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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년의 기다림, 동양 평화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4/01 08:15
  • 수정일
    2026/04/01 08:1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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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중근 의사 유해 봉환을 위한 한·일·중·북 당국에 드리는 호소문 / 이규수 강덕상사료연구원장

  • 기자명 이규수 
  •  
  •  입력 2026.03.31 11:35
  •  
  •  수정 2026.03.31 14:26
  •  
  •  댓글 1
이규수 / 강덕상사료연구원 원장(전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특임교수)

 

안중근 의사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안중근 의사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하라.“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형장의 이슬로 산화한 안중근 의사가 남기신 마지막 유언입니다. 그러나 1910년 3월 26일, 중국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신 지 무려 11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그 뼈아픈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일본, 중국,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4개국의 책임 있는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각국의 시민 여러분께 깊은 연대와 평화의 정신을 담아 이 호소문을 올립니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중국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지 116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하라는 그 분의 간절한 마지막 유언은 한 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 그 유해는 이국땅 어느 차가운 흙 속에 홀로 잠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제가 남긴 불완전하고 은폐된 관제 기록의 장벽에 부딪혀, 그리고 시대의 풍파와 동북아시아의 복잡한 정치적 지형 속에서 그 분을 고국으로 모셔 올 결정적인 기회들을 놓쳐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역사의 짙은 안개를 걷어낼 실증적 사료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안 의사 순국 5개월 뒤인 1910년 9월 10일자 『오사카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당시 일본인 기자의 생생한 현장 답사 르포 기사가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료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이 더 이상 막연한 염원이 아니라, 현대 과학과 4개국의 외교적 결단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실현이 가능한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주창했던 동양평화론의 숭고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야 합니다.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단순한 개인적 원한이나 적국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에서 비롯된 테러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의 탐욕이 빚어낸 참혹한 전쟁의 굴레를 끊어내고,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이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며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하여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번영하자는, 시대를 100년 앞서간 위대한 평화 공동체의 구상이었습니다.

사형이 예견된 절망적인 뤼순 법정의 한복판에서도 안 의사는 의연함을 잃지 않고 적국 일본의 천황이나 민중을 증오하기보다는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역설하셨습니다. 그 숭고한 기개와 논리 정연한 철학은 적국이었던 일본의 지식인들마저 매료시켰습니다. 사형 집행을 앞둔 안 의사에게 경의를 표하며 유묵을 청했던 고마쓰 모토고(小松元吾) 기자, 안 의사의 인품에 감동하여 선처를 탄원하고 마지막 가는 길에 어머니가 지어준 흰 한복을 입도록 배려했던 구리하라 사다키치(栗原貞吉) 교도소장,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 법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던 일본인 관선 변호사들의 존재가 이를 증명합니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갈등과 긴장이 끊이지 않는 오늘날 동북아시아 구성원 모두가 계승하고 실천해야 할 인류 보편의 나침반입니다.

이제 이 위대한 평화의 사도를 고향으로 모시기 위해, 1910년의 기록이 전하는 진실의 목소리에 4개국이 화답해야 할 때입니다.

1910년 당시 뤼순감옥 전경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1910년 당시 뤼순감옥 전경 [사진제공-이규수 원장]

□ 대한민국 정부에 호소합니다. 과학과 사료에 기반한 혁신적인 발굴 전략을 주도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보훈부를 중심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관 협력단'을 발족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국 국가주석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강력한 보훈의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제는 그 의지를 새롭게 발굴된 사료의 정밀한 좌표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새롭게 공개된 기사에 따르면 안 의사의 유해는 과거 한·중 공동 발굴이 이루어졌던 뤼순 감옥 뒷산(위안바오산)이나 감옥의 담장 바로 옆이 아닙니다. 감옥으로부터 약 10정(약 1km) 떨어진 마잉푸(馬營浦) 인근의 산 중턱입니다. 일제는 안 의사의 묘소가 행여나 조선 독립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두려워하여, 묘표조차 땅 위로 세우지 않고 관과 함께 묻어버리는 치밀한 은폐 공작을 벌였습니다. 또한 일반 죄수의 매장 깊이인 4척(약 1.2m)을 훌쩍 넘는 지하 7척(약 2.1m) 아래에 특별히 들여온 백목(白木)으로 두꺼운 일본식 침관(寝棺)을 짜서 매장했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우리에게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명확한 실증적 내비게이션을 제공합니다. 1km 반경 내에서 청나라 기병영(騎兵営) 흙담 잔해의 맞은 편이라는 지형 지물을 역추적하고, 기존의 얕은 지표 조사가 아닌 지하 2.1m의 두꺼운 소나무 관을 타깃으로 하는 심층 지표투과레이더(Deep GPR) 탐사 장비를 투입해야 합니다. 아울러, 일제의 검열을 피해 진실을 남겼던 고마쓰 기자의 고향 일본 고치현(高知縣)을 비롯해 현지 아카이브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국가적인 전수 조사를 즉각 실행하여, 파편화된 비공식 기록들을 온전히 짜맞추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 일본 정부에 호소합니다. 신뢰 회복의 열쇠가 될 사형수 매장 기록을 결단력있게 제공해 주십시오.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는 일은 결코 자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진정한 용기이자 도덕적 권위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일본 정부와 관동도독부는 당시 안 의사의 기록을 철저히 은폐했을지라도, 우리는 이번 사료를 통해 안 의사 묘소의 위치를 오차 없이 특정할 수 있는 인간 좌표를 확보했습니다.

그 르포기사에는 안 의사가 이웃하여 묻힌 사형수들의 실명이 또렷이 적혀있습니다. 다롄에서 환전상을 살해하고 2~3년 전 처형된 일본인 강도 살인범 모토야마 겐이치(本山謙市)와 야마무라 세이이치(山村精一), 그리고 1910년 당시 언저리에 처형된 중국인 살해범 혼다 오토마쓰(本田音松)와 일본인 살해범 위안광가오(袁廣高)입니다. 안 의사의 묘는 흙이 채 마르지 않은 이들의 새 무덤 바로 옆, 앞 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정치적 문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국민을 포함한 일반 형사범 4인에 대한 재판 판결문과 형 집행 원부, 그리고 이들이 묻힌 묘지번호가 담긴 매장 보고서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 일반 범죄자들의 기록은 일본 법무성이나 외무성 어딘가에, 혹은 일제강점기 뤼순 감옥의 사망자 유해 매장을 전담했던 대륙공사(大陸公司)의 장부에 남아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일본 정부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에 감화되었던 자국 선조들의 양심을 기억하며 이 인도주의적 기록을 대한민국에 제공한다면, 이는 얽히고설킨 한일 양국의 과거사 실타래를 푸는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화해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 중국 정부에 호소합니다. 동북아 항일 영웅의 안식을 위해 비파괴 정밀 탐사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먼저, 뤼순 감옥 공동묘지가 있던 둥산포(東山坡) 옛 지명 일대를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하여 난개발로부터 지켜준 중국 다롄시 당국과 중국 정부의 각별한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매장지를 특정할 구체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과, 북한의 동의 혹은 남북 공동 조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외교적 원칙을 고수하며 발굴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입장을 깊이 존중합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변했습니다. 1910년의 상세한 1차 사료가 발굴됨으로써, 특정 지형지물(마잉푸 부락과 기병영 터 사이)과 특정 깊이(지하 2.1m)라는 명백하고도 구체적인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문화재 구역의 광범위한 훼손이나 무작정 땅을 뒤엎는 맹목적인 굴착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료가 지목하는 반경 내로 한정하여, 중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지하에 매립된 이질적인 형태(백목 침관)만을 스캔하는 최첨단 고성능 GPR(지표투과레이더) 비파괴 탐사를 선제적으로 허가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림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민중의 항일 투쟁에도 지대한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은 동북아시아 공통의 항일 영웅입니다. 영웅이 기나긴 타향살이를 끝내고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대국적인 결단과 협조를 베풀어 주십시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당국에 호소합니다. 이념을 넘어 민족 공동의 영웅을 고향으로 모시는 일에 흔쾌히 나서 주십시오.

안중근 의사는 남과 북으로 조국이 분단되기 이전, 한민족 전체가 공유하고 추앙하는 위대한 민족사적 인물입니다. 북한 역시 안 의사가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을 보내고, 평안도 룡강군 진남포(현 남포시)에서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세워 구국 교육에 헌신했던 발자취를 누구보다 소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965년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남포시 옛 삼흥학교 터에 '애국렬사 안중근 선생 기념비'를 건립하여 그의 반일 애국 사상을 기린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1970년대와 1986년에 직접 뤼순에 조사단을 파견하여 둥산포 묘지를 살폈던 끈질긴 노력도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안 의사의 유해 발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장 큰 현실적 이유는, 중국 정부가 발굴 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남북의 공동 조사 및 합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이념, 군사적 대립이 아무리 날카롭다 한들,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민족의 영웅을 차디찬 이국땅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불효이자 역사의 직무 유기입니다.

