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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항료와 무너진 국제질서의 대가

  • 이경렬 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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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4.06 08:00
  •  
  •  댓글 1
 
 
 

호르무즈 해협에 통항료를 매기겠다는 이란의 구상이 국제사회를 흔들고 있다. 이란은 오만과 함께 해협통과 선박 관리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이해하지 못할 맥락은 아니다. 전쟁과 제재에 맞서 해협을 전략적 지렛대로 삼겠다는 얘기다. 지금의 테헤란은 평시 국가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공격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전쟁 피해국이다. 배상은 막막하고 제재는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복구비용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그들에게 호르무즈는 유일한 실효적 카드다. 이를 활용하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계산이다.

사실 좁은 해협을 장악하고 통행세를 받는 행태는 역사적으로 낯설지 않다. 고대 비잔티온(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세를 물려 로도스와 충돌했다. 덴마크는 15세기부터 1857년까지 외레순드 해협에서 이른바 ‘사운드 톨(Sound Toll)’을 거두어 국부를 쌓았다. 요충지를 점유한 국가가 지리적 이점을 권력으로 변환하고, 그 권력을 다시 경제적 이득으로 바꾸는 행위는 오래된 지정학적 상식이었다. 따라서 이번 구상은 갑작스러운 광기라기보다 국제 질서가 흔들릴 때마다 고개를 드는 오래 된 논리의 귀환이다.

국제사회는 바로 이러한 구시대적 질서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 해양법 체계를 구축해 왔다. 1958년 제네바 해양법 체제가 관행을 성문화했다면,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국제 해협을 연안국의 사유지가 아니라 세계 교역의 공적 동맥으로 정의했다. 특히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는 모든 선박과 항공기의 ‘통과통항권’(Transit Passage)을 보장하며, 연안국이 이를 방해하거나 정지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현대 국제법의 잣대로 볼 때는 이란의 사정이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호르무즈 통항료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그러나 이란과 오만 측의 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은 협약에 서명만 했을 뿐 비준하지 않았기에 해협 통과 규칙은 협약 당사국들 사이의 계약적 권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오만 역시 안보와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국제 해협의 본질적 성격을 뒤집지는 못한다. 호르무즈처럼 공해와 공해를 잇는 해협에서 연안국의 주권은 반드시 자유 통항의 원칙 위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만약 통항료를 무력으로 강제한다면 이는 해양법 위반을 넘어선 또 다른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화살을 이란에게만 돌리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근원적인 책임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다. 다수의 법률가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이 과연 유엔 헌장상의 자위권 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란 내 인명 피해는 급증했고 의료물자 부족 등 인도적 위기도 심각해졌다. 결국 지금의 사태는 이란의 갑작스러운 탐욕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먼저 파괴한 국제법의 시신이 병목지대의 무기화라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원인 제공자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면 해법 또한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호르무즈 통항료와 봉쇄의 직접 피해자는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평상시 호르무즈는 세계 석유와 LNG 흐름의 약 5분의 1을 떠받치고 있다. 전쟁과 해협 차단 우려가 커지자 4월 2일 하루에만 WTI는 11% 넘게, 브렌트유는 8% 가까이 뛰었다. 40개국이 해협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호르무즈가 선례가 되면 언젠가 말라카 해협을 둘러싼 유혹도 더 커질 수 있다. 병목을 쥔 국가가 안보와 피해 회복을 명분으로 통행의 가격을 매기기 시작하면 세계 해상교통의 규칙은 급속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전개도 대체로 읽힌다. 이란은 통항료 부과를 더 제도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선 선별적 통과 허용과 무력에 의한 강제집행을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란은 인도, 필리핀, 일본 등 선박에는 안전통과를 허용했고, 러시아는 자국에는 해협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모두에게 닫는 봉쇄보다 누구에게 열고 누구에게 닫을지를 정하는 방식이 더 강한 지렛대가 된다. 국제사회는 군사행동만으로는 해협을 다시 열기 어렵다는 현실을 점점 더 인정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무력에 의한 해협 개방은 비현실적이라고 한 말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통항료를 합법화함으로써 해법을 찾으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러나 전쟁의 막심한 피해국 이란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은 이루어져야 한다. 잘못한 일도 없이 극도로 피폐해진 이란 국민의 삶을 복구할 방안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란이 통항료와 해협 무기화를 포기하고 완전 개방으로 돌아가는 대신, 미국과 국제사회는 전쟁 이후의 현실을 인정하는 큰 거래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는 단계적 제재완화, 재건지원, 추가 공격 금지에 관한 정치적 보장, 그리고 항행안전을 위한 다자 감시 체제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이란에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해협을 다시 국제공공재로 돌려놓는 비용을 국제사회가 분담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전쟁을 저지른 미국과 이스라엘에게는 더 큰 부담이 지워져야만 한다.

물론 제재 해제는 한 번에 끝날 수는 없다. 유엔 제재와 미국의 독자제재는 층위가 다르고 핵, 미사일, 해운, 금융 제재가 한데 얽혀 있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안은 단기적으로 일부 제재를 풀어 숨통을 틔우고, 중기적으로 재건지원을 시작하며, 장기적으로는 포괄적 제재해제를 향해 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호르무즈 통항료를 둘러싼 또 다른 전쟁보다 제재 해제와 복구 지원이 국제사회 전체의 비용을 훨씬 줄인다는 점이다.

한국의 역할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통항료 원칙에 찬성할 수 없다. 그러나 이란을 끝없는 제재와 고립 속에 묶어두는 방식으로는 해협의 정상화도, 지역 안정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한국은 호르무즈 수입국이자 중견국 외교의 공간을 가진 나라다. 한중일 3국이 최소한 “호르무즈의 자유통항 회복, 이란의 단계적 제재완화, 전후 재건지원”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낸다면, 미국 일변도의 군사적 해법과 이란의 해협 무기화 사이에서 현실적인 중간지대를 만들 수 있다. 동북아의 생존 이익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문제의 본질은 미국과 이스라엘로 인해 법이 무너진 자리에 가격표가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사일과 군함으로 가격표를 떼어낼 수는 없다. 남는 길은 하나뿐이다. 해협을 다시 여는 대가를 전쟁과 봉쇄가 아니라 협상과 복구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란만을 탓하는 도덕적 훈계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을 가진 쪽에 합당한 해법을 촉구하면서 이왕 흐트러져버린 국제질서를 다시 돌리기 위한 담대한 정치적 결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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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개발하려고 주민 등골 빼먹는다? '핵 무장 효과'로 먹고 사는 것이라면?

[정욱식 칼럼] 조선(북한)의 '경제·핵 병진노선'의 당혹스러운 성과 (중) 불일치 문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6.04.07. 08:42:49

조선(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하순과 3월 하순에 각각 열린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에서 "지금 우리의 사회주의 국가건설 위업은 모든 방면에서 한 단계의 발전을 이룩하며 다음 단계에로 이행하는 관건적인 시기에 들어섰다"가 자평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다년간의 발전계획을 성과적으로 완수하고 생산장성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2025년 말에 가서 2020년 수준보다 국내총생산액은 1.4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2023년 연말에 2023년 국내총생산액이 2020년에 비해 "1.4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2년 앞서 2021년에 정한 5개년 경제발전 목표를 달성했고, 5년간의 성과를 종합해본 결과 이를 초과달성했다는 뜻이다.

한국 추정치와 조선 발표치의 '불일치'

우리는 대개 조선의 경제와 식량 사정을 한국은행과 농촌진흥청의 '추정치'로 판단한다. 그런데 이러한 추정치는 조선이 공개한 내용과 차이가 너무나도 크다. 일례로 한국은행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조선의 매년 경제성장률을 –1.1, 3.9, -3.5, -4.1, 0.4%로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이 시기 조선의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0.9%이다.

그런데 조선은 2021년 7월에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 검토 보고서(VNR)>를 통해 "2015-2019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1%"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은행의 추정치보다 6% 포인트나 높다.

이와 비슷한 기간에 농촌진흥청과 조선의 발표 사이의 간극도 매우 컸다.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조선의 식량작물 생산량 추이를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차례로 451만톤, 482만톤, 455만톤, 464만톤, 440만톤, 469만톤으로 나온다. 이러한 추정치를 근거로 외부에선 조선이 매년 100만톤 안팎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조선은 2021년 7월 유엔에 제출한 <VNR> 보고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알곡 생산량을 각각 585만톤, 550만톤, 485만톤, 665만톤, 552만톤이라고 밝혔다. 연평균 차이가 약 105만톤에 달했는데, 이는 외부에서 추정한 조선의 식량 부족분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러한 차이와 더불어 "북한이탈주민"을 상대로 실시된 설문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18년에 탈북한 주민 116명을 대상으로 2019년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하루 식사를 몇 회 했냐'는 질문에 87.9%가 "하루 세끼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2015년 이후 결식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이 '초과 달성'했다고 자평한 2021〜2025년은 어떨까? 한국은행은 조선의 GDP 성장률을 2021년 –0.1%, 2022년 –0.2%, 2023년 3.1%, 2024년 3.7%로 추정했는데(2025년 추정치는 2026년 하반기에 발표 예정), 이에 따르면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1.6%이다. 그런데 조선은 국내총생산이 2023년에 2020년에 비해 1.4배가 늘어났다고 밝혔는데, 이를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11.9%에 달한다. 이후 2년에도 이 수치를 적용하면 한국은행 추정치와의 차이는 10% 안팎으로 벌어진다.

또 농촌진흥청은 2021~2025년 조선의 연간 식량 생산량을 400만톤 중후반으로 추정했는데, 5년간 평균치는 474만톤이다. 이에 반해 조선은 2021년 알곡 생산량이 550만톤이었고, 2023년에는 목표치의 3%를, 2024년에는 7%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2025년에도 "만풍년"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의 추정치와의 차이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 인민의 먹거리가 알곡뿐만 아니라 고기, 수산물, 다양한 가공식품과 기호식품, 채소와 과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몇 가지 생각해볼 문제들을 던져준다. 조선이 간간히 경제 및 식량에 관한 정보를 공개함에 따라 이를 1차 자료로 삼으면서 그 타당성을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이를 무시·외면·불신하면서 자체적인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선의 경제와 식량 사정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합리적인 대북정책 수립과 국민의 객관적인 대북 인식에 큰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

핵무장 덕분에 먹고 산다고?

