작업체다. 최근 다른 회사와 합병해서 ㈜티엠이그룹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지만, 아래에서는 배임행위가 일어날 당시의 명칭인 ㈜하이그라운드를 써서 설명하려고 한다.

방정오씨가 대주주인 하이그라운드에서 흘러간 돈 500만 달러

방정오 TV조선 부사장TV조선

2019년 5월 ㈜하이그라운드의 회사자금 500만 달러가 싱가포르에 설립된 자회사(편의상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라고 한다)로 흘러갔다. 필자는 이 사실을 2020년 5월에 알게 됐다.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필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하이그라운드의 외부회계감사보고서를 찾아 봤는데, 그곳에서 '방정오'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의 둘째 아들 방정오씨였다. 그는 ㈜하이그라운드의 지분 35.13%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찾아 보게 된 이유는 TV조선이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대규모 일감을 몰아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109억, 2019년 191억 원의 드라마제작 일감을 ㈜하이그라운드에 몰아준 것이다. 그런데 그 회사의 대주주가 방정오씨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하이그라운드로부터 두 곳으로 거액의 자금이 흘러간 정황이 발견됐다. 하나는 방정오씨가 대주주인 또 다른 회사(영어유치원 회사인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의 자금을 대여했던 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로 500만 달러의 자금을 대여한 건이었다.

2020년 4월에 공개된 ㈜하이그라운드 외부회계감사 보고서 중에서보고서 캡처

500만 달러, 싱가포르에서 다시 아랍에미리트 회사로 이동

그래서 필자는 2020년 8월 해당 영어유치원으로 흘러간 19억 원에 대해 우선 형사고발을 했다. 2018년에 대여해줬는데, 2020년 시점에 이미 '회수불가' 판단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충분한 담보도 없이 사업상 연관성도 없는 회사에 거액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기에, 전형적인 배임 사건으로 보였다. 더구나 돈을 빌려준 회사와 빌린 회사의 대주주가 모두 방정오씨였다.

그런데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로 간 자금은 그 당시에는 아직 '회수불가'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의 목적사업으로 되어 있는 '드라마 배급'은 형식적으로는 드라마제작업체인 ㈜하이그라운드와 연관성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뉴욕주법원에 이 500만달러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인 것을 알게 됐다. 방정오씨측이 500만 달러와 관련해서 미국 사업가 이아무개씨측과 벌이고 있는 소송이었다.

그리고 <뉴스타파>가 소송기록을 입수해서 분석한 결과, 500만 달러는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거쳐서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스톤포트'라는 회사로 송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송금 명목은 드라마제작과는 전혀 무관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관련이었다.

500만달러 자금흐름도. 해당 사안을 보도한 뉴스타파 화면 캡처뉴스타파

그리고 방정오씨가 이런 송금과정을 알고 있었고, 지시까지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송금 당시 ㈜하이그라운드의 대표이사가 'Mr. Big'이라는 인물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진행중인 소송에 제출됐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와 이런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은 (주)하이그라운드의 대주주인 방정오씨 뿐이다.

㈜하이그라운드 대표이사였던 우아무개씨와 Mr.Big(방정오 부회장)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뉴스타파

위와 같은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크지도 않은 드라마제작사인 ㈜하이그라운드에서 회사자금 500만 달러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거쳐서 아랍에미리트 법인으로 송금되는 것을 대주주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위와 같은 증거까지 있으니,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자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이다.