군사·정치적 사안은 잠시 뒤로 미루더라도 유해 발굴이라는 순수한 역사적·인도주의적 과제 앞에서는 조건 없이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에 대승적으로 동의하여 중국 정부의 허가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마중물이 되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유해를 발굴하고, 훗날 안 의사의 숨결이 깃든 남포나 고향 해주, 혹은 겨레가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는 장소에 남북이 공동으로 '안중근 동아시아 평화기념관'을 건립하게 된다면, 이는 안 의사가 그토록 꿈꾸었던 평화의 사상이 21세기 한반도에서 다시금 찬란하게 부활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4개국 지도자와 시민 여러분,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봉환하는 일은 단순히 묻힌 과거의 뼈를 찾아내는 과거지향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이는 식민 지배의 아픈 상흔을 치유하고 민족의 존엄을 회복하며, 116년 전 한 위대한 사상가가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연대와 평화의 가치'를 오늘날의 동북아시아에서 실천적으로 선언하는 가장 확실한 미래지향적 과제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도시의 개발과 지형의 변화는 지금 이순간에도 안 의사께서 누워 계신 그곳의 흔적을 무심하게 지워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실을 향한 사료의 빛이 이렇게 선명하게 켜진 지금, 우리가 하나 되어 행동한다면 역사의 기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혁신적인 발굴 의지, 일본의 용기 있는 기록 제공, 중국의 대승적인 탐사 허가, 그리고 북한의 이념을 초월한 민족적 연대가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합쳐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스러져간 영웅 안중근 의사가 기나긴 116년의 유랑을 끝내고, 마침내 따뜻한 고국의 품, 완전한 국권이 회복된 하나 된 조국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4개국 모두가 역사적 책무를 다해 주시기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극히 절박하고도 뜨겁게 호소합니다.


2026년 3월 30일  이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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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열] 세종보 재가동 저지 농성 700일만에 종료 "4대강 재자연화 의지 확인"

오준식

2026년 03월 31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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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 시민행동은 농성 700일째를 맞는 오늘 금강 세종보 천막 농성을 해제한다”

지난 30일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보철거 시민행동)’이 세종보 천막을 걷었다. 윤석열 정부의 세종보 재가동에 맞서 금강 변에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700일 만이다. 정부와의 4대강 재자연화 추진안 합의에 따른 것이다.

보철거 시민행동이 세종보 농성장의 천막을 걷고 있다. 오준식 기자.

정부, 보 처리 방안 마련 후 내년부터 이행하기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연말까지 구체적인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4대강 재자연화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 추진안을 국가 물관리 기본 계획에 반영하고, 금강과 영산강 수계에서 2027년 상반기부터 보 처리 방안을 이행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보철거 시민행동이 기후부 앞에서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준식 기자.

보철거 시민행동은 이날 기후부 앞에서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이행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을 통해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 정책 정상화를 기치로 걸고 시작한 700일의 천막농성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700일 동안 강을 지켜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영상취재 : 오준식, 김동진

편집 : 곽근희

제작진

영상취재

오준식

 

김동진

편집

곽근희

디자인

이도현

출판

임승은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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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전 세계가 에너지 문제로 난리...재생에너지로 신속 전환해야”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30 17:30
  •  
  •  수정 2026.03.30 17:41
  •  
  •  댓글 0
 
30일 제주에서 주민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놓고 토론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30일 제주에서 주민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놓고 토론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다. 사실 저도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제주한라대학교에서 열린 「제주 마음을 듣다」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의 문제도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는 더 상황이 불안정해지는 것 같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별로 안 좋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에너지 문제는 결국은 한번쯤은 겪어야 될 문제이기는 했는데, 지금 신재생에너지로 많이 전환해 가고 있다 (...)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제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 자체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수입 쫓다 지금 저 모양이 되고 있으니까. 그러면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해야 되고, 가장 빨리 현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상상으로 생각해 보면,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된다. 예를 들면 전기차로 바꾸고, 집안의 난방 이런 것도 빨리 전기나 이런 걸로 바꾸고 (...) 잘하고 계실 것 같기는 한데, 속도를 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그는 “4.3 사건과 같은 국가 폭력 범죄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여러 가지 필요한 장치들이 있다”며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시효를 없애는 거겠다, 소위 형사처벌 시효,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되겠다”라고 밝혔다.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 평생 쫓아다니면서 추적 조사, 수사하고 처벌한다, 그래서 두려워하게 해야 된다, 역사와 국민과 국가에 두려움을 갖게 해야 되겠다, 공직자들에게 말이에요.”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중동 상황 여파’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에너지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며 “에너지 절약 실천”을 요청했다.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은 승용차 5부제, 조명 소등, 냉난방 기준 강화 등 가능한 모든 절감 조치를 전면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들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등 생활 속 절약 실천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당부했다. 

깅 실장은 “전기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제조공정 효율화와 전력수요 분산 등 선제적 대응을 요청했다. 기업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출퇴근 시간 분산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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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합의 불발되면 발전소·하르그섬 폭파"

뉴스투데이

김재용

입력 2026-03-31 06:04 | 수정 2026-03-3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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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계획안 승인

앵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중동 상황에 이란과의 협상도 진전이 없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앵커

합의가 안 되면 발전소와 하르그섬은 물론 담수화 시설까지 폭파시키고 끝낼 거라고 했습니다.

워싱턴 김재용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 오전에 SNS에 글을 올려 이란에 최후통첩성 경고를 또 보냈습니다.

합의 불발 시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하르그섬,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폭파해 초토화시키고 끝내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이란의 합리적 새 정권과 논의 중이고 큰 진전도 있다면서도, 협상 타결과 파국 사이의 결정이 임박했음을 예고한 겁니다.

트럼프는 만약 작전이 시작되면 이란의 옛 정권이 지난 47년간 잔혹하게 군인 등을 살육한 것에 대한 보복이 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악관도 이란이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황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황금 기회'를 거부하면) 세계 역사상 최강의 군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대기 중이고, 이란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란의 모든 걸 붕괴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자, 동시에 별도의 휴전 합의 없이 고강도 공격 후에 일방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이처럼 협상 중에도 최후의 일격을 압박한 것에 대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ABC 방송 인터뷰에 나와 "협상과 외교로 해결하는 걸 선호한다"면서도 협상 실패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협상 상대를 공개할 수 없는 건, 밝힐 경우 "자칫 이란 내부에서 다른 세력들과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측은 협상 중인 이란 측 상대가 사실상 이미 교체된 새롭고 더 합리적인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상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일방적인 군사작전으로 끝낼 경우에 내세워야 할 성과물을 미리 암시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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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르그섬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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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시효'비극…'7번방의 비밀' 실제 주인공도 피해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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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 입력 2026.03.31 08:00

  • 수정 2026.03.31 08:19

  • 댓글 0

고 정원섭 목사 26억 배상 판결, 시효 지나 못받아

이재명 대통령 "시효 배제, 이른 시일 내 현실로"

"제주 4·3, 광주 5·18, 12·3 사태 다시 없게" 강조

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성폭행범 몰려

15년 옥살이 끝, 36년 만에 "무죄"받고 배상 판결

양승태·박근혜 정권, 시효 당겨 열흘 지났다고 "무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 4·3 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에서 작성한 방명록.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2026.3.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국가폭력의 형사 공소시효·민사 소멸시효 배제 추진과 관련해 "아주 이른 시일 내에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제가 제주 4·3 행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 그때마다 약속했지만, 아직 그 약속을 못 지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4·3 평화공원 참배 및 희생자 유족 오찬 간담회에 이어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도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이 대통령은 "아주 오래된 생각이었는데 당 대표를 하면서 구체화해 입법으로 통과됐지만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며 "이제 대통령이 됐고 국회가 다수 의석(을 가졌으니) 이제는 가능하겠죠"라고 언급했다. 법안 취지를 두고는 "4·3과 광주 5·18, 12·3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형사 공소시효 폐지에 대해서는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고, 평생 쫓아다니며 추적 조사·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며 "공직자들이 역사와 국민과 국가에 두려움을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사 소멸시효 배제와 관련해서는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가해자의 재산을 상속받아서 그것을 누릴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상속 자산의 범위 내에서는 자손도 연대 책임을 지게 하자"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4·3 사건에 대해 "대규모 국가폭력의 첫 출발점 같은 사건"이라며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도 국가로부터 보호받기는커녕 오히려 가해를 당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 이런 야만적 사회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그러려면 헌법이 명시하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나라', 민주주의라는 게 확고하게 정착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4·3 사건과 같은 국가 폭력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첫째로 그 적나라한 실상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소위 진상규명"이라며 "또 그에 대한 보상과 책임이 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폭력 범죄 시효 배제법 재발의 필요한 이유

많은 언론매체들이 이 대통령이 국가폭력 범죄 시효 배제법 재발의를 거듭 강조했다는 사실만 전달했지, 그 의미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아 아쉬웠다. 암울한 시절이 한두 해가 아니어서 억울한 사례가 숱하게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개봉해 큰 웃음과 감동을 안긴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인 고 정원섭 목사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정씨는 1972년 9월 27일 강원도 춘천의 한 논둑에서 성폭행 당해 숨진 채로 발견된 파출소장의 아홉 살 딸 살해범으로 몰렸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경찰에 열흘 안에 범인을 검거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기한 마감 전날 춘천경찰서는 근처 만화가게 주인이던 정씨를 검거했다.