그렇다면 조선의 경제성장과 인민생활 향상은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 김정은 정권은 그 비결(?) 가운데 하나로 '핵무장의 효과'를 뽑는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핵방패의 굳건한 구축은 비단 군사분야, 안전보장분야 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나라의 모든 분야의 발전과 인민생활개선을 확고히 담보하고 추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포기가 없으면 번영이 없을 것이라던 적대세력들의 억지스러운 요설과 궤변을 과학적인 현실로써 여지없이 분쇄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선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핵무력으로 "안전담보를 마련"하고 "경제발전에 큰 힘을 돌려온 우리식의 발전전략"이다. 이러한 발전전략에 따라 "주요 경제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를 2.4배, 이 가운데 핵심부문에는 8배 이상"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또 인민 생활과 복리 증진, 그리고 지방발전 등에 있어서도 "지난 시기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국가적인 역량과 재원이 돌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선이 공개한 최근 5년간 국가예산의 항목별 추이를 보면 국방비는 15% 후반대로 유지한 반면에, 경제건설 예산의 비중은 4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건설뿐만 아니라 교육·보건·과학기술·농업 등의 예산 비중도 꾸준히 높아져왔다. 이는 흔히 외부에서 묘사하는 '군사 우선, 민생 희생' 구도가 또 하나의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조선은 이러한 자심감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전년보다 국가예산을 5.8% 늘리기로 했다. 2021∼2025년의 연평균 증가율이 2% 수준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상당한 증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필요한 자금"으로 전체 예산의 43.8%를 배정키로 했다. 이에 반해 국방비는 15.7%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또 2026〜2030년 5개년 경제건설의 목표로 2025년 대비 국내총생산을 1.5배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연평균 8.45% 수준의 경제성장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물론 조선은 여전히 경제적으로나 민생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조선이 간혹 공개하는 통계가 완전하다고 보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선이 고도의 기술과 많은 소재·부품·장비가 들어가는 최신형 무기 개발에 자체적으로 성공했다는 점은 과학기술력과 민간 산업으로의 파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통계 작성과 보고 체계 정비도 꾸준히 추구해 발표 수치의 신뢰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대북 제재의 강화로 외화 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환율과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진단도 있지만, 국가 배급 체계의 빠른 정상화와 현물 경제의 비중 확대, 그리고 수입대체 산업화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내부 순환 경제의 토대가 구축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월 26일 "김정은 동지께서 20~21일 역사적인 제8기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 보고를 했다"라고 보도했다. ⓒ로동신문=뉴스1

병진노선이 품고 있는 '경제 논리'

기실 핵무장을 통해 '안보의 경제성'과 경제발전을 추구한 사례들은 더러 있다. 재래식 군비의 비중은 줄이면서 핵전력의 대폭 증강으로 이를 상쇄하고 경제 회복을 시도했던 미국 아이젠하위 행정부의 '뉴룩(New Look)', '양탄일성(兩彈一星, 원자탄·수소탄과 인공위성)'을 조속히 완성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려고 했던 중국의 덩샤오핑, 경제발전과 자주국방을 동시에 추구했던 박정희 정권이 비밀 핵개발 시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구원한 건 다름 아닌 핵무기였다"고 진단한 바 있다. 냉전 시대에 "서구 국가들이 재래식 무기로 그들(소련과 동유럽)과 같은 수준에 다다르려 했다면, 아마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을 철회하고 영구적 전시 상태에 놓인 전체주의 국가가 되어야 했을 것"이라며 한 말이다.

이는 김정은이 말한 '핵무력을 통한 국가발전론'과 매우 흡사하다. 이와 관련해 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앞서 말한 '자원 투입의 조정'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둘째는 '군민융합'(軍民融合)이다. 이는 병력에서부터 군수산업에 이르기까지 군사 부문을 경제건설에 적극 투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군사 부문의 민수용으로의 전환이다. 군복무기간을 단축해 경제건설에 젊은 노동력 투입을 확대하고 여러 곳의 군 비행장을 온실농장으로 바꾸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핵과 경제의 관계에 관한 조선의 셈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정일 시대에는 '양자택일'의 성격이 강했었다. 핵무장을 선택하자니 경제가 망할 것 같았고, 경제를 선택하자니 핵 억제력의 부재에 따른 안보가 걱정이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은 이러한 딜레마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까지는 좌고우면도 하고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도 시도했지만, 2020년부터는 확실한 방향을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보는 자체 완성주기를 갖춰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판단한 핵과 미사일 중심으로 해결하고, 국가적 역량의 상당 부분을 경제건설과 민생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선택의 성과가 마땅치 않다면 재검토라도 하겠지만, 상당한 성과가 나오면서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충만한 상태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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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 ‘역대 최고치’···AI·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연속 신기록

수정 2026.04.07 08:26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이 133조원,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기업 중에서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한 133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한 5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8374억원, 영업익 20조737억원으로 세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운 것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익(43조6011억원)을 1개 분기 만에 넘어섰다. 분기 기준 매출 100조원, 영업익 50조원을 돌파하며 한국 기업 역사상 최고 기록도 세웠다.

역대 최대 실적은 인공지능(AI) 확산을 타고 이어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이 모두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양산 출하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2025년 4분기 매출이 93조원, 영업이익이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1.8.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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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업이익 1위 했지만…중앙일보·한국경제에 매출 역전 당해

SBS, 2022년 매출 1조 찍은 뒤 매해 900억 이상씩 줄어

종편 영업익 1위는 TV조선, JTBC 영업익 냈지만 중계권 변수 커

YTN, 尹 때 유진기업 인수 초반부터 3년 내내 적자 상태

기자명박서연, 윤수현, 윤유경 기자

  • 입력 2026.04.07 06:11

  • 수정 2026.04.07 07:48

▲ 중앙일보와 한국경제 사옥.

2024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기점으로 시작된 한국 정치 상황의 혼란이 2025년 상반기까지 계속됐다. 2025년 한 해는 경제 상황의 혼란도 가중됐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대부분의 신문사와 방송사들은 비용을 줄여가며 운영했다.

주요 신문사들 다수는 비용을 줄여가며 운영해 대부분 영업이익을 냈다. 2025년 신문사 중 영업이익 1위는 조선일보(212억 원)가 차지했다. 다만 2023년부터 3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액을 키워온 중앙일보와 한국경제신문과 달리 조선일보는 3년간 덩치를 줄여 매출액 부문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큰 반전을 꾀한 건 중앙일보다. 지난해부터 KT 자회사 KTis의 디지털 광고사업 부문 ‘타운보드’ 주식을 532억 원을 주고 전량 매입해 엘리베이터TV 광고사업에 나서 매출액을 키웠다.

방송광고 시장 규모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KBS(-996억 원)와 MBC(-276억 원)는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반면 SBS는 주요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132억 원의 흑자를 냈으나, 3년 전인 2022년 매출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2025년에는 운영비용을 대폭 줄여 매출액이 6767억 원을 기록했고, 2024년과 비교해도 900억 원 넘게 줄여 매출액 측면에서 MBC에 밀렸다. 지상파 방송사 상황이 어렵다 보니, 적지 않은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JTBC가 단독 확보한 북중미 월드컵 등 중계권 구매도 쉽게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자체 취재를 종합해 지상파 3사(KBS·MBC·SBS), 종합편성채널 3사(TV조선·JTBC·MBN), 9대 일간지(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경향신문·한국일보·서울신문·국민일보), 경제신문(한국경제신문) 등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을 집계했다. 지난 6일 기준 TV조선과 채널A,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은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올리지 않은 상황이다.

조선일보, 영업이익 1위 했지만… 매출액 1위 자리 중앙일보에 빼앗겨

2024년 주요 신문사 가운데 매출액 1위(2965억 원)를 기록했던 조선일보가 2025년 매출액 2894억 원을 기록해 매출액 3위에 그쳤다. 2025년 신문사 매출액 1위 자리에는 중앙일보(3210억 원)가 올랐고, 이어 한국경제 신문이 2위(2970억 원)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중앙일보는 지난 3년간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2023년 2736억 원, 2024년 2822억 원, 2025년 3210억 원이다. 다른 매체들이 매출원가를 100억~200억 원 줄여 긴축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중앙일보는 오히려 매출원가를 2024년보다 늘렸다. 신문매출액과 기타매출액도 모두 증가했지만, 매출액 증가의 핵심 요인은 지난해 8월 ‘타운보드’ 주식을 532억 원 주고 전량 매입해 시작한 엘리베이터TV 광고사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가 건물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The JoongAng’ 이름의 광고판이 설치되고 광고와 동시에 중앙일보 기사헤드라인이 나오는 디지털광고 사업이다.

▲ 2024~2025년 주요 신문사 영업이익.

▲ 2024~2025년 주요 신문사 매출액.

중앙일보 관계자는 지난 6일 미디어오늘에 “중앙일보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수년간 수익 플랫폼 다변화와 영업망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옥외광고·행사·이벤트·콘텐트 사업이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에 진입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또한 지난해 인수한 타운보드 사업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실적에 기여하고 있으며, 디지털 유료구독 역시 의미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를 통해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출액과 달리 주요 신문사들의 영업이익을 보면 조선일보가 212억 원을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앙일보 175억 원, 한국경제신문 13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도 중앙일보처럼 지난 3년간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30억 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3~4년 전부터 미술 전시회와 음악회를 개최해 문화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지난 6일 미디어오늘에 “<빈필하모닉>·<로열콘세르트헤바우> 내한공연, <우스터> 전시회 등 문화예술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2024년 10월부터 본지 신문 구독료를 월 2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했는데도 부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영향도 컸다. 한경이 만든 지수(KEDI)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올 1월 1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지수사업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면서 지수 사업 매출도 증가했다”며 “2023년 9월 수주한 인천국제공항 광고사업권 관련 매출도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힘입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매출액 규모를 보인 경향신문(774억 원)과 한겨레(761억 원), 한국일보(759억 원) 중에서는 경향신문이 가장 많은 영업이익(60억 원)을 냈다. 2024년 –11억 원의 적자를 냈던 한겨레는 지난해 5억4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지난해 6월에 있었던 대선 기간 선거 관련 광고 수익과 지면 토요판을 완전히 폐지하면서 매출원가를 줄여 적자 위기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SBS, 2022년 매출액 1조 찍고 해마다 900억 이상씩 줄어

지상파 방송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낸 곳은 SBS(132억 원)였다. 그러나 2022년 매출액 1조126억 원을 기록한 뒤, 2023년 8666억 원, 2024년 7684억 원, 2025년 6767억 원을 기록하며 매해 900억 원 이상씩 매출액이 빠지기 시작했다. SBS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2023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그 여파가 SBS와 관계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영업이익이 –259억 원인 걸 감안했을 때 흑자 전환했지만, 방송제작비용을 900억 원 이상 대폭 줄여 얻어낸 결과다.