그렇다면 방정오씨 측은 필자의 고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미디어오늘>보도에 따르면 ㈜하이그라운드(현재 명칭 ㈜티엠이그룹) 측은 '본 사안은 현재 당사가 관련 당사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해 소송을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서 '당사가 피해자인 이번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 운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증거에 따르면 배임의 정황이 뚜렷하다. ▲회사자금을 유용하여 ㈜하이그라운드의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명목으로 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송금한 점 ▲송금과정을 감추기 위해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우회송금한 점 ▲충분한 담보나 보증 없이 거액을 송금했다가 대부분 회수하지 못한 점 등은 업무상 배임죄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

그러나 검찰이 과연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지가 걱정이다. 2020년에 고발했던 19억 원 배임건(영어유치원 회사에 19억 원을 대여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건)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을 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해당 건에 대해 항고를 거친 뒤 2022년 12월 대검찰청에 재항고를 했었다. 이후 대검찰청은 2년 반 동안 사건을 갖고 있다가 2025년 6월 5일에야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정권이 바뀐 직후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내려온 사건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고발인에게 아무 연락도 없는 상황이다. 거대언론 일가의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필자가 액수가 더 큰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을 하게 된 것이다. 두 건의 배임액수를 합치면 80억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2항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거대언론 사주일가라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헌법의 위 조항은 훼손되는 것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TV조선 #방정오 #거대언론 #배임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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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끝날 때까지 미·중 정상회담 보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23 08:45
  • 수정일
    2026/03/23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 인 하면 발전소 파괴” vs 이란 “미 인프라와 담수화시설 공격”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22 11:45
  •  
  •  수정 2026.03.22 16:25
  •  
  •  댓글 0
“트럼프-시 정상회담의 다음 날짜는 이란과의 분쟁이 완전히 해소된 후에야 제안될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워싱턴 주재 외교관’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국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워싱턴 주재 외교관’도 백악관이 이같은 계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가짜뉴스”라고 발끈했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방문 일정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하고 있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주미 중국대사관은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반응했다.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란과의 전쟁을 이유로 “한달 가량”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19일에는 “한달 반 가량”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5월에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고 시 주석도 매우 바쁘신 분이니 우리는 가능한 빨리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전쟁 목표에 근접했으니 군사작전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과 선을 긋고, 미국 국방부는 해병대 수천명을 현지로 이동시키고 있다.

속내야 어떻든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두 강대국 사이의 관계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정상회담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폴리티코]와 인터뷰한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는 “회담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안정화 측면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쟁 중 예상치 못한 일 발생하는 등 휴전을 위협할 여러 발화점들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그러한 요인들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대만 정책을 담당했던 러시 도시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복잡한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정상 간 소통이 없다면, 양국관계는 예상보다 훨씬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CNN]과 인터뷰한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연기 요청으로 인해 중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인 우신보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트럼프의 좌절감은 더 커질 것이고 그의 약점이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중국과의 협상에서 그는 또다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인해 지렛대 하나를 잃어버린 후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에서 “그의 계획은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었으나 결국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하고 발목이 잡혀 버렸다”는 것이다.   

21일자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갈무리.
21일자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갈무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앞으로 48시간 내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부터 시작해 이란의 여러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CNN]은 “트럼프의 위협 발언이 한층 높아진 것인데, 그는 이전에 이란 기반시설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이것이 이란의 재건 능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란에 상당한 협상력을 제공한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이란도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22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만약 적이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중동에 있는 미국 소유의 모든 전략 및 정보 기반 시설과 기술 센터, 담수화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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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이 대통령 규탄"에 여권 "적반하장" 분노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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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3.22 21:00

  • 수정 2026.03.22 21:09

  • 댓글 2

'조폭 연루설'에 사과 요청하자 "언론 길들이기"

황명선 "깊은 당혹…언론개혁 더 미룰 수 없어"

전용기 "허위보도에 정당한 책임 요구가 탄압?"