그는 영화 주인공 용구(류승룡)처럼 지적 장애인은 아니었으나 서슬 퍼런 공권력의 고문과 협박을 이기지 못해 허위 자백을 했다. 사건 당일 명백한 알리바이가 있었지만, 거꾸로 매달려 물고문을 당하니 거짓으로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모범수로 복역해 1987년 12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한신대를 1960년 졸업한 그는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와중에도 다시 신학 공부에 열중해 199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07년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로 재심이 열려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핵심 물증 날조, 증인 조작 등의 진상이 드러났다. 영화 개봉을 2년 앞둔 2011년에 드디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2011년 무죄 판결을 받고 누명을 벗은 고 정원섭 목사. 당시 벌써 77세였다. 연합뉴스

무려 39년 만에 누명을 벗었으나, 국가로부터 한 푼의 배상도 받지 못했다. 정 목사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2014년 1월 23일 서울고법 민사8부는 소멸시효 기간이 열흘 지났다며 그와 가족에게 손해배상금 26억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판결이 뒤집힌 이유는 전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12일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과거사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전까지 민법에 따라 3년으로 통용되던 소멸시효 기간을 뜬금없이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로 못박아 버렸다. 정씨는 1심 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소멸시효가 적용되면서 결국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상고까지 했으나 같은 해 5월 29일 상고심도 마찬가지였다.

정씨 측은 2014년 8월 국가배상 관련 판결 취소를 요구하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으나 2020년 11월 26일 기각됐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에야 박근혜 정권과 교감 끝에 벌어진 일임이 밝혀졌다. 2015년에 작성된 '상고법원 입법추진을 위한 협상추진 전략'과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 문건이 폭로돼 '합리적 범위 내에서 과거사 정립'이란 명분으로 국가배상을 가로막으려는 의도에서 실행된 일임이 드러났다.

자서전 수필에 "그 사건만 생각하면 창자가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고 원통해 하던 정씨는 2021년 3월 28일, 87세를 일기로 한 많은 세상을 뜨고 말았다. 국가가 폭력을 가하고 그 배상 책임마저 외면해 평범했던 남자의 일생과 가족의 삶을 철저히 망가뜨린 셈이었다.

 

한겨레신문 2021년 3월 31일 기사

4·3 완전한 명예 회복 위한 제도 개선 방향 제시

진압 공로자 서훈 취소 근거 마련, 유족 지원 등

이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주요 과제로 4·3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강화, 유족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참배에 앞서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국가폭력 가해자에 대한 서훈 취소 추진 의지를 밝혔다. 앞서 제주4·3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인물로 기록된 고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논란과 관련해 국가보훈부에 서훈 취소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그는 “고문과 사건 조작, 사법살인 등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수여된 훈·포장을 박탈하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 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 배제 법안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문도 모른 채 죽창에 찔리고 카빈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숨진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독재정권 아래 고문과 간첩 조작의 공로로 포상을 받은 수사 관계자들의 서훈을 취소하기 위해 첫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이달 초부터 1945년 창설 이래 경찰관들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7만여 개의 공적 사유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 공권력을 불합리하게 행사한 사례들이 취소 대상"이라며 "그동안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가담한 신군부 협력자에 대한 조사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공권력 남용과 관련해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왜곡과 폄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해 제도를 정비하고, 9차 희생자·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정정, 혼인·입양 특례, 보상 신청 기간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출생 신고 전 가족 사망 등으로 왜곡된 가족관계로 살아온 유족들이 호적 정정을 통해 본래 가족을 되찾게 된 사례를 언급하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족관계 정정의 확대 적용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와 평화 상징화를 위한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추진 의지도 밝혔다. 그는 “4월이 되면 우리는 추모와 애도를 이야기하지만, 제주도민이 보여준 것은 극복과 회복의 역사”라며 “마을이 불타고 식량이 고갈된 극한 상황에서도 제주 공동체는 끝내 다시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4·3의 가치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 우리 사회와 세계로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오랜 세월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을 대통령이 직접 찾아 위로해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4·3 왜곡·폄훼 처벌을 위한 특별법 개정, 공소시효 폐지, 신고 기간 연장 등 유족들이 기다려 온 과제가 제시된 만큼 중앙정부, 국회와 협력해 조속히 현실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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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 웃으며 한 말 “더 세게 나가세요”···은행원·경찰이 말려도 의심조차 못했다

수정 2026.03.31 06:08

“수업료를 너무 많이 내고 배웠습니다.”

A씨(60대)는 올해 1월 전문적인 주식 투자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SNS 채팅방에 초대됐다. 따로 강의료를 받지 않고 한 달가량 주식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경계심이 허물어질 무렵, A씨는 솔깃한 투자 제안을 받았다. 미국 자산운용사 W사의 한국지사가 운영하는 ‘중장기 노후 보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700%의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더 ‘은밀한’ 채팅방에도 초대됐다. W사 한국지사 임직원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기관과 협력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A씨는 2월 한 달간 약 11억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이는 ‘투자 사기’였다.

A씨는 30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했다”며 “투자금이 늘어날수록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가 속고 있다는 낌새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곳은 ‘은행’이었다. A씨가 가상계좌나 외국인계좌 등 범죄 의심 계좌로 거액을 송금한 내역이 은행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에 걸린 것이다. 모니터링 직원은 A씨가 추가로 송금하지 못하도록 계좌를 정지했고, 영업점에 방문하라고 안내했다.

영업점 직원은 수령 계좌가 수상하다는 점을 근거로 A씨에게 투자 사기 위험을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경찰관까지 동석했다. 그러나 A씨는 사기가 아니라면서 임시조치된 계좌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과 경찰의 말을 믿지 못한 것이다. A씨는 “당시에는 내 돈이 앱에 다 있다고 나오고, 이익이 실현되고 수익률도 정확히 산출되니까 사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사실 뒤에는 사기범이 있었다. A씨와 사기범이 라인으로 나눈 대화 내역을 보면, A씨가 은행이 자신의 계좌를 정지했다는 사실을 알리자 사기범은 “어차피 회원님 본인의 자산이고 회원님이 잘못한 게 전혀 없으니 은행에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조금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도 괜찮다”고 코치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올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태연하게 웃기까지 했다.

당시 A씨를 말렸던 은행 직원 B씨는 “피해가 커지지 않게 경찰도 부르고 최대한 시간을 지연시켰다”며 “이후로도 영업점과 모니터링팀에서 고객님과 소통했지만 굉장히 완강하셨다”고 떠올렸다.

A씨는 거래 제한이 해제되자 투자를 이어갔지만 이상 계좌로 재차 송금한 사실이 탐지되면서 계좌가 다시 정지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은행 모니터링 직원은 A씨가 속고 있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사기범의 채팅방에 잠입까지 했다.

A씨는 결국 두 번째 정지로 추가 입금이 어려워지자 돈을 빼려고 했다. 사기범은 투자금을 찾아가려면 수수료 2억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추가금도 요구했다. A씨는 그제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A씨는 현재 경찰 신고와 피해 구제 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 미국 자산운용사 한국지사 임직원이라고 사칭한 사기범이 가입을 유도한 주식거래 앱 화면. A씨 제공

■“정말 도와드리고 싶은데 피해자인 줄 몰라요”

“고객님, 다른 걸 요구 드린 게 아니라요. 가까운 경찰서에 가셔서 도와달라고 말씀하세요.”

서울 여의도 카카오뱅크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팀 사무실. 모니터링 직원 12명은 헤드셋을 끼고 사기 의심 거래 내역 등이 표시된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쉴새 없이 통화하고 있었다.

“고객님, 검사가 왜 동선을 보고하라고 하겠어요.”

휴대전화에서 악성 앱이 탐지된 70대 고객과 통화하던 직원 임모씨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해 앱을 삭제하는 데 도움을 받으라고 했다. 고객은 그러나 “은행과 통화하지 말라고 했다”며 오히려 은행을 의심했다.

임씨는 짧은 통화만으로도 고객이 누구에게 어떤 전화를 받았는지 파악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라면서 카드 발급됐다고 하죠?” “검사는 당신 계좌에 피해금이 입금됐다고 하죠?”라고 되물으며 고객에게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라고 안내했다.

“○○○님한테 돈을 받으셔서 외국인한테 돈 보내신 게 있네요. 이거 왜 보내신 거예요?”

다른 한편에선 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의 명의인과 통화가 한창이었다. 20대 고객은 지인에게 받은 돈이라고 둘러댔지만, 정작 지인의 나이와 사는 곳도 몰랐다.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사기 피해금을 중간에서 받아 송금하는 대포통장으로 의심돼 곧바로 계좌가 정지됐다.

FDS는 거래 내역이 없던 계좌에 거액을 송금하거나 적금을 해지한 뒤 이체하는 등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하루 평균 500건을 탐지하고 고객들에게 하루에 200여건 전화한다. 지난달만 해도 카카오뱅크 FDS에는 설연휴가 있었는데도 1만4000건의 이상 거래가 탐지됐다.

직원 권모씨는 “잡으면 기쁘고, 놓치면 슬프고, 피해자를 보면 안타깝고, 사기꾼들의 뻔뻔함을 보면 화가 난다”며 “이 일을 제대로 해내면 누군가의 인생이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사기가 의심된다고 고객에게 전화를 해도 은행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와 달리 사기범들의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속았다는 것을 빠르게 알아차리기 힘들어서다. 피해를 막으려고 계좌에 임시조치를 해두면 빨리 정지를 풀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거나 직원에게 울부짓는 사례도 있다.

