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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격전지에서 잇단 대승적 양보…"내란 잔당 퇴출"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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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5.29 18:35

  • 수정 2026.05.29 18:41

  • 댓글 1

진보 당세 상당한 울산·경남 등에서 후보 사퇴

울산시장 김종훈 후보, 김상욱 선대위원장 맡아

경남지사 전희영 후보 "조건 없는 단일화 결심"

정청래 "대승적 결단에 감사…TK까지 좋은 영향"

김재연 "전국에서 기초단체장만 10명 이상 사퇴"

"당 대표가 출마한 평택을까지? 희생 너무 강요"

사퇴 전 총 316명 후보 등록, 181명이 기초의원

"당리당략 아닌 대의 선택해…국민 믿고 총력전"

28일 울산시 중구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왼쪽), 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가 김상욱 후보로의 단일화를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5.28.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찍부터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대를 천명했던 진보당이 격전지로 꼽히는 울산과 경남 단체장 선거 등에서 잇따라 후보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 측에 힘을 몰아줘 눈길을 끈다. 진보당 당세가 상당한 지역에서 후보들이 과감히 사퇴하고 공동 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함께 선거운동에 나섬에 따라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박빙 승부에서 좀 더 유리한 구도를 점하게 됐다.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막판에 극적으로 사퇴한 진보당 김종훈 전 후보는 29일 민주당 김상욱 후보의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제안을 수락했다. 김상욱 후보는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김종훈 전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신뢰하고 존경하는 선배님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셔 민주·진보의 함께함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며 "진보당 동지들의 바람과 용기, 가치와 노력을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훈 전 후보도 "성심을 다해 주민을 만나고 열심히 뛰어야 하며, 그것이 이번 단일화 의미가 더욱 빛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란 청산, 울산 대전환을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종훈 전 후보는 애초 김상욱 후보 측의 귀책사유가 있었음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 여론조사를 다시 진행하자는 요구를 우여곡절 끝에 전격 수용해 사전투표일을 하루 남겨놓은 전날 오후 5시 무렵 재경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후보 사퇴서를 울산시선관위에 제출했다.

김종훈 후보의 재경선 수용 때 "진보당의 대승적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경북 구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상욱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 후보로 등록하게 돼 다행스러운 일이다. 진보당과 손잡고 부울경에서 반드시 파란 바람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울산뿐 아니라 부울경, 대구·경북 선거에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까 한다. 더욱 고마운 것은 진보당이 단일화만 한 것이 아니고 선대위원장 등을 같이 맡으며 공동 선거운동을 펼치기로 한 점"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진보당 전희영 후보가 27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대전환 경남도지사 후보 단일화' 긴급 기자회견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두 정당은 김경수 후보로 단일화했다. 2026.5.27. 연합뉴스

앞서 진보당 전희영 경남지사 후보는 27일 여론조사도 없이 민주당 김경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경남도청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 후보는 "경남에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을 완전히 끝내고자 김 후보로 조건 없는 단일화를 결심했다"고 소개했고, 김 후보는 "내란 청산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해준 전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 후보는 사퇴 후 곧바로 김 후보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공동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경남지사 선거는 초박빙 구도를 보여온 김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경남 김해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진보당 박봉열 후보도 26일 "극우 내란 세력 저지와 김해 대전환을 위해 단일화에 합의했다"면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민주당 정영두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20일 실시한 울산 남구청장, 울주군수 후보 경선에서는 100%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민주당 최덕종, 김시욱 후보가 각각 승리해 단일 후보로 선출됐고 진보당 김진석, 강상규 후보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경남 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갈상돈 후보와 진보당 류재수 후보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갈 후보로 단일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사례는 계속 이어졌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서 "울산과 부산에서 민주당-진보당 선거연대가 실현돼 양당 사무총장의 합의문 서명식이 진행됐다. 이번 합의는 진보당이 일관되게 제기해온 '당 대 당 선거연대'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한 결과"라며 "격전지의 모든 선거구에서 1:1 구도를 만들어 내란 청산을 반드시 완수하자는 호소에 민주당이 화답한 것을 반갑게 생각한다. 이미 발표된 강원도, 경남 진주시, 서울 송파구와 현재 협의되고 있는 지역들을 포함해 모든 격전지에서 감동 있는 선거연대로 내란 청산의 역사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인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페이스북

그 자신이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이기도 한 김 상임대표는 25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과 당 대 당 선거연대 협상을 해서 울산, 부산 등 전국적으로 저희가 기초단체장만 10명 이상 사퇴했다"며 "그런데 당 대표가 출마한 평택에서까지 (민주당‧조국혁신당과의 단일화를 위해) 포기하라고 얘기하는 건 좀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전국적으로 저희 후보가 너무 많이 사퇴했다. 만약 (선거 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합당을 하게 된다면 민주노동당 때부터 명맥을 이어온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은 진보당인데 저희한테 너무 많이 희생을 강요하시는 게 아닌가"라며 "작년 대선에서도 제가 후보 사퇴했고, 재작년 총선 때도 저를 비롯한 60여 명의 후보가 사퇴했다. 다른 곳에서는 저희가 많은 헌신을 하고 있는데 몇 군데, 평택 같은 곳에서는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마지막까지 사수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호소드린다"고 했다.

진보당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 등록 마감일이던 지난 15일 당시 총 316명의 후보를 등록했는데 전체 출마자의 절반 이상인 181명이 기초의원 후보다. 손솔 수석대변인은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선거는 평소 지역일꾼을 뽑는 것 이상의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여전히 기득권에 숨어 재집권의 야욕을 꿈꾸는 내란 세력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진보당은 '내란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제 앞에서 과감히 대의를 선택했다. 울산시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진보당 후보들이 감내한 양보와 희생은 눈앞의 당리당략이 아니라 내란 세력에게 조금의 권력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단이었다"면서 "진보당은 오직 국민의 명령만을 받들며, 민심에 당의 운명을 걸고 이번 선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주권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투표로 내란 잔당 국민의힘을 우리 정치에서 완전히 퇴출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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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딸' 대자보 주인공 "찍어야 바뀌죠! 대구가 저절로 바뀝니까"

[인터뷰] 2024년 12월 7일 대자보 쓴 당사자 "시민 버린 추경호, 무슨 염치로 대구 왔나"

26.05.29 06:54최종 업데이트 26.05.29 06:54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들고 나와 화제가 된 소결(활동명, 30)씨가 지난 2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이진민

"다시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 아닌 보수와 진보가 맞붙는 선거 격전지로 불릴 날이 올까요? 12·3 비상계엄 때 시민을 버렸던 정치인들이 이곳에 출마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대구 정치의 방향을 바꿀 마지막 기회입니다."

'TK 딸' 대자보의 주인공이 다시 펜을 들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시민들이 "바까야지"를 말로만 외치지 않길 바라며, 대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과거'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마음에서다.

2024년 12월 7일 윤석열퇴진 대구시국대회에서 "TK(대구경북)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라는 대자보를 들었던 소결(활동명, 30)씨는 지난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소결씨가 처음 대자보를 쓴 건 2024년 12월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 때문이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직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당사에 모여 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며 "그런 행동이 가능한 건 어차피 선거철이 되면 대구가 다시 자신들을 뽑아줄 것이라는 오만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오만함에 작은 흠집이라도 나길 바라며 대자보를 들고 나섰다"고 회고했다.

그는 '누가 해코지할까' 벌벌 떠는 마음으로 대자보를 들고 매번 탄핵 집회에 나갔다. 그렇게 지켜낸 대구였다. 하지만 그곳에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소결씨는 "시민을 버렸던 사람이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바라는 것이 너무 염치없게 느껴진다"며 "대구는 보수와 극우를 위한 회생의 땅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보수의 심장', '보수 텃밭'이라 불리던 도시가 다시 제9회 지방선거 앞에 서 있다. 소결씨는 "이번에야말로 그런 수식어를 뗄 기회"라며 "항상 보수만 뽑는 곳이 아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줄 아는 도시로 불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시민들이 '이번에는 바까야지'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진짜 대구를 바꾸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투표장에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TK 딸' 대자보를 들었던 대구 동성로 거리에서 새로운 대자보를 펼쳐 보였다. (관련 기사 : 'TK딸' 챌린지 주인공 "보통 시민의 분노 알리고 싶었다" https://omn.kr/2braa)

아래는 소결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추경호 후보, 우리는 당신이 한 일을 기억합니다"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들고 나와 화제가 된 소결(활동명, 30)씨가 지난 2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이진민

- 2024년 12월 7일 대자보에 '우리는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라고 적었다. 'TK 딸'로서 이번 선거를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나.

"2024년 12월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상계엄 직후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당사에 모여있고, 이후 이어진 의원들의 망언을 보며 너무 화가 나 대자보를 썼다. 그런 행동이 가능한 건 어차피 선거철이 되면 대구가 다시 자신들을 뽑아줄 것이라는 오만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구는 당신들의 비빌 언덕이 아니다, 내 도시를 우습게 보지 말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내 대자보 사진이 그들의 눈에 들어가길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대구라는 도시의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진다. 대구가 더 이상 보수 텃밭이 아닌 선거 격전지로 불리고, 김부겸 후보같은 인물이 출마하는 것 역시 계엄 이후 정치 지형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대구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곳은 보수와 극우 세력이 쉽기 기댈 수 있는, 그들을 위한 회생의 땅이 아니다."

- 여전히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라고 보는가. 비상계엄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가.

"과거에는 외눈박이 나라에서 홀로 두 눈을 뜨고 사는 기분이었다. 비상계엄 국면 당시 대자보를 들고 집회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는 '자 와 저러노?', '왜 지한테 도움 안 되는 걸 하노?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다만 그 시간을 지나며 나도 변했고, 주변 역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요즘 어르신들이 '대구도 이제 바까야지'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말로만 바꾼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투표장에 가서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대구에는 지역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한 자리를 얻기 위해 오는 후보들이 너무 많다.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 지역 발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 대구 시장에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했다. 추 후보는 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시민을 버린 사람이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바라는 상황이 염치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출마지로 대구를 선택한 사실 자체가 대구 시민으로서 치욕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추 후보에 대한 대자보를 쓰고 싶었다. 설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당신이 한 일은 사라지지 않고, 이를 절대 잊지 않는 시민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자보에 적은 처음 세 줄이 추 후보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내란의 밤에 당신은 어디서 뭘 했나. 군홧발이 국회를 짓밟을 때 어디에 있었나. 12월 7일 시민이 부를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이 질문을 지금의 추 후보에게 던지고 싶다."

"대구는 이래도 찍어주겠지? 우리 이런 말 그만 들어봅시다"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들고 나와 화제가 된 소결(활동명, 30)씨가 지난 2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이진민

- 이번 선거에서 대구라는 도시가 어떤 선택을 하길 바라나.