더민주 "검찰 조작기소와 같은 뿌리…특권의식"

조국 "논두렁 시계, 직인파일 예언 보도 떠올라"

이 대통령 "정론직필 외면하고 왜곡, 책임져야"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진행자인 김상중 씨가 "이재명 변호사 이름이 등장해 당혹스럽다"며 한숨을 쉬고 머리를 짚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조폭 연루설'을 처음 보도한 SBS 측을 향해 '반성과 사과' 필요성을 거론하자 SBS 노조는 도리어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라"며 이 대통령을 강력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언론개혁이 왜 시급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 적반하장이라며 공분이 확산되는 기류다.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언론노조 SBS 본부의 해당 성명을 언급한 뒤 "SBS 모든 구성원이나 언론인 여러분 모두가 저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솔직히 깊은 당혹감을 감추기가 어렵다. '언론 길들이기'라니?"라며 "피해를 입은 국민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잘못된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는 언론의 의무"라고 짚었다.

이어 "이것을 '언론 탄압'으로 포장하는 것은 언론의 오만이다. 언론사 노조가 이런 인식을 갖는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이 김치찌개를 끓여 기자들 밥을 먹이고, '바이든 날리면' 사건으로 MBC를 탄압하면서 출입을 정지시키고 순방 기자단에서 배제하고 한 것이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 그때는 언론 자유가 넘쳐났나? 그때 저렇게 결연하게 성명 내며 규탄한 적 있나? 언론인들은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도 사과를 할 수 없는 존재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또 "언론 자유의 의미가 뭔가? 언론이 무고한 개인을 조폭으로, 살인자로 몰아가는 자유인가? 근거도 없이 한 사람의 명예와 삶을 짓밟을 자유인가? 그것이 이 나라 언론이 수호하겠다는 자유의 실체인가?"라며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존재이면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여야 한다. 큰 권한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노조 SBS 본부의 저 성명이 우리에게 언론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핵심 과제임을 드러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언론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책임과 자유가 공존하는 언론 환경을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인 전용기 의원도 "언론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허위보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면서 "최근 SBS 노조가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권력과 언론의 충돌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근거 없이 보도한 것을 바로 잡아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허위로 판단되어 유죄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해당 보도는 정정 없이 기정사실처럼 유통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와서라도 바로 잡아 달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라며 "한 개인에게 '조폭 연루'라는 중대한 낙인을 남겼고 그 낙인은 8년 동안 정치적 공격의 근거로 활용됐다. 이제서라도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이 대통령 입장을 설명했다.

아울러 "더구나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언론의 회피할 수 없는 의무다. 제작진조차 뒤늦게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노조 측이 이를 '언론 길들이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허위보도에 대한 정당한 책임 요구조차 부정하는 것은 언론 자유 수호가 아니라 책임 회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라는 인물은 대통령이기 이전에 이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다.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처사"라며 "이번 사례는 특정 인물을 악마화하는 데 언론이 동원된 전형적인 사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언론의 자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 자유는 사실과 책임 위에서만 존립한다"고 단언했다.

민주당 원·내외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사과를 '길들이기'로 둔갑시킨 SBS 노조, 매우 유감이다>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냈다. 이들은 "SBS 노조의 인식은 시대착오적이다.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지만 허위사실과 가짜뉴스, 음모론까지 보호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면서 "언론의 가짜뉴스·음모론은 사실 왜곡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살해하고 삶을 파멸로 몰아간다. 그런 점에서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와 같은 뿌리다. 이는 망나니의 칼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정당한 비판을 '길들이기'로 몰아가는 태도 역시 또 다른 특권의식이자 성역화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오류에 책임지는 자세부터 확립해야 한다. 국민주권 시대엔 성역이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아울러 '공소취소 거래설' 유포 통로가 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금까지도 사과조차 없다. 더군다나 청와대 출입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책임부터 다하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소위 '조국 사태' 당시 SBS를 비롯한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 보도의 집중 표적이 됐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가세했다. 조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언론 길들이기???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보도'를 저지른 SBS다운 반응이다. 이 보도는 이명박 정권하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SBS에 흘려준 것이었음이 추후 확인되었다"며 "이재명 조폭 연루설 보도에 대한 SBS 노조의 적반하장식 반응을 접하니, 2019년 9월 7일 SBS의 '동양대 표창장 총장 직인파일 발견 예언(!) 보도'가 다시 떠오른다"고 했다. 관련 기사 ☞ '검찰 비판 여론' 뒤집은 SBS의 직인파일 '허위 보도' ☞ SBS '예언 보도', 해명조차 기만적…방심위 중징계