SBS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비용을 줄였고, 재작년에 맺은 넷플릭스와 제휴가 아마 지난해 재무제표에 반영됐을 것”이라면서 “올해도 지난해 1분기 대비 광고비가 10~20% 빠졌다. 방송 쪽은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SBS는 2024년 지상파 방송사 3사가 주주로 있는 웨이브를 이탈해 넷플릭스와 전면 제휴를 선언했다.

▲ 2024~2025년 주요 방송사 영업이익.

▲ 2024~2025년 주요 방송사 매출액.

MBC는 지난 3년간 매출액 규모를 7000억 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77억 원)과 2024년(66억 원)에는 영업이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2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방송광고수입이 2650억 원에서 2435억 원으로 215억 원 줄어들고 여러 편의 드라마를 제작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이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215억 원에서 1777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이는 부산MBC 사옥 판매에 대한 수익으로 일회성이다.

MBC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지난해 드라마가 부진했다. ‘노무사 노무진’, ‘달까지 가자’ 같은 드라마가 흥행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약 2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상파 방송이 흑자를 기록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우려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올해 1월과 2월 약 1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BS도 올해 적자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광고 상황이 좋아질 순 있지만, 올해 상반기 큰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MBC는 올해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책협력국·마케팅영업국·혁신성장본부 등이 참여하는 정부광고TF를 꾸려 4월 중 정부광고주 통합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에 나선 상황이다.

KBS는 매년 매출 하락은 물론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폭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KBS의 지난해 매출은 1조2117억 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857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81억 원에서 -996억 원으로 늘었으며, 당기순손실 역시 -735억 원에서 -818억 원으로 11.2%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TV수신료 수입이 6516억 원에서 6196억 원으로 320억 원 하락했으며, 방송광고 수입도 1677억 원에서 1375억 원으로 302억 원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위기 상황은 밀라노 동계 올림픽과 북중미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JTBC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JTBC가 지상파를 향해 중계권 재판매를 시도하고 있지만, 특히 KBS와 MBC 같은 경우에 지난해 큰 폭의 적자가 났고 올해 상반기 역시 광고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중계권을 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JTBC도 2023년(-584억 원)과 2024년(-287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엔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지난 2월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권과 오는 6월 예정된 북중미월드컵 중계권 손실이 반영되고, 광고 판매 수익이 저조할 경우 2026년 실적은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JTBC는 중계권 재판매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TV조선(170억 원)과 MBN(167억 원)은 지난해 주요 방송사 영업이익 1위·2위를 기록했는데, 영업이익 차이가 크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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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 체제 YTN, 3년 연속 적자 행진

보도전문채널 YTN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93억 원) 유진그룹이 YTN 인수에 나섰고 2024년(-267억 원) YTN 최대주주는 유진그룹으로 변경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방송시장이 침체됐다는 측면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유진그룹이 대주주가 된 뒤 사기가 꺾였다”며 “유진그룹이 대주주가 된 뒤 조직 경쟁력이 하락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TV의 경우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합뉴스TV 매출은 853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85억 원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8억 원 증가한 21억 원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4년 3억4000만 원에서 36억 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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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 대통령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하고, 선박 빼올 방안 검토하라”

서영지기자

  • 수정 2026-04-06 09:21

호르무즈에 한국 선박 26척 발묶여

이란, ‘아랍에 무기수출’ 불편한 기색

호르무즈해협 인근 걸프 지역의 한 선박.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에 한국 국적 선박 26척이 묶여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리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말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청와대 참모와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비공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호르무즈해협에 한달 이상 발이 묶인 우리 국적 선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날 한겨레에 “이 대통령이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이란에 이해를 구해 한국 국적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강구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이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우리 선박 26척을 빼 올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국제법상 보장된 항행의 자유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주의적 ‘우회로’를 모색해보라는 취지의 지시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민 생명과 안전 최우선 원칙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던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보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간 한국 선박만의 통행 자유를 위해 이란과 개별 접촉은 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지금 호르무즈해협에는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80여명이 한달 넘게 발이 묶인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란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자 부족 때문에 인도주의적 물품을 실은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일부 허용하는 기류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각) “이란 농업부 부장관이 생필품이나 가축 사료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싣고 이란 항구로 향하거나 오만만에 있는 선박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이란 해운항만기구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이란 쪽과 접촉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쪽은 한국 정부가 아랍 국가에 무기를 수출한 점을 거론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방공무기 천궁-Ⅱ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현재 2개 포대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비적대국’이라고 규정하면서도 한국 국적 선박이 미국과 거래 연관성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는 대신 단독으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 탓에 선박 보험료가 급등하는 데 대한 대책도 모색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다들 기름 구하려고 난리인데, (일단) 보험료는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적정한 선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다만 다 열어놓고 검토해보라는 취지지, 정부가 지원해준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 쪽과 접촉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쪽은 한국 정부가 아랍 국가에 무기를 수출한 점을 거론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방공무기 천궁-Ⅱ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현재 2개 포대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비적대국’이라고 규정하면서도 한국 국적 선박이 미국과 거래 연관성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는 대신 단독으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 탓에 선박 보험료가 급등하는 데 대한 대책도 모색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다들 기름 구하려고 난리인데, (일단) 보험료는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적정한 선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다만 다 열어놓고 검토해보라는 취지지, 정부가 지원해준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2~4일 일본 선박 2척, 프랑스 선박 1척이 각각 해협을 통과한 것에 관해 “일본과 프랑스 선박 통과에 정부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일본 선박 2척의 경우, 선사국이 각각 오만과 인도였고, 이들이 이란과 소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장예지 기자, 도쿄/홍석재 특파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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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1주년에 윤석열 “예수님, 고난 후 부활”…동아일보 “해괴한 망상”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사설 “자신의 처지 예수에 비유, 정치적 부활 꿈꾸는 망상”

‘전쟁 추경안’ 오는 10일까지 심사 마치고 처리…편성 취지 관련 갑론을박

추경예산 TBS 증액에 조선일보 “전혀 무관한 항목 넣은 것” 주장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4.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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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한덕수 전 총리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사진=MBC 생중계 화면 갈무리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4일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이하 윤석열)의 파면을 결정한 지 1년이 지났다. 주말 동안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1주년’ 관련 찬성과 반대 양쪽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있었다. 6일 주요 일간지들은 윤석열 파면 1년을 다루면서 동시에 윤석열이 부활절 관련 옥중 메시지를 낸 것을 전달했다. 부활절에 예수가 고난을 받은 후 부활했다는 메시지에 대해 주요 일간지들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 해석했다.

윤석열이 지난 5일 부활절을 맞아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십자가 사역을 완수하시고 부활하셨다”며 “지금의 시기가 힘들고 어렵더라도 고난에 순종하며 구원의 소망을 품고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고 그의 변호인이 전했다. 국민의힘은 4일 탄핵 1년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결의문에서 국민께 혼란과 실망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렸다”고 전했다.

▲6일자 경향신문 2면.

이와 관련해 주요 일간지들은 윤석열이 ‘부활’을 꿈꾸는 것이냐며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나 사설을 배치했다. 경향신문 2면 <참회 안하는 윤석열 “구원의 소망 품자”> 기사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재수감된 이후 각종 기념일마다 옥중 서신을 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며 “그는 지난해 12월3일 내란 1년을 맞아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전복 기도에 맞선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나 망국의 위기를 초래한 대의 권력을 직접 견제하고 주권 침탈의 위기를 직시하며 일어서달라는 절박한 메시지였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 <윤석열 탄핵 1년> 관련 기획기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다음은 탄핵 1년 관련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1년 지났지만 완성 못한 탄핵, 재판과 수사 속도내야>

국민일보 <尹 파면 1주년, 여전히 ‘탄핵의 늪’에 빠져 있는 국힘>

동아일보 <탄핵 1년… 尹 “구원의 소망 품자” 국힘 “이미 사과했다”는 거나>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탄핵된 지 지난 4일로 1년이 됐다. 하지만 내란 세력들에 대한 부실한 수사와 더딘 재판으로 인해 탄핵은 완성되지 못한 상태나 다름없다”며 “‘예수는 고난의 십자가 사역을 완수하고 부활했다’는 윤석열의 5일 옥중 메시지와 지난 주말 윤석열 석방 촉구 집회는 사법적 단죄가 늦어질수록 내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내란 세력들을 신속하게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내란의 실체와 성격을 제대로 규명해야 탄핵이 완성될 수 있음을 특검과 재판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짚었다.

▲6일자 경향신문 사설.

동아일보 사설 “자신의 처지를 예수에 비유, 망상에 사로잡혀”

동아일보 사설도 “윤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에는 여전히 자신의 위헌·불법 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라곤 전혀 없이 오직 자신의 지지층 ‘윤 어게인’을 향한 정치적 호소만 담겼다”며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도, 군대를 동원한 국회 침탈도 모두 대국민 호소용이었다는 궤변을 늘어놓던 그는 1년 전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의 파면 결정을 받고도, 한 달 반 전 1심 법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도 전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윤 전 대통령이 이젠 감옥에 갇힌 자신의 처지를 예수의 십자가 고난에 비유하며 정치적 부활을 꿈꾸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며 “기독교에서 예수의 고난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의 죄를 대신한 것이고, 인간의 고난은 스스로 지은 죄의 결과다. 자신의 죄에 대한 회개도 없이 도대체 무슨 구원을 소망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해괴한 망상에 사로잡혀 벌인 권력의 망동, 그에 따른 사법적 단죄를 받고도 여전히 미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관련 사설에서 “갈등이 가라앉기는커녕 극단적 주장만 득세하게 된 데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세력 척결을 앞세운 ‘특검 정국’과 독선적인 검찰·사법부 개혁 강행으로 국민통합을 외면했다”면서도 “그러나 더 큰 책임은 계엄선포 당시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장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유권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이미 강력한 힘을 가진 집권여당이 지방선거에서마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 독선·독단의 정치가 강화되고 진영싸움에 따른 사회갈등 역시 더욱 심해질 것”이라 했다.