카카오뱅크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DDS)팀 직원이 헤드셋을 착용한 채 업무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일부 부작용 있어도 통일된 매뉴얼 필요”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등이 점점 고도화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은행의 ‘임시조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고객들의 송금을 막을 수 있는 금융사의 이상거래 대응이 ‘최후의 방어선’이지만 계좌를 막으면 민원이 제기되고 고객 요청에 따라 거래 제한을 풀면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최근 은행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 현장에선 금융당국 차원의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금융사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모든 이용자 계좌의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피해 의심 계좌는 거래를 제한하는 등 임시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본인 확인 조치 결과, 피해 의심 계좌에 해당하지 않으면 임시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의 자율성을 보장한 것이지만 어디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기준이 모호하다. 임시조치 기준은 말 그대로 ‘임시’조치이고, 상당 부분 은행 자율에 맡겨져 각 금융사와 직원의 판단에 따라 피해 예방 수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로 실제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재판장 주진암)는 지난 1월 보이스피싱 피해자 C씨가 D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은행의 책임을 일부(30%) 인정해 약 4억6100만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C씨가 사기범에 속아 송금하는 과정에서 D은행이 임시조치 등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C씨는 2024년 7월29일 예금 16억원을 해지한 뒤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로 송금했다. 이를 이상 거래로 판단한 D은행은 1차 임시조치를 한 뒤 C씨에게 거래가 제한됐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C씨는 전화를 걸어 “주식 투자금을 보내려고 하는 데 안 된다”며 임시조치 해제를 요구했고, D은행은 최근 가족이나 지인이 신분증 촬영이나 계좌번호 등을 요구했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임시조치를 풀어줬다. 같은 날 C씨는 사기범 측 계좌에 총 4억600만원을 이체했다.

이를 다시 이상 거래로 판단한 D은행은 재차 임시조치를 취했으나 1차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거래 제한을 풀어줬다. 다음 날인 30일 C씨가 전날 돈을 보낸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계좌라는 것이 다른 피해자 신고로 확인됐다. 이후 D은행은 C씨와 통화하면서 “사기꾼들이니 해당 계좌로 절대 송금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문제는 C씨가 이미 사기범에게 속아 D은행 직원을 오히려 사기범으로 의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C씨는 통화에서 “내가 주식으로 돈 버는데 왜 안 된다고 그러는 거예요?” “제 돈 가지고 제 마음대로 하는건데”라고 말했고, D은행 직원은 “아 그러면 좋을 대로 하세요. 알았어요. 끊을게요”라며 통화를 종료했다. 이후 C씨의 피해액은 15억여원까지 불어났다.

재판부는 “29일 임시조치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30일 원고의 계좌에 추가 임시조치를 하지 않은 점과 임시조치 대신 이뤄진 세 차례 통화에서도 의심스러운 사정들에 대해 추가적으로 점검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임시조치 관련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양측은 모두 항소한 상태다.

피해를 키운 직접적인 불씨는 고객의 요청으로 은행이 임시조치를 풀어준 데 있다. 쟁점은 금융사가 임시조치를 풀 때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가이다. 은행 측은 고객의 의사와 무관하게 임시조치를 무한정 유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시조치를 풀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는 것뿐만 아니라 혹여라도 정상거래일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 은행권 FDS팀 관계자는 “맷집으로 버텨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임시조치 적용과 해제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피해자가 자신이 속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융사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등 금융사의 피해 예방책임도 커지는 상황이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사기 등의 사례가 워낙 다양해 일괄된 기준을 적용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부작용보다 이익이 크다면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이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려다 발생하는 불만이나 문제는 제도화를 통해 수용하는 문화가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대한 여러 직원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위해 당국 차원의 통일된 매뉴얼을 제공하는 방안은 충분히 고민해볼 여지가 있을 뿐 아니라 체계적으로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금융사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응 매뉴얼을 고도화해 가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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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kN의 굉음, 미국 본토 요격망의 종언 앞당기나?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6.03.30 12:24
  •  
  •  댓글 0
 
   
 

조선, 신형 고체 엔진 시험 성공… '대미 제압·굴복' 전략 퍼즐의 완성 단계

조선이 지난 28일 실시한 최대 추력 2,500kN(킬로뉴턴)급 신형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시험의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시험은 조선이 공언해 온 ‘전략무력 현대화’의 결정적 도약이자, 미 본토를 실질적으로 제압하여 워싱턴의 정책적 굴복을 끌어내려는 대미 전략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00kN의 물리적 파괴력: 다탄두 장착과 회피 기동

이번에 공개된 2,500kN(약 255톤f)의 추력은 기존 고체 연료 ICBM의 추정치(약 2,000kN)를 25% 이상을 상회하는 압도적 수치다. 미사일의 ‘심장’이 비약적으로 커졌다는 것은 곧 미국이 자랑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의 물리적 한계를 시험하겠다는 의지다.

2,500kN의 추력의 추력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첫째, 다탄두(MIRV)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강력해진 추진력은 미 본토 전역 타격은 물론, 3~5개의 개별 목표물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둘째, 복합 기동 및 요격 회피 능력의 확보이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활용한 경량화와 고추력(매우 강력한 추력)의 결합은 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 시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 이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불규칙학 움직이는 창’이 완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준비 시간 제로: 미국 선제타격 전략의 무력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시험을 “전략무기의 현대화에 관한 국가전략과 군사적 수요 조건에 충분히 만족된다”라고 평가한 핵심 이유는 ‘생존성’과 ‘즉응성’의 극대화에 있다.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전 연료 주입 과정에서 미국 정찰 자산에 노출되어 요격 미사일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그러나 2,500kN급 대형 고체 엔진은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Canister)에 넣어 상시 보관하다가,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즉시 발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미국에 “언제, 어디서 핵탄두가 날아올지 모른다”는 상시적 공포를 각인시켜, 미국의 선제 공격 의지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미 전략의 정점: ‘제압’을 통한 ‘전략적 굴복’ 유도

조선의 최종 목적은 미국과의 단순한 군비 경쟁이 아니다. 미국이 조선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적 굴복’이다.

이번 시험을 통해 조선은 확증 보복 능력의 고도화를 보여주었다. 즉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아 미 본토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기술적 실체로 증명했다.

요격 불가능한 ‘다탄두 고체 ICBM’의 등장은 미국 내에서 “비핵화는 이미 물 건너갔으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관리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패배주의적 여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는 미국 행정부의 정책 근간을 흔들어 조선의 요구(제재 해제, 주한미군 철수 등)에 응하게 하려는 고도의 압박 전략이다.

또한 미국이 조선에 대한 군사 공격을 단행할 수 미본토 전역을 초토화시키겠다는 군사적 제압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2,500kN의 굉음은 단순히 엔진의 출력을 보여주는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냉전 이후 지속되어 온 미국의 대조선 전략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조선 중심의 새로운 ‘힘의 균형’을 강요하는 공포의 전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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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이재명 주범 만들어야" 육성 공개…이호균 목포시장 후보 도박·차명투기도 드러나

KBS 단독 녹취, 검사가 먼저 전화 걸어 형량 거래 제안한 정황

백정화 씨 "변호사가 허위 진술 지시…해임계 제출했다" 편지 공개

이호균 후보, 도의회 의장 시절 차명으로 땅 사고 4개월 만에 처분

김원이 도당위원장, 제보 받고도 후보 적격·무감점 판정

2026-03-30 07:09:31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에게 "이재명이 완전히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 녹취가 공개됐다. KBS가 28일 밤 단독 보도한 이 녹취는 2023년 6월 19일 통화 내용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른바 '연어술파티'에서 최초의 형식적 진술을 한 지 한 달쯤 뒤, 법정 증언을 앞둔 시점이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도 같은 녹취를 확보했다.

박상용 검사 "답답해서 전화드렸습니다"

녹취 속 박상용 검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다 해 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건데." 이어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라며 김성태 관련 뇌물 수사까지 막아주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는 즉각 반박했다.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형량 거래를 제안한 것은 서민석 변호사였고 나는 거절했다"고 주장하면서 KBS 보도가 녹취를 짜깁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녹취에서 박 검사 본인이 "답답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라고 말한 대목이 남아 있다. 제안을 거절한 사람이 먼저 전화를 걸어 구체적 조건을 나열할 이유가 없다. 시민언론 민들레도 같은 지점을 짚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느냐는 본질이 아니다. 검사가 "법정에서까지 유지될 진술"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보석·추가수사 중단을 제시한 사실 자체가 형사소송법이 금지하는 불법 회유다.

백정화 씨, 2년간의 침묵 깨다

같은 날 이화영 전 부지사의 부인 백정화 씨가 박상용 검사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됐다. 백 씨는 편지에서 "비공개 재판 전날 변호사가 이화영에게 '이재명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라 변호사 해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에서 "정신 차려 이화영, 이게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지"라고 외쳤던 배경이 이것이었다. 당시 언론은 이를 '법정 부부 싸움'으로 조롱했다.