이어 "9월 10일 윤석열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하기도 전에—따라서 포렌식(9월 17일 실시)이 이루어지기도 전임은 물론이다—동양대 표창장용 총장 직인 파일이 정경심 교수의 연구실 PC에 있다는 놀라운 보도였다(실제로 이 파일은 교수휴게실 PC에서 발견되었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이 보도로 표창장 건에 대한 모든 항변은 무력화되었다. 재판이 시작도 되기 전에 정치적, 사회적 차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버린 것이다. 대대적인 '조국 사모펀드' 보도가 허위임이 확인되어 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이 보도는 검찰 수사에 강력한 정당성과 동력을 제공했다"고 여전한 분노를 표시했다.

조 대표는 "여러 번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파일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동양대 관계자(들), 정확히는 표창장이 파일을 사용해 만들어지고 발급되었음을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SBS와 검찰에 제보를 한 것"이라며 "어떻게 SBS의 '예언 보도'가 가능했는지 알고 싶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SBS와 검찰에 제보했는지도 정말 궁금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조 대표는 또 다른 글을 올려 "어이가 없다. 적반하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의 비난과 허위보도의 대표적 희생자"라며 "언론은 죽여야 할 대상자를 찍고 '하이에나'식으로 집단 공격을 가한다. 다행히 정치인 이재명은 '사자'였기에 살아남았다"고 했다. 또 "당시 나는 '사자'가 아니었기에 물어뜯기고 찢겨 너덜너덜해졌다"면서 "이런 유사한 경험을 한 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보도를 접하며 강력한 동병상련의 감정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SBS 노조를 비판하며 올린 글.

당사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SBS 노조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정론직필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한다면 그 악영향에 비추어 언론은 일반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자유와 권리만큼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 특권 설정을 금지하는 헌법에도 부합하고 일반적 상식에 비추어 공정 타당하지 않은가? 책임 없는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다 결국 자신의 자유와 권리마저 해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BS 노조를 직격한 전우용 역사학자의 글을 첨부함으로써 자신의 문제의식이 구체적으로 어느 언론을 향하는지 분명히 했다. 해당 글에서 전우용 역사학자는 "검사가 사건을 조작하여 기소하는 거나, 기자가 사건을 조작하여 보도하는 거나 본질상 같은 '악행'이다. 자기들은 악행을 저질러도 면책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법조-언론 기득권 카르텔'을 떠받쳐온 공통의 의식적 기반"이라며 "SBS 노조는 대통령을 규탄하기 전에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이 왜 SBS에는 단전 단수를 지시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성남 국제마피아파 연루 의혹을 보도했던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두고 20일 X에 글을 올려 "그알 PD의 기적의 논리, (진행자) 김상중 씨의 리얼 연기 덕분에 졸지에 살인 조폭으로까지 몰렸다. 이 방송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물리적 테러, 검찰을 통한 사법리스크 조작,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의 하나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의 무덤에 사람을 매장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조작 폭로한 국민의힘이나 그알 같은 조작 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 저도 과욕이겠지만,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18년 7월 21일 방영된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과 관련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언론노조 SBS본부는 정반대로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의 필수 불가결인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를 강력히 규탄하며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언론 독립을 침해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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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48시간’ 최후통첩과 이란의 반격… 침략전쟁의 늪에 빠진 미국