‘전쟁 추경안’ 오는 10일까지 심사 마치고 처리…편성 취지 관련 갑론을박

‘전쟁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국회가 오는 10일까지 사업별 증액과 감액 등 추경안 심사를 마치고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계획에 있는 가운데, 편성 취지에 맞느냐 등의 논란이 오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70%에게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으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 분석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5일 직접 반박했다. 예정처는 4조8000억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 사업과 관련해 “지방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한다”며 “이 사업의 지자체 분담분은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 지자체별 재정력과 소득 계층 분포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국고 보조율이 설정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별 재정력 등을 고려해 국고 보조율을 다층화하고 인구 감소 지역 추가 지급분에 대한 국고 부담 비율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지방정부에 주는 돈(지방교부세)은 9조7000억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조3000억원이니 지방정부 재정 여력은 8조4000억원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6일자 조선일보 4면.

그 외에도 한겨레 17면 <‘전쟁 추경’엔 ‘전쟁 예산’만? 체납관리단 채용 갑론을박> 등에서도 전쟁 추경안에 포함된 2134억원 규모의 국세청 체납관리단 증원 예산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과 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이를 추경안 편성 취지에 맞지않는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징수 효과 등이 있다는 입장을 다뤘다.

▲6일자 한겨레 17면.

이날 사설에서도 ‘전쟁 추경안’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설이 실렸다.

서울신문 <‘전쟁 추경’ 무색… 어물쩍 쪽지 예산부터 싹 걷어내야>

조선일보 < ‘전쟁 추경’에 끼워 넣은 정권 민원 예산들>

한국일보 <‘전쟁 추경’, 선거용 정쟁 말고 여야정 힘 모아야>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이번 추경은 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는 내수 침체 대응을 명분으로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다. 여야는 오는 10일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동전쟁 발발 한 달여 만에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번지는 현실에서 재정 대응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정밀도다. 국회 심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과연 취지에 걸맞게 편성되고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신문은 평시 사업 증액분이 눈에 띈다며 관광두레 예산, 독립영화 제작비, 문화예술인 지원금, 햇빛소득마을 대폭 확대, TBS 운영 지원 등에 추경이 가는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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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예산 TBS 증액에 조선일보 “전혀 무관한 항목 넣은 것” 주장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전쟁 추경’에 끼워 넣은 정권 민원 예산들>에서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중동 전쟁 대응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TBS 운영 지원금 49억여원을 끼워 넣었다. 외국어 라디오 방송에 35억원, 교통방송 제작 지원에 14억원을 증액했다. 전쟁에 따른 고유가 대처와 민생 안정을 위한 ‘전쟁 추경’이라더니 전혀 무관한 항목을 넣은 것”이라며 “TBS는 김어준 씨 등의 정치 편향 방송 논란 때문에 서울시 출연 기관에서 제외됐고 서울시 지원이 끊긴 상태다. 민주당이 TBS 예산을 추가한 것은 친민주당 성향이던 TBS를 복원시키겠다는 의도일 것”이라 전했다. 조선일보는 “6월 지방선거용 추경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전쟁 추경’의 목적과 무관한 정치성 예산들은 오는 10일까지 계속될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6일자 조선일보 사설.

한겨레는 이날 사설 <‘전쟁 추경’, 선거용 정쟁 말고 여야정 힘 모아야>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현금 살포, 선거용 추경’으로 규정하고, 5조원에 이르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산 등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고유가로 인한 충격과 민생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피해지원금마저 전액 삭감하겠다고 나와서야 납득할 국민이 많지 않다. 중국 기업 배만 불린다며 태양광 등 사업 예산을 칼질하겠다는 것도 극렬 보수층의 ‘혐중’ 정서에 편승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야당 지도부가 이번 회동에선 정략적 반대를 넘어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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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석유파동 넘어서는 5중고 사태가 덮쳤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4/06 10:04
  • 수정일
    2026/04/06 10: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홍종학 경제스케치북

haasi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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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원 환율·유가 100달러 ↑ ·고물가·고금리

공급망 붕괴까지 겹쳐 ‘초대형 인플레이션’ 위기

유동성 함정 속 환율 압박에 힘 못쓰는 한국은행

국가 운영 거버넌스, 위기 맞자 마비상태 드러나

칸막이 허문 강력한 비상 컨트롤 타워 구축해

중장기적 위기 돌파구 마련의 골든타임 삼아야

국가 복원력 높이고, 에너지 체질 개선의 기회로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거리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하며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매서운 한겨울의 한파 속에 갇혀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에 더해 공급망 붕괴까지 겹친 사상 초유의 '5중고(五重苦)'에 직면해 있다. 1970년대에 비하면 지금 우리의 국민소득 수준은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 있는 산업도 꽤 늘어났다. 하지만 1970년대 전 세계가 석유파동으로 겪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이상의 엄청난 충격이 예견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 인식과 대응은 너무나도 태평해 보인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위기 앞에 서 있으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중동에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세계 석유 물동량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데 있다. 벌써 한 달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발이 묶였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의 정유 시설과 카타르의 나프타(Naphtha) 생산 시설이 피격을 당하면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제품의 국내 공급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우리는 원유의 70.7%, 정제 석유 제품의 66.2%를 중동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다. 지구 반대편의 전쟁이 당장 우리 집 쓰레기봉투 대란이란 가짜뉴스의 소재가 되고, 50%나 급등한 페인트 가격으로 직결되는 것이 바로 공급망 붕괴의 무서운 민낯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3주에 걸쳐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6.4.2 연합뉴스

1530원 환율, 100달러 이상의 유가가 만든 '초대형 인플레'

공급망 붕괴는 필연적으로 물가 폭등을 부른다.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초 60달러 수준에서 7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1530원까지 치솟았다. 우리가 수입하는 물건의 가격 자체가 올랐는데, 그 물건을 사 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달러의 가치마저 폭등했으니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IBK경제연구소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500원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3개월 뒤 소비자물가는 최대 7% 치솟고, 9개월 뒤 수출은 오히려 9%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는 우리 산업 구조상, 수입 원가가 너무 높아져 수출 경쟁력마저 갉아먹기 때문이다. 결국 수입 물가 상승은 바나나 등 먹거리 물가부터 시작해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텅 비게 만들고 있다.

거품 꺼지는 주식시장과 고금리의 역습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마저 요동치고 있다. 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은 사라졌고, 장기 금리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4.4%까지 치솟았다. 이는 가계 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 연명하던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진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은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할 위험이 커진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청년들과 서민들이 뛰어든 주식 시장의 붕괴다. 한때 63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AI와 반도체 거품이 꺼지며 50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최근 구글에서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6배나 압축하는 '터보 퀀트' 기술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우리 주식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두 기업이 국내 주식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빚을 내어 투자(빚투)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하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거품을 이용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린 채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고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다.

 

4월 3일 환율과 주가. 연합뉴스

금리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금융 당국

더욱 절망적인 것은 우리 경제가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인 삼성전자가 그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려 했으나, 놀랍게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 막대한 예금을 받아주기를 거부했다는 보도가 있어 시장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금융권이 오랫동안 가계 대출이나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치중하다 보니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을 융통할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이처럼 치명적인 유동성 함정과 고환율의 압박 속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무력화되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외국 자본의 도피를 막고 환율을 방어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막대한 가계 부채를 안고 있는 서민 경제와 중소기업들이 무너질까 봐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손발이 꽁꽁 묶인' 상태다. 돈을 푼다 한들, 주식 시장이나 투기 자산으로만 몰렸다가 거품이 꺼지며 막대한 피해를 낳고 있어 정책 수단은 사실상 증발했다.

상황이 이토록 엄중함에도 정부와 언론에서는 국가적 경제 위기에 대한 절박한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의 딜레마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경제가 위기다"라고 외치는 순간,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는 등 진짜 경제 붕괴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책임 있는 주체는 절제된 용어만을 사용하며 침묵하고, 서민들은 그저 영문도 모른 채 쓰레기봉투를 사재기하는 등 거대한 경제 쓰나미를 맨몸으로 맞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에서 유조선들이 항해하고 있다.2026. 03. 11 [로이터=연합뉴스]

위기 대응 거버넌스 마비로 복원력 잃은 국가 경제

미국은 지난 2월 항공모함을 중동에 파견하면서 전쟁 준비에 돌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오래 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대비해 육상 송유관을 만들어 우회 수출로를 확보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거의 무방비 상태로 5중고를 맞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다시는 같은 위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국제금융센터와 한국투자공사를 설립하고, 금융위원회를 강화하고,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한편 6개월에 한 번씩 금융안정보고서를 만들어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수많은 제도와 기관을 신설했다. 그럼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아무런 대비가 없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런 기관이나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거대한 충격이 가해졌을 때 국가 경제가 다시 일어서는 힘을 '복원력(Resilience)'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 경제의 복원력은 일본 등 이웃 국가들에 비해서도 현저히 취약하다. 한국은행조차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스크 충격에 매우 약한 국가라고 공식적으로 경고했을 정도다.

우리의 복원력이 이토록 약해진 근본 원인은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한국 정부의 거버넌스(국정 운영 구조)가 사실상 마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국가경제회의(NEC)'와 같이 대통령과 핵심 경제 장관들이 좁은 원탁에 모여 즉각적이고 치열하게 비상 대책을 논의하는 컨트롤 타워가 존재한다. 반면, 우리는 수십 명의 인원이 넓은 국무회의장에 멀리 떨어져 앉아 마이크를 잡고 상명하복식의 형식적인 보고만 나누는 낡은 관료주의에 머물러 있다.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확대하는데 집중하는 대신, 내 임기 중에만 문제가 터지지 않기를 바라는 책임 회피(NIMTOO)와 부처 간 '칸막이(Silo)'에 갇혀 협업을 외면한다. 대통령이 반도체나 AI 같은 특정 산업만 강조하면 모든 부처가 그곳으로 맹목적으로 달려갈 뿐, 정작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해 중동 석유 의존도를 줄이거나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당장 표가 나지 않는 궂은일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이 우리의 참담한 현실이다. 결국 위기가 터지면 문제의 본질을 수술하기보다는, '급한 불부터 끄자'며 대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거나 단기적인 건설 경기 부양책만 쏟아내 양극화만 더 부추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4.1 연합뉴스