백 씨는 "김성태가 조롱 섞인 말투로 '부지사까지 하신 분이 연어, 짜장면 한 그릇에 허위 자백합니까'라고 했지만, 지금 밝혀지는 진실은 이화영이 진실을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편지 말미에 "국민 앞에 사죄하고 죄가 없으시면 당당하게 수사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2023년 7월 21일자 서한에서 "쌍방울 김성태의 스마트팜 비용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목포 이호균 후보 - 교비 36억 횡령에 상습도박, 차명투기까지

한편 뉴탐사 호남 취재 이틀째, 목포시장 경선에 뛰어든 이호균 후보의 새로운 비리 전력이 드러났다. 이호균 후보는 교비 36억 원 횡령으로 구속됐던 전력이 있는데도 민주당 정밀심사를 통과해 무감점으로 경선에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도의원 시절 상습 도박과 도의회 의장 시절 차명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추가됐다.

고소인 박정진 씨는 25일 이호균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박 씨는 뉴탐사에 이호균 후보와의 통화 녹취와 증거 자료를 제공했다. 녹취에서 이호균 후보는 "상길이 사무실하고 형님 집에서 도박할 때도 카드하고 놀 때도"라며 도박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고, 차명 토지 거래 경위도 스스로 설명했다. 뉴탐사가 확인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제의 토지는 목포시 산정동 104-169번지다. 2010년 7월 16일 경매로 취득됐고, 정모 씨와 박정진 씨 부인 등의 명의로 지분이 등기됐다. 이호균 후보 몫은 정모 씨 앞으로 올라갔다. 이호균 후보가 전남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시점이 2010년 6월이다. 의장 재직 중 차명으로 토지를 취득한 셈이다.

김원이 도당위원장, 제보 묵살

이 토지는 4개월 뒤인 2010년 11월 매각됐다. 2011년 재산 공개 전에 처분한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재산 공개에 해당 토지는 신고되지 않았다. 박정진 씨는 이런 사실을 올해 2월 15일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에게 문자로 제보했다. 도박과 차명투기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 문자를 읽었지만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후보 적격 심사와 감점 부여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뉴탐사가 이호균 후보 캠프를 직접 방문해 입장을 물었다. 캠프 관계자는 처음엔 "다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가,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하자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로 태도를 바꿨다. 녹취에 대해서는 "AI 조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균 후보 본인에게는 전화와 문자로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김원이 도당위원장에게도 메시지를 보냈지만 역시 답이 없었다. 이호균 후보 뒤에는 박지원 의원과 김원이 의원이 있다는 것이 목포 정가의 중론이다. 정청래 대표가 내건 '4무 공천'은 공정도, 정의도, 혁신도, 양심도 없는 공천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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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위기' 보면 모르나...용인 반도체의 결정적 문제 터졌다

[반도체 특별과외] 호남 RE100반도체산단으로 에너지 대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26.03.30 06:47최종 업데이트 26.03.30 06:47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국내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안산 단원구의 한 항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내 LNG 저장탱크가 보인다.연합뉴스

최근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불가항력'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예기치 못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장기 공급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다는 공식 통보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공습으로 인해 카타르 LNG 수출 용량의 약 17%가 타격을 입었으며, 시설 복구에만 최소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에너지 아킬레스건

카타르의 이번 선언은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특히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산단 가동 초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신설 LNG 발전소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LNG 수입량의 약 20~30%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단 0.1초의 정전으로도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정밀 산업입니다. LNG 수급 불균형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생산 라인은 멈출 것이며, 설령 공급이 유지되더라도 국제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수순입니다.

이미 에너지 리스크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 '반도체 산업의 아킬레스건은 에너지 공급'을 통해, LNG 발전 비중이 높은 대만의 전력 구조가 반도체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대만 정부가 민간 전력을 제한하면서까지 팹에 전력을 몰아주고 있지만, 이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대만의 반도체 생산과 LNG 수입 비교.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LNG발전 비중이 높은 대만의 경우 현 상황이 계속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거라고 내다봤습니다.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반면 일본의 행보는 주목할 만합니다.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공장을 수도인 도쿄 인근이 아닌 홋카이도에 건설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지역입니다. 막대한 송전 비용과 전력 손실을 감수하며 전기를 끌어오는 대신, 에너지가 풍부한 곳으로 공장이 직접 찾아간 것입니다. 이는 미래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경제성의 역전: LCOE가 말하는 미래

흔히 LNG가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을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LCOE는 발전소의 건설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총비용을 총 발전량으로 나눈 지표로, 에너지원의 실질적인 경제성을 나타냅니다.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의 LCOE는 2035년까지 2023년 대비 최대 41% 하락하여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LNG는 국제 정세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고,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환경 비용이 추가되면 경제적 이점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에너지는 결국 우리 땅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뿐입니다.

지난 1월 2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연합뉴스

재생에너지를 요구하는 글로벌 시장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2030년 이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반도체만을 공급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용인의 LNG 발전소 전기로 생산한 반도체는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탄소 라벨이라는 비관세 장벽에 가로막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험이 큽니다.

해법은 호남 RE100 반도체 산단

해법은 명확합니다. 일본이 홋카이도를 선택했듯, 우리도 재생에너지의 보고인 호남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호남은 국내 태양광 및 해상풍력 잠재량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굳이 수도권까지 막대한 비용과 갈등을 유발하는 송전탑을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호남에 RE100 반도체 산단을 구축하면 세 가지 핵심 과제가 동시에 해결됩니다. 첫째, 수입 LNG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전력망 구축이 가능해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습니다. 둘째, RE100 달성으로 탄소 무역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방에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토균형발전이 가능합니다.

카타르발 에너지 쇼크는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일희일비하는 LNG 의존 전략을 버리고, 호남의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에너지 대전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반도체 #호남RE100반도체산단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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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칼럼] ‘민심’과 ‘명심’

전우용 역사학자

histopi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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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가 민심 따라야 하는 것이 민주공화정

세상은 지금 근왕주의·귀족주의 부활하는 듯

미국은 트럼프에 신음, 한국은 윤석열 내쫓아

그럼에도 ‘명심팔이’ 너무 심한 지방선거 국면

민주공화국 공직자라면 간신 습성부터 버려야

'진해군항제' 개막일인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학생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2026.3.27. 연합뉴스

현재의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자리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주차 헌병대 사령부가 있었다. 사령부에서는 매일 정오에 공포탄 대포를 쏘아 시각을 알렸는데, 이를 ‘오포(午砲)’라 했다. 남산 기슭 일본인 집거지의 시계포 주인들은 오포 소리에 맞춰 시계 바늘 위치를 조정했다. 사람들은 일본 헌병대가 어떻게 정확한 시각을 아는지에 궁금증을 품었다.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는 ‘헌병들이 망원경으로 일본인 시계포의 시계를 보고 오포를 쏜다’는 것이었다. 사실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전신선을 이용해 매 시각 전 세계로 발신하는 ‘시보(時報)’에 따른 것이었지만, 대다수 ‘조선인’은 일제 식민통치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이 이야기에 담았다. 조선총독부를 ‘절대 지지’하는 조선 거주 일본인들과 그들의 ‘여론’에만 신경을 쓰는 총독부 권력의 결탁구조가, 조선인들이 생각한 식민통치의 본질이었다. 실제로 총독 정치의 혜택은 주로 조선 거주 일본인들에게 돌아갔다.

‘지당하시옵니다’ 아첨 속에 묻혀지는 민심=천심

왕은 하늘의 명을 받아 세상을 다스리며, 사대부는 하늘의 뜻을 살펴 왕을 보필한다는 것이 전근대 한자문화권의 보편적인 정치관이었다. 하늘은 자기 뜻을 백성의 마음=민심(民心)으로 드러내니, 여기에서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왕이 민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려고 할 때 목숨 걸고 간(諫)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민심따위는 아랑곳 없이 왕의 비위만 맞추려 드는 신하를 ‘간신(奸臣)’이라고 했다. 왕조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아니되옵니다”나 “통촉하시옵소서”는 충신이 자주 쓰는 말이었고, “지당하시옵니다”나 “영명하시옵니다”는 간신이 늘 입에 담는 말이었다.

민주공화정은 ‘민심’을 ‘천심이 표현되는 것’에서 ‘천심 그 자체’로 전변시켰다. 국민들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자도 ‘민심을 살피는 자’에서 ‘민심에 따르는 자’로 바뀌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에서 민주와 공화의 이념이 퇴조하고 근왕주의와 귀족주의가 부활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뒤, 오랜 세월 민주주의의 ‘원조(元祖)’이자 모범 구실을 해온 미국의 도덕적, 규범적 권위가 급속히 무너져내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을 분열시켰고, 약탈적인 관세정책으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켰으며 급기야 이란을 상대로 명분없는 전쟁까지 일으켰다. 최근에는 트럼프 일가 또는 측근들이 전쟁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정황도 드러났다.

‘트럼프 왕’ ‘윤석열 왕’에게 절대 충성하는 현대판 간신들

그런데도 미국 정부 관리들은 트럼프를 ‘신격화’하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거의 매일 말을 바꾸는 트럼프를 두둔하기 위해 스스로 바보가 되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국 재무부는 100달러짜리 지폐에 트럼프의 서명을 넣겠다고까지 한다.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의 마음만 얻으면 된다’는 확신으로 똘똘 뭉친 듯하다. 미국의 민심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졌고 관리 몇 명도 트럼프의 ‘망녕된 행동’을 비판하며 자진사퇴했지만, 그럴 수록 미국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에게만 ‘절대 충성’하는 현대판 간신들의 구성비는 높아졌다. 전쟁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의 이름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겠다는 트럼프의 망언을 뒷받침한 것은, 그에게 ‘절대 충성’하는 간신들이었다. 유사 이래 폭군과 혼군, 암군의 짝은 언제나 간신이었다. 미국에서 반(反) 트럼프 시위의 구호를 ‘No Kings'로 압축시킨 건, 역설적으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다.