"대구가 더 이상 보수 텃밭이 아닌 선거 격전지로 불리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변화라고 본다. 이제는 보수의 텃밭도, 심장도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대구가 완전히 진보의 땅이 되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더 나은 선택을 할 줄 아는 도시,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줄 아는 도시가 되길 바랄 뿐이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에 유세하러 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여전히 도시가 '박정희 신화'에 갇혀 있는 거 같아서 답답했다. 이제는 정치적 선택지에 있어 조금 더 자유로워졌으면 한다. 대구의 발전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 'TK 딸'로서 함께 투표장에 나설 대구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뽑아놓고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타지에서 대구를 바라보며 '어차피 대구는 이래도 찍어주겠지', '대구는 결국 안 바뀌겠지'라고 보는 시선도 더는 원치 않는다. 우리 도시에 누가 도움이 되는 후보인지, 누가 진정으로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인지 생각하며 표를 던졌으면 한다. 어쩌면 대구가 선거 격전지로 호명되는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2024년 12월 7일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소결씨가 들고 있는 모습. 이 모습은 SNS를 통해 알려지며 5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독자제공

2024년 12월 7일 소결씨가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든 후 대구에서는 집회현장과 SNS를 통해 'TK 딸' 챌린지가 이어졌다.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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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데 왜 ‘노가다’ 하냐고? AI는 못하니까”…기술직 뛰어든 여성 청년들

수정 2026.05.29 08:02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김효진씨(24)가 필름 작업을 하고 있다. 하주언 기자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일하던 김효진씨(24)의 무릎은 시멘트 가루로 하얗게 덮였다. 한 손엔 평평한 끌칼을, 다른 손엔 길쭉한 흰색 인테리어 필름을 든 김씨가 현관문 위 틈새에 필름을 붙이고 모서리를 꼼꼼히 눌렀다. 들뜬 부분이 없는지 살피느라 고개를 젖힌 김씨의 목선의 근육이 도드라졌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김씨의 눈빛은 진중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사무·서비스직 일자리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여성 청년들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이 올린 작업 영상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조회수 수만 회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이 만난 기술직 여성들은 “손으로 하는 기술은 생성형 AI가 쉽게 대체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노가다요정’으로 활동하는 김효진씨(24)가 올린 영상들. SNS 캡처

욕실 리모델링 업체에서 ‘타일 조공’으로 일하는 A씨(35)는 예체능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일을 그만뒀다. A씨는 “생성형 AI가 발달하면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사람 손으로 해야 하는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타일 학원 과정을 수료한 뒤 타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금은 철거와 방수, 타일 시공 등을 배우며 현장에서 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필름 조공 일을 하는 김효진씨 역시 비슷한 이유로 현장 일을 택했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광고디자인학과 유학을 준비했던 그는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되자 디자인 작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풍’ 그림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봤다. 김씨는 “이제 그림도 금세 대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테리어 필름 시공 기술을 배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청년·여성의 고용 불안을 키우는 현실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본격 확산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경제포럼(WEF)은 사무·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청년·입문층 일자리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여성 노동자는 더 취약한 위치에 놓였다고 평가된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3월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발표한 ‘생성형 인공지능 일터에서의 차별과 성평등’ 보고서를 보면, 여성 중심 직종의 생성형 AI 노출 가능성은 29%로 남성 중심 직종(16%)보다 높았다. 자동화 위험이 큰 직군 비율 역시 여성 중심 직종(16%)이 남성 중심 직종(3%)의 다섯 배 이상이었다.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김효진씨(24)가 작업을 위한 장비를 옮기고 있다. 하주언 기자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직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눈에 보이는 결과”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4년째 도배 일을 하는 이연재씨(36)는 “텅 빈 공간이 제 손을 거쳐 화사하게 변할 때 가장 뿌듯하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눈에 보이고, 연차가 쌓일수록 실력이 곧 경쟁력이 된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입주·퇴거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김현지씨(21) 역시 “오염이 심했던 공간이 깨끗하게 바뀌고 고객이 만족해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단순 노동처럼 보이지만 현장마다 다른 약품과 장비를 써야 하는 전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SNS는 기술직 여성 청년들을 서로 연결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닉네임 ‘노가다 요정’으로 활동하는 김효진씨가 올린 첫 영상은 150만명이 넘게 봤다. 이들이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올리면 “멋있다” “나도 배우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진다고 했다. 이씨는 “예전엔 기술직이 거칠고 힘든 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요즘은 자기 관리에 철저한 전문가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며 “기술직에 대한 자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김현지씨 역시 “예전에는 청소업을 단순히 힘든 일로만 봤는데 요즘은 전문 기술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기술직 여성 브이로그(일상 영상 기록)에 달린 댓글. SNS 캡처

현장의 장벽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건 체력 부담이다. A씨는 “남자들이 시멘트 25㎏짜리 두 포대를 한 번에 들 때 저는 한 포대도 겨우 든다”며 “한 번에 많이 하기보다 한 포대씩 여러 번 나르는 방식으로 버틴다”고 말했다. 김현지씨도 “하루에 많게는 다섯 집까지 청소하면 체력 소모가 정말 크다”며 “몸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력을 의심받는 경험도 여전하다. A씨는 “현장에서 ‘여자가 여기 와서 뭐 하려고 하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SNS에는 ‘어차피 못하니까 시작도 하지 말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장에 여성 화장실이 거의 없어 위생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불편한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인 환경이 개선돼야 더 많은 여성들이 현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청년들의 기술직 진출이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지만 현장 환경 개선 없이는 또 다른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들이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기술직 현장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 구조였던 만큼 여성 노동자를 위한 안전 체계나 성희롱 예방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여성 화장실 같은 기본 인프라부터 현장 노동자 교육, 관리·감독까지 정부 차원의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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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지나도록 재포장돼 활용되는 ‘한반도 비수론’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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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국방

  • 입력 2026.05.29 06:40

  • 수정 2026.05.2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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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미국 본토에서 5000km 이상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미국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주한 미군 기지의 총본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지난 2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라파엘 라시드 기자가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가 목격하고 체험한 현장 소묘다. 캠프 험프리스는 미국의 해외 기지 중 최대규모의 기지로 1372헥타(서울 여의도 면적의 5~5.5배)의 면적에 약 1000개의 건물이 있고, 미군 장병과 가족들, 그리고 한국인을 포함해 약 4만 1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 땅이지만 이곳 주소체계는 미국식으로 돼 있다.

캠프 험프리스 내의 쇼핑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늘어서 있다. 가디언 5월 22일

 

미국 우편 서비스 로고가 찍힌 캠프 험프리스 내의 우체통. 가디언 5월 22일

거기에 주한미군사령부(USFK) 본부가 있다. 서울 용산에 있던 주한미군 총본산이 그곳으로 옮겨 갔다. 캠프 험프리스는 “1953년 한국전쟁 휴전협정 이후 한반도의 안정을 뒷받침해 온 워싱턴과 서울 간 동맹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물리적 상징”이라고 라시드 기자는 썼다.

“캠프 험프리스의 한가로운 교외 풍경 뒤에는 전쟁 훈련을 하는 군사 시설이 숨어 있다. 최첨단 밴달훈련센터(Vandal Training Center)에서는 미군과 한국군 병사들이 헬리콥터가 바다에 추락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거대한 수영장에서 수중 생존 훈련을 실시한다.

인공 연기와 전투음으로 가득 찬 어두운 의무실에서는 야간 투시경을 착용한 병사들이 40만 달러짜리 마네킹을 이용해 전장 후송 훈련을 한다. 이 마네킹은 팔다리가 절단된 채로 명령에 따라 피를 흘리는 장치가 돼 있다.

위층에는 가상 현실 시뮬레이터가 있어 부대원들이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나 지형에서 전투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다. 기지 관계자는 준비 태세 기준은 ‘오늘 밤 전투 가능’(fight tonight, 상시 임전태세)이라고 말했다.”

 

미군과 한국군 병사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는 캠프 험프리스 내의 시뮬레이션 군사시설. 가디언

“한국은 다른 어떤 동맹국도 대신할 수 없는 이점”

주한미군의 주임무는 북한의 침공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발표된 미국 국방전략은 대북 억제의 주요 책임(primary responsibility)을 점차 한국이 떠맡고 미국은 제한적인 지원을 하는 쪽으로 역할 분담을 재조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의 임무 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더 넓은 지역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즐겨 인용하는 뒤집어 놓은 동아시아 지도. 한국과 일본, 필리핀 삼각구도간 거리 등이 표시돼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 지도 중앙에 자리잡은 한국을 미군 대중국전략상의 '항공모함'이라고 말했다.

가디언 5월 22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은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 기지는 상하이에서 약 800km(500마일), 대만에서 1400km 이내 거리에 쟈리잡고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역내 안보구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다른 어떤 미국 동맹국도 대신할 수 없는 지리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은 기지의 존재가 적(adversary)의 ‘모든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complicates every calculation)’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말은 22일 그가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연구소(SSI)의 중국 지상병력(Landpower) 연구센터(CLSC)의 연례 육군 지상전 전력 심포지엄에서 한 기조발제 뒤에 한 얘기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기조발제 뒤 팟캐스트 대담에 출연해 “중국의 동부 해안에서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건 한국이 아시아의 심장을 꽂는 비수이고, 일종의 방패이자 방어벽 같은 일본이 뒤에 있다”고 말했다.(시민언론 민들레 5월 27일, “이번엔 ‘한국은 단검’…브런슨 사령관 튀는 발언 왜?”)

100년이 지나도록 재활용되는 ‘한반도 비수론’

‘조선반도 비수(匕首)론’은 일본제국(일제)이 한반도를 강점할 때 써먹은 침략자의 논리다. 메이지 유신 이후 제국주의 대외팽창에 나선 일제는 사이고 다카모리의 ‘정한론’에 이어, 시베리아 쪽에서 남하하는 러시아제국으로부터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일본열도를 겨누고 있는 비수 조선을 먼저 지배해야 한다는 침략주의를 방어적 모양새로 포장한 ‘국론’을 정착시켰다.

브런슨 사령관의 ‘한국(한반도) 비수(단검)론’은 100여 년 전 일본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 그 단검의 칼 끝을 반대방향인 중국대륙을 향한 것으로 돌려 놓은 것이다.

일제는 조선반도 비수론을 앞세워 한반도를 강점한 뒤 중국대륙 침략의 교두보로 삼았다. 일제의 중국침략은 한반도 강점이 그 출발점이었다. 브런슨의 한국 비수론은 처음부터 그 칼 끝이 반대방향인 중국을 향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 평택에 해외 최대규모의 자국 기지를 두고 있다. 브런슨과 미국은 한국 비수론은 침략이 아니라 방어논리, 방어전략에서 나온 것이라 주장하겠지만, 중국이 그것을 그렇게 받아들일 리가 없다. “적의 모든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브런슨 사령관의 말은 캠프 험프리스와 그들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이 중국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 중국의 방어전략에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왜 브런슨은 하필 100여 년 전 일제가 대륙 침략의 도구로 써먹은 한반도 비수론을 다시 꺼내 방어논리로

국제관계에서 적대적인 이웃국가끼리는 늘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들을 겨누는 비수가 된다. 서로 그렇게 주장하면서 결국 힘 센 쪽이 약한 쪽을 침략, 강점하는 구실로 삼는다.

일본이 패전한 뒤 한반도는 일본을 점령한 미국과 중국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으로 대치하는 더 거대한 충돌대립구조의 접점이 됐고, 두 세력은 한반도 비수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조선) 주민들은 분단까지 당한 채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100여 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그 외부세력에 ‘안보’를 구실로 한 볼모로 붙잡힌 형국이 돼 있다.

 

1952년 9월 24일 항공촬영한 평택 K-6 미군기지 모습. 나무위키

기구한 평택의 역사

한국전쟁 때 들어 온 미군이 평택에 주둔하기 전에도 그곳은 외국군 기지였다. 1910년 강압적으로 조선을 점령한 일본제국(일제) 육군은 1919년 그 자리에 비행장을 건설해 항공기지로 썼다. 그 전인 1894~95년의 청일전쟁 때 그곳은 격전지였다. 1945년 일본 패전 뒤 한국군이 그곳을 잠시 사용했으나 1950년 6.25전쟁이 터지면서 미군이 차지했다. 그때 평택 미 공군기지는 K-6기지로 불렸다. 1962년에 기지 공식명칭이 캠프 험프리스로 바뀌었다. 그 전 해인 1961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임무수행 중 숨진 미 육군 조종사 벤저민 K. 험프리스 준위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2004년부터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캠프 험프리스로 옮기는 논의가 시작됐고, 기존 기지를 서북쪽으로 10㎢나 확장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됐다. 그곳 안정리 서쪽 대추리 전역과 도두리의 75%가 기지로 편입됐다. 팽성읍의 서해 쪽과 안성천 주변 저지대는 주민들이 힘겹게 간척해 농지로 일군 땅이었으나 농민들은 강제 이주당했다. 2006년부터 주민들의 대대적인 저항이 있었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 함께 싸웠지만, 캠프 험프리스 확장은 그대로 추진됐다.

주변 부지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흙을 채워 넣어 면적을 넓힌 결과,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이르는 규모의 초대형 기지가 완성되었다. 2017년 미군 제8군사령부가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했고, 2018년에는 용산 주한미군사령부도 옮겨왔다.