전면적 개혁의 골든타임: 에너지 독립과 구조 전환을 향해

지금은 단순히 주가 하락이나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우리 경제를 억누르는 저성장, 막대한 민간 부채, 양극화라는 부실한 펀더멘털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이 사상 초유의 위기를 국가의 복원력을 높이고 낡은 체질을 뜯어고치는 대대적인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첫째로 낡은 거버넌스를 타파하고, 칸막이를 허문 강력한 비상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여 중장기적인 위기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경제 관료들로 구성된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나 국무총리를 위한 비상경제본부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료주의의 병폐가 심하다. 대통령과 총리가 아무리 위기를 강조해도, 다른 부서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고 상부의 지시만 기다리는 경제 관료들의 복지부동 자세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둘째, 위기를 맞아 속도감 있게 중동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 늦게나마 구조개혁을 통해, 석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을 멈추고 친환경 종이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소비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 또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교통 체계를 개편하여 대중교통 요금은 파격적으로 낮추고 개인 차량의 운영 비용은 높이는 장기적인 수요 관리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

홍종학 전 국회의원 · 중소벤처부 장관

무엇보다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하여 앞으로 지어지는 모든 새로운 공공 건축물은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자급자족하는 '제로 에너지 건물'로 짓도록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모두 석유파동 당시부터 수십 년간 대책으로 제시된 것인데 정부 캐비넷에 먼지가 쌓여있는 자료들로만 남아 있다. "벼락을 맞았다"며 피할 수 없었던 외부 요인 탓만 하며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서는 이 혹한기를 결코 견뎌낼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가의 복원력을 튼튼히 다지고, 과감한 에너지 체질 개선을 밀어붙일 때 비로소 대한민국 경제에 진정한 봄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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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피크타임'만 피하면 지하철이 공짜? 여기선 가능합니다

[이봉렬 in 싱가포르] 출퇴근 시간 혼잡 줄이는 더 좋은 방법... 한국도 시도해보면 어떨까

26.04.06 06:44최종 업데이트 26.04.06 06:44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승강장 입구 모습. 2025.3.6연합뉴스

지난 3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노인 대중교통 무임승차의 피크타임 제한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출퇴근 시간의 혼잡을 줄이겠다는 명분이라더군요.

지하철이 혼잡하니 노인들은 나오지 말거나, 노인들이 꼭 필요하면 돈을 내고 타라는 게 에너지 위기 대응의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설령 그렇게 해서 지하철 혼잡도를 덜 수 있다손 치더라도, 특정 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을까요?

에너지 위기에 대응한다는 정부가 법 제정 이후 29년 만에 석유 판매 가격 상한제를 전격 실시한 것도 함께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이는 냉정하게 말해 에너지 절약이라는 국정 과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입니다.

기름 가격을 억지로 눌러놓으면 사람들은 차를 계속 끌고 나옵니다. 나라 곳간을 털어 자가용 운전자의 기름값을 보전해 주면서, 정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게는 혼잡하니까 피크타임엔 돈 내라고 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일까요?

한국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경우 승객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피크타임을 피하면 공짜로 지하철을 탈 수 있습니다.이봉렬

제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는 우리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습니다. 피크타임을 피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기로 한 겁니다.

승객이 몰리는 지하철 피크타임은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북동선(NEL) 6개역과 셍캉-풍골 경전철(SPLRT)의 모든 역에선 평일 7시 30분 이전에 타면 공짜입니다. 피크타임이 지난 후인 평일 오전 9시에서 9시 45분 사이 역시 공짜입니다. 다른 노선 역시 오전 7시 45분 이전에 타면 최대 50%까지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왜 이러는 걸까요? 이건 철저히 계산된 수요 관리 전략이자 국가적 에너지 절감 대책입니다.

평일 오전 시간 '비 피크타임' 무료 탑승에 대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의 설명. 위에 설명된 노선들에서 평일 오전 7시 30분 이전과 9시~9시 45분 사이에 지하철을 타면 무료다.LTA 홈페이지 캡처

피크타임에 승객 수요에 맞춰 열차 운행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사고 위험이 따릅니다. 반면 승객을 분산시키면 기존 열차로도 충분히 쾌적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추가 투자 없이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니 지하철 공사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지금처럼 고유가 시대에 공짜 지하철은 자가용 운전자를 대중교통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입니다. 차를 집에 두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국가 전체의 에너지 소비는 줄어듭니다. 싱가포르에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전체 승객의 약 8%가 피크타임을 피해 무료 시간대로 이동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 옆에 서 있는 사람 10명 중 한 명만 사라져도 숨통이 트이는 법입니다.

피크타임 피하면 지하철 무료, 한국은 왜 안 되나

피크타임 전후로 지하철 이용을 무료로 했더니 피크타임의 승객 수가 8% 가량 줄어들었다는 싱가포르 교통청의 보고서 내용싱가포르 교통청 (LTA)

이 제도 덕분에 기업들의 유연 근무제 도입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직원이 일찍 출근해서 교통비를 아끼겠다는데, 회사가 출근 시간을 조정해 주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만 하던 유연 근무제가 요금 혜택이라는 실질적인 보상을 만나 꽃을 피운 셈입니다.

한국이 특정 세대의 특정 시간에 대한 혜택을 박탈하는 규제와 제한을 선택했다면, 싱가포르는 특정 시간에 혜택을 부여하는 보상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한국의 방식은 자칫 세대 간의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습니다. 노인들 때문에 출근길이 힘들다는 식의 비난 말이죠.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일찍 타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면, 이는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부지런함과 선택의 문제가 됩니다.

한국과 싱가포르 두 나라 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노인들의 이동권 보장과 그로 인한 비용 부담에 대한 고민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지하철 이용과 관련한 세대 간 갈등은 없습니다.

한국은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공짜라서 수시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으로 인한 교통 혼잡과 비용 부담, 세대 간 갈등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거나,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 사는 노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60세 이상을 노인의 기준으로 정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교통비의 절반을 감면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노인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 주면서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요금 일부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노인들이 필요 이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 제한하고 있는 겁니다.

에너지도 아끼고, 지옥철도 해결하고,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챙길 수 있는 길. 싱가포르는 이미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손해 보기 싫으면 나오지 말라는 것과 일찍 나오면 돈을 아껴준다는 것 중 어느 것이 실제로 더 효과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기본 태도 하나만큼은 싱가포르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크타임을 피하면 지하철 이용이 무료, 노인 일괄 무료가 아닌 교통비 감면을 통한 수익자 일부 부담 등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적용해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정책을 우리나라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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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혁명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지켜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기고

김수형 | 기사입력 2026/04/05 [18:03]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이 ‘왜 촛불국민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하는가’를 주제로 기고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이 자신의 위기를 넘기려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습니다.

 

교과서나 영화 속에서나 보던 '비상계엄 선포'를 마주한 국민은 당황하거나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계엄 해제를 의결해야 할 국회 앞으로 달려왔습니다. '오후 11시 통금설' 같은 거짓부렁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국민이 맨몸으로 국회를 향해 진입하는 장갑차와 계엄군을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비상계엄 선포 155분 만에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윤석열의 내란을 일차적으로 진압했습니다.

 

이후 윤석열이 자신의 영구 집권을 위해 계엄을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공개됐습니다. 영현백 3,000여 개를 구매하고 수많은 유력 정치인, 시민들을 납치, 폭사시켜 물고기 밥으로 만들려는 저열한 공작과 계획이 낱낱이 폭로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정말로 윤석열 정권이 국지전에 상응하는 전쟁 상황이 한반도에서 발발하기를 바라며, 평양 상공에 수차례 무인기를 보냈다는 점입니다.

 

핵보유국인 북한을 상대로 선을 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으니 국지전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앗아갈 핵전쟁이 벌어질 뻔했습니다.

 

이미 12.3내란이 벌어지기 전부터, 윤석열이 김용현을 국방부장관에 앉히는 순간부터 계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수많은 국민이 지적해 왔습니다. 이는 현실이 됐습니다.

 

국민이 만약 윤석열 일당의 이러한 음모와 의도에 관심을 접고 규탄하지 않았다면, 윤석열은 남북한 전쟁과 갈등 상황을 빌미로 비상사태를 선포해 여전히 정권을 잡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그들이 원했던 것처럼 수많은 국민을 학살하고 영구 집권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대통령을 또다시 끌어내리는 위대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세력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해준 역사였습니다.

 

한국 국민이 윤석열을 탄핵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윤석열은 트럼프에게 계속 머리를 조아리면서 그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벌여 이 땅의 평화는 파괴되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벌이는 전쟁의 첨병 역할을 맡아 이란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도 적극적으로 임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국민이 윤석열을 끌어내린 것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국민의 주권 의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우리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민주권의 모범이자, 우리 모두의 생명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구한 빛의 혁명에 참여한 수많은 국민. 우리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당당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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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직원부터 택배기사까지…‘전쟁 청구서’ 떠안은 사람들

입력 2026.04.05 08:00

상추, 버섯 등 농촌에서 생산한 식재료들이 택배 상자에 담겨 있다. 구준회 제공

[주간경향] 이른 아침 서울의 한 아파트 대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에는 두부 한 모와 달걀, 감자, 채소가 들어 있다.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해 결제한 식재료 가격은 미국의 대이란 전쟁 직전인 한 달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식재료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공급망 곳곳에서는 이미 누군가 ‘전쟁의 청구서’를 맨몸으로 떠안고 있다. 전남 여수 산단의 노동자부터 경남 진주의 비닐하우스 농민, 충남 아산의 두부공장 대표, 서울 노원구의 택배노동자까지. 전쟁이 가장 먼저 때린 현장의 목소리를 차례로 담았다.