우리나라에서도 윤석열 정권 때 통일부 장관 김영호는 “대한민국 국민 5천만 명이 모두 주권자로서 권력을 직접 행사한다면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국민이 일단 대통령을 선출한 이상, 대통령은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논리로서 “군주는 오직 신에게만 책임지며, 국민은 왕이 어떤 짓을 해도 비판할 수 없다”던 17세기 ‘왕권신수설’의 완벽한 재현이었다. 12.3 내란 당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절대 다수가 헌법 유린과 민간인 학살 기획에까지 동조했던 건 이런 왕조시대 ‘간신의 덕목’을 공유했기 때문이고, 내란이 실패로 끝난 지금까지 한국의 극우세력이 ‘윤 어게인’을 부르짖는 것도 대통령을 헌법 위에 놓는 왕조시대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미국과 한국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왕조의 망령’을 부활시키는 것은 전 세계 극우세력 공통의 욕망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에서 ‘왕’이 새로 출현한 이 때, 한국인들은 ‘왕’을 끌어내렸다는 점이다.

‘명심’ 매달리는 정치인들, 왕조시대 간신과 무엇이 다른가

그런데 상대적으로 민주와 공화의 원칙을 중시하는 민주당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 중에도 ‘왕조의 망령’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람이 적지 않은 듯하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후보자들의 홍보 메시지가 매일 서너 건씩 휴대전화기로 들어온다. 얼핏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모든 곳에 출마했나 착각할 정도로 모든 후보자가 ‘명심’을 앞세운다. 그들은 저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제일 잘 아는 사람,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믿는 사람,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잘 어울릴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 번 당정청이 ‘검찰개혁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담론이 지배적이었다. 많은 정치인과 인플루언서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뜻’이 어떤지를 살피기보다는 ‘대통령의 뜻이 정해졌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자기가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아니, 대통령의 뜻에 반발하는 자들은 다 ‘반명’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임금의 뜻을 거역하는 것은 역적 짓”이라던 옛날의 간신들과 무엇이 다른가?

전우용 역사학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워낙 높으니 정치인들이 그의 옆에 서려는 욕망을 품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공언했듯이,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국민이 하는 것’이며, ‘정치인은 국민의 도구일 뿐’이다. 게다가 대통령은 바쁜 와중에도 국민들과 SNS로 직접 소통하며 그 뜻을 따르려 애쓰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공직자라면 왕조시대 간신의 습성부터 버려야 한다. 자기가 ‘명심’에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자랑할 게 아니라, ‘민심’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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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등판에 흔들리는 국힘… 매일신문도 “국힘 뻘짓”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3/30 09:23
  • 수정일
    2026/03/30 09:2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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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절체절명 위기, 퇴행 거듭하니 민심 돌아서”

윤석열 못 놓는 국힘에 이명박 전 대통령 “AI도 보기 부끄러울 것”

중동 전쟁 장기화… 동아 “전쟁 추경, 무리한 경기부양 아닌 충격 최소화”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3.30 07:35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2016년 대구 수성구 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경력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민주당 지지 여론이 높은 가운데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게 지역 분위기”(한국일보), “수도권에선 예수님이 후보로 나와도 안될판이라는 자조가 나온 지 오래”(서울신문)라는 일간지 비판이 나온다. 대구·경북 일간지도 국민의힘이 자성하지 않는다면 ‘안방’으로 여겨지는 대구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힘, 김부겸 등판에 안방 빼앗길 위기 “국힘 뻘짓에 등판한 것”

주요 일간지는 진보·보수 등 정치성향을 막론하고 30일 지면을 통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게 되면서 위기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1995년 이후 한 번도 진보진영에 자리를 내주지 않은 안방을 빼앗길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3월30일자 조선일보 8면.

서울신문은 1면 <“李, 얄밉게 잘한다 아이가”… 흔들리는 대구 민심> 보도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의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대구가 ‘최대 격전지’라는 정치권 평가를 실감케 한다”며 “현장에선 투표 양상의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민주당의 동진’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8면 <與, 김부겸 앞세워 영남 동진… 野 이정현은 호남 출마 시사> 보도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자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에도 당력을 쏟는 모양새”라며 “민주당은 6월 시·도지사 선거에서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3월30일자 매일신문 1면. 기사 본문 위치는 편집했습니다.

매일신문도 1면 <국힘 뻘짓에 김부겸 등판, 공천 농단 장동혁 책임론> 보도에서 “(김 전 총리 등판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지리멸렬한 데다 공천 내홍이라는 ‘헛발질’까지 벌이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시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 이목을 끄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2030 청년층과 6070 고령층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일보는 12면 <70대마저 국힘에 등 돌렸다… 2030도 이탈 가속화> 보도에서 “(2030 청년층에 이어) 전통적 지지기반인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겨냥한 ‘세대 포위론’을 구상했던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중앙일보는 “지지층도 다 돌아서고 지역적으론 대구·경북 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쟁을 앞두고 최후방마저 초토화된 상황”이라는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를 전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5면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조차 찾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5면 <8번 중 5번 보수가 차지했던 경기지사, 후보조차 못 찾는 국민의힘> 보도에서 “국민의힘의 ‘경기도지사 후보 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등판론’이 힘을 얻으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이 불출마에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보수 정당이 구인난에 빠진 초유의 사태에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다가 수도권과 중도층에 외면받고 있는 당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3월30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김부겸 대구 출마가 흔드는 지방선거, 벼랑 끝 선 제1야당> 사설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수성을 위협받는 것 자체로 국민의힘엔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정권교체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쇄신은커녕 퇴행을 거듭하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게 지역 분위기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국민의힘은) 이젠 ‘TK 자민련’도 아닌 ‘경북 자민련’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비상한 상황에도 국민의힘이 각성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으니, 참담할 따름”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도 사설 <하다 하다 ‘경북당’… 보수 완전 몰락으로 가는 국민의힘>에서 “수도권에서는 ‘예수님이 후보로 나와도 안 될 판’이라는 자조가 나온 지 오래”라며 “지방선거를 보수 회생의 전기로 만드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다면 가장 큰 공로자는 장 대표다. 장 대표가 보수 완전 몰락의 엄청난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3월30일자 영남일보 사설

대구·경북 일간지도 사설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영남일보는 <‘우리가 남이가’는 옛말, 대구민심은 최선을 원한다> 사설에서 “김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세 후보로 떠오른 데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오만’이 결정적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식의 태도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거물급 대안’의 등판을 불렀다”며 “국민의힘은 대구시장실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북일보도 <국민의힘 공천 갈등, 결국 김부겸을 불러냈다> 사설을 통해 “대구는 시장 공백 장기화와 지역 현안 누적 속에서 유권자들은 정당이 아닌 인물과 비전을 보기 시작했다”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만든 혼란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그 공백은 결국 여당에게 기회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중앙일보 1면

MB의 비판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AI도 보기 부끄러울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를 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진단이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를 1면에 게재하고, 그가 본 국민의힘 문제점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보수는(2024년 총선 이후 정국에서)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다. 참패한 정당임에도 공천이 잘못된 것인지, 당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게다가 분열까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씨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희망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참패한 보수가 미래를 보고 나가야지 이미 지나간 과거인 윤 전 대통령을 가지고 갈라져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윤씨를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AI 시대가 오고 있는데, AI도 보기 부끄러울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란과의 전쟁 파병을 요청한 점에 대해 “미국은 그래도 믿는 나라에 요청한 거다. 참전 요청은 아니니 긴밀히 대화해 역할을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의 한·미 관계를 위해 같이하면서도 반걸음이라도 앞서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대해 “문재인 정부 검찰이 없는 거 만들어 강압수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쟁 장기화에 경제 위기 우려… “홍해 항로 봉쇄 우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가 오고 있다. 유가가 급등한 것에 이어, 원재료비 상승으로 농가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경향신문은 1면 <“부직포·비닐 없어 올 농사 포기할 판”> 보도를 통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각종 작물을 파종하는 영농철을 앞둔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며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농업용 비닐·부직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면세유, 비료 등 농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1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 우려까지 나온다. 홍해 인근에 있는 후티 반군(예멘의 친이란 반군)까지 참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1면 <홍해 틀어진 후티 참전, 韓 ‘유럽 수출길 비상’> 보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다른 중동의 글로벌 물류 동맥이며 한국에선 ‘유럽 수출 길목’으로 통하는 홍해 항로마저 안정적인 항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홍해 항로 봉쇄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충격파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3월30일자 한겨레 사설

전쟁 장기화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흔들리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추경을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 <‘성장률 2%’ 다시 흔들, 추경 서두르고 빚투 자제해야>에서 “국회와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와 집행을 서둘러 경기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고, 개인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과도한 ‘영끌’이나 ‘빚투’를 자제해야 한다”며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전쟁 장기화에 성장전망도 하향, 추경 신속처리해야>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추경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둔 ‘현금 살포용’이라며 추경안 처리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중고로 서민들은 벼랑에 몰려 있고, 중소기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전시 상황임을 국민의힘이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3월30일자 동아일보 사설