지금 USAG(US Army Garrison 미 육군 주둔지)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미군사령부(USFK), 유엔군사령부(UNC), 한미연합군사령부(CFC), 미 제8군사령부, 미 제2보병사단 등 주한 미군의 핵심 지휘부와 주력 부대가 모두 집결한 주한 미군의 심장부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 주둔기지다. 기지 내부에는 전투시설뿐만 아니라 주거지, 학교, 대형 쇼핑몰, 병원 등 도시 하나에 버금가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나무위키)

 

대추리 농협 창고 외벽에 그려진 평택 대추리의 미군기지 반대 벽화. 위키피디아

시험대에 오른 한미 동맹관계

이런 기지를 세운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라시드 기자는 썼다.

“무역 긴장부터 안보보장에 이르기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의 양국 관계는 점점 더 거래적인(transactional) 양상을 띠고 있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방어를 보장하는 데 오랫동안 워싱턴에 의존해 온 서울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 외국어대 메이슨 리치 교수(국제정치학)는 “신뢰성과 신빙성 문제가 이전보다 더 심각해졌다”며, 한미 두 나라가 여전히 긴밀한 작전적 연계(operational ties)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상황은 훨씬 더 불안한 상태(fraught)가 됐다고 했다.

5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으로부터 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총리의 말을 들은 뒤 발끈하듯 독일주둔 미군 5000명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하고,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미군병력 감축을 위협하자, 한국 언론은 한국도 다음 차례가 될지 모른다고 썼다. 트럼프 1기 집권 때부터 거론된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한 추측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국 국방부와 대통령실은 주한미군 병력감축 논의 보도를 신속하게 부인했고, 주한미군사령부는 주둔병력 규모 및 자산 조정설에 대한 질문에 현재의 2만 8500명은 기준치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고정된 병력 수보다 그 역량이라고 밝혔다.

가디언 기사는 그러나 지난해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현대-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이민단속과 한국인 기술자 체포 구금,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위협 등으로 동맹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그것이 안보문제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거기에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 뒤 미국이 정보 공유를 부분적으로 제한했고, 방대한 이용자 정보를 유출시킨 미국법인 쿠팡에 대한 수사를 이유로 미국이 내정간섭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핵잠수함 개발 협상 중단설까지 흘러나왔다.

가디언은 “이런 긴장 상황(tensions) 속에서 한국은 미국의 보호에 얼마나 의존할 수 있을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썼다. 그 긴장은 그런 긴장을 정치적 공세에 이용하기 위해 우파세력이 의도적으로 조성했거나 증폭시켰다는 의심을 샀지만, 가디언 기자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간 것은 그가 느낀 그런 분위기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는 그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피기 위혀서였을 것이다.

캠프 험프리스 유지 “미군 철수 가능성 낮다”

가디언은 “북한을 넘어선 미국의 지역 작전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을 원치 않는 중국과의 갈등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썼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국을 미중대결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한국인들은 당연히 바라지 않을 것이다. 서강대학교 김재천 교수(국제관계학)는 “많은 한국인, 특히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주한미군의 임무가 중국 견제에 집중되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중 전략경쟁에 휘말릴 것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가디언은 기사 말미에 “캠프 험프리스에서는 새로운 병영(barracks) 4개 동이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새 초등학교 건설도 진행 중”이라면서 “기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적어도 현재로서는 대규모 병력 철수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썼다.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주한미군 사령부 앞에 서 있다. 조형물 한쪽 면에는 한국어로 ‘함께 갑시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함께 어디로 가자는 것일까?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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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부정하는 인디언들의 슬픈 처지를 벗어나야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5.29 06: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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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닐 다이아몬드가 만든 다큐멘터리 〈릴 인준〉(Reel Injun)에서 원주민계 영화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 교회 지하실에서 서부극을 보던 경험을 말하면서, “카우보이와 인디언 이야기 속에서 자랐고, 우리는 카우보이를 응원했어. 우리가 인디언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라고 회고한다. 원주민 공동체의 아이들이 할리우드 서부극을 보며 자기 자신을 인준(인디언)이 아니라 카우보이와 동일시했다는 이야기다. ‘릴’은 영화 필름(Reel)을 가리키는 동시에 같은 발음의 진짜(Real)라는 뜻을 동시에 품고 있다. ‘릴 인준’은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이다.

 

영화 속 “허리에 천을 두르고 뛰어다니는 인디언들”은 자기들의 실제 삶과 너무 다르다. 할리우드 서부극의 ‘인준’은 대체로 말을 타고, 티피에 살며, 깃털 장식을 하고, 소리 지르며 백인 정착민을 습격하는 평원 부족 전사의 이미지로 획일화되어 있다. 영화 속 카우보이는 주인공이고 질서와 용기와 승리의 편인데 비해 인디언은 이름 없는 악당, 야만인, 습격자,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애물이다. 그러니 원주민 아이들도 영화의 서사 장치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인공인 카우보이 편에 서게 된다.

세 가지 이유가 겹친다. 첫째, 재현의 불일치다. 영화 속 ‘인준’은 실제 크리, 스포캔, 오지브와, 나바호, 체로키 같은 다양한 원주민 현실이 아니라, 할리우드가 만든 단일한 가짜 인디언이다. 그래서 실제 원주민 아이들은 “저건 우리다”라고 느끼기보다 “저건 영화 속 나쁜 놈들이다”라고 받아들인다. 둘째, 서사의 강제다. 서부극은 대개 관객이 카우보이에게 감정이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관객은 인종이나 출신과 무관하게 영화가 배치한 감정의 길을 따라간다. 셋째, 식민지적 내면화다. 피지배자의 후손이 가해자의 시선으로 자기 집단을 보는 것이다.

1980년에 출판된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의 첫 번째 챕터 「콜럼버스, 인디언, 인간의 진보」는 미국사의 출발점을 ‘콜럼버스의 발견’이 아니라 원주민 세계의 파괴, 노예화, 학살에서 다시 보자고 말한다. 보통 미국 교과서식 서술은 콜럼버스를 용기 있는 탐험가로 그리지만, 진은 시점을 뒤집어 원주민 입장에서 사건을 본다. 콜럼버스와 스페인인들은 ‘새 세계’에 온 것이 아니라 이미 사람이 살고 있던 세계에 침입했고 금, 노동력, 영토를 얻기 위해 원주민을 폭력적으로 지배했다는 것이 진의 기본 논지다.

진의 첫 번째 포인트는 원주민 사회가 미개하거나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콜럼버스 이전 아메리카는 복잡한 문화와 공동체를 가진 세계였고, 어떤 지역은 유럽 못지않게 인구가 조밀했다. “문명인이 야만의 땅을 발견했다”는 서사는 부정된다. 두 번째 포인트는 콜럼버스의 탐험이 곧바로 착취 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카리브해 원주민 사회는 급격히 붕괴한다. 이는 발견이나 진보의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 정복 자체의 귀결이었다.

세 번째 포인트는 역사서술의 문제다. 콜럼버스의 용기, 항해술, 유럽 문명의 확장은 크게, 원주민의 죽음과 고통은 작게 처리했다는 얘기다. 네 번째 포인트는 제목에 들어 있는 ‘인간의 진보’에 대한 비판이다. 유럽인의 신대륙 진출이 아무리 거대한 역사적 변화를 낳았다 해도, 그 과정에서 학살당하고 노예화되고 땅을 빼앗긴 사람들의 고통을 ‘진보의 대가’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후 영국의 식민지 건설, 북미 대륙의 팽창, 서부개척, 인디언 전쟁까지 이어지는 미국사의 큰 흐름은 ‘자유의 확대’가 아니라 정복과 배제의 연속이었다.

숭미 의식이 바로 ‘릴 인준’식 사고방식이다. 해방 후 한국도 북미 인디언들과 다르지 않은 길을 걸었다. 1945년 해방은 식민지 조선인이 자기 힘으로 세운 독립국가의 출발이어야 했지만, 현실의 남쪽 땅에는 미군정청이 들어섰다. 일본 제국의 총독부가 물러난 자리에 미국 군정이 3년 동안 통치권을 행사했다. 한국인은 해방된 주권자가 아니라 관리되고 교육되고 선별되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었다. 이때부터 미국은 단순한 외국이 아니라 질서, 문명, 자유, 풍요, 구원의 이름으로 한국인의 의식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은 이 의식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미국은 탱크와 폭격기, 군복과 통조림, 원조물자와 달러의 얼굴로 나타났다. 많은 한국인에게 미국은 살려준 나라, 먹여준 나라, 지켜준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 역사를 우리 눈으로 보는 힘을 잃기 시작했다. ‘릴 인준’의 원주민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인디언이 아니라 카우보이 편에 세웠듯이, 한국인도 어느새 자신을 미국의 동맹자, 미국의 보초병, 미국 질서 수혜자의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미국이 가진 음흉한 속내는 선한 마스크 속에 진면모를 감추었다.

미국의 시각으로 우리 자신을 관찰할 때 우리 눈앞에 드러나는 우리 자신은 말할 나위가 없이 열등한 미개 족속이다. ‘릴 인준’의 재현의 불일치가 그대로 반복된다. 우리는 지워내야 할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동시에 미국식 발전은 지상최고의 가치로 등극한다. 서사의 강제다. 미국 문물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궁극이다. 그러면서 당연히 식민지적 내면화 과정도 펼쳐진다. 미국이 우리를 바라보는 경멸적 시선을 우리가 차용해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하워드 진이 미국사를 콜럼버스와 개척자의 영웅담이 아니라 원주민과 노예와 노동자의 고통에서 다시 써야 한다고 말했듯이, 우리도 한국 현대사를 미국의 시선에서 벗겨내 다시 보아야 한다. 우리는 미군정을 민주주의의 훈련 과정으로, 한국전쟁을 자유세계의 성전으로, 한미동맹을 번영과 안보의 절대 조건으로 배워왔다. 그러나 그 서술 속에서 빠진 것은 분단의 고착, 민중의 학살, 자주노선의 좌절, 전쟁체제의 영구화다. 미국화는 근대화의 동의어가 되었고, 영어와 미군은 성물로 숭배되었으며, 한국인은 주어가 아니라 하찮은 목적어가 되었다.

오늘의 현실은 그 결과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이 땅은 자주국가라기보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진기지, 대중국 군사전략의 교두보, 유사시 병참과 군수보급의 창고처럼 취급되고 있다. 우리의 안보는 우리의 판단보다 워싱턴의 세계전략에 더 깊이 묶여 있고, 우리의 외교는 한반도의 평화보다 미국 패권의 향방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전쟁이 나면 죽는 것은 한국 민중인데 전쟁의 버튼과 전략의 언어는 남의 손에 쥐어져 있다. 이것이 과연 해방인가. 이것이 과연 독립국가의 정상적인 모습인가. 우리가 스스로 정체성을 포기한 ‘릴 코리안’이 된 결과다.

그러므로 이제 필요한 것은 역사적 각성이다. 반미 감정의 분출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미국을 영웅으로 떠받들고 자신을 그 하위 동맹자로 상상해온 내면의 식민성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영원한 숙명이라는 주문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안보와 외교와 경제를 대한민국의 이익과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진짜 독립은 국기와 애국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기 역사를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운명을 자기 손으로 결정할 때 비로소 자주독립 진짜 대한민국은 시작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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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 주장 노동장관에 조선일보 “나눠 먹을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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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의 구속에 경향 “법원, ‘테크 범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한 심판해야”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6.05.28 07:35

  • 수정 2026.05.28 07:55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월2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국민주권정부 1년간 이룬 성과와 삼성전자 노사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 다음주 월요일(6월1일) 노동부 주관 긴급토론회를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연대임금정책이란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하청 기업 등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를 줄여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는 사기업이지만 반도체는 공공재가 됐다. 삼성전자의 성공은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더해 각종 사회 지원이 합쳐져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연구나 실태조사 등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초과이익’ 개념을 두고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관여할 권한은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어 발생한 초과이익에 대해 세금, 판매·관리비, 재무적 비용 등을 빼고 어떻게 배분할 건인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초과이익을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갈 것인지 문제 등이 있다. 천문학적 초과이윤 속 격차가 벌어지는 데 지금이야말로 동반성장론 같이 원하청 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28일자 동아일보 6면.