  • 기자명 편집국
  •  
  •  승인 2026.03.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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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1. 트럼프의 위협과 이란의 반격
2. 방공망 교전 및 전황의 실상
3.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과 동맹의 균열
4. 미국 내부 여론과 경제적 파국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이슬람공화국 통신)와 국영 방송(IRIB) 웹사이트가 폭격으로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이에 텔레그램 채널(@irna_1313)을 통해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 @irna_1313에 올라온 주요 소식을 번역해 전한다. 기사는 한국시간 3월 22일 0시 이후 보도다. [편집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파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이란 합동참모본부(Khatam Al-Anbiya)는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받는 즉시, 지역 내 미군의 모든 에너지, IT, 담수화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1. 트럼프의 위협과 이란의 반격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SNS를 통해 이란이 해협을 열지 않을 경우 이란 전역의 발전소(Power Plants)를 가장 큰 것부터 순차적으로 파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군사 목표물이 아닌 민간시설을 타격하겠다는 노골적인 전쟁 범죄 예고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트럼프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대규모 보복 작전인 '진실한 약속 4'를 통해 즉각적인 응징에 나섰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22일 "연합군 작전의 출발지였던 '만하드' 기지와 '알리 알 살렘' 공군 기지의 전투기 격납고와 연료 저장고를 탄도 미사일과 드론으로 초토화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란의 극초음속미사일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남부 지역을 강타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아라드(Arad) 시에 미사일이 직격하여 최소 8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다수의 건물이 완파되었다"고 전했다.

이란의 즉각적인 반격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해 매우 힘든 밤을 보내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전황의 심각성을 시인했다.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는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피난소로 대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 방공망 교전 및 전황의 실상

이란 영공은 미·이스라엘 연합군 첨단 장비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 중앙 방공 기지는 "새벽 4시경 이란 중부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F-16 전투기 한 대를 신형 방공 시스템으로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격추한 바 있다.

전쟁 시작 이후 지금까지 이란 혁명수비대는 "적의 첨단 드론 127대를 격추"하며 공중 우위를 방어하고 있다.

CNN은 백악관과 미 국방부의 발표가 실제 현장 데이터와 다르다고 폭로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매일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센트컴(CENTCOM) 자료는 "공격 횟수가 일정하지 않고 주기에 따라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 내부에서도 전황 보고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3.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과 동맹의 균열

미국의 침략전쟁과 트럼프의 ‘이란 발전소 폭격’ 예고에 대해 국제 사회는 급격히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미국의 침략 전쟁을 이유로 미국에 대한 신규 무기 수출 승인을 전격 중단했다. 또한 미군의 영공 통과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핀란드 외무장관은 "걸프만 내의 어떤 군사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국의 방어 역량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 또한 키프로스 기지의 전쟁 개입을 차단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베를린, 로마, 런던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전쟁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4. 미국 내부 여론과 경제적 파국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이 발표된 직후인 22일 현재, 미국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미 전쟁 시작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시장은, 이번 최후통첩으로 인해 월요일 개장을 앞둔 선물 시장(Futures Market)부터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약속했던 '저유가'는커녕, 유가는 폭등하여 미 본토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8달러를 돌파했다. 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3달러 미만이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계속될 경우 1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원 민주당 지도자 하킴 제프리스는 "트럼프와 공화당 극단주의자들이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해 국가 안보를 망쳤다"며 ‘트럼프 탄핵’을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전쟁 예산 지원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행위가 초래한 결과”라면서 “이란의 군사적 대응은 미국의 침략에 맞선 '정당한 방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정상화하는 유일한 길은 침략자들의 공격과 침략이 중단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결국 트럼프의 '48시간' 최후통첩이 오히려 미국을 더 깊은 고립과 패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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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일 뇌물 브로커 녹취록 공개…"군수님 지시사항" 공무원 실명까지 등장

영광군, 브로커 배우자 명의 안 팔리던 땅을 '공공용지 협의 취득'으로 매입…해외 도피 직전 타이밍

2026-03-23 06:09:21

 