하지만 동아일보는 신중한 추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금성 지원을 자제하고 전쟁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중동 사태로 성장률 먹구름… 경기 부양보다 충격 완화가 우선> 사설에서 “이번 ‘전쟁 추경’은 규모가 큰 데다 민생회복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이 포함된 것도 사실”이라며 “인플레를 자극할 무리한 경기 부양보다 충격 최소화와 위기 장기화 대비에 초점을 맞춰야 부작용이 적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OECD 한국 성장률 0.4%p 낮춰, 위기 취약국 2위 지목>에서 “OECD는 ‘정부 정책이 적시에 이뤄져야 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가계와 기업에 집중해야 하며, 에너지 절약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위기 대응 방안을 권고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추진 중인 2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이런 방향에서 집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명 주범 되는 자백 있어야” 검사 녹취 논란… 국민일보 “전문 공개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이재명이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며 진술을 회유한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논란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용 검사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다. 공익제보자니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자신에게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고, 이화영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하는 감형 거래를 제안했고, 자신이 이를 반박했다고 밝혔다. 또 서 변호사가 녹취록을 악의적으로 발췌했다며 대화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관련기사

▲3월30일자 경향신문 4면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4면 <민주당, ‘이화영 진술 회유 의혹’ 녹취 공개> 보도에서 “(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대한 심판론을 띄우며 국정조사 정국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월30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녹취 일부 공개가 아닌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검사 녹취 논란… 취사선택 대신 전문 공개로 진실 밝혀야>에서 “녹취의 전후 맥락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민주당은 ‘차차 공개하겠다’며 소극적인 모양새다.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를 조사한다면서 녹취를 일부만 공개하는 건 국정조사를 정치 공세로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서 변호사는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청주시장 예비후보다. 진실을 파악하려면 박 검사 발언의 전후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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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유족’ 만난 이 대통령, “국가폭력 시효 배제”

경찰, ‘고문·간첩조작’ 이근안·박처원 서훈 취소 착수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3.29 15:23
  •  
  •  수정 2026.03.29 15:33
  •  
  •  댓글 0
 
29일 제주시에서 '4.3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29일 제주시에서 '4.3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서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그리고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 

「제78주년 4·3추념식」을 앞둔 29일 제주시에서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을 같이 한 이재명 대통령이 “제가 대통령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추념식이라 이번에 꼭 그 시기에 맞춰 참석하고자 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이미 윤석열 정권 당시에 우리가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재입법을 통해서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 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유족과 제주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4·3 왜곡·폄훼 방지 법률 제정,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 관계 작성 및 정전,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 연장, △제주 4·3 기록관 건립,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 △희생자 신원 확인, △유족회 지원 법적 근거 마련 등을 거론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오찬 간담회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한규·문대림·위성곤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장범 제주 4·3희생자 유족회 회장, 임문철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 오인권 제주 4·3 생존 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결정을 통해 유가족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인 고계순(48년생)씨가 참석하여 “70여년 만에 한을 풀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고계순씨는 생부가 출생신고를 하기도 전에 피살당하여 작은아버지의 딸로 호적에 등록된 채 살아왔으나, 지난 2월 4·3위원회가 친아버지와의 친자관계를 인정함에 따라 가족관계를 정정할 수 있었다”고 강 대변인 전했다. 

29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은 이 대통령 부부. [사진 갈무리-KTV]
29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은 이 대통령 부부. [사진 갈무리-KTV]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 1만 5,126위의 위패를 모신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을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방명록에 남겼다. 

이날 별도 SNS 메시지를 통해서는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 고문과 간첩 조작 공로로 포상을 받은 수사 관계자들의 서훈을 취소하기 위해 경찰이 첫 전수조사에 착수했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남영동 대공분실 책임자였던 박처원 등이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고문과 사건조작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최악의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 참배를 간다. 영문도 모른채 이유 없이 죽창에 찔리고 카빈 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죽은 원혼들의 명복을 빈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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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SBS 박살내자!”…184차 촛불대행진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3/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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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84차 촛불대행진’이 28일 오후 4시 대법원 인근인 서울 서초역 7번 출구에서 진행됐다. 

 

  © 김영란 기자


‘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SBS 박살내자!’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2,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112명의 국회의원이 조희대 탄핵안 발의에 서명했고 이제 본회의에 상정한 다음 표결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속도를 더 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작 방송은 모든 기득권이 총동원된 공작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누가 언론에 가짜 뉴스로 사람의 존엄과 명예를 함부로 짓밟을 권력을 주었나”라면서 구호를 외쳤다.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달인 뻔뻔극치 SBS 박살내자!”

“틈을 주면 살아난다! 보완수사권 박탈하라!”

“침략전쟁 파병강요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한서진 경기촛불행동 신임 공동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가 코앞이다. 하지만 아직 탄핵소추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수가 되지는 않았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당론 채택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우려 때문이라지만, 사법부 개혁, 검찰개혁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된 사실이 있다. 민심의 뜻대로 개혁을 밀어붙이면 국민은 박수를 쳐 준다”라고 강조했다. 

 

또 “조폭 연루설을 방송했던 (SBS) PD가 이 방송 제작 후, 다른 부서로 옮긴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면서 “언론, 국힘당, 법원, 검찰까지 다 동원되었는데 국정원 같은 정보기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끝까지 추적해야 하지 않겠나!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한서진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것은 검찰개혁도 하고 사법개혁도 하고 하는데 정작 그 당사자들의 인적 청산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이제 인적 청산도 같이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조희대 탄핵 관련 국회 상황을 설명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조희대 탄핵안이 올라가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진행해야 하며 표결하지 않으면 그대로 파기된다. 

 

그런데 민주당 내에서 아직 당론으로 결정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 내 상황을 검토해서 31일 올릴지, 아니면 4월에 다시 본회의를 열고 그때 올릴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결단하려면 조희대 탄핵 열기가 다시 끓어올라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힘 모아주면 우리는 여러분의 대의기관으로서 여러분과 했던 약속, 조희대 탄핵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유장희 청년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대선 개입 내란 공범 조희대는 법정 재판석이 아니라 수사받고 재판받아야 할 범죄자 아닌가?”라고 묻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조희대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국회에서 조희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을 철저히 개혁하기 위한 대원칙은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라면서 “보완수사권도 수사권”이기에 “보완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해 더 밀어붙이자”라고 호소했다. 

 

▲ 한창민 대표(왼쪽)와 유장희 사무국장.  © 김영란 기자


촛불행동은 며칠 전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득우 조선일보폐간 시민실천단장을 위원장에 위촉했다. 

 

이득우 위원장은 “2023년 5월, 내란 수괴 윤석열의 ‘건폭몰이’에 분신으로 항거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죽음을 왜곡한 악마 같은 보도와 관련”해서 “지난 3월 18일에 조선일보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라고 소개하며 “이 사건은 수세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언론과 검찰을 동원한 대표적인 검언유착 조작 사건”이라면서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윤석열과 조선일보, 검찰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SBS나 조선일보처럼 조작 보도, 공작 보도를 일삼는 사회적 흉기들은 언론계에서 퇴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범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특히 12.3계엄 당시 KBS의 내란 동조 방송 의혹”과 “「대법원, 비상계엄 관련 긴급 심야 간부회의 진행」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 경위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숙 서울자주연합 준비위원장은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파병을 강요하고 있다. 군함을 파견하면 어떻게 되겠나? 이란의 표적이 돼서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우리의 민생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침략전쟁의 가담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 바로 자주와 균형의 외교”라면서 “한국은 이란과의 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서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의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군사적 개입이 아니라 외교적 협상으로 우리의 주권과 안보, 경제와 에너지를 지켜야 한다. 실제로 다수의 국가가 군사적 충돌 속에서도 외교 채널을 통해 자국 선박의 안전을 확보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 최형숙 준비위원장(왼쪽)과 이득우 위원장.  © 김영란 기자


집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고속터미널까지 행진했다. 

 

▲ 가수 임대한 씨가 「그대가 있어서」, 「나가자! 싸우자!」, 「촛불로 몰아쳐」, 「천하무적 촛불」을 불렀다. 왼쪽은 최은비 씨.  © 김영란 기자

 

▲ 가수 백자 씨가 「니가 가라 호르무즈」, 「피묻은 펜대를 이제 멈춰」, 「촛불찬가」, 「그날이 올 때까지」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데스노트’에 교도소에 가야 할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 왔다.”  © 김영란 기자

 

▲ “미국과 이란전쟁 때문에 쓰레기봉투 대란이 있어서 고객들이랑 마찰이 있는데 우리는 똑같이 대한민국 사람인데 미국 때문에 싸워야 하는 게 너무 짜증 난다.” -부산에서 온 남매  © 김영란 기자

 

▲ “조희대를 탄핵하자!” -부천에서 온 시민  © 김영란 기자

 

▲ “국회는 무엇을 망설이는가! 역풍 걱정한다는데 조희대 탄핵 안 하다가 역풍 맞는다!” -변은혜 노원중랑촛불행동 대표  © 김영란 기자

 

▲ “이른바 ‘논두렁 시계’ 거짓 보도로 노무현 대통령을 잃게 만든 SBS.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해 검찰, 사법부를 비롯한 내란세력과 또 손을 잡았던 것 아닌가?” -윤현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  © 김영란 기자

 