김 장관의 발언에 앞서 이날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중 73.3% 찬성으로 최종 통과됐다. 그러자 삼성전자 사장단은 메시지를 내고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천문학적 수익의 사회 환원을 향후 5년간 총 5조 원을 조성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자 아침신문들은 1면에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약과 향후 5년간 총 5조 원을 사회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소식을 보도했다. 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 말한 부분을 두고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정반대의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 “나눠 먹을 생각만” 한겨레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조선일보는 <“분배” 주장 노동장관, 세계 ‘반도체 경쟁’ 생각이나 해봤나> 사설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전제를 달았지만 반도체 기업의 이익을 하청 업체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원청 기업과 하청 기업은 납품 계약을 맺고 있다. 그 계약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익이 났다고 나중에 돈을 더 주라는 것은 법도 아니고 논리도 아니다. ‘초과 이윤’이라는 개념 자체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초과 이윤인가”라고 했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어 “김 장관은 아무리 노동 장관이라지만 지금 세계 반도체 업계가 얼마나 치열한 경쟁 상황에 있는 지 조금이라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국가적으로 반도체 기업을 키우고 있고 중국은 우리 턱밑까지 쫒아왔다. 지금 메모리 반도체의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우리가 호황을 누리지만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기업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아 세금을 내고 고용을 하면 사회적으로 최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전부 기업 자체가 결정할 문제다. 미국 빅테크 메타는 지난해 832억달러(약 12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이달에만 직원의 10%를 내보냈고, 인텔도 최근 인력 상당수를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왜 그러겠나. 그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고위공직자부터 기업의 생존 경쟁은 안중에도 없고 나눠 먹을 생각만 한다. 지금 조선·통신·플랫폼 등의 대기업 노조들도 ‘이익 N% 일괄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자칫 우리 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까지 그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경제도 <‘사회연대임금’ 화두 띄운 노동부, 기업에 강제할 일 아니다> 사설에서 “반도체산업에 대한 김 장관의 인식도 동의하기 어렵다. 그는 ‘AI 시대에 반도체는 공적 재화’ ‘공장은 민간이지만 재화는 공적 성격’이라며 성과 배분을 강조했다. 그런 논리라면 거의 모든 생활필수품은 공공재이고, 민간기업도 공공기업으로 분류해야 할 판이다. ‘삼성전자 성공에 국가와 지역사회 지원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세금 수십조원을 내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곳간을 채워주는 기업에 법정 책무를 넘어서는 재분배를 강요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28일자 한겨레 사설.

반면 한겨레는 초과이익 배분 논의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삼성전자 “5조 환원”, 초과이익 배분 논의 시작점으로> 사설에서 “삼성전자의 ‘선의’에 기대는 것을 넘어, 사회적·법적 제도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 시민사회와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러 제언이 나오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논의돼온 협력업체와의 초과이익 공유제를 비롯해 반도체 생태기금, 노동사회연대기금 등이 거론되고 있고,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새로운 세금 신설 등을 통해 국가로 귀속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사회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며 다음달 1일 관련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 기업들의 막대한 수익은 최소 2~3년, 길게는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현상이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도 시작됐다. 인공지능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은 인공지능이 낳은 사회적 비용을 상쇄하는 데 일부 쓰여야 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사장단, 신문들 1면 광고 “5년간 5조 사회에 투자할 것”

27일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약식을 가지면서 삼성전자 사장단은 올해부터 향후 5년간 5조 원을 조성해 협력사 지원 등 사회 공헌과 미래 인재 육성에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 소식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 일간지와 경제지 1면 하단 광고를 통해 알렸다.

▲28일자 조선일보 1면 하단 광고.

삼성전자 사장단은 <국민 여러분께 말씀 올린립니다> 제목으로 “삼성전자의 ‘임금 및 단체협약’이 노동조합의 찬반투표가 가결됨으로써 최종 타결됐다. 국민과 주주, 고객,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 노력에 깊이 감사드리며, 그동안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5년간, 총 5조 원을 조성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 예를 들어 2, 3차 중심의 중소 협력사 지원과 산업재해기금 조성,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AI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합협력, 그리고 청소년 교육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저긴 기여 방식은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노동조합을 포함한 임직원들도 회사의 이런 결정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선거 앞 李대통령 잦은 지방행…조선·중앙 “과하다” “너무 노골적”

6월3일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26~27일 부산을 찾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바다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동남권을 ‘남부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해 국가 필생의 과제라 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방문 전 이재명 대통령은 김해와 울산 등 PK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28일자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는 5면 <격전지 찾은 李대통령과 박근혜… 한날 부산서 ‘시장 투어’> 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PK 방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선거가 많이 급한지 이재명은 전국 시장 투어 중’이라며 ‘어제(26일)는 서소문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자갈치 시장에서 ‘회 파티’를 벌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노골적인 관권 선거를 벌인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정 농단으로 탄핵 당한 대통령이 지금 부끄러움도 모르고 돌아다닌다’고 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중앙일보는 <선거 개입 논란 부른 대통령의 지방 행보> 사설에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역은 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지사 선거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서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전에도 이 대통령은 김해 외동시장을 방문하고, 울산에서 K조선 간담회를 여는 등 이달에만 PK 지역을 네 차례나 방문했다. 주민 숙원사업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간 적도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전국 선거를 앞두고 이런저런 지방 행사를 소화해 야권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규모와 빈도에서 이 대통령은 과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선거 중립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지역 발전 공약을 들고 지방을 누비니 야당에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는 것 아닌가. 이 대통령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구와 대전 등에 이어 어제는 부산 기장시장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섰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선거 한복판에 나서는 것은 여러 모로 바람직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 대통령이 선거철에 지방을 돌면 ‘불법 관권 선거’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했었다. ‘내로남불’ 비판을 듣지 않도록 지역 행보를 자제하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28일자 중앙일보 사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도 <마치 지방선거 출마한 듯한 이 대통령> 사설에서 “이 대통령은 이달 들어 부산·경남 지역을 4차례 방문했다. 지난 13일 울산에선 조선업 행사에 참석하고 남목마성시장을 찾았다. 24일엔 김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뒤 외동전통시장으로 갔다. 26일엔 창원에서 국방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부산 시장을 찾았다. 역대 대통령 모두 선거에 개입하기는 했지만 조심하는 모습은 보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너무 노골적이다. 지역 발전 관련 메시지를 내면서 재래시장을 도는 것은 선거 유세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울산·경남은 이번 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곳들이다. 초반엔 민주당 후보들 지지율이 앞섰지만 지금은 좁혀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러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법은 대통령의 정치 중립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선거 간여 금지는 그 핵심이다. 역대 대통령 모두 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정치 중립 위반으로 결정했다. 지금 이 대통령의 움직임은 이 발언보다 몇 배는 더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세의 구속에 경향 “법원, ‘테크 범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한 심판해야”

배우 김새론 씨 죽음과 관련해 허위사실로 김수현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아온 MBC 기자 출신의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밤 발부됐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에 적었다.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 앞에 와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채널A 영상 갈무리

경향신문은 28일 <‘녹취·카톡 조작’ 김세의 구속, AI 동원 범죄 대책 강구해야> 사설에서 “김 대표는 김수현씨가 미성년자였던 고 김새론 배우와 교제했으며, 고인의 사망이 김수현씨 측의 채무 변제 압박 때문이라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은 AI 기술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려 공동체에도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극명히 드러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AI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각종 증명서를 위조해 투자사기를 벌이고,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허위 잔액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해 구속을 면한 20대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고도화하는 AI 기술이 민형사 사법 절차를 교란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술의 진화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잡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수사기관은 AI 기술에 의한 조작 여부를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공동체의 신뢰를 해치는 ‘테크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국회도 AI 활용 범죄에 대해선 일반 사기죄나 명예훼손죄보다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입법을 검토할 만하다”라고 주장했다.

▲28일자 경향신문 사설.

▲28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AI 악용한 유튜브의 ‘인격 살인’, 방지책 시급하다> 사설에서 “이른바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채널들은 돈벌이에 직결되는 조회수를 노리고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조작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뜨려 왔다. 유명인의 사생활을 불법 촬영한 뒤 금품 갈취를 시도하는 사례도 흔하다. 타인의 비극이나 가십을 짜깁기해서 유튜브로 유포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사례는 이미 한참 선을 넘었다. 유튜브가 유사 언론처럼 영향력이 막강해졌는데도 진실 검증 장치는 취약하다”며 “수익 창출을 위해 알고리즘으로 자극적인 콘텐트를 쏟아내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해 온 유튜브의 폐해 방지 대책이 시급하고 절실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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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왜 '사법살인'을?…손녀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현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저서에 [함석헌 평전], [고문과 학살의 현대사],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퀘이커교도. 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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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읽는 '반헌법행위자열전' 권종근 편

사법 사상 암흑의 날을 만든 유신의 판사

권지윤 작가 겸 정당인 지난해 책에 담아

권 판사가 도장을 찍었던 긴급조치 문법

군홧발로 국회 침탈한 그 밤과 너무 닮아

"나의 할아버지가 사법 살인을 했단 말인가"

2026년 봄, 영국에서 『반헌법행위자열전』 2권을 펼쳐 읽는다. 권종근(權宗根, 1933~2011) 항목에서 예상치 못한 문장 하나가 눈을 잡아끌었다. 그의 손녀가 책을 냈다는 것이다. 제목은 『이 모든 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면』.

권윤지 작가 겸 정당인이 지난해 펴낸 이 책은 고등학교 역사를 공부하며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가 "검은 바탕에 박힌 할아버지의 사진"을 발견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유신판사들의 사법살인을 고발하는 대자보 형식의 게시물. 나란히 배치된 낯선 얼굴들 중 하나가 자신의 할아버지였다. 손녀는 자애로웠던 할아버지의 과거를 처음 접한 순간의 심정을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국사 과목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였다.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던 중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가 검은 바탕에 박힌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대자보 형식의 게시물이었다. 그 게시물에는 할아버지의 얼굴과 함께 낯선 인물들의 사진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다. 그 게시물은 유신 판사들의 사법 살인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인 인혁당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검은 액자 아래 나열되어 있었다. 존재는 사라지고 이름만 남은 기호들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정면으로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나의 머릿속은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의 의문은 하나뿐이었다. 나의 할아버지가 사법살인을 했단 말인가?” (권윤지 2025, 86~87)

영국에서 이 장면을 읽으며 한참 멈춰 있었다. 역사는 교과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손녀의 컴퓨터 화면에 뜨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역사는 개인의 이야기가 된다.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이 모든 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면' 권윤지 - 교보문고

1933년 경기도 연천 출생, 상고 출신의 역전

권종근은 1933년 6월 25일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났다. 덕수상업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1957년 1월 제8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법대 졸업도 전에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8회 동기는 전례 없이 108명의 대규모 합격자를 배출했는데, 이회창, 한승헌 등이 같은 기수다. 그런데 이 기수에서 반헌법행위자로 선정된 사람이 권종근을 포함해 서동해권, 안경상, 정기승, 정치근 등 무려 5명이다. 한 기수에서 다섯 명이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이름을 올렸다.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지, 사람이 시대를 선택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숫자다.

 

권종근(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

 

2012년 9월 12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열린 권종근이 사형선고를 내린 '인혁당재건위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 규탄 기자회견'에서 고 송상진씨 부인 김진생씨, 고 김용원씨 부인 유승옥씨, 고 우홍선씨 부인 강순희씨가 울부짖고 있다. ⓒ권우성 2012.9.12

세계사 속의 동류, '착한 판사'들이 나쁜 판결을 내리는 방법

영국에서 권종근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역사적 인물이 떠오른다. 나치독일의 인민재판소 판사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평범한 법률가였다. 괴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들이 내린 판결은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독일 역사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이것을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 불렀다. 거대한 악은 특별한 괴물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수행된다는 것이다.

소련의 법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탈린(1878~1953) 치하에서 대숙청 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은 개인적으로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좋은 이웃이었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재판에 법률적 외양을 입혔다. 권종근도 그랬다. 손녀의 책에 따르면 그는 "유신 공안 통치의 실무자였던 김기춘(1939~ )이 선별해서 가져다 준 자료만을 토대로 판결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있었다. 판사가 아니라 결론을 읽어주는 사람으로 기능한 것이다.

 

한나 아렌트(Getty Images)

1974년, 사법사상 암흑의 날

권종근의 반헌법 행위 가운데 역사에서 절대 지워질 수 없는 장면이 있다. 1974년 7월 11일 비상보통군법회의 제2심판부다. 권종근은 이 심판부의 심판관으로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도예종, 서도원, 우홍선, 이수병,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등 7명에게 사형을, 전창일 등 8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75년 4월 9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지 18시간 만에 8명이 처형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한 조작극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32년이 걸렸다.