장세일 영광군수의 뇌물 수수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가 추가로 공개됐다. 뇌물을 전달한 브로커 두 명이 나눈 대화 녹취록에는 수의계약을 집행한 영광군 공무원의 실명이 등장했고, "군수님 지시사항"이라는 발언도 포함돼 있다. 브로커 중 한 명의 배우자 명의 토지를 영광군이 '공공용지의 협의 취득' 명목으로 매입한 등기부등본도 확인됐다. 장세일 군수 측이 주장하는 '함정 영상'과는 거리가 먼,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뇌물 수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브로커 녹취록, "군수님 지시사항" 발언까지

뉴탐사가 입수한 녹취록은 2026년 2월 9일 밤 9시 11분, 전남 영광군 찬수네횟집 앞길 건너편 인도에서 녹음됐다. 대화자는 뇌물 전달에 관여한 브로커 정O진 씨와 정O성 씨다. 정O성 씨는 지난해 9월 장세일 군수의 딸에게 500만 원권 수표 6장, 총 3천만 원이 든 봉투를 직접 건넨 인물이다. 정O진 씨는 이보다 연배가 높은 공범이다.

녹취록에서 정O성 씨는 "최길성이 부서 날아갔어요"라며 수의계약을 담당했던 영광군 공무원의 인사이동 소식을 전했다. 정O진 씨는 "최길성이랑 통화해보고"라고 답했다. 정O성 씨가 "최길성이랑 바뀌었어요"라고 하자, 정O진 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길성이 전직인게, 인사 지시, 군수님 지시사항인게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지가 또 이야기할 거 아니야. 전, 전임이니까. 그니까 내가 통화해보고 타절할게." 수의계약이 장세일 군수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것을 브로커 스스로 인정한 대목이다.

2026년 2월 9일 브로커 정O진 씨와 정O성 씨의 대화 녹취록. 정O진 씨가 "군수님 지시사항인게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발언한 부분이 표시돼 있다. / 녹취록 캡처

정O성 씨는 "2억이 있는데 이거를 지금 할지 안 할지도 모르고 아직 수요조사도 안 들어갔다"며 추가 수의계약이 지연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미 3억 5천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따낸 뒤, 추가로 2억 원짜리 공사를 노리고 있었다.

녹취록에는 수의계약 업체명 '에이텍'도 등장했다. 정O진 씨는 "(군수님한테) 그때 말씀드렸는디 에이텍인디 뭐 A, A가 뭐요? 근게 '아, 자네가 말한 대로 그 기여.' 근게 '아, 우리 팀 얘기는 에이스라 했다고.' 아, 그 말을 잘못, 내가 에이텍을 잘못 안 것이다. 그런 이야기했어 나한테"라고 전했다. 장세일 군수가 에이텍을 에이스로 잘못 알아들었고, 브로커가 이를 바로잡았다는 대화다. 장세일 군수와 브로커가 업체명을 직접 논의한 정황이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영광군 인사 기록을 확인한 결과, 최길성 씨는 6급 행정직으로 재난상황TF 팀장을 맡고 있었다. 브로커들이 납품하려 한 사업은 '스마트 재난 자동안전 알림 시스템'이었다. 최길성 씨의 업무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최길성 씨는 올해 1월 1일자 인사에서 지역축제TF 팀장으로 전보됐다. 브로커들이 당황한 이유다. 최길성 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7천만 원짜리 땅, 시가의 두 배로 사줬다

녹취록보다 더 결정적인 증거는 부동산 등기부등본이다. 정O진 씨의 배우자 임O숙 씨는 2014년 3월 17일 영광군 영광읍 녹사리 62번지 토지를 7천만 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에 거래가액이 명시돼 있다. 이 땅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이편한세상' 사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되면서 쓸모없는 땅이 됐다. 정O진 씨의 지인에 따르면, 정O진 씨는 이 땅을 팔아 달라며 주변에 부탁을 하고 다녔다.