사내하청은 월급 줄고, 중기는 자금줄 걱정

전남 여수에는 대기업 석유화학업체가 몰려 있다. 이들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나프타(납사)를 국내 정유사를 통해 구하거나 중동에서 직수입한다. 석화업체들은 이 나프타를 고온에서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에틸렌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원료다. 비닐과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한 주요 재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난이 심각해지자 석유화학업체들의 공장이 멈춰섰다. LG화학은 여수 산단 내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석화업체들은 4~5년마다 생산을 멈추고 대정비(TA·Turn Around) 기간에 들어가는데, 롯데케미칼은 당초 4월 18일부터 5주간 진행할 계획이었던 대정비를 지난 3월 27일에 조기 시작했다. 정비 기간도 8주로 늘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나프타 재고가 한 달치밖에 남지 않아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롯데케미칼 원청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각각 4조 2교대, 4조 3교대 방식으로 24시간 가동하는 공장에 노동시간을 맞췄는데, 정비 기간 동안은 일근 형태로 전환됐다. 여기서 노동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원청 직원들은 공장 정비와 관리 감독, 설비 업그레이드 업무에 투입되면서 야근과 주말 근무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 원청 노조 관계자는 “야근·주말 수당을 받기 때문에 급여에는 큰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포장과 하역을 맡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일이 줄면서 곧바로 생계 위협에 직면했다. 사내하청 노동자 A씨는 “기본급이 낮아서 각종 수당이 붙어야 그나마 생활이 되는데, 대정비 기간에는 청소 같은 일만 한다. 야근도 없다”며 “수당이 빠지면 월급이 기본급과 상여금을 더한다고 해도 세금 떼고 260만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더 길어져 LG화학처럼 공장 하나가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우리를 먼저 해고하지 않을까 두렵다”며 “그러면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여수에서 생산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물량이 줄자 충격은 곧바로 이를 원료로 멀칭용 비닐(잡초가 자라지 않게 밭에 덮는 비닐), 비닐하우스용 비닐 등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로 번졌다. 경기도의 한 비닐업체 관계자는 “당장 원룟값이 올랐다. 더 큰 문제는 가격보다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라며 “석화업체들로부터 받는 여러 품목 가운데 한두개씩은 언제부터 공급이 끊긴다는 통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산단의 대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대정비에 들어가더라도 재고 판매, 보유 현금 활용, 운전자본 조정, 단기 차입 등을 통해 현금 흐름을 버틸 여력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가운데는 이런 충격을 흡수할 최소한의 완충장치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

지난 3월 11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농민들이 밭에 멀칭용 비닐을 덮으며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5월 농사 어쩌나, 포장용기도 없어

여수에서 시작된 ‘원료 절벽’의 공포는 비닐을 공급받는 전국의 농촌 현장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그나마 농가에는 당장 가격 폭탄을 막아주는 방어막이 있다. 비닐이나 비료처럼 많이 쓰이는 농자재는 통상 ‘농협 계통구매’ 방식으로 조달되기 때문이다. 매녈 말 지역 단위농협들이 파악한 필요 수량을 바탕으로 농협중앙회가 업체들과 이듬해 적용될 구매 단가를 사전 계약하는 구조다.

이 시스템이 일종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한 덕분에, 아직은 여수 산단의 원료 가격 상승분이 농가의 구매 단가에 직격타를 날리지는 않았다. 농가들은 농협중앙회와 업체가 사전 계약한 단가로 필요할 때마다 지역농협 농자재센터에서 구매하거나 대리점에 주문한다. 대부분 미리 재고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가면 공장에서 그때그때 만들어 농가로 직배송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장의 불안감은 턱밑까지 차올랐다. 원재료 수급난이 길어지면 결국 계통구매 단가 재협상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둑이 무너질 것’이라는 공포는 농자재 선구매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농민 B씨는 평상시라면 가을에 구매했을 비닐하우스용 비닐을 반년이나 앞당겨 지난 3월 28일 주문했다. 그는 “비닐을 취급하는 지역 총판 대리점에서 이후에는 가격이 20% 이상 뛸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가을에는 돈을 줘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일단 주문은 했지만,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의 한 지역농협 농자재센터 직원 C씨는 “어제(3월 29일) 하루에만 300명 가까운 농민이 다녀갔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비닐이며 요소비료, 농약값이 다 오른다고 하니 어떻게든 미리 사두려는 것”이라며 “농사에는 ‘때’가 있다. 제때 멀칭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지 못하면 한 해 농사를 통째로 망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물량이 들어오고 있지만, 4~5월 이후 가격과 수급이 어떻게 요동칠지가 진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농협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아직 비닐이나 요소비료 등의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 현재로선 계통구매 단가 인상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월 27일 경기도 광주시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포장 용기가 생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아산의 한 두부공장은 지역 농민들이 농사지은 콩을 수매해 두부로 가공한다. 이곳은 플라스틱 포장재 비상이 걸렸다. 두부공장 대표 D씨는 “당장 4월 1일부터 포장재 가격이 15%나 뛰었다”며 “수급 차질이 우려돼 추가 주문을 넣었더니, 포장재 공장 측에서 아예 주문을 거절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1주에 두부가 1만 모씩 나가는데, 딱 3주치 물량인 포장재 3만개만 제한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거다. 원단 확보가 힘드니 앞으로는 물량을 더 줄이거나 아예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콩은 창고에 쌓여 있지만, 정작 두부를 담을 ‘플라스틱 용기’가 없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판이다. 포장재 대란으로 이 두부공장이 휴업에 들어가면, 당장 지역 농민들이 기른 콩을 수매해줄 곳이 사라지게 된다.

양상추와 감자 등을 포장해 유통하는 충남의 또 다른 업체는 최근 포장재 공장으로부터 결제 조건으로 선급금을 요구받았다. 업체 대표 E씨는 “포장용 비닐 단가가 장당 100원에서 130원으로 뛰었는데, 주문과 동시에 대금의 30%를 먼저 입금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급금을 주지 않으면 아예 물건 공급이 어렵다고 통보받았다”며 “공급 대비 수요가 상대적으로 너무 많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배달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유류비 폭탄은 온전히 기사 몫

두부, 감자, 채소 등이 소비자에게 가려면 한 단계가 더 남았다. 물류회사의 트럭에 실려 서울로 가야 한다. 1톤(t) 탑차를 모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F씨는 매일 길 위에서 전쟁의 여파를 실감한다. 그의 집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배송 구역은 인근의 하계동이다. 하지만 매일 35㎞ 떨어진 경기 포천의 CJ대한통운 서브(Sub)터미널로 가서 그곳에서 택배 물건을 싣고, 다시 36㎞를 되돌아와 하계동 집마다 배달한다. 일주일이면 어김없이 F씨의 탑차에 주유 경고등이 켜지고, 그때마다 50ℓ씩 연료를 가득 채워야 한다.

전쟁 직전 8만원(ℓ당 1600원대)이던 주유비는 지난 3월 중순 9만~9만1000원(ℓ당 1820원대)으로 뛰더니, 4월 2일에는 약 9만6000원(ℓ당 1910원대)이 됐다. “기름값이 무섭게 오른다”는 그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정부의 2차 최고가격제(경유는 ℓ당 1923원)로 가격이 묶이지 않았다면 부담은 더 컸을 것이다. F씨는 “충북 옥천이나 대전 등 CJ대한통운의 허브(Hub)터미널까지 장거리를 이동하는 기사들의 기름값 부담은 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F씨는 원청(CJ대한통운)과 하청업체 지시를 받지만, 법제도상으로는 개인사업자 성격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다. 원청이 지급한 배달료에서 하청업체가 10%의 수수료를 떼고 남은 금액이 그의 몫이 된다. F씨는 “수수료율을 10%에서 9%로 조금이라도 낮춰주거나, 원청이 유류비를 보전해주거나, 20년간 동결된 택배비를 인상하는 식의 분담을 원하지만 그런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식료품이 담긴 택배가 서울의 가정집에 도착해 식탁에 오른다. 두부와 감자, 채소 가격은 아직 그대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이미 누군가의 월급이 줄었고, 누군가는 다가올 농사를 걱정하거나 공장 가동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이란 전쟁 한 달. 먼 곳에서 발송된 전쟁의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도착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 청구서는 가장 약한 곳부터 들이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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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탄핵! 조작검사 박상용 처벌!”…185차 촛불대행진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4/0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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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국회 앞에 2,500여 명(주최 측 추산, 연인원)의 시민이 모여 “조희대를 탄핵하라! 조작검사 처벌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 김영란 기자


윤석열이 파면된 지 1년이 되는 날인 4일 오후 4시 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85차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조희대 사법 내란을 진압했고, 3대 특검을 발족시켰고, 내란 국정농단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내란전담재판부도 설치했고, 내란범들 1심 재판도 마쳤다. 그리고 좌초될 뻔한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 세계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미국의 내정간섭과 압력도 막아내고 있다”라고 지난 1년을 돌아보았다. 

 

이어 “내란 청산을 위해 이제 겨우 한 걸음 왔다. 걸어갈 시간이 없다. 전속력으로 뛰어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조희대 탄핵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라!”

“정치공작 회유협박 조작검사 처벌하라!”

“조작달인 뻔뻔극치 SBS 박살내자!”

“침략전쟁 파병강요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이정권 경기촛불행동 신임 공동대표는 “조희대 사법부를 그대로 두면 2심, 3심에서 반드시 법 기술을 쓸 것”이라며 “민주당 일각에서 역풍을 우려하며 조희대 탄핵 당론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데 “역풍 소리 하다가 시간 보내고 윤석열에게 무죄가 선고되면 진짜 역풍 분다”라고 경고했다. 

 

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 공작, 조작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 조작 사건을 담당한 자가 바로 검사 박상용”이라면서 “조작 검사들을 싹 다 처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상우 강동촛불행동 상임대표는 “헌법과 법률 파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대법원 재판 절차의 기본 원칙 훼손, 사실상 대선 개입, 비정상적 빠른 속도와 절차 위반으로 사법 신뢰 훼손, 내란 동조와 비호 등 조희대의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친다”라고 강조하며 조희대 탄핵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민주당 국회의원 70여 명이 조희대 탄핵소추안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서명하지 않는 당신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라고 물으며 “중수청, 공소청 설치법 통과 때도 국민의 애간장을 끓게 만들더니, 이번에도 국민의 마음을 숯덩이로 만들 작정인가?”라고 외쳤다. 

 

▲ 이정권 공동대표(왼쪽)와 김상우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김성희 인천촛불행동 회원은 “광복 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80년 넘게 저 적폐세력들이 굳은 카르텔을 형성해 왔다. 내란의 뿌리는 바로 여기에 있다. 80년 넘게 굳어진 적폐세력들을 청산하려면 우리도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적들은 바로 조폭 검찰, 조희대 사법부, 기레기 언론 그리고 내란당 좀비들이다. 이 80년 된 적폐 카르텔은 아직도 작동하고 있고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내란 청산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간다면 결국 내란 적폐 카르텔도 깨지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신보빈 안성평택촛불행동 사무국장은 “처음엔 내란을 비호하는 국힘당에 놀랐고, 윤 어게인을 외치며 서부지법 폭동을 일으킨 극우들에 놀랐고, 윤석열을 풀어주는 검찰에 놀랐고, 사법 질서를 파괴한 파기환송에 놀랐고, 대놓고 정치 개입하는 미국에 놀랐고, 거짓·왜곡뉴스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언론에 놀랐다. 제일 놀랐던 건 이 모든 카르텔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이 뿌리가 너무 깊고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한 말씀 드린다. 국민을 대변하라고 뽑았다.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이 민심이고 표심이다. 국민의 역풍을 맞고 싶지 않다면 개인의 이득 따지지 말고 조희대 탄핵 당장 하시오”라고 강조했다.