이뿐이 아니었다. 권종근이 재판장 또는 심판관으로 사형을 선고한 사람이 모두 10명이다. 재일한국인 사업가 최철교, 김달남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8·15 저격사건의 문세광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 가운데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철교는 2019년 재심에서, 유정식은 2022년 재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돌려받은 것은 이름뿐이었다.

 

권종근은 이 심판부의 심판관으로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도예종, 서도원, 우홍선, 이수병,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등 7명에게 사형을, 전창일 등 8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4장 이재문과 여정남 ⑨ 민청학련과 인혁당 재건위 사건 < 안영민의 「아버지, 안재구」 < 연재 < 특집연재 < 기사본문 - 통일뉴스)

긴급조치의 도장 찍는 기계

권종근이 비상군법회의 심판관 또는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로 관여한 긴급조치 1호, 4호, 9호 위반사건은 모두 14건으로 확인됐다. 그 판결 목록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연세대 의대생들이 강의실에서 "긴급조치 철회"를 주장했다가 징역 7~10년을 받았다. 자기 집에서 이웃에게 "박 정권이 망한다"고 말한 무직자가 징역 12년을 받았다. 편지를 써서 동아일보 정문에 전해달라고 한 4·19혁명 부상자가 징역 1년을 받았다. 헌법을 비판한 것이 죄가 됐고, 권종근은 그 죄에 도장을 찍었다.

긴급조치 피해자 중에는 이해찬(1952~2026), 유홍준(1949~ ), 제정구(1944~1999), 강창일(1954~ ), 백영서(1953~ ) 등도 있었다. 이들은 각각 징역 15년에서 10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해찬.(Former PM Lee Hae-chan dies during Vietnam trip - The Korea Times)

김지하의 기피신청,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당황했다"

1975년 5월, 시인 김지하(1941~2022)가 인혁당 사건이 조작이라는 내용의 옥중수기 「고행 1974」를 발표했다가 반공법위반으로 다시 기소됐다. 담당재판부는 권종근이었다. 사형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변호인들은 시간을 벌기 위해 법관 기피신청을 계획했고, 김지하가 법정에서 구두로 기피신청을 냈다. 홍성우 변호사는 "재판장 권종근이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당황해했다"고 회고했다. 그날 재판은 무산됐다. 기피신청은 결국 기각됐지만, 그 하루가 김지하의 목숨을 살렸을지도 모른다.

 

김지하(나무위키)

승진 탈락 그리고 변호사, 유신의 판사가 변호인이 됐다

1979년 5월, 권종근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승진에서 탈락하고 청주지법 부장판사로 발령이 나자 사표를 냈다. 그토록 유신정권에 충성했건만 고법 부장판사 승진은 되지 않았다. 독재권력은 신하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1980년 김대중(1924~2009) 내란음모 조작사건에서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됐다. 6년 전 인혁당 사건에서 사형판결을 내린 사람이, 이번에는 내란음모 조작사건의 변호인이 된 것이다. 변론에서 그는 놀랍게도 신군부의 논리를 그대로 채용해 "순진한 학생들을 악이용한 일부 몰지각한 기성정치인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게 피고인을 위한 변론일까? 판사 시절에도, 변호사 시절에도, 그는 권력이 원하는 논리 쪽에 서 있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군사재판을 받는 이문영, 문익환, 김대중. ⓒ 사단법인 통일의 집

영국에서 2026년을 생각한다

영국에서 권종근 항목을 읽으며 가장 오래 멈춰 있었던 것은 그의 손녀 이야기였다.

"나의 할아버지가 사법살인을 했단 말인가?"

이 질문을 한 세대 아래의 누군가가 공개적으로 물었다는 것. 그것이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03년 영국의 역사가 니콜 리퍼는 나치에 부역한 프랑스 관리의 손녀로서 가족의 역사를 추적한 책을 썼다. 그 책의 핵심은 "내 할아버지가 한 일을 직시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였다. 개인의 성찰이 사회의 반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1960~ )의 비상계엄 선포를 영국에서 생중계로 보며 나는 권종근을 떠올렸다. 그가 도장을 찍었던 긴급조치의 문법이, 군홧발로 국회를 짓밟으려 하던 그 밤의 문법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손녀가 물었다.

"나의 할아버지가 사법살인을 했단 말인가?"

역사는 이제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사회는 이것을 막았단 말인가?"

『반헌법행위자열전』은 권종근의 이름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손녀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직시하며 책을 썼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리고 그 법정의 방청석에는 손녀도, 우리도 함께 앉아 있다.

참고문헌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2026, 『반헌법행위자열전 1-4』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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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부인 송현옥 교수 갑질, 4년 만에 법정 증언으로 확인

취재 땐 근로계약서 쓴다던 증인들 법정선 번복…수업 명목 동원에 단역 출연료는 석 달에 20만원

4년 전 제기된 송현옥 교수 갑질 의혹, 방실침입 재판 증인신문서 사실로 확인

취재 현장선 급여 준다던 배우·조교, 법정에선 학생 근로계약서 안 썼다 번복

송현옥 측 명예훼손·선거법 고소 모두 무혐의…방실침입도 대법원 무죄

2026-05-27 06:36:10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가 자기 수업 수강생을 극단 공연에 동원해 온 정황이 법정 증언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송현옥 교수가 운영하는 극단 물결의 연습 현장을 취재했을 때, 배우들은 근로계약서를 쓰고 급여도 준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사람들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는 정반대로 진술했다.

 

이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4년 전 지방선거 때다. 당시 언론은 강의실을 찾아간 취재가 방실침입 고소로 번진 사실에만 주목했고, 정작 학생 동원 실태는 묻혔다. 그 재판은 무죄로 끝났다. 오세훈 시장이 다시 선거에 나선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인신문 진술이 이번 보도로 드러났다.

 

현장 취재 땐 쓴다더니 법정선 번복

 

취재는 한 건의 제보에서 시작됐다. 송현옥 교수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연락을 피했다. 결국 학생들이 연습 중이던 세종대 강의실을 직접 찾았다. 그 자리에서 근로계약서를 쓰느냐고 묻자 배우들은 "저희는 다 씁니다"라고 답했다. 최저임금도 지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배우와 조연출은 뒷날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취재하러 간 당시 학생 배우의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위증을 하면 처벌받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준다던 말도 사실과 멀었다. 재판에서 공개된 출연계약서엔 단역 학생 배우의 출연료가 20만원으로 적혀 있었다. 석 달 연습과 여덟 차례 공연을 합친 대가다. 안무를 맡은 이영찬 교수는 연습 기간의 임금을 주지 않는 이유를 수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돈을 줄 이유가 없고, 무대에 오른 공연에 대해서만 출연료를 준다는 논리였다. 이 출연계약서조차 보도가 나간 뒤에야 작성됐다. 그 전에는 출연료를 준다는 약속도 없었다.

 

수업 명목으로 밤 10시까지

 

송현옥 교수 쪽은 이 연습을 '수업을 통한 공연'이라고 불렀다. 재판 과정에서 처음 나온 표현이었다. 상업 공연을 위한 연습에 수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규 수업은 수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였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날은 목요일이었다.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주연 배우는 연습 시간을 묻는 질문에 "저희는 모이면 오후 2시부터 밤 10시 정도까지 합니다"라고 답했다. 수업일도 아닌 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연습을 어떻게 수업이라 부르느냐고 추궁했지만 증인들은 또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반대신문에서 수강생은 16명인데 연습에는 9~10명만 나온 점을 짚었다. 나머지 학생이 수업을 받지 않은 것이냐는 물음에 증인은 답하지 못했다.

 

출연계약서를 보면 코러스 배우는 8월부터 11월 3일까지 연습한 뒤 11월 4일부터 8일까지 무대에 올랐다. 공연 장소는 세종대였고, 제작사는 극단 물결이었다. 출연료 20만원은 그마저도 공연이 끝난 뒤에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15만원짜리 계약서도 있었다. 비중 있는 배우라야 300만원 안팎이었다. 이 공연은 대사보다 몸의 움직임이 두드러진 무용극이어서 연습 강도가 셌다.

 

학점으로 묶인 동원

 

학생들이 거부하기 어려웠던 까닭은 따로 있었다. 공연이 끝나면 그 공연을 근거로 학점이 매겨졌다. 한 증인은 공연이 상업 연극이긴 해도 배우들이 "학점을 부여받는 수업의 연장선"이었다고 진술했다. 공연에 캐스팅된 학생들은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연습에 묶였다. 송현옥 교수는 강좌를 두 개 열어 같은 학생들이 양쪽에 모두 등록하게 했다. 정규 수업이 없는 요일에도 학생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짜임이었다. 송현옥 교수는 연극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었다. 학점과 졸업은 물론 졸업 뒤 무대에 설 기회까지 교수의 손에 달려 있었다. 한번 찍히면 길이 막힌다는 두려움에 학생들은 연습을 마다하지 못했다.

 

송현옥 교수는 정작 연습 현장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연습실을 찾았을 때도 교수는 없었고, 대학원생인 조연출 황모씨가 연습을 이끌고 있었다. 학생이 학생을 지도하는 구조였다. 황모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학생을 지도한 것은 아니라고 했고, 주연 배우 역시 강사비나 경비를 받은 적이 없으며 지도라고 할 수도 없다고 인정했다.

 

연습실 독점에 밀려난 졸업반

 

극단 물결은 본래 따로 연습장을 두고 있었다. 송현옥 교수는 그 연습장을 다른 극단에 빌려주고, 정작 상업 공연 연습은 세종대 교내 연습실에서 했다. 학생들이 써야 할 연습실을 극단 공연이 차지하면서, 졸업 공연을 준비하던 3·4학년 학생들은 연습 장소를 잃었다. 한 증인도 이런 불만이 나온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산국제연극제 폐막작으로 오른 '귀여운 여인'에 조직위원회는 400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사무국장은 극단이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극단은 그 돈을 받아 학생 배우에게는 20만원, 15만원을 쥐여 줬다. 당시 부산국제연극제 조직위원장은 박형준 부산시장이었다.

 

무혐의·무죄로 끝난 고소

 

송현옥 교수와 딸 오주원씨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의혹 보도를 문제 삼아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딸이 주연을 독점했다는 보도, 부산국제연극제 폐막작에 안무조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허위 스펙이라 한 보도, 학생들이 개런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보도, 학교 공간을 사적으로 썼다는 보도가 모두 고소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들 혐의는 전부 '혐의없음'으로 끝났다. 함께 고소된 방실침입 혐의만 기소됐지만, 이마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가 나왔다.

 

오주원씨는 부산국제연극제 폐막작에 안무조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연습 현장에서 확인된 그의 역할은 한 달에 두어 번 음료수와 빵을 사 오는 정도였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에게 부인의 갑질 의혹을 직접 묻자, "방송 갑질 하지 마세요"라고 되받았다. 방실침입 무죄는 일찌감치 확신했다. 다만 그 재판을 학생 노동의 실체를 기록으로 남기는 기회로 삼았다. 피고인 신분으로 직접 증인을 신문하며 파고든 증언이 이번 보도의 바탕이 됐다. 오세훈 시장이 내건 구호는 '약자와의 동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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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단일화 합의 “내란 부활 거점 안 돼”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6.05.27 17:24
  •  
  •  댓글 0
 
 

진보당 용단으로 단일화 국면 열려
경남 사회개혁위 및 실무지원 구성
“철저한 내란 청산 위한 결단 감사”

ⓒ 전희영 진보당 경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실
ⓒ 전희영 진보당 경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실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전희영 진보당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용퇴했다. 전희영 후보는 “내란세력이 경남을 부활 거점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며 “결코 그들에게 경남을 내어줄 수 없다는 생각에 조건 없는 단일화를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7일 사전선거를 이틀 앞두고 진보당 후보들이 완전한 내란 청산을 위해 용단을 내리고 있다. 전희영 진보당 경남지사 후보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를 결정했고, 앞서 울산에서는 김종훈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가 김상욱 민주당 후보의 유례없는 단일화 재경선 제안을 받아들였다.