그런데 2026년 1월 14일, 영광군이 이 토지를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에는 등기원인이 '공공용지의 협의 취득'으로 기재돼 있다. 주목할 점은 매입 직전인 1월 12일, 정주새마을금고에 설정돼 있던 근저당권과 지상권이 일제히 말소됐다는 사실이다. 이 근저당은 2020년 정주새마을금고가 설정한 것으로, 2021년 6월 채권최고액이 3억 2500만 원으로 변경됐다. 금융기관은 통상 토지 감정가의 60~70%를 대출하고,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의 120~130% 수준으로 설정한다. 역산하면 이 토지의 감정 시가는 3억~4억 원대로 추정된다. 그런데 정O진 씨 지인에 따르면 영광군은 약 6억 원에 매입했다. 시가의 1.5~2배를 쳐준 셈이다. 근저당이 풀린 지 이틀 만에 영광군 앞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안 팔리던 땅이 '공공용지'로 둔갑한 데다, 시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매입된 경위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영광군 영광읍 녹사리 62번지 등기부등본. 2014년 임O숙 씨가 7천만 원에 매입한 토지를 2026년 1월 14일 영광군이 '공공용지의 협의 취득' 명목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매입 이틀 전인 1월 12일 채권최고액 3억 2500만 원의 근저당권과 지상권이 일제히 말소됐다. / 등기부등본 캡처

문제는 타이밍이다. 토지 매입 시점은 정O진 씨가 말레이시아로 도피하기 직전이다. 영광군이 브로커의 배우자 명의 토지를 시가 이상으로 매입해 주고, 브로커가 해외로 도피한 구도다. 이 토지 매입 대금이 해외 도피 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녹취록에서 정O진 씨는 장세일 군수를 향해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군수가 씨O놈이 욕심이 하늘을 찌르더라. 야, 그 상놈의 새끼"라며 수의계약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O성 씨는 원래 기대했던 규모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것도 3억 5천 예산도 저게 잡아준 게 아니라 원래 5억이 서져 있었어요. 노인복지과에 5억이 서져 있고. 애초에 제가 처음 말씀드린 게 노인복지과랑 그리고 안전, 재난안전관리과에 5억 5천 잡혀 있으니까 한 군데로 몰아갖고 10억 수주 좀 해달라. 그렇게 해갖고 일을 보려 했는데." 원래 10억 원 이상을 기대했지만 3억 5천만 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장세일 군수와 무관한 사람이 군 예산 편성까지 꿰고 있을 리 없다.

정청래 대표 윤리감찰 지시, 그러나 뉴탐사에 연락 없어

뉴탐사가 돈봉투 전달 영상을 보도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출입기자들에게 "정청래 대표는 장세일 영광군수 관련 뉴탐사 보도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하셨습니다. 해당 기사의 진위 여부를 비롯하여 사실관계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조사할 것을 지시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네이버 기준으로 약 30건의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장세일 군수 측이 '조작 영상'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실은 매체는 9곳 정도에 그쳤다. 대다수 언론이 정청래 대표의 감찰 지시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뉴탐사 보도에서 강진구 기자가 직접 한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영상을 보도한 뉴탐사에는 윤리감찰단으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었다. 오후 2시쯤 감찰 지시 소식을 전달받은 뒤에도 마찬가지다. 진위 여부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 영상 원본을 확보하고 있는 뉴탐사에 먼저 연락하는 것이 순서다. 장세일 군수 측도 뉴탐사에 어떤 해명이나 질문도 하지 않고 있다. 경찰에 고소했다는 말만 언론에 흘리고 있을 뿐이다.

정청래 대표는 그간 장세일 군수와의 각별한 친분을 대외적으로 과시해 왔다. 올해 2월 22일 이개호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다수의 유권자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 장세일 군수도 안녕하신지요"라고 언급했고, 설 연휴에는 장세일 군수가 지역구 의원보다 더 밀착해 정청래 대표를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상황에서 감찰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왜 감싸느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진정성 있는 감찰인지, 장세일 군수에 대한 후속 조치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다. 강선우 의원의 경우 녹취 공개 후 2~3일 만에 제명 조치가 내려졌다.