▲ “미국의 침략전쟁이 우스운 꼴이 되고 있다. 미국이 자랑하던 전투기는 격추당하고 항공모함은 불에 타 도망갔다. 심지어 트럼프 지지자들조차도 전쟁을 끝내자고 한다. 자국에서도 외면받고 국제적으로 외면하는 이 침략전쟁에 우리 청년을 보낼 이유가 있나?” -안정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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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다주택 공무원 승진 배제 검토? 사실 아냐”…보도 시정 요구

“靑, 집 팔라 말라 안 해…사실 아닌 보도, 주택정책 신뢰도 심히 훼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승진 배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X’(옛 트위터)에 <다주택 5급 이상 공무원…靑 “승진 배제 방안 검토”>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정부가 특별관계에 있는 다주택 공직자들을 승진배제하며 사실상 주택 매각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 아닌 보도는 현 정부의 주택정책 신뢰도를 심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동아는 해당 기사에서 청와대가 27일 “관계 부처와 청와대에서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다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며, “부동산 보유 조사 결과물을 5급 이상 공무원의 핵심 인사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보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라인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공직사회 전반으로 다주택 처분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청와대는 다주택 공직자에게 집을 팔아라 말아라 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세제, 금융, 규제 권한 행사만으로도 충분히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5급 이상 공직자라도 손해와 위험을 감수하며 다주택을 유지하겠다면 그것은 그의 자유이고 그 결과인 손실은 그의 책임일 뿐”이라며 “청와대가 다주택 미해소를 이유로 승진배제 불이익을 주며 사실상 매각을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에게 주택보유 자체는 재산증식 수단이 못될 것을 알려주어 그들에게 손실을 피할 기회를 주는 것은 몰라도, 공직자들에게 매도 압박을 가한다는 것은 주택안정 정책의 효과가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종전에 ‘매각 권유는 할지언정 매각 압박을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경위로 취재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5급 이상 승진배제를 검토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없다”며 “정치적 고려나 사적이익 개입이 없다면 치밀하고 일관된 정책만으로도 집값은 분명히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아일보의 해당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이후 동아일보는 <靑, ‘다주택 5급 승진 배제’ 추진 않기로…李 “손실은 본인 책임”>이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내고 “청와대가 5급 사무관 이상 공직자 가운데 다주택·비거주 고가주택·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승진, 임용 등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청와대 내부에선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한 뒤 5급 이상 공무원 인사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대통령에겐 불이익을 주고 다주택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내 취지에 반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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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5주째 완강한 이란…"미국이 밀리고 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3/29 08:37
  • 수정일
    2026/03/29 08: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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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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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3.28 16:00

  • 수정 2026.03.29 04:55

  • 댓글 0

'2차 대전 후 서방의 최대 전략적 실패' 평가도

최후통첩 두 번 연기에도 이란 수용 가능성 없어

미국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이란, 호르무즈 봉쇄로 분쟁의 세계화에 성공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한국 호르무즈 통행 가능 우호국 분류될 수도

미국 하루 전쟁 비용 300억~400억 달러 출혈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게 갈수록 불리

 

2025년 10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왕권 반대"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왕관 그림에 X 표시가 된 "왕권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5.10.18.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이 과제(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과소평가했고, 약 2주 전쯤 이란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본다. 실제로 이란 정권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이미 (‘12일 전쟁’이 벌어진) 지난해 6월부터 무기를 분산 배치하고 무기 사용 권한을 (각 지역 책임자들에게) 위임하는 등 현명한 결정을 내렸고, 이는 그들에게 추가적인 회복력을 제공했다. 그들은 해협을 통해 분쟁을 국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globalised not internationalised)했다. 그들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당히 잘 대처해 왔다.”

가디언이 27일 전한 영국 정보기관 MI6의 전 국장 알렉스 영거의 얘기다. 이 신문은 이어서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이스라엘 담당 선임 분석가인 마이라브 존스자인의 다음과 같은 말도 인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의 가장 큰 전략적 실패 중의 하나이며, (중동)지역 지정학과 세계 경제에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이 뼈아프게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존스자인은 미국이 원래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새로운 문제만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나는 절박함과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에 반박하면서 절박한 쪽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왼쪽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오른쪽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 가디언 3월 27일

최후통첩 두 번 연기했으나 수용 가능성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이란의 에너지·발전시설을 초토화하겠다던 최후통첩을 지난 23일 5일간 연기한 데 이어 26일 그 시한을 4월 6일 오후 6시(한국시각 7일 오전 9시)까지로 10일을 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란이 미국의 15개 항목의 정전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 뒤 “앞으로 몇 주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이 끝나면 그들은 최근 역사상 가장 약해진 상태일 것”이라며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군사작전이 예정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협상을 간청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수정된 15개항 계획에 담긴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들을 재차 강조했다. 우라늄 농축 및 비축 금지, 농축 우라늄 반출 금지, 미사일 능력 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27일간의 맹공격 이후 이란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정권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가디언 3월 27일

이란은 미국 주장 계속 부인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면서 “햡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부인하고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 3척을 되돌려 보냈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국 적대세력의 동맹국 및 지지국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은 통행이 금지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는 이날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며 이란이 선박 몇 척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얘기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조치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한 무기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추가 목표물과 지역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이란 담당관 출신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추가 10일 시한이 만료될 때까지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15개 항의 협상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포기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걸프 연안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 확대(확전 escalation)나 철수(retreat), 또는 이란이 제안한 것에 가까운 협상안 등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며, 무력 사용을 통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유엔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유럽도 G7도 거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썼다. 이란은 전쟁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피해 배상, 호르무즈 해셥 통제권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협 통행세 징수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통행세를 징수할 경우 그 액수는 매년 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도 나와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1980-1988)을 제외하고 유사 이래 막힌 적 없었던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 정권의 이란 공갹으로 막혔고, 미국-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발전시설 공격에 대한 최후통첩에도 열릴 기미가 없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현재 해협 통행을 막는 유일한 요인은 이란의 선박 포격”이라 주장했으나,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이 공격한 선박 수는 많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있는 것은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공격 위협에 떨고 있는 선사와 유조선 소유주, 보험사들의 불안이다.

그 결과 세계 원유 수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가 사실상 봉쇄돼 평시 선박 통행의 95%가 차단되면서 매일 1000만~1300만 배럴의 석유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는 이란의 세계경제 교란 전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히 높은 가격이지만, 문제는 석유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화학물질과 헬륨, 금속, 비료 등의 운송통로이기도 하다. 비료값이 오르면 식품값도 오르고, 식품포장용 플라스틱 재료값도 오른다. 자동차 부품값, 의약품 재료비도 오른다.

한국도 통행 가능한 이란의 우호국가?

이란 의회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으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도와 일본, 파키스탄, 중국과 함께 한국도 이란에 비적대적인 우호 국가들(favoured non-hostile nations such as India, Japan, Pakistan, South Korea and China)에 포함돼 소속 유조선들 통행이 허용되거나 더 싼 통행료를 내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27일 보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테라 위성의 MODIS 위성이 2025년 2월 5일에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과 그 주변. 2026년 3월 25일,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평화안을 전달하며 거의 한 달간 지속된 전쟁 종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고, 테헤란은 "비적대적"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4주간의 전쟁 이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다.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호르무즈 봉쇄로 미국-이란 전쟁을 ‘세계화’하는 데 성공한 이란 전략의 성공과 패배는 유가와 미사일 발사대 보유량에 따라 갈릴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이미 넘어선 유가는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를 무력으로 풀려고 할 경우 더 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발사대 보유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보당국 사정에 밝흔 소식통 5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전력 중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은 약 3분의 1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으며, 드론 또한 3분의 1 정도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거의 다 또는 사실상 완전히 파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란은 지금도 이스라엘 등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루 10~20차례씩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의 소규모 공격은 미사일과 드론 보유량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요격 전력을 고갈시키면서 결정적인 대규모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들이 많다.

미국이 수 천명의 해병대와 공수부대원들을 중동에 추가 파병한 가운데 하르그 섬등 이란 영토를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돌고 있으나, 이란의 부통령 가운데 한 명인 에스마엘 사갑 에스파하니는 미군이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사우디 서쪽 홍해 항구 얀부와 동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 석유단지를 공격할 것이라 위협하면서 ”(미군이) 이란 땅에 발은 딛는 순간 유가는 최저 150달러로 치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루 전쟁비용 300억~400억 달러

원래 나흘 정도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전쟁이 4주를 넘어가고 있고, 미국은 하루 약 300억~400억 달러, 이스라엘은 하루 3억 달러의 전쟁비용을 지출하면서 연일 이란을 공격하고 있으나, MI6 국장 알렉스 영거와 ICG의 분석가 마이라브 존스자인 등이 지적했듯이, 이 전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는 논평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전 부통령 재임 시절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필립 고든도 ”이란이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미국이 요구조건 수락을 고집하며 길게 끌고 갈수록 모두가 더 큰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 불리

미국 국내 정치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단체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커트 밀스 사무총장은 “이란 전쟁은 트럼프의 업적을 좌우할 것” 라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그의 두 번째 임기는 이란 전쟁으로만 기억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을 강행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그렇게 해서 실패한 대통령의 한 전형으로 거론했다.

반면에 이란 정권 내부에서는 전쟁 초기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트럼프가 선호하는 지도자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군이 자신들의 장군들이 망쳐놓은 것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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