전희영 진보당 후보, 김경수 민주당 후보, 경남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 측은 지난 3월부터 도지사 단일화 및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선거연대에 대해 많은 교류가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26일 저녁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에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하며 김 후보 지지를 할 것 ▲내란 비극을 낡은 정치체제를 개혁하고 경남도민의 직접적 정치참여와 연합정치를 통해 민주·진보적 도정을 실현할 것 ▲새로운 경남의 비전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경남 사회대개혁위원회 출범 및 실무지원조직을 구성할 것 등을 선언했다.

이로써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의 전·현직 1대1 대결이 성사됐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을 벌여왔다. 이번 전희영 후보의 사퇴와 김경수 후보 지지 선언이 김 후보에게 힘을 보태면서 내란 청산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희영 후보는 “내란세력 청산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조건 없는 단일화라는 결단을 했다”며 “오늘 선언은 그 약속을 더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저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그 순간 도민 안전을 내팽개치며 내란을 옹호하는 자를 경남의 수장으로, 의회에 세울 수 없다”며 도민들을 향해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만이 경남의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김경수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 호소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철저한 내란 청산을 위해 어려운 결단해주신 전 후보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선거는 ‘경남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후보냐, 아니면 내란 반대라는 한마디를 못하고 탄핵반대 세력에 끌려다니는 후보냐’의 선거”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전희영 후보와 함께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이곳 경남에서 이룰 수 있는 경남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병하 경남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내란세력 심판이라는 광장 시민의 뜻을 생각하고 승리를 위한 큰 결단을 해주신 두 후보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내란세력 심판과 경남의 정치지형 변화를 위해 깨끗한 단일화를 해주신 전희영 진보당 후보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전희영 후보가 제안한 경남의 현안과 정책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여 내란세력 심판과 경남의 큰 변화를 이끌겠다는 김경수 후보에게는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단일화 선언문 전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단일화해서 내란 청산과 경남의 사회대개혁 이루겠습니다. 위대한 경남도민은 윤석열 정권 친위 쿠데타를 온몸으로 막아냈습니다. 경남 곳곳에서 울려 퍼진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함성과 시민들의 응원봉은 어둠을 밝히는 민주주의 빛으로 타올랐습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경남의 시민사회와 제 정당은 더 굳은 연대로 내란세력 재집권을 막아내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경남은 여전히 내란세력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습니다. 국민의힘 일당 독점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지 않고서는 민주주의도, 민생도, 경남의 미래도 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경남도민과 시민사회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은 다시 한번 굳게 손을 맞잡습니다. 우리는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단결된 힘으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세력을 완전히 청산할 것입니다. 또한, 선거 이후에도 연대와 협력을 이어가며 도민 참여에 기반을 둔 민주·진보 도정을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경남 경제는 심각한 구조적 모순에 갇혀있습니다. 지역 내 총생산은 전국 3,4위를 다투지만 도민들의 일 인당 개인 소득은 수년째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창원의 기계 산업 현장에서, 거제 조선소에서 사천의 우주항공산업 현장에서 우리 도민들께서 피땀 흘려 만들어낸 막대한 부가 경남에 머물지 못하고 서울의 대기업 본사와 극소수 원청 기업으로 따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습니다. 경남경제는 돈은 벌지만, 도민은 가난한 구조적 불평등 늪에 빠져 있습니다. 부자 경남, 가난한 도민 시대를 끝내겠습니다.

경제 성장의 숫자가 아니라, 도민 한 사람 한 사람 삶과 소득이 실제로 나아지는 경제로 도정 방향을 대전환하겠습니다. 도민의 만든 부가 지역에 머물고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보상받는 경제를 만들겠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낙수 경제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노동자와 농민이 함께 잘사는 순환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자부심 느끼고, 청년이 미래를 꿈꾸며 지역에서 번 돈이 지역민의 삶을 지키는 경남으로 반드시 바꾸겠습니다.

▲우리는 경남에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
▲우리는 내란이란 비극을 낳은 정치체제를 개혁하고 경남도민의 직접적 정치참여와 연합정치를 통해 민주진보적 도정을 실현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새로운 경남의 비전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경남 사회대개혁위원회 출범 및 실무지원조직을 구성하여 다음과 같은 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선언한다


1. 모든 경남도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남형 기본사회 구축
2. 노동기본권 보장하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실현
3. 평등과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고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통합의 경남 실현
4. 에너지 교통 돌봄 주택 등 공공성을 강화하고 도시화 농촌 간 불평등 해소와 사회 복지 확대를 위한 정책 추진
5.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 해소
6. 농어민의 안정적 소득과 도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하며 공공농업 정책 추진
7. 청년이 떠나지 않는 경남을 만들기 위해 청년의 도전과 성장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일자리 추진
8. AI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불평등 모두를 위한 AI 대전환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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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전술탄도 및 순항미사일·방사포 등 시험...AI 유도기술 접목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5/28 08:20
  • 수정일
    2026/05/28 08: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명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5.27 11:10
  •  
  •  수정 2026.05.27 11:14
  •  
  •  댓글 1
 
북한이 올해까지 전방부대 배치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240mm 방사포 발사 장면. 사진은 지난 2024년 10월 '240mm 조종 방사포탄 검수시험사격' 모습.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올해까지 전방부대 배치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240mm 방사포 발사 장면. 사진은 지난 2024년 10월 '240mm 조종 방사포탄 검수시험사격' 모습.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26일 새로 개발된 '경량급 다용도미사일 발사체계'와 '다연장 전술 순항미사일 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미사일 발사 시험에서는 "전술탄도미싸일의 특수사명 전투부 위력과 사거리가 연장된 240㎜조종 방사포탄의 초정밀 자치유도항법체계의 믿음성, 전술순항미싸일의 인공지능 유도 명중정확성을 분석평가하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술탄도미사일과 240mm 방사포, 전술순항미사일 등 3종 무기체계에 대한 시험발사가 이루어졌으며, △전술탄도미사일의 특수 탄두 위력시험 △240mm 방사포의 사거리 연장과 '초정밀 자체 유도항법'의 신뢰성 △전술순항미사일의 AI 유도 기능의 정확성 등이 분석 대상인 것으로 짚힌다.

통신은 전술 순항비행탄에 대해서는 △초정밀 자치항법체계와 지형 대조항법체계 결합 △인공지능 말기유도기능 도입 등의 기능을 갖추고 "활공 및 추진 복합비행 방식으로 100㎞계선의 표적을 초정밀타격하는 위력한 전술무기체계"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지형을 대조하면서 자체 유도항법체계에 따라 활공과 추진의 변칙 복합 비행을 수행하다가 최종 지점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유도기능으로 100km 사정거리내 목표물을 초정밀 타격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시험결과에 크게 만족해 하며, 특히 남부 국경(접경)지역 장거리 포병여단들에 장비할 예정인 전술순항미사일의 군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는 "오늘 진행된 중요무기체계 개발시험들은 우리 군사력 갱신의 뚜렷한 신호이자 우리 군대의 전투력강화에서 커다란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사변"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든 발사차량들의 사격조종계통과 자동화체계가 현대전의 적합조건들에 맞게 완전히 갱신되여 전투 적용성이 제고된 것"에 주목하면서 "가장 강력한 전술급 무기체계들의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점령되여 나감으로써 우리 군대의 화력체계들은 자동화, 장거리화, 초정밀화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누구도 견주지 못할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강력한 포병무력을 건설하는 것은 무력건설에서 우리가 최우선시하는 정책방향이라고, 대적하는 세력이 요행을 떠나 리론적으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되는 파괴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 군대의 작전수행에 있어서 필수적 조건으로 된다고, 그러한 능력은 적에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주게 되며 그 자체가 전쟁억제의 중요한 고리로, 책임적인 행사로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핵무력과 상용무력을 지속적으로, 가속적으로 강화하려는 우리 당과 정부의 로선은 불변하다"며, "군사주권을 수호하고 자위권을 책임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우리의 구상은 더욱 명백한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험소식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당 비서들인 박정천 국방성 고문, 조춘룡 대장과 대장 계급의 김정식 당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중장들인 김용환 국방과학원 원장과 김강일 국방성 장비총국장, 그리고 유창선 포병국장(소장), 김명성 국방성 병기심사국장(대좌)가 함께 시험을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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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국방 위해 '핵잠' 추진? 미국에 더 종속될 가능성 따져봐야

[정욱식 칼럼] 미국 요구 받아들이면 한중관계 부담 커지고, 요구 뿌리치면 핵잠 도입 어려워지는 딜레마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6.05.28. 06:00:57

최근 대한민국의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이재명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핵잠)과 전시작전권 환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우리 안보는 우리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자주국방 의지와 격동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를 품고 있다.

그런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의 시각에서 한국은 '비수'(dagger)처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중국 군사 대비태세에서 중국과 서해를 맞대고 있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이 중요하고도 민감한 위치에 있다는 취지이다.

핵잠과 전작권, 그리고 한미동맹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은 '동맹의 현대화'는 고도로 연결된 사안들이다. 우선 미국의 전략적 시각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은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한 '비수'를 갖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이미 미국 조야에선 한국의 핵잠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이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있었기에 이러한 진단은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브런슨은 작년 5월에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각종 전투기와 헬기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또 이지스함에 기반한 한미일 해상 미사일방어체계(MD)도 있다. 이에 더해 K-핵잠까지 가시화되면, 마치 한국이 '항공모함 전단'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미군 내에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미국이 한미동맹을 중국을 겨냥하는 형태로 변화시키려고 하면서, 미중 충돌시 우리가 연루될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전작권 환수를 조속히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전작권을 환수한다고 해서 미중 충돌시 우리의 연루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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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이래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제고를 연동시키는 데에 있다. 전작권 전환으로 대북 군사태세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줄이고, 이렇게 줄어든 역할을 대중 군사태세 쪽으로 이동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계산이라는 것이다.

이게 바로 전작권 환수의 핵심적인 딜레마이다. 전작권 환수로 한미연합방위체계에서 우리의 권한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 있는 주한미군은 한국의 주권적 통제로부터 더더욱 멀어지는 존재가 될 수 있기에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한미군사령관인 브런슨은 자신도 전작권에 관한 카드를 쥐겠다고 욕심을 부리지만, 전작권은 기본적으로 한미 정상의 정치적·정책적 판단의 영역이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핵잠에 있다. K-핵잠의 실현 여부를 가르는 카드는 미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적·법적·제도적 분야를 망라한다. 그런데 여기에 전략적 계산마저 개입될 소지가 있다. 미국이 한국의 핵잠 도입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K-핵잠도 미국의 대중국 군사태세에 기여해야 한다고 요구할 공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수록 한중관계의 부담은 가중되고, 미국의 요구를 뿌리칠수록 핵잠 도입이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잠 도입은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그런데 대미 종속성을 강화할 소지도 품고 있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 것인가? 혹시 핵잠 사업이 한국을 쥐락펴락하기 쉬운 카드를 미국에 주는 것은 아닐까? 핵잠 도입 열기에 휩싸인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토론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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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프로파간다 시대 다시 도래”

유튜브 시장에서 ‘저널리즘’ 구현 가능할까

기자명박재령, 정철운, 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5.27 07:35

▲ 2025년 9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 '정준희의 논'에 출연한 김어준씨.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성 언론이 모순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해온 것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6·3 지방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유튜브 출연이 잦아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선거 후보자와 선거 전략 짜는 김어준

미디어오늘이 4월23일부터 5월22일까지, 22일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치권 인사들의 당적을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134명, 조국혁신당 12명, 진보당 2명(중복 출연 포함)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소속 인사는 0명이었다.

이는 TBS 시절 ‘뉴스공장’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던 2022년 5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22일간 출연자들을 조사했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19명, 국민의힘 11명, 정의당 6명으로 나타났다. 정치인들의 출연 빈도가 4배 이상 증가했을뿐더러 한쪽으로 출연자가 쏠린 결과를 보였다.

최근 김어준씨는 방송에 출연한 후보자와 함께 선거 전략을 고민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후보에게 선거송을 묻고 구호를 외치게 한 다음, 어떻게 해야 귀에 꽂힐지 조언하고 평가한다. 다음은 지난 20일 울산 남구갑 보선에 출마한 전태진 후보의 출연분 일부다.