36억 횡령 이호균도, 대법 확정 박우량도 감점 0%

장세일 사태의 배경에는 민주당 전남도당의 밀실 공천이 있다. 3월 20일 전남도당은 22개 시군 중 15개만 경선 참여자 명단을 공개하고, 나머지 7개 시군은 후보자에게 개별 통보하는 데 그쳤다. 경선 참여자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날, 신안군에서 박우량 군수가 경선 참여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박우량 군수 본인이 감점 0%라는 통보 문자를 주변에 공개한 것이다.

박우량 군수는 대법원 확정 판결로 군수직을 박탈당한 전력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감점을 주지 않고 다시 군수 선거에 나서게 했다.

목포도 마찬가지다. 목포시장에 도전하는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은 2012년 전남도의회 의장 시절 국고보조금과 교비 등 총 3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여기에 박사 논문 표절률 41%라는 결과까지 나왔다.

뉴탐사가 접촉한 목포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 산하 검증소위에서 이호균 후보의 감점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천관리위원회로 회부된 뒤 감점 5점을 주기로 결정됐다. 그런데 3일 뒤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말이 나왔고, 4일 뒤에는 재논의를 거쳐 감점이 사라졌다. 이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누구 영향 아래 있겠느냐. 김원이 도당위원장 영향이 있고, 목포는 관심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호균 총장 본인도 뉴탐사와의 통화(3월 3일)에서 김원이 도당위원장을 찾아가 "내가 뭘 잘못했냐"고 항의한 사실을 인정했다. 박지원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럼요, 가까웠죠"라고 답했다. 경쟁 상대인 강성휘 의원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표현했다. 박지원 의원 밑에서 이호균 총장과 강성휘 의원이 '독수리 5형제'로 불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이다. 다만 22일 추가 통화에서는 "나는 강기자와 통화 안 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김원이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호균 후보에 대해 지시한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밀실 공천의 구조적 문제는 중앙당 지침에서도 확인된다. 페널티 대상자에 대한 감점 범위를 0%에서 20%로 설정해 공천관리위원회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0%부터 시작하니 감점을 아예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구조다. 정무적 로비가 끼어들 수밖에 없다.

여성 청년 후보에게만 15% 감점

같은 전남도당에서 정반대 사례도 나왔다. 강진군수에 도전하는 김보미 의원(38)은 강진군의회 의장 출신으로, 만 23세에 민주당에 입당해 13년간 활동했다. 전남 지역 유일한 여성 청년 군수 후보다.

김보미 후보는 과거 강진군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이 추천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명 처분을 받았다. 본인은 반대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당사자 해명을 듣는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제명됐다. 2021년 이재명 대표 취임 과정에서 대사면으로 복당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이 건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당론 위배를 이유로 15% 감점이 부과됐다. 당헌 당규에 '당론 위배'를 감점 사유로 규정한 조항은 없다. 별도 지침을 만들어 감점을 부과한 것이다.

반면 김보미 후보와 경쟁하는 차영수 후보는 전과 5범이다. 당헌 당규에는 파렴치 전과에 대해 감점을 주도록 명시돼 있다. 그런데 역시 별도 지침을 만들어 '당을 위한 헌신'을 이유로 감점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당헌 당규에 없는 사유로 감점을 주고, 당헌 당규에 있는 사유의 감점은 면제하는 고무줄 잣대다.

김보미 후보는 뉴탐사 인터뷰에서 "4무 공천이라고 하는데, 여성이 없고 청년이 없고 혁신이 없고 공정이 없는 게 4무 공천"이라고 말했다. "할 말은 많지만, 또 어떤 사유로 내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 아신다는 마음으로 버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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