 

▲ 김성희 회원(왼쪽)과 신보빈 사무국장.  © 김영란 기자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어제(3일) 제주도에서 4.3항쟁 78주년 추념식이 있었다. 그런데 극우 단체들이 추념식장 근처에서 집회를 시도했다. 시민단체, 청년들이 추념식 진입을 시도하던 유튜버 20여 명을 막아냈다. 그 결과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을 집회 방해로 입건 조치했다”라며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국가폭력 문제 해결에 가해자 처벌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국회는 4.3왜곡처벌법을 제정하라!”라고 외쳤다. 

 

또 “4.3학살의 최후 책임자가 누구인가? 미국이다. 이들이 다시 우리 국민을 총알받이로 세우겠다고 이란 침략전쟁 참가를 강요하고 있다. 미국에 4.3학살의 책임을 묻고,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집회를 끝내고 참가자들이 민주당사를 거쳐 KBS 방송국 앞까지 행진했다. 

 

민주당사 앞에서 방송차 진행을 맡은 윤현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은 “어려운 사법개혁 3법도 국민과 완성했다. 위기에 놓인 검찰개혁도 국민과 해결했다. 역풍은 없다. 조희대 탄핵안 발의하라!”라고 외쳤다.

 

KBS 방송국 앞에서 진행한 정리집회에서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KBS는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긴급 담화를 생방송으로 내보낸 곳이다. 윤석열 정권과 내통하거나 계엄 상황을 사전에 함께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경찰 수사에서도 박장범이 계엄 당일 최재혁 당시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연락했던 사실이 밝혀졌다”라면서 “2차 특검은 KBS와 박장범의 내란 공모, 부역 혐의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개혁은 처벌과 청산을 병행하지 않으면 허사가 된다. 조작검사, 정치검찰 처벌과 청산이 없으니 검찰개혁이 우여곡절을 겪은 것처럼, 언론개혁도 내란적폐언론에 대한 철저한 처벌과 청산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언론개혁으로 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 백경진 이사장(왼쪽)과 권오혁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 무당 ‘이화림’으로 분장한 ‘백지의 촛불뉴스’.  © 김영란 기자

 

▲ 일과 후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가 「탄핵만이 답이다」, 「처음처럼」, 「신발끈 고쳐 매고」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윤석열 내란세력에 부역하면서 사람 하나 조지는 거야 눈 하나 깜짝 안 했을 인간 사냥꾼, 정치검사, 조작검사가 박상용 한 명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정치검찰이 아직도 보완수사권이라도 달란다. 모조리 다 뿌리 뽑아야 한다.” -변은혜 노원중랑촛불행동 대표.  © 김영란 기자

 

▲ “학살과 전쟁에 미친 트럼프가 폭주하고 있다. 국제 깡패 트럼프, 주한미군 숫자까지 부풀리며 우리나라에 파병 협박을 한다. 전 세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침략전쟁 당장 멈추게 해야 하지 않겠나?” -윤현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  © 김영란 기자

 

▲ “그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기 마음에 들면 봐주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조작하고 왜곡했던 것이 바로 이 나라의 검찰이었다. 이들과의 타협은 없다. 이들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주어서는 안 된다.” -안정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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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검찰에 불리한 자료 누락"… 사건 뒤흔드는 '선별제출'

▲기관보고 마치는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조작기소 국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기관보고를 마치고 있다. ⓒ 남소연

국가정보원이 수원지검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검찰에 불리한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외하거나 숨겼다는 내용의 특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검찰 수사의 전제였던 '국정원 자료' 자체가 검찰 출신 인사의 '선별'에 의해 제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를 근거로 했던 대북송금 사건 외환거래법 위반 수사와 재판 결과를 두고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 66건 중 13건만 압수… '비닉 지시' 정황

3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유도윤 부장검사가 2023년 2월 국정원 감찰 부서장에 임명돼, 북한 수집 부서에 수원지검에 제출한 보고서 목록 66건 원문을 요구했고 이 중 13건을 특정한 후 압수수색에 대비해 미리 비닉 조치하라고 5월 10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수원지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유도윤 부서장이 사전에 특정한 13건만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국정원 내부 여타 자료들은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원지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사전에 특정된 13건만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자료들은 수사에서 배제됐다.

이 원장은 "감찰 부서가 수원지검과 긴밀한 창구 역할을 했다"며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감찰 결과 보고서는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정원 내부에서 생산된 정보 중 일부만 검찰로 전달됐고, 그 과정에서 특정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자료는 배제됐다는 의미다.

또 이 원장은 "쌍방울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정황, 김성태 전 회장이 대북사업을 빌미로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 해외 불법 도박 정황 등에 대한 첩보가 있었지만 재판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별된 국정원 문건, 재판 핵심 증거로 활용

▲증인 선서 거부한 박상용 검사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조작기소 국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거부한 채 앉아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같은 국정원의 선별적 자료는 실제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2024년 6월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했다. 수원지검은 해당 선고를 바탕으로 닷새 뒤인 6월 12일 제3자뇌물 혐의를 적용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이 전 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을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의 유죄 선고 과정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국정원 문건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해당 문건에는 김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이 전한 북한 인사들의 전문 증언이 담겼다.

재판부가 인정한 전문진술은 꽤 많은데,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철저히 부합하는 내용이다.

"갑자기 (김성혜가) '피고인(이화영)이 전에도 약속을 어겼는데 이번에도 어겨가지고 입장이 난처하다'고 말하였다. 그 옆에도 박철은 '그게 김 회장의 잘못이 아닌데, 굳이 김 회장한테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 뭐 있냐'고 이야기했었고 '경기도가 이렇게 약속을 어기면 자기들이 앞으로 경기도하고 같이 사업 진행했던 것을 못하겠다'고 하니..." (스마트팜 비용 관련 김성태의 진술)

선별 문건만 본 변호인 "국정원 문건 나오기 전까지 무죄라고 생각했다"

당시 정황은 최근 <오마이뉴스>에서 공개한 2023년 5월 25일 '박상용-서민석 통화' 녹취에도 등장한다.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이 전 부지사 변호인 서민석 변호사에게 "국정원 문건과 회의록을 보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제3자 뇌물까지 거의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변호사는 "국정원 문건이 나오기 전까지는 800만 달러는 무죄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대목만 보면 서 변호사가 국정원 문건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선별된 증거였다는 점이 이번 국정원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실제 국정원 문건에는 서로 상충되는 내용이 공존한다. 특히 '쌍방울 주가 부양 목적'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상당부분 존재한다.

결국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종합하면, 대북송금 사건 수사는 단순한 검찰 수사를 넘어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력을 통해 선별된 자료만을 취합, 그 구조 아래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북송금 사건 전체의 전제가 다시 검증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화영#박상용#국정원#수원지검#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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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과 외환 끝나지 않아...비호세력 끝까지 심판해야"

윤석열 파면 1년...'주권자 승리의 날 시민행동'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4.04 22:45
  •  
  •  수정 2026.04.04 22:54
  •  
  •  댓글 1
 
윤석열 파면 1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역 6번출구 앞에서 '4.4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주권자 승리의 날 시민행동'이 진행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파면 1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역 6번출구 앞에서 '4.4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주권자 승리의 날 시민행동'이 진행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년전 오늘 윤석열은 파면됐다.

2024년 12월 3일 위헌·불법한 비상계엄은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실패했지만, 파면 결정까지는 123일이 걸렸다.

윤석열이 파면된지 1년이 지난 4일 오후 4시 그날의 현장인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역 6번출구 앞에서 '4.4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주권자 승리의 날 시민행동'이 진행됐다.

문화제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시민행동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후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촉구하는 후속작업으로 내란재판 모니터링과 기록기념사업 등을 진행해 온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기록기념위원회)가 주최했다.

기록기념위원회는 이날 '12.3계엄선포 이후 123일동안 주권자 시민들이 윤석열 일당의 내란에 맞서 빛의 광장을 열어 민주주의 지켜내고 승리한 날'을 맞아 그간 활동을 종합한 백서 『빛의 광장의 기록-주권자 시민의 힘으로 내란을 막아내다』를 출간하고 온라인 아카이브 '빛의기록'(archives.bisang1203.net)을 개편, 공개한다고 밝혔다.

'빛의기록'은 2024.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2025.4.4 파면 선고까지 123일간 민주주의를 지켜낸 주권자 시민들의 기억과 경험 2,000여 건, 전국 각지 비상행동과 단체들의 기록 5만여 건, 여의도와 남태평, 경복궁을 비롯한 전국의 광장에서 울려 퍼진 시민 발언 1,260건이 담겨있다.

기록기념위원회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2024년 12월 11일 전국 1,739개 단체들이 연대해 발족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파면 선고 이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2025.4.8~6.10)으로 새로운 과제에 집중하다 대선이 끝난 지난해 6월 10일 이후 활동종료를 선언한 뒤 후속작업을 위한 수임기구로 만들어졌다.

선언문을 낭독하는 비상행동 공동의장단. 왼쪽부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선언문을 낭독하는 비상행동 공동의장단. 왼쪽부터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전 공동운영위원장,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4.4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주권자 승리의 날 시민행동 선언문'을 통해 "시민들은 맨몸으로 총과 장갑차로 무장한 계엄군을 막아섰고, 깨어있는 주권자의 힘으로 계엄과 내란을 하룻밤 만에 무너뜨렸다. 12.3 내란의 밤을 지나 내란 수괴 윤석열의 파면과 구속을 이끌어내기까지, 123일간 1,000만의 시민들이 빛의 광장을 지킨 결과, 민주주의는 승리할 수 있었다"고 '위대한 주권자 시민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하수인들에 대한 일부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전쟁도발과 외환 획책의 일반이적죄 1심 선고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윤석열에게 '상해없음, 고령,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경이 이뤄지는 등 내란 청산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부가 또 다시 내란·외환 세력과 권력형 범죄자들에게 내란과 국정농단의 엄중한 죄를 묻지 않는다면, 시민의 분노를 거대한 횃불이 되어 사법부를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동의장단은 지금도 '윤어게인'을 외치는 국민의힘 소속 여러 국회의원들과 내란을 비호해 온 자들이 일말의 반성도 없이 대한민국 청년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호르무즈 해협 파명'을 주장하며, 또 다시 전쟁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하면서 내란 외환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 비호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언문 낭독을 위해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전 공동운영위원장,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밴드 전기뱀장어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밴드 전기뱀장어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민주 사회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민주 사회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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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의 진짜 승자는 중국?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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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4.04 09:05

  • 수정 2026.04.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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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패권 안길 ‘21세기 아우스터리츠 회전’?