▲ 2026년 5월20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갈무리.

전태진=많이 도와주시면 민주당 최초로 남구갑에서 승리를 가져오겠습니다.

김어준=그렇죠. 남구갑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아직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죠. 로고송 있었는데 한 번 불러봐 주세요.

전태진=찐 찐 찐 찐 찐 전태진~ 1번 전태진~ 진짜가 나타났다 1번

김어준=나쁘지 않고요(웃음). 구호는 뭐였죠.

전태진=슬로건은 ‘일 잘하는 집권여당 후보. 이재명 정부와 함께’인데요, 구호는 ‘남구는 후진금지, 전진 전진 전태진’입니다.

김어준=여기서 약간 라임이 잘 안 맞는데 남구는 빼고, ‘후진 금지 전진 전태진’ 이렇게 짧게 해주세요. 설명하려고 하지 마시고. 변호사 출신이시라 자꾸 설명하시려고 하는데 짧게 해주십시오.

김어준씨는 TBS 라디오를 진행하던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다. 선거방송심의규정 21조 3항은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사람을 선거기간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둬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현재 김씨의 유튜브 채널 역시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는 정식 언론사이지만 선거 공정성과 관련된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인터넷언론 발행인 ‘전한길’, 후보자 공개 지지

유튜브 방송에선 정치 평론과 지지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유튜브 ‘이동형TV’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는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앞으로 김용남은 계속 잘 나올 수밖에 없다. 그전에는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국 대표가 (지지율이) 많이 나왔지만 김용남이 민주당 간판을 달아서 계속 김용남이 1등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민주당 커뮤니티에서 이동형 작가는 ‘친김용남’, 김어준씨는 ‘친조국’으로 인식된다. 지난 7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했을 당시 김용남 후보는 자신의 방송에서 조국 후보와 양자토론을 제안하는 김어준씨를 향해 “불리한 지형에서 전투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어준씨가 조국 후보에 우호적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대목이다.

▲ 2026년 5월21일 유튜브 '1waynews 한길뉴스' 영상 갈무리. 김현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전한길씨가 돕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친한계와 친윤계의 대립이 유튜브에서 표출된다. 유튜브 ‘고성국TV’를 진행하는 고성국씨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를 연일 공격한다. 지난 21일자 영상 제목은 <한동훈 똘마니들 징계 안 하면 당도 아니다>였다. 고씨는 “이번 선거에서 한동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보다 더 큰 비극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언론으로 등록된 ‘전한길뉴스’의 발행인 전한길씨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현태 후보(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를 공개 지지했다. 현재는 김현태 후보의 유세 현장을 같이 돌며 선거 운동을 돕는 중이다.

“정파적 방법만 흉내 내면 저널리즘 사라질 것”

유튜브 언론의 정치 개입은 이제 신기하지 않은 일이 됐다. ‘뉴스공장’처럼 같은 포맷을 유지하더라도 지상파·유튜브 플랫폼에 따라 정파성 정도가 달라진다. 기성 언론마저 유튜브에 진출하며 아슬아슬한 선을 타고 있다.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세상은 유튜버들이 언론을 흉내 낸다고 걱정하는데, 나는 반대로 언론이 유튜브를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 사실의 엄밀함보다 반응의 속도가 앞서고, 취재보다 편집이, 보도보다 해설이 중심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해설이 점점 더 특정한 방향을 향해 기울고 노골적이 되어 간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시장에서 ‘저널리즘’ 구현이 가능할까.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지금을 ‘프로파간다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안 원장은 통화에서 “20세기 초반, 저널리즘은 정치적 이익, 사업적 이익에 입각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공론장에 내보내는 일을 반대해왔다”며 “이 같은 정치 선전을 ‘프로파간다’라고 불렀는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런 프로파간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

▲ 2026년 5월7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한 김용남 경기 평택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지난 24일 한 유튜버가 조국 후보의 선거사무원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친민주당 계열이지만 ‘반조국’ 성향의 영상을 지속해서 올리던 인물이다. 과거 서울의소리 기자로 활동하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출근길 지각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서울의소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정식 언론사다. 그는 기자일까 유튜버일까. 그가 운영하는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0만 명으로 웬만한 정식 언론사의 구독자 수보다 많다.

안수찬 원장은 “100년 전 현대 저널리즘이 탄생한 건 대중이 정확한 정보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대중이 요구하는 게 오직 ‘정확한 정보’인지는 의문”이라며 “부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정보보다는 재미가 압도적으로 수요의 핵심이라고 본다. 재미를 소비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이를 추격하는 양태로 변하고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 저널리즘이 무엇을 할 것인지 새롭게 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기성 언론의 문제 중 하나는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독과점 시대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뒤 “유튜브의 경우 그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실과 주관의 분리, 사실 확인 절차 준수 등 정통 저널리즘을 이제라도 회복해야 한다. 소통을 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차용한 타블로이드성(선정성)을 확대해서는 이도 저도 아닌 존재로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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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4월29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국 경기 평택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후보.

강형철 교수는 “한국 정치 유튜브 중 영향력이 큰 몇몇은 정파성이 너무 강할 뿐 아니라, 과거에 소위 ‘조중동’이 그렇게 했다고 비판받는 정치적 구도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정 유튜브를 중심으로 팬덤이 모이고, 이들 중 일부가 정당에 가입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당 스스로 선거 절차 등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수찬 원장은 “현대 뉴스와 미디어가 고전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정확한 정보’를 ‘재미와 흥미’를 통해 전달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재미와 흥미에 대한 노하우가 없으니깐 유튜브에서의 프로파간다 기법을 흉내 내 정파성을 가미하거나 섣부른 의견과 해설을 가미하는 식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재미와 흥미를 중심으로 하는 정파적 방법만 흉내 내면 저널리즘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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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고가 붕괴, 새벽부터 징후···“슬라브 절단작업 중 단차 생겨, 안전진단 중 무너져”

사고 최초 신고한 목격자 “별안간 대포 소리 같은게 나…도미노처럼 무너져”

26일 오후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공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는 등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30분쯤 철거 작업 중이던 서소문 고가차도의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아래 작업하던 공사 관계자와 차량 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 2명과 50대 남성 1명 등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현장에서 안전점검 업무를 보던 감리단장, 현장관리소장, 외부전문가로 파악됐다. 나머지 부상자 3명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무너진 고가가 아래 철로를 덮치면서 서울역에서 신촌역 사이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소방과 경찰은 서소문 고가 철거 작업에 대한 서울시의 안전점검 중 구조물이 붕괴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슬라브 절단 작업을 진행하던 중 슬라브에 2.9㎝ 높이의 단차가 생겨 주저앉았다”며 “2시30분쯤부터 공사를 중단했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안전진단을 시행하던 중 상판 일부가 갑자기 붕괴해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상판을 떠받치던 ‘거더’가 끊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와 감리단, 안전진단업체 관계자, 외부 구조 전문가 등 총 9명이 안전점검을 진행 중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최초로 신고한 목격자 김창태씨(67)는 “별안간 대포 소리 같은 게 나면서 도미노 현상처럼 무너졌다”며 “가림막도 넘어지고 흙먼지가 뿌옇게 일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33분쯤 신고 접수 후 현장에 대원을 급파하고 구조작업을 벌였다. 오후 2시4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62명과 장비 16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경찰도 경력 30여명을 투입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원거리 도로 통제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광수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전담수사팀은 광수대 3개 팀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 50여명으로 편성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담수사팀에서는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방침”이라고 했다.

1966년 지어진 서소문 고가차도는 길이 335m, 폭 14.9m 규모로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총 18개의 교각으로 구성됐다. 노후화로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등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다. 서울시는 철거 공사를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 올해 7월29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날 기준 철거 공사 진행률은 87.19%였다.

편집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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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한 이대남 국힘 당원, 왜 진보정당으로 갔나

만27살 Y씨는 한때 국민의힘 당원이었다. ⓒ 챗GPT

"저는 윤석열을 지지한 국민의힘 당원이었습니다."

귀가 번쩍 트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출판기념회와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리던 때, 이런저런 인연으로 참석한 어떤 진보정당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만난 한 청년. 자신을 '과거' 국민의힘 당원이자, '현' 진보정당 당원이라고 소개했다.

국민의힘 당원이라면 진보정당과 가장 먼 거리에 있을 것 같은 이 시절에, 순간이동 같은 이 변신에 얽힌 사연은 무엇일까? 전향일까, 아니면 일관된 어떤 원칙과 철학에 따른 결과일까? 수많은 여론조사는 20대 남성의 극우화 추세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는 세대론으로 퉁칠 수 없는 다양성과 이질성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를 통해 대한민국 20대 남성의 단면을 엿볼 수도 있겠다.

지방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24일, 드디어 그를 만났다.

"생애 첫 정당은 시장주의에 대한 믿음으로"

편의상 그를 Y라 부르자. 그는 서울 유명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졸업도 하기 전에 금융업에 취직했다. 나이는 올해 만 27세. 동기들이 이제 막 취업 전선에 뛰어들 나이니, 나름 성공한 사회 진출이다. Y가 별난 20대 남성인지, 아니면 시대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표본인지를 추측하려면 삶의 궤적을 슬쩍 들여다봐야 한다.

Y의 어린 시절은 여느 386세대 가정과 유사했다. 민주당을 지지했던 부모님(무슨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보수정당 지지자가 되었다고 한다-기자 말) 손을 잡고 촛불시위에 간 경험이 있고,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상향식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게 싹텄다. 또래보다 이른 나이에 정치에 관심이 생겼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구체적인 색이 입혀졌다.

"중학교까지는 또래 친구들도 정치색 같은 건 없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가니까 분위기가 달라지더라고요. 일베에서 쓰는 말들이 일상으로 쓰였는데, 꼭 무슨 의도가 있다기보다 일상생활에 녹아 있는 말들이었어요. 부정적인 의미로 '너네 아빠 문○○ 같아', '너네 엄마 추○○냐?' 이런 말을 사용하고.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니까 대부분 정치적으로도 보수적인 생각을 하게 되죠."

Y는 고등학교 때 법과 정치, 경제 과목을 들으면서 정치에 참여해 민주주의 성장에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생일이 지나 법적인 성인 자격을 획득하자마자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의 후신으로 2017년 2월 14일부터 2020년 2월 18일까지 존속했으며 후에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진 보수정당-기자 말)에 입당했다.

아무리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에 자유한국당 입당이라니. 그러나 Y에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에 대해선 정치인들에게 이용만 당하다 버려졌다고 생각해서 측은지심이 더 컸다. Y는 시장경제, 공정한 경쟁, 자유라는 가치에 크게 공감하고 있었고, 자유한국당은 이런 가치를 가장 분명하게 추구하는 정당이었다.

2021년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현실 정치에 대한 Y의 생각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2021년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으로 보궐선거가 있었던 해였어요. 선거에 나온 여당 후보가 내세운 공약들을 보면서, '이거 너무 현실성 없고 무능한 것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저런 사람을 내세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반면에 오세훈 후보는 서사가 있잖아요? 과거의 영웅이 움츠려 있다가 다시 등장한 느낌? 나름 보수정당에서 꾸준하게 개혁을 외치고 있었던 이준석도 (오세훈 후보를) 지원하고 있었고. 돌아보면 이때부터 보수정당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크게 높아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보수정당에 대한 Y의 지지는 더 굳건해졌다. 당연히 윤석열도 적극 지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핍박받던 검찰총장이 대통령으로 나오는 영웅 서사가 그럴듯해 보였다. 물론 윤석열은 정치 초보지만, 무능한 문재인 정부에 비하면 최소한 현실을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겠다 싶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비상계엄

지난 2024년 12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직후의 모습. 수많은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였으나 경찰 등이 막아섰다. ⓒ 권우성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은 Y나 주위 또래에게 특별한 존재다. 그의 주장과 가치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어떤 변화의 욕구, 혁신과 개혁의 바람을 추상적으로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이후 윤석열에게 팽 당하자, 보수정당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탈당하지 않았던 이유? 이준석도 버티고 있는데 뭐.

이준석이 점차 당권을 잃고 밀려나면서 Y의 고민도 커졌다. 대학에서 동아리를 함께 하는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자기처럼 경제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대체로 보수적이었지만,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보적이었다. 자기 이야기를 쭉 풀어놓으면 허점이나 모순되는 점을 말해줬고, Y는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Y는 대한민국 20대가 '경제적' 입장에서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거의 대부분 진보라고 단언한다.