전략부재 속 무너진 트럼프와 지지자들의 꿈

미국의 이란 공격 이유는 약해지고 있다는 자각

변덕스런 미국보다 냉소적 중국에 더 많은 기회

하지만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김해국제공항에서 만나 회담한 뒤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5.10.30. 로이터 연합뉴스

“적이 실수할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마라.”

1805년 12월 2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군이 러시아-오스트리아 연합군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대파했다. 나폴레옹 생애 최고의 승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이 아우스터리츠 회전에서 프랑스군이 적진의 중앙을 돌파하는 과감한 작전에 연합군이 고지를 내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하자 나폴레옹이 했다는 얘기가 바로 위의 경구다. 그 전투 결과 제3차 프랑스 대항동맹이 붕괴되고 나폴레옹의 유럽대륙 패권은 확고해졌다.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의 외교관, 정책 고문, 학자, 전문가, 그리고 현직 및 전직 관리들과 진행했다는 인터뷰 결과를 정리한 지난 1일 기사에서 이 경구를 인용했다. 인터뷰한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미국-이란 전쟁을 미국이 저지른 심각한 실수(grave American error)로 봤고, 나폴레옹의 경구를 이해하고 있었을 그들은 미국의 실수를 즐기면서 그것이 중국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무너진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꿈

애초에 미국 트럼프 정권이 이란을 침공할 때 의도한 것은 그와 정반대였다. 미국은 자국의 압도적 무력 행사가 이란의 정권을 단기간에 약화시키고 핵개발 야심을 좌절시킴으로써 중동의 지정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낙관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 전쟁이 급부상하는 중국을 굴복시켜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를 압도적 무력으로 사실상 ‘접수’한 데 이어 매장량 3위인 중동의 강국 이란마저 친미국가로 돌려세울 경우 그들 나라에서 막대한 원유를 수입해 온 중국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지정학이 바뀔 것이다. 그것이 그렇게 해서 세계 에너지 통제권을 손에 쥐게 될 미국의 궁극적 전쟁 목적이라는 분석들이 있었다. 미국에 직접 대적하기 어려운 중국의 애매한 대응은 중국이 그 우호국 내지 동지국들 보호에 소극적이거나 무능력한 모습을 부각시켜, 도전세력 없는 팍스 아메리카나 패권의 영속성에 대한 신화를 다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유는 약해지고 있다는 자각

맞서 싸운 상대가 중국이 아니라 이란이었지만,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한 중국의 유력자들은 이번 전쟁에서 전략 부재 속에 ‘호르무즈 봉쇄의 늪’에 빨려들어가는 트럼프와 미국의 실수를 지켜보며 환호했을 법도 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많은 중국인들은 이번 전쟁이 이미 진행 중인 미국의 쇠퇴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들은 미국의 공격적인 행보를 시진핑 주석이 경제성장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는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면서, 전쟁이 끝나면 중국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베이징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가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9세기의 영국처럼,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 과시는 목적의식이나 자제력 부족 내지 전략 부재 속에서 감행됐고, 실패는 예고된 것이었다. 이란이 혼란에 빠지거나 공격에도 정권이 유지된다면 미국은 중동에서 수년간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은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뒤에서 미소짓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 이코노미스트 4월 1일

중국에 패권 안길 ‘21세기 아우스터리츠 회전’?

이 모든 것은 미국을 동아시아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며, 만약 상황이 중국이 뜻한 바대로 돌아간다면 21세기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이번 전쟁의 실패는 미국에 의존해 온 국가들에게도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다. 동맹국 미국의 신뢰도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성급한 미국의 일방적 결정 때문에 에너지와 원자재 구입난에 시달리고 급등한 비용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심지어 미국은 자신이 저절러 놓은 호르무즈 봉쇄 해제라는 난제 해결 책임을 그 피해자인 동맹국과 걸프 산유국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결국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눈치를 보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더욱 경계하게 되지 않을까. 이미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미국의 아시아재균형전략(Pivot to Asia)은 무너지고, 이란이 대신 치른 21세기판 아우스터리츠 전투로 아시아 대륙의 패권을 중국이 쥐게 되지 않을까. 이미 미국은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있던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동지역 관할 중부사령부 쪽으로 옮겼고, 한국에 배치했던 사드 포대와 일본 주둔 미 해병대 일부 역시 한일과 상의도 없이 중동지역으로 빼돌렸다.

변덕스런 미국보다 중국에 더 많은 기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은 이번 전쟁이 시진핑 주석이 기술과 원자재 자립을 강조해 온 정책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여긴다. 비록 시 주석의 그런 정책이 경제성장을 희생시켰지만, 그는 중국의 주요 물류 통로가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 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13억 배럴의 전략 원유 비축량을 확보했고, 석탄 채굴을 계속하면서도 원자력, 태양광, 풍력으로 발전 인프라를 다원화했다. 거기에다 호르무즈 봉쇄에도 이란과의 거래를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하는 실용적인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한 억지력으로 자체적인 물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했다. 미국의 관세전쟁에 희토류 공급 제한 카드를 꺼내들었고, 필수 의약품 원료, 일부 반도체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미 압박 지점들을 모색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과 로봇공학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주도권도 노리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재건 시기로 들어가면 중국에겐 또 다른 기회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돈 많은 걸프 산유국들의 수익성 높은 재건 건설계약들을 따낼 수 있을 것이고, 호르무즈 봉쇄 트라우마를 지니게 된 많은 국가들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제조업 등 중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친환경 기술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이 분야는 모두 그러잖아도 중국이 지금 과잉생산 능력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 나라는 말 많은 트럼프가 유감없이 보여 준 변덕스러운 미국보다 차라리 자국 이익 추구에 충실한 냉소적인 중국이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중국은 이란 침공으로 상처 입고 허약해진 미국을 이용할 수 있다고 여길 것이다. 협상은 그 전보다 더 수월해질 것이다. 5월 중순으로 재조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중국정부는 미국의 관세와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 할 것이다.

‘대만 문제’도 헨리 키신저 외교가 설정해 놓은 모호한 표현에서 벗어나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는 약속을 더 명확한 형태로 트럼프한테서 받아내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매사가 중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듯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뷰에 응한 중국인들의 낙관론과 기대는 불안감으로 다소 짓눌려 있었다.

예컨대 전문가들은 압도적 무력의 미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전을 조율하는 방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는 2027년까지로 시한을 정했다고 알려진 시진핑 주석의 대만 무력병합 주장을 일축할 만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많은 나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겠지만 성장의 3분의 1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수출이 입게 될 피해는 더 클 수 있다.

중국은 서방 가치관에 불만을 토로하지만, 미국이 유지해 온 질서 아래서 번영을 누려 왔다. 2001년 빌 클린턴 정부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끌어들인 것이 중국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신의 한 수’였다. 불안정한 세계는 중국에게 불편하다. 혼란과 혼돈의 세계는 수출 주도형 성장을 방해할 것이며, 이는 번영과 철권통치, 그리고 중국 예외주의에 정당성을 두고 있는 중국공산당에겐 큰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런 ‘나쁜 시나리오’가 미국의 쇠퇴와 함께 찾아올 수도 있다. 동반 쇠퇴라고 해야 할까. 그럴 경우 중국이 더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미국은 기술적, 정치적 변화에 직면하면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놀라운 능력을 건국 이래 여러 차례 보여 주었다. 하지만 중국은 그러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워하고 고령화돼 있으며, 공산당의 이념에 얽매여 있다. 중국의 낙관적 미래 전망은 미국이 자초한 혼란 속에서 쇠퇴할 것이라는 가정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여러 차례 그래 왔듯이 격변을 수용하는 반면 중국이 오히려 고립되는 미래가 도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는 인터뷰한 중국인들이 기대한 것과 달라지거나 정반대로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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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결정이면 한국은 무조건 따라야 하나?"… 정혜경, '낡은 한미관계' 정면 비판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6.04.03 19:28
  •  
  •  댓글 0
 
 

무방비한 안보, “주한미군 통제권 없어”
정혜경, “맹목적 추종 끝내고 자주외교”
“위험 초래하는 동맹? 동맹 아닌 위험”

3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진보당
3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진보당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이두희 국방부 차관에게 “동맹이 자국민을 위험하게 한다면 그건 동맹이 아니라, 위험”이라며 정부에 ‘낡은 한미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주문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됐다. 정혜경 의원은 “한미동맹이라는 오래된 관성, 그 맹목적인 믿음이 더 이상 국민 생명도 벼랑 끝 민생도 지켜주지 못한다”며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자주적 외교 다변화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두희 국방부 차관에게 지난 2월 서해에서 미중 전투기가 충돌할 뻔한 상황에 대해 따져 물으며 “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사전 통제권이나, 개입 권한을 행사했냐” 물었다.

이 차관은 “주한미군 전력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통제권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현실을 드러냈다. 미국이 결정하면 한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제든 주변국을 공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자국의 피해 가능성이 있음이 드러난 거다.

정 의원은 “우리 국민은 이번 같은 사례를 보며 주한미군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과연 우리나라의 안위 때문에 있는 것인지, 또,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여전히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전략이냐, 다른 지역 분쟁까지 수행하는 전략이냐” 물었다.

이 차관은 “대한민국은 엄연한 주권국가”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조하고 소통하면서 작전이나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이번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침략 전쟁에 대한 정부 대응을 꼬집으며 “국민께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불법 침략 전쟁에 끌려가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며 ▲정부가 이 전쟁에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란 입장을 낸 적 없다는 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규탄성명에 동참한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등 나라가 이란 침략 전쟁에 지원을 거부했다”며 “불법 전쟁 앞에 침묵하는 외교는 중립이 아닌 동조라고 생각이 드는데, 전쟁에 반대하는 공식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현재로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불법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국제법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저희는 모든 것을 다 검토해나가면서 신중하게 입장을 정해나가고 있다”고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 의원은 “한미동맹이라는 오래된 관성 그 맹목적 믿음이 더 이상 우리 국민 생명도 벼랑 끝 민생도 지켜주지 못한다는 뼈아픈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며 “낡은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맹목적 추종을 멈춰, 우리 국민의 생존과 국익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와 교류하는 ‘외교 다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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