"20대가 보수화되었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제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요. 지금 이대로 계속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고요. 이렇게 변화를 갈망하는데, 그럼 다들 진보 아닌가요?"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Y는 변화를 요구하는 것을 '사회적 진보'로, 현재를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사회적 보수'로 분류했다. 그 기준으로 보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20대 남성은 아주 진보적이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성 정당은 사회적 보수다. 그런 보수는 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있다.

이준석의 탈당 이후 회의가 들었지만, Y는 국민의힘에 계속 남았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탈당 절차가 너무나도 귀찮았다. 입당은 간편한데 탈당하려면 탈당원을 출력해서 자필 사인을 하고 팩스로 다시 보내야 했다. 이준석이 창당한 개혁신당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었지만, 굳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당을 옮기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윤석열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불통'이었다. 자기 신념을 아무리 확신하더라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엄청난 편향이 생기기 마련이다. 윤석열은 점점 더 고집스럽고, 편향으로 가득 찬 사람이 되어 갔다. 그러다 결국 2024년 12월 3일의 밤이 왔고, Y는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하며 탈당계를 냈다.

"더 이상 도저히 참지 못하겠더라고요. 조기 대선이요? 이준석을 지지했죠. 이재명은 복지 지출로 나라 곳간을 거덜 낼 것 같았고, 김문수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고. 이준석은 어차피 (당선이) 안될 줄 알았지만, 소수정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이 컸어요. 거대 양당 모두 문제가 많으니까, 제3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서 (두 정당에) 이런 불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준석과 진보정당 사이

지난 2025년 5월 29일,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유세장을 향하며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희훈

Y는 20대 청년의 이준석 지지를, 과거 안철수에 대한 지지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사회학 쪽에서는 이걸 '안철수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철수의 실체가 무엇이냐와 전혀 무관하게, 현실의 불만과 변화의 열망, 욕구를 안철수라는 대상에게 투영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준석에 대한 20대의 엄청난 지지 역시 어떤 방향으로든 현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투영되어 있다.

Y는 주위에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으로 이준석에게 표를 준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의 말이나 행동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준석에게 표를 줘서 지금의 거대 정당과는 다른, 다음 세대의 정치를 열망하는 세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Y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비슷한 생각으로 이준석에게 표를 준 이들이 분명 있다고 장담한다.

그렇다면 Y는 개혁신당에 입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왜 아무런 인연도 없었던 진보정당에 가입했을까? 그의 대답은 첫 정당을 선택한 이유와 같다. 자신은 시장주의의 신봉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비슷한 출발점에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경제활동과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부모의 부가 자녀에게 그대로 대물림되고 있다. 공정하지 않다.

Y는 이런 시스템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었다. 자유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부의 재분배부터 해야 한다. 상속세는 아주 극단적인 수준까지 올려도 좋다. 자신은 이미 부모님에게 어떤 유산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출발점이 공정해야 자본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만큼 돈을 버는 공정한 사회가 된다. 시장경제, 공정한 경쟁, 그리고 자유. 그것이 Y의 신념이다.

물론 이런 신념은 공식적으로 시장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가장 잘 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12.3. 비상계엄은 이런 가치를 정면으로 배신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진보정당 당원들에게서 이 신념을 실현할 가능성을 봤다.

"진보정당에 가입한 건 정말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어요. 올해 1월인가 2월인가? 아주 추운 날이었는데, 거리에서 진보정당 당원들이 벌벌 떨면서 입당 신청을 받고 있더라고요. '아, 이 사람들 진심이구나' 싶었어요. 생활 밀착형 정치를 표방하는 것도 좋아 보였고요. 거대 정당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꼭 필요한데, 내가 입당해서 이런 마음을 표출해 줘야겠구나 싶었어요."

보수정당 당원이었던 Y와 진보정당 당원인 Y 생각은 초지일관이다. 기존의 정치 문법으로 보면 Y의 선택은 전향이지만, 그의 기준에서 보면 자신의 신념을 이루기 위한 길을 찾는 과정이다.

"20대 남성? 보수는 있어도 극우는 많지 않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인 지난 2025년 4월 11일, 서울 서초동 사저로 가기 위해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Y의 생각은 대한민국 20대 남성을 어느 정도 대변하고 있을까?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동안의 청년 담론이 세대 내부의 차이를 너무 쉽게 뭉뚱그려 왔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언론에서 그려 놓은 20대 남성은 50년대 맹목적 반공 극우, 배제와 혐오의 논리와 동일시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시스템이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고, 진보로 불리는 거대 여당도 이 시스템의 분명한 기득권이며, 좀 더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청년이라면 진보정당으로도, 보수정당으로도, 좌, 우 포퓰리즘이나 행동주의로도 뻗어 갈 수 있다. 겉으로는 극단에 있는 두 점처럼 보이지만, 이 사이에는 튼튼한 교량이 있다.

이 다리를 물론 누구나 건널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맥락에서 보면 청년 극우의 부상은 진보 정치의 주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국민의힘과 진보정당 사이의 교량을 건너는 것은 전향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러 갈래 길 중 하나일 수 있다. 종으로 구분된 세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던 것들도, 횡으로 구분된 세상에서는 자연스럽다.

Y의 선택 역시 누군가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변화이지만, Y에게는 일관된 방향이었다. 다만, 세상을 보는 그의 시각은 점차 유연하게 바뀌고 있다. '곳간 거덜 낼 것 같았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매우 후해졌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점점 더 구별하기가 어려워졌다. 20대 극우화 담론 역시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잉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한다.

"글쎄요.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 주변 20대 남성들을 극우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보수적인 친구는 많아도 이른바 '윤어게인'으로 불리는 극우들은 정말 별로 없거든요. 아직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장동혁 대표는 꼴도 보기 싫어하더라고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윤어게인 같은 극우가 20대를 과잉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목소리가 크면 동화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측면 아닐까요?"

이런 평가에 20대 남성들은 어느 정도 동의할까? 알 수 없다. Y도 자신의 생각이 20대 남성을 전혀 대표하지 않으며, 오히려 특이한 축에 속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새롭게 출현하는 세대를 보는 기성세대의 시각 또한 어느 정도 편향되어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세대 간 소통의 언어를 잃어버린 것은 누구의 선입견 때문일까? 기성세대일까, 청년세대일까? 모르겠다. 다만, 이해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의힘#진보정당#이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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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실패한 사과'…'국민 분노' 이유도 파악 못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5/27 07:40
  • 수정일
    2026/05/27 07: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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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5.26 16:00

  • 수정 2026.05.26 16:08

  • 댓글 0

자신의 극우 인식이 조직에 끼친 영향 언급 피해

결과에 대한 사과일 뿐 원인에 대한 사과는 못돼

문제의 책임자이면서 자신을 제3자로 여기는 듯

무엇보다 먼저 이해할 건 그 자신에 대해서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두고 다수의 언론은 "사과가 통했다"고 보는 듯하다. 많은 언론들이 “정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고 썼다. 기자회견 직후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22%(1100원) 오른 것을 정 회장의 공개 사과로 신세계그룹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수석대변인이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한 것까지 인용하며 정 회장의 사과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듯하다. 기자회견에 대해 적잖은 시민들과 인터넷 여론이 "누구를 향한 사과인가" "소비자나 국민들이 아니라 스타벅스 본사 라이선스를 뺏길 것 같으니 면피성 사과에 나선 듯하다" "매출 하락 등을 우려해 경영 위기를 피하기 위한 사과로 진정성이 아예 없다"는 등의 비판을 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6.5.26 연합뉴스

침통한 표정으로 깊이 고개를 숙이면서 짧은 사과문 속에서 몇 번이고 사죄한다고 했으며, 언론도 이를 '사과'로 불러주면 사과가 되는 것인가. 그러나 이날 몇 분간 준비된 사과문을 낭독하고 퇴장한 정 회장의 사과의 형식과 내용이 과연 사과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정도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적잖게 의문이 든다.

일단 이를 사과라고 해 보자. 그러나 이 사과는 어느 하나에 대한 사과이면서 동시에 다른 것들에 대한 사과의 의사는 전혀 없어 보이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사고의 결과에 대해 사과한 것일 순 있어도 사고의 원인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긴 힘들다. 무언가 사과한 것 속에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사과를 하면서 동시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을 동시에 얘기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사과를 하지 못한 것이었는데, 거기에서 애초에 사과를 할 만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실상이 엿보였다.

정 회장의 이날 사과에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은 결국 이번 사고의 핵심이며 문제의 근원인 당사자 자신이 이날 사과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이날 사과 기자회견의 기획에서부터 실행까지 그가 최종 지휘하에, 최소한 그의 최종 승인하에 모든 것이 진행됐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날의 사과에서 ‘제3자’였다. 그는 짧은 사과문을 읽고는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준비된 사과문을 읽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은 다했다고 여기는 듯했다. 국민을 대신한 언론으로부터의 질문과 추궁을 받아낼 준비는 안돼 있는 듯했다.

그는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했지만 그러나 문제는 정작 그 책임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건 그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모르는 척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이든’이라고 했지만 그가 국민들의 분노의 이유를 제대로 살피려 했는가 의문이다. 이 말 속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쉽게 수긍하기 힘든 이 사태에 대한 항변의 심정이 엿보인다.

정 회장은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며 “더 좋은 대한민국과 더 나은 세상을 미래 세대에게 남기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모두 같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말이야말로 정 회장이 이날 사과라는 형식의 기자회견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듯하다.

그는 "서로를 이해하자"라는 말로써 사과의 당사자가 아닌 분쟁을 조정하는 이의 위치에 자신을 앉히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마치 협상의 상대처럼 동일한 테이블에 앉히고, 양측 모두 조금씩 이해하자고 ‘화해’를 권한다. 사과문의 앞 부분에서 5·18 희생자와 유족에게 사죄해 놓고는 뒤에서는 그들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의 절반을 지우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처음에 사과하는 이로 등장했던 자기 자신을 어느새 제3자 내지는 나아가 동정과 연민을 받아야 할 피해자 석으로 옮겨놓고 있다.

 

2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5·18 폄훼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2026.5.26. 연합뉴스

그가 쓴 ‘이해’라는 말을 빌어보자면 그가 무엇보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사실은 그 자신에 대한 이해, 그 자신의 사고와 언행에 대한 이해였다. 멸공과 반공, 종북과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분법으로 구성된 극우적 인식의 틀이 이번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자신의 그같은 사고와 언행이 그룹의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굳혀 놓았는지에 대한 이해였다. 세월호 추모 문구를 조롱하고 '멸공'을 해시태그로 내걸며 극우 개신교 단체의 행사에 축사를 하는 등 수년간 자신의 극우적 세계관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듯 보여준 것이 조직 내부에서 어떤 메시지로 전파되고 하달됐을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었어야 했다. 최소한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선 결국 단 한마디의 말도 들을 수는 없었다.

그가 ‘현장 직원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의 자제를 호소하면서 “전국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직장인들”이라고 했듯이 자신에 대해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그것이야말로 그 자신이 보여줬어야 할 '성실성'이었다. 5·18에 '탱크데이'를 내건 실무자들이 성실한 직장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오너’의 세계관이 만든 문화 속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하는 감각 자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됐는지에 대해 그 자신에게 물어보는 성실성이었다.

정 회장은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은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상세히 설명드리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보여준 것은 사고의 경위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는 거리가 있었다. 앞으로 더 상세한 조사가 있을 것이며 더 자세한 사고 경위가 설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그에 따라 몇 사람의 문책이 있을 것은 예상되지만 사고의 경위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을 살피려는 성실성이 없는 한, 아무리 철저한 사고 경위의 조사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점을 이날의 기자회견은 보여줬다.

 

정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사회적 책임 기준을 더욱 높이고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고 했다. 정 회장과 신세계는 이날의 기자회견을 전면 재정비의 시작으로 삼으려 한 듯 보인다. 많은 언론들도 그렇게 평가한 듯하다. 그러나 사과의 실패라기보다 사과 능력의 결핍, 반성의 무능을 보여준 이 사과는 그 '시작'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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